1.

어제 저녁 차가운 맥주를 연신 들이켰더니 배탈이 났다. 밤새 화장실에 몇 번을 갔을까? 아침에 힘없이 일어나니 이 친구 죽과 약 그리고 일제 전기 포트를 꽂아놓고 출근한다. 안되겠다. 오늘은 쉬자. 아리랑 티비에서 브레뜨네스인가 내가 못본 한국드라마를 해준다. 총명하지만 대학못가고 가난한 고아 남자와 부자집딸의 로맨스다.  부자집 딸에게는 의사동네오빠가 있다. 상투적이지만 극의 긴장감차원에서는 계속 울궈먹는 설정이다.  다른 체널에는 영국프로축구 아트사커 앙리의 아스날과 신성 루니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빅경기를 한다. 아스날은 섬세하고 맨유는 파워가 느껴진다. 둘 다 빠르고 폭팔적이다.  관중들의 욕구에 충분히 부흥한다. 대리 만족일지라도... . 이를 안보고 지나칠 수 없다.  12시가 되어간다.

 

2.

빨래를 해 볼까? 화장실의 녹색 고무통에 빨래를 넣고 하이타이를 뿌린다면 첨벙첨벙 밟아주었다. 행궈서 바깥 빨래줄에 널었다. 몇 시간 안으로 마를거 같다.  나가서 인터넷을 한시간 남짓했다. 슈퍼와 함께있는 패스트 푸드점에서 피자 한 조각 사먹은 다음 에어컨 확실한 다른 피씨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해가 저물어 간다. 캠랑이 와서 같이 저녁 먹으러 나갔다. 여긴 고기 부폐집이다.

 

3.

일인당 2.5불이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골고루 있다. 고기와 야체전골이 함께 붙어있는 전골판을 숫불위에 놓는다. 소고기를 위주로 실컷 먹었다. 먹고 나와 한바퀴 드라이브 한다음 캠랑이 가자고 하는 곳에 갔다. 일본 레스토랑이다.  음료를 마시러 가자는 줄 알았는데 계속 계단을 올라오란다. 5층 꼭데기층에 노천 욕탕을 꾸며놓았다. 여길 좋아한단다. 1인당 2불이다. 열탕 밖에 없어 몸의 열기를 식힐 수 없어 좀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옷벗고 하늘에  별과 달을 쳐다보며 욕탕에 앉아있으니 좋다.

 

4.

30분정도 지났을까? 두 남자가 욕탕으로 들어온다. 한명은 서양인이고 한명은 캄보디아인으로 보인다. 난 발만 담그고 있는데 몸 전체를 담근 두 남자가 1미터 옆에서 날 쳐다본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었다. 프랑스 남자다. 라오스에서 일을 한단다. 캄보디아도 일하러 왔단다. 물밑을 보니 날 빤히 쳐다보며 말하면서 그 둘이 서로 짙은 스킨쉽을 나누고 있다. 스킨쉽이야 내가 신경쓸일이 아니지만 순간 드는 생각은 내가  혹시 이런 정체성의 욕탕에 와있는건 아닌가하는 것이었다. 혹시 캠랑도? 내 기준엔 그의 약간 오바하기도 하는 친절이 이런거때문에? 난 동성애자 이성애자 양성애자 상관없이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나면 더 흥미로울거 같다. 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답변을 준비했다. 캠랑 널 좋아해 하지만 난 여자를 사랑해... .

 

5.

일단 이 자리를 좀 비켜나야겠다. 사랑하는데 어찌하겠는가. 씨유, 다시보자고 말하고 옥상 욕탕을 나와 맞은편 샤워실에서 찬물을 끼얻고 한증막에 한 20초 들어갔다. 다시 욕탕으로 가는데 그 남자 둘 샤워실로 이동한다.  목욕탕에서 일하는 남자과 캠랑에게도 이사실이 인지되었나 보다. 캠랑이 그 둘 보았나고 나에게 묻는다. 음 봤지. 인사도 나누었는걸. 여기가 그런데는 아닌가 보다.  욕탕 턱에 누웠다. 별이 촘촘히 보인다. 캠랑에게 말했다. 여기서 재일 가까운 별이 얼마만큼 떨어져있는지 아니? 1초에 30만 킬로미터의 빛의 속도로 3년은 가야돼. 아무래도 짧은 영어라 이해를 못시킨거 같다. 내가 동양인이라 동양인 캠랑의 영어는 더 못알아 듣겠다. 

 

6.

일본식 목욕탕을 나왔다. 다 좋은데 냉탕이 없다. 여기서 온탕은 불에 기름끼얻는 격이다. 나와 과일주스를 마시러갔다. 캠랑은 먼저 방에 들어가고 인터넷을 1시간 하고 들어갔다. 캠랑은 새벽이 일어나야해서 11시가 넘으면 자야한다. 티비를 켜고 패션채널의 패션쇼를 보다 잠이 들었다.

 

 

* 050215 (화) 여행 82일차

 

(잠) 캄보디아 인 캠랑 원룸 3150원 (3불)

(식사) 점심 패스트푸드 피자 한조각 1600원 (1.5불)

          저녁 고기부폐, 콜라 6300원 (6달러)

 (기타) 인터넷 2250원 (9000리알)

 

.............................................................. 총 13,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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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4 01:01 2005/03/04 01:01
  1. kuffs
    2005/03/02 10:28 Delete Reply Permalink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느새 태국으로 건너가셨군요^^. 혹시 태국 언론에 우리나라에 왔던 이주노동자들한테서 집단 발생했던 노말헥산에 의한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기사가 실렸을까요?

  2. aibi
    2005/03/02 20:11 Delete Reply Permalink

    kuffs)제가 다 고마울 따름이죠. 이주노동에 대해서는 씨엡립에서 캠랑을 만나면서 그가 한국에서 일하고 싶고 돈 벌어 여행사차리고 싶다는 열망을 읽었을때 생각이 되더군요. 한국 온다고 다 돈버는지 아니? 다치는 사람이 아주 많아. 네 가족들이 더 행복해보이더라. 그냥 좀 말리는 수준의 내 몇마디 말이 그의 열망을 어찌하기에는... . 노말헥산이라. 음. 제가 좀 싼 방에 묵는지라 티비가 없어 뉴스를 못보고 있네요. 태국어는 거의 상형문자 수준이라 싸왓디 캅, 컵쿤 캅 겨우하는 나로서는... 주절 주절... .^_^

  3. rivermi
    2005/03/04 01:08 Delete Reply Permalink

    요즘엔 답글도 잘 달아주시네요~
    여전히 건강하시죠?

  4. 고양이
    2005/03/04 14:02 Delete Reply Permalink

    우와~ 기대되는 군요. 내가 아는 이가 찍은 히말라야 사진을 볼 수 있다니... 글고 할 일이 많아지니 나도 훌쩍 떠나고 싶구만. 물론 난 그런 잠수병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서도.^^*

  5. 응암동
    2005/03/05 00:37 Delete Reply Permalink

    나야나...여기 인기좋네..
    가끔씩 왔다간다..
    나중에 재미있는 얘기 많이 해주길..

  6. aibi
    2005/03/05 00:54 Delete Reply Permalink

    rivermi)제가 뭐 통뼈겠어요? 초반에 좀 뻣뻣하게 군걸 반성하며 고마븐마음 하나로 답글 올리고 있답니당.^_^ 여행은 사람을 그리워 하게 해주는거 같아요.
    고양이)볼 수 있게 될지는 이 카메라의 운명이 어디까지인지는 나도 모르지요. 고양이님은 잠수병 보균자시군요. 병을 달고 다니네요.^^
    응암동)정이로군. 이거 불공평하군. 그대도 사생활을 밝혀줘야지. 나중은 나중이고. 방콕 황


1.

7시에 일어나 짐을 싸고 체크아웃을 하고 걸어서 캠랑집에 도착했다. 미리 방을 넓게 치워두고 있었다. 나에게 집안의 여러가지 유의사항을 알려준다. 화장실은 물을 부어야 되며 티비는 이렇게 켜고 소장해놓은 야한 포토 씨디 보는 법을 알려준다. 고맙지만 난 이미 그런건 졸업했다네. 캠랑은 1불짜리 자전거를 빌려주고 여분열쇠를 하나 주고 나서야 오토바이로 출근한다.

 

2.

여행 후 모처럼 방다운 방에서 묵게되었다. 그것도 열흘씩이나. 오랜만에 티비좀 볼까? 미국 팝음악 시상식인 그래미상 어워드를 방송한다. 올해 컨셉은 20년전인 80년대 팝가수들을 다시 회상하는 자리인가 보다. 내가 중학교 2학년때 한창이었던 신디로퍼의 얼굴도 보인다. 그녀의 독특한 목소리가 생각난다. 타임 에프터 타임, 걸 저스트 워나 해브 펀... . 이런건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10시가 되었다 이제 좀 나가 볼까?

 

3.

우선 앙크로와트가 있는 북쪽으로 가보자. 한 3-4키로 가니 티켓 검문소가 나온다. 내일 끊는다고 하니 못 들어간단다. 다시 돌아나와 큰 쪽 길로 가니 편의점과 상품쇼핑가가 한 건물이 붙어있다. 세속적으로 이쁘다는 여자들만 골라 뽑아놓은 거 같다. 캄보디아 크메르 족은 확실히 베트남 사람들과 얼굴에서 구분된다. 더 까무잡잡하다. 점점 보면 볼 수록 이목구비도 뚜렸하고 더 나아보인다. 북쪽이 막히면 남쪽으로 가자.

 

4.

지도를 보고 6번도로인가 남쪽 큰 호수로 방향을 잡았다. 대지는 점점 달아오른다. 호수까지는 한 15키로는 넘어 보인다. 거기까지 가면 북쪽 간거 합쳐 한 40키로 땡볕에서 자전거 타는 건데 이건 무리다. 조금만 가다가 돌아오자. 생각은 이렇지만 한 번 발동이 걸려 패달을 젖는 발은 물러설 줄 모른다. 몸에 탄력에 이끌려서 생각이 바뀐다. 그냥 한 번 가보자. 혁명도 이런 것일까? 

 

5.

중간에 대나무음료 파는 곳이 있다. 하나 사먹고 계속 패달을 밟으니 집들은 사라지고 초원이 펼쳐진다. 중간에 한 레스토랑이 있다. 들어가 매뉴판을 달라하니 주는데 좀 비싸다. 1불짜리 과일을 시켰다. 어디가 어디쯤이냐고 지도를 펴놓고 묻는데 여러명이 다가온다. 3분의 2는 왔단다. 다행이다. 여기의 사장격으로 보이는 남자는 자기 여동생이 한국에 공부하러 갔단다. 내가 대학공부냐 물어보니 그건 아니란다. 아마 직업훈련생으로 간 모양이다. 더이상 묻지 앉았다.

 

6.

나와서 조금 더 가니 비포장 길이 나온다. 트럭이 흙을 싣고 와서 길 중간에 작은 산을 만들어 놓는다. 버스는 겨우 빠져나가고 한국인 아줌마 아저씨들이 양산을 쓰고 걷는다. 먼지가 엄청나다. 이 곳 길 양쪽 편은 발로 제대로 차도 무너질 것 같은 집들이 이어진다. 하여튼 가고 있는데 오토바이 툭툭이 지나친다. 뒤에탄 동양인 여자가 어찌 이런곳을 자전거 타고 있나고 신기하다는 눈으로 쳐다본다. 호수가에 도착했다. 가보니 큰 배가 정박하는 호수가가 아니라 여기서 작은 배로 타고 나가야 호수를 갈 수 있단다. 왕복하는데 15불이라나? 나의 이동수단인 자전거가 하루 1불인데 15불은 너무 비싸다.

 

7.

강가에 여러 식당들이 있다. 한곳에서 비디오 cd를 틀어주고 있다. 옆테이블에서 먹고있는 냉커피 비슷한 맛의 음료를 시켰다. 이곳은 파리들이 엄청나다. 쫒아보내지 못하고 같이 있어야 하는 수준이다. 한국관광객들이 계속 지나다닌다. 일본은 이미 동남아를 훝고 아프리카나 남미로 가있다면 한국이 이제 붐을 타나보다. 국내는 왠만큼 가본 아저씨 아줌마들 이제 동남아로 진출이다. 하얀 살결에 뽀샤시한 옷에 양산을 하나씩 쓴 한국아줌마들이 지나간다. 맨뒤에 한 아줌마 사진 좀 찍나보다. 옆의 아줌마 둘이 사진 찍을때 행여나 살 탈세라 양산을 받쳐준다. 지저분한 꼬마아이를 찍으려고 한다. 여기 꼬마아이들은 관광객이 먹는 걸 달라한다. 한 한국아줌마 콜라 방금 땃나보다. 아이가 달라하자 한 번 길게 마시고 준다. 정말로 베리 리치한 폼으로 우아하게들 여행들을 다니신다.

 

8.

티비는 어느새 만담프로로 바뀐다. 그냥 무대에 나와 치고 받는 단순한 화면들인데 재미가 있나보다. 남녀노소 다들 웃느라고 정신이 없다. 이제 돌아가야겠다. 또 먼지를 뒤집어쓰면서 패달을 밟았다. 다시 포장도로가 시작되는 곳에서 다른 길로 가니 한 사원이 나오고 설교를 하고 있다. 좀 듣다고 돌아와 캄보디아식 빙수 파는 곳에 가서 앉았는데 줄 생각을 안한다. 한 오토바이 운전수가 말을 건다. 나보고 교회다니냔다. 크리스찬인가 보다. 이 불교와 힌두교의 거대한 유적도시에서 그는 소수파다.

 

9.

다시 벌판이 나온다. 아이구 덥다. 햇빛이 굉장히 무게감있게 내리쬔다. 썬크림 발랐어야 하는데 팔과 다리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저기 오두막에 그물침대를 줄줄이 매달아 놓았다. 한 잠자는 휴게소인가 보다. 들어가서 한 그물침대에 누웠다. 음료하나를 시키니 얼음통과 함께 가져온다. 한 한시간 쯤 누워있었나. 훨씬 개운하다. 자전거를 오래타면 엉덩이가 아프다. 좀 편하게 못만드나? 

 

10.

숙소에 돌아왔다. 샤워를 하고 자전거 반납하러 옆 게스트하우스에 갔는데 중국 아줌마들이 나와 앉아있다. 아침에 앙크로 갈때도 만났는데 또 만났다. 여기서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 캠랑도 뒤에 왔다. 내일 아침 버스로 방콕으로 간단다. 그리고 하루 이틀뒤에 광저우로 돌아가 일을 해야 한단다. 아쉬워들 하신다. 영어 잘하는 아줌마는 광저우의 사회복지관같은 곳에서 근무한단다. 캄보디아는 16세까지는 무상의료란다. 어느정도수준인지는 몰라도 자본의 기준에 못사는 이나라도 무상의료한다. 하나 있는 딸이 영국에 3년째 유학중이란다. 여성학을 공부한단다. 서쪽으로 조금씩 이동하는 나의 여행방식을 딸에게 얘기해 주겠단다. 다른 아줌마는 잡지 만드는 일도 했었단다. 장쩌민 후진타오 얘기도 꺼내보았는데 후진타오 잘한단다. 모택동 등소평은 공산주의자들이라 아니고 장쩌민부터는 나아지고 있단다. 노선이 분명한 아줌마다. 북한 사람들 너무 불쌍하다면서 중국과 대만이 빨리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말도 덛붙인다.  

 

11.

아줌마들과 헤어지고 캠랑과 오토바이로 드라이브를 하러 나갔다. 내가 캄보디아송 듣고 싶다고 하니 조명이 화려한 곳으로 안내한다. 들어가 보니 일종의 가라오케 카바레다. 이곳도 건전 카바레다. 아이들과 가족끼리 온 테이블도 잇다. 집에서 입는 반바지에 슬리퍼 끌고 나와 노래를 부른다. 노래 부를때 뒤에 댄서 다섯정도가 응원을 한다. 맥주 큰 거 한병만 나눠먹고 돌아왔다. 

 

12.

온 몸이 화끈거린다. 노출된 부위는 따갑다. 내일부터는 꼭 썬크림을 발라야겠다. 방은 한낮의 열기가 가시지 않은듯 덥다. 하지만 오늘 피곤했다. 스르르 잠이 들었다.

 

 

* 050214 (월) 여행81일차

 

(잠) 캄보디아 인 캠랑 원룸 3150원 (3불)

(식사) 아침 중국식당 면 750원 (3000리알)

          저녁 복음밥 1050원 (1달러)

(이동) 자전거 대여 1050원 (1달러)

(간식) 타이거 맥주 750원 (0.7달러)

         대나무음료 250원 (1000리알)

         커피음료 500원 (2000리알)

         그물침대대여 , 음료 750원 (3000리알)

 

.............................................................. 총 8,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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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7 19:09 2005/02/27 19:09
  1. kanjang_gongjang
    2005/02/28 10:57 Delete Reply Permalink

    글을 읽다보니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 같군요.
    아무쪼록 몸조심해서 다녀오신후 만납시다. 건강하게 좋은 여행 하시기를....


1.

6시에 일어나 짐을 꾸리고 1층으로 내려가니 한 친구가 기다리고 있다. 가까운 거리에 버스 터미널이 있다. 내가 탈 7시 출발 버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저쪽에서 코끼리 한마리가 어슬렁거리며 걸어온다. 그위에는 안장하나 없이 갈고리 같은 거 하나 들고 사람이 타고 있다. 코끼리 아침 산보 시키는 거 같다.

 

2.

내 자리는 25번이다. 7시 10쯤 차가 출발한다. 외국인은 나 혼자다. 9시쯤 차가 휴계소에 선다. 각종 풀들과 함께 먹는 국수를 먹었다. 2000리알을 주니 1000리알만 받는다. 이렇게 조금 시골만 가도 순박해진다.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10시 30분 휴게소에서 파인에플 작은 거 한 봉지 얼마냐니 2000리알이란다. 프놈펜에서도 600이면 되는데 2000이라니 기분이 좀 나빠진다. 여행을 하다보면 이렇게 생각이 단순해진다. 우리는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일들을 미리 끄집어내 고민하느라고 불행해진다. 미래는 고민할 것이 아니라 꿈꾸어야 한다.

 

3.

1시가 좀 넘어 씨엡립 터미널인가에 도착했다. 여기가 씨엡립의 어디쯤인지 가늠이 안된다. 내리기도 전에 여관 오토바이 툭툭이 등 각종 호객꾼들이 장사진을 친다. 내리니 서너명이 집요하게 따라붙는다. 일단 정신을 좀 차리자. 매점 의자에 앉아 맥주 한 캔을 사서 먹었다.

남은 둘에게 얼마냐 물으니 10불과 7불이라나. 사람 잘 못 골랐다. 미안하다고 하고 배낭매고 나오는데 한 오토바이 친구가 명함을 내민다. 파퓰러 게스트하우스다. 여기 3불짜리 방이있다. 오케이하고 이 친구 오토바이 뒤에 탔다.

 

4.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데 앞에 운전하는 친구가 여기 친구있냐고 묻는다. 처음 오는 곳에 친구가 있을리 없다. 그냥 가는데 한 오토바이가 따라 붙는다. 캄보디아 넘어올때 국경에서 만난 광저우 아줌마 둘이 나를 알아보고 쫒아온 것이다. 자기들은 도쿄 게스트하우스에 묵는데 여기 괜찮단다. 난 오늘은 파퓰러 하우스에서 묵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가 저녁때 그쪽으로 가겠다고 하고 명함을 받고 헤어졌다. 세상은 넓기도 하고 좁기도 하다.

 

5.

파퓰러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3불짜리 방은 없고 5불짜리 더블방으로 안내한다. 이해도 간다. 호객한 오토바이 운전수에게 수수료 줘야하는데 첫날은 좀 더 써라는 의미다. 방은 깔끔하고 화장실도 안에 있다. 체크인을 하고 2층 레스토랑에서 피자와 과일쉐이크를 시켜 먹고 5시까지 잤다. 밖으로 나가 도쿄 게스트하우스를 찾기 시작했다. 명함뒤의 지도가 꽤 난해하다. 이리저리 해메다 결국 한 사람에게 물어 방향을 잡았다. 주택가 뒷 골목의 조용한 곳이었다. 아줌마들을 만났다.

 

6.

앙크로 놀랍단다. 원더풀, 원더풀 이란다. 3일짜리 티켓을 끊었는데 내일이 마지막이란다. 티켓 끊은 날 저녁에는 무료로 가 볼 수 있단다. 오늘 오토바이 운전해준 캄보디아 친구가 아주 굿이란다. 바로 옆에 집이 있는데 나보고 같이 가 보잔다. 좋다고 하고 따라 나서는데 정말 바로 옆 집의 1층 원룸이다. 일본을 동경하는 일본인 친구 사진과 프린트 물이 죽 붙어있다. 인사를 하고 내가 열흘쯤 머무를 것이라 하니 나보고 얼마짜리 숙소에 묵고 있냐고 물어본다. 내가 3불짜리라 하니 그럼 30불에 자기 집에 묵으란다. 내가 그래도 괜찮겠나고 하니 자긴 좋단다.

 

7.

광저우 아줌마는 숙소로 들어가고 캠랑이라는 이름의 이 친구와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캠랑의 오토바이 뒤에탔다. 가까운 캄보디아 식당이다. 볶음밥을 먹었다. 호텔에서 일한단다. 내가 과일주스 먹자고 하니 자기가 아는데가 있단다. 식당을 나와 잠깐 캠랑이 일하는 호텔에 들렸는데 하루 밤 숙박료가 제일 싼게 340달러란다. 이름이 라플레스 그랜드 호탤 앙코르인데 씨엡립에서 최고 수준이다. 1000달러 넘는 로열스위트룸도 있단다.

 

8.

캠랑이 잘 가는 생과일주스 집으로 갔다. 베트남 캄보디아의 생과일주스는 설탕시럽도 타고 거기에 아이들이 먹는 진득한 우유도 넣어서 걸죽한 맛이다. 첨가물을 빼달라고 해야겠는데 그러기도 번거롭고 그냥 먹었다. 난 그동안 2000리알에 먹었는데 현지인은 1500이란다. 먹고 나와 공항까지 드라이브를 했다. 돌아오는데 군데군데 고급한국식당 간판들이 보인다. 한국사람들 많이 오나보다. 하닌 내가 여길 올 정도니... . 평양냉면이라고 크게 간판이 있는 북한식당도 하나 있다. 여긴 와봐야 겠다.

 

9.

캠랑의 집에 아침 8시까지 가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서 내려줘서 인터넷 1시간 했다. 한시간에 1불이다. 서울 일반 피씨방 가격이다. 숙소에 들어왔다. 중국 아줌마 만나고 연결해서 캄보디아 친구 만나고, 우연이 두 번 겹쳐 캄보디아 친구 집에서 열흘간 묵게 되었다. 이런게 여행의 맛이다.

 

 

* 050213 (일) 여행 80일차

 

(잠) 씨엡립 파퓰러 게스트하우스 욕실있는 선풍기 트윈 5250원 (5불)

(식사) 아침 야체국수 250원 (1000리알)

          점심 피자 생과일주스 2600원 (2.5달러)

(이동) 프놈펜-씨엡립 버스 5250원 (5달러)

(간식) 과일주스2잔 750원 (3000리알)

         맥주 캔 500원 (2000리알)

(기타) 인터넷 1000원 (4000리알)

 

............................................ 총 15,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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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7 15:01 2005/02/27 15:01

1.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 누워 책을 좀 읽었다. 노르웨이의 숲과 김세균 선생의 맑스주의에 대한 정리프린트 물이다. 약간의 딜레마가 생겼는데 소설을 읽을때 사전을 찾으면서 읽자니 소설읽는 리듬이 깨지고 그냥 읽자니 분명하게 문장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때 그때 방식에 대한 판단을 해야한다. 김세균 선생의 글은 대학교 정치학과 3학년인가 정리자료인데 글이 참 군더더기 없이 미끈하다. 소설과는 완전히 구분되는 학술자료다. 난 좀 뒤섞이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그런 맛은 좀 떨어진다. 이건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내 취향의 문제이다.

 

2.

아줌마가 청소를 한다고 한다. 여긴 고맙게도 하루에 한번 청소를 해주고 시트도 갈아준다. 호탤마다 각양각색이다. 1층에서 커리와 아체셀러드로 아침 식사를 하고 인터넷을 하러 걸어갔다. 한 강변 레스토랑에서 0.75달러인줄 알고 맥주 한 캔 먹었는데 그건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가격이란다. 너무 꼼꼼히 확인하며 여행할려면 골치가 아프고 정보가 없으면 손해를 본다. 중용과 균형의 길은 자기 노선과 끊임없는 판단과 실천속에 있다.

 

3.

낮시간에 죽 시원한 인터넷 룸에 시간을 보냈다. 초기여행때는 노트에 일기를 쓰고 다시 인터넷을 옮겼는데 이제는 다이어리에 그날의 어떻게 움직였는지와 돈과 간단한 감상을 적어두고 최종일기는 자판앞에서 쓴다. 그래서 인터넷 사용시간이 좀 더 걸린다. 오늘은 하루가 그냥 지나간다. 허름한 밥집에서 고기반찬 두 개 시켜 밥을 먹었는데 좀 미식거린다. 야체만 골라먹고 다시 만만한 바게트 햄버거 하나 사먹고 숙소로 들어갔다. 내일 앙크로와트가 있는 씨엡립 가는 버스 티켓을 예약했다. 한 5시간 걸리는데 5불이다. 내일 아침 6시 20분까지 1층으로 내려오란다. 알았다고 하고 내 방으로 올라갔다.

 

4.

이제 또 서쪽으로 조금 이동한다. 침대에 세계지도를 펴놓고 보니 79일동안 움직인 것이 이만큼이다.  이 속도도 초창기 여행자들에 비하면 매우 빠른것이다. 물론 8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책도 있지만 그건 도장찍는 여행이었다. 난 내일 여행 80일차에 앙크로의 도시 씨엡립에 도착한다. 이 속도가 적당하다.

 

 

* 050212 (토) 여행 79일차

 

(잠) 3150원 (3불)

(식사) 아침 카레 셀러드 1900원 (1.8달러)

          저녁 백반 500원 (2000리알)

                 바게트 햄버거 630원 (2500리알)

(간식) 맥주 한캔 1250원 (5000리알)

          레몬 주스 450원 (0.4달러)

(기타) 인터넷 2000원 (8000리알)

 

.......................................... 총 9,88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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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7 00:02 2005/02/27 00:02

1.

모기에 또 잠을 설쳤다. 거기에다가 새소리인지 쥐소리인지 천장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힘을 합쳤다. 오늘은 방을 옮겨야겠다. 체크아웃을 하고 세탁비 1달러를 지불했다. 이번에는 오토바이를 타야겠다. 슈퍼들러 조그만 땅콩하나 사고 거스름돈을 만들었다. 오토바이 운전수에게 가서 지도의 위치를 짚으니 처음엔 2달러 부르다 결국 내가 요구한 2000리알(0.5달러)에 합의하고 오토바이 뒷 자석에 올랐다. 운전사들 내가 가자는 게스트하우스 너무 안좋다고 하루 10달러에 좋은 곳이 있단다. 누가 그걸 모르나? 

 

2.

내가 찾는 3달러짜리 게스트하우스를 찾지 못했다. 그냥 내려서 내가 찾겠다고 하고 오토바이 탄 값을 치뤘다. 안쪽 골목에 chi cha hotel 간판이 보인다. 들어가서 방 보여달라고 하니 3불이라며 창문 없는 방을 보여준다. 나에게 창문은 중요하다. 창문 있는 방 없냐고 하니 맨끝 베란다와 붙은 방을 보여준다. 허름하지만 안에 화장실도 있고 창문도 크다. 같은 가격이다. 샤워를 하고 당장 쓸 것들을 작은 책상위에 펼쳐놓았다. 나는 생각이 산만한 스타일이라 정리정돈이 중요하다.

 

3.

세탁을 맡기고 1층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를 주문했다. 보통 모든 게스트하우스 1층에는 레스토랑이 있다. 이집은 인디안식사 전문인가 보다. 1.5불짜리 인디안 아침식사를 시키니  밀가루 부침 세장과 카레소스가 나온다. 부침을 띁어 카레에 찍어먹은 방식인가 보다. 일하는 친구가 아주 차분해 보이는 스타일이다. 여기 숙소에서 강변 인터넷 룸은 5분거리다. 밀크음료를 마시고 인터넷을 하고 오늘의 목표인 로열팰리스, 왕의 궁전을 향해 걸었다. 더위에 몸이 달아오를 무렵 시원해 보이는 편의점이 있다. 들어가 보니 550원짜리 농심 육계장 사발면이 있다. 면발이 가늘어서 부수어 과자로 먹기도 좋고 양도 적당해 내가 가장 선호하던 사발면이다. 가격은 두배가 넘는 1.25달러다. 여행에서는 보일때 먹어야 된다.

 

4.

더위도 식힐겸 해서 안에서 사발면을 먹으면서 캄보디아 점원과 영어로 몇마디 나누고 나와걸어 로열팰리스 앞에 도착했다. 입장료가 3불이고 사진을 찍으면 3불추가 비디오를 찍으면 5불을 더 내야 한다.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촬영비를 내나? 나는 사진 비디오 안에서 검사 안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서양인들은 다 촬영비를 내는 거 같다. 합리화의 수준이 높기는 높다.

 

5.

역시나 로열팰리스는 금으로 떡칠한 왕의 의자부터 실내장식을 보는 거 말고는 없었다. 바닥을 은덩어리로 깐 실버 파고다도 카펫으로 덮어나 일부의 은을 밟아보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거보다는 작은 사원안에서 카드점 보는 캄보디아 여성들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얇은 나무판에 점괘를 적어 한 100개쯤 실로 꿰어 보지않고 원하는 부분에 손을 대면 한 아저씨가 그 부분을 열어 읽어준다. 뭐가 자기와는 엉뚱한 점괘가 나왔다보다. 웃는다. 아저씨가 다시 보란다.

 

6.

로열팰리스를 나와 다른쪽 방향으로 걸어갔다. 중고서점이 보인다. 영어책들만 진열해 놓고 있다. 모기에 물리면서 둘러보는데 무라카미 하루끼의 노르웨이의 숲이 있다. 함부르크 공항에 막 내려야 하는 37살먹은 주인공 남자의 얘기다. 그는 18년전 과거로 돌아간다. 여행과 회상이라? 나의 처지와 비슷하다. 1200여앤에 팔렸나보다. 라벨이 붙어있다. 책값 5불을 지불하고 나와 걸으니 비슷한 영어 헌책방이 또 있다. 그리고 4거리 맞은편에는 에어콘 확실한 새책방이 있다. 새 책방에서 비싼 책들을 뒤적이다가 영어권사람이 한국여행시 회화 핸드북을 찾았다. 내가 찾던 책이다.

 

7.

걸어서 돌아오는 길에 큰 마트에 들려 음료수와 군것질 거리를 좀 사고 숙소근처에서 바게트빵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과일주스 한 잔 마시고 인터넷 좀 하다 숙소로 들어갔다. 다행히도 여긴 모기가 아직 없다.

 

 

* 050211 (금) 여행78일차

 

(잠) chi cha hotel 욕실있는 싱글 3150원 (3불)

(식사) 아침 인디안식 아침식사 1600원 (1.5불)

          저녁 바게트햄버거 과일주스 1250원 (5000리알)

(이동) 오토바이 500원 (2000리알)

(입장) 로열팰리스 3150원 (3불)

(간식) 땅콩 250원 (1000리알)

          우유음료 750원 (3000리알)

          농심 육계장사발면 1300원 (1.25달러)

          콜라 500원 (2000리알)

          물 500원 (2000리알)

          파인에플주스, 새우깡 통, 오징어채 2900원 (2.7달러)

(기타) 인터넷 1500원 (6000리알)

          노르웨이의 숲 책 5250원 (5달러)

          영어 회화책 6300원 (6달러)

 

................................................. 총 28,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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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6 14:54 2005/02/26 14:54
  1. 고양이
    2005/02/27 22:51 Delete Reply Permalink

    나도 아주 큰 창문을 좋아하죠. 물론 환기는 필수!!! 강렬한 햇볕에 나를 노출하면 뭔가 멸균이 되는 듯한 기분이 들죠. 캄보디아군요. 어서 어서 서쪽으로 쉬엄 쉬엄 구경하며 좋은 경험 많이 만드소. 나의 상태는 조증과 울증을 넘나들고 있소이다. 병인듯.. 건강하소.

  2. aibi
    2005/02/28 01:15 Delete Reply Permalink

    고양이)어서 어서~~ 쉬엄 쉬엄이라. 음 아주 절묘한 경지를 말하고 있군요. 이 원리를 그대의 증상에 대입하면 조증일때는 쉬엄 쉬엄, 울증일때는 어서 어서. 처방전이 그냥 나와버렸네요.^_^


1.

어제는 한마리가 아니라 더 많은 모기들에 시달렸다. 아마 여기가 호수가라서 그런가보다. 도심으로 옮겨볼까하는 생각이 스친다. 일단 밥을 먹자. 호수를 처다보며 야체볶음과 밥을 먹었다. 하루만 더 있자. 방을 옮겨달라고 했다. 일보는 캄보디아인 얼굴에 장난기가 쓰여져있다. 내 팔을 툭툭치면서 장난을 친다.  같이 놀아주기에는 좀 뭐하다.  밥을 먹고 영문소설 남아있는 날들 1장을 읽었다. 3000단어 이상 레벨의 소설이라 이해는 하겠는데 확실하게 문장들이 장악이 안된다. 영화를 안보았으면 읽지 못했을거 같다.

 

2.

오늘은 여기서 가까운 중앙도서관에 가보자. 지도를 보고 이리저리 찾다가 묻고 물어 한 황량한 건물로 들어갔다. 도서관이 맞다. 그런데 열람시간이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다. 한시간을 좀 넘게 기다려야 한다. 옆에 노천식당이 보인다. 생선구운것 몇개 덮어 밥이 나오는데 생선이 딱딱하다. 여기 일하는 사람들도 점심식사를 하나보다. 열명정도 되는 사람들이 식사를 시작한다. 뭔가 먹음직하게 보인다. 저런데 껴서 먹어야 제맛인데 하면서 입맛을 다셨다. 냉커피 비슷한 거를 시키고 2시가 오기를 기다렸다.

 

3.

2시가 되었다. 학생 옷차림 하나가 건물로 들어간다. 계산을 하고 도서관안으로 들어갔다. 천장은 아주 높다. 전방에는 넓고 긴 나무 책상들이 있고 후방에 열람 책꽃이가 있다. 책에 먼지가 수북하다. 영어 코너는 10년전것이 새거로 쳐줄만할 정도로 고풍스러운 분위기다. 대부분 서양에서 기증을 받았다한다. 그런데 책상쪽 코너에 새책들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두꺼운 하드카바 책들이 꽃혀있다. 영어를 습득하는 책 시리즈인데 픽션 논픽션 시 소설 유머 희곡 등등의 장르에서 볼 만한 작품들을 선정해서 추려놓고 얼마나 이해했는지 질문이 뒤에 붙는 방식이다. 5키로 정도는 될 묵직한 책이다. 마음에 든다.

 

4.

이 책 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역시나 묵직한 하드커버의 문화인류학에 대한 책이다. 사람들의 생활하는 양식들, 언어, 종족, 관계맺기, 의식주, 일상, 분쟁의 해결 등등을 그 사람들의 전통적인 원리를 찾아가는 그런 분야인거 같다. 이런책은 여행가기 전에 좀 읽어줘야 한다. 즐겁게 책을 이러저리 넘기고 있는데 도서관 사서가 와서 뭐라고 한다. 저쪽 책들은 열람이 안된단다. 아니 그나마 볼 만한 것들이 거기 모여있는데 안되면 뭘보나. 알았다고 하고 다시 책을 가져다 놓았다. 사서가 들어가지 못하게 의자로 울타리를 세게 친다.

 

5.

다시 고풍스럽고 책먼지로 가득한 서가로 들어갔다. 한 권 골라낸것이 이상한나라의앨리스다. 이책은 일러스트레이터가 곁들어진 책으로 디자인 상을 받았다한다. 이상한나라의앨리스하면 어랄적 만화가 우선 생각난다. 우주의 대마왕~~ 주제가 노래도 조금 떠오른다. 책을 이리저리 뒤적이다 보니 4시가 넘는다. 문화인류학 책만 볼 수 있어도 여기 며칠 더 와서 공부 좀 하는건데 하면서 공부핑게를 그쪽으로 돌리고 나왔다.

 

6.

도서관은 어제 갔던 웨트 프놈펜과 가까웠다. 거기 화장실에 들렀다가 피씨방 갔다가 면하나 사먹고 바게트빵 사가지고 숙소근처에서 망고주스하나 사먹고 앙코르 맥주 한캔 사가지고 숙소에 들어갔다. 들어와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잠시 상상에 빠지다가 호수가로 나왔다. 아무것도 안보인다. 오늘은 편하게 잘 수 있었으면... .

 

 

* 050210 (목) 여행 77일차

 

(잠) 프놈펜 북쪽 뱅칵 호수 그린 사이드 게스트하우스 욕실없는 싱글 3150원 (3불)

(식사) 아침 고기계란 덮밥 1800원 (1.75달러)

            점심 생선덮밥, 티 750원 (3000리알)

            저녁 바케트햄버거 400원 (1500리알)

                      라면 일종 750원 (3000리알)

(간식) 물 1개 130원 (500리알)

          망고주스 500원 (2000리알)

          앙코르맥주   500원 (2000리알)        

(기타) 인터넷 1250원 (5000리알)

          화장실 50원 (200리알)

 

....................................................... 총 9,18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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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5 18:25 2005/02/25 18:25

1.

밤새 모기 한마리가 잠을 설치게 한다. 여행에서 가장 위협적인 것을 꼽는다면 더운지방에선 단연 모기가 현실적인 위협세력이다. 오늘은 구정 설날이다. 캄보디아는 특별하게 구정을 세는거 같지는 않다. 나와 거리 식당에서 밥에 고기 몇 점과 계란 프라이 하나 곁드린 덮밥을 먹었다. 여기는 한국같이 밥과 국에 여러가지 반찬, 이렇게 먹지 않고 단촐하다. 이거 먹고 무슨 힘을 쓸까 하는 생각도 든다. 고송밥에 찌게와 나물, 갖은 반찬이 떠오른다. 

 

2.

오늘은 버스를 타보자. 버스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가 안온다. 지나가는 버스도 없다. 어제의 반대쪽으로 걸었다. 로타리가 나오고 옛 운동장이 보인다. 운동장은 이제 쓰이지 않나보다. 앞쪽 길이 봉고차 정류장인가 보다. 여기서는 봉고차 안에 묘기처럼 사람을 많이 태우고도 부족해 봉고차 위에도 사람을 싣는다. 아슬아슬해 보이는데 여기서는 자연스럽다. 오늘은 강가쪽으로 쭉 걸어 내려가보자. 화물창고들이 보인다. 이건 바다에 익숙한 것인데 여기는 메콩강 줄기를 통해 수상운송이 아직 강한가 보다. 화물창고 맞은 편으로 뭐라고 불러야 하나, 직업여성들이 나에게 뭐라고 손짓을 한다. 모른척하고 계속 걸어가니 맛사지 가게들이 나온다. 5000리알이라고 써 붙어 있다. 상체에 온통 문신을 한 남자가 여성에게 맛사지를 받고 있다. 아줌마들이 맛사지 받고 가라고 손짓을 한다. 중국에서 한번으로 족하다.

 

3.

목이 마르고 덥다. 한 간이 맥주집에 들어갔다. 무슨 브랜드 인가 맥주 한캔에 2500리알이다. 옆테이블에는 한 남자와 여기 종업원으로 보이는 여자가 술을 먹고 있다. 매상을 올리기 위해서 연신 건배를 하며 술 먹는 속도가 빠르다. 술도 재미로 먹어야 되는데 일로 먹으면 몸이 축날텐데... .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아줌마가 뭐라고 한다. 아가씨와 방이 있다는 말인거 같다.

고개를 젖고 죽 걸어 내려오는데 여행자 터미널이 있다. 날렵한 배들이 보인다. 터미널에 티비 한대가 있고 내가 작년초에 즐겨보았던 실전 격투기중 가장 하드코어적인 UFC경기를 보여준다. 이거 한 두번 보다보면 각본있는 프로레스링은 재미없어 못 본다. 캄보디아 남성들이 여기에 빠져 있다. 씨엡립가는 고속여객선이 있다. 25달러란다. 버스로는 5불이면 가는데 아쉽다.

 

4.

웨트 프놈펜에 도착했다. 프놈펜에서 여기가 유일한 언덕이란다. 중국도 그렇고 정말 평평한 평지의 도시들이 많다. 가보진 않았지만 인도가 떠오를 정도로 거지들이 계단 양쪽으로 죽 늘어서 있다. 사람들이 붐빈다. 길다란 향을 사서 절을 올린다. 웨트란 말은 사원이란 말이라 한다. 사원안에는 향 연기가 햇빛에 이리저리 날린다. 향과 함께 작은 새를 여기저기 새장에 가득채워 팔고 있다. 가이드 북에는 이 새는 다시 주인에게 돌아오도록 훈련되어 있다고 한다. 이거 남는 장사다. 내려와 밴치에 앉았는데 뻥튀기 과자를 팔고 있다. 여기 방식은 하나하나 반죽을 해와서 불에 살짝 굽는 방식이다. 얼마인지 몰라 500리알을 내미니 5개를 싸준다.

약간 탄맛이 느껴지는데 한국 뻥튀기와 비슷한 맛이다.

 

5.

다시 강가로 나갔는데 마침 여기도 인터넷룸이 있다. 들어가 앉으니 강가의 풍경도 쳐다 볼 수 있다. 이곳을 이용해야 겠다. 오늘은 네셔널 박물관만 둘러보자. 박물관 근처에서 면을 콩나물과 함께 볶아 내오는 길거리 음식과 대나무 주스한잔을 사먹었다. 대나무 안쪽의 즙이 이렇게 달수가 있나? 훌륭한 생나무 주스다. 내셔널 박물관은 입장료가 약간 비싼 3불이었다. 박물관은 아담한 자 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그 중간에는 정원이 있다. 이 구조가 정말 마음에 든다. 하나의 소우주를 집으로 표현한 것이 ㅁ자 집인거 같다. 나중에 은퇴하면 시골의 ㅁ자 집을 어떻게 좀 하면 좋겠는데 그때까지 그런 집들이 남아있을지 모를일이다.

 

6.

박물관은 앙코르유적지에서 가져온 유물들로 가득차있다. 그당시 남녀를 표현할 것일텐테 어찌 이리 허리선이 날렵한가? 계속 돌기로 했다. 한 6~7바퀴쯤 돈거 같다. 돌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보인다. 한번에 그 모든것이 눈에 들어올 수 없다. 박물관 안을 나와 외관을 보았다. 처마 끝이 하늘로 날라가는 모양이 독특하다. 덧없습이 느껴진다. 이 처마가 쳐다보이는 노천카페에서 맥주 한캔 사먹고 나왔다.

 

7.

센트럴 시장은 문을 닫고 있었다. 여기도 제본한 책들을 팔고 있다. 앙코르에 대한 책인데 흑백복사는 2달러 칼라복사는 5달러다. 수준있어 보이는 캄보디아 지도도 복사한 것으로 보인다. 약간 흥정을 해서 샀다. 인터넷 룸에 다시가 베트남 일기를 올리고 숙소로 걸어 들어갔다.

마음에 맞는 식사거리가 없다. 바케트햄버거 하나를 사서 방에 들어와 먹었다. 산 책을 좀 들쳐보다 잠이 들었다.

 

 

* 050209 (수) 여행 76일차

 

(잠) 프놈펜 북쪽 뱅칵 호수 그린 사이드 게스트하우스 욕실없는 싱글 3150원 (3불)

(식사) 아침 고기계란 덮밥 500원 (2000리알)

          점심 볶음콩나물면, 대나무주스 700원 (2800리알)

          저녁 바케트햄버거 400원 (1500리알)

(입장) 내셔널 박물관 3150원 (3불)

(간식) 맥주캔 650원 (2500리알)

          물 1개 100원 (400리알)

          바나나 튀김 250원 (1000리알)

          뻥튀기 과자 130원 (500리알)

          파인에플 한조각 50원 (200리알)

          카페 맥주한캔 1050원 (1불)

          바게트빵 반쪽 200원 (800리알)

          밀크 음료수 750원 (3000리알) 

(기타) 인터넷 2300원 (9300리알)

          앙크로 소개책 4200원 (4불)

          앙크로 역사책 캄보디아지도 7350원 (7불)

 

....................................................... 총 24,9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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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5 16:05 2005/02/25 16:05

1.

아침에 일어나는데 몸이 가렵다. 장소를 크게 옮기면 처음에 주의가 필요하다. 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 어제 한국 자매는 캄보디아 물이 안 좋다며 큰 생수 몇개를 사왔단다. 베트남 동은 외국에서는 휴지취급 받는다며 1000동 남기고 다 썼단다. 베트남과 캄보디아가 워낙 사이가 안좋아 베트남 짚 모자를 버린단다. 이 정도로 예민할 필요는 없는거 같다. 더 예민한 사람의 얘기를 들었다. 자매가 리장여행중에 한국인 남성과 같이 하루 여행을 했단다. 그 남성 왈, 자긴 이렇게 걷는 베낭여행 스타일이 아니다. 페케지 여행 스타일이다. 어디서나 하루에 한국음식 두끼이상은 먹어야 된다. 이 오빠 여행은 왜 오셨나?

 

2.

짐을 꾸리고 나와 왼쪽 골목길로 들어갔다. 바로 여행자 거리가 나온다. 게스트 하우스 간판이 보인다. 한 곳으로 들어갔다. 호수가에 지어놓은 숙소다. 3불짜리 욕실없는 싱글룸을 선택했다.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나왔다. 환전소가 있다. 은행과 별 차이가 없다지만 확인해 보아야한다. 일단 50만동을 환전하자. 30.30달러 혹은 12,1000리알 둘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리알로 달라했다. 달러가 그냥그냥 쓰이나 보다. 미국은 참 대단한 나라다. 한 나라의 화폐가 전 세계에서 통용된다. 여행자에게 달러는 필수적이다.

 

3.

숙소로 돌아와 호수 위의 레스토랑 겸 휴식처에서 식사를 주문했다. 후불제다. 체크아웃 할때 방, 먹는거, 빨래, 등등 한꺼번에 계산하면 된다. 마음놓고 쓰라는 얘기다. 호수를 쳐다보면서 식사를 했다. 과일주스도 마셨다. 어제 국경 넘어올때의 더위가 가시는거 같다. 오늘은 중심도로를 가볍게 왕복해보자. 이곳도 베트남같이 오토바이택시가 깔려있다. 이젠 타라는 말이 좀 면역이 되었다. 하지만 타기는 싫다. 그냥 남쪽으로 죽 걸어가자.

 

4.

조금만 걸어도 덥다. 저기 백화점이 보인다. 냉방이 확실하다. 2층에 아디다스 매장이 있다. 간단한 인사말은 아이쇼핑하면서 배우는게 최고다. 안녕하세요가 잠립수~아 이고 고맙습니다가 아우콘 이다. 캄보디아 점원이 두손을 기도자세로 만들고 잠림수~아 한다. 외국여행할때 인사말과 감사의 말 두가지는 확실히 해 두어야 한다. 그나라 인사말로 먼저 인사를 하면 바가지 두 번 쓸것도 한 번으로 족하다. 나와서 다른 옷가게에서도 인사말을 써먹었다. 이제 좀 귀에 익는다.

 

5.

중간중간에 이렇게 쉬어갈수 있는 곳들이 있다. 햄버거 체인점 안에 들어가 주스하나 사먹고 큰 슈퍼에 들어가 한참을 돌아보다 군것질 거리를 샀다. 여기부터는 피씨방들이 이어진다. 한시간에 2000리알이다. 500원정도다. 한 시간 남짓 하고 다시 슈퍼에 들어가 사과 한 꾸러미를 샀다. 드디어 남쪽의 독립기념탑까지 왔다. 맞은편 돌 의자에 앉아 휴대용 칼로 독립기념탑을 쳐다보는 것으로 더이상의 앞으로 걷기를 멈추었다. 이제 돌아가는 것이 남았다.

 

6.

돌아오는데 저기 비디오방이 눈에 들어온다. DVD영화를 진열해 놓고 골라서 방에 들어간다. 4불이란다. 하나 보고 들어가자. 마틴 스콜세지 감독 영화중 30-40년대 영화감독이자 항공산업의 선두주자였던 하워드 휴즈의 삶을 다룬 레오나드로 디까프리오 주연 영화, 제목이 기억이 안난다. 마틴 스콜세지는 시대극과 인물을 주무르는데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다. 여기서도 하워드 휴즈의 광기를 순간적인 기억상실과 나중에는 자폐증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어찌 초기 분노의 주먹인가 한 권투선수 영화에 미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나이를 먹고 경험이 많아질수록 지혜로움이 표현되는데 예술의 영역은 황금기가 있나보다. 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 인생의 절정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때 꼭 잘되란 보장은 없다. 이 영화 길기도 하다. 하여튼 에어콘 나오는 넓은 비디오방에서 영화 잘 보고 나왔다.

 

7.

날이 어두워졌다. 오늘 왔던 길을 되돌아서 걸어갔다. 물하나 사서 숙소로 들어갔다. 프놈펜은 그리 큰 도시는 아니다. 오늘 도시의 대강의 줄기는 파악했다. 파악하면 익숙해진다. 익숙해지면 편하지만 그건 권태로 이어진다. 생소한것은 설레지만 부담이 간다. 이런 딜레마의 주기가 빠른게 여행이다.

 

 

* 050208 (화) 여행 75일차

 

(잠) 프놈펜 북쪽 뱅칵 호수 그린 사이드 게스트하우스 욕실없는 싱글 3150원 (3불)

(식사) 아침 야체카레라이스 파인에플주스 2100원 (2불)

          점심 피자 한조각 1050원 (1불)

(간식) 물 2개 200원 (800리알)

          앙코르맥주캔, 치솔, 포테토칩, 쥐포구이 2100원 (2불)

          사과, 과일말린거, 땅콩 1700원 (1.6불)

(기타) 인터넷 600원 (2500리알)

          비디오방 4200원 (4불)

 

....................................................... 총 14,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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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5 14:53 2005/02/25 14:53
  1. samakeun
    2005/02/17 17:39 Delete Reply Permalink

    캄보디아하면 화양연화 때문인지 벽속에 구멍이 생각납니다. 비밀을 얘기하고 돌아오는 오래된 구멍..

  2. aibi
    2005/02/17 23:20 Delete Reply Permalink

    사막은)무사히 귀국하셨네요.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셨는지 모르겠군요. 화양연화. 음. 보다가 졸았던 거의 유일한 영화라 생각나는게 없네요. 노래만 생각납니다.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 .


어제가 앙크로 7일 티켓 마지막 날이었죠.

마지막으로 앙크로 와트 일몰을 보고 작별을 하는데 아쉬운거 있죠?

계속 뒤를 돌아보며 걸어나왔답니다.

 

오늘은 아침 6시에 일어나 7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탔습니다.

11일동안 함께 생활했던 캠랑하고 마지막 악수를 하고 6시간동안 작은 이베코 버스 보조의자까지 꽉 채워 비포장도로를 달렸죠.

태국으로 넘어가 트럭을 타고 휴계소에 도착하니 도라예몽 광고가 그려있는 2층 버스가 기다리고 있더군요. 거칠고 힘든 캄보디아 도로와, 부드럽게 나가는 방콕행 2층 버스 비교되더 군요.

 

7시가 다되어 버스는 방콕에 도착하고 카오산로드로 걸어 한 4불쯤 하는 큰 게스트하우스 욕실없는 싱글에 짐을 풀고 바로 밖으로 나가 돌아다니며 군것질을 하고 피씨방에 들어왔습니다. 여긴 한시간에 750원 정도 하는군요.

 

아직 어떻게 움직일지 정하지는 않았답니다.

한 며칠 밀린 일기를 올린다음 태국북부로 가볼지, 네팔 상황이 좋아졌으면 네팔로 향할지, 네팔이 아니라면 인도 캘커타로 가는데 쉬운 비행기를 탈지, 고집을 좀 부려 한 일주일 걸린다는 배를 수소문 해볼지 천천히 생각해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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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5 00:29 2005/02/25 00:29
  1. samakeun
    2005/02/25 17:42 Delete Reply Permalink

    네팔 좋아졌답니다. 걱정마십시오. 카오산이라.. 얼마전에 떠나온 곳인데..방콕에선 수상버스를 타십시오. 시원하고 길도 안 막히고 싸고 카오산에는 방람푸 선착장이 있습니다.

  2. aibi
    2005/02/25 22:43 Delete Reply Permalink

    samakeun)좋은 정보로군요. 아직 난 태국의 인사말도 모른답니다. 오늘 물건살때 영어로 하니까 웬지 제대로 인사안한 기분이 드네요. 오늘 80바트(2400원)짜리 도미토리룸을 봐 두었답니다. 여기서 네팔갈 준비를 해서 그냥 비행기로 히말라야 갈렵니다.

  3. 자일리톨
    2005/02/27 20:51 Delete Reply Permalink

    컵쿤캅~!(안녕하세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간 아이비님 블로그에 들어오지 못했었는데 벌써 방콕으로 들어가셨다니요...? 너무 부럽습니다. 작년 추석때 혼자서 카오산로드에서 돌아다니던 일이 생각나네요. 히말라야에서도 건강 조심하세요. 한국은 아직도 꽤 춥거든요. 히말라야라니... 어이쿠 너무 부럽당~!

  4. aibi
    2005/02/28 01:03 Delete Reply Permalink

    자일리톨)컵쿤캅은 고맙습니다라는 말인데 안녕하세요가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아직 많이 안써봐서 입에 익지가 않네요. 조금전 카오산로드에서 가장 화질 좋아보이는 카페에서 브래이브 하드 뒷부분과 잉글랜드와 아일랜드 럭비 전반전을 보고 오는 길입니다. 카페안에서도 아일랜드 팬들 열정적이더군요. 두명의 여성은 녹색 유니폼까지 챙겨입었더군요. 자일리톨님은 어떠셨는지 몰라도 큰 도시에서 혼자 놀려니... . 아 생각났어요. 안녕하세요는 싸왔디 캅이랍니다.

  5. 자일리톨
    2005/02/28 09:23 Delete Reply Permalink

    아이비/아~~ 맞아요. 사왓디 캅~!^^ 전 왠지 방콕에서는 내내 주눅이 들어서 다녔던 것 같아요. 그래도 아이비님은 혼자서도 잘 놀고(?) 계신 것 같은데요, 뭘. 따뜻한 남쪽나라여행 재미있게 하고 오세요~!

  6. 사막은
    2005/03/01 11:04 Delete Reply Permalink

    울나라에서도 태국사람으로 오해받던 나. 카오산에서 태국사람들은 그나라말로 묻더군요. 그러다 내가 못알아들으면 시작되는 영어. 수퍼마켓에서 물건사고 땡큐하니 이상하게 쳐다보는 직원..컵쿤캅이라 얘기하기 시작한 4일째날부터는 한국사람들도 절 태국사람으로 보더군요, ^^;

  7. aibi
    2005/03/02 19:31 Delete Reply Permalink

    사막은)여행 다니다보니 이런생각을 하게되더군요. 내가 진짜 일본사람처럼 생겼나? 아님 아직 한국인여행자의 정체성이 없는걸까? 만나는 사람마다 먼저 일본인이냐고 묻더군요. 님도 그냥 국가주의를 벗어난 얼굴이라고 자기얼굴을 두둔하시기를... .


1.

버스가 킴 트레블 앞에서 8시 20분에 출발한다. 웨일즈 친구는 곤히 자고 있다. 짐을 꾸려 체그아웃을 하고 여행사 앞으로 가니 무표정 자매가 와 있다. 어제 하루 얼굴 보아서 인지 표정 자매로 변신했다. 교육과를 다니는 4학년 2학년이란다. 중국 윈난부터 시작해서 방콕까지 여행경로가 나와 비슷하다. 내가 중국 국경가는 버스탈때 돈 띁겼냐고 물어보니 놀라면서 띁겼다며 매우 분개했단다.

 

2.

버스가 왔다. 좀 작은 버스다. 사람이 얼추차있다. 또 맨 뒤자리 오른쪽 끝이다. 다리가 꽉 낀다. 차려 자세로 5시간이 넘게 가야한다. 사람은 완전히 꽉 차있다. 구정 전 마지막 버스라 그런가 보다. 저 앞에 서양인 네다섯이 위스키 병으로 돌리며 자기들만 분위기를 한 껏 잡는다. 버스는 11시가 조금넘어 목바이 국경에 도착했다.

 

3.

국경을 넘을때 필히 출국도장과 입국도장을 받아야 한다. 베트남 측 출국도장을 받으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줄을 섰다. 줄은 좀처럼 줄어들줄 모른다. 커미션을 받고 출국수속을 대행하는 여행사직원이 아무꺼리낌 없이 맨앞에 여권 뭉치를 내려놓는다. 그러면 그 뭉치에 먼저 도장이 찍힌다. 벽에 하나있는 선풍기도 안 돌아가다가 누가 줄을 이리저리 만지니 돌아간다. 한국인 현지사업가가 와서 자매에게 이것저것 묻는다. 폼이 영락없는 사장스타일이다. 골프체 3세트가 있는데 하나는 프놈펜, 하나는 사이공에 놓아 두었단다. 하나는 차에 두었나?

 

4.

버스는 탄 모든사람이 출국 입국수속을 마치고 타야 출발한다. 나와 자매가 맨 마지막으로 출국도장을 받았다. 땡볕에 도로를 걸어 캄보디아 검문소에 도착했다.쪽지 하나를 주고 걸으니 허름한 캄보디아 입국장이다.입국비자서류 작성하고 서류 내밀고 25달러 비자피를 내고 이리저리 해서 한 달짜리 깜보디아 비자 도장을 받았다. 한시가 좀 넘었다. 두시간이 걸린셈이다. 옷이 땀으로 흥건하다. 타고 갈 버스는 다행히 대형버스다. 먼저 끝내 사람들이 그 앞 식당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자매와 식당안으로 들어갔다.

 

5.

한 테이블에 앉아 난 아침을 먹지 않아 1.5불짜리 소고기 볶음밥을 시켰다. 자매는 건너뛰자고 하다가 내가 먹는걸 보고 같은거 하나를 시켜 나눠 먹는다. 아까 줄설때 잠깐 보았던 중국인 아줌마 둘이 합석했다. 광저우에서 왔단다. 자매와 얘기를 나눈다. 그 중 한 아줌마 영어를 정말 잘한다. 내가 광저우에 5일 있었다고 말하며 슬그머니 대화에 합류했다. 나의 여행기간과 루트를 말하니 정말? 정말? 굿! 굿! 하며 아줌마 특유의 감성과 수다가 쏟아져 나온다. 내가 10년 일했다고 하니 믿을 수 없다며 20대 중반으로 밖에는 안 보인단다. 내가 정말 여행하며 젊어진건가?

 

6.

내가 중국에서의 테마질문인 중국현대역사, 문화혁명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아줌마 감성이 더 증폭된다. 12살때 문화대혁명을 겪었는데 아버지가 정부의 장이었고, 어머니가 중학교 교장이었단다. 아버지는 다른 당이라서 1년동안 강제노동을 해야했단다. 테러블! 테러블!이란다. 내가 중국사람들은 이제 문화혁명을 잊었지 않냐고 물으니 절대 잊을 수 없단다. 아줌마의 목소리가 떨린다. 12살 소녀에게 문화혁명은 그 가족사에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나 보다. 딸이 하나 있는데 21살이란다. 2시가 되어 차가 출발한단다.

 

7.

베낭을 짐칸에 넣고 올라오니 자리가 거의 꽉차있다. 다행히 자매가 내 자리를 맡아주었다. 중국인 아줌마들은 자리가 없어 옆의 작은 버스로 간다. 다시 만나자고 인사를 했다. 버스는 6시가 다 되어 프놈펜 시내로 들어선다. 이 버스에 한국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셋이 탔었다. 한 친구 베트남이 별로 였나보다. 연신 길도 넓고 차들도 좋고 캄보디아가 훨씬 났다는 감탄사를 연발한다. 거리를 보니 다국적 석유회사들이 주유소를 다 차지하고 있다. 자존심으로 버텼던 베트남과 달리 캄보디아는 세계화의 길을 선택한 거 같다. 이곳 화폐는 자국화폐인 리알화와 함께 달러가 일상적으로 소통된단다.

 

8.

한 호텔앞에서 버스가 선다. 캄보디아는 론리도 없고 지도도 없고 인사말 조차 모른다. 내려 배낭을 챙기는데 한 한국인 아줌마가 와서 자긴 이틀전에 왔는데 방이 없단다. 겁을 좀 먹은 자매와 한 아저씨 아줌마 커플과 숙소를 구하러 북쪽으로 걷는다. 일단 같이 찾자.

 

9.

숙소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호수근처가면 숙소가 있다는 정보는 알고 있다. 부부는 중간 샛길로 가버리고 자매와 호수근처까지 왔다. 그럴듯해 보이는 숙소로 들어갔다. 하루에 10달러 란다. 자매는 여기서 묵는단다. 혼자자도 10달러다. 자매와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왼쪽과 오른쪽 골목이 있다. 오른쪽으로 가보자. 여행자 거리는 아니고 캄보디아 사람들이 나와서 쉬고 있다. 한곳에 들어가니 3불짜리 방을 보여주는데 이건 아니다. 더 길을 따라 들어가보아도 안나올거 같다. 다시 돌아오는데 한 여관 간판이 보인다. 캄보디아인 숙소인가 보다. 구석방으로 안내한다. 창문도 없는 가건물 식의 방이다. 안에 화장실은 있다. 여기서 하루밤 묵자.

 

10.

저녁을 안먹었다. 가지고 온 사발면이 있다. 이걸 어떻게 먹지. 들고 나가 아줌마에게 보여주니 물을 끊여준다. 사발면에 비스킷을 먹고 잠을 청했다. 몸이 간지러운 느낌이다.

 

 

* 050207 (월) 여행 74일차

 

잠) 프놈팬 호수근처 숙소 3150원 (3불)

식사) 점심 소고기 볶음밥 1600원 (1.5불)

이동) 사이공-프놈펜 버스 4200원 (4불)

간식) 물 130원 (500리알)

기타) 캄보디아 비자 26250원 (25달러)

 

.............................................. 총 35,330원

 

 

(캄보디아 4000리알 = 1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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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6 00:11 2005/02/16 00:11
  1. 캄보디아
    2008/04/30 17:02 Delete Reply Permalink

    캄보디아에 대한 자세한 내용 : http://www.netvibes.com/cambo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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