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데 차창밖으로 오색찬연한 불빛이 번쩍인다.
여의도에서 진행 중인 세계불꽃대축제에서 쏘아올린 불꽃이다.
88올림픽때가 생각났다.
그때 한창 마지막 철거투쟁이 있었고
우리들은 그런 노래를 지어불렀었다.
" 누구는 방한칸 없어 거리로 쫓겨가는데
돈이 탄다 돈이 타, 재가 되어 날라간다.~"
당시에 불꽃놀이용 불꽃 한번 쏘아올리는데
소 한마리값이라는 소리를 듣고 몹시도 분개했었다.
그때 최저임금이 얼마였는지 생각나지 않지만
내가 92년도 국공립어린이집 근무를 시작하며 첫 월급으로 39만원을 받았으니까
88년 당시 소한마리값은 상당했을 것이다.
나같은 사람 월급보다 많았다는 말이다.
광주학살을 일으킨 놈이 생각하는 것이 그저 저거밖에 안되지 하는 마음과 함께
세상이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오늘 한강을 지나는 내내 하늘을 수놓는 불꽃을 보니
여전히 이 세상이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에서는 노동자들이 자기 권리를 지키기 위해 파업하다 불법으로 몰려
월급은 손배가압류 당하고 생활비가 없어 새벽 우유배달까지 해야 하는데
한편에서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펑펑 잘도 생색을 내는구나.
아직도 결식아동이 몇십만명이라 하는데
어제밤 뉴스에도 50대 부부가 빚때문에 동반자살을 했다고 하는데...
보육의 공공성 확대하겠다는 이 정부 아래서
하루 12시간 일하고도 60~70만원받는 보육교사들은
시간외근무수당 지급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이런 이상한 세상에서 우리가 사는구나.
그래도
아,
불꽃은 참 화려하기도 하구나.
저렇게 한 순간에 스러지면서도 만인이 올려 보는구나.
정말 정말 이상한 불꽃놀이.
댓글 목록
아샬
관리 메뉴
본문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저 불꽃을 보면서
나름대로 삶의 희망을 얻는 사람들도 있죠.
나름대로 낭만도 만들고 추억도 만드는 사람들도 있죠.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누구라도
커다란 빈부의 격차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있구요.
그게 최면이든 환각이든 말입니다.
이런 식으로 세상이 돈다는 건 재밌습니다.
그래서 정말 정말 이상한 불꽃놀이죠 ^^
부가 정보
예끼
관리 메뉴
본문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저 불꽃 때문에 실질적으로 생존을 위협받는 이들도 있죠.
하늘에 사는 새들, 땅에서 하늘로 솟아오른 나무들,
펑펑 떠지는 소리와 화학약품이 타들어가면서 나는 연기들은
사람들에게는 추억도 낭만도 줄 수 있겠지만
그들에게는 전쟁과 같은 것이겠지요.
인간이 언제부터 자신들만의 놀이를 만들었는지
하늘과 공기와 온 세상이 모두 자신들의 것이라고 착각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하긴. 인간들은 전쟁도 가끔 볼거리로 여기니까요.
정말 이상한 불꽃놀이군요.
부가 정보
아샬
관리 메뉴
본문
그러니까요, 정말 이상한 불꽃놀이죠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