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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2/23
    바쁠때는 꼭 한꺼번에 일이 터진다.(2)
    푸른 솔
  2. 2005/02/21
    첫 싸움.(1)
    푸른 솔
  3. 2005/02/05
    살고자 한다면 죽을 것이요..(5)
    푸른 솔

바쁠때는 꼭 한꺼번에 일이 터진다.

진짜.. 이번주 해고조합원 복직투쟁- 보육노조로서는 첫 공식 투쟁이기에 서툰 솜씨로 근거자료 준비하고 교섭에, 공문, 매일 매일의 대책회의, 게다가 출근투쟁하는 조합원 격려까지 실시간으로(문자메세지로) 진행하다보니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모르겠는데 금요일 사무실 이사 준비로 더욱 마음은 바쁘고 게다가 이사 다음날인 토요일에는 첫 대의원회가 버티고 있다!!! 이 와중에 국회에서 열우당과 한나라당이 손 잡고 비정규직개악법을 통과시키려고 한단다. 언젠가는 이것들 둘이 손잡고 노동자들 엿먹일 줄 알고는 있었지만 미운 것들은 무얼해도 미운 짓만 골라한다고 이 바쁜 일정속에서 터진 일이라 더 화가 난다. 원래 내일은 사무실 이사짐을 싸고 대의원회 자료준비만으로도 24시간이 모자랄판인데 조합원들에게 상황전달하고 사람들 조직해서 집회 참석까지.. 이러니 살이 빠질 수밖에. 지난 2주 사이 다시 2킬로가 빠졌다. 노조가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한달새 4킬로가 빠졌다. 무거운 몸이 가벼워지는거야 바람직하다만 마음까지 가벼워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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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싸움.

휴가란 역시 일을 하기 위해 다녀오는 것이다. 생전 없던 열흘간의 긴 휴가를 보내고 사무실에 돌아오니 정신없이 밀린 일들이 아우성을 친다. 축령산에서 하산하여 속세로 돌아와서 첫날 하루종일 중앙운영위 회의준비로 분주한데 얼마전 가입한 조합원 한명이 해고 당하게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한양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근무하던 이 보육교사는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았고 처음 채용 당시 근로기간에 대해 어떤 언질도 없는 상황에서 1년만 인턴으로 일하면 정교사를 시켜주겠다는 구두 약속만을 믿고 일해왔는데 1년을 채 채우기도 전에(사실은 불과 며칠 남겨둔 상황에서) 느닷없이 사직을 강요당한 것이다. 옛 약속은 관리자들의 머리속에서 사라져버렸고 하루 9시간 이상 일했던 이 보육노동자가 받은 월급은 고작 64만8천원. 당직도, 차량운행도, 청소도 정교사와 같이 일했는데 단지 인턴이라는 이름으로(그것도 1년간이나) 다른교사의 70%정도밖에 안되는 월급을 받으며 어린이집 안에서 소외감을 참으며 일해 왔는데 이렇게 나가라니.. 억울해서 이대로는 못 있겠다고 노조를 찾아 온 선생님과 서울지부에 모든 간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주말내내 대책회의를 하면서 그렇게 첫 싸움을 준비했다. 아니 이것은 모든 보육노조 조합원들에게 첫 싸움이었다. 월요일 사무처 식구들과 월차를 낸 서울지부장과 출근투쟁을 시작한 선생님과 함께 어린이집을 찾아가면서 아, 우리가 노동조합이 맞구나 실감을 했다. 보육현장에서는 단 한번도 없었던 일. 최저임금을 위반하고도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원장들과 이제 싸움을 시작한다. 보육현장에 끝도 없이 퍼져나가는 아르바이트, 보조, 인턴 등등의 이름으로 양산되는 비정규직 보육노동자들과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보육노동자들의 삶을 하나씩 하나씩 바꿔나가는 그런 첫 싸움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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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자 한다면 죽을 것이요..

어찌 어찌 해서 휴가가 오늘부터 시작되었다. 19일까지 제대로 쉬어보려는 계획은 중앙운영위 회의가 변경되면서 꿈으로 사라졌고 결국 모자란 휴가 중 하루를 오늘부터 채우기로 했다. 사실, 이번 주 내내 뉴스를 보면서 이런 시기에 휴가를 간다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뭐,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저 고민이라도 함께해야 될 것 같은 강박증이 있었다. 오늘 집에서 빨래를 하면서 내내 울리는 전화통을 붙잡고 이런 저런 상담을 하면서 내가 무엇을 위해 여기에 서있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민주노총 대의원회 소위 폭력사태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지만 노동조합 설립이 이제 겨우 한달째인 입장에서 이러니 저리니 이야기 하는 것도 계면쩍고 다만, 단상을 점거한 동지들 중에 비정규직노조에서 일하는 동지의 모습을 보고 드는 생각이 2년전인가? 철거싸움이 있었는데 한 겨울에 철거가 들어오자 거의 폐허가 된 건물 옥상에서 신나며 휘발유 통을 들고 싸웠던 철거민들이 생각났다. 그때 모든 언론에서는 철거반에 맞서 싸우는 그이들의 모습에 대해 폭력사태라 우려된다는 것보다 저러다 사람이 다치지 않을까? 하며 한겨울에 집에서 내쫓는 정부 정책에 대한 쓴소리가 많았던 걸로 기억된다. 민주노총 대의원회에서 단상을 점거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심정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내게는 그때 그 철거민과 마찬가지로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함이 아니었을까 하는 짐작 뿐. 다만 그것을 저지하고 문제삼는 것이 함께 노동운동을 해왔던 내 옆의 그 사람들이라는 점이 다를 뿐. 폭력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리고 정당방위로 분류되는 폭력도 그 한계가 어디인지 심히 고민이 되지만 전후좌우 사정 거두절미 하고 오로지 한 방향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평가하는 사람들에 대해 묻고 싶다. 만약 당신이 오늘일지 내일일지 모를 해고를 일상처럼 느끼고 살아간다면, 그런 불안한 일상을 모든 노동자들에게 적용하려는 비정규직법안이 국회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면, 그런데도 사회적 교섭을 통해 정부와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누군가 주장한다면, 그 사회적교섭이라는 것이 정리해고와 파견의 허용을 가져온 것이라고 믿어진다면, 또다시 그것을 거론하거나 관철시키고자 하는 사람들 앞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하루 하루 목줄을 죄어오는 자본의 공세앞에서 오늘을 살고자 타협한다면 내일,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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