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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여행?

남편이 연행됐단다.

닭장차에 실렸다는 문자는 일찌감치 받았으나,

오늘은 연행자가 많을 거 같으니 뭔일이야 있겠어~라고 생각했었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일반시민'이 아닌지라,

좀 길게 잡혀있을 수 있겠더라.

 

낼 경찰서를 가봐야 하나 했는데,

젠장, 중*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단다.

 

아이랑 함께 첨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서울나들이를 하게 생겼다.

근데 중*경찰서랑 우리집은 서울에서 대전보다도 더 먼거리(체감상)...

꼼짝없이 하루종일 애를 업고 다니게 생겼다.

(시어머니한테 맡길수도 없자너!!)

 

2mb, 너!!

내게 편안한 일상을 돌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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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 해결.

지난주 중반부터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무기력증으로 인해,

해야 할 일들을 완전히 손떼고 있다가,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일 하나를 대충 해치웠다.

이제 이 건은 그쪽으로 공이 넘어갔으니 그쪽에서 그 공을 어찌하느냐에 따라 일이 더 생기냐 마냐가 결정난다. 좀 대충 해결되었으면...

 

그 건 말고 할일이 여러갠데 왜케 하기가 싫은게냐.

 

이 무기력증은 우울증의 한 증상이지 싶다.

일년에 한 두 번 정도 나타나는데 올해는 첨이다.

그저 길지 않게 가고 자주만 안 찾아오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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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의 불

짧은 영상물 하나를 맡았는데

3일이면 촬영이랑 편집까지 가뿐히 끝낼 줄 알았다.

 

그런데 이 바닥의 일이 늘 그렇듯이,

그리고 내가 또 일을 규모 없이 하는 바람에,

게다가 능력도 없으셔서

오늘 아침까지는 끝내고 원래 오늘로 잡혀 있던 일을 보고 그러려고 했는데,

낼 오전까지도 끝낼 수 있을까 말까...

 

아이는 금요일부터 시댁에 맡기고

나는 3일동안 평균 5시간도 못자고 일만 했건만,

우째 이 모냥인게냐...

 

그래도 하는데까지 해 보자구.

냉장고에는 박카스가 있잖아?

 

달랑 한병뿐이라서 좀 불안하긴 하지만...

 

'냉장고 열면은 차가운 바카쓰가 있고,

바카쓰 먹으면 또 사오면 되고,

울라 불라~

생각대로 하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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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이런걸 해봤다.

 

아파트 베란다에 걸었다.

 

그저께 뉴스에서 과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런 플랜카드들을 걸었다는 뉴스를 듣고

'아 저거 괜찮다'고 했더니 남편이 담날로 득달같이 맞춰왔다.

(이럴땐 무척 재빠르다. 보통때는 도통 볼 수 없는 속도다.)

 

'우리 딸아이 먹거리에 미친소는 필요없어요(우리집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고)'

좀더 깜찍 발랄한 문구와 예쁜 디자인으로 하고 싶었으나 한계라 생각하고...

 

'줄줄이 오르는 물가에 가스값까지 오르면 어떻게 살아요(가스 민영화에 반대해요)'

이메가가 젤먼저 가스민영화한다고 해서 울컥했더니 이것도 세트로 해왔다.

(근데 내가 투덜거려서라기 보다는 자기 일터에서 떨어진 발등의 불때문이 아닐지?)

 

집에 돌잡이 아이와 함께 있으니(게다가 이젠 명목상 하는 일도 없으니 시댁에 맡기기도 그렇다)

집회 한 번 나가기 벅차다.(이번 노동절 집회가 올해 처음 가는 집회였으니,,,)

그래서 이런 이벤트라도 하면 좀 마음의 위안이 될라나?

fta문제가 쇠고기 수입문제로 모두 가려지는 것 같아 씁쓸하기는 하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별로 없다.

 

 



오늘 놀이터에서의 연서.

 

장난끼와 코 밑의 (코)딱지가 가득하다.

놀이터에만 내려 놓으면 언니, 오빠들 쫓아다니기,  개미 쫓아다니기, 흙 후벼파기, 모래집어던지기,...

모든 것들 중간중간에 앞으로 뒤로 넘어지기, 엄마한테 징징거리기,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한테 집적대기

등등으로 무척 바쁘다.

 

요즘 놀이터에서 가장 올인하는 것중의 하나는 미끄럼틀 타기다.

아주 열광해주신다.

근데 지가 혼자서 계단을 올라가 미끄럼틀을 탈수는 없으니 엄마가 일일이 미끄럼틀 위로 올려서

손을 잡고 내려오게 잡아준다.

한 번 놀이터에 가면 수십번을 해야한다.

허리가 끊어지시겠다....

 

그래도 이쁘다.

 

그런데 이 사진들을 올리다가 생각이 났는데 연서는 침팬지에서 에너자이저로 '변신'을 한게 아니라,

아픈 침팬지에서 에너자이저 침팬지로 '업그레이드'를 한게 아닐까 싶다.

그러니 이제 나는 뭘 기대하며 살아야지?

나도 에너자이저 엄마로 업그레디드를?(역시 장뇌삼이 필요한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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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아이가 태어나면 처음 6개월 동안은 엄마에게 받은 면역성분으로 거의 아프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 사이에 아프면 좀 심각한 경우가 많다고...)

그리고 그게 다 떨어지면 스스로 면역력을 갖추는 24개월까지는 잔병을 달고 산다고 한다.

연서는 6개월 이후 돌까지는 한번, 감기로 좀 고생했지만 그 외에는 별로 아프지 않고 잘 지냈다.

그런데 돌을 지나자 그걸 기념하는 의미로 바로 장염에 걸려주시더니,

13개월이 되자 또 걸 기념하시는 의미인지 감기에 걸려주셨다.

처음에는 고열과 함께 목감기로 시작했는데,

며칠 지나서 열이 좀 떨어지나 싶더니 기침을 콜록콜록, 콧물을 줄줄줄 ...

열이 없으니 좀 지켜보자 싶었는데 코가 막혀 젖도 잘 못빠는 걸 보니 맘이 약해져서 병원엘 가서 다시 약을 타다 먹인다.

이번 감기로 벌써 약을 네번째로 처방받고 열흘째 먹이고 있다.

이번에는 항생제까지 처방받았다.

저걸 먹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안 먹였다가 괜한 고생이라도 할까봐 그냥 먹인다.

 

아이는 지난 번 장염에 걸렸을 때도 그랬고 한 번 아프면 확 티가 난다.

잘 먹지를 못하고, 징징거리면서 엄마한테만 (더!!!) 매달리고, 활동시간이 짧아지면서 잠이 는다.(약 때문이기도 하리라)

이번 감기는 유난히 잠을 많이 자서 좀 당황스럽기도 했다.

9~10개월 이후로 낮잠은 완전히 두번으로 정해져 있었는데 급기야 세번을 잔 적도 있고,

활동시간이 두시간도 안되는 적도 있었으며, 밤잠을 12시간씩 자기도 했다.(물론 밤잠시간대에는 보통때보다 여러번 깨기는 한다.)

너무 많이 자서 걱정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런데 어제부터 연서가 변신을 했다.

에너자이저로.

여전히 콧물을 줄줄줄 흘리고 다니고 약도 먹는데,

활동시간이 한시간씩 늘고, 잠도 한 번 재울려면 기본 30분이 넘게 걸린다.

어찌나 활동력이 강하신지 한 시도 쉬지를 않으신다.

이젠 아픈게 좀 나아서 그렇겠거니 안심도 되지만, 내가 완전 녹초가 된다.

활동을 하긴 하되, 항상 엄마 손을 잡고, 혹은 다리를 잡고, 엄마 무릎에 앉아서 하기 때문이다.

 

연서에게 제대로 감기가 옮아서 며칠전부터 기침과 콧물과 두통을 달고 있는데,

하루종일 애를 따라다니다 보면 저녁에는 눈이 아파온다(나는 많이 피곤하면 눈이 아프다)

 

에너자이저야.

이제 다시 침펜치로 변신하면 안되겠니?

 

(아, 그제 내가 서울로 일 보러 간 사이, 어머니가 아이한테 장뇌삼을 먹이셨다고 하던데 그것때문일까?

그럼 나도 장뇌삼을 먹으면 연서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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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뭐 오늘도 여느날과 다름 없이,

다른 게 있었다면 조직수련회라서, 일주일 내내 바빠서 하루도 제대로 들어온 적이 없는 남편이,

오늘 3일만에 오후에 집에 들어왔는데,

아이 낮잠잘때 30분 함께 잔 내가  문득 고기가 먹고 싶어졌다.(나는 참 자주 고기가 먹고 싶어진다.)

저녁 메뉴로 냉동실에서 꺼내놓았던 대구와 불고기용 소고기를 다시 냉장실에 넣고 외식을 나갔다.(그 불고기용 고기도 고기이기는 하나, 늘 집에서 내가 하는 음식만 먹는 사람들은 남이 하는 음식이 젤 맛있다. 게다가 그것은 아기용으로 산 한살림 고기인데 걔는 참 맛이.... 별루다. 비싸기는 또 어떤지, 쳇!!)

 

너무너무너무 피곤해하는 남편은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나는 그러는 남편한테 미안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라고는 하나 남편보다 훨씬 많이 먹은 거 같다) 집에 들어와서 아기와 남편을 두고(재워놓고), 여기 저기 블러그를 기웃거리고 있다.

블로거 액숀의 날 행사는 꼭 참여하고 싶었는데 그날도 지나가 버렸고,

이랜드 300일 주점도 가고 싶었는데 그날도 지나가 버렸고,

평촌에서 하는 이랜드 집회도 가고 싶었는데 그날도(오늘도) 지나가 버렸고,

난 뭐하고 사나 이런 생각이 든다.

 

그러다 문득, 오늘이 사일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꽤 긴 시간을 도봉구에서 살았던 나는 그때는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가끔씩 사일구 묘역엘 드나들었고,

그 곳을 떠올리면 함께 떠오르는 몇 가지의 기억들도 가지고 있다.

그 구체적인 기억들은 언제나가 되면 아무렇지도 않게 스스럼 없이 얘기할 수 있을까.

뭐 이렇게 얘기한다고 해도 별게 있는 건 아니지만....

 

암튼 나는 점점 더 기억하고 있는 것들이 적어지는 거 같아 쫌 씁쓸하다.

근데, 아무도 내게 강요하지 않는데 시댁 제사는 일주일이나 전인 담주 월요일이라고 기억하고 있으면서 긴장했었다.  혼자 긴장했다가(낼모랜데 왜 시어머니가 암말도 안하시지? 혹시 나한테 화나신 건 아닌가? 내가 먼저 전화해서 여쭤봐야 하나? 이러가다... 흑흑) 다시 달력을 보고 확인해보니 다담주다. 이런 쒸이~~

이것도 기억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인가?

 

생각해보니 4.3도 암 생각없이 지나쳤다.

5.18도, 11.13도, 12,12도 그렇게 될까?(설마 메이데이는 아니겠지... 아직은 노는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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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연서가 생일이었다.

보름전에.

이제 일년하고 보름을 산 거다.

 

작년 이맘때 모습이다.

작년 이맘때 모습이다.

산후조리원에서 집으로 돌아와서 바로였던 거 같은데 아직 눈도 잘 못뜨던 녀석이었다.

 

생일 며칠 전 시댁식구들과 밥이나 한끼 먹으려고 갔는데,

시어머니가 한복도 사 놓으시고 떡도 하시고 등등 돌잡이 상을 준비해주셨다.

연서는 젤 먼저 연필을 집어들었고...

글구 이차로 밥먹으러 갔었다.

애가 사진찍고 돌잡이 하고 하느라 낮잠을 안잤더니 저녁먹으러 나가서 어찌나 보채던지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정신없이 보내고 왔다.

 

담주에는 친정식구들이랑 밥먹을려고 집에 갔더니 동생이 케잌을 사왔다.

이 케잌에 촛불붙이고 노래부르고 촛불끄고 먹는 동안 연서는 구석방에서 잤다. ㅋㅋ

 

연서는

외할아버지한테 안겨도,

외할머니한테 안겨도,

이모한테 안겨도,

죽어라 운다.

 

아주 민망하다.

그래도 뭐 시댁식구들한테 안겨서 우는 것보다는 덜 민망하겠지.

 

당연한 것이,

내가 일하는 동안 시어머니가 아이를 일주일에 한두번은 돌봐주셨고,

그게 아니라도 요즘도 시댁에 일주일에 한두번은 가서 자주 얼굴을 보지만

우리집은 한 달에 한번이나 갈까 말까니...

 

근데 이눔의 분리불안은 언제쯤 나아지나, 언제쯤 나아지나 했는데

심한 아이들은 두돌까지 간다는 얘기를 얼마전에 들었다.

OTL 이다.

 

그래도 시간은 가고 아이는 자라는구나.

요즘 아이가 하루에 젖을 한 번 밖에 안먹는데,

이제 곧 젖을 완전히 끊을 생각을 하면,

내가 노력해서 그렇게 된 거긴 하지만 그래도 좀 서운하다.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될 줄은 잘 몰랐는데... 그러네.

 

그리고 아이는 클수록 더 사랑스러워지는 거 같다.

정이 드는걸까?

 

암튼 고생했다. 한판아,

서방도 고생많았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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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번

오늘 연서랑 병원에 갔다.

영유아건강검진을 받으러...

 

별로 영양가가 없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뭣보다 꽁짜인데다가 병원도 집에서 100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있으니 산책삼아 다녀왔다.

(요즘 연서랑 둘이 하루종일 지내려니 진짜 시간이 안간다.)

 

결과, 연서는 100명중 키는 23번(작은 순서대로), 몸무게는 36번, 머리둘레는 39번.

결국 머리가 크다는 얘기렸다. 

 

근데 아이가 모유만 먹었고,  작은 편이니 언제 한 번 철분검사를 받으라고 하야

간김에 아이 피를 뽑았다.

병원이 떠나가도록 울더라.

근데 또 간호사가 나중에라도 비형간염 항체(항원이던가?)검사를 받아야 하니 피 뽑은 김에 것도 하실래요?

물어보길래 하기로 했다.

공짜라고 해서 갔는데 이래저래 45000원이나 내고 왔다.

젠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아가와 할머니가 있었다.

그 할머니가 연서보고 계속 아고, 아기가 어리네 하시며 귀여워해주셨는데 알고 보니 그 집 아가가 연서보다 이틀 어리더라.

아가들 생년월일 확인하고 나서 좀 머쓱해하시며 한마디 하신다.

 

'애기 외할머니세요?'

 

푸하하 웃으며 '엄만데요'했다.

할머니, 더 머쓱해하시며 '그래도 애기가 키는 크네' 하신다.

 

그땐 무지 웃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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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9

사는게

 

 

정말...

 

 

정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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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8

며칠전 연서가 책과 아가용 교구(? 이런 저런 발달에 좋은 놀이들을 하는 기구라는 거 같은데.. 이걸 뭐라 불러야 하는지 몰라서리...)등을 한 아름 물려받았다.

베이비 몬테소리 시리즈랑 리틀어쩌고 하는 손바닥만한 책 시리즈.

 

글찮아도 책이 몇 권 없어서 단행본으로 몇 권 사줘야 하나, 어디서 물려받을 곳 없나 기웃거려볼까, 엄마들 중고사이트 좀 뒤져봐야 하나하고 있었는데,

(연서는 책을 가지고 잘 노는 편이라서,

웬만한 장난감보다는-그 장난감이라는 것도 몇 개 없어서 사실 비교가 무의미하기는 하지만

-보기도 하고 먹기도 하고 던지기에도 책이 더 나으리라는 생각이었다.)

아주 잘 되었다.

전집 종류는 종류도 너무 많고

비싸기는 무진장 비싸서 아예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한동안 고민 안해도 되게 생겼다.

 

근데 이 두가지 책 시리즈를 보니 가족에 대한 그림들이 나와있는 책이 하나씩 들어있는데,

둘이 꼭 짜기라도 하듯이 구성이 똑 같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형, 누나, 나, 아가...

이 가족 구성도 거시기 하거니와 그 역할이라는 것도 요리하는 엄마, 소파에서 신문보는 아빠,

운동 혹은 놀이를 하는 형(오빠), 인형 가지고 노는 누나.

쳇!!

심정 상해서 그 책은 안보여주리라 맘 먹었다.

 

그러다가 오늘 문득 생각난 건

연서가 보는 실물 가정도 마찬가지라는 거다.

요즘 남편이 집에 잘 없기도 하거니와 있는 날에는 주로 연서를 보고 있고,

그 사이 나는 밀린 집안일을 줄창 하고 있다.

부쩍 엄마한테만 매달리는 아이를 데리고 평일에는 하기 힘든 일들을

-주로 이유식 꺼리 준비해놓기인데-

남편이 애를 보고 있을 때 몰아서 하는 거다.

 

불려서 말려놓은 쌀 가루내놓기, 야채 몇가지 다듬어서 데치거나 쪄서 다져놓기,

고기랑 생선 삶아서 다져놓기, 하루 세끼 연서 이유식 준비, 간식 준비 등등을 하고

중간에 우리 밥 준비해서 먹기(둘이 같이 있을 때는 그냥 밥만 해서 냉장고에 있는 반찬

-시엄마한테 얻어온 김치 종류뿐이다..-만 먹기는 좀 그래서 한 두 가지 찌개나 반찬을 하려면

그것도 시간이 좀 걸린다) ,

뒷정리 등등을 하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싱크대 앞이나 가스렌지 앞을 벗어나기 힘들다.

 

우리집에서도 그러니 자주 가는 시댁은 더하다.

여자들은 부엌에서 일하고 남자들은 밥상 차려 놓으면 들고가서 먹고 씽크대 앞으로 다시 상 가져다놓으면 땡.

결혼하고 초반에는 남편이 가끔 설거지도 하고, 시누 남편들도 한 두번 일을 도와주나 싶었는데,

요즘은 당췌 그러는 꼴을 본 적이 없으니...

지난 설에도 일박이일 동안 설거지를 총 여섯번인가 일곱번을 했는데,

그중에 딱 한 번 남편이 도와주는 시늉을 하길래 돌아오는 길에 한마디 했더니

'그랬나?' 하더라.

그랬거든!!

뭐 근데 내가 시댁에서 워낙 하는 일이 설거지 말고는 없으니 시댁가서 크게 뭐라 하기도 뭐하고ㅠ^ㅠ

 

이건 꼭 시댁에 가서만 드는 생각이 아니다.

육아와 가사를 내가 전담하면서 뭔가 삐드덕하는 느낌이 드는데

(물론 여전히 남편이 집에 있을 때는 육아를 자기일처럼 하려고 한다. 가사는 청소만 한달에 한 두번)

꼭 찍어서 어떤 게 문제인지 아직 정리가 잘 안된다.

 

여튼 조금씩 혈압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다 어느날 버럭질 한 번 크게 하지 싶다.

그 짓은 하고 싶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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