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의 제왕절개 수술

from 우울 2002/01/28 13:43
아가를 낳았다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모모짱이 하루만에 다시 진통을 시작했다.
배안에 아이가 남아있었던 거였다.
새벽 3시경, 동물병원에 전화를 해서
수의사를 깨우고 달려가서는
모짱의 골반에 아이가 끼어있는 모습을
엑스레이 촬영으로 볼 수 있었다.
이미 하루가 지난 뒤라 아이는 죽어있었고
모짱은 기진한 상태였고
아이를 꺼내기 위해 제왕절개를 해야했다.

고양이는 임신 기간이 두달 정도 된다.
지난 11월 19일부터 약 3~4 일간 발정기였던 모모는
따라서 1월 20일 경이 출산 예정일이었다.
1월 15일 쯤에는 병원에 데려가서
임신 상황을 체크하고 대비를 했어야 했는데,
바쁘다는 것을 핑계로 하루 이틀 미뤄 온 것이 잘못이었다.

수술이 끝나고 몸도 잘 못가눌 정도로 아픈 와중에도
아가에게 젖을 물리는 모짱을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뭐라...할 말이 없어야 하는걸까...

모모는 이제 많이 기운을 차렸다.
태어난 아가도 벌써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나는 내가 무섭다. 바쁘다는 것도 무섭다.
참 삶과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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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28 13:43 2002/01/28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