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영화를 좋아한다.
두 편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의 영화의 색감과 화려함,
고전적인 사랑과 죽음에의 동경,
그가 사랑하는 아름다움을 사랑한다.

그가 할리우드적이라고?
그게 뭔데?

그의 주인공들이 원하는 것은 [사랑] 뿐이다.
지지부진 바쁜 와중에 서로 '사랑'이라고 부르는 그 무언가를
가식적으로 지켜내고는 자기안위를 위해
가족입네 하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붉게 미쳐서 화려한 태양의 빛으로 눈 멀어 버리는
하얀 조명을 푸르게 얼려버리고
노랗게 타오르는 보석을 검은 색으로 시들게 하는
그보다 더 검은 피를 토하지 않고는 증명할 수 없는,
페스트처럼 보라빛으로 변한 얼굴에서
끝없이 깊은 심연으로 만나는 눈동자에서
존재하지 않는 그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

그들은 사랑을 위해서 [죽는다].
구차하게 가족이나 국가, 혹은 권태...그런 것들로 자신을 변명할 틈은 없다.

혁명처럼 그들은 화려한 피를 뿌리며
그 무엇도 아닌 그저 [죽음]을 위해 죽는다.
죽지않고는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음악과 색과 언어로
완벽한 사랑을, 죽음을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그를 어떻게 비웃을 수 있지?

다른 사람의 진지함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는 것
사람들은 늘 그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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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12 18:27 2002/02/12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