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from 우울 2007/09/22 23:40

최근에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하지 않는 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편한 일이었다.

늘 생각하면서 살 때는 몰랐는데.

 

하나의 단초를 만나면, 그 끝에 이르렀다고 느낄 때까지 어디에서나 생각하곤 했었는데,

나는 무엇에 지친걸까?

 

좀 아팠다.

아팠다기 보다는, 기력이 쇠했달까...

영화에서처럼 손을 묶인 채, 주먹으로 얼굴을 된통 맞고,

쇠몽둥이로 배와 등을 차례로 얻어 맞은 다음, 무릎 뒤쪽을 맞아서 땅에 철퍼덕 엎어져서,

찌그러진 눈두덩이를 들어올려가면서, 뭉글뭉글한 핏덩어리를 입에서 뱉어 내면서

아스팔트를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나는 엄살이 심하다.

 

구텐베르크 - 은하계의 끝에서. 제목 한 번 멋지구나.

 

더이상 도망갈 곳은 없다.

나를 쫓아온 것도 없었지만.

 

인간은 진화의 끝에 다다른 걸까?

모든 것들이 이미지들로 변환되고 있다.

 

보드리야르처럼 생각하면 편해질까?

붐!

 

나는 아직도 너무 많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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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2 23:40 2007/09/22 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