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말을 하려하지만 목에 걸려 나오지 않는 듯합니다.
애타게 불러봅니다.
이렇게 보내기엔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누군가가 "나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다" 했을때
전 농담으로 "나를 키운건 8할이 이 친구다"라고 했습니다.
그의 평생을 나와 함께 하며 나의 외로움을 덜어주었던 친구.
내가 새로운 길을 발견하고 나아갈때, 든든한 힘이 되어주었던 친구.
그가 언제부턴가 호흡이 거칠어지고, 예전처럼 명석하고, 기민하게 움직여주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쉬게 해줄 수 없었습니다. 나만 생각하며 계속 이끌기만 했습니다.
그런 그가, 요즘 계속 "힘들다"고 말했는데, 저는 그저 "조금만 더 힘을 내. 친구"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죠.
그는 실제로 다시 힘을 내서 내 기대에 부응해줬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의 마지막일 수 있다는걸 알지 못했습니다.
어제 밤. 그는 드디어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너를 위해 변변히 업그레이드 한번 못해준 나를 용서해다오.
돈이 생기면 난 떡볶이 한 접시를 더 사먹었지. 차마 너를 위해 아껴두진 못했다.
너는 이렇게 나의 분신이었는데, 너에게 4년 반은 인간의 60년에 해당하는 것이었는데 그 힘든 시간들을 몰라주었구나
그의 지금 모습입니다. 몸이 더 이상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하드디스크가 맛갔어요 ㅠㅠ 그것뿐 아니고 다른 것도..) 그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어줄 수 있을까요?
하지만 지금의 내겐 너무 벅찬 일입니다. 어쩌면 그의 마지막을 덤덤히 지켜주는게 제가 할 수 있는 얼마 안되는 일일지도.
아.. 비가 신나게 내리는구나. 안녕 친구여~
(노래 : Green 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