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잡기장
시끄러운 소리, 험악한 분위기에 잠이 깼습니다.
... 붙었네요. 눈도 제대로 못뜨고 방을 나와 얼른 형 출근하라고 보내고는, 바로 들어가서 자기 뭐해서 계속 있었더니 몸이 덜덜 덜.. 서늘한 아침, 잠이 덜깬 상태로 막 이불에서 나와 빤스바람으로 있으려니 죽겠습니다. 계속 손으로 눈을 비비적거리다 결국 더 자길 포기하고 옷을 걸치고 나왔습니다.

머리속이 텅비고 핑핑 돌아 아무것도 못하겠습니다. 그러다 서서히 조금씩 얘기하며 풀어갑니다. 그래 역시 대화가 필요해 =_= 적당히 풀렸다 싶을때 저도 정신을 차려서 오바질을 시작합니다. 제주에 내려갔다는 친척형집에 놀러가자는 얘기도 나오고, 가까운데 하면 양평이지 거기 아는 사람 있어. 국내는 두분이 책임지셔 난 이제 돈모아 해외로 뜰텡께 그때 가이드 하겠소.

그나마 나야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사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러지도 못합니다. 사람 사는게 좀 여유가 있어야 말이죠. 자주는 아니어도 다들 여행도 좀 다니고 그럴 수 있으면 좋겠는데. 두분의 대화가 수시로 "다 내 탓이여"로 가길래, "그럼 내 탓도 있는거여, 지금 집에 경제적 기여를 거의 못하잖어." 그래놓고 속으로는 정말 뜨끔합니다. -_- (이제 다들 "내 탓"은 그만. 그럴때마다 내 아픈 구석도 하나씩 나오잖아 orz)

그래도 터진 덕에 모처럼 동거인들끼리 얘기를 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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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열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 상황이 아직 정확히 전달을 못 받았는데, 정말 우려했던 사태가 벌어지고 있어 그냥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제가 관리하던 서버가 어제 먹통이었습니다. 왜 그러나 했지만 이제 알아서 하겠지 하고 신경 끄고 있었는데, 어제 밤에 전화가 왔습니다. 서버실로 압수수색이 들어와서 그랬다네요. 뭣이! 이런 썩을.
가만히 넘어갈 수 없는 문제입니다. 소식을 기다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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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처음으로 간단히 영상을 만들어봤는데, 이게 재밌네요. 한번 해보고 나니 생각만큼 겁나는 일은 아니네요 ^^ 사진은 많이 있으니 몇개 더 만들어보고 그동안 찍어놓고 처박아 둔 테잎들도 활용해봐야지. 근데 그거 하다 보니 시간이 꽤 많이 걸렸습니다. 밀린 원고는 가닥을 잡은 정도. 오늘도 못 써보내면 당분간 불질 금지, 자체 차단. -_-

근데..
이거 만드느라 그때 사진들을 보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짜증과 불만으로 꽉 차고, 막혀 있던 내 속아리가 스르르 풀리는 느낌입니다. 분노는 비와 찬바람이 억지로 가라앉히더니 막힌 가슴은 예전의 즐거운 기억들이 풀어주네요. 하루 사이에 너무 기분이 왔다갔다하니 머쓱할 정도.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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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걸 좋다고 평소에 있는 그대로 말하고 살면 좋겠는데 지각생은 왜 이렇게 답답하게 살까요. 왜 계속 한쪽 방향으로만 멈추지 못하고 꾸역꾸역 가게 되는지. 그러다 보면 오히려 역으로 나가고, 내 자신도 속이게 됩니다. 마음은 그게 아닌데,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아 미치겠어. 그러다 결국 도망가기도 하고.

아.. 좋다. 좋다. 좋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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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가족들과 "오바질"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우리 식구들은 모두 밖에 나가면 남들 챙기느라 바쁩니다. 저도 물려받았습니다. 지나친 배려가 어떤 상황에서는, 누군가에게는 그리고 길게 반복되면 좋지만은 않다는걸 얘기했죠. 원하지 않는 친절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고, 계속 받기만 하는 입장이 되면 미안하거나 부담될 수 있고.. 사람들이 직접할 수 있는 여지를 (알아서 다 하다 보니) 차단하게 되는 걸 수도 있고.. 그니까 뭐든지 상황따라, 사람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나만 해도 왠만한건 다 혼자 해내려고 하는데 누가 와서 막 도와주겠다고 부산떨면 오히려 거부감 생긴다. (그건 어릴때 사랑의 표현을 직접적으로 많이 못 받아서 그런다는 의견도 있고. 여튼 -_-) 내가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하겠다. 그러니 나 같은 사람한테는 도와달라는 말 없으면 냅두는게 낫다. (아.. 하지만 물론 도와주면 좋은데 도와달란 말하기 거시기한 상황도 있죠. 그럴땐 슬쩍 도와주는게 좋긴 한데.. 뭐 또.) 이 얘기가 나온건 "신경 써주는 척 하지 말라"는 말에 상처를 받으셨길래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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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연락이 왔습니다. 어제의 침탈, 용서치 않으리라. 또 만나요. 블로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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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7 11:37 2007/09/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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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린 2007/09/07 11:48 URL EDIT REPLY
ㅋㅎㅎ 예전에 '오바질'하는 친구 별명을 오바멘쉬라 붙인 적 있었는데.
그나저나 간밤의 침탈 어떻게 용서치 않을거? 좋은 방법 있음 갈쳐주삼. 다른 때 써먹게.
말랴 2007/09/07 18:27 URL EDIT REPLY
서버침탈이라니 허걱... 몹시 궁금하군... 정말 이런 썩을... 이다
지각생 2007/09/07 19:51 URL EDIT REPLY
적린// 글쎄 나도 그게 알고 싶은데 ㅋ

말랴// 내가 관리하던 서버를 침탈당했다니 정말 무지 열받는군 -_-
꼬미 2007/09/07 23:27 URL EDIT REPLY
꾸역꾸역 나갔다가, 오히려 역으로 나갔다가.. 하는걸 느끼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꾸역꾸역 나가기도, 역으로 나가기도 못하게 하는 사회에서 말이에요.. 생명은 떨리는 거니까..ㅋ
쥬느 2007/09/08 22:49 URL EDIT REPLY
바쁜가보구만.
지각생 2007/09/09 05:55 URL EDIT REPLY
꼬미// 네.. 그래도 이젠 내맘대로 가보렵니다

쥬느// 좀 그랬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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