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당최 안써진다. 두 달 전에 끝난 일에 대한 평가 글을 쓰는 건데,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느낌도 약해져서 쉽지 않다.
오늘은 어떻게든 쓰려고 했는데 안되네.
어제는 나를 짓누르는 것에 대해 화가 나서 약간 집중 효과도 있었다. 근데 오늘은 저 비와 찬바람이 강제로 나를 냉각시켜서 그것마저 사라졌다. 오늘은 last.fm 의 선곡도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것들이 마구 마구 떠오른다. 이러면 안돼. 금방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시작하면 어느것 하나도 생각만큼 쉽게 안되고 뭔가 일이 생길 것이 뻔하니.. 일단은 내게 부담이 되는 일들을 좀 해결해야지. 그렇게 몇가지 꾸역꾸역 하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오늘 노조 회의날이다. 아차 지난 번 회의때 시니컬하게 나가다가 괜히 내가 하겠노라고 떠맡은 일들이 있는데 안했다. .. 젠장. 오늘 회의 갈까 말까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도망가고 싶다. -_-
그것 말고도 사실 내가 집중을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난 말이다.
내가 뭔가 해야하는 상황으로 계속 몰리는게 싫다.
왜 내가 그래야 하는가. 왜 거꾸로는 안되나. 결국엔 모두 똑같은 건가.
왜 그러는지, 왜 그렇게까지 서로에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지금 이대로는 안되나.
아니, 사실은 모르지 않다. 정말은. 그런데 그걸 내가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정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것이 가능할까. 아닐것 같다.
그저 그 기대가 서로를 파괴하지 않을 정도로, 방식으로 조절하고, 계속 맞춰가는 거 아닐까.
서로 거리를 유지하고 각자의 삶을 살면서, 작은, 딱 할 수 있는만큼의 제스처로 힘을 주고 받는것.
하지만 그것마저도 허용되지 않으니, 그 기대마저 던져버리려니 화가 난다.
그래, 애초에 모든 사람들이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강하지도 않고, 대단하지도 않은 건데. 그냥 보이는대로, 첫느낌대로 서로에 대해 어떤 환상을 만들어온 탓이다. 그리고 그 환상이 깨지고 있는 중이고.
사람이 화 못내는 것도 바보다. 화가 날만하면 화를 내야지.
하지만 그 화를 막 쏘아부치고 싶진 않으니 어쩌나.. 조용히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