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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산 지 20년이 넘었다.
경비원들은 적어도 한 동에 한 명 꼴로 있다.
어릴 땐 별 생각 없었다.
그런데
이 놈의 '빨간 약' 한 번 먹고 나니 '노동자'의 신세가 자꾸 눈에 밟혀 영 불편하다.
특히, 오늘 짧게 목격했던 장면들 때문에 글을 남긴다.
***
자전거 타고 단지를 빠져 나오는데 길 가에서 젊은 남자가 핏대를 세우고 있고, 나이 든 경비 둘은 쩔쩔매고 있었다. 주차 때문에 젊은 남자가 흥분해서 우기는 것 같았는데, 반소매 티를 입었다. 드러난 양 팔에는 온갖 문신이 가득. 주먹으로 해결하기 좋아하는 이미지 같아서 경비 아저씨들 참 쉽지 않겠구나 싶었다.
***
새벽에 (방금) 자전거 타고 들어왔는데, 젊은 부부가 또 경비원 둘을 붙잡고 한참 떠들고 있는거다. 조용한 새벽에. 무슨 일인가 궁금해 살짝 들어봤더니. 한밤중에 이웃집이랑 마찰이 있었나 보다. 당연히 또 다른 집에서 시끄럽다고 한 모양이고, 경비는 가서 말렸을 거고. 그래서 그 젊은 부부는 자신들이 화를 낼 수밖에 없다고 경비들에게 '분풀이하듯'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었다. 남편은 술에 취한 것 같아 보였는데 반말 찍찍 해 대고. 대체 왜 애꿎은 경비원들 붙잡고 한밤중에 저 난리인지. 뭔 죄라고.
***
한심한 부부를 뒤로 하고 집으로 들어가면서 게시판을 봤다. 아파트입주자대표자회의에서 사업보고서를 붙였는데, 주요 내용은 비용 절감을 통해 관리비를 줄일 수 있었다는 성과 자랑이었다. 무슨 내용인가 한 번 읽어 봤더니 열 서너가지 되는 항목 중 몇몇 '비용 절감' 내역은 이런 거다.
"관리사무소 직원, 경비원, 미화원 피복을 1년에 1회 지급했는데, 2년에 1회 지급으로 바꿔서 돈을 아꼈다."
"경비원/미화원 연차수당을 없애고 다 휴가를 보내서 돈을 아꼈다."
"아파트 정원 꾸미는 사업을 외주업체에 맡기는 대신 자체 해결해서 돈을 아꼈다.(한동안 경비원/미화원들이 열심히 꽃 심고 나무 옮기던 때가 있었다)"
대충 이런 내역들.
마무리로 링크 하나 걸고 마친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70112145824&Section=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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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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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하다.고.밖에. 그리고 더 가슴 저리는건.아마도 내 아버지가 그 일을 하고 계시기 때문이지 아닐까. ㅠ부가 정보
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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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저는 어쨌든 일상 생활에서는 막 하지 않으려고 노력중.부가 정보
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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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무서운 것인 지, 사람이 무서운 것인 지...부가 정보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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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년전에 저희 집은 경기도 남양주 덕소에 ..... 한강을 끼고 아파트들이 늘어서 있고... 퇴직하고 연금 타먹는 나이든 어르신들이 살기 좋은 곳이였는데요... 뭐 ...중산층들이 많이 살고 있었어요.울 아버지는 울 아파트 동대표 회장이었고, 아파트입주자대표자회의에서 바로 그 '비용절감'을 위해 경비원을 해고하는 당자자셨죠. 정말 많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납니다. 아빠한테 대든게 아니라 아빠랑 싸웠었죠. 말그대로 싸웠어요.
여튼가네 문제는 ....제가 그렇게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다면 그 주민회의에 적극참여하여 그 안에서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행동을 했었다면 좋았을 거라는 겁니다. 근데 저는 밖에서 미디어 활동을 한다는 둥 여기저기 단체가입하여 활동하며 깔쭉대고 다녔다는 겁니다. 내가 사는 그 공간에서 적절한때에 제대로된 행동을 했다면 나는 한 경비원과 시설과 직원분이 해고 당하는 걸 막을 수 있었을 거거고 우리 아파트 주민들의 사고 방식을 다른 식으로 하게끔 슬금슬금 유도 할 수 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지만 ...바깥일로 바쁘다며 관심을 크게 못두고 있었다는..... 활동가가되어 낮모르는 사람들에게 평화니 반전이니 인권이니 외쳐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 나의 주변에 낮을 아는 사람들에게 면전에서 우리가 우리 이웃을 착취하고 있음을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잘못임을 알고 그렇게 결정하게 되지 않도록 힘쓰는 것이 정말 세상을 변화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일단은 사람들의 마음 상태가 변해야 한다고생각해요. 경비원 월금이 뭐 얼마한다고 한가구당 한달에 만원만 더 내면 되는거 아니냔 말입니다. 뭐 그걸 악다구니스럽게 줄이냐 이말이져. 중산층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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