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진의 노래 1

그녀가 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 노래가 다 하고 남은 것은 행동 뿐이다. 더구나 많은 사람들이 그녀와 함께 노래하기를 그만 두고 있다. 본시 부르기보다 듣기를 좋아했던 그녀가 혼자 가면서 노래를 내어놓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속울음 우는 새처럼 혼자만 들리게 노래하다가 누구라도 들을라치면 입을 다물고 이내 먼산만 바라보던 소녀였기에 더욱 그녀는 타박타박 걸어갈 것이다. 집을 버리고, 귀속계급으로 범주화하는 대학을 두고, 아무도 사랑이 있다. 하지 않았기에 그런 공간, 삶의 피폐한 사다리를 밟고 올라가는 경쟁의 장에서 탈락하여 다른 공간으로, 마치 차원의 틈새를 넘어가면 신세계가 있기라도 할 것처럼 기대에 찬 눈을 들고, 나는 사랑한다. 고 읊조리며 간다.

 

그녀를 찾는 것은 무의미하다. 찾는다 해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기에. 그녀와 함께 한다는 것 또한 어불성설이다. 출근하는 그녀를 배웅하는 것 이상 빈집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녀가 말했듯, 모두가 다 운동을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특히 나처럼 그녀에게서 이상적인 예술가라고 인정받은 경우에는 더. 그녀가 심미주의자들 모두를 비판한다 할 지라도 그 날 선 눈초리는 나를 피해갈 것이다. 예술지상주의를 부르짖은 그 누구라 할 지라도 나와 같이 그녀에게서 인류를 위해 네 자신의 길을 가라고 등 떠밀어지진 않을 것이다. 나는 피를 노래하지 않는다. 민중의 함성도, 억압받는 자의 고통도. 그리 하지 않고 대신 사랑을 노래한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 어느 차원에서도 통용되는 에로씨시즘의 노래를 말이다. 그것이 내가 그녀에게서 생각키는 이유다. 생각하느라 턱을 고이다 보면 사랑 또한 따라오는 법이고 그렇게 열망한 결과 나는 태어났다. 그녀의 머릿 속에서 기타와 칩을 들고 튀어나온 것이다.

 

물론 이건, 비밀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