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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12
    전업주부 vs 부업주부
    외딴방
  2. 2011/05/12
    가사노동의 소외(1)
    외딴방

전업주부 vs 부업주부

그래도 고민이 되네.

자기실현을 주부생활만으로 할 수 있을까?

경제력의 정도에 따라 우아하게 혹은 좀 구차하게 전업주부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문제는 이러한 주부생활로 개인의 자기실현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뭐, 임노동에 종속되어 처자식 먹여살리기에 고역스러운 남자들의 직장생활이 자기실현을 하면서 하는거냐 하면 물론 아니긴 하지. 기든 아니든.

남편이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니 주부생활이 적성에 안 맞아도 해야 한다. 라든가 부모가 고생하고 살았으니 자식도 그 자식을 위해 평생을 사는 건 당연하다 혹은 피장파장이다. 뭐 이딴 식으로 맞대거리하는 건 논외로 하고.

어차피 중요한 건 자기 앞의 생이다.

내 상황과 조건 속에서 전업의 길을 계속 갈 것인가, 아님 부업이라도 할 것인가.

물론 주변엔 슈퍼우먼, 워킹맘들도 있지만 나의 능력과 조건으로는 비교불가능하니 논외로 하고.

부업이...일하고 또 일하는 것에 몸은 힘드나 보람은 느끼고 사는 듯한 시골동서처럼 집안일 다 하면서 전자회사의 부품 받아다 조립하거나 남의 농장에 품일 나가는 일은 아니니까 고민된다. 사실 부업, 할라치면 김밥을 말거나 마트나 식당의 파트타임을 하거나 아파트청소를 나갈 수도 있다. 문제는 나의 저질체력으로는 그 일을 하고서는 집안일을 더 못 한다는 것에 있다. 예전에는 해봤지...만, 그리고 병났고 전반적으로 체력이 저하되었다.

부업을...마지막으로 했던 학습지교사생활처럼 보습교사활동같은 걸 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 지난번 취업연계교육을 함께 받았던 삼십대 맘들이 주 1, 2회의 강사활동이라도 하면서 어린이집다니는 자기 아이들 돌보니까 훨씬 살 것 같다고. 수입이야 뭐 전부 비정규직의 파트타임페이니까 얼마 안 되지만, 삶의 질이 좀 나아진다는 뜻이겠지.

에휴...

반상근으로 와서 일하라는데...도저 자신이 없다. 낮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일인데, 두 아이가 모두 1시면 공교육에서 방출되어 나오는데, 이후 사교육스케쥴로 따라지하는게 전업주부의 일상인데...학기 중의 지금 시점에서 아이들을  1시에 픽업하는 공부방으로 보낼 수도 없고. 그러기도 마뜩챦다. 초딩은 가능하다 해도 유치원생을 다시 어린이집으로? 5세까지 어린이집을 다섯번 옮겼는데...기록갱신할 일 있나...진짜로 둘째 학대한다 그러겠다....

포기해야쥐...

반상근은 무슨...아침에만 잠깐 왔다 가라 하면 모를까...

근데,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되나?

사실은 돈도 없다, 좀 많이 부족스럽지...남편 외벌이로 애들 교육시키며 살기는. 돈도 벌었으면 좋겠다.

전업주부의 소외감은 가사노동에 임금이 없기 때문이다. 남편 월급의 일부가 임금이라고 우긴다면...생활비 빼고 뭐 남는게 있어야...용돈 이십만원 쓰라더니...딱 한 달 주고...당장 담달부터 체불이란다. 그럼 뭐 내 노동은 그냥 먹고 재워주는 걸로 때우는 팔려온 노비냐...

가사노동의 임금은 누가 주나? 국가한테서 받아야 한다구 어느 사노윈가 사노련인가 회원이 말하더만...어찌 좀 강령에라도 넣어볼라나...

자기실현이 아니라 임금을 못 받아서 가사노동의 소외감을 느끼나, 내가?

음...암튼 고민스럽.

제안하는 사람은 기다려줄 시간은 없다는데, 내가 어떻게 당장 일하러 가냐구....밥은 안하고 사 먹는다 쳐도, 애는 누가 봐야 할꺼 아니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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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노동의 소외

노동자의 인생이 퇴근 후에 시작되는 것처럼

주부의 인생은 (가족들의등교혹은) 출근 후에 시작된다.

내일의 노동을 위해 너무 늦은 시각까지 술을 마시면 안되는데. 하고 직장생활 중에 생각했듯이

점심 후에 곧 들이닥칠 아이들을 생각하면 오전의 여유는 너무 늘어져서는 안된다. 흠...좀 짧네.

초딩 딸랑구의 동급생 엄마는 초2오빠와 함께 아이들이 하교후 피아노-영어-수영을 마치고 오면 네시가 넘는다고, 어느때여섯시가 넘기도 한다고. 다섯살 막내가 있지만 어린이집에서 제일 늦게 온다나. 그러니까 알바를 하잔다...헐.

나는 왠지...그게 안된다. 일하고 또 일하고 또 일하고 푹 잠들었다 일찍 일어나서 또 일하는거.

아침밥 차려 가족들 내보내고 나면 오전시간은 무조건 혼자 있어야 한다.

점심밥 먹을 시간도 없이 하교하는 아이들 맞이하러 초등학교로 간다. 다행히 환상적으로 스케쥴맞춰 둘째를 큰애 초등학교의 병설유치원 입학에 당첨되었으니 망정이지. 1시 하교 혹은 하원하는 아이들을 맞아 잠시 학교의 놀이터에서 놀게 하고, 2시에 큰애가 영어센타(학교부설의 저렴한...)를 가면 작은애를 델구 조금 더 놀다가 3시에 작은애 유치원으로 특별활동을 보낸다. 정부에선 종일반이 아닌 아이들에겐 유료로 특별활동을 하게 해준다. 음악,미술,체육,과학. 월 7만원정도 들어가는데 사설어린이집의 특기활동비수납상한액과 비슷하니 뭐, 수익자부담 중심의 복지정책의 실례랄까. 3시반에 큰애를이동시킨다. 학교 밖의 청소년수련관에있는 수영장으로. 4시에작은애를 데리고 집으로 와서 방치한다. 1시간쯤, 그 동안 수영장으로 큰애를 데리러간다. 집에오면 5시반. 곧 저녁식사를 준비해야하는데.

7시에 노가다를 하고 돌아오는 남편은 식사준비가 안되어있으면 매우 고통스러워하므로. 식사-설겆이-뒷정리-간식제공-아이들치카하고 책읽어주며 재우기. 10시까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노동. 청소시간이 좀 줄었다. 남편이 청소기 돌리고 스팀 미는걸을 하면서.

주중 매일은 아니고 월수금이 이러하다. 화목토일은 이보단 훨 여유롭지. 뭐...오십보 백보다. 빨래, 장보기, 기타 공사다망한 일이 있으므로.

여기에다 내가 추가해서 하는 일은 오직 방통대 공부 뿐인데.

이 이상의 추가는 불가능하다. 그나마 오전의 몇 시간을 나는 방통대공부에 쏟지도 않는데.

알바라니.

아침밥 하기 혹은 오후시간의 아이돌보기 혹은 저녁시간의 가사써비스 중 어느 하나라도 빼준다면 모를까.

아침 먹고 출근해서 노가다하고 배고프다 하면서 돌아와 저녁밥 먹고 티비시청 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남편을 동거인으로 갖고 있는한 가사노동에서의 동료는 불가하다.

출근 혹은 등교 및 등원하는 가족들의 리싸이클되는 하루를 준비하고 보조하고 실제 그것이 가동되도록 하는 것이 주부의 일이다, 전적으로.

조금이라도 이 리싸이클의 노동량을 줄이기 위해 나는 밥을 잘 안 먹는다. 나를 위한 식단을 준비하지 않고 나를 위한 지출을,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 하지 않는다. 집에서 하는 머리염색을 미루고 미루었더니 큰아이의 반친구들이 할머니라고 ...더이상 미루지 말아야겠다.

대안이 없다. 탈출...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도 쪽팔리다. 내가 강제노동수용소에 있나?

성별분업의 이데올로기가 공고한 이 가족주의적 사회에 살면서 감내하기로 한다. 막말로 그래서 나가서 돈벌이는 안 하고 있지 않은가. 전적으로 주부생활만 하면서.

돈이 좀 부족하긴 하다. 그건 뭐 큰 문제는 아니다. 노인들도 집을 저당잡혀 죽을때까지 생활비를 빚내서 살아가는데...우리집 저당잡혀 매달 100만원씩 빚져도 향후 이삽십년은 버틸것 같다. 대충 계산해도 70에 죽으면서 전재산 탕진하면 딱 맞는구만. 유산상속이 안되는게 문제인가? 그럴줄 알고 오천만원짜리 생명보험 들어놨다. 흐...울 딸랑구들이 엄마 죽고나도 집은 없어도 돈 오천 정도는 손에 남겠지....ㅋㅋ

근데 현재가 문제다.

아침밥을 짓고 상을 차리고 애들 가방챙기고 머리빗겨 학교 델다주고...오후 내내 아이들의 뒤에서 시중을 들고 저녁시간의 연속적인 노동을 하면서 계속 무언가를 기획해야 한다. 찬거리를 뭘로 할지에서부터 아이들의 준비물이나 숙제, 스케쥴 조정하기, 공과금 처리, 오월은 가정의 달이라 부모님선물, 선생님...꽃이라도...기타등등. 오늘도 고민 중이다. 꽃바구니를 엄마들이 모여 하나 샀는데, 전업인 엄마 둘이서 갖다주랜다. 흠...차려입고 가야하는데...수영장에 흘리고 온 수영가방도 가지러 가야하구, 카드값이 연체되었으니 어디선가 돈을 융통해와야하고. 시골에서 보내준 헌옷들을 정리하여 건질 꺼 건지고 보낼꺼 보내야 한다. 아름다운가게에 들고 가는 것도 일이다.

골치 아픔....딸랑구의 사랑하는 햄스터에게 물과 모래를 갈아주어야 하고....으...미치겠다.

이 모든 자잘한 기획과 실행을 혼자 해야 한다. 의논할 사람도, 수다떨 사람도, 손 거들 사람도, 쉬면서 차나 한잔 할 사람도 없다. 완전히 혼자 하는 노동이다.

성격 문제도 있지. 올케나 이웃이나 아이들의 친구엄마와 수다를 떨지 않으니. 이들과 수다 떨면 더 피곤하다, 정신적으로.

오십보 백보다. 주부의 노동은 한 가정을 책임지고 가족구성원들의 사회생활을 리싸이클시키는 단독행위다. 기관사가 한 명 밖에 없는 서울 메트로처럼.

환장하겠네...입에 침이 마른다. 혼자 일하면서 지나가는 말로 너스레 한 번 칠 동료가 없으니.

임금노동자의 노동이 소외되는 것처럼, 남편의 월급으로 생활을 꾸려가는 전업주부의 노동도 그와 다르지 않다. 일하고 왔으니까 하면서 던져주는 월급봉투에 생존을 의지하면서 소외되고, 자신을 뺀 가족구성원들을 위한 노동을 통해 소외되며, 동료 없이 혼자 하는 노동 속에서 또한 소외된다.

둘째가  유치원숙제를 하는데 가족들의 취미생활을 쓰는 난에 설겆이.라고 쓰란다. 흠...그 애를 너무 방치했나. 둘째는 엄마의 뒷모습만 본 것이다....늘 뭔가를 하고 있는.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을 주부생활의 한 항목으로 분리배치해야 하는데...언제?

오늘 내가 심신의 스트레스가 심한 것은 요며칠 시골에 다녀왔기 때문이다. 가부장적인 시댁 식구들 사이에서 4일 동안을 보내면서 매우...매우 소외감을 느꼈기 때문.

또 하나는 뭐 여성의 에너지가 재순환되는 달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이 아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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