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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7/04
    봄이 오는 집(3)
    풀소리
  2. 2006/06/21
    블로거 산행(6)
    풀소리
  3. 2006/06/06
    북한산(3)
    풀소리

봄이 오는 집

산오리님의 [이준 집구경..][이준 집 근처 구경..]에 관련된 글.

“주인장의 환대도, 주변의 풍경도, 사람들도, 나들이도, 심지어 정취암까지 산책길에 불시에 덮친 소나기도 다 너무나 좋았던” 여행길이었다.


물론 미안함은 생략이다. 그럴만한 일들이 있었지만, 미안함을 내 개인 블로그에 표한다는 게 오히려 주인장에게 더 미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 때문이다.





 

<> 이준 선배의 "봄이 오는 집" 전경/ 카메라 뱃더리가 간당거려 거의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경남 산청 둔철마을에 이준 선배랑 이정민씨랑 아들 용수가 사는 집이다. 그들은 집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봄이 오는...”

이름만큼이나 사는 사람이 너무나 멋있어 어쩌면 이 세상이 아닌 것 같기도 한 집이다.

 


 

 

 

<> 집 앞 풍경들

 

둔철마을은 대안학교로 유명한 간디학교가 있는 마을이기도 하고, 이 학교에 아이들을 보낸 학부모 몇 명이 생태마을을 조성한 곳이기도 하다. 생태마을이란 사람이 자연에게 삶을 의지하면서도 최대한 그 흔적(피해)을 남기지 않는 마을이라고 한다. 그만큼 집짓기, 그리고 사람살기에 여려 배려가 묻어있는 마을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의 배설물이라든지, 생활하수와 같은 자연에 해가 되는 것들이 이 집을 벗어나기 전에 자연의 힘을 빌려 정화되고, 천연 거름이 되도록 설계되었다.

 


 

<> 집 옆에 있는 생태연못/ 생활하수가 냇물과 섞이고 정화되도록 설계되어있다. 도롱뇽이 살고 있는 걸로 봐서 이곳도 제법 깨끗한 것 같다.

 

전부터 주인장의 초대가 있었고, 나 또한 가보기로 하였지만 약속은 번번이 빗나가기만 했다. 주인장이 거듭 권하고 산오리가 지역위원회에 공개적으로 함께 가자는 글을 띄었지만 이번에도 가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노조사무실 이사가 있었고, 지역의 정경화 부위원장, 안광인 조직위원장과 선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주일 내내 출장이다 뭐다 하여 밖으로 돌았기에 아내한테 제일 미안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 콩밭, 아니 잔디밭 매는 저 처자는 누구?

 

선약을 한 정경화 부위원장이 함께 갈 것을 권하고 하여 아내에게 ‘내 다녀올 것’을 상의하니 흔쾌히 ‘그러셔’라고 답했다. 난 더 묻지도 않았고, 아이한테 함께 갈 것을 권하다 아이가 싫다고 하는 말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길을 나섰다. 길을 나서는 게 미안하여 다시 한번 갈지 말지를 묻는다면 나 스스로가 포기할 것 같아서였다.


토요일 오후 5시가 넘어 출발하여 도착하니 밤 10시 30분이나 되었다. 산 속으로 한 없이 들어가는 둔철마을은 쉼 없이 모였다 흩어지는 구름 사이로 빽빽한 별들이 비치곤 했다. 심지어 은하수까지 보였다.


전날 먼저 와있는 산오리 일행들은 우리가 도착했을 때 이미 술에 취해 있었다. 술을 피하는 산오리는 예의 노래를 청하는 취객에게 시달리다 노래부르다를 반복하다 우리를 술취한 일행에게 인계하고 사라지고, 나도 많이 마시기 싫어 넓은 집 구석구석을 배회하다, 정경화 부위원장의 SOS 호출에 “목숨을 내놓고 마셔보아라!”에 동참하였다.

 


 

 

<> 고기 굽는 주인장과 산오리/ 산오리의 솜씨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황토방에서 자서인가, 전날 마신 술에 비해 일찍, 그것도 멀쩡하게 깨었다. 전날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고 하는데, 일요일은 구름은 많으나 비는 내리지 않았다. 잔디밭의 풀을 뽑고, 물고기를 잡는다고 냇가에 나가고 하다 점심으로 바비큐를 해먹고...


점심을 먹고 나서는 둔철고원 끝자락에 있는 “정취암”까지 산책을 갔다. 주인장 내외와 산오리, 정경화 그리고 나 이렇게 말이다.

둔철고원은 해발고도 약 500m에 형성된 분지이다. 이곳은 해발고도랄 것도 없는 경호강 바로 옆 삐죽이 솟아 있는 산지에 있는 분지이므로 설마 이렇게 높은 곳에 이렇게 넓은 분지가 있을까 싶은, 경이로운 환경이다. 정취암 가는 길은 고원 평원을 가로지르는 것으로 거의 평지에 가깝다.


이곳은 자연습지가 있고, 희귀 동식물이 있어 자본가들이 골프장으로 만들려는 것을 진주 등 지역 주민들이 막았고, 이제는 생태공원으로 거듭 날 것이라고 한다. 난 생태공원이고 뭐고, 비포장 길을 그대로 냅두고, 정리 안 된 논밭을 그대로 냅두고, 숲과 물과 들을 그대로 냅뒀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넓게 파헤쳐지는 도로공사에 대비하여 그대로 뒀으면 하는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내 뜻대로 될 수는 없겠다고 하더라도, 온전히 내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상실감이야 어디 가랴.



<> 정취암 산신당 앞 돌담과 소나무


<> 은은히 소리내던 풍경이 카메라 후레쉬에 모습을 드러내고...

 

<> 둔철고원 반대편에서 정취암 오르는 길

 



<> 정취암 연못의 개구리와 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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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산행

한심한 스머프...님의 [호황이었던 그 산행..] 에 관련된 글. 

- 후기 쓰려고 트랙백 걸어놓고, 조금 쓰다가 어영부영 시간이 가벼렸다. 다녀온 시간이 너무 멀다. 그래도 써야겠지~ -

 


* 숙소에서 내려다본 풍경



1.

두번의 오프 참가.

하지만 산행은 처음이다.

낯을 가리는 소심함 때문에 쭈뼛대고 있을 때, 예의 뻐꾸기님이 몇 번에 걸쳐 함께할 것을 권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정곡을 찔렸다. 소심한 사람들의 한 특징이듯 나도 누가 여러 번 권하면 웬만하면 따르는 성격이니 말이다.


1차 집결지는 청량리역이다.

저녁 8시 40분에 모이기로 했다.

조금 일찍 나와 여유 있게 시장도 보고, 청량리역에서 미리 기다리자고 마음먹었는데, 5시가 넘어서면서 업무와 전화가 밀린다.


가까스로 정리하고 보니 시간이 없다.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아 일을 하면서 밥을 먹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빠르게 정리하고 시장으로 나섰다. 스머프가 김을 사오라고 했는데, 시장 안으로 들어갈 시간이 없다. 거리 노점에서 야채들을 사고, 노조에 두고온 칫솔 대신 1,000원 하우스에 칫솔 한통(1,000원)을 사 뛰다시피 영등포역으로 향했다.


도착해보니 8시 35분. 당연히 모두 와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도 없다.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어떤 미소년(?)이 핸드폰을 귀에 대고 두리번거린다. 일행이 아닐까? 나중에 모여서 보니 블로거 진철이다.


하나 둘씩 모이고, 전화를 하고, 표를 더 사고, 담배를 피고 하는 동안 마지막 일행인 뻐꾸기와 알엠, 하은이 한별이가 왔다.


산오리, 스머프, 행인, leeus, 현근, 야옹이, 진철, 저음(전김), 알엠, 뻐꾸기 그리고 나. 이렇게 블로거 11명, 그리고 하은이 한별이 모두 13명이다.



2.

배낭메고, 기차타고 ... 산오리 말대로 오랜만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전학 와, 고 2때까지 집에 가려면 늘 이용하던 청량리역, 중앙선 열차다.

그 중앙선 열차를 참 오랜만에 탔다.


쉼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들, 웃음. 들뜬 분위기로 블로거들은 수학여행 떠나는 중학생 같다.

1시간이 어떻게 간 줄 모르게 순식간에 도착한 용문역. 우리 숙소인 파라다이스 콘도를 어떻게 가는 줄 아는 이 없다. 역앞 관광지도를 보고 이웃이 고향이라 이곳에 연고권(?)을 주장하는 행인은 약 2Km로 걸어서 30분 걸릴 것 같다고 한다.


용문은 면 소재지이지만 무궁화열차가 설 정도로 제법 큰 듯한데, 역 앞에 택시 한대 없다. 가게에서 알려주는 대로 조금 걸어 나오니 택시 정류장이 있다. 우리가 도착할 때 택시가 승객을 태운 채 빠져나간다. 예감이 좋지 않다. 정류장을 지키는 아저씨는 금방 올 거라고 하지만 그럴 것 같지 않다.


걸어가는 것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난 바로 옆 파출소로 가 길을 물었다. 경찰 하는 말이 겨우 5분 거리란다. 걷자. 일행이 모두 걷기 시작하는데, 행인 하는 말 ‘경찰차로 5분 아닐까요?’ 행인의 말에 우리는 웃었지만 짧은 시내구간을 벗어나자마자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최초로 나타난 입간판에는 ‘파라다이스 콘도 -> 1Km’라고 씌여 있었으니 말이다.



3.

그래도 걷기를 참 잘했다. 불빛이 적은 시골길은 위험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하늘 가득한 별들을 구경할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더욱이 무주 같은 깊은 산 속에나 남아 있을 줄 알았던 반딧불도 보았다. 처음엔 한 마리가 있어 신기해 모두 모여서 보았는데, 지나다보니 논둑 위로, 도랑 위로 몇 마리씩 날라 다닌다. 음~. 얼마만이지?


드디어 파라다이스 콘도다. 꽤 낡았다. 엘리베이터도 삐걱댄다. 방안에는 먼저 와 있는 바퀴벌레 한 마리가 우리가 도착했는데도 피하지 않는다. 너무 오래 사람을 보지 못해서 겁을 잃었나?


그래도 좋다.

짐을 푸니 먹거리가 잔뜩이다. 난 싸온 브로컬리를 잘라 데쳐놓고, 행인이 상추를 씻기 시작하는 걸 보고 나도 한 바구니를 담아 옆호실로 갔다. 아니, 저음님이 벌써 와서 방울토마토를 씻고 있다.

 

이렇듯 자발적으로 씻고, 다듬고, 굽고 하는 사이 자연스럽게 밥상, 아니 술상이 차려졌다. 말들은 섞이고, 합치면서 끝이 없었고, 시간이 깊어가자 하나 둘 슬며시 자리를 뜨고 새벽 4시경에는 행인과 스머프, 나 이렇게 3명만 남았다.(난 사실 소심한 성격에 어느 방에서 자야 할지 모르겠던 것도 최후까지 생존한 중요한 이유다.)

 

 

4.

새벽 5시가 넘어 최종 자리 정리. 행인은 일정을 이유로 기차를 타러 역으로 향했다.

 

이하 다른 블로거들이 쓴 내용과 일치. 하지만 다음날 오후 일정이 있는 난, 늦은 산행에 동참할 수 없었다. 아쉽고 미안했다.

 

밤을 새다시피 이어진 대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밤새 토론하고, 논쟁하던 열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뭐랄까. 불로거들의 모임은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어쩜 멸종 위기에 몰린 반딧불이 멀리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동료를 만난 기분일지도 모르겠다.

 

 

<> 숙소인 파라다이스 콘도 : 사진으로는 제법 번듯하다.

 

<> 용문역 풀랫폼 : 사진에는 잘 나타나 있지 않지만, 블럭 사이로 플이 많이 나 있다. 특히 멀수록. 쓸쓸하다. 어릴적 어느날 갑자기 반질반질하던 시골 초등학교 운동장에 귀퉁이부터 풀이 나기 시작했던 기억이 겹쳐진다.

 

<> 돌아오는 열차 차창으로 비친 양수리 샛강.

 

<> 능내역 부근. 옛날 이곳에서 배도 타고... 온갖 추억이 많은 곳...

 


 <> 댐 근처에서 본 팔당호수. 팔당에서 양평까지 길은 언제 보아도 참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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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지난 일요일 모처럼 가족이 북한산 산행을 했다.

아내가 전날부터 '북한산이나 갈까?' 했는데,

마침 아침에 아내 전화를 통해 당원들이 산에 가자고 연락이 왔다.

 

완연한 여름 날씨라 더워서인지, 체력이 떨어져서인지 산행길 초입부터 땀이 나기 시작한다.

꽤 오래 비가 오지 않았나보다. 계곡에는 물이 별로 없다. 그래도 깊은 곳은 맑은 파랑물감이 섞인 듯 상쾌하게 투명하다.

 

> 쪽동백꽃



오랜만에 산에 오르는 성연이는 힘들다고, 목마르다고, 배고프다고 보챈다.

아이가 안쓰러웠는지 같이 간 당원들이 점심을 먹고 오르자고 한다.

 

> 아내와 성연이

 

물가에 자리잡고 싸온 먹거리를 펼치는데 왠걸~~

아내가 산에 잘 다녀오라고 싸줬다는 김밥, 아침 여의도 영덕군민 체육대회에서 사왔다는 회 두 접시, 소주 2병...

 

'이거 먹으면 더 이상 못 올라갈텐데.' 하고 한마디씩 하면서도 잔을 나누고 회접시에 야채를 넣고 초고추장을 섞어 막회를 만들고, 건배를 하고, 제한된 술이라 한잔이라도 더 마시려고 원샷하고...

 

장난하던 성연이는 미끄러져 물에 빠지고, 말리던 아내도 덩달아 빠지고~~

 

술이 모자라 더 사오자는 측과 이왕 산에 왔으니 더 올라갔다가 내려가서 먹자는 측으로 나뉘어 잠시 실랑이 끝에 좀 더 오르기로 결론을 내리고,

 

남은 회 한접시를 다시 챙기고 산길을 올랐다. 예정된 산사 앞 약수터에서 자리를 잡고, 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 쉬었다 다시 내려가자고 하는데, 유2한 30대 아내와 박충렬은 꼭대기까지 오르겠다고 고집한다.

 

'30대 너희는 올라갔다 와라.'는 야유를 뒤로하고 그들은  대남문 쪽으로 오르고 우리는 하산길을 재촉했다.

 

내려오다 계곡에 자리잡은 주점에서 술자리를 이어갔다. 이곳은 행정구역상 경기도 고양시라 서울과 달리 공원 안에서도 계곡에서 장사를 한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 덕에 통통하게 살이 오른 송사리들은 떼를 지어 놀고, 배현철은 성연이를 위해 페트병으로 즉석에서 어항을 만들고, 성마른 성연이는 송사리를 잡겠다고 덤비다 또 물 속에 빠지고...

 

안주로 나온 파전은 푸짐하고 맛있다. 남겨온 회도 맛있고, 술자리 대화도 맛있고...

 

꼬이고, 굳고, 마비된 뇌에 비로소 산소가 들어오는 것 같다.



> 개미/ 성연이가 던져준 김밥의 달걀말이 조각을 굴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

 

> 찔레꽃

 

> 올챙이

 

> 꽃이 한창인 국수나무

 

> 해당화/ 다른 나무와 경쟁 때문인지 키가 크다.

 

> 수국

 

 


> 중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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