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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31
    토일렛
    풀소리
  2. 2010/12/18
    눈 내린 아침 숲(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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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0/12/14
    경계인 우리 아들(8)
    풀소리

토일렛

토일렛/ Toilet

 

감독 : 오기가미 나오코(일본)

출연 : 모타이 마사코(할머니), 알렉스 하우스(레이), 데이빗 렌달(모리), 타티아나 마스라니(리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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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일렛 포스터/ 포스터 밑과 옆의 문양은 영화를 보면 무엇을 뜻하는 지 알게 됩니다~

 

 

#1.

 

며칠 전 광화문 스폰지에서 토일렛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후배가 한 번 보라고 권했고, 오랫동안 영화를 보지 못했기에 광화문까지 달려가서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참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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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가 남겨진 가족과 함께 살게 되면서 첫 번 째 맞이하는 공동식사 장면

 

 

#2. 가족이란 뭘까?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레이에게는 집 밖에 나가지 못해 4년 째 운둔하고 있는 형 모리, 자기밖에 모르는 동생 리사, 외할머니라고 하지만 말도 통하지 않고 정말인지 아닌지도 의심스러운 할머니가 남겨집니다.

 

이 영화는하나 하나 독립된 개체가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에피소드를 곁들여 엮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순한 핏줄이 아닌 '가족'이란 무엇일까?

 

 

#3. 기억 또는 아픔

 

세상을 살면서 자신의 삶과 겹쳐서 보는 버릇은 저에게도 있습니다.

영화를 볼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난 이 영화를 보면서 '막 허물 벗은 게'가 생각났습니다.

예민한 신경줄이 그대로 드러난 '막 허물 벗은 게' 말입니다.

 

막 허물 벗은 게인데도 강철 가시를 가진 고슴도치로 보는 시선들..

무신경한 등치만큼이나 무신경하고 잔인한 그 무엇들..

 

허물 벗은 게가 굳은 등딱지를 얻기까지의 과정..

외로운 영혼들이 함께 가족이 되가는 과정..

이 발랄하기까지 한 코미디를 보면서도 눈물이 찔끔 났던 것은

나의 또 다른 등치 때문이었을 겁니다.

 

 

#4. 이해 그리고 가족

 

가족이라고 하지만 한 집에 모여 사는 고립된 네 개의 섬과 같은 네 사람입니다.

어디서 시작해야 할 지 모르는 사랑에 서툰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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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스시를 들길 바라는 모리와 리사의 간절하고 불안한 시선

 

 

 

이 네 사람이 가족이 되어가는 첫 번 째 고비는 이들이 처음으로 함께 하는 식사였던 거 같습니다.(위의 사진들)

레이가 사온 스시로 이 네 사람은 한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스시를 좋아할 줄 알았던 외할머니는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할머니에게 스시를 권합니다.

할머니가 스시를 하나 들 때까지 불안한 표정과 시간이 롱테이크로 표현됩니다.

 

그 짧지 않은 시간이 마치 사랑을 느끼는 상대에게 서튼 고백을 하고 첫 반응을 기다리는 사랑에 서튼 이의 안타까운 기다림처럼

불안하고 길게 느껴졌습니다.

 

일본인 할머니는 스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할머니는 손자들의 간절한 시선을 보면서 천천히 스시를 하나 듭니다.

 

사랑에 서튼 이의 서튼 고백은 드디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 ps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화를 보시는 이들에게 피해가 될 것 같습니다.

    영화상영정보는 스폰지하우스(http://cafe.naver.com/spongehouse.cafe)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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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아침 숲

밤새 눈이 내렸다.

제법 눈이 쌓였다.

나는 체육관에 갈 시간이지만, 운동을 포기하고 눈 내린 숲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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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입구에 다다랐다.

아무도 밟지 않은 깨끝한 눈길이 있다.

돌아서니 내 발걸음이 한 줄로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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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으러 잠깐 숲속에 들어갔다 왔다.

그 짧은 사이 길에는 올라간 발자욱 하나, 내려온 발자욱 하나가 있다.

그리고 어둑한 숲길 나무들 사이로 따뜻한 아침 햇살이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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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리 나무에 눈이 얹혀 있다.

따뜻한 아침햇살이 비추니 붉은 속살이 더욱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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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나무에는 버섯이 났다.

누군가의 죽음은 또 다른 누군가의 생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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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겨울 숲은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참 알맞은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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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주 다니던 논길 쪽으로는 누구도 간 흔적이 없다.

가파른 언덕길이다.

 

나는 이곳을 내려가 눈 덮힌 겨울논을 보고 싶었다.

조심조심 걸었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꽈당 넘어졌다.

카메라 렌즈에도 흙이 튀었다.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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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인 우리 아들

#1

제 아들 이름은 최성연이고 현재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아이가 태어날 때 성연이 이종사촌이 3살이었는데, 병원에서 만나는 아이마다 밀치고 때려서 "뭐 저런 놈이 있나?" 했습니다.

우리 성연이가 3살이 되니 그때 그놈 3살 때와 똑 같았습니다...

말하자만 한 마리의 짐승이었죠...

4살 때 유치원을 가고, 5-6살이 되자 사람과 짐승의 경계인이 되었습니다...

물론 초등학교 들어가니까 이제 좀 사람 다워졌지만요~ ㅎ

 

#2

그러던 녀석이 이제 다시 경계인이 되었습니다.

지각과 안(?)지각의 경계인.. ㅎ

 

얼마 전 지 엄마랑 있을 때 제가 한 마디 했습니다.

"너는 지각과 안지각의 경계를 왔다갔다 하지?"

그러자 이 녀석 씩 웃으며 한마디 합니다.

 

"그런데 나 아슬아슬하게 학교 가니까 늘은 게 2개 있고, 달라진 게 1개 있다."

"그게 뭔데?"

"어. 달리기 실력이 엄청 늘었어~"

"그리고?"

"폐활량도 엄청 늘었어~"

ㅎㅎㅎ

우리는 한참 웃었습니다.

 

"그럼 달라진 건 뭐야?"

"어~ 그건. 세상이 참 아름답다는 걸 느꼈어~"

우리들은 눈이 둥그래졌습니다.

"이제 지각이다 싶으면 포기하고 천천히 걷거든. 그러니까 사방이 보이는 거야~ 나무도 보이고, 꽃도 보이고, 산도 보이고~ 대신 애들이 모두 가버려서 길도 뻥 뚤리고~ ㅋㅋ"

ㅍㅎㅎ

우리는 한참 웃었습니다.

"그런데 어슬렁거리며 가다보면 어른들이 '너 왜 이제 가냐?'하고 묻는 거야~ 그럼 난 '아 예~'하면서 지나가지~ ㅋㅋ"

ㅍ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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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이 3학년 때 사진 - 사진 찍는 걸 싫어해서 사진이 없네요... 이것도 모네 그림 보고 숙제용으로 간신히 찍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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