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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과 2학년 학생들은 예방의학과목에서 조사연구실습을 한다. 조별로 연구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통계분석을 하고 연구결과발표회도 하고 논문을 쓰는 것으로 교수 한 사람당 2개조를 배정받는다. 2003년부터는 가장 잘한 조에 대해서는 상도 준다. 지난 2003년 1등한 조는 "인터넷 게임이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2004년 수상조는 "청소년의 스트레스 원인과 정신건강"이 연구주제였는데 그 두 조의 지도교수는 바로 뻐꾸기였다. 뭐 학생들이 열심히 한 덕분이지만 그래도 괜히 으쓱한 기분이 드는 걸. 히히
내가 지도했던 조가 공동 1등을 했고 주제는 '소아아토피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 공동수상한 조의 연구주제는 "종교와 스트레스의 관련성"이었다. 올해 실습은 예년보다 주제도 다양하고 발표및 토론이 활발했다. 인상적인 연구주제로 발의 길이/넓이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아버지의 음주와 자녀 음주사이의 관련성, 천안지역 장애인 이동권실태조사 등이 있었다.
장애인 이동권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하는 학생들. 이 조는 연구결과에 통계적 연관성을 제시하지 않은 유일한 조였다. 역학연구방법론을 배우는 실습이니 만큼 비교위험도를 산출하는 것이 빠졌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문제에 대한 실태를 알리고자 했다는 점, 조사방법이 설문조사뿐 아니라 공공시설 현장조사및 전문가 인터뷰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기특했다. 이 조는 보고서를 만들어서 천안시청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토론시간에 다른 조의 어떤 학생은 연구방법에 대해서 예리한 질문을 몇 가지 하더니 "이 연구는 너무 막연하다"고 평했다.
좋은 연구란 무엇일까? 실천적인 주제, 과학적 연구방법, 연구결과에 근거한 깊이 있는 해석......주위를 돌아보면 현실에서 좋은 연구가 갖추어야 할 조건을 만족시키기란 참 어려운 것 같다.
쉬는 시간, 창문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찍어보았다. 우리가 학교다닐 때 가을이 간다고 사진을 찍어본 적이 있었던가?
학생들과 함께 하는 저녁식사. 사진을 여러 장 찍었는데 렌즈에 기름이 튀어서 영 아니다. 그래도 그 분위기라도 전하려고 한 장 올린다. 발표준비하면서 너무 힘들었다는 아이, 성적이 떨어져 고민이라는 아이도 있고, 예방의학이나 산업의학은 어떤 학문인지 궁금하다는 아이, 이주노동자 진료활동에 관심을 갖게되었다는 아이도 있다.
학생들도 선생들도 모두 뿌듯하여 이차까지 가버렸다.
이차가는 길, "아이들이 너무 발랄하고 자유롭지? 우리가 그 나이땐 말이야....."
과토론회를 하는 교실까지 전경이 들어와 감시했다는 80년대 초반에 학교를 다니다가 노동현장에 투신했다가 복적한 경험이 있는 모 선생님의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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