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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결정

 오늘은 지난 2년동안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던 연구결과 발표회에 다녀왔다. 

처음 이 연구를 시작했던 공동연구자와 앞으로 이 연구를 계속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의논을 했다.  우리는 '이 연구는 계속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내년에 내가 혹은 그가 할 수는 없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오늘 논의를 하면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코호트를 구축하기란 쉽지 않으며 이 코호트는 특정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의학계의 소중한 자산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양한 유해인자에 대한 정확한 노출평가가 이루어져 있는, 안정적인 추적조사가 가능한 연구대상에 대하여 쉽게 구하기 어려운 건강 결과에 대한 정보까지 확보되어 있는 코호트, 누가 보아도 매력적인 것이다. 한마디로 아깝다.

 

 그러나, 전향적 코호트를 구축하기 위해 내키지 않는 연구비를 받고 무리해서 일을 할 수는 없다는 게 최종 결론이다.  이미 확보된 후향적 코호트 자료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을 통해 전향적 코호트구축의 구체적인 필요성을 충분히 고민하고 나서 새로운 프로포잘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으로 생각이 정리되었다.

 

 느리게 가자. 

브레이크없는 기차에서 중도에 내리면 다시 탈 수 없다는 불안감때문에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고 마냥 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중요한 것은 내가 행복하게 일하면서 가치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다. 브레이크없는 기차는 타지 않는게 현명할 수도 있다. 내가 타야만 한다면 기차가 서면 되지. 아니면 다른 기차를 타면 되고.

 

2005년을 바라보는 뻐꾸기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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