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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질환 역학조사 1년후

  오늘은 작년에 검진하면서 직업성 피부질환 역학조사를 했던 모터제조회사에 가서 131명을 검진하고 돌아왔다. 작년에  발생한 환자들은 작업전환및 피부과 진료를 보았지만 의심되는 화학물질 교체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설문조사를 해서 원인물질 규명을 시도했지만 그 많은 화학물질 중에 어느것이 원인인지 알 수 없었고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증상이 수그러들어 일단 지켜보자 하고 끝난 것이다. 



   작년에 피부질환 요관찰자 판정(C1)을 몇 건 내면서 작업장 개선이 안 하고 올해 또 발생하면 직업병 유소견자 판정(D1)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올해 또 새로운 양상의 피부질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걱정이 꽤 되는 모양이다. 

 

 131명중 생산직은 50명밖에 안되고 그중 특검대상은 20명도 안되는데 모두들 어찌나 할 말이 많은지 오전 8시에 시작한 검진이 11시가 되어서야 사무직 검진으로 넘어갔고 1시가 다 되어 끝났다. 오전에 100명이상 잡지 말라고 해도 나몰라라 하니 짜증이 난다. 

  

   작년에 피부질환이 있거나 증상이 있었던 사람들은 작업전환 후 증상이 소실되었고, 새로 배치받은 사람들은 증상이 생겼다. 확실하게 원인규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물질교체를 하지 못한 결과이다. 피부질환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던 어떤 이는 벌써 2년이 다 되어 간다, 이번엔 확실하게 해결해달라고 주문했다. 피부보호구와 작업관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게 판명되었으니 원인물질을 찾아서 교체를 촉구하는 수 밖에 없다. 올해는 의심스러운 물질을 가지고 첩포시험을 하기로 했다.

 

   심한 팔꿈치 통증으로 파스를 네통씩 뿌려가며 일했다는 40대 중반 여성 노동자의 외상과염에 대해 업무관련성이 충분하다 생각하여 요양을 권고했더니, 담당자가 난색을 표한다. 그녀는 소위 문제직원. 부부사원으로 교대근무 감수하겠다고 하고 재입사해서 몇달만에 못하겠다 하여 주간근무로 옮긴 지 두 달만에 아프다고 잔업, 특근 안 하여 미운털이 박힌 상태. 생산량이 심하게 들쭉 날쭉 하는 중소기업에서는 하루 12시간 이상 묵묵히 일하고 잔업특근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 아니면 직업병이 생겨도 인정을 못 받는다. 내가 아프다고 잔업 안 하면 그 부담이 다른 동료한테 넘어가니, 동료들 사이의 평판도 나빠지기 때문에 문제가 더 꼬인다.

 

  마지막에 오전 중 131명을 검진하느라 지친 나와 무리한 일정때문에 이 부서 저 부서에서 욕 많이 먹어서 배부른 담당자가 깊은 대화를 나눈 끝에 서로 불만족해서 헤어졌다. 에구구, 작업장을 둘러보아야 하는데 오늘은 시간이 없다. 방학이라 교학과가 2시까지 밖에 안 하는데 2학기 수업계획서 관련해서 처리해야 할 일이......한 번 더 오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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