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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30
    토요일 밤
    무나
  2. 2008/06/25
    막막한 관계들(1)
    무나
  3. 2008/06/09
    레이저로 낙서하기(3)
    무나

토요일 밤

  • 등록일
    2008/06/30 11:34
  • 수정일
    2008/06/30 11:34

토요일 밤에 집회를 갔다오고 내내 마음이 무겁다.

가장 두려운 건, 대추리 때도 그랬지만,

고립된 상태에서 '진압' 당하는 것.

 

큰 대치가 끝나고 나면 언제나 언어 싸움이다.

폭력시위냐 폭력진압이냐, 시민이냐 폭도냐,

불법집회냐 불법연행이냐...

무력감을 느끼는 건, 언어의 그물을 쥐고 있는 것은 언제나 법과 칼을 휘두르는 그쪽이라는 것이고,

위안이 되는 건, 그게 언제나 늘 그러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질게 뻔한 싸움에서 지는 건 별일이 아니지만,

질 게 뻔한 싸움에서 이기면 정말 굉장한 별 일이 된다는 거다.

이번엔 그 굉장한 별 일을 기대해 보지만, 진다 해도 뭐 할수 없지 않은가...또 싸우고 놀고 지지고 볶을수 밖에...

(러고 보면 나도 참 설렁설렁이다)

 

함께 했던 멍구와 구로구는 집에 잘 들어갔나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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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관계들

  • 등록일
    2008/06/25 10:49
  • 수정일
    2008/06/25 10:49

어떤 사람들을 떠올리면 참 막막해지는 때가 있다.

아빠, 오빠, 그리고 언니... 한때 한 솥밥을 먹으며 정겨웠던 가족들과 막막해지고 난 후,

내게 아프고 슬픈 존재들이 되어 버렸다.

그들도 고민이 많았을 거다. 나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철회해야하나 마나하는 생각의 돌맹이를

일상의 쉼없이 재잘대는 개울에 던져넣었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부질없는 질문이었다는 것을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떠올리는 있을까 몰라.

 

회사에서도 참 막막한 사람들이 있다.

한살 많다고 나한테 반말하며 친한척 하면서 좀 예의없이 굴다가 내가 한번 호되게 할퀴고 나니까

빈정 상해서 말도 않붙히는 남자 과장 하나.

오만한 자존심, 자기가 옳다고 추어도 의심없이 믿는 그 얄미운 강인함.

자기보다 지위가 높거나 대가 센 사람들에겐 순종과 봉사의 미덕을,

지위가 낮은 이들에겐 세상엔 자기만 있는듯 떠들어대는 안아무인,

그런 사람이 만만하게 봤던 동료에게 할큄을 당하고 말았으니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을까...

 

그리고 나를 막막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팀의 팀원들, 내가 이들의 상사라는 사실이 나를 종종 당황스럽게 한다.

그리고 어느덧 이들을, 우리 팀장이 나를 바라보던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때

살짝 현기증을 느끼기도 한다.

그 어지러움이 가시게 되는 날 난 회사가 바라는 진정한 '상사'로 거듭날테지만,

날개꺽인 내 신념과 양심은 무의식의 표면에 상처입은채 잠자면서

가끔 신경증적 발작을 일으킬 것이다.

 

모든 행동, 표정, 관계, 신경질, 감정이

가족, 조직, 기존 질서에 포섭되어 있고 적응되어 있으나,

또 완전히 적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표식이 되는 것 같다.

나에겐 막막한 관계들이 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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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로 낙서하기

  • 등록일
    2008/06/09 15:50
  • 수정일
    2008/06/09 15:50

makker님의 [Laser Tag in Seoul] 에 관련된 글.

하자에서 열렸던 쥐8 공연을 보고 나서

9시쯤 광화문으로 나섰다.

시청부터 닭장차가 막고 있는 이순신 동상까지

그 커다란 대로가 뻥 뚤렸다.

사람들은 여기 저기 옹기종기 모여,

노래하고 기타치고 북치고...

길가에 앉아 맥주 마시고 놀고 지치면 싸우고,

싸우다 지치면 놀고 ㅋㅋ 완전 축제다.

 

미문동 친구들이 무언갈 준비한다기에

가보았더니, 미디액트 건물 안에서 몇 시간째 끙끙 거리며

뭔가를 준비하고 있다.

레이저로 뭘 할거란다.

 

배가 고파서 친구와 뭘 먹으러 나갔다

돌아와보니 찻길 가 커다란 교통 표지판에 무언가

레이저 비스무리한 것을 쏘고 있다.

형체를 알 수 없는 선들이 정신없이 그어지고 있기에,

미문동 친구들 빈정상하게 "에게 저게 뭐야?"했다.

 

하지만 얼마간 준비운동을 한 후,

제법 그럴듯한 글씨들이 써지기 시작했다.

"2MB OUT " 주위의 사람들 와~ 박수치기 시작.

 

살짝 자리를 옮겨, 닭장차 근처의 큰 건물에 레이저를 쏜다.

왕따시만한 글자들이 나타나자, 사람들이 입을 벌리고 감탄사를 쏟아낸다.

한편, 옆에서는 미친꽃이 92.8 메가 헤르츠 전파를 타고

라디오 생중계를 했다.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은 핸펀으로 문자를 보내달라고 하자,

어디선가 누군가가 듣고 있다며 문자를 보낸다. 신기 신기...

 

어쩔때는 참 뻘짓들을 한다 싶을때도 있지만,

미문동 친구들이나 서울리데리티 친구들 정말 어디서 그런 생각을 했나 싶을 정도로

깜찍하고 멋진 행동들을 참 잘해낸다.

 

너무 늦은 시각... 빈집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자고 말았다.

'잠은 집에서'라는 나의 오래고 견고한 철칙이 깨진 하루지만

오랜만에 만끽해본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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