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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로 가는 길


 

<관타나모로 가는 길>(The road to Guantanamo),

아시프는 말한다. 

"the world is not a nice place."

 

그 '처절한 진실'은 이 영화는 어떤 피비린내나고 분노어린 실화의 재현으로 너무나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래, 이 영화는 오직 '보여주고', '증명하며', '증언하는' 영화이다. 다큐멘터리이지만 극영화이며, 100퍼센트 진실에 의존한 내러티브를 구성한다.

 

파키스탄계 영국 청년 네 명이 친구의 결혼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향한다. 결혼할 청년의 신부가 될 소녀가 살고 있는 곳으로 향하던 그들은 아프가니스탄을 들르게 되는데 그곳에서 미군의 폭격을 만나게 된다. 젊고 혈기왕성하기만 한 청년들의 여행은 이때부터 비극으로 치닫는다. 미군의 공습으로 아수라장이 된 도시에서 외국인들을 내보내는 과정을 겪으며 혼자 떨어져 실종된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은 수백 명의 다른 포로들과 함께 탈레반의 본거지에서 연합군에게 잡힌다. 이들은 미군에 넘겨져 관타나모로 끌려가 2년이 넘는 시간을 죽음과 같은 고통 속에서 보내게 되는데....

 

이것은 실화다. 지금도 쿠바 관타나모에 있는 미군 수용소에는 500여명의 포로가 온갖 비인간적 대우 속에서 고통받으며 갇혀있다고 한다. 나치의 그것도 조금도 다를 바 없는 모습의 그 수용소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침략의 부당함, 비도덕성, 잔인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이다.

 

관타나모 수용소에 갇혀 수년을 고문과 온갖 거짓 취조에 시달리며 갇혀있는 세 청년(한 명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실종된다.)은 계속해서 진실을 말하지만, 미군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답을 얻을때까지 그 어떤 포로도 풀어주지 않는다. 그러나 2004년 750여명이나 포로가 그 안에 있었지만, 단지 10명만이 기소되었을뿐이며, 그 중 단 한명도 유죄선고를 받지 않았다. 조작된 언어가 세계를 지배한다지만 관타나모는 그 조작된 세계의 거짓과 폭력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는 곳인 것이다.

 

수용소에 갇혀있는 세 청년의 고통과 분노가 담긴 영상과 파키스탄, 영국에서의 지난 날을 보여주는 영상은 끊임없이 교차편집(inter-cut)되어 보여진다. 왜 평화롭게 자신의 삶을 살고 있어야하는 저 아랍인들이 저 곳에 갇혀있어야 하는가!!! 라는 의문과 분노를 갖지 않을 수 없도록 말이다.

 

당연히 느껴야하는 분노. 이 영화를 보고 그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으리라. 그 처절한 고통 속에서 벗어나 다시 삶을 오직 '앞으로' 내딛으며 살아가겠다는 세 청년의 마지막 말은, 좌절할 수만은 없다는 감독의 남다른 의도를 보여주는 듯하다. 그래, 세계는 친절한 곳이 아니며, 우린 분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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