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일부 일본 언론은 이 결과를 인용해 "생물농축 우려는 과학적으로 부정되었다"고 단정한다. 하지만 이 실험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적지 않은 문제점이 드러난다.
첫 번째 문제는 실험 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생물농축은 단기간에 드러나는 현상이 아니다. 특히 삼중수소가 체내 유기물과 결합해 형성되는 '유기결합형 삼중수소(OBT, Organically Bound Tritium)'는 체내 잔류 기간이 길고, 축적 양상이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쟁점이다.
일본의 방사선생물학자 이와쿠라 마사키(岩倉政城)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그는 '의학평론' 제121호(2024년 3월)에 '방사능오염수의 해양방출은 어패류에 농축을 부른다-도쿄전력 후쿠시마사고 핵발전소의 오염수탱크 내 유기결합형 삼중수소가 생성되고 있다'는 논문에서 '유기결합형 삼중수소는 체내 체류시간이 길고, 단기실험으로는 영향평가가 불충분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은 다수가 몇 주~몇 개월 단위의 실험에 불과하다. 몇십 년에 걸친 방류가 예정된 사안에서, 몇 주 혹은 몇 달짜리 사육 실험으로 "장기 생물농축이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것이 과연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 방사선방호연구소(IRSN) 연구진 이로엘-부아예(Eyrolle-Boyer) 등은 'Journal of Environmental Radioactivity(환경방사능저널)'(2018)에서 "OBT의 형성 과정과 생태계 내 거동은 여전히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으며, 단기 실험으로 장기 영향을 예측하는 데에는 본질적 한계가 있다"고 명확히 지적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이 불확실성 대신, 짧은 기간의 사육 결과만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먹이사슬(foodchain)을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연생태계에서 생물농축은 개별 개체 수준이 아니라, 먹이사슬 전체를 통해 누적된다. 플랑크톤 → 소형 어류 → 대형 어류 → 인간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농도가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수많은 환경오염 사례에서 확인된 바 있다.
일본 환경경제학자 나카야마 게이타(中山敬太)는 2023년 '장의 과학(場の科学)' 제3권 제1호 '후쿠시마원전사고대책에 있어서 ALPS처리수의 해양방출에 관한 구조적 문제(福島原発事故対策におけるALPS処理水の海洋放出に関する構造的問題)'에서 이렇게 비판한다. '실험실 내에서 단일종을 단기간 사육한 결과를 가지고 해양생태계 전체에 있어서 장기적 영향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도쿄전력의 실험은 대부분 단일 종을 고립된 조건에서 사육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실제 해양생태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거의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도쿄전력 실험이 실제 해양생태계의 핵심 구조인 '먹이망'을 거의 완전히 제거한 채 수행되었다는 점이다. 즉 '바다 없는 해양실험'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 바다에서는 플랑크톤, 저서생물, 조개류, 소형 어류, 대형 어류로 이어지는 복잡한 먹이사슬을 통해 방사성물질이 축적되고 이동할 수 있다.
재슈케(Jaeschke) 등은 2013년 'Journal of Environmental Radioactivity'에 발표한 논문에서 플랑크톤과 저서생물에서 삼중수소가 유기결합형으로 전환·축적될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보여주었으며, 이러한 하위 단계 생물군의 변화가 상위 포식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했다. 피벳(Fievet) 등(2013)도 역시 해양생태계 내에서 OBT가 먹이 경로를 통해 이동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단순 수조 실험이 이 과정을 포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도쿄전력 실험은 대부분 인공 사료를 급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는 해양생태계의 핵심 경로를 제거한 상태에서 '축적이 없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이런 실험을 바탕으로 "바다에서도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 비약에 가깝다. 해양은 단순한 '물'이 아니다. 조류, 수온 변화, 염분 차이, 계절 변동, 미생물 활동, 퇴적물과의 상호작용 등 수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열린 시스템이다. 특히 퇴적물은 방사성물질을 흡착했다가 다시 방출하는 '2차 저장소'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 축적 문제와 직결된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NIES) 연구진 역시 후쿠시마 연안 해역의 퇴적물에서 방사성물질의 장기 잔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다(Masaru Sakai 외, 2021). 그럼에도 도쿄전력의 사육실험은 이러한 환경 요인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통제된 수조에서 수개월간 진행된 실험 결과를 가지고, 복잡한 해양 생태계에서 수십 년간 지속될 방류의 영향을 평가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매우 취약한 접근이다.
세 번째 문제는 '측정 가능한 것만' 측정했다는 것이다. 도쿄전력의 실험에서 측정된 주요 항목은 주로 삼중수소 농도였다. 그러나 후쿠시마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외에도 탄소-14, 스트론튬-90, 요오드-129, 루테늄-106 등 다양한 핵종이 극미량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부 핵종은 생물학적 농축 특성이 더 강할 수 있다.
일본의 환경저널리스트 가미야 요시히로(神谷吉弘)는 도쿄신문의 후쿠시마오염수 시리즈(2024-2025) 기사에서 이렇게 지적한다. "'측정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안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측정대상의 선정 자체가 리스크평가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있다."라고 말이다. 즉,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은, 실제로는 '측정한 범위 안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의미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네 번째 문제는 실험 주체가 '이해당사자'라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이 실험의 설계, 수행, 해석, 발표를 모두 담당한 주체가 바로 방류 당사자인 도쿄전력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과학적 연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 구조이다.
일본 과학사회학자 고토 히데노리(後藤英徳)는 '과학과 민주주의(科学と民主主義)'에 후쿠시마 이후 일본의 과학행정을 분석하며 이렇게 썼다. '과학적 데이터 그 자체보다도 그 데이터가 누구에 의해 어떠한 입장에서 생산된 것인지가 신뢰성을 크게 좌우한다'. 도쿄전력의 실험 결과가 설령 일정 부분 타당하더라도, 그 결과를 사회가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이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독립적 연구자, 제3자 기관, 시민참여 검증 없이 수행된 실험은 그 자체로 신뢰의 한계를 안고 있다.
도쿄전력의 사육 실험에 대해 일본 학계 내부에서도 비판은 존재해왔다. 이와쿠라 마사키는 OBT 문제와 장기 축적의 위험성을 강조했고, 나카야마 게이타는 실험 설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전문 저널리스트인 가미야 요시히로는 정보공개 구조에 대해 비판을 했고, 가미야 요시히로는 정보 공개의 구조를 비판했다. 전 교토대 원자로실험소 조교수인 고이데 히로아키(小出裕章)는 "ALPS 처리수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위험이 명확히 입증되었다기보다 안전하다고 단정할 만큼 충분한 과학적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한다. 문제는 '위험이 입증됐는가'가 아니라 '안전이 입증됐는가'이다. 이러한 비판적 연구는 일본 정부의 공식 설명 자료나 언론 보도에서 거의 인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도쿄전력의 제한적 실험 결과만이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이는 과학적 논쟁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이 어떻게 선택적으로 사용되고 있는가라는 정치적 문제에 가깝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이 보여준 것은 '안전'이 아니라 '검증 부족'이다. 도쿄전력의 생물 사육 실험이 조작되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그 실험이 과학적으로 지나치게 제한적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염수 해양방류라는 중대한 정책 결정을 정당화하는 핵심 근거처럼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 수조 실험, 단순 먹이 구조, 현장 생태계 미반영, 불확실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부재. 이 모든 조건 속에서 도출된 '축적 없음'이라는 결론은, 과학적 확증이라기보다 검증 부족의 결과에 가깝다.
일본 환경법·과학사회학 연구자인 나카야마 게이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정책을 분석하며, 정부와 도쿄전력이 선택적으로 과학을 동원해 정책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를 "안전이라는 이름으로 불확실성을 은폐하는 구조"라고 표현한다.
과학적 논쟁에서 흔히 나타나는 오류가 있다. "위험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으니 안전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환경·보건 문제에서 올바른 질문은 그 반대다. "위험이 입증되지 않았는가?"가 아니라 "안전이 충분히 입증되었는가?"이다.
후쿠시마오염수와 같이 수십 년 지속되고, 되돌릴 수 없는 영향을 남길 수 있는 사안에서는 더욱 그렇다. 실험이 충분히 장기적인가, 다양한 생태경로를 반영했는가, 이해당사자로부터 독립적인가, 데이터가 외부 검증에 개방되어 있는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안전이 입증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생물농축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은 논쟁의 출발점일 뿐, 종결점이 아니다. 오히려 이 실험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누가 실험을 설계했는가?", "어떤 조건이 실험에서 배제되었는가?", "장기 영향은 왜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는가?", "독립 검증은 왜 구조적으로 어려운가?"
생물농축 논쟁은 과학적 사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과학이 어떤 구조 속에서 생산되고 있는가라는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도쿄전력의 실험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일은, 단지 일본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과학이 공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기 때문이다.
과학이 진정으로 정책을 뒷받침하려면, 불확실성을 축소하기 위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장기 관측, 현장 조사, 독립 연구자 참여, 원자료 전면 공개, 국제 공동 검증 체계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후쿠시마오염수 검증 구조는 이러한 조건과 거리가 멀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어떤 과학을 선택하고, 어떤 불확실성을 외면하며, 그 결과를 누구에게 부담시키는가의 문제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을 비판적으로 다시 검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실험이 증명한 것은 '안전'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아직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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