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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은 안전을 증명했는가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를 둘러싼 진실] 생물농축 논쟁의 출발점에서 다시 묻는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 기사입력 2026.01.18. 08:40:06

2023년 8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의 해양방류를 공식 개시했다. 이후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그 핵심 근거로 '생물사육 실험' 결과를 제시해 왔다. 넙치와 전복 등을 삼중수소 농도 1500Bq/L 이하로 희석한 물에서 사육한 결과, 체내 방사능 농도가 자연 수준과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생물사육 실험 결과, 영향이 거의 없었다", "생물농축 우려는 과장되었다"고 반복해 주장해왔다. 이 실험은 일본 정부의 홍보 자료, 언론 보도, 심지어 국제기구 보고서에서도 반복 인용되며, 시민들의 우려를 반박하는 대표적 근거처럼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 실험은 과연 과학적으로 충분한가. 도쿄전력의 실험은 과학적으로 충분히 설계되었으며, 장기적 생물농축 가능성을 반박하기에 충분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는가. 생물농축 논쟁의 출발점에 선 이 실험을, 이제 다시 차분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실험은 과학적 검증이라기보다 정책 정당화를 위해 설계된 제한적 시험에 가까운 것은 아닌가. 일본의 연구자들 스스로도 이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음에도, 그 비판은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도쿄전력은 방류 결정 이후 여러 차례 '생물영향 검증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는데 대표적인 자료는 다음과 같다.

'후쿠시마제1원전 해양생물의 사육시험에 관한 진척상황(福島第一原子力発電所海洋生物の飼育試験に関する進捗状況)'(도쿄전력, 2023년 4월 27일–5월 25일 보도자료).

'후쿠시마제1원전 해양생물의 사육시험에 관한 진척상황 및 사육시험의 완료에 대하여(福島第一原子力発電所海洋生物の飼育試験に関する進捗状況および飼育試験の完了について)'(도쿄전력, 2025년 3월 27일).

이 실험에서 도쿄전력은 넙치, 조개류, 해조류 등을 ALPS(다핵종제거설비)처리수 또는 삼중수소를 포함한 희석수에 일정 기간 노출시키고, 체내 방사성물질 농도를 측정했다. 그리고는 "유의미한 농축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시험'의 실험 설계와 내용을 알아보자. 후쿠시마오염수 해양방류에 대한 안전성 증명의 한 근거로 도쿄전력이 수행한 '해양생물의 사육시험'은 △어떤 생물을 △어떤 조건에서 △어떤 농도의 처리수를 이용해 △얼마나 오랜 기간 △어떤 핵종을 측정했는지 이 다섯가지 요소가 연구의 타당성·해석의 신뢰성을 결정한다. 도쿄전력의 공개 자료 및 일본 시민단체의 분석을 기반으로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도쿄전력 해양생물 사육실험에 대한 코멘트(東京電力 海洋生物飼育実験へのコメント)'(NPO법인 원자력자료정보실, 2025년 4월 14일).

이 실험의 목적은 ALS처리수 희석수에서 해양생물이 체내농축을 하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삼중수소가 생물체에 흡수되어 체내 농도가 일정 수준에서 평형에 이르고, 이후 다시 배출되는 과정을 확인한 뒤, 수조 내 물속 삼중수소 농도와 생물체 내 농도의 관계를 평가하는 것이 이 실험의 목적이다.

이 실험은 2022년 10월 3일 처리수 희석수 1,500Bq/L를 사용해 사육을 시작한 뒤 2025년 3월 20일 시험종료 시 정리한 데이터를 공표했다. 대상은 넙치, 전복, 해조류(모자반 등)이고 사육시설은 구내(수조) 및 구외(환경 중 방출 후 물을 사용한 시험)였다.

실험조건은 첫째, 삼중수소 흡수시험으로 삼중수소수가 포함된 희석 ALPS수조 안에 넙치를 사육해 312시간(약 13일) 후까지의 삼중수소 체내 농도를 측정했다. 과거 지식으로는 약 24시간 지나면 농도는 평형상태에 달한다고 상정한다. 그 결과 사육 중인 넙치 체내 삼중수소 농도는 주위 수조의 삼중수소 농도를 초과하지 않는 수준으로 일정 기간 뒤에 평형상태를 확인했다.

둘째, 배출시험은 삼중수소 농도가 환경보다 높은 상태에서 통상 해수로 되돌린다. 144시간(6일) 경과 후에 삼중수소 체내 농도를 측정한다. 그 결과 통상 해수로 되돌린 후 넙치 체내 삼중수소 농도는 시간 경과와 함께 감소해 안정상태에 이르렀다.

셋째, 체중·성장 비교이다. 2025년 3월 실험보고에 따르면 통상 해수 대 ALPS처리수 조건에서 넙치의 체중 및 전장에 현저한 차는 관찰되지 않았다. 가령 739±177g 대 815±152g 수준이었다. 이러한 결과를 사용해 도쿄전력은 "이상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저장 탱크 ⓒ연합뉴스

일본 정부와 일부 일본 언론은 이 결과를 인용해 "생물농축 우려는 과학적으로 부정되었다"고 단정한다. 하지만 이 실험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적지 않은 문제점이 드러난다.

첫 번째 문제는 실험 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생물농축은 단기간에 드러나는 현상이 아니다. 특히 삼중수소가 체내 유기물과 결합해 형성되는 '유기결합형 삼중수소(OBT, Organically Bound Tritium)'는 체내 잔류 기간이 길고, 축적 양상이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쟁점이다.

일본의 방사선생물학자 이와쿠라 마사키(岩倉政城)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그는 '의학평론' 제121호(2024년 3월)에 '방사능오염수의 해양방출은 어패류에 농축을 부른다-도쿄전력 후쿠시마사고 핵발전소의 오염수탱크 내 유기결합형 삼중수소가 생성되고 있다'는 논문에서 '유기결합형 삼중수소는 체내 체류시간이 길고, 단기실험으로는 영향평가가 불충분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은 다수가 몇 주~몇 개월 단위의 실험에 불과하다. 몇십 년에 걸친 방류가 예정된 사안에서, 몇 주 혹은 몇 달짜리 사육 실험으로 "장기 생물농축이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것이 과연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 방사선방호연구소(IRSN) 연구진 이로엘-부아예(Eyrolle-Boyer) 등은 'Journal of Environmental Radioactivity(환경방사능저널)'(2018)에서 "OBT의 형성 과정과 생태계 내 거동은 여전히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으며, 단기 실험으로 장기 영향을 예측하는 데에는 본질적 한계가 있다"고 명확히 지적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이 불확실성 대신, 짧은 기간의 사육 결과만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먹이사슬(foodchain)을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연생태계에서 생물농축은 개별 개체 수준이 아니라, 먹이사슬 전체를 통해 누적된다. 플랑크톤 → 소형 어류 → 대형 어류 → 인간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농도가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수많은 환경오염 사례에서 확인된 바 있다.

일본 환경경제학자 나카야마 게이타(中山敬太)는 2023년 '장의 과학(場の科学)' 제3권 제1호 '후쿠시마원전사고대책에 있어서 ALPS처리수의 해양방출에 관한 구조적 문제(福島原発事故対策におけるALPS処理水の海洋放出に関する構造的問題)'에서 이렇게 비판한다. '실험실 내에서 단일종을 단기간 사육한 결과를 가지고 해양생태계 전체에 있어서 장기적 영향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도쿄전력의 실험은 대부분 단일 종을 고립된 조건에서 사육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실제 해양생태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거의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도쿄전력 실험이 실제 해양생태계의 핵심 구조인 '먹이망'을 거의 완전히 제거한 채 수행되었다는 점이다. 즉 '바다 없는 해양실험'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 바다에서는 플랑크톤, 저서생물, 조개류, 소형 어류, 대형 어류로 이어지는 복잡한 먹이사슬을 통해 방사성물질이 축적되고 이동할 수 있다.

재슈케(Jaeschke) 등은 2013년 'Journal of Environmental Radioactivity'에 발표한 논문에서 플랑크톤과 저서생물에서 삼중수소가 유기결합형으로 전환·축적될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보여주었으며, 이러한 하위 단계 생물군의 변화가 상위 포식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했다. 피벳(Fievet) 등(2013)도 역시 해양생태계 내에서 OBT가 먹이 경로를 통해 이동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단순 수조 실험이 이 과정을 포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도쿄전력 실험은 대부분 인공 사료를 급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는 해양생태계의 핵심 경로를 제거한 상태에서 '축적이 없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이런 실험을 바탕으로 "바다에서도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 비약에 가깝다. 해양은 단순한 '물'이 아니다. 조류, 수온 변화, 염분 차이, 계절 변동, 미생물 활동, 퇴적물과의 상호작용 등 수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열린 시스템이다. 특히 퇴적물은 방사성물질을 흡착했다가 다시 방출하는 '2차 저장소'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 축적 문제와 직결된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NIES) 연구진 역시 후쿠시마 연안 해역의 퇴적물에서 방사성물질의 장기 잔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다(Masaru Sakai 외, 2021). 그럼에도 도쿄전력의 사육실험은 이러한 환경 요인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통제된 수조에서 수개월간 진행된 실험 결과를 가지고, 복잡한 해양 생태계에서 수십 년간 지속될 방류의 영향을 평가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매우 취약한 접근이다.

세 번째 문제는 '측정 가능한 것만' 측정했다는 것이다. 도쿄전력의 실험에서 측정된 주요 항목은 주로 삼중수소 농도였다. 그러나 후쿠시마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외에도 탄소-14, 스트론튬-90, 요오드-129, 루테늄-106 등 다양한 핵종이 극미량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부 핵종은 생물학적 농축 특성이 더 강할 수 있다.

일본의 환경저널리스트 가미야 요시히로(神谷吉弘)는 도쿄신문의 후쿠시마오염수 시리즈(2024-2025) 기사에서 이렇게 지적한다. "'측정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안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측정대상의 선정 자체가 리스크평가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있다."라고 말이다. 즉,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은, 실제로는 '측정한 범위 안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의미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네 번째 문제는 실험 주체가 '이해당사자'라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이 실험의 설계, 수행, 해석, 발표를 모두 담당한 주체가 바로 방류 당사자인 도쿄전력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과학적 연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 구조이다.

일본 과학사회학자 고토 히데노리(後藤英徳)는 '과학과 민주주의(科学と民主主義)'에 후쿠시마 이후 일본의 과학행정을 분석하며 이렇게 썼다. '과학적 데이터 그 자체보다도 그 데이터가 누구에 의해 어떠한 입장에서 생산된 것인지가 신뢰성을 크게 좌우한다'. 도쿄전력의 실험 결과가 설령 일정 부분 타당하더라도, 그 결과를 사회가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이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독립적 연구자, 제3자 기관, 시민참여 검증 없이 수행된 실험은 그 자체로 신뢰의 한계를 안고 있다.

도쿄전력의 사육 실험에 대해 일본 학계 내부에서도 비판은 존재해왔다. 이와쿠라 마사키는 OBT 문제와 장기 축적의 위험성을 강조했고, 나카야마 게이타는 실험 설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전문 저널리스트인 가미야 요시히로는 정보공개 구조에 대해 비판을 했고, 가미야 요시히로는 정보 공개의 구조를 비판했다. 전 교토대 원자로실험소 조교수인 고이데 히로아키(小出裕章)는 "ALPS 처리수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위험이 명확히 입증되었다기보다 안전하다고 단정할 만큼 충분한 과학적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한다. 문제는 '위험이 입증됐는가'가 아니라 '안전이 입증됐는가'이다. 이러한 비판적 연구는 일본 정부의 공식 설명 자료나 언론 보도에서 거의 인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도쿄전력의 제한적 실험 결과만이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이는 과학적 논쟁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이 어떻게 선택적으로 사용되고 있는가라는 정치적 문제에 가깝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이 보여준 것은 '안전'이 아니라 '검증 부족'이다. 도쿄전력의 생물 사육 실험이 조작되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그 실험이 과학적으로 지나치게 제한적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염수 해양방류라는 중대한 정책 결정을 정당화하는 핵심 근거처럼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 수조 실험, 단순 먹이 구조, 현장 생태계 미반영, 불확실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부재. 이 모든 조건 속에서 도출된 '축적 없음'이라는 결론은, 과학적 확증이라기보다 검증 부족의 결과에 가깝다.

일본 환경법·과학사회학 연구자인 나카야마 게이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정책을 분석하며, 정부와 도쿄전력이 선택적으로 과학을 동원해 정책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를 "안전이라는 이름으로 불확실성을 은폐하는 구조"라고 표현한다.

과학적 논쟁에서 흔히 나타나는 오류가 있다. "위험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으니 안전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환경·보건 문제에서 올바른 질문은 그 반대다. "위험이 입증되지 않았는가?"가 아니라 "안전이 충분히 입증되었는가?"이다.

후쿠시마오염수와 같이 수십 년 지속되고, 되돌릴 수 없는 영향을 남길 수 있는 사안에서는 더욱 그렇다. 실험이 충분히 장기적인가, 다양한 생태경로를 반영했는가, 이해당사자로부터 독립적인가, 데이터가 외부 검증에 개방되어 있는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안전이 입증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생물농축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은 논쟁의 출발점일 뿐, 종결점이 아니다. 오히려 이 실험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누가 실험을 설계했는가?", "어떤 조건이 실험에서 배제되었는가?", "장기 영향은 왜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는가?", "독립 검증은 왜 구조적으로 어려운가?"

생물농축 논쟁은 과학적 사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과학이 어떤 구조 속에서 생산되고 있는가라는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도쿄전력의 실험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일은, 단지 일본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과학이 공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기 때문이다.

과학이 진정으로 정책을 뒷받침하려면, 불확실성을 축소하기 위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장기 관측, 현장 조사, 독립 연구자 참여, 원자료 전면 공개, 국제 공동 검증 체계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후쿠시마오염수 검증 구조는 이러한 조건과 거리가 멀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어떤 과학을 선택하고, 어떤 불확실성을 외면하며, 그 결과를 누구에게 부담시키는가의 문제다. 도쿄전력의 생물사육 실험을 비판적으로 다시 검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실험이 증명한 것은 '안전'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아직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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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총리 명확 입장으로 수사권 논쟁 마무리…이젠 국민의 시간”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1.17 13:18

  • 댓글 0

“검찰주의자들, 보수언론 앞세워 ‘경찰 부실수사’ 총공세 펼칠 것”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회에서 공소청법과 함께 검사의 (보완)수사권 규정(형사소송법 제196조)을 삭제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17일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제언”이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민석 국무총리께서 검찰개혁 법안 관련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는 일관된 원칙이라고 천명해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주권 정부의 검찰개혁 책임 부서인 국무총리실에서 명확하게 해줌으로써 검사의 보완수사권 논쟁은 이로써 마무리되었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이제부터 검찰주의자들의 경찰 부실수사 언론플레이가 극심해질 것”이라며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보수언론을 내세워 공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으면 형사사법 피해자들을 외면하고 형사공백이 발생하며 범죄자 천국을 만들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어불성설”이라며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선진국 어느 나라에도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활용되지 않는다. 그 나라들이 형사사법 피해자들을 외면하고 범죄자 천국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검사들과 사법연수원, 변호사시험 기수로 얽힌 변호사들은 경찰보다는 검사에게 변론하는 것이 영업에 더 유리할 것”이라며 “(수사 기소 분리로) 법조카르텔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밖에 경찰의 수사지연, 부실수사, 검경 핑퐁 운운 등등의 많은 주장들은 모두 제도로 보완이 가능하다. 검사의 보완수사요구를 이행하지 않는 경찰에 대하여도 당연히 제도로 강제할 수 있다”며 “수사 기소 분리 원칙을 무너뜨릴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면 ‘김학의 사건’, ‘쿠팡 사건’ 등 검찰의 수사지연, 부실수사 사례도 수도 없이 많아서 개별 사례를 가지고 논쟁을 하게 되면 끝도 없다”고 지적했다.

박은정 의원은 지방선거 국면에서는 검찰개혁 추진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지금부터는 국민의 시간”이라며 “지난 추운 겨울 광장에서 국민들께 약속한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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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소유 집착 트럼프의 '대국주의 분할지배'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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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6.01.18 08:55

  • 수정 2026.01.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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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수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관세 부과

2월부터 10%, 그래도 반대하면 6월부턴 25%

매수 이유 “중·러로부터 그린란드 지키기 위해”

문제는 중·러 아닌 트럼프의 그린란드 소유집착

중국 러시아 들먹이는 건 핑계일 뿐

트럼프의 대국주의 세계 분할지배 구상

그린란드의 주거지 모습. 이코노미스트 1월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자신의 그린란드 매수 계획에 반대하는 덴마크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8개 국에 대해 관세 부과 조치를 발표하면서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소유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린란드 미국 매수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관세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영유)에 반대해 군대를 파견하겠다고 한 유럽 8개 국에 대해 2월 1일부터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6월 1일부터는 관세율을 25%로 올리겠다면서 “그린란드의 완전하고 전면적인 매수(complete and total purchase)에 관한 거래(deal)가 이뤄질 때까지 관세를 의무적으로 내게 하겠다(tariff will be due and payable)”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8개 국은 그린란드에 대한 주권을 지니고 있는 덴마크 외에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미국의 그린란드 매수에 반대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그린란드와 주변 지도. 중앙의 분홍색이 그린란드. 그린란드와 북극해를 중심으로 왼쪽에 미국 캐나다, 오른쪽에 러시아 중국이 포진해 있다. 가디언 1월 17일

매수 이유 “중국 러시아로부터 그린란드 지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올린 글에서 이들 나라에 대한 자신의 관세부과 이유로, “중국과 러시아가 그린란드를 노리고 있는데, 덴마크는 거기에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다”는 주장과 함께, 유럽 8개 국이 “위험한 게임에 빠져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세계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조치가 불가결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또 2029년 1월부터 운용하려 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시스템 ‘골든 돔’ 구상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이 고도로 복잡한 시스템이 최대한의 능력과 효율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 땅(그린란드)이 시스템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중국 러시아가 아니라 트럼프의 소유집착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초치일관 그린란드의 미국 소유를 주장하고 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그린란드를 노리고 있는데, 그린란드에 대한 주권 소유국인 덴마크는 아무런 대처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들이 덴마크를 두둔하면서 그린란드를 중국과 러시아의 야욕에 속수무책인 상태로 방치하는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그대로 둘 수 없으니 미국이 나서서 그린란드 매수하고 소유해야 세계의 안전과 평화가 보장된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가 지금 덴마크와 유럽에 맡겨 두면 중국과 러시아가 그린란드를 빼앗아 갈 것이니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거짓말에 가까운 것이다.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그린란드를 미국 소유로 만들겠다는 트럼프의 소유집착이다.

왜냐하면, 그린란드는 이미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덴마크의 영토이기 때문에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 방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덴마크와의 협약을 통해 그린란드 피투픽(Pituffik)에 미국 우주군 기지를 두고 실질적으로 군사적 방어를 맡아 왔다. 덴마크는 미국과의 양국간 협약에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충실하게 약속을 지키고 있다.

 

아침 여명 속의 그린란드의 수도누크 모습. 가디언 1월 17일

중국 러시아 들먹이는 건 핑계일 뿐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가 설사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린란드 소유권을 미국으로 이전하지 않고도 그린란드를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

유럽은 트럼프의 고집을 무마하기 위해 나토를 통한 미국 유럽의 그린란드 공동관리 방안까지 제안했다. 트럼프의 주장대로 정말로 그린란드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야욕’을 물리치고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고 싶다면,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하면 된다. 미국이 단독으로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의 ‘골든 돔’ 미사일 방어시스템 구상도 지금 관리체제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유럽과 공동으로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하다.

그럼에도 굳이 그린란드을 미국 단독으로 소유하려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러시아를 들먹이는 것은 그것을 위한 핑계일 뿐이다.

 

3D 프린터로 제작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니어처 모형, 유럽연합(EU) 국기와 그린란드 국기, 그리고 '관세(Tariffs)'라는 단어가 나타나 있다. 1월 17일 촬영된 이미지. 2026.1.17.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의 대국주의 세계 분할지배 구상

트럼프는 내심 유럽이 반대하더라도 군사적으로 그린란드를 점령하고 주민 동의를 받아내 사실상 그 땅을 빼앗고 금전적으로 일정하게 보상해 주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럴 경우,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 주민들이 주장하듯 나토 주도국인 미국이 나토 헌장을 부인하는 자가당착에 빠지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자칫 나토 자체를 붕괴시키고 유럽과의 대결을 차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차선의 방책으로 트럼프는 덴마크와 그린란드 사이를 이간시키고, 아예 덴마크를 배제한 채 그린란드 주민에게 막대한 금전적 보상을 하면서 주민투표 등을 통해 미국에 주권을 넘기도록 하는 자발적인 주권양도 모양새를 만들어내려 한다. 그것이 최종적으로 알래스카를 러시아로부터 매수했듯이 그린란드를 매수하는 형식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는 이번 SNS 글에서 그린란드를 돈으로 사겠다고 했다. 1867년 당시 720만 달러로 172만km²의 알래스카를 샀듯이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인 216만km²의 그린란드를 돈 주고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인구 5만 6천~5만 7천 명인 그린란드 주민에게 한 사람당 10만 달러(약 1억 4730만 원)씩 지불해도 56억~57억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알래스카 매수 때 미국이 지불한 720만 달러가 지금 환율로 한산하면 약 17억 달러 정도 된다는 계산도 있다. 트럼프는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이다. 그는 이미 "국가는 소유권을 가져야 하며, 소유한 영토를 방어하는 것이지 임대지를 방어하는 것이 아니다"는 얘기도 했다. 임대지나 공동관리 방식은 고려해야 하는 많은 법률적 문제나 신속하고 일사불란한 중앙통제식 결정과 행동을 어럽게하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소하는 것은 미국이 그린란드를 직접 소유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트럼프의 생각이다.

트럼프의 사고방식은 알래스카 매수가 가능했던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알래스카뿐만 아니라 1803년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 매수, 1845년에 텍사스 병합, 1846-48년 멕시코와의 전쟁 뒤 캘리코니아 병합 등 미국의 역사 자체가 끝없는 영토 확장으로 점철돼 있다. 국가주의자인 트럼프는 미국이 끝없이 힘을 키워간 19세기의 그 제국주의 시절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는 듯 보인다. 그의 철저한 부동산식 ‘거래주의’도 공동관리나 임대가 아니라 완벽한 소유를 추구한다. ‘제로섬’적 세계관의 소유자인 트럼프에게 진정한 힘은 소유에서 나온다. 거래를 통해 이익을 챙기려면 확실한 단독 소유가 전제돼야 한다.

이는 몇 개의 대국들이 세계를 각자의 세력권으로 분할해 경쟁하면서 공동관리하는 그의 ‘대국주의’ 세계관에도 부합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최근 협상과 ‘거래’를 보면 트럼프는 미국, 중국, 러시아 3대국이 세계를 분할 지배하는 21세기판 ‘얄타 체제’를 추구하고 있는 듯 보인다. 지난해 12월 5일 발표한 ‘2025 미국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서반구’에 대한 미국지배를 강조한 것에서도 그런 맥락이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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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역 '폭발 직전'…"여러 발화점서 동시에 위험 증폭"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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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6.01.17 08:00

  • 수정 2026.01.17 08:20

  • 댓글 0

트럼프 군사 행동은 위험…"결정적 불쏘시개"

여러 중동 위기, 예측 불가 미국과 결합

이란 시위, 이슬람 공화국 모델 시험대

중동 혼란의 '감정적 진원지' 가자지구

"시리아, 국지적 사건 중동 이슈로 전환"

외국군ㆍ민병대ㆍ정보기관 중첩돼 작전

"이스라엘의 레바논 북부 전선 가장 위험"

"예멘 내전, 중동 다층적 복잡성 보여줘“

"지금 중동 전역이 끓어오르고 있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의 모하메드 아유브 명예교수(국제관계학)는 '중동은 비등점에 이르렀나'란 14일 자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 기고에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반체제 유혈 시위가 진행 중인 이란을 포함해 중동 전역이 직면한 극한 충돌의 위험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여러 교차하는 중동의 위기들이 예측 불가한 미국과 결합해 이 지역에 격변의 2026년을 예고한다"라고 우려했다. 인도 출신의 아유브 교수는 이른바 제3세계 국가들의 안보 위협의 본질을 다룬 '종속적 리얼리즘' 이론을 만들고, 이슬람 분야 등에도 정통한 학자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9일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26. 01. 09 [AP=연합뉴스]

"지금 중동 전역이 끓어오르고 있다"

"여러 발화점들, 동시에 위험 증폭"

아유브 교수가 보기에,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행동을 경고한 이란의 시위는 전례 없이 세예드 알리 호세이니 하메네이가 이끄는 이슬람 정권의 '회복력'을 시험하고 있지만, 이런 이란의 혼란이 중동의 유일한 불안 요인은 아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파괴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고, 시리아는 여전히 정치적 분열과 싸우고 있고, 이스라엘은 전장을 레바논으로 계속 확대 중이며, 예멘은 다층적 내전을 벌이고 있다. 그 와중에 튀르키예와 미국 등 역내와 외부 강대국들은 공세적이고 종종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그들의 정책은 갈수록 여러 전장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교차하고 있다.

아유브는 "중동이 단 하나의 고립된 위기를 제공한 경우는 드물다"면서 "대신 다수의 중첩된 갈등을 보여주며, 그 충격파들은 난민, 미사일, 교역 흐름, 이념의 형태로 국경들을 넘어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중동이 '끓고 있다'고 확실히 느끼는 건 전쟁 하나가 격화돼서가 아니라, 여러 압력 지점이 동시에 달아올라 전역의 온도를 끌어올리고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순간의 특징은 위기의 새로움이 아니라 동시성이다. 이들 발화점은 더는 고립되지 않고 함께 전개되며, 위험을 증폭하고 외교 탈출구를 좁히는 방식으로 상호 작용한다"라고 했다.

 

8일 이란 테헤란에서 통화 가치 하락과 생활고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민병대인 '바시지' 대원이 거리의 불을 끄고 있다. 2026. 01. 08 [WANA=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시위, 이슬람 공화국 모델 시험대

"테헤란 내부 불안정, 내부적이지 않아"

아유브에 따르면, 이란의 시위는 이슬람 공화국 통치 모델에 대한 극단적 스트레스 테스트다. 수십 년의 제재와 정권의 실정으로 극한 상황에 놓인 경제와 민생, 정치적 탄압, 세대 간 갈등이 반복적 불안정의 악순환을 낳았고, 정권은 개혁 대신 무력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메네이 지도부의 대응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탄압 강화란 익숙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역사적으로 내부 압력을 커질 때 이란 정권의 대외정책은 자제와 저항 사이를 오갔다"며 "내부의 긴장은 종종 강경 세력을 강화한다. 이들은 (중동) 역내의 공세가 억지력과 혁명적 신뢰성을 확보하고 대중의 불만을 외부 행위자로 돌리는 데 필수적이라고 여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헤즈볼라, 이라크와 시리아의 민병대, 예멘의 후티 반군과 이란의 관계는 테헤란의 내부 불안정이 결코 순수하게 내부적이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외부 파급을 걱정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스라엘, 걸프 국가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미국의 리스크 계산을 바꾼다. 이들은 이란이 제약받으면서도 예측 불가해 보일 때 억지, 외교, 전략적 인내 중 무엇이 자국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14일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 작전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자이툰 구역의 건물들 사이를 걷고 있다. 2026. 01. 14 [AP=연합뉴스]

중동 혼란의 감정적 진원지인 가자지구

"다음 폭발에 필요한 에너지 저장할 뿐"

아유브는 가자를 여전히 지역 혼란의 "감정적 진원지"이고 중동의 "정치적 가속기"로 봤다. 파괴, 팔레스타인 주민의 고통, 통치 문제 등 가자의 모든 일이 전 아랍 국가에 반향을 부른다. 가자는 아랍 대중엔 국제 외교의 불공정과 이중 잣대라는 서사를 강화한다. 이스라엘의 침탈에 무기력한 아랍 정권들엔 '엄청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스라엘엔 실존적 안보 논쟁을 격화시키고 국제적 비난을 초래한다. 특히 트럼프가 '평화 프로세스' 주도를 결정한 뒤 가자는 미국의 신뢰성에 대한 "결정적 시험대"가 됐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미국은 딜레마에 빠져있다. 이스라엘의 핵심 동맹인 동시에, 가자의 인도적 접근, 휴전의 지속성, 전후 체제를 만들 가장 강력한 나라이지만, 제대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유브는 "동맹국은 미국의 결의를 의심하고, 적대국은 미국의 공정성을 의심하며, 지역 대중은 미국 외교를 변화를 주도하기보다 반응적이며 미국 유권자들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는다고 여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결과는 외교적 긴장뿐만 아니라 전략적 표류다"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가자를 위한 성공 가능한 정치적 지평이 없다면, 각각의 휴전은 해결이 아닌 일시 중지가 되고, 그 일시 정지는 단지 다음 폭발에 필요한 에너지를 저장할 뿐이다"라고 경고했다.

 

14일 시리아 알레포에서 군용 차량에 탑승한 군인들. 시리아 국영 통신사 SANA는 시리아 정부가 쿠르드족 주도의 시리아 민주군(SDF)을 겨냥한 공격 개시를 위협하며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리아군이 '데이르 하페르 전선'에 증원군을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2026. 01. 14 [로이터=연합뉴스]

"시리아, 국지적 사건을 중동의 이슈로 전환"

외국군ㆍ민병대ㆍ정보기관 중첩구역서 작전

아유브에 따르면, 시리아는 "동결된 분쟁"으로 불리지만, 진짜 현실은 다르다. 시리아는 여러 역내 경쟁 관계를 잇는 영구적으로 활성화된 단층선이다. 시리아의 파편화로 외국 군대, 민병대, 정보기관들이 중첩된 구역에서 활동하면서 국지적 사건을 중동의 이슈로 전환시킨다.

외부 행위자 중 튀르키예와 미국의 존재가 중요하다. 튀르키예는 PKK(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 조직)와 연계된 쿠르드 자치 정부 구축을 막고 난민 관리를 위해 북부 시리아에서 군사력을 운용하고 있으며, 쿠르드 세력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미국과 불편한 관계에 놓여 있다. 미국은 대테러와 이란 영향력 억지를 위해 동부 시리아에 일부 핵심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 아유브는 "시리아가 불안정한 건 어느 한 행위자가 혼란을 원해서가 아니라, 누구도 포괄적인 해결을 강제하거나, 촉진할 의지나 능력조차 없기 때문이다"라고 풀이했다.

 

15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 위치한 테헤란 그랜드 바자르(재래시장)에서 사람들이 걷고 있다. 2026. 01. 15 [WANA=로이터=연합뉴스]

아유브는 "튀르키예와 미국은 오늘날 중동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방관자는 아니지만, 결과를 통제하지도 못한다. 양국은 중첩되고 때로는 충돌하는 목표를 지닌 채 여러 전장에서 작전을 펼친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는 안보, 민족주의, 실용적 관여의 균형을 맞추는 지역 강대국으로 자신을 투사한다. 시리아 정책, 러시아‧이란과의 관계, 나토 회원국 지위, 가자 집단학살 비판 발언, 국내 정치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역내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적으론 강력하나 외교적으론 제약이 있고, 갈수록 국내 경제적 압력을 받는 등 그 영향력은 "불균등"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또한 글로벌 강대국으로서 미국은 이란을 억지하고, 이스라엘과 사우디 등 동맹을 지원하며, 교역로를 확보하고, 대규모 전쟁을 피하고자 하지만, 그 결과는 주도적이기 보만 반응적이고, 특히 최근엔 트럼프 개인에 좌지우지되고 있어 중동 정세를 예측 불가하게 만들고 있다.

 

15일,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소모르 마을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스라엘 군은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 목표물들을 대상으로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2026. 01. 15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레바논 북부 전선 가장 위험"

"예멘 내전, 중동의 다층적 복잡성 보여줘"

역내 확전의 가장 즉각적 위험을 보여주는 곳을 이스라엘의 레바논 북부 전선으로 봤다. 그에 따르면, 양측 모두 '억지력'을 내세우지만, 제한된 타격, 보복 사격, 격화하는 말싸움은 갈수록 오판 가능성을 키우고 전면전으로 이어질 흐름을 만든다는 것이다.

예멘 내전은 중동 지역의 다층적 복잡성을 보여준다. 후티 반군과 합법적 예멘 정부 간의 투쟁에서 시작된 내전이 남부 분리주의자, 부족 세력, 지역 후원자, 해양 안보와 연계된 국제적 이해관계가 얽힌 여러 중첩된 갈등으로 진화했다.

후티 반군이 이란과 연계되면서 예멘은 테헤란과 워싱턴 사이의 광범위한 대결 구도 안에 놓였다. 홍해 안보와 연계된 미국의 해군 배치와 공습은 국지적 충돌이 어떻게 글로벌 우려 사항으로 확대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반후티 세력 내의 분열,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정부군 지원)와 아랍에미리트(UAE, 남부 분리주의자 지원) 간의 균열은 대리인 연합이 장기전의 압박 속에서 국지적 이해관계가 엇갈릴 때 어떻게 분열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5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후티 병사들이 순찰하고 있다. 2015년 전쟁이 발발한 이후 후티가 사나를 포함한 예멘 북부의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장악력을 공고히 한 반면, 남부 분리주의 세력이 남부 대부분을 통제하면서, 예멘은 다시금 권력 투쟁 속에서 분열 위험에 놓여 있다. 2025. 12. 25 [EPA=연합뉴스]

"트럼프 이란 군사 공격은 불쏘시개,

중동 전역, 혼란의 도가니로 내몰 것"

예멘은 홍해에서 인도양으로 향하는 선박들이 통과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한 전략적 요충지다. 특히 세계 무역의 12%, 해상 석유 및 LNG 무역의 8~10%가 홍해를 통과한다. 홍해는 수에즈 운하를 통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잇는 최단 항로다. 어느 한 지점에서라도 통행이 차단되면 선박들은 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으로 돌아가야 하며, 그러면 항해 기간은 10~15일 늘어나고 비용은 급격히 상승한다. 후티 반군은 2024~25년 이스라엘의 가자 제노사이드(집단학살)와 파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했다.

아유브는 "중동이 '끓어오르는' 건 그 위기들이 더는 고립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라면서 ▲ 이란의 내부 불안은 중동 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 가자의 파괴는 여론과 무장 세력의 전략에 영향을 주며 ▲ 시리아는 불안정을 수출하고 ▲ 레바논은 이스라엘과의 영구 대치라는 무게에 짓눌려 있으며 ▲ 예멘의 전쟁은 끝나지 않고 변이하고 ▲ 이 모든 것 위에는 떠 있는 튀르키예와 미국은 영향을 줄 만큼 강력하지만, 결과는 결정 못 하는 세력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휘발성 높은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군사 개입 위협이 실행된다면, 그것은 결정적 불쏘시개가 되어 중동 전역을 혼란 도가니로 몰아넣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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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남북교역 재개위한 제도개선 착수...교류협력법 시행령 등 입법예고

반입승인 단계에서 관련 서류 제출...절차 간소화인가, 행정편의에 따른 부담가중인가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6.01.16 10:57
  •  
  •  수정 2026.01.16 1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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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이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유관기관 TF 회의 및 실무협의 등을 토대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과 '북한산 식품의 수입검사 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 및 '남북 교역물품의 원산지 확인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사진-정부e브리핑 갈무리]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이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유관기관 TF 회의 및 실무협의 등을 토대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과 '북한산 식품의 수입검사 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 및 '남북 교역물품의 원산지 확인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사진-정부e브리핑 갈무리]

지난해 9월 남북 사이에 초보적으로 재개된 교역 진행 과정에서 걸림돌이 됐던 '해외제조업소 등록과 현지실사' 등 규정이 정비되고 기타 절차가 간소화된다.

앞서 지난해 9월 15일 통일부의 반입승인 후 13년만에 북한술 2종 3,500병이 인천항에 도착했으나 그 사이 강화된 '해외제조업소 등록' 절차 등에 문제가 발생해 통관이 지체되고 있는 상황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16일 "남북간 작은 교역의 재개를 촉진하고, 교류협력의 기반을 복원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남북교역 관련 제도개선 방안을 협의해 왔다"며, "유관기관 TF 회의 및 실무협의 등을 토대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과 '북한산 식품의 수입검사 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 및 '남북 교역물품의 원산지 확인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다른 법률의 준용 규정에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신설(제41조) △식품 반입승인 신청시 제출서류 목록에 해외제조등록 신청에 필요한 서류, 그리고 제3국 경유 반입의 경우 환적 또는 복합 환적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추가(제25조) △반입·반출 승인신청과 관련 대리신청이 가능하도록 한 제34조에 무역거래자별 고유번호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제25조 4항)를 추가했다.

통일부는 특히 제34조(대리신청 등)에 제25조 제4항을 추가한 것에 대해 수입신고 및 통관 단계에서 제출하던 서류를 반입승인 신청 단계에서 제출하도록 절차를 간소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합의하고 규제개혁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의결했으며, 16일부터 오는 2월 2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2월 중 시행령 및 고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안 이유와 주요내용에 대해서는 "변화된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하여, 북한산 식품의 반입 과정에서 식품안전을 확보하고 반입 신청인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하여 수입 신고 및 통관 단계에서 요구되는 해외제조업소 등록 신청 서류와 환적 증명서류를 반입 승인단계에서 신청인이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신속하게 반입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현행 제도의 운영상 미비점을 개선 보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모든 식품 수입시 적용하는 해외제조업소를 등록하도록 신설한 규정이 현재 남북관계 현실에 부합하지 않아 통관절차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제3국 세관 단순 경유를 입증할 환적(복합환적)서류와 무역거래자 고유번호를 반입승인 신청단계에서 제출하도록 한 것은 행정당국의 편의를 위해 반입자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는 식약처와 공동명의로'북한산 식품의 수입검사 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마련해 △해외제조업소의 등록 △현지실사 △정밀검사 등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고  △수입식품의 경우 최초 반입시에만 실시하는 정밀검사를 북한산 식품의 경우에는 최초반입시 뿐만 아니라 재반입시에도 계속 실시하는 강화된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남북 교역물품의 원신지확인에 관한 고시' 개정안에는 변화된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해 '원산지확인실무협의회'(통일부, 관세청 등) 운영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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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벌게진 윤석열 완패, '내란 유죄' 길목 열렸다

[분석] 공수처 수사권, 서부지법 영장, 비화폰 임의제출 모두 적법성 인정... '실체 판단' 장애물 사라져

26.01.16 18:34최종 업데이트 26.01.16 18:41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에서 진행중인 체포방해에 따른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크게 5가지 혐의를 받는 윤석열씨에 대한 1심 선고가 생중계 되고 있다. 이날 백재현 부장판사는 내란특검의 구형량 징역 10년의 절반인 징역 5년을 선고했다.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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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방법원 311호 법정, 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형사합의35부)가 "이상의 이유로 다음과 같이 판결을 선고한다"며 피고인의 기립을 명했다. 윤석열씨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선고공판 초반과 달리 그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날 법원은 윤씨의 ① 12.3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미참석 국무위원 심의방해 ② 계엄 선포문 허위 작성·폐기 ③ 군사령관들 비화폰 기록 은폐 시도 ④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계엄 선포 국무회의 소집 통보를 받은 박상우·안덕근 장관 도착 전 회의를 강행해 이들의 심의권을 침해했고, 외신대변인에게 외신 기자 대상 허위공보를 지시한 일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진 않고, '가짜 계엄 선포문'은 사실상 곧바로 폐기됐기 때문에 허위공문서 행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형량도 특검이 요구한 '징역 10년'의 절반만 선고했다.

그런데 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윤씨의 얼굴이 붉어질 만했다. 재판부는 그의 주장 가운데 '이 사건 수사는 위법하다'는 내용은 단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수처가 윤씨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수사에 착수한 것부터,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일, 법원이 해당 영장에 '형사소송법 110조, 111조 적용 예외'라고 기재한 일은 물론 경찰이 법원 영장을 토대로 대통령경호처와 협의해 비화폰 통화내역 등을 확보한 것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한 수사의 큰 틀을 인정해 준 셈이다.

'내란 수사' 정당성 인정... 얼굴 벌게진 윤석열

재판부는 먼저 "공수처는 피고인의 직권남용 혐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모두 수사권이 있다"고 명확히 정리했다. 계엄 당시 현직 대통령이었던 윤씨는 내란·외환죄만 예외로 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헌법 84조), 공수처의 수사범위에 내란죄는 빠져있는 점 등을 내세워 '내란 수사는 불법이고, 후속 절차, 증거 등은 모두 위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백 부장판사는 헌법 84조는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수사까지 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공수처가 당시 수사하던 윤씨 직권남용 혐의는 내란우두머리 혐의와 사실관계가 동일하기 때문에 수사 가능한 '관련 범죄'라고 봤다.

"공수처는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를 하던 중,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관련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와 내란우두머리 혐의는 사실관계가 동일하여 중간 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직접 연결되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관련성이 인정되므로 공수처는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관련 범죄로서 수사할 수 있다. 따라서 공수처는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및 내란우두머리 혐의에 관하여 모두 수사권이 있다."

영장 쇼핑? 불법 수색? 깔끔하게 날아갔다

윤씨의 두 번째 패배는 '서울서부지법 영장'이었다. 그는 줄곧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수색영장을 청구하고, 발부된 수색영장에 형사소송법 110·111조 적용 예외라고 기재된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공수처법상 공수처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관할이며 대통령 관저는 군사비밀보호구역이므로 책임자 승낙 없이 압수·수색할 수 없고, 공무원은 소속기관 허락 없이는 직무상 비밀에 관한 압수·수색에 응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 적용 대상이므로 공수처가 경호처 허가 없이 체포·수색영장을 집행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재판부는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

백 부장판사는 "공수처법은 공수처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는 고위공직자 범죄 등 사건의 1심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관할로 정하고 있을 뿐"이라며 "한편으로 공수처법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결국 공수처의 영장 청구에 관한 재판의 관할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정해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윤석열씨의 범행 자체가 서울시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이뤄졌고, 윤씨가 거주한 대통령 관저도 용산구에 있으므로 서울서부지법의 관할이 맞다는 얘기였다. 재판부는 또 '물건 압수를 위한 수색'과 '피의자 체포를 위한 수색'의 성격을 구분했다.

"형사소송법 110조 1항은 군사상 비밀이라는 대상 또는 목적물에 관한 규정인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라는 장소적 제한에 관한 규정인지 불분명하나 군사상 비밀이라는 대상 또는 목적물에 관한 규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군사상 비밀인 물건의 발견을 목적으로 하는 수색의 경우에는 위 조항에 따라 책임자 승낙 없이는 수색할 수 없지만,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에서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한 수색에는 위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위 조항은 수사기관의 압수 또는 수색과 같은 대물(물건)적 강제 처분에 관한 것이므로, 체포와 같은 대인(사람)적 강제처분에는 적용되지 않음이 분명하다. (중략) 결국 이 수색영장은 헌법과 법률 조항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유효한 영장이라 할 것이다."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윤석열씨의 지지자들이 체포방해에 따른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5가지 혐의로 윤씨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되자 법원 판결에 항의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고 있다.유성호

재판부는 또한 공수처가 경호처에 두 차례 협조요청 공문, 허가요청 공문을 보냈는데도 박종준 당시 경호처장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다가 1월 3일 영장 집행을 거부한 것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의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정한 형사소송법 110조 2항에 어긋난다고 봤다. 백 부장판사는 "국회에서 탄핵소추가 의결되어 직무정지된 피고인을 체포하는 것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책임자인 경호처장은 영장 집행을 승낙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체포영장 등의 집행은 적법하였고, 이 과정에서 촬영·편집된 채증 자료, 이 결과를 기재한 진술조서 등은 모두 적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판단된다."

수사기관의 경호처 비화폰 기록 확보가 적법하다고 인정된 점 역시 윤석열씨의 패배다. 백 부장판사는 비화폰과 그 기록 자체가 군사기밀에 해당하고, 특히 대통령이 사용한 비화폰은 대통령기록물인데 경호처가 경찰에 임의로 이를 제출한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군사기밀보호법과 대통령기록물법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및 검증 자체를 제한하진 않으며 경찰이 서울서부지방법원의 영장에 근거해 경호처로부터 임의제출받은 것이므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이 세 가지 쟁점은 내란 수사의 뿌리이자 내란우두머리 혐의 인정 여부로 나아가는 길목에 해당한다. 공수처 수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고, 불법 영장에 의한 불법 구금이 이뤄졌다면 윤씨의 신병을 둘러싼 논란은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비화폰 기록은 그가 12.3 계엄 당시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이진우 수방사령관에게는 '네 명이서 한 명씩 들쳐업고 나와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고 지시했다는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작전 실패 확인된 판결, 내란사건이라고 다를까

결국 '12.3 비상계엄이 내란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전 단계부터 틀어막고, 각종 범행사실을 구성하는 '벽돌'들을 무너뜨리려 했던 윤씨와 변호인단의 작전은 명백히 실패했다. 참여연대는 "아직까지도 윤석열 측이 공수처의 수사권을 트집잡으며 내란죄 수사로 시작된 모든 수사와 증거가 위법이라는 억지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 주장을 단호하게 배척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도 "이로써 윤석열 내란우두머리 사건에서 '수사권이 없다'는 취지의 변호인단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성명을 냈다.

하나 더, 윤씨로선 달갑지 않은 대목이 있다. 그는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국가비상사태라서 보안을 최우선으로 하며 계엄 선포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변해왔다. 하지만 16일 재판부는 계엄 선포 과정을 두고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헌법을 수호하고 법 질서를 준수할 의무가 있는데도 도리어 헌법과 관련 법령에서 대통령의 독단과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규정한 절차적 요건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또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사실 내란우두머리 재판이라고 다르지 않았던 모습이다. 그렇다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라고 평가가 다를 수 있을까. 결론은 2월 19일 오후 3시, '반란·내란우두머리' 전두환씨가 30년 전 사형선고를 받았던 그 법정에서 공개된다.

14일 새벽 내란우두머리 사건 결심공판(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에서 윤석열씨가 최후진술을 하고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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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군사령부 상설화, 자주국방은 멀어졌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1/17 08:52
  • 수정일
    2026/01/17 08:5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한경준 기자
  •  
  •  승인 2026.01.16 17:05
  •  
  •  댓글 0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치? 동맹 종속은 더 고착화

작년 11월 20일 남한강 일대에서 시행된 한미연하 도하훈련 ⓒ뉴시스
작년 11월 20일 남한강 일대에서 시행된 한미연하 도하훈련 ⓒ뉴시스

최근 한미 군 당국이 연합구성군사령부 체계를 상설화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본격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상을 살펴보면 구성군사령부 상설화로 인해 전작권 전환을 통한 자주국방은 오히려 의미를 잃었다. 오히려 한미 동맹의 종속 구조가 더 촘촘해졌다는 평가다.

전작권 전환을 명분으로 한 구성군사령부 상설

한미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준비한다는 명분 아래 연합 지휘체계 개편을 추진해 왔다. 지상·해상·공중·해병 영역별로 연합구성군사령부를 상설화하고, 평시부터 연합 작전계획 수립과 훈련, 지휘·통제 절차를 일치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군 당국은 이를 전작권 전환 이후를 대비한 필수 단계라고 설명한다.

원래는 전시를 가정해 구성군사령부를 운영하고 있었다. 구성군사령부는 한미 연합지상구성군사령부, 한미 연합해상구성군사령부, 한미 연합공중구성군사령부로 이뤄져 있다. 구성군사령부는 전시를 전제로 한 개념적 지휘체계에 가까웠고, 평시에는 합참과 주한미군사령부가 각각의 지휘체계로 움직였다. 기존의 이러한 체계를 너머 구성군사령부 체계를 상설화한다는 것이 요지다.

이러한 변화의 본질은 한미 연합 지휘 체계를 항시 적용한다는 데 있다. 명목상으로나마 전시에만 작동하던 한미 연합체계가 이제 평시 훈련 통제, 작전 준비의 기본 단위가 되었다. 즉 전작권을 환수한다는 의미보다 연합 지휘 방식이 고정된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군은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조정할 수 있는 공간을 점차 상실하게 된다. 이는 전작권을 되찾기 위한 준비라기보다, 전작권이 없어도 기존 구조가 아무 문제 없이 굴러가도록 만드는 과정에 가깝다.

 

전작권 전환 계획과 일정, 왜 늘 명확하지 않은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여전히 ‘조건 충족 시 전환’이라는 틀에 갇혀 있다.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 연합 지휘 능력, 한반도 안보 환경의 안정이라는 세 가지 조건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전환 시점은 제시되지 않는다. 조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수단을 미국이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구조에서, 전환 시점은 언제든 연기될 수 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전환 이후의 모습이 이미 현재의 체계 속에 구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작권이 형식적으로 전환되더라도 한미연합군사령부와 그 하부 구성군사령부 체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지휘권의 실질적 변화는 없다. 전작권 전환은 ‘언젠가 달성할 목표’로 남겨둔 채, 현재의 연합 지휘 구조를 더 심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구성군사령부 상설화 이후 한미 동맹의 종속성은 줄어든 것이 아니라 평시 체계로 고정됐다. 전략 결정은 미국이 쥐고, 한국군이 운용 책임과 부담을 떠안는 구조는 그대로다. 전작권 전환을 준비한다는 명분 아래 연합 지휘가 먼저 고정된 지금, 전작권 전환은 목표가 아니라 관리용 구호로 남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 전작권 전환은 자주국방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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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李대통령 암살 미수, 테러 지정·전면 재수사해야”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1.15 11:38

  • 댓글 0

정부, 20일 국가테러대책위 소집…테러 지정 시 피해 복구·후속조치 논의

2024년 1월 2일, 부산 일정 중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을 명백한 ‘테러’로 규정하고, 전면적인 재수사에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김지호 대변인은 15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공당 대표를 향한 물리적 위해는 개인에 대한 범죄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국가 안전을 겨냥한 중대 사안”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윤석열 정부 시절, 단독·우발 사건으로 축소 관리되며 충분한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 직후 현장 물청소가 이뤄지고, 증거 보존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 사건의 중대성을 낮추는 취지의 문자와 설명이 배포됐다는 정황은 단순한 부실 대응으로만 보기 어렵다”며 “초기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해 축소·은폐 시도가 있었는지 여부를 포함한 전면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에 “더 이상 판단을 미뤄서는 안 된다”며 “가덕도 이재명 테러암살 미수 사건을 명확히 테러로 규정하고,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종합적이고 독립적인 수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테러 지정은 결론이 아니라 출발점”이라며 “범행의 동기와 배후, 공범 여부는 물론, 초기 대응 과정의 문제와 책임 소재까지 한 점 의혹 없이 밝혀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국무총리실은 오는 20일 제22차 국가테러대책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이 대통령 피습 사건에 대한 테러 지정 여부를 심의·의결한다고 밝혔다. 테러로 지정되면 정부의 피해 복구 지원과 진상 조사 등이 이뤄질 수 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총리실 관계자는 “테러로 지정될 경우 테러대책위에서 후속조치 방안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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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제명' 내홍·역풍 직면한 장동혁, 돌연 "단식 시작"

"통일교·공천뇌물 특검 수용 촉구"…'24시간 필리버스터'때처럼 전선 전환 시도?

곽재훈 기자 | 기사입력 2026.01.15. 19:58:22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통일교 특검 및 더불어민주당 공천헌금 의혹 특검 도입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에 전격 돌입했다. 지난 14일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 당 중앙윤리위가 '제명'을 의결한 뒤, 당 지도부에 대한 내부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다.

장 대표는 15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연 '2차 종합특검법 규탄대회'에서 "1년 내내 '내란몰이'를 하고 3대 특검에서 탈탈 털었지만 새롭게 나온 게 뭐가 있느냐"며 "이 정도면 그만해도 되지 않나. 꾸역꾸역 2차 특검까지 하겠다고 한다"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장 대표는 이어 "민주당의 패악질을 국민께 제대로 알리고, 국민과 함께 힘을 모아 싸워야 한다"며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2차 특검법 반대) 필리버스터를 하기 위해 본회의장에 서는 순간, 저는 국민의 목소리가 모이는 이곳 로텐더홀에서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단식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은 '통일교게이트 특검'과 '공천뇌물 특검'을 통과시키기 위해 개혁신당과 함께 싸우기로 했다"며 "2차 종합특검법의 무도함과, (통일교·공천헌금) 특검법을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의 무도함이 저의 단식을 통해 국민들께 더 강력하게 전달되기 바란다"고 했다.

장 대표가 단식농성이라는 강경 투쟁 수단을 들고 나온 시점은, 한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 제명 결정에 대해 당 안팎에서 우려·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였다.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지도부에 윤리위 결정 재고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관련 기사 : 장동혁에 쇄도하는 "한동훈 제명 재고" 요청…중진들도 압박), 오세훈 서울시장 등 6월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도 우려를 표했다.

소장파 김재섭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을 이렇게 파국으로 몰고가면 당연히 그 리더십 자체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지방선거 여론조사 등을 보면 TK 말고는 전패하는 것처럼 나오는데, 이러면 당이 궤멸되는데 어떻게 장 대표가 온전하게 자기 리더십을 지키겠나.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까지 했다.

이같이 장동혁 지도부에 대한 당내 성토가 이어지는 가운데, 장 대표가 단식투쟁에 나서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투쟁으로 전선이 이동하는 효과가 발휘될지 관심이 모인다.

장 대표는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분출했던 지난 연말에도 민주당의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통해 당내 여론을 결집시킨 바 있다.

친한계 배현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장 대표의 단식을 놓고 "장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한 지 채 한 달이 안 됐다"며 "당시 '12.3 비상계엄 사과와 윤석열 시대와의 정치적 절연을 선언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와 당무감사위발 논란이 커지자 장 대표가 정당 대표로서 사상 최초로 필버에 나서 정면돌파를 택했고 24시간 경신 기록을 세우며 닥친 위기를 잠시 넘겼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배 의원은 "지난번에도 필버가 아닌 단식을 해야 한다는 제언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이번 제명 사태로 촉발된 성난 여론은 장 대표가 단식을 한다 해서 잠재워질 것 같지 않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5일 국회 제헌국회의원상 앞에서 공천헌금·통일교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재훈 기자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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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같은 선정위원회... 서울시 재개발의 수상한 의사결정법

[그 정보가 알고 싶다]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선정위원회 '회의록 공개 원칙' 확립 시급

26.01.16 06:43최종 업데이트 26.01.16 06:43

서울의 한 공공재개발정비사업 조감도서울시

지난해 서울시에서 재개발·재건축을 위해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76곳에 달한다. 2022년 20곳, 2023년 33곳, 2024년 39곳으로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다가 2025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오세훈 시장의 친정비사업·규제완화 기조가 가속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재개발 열풍의 중심에는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 제도가 있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민간 재개발 사업에 적극 개입해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정비구역 지정까지 5년이 소요되던 기존 절차를 각종 행정·심의 절차 통합·간소화로 2년으로 대폭 단축해주며, 시가 제시하는 공공·사업 가이드라인을 충족하면 용적률 완화 등의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신통기획은 주민들의 입안 요청으로 시작된다. 재개발 희망 지역의 토지 등 소유 주민들이 정비계획 입안 요청서를 제출하면, 서울시가 이 중에서 정비구역 후보지를 선정하고 이후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후보지 선정 여부를 판단하는 기구가 '선정위원회'다

서울시가 배포한 신속통합기획 주택재개발사업 입안요청을 위한 후보지모집 안내문 중 후보지 선정 과정을 보여주는 부분서울시

그런데 이 선정위원회는 마치 유령 같은 존재다. 가장 먼저 드러나는 문제는 회의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선정위원회는 익명의 시의원, 공무원, 도시계획·건축·법률 등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는데, 논의 사항에 대해서는 '원안 가결', '조건부 동의', '재자문' 등 극히 간략한 결과만을 공개받을 수 있다.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찬반 의견은 무엇이었는지, 표결은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담은 회의록은 공개되지 않는다.

안건 상정 구역의 주민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선정위원회 개최결과’서울시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위원회들은 회의록을 기록하고 보관해야 한다(서울특별시 각종 위원회의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 제10조의2). 이에 따라 회의록을 정보공개청구하였으나, 서울시는 선정위원회는 별도의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곳은 어떤 위원회이기에 회의록을 생산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선정위원회 회의록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서울시의 결정통지문 일부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이에 소관 부처에 관련 내용을 문의하자 담당자는 예상 밖의 답변을 내놓았다. 선정위원회는 법령이나 조례에 따라 만들어진 공식적인 위원회가 아니라서 회의록 생산 의무가 없다는 것이었다. 또, 전문가들의 의견을 시에 전달하는 기능을 할 뿐, 후보지 결정에 대한 구속력을 지는 것도 아니라고도 답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미 수 년 간 선정위원회 논의 결과를 재개발 지역 선정의 결과로 제시해왔다. 서울시 보도자료를 보아도 "12월 중 '선정위원회'를 열어 후보지를 최종 선정한다"(2021.09.23.), "선정위원회 거쳐 최종 선정"(2022.08.29.), "선정위원회를 개최하여 8곳을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했다"(2024.08.28.) 등,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선정위원회의 판단을 앞세워, 행정 결정의 정당성을 위원회에 기대어왔다. 그렇다면 선정위원회의 논의가 시의 결정에 이르기까지의 절차를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 위원회의 판단을 결정의 근거로 삼았다면 그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임져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다면 이는 전문가의 권위만 이용하고 책임은 회피하는 행정편의주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위원회를 내세워 행정 결정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루어졌다는 정당성을 담지하려면서도, 정작 그 과정을 담은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비단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지난 2024년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증원하겠다는 정책을 내놓던 당시, 정작 그 결정을 내린 위원회 회의록들은 제대로 생산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드러난 바 있었다(관련 기사). 이때도 정부는 법적으로 회의록을 생산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결과를 요약한 '결과 보고' 문서만을 내놓았다.

회의록을 생산·공개하지 않는 관행을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 지자체와 정부를 비롯하여, 공공기관이 내리는 결정들은 수많은 시민의 일상과 삶에 영향을 주게 된다. 때문에 시민들에겐 그러한 결정이 내려지게 된 과정을 알 권리가 있고, 행정청에는 결정에 대해 충실히 설명하고 책임질 의무가 있다. 때문에 공공 영역에서 열리는 모든 회의는 기록하는 게 원칙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공공기관의 모든 정보가 공개 원칙인 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회의 및 회의록 공개도 원칙이 되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들 내에는 '선정위원회'처럼, 그 논의 과정이 기록되지도 공개되지도 않는 유령 위원회와 회의들이 수두룩하다. 결정을 정당화할 때는 '전문가 위원회'로 등장하고, 책임을 물으면 '비공식 자문기구'로 사라진다. 이 이중성은 행정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 시민의 권리를 위한 것이 아니다. 시민의 알 권리가 행정의 편의보다 우선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 이것이 시민의 진정한 참여를 가능케 하는 민주적 행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정보공개센터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

#신속통합기획 #정보공개 #회의공개 #선정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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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혼돈 가져온 MBK, 아무런 처벌 없어··· 대책위 “영구 퇴출시켜야”

금감원, 오늘 MBK파트너스 제재심의

법망 빠져나가자 다시 폐점, 월급 중단

“형식적 제재 아닌, 엄중한 처분 필요”

홈플러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되고, 금융감독원마저 이들에 대한 징계를 미루자, 홈플러스사태해결 공동대책위원회가 나섰다. 이들은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린 15일, 금융감독원을 찾아 무너진 금융 질서와 공공성을 바로 세우라고 촉구했다.

이날 홈플러스 공대위는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가 국회와 정부, 사법부를 농락했다”며 “자본시장의 암세포인 MBK를 퇴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을 어지럽힌 MBK 주체 김병주 회장에 아무런 제재가 가해지지 않자, 직접 나선 거다.

15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진행된 MBK파트너스 엄중 제재 촉구 기자회견 ⓒ 마트산업노조

14일 새벽 법원은 김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사건의 피해 결과가 매우 중한 것은 분명하나,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MBK는 법망을 피해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다시 구조조정 카드를 꺼냈다. 같은 날 홈플러스 경영진은 추가로 7개 점포를 추가로 영업정지한다고 밝혔다. 대전문화점, 부산감만점, 울산남구점, 전주완산점, 화성동탄점, 천안점, 세종조치원점이다.

지난해 9월 민주당 지도부와 면담에서 김 회장은 더 폐점하지 않는다고 약속했으나, 12월 다섯 곳을 폐점하고 이번에 추가로 일곱 지점에 대한 폐점에 나선 거다. 노조 측이 정부와 국회를 농락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사법부를 농락하며 급여 지급도 중단했다. 김 회장 측은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구속되면 긴급 운영자금(DIP)을 조달할 길이 막혀, 당장 1월에 나갈 수만 명의 직원 월급을 줄 수 없게 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영장이 기각되자, 홈플러스 경영진은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1월 급여를 제때 지급할 수 없게 되었다”고 기습 공지했다.

이에 최철한 마트노조 홈플러스 사무국장은 “구속영장 기각 직후 노동자들의 생존권인 급여 지급을 유예하는 것은 파렴치한 행태”라며 “MBK가 DIP 대출에 보증만 섰더라도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MBK가 지급보증만 섰어도 은행권 대출을 통해 급여 지급은 충분히 가능했을 텐데, 의도적으로 2만 명의 월급을 미지급한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진행된 MBK파트너스 엄중 제재 촉구 기자회견 ⓒ 마트산업노조

공대위는 15일 기자회견에서 MBK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법정 앞에서는 눈물로 거짓말을 하고 돌아서서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끊어버리는 것이 MBK의 민낯”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경제질서를 어지럽히고 수십만 명의 생존권을 농락한 MBK를 그대로 두는 것은 다른 범죄를 허용하는 것이고 다른 피해를 방치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MBK를 중징계해 홈플러스 살리는 책임 있는 주체로 나서달라” 촉구했다.

김창년 진보당 공동대표도 “투기 자본 MBK가 막대한 수익을 올리며 미소 지을 때, 현장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에 떨고 협력업체는 도산 위기에 처했다”며 “금감원이 한 달간 결론을 미루면서 노동자들 고통은 가중됐다”고 질타했다.

이어 “자본의 방종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 책임을 져버리는 것”이라며 “단순히 형식적인 주의나 경고가 아닌, 엄중한 법적·행정적 제재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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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 반대하는 진보 진영이지만…"윤석열은 예외"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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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정당

  • 입력 2026.01.15 19:25

  • 수정 2026.01.15 19:36

  • 댓글 2

 

진보적 단체와 정당들도 법원에 사형 선고 촉구

 

'진보=사형제 폐지' 등식 벗어나 폭넓은 공감대

 

참여연대·민변 "어떤 관용도 안 돼…국민의 명령"

 

지귀연 재판부에 "역사적 심판 직시" 서명 전달

 

전국민중행동 "내란 우두머리에겐 법정최고형뿐"

 

촛불행동 "대국민 학살 음모에 합당한 처벌 사형"

 

진보당 "관용은 곧 배신…독재 망령 완전히 제거"

 

사회민주당 한창민 "사형제 반대란 신념 흔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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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동문에서 '윤석열 일당 신속·중형 선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1.15. 연합뉴스

진보 성향의 대표적 시민사회단체들이 윤석열에게 '최고 수준의 중형', 즉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촉구했다. 평소 사형제에 반대하던 진보적 인사와 정당들도 윤석열에겐 법정 최고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속속 천명하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진보=사형제 폐지'라는 등식이 통용되곤 하지만 윤석열은 예외로 간주하는 것이다. 수많은 국민의 살상 사태와 국가 붕괴를 초래할 뻔했던 데다, 끝까지 내란 행위를 정당화하며 극우 세력의 발호를 선동하는 윤석열에 대해서만큼은 사형 선고로 역사적 교훈을 남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진보 진영에서도 폭넓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1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동문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형이 구형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을 지귀연 재판부가 반드시 최고 수준의 중형으로 단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기자회견에는 참여연대 이지현 사무처장과 이재근 협동사무처장, 민변 윤복남 회장과 최새얀 상근변호사, 그리고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의 진영종 기록기념위원회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12·3 내란은 21세기 민주주의 체제에서 대통령 권한을 남용해 군을 동원하고 헌법기관을 무력화하려 했으며 국가 공동체를 극심한 혼란과 위기에 빠뜨린 중대한 범죄로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되거나 용서될 수 없다"면서 "윤석열과 내란범들은 국민 앞에 반성과 사죄는커녕 계엄이 정당했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재판을 지연시키고, 사법부를 모독하고, 황당한 궤변으로 법정을 정치 선동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성하지 않는 내란범들에게 어떠한 관용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이어 "이번 재판은 단순히 형사 책임을 묻는 절차가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이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법의 이름으로 재확인하고 헌정질서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바로 세우는 역사적 판결"이라며 "지귀연 재판부는 맨몸으로 계엄군을 막아 민주주의를 지키고 윤석열을 파면시킨 시민들의 준엄한 명령에 응답해야 한다. 더 단단한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 2월 19일, 윤석열과 그 일당에게 유죄와 중형을 선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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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관계자들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동문에서 '윤석열 일당 신속·중형 선고 촉구 기자회견'을 연 뒤 재판부에 전달할 의견서와 시민들 서명 자료를 들고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홈페이지

민변 윤복남 회장은 개별 발언에 나서 "윤석열은 비상계엄 해제 표결 이후에도 국무회의를 지체하고 적법한 권한을 가진 수사기관의 체포를 방해했으며 극우 지지자들을 선동함으로써 오히려 사회 불안을 고조시켰다. 엊그제 최후 진술에서도 계몽령 운운하면서 헌법 체계와 주권자들을 우롱했다"고 개탄한 뒤 "이번 선고는 내란 행위에 대한 최초의 사법적 평가일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열망하는 민주주의와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재판부는 헌법과 시민이 입은 상흔을 깊이 헤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중앙지법 종합민원실로 이동해 윤석열 중형 선고를 촉구하는 의견서 및 시민 1만 8665명이 참여한 서명 자료를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피고인 윤석열에 대한 공소기각 사유가 전무하다 ▲12·3 비상계엄 사태는 국헌문란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 ▲그 죄책에 상응하는 최고 수준의 중형을 선고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 재판이 준엄한 역사적 심판임을 직시해 지연된 정의로 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지 않도록 신속한 판결과 엄중한 처벌로써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임을 증명해주길 간청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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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전국민중행동 관계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엄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1.15. 연합뉴스

전국민중행동(상임공동대표 박석운)도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의 윤석열 사형 구형을 환영하는 동시에 사법부를 향해 법정 최고형 선고를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의장은 "법정 최고형 구형은 늦었지만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으로 가볍게 보지 않는다"면서 "문제는 피고인 측이 재판정을 정치 선전장으로 만들며 시간을 끄는 태도와, 이를 단호하게 제지하지 못하는 재판부"라고 지적했다.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는 "윤석열은 사형 구형이 나오는 순간까지도 우리 사회의 법과 질서를 비웃었다. 국민께 사과 한마디 없이 끝까지 변명과 헛소리만 늘어놨다"고 분노했고, 시민 대표로 나선 박평화 씨는 "과거 전두환, 박근혜처럼 형량이 줄거나 사면될까 봐 시민들은 잠들 수 없다. 내란 우두머리에게 줄 수 있는 형량은 사형뿐이고 감형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은정 전국여성연대 대표는 "구형이 곧 정의는 아니며, 정의는 판결로 완성된다"면서 "지연된 정의는 중립이 아니라 정치적 선택이다. 사법부는 눈치 보지 말고 내란 관련자 전원에 대한 전면적 처벌과 즉각적인 선고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법정 최고형 선고하라!" "내란수괴 엄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죄수복을 입은 윤석열 모형에 '국민의 명령'이라는 문구가 적힌 철퇴를 내리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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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변호인들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2026.1.13. 연합뉴스

앞서 촛불행동(상임대표 김민웅)은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대국민 학살극을 계획하고 단 한 차례도 반성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내란 범죄를 정당화해 온 윤석열은 도무지 용서할 수 없는 파렴치하고 극악무도한 특급 범죄자"라며 "윤석열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된 것은 국민적 응징이다. 이제 재판부가 윤석열에게 반드시 사형을 선고해 내란을 완전히 단죄해야 한다. 내란수괴 사형 선고는 대국민 학살 음모에 합당한 처벌"이라고 단언했다.

진보당 손솔 수석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특검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 것은 대한민국 헌법을 파괴하고 장기 독재를 꿈꾼 내란 세력에게 내려진 민주주의의 철퇴다. 이제 법원의 시간"이라며 "재판부는 정치적 좌고우면으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멈춰 세우지 말라. 내란수괴에게 허락되는 관용은 곧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이다.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 이 땅에서 독재의 망령을 완전히 제거하고 진정한 민주공화국의 미래를 만들어가자"고 역시 사형 선고를 촉구하는 진보당 입장을 발표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석열 사형 구형! 사형제를 반대하는 사람이지만 오늘만큼은 신념이 흔들릴 정도로 특검의 구형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만큼 윤석열의 사고와 행태는 악랄하고 죄질이 나쁘고 마지막까지 최악이었다. 재판부도 내란범 윤석열과 주요임무 종사자에 대해 법정최고형으로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사형 구형 및 선고를 지지하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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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사형 구형 순간에도 국힘, 사죄 대신 ‘윤어게인’”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1.14 10:30

  • 댓글 0

조국혁신당, 한동훈 ‘제명’ 결정 시점에 주목.. “여전히 친위 쿠데타 중”

지난 2024년 10월 21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실내 면담에 앞서 함께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내란 특검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 13일,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같은 날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 차원 최고 징계 수위인 ‘제명’을 결정했다.

내란 특검은 이날 윤석열에게 ‘사형’을 구형하면서 “법률가로서 검찰총장까지 지낸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앞장서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헌법 질서 파괴로 나아간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특히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는다”며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 제명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장동혁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한 전 대표가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회피하면서 법리적으로 문제를 키운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 입장에서도 2월부터 지방선거에 맞춰 ‘후보의 시간’이 가동되는 만큼, 그 전에 당원들이 발본색원을 요구한 문제들을 빨리 매듭짓는 작업이 필요했다”고 제명 결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윤석열에 대한 사법적 단죄가 정점으로 향하는 시점에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당의 책임 인식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발표한 다음 날인 2024년 12월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장동혁 의원 등이 모여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조국혁신당은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결정한 시점에 주목하며 “국힘은 여전히 친위 쿠데타 중”이라고 비판했다.

박병언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제명한 시점을 보면, 국민의힘은 특검의 사형 구형 논고문을 들으며 제명 결정 절차를 심의한 것을 알 수 있다”며 “국민들이 윤석열에 대한 역사적 단죄의 한 정점을 안도의 마음으로 지켜보던 그 순간, 국민의힘은 사죄의 입장문 대신 ‘윤어게인’을 다시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검의 사형구형은 윤석열과 단절하지 않는 세력에 대한 국민을 대변한 경고라는 의미를 국민의힘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국민에 반하여 정치할 수는 없다. 국민의힘은 해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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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공장 부지, 직접 보면 놀란다...대통령도 후회한 이유

[최병성 리포트] 반도체 공장 건설, 용인 고집하면 안 돼...공장 지어 놓고도 가동 못할 수도

26.01.15 06:47최종 업데이트 26.01.15 06:47

경기도 용인 원삼면의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 한창 공사 중이다.최병성

타워크레인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곳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이다.

지난해 12월 26일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이 CBS 라디오 <경제연구실>에 출연해 "용인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입주하면 그 두 기업이 쓸 전기의 총량이 원전 15개, 15기가와트 수준이어서 꼭 거기에 있어야 할지, 지금이라도 지역으로, 전기가 많은 쪽으로 옮겨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라고 발언했다.

이후 많은 언론들이 '이미 착공했는데 옮기라고?'라며, 반도체 공장 이전은 때가 늦었다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과연 어느 정도나 공사가 이뤄진 것일까? 지난해 12월 28일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았다.

SK하이닉스의 조감도를 보자. 4기의 팹이 건설될 예정이다. 지금 현재 4개의 팹 중 2025년 2월 착공한 1기 팹이 2027년 5월 완공 예정이다.

용인 SK하이닉스 산단의 조감도. 4기의 팹을 건설 예정이다.용인산업단지법인

4기 중 1기의 펩이 2027년5월 준공 목표로 건설 중이다.최병성

나머지 3개의 팹은 아직 터 파기 공사 중으로 지금도 발파 작업이 한창이다.

나머지 3기의 팹 예정지는 아직 암반 발파 작업 중이다.최병성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삼성전자 공장

삼성전자 공장은 어떤 상태일까? 공사 예정지인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과 남사읍을 지난해 12월 29일과 30일 돌아보았다.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들이 눈에 늘어왔다. 대대로 살아 온 마을을 지키기 위해 국가산업단지 건설을 반대한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용인국가산업단지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다.최병성

'헐값에 토지를 내어줄 수 없다'라며 제대로 된 토지 보상을 요구하는 현수막들과 토지 보상을 안내하는 현수막들이 사방에 가득했다.

토지 헐값 수용을 반대하며 정당한 보상을 요구와 보상금 설명회 등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삼성전자는 이제 토지 보상을 시작한 단계임을 보여준다.최병성

이미 1기 팹 공사 중인 SK하이닉스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토지 보상 협의 절차를 밟고 있다. 첫 삽을 뜨기까지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LH토지공사와 용인시가 세운 안내문을 보았다. 이곳에 국가산업단지가 들어 설 예정이니 어떤 건설 행위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LH와 용인시가 세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국가산업단지 안내문, 예정지 좌우에 산이 위치하고 있다.최병성

안내문에 그려진 산단 위치를 보니 예정지 좌우에 산이 위치한다. 이곳에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산을 깎아내야 한다. 공사 기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이곳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려면 사진 속 임야를 모두 깎아내는 대공사가 필요하다. 오랜 시간이 소요됨을 의미한다.최병성

더 놀라운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삼성전자 공장 예정지에는 이주해야 할 주택들이 많다. 이뿐 아니다. 이곳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공장을 운영하는 80여 개의 기업이 몰려 있다. 이 기업들을 이주시키고 국가산업단지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삼성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사진에 보이는 많은 주택들과 공장들이 모두 이주해야 한다.최병성

용인갑 지역구의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주 대상 기업인들과 만나 이주 보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글을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국가산단 조성으로 이곳에서 오랫동안 기업하던 80여 곳 넘는 기업들이 다른 곳으로 공장을 옮겨야 하지만 보상가와 이전 지역 분양가의 차이, 이전에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 소요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삼성이 용인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이미 그곳에 운영 중인 80여 곳에 이르는 기업들이 이주해야 한다.이상식의원

마을과 주민들의 이전뿐 아니라 80여 개 공장들의 이전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국가산업단지 조성이란 이름의 강제 이주라는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또 하나의 난관, 역사 유적 조사

또 하나의 난관이 튀어나왔다. SBS Biz는 지난 9일 <속도 내던 용인 삼성 반도체 산단에 '문화재 변수'…시굴조사 착수>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삼성전자 핵심 부지에 역사유적 시굴조사가 진행되어 공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었다.

SBS Biz가 용인 삼성반도체 산단 예정지에 문화재 조사 관련 보도를 했다.SBS Biz 캡처

삼성전자 공장이 들어서는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과 이동읍에는 어떤 역사의 유적들이 남겨져 있을까? 공장 예정지로부터 겨우 1km 인근에 한창 유물을 발굴하는 현장이 있다. 1232년 고려 시대 승려 김윤후가 몽골 장군 살리타를 사살한 곳으로 유명한 처인성이다. 당시 세계 최강의 몽골을 물리친 토성이자 국난 극복의 성지로, 역사적으로나 고고학적으로 중요한 유적이다.

지난해 12월 처인성의 발굴 조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최병성

용인 삼성전자 공장 건설 예정지(빨간 점선)로 부터 겨우 1km 떨어진 곳에 처인성이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신라와 고려의 전략적 요충지로, 통일신라 유물이 많이 발굴되는 곳이다.최병성

인근에는 또 다른 역사 유적 지표조사 현장들이 있다. 토사가 흘러내린 경사면에 다양한 빗살 문양의 토기와 기와, 자기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달 역사 유적을 발굴 중인 전문가를 만나 설명을 들었다.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주변은 신라와 고려의 전략적 요충지로 특히 통일 신라의 유적들이 많이 발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공장 예정지의 면적은 약 119만 4천㎡로, 시굴조사 약 65만㎡, 지표조사 54만㎡ 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문제는 국가유산영향진단법에 따라 역사유적 조사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해당 부지에서 개발 행위가 제한된다. 만약 중요 유물이 발견될 경우 공장 건립을 위해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공장을 완성할 수는 있지만, 공장 가동이 어렵다?

반도체 공정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전기와 물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들어서는 용인시에는 전기도 물도 없다. 모두 외부에서 끌어 와야 한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2025년 8월 21일 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리스크 진단'이라는 보고서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립의 문제점들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전력 16GW는 대한민국 전체 최대 부하(2024년)의 약 16.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팹을 가동하기 위한 16GW 중 약 4.5GW가 클러스터 내에서 건설될 예정이고, 기타 필요 전력인 11.5GW 중 일부는 재생에너지로 클러스터 내에서 생산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전력은 외부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전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반도체는 생산공정에서 사용되는 전기 중 재생에너지 전기 비중을 100%까지 높인다는 RE100을 이미 선언하였다. 재생에너지 기반 반도체 생산은 향후 기업 경쟁력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산업단지 내에 태양광을 설치할 여유 부지가 없다."

"한국전력공사는 2025년 2분기 반기보고서 연결기준으로 206조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전의 차입금은 2025년 2분기 기준으로 약 86.5조 원이고 2028년까지 상환해야 할 원화사채가 약 49조 원에 이른다. 그런데 한국전력공사는 '24~'38년까지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포함하여 전력망에 73조 원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또한 서해해상풍력발전에 특수목적법인(SPC)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고가의 해상풍력을 통해 단기간 내에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클러스터에서 소비되는 전기의 상당량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계획되었기 때문에 송변전 시설 주변지역 주민들과의 협의의 어려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여기에 LNG 연료에 대한 가격 변동성, 석탄발전 규제 강화에 따른 발전 비용 상승 우려가 있다. 이는 기업 생산단가 증가로 연결될 것이다."

용인 반도체 건설에 가장 큰 문제는 전기다. 4.5GW LNG 발전을 제외하고도 약 11.5GW의 전기를 용인으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많은 송전탑 건설이 필수다. 문제는 송전탑 건설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2월 16일, 국회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대회가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모인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국회의원들도 함께했다.

국회에서 열린 용인 반도체 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반대를 위해 전국에서 많은 주민들과 시민단체와 국회의원들이 함께했다.최병성

지난 2008년 시작되어 수년 동안 갈등을 이어온 밀양 송전탑 사건을 많은 이들이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송전탑 건설 과정에 두 명의 어르신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30일엔 송전탑이 지날 예정인 충남 공주 지역의 반대 대책위가 결성되었다. 송전탑 반대 물결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용인 반도체 공장을 위한 송전탑 건설은 밀양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단순히 보상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 같은 반대를 무릅쓰고 송전탑 건설을 강행할 경우 이재명 정부의 가장 큰 위기가 될 수 있다.

지난 12월29일 송전탑 통과 예정지 중 하나인 공주시 대책위가 결성되었다.공주 대책위

또 만약 송전탑을 세울 수 없다면 전기가 용인까지 올 수 없다. 공장을 다 완공할 수는 있지만, 공장 가동을 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전기와 물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면 된다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안에 추진 중인 4.5GW 용량의 LNG 열 병합발전시설을 16GW로 확대할 수도 없다. LNG 비용을 감당할 수도 없고, RE100에도 걸림돌이 된다. 그렇다고 용인에 10기에 이르는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수도 없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전기와 물이 풍부한 곳으로 가면 된다.

반도체 생산 공정엔 안정된 전기가 필요하다. 남쪽엔 태양광과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만 풍부한 것이 아니다. 전남 영광에 한빛원자력발전소가 있다. 또한 앞으로 LNG 복합발전소로 전환될 계획인 하동화력발전소와 삼천포 석탄화력발전소 등도 있다.

전남 영광에 핵발전소가 있고, 경남 하동과 삼천포에 LNG로 전환 예정인 화력발전소가 있다. 송전탑 건설이 불가능한 용인 수도권보다는 훨씬 나은 조건이다.최병성

용인정을 지역구로 둔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염분 때문에 남쪽에 반도체공장을 지을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TSMC와 NXP의 합작사인 SSMC를 비롯해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 마이크론(Micron) 등의 대규모 반도체 생산 시설이 싱가포르의 해변가에 밀집해 있다. 말레이시아의 반도체 허브인 페낭은 섬과 인접 해안 지역으로, 인텔(Intel), 마이크론(Micron)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해안가 산업단지에 자리 잡고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많은 글로벌 반도체 공장들이 해안에 위치하고 있다.구글지도

반도체 공정은 공기 중의 미세한 오염물질조차 허용하지 않는 클린룸 내부에서 이뤄진다. 외부의 염분이나 습도는 정밀한 항온항습 설비를 통해 완벽히 차단·제어된다. 반도체 공장입지는 염분이 아니라 풍부한 공업용수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아직 토지 보상 협의 단계에 불과하다. 산을 깎아내는 공사만도 오랜 기간 필요하다. 현재 용인 삼성전자 공장은 2028년 말에야 1기 팹을 착공하여 2030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전기가 풍부한 남쪽 지역은 깎아야 할 산이 없는 평지다. 바로 공장 건립 공사를 시작할 수 있고, 수도권에 비해 토지 보상비도 저렴하다.

남쪽으로 내려오면 산을 깎는 오랜 공사 시간이 필요 없이, 바로 공장 건립이 가능한 곳이 많다. 용인을 고집하지 않으면 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최병성

산을 깎지 않으면 공장 건립이 바로 가능하여 공기가 단축됨을 삼성전자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최근 평택에 들어선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논과 밭이 위치한 평지였다. 산을 깎는 공사가 없었음에도 2015년 시작한 평택공장의 팹 완성(4기 팹 2027년 4월 완공 목표)까지 10년 이상이 필요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용인을 고집하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논과 밭의 평지임에도 공사에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카카오맵

기업이 결정할 일이다?

많은 이들이 반도체 공장 건설은 국가 개입이 아니라, 기업이 결정할 일이라고 한다. 맞다. 그러나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될 전기 공급과 용수와 기반시설 등을 국민의 세금으로 국가가 감당해야 한다. 단순히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재가 수도권에서 먼 곳으로 내려가지 않는 것은 일부 사실이다. 이는 그동안 수도권에 집중된 잘못된 국가 개발 정책 때문이다. 반도체 공장 건설은 10년이 넘는 오랜 시간과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 인재가 내려갈 수 있도록 미래를 위한 균형 개발과 지원을 지금부터 함께 추진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국가의 역할이다.

지난해 12월 10일 이재명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과거에 (경기지사 시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할 때 저도 열심히 뛰어다녀서 경기도로 해놓고, 대통령이 되고 나니까 '내가 왜 그랬지' 이런 생각이 든다" 라며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 스스로 용인의 반도체 공장 건립은 잘못 끼운 단추였음을 시인한 것이다. 지산지소(地産地消) 원칙과 지역 균형 발전,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전제하에 올바른 대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도 전국토를 송전탑이 휘감고 있다. 전국을 수도권의 에너지 식민지로 만든 잘못된 국토 난개발의 결과물이다. 이제 바뀌어야 한다. 공장을 다 지어 놓고도 가동하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기 전에 정부의 현명한 결정이 필요한 때다.

지금도 온 나라가 송전탑으로 둘둘 휘감겨 있다. 작은 국토를 얼마나 더 송전탑으로 휘감아야 할까?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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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계절 내내 '하늘감옥' 갇혔던 해고 노동자, 이젠 땅에서 싸운다

[현장] 고진수 민주노총 세종호텔지부장, 336일만 고공농성 종료…복직 투쟁은 계속

박상혁 기자 | 기사입력 2026.01.15. 05:59:09

영하 10도 안팎의 강한 추위가 햇빛으로 잠시 풀린 14일 정오, 세종호텔 맞은편인 서울 중구 명동역 1번 출구 앞에 경찰 수십 명이 출동했다. 경찰은 도로와 인도에 펜스를 설치하더니 명동역 인근을 지나다니는 시민들의 이동을 통제했다.

경찰 통제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 조끼와 깃발 등으로 자신의 소속을 드러낸 일부 시민들은 펜스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삼삼오오 무리를 짓던 시민들의 수는 오후 1시쯤 되자 펜스 안에서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급격히 늘었다. 어림잡아도 수백 명은 돼 보이는 이들은 일제히 도로 위에 설치된 10여 미터(m) 높이의 철제 건축물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철탑 위에는 너무 허름해진 나머지 절반가량 소실된 깃발을 든 한 사람이 있었다. 그가 북을 치고 깃발을 흔들 때마다 철탑 아래에서는 응원의 함성이 쏟아졌다. 사람들의 이목을 끈 그는 고진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세종호텔지부장. 지난해 2월 13일 철탑에 올라 지금까지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을 촉구한 인물이다.

▲고진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세종호텔지부장. ⓒ녹색당

세종호텔은 코로나19 펜데믹 기간이던 지난 2021년 경영 위기를 이유로 호텔 직원 15명을 정리해고했다. 2024년 12월 대법원은 사측의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고 노동자들은 세종호텔이 정리해고 1년 만에 흑자로 전환되고, 매해 최대치의 객실 수익을 갈아치우고 있음에도 자신들을 복직시키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싸움을 이어 왔다.

혹한 속에 고공농성을 시작한 고 지부장은 봄, 여름, 가을을 지나 다시 겨울을 맞기까지 4계절 중 하루도 땅을 밟지 못했다. 대신 매일 북을 치고 깃발을 흔들며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을 알렸다. 고공농성 소식이 알려지면서 '말벌 동지'로 불리는 시민들이 찾아와 그의 투쟁을 응원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농성장에 방문하는 등 정치권의 관심도 불러 모았다. 또 지난해 9월부터는 해고 노동자와 세종호텔 간 노사 교섭도 다시 시작했다.

하늘에서 무수한 성과를 낸 고 지부장은 336일 만에 땅에 내려오기로 했다. 그는 이제 해고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시민들 곁에서 복직 투쟁을 이어가려고 한다. 고 지부장이 활동가들의 부축을 받으며 크레인을 타고 내려오자, 시민들은 '고진수 위원장님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일터로 돌아갈 차례'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그의 복귀를 반겼다.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이 336일 만에 고공농성을 해제하고 땅으로 내려왔다. ⓒ녹색당

▲세종호텔 앞 도로에 있는 10m 높이 구조물에 올라 복직을 요구하며 336일째 농성을 벌였던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고진수 지부장이 14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 앞 구조물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고공농성 기간 동안 건강이 나빠진 듯한 고 지부장은 휠체어에 몸을 맡긴 채 시민들 틈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세종호텔은 매해 객실 매출로 사상 최대 수익을 경신하고 있다. 코로나는 잠시 위기일 뿐 분명히 물밀듯이 관광 수요가 늘 테니 고용을 유지해 달라고 했지만, 지금 세종호텔 일터에 남은 조합원은 2명뿐"이라고 비판했다.

고 지부장은 "고공농성 1년 동안 이전의 투쟁보다 훨씬 더 많은 많은 동지들의 진심 어린 연대를 확인했다. 비록 고공에서 우리가 요구하는 복직 답을 받아내진 못했지만, 아래에서 더 많은 동지들과 함께 투쟁해 나가면 되겠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공에서 내려오는 지금 하나도 아쉽거나 슬프지 않다. 일터로 돌아가기 위한 투쟁 결코 멈추지 않는다"라며 "오늘 함께해준 많은 동지들께 감사 인사 전하고 싶다. 빠르게 회복해서 투쟁 현장으로 복귀하겠다"고 했다.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 ⓒ박상헌 사진작가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 ⓒ박상헌 사진작가

고 지부장은 발언을 마친 뒤 국립중앙의료원으로 후송됐다. 또한 그는 이날 오후 3시 세종호텔과 해고 노동자 간 7차 교섭에 참여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뤄진 7차 교섭은 노사 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채로 종결됐다. 해고 노동자와 연대 시민들은 세종호텔 실소유주 격인 주명건 대양학원 명예이사장이 교섭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며 호텔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박상혁 기자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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