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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정권이 공영방송 KBS 뉴스에 개입하죠?”

 

‘파업 3일째’ KBS 새 노조 함철 부위원장 “KBS 바로잡겠다”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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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31  22: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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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동정은 뉴스 시작 20분 내에, 국정원 대선 개입은 되도록 뒤로, 세월호 보도 시 해경 비판은 자제할 것, 윤창중 톱 뉴스는 내릴 것… 공영방송 KBS에서 실제로 일어난 ‘보도 개입’의 대표적인 사례다. 길환영 사장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KBS 보도에 간섭해 온 사실이 드러나자, KBS 기자들은 제작거부를 시작했고 KBS 양대 노조 역시 사장 퇴진 및 KBS 정상화를 위해 파업에 들어갔다.

3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청와대 방송에 돌을 던져라! - 광장 토크>가 열렸다. 이날 토크 콘서트에는 어느덧 파업 3일 째를 맞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새 노조) 함철 부위원장, 최근 다시 한 번 2012년 170일 파업의 정당성을 확인받은 이용마 MBC 해직기자, ‘보도 참사’를 보여주는 언론을 감시하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이 참석했다. 사회는 서해성 한신대 교수가 맡았다.

광장에 나온 시민들에게 가장 많이 ‘죄송함’을 표하고, 호소한 이는 새 노조 함철 부위원장이었다. 함철 부위원장은 “그동안 끊임없이 보도통제, 방송장악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 왔지만 명확한 물증이 없어서, 광범위하게 (내부의) 저항을 조직하거나 (보도 통제를) 막아내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파업이 능사라는 게 아니라는 걸 알지만 저희들이 정말 반성하고 있고 행동으로 나서 이런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국민 여러분께 보이기 위해 총파업 중”이라고 밝혔다.

노조보다 앞서 마이크와 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먼저 ‘도저히 방송을 할 수 없다’고 결단하고, 보도본부 부장단과 팀장단 등 간부들마저 ‘청와대 하수인’으로 전락한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이번 파업에는 외신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외신들이 가장 의문스러워하는 것은 이런 거다. ‘어떻게 정권이 공영방송 뉴스에 개입하느냐?’, ‘어떻게 공영방송 사장이 권력자만 쳐다보고 그 지시에 그대로 순응할 수 있느냐’ (…) 이런 문제가 드러났을 경우, 국가 최고 지도자가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믿음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가능한가 반문을 해 온다. 외신들이 ‘어떻게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는지 묻는다. KBS가 처한, 혹은 공영방송이 처한 현실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인 것이다. 외국에서는 이해할 수도, 통용될 수도 없는 일이 어떻게 한국사회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지 의심한다. 쉽게 믿을 수 없다고 한다. 화제 끌려는 요량으로 말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함철 부위원장은 “민주주의를 유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회적 공기가 바로 공영방송이다. 공영방송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니 오늘날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싸움에 대해 많은 질책과 격려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3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청와대 방송에 돌을 던져라! - 광장 토크'가 열렸다. 왼쪽부터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 이용마 MBC 해직기자, KBS 새 노조 함철 부위원장, 서해성 한신대 교수 (사진=미디어스)

이용마 해직기자는 “회사와 민사 2개, 형사 1개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번 주에 모두 1심 판결을 마쳤다. 3개 소송에 대해 법원에서는 저희들이 했던 170일 파업이 정당하다고 확인해줬다. 무려 3번에 걸쳐서. MBC 노조 파업이 굉장히 정당하고 회사가 경영권, 인사권을 남용해서 불법적인 일을 많이 저질렀다고 재판에서 인정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공정보도를 주장하며 벌인 파업의 정당성을 (법원에서) 인정해준 만큼, 이번 KBS의 파업도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KBS 구성원들이 좀 더 힘내줬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세월호 관련해서 방송만 잘못한 것은 아니다. 신문, 인터넷 언론 모두 각자 수준에 맞는 잘못을 했지만, 특히 KBS와 MBC를 비판하는 이유가 있다. 세월호 참사가 재난이라 하루 종일 TV에 나와 방송의 영향이 큰데, 책임 없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KBS는 재난주관방송사로서 더욱 책임지는 행동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길환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하는 상황에서 길 사장이 계속고 버틴다면, KBS 수신료 인상 반대 수준을 넘어 수신료 2500원조차도 낼 수 없다는 의견이 시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대대적인 수신료 거부운동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드린다”면서도 “공영방송의 문제는 여러분과 멀리 있지 않은 문제이니 관심 가져 달라”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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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안 고치는 박근혜 정부, 용서 못해"

 
[현장] '세월호 참사 3차 촛불행동' 2만명 참석, '진상규명' 촉구
14.05.31 22:20l최종 업데이트 14.06.01 00:34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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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 리본, '세월호 참사 잊지않을게요' 세월호 추모 범국민촛불행동 참가자들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 리본'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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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나 여기 있어요. 엄마가 돌아보면 언제나 나 있어요. 그러니 울지 말아요. 엄마가 자꾸 우니까 내 몸이 마르지 않아요."

31일 오후 청계광장, 가수 이수진씨가 부르는 동요 '섬 집 아기'가 흐르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한 단원고생으로 분한 배우 최민아씨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채 피지도 못하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교생들을 떠올리며 시민들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80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아래 대책회의)가 이날 오후 6시 개최한 '3차 범국민촛불 행동'에는 주최측 추산 2만명(경찰 추산 3000명)의 시민들이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 자리를 잡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한 명의 생존자도 구하지 못한 무능한 정부에 분통 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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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잊지 않겠습니다'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차 범국민촛불행동'에서 한 참석자가 '잊지 않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진상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라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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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국민촛불행동 "성역 없는 진상조사하라"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차 범국민촛불행동'에서 참가자들이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들의 신속한 수습과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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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차 범국민촛불행동'에서 참가자들이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들의 신속한 수습과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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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촛불 문화제에는 지난해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목숨을 잃은 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 5명의 부모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해병대 캠프 참사 희생자 유가족 이후식씨는 "태안사설 해병대 캠프 참사는 세월호 침몰 참사의 축소판"이라면서 "돈벌이에 눈 먼 업주의 만행과 자질이 부족한 직원들의 부도덕한 행위, 관리·감독할 기관의 부정부패 행정, 무능한 해경의 초동대응 실패, 관계 부처간의 책임 떠넘기기, 총체적 안전 불감증까지, 이 모두가 어쩌면 이렇게 똑같은가"라고 비판했다. 

이씨는 이어 "눈물 마를 날 없는 나라가 원망스럽고 단 한 명의 생존자도 구하지 못한 무능한 이 정부에 분통이 터진다"면서 "참고 있지 말고 일어서 달라, 이제는 온 국민이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유가족은 "소 잃고 외양간도 고치지 않는 이 정부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학생증 사진이 영정 사진이 되는 이 개떡 같은 대한민국을 심판해야 한다"고 울먹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박주민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만이 똑같은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매번 참사 때마다 그 진실이 낱낱이 드러나지 않은 채로 그냥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참사가 되풀이된다"면서 "어쩔 수 없이 잘못이 생기면 그 잘못을 낱낱이 드러내고 고쳐 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허용된 최선일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철저히 규명되기 위해서는 민간차원에서의 진상규명은 물론이고 공적으로 특별법에 의한 진상조사위 구성, 특별검사 도입 등 모든 방법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희생 나오지 않도록 1000만명 서명운동 동참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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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 훔치는 백기완 소장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차 범국민촛불행동'에서 가수 이수진 씨가 세월호 침몰사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동요 '섬 집 아기'를 부르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교생을 떠올리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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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차 범국민촛불행동'에서 가수 이수진 씨가 세월호 침몰사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동요 '섬 집 아기'를 부르자, 참가자들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교생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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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서명용지 전달받는 유가족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차 범국민촛불행동'에서 참석자들이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등을 요구하는 '천만인 서명운동' 서명용지를 모아 세월호 유가족 안산 단원고 고 오경미 학생의 아버지에게 전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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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회의는 이날 집회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등을 요구하는 '천만인 서명운동' 서명용지를 모아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단원고 유가족들을 대표해 서명용지를 받은 안산 단원고 2학년 고 오경미양의 아버지는 "정부가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의지가 약하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며 "또 다른 희생이 나오지 않도록 천만인 서명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우리 아이들이 왜 부모의 눈앞에서 배가 넘어가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 진실을 알고 싶다, 국민들의 성원이 너무 뜨겁다, 이 뜻을 지켜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책회의는 서명운동을 시작한 이후 전국적으로 78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명했으며, 이날 하루 서울에서만 2만69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후 8시께 청계광장을 떠난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종각~을지로 입구를 거쳐 서울광장까지 한 시간여 동안 행진했다. 시가행진 도중 참가자들은 "진상조사 실시하라" "성역 없이 조사하라" "팽목항을 잊지 말자"는 구호를 외쳤으며, 연도에서 가두행진을 지켜보던 일부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오후 9시께 서울  광장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세월호 희생자들과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실종자들을 추모하면서 인간 리본을 만들었다. 

용인 사는 한 중학생 "경찰이 끌고 가 짓밟았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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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조사 촉구 촛불행진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차 범국민촛불행동'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들의 신속한 수습과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촉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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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조사 촉구 거리행진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차 범국민촛불행동'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들의 신속한 수습과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촉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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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참가자들은 광화문 한국통신 건물 앞까지 진출해 청와대로 향하다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중학생을 폭행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기도 용인의 한 중학교 1학년생 정아무개군은 이날 8시 30분께 일민미술관 앞에서 경찰들에게 끌려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정군은 "촛불을 든 분들과 함께 대열 속에 있었는데, 앞에 있는 경찰관들이 나를 끌고 가서 짓밟으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했다"고 말했다.

정군의 폭행을 목격한 유아무개 목사는 "폭행을 한 경찰관들에게 '소속을 밝혀라' '지휘관이 누구냐'고 물었지만,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면서 "112 신고를 했지만 '인력이 없어서 출동 못하니 진정서를 제출하려면 하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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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도 세월호 참사 잊지 말아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차 범국민촛불행동'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거리행진을 벌이며 경찰 가슴에 노란 리본을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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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로 나선 시민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차 범국민촛불행동'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거리행진을 벌이며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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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딸, 페이스북에 분노한 표정과 편지 고발

(WWW.SURPRISE.OR.KR / 내가 꿈꾸는 그곳 / 2014-06-01)

딸이 밝힌 비정의 아버지
-고승덕 딸, 페이스북에 분노한 표정과 편지 고발-

서울시 교육감 후보 고승덕은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었던 것일까.

오늘(31일) 낮 짬을 내 포털 다음의 <아고라방>을 이리저리 기웃 거리는 데 눈에 띄는 장면이 포착됐다. 내용을 살펴보니 미국에 살고있는 고승덕의 첫째 딸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아버지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온 것. 페이스북에서 <켄디 고-Candy koh>로 알려진 그녀의 이름은 고희경이었다. 고희경은 고승덕의 첫째 부인 박유아씨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딸이었다.

아버지 고승덕이 이혼을 하고 10살 연하의 경향신문 문화팀 기자 이무경 씨와 재혼을 하자 어머니 박유아 씨와 함께 미국에서 살고 있었다. 어머니와 딸의 눈에는 아버지 고승덕과 이무경 씨의 재혼이 눈엣가시였을까. 아버지와 딸은 어느날 원수지간이 되고 말았다. 첫째 딸 고희경 씨가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고승덕의 발목을 붙든 것. 그녀는 고승덕을 아버지라 부르지 않고 2인칭 내지 3인칭으로 부를 정도로 아버지에 대한 증오심이 커 보였다.

그녀가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편지 속 사진은 불만이 가득한 분노한 모습이었다. 보통사람들이 잘 나온(?) 사진을 게재하는 것과 달리 그녀의 표정은 늘 웃고 있는 고승덕과 사뭇 다른 표정이었는데 그녀가 고발한 아버지의 모습은 비정한 부정이랄까. 고희경은 고승덕을 이렇게 고발하고 나섰다.


고승덕의 첫째 딸 고희경이 페이스북에 올린 편지

서울 시민 여러분들께,

저는 서울 시민은 아니지만 오늘 여러분께 서울 교육의 미래에 대하여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씁니다. 지금 제 이름은 캔디 고(Candy Koh)입니다. 1991년부터 1998년까지 서울에 살았을 때 이름은 고희경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지방 선거에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고승덕과 박유아 사이에서 난 두 자녀 중 장녀입니다. 최근 지방 선거에서 아버지께서 교육감으로 출마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그분의 자녀로서 침묵을 지킨다는 것이 양심에 걸렸습니다.

서울 시민 여러분께서는 혹 당선이 되면 서울 교육을 대표하고 책임질 그 분에 대해서 더 아셔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고승덕은 자신의 자녀들 교육에 대해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어머니와 고씨가 결혼 관계에 있을 1987년 미국 메사추세츠 주 캠버리지 시에서 태어났습니다. 1991년 미국 뉴저지 주에서 제 남동생이 태어난 직후에 우리 가족은 한국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어릴 적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 봐도 저와 동생의 교육에 대한 아버지의 존재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저와 동생을 데리고 미국으로 왔고 뉴욕에 있는 학교에 보냈습니다. 고씨는 한국에 머물렀으며 우리 모두와 더 이상 연락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버지 없는 생활에 익숙해졌을 무렵 저는 겨우 11살 이었습니다. 매년마다 돌아오는 아버지의 날은 저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아버지는 어디 계시고, 무얼 하시느냐고 묻는 것이 저는 끔찍하게 싫었습니다. 그분과 결코 말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그저 모른다고 대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화나 인터넷이 있었지만 저나 동생에게 잘 있는지 연락 한번 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자기 자식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후보에게 연락이나 생일 선물을 받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당연히 경제적 지원이나 자녀 교육에 대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대학에 진학하였고 가장 좋은 성적으로 졸업을 하였습니다. 공익에 대한 관심 때문에 이번 가을에 법대에 성적 장학금을 받고 진학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피가 섞인 아버지 없이도 이만큼 이루었다는 사실에 대해 저는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엄마나 외할아버지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엄마는 혼자서 두 자식을 키웠고, 외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심리적으로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미국에서 자라는 동안 한국 미디어를 통해서 고씨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성공을 하는지 강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또 그분이 학부모들에게 어떻게 아이들을 최고로 가르칠까에 대해 말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 무렵이었는데, 저는 매우 화가 났었습니다, 자기 자식도 교육시키지 않고 심지어 완벽하게 방치했으면서 어떻게. 그렇지만 저는 겨우 10대 청소년이었고 미국에 살고 있었습니다.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침묵하는 것 밖에 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한국민들이 그분이 이룬 성취와 소위 그 탁월함을 칭송하는 것을 보면서도 저는 침묵을 지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 목소리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 자신이 미국계 한국인이고 한국 정치 현장에 특별히 관여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고승덕이 서울시 교육감 직책에 출마하는 것은 선을 넘는 행위입니다. 제가 여기서 침묵한다는 것은 서울 시민 여러분을 기만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분이 전혀 가르치지도, 그다지 말한 적도 없는 그 분의 자녀로서 저는 서울 시민 여러분께 그분은 교육감이란 직책에 자격에 없다는 것을 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육감의 역할이 한 도시의 교육 정책과 시스템을 돌보는 것이라면, 고승덕은 이 일과 관련이 없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피붙이도 가르칠 뜻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 지도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교육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들의 손에 미래가 달려 있는 사람들- 여러분 도시, 민족, 세계의 미래-을 키우는 일입니다.

그분의 딸로서 저는 그분으로부터 교육에 대한 어떠한 지원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서울에 살고 있는 많은 친구와 더불어 한때 서울의 시민이었던 저는 여러분이 살고 있는 도시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하고 그 직책에 보다 적합한 후보를 선택 하리라고 믿습니다. 서울 교육을 진정 염려하고 후보자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 자기 자녀를 돌보면서 시작할 그런 사람을 말입니다.
Sincerely, Candy Koh

▲아버지 맞다며 고승덕 후보 딸 희경 씨가 페북에 올린 사진


언론에 비친 고승덕의 일탈

고승덕의 첫째 딸이 쓴 (고발)편지를 읽다 보니 고승덕의 치부가 전부다 드러난 느낌이 들었다. 고승덕과 입장을 바꾸어 놓고 보면 참담한 심정 이상의 기분이 들 정도였을 것. 개인의 사정과 집안 사정을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언론에 나타난 고승덕의 일탈은 전 처와 딸을 분노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주지하다시피 고승덕은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는데 그는 대학 재학중에 고시 3개를 패스한 수재였다. 사법.외무.행정고시를 두루 패스한 것이며 서울대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인재였다. 머리에 관한한 대한민국 최고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가진 직업은 변호사, 방송인, 작가, 칼럼리스트,교수 등 무려 7가지 직업을 무난하게 소화해 내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었던 것. 남들은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할 직업을 두루두루 전문가로 소화해 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머리는 똑똑했지만 겉으로 나돌던 고승덕에게 첫눈에 반한 여자가 있었던 것. 그 여자가 10살 연하의 이무경 씨였다. 2004년 3월 7일 서울 반포동의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이무경 씨와 결혼식(재혼)을 올렸다. 고승덕의 나이 47세, 이무경은 나이 37세였다. 이무경과의 결혼 생활은 ‘닭살부부’로 알려질 정도였다. 그 무렵 고승덕은 전 처 박무경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고승덕이 혼외관계특별법에 관심을 보인 한 기자의 질문에 “전 대학을 재수하지 않고 왔거든요. 그런데 서로 맞지 않아 이혼을 하게 되자 인생에서 재수를 한 기분이 들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 마음이 안 맞아 이혼을 하게되는 커플도 많고 그러다 보니 엄마 혼자 혹은 아빠 혼자 아이를 키우게 되는 경우가 많은 데 이런 아이들도 아무런 차별없이 자라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혼외관계특별법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그의 첫째 딸 고희경의 고발편지에 나타난 부정(父情)은 비정(非情)했다. 딸을 둔 아버지들이 희경 씨의 편지를 보면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로 고승덕의 겉과 속은 달랐다. 희경 씨가 고발편지를 페이스북에 띄우지 않았더라면, 늘 웃고 있는 고승덕은 여전히 넉넉한 이웃집 아저씨처럼 생각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희경 씨의 편지 한 통으로 아내를 갈아치운 보복을 딸내미로부터 당한 셈이랄까. 희경 씨는 자기가 힘들게 자란 배경 등을 통해 아버지 고승덕이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는 부적격자로 밝히고 있는 것이다. 해묵은 증오심이 고승덕은 물론 새누리당까지 내홍에 빠져들게 만든 것.

고승덕은 재혼 이후 한 방송에 나와 이무경 씨와 만난 과정을 털어 놓았는 데 이무경과 첫 만남을 위해 “원고 교정을 핑게 삼아 데이트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무경에 대한 첫 인상은 “기자 냄새가 안 났다. 어수룩 하고 어눌한 모습이 나와 많이 닮았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이후 서로 닮은 점이 많아 행복하다고 했는데 마음이 맞지 않아 이혼한 전 처와 딸이 이 같은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 지 희경 씨의 편지를 통해 모두 느껴지는 것. 비록 사생활이긴 하지만 희경 씨와 고승덕의 일면을 살펴보면서 딸의 외침이 자꾸만 거슬리게 만든다.

“…고승덕이 서울시 교육감 직책에 출마하는 것은 선을 넘는 행위입니다. 제가 여기서 침묵한다는 것은 서울 시민 여러분을 기만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분이 전혀 가르치지도, 그다지 말한 적도 없는 그 분의 자녀로서 저는 서울 시민 여러분께 그분은 교육감이란 직책에 자격에 없다는 것을 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육감의 역할이 한 도시의 교육 정책과 시스템을 돌보는 것이라면, 고승덕은 이 일과 관련이 없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피붙이도 가르칠 뜻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 지도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교육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6.4지방선거를 앞 둔 요즘은 그 어느 때 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갈고 닦아야 한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수신이 안 되면 제가가 힘들고 수신제가를 이루지 못한 사람이 지도자로 나서게 되면 가족은 물론 이웃과 나라가 힘들어지는 것. 재산이 많은 정몽준은 아들 때문에 개망신 당하고, 머리 똑똑한 고승덕은 딸 때문에 평생 쌓아온 명예 전부가 와르르 무너져 내린 것. 서울시민들이 이런 모습을 보고도 누굴 선택할런지…

내가 꿈꾸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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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처럼 순한 눈, 산양이 절벽에 사는 까닭

 
박그림 2014. 05. 30
조회수 578 추천수 0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③ 절벽으로 내쫓긴 산양

폭설로 떼죽음하고 등산객에 쫓겨 살아남은 산양 전국에 고작 700~800마리

짝짓기와 출산시기 하필 등산객 몰리는 시기와 겹쳐, 입산 예약제와 출입 통제 필요

 

   이른 봄 투명한 나뭇잎이 바람에 나부낄 때 태어나 
 아장걸음으로 어미를 따라 숲속을 헤매고 다니면서 
 계절의 흐름에 따라 살아가는 지혜를 배웠고, 
 다리에 힘이 오르고 바위 길을 쉽게 오르내리면서 
 설악산은 어린 산양에게 살아가야 할 집으로서 모자람이 없었다. 
 차츰 어른이 되면서 뜨거운 몸으로 짝을 찾아 숲속을 헤매기도 했고 
 어미가 되어 가족을 거느리고 이웃들과 몸 비비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살았다. 
 
 어느 때부터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늘 만나던 이웃이 갑자기 사라지곤 했다. 
 모두들 불안해했고 먹이가 모자라도 멀리까지 돌아다닐 수조차 없는 날이 늘어갔다. 
 제때 이웃을 만나기도 어려웠고 살아갈 터전이 좁아지면서 삶은 힘들고 어려워졌다. 
 먹이를 얻기 힘든 겨울철이면 어린 산양들이 견디지 못하고 죽어가곤 했다. 
 겨우 남아 있는 산양들조차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숨죽여 살아가고 있다.

 

re_산양.jpg» 선한 눈망울의 산양

 

■ 전국에 700~800마리 남아 
 
첫눈에도 소가 떠오를 만큼 닮았고 소처럼 커다랗고 순한 눈을 가지고 있는 산양은 학술적으로도 소과에 속한다. 세계적으로는 파키스탄과 인도 히말라야 지역에서부터 동남아 일부 지역과 중국의 흑룡강성 북부의 대흥안령 산맥과 러시아 극동 지방에 걸쳐서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백두대간을 따라 강원도 북부의 비무장 지대와 향로봉, 매봉, 설악산, 오대산, 두타산, 삼척의 가곡지역, 경북 울진 지역에 걸쳐서 살고 있으며 700~800마리쯤이 남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설악산에는 200여 마리가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나라 생물보전의 핵심지역인 설악산은 1970년에 국립공원으로, 1982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보호 가치가 높은 곳이다. 설악산을 중심으로 산양의 과거 기록을 들춰보면, 년 간 수백 마리를 포획했을 만큼 많았지만 1960년대 말의 대폭설로 인한 자연적인 수난과 밀렵 등의 인간 간섭 때문에 현재는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산양은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으로,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 제 217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부속서 1에 올라 있는 멸종위기종이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올라 있는 세계적인 희귀종이다.
 
■ 바위절벽으로 달아나야만 하는 산양

re_6-산양쉼터2.JPG» 양지바른 암벽지대에 있는 산양 쉼터.

 
설악산에서 호랑이와 표범 같은 천적이 사라졌는데도 더 넓은 곳에서 산양을 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산양의 삶을 위협하는 요인은 크게 서식지 파괴, 밀렵, 임산물 채취, 종에 미치는 환경오염과 자연재해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인간의 간섭에 따른 수많은 개발사업으로 인한 서식지가 줄어들었다. 또 보호지역을 마구 드나들고 있는 불법 등산객들과 약초꾼들에 의해 산양들의 삶은 위협받고 있다.


그런 산양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 방법이 바위 절벽으로 달아나는 것이다. 그래서 산양이 사는 곳에는 꼭 바위 능선이나 절벽이 있다. 산양의 발굽은 바위에 미끄러지지 않아 바위를 능숙하게 타고 옮겨다니거나 천적을 피할 수 있다. 산양이 몸 붙여 살고 있는 바위능선에서도 암릉 등반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곳에서는 산양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re_9-산양을+만나다.JPG» 가파른 산 비탈에 가야 산양을 만날 수 있다.

 

산양은 10년 안팎의 삶을 사는데, 가을에 짝짓기를 하고 약 7개월(230일간)의 임신기간을 거쳐 이듬해 봄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를 밴 채 혹독한 설악산의 겨울을 견뎌내야 하는 힘든 삶을 살고 있다. 
 
더욱이 짝짓기 철인 10~11월과 출산시기인 5~6월에 집중적으로 몰리는 등산객은 산양의 삶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지역민들의 약초 채취, 송이 채취도 산양의 서식지와 같은 곳에서 이뤄지는데다 짝짓기와 새끼 낳는 때와도 겹쳐 문제다. 시기별로 출입에 대한 통제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 대청봉으로 향하는 우리들의 발걸음 
 
re_2-오색등산로 무박산행.JPG» 이른 새벽 오색 등산로를 가득 메운 무박산행 등산객들.

 

설악산에서의 등산은 대부분 정상을 향한다. 대청봉에 이르는 등산로의 훼손은 오래전부터 커다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등산로 훼손뿐 아니라 등산객들로 인한 서식지 파괴는 산양의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넘치는 등산객들로 인한 서식지 파괴는 넓은 삶터를 필요로 하는 산양을 구석으로 몰아넣어 스스로 살아갈 수 없도록 만들고 이웃 산양 무리와 오고 가는 것을 막음으로써 다양성을 떨어뜨리고 끝내는 멸종으로 이끌게 된다. 
 
산양의 서식지를 지나는 등산로를 폐쇄하여 산양 서식지를 안정적으로 지키고, 자연 휴식년제와 계절별 입산예약제를 통해 설악산의 생태계를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 산양을 지키기는 자연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일 
 
re_10-산양똥+조사.JPG» 산양 똥을 조사하고 있는 필자.

 

설악산은 산양들의 집이었고 야생의 당당한 아름다움을 갖춘 산양이 숲을 누비고 다닐 때 숲은 살아서 춤추었다. 산양의 크고 순한 눈동자에는 푸른 하늘과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이 있고 사랑하는 가족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이 있고 마음 놓고 살아가고 싶은 간절한 바램이 깃들어 있다. 
 
그러나 푸른 숲이 비춰졌을 눈망울에 눈물이 고이고 서식지 파괴로 살 곳을 빼앗긴 산양은 힘들고 지쳐 탈진한 모습으로 자주 눈에 띈다. 
 
한낮의 따사로운 햇볕을 쬐며 쉬었을 어미와 새끼 산양들을 떠올리며 언제쯤 설악산에서 마음 놓고 살 수 있을지 가늠해 본다. 수많은 사람의 발길에 몸을 숨기며 살아야 하는 산양, 바람소리에도 귀를 쫑긋 세우고 불안한 눈빛으로 두리번거렸을 산양, 이런 날들 속에서 산양은 사라져갔고 이제 산양을 찾아 산속을 헤매고 다녀도 어쩌다 마주칠 뿐이다. 
 
쫓기는 삶을 살아가는 산양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산양을 우리가 어떻게 보호할 수 있다는 말인가. 오직 하나 산양이 사는 곳에 가지 않음으로써 산양의 삶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며 산양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re_4003.JPG» 신록이 가득한 설악산의 숲. 산양이 마음껏 다닐 수 있는 날은 올까.

 

어느 날엔가 산양이 우리 곁으로 다가와 야생의 당당한 아름다움을 보여줄 때까지 자연에 대한 예의와 염치를 갖추고 생명에 대한 존엄을 지켜가야 한다. 모든 생명이 자연 속에서 더불어 살아야만 하는 까닭은 생명의 어울림 속에서 서로의 삶이 온전해지기 때문이다. 
 
바람이 나무들을 흔들며 휘몰아 내린다. 목덜미를 파고드는 찬바람에 자라처럼 목을 움츠리며 햇볕을 찾아 양지쪽으로 나선다, 
 
커다란 바위를 등지고 오후의 엷은 햇빛 속에 앉아 질펀하게 누운 흰 산을 바라본다. 골골이 생명의 소리 가득했고 산양이 지천으로 살았던 잃어버린 풍경을 그리워하며 그때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지금의 설악산이 슬프다. 산양이 뛰어노는 설악산은 그냥 꿈일 뿐인가. 
 
글·사진 박그림/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설악녹색연합 대표
  
■ 산양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이곳을 참고하세요
 
 -설악산과 산양 http://goral.tistory.com
 
 -EBS 하나뿐인 지구 -박그림, 설악을 말하다 
 http://home.ebs.co.kr/hana/board/10/10025226/view/10003101042?c.page=5&hmpMnuId=102&searchKeywordValue=0&bbsId=10025226&fileClsCd=ANY&searchKeyword=&searchCondition=&searchConditionValue=0&
 
 -<산양들아 잘 잤니>동화책 보기
 http://www.yes24.com/24/Goods/8905480?Acode=101
  
 -울진 산양 구조활동 보기 
 http://www.greenkorea.org/?p=37696
 
 -산양과 모차르트, 유튜브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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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친일 국정교과서 반대하는 부교재 만들 것"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4/05/31 12:16
  • 수정일
    2014/05/31 12:1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14.05.31 09:30l최종 업데이트 14.05.31 09:30l 최경준(235jun)권우성(kw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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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TV라디오 출연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 6.4지방선거 서울시교육감에 출마한 조희연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국민카페에서 열린 국민TV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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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진보 단일후보인 조희연 서울교육감 후보는 30일 "박근혜 정부가 친일·친독재 국정교과서를 만들면 서울교육청에서 독자적으로 그것을 반대하는 부교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후보는 이날 오후 국민TV 라디오 초청 토론회에서 "친일교과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질문에 "친일·친독재 교과서를 반대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말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친일 논란으로 대부분의 학교에서 채택을 거부당하자, 정부·여당에서 국정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때문에 정부·여당은 진보교육감과 야당으로부터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샀다.

조 후보는 또 "혁신학교를 혁신미래 학교로, 혁신미래 교육으로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면서 "우리 아이들을 미래의 아베로 키워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아베를 비판하는 게 한국의 아베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본의 아베를 부끄럽게 만드는, 세계로 열린 민주시민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리 아이들을 국가와 민족에 대한 열린 성찰의식을 갖춘 세계시민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만일 (우리 아이들을) 한국의 아베로 키우게 되면 뉴라이트, 일베(일간베스트)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아이들을 '미래의 아베'로 키워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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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TV라디오 출연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 6.4지방선거 서울시교육감에 출마한 조희연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국민카페에서 열린 국민TV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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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후보는 이날 초청 토론회에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그러나 참석한 100여 명의 방청객은 큰 환호와 함성, 박수로 그를 맞았다. 조 후보는 "교육감 선거 나오기 전에는 인기가 없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인기가 오른 것 같다"며 멋쩍게 웃어보였다.

패널로 참석한 김용민 국민TV PD는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되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까"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박원순·조희연 후보가 궁합이 잘 맞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역대 대통령을 서울교육감 후보들과 비교하면 (보수 성향의) 고승덕 후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 (보수 성향의) 문용린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 그리고 (민주진보 단일후보인) 조희연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매우 닮았다"고 말했다. 조 후보도 "혜안이 있는 분들은 잘 보신다"며 맞장구를 쳤다.

김용민 PD는 이어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의 성대모사를 시작했다. 그는 "저 정몽준이에요, 여기 미개한 분들이 참 많이 온 것 같은데, 제가 오늘 조 후보에게 송곳 질문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PD(정몽준 목소리로) : "조 후보는 선거 구호 보니까 OO 교육감이라고 하던데 그게 뭐죠?
조희연 : "진심 교육감입니다."
김 PD : "혹시 농약 교육감 아닌가요, 두 번째 질문입니다. 부인은 어떻게 하셨어요?"
조희연 : "(웃으면서) 이혼 경력은 없습니다."
김 PD : "혹시 부인이 성형 하셨어요?"
조희연 : "(웃으면서) 성형 할 돈이 없었어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의 전화 연결도 마련됐다. 조국 교수는 "제가 대중적으로 이름이 더 알려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조희연 후보가 저보다 열 배 백 배 더 훌륭한 분이라는 것을 제 이름을 걸고 보증한다"고 조 후보를 치켜세웠다.

조 교수는 이어 "경쟁자인 고승덕 후보가 고시 3관왕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지만, 조 후보는 고시 1관왕도 아니다"면서 "서울시교육감의 자격과 관련해서 고시 3관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조 교수는 또 "제가 걱정이 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육감을 뽑는 게 아니라 마치 과외 선생을 뽑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며 "고시 3관왕을 교육감으로 뽑으면 마치 자기 자녀들도 고시 3관왕 될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고승덕, 학부모 헛된 욕망 자극... 그걸 뜯어고치는 게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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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TV라디오 출연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 6.4지방선거 서울시교육감에 출마한 조희연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국민카페에서 열린 국민TV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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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조희연 후보는 "사실 고 후보는 노량진 고시촌에서 (선거대책본부) 출정식을 했지만, 저는 세월호 참사 조문 이후 안국동에서 학교 주변 관광호텔 건립 반대를 선언하는 것으로 시작했다"면서 고 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과 교육이야말로 일그러진 욕망이 표출되는 첨예한 문제"라며 "좋은 학교, 좋은 직장, 고시 3관왕, 이것은 이뤄질 수 없는 허상이고, (이것이 이뤄지려면) 많은 사람들이 루저가 되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고 후보는) 많은 학부모의 헛된 욕망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교육감에 당선되려고 한다. 그것을 뜯어고치는 것, 극복하는 과정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교육의 과제다. 그것은 성공지상주의 교육관이다. 1960~1970년대 헝그리 정신으로 선진국이 됐을지 모르지만, 민주화된 현재 상황에서는 그런 낡은 교육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것이 필요하다."

20여 분의 짧은 시간 동안 패널·누리꾼과 질의응답이 이어진 뒤, 사회자는 "조 후보가 홍익대 앞에서 영화배우 문성근씨와 유세를 해야 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 조 후보는 "문성근씨와 내가 닯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면서 "그 쪽은 잘생긴 문성근이고 저는 못생긴 문성근"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왜 이번에 조희연이 서울시교육감이 되어야 하느냐"는 사회자의 마지막 질문에 대해 조 후보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대통령은 바꿀 수 없어도 지금 교육감은 바꿀 수 있다. 교육감이 바뀌면 서울 교육이 바뀐다. 서울 중심주의를 넘어야하지만, 서울이 대한민국의 현재 중심이기 때문에 서울 교육감이 바뀌면 대한민국 교육이 바뀌고, 대한민국이 바뀔 수 있다."

이날 토론회의 또 다른 패널인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조희연 후보가 그동안 살아온 삶에서 우리 사회와 인간에 대한 애정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보수·진보로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미래 세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없는 선택"이라고 조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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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TV라디오 출연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 6.4지방선거 서울시교육감에 출마한 조희연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국민카페에서 열린 국민TV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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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동원,금품,대리투표 '새누리당 불법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되면서 6.4 지방선거가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세월호 참사로 잠잠했던 불법 선거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관권과 돈을 이용한 조직적인 불법 선거 운동을 계속 자행하고 있습니다.
 

① 투표소 100미터 이내 선거운동 금지 위반

원래 사전투표소를 비롯한 투표소 100미터 이내에서는 특정 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사전투표를 했던 시민들의 SNS에는 사전투표소 100미터 이내 거리에서 새누리당 선거운동원을 봤다는 증거 사진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냥 무심코 지나치는 시민들도 있겠지만, '이거 불법이 아닌가요?'라고 하면 그제야 자리를 떠나는 새누리당 선거운동원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들도 투표소 100미터 이내 선거운동이 불법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새누리당 선거운동원들은 어떻게든 선거에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불법을 자행한 것입니다. 

② 합성사진 사용 금지 위반
 

 

 


6.4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내거는 후보가 많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함으로 지지도를 높이겠다는 선거 전략입니다. 

자신이 찍은 사진을 가지고 선거전략을 펼치겠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찍지도 않은 사진을 합성해서 지지도를 높이는 선거운동은 불법입니다. 

새누리당 정만규 사천시장 후보의 선거공보물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이 담겨있습니다. 그런데 네티즌 수사대 자로님이 조사한 결과 이 사진은 합성으로 밝혀졌습니다. 

대선 전날이었던 2012년 12월 18일 박근혜 대통령과 탤런트 김민씨가 기념품을 받는 장면이 새누리당 정만규 사천시장 후보와 손을 잡는 사진으로 바뀐 것입니다. 

공식적으로 유권자에 발송하는 선거공보물에 합성사진을 보낸 새누리당 후보의 불법은 공직선거법 250조를 위반한 것입니다. 

③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위반
 

 

 


5월 29일부터는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됩니다. 선거를 앞두고 불확실한 여론조사를 통해 유권자가 행여나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 윤진식 충북도지사 후보는 5월 29일 [선거운동정보]라며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와 여의도리서치 여론조사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5월 29일 이전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에 등록이 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가 발표한 여의도리서치는 여론조사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것입니다. 이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불법입니다. 

④ 허위사실 기재, 전과 사실 누락 위반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의 정보를 공개하는 일은 선거에서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유권자가 후보를 정확히 알 수 있어야 제대로 된 투표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에서 출마한 새누리당 김승하 후보의 선거공보물을 보면 '전과기록 해당없음'으로 표기되어 유권자들에게 발송됐습니다. 그러나 그는 '도로교통법 위반과 폭력행위 등'의 전과 2건이 있는 후보였습니다. 

제주 선관위는 허위사실이 기재된 수천 장의 선거공보물을 수정하지 않고 선관위는 공고문 달랑 26매와 '경고'로 끝냈습니다. 

경기도 의정부 선관위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음주운전 전과 누락에 대해 검찰에 '고발'했었습니다. 선관위가 중립적으로 선거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⑤ 대리투표, 거소투표 위반
 

 

 

 


대한민국에는 몸이 불편하여 도저히 투표소를 찾지 못하는 유권자를 위한 '거소투표'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집이나 요양시설 등에서 우표로 하기 때문에 사전에 신고하고 본인이 직접 기표해야 합니다. 

경부 봉화군 새누리당 당원협의회장 A씨는 거소투표를 신고하여 거소투표 용지를 받은 B씨의 집에 찾아가, 거소투표자 B씨와 C씨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두 사람의 손목을 잡고 기표했습니다. 물론 새누리당에 기표했습니다. 

대리투표는 투표에서 가장 최악의 불법 선거입니다. 새누리당 당원협의회 회장이 대리투표를 통해 새누리당에 투표했다는 사실은 몇 표냐를 떠나 새누리당 당대표가 국민 앞에 참회해야 할 정도의 중요한 사안입니다. 

⑥ 과태료 대납, 공정선거 위반 
 

 

 


경부 영주시 평은면과 장수면 노인 37명은 선거와 관련하여 음식물을 제공받은 혐의로 1천173만2천970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습니다. 

과태료를 부과받은 노인들은 새누리당 영주시당협 실버위원장 B씨에게 항의했고, B씨는 장수면의 한 노인 통장에 720만원을 송금했습니다. 

새누리당 영주시당협 실버위원장 B씨에게 돈을 송금받은 노인은 지역노인들의 과태료 (713만 4천800원)을 대신 납부했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어진 '돈 안드는 선거' 정책은 불법 향응을 제공받은 사람도 과태료를 내게 하여 '깨끗한 선거'의 기반을 어느 정도 조성했습니다. 

새누리당이 불법 향응을 제공받은 사람의 과태료를 대납하는 행위 자체는 법의 처벌을 받는 동시에 '깨끗한 선거'를 망치는 주범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⑦ 금품살포, 공정선거 위반

 

 


교육감 선거는 다른 선거보다 더 투명하고 깨끗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교육감을 선출하는 선거이기 때문입니다. 

충남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보수 교육감 S씨의 선거사무장 A씨는 구,시군,군 선거연락소장 6명에게 '사전투표에 노인들을 적극 동원할 수 있도록 교통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총 1040만원을 전달하다가 선관위에 적발됐습니다.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는 물론이고, 투표에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감 후보가 돈을 써서 사전투표에 노인을 동원하도록 유도하는 행위 자체는 불법과 범죄자가 우리 아이들을 교육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⑧ 현직교육감 지위 이용, 공직선거법 위반
 

 

 


서울시교육감 후보롤 출마한 문용린 후보는 서울시교육감 직무정지 상태입니다. 선거 기간에는 교육감의 지위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5월 28일 문용린 후보는 서울 미동초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문용린 후보가 방문한 미동초등학교 학생 110명은 문용린 후보를 위해 합창과 풍물 공연, 태권도 시범 등을 선보였습니다. 

미동초등학교 학생 110명은 문용린 후보를 위해 2~3교시 정규수업 시간에 공연한 것입니다. 특히 문용린 후보가 온다는 소식에 학교에서는 부랴부랴 학부모를 동원하고 학생 공연도 준비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선거에 나온 교육감 후보가 아이들의 수업을 자신의 선거운동에 이용한 것입니다. 
 

 

 


새누리당이 벌이는 불법선거 운동 사례는 오늘 쓴 글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러나 지면상 쓰지 못했습니다. 

지난 3차례 지방선거에서 범죄로 기소된 피고인 중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사람은 1천263명 중 250명입니다. 지방선거에 당선된 10명 중의 2명은 당선무효형을 받았고, 시민들은 이런 범죄자들 때문에 피같은 세금을 다시 써가며 없는 시간을 쪼개 다시 투표했습니다. 

우리가 3.15 부정선거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불법선거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며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엄청난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문용린 교육감 후보는 미동초등학교 아이들의 공연을 보면서 '등줄기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동적이다'라고 말했답니다. 

아이엠피터는 2014년 대한민국에서 새누리당의 불법선거가 버젓이 자행되는 증거를 찾아내면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민주주의를 사수하기 위해 1960년 시민들이 외쳤던 '부정선거 몰아내어 민주정의 바로잡자'라는 피맺힌 목소리가 오늘도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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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야 만난 아들…"유골함엔 손도 못 대봤다"

[인터뷰] 삼성전자서비스 고 염호석 친모 "내 새끼 유언 지켜주고파"

최하얀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4.05.31 09:38:14 

 

 

 

 

 

 

 

 

 

'시신 탈취'. 군사독재 시절에나 거론됐던 이 험악한 단어가 근래 사람들 입에 다시 오르내리고 있다. 염호석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양산분회장이 지난 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벌어진 일련의 상상 밖 일들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복기하자면 이렇다. 염 분회장은 강원도 정동진 인근 해안도로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저의 시신을 찾게 되면 우리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안치해 주십시오. 지회가 승리하는 그날 화장하여 이곳에 뿌려주세요'라는 유서가 공개됐다.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라고도 해 오랜 요구인 생활임금 보장과 노동조합 인정이 현실이 되기를 염원하기도 했다. 
 
애초 고인의 양친은 비보를 접한 직후, 고인의 유서에 따라 장례 절차 일체를 노조에 위임한다는 위임장을 작성했다. 그러나 부친은 하루 만에 석연치 않은 정황 속에 돌연 '가족장'으로 입장을 바꾼다. 이 과정에서 30년 전 헤어진 고인의 모친과는 어떠한 협의도 없었으며 '삼성으로부터 거액의 제안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이가 여럿 나왔다. 
 
경찰은 고인의 유서와 어머니의 만류에도 '아버지 요청'대로만 움직였다. 경찰 300여 명이 18일 고인이 안치된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에 난입해 조합원 25명을 연행하며 시신 빼돌리기를 도왔고, 20일에는 '유골함이라도 돌려달라'며 울부짖는 생모와 동료들을 향해 캡사이신을 살포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모친과 동료들은 지금도 고인의 유해가 어느 곳에 뿌려졌는지조차 모른다. 30일 오후, 허망하게 아들을 잃은 어머니 김 모(65) 씨를 만났다. 쉽지 않았을 텐데도 공개 석상에 나선 이유를 묻자 "석이한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거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씨와 한 인터뷰를 정리했다. <편집자>
 
▲ 고(故) 염호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의 어머니 김 모 씨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앞 파업 농성장을 방문해 아들의 영정 앞에 섰다. ⓒ프레시안(최하얀)

▲ 고(故) 염호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의 어머니 김 모 씨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앞 파업 농성장을 방문해 아들의 영정 앞에 섰다. ⓒ프레시안(최하얀)

 
지난 20일 경남 밀양 공설화장터에서 벌어진 일은 김 씨에게 '공포'로 남아 있다. "아직도 그날 생각만 하면 무서워서 몸이 부르르 떨린다"며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뜨는 김 씨. "그런 일은 영화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다"며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복잡한 듯 보이지만, 사실 간단한 상황이다. 고인의 유서를 두고 친모와 친부의 의견이 엇갈렸다. 친부는 애초 노조장에서 가족장으로 돌아섰고, 친모는 처음부터 계속해서 노동조합장을 원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경찰은 '중재'가 아닌 일방적으로 부친 편을 드는 '개입'을 택했다. 
 
"(친부와 장례 방식에 관한) 협의 과정은 전혀 없었어요. 한 번도 애 아빠하고는 얘기도 제대로 못 나눠 봤다니까. 밀양에서도 내가 경찰한테 그랬어. 협의를 하게 해달라고. 그러니까 경찰이 애 아빠를 데리고 오긴 했는데, '이분을 아시느냐'고 묻더라고요. 애 아빠가 나를 보고 '모릅니다'라고 하대. 경찰이 그러자 '상황 끝'이라고 했어요, 상황 끝."
 
김 씨는 이에 강하게 항의했다. '내가 낳았다'며 경찰 가슴팍에 염 분회장의 유서를 밀어 넣었다. '네 아들이 죽어도 이럴 수 있느냐'고 소리도 질러 봤다. 그러나 밀양경찰서 정보과장은 정작 친부에게 '공식적으로 (신변) 보호 요청을 하라'는 제안을 먼저 하기까지 했다.    
 
"왜 나한테는 물어보지도 않느냐고, 왜 나는 말도 못하게 하느냐고 막 따지는데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화장터) 안으로 쑥 들어가 버리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경찰들이 갑자기 막 에워싸고 최루액을 쏘고. 순간적이었어요. 순간."
 
김 씨는 이렇게 말하며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몇 장 꺼내 보였다. 아랫입술이 찢긴 사진을 보여주며 "그날 경찰 팔꿈치에 맞아 이렇게 된 것"이라고 자신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날 이후로 몸살이 와서 일주일간 앓으며 병원을 다녔다"고도 했다.  
 
"경찰들이 양팔을 꽉 틀어쥐고는 화장터 안으로 못 들어가게 하더라고. '내가 엄마'라고, 들어가겠다고 해도 에워싸고 잡아끌고 그래서 팔에 멍이…. 결국 유골함엔 손도 못 댔어요. 그전에 영안실에서나 애 볼때기 한 번 만져봤지, 유골함엔 손도 못 대봤어요."
 
▲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 설치된 고(故) 염호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의 영정 앞으로 상복을 입은 동료들이 지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 설치된 고(故) 염호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의 영정 앞으로 상복을 입은 동료들이 지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죽은 후에야 만난 아들
 
김 씨는 30년 전, 여섯 살 난 어린 염 씨를 뒤로하고 집을 떠났어야 했던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했는데 (애 아빠가) 너무 때리고 노름하고 여자를 만나 견딜 수가 없었다"며 "애가 보고 싶어도 잘 살기만을 기도했다"고 말했다. "(애 아빠가) 다른 여자 만나 잘 사는데 괜히 내가 나타나면 분란만 일으키는 것 아니겠느냐"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아들이 숨졌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게 됐다. 급히 서울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동 중에 노조를 통해 친부의 연락처를 파악하고 상황을 묻는 전화를 걸었다. '석이가 어떻게 됐는데'라는 질문에 부친은 '나도 모른다'고 한 후 두 사람은 더는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김 씨는 말했다. 
 
"강릉에 있던 애를 노조에서 서울로 옮겼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서울로 가서 애 유서 보고 위임장에 서명하고 얼굴 보려고 하는데, 거기(서울의료원 장례식장)서 핏자국 있다고 안 보면 안 되겠느냐고 하더라고. 
 
내가 엄만데, 마지막으로라도 애 얼굴 한 번 보려고 왔는데 봐야지, 당연히 봐야지. 오랫동안 못 봤는데도, 보니까 그 꼬맹이 얼굴이 큼지막해졌어. 볼때기하고 이마하고 만져보고,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어릴 때 얼굴이 있더라고. 그런데 차갑고, 입술은 보라색이고…."
 
김 씨는 마지막으로 본 아들의 얼굴을 이야기하며 참지 못하고 울먹였다. 비록 고인이 어렸을 때 떠나야 했지만 , '이제는 죽었으니까 내가 데려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지금 서로 과거의 잘잘못을 따질 게 아니잖아요. 애가 유서를 그렇게 썼는데. 그거대로 따라주면 되는 거잖아. 순리대로 하면 되는 건데. 저들(부친과 부친 측 가족들)이 그렇게 휘둘리지 않았으면 경찰이 그처럼 폭력적으로 굴진 않았을 거잖아요."
 
김 씨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인터뷰 중간중간 '시신 탈취'라는 상황까지 일이 커진 데 대해 "내 죄"라는 한탄도 적지 않게 했다. "내가 (염 분회장을) 낳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며 "그래도 내 새끼니까, 내가 애 엄마니까 가는 것은 내가 거두고 싶어요"라는 마음을 밝혔다.  
 
김 씨와 김 씨의 남편은 이날 인터뷰를 마친 후 염 분회장의 동료들이 12일째 노숙 농성 중이던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 앞을 찾아 고인의 분향소를 조문하고 금속노조 주최 집회에도 합류했다. 
 
고(故) 염호석 분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서비스 하청 노동자들은 지난해 설립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가입해, 삼성과 각 하청업체들을 상대로 생활임금 보장, 노동조합 인정, 근로기준법 준수 및 조속한 임금·단체 협상 체결 등을 요구해 왔다. 
 
특히 불안정하고 열악한 근로 조건을 만드는 핵심 원인인 수리 '건당 수수료 체계'와, 노조 위축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해운대·이천·아산 센터 폐업'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대두해 있다. 노조는 염 분회장의 죽음 이후 19일부터 총파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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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눈물을 닦고 투표용지를 꼼꼼이 보자

 
호인수 2014. 05. 31
조회수 45 추천수 0
 

 

[삶의 창] 초상집에 선거 축제

호인수 인천 부개동성당 주임사제

 

세월호촛불집회박종식기자편집.jpg

*세월호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 모습. 박종식 기자

 

아무도 예상치 못한 죽음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원통하고 기막혀 앞뒤를 따져보니 이미 오래전부터 충분히 예고된 재앙이었다. 인재였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철석같이 믿은 착하고 순진한 아이들은 단 한명도 살아남지 못했다. 그래서 더 억울하고 분했다. 한반도가 온통 초상집이 되어 곳곳에 분향소가 차려지고 설움에 북받친 조문객 행렬이 줄을 잇고 눈물이 내를 이뤘다. 배가 통째로 가라앉은 지 사십구재가 다가오는데 여태 아이의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엄마와 아빠들은 목이 쉬어 소리도 못 내고 눈물까지 메말랐다. 이 죄 없는 이들이 피살된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통령을 필두로 책임져야 할 사람은 단 한명의 예외도 없이 반드시 책임지라는 함성이 촛불과 함께 산천에 번져간다. 이번만은, 절대로 이번만큼은 예전처럼 또 그렇게 그냥 넘기고 쉽사리 잊어서는 안 된다고 입술을 깨물며 맹세에 맹세를 거듭한다.


서울 지하철이 추돌하는 아찔한 사고가 나는가 하면 일산의 버스종합터미널에서 불이 나 불과 30분 만에 8명이 목숨을 잃었다. 릴레이를 하듯 장성의 한 요양병원에서도 화재로 심신이 자유롭지 못한 노인 등 20여명이 순식간에 질식사했다. 이런 판국에 늘 조마조마한 동해안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정부의 호언장담을 누가 믿겠나? “이게 무슨 나라냐”는 자조 섞인 한탄이 조금도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그 누구의 말도 믿을 수 없는 서글픈 불신국의 불신국민이 되어버렸다.

 

하필이면 이 시기에 우리는 지방선거를 치르게 됐다. 선거는 신뢰와 지지의 표시다. 너라면 내 뜻을 대신해주고 내가 살고 싶은 고장을 만들어줄 충실한 대리인이 되리라 믿고 그에 합당한 힘을 모아주는 선택의 행위다. 내가 부릴 일꾼을 내 손으로 뽑아 세우는 게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더군다나 지난번에 판단 착오로 잘못 뽑은 사람이 매사에 적반하장이라 단단히 벼르고 있음에랴.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분위기는 축제와는 거리가 멀다. 차오르는 슬픔과 분노를 견디고 삭이기에는 덩어리가 워낙 크고 무겁기 때문이다. 한때 나의 무지한 소견으로 장례 절차를 마칠 때까지만이라도 선거를 미루면 어떨까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지위가 높고 권력이 클수록 자신의 책임을 희석시키거나 아랫사람에게 떠넘기기 다반사인데 그들에게 여유를 준다면 고양이 앞의 생선과 다르지 않을 터, 그 틈에 숨기고 속이려고 무슨 말, 무슨 짓은 못할까?

 

바로 이때, 세월호가 우리의 등짝에 죽비를 내리쳤다. 그 옛날 서울을 버리고 제일 먼저 도망가서 한강 다리를 폭파하라고 명령한 이승만의 후예이며, 군부독재자 박정희와 전두환, 그리고 거짓말투성이 이명박으로 이어지는 지배자들과 맥을 같이하는 세력이 세월호 참사의 원흉임을 기억하라고. 수세에 몰린 그들은 지금 행방이 묘연한(묘연하게 만든?) 유병언 부자에게 모든 죄를 덮어씌우고 사상 최고액의 몸값을 걸어 자신들에게 쏠려 있는 분노의 시선을 돌리려고 무진 애를 쓴다. (어쩌면 선거에 임박해서 체포 소식이 전해질지도 모를 일이다. 어디 한두번 겪어봤나?) 더더욱 속 터지는 일은 목숨 걸고 나서도 시원찮을 야당의 엇비슷한 행태다. 초상집 마당에 넘실대는 빨간색보다는 파란색이 그나마 낫지 않으냐는 구차한 변명으로 보인다. 정말 한홍구 교수의 말대로 싸가지의 문제다. 그래도 어쩌랴! 잠시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투표용지를 꼼꼼히 살펴보자. 그러고 나서 또 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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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인수
인천 부개동 성당 주임신부다. 군사독재시절엔 민주화운동의 선봉이 되었고, 우리신학연구소를 설립해 신학의 토착화에도 기여했다. 인천 지역운동가들의 정신적 지주로 통한다. 허심탄회하게 어울러 막걸리와 소주잔을 기울이는 것을 즐기는 허물없는 사제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지상에서 이뤄지도록 삶으로 기도하면 살고 있다.
이메일 : hanispecia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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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탈취' 경찰과 '무노조' 삼성, 닮았다

[시신 탈취 논란으로 본 삼성과 국가·①] 그들은 무엇이 두려운가

기사입력 2014.05.29 18:35:33

 

 

 

 

 

 

 

 

 

 

여관과 급식소로 변한 강남 삼성 본관 앞. 화려하다! 높다! 강남역 주변 건물을 상징하는 단어다. 그리고 그중 제일이라는 삼성본관! 한국 경제의 중심이며, 모두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21세기 한국의 얼굴로 삼성을 내세우는 데 주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삼성의 맨 얼굴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삼성의 맨 얼굴을 보고 싶다면 지금 강남 삼성 본관 앞에 가 보라. 삼성 본관 앞에서 밥을 먹고, 밤이면 침낭 하나를 덮고, 거리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하청 노동자 800여 명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의 맨 얼굴은 반도체, 스마트폰 세계 1위가 아니다. 프로야구 우승팀 삼성라이온즈는 더욱 아니다. 하물며 한국 최고 부자 이건희 회장도 아니다. 노동조합을 한다는 이유로, 일감을 줄여 한달 40여만 원의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 삼성의 진짜 맨 얼굴이다. 
 
"삼성의 맨 얼굴을 직시하자"
 
바로 이 삼성의 맨 얼굴들이 지난 19일부터 삼성 본관 앞에서 내 얼굴을 보아 달라 외치고 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보아주지 않는, 삼성의 속살이다. 삼성의 속살을 해부해 들어가면, 노동조합 활동가들에 대한 납치와 감금, 폭행과 금품 회유, 협박과 해고 마치 조폭영화에나 등장할 기법들이 등장한다. 
 
영화 같지만 사실이다. 삼성은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전근대적인 노무관리를 해왔다. 그동안 삼성이 무노조 경영 방침을 고수하기 위해 해온 일들은 정상적인 노무 관리라 할 수 없는 악행에 해당한다.
 
삼성에서 일하는 노동자 중 상당수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비인간적인 대우와 장시간 노동, 저임금에 신음한다. 힘들다는 이들의 푸념은 삼성 마크에 가려져, 듣는 이들에게는 배부른 소리로 들릴 뿐이다. 
 
▲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 사진은 지난 19일 노숙 농성 및 전면 파업이 시작되던 날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 사진은 지난 19일 노숙 농성 및 전면 파업이 시작되던 날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최소한의 버팀목도 허용하지 않겠단 삼성"
 
그런 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정작 자신들이 일하는 곳에서는 힘들다는 소리를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삼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자신이 생각하는 이야기를 함께 말해줄 노동조합이 이들에게는 없다.
 
삼성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경영 방침을 가지고 그동안 수많은 노동자를 오로지 사용자와 경영자의 지시대로만 움직이도록 했다. 삼성 경영자들에게 노동조합이란 거추장스러운 걸림돌일 뿐이다. 
 
회사 안에 노동조합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거대한 힘을 가진 사용자로부터 노동자들의 인권을 지켜줄 '최소한'의 버팀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버팀목이 없는 삼성 반도체․LCD 공장에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 여성 노동자들은 무엇인지도 모르는 화학물질을 만지며 점심시간도, 화장실 갈 시간도 맘대로 쓰지 못하고 일했다. 
 
이렇게 먼지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되며 그녀들은 소멸해갔다. 수많은 이들이 백혈병 등 직업병을 얻어 숨졌거나 투병 중이다. 삼성은 이렇게 노동자를 소모품처럼 쓰기 위해 그렇게 노동조합을 반대하고 탄압했는지 모른다.
 
"상식을 뛰어넘는 노조 탄압…감시·사찰·납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삼성 본관 앞에서 노숙 농성까지 하는 이유도 삼성의 노동조합 탄압이 원인이다. 최근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 자살한 염호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도 삼성이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탄압했기 때문에 자살한 것이나 다름없다. 삼성의 노동조합 탄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삼성의 노동조합 탄압 양상은 일반 상식을 뛰어넘는다. 지난 1999년에는 삼성SDI에서 노동조합을 준비하던 김갑수 씨가 삼성 관리자들에게 납치되어 강릉, 정동진, 낙산, 춘천, 수원 등 10여 곳을 20여 일간 끌려다니며 집요하게 노동조합 포기를 종용받았다고 증언했다. 
 
2003년에서 2004년에는 삼성SDI 수원공장과 울산공장 노동자 20여 명이 휴대전화를 통해 위치추적을 당하는 일도 생겼다. 누군가 자신들의 휴대전화를 불법 복제한 뒤 '대포폰'을 개설, 몰래 '친구찾기'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위치를 파악했다는 게 피해자들의 설명이다. 당시 위치 추적을 위해 주로 쓰인 기지국은 삼성 SDI 수원사업장이 있던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신동이었다.
 
이외에도 수없는 사건이 있었다. 해외 발령, 지방 전보 등 당사자가 포기하고 회사를 떠나도록 하는 수법이 주를 이루었다. 이는 최근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공개된 노조파괴 문서, 일명 '2012 S그룹 노사전략'을 통해 삼성이 노동조합을 준비하거나 회사 방침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 사람을 '문제 사원'으로 분류해 사찰하고 해고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단 게 확인됐다. 그리고 그 계획은 실제 실행되어 에버랜드에서 노동조합을 만든 노동자는 2011년 7월 18일 해고되었다. 
 
당사자인 조장희 씨는 지난 1월 23일 서울 행정법원에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2012 S그룹 노사전략 문서를 삼성이 작성한 것으로 보며, 이 문서에 따라서 노동조합을 방해하기 위해 부당해고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결국 삼성 그룹 전체가 조직적으로 노동조합을 방해하고, 파괴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처럼 노조 설립에 대응하는 삼성의 자세는 '전쟁 상황'을 연상케 한다. 삼성은 노동조합 설립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동료 직원들이 신고하게 하고, 상황이 발생하면 전담 대응팀을 동원해 밀착 감시하고 다른 직원들과 격리해 노동조합 만들지 못하도록 탄압한다.
 
▲ 20일 오후 삼성전자서비스 고(故) 염호석 분회장의 시신이 동료와 생모의 반대 속에 화장됐다. 경찰은 '유해라도 돌려달라'는 이들을 캡사이신을 쓰며 진압 후 유골함을 확보했다. ⓒ금속노동조합 제공

▲ 20일 오후 삼성전자서비스 고(故) 염호석 분회장의 시신이 동료와 생모의 반대 속에 화장됐다. 경찰은 '유해라도 돌려달라'는 이들을 캡사이신을 쓰며 진압 후 유골함을 확보했다. ⓒ금속노동조합 제공

 
장례식장에 경찰 300여 명 투입…삼성과 빼닮은 '비상식' 
 
이런 삼성의 맨 얼굴을 꾸준히 기억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삼성의 악행이 지탄을 받으면서도, 삼성의 경제적 실적이 발표되면 잊히기 일쑤다. 무엇보다 삼성이 관련된 사건에는 언론뿐 아니라 국가 권력마저 신속히 나서 사건을 조기에 마무리 지어 버리는 행태도 한몫한다.
 
지난 18일 있었던 '서울의료원 장례식장 염호석 열사 시신 폭력 탈취 사건'의 경우도 비슷하다. 국가 공권력이라는 경찰이 300명이 넘는 병력을 동원해 시신을 탈취해 가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가족 요구를 수행하기 위해 경찰이 나설 수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무장한 병력을 동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번 이렇게 생각해 보자. 만약 필자가 상을 당했을 때, 필자의 누나가 특정 종교방식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을 인정할 수 없어, 시신 인도를 경찰에 요구한다고 하여 무장한 수백 명의 경찰이 출동하지는 않는다. 왜 삼성이 관련된 사건에는 이렇게 경찰이 예민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지 의문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삼성전자 아산서비스센터에서 있었던 경찰 폭력사태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난 3월 31일 충남 아산 삼성전자서비스센타 앞에서는 폐업에 항의하는 집회가 있었다. 이날 경찰은 집회참가자들이 천막을 설치하려고 했다는 이유로 불법 집회로 규정하여 참가자들을 해산시킨 바 있다. 
 
이런 일은 흔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에 대해서 폭력을 행사하거나, 저항하지 않았음에도 체포 및 구금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폭력을 행사해 구설수에 올랐다는 점이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을 바닥에 엎어 수갑을 채우는가 하면, 경찰서로 연행된 이후에도 의자에 수갑을 묶어 놓기도 했다. 지역의 다른 노동조합이 집회를 했을 때, 경찰이 대응했던 전례에 비추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에서도 지나친 공권력 남용이라는 비판을 한 바 있다.
 
▲ 삼성전자 본관 앞에 설치된 고(故) 염호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의 영정. ⓒ프레시안(최형락)

▲ 삼성전자 본관 앞에 설치된 고(故) 염호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의 영정. ⓒ프레시안(최형락)

 
삼성과 경찰은 무엇이 두려운가
 
삼성은 자신들의 안 마당에서 하청업체 노동자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특히 지금은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들과 삼성전자서비스(주) 협력사 간 교섭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염호석 열사의 죽음을 사람들이 빨리 잊기를 바랐을 것이 분명하다. 
 
이번 사태를 접하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삼성의 무노조 정책에 국가 권력이 더욱 노골적으로 조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삼성의 국가 권력에 대한 지배력이 더 강해졌으며, 강화된 지배력으로 노동조합을 더욱 교묘하고 잔인하게 탄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할 수 있다. 
 
삼성 본관 앞은 항상 경찰의 과도한 경비로 둘러싸여 있다. 삼성 본관 앞 용역 경비들이 집회와 기자회견을 방해하는 행위 또한 일상적이지만, 경찰로부터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는다. 
 
삼성은 집회가 있는 날이면 언제나 지하도에서 삼성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경비용역을 배치해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지하철 8번 출구 옆 삼성건물 앞은, 건축법 43조에 따른 ‘공개공지’임에도 공사 가림막과 출입제한 띠가 둘러쳐져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하고 있지만 삼성이 행정기관으로부터 어떤 규제나 행정지도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과거에도 삼성의 노동 탄압에 정부 기구가 협조한 사례들은 수없이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처럼 철저하게 국가 권력이 삼성이라는 거대 자본의 권력에 조응하는 경우는 없었다. 심히 우려스러운 사태다. 삼성의 일방적인 노무 관리 방식이, 이제 삼성의 일방적인 사회 관리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로지 삼성의 이익만을 위해 관리되고 재편되는 사회를 상상해본 적 있는가? 끔찍스러울 뿐이다. 현재 삼성 본관 앞에서 싸우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모습은,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이자, 삼성에 지배당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일지 모른다. 우리가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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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새누리 국민행복위 위원장

등록 : 2014.05.29 20:00수정 : 2014.05.3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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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새누리 국민행복위 위원장


일본 20년간 경기 침체 이어져
독일은 2000년대에 위기 극복 
시대 따른 정부 정책이 낳은 차이

박 대통령 경제민주화 약속 지켜야 
기업 반대로 사회 변화 거부 땐 
한국도 일본처럼 낭떠러지행 

“한국경제가 현 상태로 가면 일본처럼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 지금은 17년 전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위기 상황이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74)은 “일본은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기업들에 끌려다니다가 정부정책이 시대변화와 국민요구에 맞춰가는데 실패해 위기를 자초했다”며 일본과 닮은꼴인 한국의 앞날을 걱정했다.

 

김 전 위원장은 “반면 독일은 사회적 시장경제라는 사회통합적 시스템을 바탕으로 정치권이 기업이 아닌 사회 전체의 뜻을 반영한 정책으로 개혁을 추진해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며 독일모델의 강점을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세월호 사태’를 계기로 나라를 바로 세우려면 박근혜 대통령부터 초심으로 돌아가 경제민주화 약속을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민주화 약속을 어긴) 새누리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며 “대통령도 국민의 표심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1일 독일로 왔는데, 방문 목적은?

 

“독일과 일본을 비교하며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연구하기 위한 것이다. 독일과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적으로 가장 성공한 나라들이다. 그런데 일본은 1990년 이후 거의 20년동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독일은 통일부담을 극복하고 2008년 금융위기 충격에서도 가장 빨리 회복했다. 독일은 최근 실업률이 낮아지고, 국가부채비율이 줄면서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경제가 침체에 빠진 이유는?

 

“일본은 전후 미군정에 의해 재벌이 해체됐다. 하지만 1948년 중국 공산화 이후 미국이 일본을 주축으로 방어전략을 채택하면서, 일본 국내에는 신경을 안쓰기 시작했다. 그 틈을 타서 1950년대 이후 일본 재벌이 사실상 되살아나 자민당과 관료를 장악하고,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3권분립은 재계-관료-정치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재계의 힘이 막강하다. 이후 일본 경제계는 사회변화를 수용하지 않고 기득권 유지에 급급했다. 1980년대 선진국들의 ‘플라자 합의’로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일본 수출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일본 경제계는 1986년 정부에 저금리정책을 요구했고, 그 여파로 부동산과 주식 투기 열풍이 불면서 땅값과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거품이 꺼지면서 경제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일본정부가 돈을 푸는 경기부양책(아베노믹스)을 쓰고 있지만 결코 오래갈 수 없다.”

 

-플라자합의로 독일 마르크화도 강세를 보였다. 독일은 1990년 통일에 따른 부담까지 지면서 1990년대 말에는 ‘유럽의 병자’라는 조롱을 들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위기를 극복하고, 2008년 금융위기에서도 가장 빨리 회복했다. 비결이 무엇인가?

 

“독일모델의 핵심인 ‘사회적 시장경제’의 의미를 잘 이해해야 한다. 시장경제의 강점은 효율이다. 이는 가격 메커니즘과 경쟁에 기반을 둔다. 하지만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질서(룰)를 확립해 사회적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정부는 작지만 강해서 이익집단의 압력에 휘둘리지 않아야한다. 이런 생각을 현실에 적용해서 제대로 운용한 게 독일이다.”

 

-독일경제가 성공한 바탕에는 정치권의 역할이 컸던 것 같다.

 

“정치가 안정되지 않으면 경제가 발전할 수 없다. 독일은 아데나워 총리 이후 단일정당이 집권한 적이 없다. 독일 국민들은 특정 정당에 과반수 의석을 허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정당들은 연정을 통해 국민 대다수를 포용하는 정치를 꾸려갈 수 밖에 없다. 아데나워 총리는 정부를 끌어가는데 하나의 의견만 있으면 안되고, 다른 의견들을 융합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독일의 집권당이 바뀌어도 경제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이런 비결 때문이다.

 

-독일이 기득권 세력에 휘둘린 일본과 달리 시장흐름에 맞춰 경제정책을 변화해온 사례를 꼽는다면?

 

“사민당이 1990년대 경제위기 속에서 단행한 ‘어젠더 2010’이 대표적이다. 1990년대 말 독일은 경제악화로 위기의식이 고조됐다. 슈뢰더 총리는 당시 일부 좌파의 반대 속에서도 사회적 합의를 이뤄 ‘어젠더 2010’을 단행해 변화를 추구했다. 그 뒤를 이은 기민당의 메르켈 총리도 이 정책을 계승했다. 독일이 이런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밑바탕에는 1951년 석탄철강산업에서 시작한 노사공동결정제가 있다. 1976년에는 이를 전 산업으로 확대했다. 노조가 경영 상태를 투명하게 아니까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 노사 관계가 한국처럼 대립적이지 않고 협력적이다. 결국 독일과 일본의 가장 큰 차이는 정부정책이 시대변화에 맞춰 가느냐, 못가느냐이다.”

 

-한국이 현 상태로 가면 일본의 전철을 밟을 위험성이 있다고 보는가?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은 일본과 비슷하다. 한국이 1962년 이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정부주도 경제발전 과정을 밟은 것은 일본을 모방한 것이다. 경제가 짧은 기간에 압축성장하고, 재벌들이 정부의 자원배분을 통해 집중적으로 혜택을 받은 것도 비슷하다. 이 과정에서 양극화가 심화했는데,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는 모두 이를 해결하지 못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양극화 해소를 위한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과 경제적 약자 보호, 재벌개혁 등의) 경제민주화가 최대 화두로 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냥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처럼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 외환위기 직전에도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튼튼해 괜찮다고 큰소리 치지 않았나.”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 내걸며 경제민주화 공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대통령은 대선 출마선언과 대선후보 승락시 경제민주화를 맨 앞에 내걸었다. 본인 스스로 정직과 신뢰의 정치인임을 강조해왔다. 나는 박 대통령이 당선되면 시대적 요구를 수용해 25년간 압축성장 과정에서 쌓인 모순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결국 약속을 어기고 과거 정부와 똑같은 모습 보여줌으로써 국민을 실망시켰다.”

 

-박 대통령이 약속을 안지킨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현실인식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또 대통령은 관료들에게 경제를 맡겨, 과거 정권의 방식에서 못벗어났다. 관료들은 지금의 (잘못된) 구조를 만든 장본인들이다. 또 관료들은 기업들에 포섭되어 있다. 정치권도 비슷하다.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안하면, 여당이 2014년 지방선거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결국 새누당이 질 것이다. 2010년 지방선거 때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승리할 것으로 자신했는데 결과는 참패로 끝났다.”

 

-최근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우리사회에 원칙과 기본이 없다는 자성론과 함께 기존 성장주의 일변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게 절실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나라를 바로 세우려면 대통령부터 초심으로 돌아가 경제민주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경제민주화를 안되면 독일처럼 우리사회가 조화와 통합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다. 독일식 사회적 시장경제(또는 질서 자본주의)를 수용해서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살리되 정부가 기업에 끌려다니지 말고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대통령이 사회적 변화 요구와 국민의 표심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임기는 지키더라도,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관피아(관료+마피아의 합성어) 개혁론이 거세다.

 

“기업들은 정부에 로비하기 위해 퇴역관료를 영입한다. 장·차관 등을 지낸 사람은 다른 일을 못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으니 무조건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은 직업윤리가 중요하다. 장·차관을 한 사람이 로펌에 들어가 (정부에 있는) 후배들에게 전화하는 일이 사라져야 한다. 또 대통령은 장·차관을 하다가 민간기업으로 간 사람을 재기용하면 안된다.

 

-박 대통령은 ‘통일대박론’을 폈다. 독일의 통일경험에서 한국이 얻어야 할 교훈이 있다면?

 

“1950년대 에르하르트 독일 경제장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통일을 하는 방법이 뭐냐는 질문을 받자 경제력을 최대한 축적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나라도 통일을 성공적으로 하려면 경제를 제대로 살려 통일 부담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사회의 통합을 위한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 양극화가 계속 심화되면 국민들이 북한 지원에 선듯 동의하겠는가?”

 

에센(독일)/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김종인 전 위원장은…

 

‘경제민주화의 전도사’로 불리는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에 크게 기여했다. 2011년 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참여해 당 정강정책에 헌법의 경제민주화 정신을 담고,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위해 경제민주화를 핵심으로 한 선거공약을 만들었다. 1987년 헌법 119조2항(경제민주화 조항)이 신설될 때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공약을 저버리고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준 것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도운 것은 자리 때문이 아니라, 경제민주화를 해야 양극화를 막고 나라가 바로 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고희를 넘긴 나이에 독일까지 와서 연구하는 것도 나라를 위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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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이럴걸 3일이나 끌었나"

 

6월 2일부터 세월호 국정조사 
김기춘 빠져나갈 구멍 있다

찬성 224, 기권 2명 국회본회의 통과... 유족들 "이럴걸 3일이나 끌었나"14.05.29 12:26l최종 업데이트 14.05.29 22:53l최지용(endofwinter)[최종신 : 29일 오후 10시 30분] 
찬성 224, 기권 2명으로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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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국회 통과 지켜보는 유가족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사흘째 국회 의원회관에서 머물고 있는 유가족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 방청석에서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 처리를 지켜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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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 국정조사 본회의 통과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원들이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을 의결하고 있다. 이날 국회는 안건을 재석 288명 중 찬성 224명, 기권 2명으로 채택됐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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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초 여야가 통과시키기로 예정했던 27일에서 이틀이 더 지났다. 세월호 국정조사 계획서는 이날 오후 10시경 개최된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288명 가운데 재석인원 226명, 그 중 찬성 224, 기권 2명으로 채택됐다. 

이날 본회의에는 지난 사흘동안 국회에 머물면서 여야 합의를 촉구했던 세월호 유가족 100여 명이 참관했다. 이들은 그동안 여야대표 면담을 비롯해 여야 협상 담당자들을 만나 신속한 합의를 요구해 왔다. 또 국회와 서울시내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을 받기도 했다. 

어렵게 협상을 타결했지만 결과는 아쉬움이 남는다. 국정조사의 핵심쟁점이었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출석은 조사 기관의 기관장 업무보고로 이뤄지게 됐다. 그러나 업무보고 전 김 비서실장이 해임될 경우 새로운 비서실장이 업무보고를 하게 된다. 또 위증에 대한 형사처벌은 증인에게만 해당할 뿐 기관장 업무보고는 적용받지 않는다. 

업무보고를 한 김 비서실장을 다시 증인으로 세우기 위해서는 여야 간의 협의가 필요하다. 국정조사 계획서에 '여야가 요구하는 증인 및 참고인은 여야 간사 간 협의를 거쳐 반드시 채택한다'라는 문구가 들어갔지만, 국정조사 특위가 여야 동수로 구성돼 있고 그동안에 선례를 비춰봤을 때 어느 한쪽이 반대하는 증인채택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국정원의 업무보고가 비공개로 합의된 것 또한 문제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최초보고를 왜 국정원이 받았는지, 국정원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외교안보 사안이나 국가기밀사안이 아니다. 그런데도 비공개가 결정된 것은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국정조사 취지에 어긋난다. 

이날 본회의에 토론에 나선 오병윤 통합진보당 의원도 이 문제를 지적했다. 오 의원은 "위증죄로 형사책임을 지는 것은 증인이지 기관장은 거짓 보고를 해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라며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해 책임이 있는 기관장들은 반드시 증인으로 채택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 의원의 토론이 끝나자 일부 가족들은 박수를 치기도 했다. 

비록 여야 합의로 국정조사가 6월 2일부터 시작되지만 그 과정은 또 다시 가족들에게 상처가 됐다. 본회의에 앞서 협상결과를 설명듣는 자리에서 유가족들은 "이렇게 합의할 걸 왜 3일이나 끌었냐, 기다리라고 해놓고 아무도 못 구한 세월호처럼 국회도 침몰하고 있는 게 아니냐"라며 여야 모두를 성토했다. 가족들은 이 자리에서 이후 특별검사와 특별법 등의 조치도 신속하게 진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본회의 참관을 마친 세월호 유가족들은 안산분향소로 돌아갔다. 국회에 온 지 57시간 만이다. 

[4신 : 29일 오후 8시 25분] 
세월호 국정조사, 오는 6월 2일부터 8월 30일까지 90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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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나누는 이완구-김재원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 처리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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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족 찾은 박영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 방청석에서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 처리를 지켜보기 위해 온 유가족을 찾아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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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국회 통과 지켜보는 유가족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사흘째 국회 의원회관에서 머물고 있는 유가족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 방청석에서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 처리를 지켜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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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합의한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계획서가 공개됐다. 오는 6월 2일부터 8월 30일까지 90일 동안 청와대(비서실, 국가안보실), 국무총리실, 국가정보원, 감사원, 방송통신위원회, 국방부, 교육부,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법무부, 경찰청, 전라남도, 전라남도 진도군, 경기도 안산시, 경기도교육청 등의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진도VTS와 같은 작은 기관은 상급기관 조사에 포함된다. 

당초 주요증인의 이름을 명시하자고 했던 새정치민주연합 측의 요구는 결국 반영되지 못했다. 새정치연합 측은 여야 동수로 구성되는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증인채택을 놓고 공전될 우려를 제기하며 사전에 주요 증인을 명시하자고 제안해 왔다. 다만 조사기관을 명시하고 업무보고를 기관장이 하게 하면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도 국정조사에 출석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무보고를 하게 되면 의원들이 질의를 할 수 있다. 사실상 청문회의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김 실장이 빠져나갈 구멍이 전혀 없지는 않다. 만약 업무보고 전 김 비서실장이 교체되면 업무보고는 새로운 비서실장이 하게 된다. 그럴 경우 별도의 여야협의를 거쳐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이 가능하지만, 여야 간사의 협의를 통해 정하기로 돼 있어 새누리당이 거부할 경우 증인 채택이 어려울 수 있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같은 당에 조원진(간사), 권선동, 신의진, 경대수, 김명연, 윤재옥, 이완영, 이재영 의원이 조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새정치연합에서는 김현미(간사), 우원식, 김광진, 김현, 민홍철, 박민수, 부좌현, 최민희 의원이 조사위원이다. 비교섭단체로는 정의당의 정진후 위원이 참여한다. 

다음은 세월호 국정조사 계획서 전문이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1. 조사목적 

2014년 4월 16일 진도군 병풍도 북방 1.8마일 해상에서 인천을 출항하여 제주로 항해 중이던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여, 수학여행 중이던 안산 단원고교생을 포함한 탑승객 476명 중 2014년 5월 21일 현재 172명이 구조, 288명이 사망, 16명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였음. 

현재까지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직·간접적 원인으로, 여객선의 무리한 개조, 안전점검 미비, 화물 과적, 화물 부실 고박, 그리고 경험이 미숙한 항해사의 급격한 변침, 실제 사주로 지목되고 있는 유병언 일가의 용납할 수 없는 부도덕한 회사운영 등이 제기되고 있음. 또한, 선장과 승무원들이 승객대피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점과, 선원과 승객들에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그리고 여객선사의 안전 불감증 등이 대규모 인명피해의 원인으로 드러나고 있음. 

침몰사고가 대규모 참사로 악화된 것은 사고 발생 직후 구조과정에서 선내 상황의 오판 및 지휘체계 혼선으로 인해 해양경찰청 등이 선내 진입을 통한 승객 구조에 집중하지 못한 점, 해상관제시스템의 관제능력 부족과 해양경찰청의 초동대응 실패, 실종자 구조와 수색 과정에서의 국가재난 위기대응시스템의 혼선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음. 

또한 정부의 재난 상황 발생 초기 보고 및 대응 체계시스템이 적절하게 작동하지 못하여 사고 발생 후 정부는 사태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혼선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음. 

그에 더해 해양수산부는 각종 인허가와 감사, 선박안전제도 마련과 산하기관 관리감독을 게을리 하는 등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있음. 

그 결과, 이번 사고의 책임이 특정인 특정기관에 한정되어 있다고 볼 수 없기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하여 사고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백히 규명하고,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여 국민의 미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함. 

2. 조사범위 

가.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과 대규모 인명 피해 발생의 직·간접적 원인 및 책임소재 규명 
나.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의 불법행위와 그들의 탈출 경위 및 세월호 승객 안전조치 여부 
다. 세월호 침몰 사건 발생 직후 제주 및 진도 관제센터, 지방자치단체,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안전행정부, 국방부, 국무총리실, 국가정보원, 청와대 등의 초기 신고상황대응, 보고의 적절성, 대응실패 원인 규명 및 재난대응시스템 점검 
라. 세월호 침몰 직후 해양경찰청, 해군 등 관련 기관의 탑승자 구조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및 사고 후 실종자 수색과정의 문제점 
마. 세월호 침몰과 관련하여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한국해운조합, 한국선급 업무 수행의 적정성 여부 
바. 희생자 및 피해자, 피해자 가족, 피해학교 및 피해지역에 대한 정부 지원대책의 적절성 및 후속대책 점검 
사. 해상 안전 대책 개선과, 국민생활 안전에 직결된 재난관리체계의 점검 및 제도 개선 
아. 언론의 재난보도 적절성과 문제점 
자. 세월호 침몰사건과 관련된 ㈜청해진해운 운영자들의 불법적인 회사운영으로 발생한 문제점, ㈜청해진해운 관련회사의 운영에 참여한 자 및 실제 소유주로 지목된 유병언 일가의 불법행위와 관련된 사안 
차. 기타 위 조사과정에서 제기된 의혹 

3. 조사방법 

가. 조사와 관련된 보고, 서류제출 실시 
나. 각종 서류에 대한 검증 실시 
다. 조사와 관련된 기관보고 
라. 증인, 참고인 등에 대한 신문은 청문회 방법으로 시행 
마. 증인 또는 참고인을 변경 또는 추가할 특별한 필요가 있는 경우, 위원회의 의결로 정함. 
바. 위원회의 국정조사를 지원하기 위하여 청문회 개최전까지 예비조사를 실시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위원회 전문위원 등 직원과 위원회의 여야 간사가 추천하는 전문가 등으로 예비조사팀을 구성할 수 있음. 인원은 여야 간사간에 협의하여 정한다. 
사. 국정조사 청문회는 공개함을 원칙으로 하고, 공개시 TV, 인터넷 등으로 생중계할 수 있음. 

4. 조사대상기관 

가. 보고 및 서류제출기관 
o 정부기관 : 청와대(비서실, 국가안보실), 국무총리실, 국가정보원, 감사원, 방송통신위원회, 국방부, 교육부,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법무부, 경찰청, 전라남도, 전라남도 진도군, 경기도 안산시, 경기도교육청, 기타 위원회가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의결로 정하는 기관 

o 기타기관:KBS, MBC, 한국해운조합, 한국선급 

※ 단, 국가정보원 및 위원회가 결정하는 기관은 비공개 
※ 기관보고는 각 기관의 장이 보고한다. 
※ 단, 감사원‧방송통신위원회는 사무총장이 보고한다. 

나. 증인 및 참고인 
o 여야가 요구하는 증인 및 참고인은 여야 간사간 협의를 거쳐 반드시 채택한다. 

5. 조사기간 : 2014. 6. 2. ~ 2014. 8. 30. (90일) 
- 사전조사기간 : 2014. 6. 2. ~ 6. 11. (10일) 
- 기관보고 : 12일 범위 내에서 실시하되, 구체적 일정은 간사 협의를 거쳐 위원회 의결로 정함. 
- 청 문 회 : 5일간(8. 4. ~ 8. 8.) 실시하되, 구체적 일정은 간사 협의를 거쳐 위원회 의결로 정함. 
- 조사위원회의 활동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는 경우, 본회의 의결로 이를 연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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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회담이 열려 세월호 참사 관련 국정조사 실시에 합의했다. 합의문에 서명한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 박영선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손을 모으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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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보강 : 29일 오후 5시 52분] 
여야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채택 합의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에 합의했다. 양측은 당초 지난 27일 계획서를 국회 본회의에서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주요 증인을 명시하는 문제로 무산됐다. 당시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을 지켜보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세월호 유가족들은 여야의 협상이 결렬되자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머무르며 사흘을 보냈다. 유가족들의 합의 촉구에도 여야의 협상은 진전이 더뎠으나, 5월 국회 기일 종료를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를 이뤘다. 

조원진 새누리당 국정조사 특위 간사와 김현미 새정치연합 특위 간사는 이날 오후 4시 15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단됐던 협상을 재개해 한 시간 동안의 협의를 진행했다. 오후 5시 25분 경 협상장을 나온 김현미 새정치연합 간사는 "합의했다. 유가족들에게 먼저 브리핑 한 후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가족들은 여야가 합의할 경우 공개 전 유족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요구한 바 있다. 

여야의 합의 내용은 국정조사 계획서에 증인 이름을 명시하지 않고, 조사기관과 조사부서를 명시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은 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하는 것을 집요하게 반대해 왔고, 새정치연합은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반드시 증인을 채택한다'라는 문구를 넣는 것으로 협의를 추진해 왔다. 여기에 새누리당이 청와대와 국정원의 업무보고를 비공개로 할 것을 요구한 것까지가 알려진 내용이다. 

유가족들이 여야 합의 사안에 이견이 없을 경우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을 위한 본회의가 소집된다. 본회의는 오후 9시 30분에 예고됐으며 여야는 그에 앞서 오후 8시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소집해 향후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2신 : 29일 4시 40분] 
새누리당 다시 협상 나서기로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협상파기를 선언했던 새누리당이 다시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국정조사 특위 간사가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특위 간사에 전화로 협상 파기 의사를 밝힌 지 6시간만이다. 조 간사는 이날 오전 10시 15분경 김 간사에게 전화를 해 밤사이 협상 내용을 기자들에게 알렸다는 이유로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입장을 바꾸면서 두 간사는 오후 4시 15분 협상을 재개했다. 

새누리당이 다시 협상에 나선 것은 자신들의 주장에 명분이 사라졌고, 국정조사 파행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하자는 새정치연합의 요구를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반대해왔다. 그러나 이전에도 수차례 국정조사 요구서에 증인을 명시한 경우가 확인됐고, 새누리당의 주장은 힘을 잃었다. 국회에 머물고 있는 유가족들 역시 협상파기 소식을 듣고 새누리당을 성토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협상재개 소식을 듣고, 이후 여야 합의 사항을 최우선적으로 통보해 줄 것을 요구했다. 유경근 유가족 대변인은 "여야 합의가 되면 유족들이 먼저 내용을 파악한 후 문제가 있을 시 발표를 못하게 할 것이라는 입장을 정치권에 전달했다"라고 말했다. 또 여야가 국정조사 계획서에 합의할 경우 즉각적인 본회의 소집과 계획서 채택을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국회 사무처에서 오늘 저녁 본회의 개원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에게 연락했으나 특히 지방의 국회의원들은 내일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라며 "지방선거운동 일정이 실질적인 이유겠지만 이는 실로 개탄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일 오늘 본회의 개회가 가능한데 연기되거나 정족 미달로 진행하지 못한다면 국회에 모든 기대를 접고 강력히 규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족은 여야의 협상타결 소식을 기다리며 이날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서울역, 영등포역, 여의도역, 신촌역 일대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협상을 재개한 여야는 내일(30일) 5월 국회가 끝나는 만큼 오늘 중으로 최대한 결론을 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신 : 29일 낮 12시 26분]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사흘째 국회에서 국정조사 여야 합의를 촉구하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잠정 합의까지 이른 협상을 파기했다. 

29일 오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간사는 기자들과 만나 자리에서 "조원진 새누리당 특위 간사가 오전 10시 15분에 전화를 해 더 이상 협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라고 말했다. 조원진 간사는 전날까지 잠정 합의에 이른 상황을 새정치연합이 기자들에게 브리핑 했다는 이유로 협상을 파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대 6번 국정조사에서 계획서에 증인 명시

김현미 간사에 따르면, 조원진 간사는 전화로 "어떻게 브리핑 할 수 있냐, 지금까지 협상은 모두 무의다, 나는 협상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전날까지 양 측은 국정조사 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하는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했고, 새정치민주연합 측이 증인의 이름을 명시하지 않고 검증기관을 명시하는 것으로 한 발 물러서면서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 

애초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한 전례가 없다"라며 관행을 이유로 주요증인의 이름을 명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김선일씨 피랍사건 국정조사에서는 검증기관과 증인을 모두 명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국정조사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야당으로 주도했으면 반기문 외교부 장관 등이 증인으로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1993년부터 2014년 2월까지 실시된 19건의 국정조사 가운데 1993년 '평화의 댐 건설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의 경우 12명,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의 경우 38명, '한보사건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의 경우 98명 등 총 6건의 국정조사 계획서에 구체적으로 증인들의 이름이 열거되어 있었다.

관행상 국정조사 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할 수 없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이 명분을 잃은 것이다.

명분 잃어도 끝까지 김기춘 지키려는 새누리당

새누리당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원활한 협상을 위해 증인을 명시하지 않고, 검증대상을 명시하는 것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다만 검증기관의 업무보고는 해당 기관장이 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상식적으로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을 것을 우려해서다. 

최대 쟁점이었던 청와대의 경우 비서실과 안보실을 대상으로 명시했다. 여야 합의대로라면 김기춘 비서실장이 자리를 계속 유지할 경우 국정조사장에 나와 업무보고를 해야 한다. 또 국정원 역시 검증기관에 포함됐다. 양측은 증인채택과 관련해서도 '여야가 요구한 증인은 여야간사 협의를 거쳐 반드시 채택한다. 그리고  협의는 합의가 아니'라는 것에 합의했다. 최초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한 증인 명시보다는 후퇴한 내용이다. 

다만 새누리당은 청와대와 국정원의 업무보고를 비공개로 할 것과, KBS와 MBC를 검증기관이 아닌 일반 증인으로 부를 것을 요구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정조사장에 나서는 것을 여전히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국정원의 경우 업무에 따라 가능하지만 청와대를 비공개로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 측이 이러한 협상 내용을 기자들에게 알렸다는 것을 문제 삼아 협상 결렬과 협상 거부를 선언한 것이다. 이날 새벽 협상장에서 나오던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간사는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협상 상황을 설명했고, 유은혜 원내대변인 역시 브리핑을 통해 알렸다.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간사는 "협상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는 전혀 없었다, (새누리당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유가족들이 이틀 밤이나 차디찬 바닥에서 잤다, 새누리당은 유가족들의 요구를 끝내 외면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조원진 간사가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하니,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나서서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새정치민주연합 측이 공개하면 안 되는 협상 과정을 공개했다"라고 말했다. 협상결렬 선언과 관련해서는 "(조원진) 간사의 의사가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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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스러운 <조선일보>의 신상철 죽이기 기사

 
 
세월호 참사 원인의 모든 가능성을 괴담으로 단정하는 <조선일보>
 
김원식 | 2014-05-29 17:35:0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하여 이렇다고 할 토론회나 공청회가 아직 열리고 있지 않은 가운데,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토론회는 그동안 저널리스트로서 미국에서 나름대로 이 참사를 취재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주권방송>에 올라와 있는 2시간 10분짜리 해당 토론회 동영상을 자세히 보고 관련 내용을 기록한 다음 다른 북한 관련 내용에 대한 보수 언론들의 기사가 있는지 <조선일보>를 클릭하는 순간 필자는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국회 세월호 토론회를 '괴담' 토론회라고 보도하는 <조선일보>

결론적으로 말하면 <조선일보>는 이 토론회의 내용을 180도로 왜곡해서 보도했기 때문이다. 우선 <조선일보>는 온라인판 메인 기사에서 “‘세월호는 격침’ 국회서 ‘怪談(괴담) 토론회’ 연 통진당”이라는 제목으로 ‘이상호 등 패널 앞세워 說 쏟아내’ ‘海警, 다이빙벨과 충돌 시도… 명백한 살해 위협 행위’ ‘‘노이즈 마케팅’ 효과 노리나’ 등 3개의 부제를 달면서 토론회 내용(?)을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나머지 부제에서 “대부분은 ‘왜 저러나’ 했지만 세월호 보존해야 한단 의견엔 일부 유족 관심 가지기도”라고 보도하기는 했지만, 제목과 부제만 보고서도 <조선일보>의 보도 의중을 충분히 간파할 수 있었다. 필자 또한, <조선일보>식으로 “변할 수도 없는 이 찌라시야!”라고 비판할 수도 있으나 사실관계를 분명히 하고자 기사 내용을 언급하고 낱낱이 비판해 보기로 한다.


슬쩍 바꿔치기로 국민 우매화의 최고 일등 신문 <조선일보>의 민낯을 말한다

통합진보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28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세월호 격침설' '해경의 민간 잠수사 살해 위협설'등 괴담(怪談) 수준의 주장들이 여과 없이 나왔다.

<= <조선일보>는 이러한 주장을 괴담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지금 정부 당국(합동수사부 등)이 세월호 침몰의 원인으로 유력하게 보고 있는 급변침에 의한 침몰설은 공식 사고 원인으로 확정된 것도 아니다. 세월호는 실종자의 최종 구조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으며 선체가 인양되어 조사되지도 않아 아직 모든 사고 원인은 그저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다.

그러나 <조선일보> 눈에는 세월호가 외부적 요인으로 침몰했었을 수도 있다는 하나의 가능성은 이미 괴담으로 취급하고 있다. 과거 천안함 침몰 사건 당시 초기 우리 정부는 이 침몰 사건이 북한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을 부인했다. 나중에 정부가 다시 북한 소행이라고 발표하는 바람에 이는 괴담이 되고 말았다. 어느 것이 정말 괴담인지는 아직도 논란 중에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 반드시 괴담으로 확정해야 하는 사항들이 있는 모양이다. 가히 <조선일보>다운 괴담스러운 기사의 첫 문장이다.

통진당 이상규 의원 주최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 날 토론회에는 일부 희생자 유가족도 방청석에 있었다. 이 자리에 패널로 나온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는 "해경선이 (내가 있던) 바지선으로 돌격해 충돌했다"며 "(바지선 인근에 있던) 다이빙벨에 충돌하기 위해 온 것으로, 명백한 살해 위협이 진행됐다"고 했다. 하지만 다이빙벨은 논란 끝에 투입됐다가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하고 구조 작업에서 철수했다.

<=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가 주장한 내용에 대해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다이빙벨이 아무 성과도 없이 철수했다는 논리적 비약으로 넘어가 버린다. <조선일보> 식으로 하면 단 한 명의 실종자도 구하지 못한 해경의 구조 작업을 살인 행위라고 주장하는 괴담(?)이 더욱 설득력이 있지 않은가?

 세월호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

그는 또 "(구조된) 아이들이 계란 냄새가 났다고 했고,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면서, 주황색 작업복을 입고 구조된 세월호 생존자를 지명해 "폭발물이나 화학물 관련 인물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세월호 폭파설'을 시사한 것이다.

<= 이에 관해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는 “저는 의혹 제기에 약한 사람”이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제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만 보도하는 게 기자의 정도”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의혹 제기에 대해 청해진 선사 측의 내부 제보 등 아주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호 기자의 구체적인 설명을 전혀 기사화하지 않고 단지 <조선일보> 입장에서는 괴담(?)일 단지 ‘세월호 폭파설’을 제기했다고 거두절미하는 괴담스러운 기사 내용이다. 누가 진정 괴담을 퍼뜨리고 있는가?


격침설, 잠수함설은 신상철 대표의 주장이다?... 노골적인 기사의 목적

자신을 '대한문 앞에 있는 사람'이라고 밝힌 한 토론회 참가자는 '세월호 격침설'을 제기했다. 그는 "군산 앞바다에서 어뢰가 발사돼 세월호 쪽으로 가는 사진이 있다"며 "진도 앞바다에서 (누군가) 잠수정을 동원해 어뢰에 맞은 세월호를 들이받아 침몰시켰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상철 전(前) 서프라이즈 대표는 "세월호에 타고 있던 여러 생존자가 증언한 것이기 때문에 너무나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을 독일의 유대인 집단 학살의 상징인 '아우슈비츠'에 빗대며 "세월호도 (아우슈비츠처럼) 보존해야 한다"고도 했다.

<= <조선일보>라는 매체가 얼마나 괴담스러운 매체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선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답변 발언에서 우선 “모든 의혹들이 제기되는 책임은 조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정부와 당국에 있다”며 “이러한 조사 과정의 내용들을 속 시원하게 공개해준다면 그러한 의혹들은 불식될 수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특히 군산 앞바다에서의 접촉된 정황은 복수의 배에 탑승한 생존자들이 증언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도 중요한 것”이라며 “어떤 사건이든 그것을 직접 겪은 사람들이 한 증언만큼 중요한 증언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신 대표는 “그리고 그것이 한두 분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비슷한 증언을 한다면 분명히 거기에는 어떤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선체 보존 가처분 신청을 해야 된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세월호 국회 토론회에 발제로 나선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

얼마나 <조선일보>다운 슬쩍 바꿔치기 기술인가. 우선 신 대표는 이번 세월호에 침몰 사고 원인에 관해 군사 앞바다에서 좌초 등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신 대표는 이러한 자신의 주장이 군산 앞바다에 충돌음이나 배가 기울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여러 생존자들의 증언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이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혹의 해소를 위해서라도 선체 보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일보> 기사를 다시 보자. 마치 신 대표가 한 번도 주장한 적이 없는 어뢰 피격설이나 잠수함 충돌설을 신 대표는 여러 생존가가 증언한 것이 있기 때문에 너무도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기사를 바꿔치기 하고 있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 시절부터 친일 행위 등으로 국민을 속여온 <조선일보> 최고의 기술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내용이다.


‘세월호 참사’ 그냥 정부 발표 믿어라?... 아니면 유언비어나 괴담이다?

이어 <조선일보>는 일부 유족들이 욕을 하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주장하면서 슬슬 기사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기사 내용을 보자.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행태에 대해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회 관계자는 "저렇게 자극적인 말을 하다 보면, 유족들도 '아니다' 싶다가 다시 한번 귀가 솔깃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일부 네티즌도 확실히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속셈"이라고 했다.

통진당이 이들에게 국회 차원의 '토론의 장'을 열어준 것에 대해서, 다른 야당 관계자는 "그동안 통진당은 어디에도 낄 곳이 없었다"며 "유족이 참가한다는 호재를 노려 존재감을 과시하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진당 측은 "합리적으로 추론해 가설을 이야기해보는 자리"라며 "판단은 각자의 몫"이라고 했다.

<= <조선일보>는 이번 세월호 참사의 원인에 관해 정부 발표가 아닌 것은 정말로 듣기 싫은 소음임을 스스로 자백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다른 원인들이 제기되는 것을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단정하는 놀라운 ‘찌라시’의 속물근성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통진당이 세월호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을 존재감의 과시라고 인용을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무어라 평하기도 낯 뜨거운 괴담스러운 주장이다. 굳이 <조선일보> 식으로 이야기한다면 “그럼 다른 당들은 존재감도 보여주지 않고 무엇하고 있다는 말인가?

통진당 관계자의 말대로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우리는 <조선일보>의 이번 기사에서 왜 <조선일보>가 ‘찌라시’ 수준의 괴담스로운 매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가에 대한 이유를 여실히 알 수 있다.

일등(?) 신문이라고 자부하는 <조선일보>는 이번 세월호 참사의 사고 원인과 관련하여 무엇이 저토록 초조할까? 잠수함 충돌성이든 격침설이든 해당 주장을 하는 사람은 나름의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런 주장을 할 것이고 그것이 거짓인 줄 알면서 꾸며 내었다면 관련 법에 따라 처벌을 받으며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표현의 자유’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누구든지 자신의 의사를 말하고 주장할 수 있는 자유이다. 민주주의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이기도 하다. 더구나 어린 생명을 포함해 수백 명의 안타까운 희생자들이 목숨을 앗아간 이번 참사는 <조선일보>가 주장하는 괴담의 억제와 처벌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바로 사고의 진실을 밝히는 작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괴담스로운 <조선일보>에 쉽게 말한다면 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괴담스러운 <조선일보>가 진실 탐구는 고사하고 정부 발표 이외에는 모두 괴담(?)이라고 치부하는 행위는 그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전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참고: 해당 토론회 동영상은 <주권방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615tv.net/news/view.html?section=80&category=88&no=3025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1&table=newyork&uid=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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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불안해서 제일 먼저 했습니다.

 

 


방금 '사전투표;를 마치고 왔습니다. 사전투표는 선거일에 투표하기 어려운 유권자를 위해 6.4 지방선거일 이전인 5월 30일, 5월 31일 이틀간 전국 사전투표소 어디서나 신분증만 있으면 투표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전국 단위로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전투표'를 믿을 수 없다는 의견과 사전투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과연 어느 주장이 맞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전투표가 시작되길 기다리며 밤을 새웠다가 차를 끌고(사는 곳이 촌동네라 사전 투표소까지는 왕복 15킬로)가서 제일 먼저 투표하고 왔습니다.
 
' 사전투표, 관외선거인이라면 꼭 확인하세요' 

'사전투표'라고 해서 복잡할 것 같지만, 그리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평소와 똑같이 신분증 들고 가서 투표하면 됩니다. 그러나 사전투표에서 제일 먼저 확인할 것은 자신이 '관내선거인'인지 '관외선거인'인지 여부입니다. 
 

 

 



■ 관내 선거인: 사전투표소가 있는 지역에 거주하는 유권자
■ 관외 선거인: 사전투표소가 이외 지역에 거주하면서 사전투표소에서 자신의 선거구에 투표하는 유권자

사전투표소에서 관내 선거인과 관외 선거인을 분류해야 하는 이유는 과거 부재자투표처럼 관외 선거인이 기표한 투표용지가 다른 곳으로 보내지기 때문입니다. 
 

 

 


관외선거인은 사전투표소에 가면, 신분증과 지문을 확인합니다. 이후 투표용지와 함께 회송용 봉투를 받습니다. 

관외선거인은 자신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그냥 투표함에 넣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거주 지역 관할 선관위 주소가 인쇄된 봉투에 넣고 봉함한 후 투표함에 넣습니다. 


관외선거인이 투표한 회송용 봉투는 매일 사전투표가 마감되면, 사전투표자수를 계산한 후 우체국장에게 인계되고, 등기우편으로 해당 구, 시군선관위로 발송됩니다. 

'사전투표, 믿을 수 있을까?' 

인터넷에서는 '사전투표'를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동안 선관위가 보여준 부실과 부정, 오류에 대해 국민이 선관위와 선거 시스템을 그만큼 신뢰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전투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위험성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① QR코드에 대한 불신과 의혹 

사전투표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제기하는 것이 바로 QR코드입니다. QR코드 자체에 많은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관위는 QR코드에 '일련번호', '선거명', '선거구명', '관할선거 관리위원회명'만 들어가 있고, 개인정보는 들어가 있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일련번호에 대한 공방이나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그리 많지 않다고 봅니다. 문제는 QR코드가 인쇄되어 나오는 투표용지를 출력하는 프린터와 관리,운용하는 소프트웨어의 문제입니다. 

선관위는 절대 그럴 일은 없다고 하지만 실제 사람이 하는 일은 100%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QR코드와 프린터 등에 대한 관리와 불상사가 벌어졌을 경우에 대한 대비책과 검증 문제를 선관위가 제대로 공개, 감사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② 회송봉투와 우편 배송의 신뢰

한국은 항상 부재자투표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것은 부재자투표에서 늘 의심스러운 정황이 발생해,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대선에서도 부재자 투표 봉투의 속이 비치는 사진들이 올라오면서 논란과 의혹이 가중됐었습니다. 이번 관외선거인 회송용 봉투는 황색으로 밖에서는 볼 수 없도록 했습니다. 

회송용 봉투가 속이 비치지 않는 재질로 나오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매일 사전투표일이 끝나면 특수우편물로 취급 우체국을 통해 관할 선관위에 배달되는 시스템을 과연 믿을 수 있는가라는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선관위 직원으로부터 회송용봉투를 인계받은 우체국 직원은 인계,인수서 2부를작성하여 1부는 우체국에 1부는 선관위에 보관합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하려면 우편물 배달 상황을 실시간으로 배송 조회하는 부분을 투명하게 선관위가 계속 공개하거나 알려주면 논란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다고 봅니다. 

③ 선관위 전산망, 과연 안전한가?

이번에 치러지는 사전투표에는 '통합선거인명부'가 사용됩니다. 전국 어디서나 1인 1표를 할 수 있는 투표용지 인쇄와 관리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런 선관위 전산망을 믿을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2011년 재보궐선거에 여당 보좌진이 선관위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선관위는 폐쇄망인 국가정보통신망을 주 통신망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해킹이나 외부 공격으로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통합선거인명부 서버-운용프로그램-통합명부운용장비(명부 단말기, 투표용지 발급기,본인확인기, 무정전 전원장치)-통합인명부 통신망>등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운영될 수 있는지는 매번 터지는 해킹 사건 때문에 그리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단순한 전산망이 아닌 투표에 필요한 여러 운용장비에 대한 검증과 확인도 투표 기간 계속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④ 사전투표 투표함, 제대로 보관될 수 있을까?

사전투표로 모인 투표용지는 투표함에 보관되어 6월 4일 지방선거 투표가 끝나면 동시에 개표가 됩니다. 그런데 이 투표함이 제대로 보관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혹은 남아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강남을 개표소에 봉인이 안 된 투표함이 발견되어 많은 논란과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투표함에 대한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투표를 많이 하면 할수록 부정선거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자꾸 제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투표함이 제대로 보관되지 않으면 투표 자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집니다. 투표함의 봉인이 없을 수도 있다는 식의 변명보다는 정확하게 어떻게 봉인되고 관리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선관위는 지속해서 투표함에 대한 봉인절차를 선관위 직원과 투표함 관리인에게 시켜, 한 건이라도 투표함 미봉인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 그래도 사전투표는 해야 한다' 

선관위가 지난 대선에서 보여줬던 비상식적인 일들로 많은 국민들은 선관위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전투표를 하지 말자는 움직임도 나옵니다. 

아이엠피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투표는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시스템에는 오류와 불안전성을 갖고 있기 마련이고, 그 걱정 때문에 사전투표와 같은 효과적인 시스템을 포기할 필요까지는 없기 때문입니다. 
 

 

 


사전투표를 한다고 해서 투표율이 엄청나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투표보다는 편리함과 참여가 확대되는 제도인 만큼은 틀림이 없습니다. 

사전투표를 불안해하면서도 꼭 해야 하는 이유는, 단 한 명의 유권자라도 환경의 어려움 때문에 투표하지 못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전투표를 하면 시간별 투표율을 통해 6.4 지방선거의 투표율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사전투표를 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투표를 하지 않으려는 부동층을 움직일 수 있는 여론도 조성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제도를 움직이는 '사람'과 '조직'이 얼마나 투명하고 제대로 관리, 운용할 수 있는 지 여부입니다. 
 

 

 


개표 이전에 우리가 반드시 감시해야 할 내용은 크게 투표소 내에 있는 투표운용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통합선거인명부 서버 등의 오류가 났을 경우, 즉시 해당 사전투표소는 투표를 더는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합니다. 

관외선거인은 자신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넣은 회송봉투의 주소가 자신의 거주 관할 선거구 주소로 되어 있는지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투표함을 봉인하는 과정이나, 투표함이 보관되는 장소에 대한 안전 여부는 개표 전에 두 번, 세 번 꼭 확인해야 합니다. 

'선관위'는 사전투표를 하지 못하는 자체가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투,개표에 대한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에 대한 선관위의 책임도 무겁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이엠피터는 불안하고 신뢰하기 어렵다고 해도 '사전투표'를 적극 활용하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그것은 유권자로서 자신의 권리인 투표를 행사하고, 이후에 철저히 감시하는 방법이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기 때문입니다. 

'나 하나 쯤이야'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투표한 한 표로 웃거나 울 수있는 일이 생깁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거대한 산이 막혔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산을 넘을 방법을 찾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사전투표'를 얼마나 활용하고 감시하느냐에 따라, 우리 가족과 아이들의 미래가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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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희 "김기춘 교체 없는 인적 쇄신 무의미"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4/05/30 00:03
  • 수정일
    2014/05/30 00:0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남재희 인터뷰] "국가개조, 독재적 발상"
임경구 기자, 선명수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4.05.29 15:15:49

 

 

 

 

 

 

 

 

'안전한 대한민국'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304명의 희생자를 낳은 대형 참사 앞에서 정부는 속수무책이었다. 오히려 참사 발생 이후 정부의 대응에 숱한 허점들이 드러났다. 희생자 가족 사찰부터 추모 집회에 대한 경찰의 강경 대응, 대국민 사과를 한 당일 곧바로 아랍에미리트에서 원전 행사에 참석한 '둔감함'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여섯 번의 사과 끝에 눈물까지 보였지만, 그 눈물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이유다.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통치 방식의 잘못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전 장관은 "세월호 참사에 대처하는 방식에서 정권의 졸렬함이 그대로 드러났고, 정부 출범 1년3개월 만에 정권 심판론이 제기되는 촉매제로 작동했다"면서 "박 대통령 스스로가 통치 철학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 전 장관은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으로 진행된 정부의 인사 개편에 대해서도 "총리 교체가 핵심이 아니다"라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교체없는 인적 쇄신은 무의미하다"고 못 박았다. 인터뷰는 27일 서울 서교동 프레시안협동조합 사무실에서 박인규 이사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다음은 남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대국민 사과한 날 원자로 수출 행사 참석…정권, 이렇게 둔감한가" 
 
프레시안 :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 각 영역에서 정부와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표출되고 있다. 
 
남재희 : 세월호 사건이 하나의 촉매로 작용해 정권 심판론을 앞당겼다. 세월호 사건이 없었다면 정권 심판론까지는 안 나왔을 텐데, 이 사건이 터지니까 정부의 허점이 드러났다. 무수한 구조적 허점이 노출됐고, 그걸 '핸들링'하는 데 있어서도 정권의 졸렬함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안전'을 강조하며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그 약속이 허물어졌다. 또 박 대통령이 '암 덩어리', '원수'로 부르며 규제를 완화한 점, 희생자 가족을 사찰하고 대통령의 조문까지 연출했다는 의혹 등 세월호 사건 이후 정권의 인식 수준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정상적이라면 정권 심판론은 집권 1년 3~4개월 만에 그렇게 빨리 오지 않는데, 분위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프레시안 : 안보나 안전 문제는 보수가 더 강조하는 영역이기도 하고, 특히 박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이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는데 세월호 사건으로 한꺼번에 깨져버렸다. 
 
남재희 : 안전 문제에 진보 보수가 어디 있나. 그런데 의외로 정권이 둔감한 것은 사실이다. 세월호라는 엄청난 희생을 치르고서도 너무도 둔감하다. 
 
일본이 후쿠시마 사태를 겪었다. 노후 원전에서 비롯된 원전 사고였는데, 우리 역시 설계수명이 이미 지난 월성·고리 원전을 가동 중이다. 사실 원전 문제야말로 엄청난 재앙을 부를 수 있는 시한폭탄인 것이다. 
 
그런데 이 정부의 생각이 참 안일하다.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원전 대책은 안 나오고, 하필 세월호 대국민 사과를 한 날 아랍에미리트에 가서 원자로 수출을 축하했다. 세월호 참사를 보고서도 그렇게 둔감할 수 있나. 
 
"국가 개조는 독재적 발상…朴, 통치 방식 잘못 전혀 못 깨달아" 
 
프레시안 : 세월호 후속 대책으로 정부 조직 개편안도 일부 발표됐다. 
 
남재희 : 해경 해체 등의 방안이 오랜 숙의 기간없이 도깨비 방망이처럼 뚝딱 이뤄졌다. 너무 무책임하다. 내각하고도 상의하고 광범위하게 여론도 수집해야 하는데, 그야말로 밀실에서 일부 참모진과 뚝딱뚝딱 급조해 버렸다. 그러다 보니 나온 결론이 엉성한 것이다. 말이 해경 해체지, 사실 소속만 달라지는 것이다. 국가안전처를 만든다고 했는데, 국가안전처가 무슨 도깨비 방망이인가? 
 
대개의 경우 9.11 테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 큰 사건이 터지면, 철저한 조사 기관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철저히 연구한 뒤 그 결과를 내놓는다. 그런데 세월호 같은 그 큰 참사를 겪고서도 심사숙고 없이 보여주기 식 처방 요법만 내놨다. 그게 불신을 조장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통치 방식의 잘못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 
 
프레시안 : 여섯 번에 걸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비롯해 그 이후 발언을 꼼꼼히 따져보면, 대통령이 스스로를 정부를 총괄하는 존재가 아니라 마치 정부 위의 초월적인 존재처럼 인식하는 듯하다. '국가 개조론' 역시 그런 맥락에서 튀어나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재희 : 독재적 발상이다. 정권이 어떻게 국가를 개조하나? 정권은 국가 밑의 존재다. 정책의 방향과 노선은 정권이 바꿀 수 있지만, 국가를 어떻게 정권이 개조할 수 있나? 국민을 오도하는 과대망상이다. 춘원 이광수의 '민족 개조론'이 그런 이유로 욕을 먹는 것 아닌가. 레토릭으로 하는 얘기겠지만, 진실한 통치자가 내세울 얘기는 아니다. 
 
"김기춘 경질없는 인적 쇄신은 무의미" 
 
프레시안 : 일부 인사 개편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사실상 경질됐다. 쇄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나?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남재희 : 국무총리 한 명 교체한다고 인적 쇄신이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정권의 핵심도 아니고, 어차피 '대독 총리' 아니었나.
 
문제의 핵심은 남재준과 김기춘이다. 개편의 서막일지 마지막일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남재준 국정원장은 경질됐다. 정보기관의 수장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무단 공개해 한국 정치를 1년 내내 주물렀다. 새누리당 윤상현도 잘못했다고 시인했는데, 그걸로 1~2년을 난리를 쳐놓고 이제 와서 잘못했다고 하면 끝인가? 국정원장이 해서는 안 될 엄청난 정치 행위를 한 것이고, 그것만으로도 심각하게 책임을 물었어야 할 일이다. 
 
이후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이 있었다. 만약 국정원의 증거 조작이 드러나지 않았다면 이번 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이 엄청난 간첩 공세에 시달렸을 것이다. 누가 봐도 박원순을 노린 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남재준 원장은 '아웃'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만 김기춘 경질없는 인적 쇄신은 무의미하다. 채동욱 '찍어내기'부터 시작해 최근 드러난 KBS에 대한 언론 통제까지, 궁극적인 책임은 이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져야 한다. KBS 사태는 명확하지 않나. 말이 '보도 협조 요청'이지 사실상 언론 통제를 한 것이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김 실장의 전력이 다 말해주고 있지 않나. 
 
프레시안 : 남재준 국정원장 경질을 제외하고는 이번 인사 개편의 의미가 없다고 보나? 
 
남재희 : 그렇다. 안대희 후보자는 사실 괜찮은 이미지였는데 까놓고 보니 '하루 1000만 원'이었다. 서민 입장에서 보면 눈이 뒤집히고, 억장이 무너지는 얘기다. 물론 법률적으로 문제는 안 되지만, 정치적으로는 엄청난 부정이다. 여권에 그만큼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는 얘기다. 끝까지 안대희를 총리로 밀고가긴 어려울 것이다. (인터뷰 다음날인 28일 안대희 후보자는 전관예우 논란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후보직을 사퇴했다.-편집자) 
 
"野, 정권 심판 반사이익 기대선 안 돼"
 
프레시안 : 이런 흐름이 이번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나? 
 
남재희 : 지방선거는 엄밀히 말하면 '지역 선거'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지방'은 보통 대도시의 대응 개념이고, '지역'이 이른바 '중앙'의 대응 개념 아닌가. 
 
일단 세월호 전보다 선거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여당 일각에서도 이제 김기춘 실장 교체 목소리가 나오지 않나. 서울, 인천, 충남은 이미 야권 승리를 예상했던 지역이고, 부산에서 야권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광주는 전략 공천이 되어버려서 후유증이 상당할 것 같다. 
 
얼마 전 문재인 의원이 중앙당 차원에선 통합진보당과 선거연대를 하지 않아도, 지역적 차원에선 연대가 가능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었는데, 그 얘기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 김두관도 무소속으로 그렇게 당선되지 않았나. 또 진보정당 안에도 여러 계통이 있고, 경남의 경우 소위 말하는 이른바 "종북세력"보다는 노조, 농민운동 세력이 있는 곳이다. 과거 권영길이나 강기갑은 단독으로 지역구에서 당선될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다. 그런 차원에서 경남의 경우 진보정당과 손을 잡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프레시안 : 현재까지의 여론조사만 종합해 보면 막판 여권 지지층의 결집이 예상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야당의 우세가 두드러진다. 
 
남재희 : 야당이 이 국면에서 반사이익을 봤고, 또 그것에만 기대고 있어서 문제다. 야권이 이번 선거에서 크게 이긴다고 해도, 사실 자기 실력으로 선거 분위기를 바꾼 것이 아니니 후유증이 남을 것이다. 
 
이제까지 안철수의 희미한 철학에 대해서 여러 차례 비판했었는데, 안철수는 적당하게 보수층을 끌어안으면 본인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적당히 중도 노선으로 틀어서, 야당을 여당화시키는 것이다. 정치 철학의 부재며, 그게 지금 야당의 비극이다. 그럼 억눌린 국민은 누가 대변해주나? 야당이 야당 역할을 못하면, 국민만 불쌍해진다. 
 
프레시안 : 이번 선거에서 여권이 패할 경우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좀 변화할 수 있다고 보나? 
 
남재희 : 지금은 희망사항일 뿐이지만, 박 대통령이 통치 스타일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정부에 대한 지금의 이런 불신과 분노는 쉽게 완화될 것 같지 않다. KBS 사태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보통 KBS는 후행적인 저항을 하는 곳이지, 선행적 반항을 하는 곳이 아니다. 그만큼 잠복된 불만이 크다는 얘기 아니겠나. 심지어 <조선일보>에선 최근 새누리당 비박계가 점차 목소리를 내고 친박계를 누르고 있다는 사설도 나왔다. 집권 1년 반도 안 됐는데, 이상 현상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최근 남북관계에서도 여러가지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는데, 북측에서 원인을 제공한 측면도 있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이 좀 과격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 대변인이 "북한이 빨리 없어져야 한다"고 비판한 것이 대표적이다. 
 
남재희 : 남북 문제는 기본적으로 군사적인 관계다. 군사적 긴장이 가장 큰 문제인데, 미국과 한국은 합동 군사 훈련 등 북한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갈수록 증폭시키면서도 북이 핵을 포기하길 바란다. 이건 모순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대박'을 얘기했지만, 남북이 통일된다면 통일된 한반도가 중국, 일본 등 주변국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한반도에서 막강한 미군이 철수해야 하고, 주변국에 군사적 위협도 되지 않아야 하는데, 그건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최근 영국의 보수적인 저널인 <이코노미스트>도 그런 결론을 내렸다. '백일몽 신자들'이라는 칼럼이 실렸는데, 그 결론이 이렇다. "한반도에서 미국 군대가 없어지고, 미국 및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면, 통일 한반도를 내다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그러한 상태로 가는 길을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 대박론'은 얼마나 허구적이고 비과학적인 사고인가. 북한 핵무기는 제거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우리가 북한만을 몰아붙일 수도 없다. 미국과의 유대를 유지하면서 중국과의 친선도 더욱 도모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위치가 어느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게 해야 하지 않겠나.
 
프레시안 : 우리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조치를 먼저 취할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남재희 : 북핵 문제는 그런 식으로 접근한다면 향후 10년 안에도 해결이 어렵다. 가진 게 권총 밖에 없는 사람한테 "권총 버리면 돈 줄게"라고 한 마디 얘기한다고 전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디서 그런 얘기가 통하겠나? 그런 식으로 한반도의 군사 긴장을 높이기보다는, 남북 차원에서 민간 교류나 경제 교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프레시안 : 남재준-김장수 등 군 출신 인사들이 경질됐으니, 정부의 남북관계에 대한 기본 노선에도 수정이 있을 것이라고 보나? 
 
남재희 : 우리 정부의 입장 변화도 중요하지만 그건 사실 부차적이다. 문제는 미국이 계속 강성이란 점이다. 오바마가 당선되면 대북정책도 연성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봤는데, 부시의 강성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일본의 군사적 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혔다. 지금 상황에선 일본과 중국의 대결을 오바마가 '푸시(push)'하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선 군사적 긴장 해소의 길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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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사퇴 배경과 향후 전망...‘총체적 무능정부’ 비판 불가피

 

 

정성일 기자 soultrane@vop.co.kr 발행시간 2014-05-28 22:32:26 최종수정 2014-05-28 21:56:56

 

사퇴입장 밝히는 안대희 총리 후보자
사퇴입장 밝히는 안대희 총리 후보자ⓒNEWSIS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엿새 만에 결국 사퇴했다. '전관예우' 논란에 이어 기업으로부터의 '자문료' 수입 논란 등 각종 의혹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더이상 버티기 힘들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안 후보자의 '낙마'로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검증시스템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고, 개각 및 정부조직 개편은 원점으로 되돌아가 언제 이뤄질지 장담키 힘든 상황이 됐다. 특히 6.4지방선거 전에 세월호참사로 격앙된 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해 야심차게 꺼내들었던 '안대희 카드'마저 실패로 돌아가면서 박근혜 정부는 '총체적 무능정부'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전관예우' 논란에 기업 '자문료' 의혹도 터져나와

안 후보자는 28일 오후 5시 갑작스레 기자회견을 열고 전격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22일 총리 후보로 지명된 지 불과 엿새만이었다. 그는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더이상 총리 후보로 남아있는 것은 현 정부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저의 버팀목과 보이지 않는 힘이 돼준 가족과 저를 믿고 사건을 의뢰한 의뢰인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너무 버겁다"고 사퇴이유를 밝혔다.

안 후보자가 사퇴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임명 직후부터 불거진 각종 논란에 급속히 악화된 여론 때문이라는 게 중평이다. 안 후보자가 애초 지명될 당시에는 불법대선자금 수사 등을 통해 만들어진 '청렴' 이미지 때문에 재산문제 등으로 큰 논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명 다음날부터 '전관예우'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7월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뒤 불과 5개월 동안 16억여원을 벌어들인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루에 약 천만원 꼴의 고액수임료에 기존에 그가 가지고 있던 '청렴' 이미지는 급속히 허물어졌다. 이와 함께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을 내세운 박근혜 정부의 공직개혁을 이끌 수 있겠냐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안 후보자가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하던 때 한 기업의 법인세 취소 소송을 맡아 변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세무조사 계획과 과정을 심의하며 각종 관련 정보를 접하는 세무조사위 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냐는 것이다.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 재산 사회 환원 할 것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산증식 및 전관예우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양지웅 기자

'전관예우'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안 후보자는 26일 대법관 퇴임 이후 변호사 활동으로 늘어난 재산 11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여론 반전을 노린 이같은 승부수는 오히려 독이 됐다. 비판 여론의 핵심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다. '돈으로 총리를 사려는 것이냐' '대학의 기여입학제처럼 기여총리제를 하자는 것이냐' 등 원색적인 비난들이 쏟아졌다.

'결정타'는 27~28일에 걸쳐 추가로 제기된 의혹인 것으로 보인다. <민중의소리>는 27일 안 후보자가 올해에도 최소한 월 평균 1억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내용의 단독보도에 이어, 28일 오후 안 후보자가 변호사 수임료 외에도 기업으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추정되는 급여를 석 달 동안 1억원 가량을 받았다는 단독보도를 내보냈다.

특히 안 후보자는 유독 이 소득의 출처에 대해서만 인사청문요청서에서 자료로 제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안 후보자에게 돈을 준 기업이 어느 곳인지 알려질 경우 논란이 될 것을 의식해 일부러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안 후보자는 보도 후 몇 시간 뒤 사퇴를 선언해 이같은 의혹은 결국 밝혀지기 어렵게 됐다.

'불안한 정부' 이어진다...'총체적 무능정부' 비판 불가피

안 후보자가 전격 사퇴를 발표하면서 박근혜 정부는 '치명타'를 입게 됐다.

당장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검증시스템이 다시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 총리 지명 이후 논란이 된 의혹들을 청와대가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 인사검증시스템에 심각한 구멍이 뚫려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알고도 지명을 했다면 청와대가 국민정서와 심각하게 괴리돼 있다는 얘기가 된다. 어떤 경우든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은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문제는 부실한 인사검증에 대한 지적이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안 후보자의 사퇴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지 1년 3개월만에 총리 후보자가 벌써 두 번이나 낙마하게 됐다. 정부 출범 직후에도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김학의 법무부 차관 내정자,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등이 줄줄이 낙마한 바 있다. 특히 정부는 '윤창중 사태' 이후 인사위원회를 보완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번 사태에 비춰볼 때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안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에서 밝힌 정부조직 개편도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게 됐다. 총리 인선 이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개각 및 청와대 참모진 개편도 마찬가지다. 안 후보자의 급작스러운 사퇴로 다음 총리 후보자를 쉽게 찾을 수 있을지도 장담키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총리가 한 달 째 '식물총리'로 있는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한 정부'가 됐다.

 

 

 

안 후보자의 낙마로 박근혜 대통령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 특히 안 후보자는 대선시기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경험도 있어 향후 국정운영 과정에 갈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그럼에도 안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심각한 민심이반을 달래기 위해 국정운영을 쇄신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물거품이 되면서 현 정부 국정운영의 난맥상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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