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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13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 김정은 체제 본격화


김영남.박봉주.최룡해 건재..노장청 조화와 체제 안정화에 방점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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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09  23: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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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대 첫 대의원 선거가 치러진 뒤, 제13기 최고인민회의 제1차 회의가 9일 개최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추대하는 등 국가기관 주요 인선을 마무리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원로그룹이 대부분 유임되고,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르는 한편, 김정은 제1위원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장정남, 최부일 등이 위원에 선출됐다는 점에서 김정은 체제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최고인민회의 13기 1차회의는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대의원 687명 중 666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국가지도기관 선거, 2013년 국가예산집행 결산과 2014년 국가예산 승인 및 채택을 다뤘다.

회의 결과 최고인민회의 경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에 김영남, 부위원장 양형섭, 김영대, 명예부위원장 김영주, 최영림, 서기장 홍선옥 등이 유임됐다.

위원은 김양건, 태종수, 전용남, 현상주, 리명길, 김정순, 김완수, 류미영, 강명철, 강수린, 전경남이 선출됐다.

또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최태복이 유임됐으며, 부의장에 안동춘, 리혜정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강수린과 홍선옥이 부의장이었으나, 강수린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으로, 홍선옥은 서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교체여부가 주목된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유임되고, 최태복 의장도 재선출됨에 따라, 김정은 체제가 원로를 예우하면서 안정성을 꾀했음을 엿볼 수 있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김영남 등이 유임된 것은 원로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원칙이 바뀌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아직 경험 부족으로 과거 김일성 처럼 명실상부한 국가수반으로서 외교 전면에 나설 준비가 안된 것 같다"며 "김영남이 고령임에도 그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직에 재선출한 것은 그가 오랫동안 외교 엘리트로서 특히, 제3세계에 구축한 폭넓은 외교인맥을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즉,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원로층이 앞선 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대부분 재선됐고, 이같은 흐름이 이번 1차회의 인선에에도 대체로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외에도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에 오수용 함경북도 당위원회 책임비서가 선출됐으며, 로두철 부총리보다 앞서 호명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위원장이었던 곽범기 당 비서는 이번에 교체됐지만 어떤 직책을 맡았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예산위원회 위원에는 박영호, 계영삼, 홍서헌, 김희숙, 최영일, 박형렬이 선출됐다.

또한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이 최고인민회의 법제위원회 위원장에 선출됐으며, 장병규, 박명철, 박태덕, 태형철, 차희림, 박명국이 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최룡해 국방위 부위원장..장정남, 조춘룡 등 위원에 선출

이번 최고인민회의 13기 1차 회의에서 주목된 것은 국방위원회 인물 구성이다.

회의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재추대됨과 동시에,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제의에 의해' 최룡해, 리용무, 오극렬이 각각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출됐다.

장성택 처형 이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인적 개편이 불가피한 가운데,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국방위 부위원장에 올라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룡해 총정치국장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이어 이번에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최룡해가 3대 핵심권력기관의 요직을 다 차지했다"며 "김정은 체제의 2인자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에 리용무, 오극렬 등 원로그룹이 국방위 부위원장에 유임된 것에 반해, 김영춘 당 중앙위 군사부장이 탈락해 2선으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 주목된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측근으로서 신진그룹으로 분류되는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이 당연직으로 위원에 올랐다는 점이다. 위원에는 박도춘 당 비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이 유임됐다.

또한, 김격식, 주규창 등은 이번에 탈락했으며, 13기 대의원 명단에서도 이름이 빠졌던 백세봉 제2경제위원장 역시 위원에서 해임됐다.

대신, 새로운 인물인 조춘룡이 국방위 위원으로 등장, 제2경제위원장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장정남, 김원홍 등은 당연직으로 국방위 위원에 이름을 올린 것"이라며 "조춘룡은 아마도 백세봉 후임으로 제2경제위원장이 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즉, 김영남, 리용무 등 원로그룹을 유임시키고, 최룡해와 장정남 등으로 대표되는 측근그룹을 전진배치 시키는 등 노.장.청 조화를 통해 안정성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봉주 내각 총리 유임..리수용 외무상, 리제선 원자력공업상 선출

최고인민회의 13기 1차 회의에서는 박봉주 내각 총리가 유임되고 리수용 외무상, 리제선 원자력공업상이 선출되는 등, 내각에도 변화가 생겼다.

박봉주 내각 총리 외 로두철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 김용진 부총리, 리무영 부총리 겸 화학공업상, 리철만 부총리 겸 농업상이 유임됐다.

박봉주 총리와 로두철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이 유임됨으로서 사실상 기존의 경제개선조치와 경제개발구 전략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만수 전력공업상, 문명학 석탄공업상, 김용광 금속공업상, 전길수 철도상, 강종관 육해운상, 리학철 채취공업상, 리춘삼 국가자원개발상, 배학 원유공업상, 리종국 기계공업상, 김재선 전자공업상, 심철호 체신상, 동정호 건설건재공업상이 유임됐다.

그리고 권성호 국가건설감독상, 조영철 식료일용공업상, 리혁 수산상, 최광진 재정상, 정영수 노동상, 리용남 무역상, 최상건 국가과학기술위원장, 장철 국가과학원장, 김경준 국토환경보호상, 강영수 도시경영상, 문응조 수매량정상, 강하국 보건상, 박춘남 문화상, 리종무 체육상, 김영호 내각사무장이 그대로 유지됐다.

교육위원회 위원장인 김승두는 보통교육상을 겸임하고, 태형철은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겸 교육위원회 고등교육상으로,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 교육개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외무상은 박의춘에서 리수용으로 교체됐으며, 상업상은 리성호에서 김경남으로, 임업상은 김광영에서 한룡국으로 각각 교체됐다. 

신임 외무상 리수용은 스위스 대사를 오래 지내는 등 외교관 출신이지만 주로 재정 분야를 담당해왔고, 합영투자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경력에 비추어 해외자본 유치 등 '경제외교'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12기 7차회의에서 원자력공업성을 내각의 한 부처로 신설하기로 한 결정에 따라, 첫 원자력공업상은 리제선 원자력총국 총국장이 선출됐다.

이 밖에도 중앙은행 총재 김천균, 중앙통계국장 리승호가 새로 교체됐으며, 장병규 최고검찰소장은 유임, 지난해 사망한 김병률 최고재판소장 자리에 박명철이 선출됐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와 내각 구성은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김정은 시대의 노-장-청 조화를 통한 안정성 강화라는데 의미가 있다. 또한 장성택 사건 이후 정국을 안정화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체제강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전반적으로 원로층을 유지하고 대우하면서, 최고인민회의와 내각의 안정성을 가져왔다"며 "당의 중간간부 층을 전체적으로 등용해 노장청의 조화를 이루고, 이를 통해 김정은 체제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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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학원 박사 특별 대담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4/04/10 10:30
  • 수정일
    2014/04/10 10:3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선우학원, 박근혜대통령 출로는 6.15 이행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4/10 [06:12]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선우학원 박사가 한국에서 온 기자들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 자주민보


‘해외교포학자 조국통일심포지엄’, ‘ 해외교포 기독자와 북의 기독자의 대화’에 북미대표로 참석하는 등 해외동포 통일운동에 앞장서 왔던 엘에이의 모 요양원에 거주하는 선우학원 박사를 만나 최근 근황과 박근혜 정부의 통일정책에 대한 견해, 김일성 주석과의 일화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남과 북의 성과적인 교류와 협력을 진행하는 데 있어 참고할 가치가 높은 대담 내용이어서 가급적 선우학원 박사의 말을 원문 그대로 전한다.

통일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북으로부터 사회정치학 명예박사 학위금메달을 수여받았고 조국통일상, 문화상을 받았는데 제작년에 노력영웅상을 또 받았다는 선우학원 박사는 만 96세의 나이이지만 너무도 정정하였다. 
 
▲ 만 96세의 선우학원 박사는 여전히 놀라운 기억력과 건강을 유지하고 있었다.     © 자주민보


◆ 요즘 근황과 일과는?

특별한 이상 없이 건강하다.
매일 6시 30분에 일어나 7시에 아침을 들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45분정도 체조 등 운동을 한다. 
매일 6시 30분 식사는 7시 식사 후 아래층에 내려가서 체조 등 강사의 지도에 따라 체육활동을 45분 정도 하고 들어와서 30분 쉬었다가 다시 10시까지 운동을 한다. 그 후 책을 읽다가 12시 30분에 점심을 먹는다.


책은 뉴욕타임즈, 엘에이타임즈 등 잡지를 주로 읽는데 한 달에 한 번씩 함께 있는 거주자들 약 40여명을 모아 놓고 시사문제에 대해 강연을 한다.


연초엔 ‘2014년에 어떤 주요 행사가 있는가’에 대해 강연했는데 러시아 소치 올림픽, 6-7월의 브라질 월드컵, 그리고 4월 인도의 선거에 대해 해설해 주었다.


세계에서 제일 큰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의 선거의 경우 보수당이 이긴다는 여론에 나와 있다.
구자라트 주지사 겸 인도국민당(BJP)의 총리 후보인 나렌드라 모디는 흰두종교의 보수적인 사람인데 무슬림을 반대한다. 그는 구자라트 도지사로 있었는데 무슬림하고 쟁투가 일어났다. 무슬림이 천명이 죽었다. 그런데도 사과하지 않았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인도의 명예가 좋지 않아지지 않겠는가 하는 염려가 있다.
지금까지는 간디 가족, 네루 가족들이 계속 해왔다.


현재는 콩크레스 파티(민족주의회의당 NCP, Nationalist Congress Party)의 소냐 간디인데, 몸이 약해서 40세 아들 라훌 간디에게 물려주려하는데 지도자 능력이 없다. 이기지 못할 것 같다. 어머니의 후광으로 당수는 되겠지만 대통령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 한반도 통일 문제

낙관하고 있다.

지금은 북과 남이 통하지 않고 있지만 북도 통일을 원하고 박근혜대통령도 통일하겠다고 하는데 당장 터져서 나오질 않고 있다. 시간이 가면 대화가 시작되리라고 보고 있다.


박근혜대통령은 북에 갔다 온 사람이다. 지금은 자기 아버지가 했던 대로 따라가고 있지만 인기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계속 따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박근혜 보좌진들이 극보수다. 이들이 물러서면 좀 나아지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박근혜 물러나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기에 이승만 꼴 나지 않으려고 통일에서 출로를 찾으려 할 것이다.
박근혜대통령은 어떻게든지 물러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미국도 박근혜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대통령은 6.15와 10.4선언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을 받아들이면 통일의 진보가 된다.
우리들도 박근혜대통령이 받아들이면 대통령을 지원해야 한다. 지금은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그의 태도가 바뀌면 우리도 바뀌어야 한다.


나아가 앞으로 통일이 된다면 북도 변해야 하고 우리도 변해야 한다.

나는 주체사상 사회주의를 믿는 사람이다.
우리가 주장하는 사회주의는 막스주의식 사회주의가 아니다. 주체사상 사회주의다. 주체사상 사회주의는 인간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다. 막스주의처럼 물질을 바탕으로 삼지 않고 인간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주체사상 사회주의는 기독교를 부정하지 않고 인정한다.


김일성 주석도 어렸을 적 어머니의 손을 잡고 기독교회에 나갔다. 김일성 주석 어머니 강반석 여사가 권사이고 외삼촌이 장로다. 

내가 김일성 주석을 만났을 때 “손정도 목사는 나의 생명을 구원해준 은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니 남한도 북과 대화를 못할 이유가 없다. 무조건 북을 거부하지 말고 존중하고 만나야 한다. 



◆ 기독교인들의 남북교류

처음엔 북에 우리 해외교포 기독교인들만 갔는데 북에서 전 동포로 확대하자고 해서 곧 이산가족 상봉 등 해외동포 전체로 교류가 활발해졌다.


당시 나와 북의 전금철 박사 둘이 비엔나에서 늘 만나서 명년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논의했다. 그 내용을 전금철 박사가 김일성 주석에게 보고했다. 
주된 행사는 홍동근, 김현환 목사 등이 북의 참가자들 앞에서 기독교를 강의했고 북의 학자들은 주체사상을 강의했다.


10년 간 10번의 그런 교류를 하고서 끝날 때는 전금철 박사가 “평신도가 된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평신도가 그렇게 쉽게 되는 게 아니다. 세례도 받아야 하고...”라고 말해서 서로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교류 결과 북에 교회를 3개 세웠고 성경책이 출판되었다.
우리가 성경책을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북에서는 “우리 인민에게 요구되면 우리가 출판한다”며 자체 출판을 했다. 그 성경을 꼼꼼히 점검했는데 우리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 후 전금철 박사가 토론 연설에서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우리 백과사전에서 종교의 정의가 바뀌었습니다. 종교는 아편이다는 마르크스식 규정이 종교도 사회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바뀌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평양 간부들의 생각이 바뀐 것이다.


그 후 평양 김일성 대학에서 종교과를 세웠다. 연합장로교에서 홍동근 목사가 10년 간 강의했다. 그는 죽는 날까지 평양에서 강의했다.


주체사상과 기독교는 공통점이 있다. 
주체사상연구소 소장이 기독교의 ‘사랑’이 주체사상의 정신과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는데 
사실은 내가 먼저 그 말을 했다. 김주석은 동지애를 강조했는데 기독교의 사랑과 마찬가지이다.


 
▲ 선우학원 박사     © 자주민보



◆ 김일성 주석과의 만남

3번 만났다. 1989년 4.15경축행사 첫 단독 만남을 가졌는데 당시 미국에서 100여명 갔다. 외국 초청인사들까지 하면 수천명이 왔었다.


공연장이 주석단 바로 뒷 자리에 앉아 있는데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나면서 김주석이 입장했는데 들어오면서 북의 문화부 장관에게 무언가 물어보더니 내가 있는 곳으로 와서 “잘 왔소”라며 손을 잡아주었다.


제1부 공연이 끝나고 휴식시간 김주석의 휴식방에서 만났다.
김일성 주석은 “건강을 위해 좀 걸으면서 이야기 나눕시다.”라고 해서 30분간 방을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일성 주석은 “기독교인들이 말만 하지 말고 통일을 위해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성 주석은 손정도 목사가 자신을 감옥에서 구해준 은인이라며 “해외교표들을 잘 아는 선우학원 박사가 그 아들 손원태를 꼭 찾아서 평양에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손원태를 찾아서 보냈다. 손원태의 형 손원일이 한국의 해군제독이었으며 이승만정권때 국방장관까지 했기에 처음에 북에 가지 않으려 했다.
밤 3시까지 이야기해서 설득했는데 부인이 먼저 “가봅시다.”라고 하자 “그럼 가보지” 하며 갔다.한 번 갔다오더니 그 다음부터는 1년에 두 번씩 갔다.(미소)

이후 구라파 김재준 목사를 평양에 보내려다가 가족들 반대로 어려워져 대신 김성락 목사를 설득해서 북에 보냈는데 김성락 목사의 아버지는 김일성 주석의 아버지 김형직 선생과 동창생으로 숭실학교시절에 김형직 선생이 조직한 조선국민회에서 함께 독립운동을 했다.


김성락 목사는 아주 보수적인 사람이었는데 김일성 주석을 만나서 점심대접을 받는데 김일성 주석이 식전에 “김성락 목사님 식기도 하십시오.”라고 해서 감동을 받아 김일성 주석의 건강과 공화국의 발전을 위해서 기도했다. 이후 이게 소문이 나서 역사적인 사건으로 되었다.



◆ 자주민보 폐간 문제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는 민주주의에서 자주민보를 폐간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자주민보는 애국하는 신문인데 이를 폐간하는 것은 모순이다. 말이 안 된다.
미국에서도 언론자유를 절대적이다.

두 말할 것 없다. 
폐간하는 것에 반대한다.


선우학원 박사 약력(민족21 소개)

선우학원(만96세) 박사는 1918년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태어나 평양 숭인상업학교를 졸업한 후 도쿄 아오야마학원 신학부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사디나대학, 워싱턴주립대학원에 유학했다. 1944년부터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동양학과 전임강사로 활동하다, 1960년 4·19 전후에 서울에 와 연세대학 철학과 전임강사, 《대한공론사》주필 등을 거쳤다. 1960년대 중반 다시 도미 미주리주 센트럴 매소디스트대학 사회학부 교수 등을 역임했다.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해외교포학자 조국통일심포지엄’,‘ 해외교포 기독자와 북의 기독자의 대화’에 북미대표로 참석하는 등 재미동포 통일운동에 앞장서 왔다. 저서로《아리랑, 그 슬픈 가락이여》《한미관계 50년사》《한국의 민주화와 통일운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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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찬란함이 화엄세계

 
조현 2014. 04. 08
조회수 445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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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산 범어사 무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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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펴낸 <대방광불화엄경 강설>(담앤북스 펴냄) 5권

 

 

 

8일 부산 금정산 범어사. 천년고찰의 벚꽃과 진달래, 개나리, 매화뿐 아니라 오가는 행인과 강아지까지 삼라만상이 빛난다. 석가모니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직후 본 그 찬란한 세계다. 이곳이 바로 신라 의상대사가 ‘깨닫고 나면 사람과 세상이 어떻게 달라보이는지’를 보여주는, 화엄사상을 펼치기 위해 창건한 화엄10찰 중 하나다. 

 

 천년 고찰의 전각들 틈에 화엄전이 있다. 무비(71) 스님의 거처다. 무비 스님은 한국불교에서 선(禪·참선)·교(敎·학문)를 겸비한 대표적 인물이다. 스님들 대부분이 선이면 선, 교면 교, 하나만 취하는 데 반해 그는 효봉·전강·동산·춘성·성철 등 선사들 아래서 10여년 참선한 뒤 탄허, 관응, 운허, 각성, 지관 스님 아래서 학문을 연마했다. 유(儒·유학)불(佛·불교)선(仙·노장)에 통달했던 탄허 스님의 강맥을 잇고, 조계종 교육원장, 동국역경원장을 지냈다.

 

 그가 최근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1~5권을 펴냈다. 화엄경 총 80권에 달하는 불교계 최량의 경전으로, 옛날 목판으로는 지게로 딱 한 짐이었다는 방대한 분량이다. 석가모니가 깨달은 직후 21일간 최초로 설한 경전이다. 천태 지자대사의 경전 분류에 따르면  붓다는 화엄경을 대중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자 아함경-방등시 경전-반야부 경전-법화경 순으로 다시 설했다고 한다. 무비 스님이 그 화엄경 80권을 각 권별로 강의해 책으로 펴내는 방대한 작업을 개시한 것이다.

 

 그는 4년 전부터 부산 문수경전연구회와 신도회의 초청으로 화엄경을 강연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그 법음을 나누어듣기 위한 그의 인터넷사이트 ‘염화실’에 정회원만 1만9700명이다.

 

 그는  지난 2003년에 척추농양 제거 수술을 받다가 신경을 다쳐 하반신 마비가 왔다. 한때 생사의 문턱을 넘나들었다. 그 뒤 사람들은 “무비 스님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왜 달라졌으냐”고 물으니 “처사도 문턱 한 번 넘었다가 와 보라”며 껄껄 웃는다. ‘수술 도중 신경을 다친 의료사고니, 의사를 가만둬선 안 된다’는 주위의 분노에도 그는 “그런다고 마비된 다리가 낫나”라고 껄껄 웃으며 넘겼다. 그런 마음이 기적을 가져왔을까. 그는 불굴의 재활 노력으로 지금은 오히려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지팡이를 짚고 걸어다니기도 한다. 

 

 전날 범어사 앞 문수선원에서 4년째 매달 한차례씩 열린 ‘화엄경대법회’에서도 그는 자신의 장애를 잊은 채 설법에 몰두했다.  17품 초발심공덕품 강의였다.

 

화엄경 강의하는 무비스님-.jpg 

범어사 앞 문수선원에서 2백여명의 스님들에게 <화엄경>을 강설하는 무비스님

 

 

범어사 전경-.jpg 

부산 금정산 범어사 전경

 

 

 

 “보살행으로 직행하는 사람에겐 힐링이니 비파사나니 참선이니 하고 앉아 있을 겨를이 없다. 바로 나아가는 것이다. 번뇌 같은 건 무시하고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는 행으로 나아가는 것이 진실한 지혜다.“

 

 그는 “한국불교는 80~90%가 소승”이라며 그 자리에 모인 200여명의 스님들을 꾸짖었다. 대승불교라면서도 보살도를 펼쳐 자비심을 구현하는게 아니라 일신의 안일만 도모한다는 것이다. 그는 타이완의 ‘자제공덕회’ 설립자 증엄 스님을 예로 들며, “전세계 800여만명의 봉사자를 두고, 아이티 재난 때도 가장 먼저 달려가고 중생들을 구제하는 그런 보살도를 배워라”고 말했다.

 

 “도봉산 망월사 춘성 스님은 망월사역에서 한겨울 노숙인이 추워 떠는 것을 보고 자기 옷을 벗어 입혀줘버렸다. 보살은 ‘내 옷을 줘버리면 나는 어떻게 망월사까지 올라가지’하며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비행 앞에 물러서거나 겁내지 않는 것이 대승 보살이다.” 

 

 그는 “편견이 없는 것이 불교”라면서 “증엄 스님은 오지인들에게 기독교 교회도 2개나 지어줬다고 한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환희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설법을 마치고 절반이 마비된 다리를 끌고 오는 그에게 “몸은 어떠냐”고 물으니 “기저귀 차고 다녀. 보여줄까”라며 웃는다. 그의 셔츠엔 땀이 흥건하게 배어 있다. 한 비구니 스님이 “요즘 힘들었는데, 오늘 설법을 듣고 마음이 풀렸다”고 방까지 들어와 기어이 큰절 3배를 하고 돌아간다.

 

 그는 화엄전에서 화엄사상의 진수를 전해 준다. ‘사람이 곧 부처’라는 인불(人佛)사상이다.  그는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맹인이나 청각장애인도 모두가 완전한 부처라고 했다. 그런데 “왜 스님들은 인연만 소중히 여기고, 차별심을 보이기도 하는가”라고 물으니 “불교라고 다 불교가 아니고 제대로 불교인이 되는 이가 드물다”고 안타까워했다. ‘평생을 참선을 하고 불교공부를 했다면서도 이해관계에 얽매이면 내가 언제 참선을 했고, 언제 수행을 했냐 싶게 부귀 공명심으로 가득차 욕심만 챙기려드는 이들이 한둘이냐’는 것이다.

 

 그는 ‘가장 쉽게 찬란한 화엄세계를 보여달라’는 말에 “첫사랑을 해보았느냐”고 묻는다. 첫사랑으로 온 세상이 환희롭게 보일 때가 바로 그런 세계에 가깝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 “정신은 멀쩡한데 35년(석가가 대각한 나이)간 맹인으로 산 사람이 눈을 번쩍 떴을 때 세상이 어찌 보이겠는가”고 물었다. 무비 스님은 가장 마음에 새길 만한 화엄경 한 구절을 들려달라는 말에 ‘봉행불교상섭심’(奉行佛敎 常攝心)이란다. 

 

 “불교를 받들어 행하는 것은 자기 마음을 단속하는 것이다. 상황이 아무리 자신에게 부당하게 흘러가도 거기에 끌려다니지 않고 휘둘리지 않게 마음을 다잡는 것이다.”

 

 부산/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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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가 점점 정치인이 되어 간다

 
안철수가 점점 정치인이 되어 간다
 
 
 
임두만 | 2014-04-09 08:56:0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8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으나 일단 김한길-안철수의 퇴로확보는 잘한 일이다. 전쟁에서 이기는 장수는 무조건 공격이라도 유사시 병력을 살릴 수 있는 퇴로확보를 잘해야 한다. 내가 그동안 줄곧 주문한 내용이다.

단식투쟁, 의원직 사퇴, 선거 전면보이콧…어떤 투쟁방식도 위험부담이 크다. 그중 가장 큰 위험부담이 ‘쇼’로 비춰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극단적 방식보다 박근혜에게 자신의 공약을 지키지 않는 새누리당 탈당을 요구하는 등의 싸움을 걸라고 했다. 이 사안에서 박근혜는 당사자지 제3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방법은 다르지만 안철수와 김한길은 비슷하게 했다. 특히 안철수가 청와대를 방문하면서 각을 세우자 청와대는 수석을 보내 거절했다. 명분이야 대통령이… 선거개입을 할 수 없다이지만 그걸 믿을 국민은 없다. 공약은 박근혜가 했는데 대통령이 되었다고 정당에 미루는 행위는 철저한 대국민 기만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 모든 당선자가 껄끄러운 공약을 하고 지키지 못할 때 당이 파기하면 당선자는 당의 몫이지 공직자 몫이 아니다라고 하라는 지침과도 같다.

나는 그래서 박근혜가 응답하지 않을 시나 거부할 시 행동에 옮길 두 가지를 말했었다. 하나는 기호2번을 살리는 방식, 즉 기초단체 출마자들의 공천심사위를 중앙당에 두지 않고 지역당이나 도당에게 맡겨 지역의 교통정리에 의해 단일후보가 되면 중앙당은 선관위에 인증하여 기호 2번으로 출마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었다. 중앙당 당직자나 당 대표, 유력 정치인, 계보 수장들의 공천 입김이 작용할 수 없는 방식, 즉 당권파의 기득권 포기를 주장한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 안도 받아들이지 못하겠으면 끝까지 안철수의 진심을 국민들에게 전하면서 전면 무공천을 고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두 번째 방법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장점은 두 가지 룰로 선거를 치루게 한 대통령과 여당을 국제사회에 웃음거리로 만들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대통령 선거공약을 파기하고 정당과 정치인 이익을 위해 전면적 공천을 한 새누리당이 선거 싹쓸이로 이겼더라도 이 승리는 국제사회나 국민들에게 떳떳한 승리가 아니다. 우리 역사에 길이길이 기록될 박근혜 정치의 흑역사다. 나는 그 같은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작전으로 전면 무공천도 하나의 작전을 될 수 있다고 봤다. 국제사회의 조롱거리 선거, 혼자 뛰어서 1등한 선거, 이 부끄러운 흑역사의 장본인으로 박근혜가 기록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발췌개헌, 사사오입개헌, 333줄서기 투표로 당선되었어도 이승만은 전혀 부끄러움을 모르고 야당을 압박하고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국회 별관에서 야당도 모르게 새벽에 자기들만 몰래 숨어들어 3선 개헌안을 처리하고 후다닥 도망쳤으면서도 그 헌법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뻔뻔함은 박정희에게 있었다. 5,000여명을 체육관에 모아놓고 그들이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된 박정희나 전두환은 이런 선거 방식으로 박정희 8년 전두환 7년을 집권했다.

이 뻔뻔한 세월에도 언론들은 그들을 칭송했고 그 권력을 용인하면서 밥을 먹고 권세를 얻고 출세를 했다. 국제사회의 조롱거리요 국민들의 욕바가지지만 이런 것들이 전혀 부끄럽지 않은 나라가 대한민국이었다. 따라서 이번에도 자기들만 공천하고 자기들만 당선했어도 전혀 부끄럽지 않을 것이며 당당하게 ‘선거승리’노래를 부르고 언론은 평가라는 이름으로 용인했을 것이다.

지금 저들의 뻔뻔함을 보라. 안철수와 김한길을 찾아와서 공약당사자인 대통령이 자신의 공약임에도 선거개입이므로 언급할 수 없다고 말하는 청와대 정무수석을 보라. 박근혜가 하지 않겠다니 안철수 너도 해라라고 쌍나팔을 부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문화일보를 보라.

박근혜가 공약을 깨도 그것이 정당하니 거기에 따르라는 언론이 대한민국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니 ‘느들끼리 다 해먹어’라고 하며 야당이 공천하지 않으면 ‘이게 웬 떡이야?’하고 당당하게 아주 낼름 집어먹을 치들이 지금 집권당이다.

그렇다고 다음 선거에서 그들의 거짓말과 뻔뻔함을 표로 심판할 국민은 적다. ‘우리 지역당’인데...야당은 종북이고 자기들은 애국인데… 이 저렴한 인식으로 뭉쳐있는 언필칭 유권자들을 통하여 저들의 거짓말도 뻔뻔함도 다 세탁될 것이다.

그러니 전면 무공천 방식은 정말 위험부담이 큰 방식이었다. 당장 안철수의 퇴로확보가 나오자 거짓말을 먼저하고 공약을 먼저 깬 새누리당이 대변인도 정책위의장도 안철수에게 사과하라고 하는 것을 보라, 결국 남은 길은 없었다. 안철수가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면 남은 민주당이 전명공천을 하고 선거를 치른 뒤 패배하는 길만 남았었다. 이것이 퇴로를 만들지 않은 공격의 끝이었다.

그런데 오늘 김한길-안철수가 퇴로를 만들었다. 이제 공은 다시 국민들에게 넘어왔다. 국민들이 정작 무공천이 좋다면 공천하지 않으면 된다. 만약 여론조사가 그렇게 나온다면 안철수 주장대로 무공천으로도 선거를 이길 것이다. 국민들이 공천을 하는 것이 좋다면 안철수가 민심을 그동안 잘못 읽은 것이니 깨끗이 사과하고 국민들의 뜻을 받아 공천하면서 사력을 다해 선거 승리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이게 정치다. 안철수가 점점 정치인이 되어 간다. 정치인은 태생적으로 욕을 달고 살아야 한다. 욕이 무서우면 정치를 하면 안 된다. 욕이 있는 곳이 칭찬도 있다. 자기들이 손해볼 것 같으면 욕하고 이익을 볼 것 같으면 칭찬한다. 그것이 국민이다. 그것이 정치의 상대다. 정치는 상대가 있고 정치의 소비자는 국민이다. 신사적 정치는 없다. 반대파에게 욕을 먹으면서 했던 정치가 전체국민 다수에게 유익했으면 그가 나중에 정치영웅이 되는 것이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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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신문들의 여전한 '박비어천가'

'박근혜 위인전'까지... 언론들, 어디까지 갈 건가

공정선거보도감시단 6차 언론모니터... 14.04.08 20:17l최종 업데이트 14.04.09 08:32l유정아(ccdm1984) 

해야 할 말을 잊은 언론사들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결성한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6차 언론 모니터 보고서(8일 발표)에서, 부실한 선거보도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띄우기'식 보도를 지적했다.

서울시장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김황식 전 총리는, 지난 3월 말 새누리당의 후보 경선 룰에 반발해 칩거하며 상대인 정몽준 의원에 대한 금권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금권 개입 논란은 선거판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방송사는 이 문제를 제대로 부각시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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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9일 JTBC <주말뉴스> 화면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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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선거보도감시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금권선거 의혹이 처음 불거진 3월 29일에도 대부분의 방송사는 김 전 총리의 의중과 향후 행보만을 보도했다. 이날 이 의혹을 제대로 보도한 방송사는 JTBC뿐이었다. 

JTBC는 이날 <김황식 측 "정몽준 금권선거">, <"칩거 이유, 금권 선거 등 경선 혼탁"> 등의 꼭지를 통해, 정몽준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갑작스레 100억 원 가량의 광고비를 지출한 점은 우호적 여론 조성을 의도한 것이라는 김 전 총리 측 주장을 자세히 보도했다. 

다음날에도 JTBC는 <김황식 복귀…정몽준과 날선 공방> 꼭지에서 금권선거 의혹을 다루었고, 31일에는 <세 후보, 돈 선거 공방 일단 멈춤>, <김황식 전 총리, 칩거 끝 복귀 배경은?> 등 꾸준히 후속보도를 내놨다. 

정몽준 금권선거 의혹에 침묵하는 방송사들, 왜?

반면 다른 방송사들은 JTBC 보도가 나간 뒤에도 침묵했다. SBS는 3월 29일 <경선 참여 설득...지도부도 수습책 검토> 꼭지에서 김 전 총리의 칩거 상황을 전했지만 그가 제기한 의혹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MBC나 YTN 등도 비슷했다. 채널A에서는 30일 보도된 <사흘만에 복귀…환영했지만>, <더 꼬인 교통정리 더 커진 불씨> 등에서 "금권선거 의혹 공방으로 갈등이 증폭되는 모양새", "후보 간 신경전이 그치지 않는다"는 식의 형식적인 언급만 했다. 

지난 4월 1일 정몽준 의원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 전 총리를 '반칙왕 타이슨'에 빗대 자신의 의혹을 부정하자, 방송사들은 그제야 관련 보도를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의혹의 진위를 밝히려는 적극성은 보이지 않았다. 

채널A는 1일의 <"반칙왕 타이슨" vs. "품격 지켜라">에서 김 전 총리 측의 주장을 전달한 뒤 "논란이 커지자 김 전 총리는 캠프에 네거티브 자제령을 내리고 발을 빼는 모양새"라고 보도했다. 정몽준 의원이 김 전 총리의 경선자금 조사 요청을 한 뒤에야 금권선거 관련 보도를 시작한 KBS는 2일 보도된 <여, 경선 신경전…야, 배심원 투표 도입>에서, 금권 개입 논란을 양 측의 공통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의 또 다른 논란으로 떠올랐던, 최형두 청와대 비서관의 김 전 총리 캠프 합류 문제를 두고서도 보도경향은 비슷했다. 

JTBC만 이 문제가 '박심' 논란을 재점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청와대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다는 야당의 주장을 인용했다. 채널A와 KBS 등 다른 방송사들은 단순히 최 비서관이 김 전 총리의 선거캠프에 합류했다는 사실만을 전달했을 뿐, 합류의 의미나 이어진 논란에 대한 내용은 다루지 않았다.

박 대통령 해외순방 미담 부각한 보수 언론

한편 보수 언론사의 지면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소식과 함께 순방 중 미담이 빠지지 않고 자리를 차지했다. 공정선거감시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과 관련해서 <조선일보>는 "네덜란드 만찬서 메뉴판에 메모한 박 대통령"(3월 31일), <중앙일보>는 "청와대 '박 대통령 몸살 서서히 회복 중'"(4월 1일), <동아일보>는 "전 여왕 '뭘 적나요'…박 대통령 '국왕 말씀 지혜로워'"(3월 31일) 등의 기사에서 일제히 순방 뒷이야기를 보도했다.

이들 기사는 전반적으로 비슷한 구조를 보였는데, 박 대통령이 순방 중 감기에 걸렸다는 점과 그럼에도 계획된 일정은 물론 국내 현안에 대한 보고도 전부 받았다는 점을 먼저 강조했다. 일정 중 링거를 맞았다는 사실과 대통령이 묵었던 호텔의 찬바람이 서늘했다는 등 세세한 부분도 빠뜨리지 않았다. 또 네덜란드에서 국왕과 오찬을 하던 중 국왕의 말에 감명을 받아 그 내용을 메뉴판에 메모했다는 에피소드도 공통적으로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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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31일자 <조선일보> 6면 기사
ⓒ 조선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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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에피소드를 넘어 위인전기에 등장할 법한 서사 구조도 나왔다. <조선일보>기사는 '귀국하자마자 의무실' → 순방 초부터 감기 걸렸다 → 귀국 전용기에서의 박 대통령 발언 "감기가 어디 잘 떨어지나요" → 네덜란드 국왕 오찬 중 메모 → 다른 대통령들의 박 대통령의 건강 안부 물음 → 독일 방문 중 발언으로 마무리 된다. 

<동아일보>는 "중요한 사안이 있으면 메모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수첩공주' 본능이 또 다시 발휘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이 기사들은 기자들이 직접 순방 과정이나 오찬장을 취재해서 쓴 것이 아니라, 청와대의 브리핑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다.

김정은 비판하다가 돌연 박근혜 대통령 칭찬

이런 일방적인 '띄우기'는 신문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4월 3일 방송된 <채널A>의 <직언직설>에서 패널로 출연한 강명도 교수는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두고 "도덕적 윤리가 없다"고 비판하던 도중 돌연 박근혜 대통령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강 교수는 "우리 박근혜 대통령 보십시오. 얼마나 리더십이 있고, 존경해 주냐"라며 "막말도 안 하고, 모든 장관들이나 수석들하고 회의할 때 보시면 참 존경(어)을 쓴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공정선거감시단은 보고서에서 이런 보도행태를 지적하면서, 보수 언론이 "박근혜 대통령의 위인전기를 미리 쓰기로 작정한 듯하다"고 꼬집었다. 

'부실한 선거 보도'와 '과도한 대통령 띄우기 보도'를 가장 큰 문제로 꼽은 이날 보고서에서는, 이외에도 지상파 3사의 선거 관련 보도 비중이 평균 5%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부족하다는 점과 종편 시사프로그램 패널의 성향이 편향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이 선정한 금주의 황당 말, 말, 말

"신당의 지금 위치를 봤을 때 좌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분석으로도 58명 있다고 나왔다…진짜 진보라면 북한에 대해서 반핵, 비핵의 입장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최근까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남측의 정치인은 진보라 볼 수 없고, 종북이라 봐야한다" - 3월 31일 채널A <직언직설>, 황장수

"야당이나 좌파들은 끊임없이 모든 정책에다 대고 이건 민영화 아니냐고 갖다 붙인다. 대표적인 게 의료민영화, 우리가 언제 또 의료 국유화를 했나? 병원 중에 국유화된 병원들 있나?" - 4월 2일 채널A <쾌도난마>, 전원책

"안철수 대표가 말끝마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를 거론하는 이유는 자신이 곧 대선주자임을 내세워 당내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 4월 2일 채널A <종합뉴스>, 황형준 기자

"새정치연합은 국회의원이 봉이냐, 왜 대통령 말만 듣느냐, 하수인이냐 그러는데 지금 박근혜 대통령보고 사과하라는 건 지금 박근혜 대통령 지시대로 국회가 움직인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논리는 자가당착" - 4월 3일 TV조선 <돌아온저격수다>, 진성호

"'대북 특사단 만들겠다'? 아니 지금 새정치연합 안에서도 말이 통일이 안 되는데, 어떻게 여야가 북한에 가서 통합이 되겠나. 이런 현실성 없는 얘기들 좀 보완을 하고 극복해야 된다" - 4월 3일 TV조선 <돌아온저격수다>, 김성욱

* 공정선거보도감시단 보고서 보러 가기
1) 사라진 선거보도 : 정몽준의 금권선거 논란, 김황식 캠프 간 청와대 행정관
2) 여론조사 놓고 '입맛대로'…당명 놓고 '말장난'
3) 종편, "너나 잘해" 막말에도 안철수 대표만 집중 비난
4) <금주의 朴비어천가> - '수첩 본능', '링거 맞고', '현안 챙겨'
5) <금주의 황당 칼럼> - "송평인 논설위원님, 만우절 기사 잘봤습니다"
6) <금주의 황당 말, 말, 말> 
7) 표로 보는 선거 보도 : 종편보다 부실한 KBS 선거보도
태그:공정선거보도감시단채널A조선일보모니터 보고서JTBC 태그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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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청와대 입학하고도 낙제한 '최악의 대통령'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대표가 기초선거 무공천 관련 기자회견을 4월 8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었습니다. 기초선거 무공천 여부를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을 통해 다시 결정하겠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안철수 대표는 당원투표 50%와 국민여론조사 50%를 통해 무공천 여부를 묻고, 여기서 나온 결과를 가지고 6.4 지방선거에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대표의 무공천 투표 기자회견은 계속되는 '한 선거 두 개의 룰'에 대한 무공천 위험성을 다시 한 번 재검토하는 의미와 함께, 무공천에 대한 최종 판단을 안철수 개인이 아닌 새정치민주연합 당원과 국민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모양새를 갖추게 됐습니다. 

' 기억상실증에 걸린 새누리당'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정당공천 문제를 놓고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비난을 했습니다. 마치 기억상실증에 걸린 환자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답을 주지 않으면 지방선거를 보이콧하겠다고, 대통령은 침묵할 권리가 없다고 (야당이) 협박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은 정치적 사안에 대해 침묵을 지키면 안 됩니다. 이 논리는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에게 그토록 집요했던 한나라당의 주장에 근거합니다. 

특히,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이 되겠다고 국민 앞에 했던 공약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대통령의 침묵을 옹호하고, 선거법 개정을 하지 않던 새누리당이 오히려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난하고 있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지난 4월 재보궐 기초선거에서 무공천을 하면서 대선 공약을 지키면서 "정치쇄신의 의지를 분명히 하는 차원"이라고 했습니다. 

기초선거 무공천 법제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해놓고는 정치개혁특위에서는 비협조와 딴소리로 일관했습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을 보면 마치 국정원 직원처럼 불과 1년 전 일도 기억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빠진 듯합니다. 

' 대통령이 되면 꼭 실행하겠다던 기초연금'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노령층의 표를 의식한 수많은 약속을 했습니다. 그중에 특히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에게 기초연금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인상하여 지급하겠다는 약속은 그녀를 일약 '노인정의 스타'로 만들어 줬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온 국민이 보는 TV에서 기초연금 공약을 말했고, <이번에 제가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꼭 이것은 실행하려고 합니다.>라고 자신 있게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이 됐지만, 그녀는 기초연금 2배 지급 공약을 파기했고, 누더기로 변한 기초연금 지급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4월 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7월에 기초연금을 지급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애초 7월중으로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약속을 지키기 어렵다>고 대답했습니다. 

새누리당은 기초연금 지급이 7월에도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새정치민주연합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의 20만 원 지급이 철회된다고 해도, 시행령과 시행규직 제정, 전산시스템 마련, 연금 신청접수, 조사 확인 등의 절차만으로 최소 4개월이 더 걸립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한 약속을 파기하고, 공약에 대한 재원 마련이나 시스템을 1년이 넘도록 구축하지 못한 이들이 오히려 잘못을 다른 이에게 돌리는 뻔뻔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 공약 낙제점을 받은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201개의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뉴스타파는 이 공약을 모두 조사했는데, 공약 이행 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계산해봤더니, 박근혜 대통령은 32점으로 낙제점수를 받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했던 201개의 공약 중 완료,이행중인 공약은 65개, 32%에 불과했습니다. 축소,후퇴,미이행,폐기 공약은 93개로 무려 46%, 즉 절반에 해당하는 공약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특히 판단 보류로 판정받은 43개의 공약은 한 마디로 말장난에 불과한 공약으로 실체를 파악할 수도, 결과를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애매한 공약들이었습니다. 

'세계 경제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처'- 도대체 어떻게
'G20통해 원칙있는 자본주의 위한 협력 아젠다 발굴'- 도대체 뭔소리인지...
'동아시아 금융안정망 강화'- 맨날 금융기관 해킹당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했던 공약을 분야별로 평가한 결과, 비정규직 관련 공약은 20%, 검찰개혁 공약은 25%만 이행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그토록 외쳤던 경제민주화도 20%에 그쳤고, 정치쇄신 관련 공약은 아예 0%였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꼭 실행하겠다던 201개의 공약 중 지키고 이행하고 있는 공약은 32%에 불과합니다. 학교라면 유급을 받거나 재시험을 봐야 할 점수입니다. 
 
정치쇄신,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며 국민을 현혹했지만, 그녀는 그 자신도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고 수첩에 적혀 있는 데로 말한 것에 불과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전의 방송에서 "신뢰란 작은거라도 하나하나 지켜나갈 때 쌓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최악의 정치는 국민과 약속하고 지키지 않는 정치"라고 했습니다. 

대선 후보의 공약이 중요한 이유는 국민이 그 공약을 믿고 투표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선거에 나오는 후보자들은 공약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당선되는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약을 이행하는 조건부로 청와대에 부정입학 했지만 그마저도 낙제한 '최악의 정치인'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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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지리 읽기 : 연재를 시작하며

 

<새연재 1: 북한 산책길: 지리 ․ 산 ․ 시장 ․ 축제> 지리①
이종겸  |  dlwhdru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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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08  00: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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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겸 / 동국대학교 북한학 석사 졸업 
 

<새연재> ‘북한 산책길: 지리 ․ 산 ․ 시장 ․ 축제’를 연재하며

오늘부터 동국대학교에서 북한·통일을 고민하고 있는 신진연구자들(일명 목멱사람들)이 ‘북한 산책길: 지리 ․ 산 ․ 시장 ․ 축제’라는 이름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지리(이종겸) ․ 산(박소영) ․ 시장(한재헌) ․ 축제(한승대)라는 주제를 통해 저희 4명의 필자들이 나름대로 북한을 인식하고 통일을 준비하는 새로운 관점을 찾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어딘가를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저희와 함께해 주신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각 주제별로 한 번씩 매주 화요일에 만나고자 합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 목멱사람들 주

우리의 북한의 지리에 대한 이해는 우리에게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정도 혹은 그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에게 북한 땅을 직접 밟아 볼 기회도 매우 부족하고, 그 공간을 상세히 살펴볼 수 있는 자료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그간 남한에서 북한의 지리에 대한 연구는 꽤 많이 나왔다. 그렇지만 북한의 지리를 인민과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장(場)으로서 초점을 둔 것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국가의 통치와 동원·규율 속에서 인민들은 어떠한 감정을 갖고 어떠한 생활을 영위했는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러한 관심 속에서 북한의 땅과 지리를 생각한다면, 북한 지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지도는 다양한 정보를 여러 방식으로 표현함으로써 매우 풍부한 내용을 담을 수 있다. 와키바야시 미키오라는 일본 학자는 『지도의 상상력』이라는 책에서 인간이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의 방식을 지도의 ‘표현’을 통해 살펴보고자 했다. 이 책은 지도를 통해 근대적 세계와 국경, 국민의 등장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 지도 그리고 그와 관련된 지식들은 사회를 공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한다(물론 미키오와 같이 거창한 시도를 하고자 함은 아니다).

이러한 점에서 필자의 연재 제목을 “북한의 지리 읽기”라고 지었다. 지리를 인간사회와의 연관성에서 본다는 것은 인문학적 시각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북한의 지리 ‘읽기’인 것이다. 이는 한편으로 지도와 텍스트를 함께 읽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필자는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지리라는 과목을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한국과 세계 각지의 지도와 지형, 기후, 자원 등을 배우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오질 않았다. 이제 와 돌이켜 보건데 당시 필자는 지리를 인간 삶의 세계로서 실감하지 못했고, 그래서 지리과목이 지루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지리는 인간사회와의 연관성 속에서 실감나고 흥미롭게 느낄 수 있다. 이렇게 과감하게(?) 주장하는 이유는 지리적 공간을 나와 같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공간으로써 이해할 때만이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당연히 모든 사람이 그럴 수 없겠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필자의 이러한 생각에 조금이라도 공감해 주거나 관심을 가져준다면 매우 다행일 것이다. 또한 지리를 전공하지 않은 필자가 북한의 지리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 자칫 무모해 보일 수 있다. 다만 북한의 지리를 통해 북한사회의 이면(裏面)과 인민들의 삶에 대한 관심과 공부를 공유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독자제현(諸賢)의 질책과 조언을 바란다.

앞으로 실릴 글들을 ‘스케치’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것은 미완성의 스케치일 것이고, 부족하게나마 그 ‘질감’을 표현하고자 한다. 회화에서 질감(matière)은 작품을 통해 전달되는 시각적·촉각적 재질감으로서, 대상의 평평함, 매끄러움, 울퉁불퉁함 등의 감각이다. 간략한 스케치를 통해서 질감을 조금이나마 표현하고 싶은 것이 필자의 욕심이다. 그 재질은 우리와 비슷한 외모와 본성, 습속을 가진 북한의 인민들이 살아가는 생활세계의 느낌이다.

필자가 앞으로 어떠한 재료와 도구로 북한지리에 관한 스케치를 그릴 것인지가 그 ‘질감’을 느끼는 데 중요할 것이다. 북한지리를 스케치하기 위한 ‘재료’로써 북한에 관한 각 소주제들을 몇 가지 선정할 것이고, 그 시각은 인민들의 삶을 중심에 두면서 균형감각을 취하고자 한다. 소주제들은 다소 수정될 수 있지만, 북한의 방언과 경제(공업, 교통 등), 민속 등이 될 것이다. 그리고 ‘도구’로써 글을 쓰는 자료들은 북한에서 발간된 자료들을 중심으로 할 것이다. 북한자료에서 지도자에 대한 찬양과 체제를 옹호하는 논리를 답습하기 보다는 호기심 어린 시각과 인문지리적 해석으로 그 맥락(context)을 보고자 할 것이다.

앞으로 연재될 글들이 이와 같이 다소 거창한 머리말에 비해 초라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필자의 의도가 북한지리에 대한 관심과 공부를 공유하고, 이를 ‘스케치’하는 것에 만족하고자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애정 어린 질정을 바란다.

북한 방언지리의 발견: 조선언어지리학시고

   
▲ <그림> 조선 방언의 기본구획
김병제. 『조선언어지리학시고』

이후 3-4편이 연재될 북한의 방언지리에 대한 화두를 하나 던지며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작년에 우연히 흥미로운 북한서적을 발견했다. 『조선언어지리학시고』라는 책이 그것인데, 처음 제목을 읽고는 과연 무슨 내용일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책을 몇 장 넘기면서 이 책이 북한의 방언, 즉 사투리에 대해 다룬 것을 알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무의식 중에 북한의 획일적 이미지와 함께 언어도 ‘문화어’가 북한 언어생활에 전부인 양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1988년 평양에서 출판된 이 책은 북한의 방언과 그 지리적 현상에 대해 담담하고 솔직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북한의 표준어는 문화어로서 북한의 언어생활 조직화에 중요한 수단이다. 우리는 상식적으로 이를 알고 있으며 이에 관한 연구도 그동안 많이 축적되었다. 반면 북한의 방언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약하여 몇몇 언어학자들 위주로 진행되었다. 한편, 다행히도 그동안 북한 방언 연구가 소수로나마 면면히 진행되어왔던 것인데, 북한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이에 대해 무지했다는 점이 부끄러웠다. 북한 사회와 언어생활의 이면(裏面)으로서 방언의 중요성과 토속적 가치 등을 생각하면 더 많은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필자는 방언의 지역적 분포와 그러한 분포가 가능했던 지리적 요인들에 관심을 갖는다. 이 연재를 준비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앞에서 언급한 『조선언어지리학시고』(김병제 저, 평양: 과학백과사전종합출판사, 1988)는 북한의 방언 연구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필자에게는 행운이었는데, 이 책은 그 나름의 실증적 분석과 함께 북한 방언현상의 실체로 우리를 인도한다. 조선말 방언의 구획은 기본적으로 그림과 같이 구분된다. 이는 행정구역의 역사, 자연지리적 조건, 교통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다음 연재부터 이에 대한 하나씩 이야기를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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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국가 통제 아래 수출까지 하고 있는 석유

[기획연재]북한의 지하자원⑤ 
 
 
 
NK투데이
기사입력: 2014/04/08 [22:45]  최종편집: ⓒ 자주민보
 
 

 

현대 문명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자원, 석유. 석유는 인류의 주요 에너지원이며 석유를 가공해 만든 플라스틱은 실생활에서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생활용품, 옷, 건축자재, 약, 화학약품, 전화기, 컴퓨터, 자동차, 아스팔트 등 석유가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석유는 자연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탄화수소 혼합물을 말한다. 바다에 살던 유기물이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 오랜 세월 분해되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제하지 않은 석유를 원유라 하며, 원유를 정제하면 등유, 경유, 휘발유가 나오고 부산물을 통해 각종 화학물질을 만들 수 있다. 

 
석유는 석유를 생성할 수 있는 유기물을 함유한 권원암, 구멍이 많아 석유 보존에 적합한 저류암, 석유가 빠져나가기 어려운 덮개암 등의 구조가 있어야 한다. 이처럼 특수한 지질구조에만 석유가 있기 때문에 다른 광물자원과 달리 전 세계에 널리 매장되어 있지 못하고 아메리카대륙, 중동, 러시아 등 일부 지역에 편중되어 있는 실정이다. 
 
종잡을 수 없는 북한 석유 매장량
 
북한 석유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1998년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방북 후 서울에서 “평양이 기름 더미 위에 떠 있다”고 발언하면서 북한에 석유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현재는 북한에 석유가 매장돼있는 것은 사실이며 어느 정도 매장되어 있는지, 경제성이 있는지가 관건이다. 
 
북한에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은 서한만 분지, 안주 분지, 동한만 분지, 서일본 분지다. 이 가운데 특히 서한만 분지가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 석유 매장량에 대한 자료나 보도를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1994년 북한 원유공업부는 서한만 일대에 430억 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
▲1998년 박부섭 중국 환구석유심탐유한공사 사장은 서한만에 42억 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
▲2002년 싱가포르 서버린벤처(Sovereign Ventures)사는 단천-나진 지역에 5천만 배럴의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
▲2003년 <한반도 경제보고서>(변진일, 가야넷)에는 원유 총 매장량을 588억~735억 배럴로 추정
▲2005년 중국 해양석유총공사는 서한만 분지에 약 660억 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
▲2008년 영국 석유회사 아미넥스(Aminex)가 자유아시아방송에서 채굴 가능한 원유 매장량을 40억~50억 배럴로 추정
▲2011년 5월 30일 미래희망연대 송연선 의원이 주최한 <남북경제협력 활성화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김영일 무역협회 남북교역투자협의회 고문(효원물산 회장)은 서한만과 연결된 중국 보하이만 대륙붕 유전지대에 약 1470억 배럴이 매장되어 있다고 주장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 1997년 북한이 50~400억 배럴의 원유가 있다고 발표한 남포 서쪽 서한만 일대는 그간의 자료를 종합해 볼 때 매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12.4.13. 스카이데일리 “북한 서해유전 최대 2천조 <위성탐사> 필수적”)
 
물론 김영일 고문이 언급한 1470억 배럴은 중국 보하이만(발해만) 유전지대 매장량을 말하는것으로 발해만과 서한만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북한에도 석유가 풍부하다는 점을 암시할 뿐 북한에 1470억 배럴이 매장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종합해보면 40억~735억 배럴로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북한의 석유 매장량이 불분명한 이유는 북한이 석유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폴 프렌치(Paul French) 영국 프렌치액세스아시아 소장은 2008년 1월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영국에 있는 투자자들이 과학적 자료를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정작 북한당국은 지질 탐사 자료자체가 외부로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탐사자료가 국가기밀이라고 우기거든요. 결국, 사업이 중단됐죠”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석유 자원을 국가적 차원에서 매우 엄격히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대 7천조 원의 가치를 가진 북한 석유
 
2012년 미 중앙정보국이 발표한 <The World Fackbook>에 따르면 국가별 석유매장량은 다음과 같다. 
 
 
순위  국가명  매장량(억 배럴) 
 1 사우디아라비아  2626 
 2 베네수엘라  2112 
 3 캐나다  1752 
 4 이란  1370 
 5 이라크  1150 
 6 쿠웨이트  1040 
 7 아랍에미리트  978 
 8 러시아  600 
 9 리비아  464 
 10 나이지리아  372 
   전체 14747 
 
물론 단순 매장량만 비교할 수는 없고 얼마나 경제적으로 시추할 수 있느냐도 문제다. 예를 들어 매장량 3위의 캐나다는 샌드오일로 유명한데 채굴비용이 높아 경제성이 떨어지지만 석유값이 오르면서 주목받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어쨌든 북한의 석유 매장량은 최대 세계 8위의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최소치인 40억 배럴도 30위 안에 드는 수준으로 동아시아에서는 중국(148억 배럴) 다음으로 많은 양이다. 
 
이 정도 양은 경제가치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최소치인 40억 배럴만 잡아도 최근 두바이유가 배럴 당 100달러를 훌쩍 넘으며 석유는 갈수록 고갈되기 때문에 4천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추정할 수 있다. 매장량을 700억 배럴로 잡으면 7조 달러나 된다. 한국이 2012년에 8억 배럴의 석유를 소비했는데 5~90년을 쓸 수 있는 양이 매장되어 있는 셈이다. 
 
경제성은 어떨까? 시사저널이 1997년 10월 7일 도쿄 제1차 북한 유전 설명회에서 페트릭스사(社) 기술자문위원인 최동룡 박사가 북한 원유공업부 1차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 내용을 보도했다. 이 보고서 내용을 검토한 석유개발공사 최병구 국내 개발부장은 “보고서에서 적시한 지질 구조대로라면 생산성 측면에서도 대단히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보통은 생성된 원유의 2~3% 정도가 생산할 수 있는 실제 매장량으로 저장되는 데 비해 보고서대로라면 14%이상 집적된 것이어서 극히 좋은 상태라는 것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북한 석유 개발
 
2001년 6월 1일 조선일보는 <북한, 中·日·泰·佛에 석유 수출한다>는 기사를 통해 북한이 이미 석유를 생산해 수출까지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발표한 <2000년 북한대외무역동향>에 따르면 북한이 2000년에 일본, 중국, 태국, 프랑스에 최소 천만 달러 이상의 석유를 수출했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처럼 원유를 수입해 가공한 뒤 수출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정작 한 해 천만 배럴을 필요로 하는 북한이 3백만 배럴도 수입하지 않았다. 자체 생산량이 없으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게다가 태국에 수출된 정제유 내역에는 유전에서 막 뽑아 올린 역청유가 포함되어 있어 석유 시추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석유 매장 사실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2000년에 이미 생산, 수출까지 하고 있었다는 점은 상당히 놀랍다. 
 
그렇다면 북한은 언제부터 석유를 개발하기 시작했을까? 
 
북한은 1950년부터 경흥, 길주, 명천 등 육상지역에 15개의 시추공 작업을 했으나 실패해 탐사를 중단했고 1968년 숙천지역에서 유징을 발견하여 다시 탐사를 시도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육지 석유 탐사에 실패한 북한은 해상 석유 탐사로 눈을 돌려 서한만부터 탐사를 시작했다. 북한은 1965~1980년 중국과 합작으로 서한만에 있는 초도 북부 지역에 대한 공중 자력 탐사 작업을 벌였고, 같은 기간 단독으로 중력 탐사도 진행했다. 또 1976~1980년에는 탄성파 탐사(Seismic Survey)를 벌였다. 1980년부터는 노르웨이의 지코(Geco), 영국 리워드 페트롤리엄(Leeward Petroleum), 스웨덴의 타우루스 페트롤리엄 AB(Taurus Petroleum AB)가 탐사 작업을 이어갔다. 
 
북한은 탐사 결과를 토대로 1977년부터 시추 작업을 시작했다. 안주 분지에 2개, 온천 분지에 1개, 서한만 분지에 7개의 시추공을 굴착, 두 유정에서 석유가 나왔고 나머지에서도 석유와 가스 징후가 나타났다. 
 
동한만 원산 앞바다는 1990년 옛 소련과 탐사를 시작했다. 1992~1996년에 탐사정 2개를 뚫었는데 여기서 석유와 가스 징후를 발견했다. 1997년에는 호주 비치 페트롤리엄(Beach Petroleum)이 탄성파 탐사를 벌였다. 
 
북한의 석유 탐사와 관련해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 있는데 바로 재미동포이며 중국 환구석유심탐유한공사 사장인 박부섭 박사다. 미국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박부섭 박사는 마이크로렙톤(Micro-lepton) 탐사 방식이라는 자신만의 방식을 고안해 석유를 탐사했다. 이 방식은 기존 탄성파 탐사보다 10배 가까이 정확하다고 하지만 아직은 국제적인 공인을 얻지 못한 상태다. 
 
박 박사는 이 방식으로 1994년부터 북한 석유 탐사를 시작해 황해도, 강원도, 두만강 지역, 서한만 등 북한 전역을 탐사했다. 그 결과 서한만 5개 구역에 모두 42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고 추정했다. 한국해양 연구소 해저지질연구소 유해수 박사는 2000년 5월 4일 뉴스메이커와 인터뷰에서 “박 박사는 세계적 석유전문 가들 사이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분이기 때문에 터무니없는 주장을 펼 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석유 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1998년 평안남도 숙천 유전에서 생산을 시작했다는 보도도 있으며, 2002년 7월에는 글로벌 오일 서베이 차이나 탐사팀이 평안남도 안주시 숙천군 장동리에서 4대의 장비로 원유를 하루 최대 4백 배럴 생산하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또한 서한만의 7개 시추공 중 하나에서는 하루 4백50 배럴씩 원유가 생산되기도 했다고 한다. 
 

 
두 지역에서 생산되는 양만 합쳐도 연간 30만 배럴이다. 2000년대 초반 시세가 배럴당 20달러였므로 대략 6백만 달러어치를 생산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조선일보가 보도한 천만 달러 수출을 고려하면 다른 지역에서도 생산이 되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은 석유가 나오지 않는 나라지만 수출 품목 1위가 석유다. 반도체, 자동차, 선박, 스마트폰보다 석유를 더 많이 수출한다. 풍부한 정유시설을 활용해 원유를 100% 수입해 정제해서 다시 수출하는 것이다. 세계 10대 정유사에 한국 정유사가 3개나 들어 있으며 원유 정제 규모로 세계 6위를 차지한다. 또 원유 확보를 위해 베트남 등 해외 유전 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북한은 아직까지 본격적인 석유 개발을 하지 않았다. 만약 한국이 북한과 합작으로 석유 개발을 한다면 멀리 중동에서 값비싼 원유를 수입하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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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보좌관 출신 정윤회 딸, '공주 승마' 한다"

국회 본회의장 술렁…문화부 장관 "국가대표 선수라서 이용 가능"

박세열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4.04.08 12:08:00

 

 

 

 

 

 

권력 실세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 정윤회 씨의 딸이 승마선수로 승승장구한 배경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과정에 대한 의혹부터, 각종 특혜를 통해 '공주 승마'를 해왔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 아무개 선수, 정윤회 씨 딸이고 어머니는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 씨다. 지난 1년 간 대한승마협회가 한 선수를 위한, 한 선수의 부모를 위해 쑥대밭이 됐다는 게 승마협회 (관계자들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정 모 선수는 현재 고등학교 3학년 학생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된 상태다. 인천아시안게임 출전이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의원은 이같은 의혹에 대한 정황으로,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마방 201호에 정 선수의 말 3마리가 보관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마사회 마방은 마사회 소속 선수들 아니면 말을 보관할 수 없는데, 특별한 경우 보관할 때 고액의 관리 비용을 들여야 한다. 그런데 정윤회, 최순실 부부 딸 정 아무개 선수 말이 저 마방에 있다. 권력자의 딸이 아니고서 어떻게 가능하냐. 그것도 한 마리도 아니고 3마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이 정윤회 씨의 이름을 언급한 순간 국회 본회의장이 몇 차례 술렁이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어 "정 선수는 관리비를 내지 않는다. 실제로 마사회의 넒은 마방을 쓰고, 훈련장에서 혼자 별도의 훈련을 한다는 제보가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엄청난 권력 실세에 대한 특혜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시사 블로거 '아이엠피터' 블로그 캡처 화면(impeter.tistory.com)

▲시사 블로거 '아이엠피터' 블로그 캡처 화면(impeter.tistory.com)

 
조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그 부분은 대한승마협회에서 마사회 마방과 관련해 국가대표 선수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을 한 것"이라면서 "국가대표 선수라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안 의원이 "그렇다면 왜 저 선수만 사용하느냐"고 질문하자 조 차관은 "승마협회에서 요청해서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하며,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이것은 황제 테니스도 아니고 부모 잘 만나서 공주 승마를 하는 것 아닌가. 저런 특혜가 정상적인 특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안 의원은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현재 마사회 회장이 누구냐"고 질문했고, 정 총리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재계 최측근으로 불리는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 마사회 회장에 임명된 사실은 언론을 통해 알려져 있는 상태다. 언론은 현 전 회장을 '낙하산 인사'로 지목했었다. 
 
마사회 회장이 누군지 모른다고 답했던 정 총리는, 안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소상한 해명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정 총리는 "어느 주간지에 (관련 의혹이) 게제됐다고 해서 제가 알아봤다. 알아본데 의하면 국가대표 선수는 승마협회의 협조를 받을 수 있고, (승마협회가) 지원할 수 있다. (마사회 마방은) 어느 선수든 이용할 수 있고 ,다른 선수는 다른 데 이용할 수 있으니까, ( 정 선수는) 거기(마사회 마방)를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 모 선수인가 하는 선수는 다른 데 이용할 데가 없어서 저기를 이용한 것이라고 한다. 다른 선수들도 언제든지 신청하면 이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저것은 특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정윤회 씨의 딸이 국가대표가 되는 과정, (승마협회 일부 지역) 협회장의 사퇴 배경과 그 실체, 그리고 마사회 마방에서 이뤄진 '공주 승마'의 배경과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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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열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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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무공천 여부 '여론조사 + 당원투표' 제안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4/04/08 13:00
  • 수정일
    2014/04/08 13:00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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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약속 파기 박근혜, 끝내 외면
기초공천 폐지 국민과 당원 뜻 묻겠다"

 

14.04.08 08:46l최종 업데이트 14.04.08 12:06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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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4지방선거를 57일 앞둔 8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통해 정당공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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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보강 : 8일 낮 12시]  
안철수 "내 소신 흔들림 없지만...국민·당원 뜻 묻겠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8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 선거 공천 폐지에 대해 국민과 당원의 뜻을 묻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 정치의 기본을 바로 세우고 개혁해야 한다는 내 원칙과 소신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라며 "국민과 당원의 뜻을 물어 그 결과가 나오면 최종적 결론으로 알고 따르겠다, 설사 그 결과가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고 해도 내 소신과 원칙이 아무리 중요해도 국민과 당원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 정신이며 약속을 지키는 정치에 대해 국민과 당원 동지들께서는 선거의 유불리 차원을 떠나 혼쾌히 지지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며 '무공천 유지'를 선택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이 시점에서 약속을 파기하는 세력의 성찰을 기대하기 너무 늦었다"라며 "선거를 앞두고 무한정 논란만 계속되게 할 수 없다. 국민과 동지들의 뜻을 바탕으로 당 내 다양한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당 역량을 집중시켜 한길로 나아가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청와대에서 '회담 불가' 통보를 한 데 대해 "논두렁에 불이 났는데 동네 사람들 보고 알아서 끄라는 거 같은 기분이었다"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공천 폐지 이행 여부를 놓고 약속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과 문제를 풀고자 했지만 (박 대통령은) 끝까지 외면하고 회피했다"라며 "대통령의 불통과 독선이 보여주는 권위주의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여론조사+ 전당원 투표 비율, 5:5 가능성 높아 

일단,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를 이번 주 내에 마친다는 계획이다. 여론조사의 경우 역선택 방지를 위해 새누리당 지지층은 빼고 실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여론조사와 전당원 투표의 비율은 '5:5'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세부적인 안은 관리위원회를 따로 설치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은 "안철수, 김한길 대표는 무공천에 대해 확고한 소신을 갖고 있지만 선거 상황에 대해 국민과 당원, 출마자들이 많이 우려하고 있다"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열린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새정치라고 판단한 결과"라고 의미부여했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정치적 난맥상을 끊기 위한 두 지도자의 정면 돌파"라고 강조했다. 

국민이 조사대상에 포함된 데 대해 최원식 위원장은 "창당 정신인 무공천은 국민과의 약속이었으니 당원 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묻는 것이 순서라고 봤다"라고 말했다. 투표 결과 두 대표에 대한 재신임으로 흐르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재신임 투표로 가는 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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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57, 갈길 바쁜 새정치민주연합 6.4지방선거를 57일 앞둔 8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통해 정당공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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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보강 : 8일 오전 10시 40분]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8일 기초 선거 무공천 관련,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통해 최종 방침을 결정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지연되고 있다. 

당초 안 대표는 오전 9시 30분 비공개 최고위를 통해 이 같은 방침을 확정하고 10시 의총을 거쳐, 10시 30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고위 회의에서 격론이 이어지며 회의가 길어지고 있어 오전 10시 30분 현재 의총도 열리지 못한 상태다.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최고위가 길어지고 있고 의총도 해야 한다, 기자회견 시간은 추후 공지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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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에 도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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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57, 공천 방식 결정 앞둔 안철수 6.4지방선거를 57일 앞둔 8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공천 방식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의총장으로 가기 위해 회의실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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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의총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을 찾은 의원들은 '여론조사 + 당원투표' 방식에 대해 대부분 찬성 의견을 밝혔다. 박지원 의원은 "당원과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게 새 정치"라고 했고, 정청래 의원은 "처음부터 전당원투표를 얘기했고, 이 방법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우상호 의원은 "새누리당 지지자도 포함해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게 맞다"라며 "여론조사에서는 무공천이 우세할 것이고 당원조사에서는 공천하자는 의견이 우세할 거라서, 결과는 열어봐야 안다"라고 짚었다. 반면 김현미 의원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여론조사는 당연히 새누리당 지지자를 빼고 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안철수, 기초 선거 무공천 태그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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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철이 인간 내면에서 정신으로 바뀌는 과정

떼이야르 드 샤르댕 ‘물질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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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인터페이스리프트

 

우주는 시작과 끝이 없는 존재 그 자체이다. 약137억 년 전 ‘빅뱅’은 우주의 시작이 아니라 지구상에서 인식되는 현상의 시작일 뿐이다. 샤르댕은 어렸을 때부터 거의 우상과 같은 - 세상에서 가장 무겁고 단단하고 질기고 오래가는 ‘충만감’을 주는 - 철(鐵)에서, “가장 쉽게 부패되는 것(인간의 몸)이 어떻게 종합의 효력으로 가장 부패 될 수 없는 것(정신)으로 바꿔질 수가 있는가?” 깨닫기까지 60년이 걸렸다고 했다. 필자 또한 이 말을 알아듣는 데 50년이 걸렸다. 누가 이 단단한 철(鐵)이 인간의 내면에서 정신으로 바꾸어지는 현상을 쉽게 이해 할 수 있겠는가! 물질의 의식화 현상 - 이것이 샤르댕의 진화이다. 그에게 있어서 의식은 물질의 소산 - 기능이며 그 의식에 의해 생성된 생명과 정신은 제3의 물질 - 에너지이다. “거기에는 좀먹는 일이 없다.(Quo tinea non corrumpit...)"

 

현상에서 우리는 질량의 크기를 kg로 표현하는 물질과 J(줄) 또는 cal(칼로리)로 표현하는 에너지가 있으며 여기에 생명과 의식과 정신이 인식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좁은 의미에서 물질은 소립자, 원자, 무기 분자 등 무기질을 가리키지만, 넓은 의미에서 물질은 ‘공간을 갖는 형체’로서 무기질, 유기질, 생물을 포함하는 언어로서 저울로 측정이 가능하나 에너지, 생명, 의식, 정신은 저울로 측정이 불가능하다. 언제부터 인류는 이와 같은 현상을 인식하였는지 알 수 없지만 약40만 년 ~ 50만 년 전 인류가 불을 이용하기 시작한 때부터 - 통나무가 타서 뜨거운 열기로 바뀌는 모습에서 - 물질과 에너지를 인식했을지도 모른다. 이 연장선에서 삶과 죽음의 현상이 - 생명과 의식과 정신이 - 인간(물질)의 ‘안’과 ‘밖’으로 인식했을지도 모른다.

 

5세기 일련의 스콜라 철학자들은 神과 예수를 해석함에 플라톤의 ‘이데아’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원동자(原動子)’를 ‘부동의 원동자(不動의 原動者)’(자기는 질적, 양적, 실재적, 장소적 변화를 하지 않으면서 다른 모든 질적, 양적, 실재적, 장소적 변화의 근원이 되는 자) 로 바꾸어 - 神으로 인식하였으며 아리스토텔레스의 생혼(식물), 각혼(동물), 영혼(인간)이 존재로 인식함으로써 오늘날 가톨릭 신학에서 형이상학과 이원론의 근간이 되었다. 여담이지만 이러한 연유로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이 이원론으로 알고 있지만 철학자이며 과학자인 그의 사상은 형상(플라톤의 이데아)과 실제가 결합된 하나로 수렴된 일원론 사상이었다.

 

기원전 6세기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 인식하였으며 그를 따르는 밀레토스 학파의 아낙시메네스는 ‘공기’라고 주장하였다. 그들의 철학사상이 오늘날 유물론의 근간이 되었으며 생명, 의식, 정신은 물질이 소멸되면 사라지는 물질의 소산으로 이것의 확장은 ‘물질양의 증가에 의한 질적 변화의 법칙’에 따른 현상일 뿐이다. 나아가 사회의 구조와 질적 변화는 오로지 물질에 의해 결정된다고 인식하고 있다. 거의 같은 시기에 인도의 철학자들은 우주와 현상을 전체와 부분으로 인식하였다. 누구든지, 어떤 사상으로 살아가던지 그 길의 종착점은 같은 하나, 소멸이다.........소멸은 끝인가?.......... 아니면 ...........새로운 시작인가?

 

샤르댕은 그가 서품을 받고 예수회 사제로서 갓 발을 떼어 놓을 당시,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위생병으로 징집되었다. 포탄과 총알이 난무하는 삶과 죽음이 넘나드는 참호 속에서 그는 인간 정신의 광란을 체험한 것이다. 전쟁은 개체가 아닌 인간 집단의 거대한 소용돌이 - 정신의 소용돌이였다. 샤르댕에게, 개체(種)의 변이를 관찰함으로써 터득한 라마르크와 다윈의 진화 사상이, 그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하나의 생명, 하나의 정신이라는 개념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도 ‘생성’과 ‘소멸’이 물질이라는 인식에 익숙해진 그에게, 하나로 수렴되는 생명, 정신으로 사고의 전환이 쉽지가 않았다. 생명과 정신은 물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오래전부터 가슴에 품고 있던 하나의 사고 - “1898년 퀴리 부부가 발견한 라듐(Radium)과 폴로늄 (Polonium)은 우라늄 방사성 붕괴의 생성물이다.” 에서 물질의 소멸은 새로운 에너지의 생성일지도 모른다는 - 사고와, 1905년 발표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E=mc²에서 물질과 에너지의 가역성, 그리고 전쟁 후 동남아시아와 중국에서 지질학과 고생물학을 발굴하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물질과 생명과 정신의 단선적인 연속성이, 시간의 축적성과 공통점으로 수렴되는 전체와 부분으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그에게 있어서 물질의 ‘소멸’은 새로운 에너지의 생성으로 이어지고 에너지의 ‘소멸’은 새로운 물질의 ‘생성’으로 이어지는 물질 - 에너지 순환과정에서, 생명과 정신은 새로운 에너지일지도 모른다는 사고의 전환이 시작되었다. 그렇다고 그가 ‘생성’에서 물질과 에너지 중, 어느 것이 더 우위라는 인식은 없었으며 지금까지 그에게 있어서 생명과 정신은 신앙의 문제이었는데 어느 날부터 과학의 문제가 되었다. 즉 존재론이 아니라 발생학이다. 그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 생명과 정신은 물질의 부대현상인가? 아니면 실체인가? - 종교의 문제가 아닌 과학으로 살펴 볼 수 있게 되었다.

 

약137억 년 전 - 아리스토텔레스가 인식한 ‘원동자(原動子)’가, 샤르댕이 말한 ‘모든 것의 재료’가 - ‘빅뱅’에 의해 물질은 ‘공간을 갖는 에너지’로 에너지는 ‘공간이 없는 물질’로 출현하였다. 이 둘 사이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E=mc²에서 가역성이며, 에너지의 ‘공간형성’과 물질의 ‘공간상실’을 의미한다. 즉 물질의 ‘소멸’은 새로운 에너지의 생성으로 이어지고 에너지의 ‘소멸’은 새로운 물질의 ‘생성’으로 이어지는 물질 - 에너지 순환과정의 시작이며 시간의 시작이다. 시간은 변화의 인식이며 정보로 축적된다. 이 축적된 정보 속에 생명, 의식, 정신이 있다. 
생물은 개체에 따라 일정 영역의 물질로서 한계성이며, 그로인해 독립성(종의 특성)이며, 선택의 폭이 다르다. 생물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살아가기(생존, 성장, 번식)위해 외부로부터 끈임 없는 물질과 에너지의 공급(획득)이 필연인 절대 외부 의존성 존재물이다. 또한 번식을 통해 생명의 연속성을 이어가며 당대에 획득된 변이는 다음 대에만 나타나기 때문에 개체의 소멸(죽음)을 통해 개체의 풍요성과 종의 다양성(생물진화)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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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인터페이스리프트

 

1953년 미국의 생화학자 Stanley MILLER(1930~2007)는 수소, 암모니아, 메탄이 가득했을 원시지구의 대기상태를 일부 재현하여 생명물질 합성실험을 한 결과 일부 아미노산과 유기산이 생성된 것을 확인하였다. 실제로 오늘날 남아프리카에서 약31억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암석 속에서 22종의 아미노산을 검출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유기질은 지구가 식어 저온, 저압 하에서 외부 에너지에 의해 C, H, O, N, S 등이 에너지-무기질 공진화에 의해 암모니아(NH₃), 메탄(CH₄), 수증기(H₂O)가 생성되었고, 이들 유기분자가 에너지-유기질 공진화에 의해 단백질이 출현하여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이 출현한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의 직접 물질화 현상은 ‘빅뱅’ 직후 단 한 번만 일어났으리라 추측되며(여기에서 단 한 번만 이라는 의미는 어느 시점의 발생시간개념이 아니라, 더 이상 에너지의 물질화가 불가능한 까지 시간영역이다. 이 후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무기질 - 유기질 - 생물로 이어지는 물질화 현상은 새로운 에너지에 의한 ‘물질의 재조합’ 현상이다. 이 에너지는 ‘물질의 재조합’ 전 단계 물질의 소멸에 의해 생성된 에너지 로서, ‘밀러’의 실험실에서 이용된 전기방전이나 원시지구의 대기상태에서 발생된 번개 에너지, 태양 빛, 화산 열 등은 ‘빅뱅’ 직후 수백억 온도와 기압 하의 에너지가 아니라 무기질이 소멸하면서 생성된 무기질 에너지이다.

 

생물은, 현상에서 일어나는 ‘물질의 재조합 현상’이 체 내에서 일어남으로서 살아있는 동안 성장을 하며 어느 시점에서 양적성장이 없이 유기질 에너지에 의해 단백질 구조변화만 일어나 씨앗으로 변신한다. 생명체 내에서 유기질 에너지에 의한 양적, 질적 물질화 현상을 우리는 생명 또는 생명현상, 때로는 의식현상이라고도 하며 유기질 에너지를 생명에너지라고 한다. 생명현상은 생물체 밖에서는 불가능하여 복제현상을 통해 생명의 연속성을 이어가며 이 과정에서 진화가 일어난다. 생물체 내에 일어나는 ‘물질의 재조합 현상’이, 인간에 의해 다시 생물체 밖에서 ‘물질의 재조합 현상’이 일어난다. 문화, 문명의 발생이다. 여기에는 생명에너지가 아닌 정신에너지가 관여함으로서 인간이 빵만으로는 살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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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위키미디어 코머스

 

식물은 씨앗 -싹트기 -자라기 -꽃대 형성기 -개화 -씨앗이라는 순환 일생을 한다. 식물학에서 씨앗이 싹트고 잎과 줄기가 무성하게 자라는 기간을 영양생장 또는 생육(growth)이라하며, 꽃대 형성기에서부터 개화와 씨앗까지를 생식생장 또는 발육(development)이라 하여 이 둘을 합하여 식물의 성장단계라 한다.1932년 소련의 생물학자 Lysenko에 의해 처음으로 단계발육설로 제창하였으며 이 후 여러 학자들이 보강하여 오늘날에는 상적발육설로 발전시켰다. 영양생장 기간에는 식물의 질량만이 커지고 생식생장 기간에는 질량의 크기는 정지되고 압축현상이 단계적으로 일어나 거대한 식물의 개체가 작은 씨앗으로 변신한다. 식물에서 영양생장 기간이 ‘양의 질적 변화’ 과정이며, 생식생장 기간이 ‘양의 증가가 없는 질적 변화’의 과정이다. 동물과 인간의 성장단계에서도 상적발육설이 적용되며 특히 인간에게는 의식 성장단계가 함께 나타난다. ‘양의 질적 변화’ 와 ‘양의 증가가 없는 질적 변화’는 ‘물질의 재조합 법칙’이다.

 

오늘날 우리는 컴퓨터 지식덕분으로 손톱 넓이의 메모리 칩 속에 신문 2500장을 저장 할 수 있는 압축현상이라는 말을 쉽게 알아듣는다. 우리가 손바닥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계산기가, 1946년 에커트와 모클리가 진공관을 이용하여 만든 계산기의 크기가 교실 두 칸 넓이를 차지했다. 부피는 작아지고, 사용되는 전력은 적어지며, 성능은 월등히 향상되어 정보처리 속도가 마이크로 초에서 피코초(ps. 1조분의 1초) 단위로 진화되었다.

반도체의 구조변화와 정보양식의 변화 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발달이 곧 컴퓨터의 역사로서 이미 생물의 성장단계마다 질적재조정작용의 현상이지만, 컴퓨터 지식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샤르댕은 이 압축현상에 의한 진화를 ‘똬리틀기’라고 했으며 생전에 출현한 진공관식 컴퓨터에 몹시 관심이 많았다. 그는 인류 뇌의 진화에 컴퓨터의 중요성을 인식하였으며 오늘날의 정보사회를 예견했다.

 

우리들 대부분은 의식(意識)이란 인간 고유의 정신현상이라 인식하고 있으며, 현재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있는 심적 현상의 총채로 정의하고 있다. 철학과 심리학에서 의식(意識)이란 꽃을 본다. 문제를 생각한다. 기쁨을 느낀다. 등 개체가 현실에서 체험하는 모든 정신작용과 그 내용을 포함하는 일체의 경험 또는 현상을 말한다. 심리, 경험, 현상 등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며 ‘깨어 있는 상태’와 동일시되고 있다. 임상심리학에서는 자신과 환경을 확실히 알고 있는 상태를 의식청명(意識淸明)이라 하며, 그 청명도나 충실도 등이 어느 정도 이상 상실된 경우를 의식장애라 한다.

 

지질학자와 생물학자, 동물학자는 암석과 식물, 동물과 소통을 한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 물론 학자들의 축적된 지식의 관찰인식이긴 하지만 철이 녹슬거나, 식물은 물이 부족하거나 태양 빛이 강렬하면 시드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학자들의 지식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물질 자체의 상태 표현이며 정보이다. 이 정보를 물질의식청명(植物意識淸明) 정도로 볼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가?

 

물질은 공간을 갖는 응축된 에너지로서 자체가 운동이며 운동의 크기만큼 공명현상을 통해 대상을 인식함으로써 자신을 인식한다. - 의식현상이다. 원자는 분자의 세계를 인식하지 못하듯이 아메바는 인간의 세계를 인식하지 못한다. 즉 10개의 공간이 있는 물질은 100개의 공간이 있는 물질의 10개 밖에 공명현상이 일어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라마르크와 샤르댕은 생물의 진화에서 “생물의 복잡성은 의식의 증대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물질의 의식화 현상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생명, 정신, 의식을 동의어로 사용하는 이유는 살아있는 생명체의 공명현상이기 때문이며 무기질에서는 반응이라는 말을 쓴다. 의식은 인식과 동의어로서 단 백질 구조변화 현상이다. 의식(인식)은 개체가 소멸(변화)되면 사라지는 공간물질의 부대현상으로 에너지에 의식의 존재는 불가능하다. 
 
관념은 약137억 년 간 우주의 질서와 변화가 축적되고 압축된 인간 내부 의식의 총합이며 유물론자들이 그렇게 저주하는 상상은 허구가 아니라 개체가 살아있는 한 실체의 영상으로서 단지 현상화가 안 되었을 뿐이다. 한글 프로그램이 깔려있지 않은 컴퓨터에서 한글이 실행 될 수 있는가? 유리창 넘어 현상이 바로 인간의 내면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의식을 통해 소나무의 현상인식(감각인식 또는 과학인식) 뿐만 아니라 흙에서부터 소나무의 생성의 전과정을 관념으로 소나무를 객관화하여 인식할 수 있다. 관념인식의 동시성이다.

 

지나간 수많은 성현들과 철학자들 그리고 과학자들이 깨달은 현상의 진리는 바로 이 관념을 통해서 이다. 신앙의 언어가 동시성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현상인식인 과학과 충돌하여 온 이유이며 오늘날 모든 학문, 특히 물리, 화학, 생물, 수학 등 과학에 역사성을 갖게 된 연유가 과학지식이 축적되고 발달한 이유도 있지만 관념의 동시성이기 때문이다. 관념 또한 개체가 소멸하면 사라지기 때문에 인류는 문화, 문명을 발생시켜 자신의 지문을 남긴다.

 

그렇다면 왜 누구나 저절로 현상을 깨닫지 못하는가? 우리는 이 답을 찾기 위해 다시 약5억 4천만 년 전 고생대 캄브리아기로 돌아가 동물의 진화상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약30억 년 간 바다에서 벌레 같은 부드러운 몸으로 생활하던 동물들이  캄브리아기에 삼엽충이나 조개 굴 같은 딱딱한 외투를 입고 출현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의 진화과정에서 우리의 한 다면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鐵(무기물질)과 생명진화가 인간의 정신의식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리라 믿는다. 정신현상에 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개체의 선택과 자유의 본질을 통해 의식 확장의 의미를 살펴볼 것이다.관념이 실체라면 왜 샤르댕은 스콜라 철학과 독일의 관념론을 그렇게 경원시 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일화를 소개함으로서 대신하고자 한다.

 

“235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식물학’에서 ”식물은 흙을 먹고 산다“ 고 했다. 18세기 근대 과학의 여명이 오기까지 이 말은 식물학에서 절대 진리였다.

19세기 들어서 식물학자들은 “식물은 뿌리에 입이 있어 흙을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흙속에 있는 N, P, K ,Ca, B 등 식물의 양분을 선택 흡수하며 살아간다.”고, 의기양양하게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틀렸다고 천명하였다.
식물학자들은 N, P, K ,Ca, B 등 식물의 양분을 비료로 만들기 시작했으며 그로 인해 비약적인 농업의 발달에 크게 이바지 하게 되었다.

20세기. 여러 분야의 과학이 발달해지면서 식물학자들은 그 N, P, K ,Ca, B 등 식물의 양분이 바로 지각을 이루는 흙의 한 요소임을 알게 되자 “식물은 흙을 먹고 산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옳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식물은 흙을 먹고 산다”는 말과 오늘날 식물학자들이 “식물은 흙을 먹고 산다”는 말은 같은 말이지만, 그 말에 내포하고 있는 인간 의식의 크기는 다르다. 마찬가지로 인간 개개인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문화, 문명에도 의식의 증대에 따라 같은 현상이라도 달리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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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우선인 시절, 아버님은 통일을 외치셨다”

 

고 이종린 민족통일장 추도식 열려..남북해외 공동장례위 구성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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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08  00: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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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애국열사 송석 이종린 선생 민족통일장' 추도식이 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이창복 공동장례위원장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제 고단한 몸을 누이시고 국가보안법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십시오. 삼가 의장님의 명복을 빌며, 의장님의 영전에 통일 애족의 면류관을 바칩니다.”

7일 오후 7시 20분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통일애국열사 송석(松石) 이종린 선생 민족통일장’ 추도식에서 공동장례위원장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14번에 걸친 검거와 8번에 투옥 그리고 끊임없는 탄압, 가히 한 인간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버겁고 큰 시련이었다”며 이같이 추모했다.

지난 5일 타계한 이종린 전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1945년 일본에서 현병에 구속돼 8월 15일 석방된 것을 시작으로 한 평생 민족통일운동에 헌신해왔으며, 2000년부터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을, 2003년부터 명예의장을 맡아왔다.

이창복 의장은 “지금도 통일선봉대를 이끌고 전국을 휘몰아치던 의장님의 모습이 선연하며, 국가보안법의 철쇄를 끊겠다고 단식단의 선봉에 서셨던 백발의 의장님을 잊을 수 없다”며 “이것은 실로 민족을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신념에 기반한 헌신의 실천이었다”고 기렸다.

   
▲ 추도식 참가자들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역시 공동장례위원장을 옥중에서 맡게 된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김규철 의장 대행이 낭독한 추도사를 통해 “이산가족이 상봉하고 대통령은 통일대박을 말하고 있지만 여전히 흡수통일의 망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은 한반도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부추기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범민련 남측본부 모든 성원들은 자주통일의 길에서 한생을 바쳐 오신 이종린 명에의장님의 투쟁정신, 실천정신을 따라 언제나 의연히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남북해외 공동장례위원회 구성..공동장례위원장에 최진수 북측본부 의장.임민식 해외본부 의장

장례위원회는 “고 이종린 명예의장 장례위원회를 구성함에 있어서 남과 북과 해외가 함께 공동장례위원회를 구성했다”며 “범민련 북측본부 최진수 의장, 범민련 해외본부 임민식 의장이 공동장례위원장으로 위촉됐다”고 발표했다.

남북해외가 공동장례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2005년 고 신창균 범민련 남측본부 명예의장 이후 처음이다.

범민련 북측본부는 추도사를 보내와 “우리는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혼신을 다 바쳐온 리종린 명예의장 선생이 별세하셨다는 뜻밖의 비보에 접하여 유가족들과 남측본부에 깊은 위로의 마음과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면서 “리종린 선생은 비록 우리 곁을 떠났으나 그가 범민련의 결성과 강화발전을 위하여, 그리고 남녘에서 사회의 자주화와 민주화, 조국통일을 위하여 바친 고결한 생과 애국의 넋은 온 겨레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범민련 해외본부는 “명예의장님께서는 벌써 해방 전부터 애국운동을 시작하시여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전개하시였으며, 통일운동의 구심체인 범민련 남측본부 결성 시기부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범민련 운동의 맨 선두에 서있었으며 일생을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하여 바쳐오셨다”며 “명예의장님의 고귀한 정신과 자주통일 위업에 남기신 업적은 온 겨레의 가슴 속에 길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기렸다.

   
▲ 호상 김영옥 선생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유족을 대표해 장남 원구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호상을 맡은 김영옥 범민련 남측본부 중앙위원은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여러분 대단히 감사하다”고 사례하고 “이종린 선생이 현세에서는 영면하셨지만 이종린 선생님께서 이루고자 한 그 정신, 그 뜻 모두 우리들의 가슴속에 남겨놓고 가셨다”며 “반드시 함께 선생께서 이루고자 했던 그 뜻을 이루어내자”고 호소했다.

유족을 대표해 장남 원구 씨는 “무수히 많은 역경 속에서도 아버님께서는 한평생 조국통일을 이룩하고자 하시는 신념을 가지고 사셨다”며 “배고픔을 해소하기 위한 밥이 우선인 시절 아버님은 통일을 외치셨다”며 눈물을 훔쳤다.

원구 씨는 “비록 이 자리가 통일된 조국은 아니지만 아버님이 뿌리신 통일의 씨앗은 머지않아 발아하여 멋진 꽃송이를 피우리라 믿는다”며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범민련 여러분들과 민족통일을 위하여 애쓰시는 여러분들에게 가족을 대표하여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인사했다.

   
▲ 노래극단 희망새와 휘파람이 추모 노래를 공연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날 추도식에는 김을수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상임의장이 약력보고를,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대독 한충목 공동대표)과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이 추도사를 했으며, 박종화 시인이 조시를, 민족춤패 ‘출’이 추모 춤을, 노래극단 희망새와 휘파람이 추모 노래를 공연했다.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와 박중기 추모연대 명예의장,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강정구 평통사 상임공동대표,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 150여명의 참가자들은 합동헌화로 추도식을 마무리했다.

장례위원회는 8일 오전 6시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을 갖고 고인이 일했던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실을 거쳐 장지인 전북 임실군 가족묘지에 안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유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통일운동 원로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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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초근접해상에 떨어진 100여 발의 포탄

한호석의 개벽예감 <108>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4/04/07 [20:09]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사진 1> 2014년 3월 말 미국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참가한 '쌍룡훈련'이 경상북도 포항시 영일만 일대에서 시작되었다. 위의 사진은 지난 3월 29일에 있었던 상륙전연습현장을 공중촬영한 것이다. 특히 올해 쌍룡훈련'은 해상돌격전과 공중돌격전을 결합한 대규모 상륙전연습이었다. 여러 날 동안 계속된 이번 합동상륙전연습은 미국군과 한국군이 원산만에 상륙하여 평양으로 진격한다는 이른바 '평양점령작전'을 실전 분위기 속에서 연습한 것이다. 미국군은 지난 3월 31일 영일만 일대에서 실시한 '쌍룡훈련' 현장을 취재진에게 공개하여 자기들의 '무력우세'를 크게 선전하려고 하였으나, 그들의 선전계획은 조선인민군의 대응공세에 밀려 실패로 끝났다.     © 자주민보, 한호석소장 제공



‘쌍룡훈련’에 맞서 전격적으로 실시된 대규모 실탄사격

지난 3월 31일 미국군은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송라면 해안에서 미국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참가한 ‘쌍룡훈련’이라 부르는 대규모 상륙전연습현장을 내외언론 취재진에게 공개하였다. <사진 1>에서 보는 것처럼, 올해 ‘쌍룡훈련’은 1993년까지 해마다 실시되었던 ‘팀 스피리트’라는 이름의 대북전쟁연습이 ‘키 리졸브-독수리’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바뀐 이후 21년 만에 해상돌격전과 공중돌격전을 결합하여 가장 큰 규모로 실시되었다. 강원도 원산만과 지형이 비슷한 경상북도 영일만 일대에서 그처럼 대규모 상륙전연습을 실시한 것은, 원산만에 상륙하여 평양으로 진격한다는 이른바 ‘평양점령작전’을 실전 분위기 속에서 연습한 것이었다. 

조선인민군은 미국군과 한국군이 연합하여 그처럼 도발적인 상륙전연습을 감행할 뿐 아니라 언론보도를 통해 그 연습현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지 그리하여 조선인민군은 미국군과 한국군이 영일만 일대에서 대규모 연합상륙전연습을 시작하기 직전인 3월 31일 오전 7시경 서해 5도 분쟁수역에 선박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였고, 곧이어 오전 8시에는 한국 해군 2함대사령부에 전통문을 보내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오늘 실탄사격연습을 실시할 것임을 통보하였다. 

미국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참가한 대규모 연합상륙작전연습이 동해안 영일만 일대에서 벌어진 시간대에 맞춰 조선인민군이 전 세계에서 가장 위태로운 무력충돌위험지역인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대규모 실탄사격연습을 전격적으로 실시한 것은, 전쟁연습에 전쟁연습으로 맞서는 단호한 반격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극도로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대규모 상륙전연습과 대규모 실탄사격연습이 남과 북에서 동시에 실시된 지난 3월 31일, 한반도에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무력충돌위험이 조성되었다. 

원래 미국군은 자기들이 주도하고 한국군을 참가시킨 대규모 연합상륙전연습이 벌어진 현장을 내외언론 취재진에 공개하여 자기들의 ‘무력우세’를 전 세계에 알리려 하였으나, 조선인민군이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실시한 대규모 실탄사격연습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바람에 자기들의 ‘무력우세’를 전 세계에 알리려고 하였던 미국군의 선전계획은 실패로 끝났다. 

극도로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된 지난 3월 31일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실탄사격연습은 낮 12시 15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서해 5도 분쟁수역을 향해 대구경 화력타격수단들인 장거리포, 해안포, 방사포를 연속-집중발사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남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당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미리 설정된 7개 구역을 향해 모두 14차례에 걸쳐 각종 포탄 500여 발을 쏘았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쏜 포탄 500여 발 가운데 100여 발이 이른바 ‘북방한계선(NLL)’ 이남 해상에 떨어졌고, 백령도에 주둔하는 한국군 해병6여단은 그 100여 발이 떨어진 탄착점에 인접한 ‘북방한계선’ 이북 해상을 향해 즉각 300여 발을 쏘는 대응사격을 하였다고 한다. 
 
연평도 포격전에서 완패한 이후 한국군이 정해놓은 새로운 교전규칙에 따르면, 만일 조선인민군이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으로 사격하는 경우 ‘월선’하여 탄착한 포탄보다 3배가 많은 포탄을 쏘는 즉각적인 대응사격을 한다는 것인데, 이번에 한국군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으로 각종 포탄 100여 발을 쏘았으므로 300여 발로 즉각 대응사격을 하여 “북한군의 군사도발에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하였다”는 것이다. 남측 언론매체들은 이번에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으로 100여 발을 사격하였을 때, 백령도에 주둔하는 한국군 해병6여단이 300여 발을 쏘아 대응사격을 하였으니, 한국군이 조선인민군을 3배나 압도하는 대단한 화력을 과시하였다고 일제히 보도하였다. 그런 보도만 읽어본 국민들은 그런 줄로 알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보도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른 허위보도였다. 남측 국방부가 언론에 흘려준 관련정보를 정밀분석하면, 놀랍게도 남측 언론보도내용을 완전히 뒤집는 정반대의 상황이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3월 31일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긴박하게 전개된 실탄사격상황을 관련정보에 따라 재구성하면 아래와 같다.   

당일 미국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참가한 대규모 연합상륙전연습에 대응하여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실시한 실탄사격은 1차와 2차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1차 사격은 미리 설정된 7개 구역을 향해 발사하는 식으로 진행되었고, 2차 사격은 백령도 동북쪽 해상에 설정된 제2구역을 향해 발사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에 떨어진 포탄 100여 발은 백령도 동북쪽 해상에 설정된 제2구역에 떨어진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1차 사격에서 7개 구역을 향해 동시에 각각 400여 발을 쏘았고, 2차 사격에서는 제2구역을 향해서만 100여 발을 쏜 것이다. 이것은 실탄사격상황을 파악하는데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정보인데, 남측 언론매체들 가운데 <조선일보> 2014년 3월 31일 보도기사에서만 그에 관해 정확히 언급하였고, 다른 언론매체들은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바람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동아일보> 2014년 4월 1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7개 구역을 향해 각종 포탄 400여 발을 쏜 1차 사격은 낮 12시 15분경에 개시되었고, 제2구역을 향해 각종 포탄 100여 발을 쏜 2차 사격은 그로부터 약 25분이 지난 낮 12시 40분경에 개시되었다.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1차 사격에서 7개 구역을 향해 동시다발로 쏘았으므로 1차 사격에서는 일곱 차례 사격하였고, 제2구역을 향해 쏜 2차 사격에서는 네 차례 사격한 것이다. 그 네 차례 사격에서 100여 발을 쏘았으니, 한 차례에 25발씩 쏜 셈이다. 2차 사격에 나선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낮 12시 40분경부터 오후 3시 30분경까지 약 2시간 50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100여 발을 쏜 것은 어느 한 타격방향으로 포탄을 퍼붓는 일제사격을 한 것이 아니라 해상타격좌표를 명중시키는 집중조준사격을 하였음을 의미한다. 
 
▲ <사진 2> 미국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참가한 '쌍룡훈련'을 계속 진행하면서 그 현장을 공개하는 대외선전까지 강행한 것으로 하여 정세가 극도로 긴장되었던 지난 3월 31일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무력충돌위험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대규모 실탄사격연습으로 그에 대응하였다. 사진은 조선인민군 포병들이 130mm 해안포를 사격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사거리가 35km인 대구경 해안포들은 원래 해안갱도진지에 배치되어 있는데, 이 사진은 갱도진지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기 위해 바닷가에 해안포를 끌어다 놓고 사격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 자주민보, 한호석소장 제공

남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당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2차 사격에 동원한 각종 화력타격수단은 해안포, 평곡사포, 방사포였다고 하는데, 그 밖에도 북에서 ‘주체포’라 부르는 170mm 자행평사포를 함께 쏘았던 것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서, <사진 2>에서 보는 것처럼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제2구역의 해상타격좌표를 조준하여 사거리가 35km인 130mm 해안포, 사거리가 40km인 152mm 평곡사포, 사거리가 50km인 240mm 22관 방사포, 사거리가 60km인 170mm 자행평사포를 사격한 것이다. 

이처럼 사거리가 서로 다른 네 종류의 대구경 장거리포를 서로 다른 사격지점에서 일정한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쏘아 동일한 타격목표를 동시에 명중시키는 사격방식을 동시탄착사격(TOT, Time on Target)이라 하는데, 포사격에 컴퓨터기술이 도입된 요즈음에는 각종 포탄들의 사거리, 비행거리, 탄도각을 컴퓨터로 정밀하게 계산하는 화력통제장치를 사용하여 타격목표를 동시에 명중시킨다. 이전 시기의 동시탄착사격보다 타격정밀도가 더 높아진 새로운 사격방식을 동시다발 밀집사격(MRSI, Multiple Rounds Simultaneous Impact)이라 한다. 

지난 3월 31일 서로 다른 네 종류의 대구경 장거리포를 서로 다른 사격지점에서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동시다발 밀집사격은 백령도 동북쪽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의 어느 타격좌표를 향해 일제히 사격하여 동시에 명중시킨 것이다. 

그런데 남측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당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네 차례에 걸쳐 동시다발 밀집사격으로 쏜 포탄 100여 발이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에 떨어졌고 그 가운데 일부 포탄은 ‘북방한계선’에서 남쪽으로 3km나 들어온 해상에 떨어졌다고 한다. ‘북방한계선’에서 남쪽으로 3km나 들어온 해상은 백령도 해안에서 불과 3∼4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초근접해상을 뜻한다.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동시다발 밀집사격이 7개 구역 가운데 유독 제2구역에서만 실시된 까닭은, 직선거리로 11km밖에 되지 않는 백령도와 월내도 사이의 좁은 수역 안에 제2구역을 설정하면 백령도 해안에서 3∼4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초근접해상에 포탄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군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그처럼 백령도 초근접해상으로 포탄을 쏘았다는 사실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으로 포탄을 쏘았다고만 밝혔으니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백령도 초근접해상에 포탄 100여 발이 떨어지는데도 잠잠하였던 한국군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쏜 포탄이 ‘북방한계선’ 이남 해상에 떨어지기 시작하자, 한국군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즉각 한국군 해병6여단 포병부대에 대응사격을 명령하였고, 그 명령에 따라 K-9 자주포와 벌컨포를 ‘북방한계선’ 이북 해상을 향해 세 차례에 걸쳐 300여 발 대응사격하였다는 것이 당시 남측 국방부가 발표한 내용이다. 남측 언론매체들은 그런 발표에 한 술 더 떠서 해병6여단 포병부대가 300여 발을 쏜 ‘대응사격’의 의의에 대해 크게 보도하였다. 보도내용에 따르면, 연평도 포격전 이전에는 한국군 포병부대가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조선인민군이 쏜 포와 같은 종류의 포를, 같은 포탄수만큼 쏘는 식으로 대응사격을 한다는 유엔군사령부 교전규칙을 따랐는데, 이번에는 그런 교전규칙을 사실상 폐기하고 “신속성의 원칙에 따라 북한군 포탄이 NLL 이남 해상에 떨어지고 나서 수 분 이내에 대응사격이 이뤄졌고, 충분성의 원칙에 따라 세 배 이상 포탄을 발사하였다는 것”이다. 

 
▲ <사진 3> 지난 3월 31일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백령도 초근접해상의 해상타격좌표를 향해 대구경 장거리포 100여 발을 2시간 50분 동안 계속 쏘았을 때, 백령도에 주둔하는 한국군 해병6여단은 대응사격을 한 발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당시 백령도를 향해 접근하던 미확인 소형 비행체를 향해 20mm 벌컨포 300발을 5분 동안 쏘았을 뿐이다. 사진에 나오는 벌컨포는 사거리가 1km밖에 되지 않는다.     © 자주민보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조선일보> 2014년 4월 5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2차 사격을 개시한 때로부터 약 1분이 지난 낮 12시 41분경 한국군 해병6여단 포병부대가 벌컨포 3문을 5분 동안 300발 쏘았는데, 그것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2차 사격에 맞서 대응사격을 한 것이 아니라 미확인 소형 비행체가 백령도 북쪽 상공으로 접근하자 그 비행체를 향해 쏜 것이었다. <사진 3>에서 보는 것처럼, 사거리가 1km밖에 되지 않는 20mm 벌컨포를 2km 고도에서 날아오는 미확인 소형 비행체를 향해 쏘았으므로 그 포탄은 ‘북방한계선’ 근처에도 날아가지 못하고 백령도 해안 부근에 떨어지고 말았다.  

한국군 해병6여단은 자기들에 대한 조준사격을 상정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대규모 실탄사격에서 심각한 위협을 느꼈지만, 이상하게도 대응사격을 전혀 하지 못하였고, 미확인 소형 비행체를 향해 20mm 소구경 ‘헛총’ 300발만 쏘고 이내 잠잠해진 것이다.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낮 12시 40분경부터 오후 3시 30분경까지 2시간 50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백령도 초근접해상의 해상타격점을 향해 100여 발을 조준하여 쏘는 동시다발 밀집사격을 계속하고 있었는데도, 한국군 해병6여단 포병부대는 2시간 50분 동안 대응사격을 한 발도 하지 못하고 잠잠하였던 것이다. 

백령도 조준사격을 상정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동시다발 밀집사격이 언제 끝날지 당시로서는 전혀 알 길이 없었던 미국군과 한국군에게는 3년 반 전 연평도 포격전에서 겪은 악몽이 되살아났을 것이다. 특히 한국군 작전통제권을 틀어쥔 주한미국군사령부는 이러다가 혹시 백령도가 기습타격을 받는 것이 아닐까 하는 공포를 느끼며 안절부절못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주한미국군사령부는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동시다발 밀집사격을 개시한 때로부터 약 1시간 10분이 지난 오후 2시 50분경 조선인민군에게 긴급히 전화통지문을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전화통지문을 통해 사격중단을 요구하면서 “유엔사-북한군 장성급회담을 위해 본 통지문 수령 이후 2시간 이내에 유엔사가 북한군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통보하였다. 이것은 포사격은 제발 그만하고 쌍방이 급히 만나 대화로 위기상황을 넘기자는 뜻을 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통해 이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고 본다. 타격을 받고 반박이나 경고가 아니라 대화를 요청한 미군의 행동을 달리 해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는 주한미국군사령부의 긴급전화통지문을 받고서도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약 40분 동안이나 동시다발 밀집사격을 더 계속하였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주한미국군사령부의 다급한 사격중지요구를 완전히 무시한 채 원래 정해진 사격연습계획대로 동시다발 밀집사격을 완료하였음을 말해준다.

조선인민군이 백령도 초근접해상으로 100여 발을 2시간 50분 동안 계속 쏘았는데도 한국군은 왜 대응사격을 한 발도 하지 못하였으며, 주한미국군은 왜 조선인민군에게 사격을 중지해달라고 다급히 요구하였던 것일까? 그 까닭은, 만일 백령도에 주둔하는 한국군 해병6여단이 ‘북방한계선’ 이북 해상으로 K-9 자주포를 쏘는 대응사격을 개시하는 순간 백령도와 연평도가 조선인민군의 집중공격을 받게 될 매우 위험천만한 상황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조선인민군 육해공군은 한국군 해병6여단이 쏠 대응사격포탄이 ‘북방한계선’ 이북 해상에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백령도와 연평도를 집중공격할 전투태세를 갖추고 대기 중이었다. 이에 관해서는 아래의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남측 언론매체들은 당일 낮 12시 15분경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1차 사격을 개시할 때, 조선인민군 항공군 미그-29 두 대가 이미 서해 상공에 출격하였다는 사실만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갔지만, 미그-29 두 대가 출격한 것은 물론이고, 황해남도의 굴곡진 해안과 크고 작은 섬들에 배치된 1,000여 문에 이르는 대구경 해안포들이 갱도진지에서 나와 백령도와 연평도를 겨냥한 즉시사격태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황해남도 내륙 각지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배치된 대구경 장거리포와 방사포, 각종 단거리미사일들도 백령도와 연평도를 겨냥한 발사준비태세에 돌입하였던 것이다. 황해남도 해안에 배치된 서해함대 소속 전투함들도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당시 조선인민군 육해공군이 백령도와 연평도를 집중공격할 전투태세를 취하였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김정은 조선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유사시 백령도와 연평도를 집중공격하라는 작전지침을 이미 내린 바 있고, 그 작전지침에 따라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들이 백령도-연평도 집중공격을 상정한 대규모 실탄사격연습까지 실시한 사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8월 16일 연평도가 지척에 바라다 보이는 장재도 방어대와 무도 방어대를 연이어 시찰하면서 그 두 섬에 주둔하는 포병들에게 “우리의 자주권이 행사되는 수역 또는 지역에 단 한 발의 포탄이 떨어져도 지체 없이 섬멸적인 반타격을 가함으로써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말라”고 지시하면서, “적들이 감히 서툰 불질을 해대며 우리의 령토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그것을 서남전선의 국부전쟁으로 그치지 말고 조국통일을 위한 성전으로 이어가라고 단호히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또한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3년 3월 12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도 밑에 백령도와 연평도 타격에 인입되는 열점지역 포병부대들의 실탄사격훈련이 실시되었을 때도, 그 포병부대들은 “적들이 감히 우리의 령해, 령토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무자비한 포병화력타격으로 적진을 아예 벌초해버릴 데 대한 최고사령관 동지의 전투명령”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므로 만일 이번에 백령도에 주둔하는 한국군 해병6여단이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실탄사격에 맞서 ‘북방한계선’ 이북 해상으로 사격하는 경우, 조선인민군은 백령도와 연평도의 화력진지 및 군사시설을 향해 지상, 해상, 공중에서 강력한 화력을 총동원하여 집중공격을 개시할 판이었다. 이처럼 극도로 위험천만한 상황을 간파한 한미연합군사령부는 백령도에 주둔하는 해병6여단에게 K-9 자주포로 대응사격을 하라는 명령을 차마 내리지 못하고 조선인민군에게 사격중지요청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처음 보는 함선 두 척이 나타나 로켓포 80발을 더 쏘았다

당시 남측 언로보도에서 국방부 관계자들이 지적한 것처럼, 조선인민군이 지난 3월 31일 서해 5도 분쟁수역에서 실시한 실탄사격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방사포고속정 두 척이 실탄사격에 참가한 것이다. 방사포고속정이 서해 5도 분쟁수역에 나타나 실탄사격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으므로, 백령도에 주둔하는 해병6여단은 자기들이 처음 보는 함선이 나타나 실탄사격을 하는 현장을 멀리서 목격한 것이다. 

방사포를 탑재한 고속정을 남측에서는 ‘화력지원정’이라고 부르고 미국에서는 ‘로켓정(rocket boat)’이라 부르는데, 북에서 쓰이는 공식명칭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아서 이 글에서는 방사포고속정이라 부른다. 방사포고속정은 포병부대가 아니라 해군부대가 운용한다. 
황해남도 옹진반도 맨 끝 가까이에 마압도라는 섬이 있는데, 매우 작은 섬이라서 웬만한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는다. 지난 3월 31일 바로 그 마압도 남쪽 앞바다에서 대기 중이던 조선인민군 해군 방사포고속정 두 척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낮 12시 40분경 제2구역의 해상타격좌표를 향해 2차 사격을 개시하는 때에 맞춰 고속기동으로 마압도 서쪽 앞바다까지 올라가 제2구역의 해상타격좌표를 향해 방사포를 발사하였다. 

 
▲ <사진 4> 이 사진은 조선인민군 해군이 운용하는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에서 방사포를 장전하는 장면과 속사포(벌컨포) 사격태세를 취한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사진에 나온 방사포는 1990년식 122mm 40관 방사포이고, 사진에 나온 속사포는 30mm 6열 속사포다. 이 방사포고속정은 시속 64km로 고속기동하면서 적함대를 향해 방사포와 속사포를 집중조준사격할 수 있는데, 방사포는 일반탄은 물론 산포탄(집속탄)까지 쏠 수 있다.     © 자주민보

조선인민군 해군이 운용하는 방사포고속정은 청주급과 차호급 두 종류다. 청주급이나 차호급이라는 분류명칭은 미국군이 자의적으로 붙인 것인데, 북에서 쓰이는 공식명칭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만재배수량이 205t인 청주급 방사포고속정은 122mm 40관 방사포 1문을 탑재하였고, 85mm 함포 1문, 14.5mm 쌍열 함포 2문을 장착하였으며, 항해속도는 시속 36km다. 그에 비해,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은 만재배수량이 82t밖에 되지 않는 소형함정이지만 122mm 40관 방사포 1문을 탑재하였고, 30mm 6열 속사포(벌컨포) 1문, 14.5mm 쌍열 함포 1문을 장착하였으며, 항해속도가 시속 64km로 매우 빠른 것이 특징이다. <사진 4>에 나온 것이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인데, 122mm 방사포 40발을 재장전하는 모습과 30mm 6열 속사포가 사격태세를 취한 모습이 보인다. 
 
▲ <사진 5> 이 사진은 200mm 8관 방사포를 탑재한 1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을 촬영한 것이다. 조선인민군 해군은 1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을 1980년대까지 운용하였고, 1990년대에는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으로 교체하였는데, 남측 언론매체들은 이번에 서해 5도 분쟁수역에 출동한 방사포고속정에 대해 보도하면서 30여 년 전에 찍은 오래 된 사진을 실어 독자들을 혼동시켰다.     © 자주민보

그런데 남측 언론매체들은 122mm 방사포가 40관이 아니라 20관이라고 오보하였을 뿐 아니라, <사진 5>에서 보는 것처럼 200mm 8관 방사포를 탑재한 1세대 방사포고속정 사진을 실었다. 초기형 200mm 8관 방사포를 탑재한 1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이 퇴역하고 신형 122mm 40관 방사포를 탑재한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으로 교체된 적이 언제인데, 남측 언론매체들은 1980년대에 운용하였던 1세대 방사포고속정을 찍은 오래 된 사진을 아직도 싣고 있으니 오보에 오보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2013년 6월 초 나는 평양에 있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4축9륜 장갑차량에 탑재된 1990년식 122mm 40관 자행방사포를 직접 보았는데, 그 앞에 놓인 해설판에는 “일반탄 사거리 20.7km”라고 적혀 있었다.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에 탑재된 1990년식 122mm 40관 방사포는 일반탄만이 아니라 산포탄(집속탄)까지 발사하는 매우 위력적인 화력타격수단인 것이다. 

러시아에서 생산된 122mm 방사포는 사거리가 30∼45km인데, 북에서 생산된 122mm 방사포는 사거리가 왜 20.7km밖에 되지 않는 것일까? 이 의문도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1990년식 122mm 40관 방사포 앞에 놓인 해설판에서 풀렸다. 해설판에는 “정밀타격 능력”이라고 적혀 있었다. 북에서 생산된 1990년식 122mm 40관 방사포의 포탄에는 정밀타격기능을 수행하는 유도장치가 들어갔고, 그만큼 로켓연료가 줄었기 때문에 사거리가 20.7km 이상 늘어날 수 없는 것이다. 

일반탄은 물론 산포탄도 쏠 수 있고, 집중타격은 물론 조준타격도 할 수 있는 이 위력적인 방사포는 초당 2발씩 고속발사를 할 수 있으므로, 40발을 모두 쏘는 데 2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만일 시속 64km로 돌진하는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 다섯 척이 122mm 방사포 5문에 장전한 산포탄 200발을 일제사격으로 발사하면, 20초 동안 집중조준타격으로 미국군 7함대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3년 3월 11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백령도에서 11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월내도 방어대를 시찰하면서 “적함선들이 군사분계선 해상수역을 침범할 때에는 강력한 조준격파사격을 가할 데 대한 새로운 해상작전규정을 비준하여 주시였다”고 하였는데, 김정은 제1위원장이 비준한 새로운 해상작전규정에는 방사포고속정 편대의 집중조준사격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122mm 방사포탄에도 뚫리는 백령도와 연평도의 신설 방호진지들 

조선인민군 해군은 그처럼 위력적인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을 60척 이상 실전배치하였는데, 서해함대에 25척 이상 배치되었고, 동해함대에 35척 이상 배치되었다. 실정이 그런데도 남측 언론매체들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이 서해함대와 동해함대를 합해 모두 18척밖에 배치되지 않은 것처럼 축소보도하였다. 북에서 생산된 1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 세 척을 이란이 수입해간 때가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1987년 4월이었는데, 지금 북에 실전배치된 방사포고속정이 18척밖에 되지 않는다는 축소보도야말로 엉터리다.  
 
조선인민군 해군은 2014년 3월 31일 낮 12시 40분경부터 개시된 2차 사격에서 122mm 40관 방사포를 각각 1문씩 탑재한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 두 척을 동원하여 해상기동사격을 하였으므로, 백령도 초근접해상의 제2구역 해상타격좌표를 향해 122mm 방사포탄 80발을 사격한 것이다. 그 방사포탄 80발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백령도 초근접해상의 제2구역 해상타격좌표를 향해 쏜 100여 발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므로, 2차 사격에서 쏜 포탄은 모두 180여 발이었다.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각종 포를 조준하여 동시다발 밀집사격으로 100여 발을 쏘고, 조선인민군 해군이 2세대 차호급 방사포고속정 두 척을 동원하여 일제사격으로 122mm 방사포탄 80발을 쏜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백령도와 연평도를 기습공격할 화력준비태세를 과시한 매우 대담한 군사행동으로 보인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4년 3월 11일 월내도 방어대를 시찰하면서 “현재 우리의 화력밀도가 대단히 높다. 백령도의 적대상물들을 3중, 4중으로 타격할 수 있다. 백령도를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하면서 “싸움의 날 불바다에 잠기고 처참하게 짓이겨지는 적진을 방어대장이 직접 사진을 찍어 최고사령부에 전송하라”고 지시하고, “월내도 방어대의 포병들도 최고사령관의 명령이 내리면 조국통일대전의 첫 포성, 신호탄을 쏘아올려야 한다”고 말하였다고 한다. 3중, 4중으로 타격한다는 것은 불마당질로 초토화한다는 뜻이다. 

백령도의 화력진지와 군사시설들을 3중, 4중으로 타격할 조선인민군 포병부대의 화력준비태세가 그러하면, 백령도에서 그것을 방어할 한국군 해병6여단의 방호진지들은 그처럼 강력한 화력타격에 과연 견딜 수 있을까? 2011년 8월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당시 명칭) 국회의원이 대한토목학회에 용역을 의뢰하여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백령도와 연평도에 새로 건설된 방호진지들은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쏘는 122mm 방사포 직격탄에 취약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유사시 백령도와 연평도를 향해 조준격파사격으로 쏘게 될 각종 포탄들 가운데 122mm 방사포탄은 구경이 가장 작은 것인데, 백령도와 연평도에 새로 건설된 방호진지들이 122mm 방사포탄에도 뚫린다면 유사시에는 그보다 구경이 훨씬 더 큰 포탄이 더 많이 떨어질 텐데 그에 대한 방호력은 사실상 없는 것이다. 백령도와 연평도가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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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의 길'을 걷는 무모한 야당

[편집국에서] 지방선거 포기하고 '수권정당'?

임경구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4.04.07 07:42:21

 

 

 

 

 

 

 

 

야당 정치인들이 유난히 게으르거나 머리가 나쁜 건 아니다. 저마다 실력이 출중하고 똑똑할뿐더러, 비교적 약속도 잘 지키려 노력한다. 그런데도 야당이 선거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야당이라서다. 지금의 야당은 비주류다. 일시적 비주류가 아니라 구조적 비주류다. 130석이라고 하지만 야당의 힘이 덩치에 비례하지 않는 까닭이다. 
 
새누리당은 과거 야당 시절에도 과반 여당에 버금가는 힘이 있었다.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을 등에 업은 야당에 대통령도 쩔쩔맸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대연정 제안으로 난리가 났던 일이 대표적이다. 권력의 절반을 내줘서라도 주류와의 타협을 꾀해보려던 비주류 대통령의 딱한 처지는 그 정도였다. 비주류 권력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났다. 
 
반면, 뒤를 이은 이명박 정부는 그토록 죽을 쒔어도 정권을 재창출했다. 주류는 권력을 잡을 가능성이 높고, 그 권력을 유지·관리할 수단이 대단히 많으며, 설령 실패하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런 여당을 상대하는 야당은 웬만큼 집요하지 않고선 어림없다. 
 
 
지방권력을 다투는 선거철이다. 이번에도 야당이 지면 총선, 대선 패배에 이은 3연패다. 승패를 떠나 지방행정의 각도에서 봐도 정권 독주의 방지턱이 사라진 상황은 어렵지 않게 그려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박근혜 대통령이 '암 덩어리', '쳐부술 원수'라고 한 규제 문제. 현재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대립하고 있는 재벌의 경복궁 옆 호텔 건립 문제는 여권이 서울시를 접수하면 끝난다. '규제완화 끝장토론'에서 화제가 된 당산초등학교 옆 관광호텔 건립 문제도 그동안 영등포구청이 버티고 있었다. 
 
정치와 행정의 대동맥부터 모세혈관까지 여야는 갈등하고 대립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정부의 막무가내식 규제 완화가 걱정이라면, 야당이 할 일은 선거에 관한 집요함을 보이는 것이다. 경제 민주화와 복지 정책의 거대한 유턴을 막고자한다면, 당면한 선거를 통해 더 많은 지방 일꾼들을 당선시키는 일이다. 그게 책임 있는 야당이 할 일이다.
 
그런데도 새정치민주연합 일각에선 '지방선거 보이콧' 주장까지 나왔다. 논리는 이렇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기초선거 무공천 요구를 끝내 거부하면 6.4 지방선거 전면 거부 운동을 전개한다. 투표율을 20% 미만으로 떨어뜨리면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불신이 성립된다. 9월 정기국회에서 기초선거 무공천 특별법을 제정한 후 지방선거를 다시 치른다.'
 
'선거 보이콧' 캠페인이 효과를 발휘했던 가까운 경험이 있다. 지난 2011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직을 걸고 던진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 때다. 야당의 보이콧 캠페인으로 투표율이 25.7%에 그쳐 투표함은 개봉도 못했다. 오 시장은 자진사퇴했고, 두 달 뒤 열린 재보궐 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이 당선됐다. 이래도 저래도 지방선거에서 패할 가능성이 높은 야권으로서는 오세훈의 무리수가 박원순의 당선으로 이어진 그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당시의 선거가 남긴 실제 교훈은 두 가지다. 첫째는, 정치의 정상 경로를 이탈시키면 심판받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오 전 시장의 행태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임기 중반에 대선 욕심으로 가벼이 처신한 오 전 시장이 그래서 심판을 받았다. 당초 오 전 시장의 자신감과 달리 중도층이 꿈쩍 않고 투표장에 가지 않은 결과다.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쁜 선거'에 25.7%나 투표를 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헛발질을 해도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골수 지지층이 최소한 4명 중 1명 꼴이라는 의미다. 굉장한 숫자다.
 
이를 6.4 지방선거에 대입하면 야당이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 기초선거 공천 문제 때문에 선거를 보이콧 하겠다는 야당은 3년 전 무상급식 때문에 시장 직을 건 오 전 시장만큼이나 무모해 보인다. 유권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정치 경로를 이탈하려는 시도는 정당화되기 어렵다. 여기에 60%에 육박하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 45% 안팎의 새누리당 지지율을 감안하면 야권의 투표율 끌어내리기 전략은 현실적이지도 않다.
 
김한길 대표는 일단 이런 극단적인 방안에 선을 긋고 있다. 그는 "당 일부에서 그런 목소리가 있지만 당 공식 기구에서의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도 안철수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기초선거 무공천에 관한 회답을 요구한 7일 이후엔 어떤 쪽으로건 결정을 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무공천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현재로선, 보다 강력한 정치 투쟁이 유력하다고 한다. 전멸 수준의 패배를 감수하더라도 무공천에 올인하는 방안이다. 
 
야권의 선거 보이콧 주장이나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 지키기에는 지방선거에 어떤 명분을 세워 패하면 다음 선거에서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가 깔려있다. 안철수 대표는 최근 "우리의 목표는 2016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고 2017년 대선에서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라며 "다수당이 되고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김효석 의원은 무공천으로 인한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을 예상하면서도 "우리가 폐허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그 잿더미 속에서 결국 새싹은 돋아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 자체를 폄하할 건 아니다. 그러나 당면한 선거를 포기한 듯한 야당의 행보는 대선에서 야당을 지지한 48%의 유권자, 총선에서 130석을 만들어준 유권자들에 대한 직무유기다. 이기고 지는 것보다 중요한 건, 정당이 지지층의 이익을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느냐의 문제다. '구조적 비주류'인 야당이 선거에서 패해도 박수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뿐이다. 코앞에 닥친 선거를 송두리째 포기한 채 '수권정당'을 꿈꾸는 야당이 지금 무슨 말로 치장해도 허풍처럼 보이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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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공안 검사'가 언론계를 망치다

 
[인물탐구] 박만 방송통신심의위원장... '편파 논란' 끊이지 않아
14.04.07 08:10l최종 업데이트 14.04.07 09:2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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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23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박만 위원장이 주재한 가운데 '2014년 제2차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기회의'가 열리고 있다.
ⓒ 양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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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을 다룬 방송사가 잇따라 중징계를 받았다. 지난 3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JTBC에 '프로그램 관계자 징계와 경고'라는 최고 수위의 법정제재를 내렸다. 지난 2월 18일 JTBC <뉴스큐브6>이 이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씨와 그의 변호인을 출연시킨 것을 두고 공정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유씨의 무죄 판결을 다룬 KBS <추적 60분> 역시 방심위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방송사 재허가 때 감점으로 이어지는 중징계였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국정원·검찰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유독 방심위가 공안 검사들을 감싸고 있다. '공안검열위원회'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이 같은 논란의 배후에는 공안 검사 출신인 박만 위원장이 있다.

2011년 5월 박만 위원장은 방심위 2기 집행부의 수장을 맡았다. '공안 검사가 방심위를 접수한다'는 언론단체의 우려가 나왔다. 우려는 곧 현실이 됐다. '편파 심의' 논란이 잇따랐다. 정부 비판 언론에는 과도한 제재를 내렸다. 반면, 종편에는 봐주기 심의가 이뤄졌다. 박만 위원장의 과거를 보면, 이는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잘나가던 공안검사, 옷을 벗고 언론계로 입성하다

박만 위원장은 21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81년부터 검사의 길을 걸었다. 그는 기자들에게 농담을 즐기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박 위원장이 "A씨를 조만간 소환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몇 억 년 된 삼엽충 화석을 가리키며 "저것 입장에서 '조만간'은 얼마일까"라고 대답해 폭소를 유발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서울지방검찰청 공안 1부장검사, 대검찰청 공안기획관을 역임하면서 공안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소설 <태백산맥>에 대해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 다 봤다, 재밌더라"라면서도 "국가보안법상 문제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3년 서울중앙지방검철청 1차장 검사였던 그는 노무현 정부 당시 대표적인 공안사건인 송두율 독일 뮌스터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그해 10월 검찰은 송 교수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면서 법원에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곧바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위원장은 당시 "사안이 중대하고, 개전의 정이 없으며,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면서 "반국가단체에 가입해 간부 또는 주요 요직에서 지도적 임무를 수행했고 20여 차례 방북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의 불구속 수사 원칙을 거스르면서까지 송 교수를 구속 기소했다. 송 교수는 1심에서 징역 7년을 받았다. 하지만 2004년 7월 2심 재판부는 송 교수의 혐의를 대부분 무죄로 판단해 집행유예 선고를 내렸다. 이는 박 위원장에게 '치명타'가 됐다. 

박 위원장은 2005년 4월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하자 사표를 냈다. 당시 <월간조선>과 한 인터뷰에서 송 교수 사건을 언급하며 "권력에 맞서다가 피해를 본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송 교수는 2008년 4월 대법원으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대부분 무죄판결을 받았다. 

박만 위원장은 검찰을 떠난 지 2년 만에 KBS에 입성한다. 2007년 1월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박 위원장을 KBS 이사로 추천한 것이다. 당시 기자협회는 "한나라당이 향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KBS를 공안검사의 수중에 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KBS에 경찰 불러들이고, 정연주 사장 몰아내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방송장악은 현실이 됐다. 감사원은 KBS 감사를 진행해,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된 정연주 당시 KBS 사장의 부실경영 책임을 물어 해임을 요구했다. 여당 쪽 이사들은 2008년 8월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안을 처리하기 위해 이사회를 소집했다. 이 과정에서 KBS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KBS 이사회는 경찰을 KBS로 불러들였다. 

박 위원장은 그해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나와 "신체의 위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고 또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도 않으니까 경찰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사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이사회에서 야당 쪽 이사들이 모두 퇴장한 가운데, 박만 위원장을 비롯한 6명의 여당 쪽 이사들은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안을 처리했다. 당시 정연주 사장은 "6명의 이사는 공영방송 KBS의 역사에 그리고 대한민국 언론사에 영원한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곧 정 사장을 해임했다. 

정 전 사장은 해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2012년 2월 정 전 사장의 해임은 위법했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가 방만경영을 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정 전 사장은 위법행위에 가담한 모든 이들을 향해 "마땅히 본인과 국민 앞에 사죄하고, 응당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만 KBS 이사'는 이에 앞서 2011년 5월 장관급 대우를 받는 방송통신심의위원장으로 영전했다.

법원 판결 아랑곳 없이 계속 영전... 그는 여전히 '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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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8년 8월 25일 KBS이사회에서 정연주 전 사장의 후임 사장 후보 면접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방송장악 네티즌탄압저지범국민행동 소속 회원들이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재천 이사장을 비롯해 여당 추천이사인 강성철 권혁부 박만 방석호 이춘호 이사 등을 '방송 6적'으로 규정하고 방송장악 음모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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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편향적인 박만 위원장이 이끄는 방심위가 '정권옹호위원회'라는 비판을 받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방심위는 2012년 1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이들을 출연시킨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이 공정성·객관성 조항을 위반했다며 주의처분을 내렸다. CBS가 재심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CBS는 결국 소송을 냈고, 1·2심 재판부는 CBS의 손을 들어줬다. 방심위가 편파 심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방심위는 귀를 닫았다. TV조선 <뉴스쇼 판> 징계를 둘러싼 논란 역시 편파 심의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 방송은 지난해 1월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김성환 노원구청장을 '종북'으로 규정하는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의 주장을 내보냈다.

지난해 12월 방심위는 이 방송이 공정성·객관성 조항을 위배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가장 낮은 행정제재인 '의견 제시'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법원은 정 전 아나운서가 이재명 시장과 김성환 구청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배상 판결을 내렸다. 이처럼 편파 시비를 부른 방심위의 심의 결과는 법원에서 잇따라 뒤집어 지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박만 위원장은 자신이 지금도 공안검사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느냐"면서 "박만 위원장 체제의 2기 방심위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더욱 노골적인 정치 심의 행태를 보이며 '비판 언론'에 칼을 휘두르는 '정권 친위대'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태그:박만 방송통신심의위원장 태그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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