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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질 수밖에 없었다

경제평론가인 이원재 성공회대 연구교수가 정부여당의 패배로 끝난 22대 총선을 분석했습니다. 필자의 동의를 얻어 소셜미디어에 실린 글을 오마이뉴스에도 게재합니다.[편집자말]

총선 결과가 나왔다. 정부여당인 국민의힘(비례정당 국민의미래 포함)은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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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우리 사회 이념지형의 변화를 꼽고 싶다. 우리 사회는 과거에 이단으로 여겨지던 진보적 생각, 즉 '평화'와 '평등'을 지향하는 이념이 주류인 환경으로 바뀌었다. 또한 유권자는 더 이상 보수-진보 또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이라는 단선적 대립구도 안에 갇혀 있지 않고, 다양한 이념그룹으로 분화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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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대체로 그런 지형에 맞게 행동한 반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그런 지형과 전혀 동떨어진 행동을 해온 게 이런 선거 결과를 가져왔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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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념지형을 분석해 보니, 6개의 이념그룹으로 나뉘어져 있었다(아래 그래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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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냐, 진보냐' 유권자는 단순하게 나뉘어져 있지 않다

 

▲ '새로고침위원회 미래비전 리포트 : 이기는 민주당은 어떻게 가능한가' 중 '가치 지향에 따른 6개 유권자 그룹 구분 및 비중(3000명 중)' 자료.

ⓒ 더불어민주당 새로고침위원회

놀랍게도 전통적 진보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평등/평화그룹(평등주의적이며 남북평화를 지향하는 전통적 진보 그룹)이 전체의 40% 가까이를 차지하며 압도적 다수이고, 어쩌면 이들보다 더 강력한 개혁우선그룹(검찰개혁과 반일성향이 강한 그룹)이 6.3%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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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라운 사실은, 전통적 보수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능력주의 그룹은 전체의 21.5%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압도적인 보수 우위 사회라는 많은 전문가들의 주장은 착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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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세 그룹은 약 20%의 친환경신성장그룹(친기업·친복지·친환경 성향의 중도파), 10% 가까운 포퓰리즘그룹(이른바 '이대남' 성향), 그리고 6.4%의 민생우선그룹(자영업자 성향)이었다. 전통적 보수-진보로 분류하기 어렵고, 그렇지만 뚜렷한 이념지향이 있는 그룹이 35%쯤 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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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2022년 여름 내가 민주당 새로고침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진행했던 분석이다. 대선 패배 직후였음에도 민주당의 잠재적 지지층은 너무나 탄탄하고, 국민의힘의 베이스는 이미 무너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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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조사는 특별했다. 흔히 진행되는 유권자 정책이념조사는 유권자에게 직접 정치적 정체성이나 정당일체감을 묻는다. '당신은 보수입니까 진보입니까?' '당신은 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중 어느 정당을 지지합니까?'류의 설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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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설문은 문제가 크다. 보통 사람들은 평소 생활하면서 보수인지 진보인지 어느 정당 지지자인지 스스로 확정하며 지내지 않는다. 평소에 형성돼 있는 것은 그 사람의 이념, 즉 정책선호다. 이런 선호는 선거 시기가 돼서야 '보수 vs. 진보' '민주당 vs. 국민의힘' 형태로 전환되며 이게 각 세력의 지지율로 나타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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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서 평상시의 정책선호를 중심으로 한 군집분석을 진행했다. 30여 개 정책에 대한 선호도를 물은 뒤 그 답변에 따라 사람들을 유의미한 군집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그렇게 나온 6개 군집이 바로 평상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정책이념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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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선거 때 지지할 정당은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 지지 여부는 선거 시점의 사회상황과 각 정당이 펼치는 전략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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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윤석열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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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3월 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예컨대 지난 대선을 보자. 국민의힘은 윤석열이라는 아주 새로운 인물을 대선후보로 급히 수입했고, 극히 불리한 유권자 지형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다. 다양한 그룹을 얼기설기 묶어 거둔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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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의 이념 정체성은 명확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기존 보수 지지층인 자유능력주의 그룹을 중심으로 해서, 이준석 대표가 포퓰리즘 그룹을, 친기업적 정치색을 중심으로 한 당내 보수세력이 친환경 신성장 그룹을 얼기설기 연합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일부 평등평화그룹도 가세했다. 반문재인 정서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유권자그룹을 결합시키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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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는 아주 취약한 연합이다. 특히 집권 이후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집권당은 정책을 실제로 집행해야 하는데, 지지표를 던졌던 유권자들이 너무 이질적인 그룹으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어떤 정책을 펼치더라도 반대그룹이 생기고 지지를 철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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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윤 대통령은 초기부터 큰 착각을 했던 것 같다. 본인의 지지층이 매우 탄탄한 것처럼 행동했다. 구걸을 해서라도 협치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범죄자를 상대하지 않겠다면서 야당 대표를 만나주지도 않았다. 국회와 손을 잡고 뭐라도 일을 해내며 유능함을 보여줬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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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보낸 법안을 연달아 거부했고, 청문회 결과를 무시하며 인사를 강행했다. 한 가지 결정을 할 때마다 특정 유권자 그룹이 깎여 나갔을 것이다. 불과 취임 1년 만에 지지층이 완전히 균열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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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국민의힘 케이스 : 윤석열의 착각 - 국힘이 놓친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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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총선 참패 책임지고 비대위원장직 사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런 상황에서 총선이 다가왔다. 민주당은 유권자 지형상 훨씬 유리한 상황에 있기도 했지만, 또 그런 지형에 어느 정도 맞는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평등평화그룹 지지층에 소구하는 전략을 이어갔던 것이다. 노란봉투법 등 진보적인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뒤 대통령에게 보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준 게 오히려 민주당에게 정무적으로는 도움이 됐을 것이다. 평등평화그룹의 신뢰가 커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조는 총선 시기를 맞으면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정치적으로는 윤석열 정부를 맹렬하게 비판했고, 정책적으로는 진보적 스탠스를 이어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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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도 지지층을 결집하는 전략을 주로 썼다. 이를 두고 양당의 혐오 경쟁이라고 분석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민주당의 결집전략은 영리했지만 국민의힘의 결집전략은 어리석었다. 유권자 지형이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운동권 청산을 외쳤고 야권을 범죄자 집단이라고 비난했지만, 그 구호에 공감할 유권자 그룹은 20%의 전통 보수중 일부밖에 없었을 것이다. 원전을 내세우고 감세를 내세웠는데, 이런 주제에 공감할 그룹도 소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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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소구했어야 하는 중요한 그룹은 친환경 신성장 그룹이다. 이 그룹은 그런데 어쩌면 사과값·대파값 사건이 상징하는 경제적 무능을 가장 심각하게 비판했을 그룹이다. 이들에게 소구하려면 경제적으로 유능함을 보이고, 기후위기와 맞서 싸우겠다는 이야기를 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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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윤석열 정부와 차별화된 경제 비전을 내놓고, RE100 같은 친성장 기후위기 대응 의제를 내놨어야 했다. 하지만 한동훈 위원장은 이념공세만 이어갔다. 20%의 친환경 신성장 그룹 중 상당수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사람들일 텐데, 이들 중 상당수가 이번에는 이 정부를 심판하러 투표장에 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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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했다. 그러면서 포퓰리즘 그룹 상당수도 국민의힘을 떠났을 것이다. 자유능력주의 그룹 일부도 흔들렸을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이들을 붙잡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그룹은 작기도 하지만 정치적 응집력이 약하다. 개혁신당이 더 확장하려면 친환경 신성장 그룹에게 소구하거나, 전통 보수집단인 자유 능력주의 그룹을 파고들었어야 한다. 그러기에는 시간과 능력이 모자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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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과 녹색정의당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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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 득표율 예상 의석수 붙이는 조국혁신당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조국혁신당 개표상황실에서 당 관계자가 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 상황판에 예상 득표율과 예상 의석수를 붙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조국혁신당은 이런 유권자지형을 정말 잘 활용했다. 6%의 개혁우선그룹은 작아 보이지만, 매우 큰 정치적 응집력을 보이는 그룹이다. 4년 전에는 열린민주당을 원내에 진출시키기도 했다. '3년은 너무 길다'는 검찰개혁을 지상과제로 여기는 이 유권자 그룹의 귀에 정확하게 꽂히는 구호다. 신경쓸 곳이 많은 민주당은 감히 외치지 못하는 구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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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이 등장하는 즉시 일정한 수준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개혁우선그룹의 열렬한 지지에 평등평화그룹 일부가 가세하면서 시작됐을 것이다. 일단 지지세가 확장되기 시작하자,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친환경 신성장 그룹의 일부도 '무능한 정권 심판'에 동의하며 가세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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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쪽은 녹색정의당이다. 2022년에 이미, 녹색정의당의 베이스는 무너져 있었다고 봐야 한다. 전통적 진보정당 지지 유권자그룹의 이념성향과 민주당 베이스의 이념성향 사이에 구분이 사실상 무너졌다. 분명 차이가 있겠지만,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군집을 형성할 정도는 되지 못한다. 정의당이나 녹색당의 잘못이 전혀 아니다. 유권자 지형이 그렇다는 것이다. 전혀 다른 상상을 했어야 이런 어려운 상황을 뛰어넘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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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정당투표 결과는 상징적이다.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득표율 합계가 50%가 넘었다. 한국사회 다수 연합을 이뤄냈다. 평등평화그룹과 개혁우선그룹의 결집력에, 친환경 신성장 그룹까지 가세해야 가능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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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취향'이 먼저 존재... 정당 지지 여부는 그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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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2동 사전투표소에서 선거사무원이 기표소 앞에서 기표용구를 들어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여러 분석가들이 이번 총선을 다들 혐오선거라고 했다. 유권자들이 증오투표를 한다는 분석도 넘쳐났다. '정부지지=보수=국민의힘 지지 vs. 정부견제=진보=민주당지지'라는 단선적 프레임이 관철됐다고 전제하며 이야기했다. 정책은 사라지고 심판만 남았다는 칼럼도 여럿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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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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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은 이미 유럽식 다당제가 걸맞을 정도로, 다양한 스펙트럼의 이념 군집을 이루고 있다. 정당들이 제대로 소구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번 총선 결과 역시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이념성향, 정책선호지형이 정당들의 전략과 맞물리며 관철된 것이다. 군집분석 결과 알게 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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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군집분석을 과거 대학원 시절 마케팅 이론의 대가인 존 리틀(John Little) 교수님으로부터 배웠다. 교수님은 경영 전략 수립에 사용하라고 가르쳐주신 것이지만, 사람들의 정치적 이념 지형을 읽는 데도 꽤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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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이념그룹이 먼저 존재하고, 특정 후보나 정당 지지 여부는 그 다음에 결정된다. 사람들의 취향이 먼저 존재하고, 특정 브랜드 선호는 그 다음에 결정된다는 마케팅 이론과 같은 원리다. 다만 사람들은 이런 이념과 취향을 명시적으로 말하지는 않는다. 조사와 분석을 통해 한땀 한땀 읽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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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은 철지난 정책패러다임을 이번 선거과정에서 효과적으로 무력화시키면서 자신들의 이념을 관철시켰다.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잇따라 열면서 던졌던 지역개발공약은 선거를 통해 무력화됐다. 한동훈 위원장이 던진 김포시 서울 편입이나 국회 세종 이전처럼 준비되지 않은 정책공약 역시 표로 무력화됐다. 도로나 철도를 지하에 넣는 등 토목건설공약 역시 무력화됐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는 정책선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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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유권자들은 양당의 대립구도나 막말전쟁 안에 갇혀 있지 않다. 그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가치와 정책을 투표를 통해 관철하려 한다. 그 결과가 이번 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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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유권자들의 뜻을 22대 국회는 법안과 예산으로 구체화할 수 있을까? 다시 비전과 정책으로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이원재씨는 경제평론가·성공회대 연구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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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총선,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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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김건희 리스크’가 윤석열 대통령 숨통을 조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뉴시스
집권 여당의 역대급 총선 참패 이후 ‘김건희 리스크’가 다시 윤석열 대통령의 숨통을 조이는 국면이 오고 있다.

범야권은 22대 국회 개원 후 압도적 의석을 토대로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을 다시 발의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여러 차례 ‘김건희 특검법’ 재발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11일 총선이 끝나자마자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더불어민주당과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 특검법 수사 대상에는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도 포함시킬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김건희 특검법 이야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서울 도봉갑 김재섭 당선자는 “김건희 특검법을 요구하시는 국민들의 요청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여사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국정 운영을 하는 데 있어서 많은 발목을 잡았고 여전히 국민들께서는 그 문제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이를 해소해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건희 특검법 처리는 예견되어 있고, 윤 대통령의 돌파구는 마땅치 않다. 일단 거부권을 재차 행사할 명분이 없다. 총선 결과를 통해 ‘김건희 특검은 정치공세’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완전히 잃게 됐다. 만약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또 행사한다면 그 자체로 대중의 불신이 극에 달하게 될 것이고, 재표결에서 여당의 조력을 받을 가능성도 희박하다. 개혁신당까지 포함한 범야권 의석은 192석이고, 국민의힘 의원들 중 8명만 이탈해도 거부권은 무력화된다.

윤 대통령으로선 김건희 특검 국면을 전환할 카드를 고심할 수밖에 없는데, 현재로선 뚜렷한 선택지가 보이지 않는다. 예컨대 대국민 담화를 통해 그동안의 대응에 관한 포괄적 사과와 함께 철저한 진상 규명 절차를 수용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힐 수 있겠으나, 전례에 비춰본다면 윤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되는 문제는 아니다. 또한 특검법 발의 이전에 검찰 수사를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으나, 이미 검찰이 해당 사건 수사 단계에서 김 여사를 수사 대상에서 배제한 전력이 있는 만큼 수사 공정성 시비나 신뢰 문제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다만 집권 여당의 역대급 총선 패배로 윤 대통령의 검찰 장악력이 옅어질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검찰 수사가 어느 정도 독립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일부 남아있다. 조국 대표가 ‘검찰 수사’를 먼저 이야기한 것은 어쩌면 열린 선택지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

‘김건희 리스크’의 또 다른 축은 명품가방 건이다. 윤 대통령은 작년 말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장면이 처음 대중에 공개된 이후 두 달 넘게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가 지난 2월에서야 KBS 대담에서 처음 언급했다. 그러나 최소한의 유감 표명도 없었고, ‘처신의 문제’나 ‘몰카 공작’ 정도로 치부해 오히려 대중의 분노를 샀다.

국민들은 명품가방 수수 건에 대한 당사자인 김 여사 또는 윤 대통령의 진전된 입장 표명과 명시적인 사과를 요구해왔다. 총선 이후 이 요구는 더 명징해졌고, 윤 대통령은 더이상 기존의 태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윤 대통령으로선 해당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 전개될 상황이 골칫거리다. 명시적인 사과 이후에는 사건의 진상을 소상하게 밝힐 필요성이 요구된다. 공직기강비서관실 차원의 철저한 수수 경위 조사 및 결과 공표와 같은 절차를 거칠 수 있다.

대통령실의 불특정 관계자가 복수 언론에 밝혔던 “대통령 부부에 접수되는 모든 선물은 관련 규정에 따라 관리, 보관된다. (김 여사가) 그 물건을 실제로 쓴 적도 없다”는 말의 진위도 확인 대상이다. 현행법(대통령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상 ‘대통령 선물’은 ‘대통령 직무수행과 관련한 선물’에 해당하며, ‘국가적 보존 가치’가 있는 것으로 한정된다. 만약 대통령기록물로 보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수령일, 수령 장소, 수령 경위 등이 담긴 공적 기록이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한 공적 기록을 확인해주지 않았고, 특정 언론사가 청구한 정보공개마저 거부했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건과 관련한 내부 조사 및 결과 공표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거나, 조사 이후에도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외부 수사기관 차원의 진상 규명이 불가피해진다. 김 여사가 공직기강비서관실이나 외부 수사기관의 조사 절차에 불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김 여사는 강제구인되거나 대통령실 청사 혹은 관저가 압수수색을 당하는 역대급 불명예스러운 상황을 마주해야 한다. 대통령 배우자는 대통령과 달리 면책특권이 없다. 주가조작 의혹과 비교해 매우 간단한 사건인 만큼, 대통령의 방해만 없다면 이 사건의 진상 규명은 아주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질 수 있다.

윤 대통령은 더이상 여당의 비호를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 여당인 국민의힘은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구받게 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 후보군들은 예외 없이 ‘김건희 특검법’이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자칫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면, 당권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한동훈 전 위원장의 행보도 변수다. 총선 패배 수습 국면에서 움크리고 있던 한 전 위원장이 다시 정치 전면에 나선다면,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극대화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건희 리스크’는 차별화의 효과적인 매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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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룡해 위원장-中 자오러지 위원장 회담.. “호상 관심사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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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계환 기자 
  •  
  •  입력 2024.04.12 11:19
  •  
  •  수정 2024.04.12 11:22
  •  
  •  댓글 0
 
 
북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사이의 회담이 11일 평양에서 진행되었다. [사진-조선신보 갈무리]
북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사이의 회담이 11일 평양에서 진행되었다. [사진-조선신보 갈무리]

북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자오러지(赵乐际)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사이의 회담이 11일 평양에서 진행되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통신은 “회담에서는 조선과 중국 사이의 외교관계설정 75돌이 되는 뜻깊은 올해를 ‘조중 친선의 해’로 선포하신 두 당, 두 나라 수뇌분들의 숭고한 의도를 받들어 정치, 경제, 문화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조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전통적인 조중(북중) 친선관계를 가일층 승화 발전시키기 위한 문제들이 토의되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통신은 “호상 관심사로 되는 지역 및 국제문제들에 대한 의견이 교환되었다”고 덧붙였다.

회담에 이어 북한과 중국 정부 및 기관들 사이의 합의문건들에 대한 조인식이 진행되었다.

이날 ‘최룡해-자오러지’ 회담에는 북한 김성남 국제부장, 관계부문 일꾼들과 중국 류건초 대외련락부장을 비롯한 중국 당 및 정부대표단 성원들, 왕아군 북한주재 중국특명전권대사가 참가했다.

앞서 ‘조중 친선의 해’ 개막식 합동공연에 참가할 300여 명으로 구성된 중국예술단이 6일과 9일 평양에 도착하였다.

또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한 명으로 중국 국회 격인 전인대의 수장으로, 중국 권력서열 3위에 해당하는 자오러지 상무위원장은 ‘조중 친선의 해’ 행사 참여차 11일 입북했다.

한편, 올해는 ‘북중 수교 75주년’(10.6)이다. 양측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올해 첫날 축전 교환을 통해 ‘조중 친선의 해’(중조 우호의 해)를 선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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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취한 尹대통령, 이제 지독한 숙취가 찾아온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04/13 09:23
  • 수정일
    2024/04/13 09: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박세열 칼럼] 대통령은 총선 결과의 '무서운 징후'를 읽어낼 수 있는가?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04.13. 05:03:08 최종수정 2024.04.13. 07:43:26

 

윤석열 대통령은 술을 아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통령과 그의 선거 참모들은 이 사실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적극 활용했다. 친근한 이미지 구축 과정에서 대통령과 '술'은 빈번히 등장한다. 후보 시절 자신과 갈등을 빚은 이준석을 만나러 달려간 곳에서 호프집을 찾아 함께 맥주를 마시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도쿄의 경양식집에서 가진 친교 자리에서 대통령은 일본 맥주와 한국 소주를 섞은 '폭탄주'(소맥)로 '러브샷'을 했다. 기시다는 자민련 간부들에게 "윤 대통령이 건배를 하면서 술을 다 마셔 깜짝 놀랐다"고 했다.

 

도가 지나치면 술 마시는 대통령의 이미지는 역효과를 낸다. 술에 얼마나 진심인가 하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파리로 달려간 자리에서 시내에 한식당 방을 잡고 5대 재벌 총수들을 모은 자리에서 술잔을 돌렸다. 이 사실은 언론의 폭로로 알려졌는데 사람들은 엑스포 유치라는 중대한 대사를 앞두고, 어떻게 해외에서 공무 도중 짬을 내 취할 정도로 술판을 벌일 수 있었는지 경악했다. 5대 재벌 총수를 회식자리에 무슨 아랫사람 부르듯 모은다는 게 상식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대통령은 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그때 느꼈다. 대통령은 뭔가에 취해있다.

 

<승자의 뇌>라는 책을 쓴 뇌·신경 심리학자인 이안 로버트슨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 교수는 권력을 쥐게 되면 사람의 뇌가 바뀐다고 주장한다. 권력의 '맛'을 보면 우리 뇌에선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이 분출되는데, 이로 인해 공감 능력이 약화되고, 목표 달성이나 자기만족에만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성공하면 사람이 변한다고들 하는데 맞는 말이다. 권력은 매우 파워풀한 약물이다(Power is a very powerful drug). 인간의 뇌에는 '보상 네트워크'라는 것이 있다. 뇌에서 좋은 느낌이 들게 하는 부분이다. 권력을 잡게 되면 이 부분이 작동한다. 테스토스테론이란 남성호르몬을 분출시키고, 그것이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 분출을 촉진해 보상 네트워크를 움직인다. 그래서 사람을 더 과감하고, 모든 일에 긍정적이며, 심한 스트레스를 견디게 한다. 권력은 항우울제다. 또 도파민은 좌뇌 전두엽을 촉진해 권력을 쥔 사람을 좀 더 스마트하고, 집중력 있고, 전략적으로 만들어 준다.

 

하지만 지나친 권력은 코카인과 같은 작용을 한다. 중독이 된다는 얘기다. 너무 많은 권력을 가지게 되면, 너무 많은 도파민이 분출된다.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지 않고, 실패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터널처럼 아주 좁은 시야를 갖게 하며, 오직 목표 달성이란 열매를 향해서만 돌진하게 된다. 인간을 자기애에 빠지게 하고, 오만하게 만든다. 권력은 모든 상황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지게 한다. 권력은 코카인, 섹스, 돈과 마찬가지로 도파민이라는 공동 통화를 사용한다."(2014년 7월 5일자 <조선일보> 로버트슨 교수 인터뷰)

 

이 식견을 우리 대통령에게 적용볼 수 있겠다. 대통령이 권력에 취한 징후들은 많았다. 첫번째 장면은 청와대 대통령실을 통째로 용산에 옮기는 '대역사'를 지시한 것이었다.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했는데 거기까진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결정과 실행 과정에서 보인 무시무시한 '속도전'이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철거된 레닌 동상의 느낌처럼 다가왔던 이 거대한 '정치 행위'로 인해, 무슨 군 작전 하듯 국방부, 합참, 외교부장관 공관 등이 줄줄이 이전했다. '용산 어린이 정원'을 거니는 어진 대통령 이미지 때문이었는지, 오염 정화 작업을 졸속으로 했다는 비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용산어린이정원을 초스피드로 개방했다.

 

하지만 '소통'을 위한 대역사는 '불통'으로 귀결됐다.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사태 이후 MBC 기자를 대통령 전용기에서 쫒아냈고, '도어스테핑'은 중단됐으며, 기자회견은 아예 없어졌다. 질문하는 사람이 없는데, 답을 하는 사람만 남았다. 용산은 새로운 구중궁궐로 재탄생했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대통령의 견해는 틀렸다. 의식이 공간을 재구성한다.

 

정치인에게는 기대되는 기본 행동 패턴들이 있다. 그걸 무너뜨릴 때 사람들은 '기괴함'과 '불쾌함'을 느낀다. 권력에 취해 발생한 행동 패턴들에는 몇가지 공통점들이 있다. 모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해치우고는 그에 대한 관전자의 반응을 의아해 한다는 점이다. 공감 능력의 부재다. 이를테면 한국에서 집중 호우로 전국토가 심대한 피해를 입은 사진이 보도되고 있는 와중에, 이역만리 떨어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폐허가 된 도시를 둘러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대통령의 사진이 배포되는 것과 같은 일들이다.

 

2022년 9월 7일 영부인에 대한 특검법이 야당에 의해 발의되며 거의 모든 언론이 '영부인 리스크'를 비판하고 있는데, 엿새 만인 9월 13일, 디올 명품 가방을 받고 있던 영부인의 '심리'는 '권력에 취했다'는 설명이 아니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직전에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받는 야당 대표의 배우자가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자신의 범죄 행위에 대한 대한 특검법이 발의되고 논의되는 와중에 고가의 가방을 태연하게 받아들고 있었던 모습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이런 사례는 무수히 많이 들 수 있다.

 

총선이 끝났다. 이제 청구서를 받아 볼 시간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총선 지각변동이 만들어낸 정치 지형의 진짜 의미를 알고 있을까?

108석의 집권 여당은 190석 넘는 야당에 의해 완전히 포위됐다. 사의를 표한 총리의 후임은 야당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총리 뿐 아니라 국회 청문회를 거쳐야 할 장관도 마찬가지다. 거국 내각? 권력에 취한 대통령 밑으로 들어가 정권 유지에 기여하고픈 야당 인사가 과연 있을까?

 

정치 지형은 더욱 암울하다. 이번 총선에서 제3지대와 같은 낭만적 현실은 없었다. 그나마 보수 정당으로 분류할 3석의 개혁신당은 '반 윤석열'의 선명성을 가진 정당이다. 개혁신당에 참여했던 '중도' 성향 인사들이 모두 낙선한 상황에서 이준석, 천하람의 '젊은 보수'는 주도권을 행사할 것이다. 그들의 목적은 대선을 앞두고 보수의 판을 새롭게 짜는 것이다. 어쩌면 우린 3석 짜리 미니 정당이 108석 짜리 국민의힘을 흡수하는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다. 이미 여당 내부에선 균열이 발생했다. 김재섭, 안철수와 같은 이들은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해 '채상병 특검법'의 처리를 언급하고 나섰다.

 

방아쇠는 당겨졌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보수 분열은 불보듯 뻔한 일인데, 이는 보수 정당의 정권 재창출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은 대통령의 임기보다 긴 임기의 새로 당선된 의원들을 초조하게 만들 것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권력에 취한 과거 대통령'이 아니라 '미래 권력'의 창출 여부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일사불란 움직였던 '친윤 돌격대'들도 이젠 없다. 권력의 도파민에 찬물을 확 끼얹는 일들은 무시로 발생할 것이다. 요컨대 국정은 표류할 것이고, 권력은 차게 식을 것이다. 정치를 시작함과 동시에 최고 권력을 차지한 대통령은 이제부터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막스 베버는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가의 자질을 논하면서 "정치가에 있어서 '거리감의 상실'은 곧 죽음과 입맞춤하는 일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치가는 냉철한 현실 감각을 가져야 한다. 거리감을 잃고 허영에 취한 권력은 자기 객관화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자기 객관화에 실패한 권력자는 실패의 징후를 여기저기 흘린다. 유권자는 그 징후를 기가막히게 포착하고 '살아있는 권력'을 심판대에 세워 올릴 것이다. 자기 객관화를 정치가의 주요 덕목으로 꼽은 막스 베버의 '격언'은 로버트슨 교수의 '권력 심리 분석'과 맥이 통한다.

 

우리의 대통령은 권력에 취해 있었다. 권력에 취하지 말라는 경고음은 셀 수도 없이 많이 울렸다. 하지만 대통령은 기어코 자신을 바꾸지 않았다. 4월 10일을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의 세상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예측하기조차 두려운 일들이 계속 벌어질 것이다. 지금부터 겪게 될 권력의 숙취는 아주 지독할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건 권력의 술을 너무 많이 마신 대통령 탓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부산의 한 식당을 방문해 술자리를 가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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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기자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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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대참사 그후, 윤석열 대통령의 앞날이 깜깜하다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윤석열 정부 중간평가 성격의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비례정당(국민의미래)을 포함해 100석을 겨우 넘겼다. 역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받아든 최악의 성적이다. 윤석열 정부는 헌정 사상 최초로 임기 내내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번 총선 결과는 현 정부의 독선적 국정운영과 경제 실정에 대한 대중의 평가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당장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하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관건은 윤 대통령의 태도다. 과연 이번 선거로 나타난 민심을 얼마나 최소한의 오차 범위로 진단하고 수습할 수 있을 것이냐에 윤 대통령의 운명이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대통령실은 현재 직면한 상황의 심각성 자체는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11일 오전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윤 대통령의 말을 대신 전했다. 비교적 신속한 입장 표명이었고, 대통령실에서 ‘국정 쇄신’을 언급한 건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었다.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정책실장, 수석비서관들 모두 사의를 표명하는 등 인적 쇄신을 토대로 한 국정 기조 변화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 앞에 서서 그동안의 국정 운영과 관련한 명시적인 사과와 함께 국정 쇄신 구상을 밝히고, 국민들에게 그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주요 관심사다. 다만 윤 대통령은 그동안 윤 대통령은 여러 차례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면 전환을 꾀할 기회를 마련해놓고, 내용의 부재로 인해 스스로 그 기회들을 걷어찼었다.

2년 동안 누적된 국정 난맥상이 변화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하는 형식으로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거 참패를 둘러싼 여당과의 책임 공방과 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는 국정 쇄신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온전히 떠안게 되면, 향후 주도권을 여당에 완전히 내주게 된 상태에서 식물 대통령으로 남은 임기를 채워야 한다.

일찌감치 여당 내에서 용산 책임론을 부각한 메시지들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국민께서 ‘이만하면 됐다’ 할 때까지 국정기조 대전환과 낮은 자세로 혁신해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참으로 무서운 민심이다. 윤 대통령은 깊은 자기반성 위에 국정 전반을 쇄신해 달라”고 말했다. 한동안 윤 대통령이 듣게 될 말들이다.

국민의힘에서 꾸려질 차기 지도부는 현실적으로 용산과의 차별화를 내세우지 않고는 신임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취임 후 당내 권력투쟁에서 배제됐다가 이번 총선에서 어렵게 살아돌아온 나경원 전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이 당권이라도 잡게 된다면, 윤 대통령으로선 상당한 부담이다.

범야권과의 관계 설정도 난망하다. 윤 대통령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사실상 ‘범죄자’ 취급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나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과 터놓고 회동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은 쉽사리 들지 않는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역시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이·조 범죄자 마케팅’에 주력한 만큼, 결국 여권에서는 검찰 색이 옅은 세력이 야권과의 관계 설정에서 주도권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거부권 정치의 동력도 사실상 사라졌다. 물리적으로 100석을 겨우 넘긴 여당의 의석이 거부권을 지탱해줄 수 있긴 하나, 국민들은 투표로 거부권 정치를 거부했다. 따라서 범야권 주도로 각종 쟁점 법안들이 통과될 때마다 윤 대통령의 선택은 심판대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 기조의 변화와 별개로 주요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정리할지도 윤 대통령으로선 딜레마다. 특히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명품가방 수수 사건 등과 관련한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일종의 ‘킬러 문항’이다. 윤 대통령으로선 기존과 같은 태도로 뭉개는 것도, 범야권의 진상규명 요구에 응하는 것도 모두 부담이다. 추후 ‘김건희 특검법’이 다시 통과돼서 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경우, 임기 내내 김 여사에 대한 수사 및 재판이 윤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대상인 해병대 수사외압 의혹 역시 윤 대통령으로선 골칫거리다. 이미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으로부터 폭로된 윤 대통령의 직간접적인 개입 의혹은 형사 책임은 물론 헌법적 책임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또한 대선 때부터 각종 갈등 현안들과 관련한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드러난 시스템 파괴의 그림자들이 제거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제2부속실 설치 등 김건희 여사에 대한 통제 시스템을 구축해 불필요한 배우자 리스크가 추가 양산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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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민심 역행 참패...대통령부터 바뀌는 것이 국정 쇄신”



[아침신문 솎아보기] 중앙일보 “이재명 대표와 회담도 이제는 적극 추진해 달라” 경향신문 “채상병 특검법 등 수용해야”

기자명조현호 기자

  • 입력 2024.04.12 07:43

  • 수정 2024.04.12 07:45

 

  • 언론자유를 지키는 힘, 미디어오늘을 지지해 주세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도시주택공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국민의힘 108석, 민주당 175석 등 야당 192석의 ‘거야 소여, 여소 야대’라는 참혹한 총선 성적표를 맞이한 윤석열 정부가 당정 모두 후폭풍에 휩싸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11일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고위 참모들도 사의를 표명했다.

‘여당 108석, 야당 192석’의 구도 앞에 야당과 협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12일자 대부분의 아침신문들은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총리와 대통령실장 등 참모와 내각 일부를 교체한다고 진정성 있는 변화로 받아들일 수 없으니 그동안의 불통과 독선을 되돌아보고 국민들에 진심어린 사과와 국정기조 변화를 약속하라는 주문이다. 대통령 가족과 측근들의 각종 의혹을 털지 않고서는 협치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총선 참패 후폭풍 대통령실장 총리 사의, 한동훈 사퇴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여당이 참패한 22대 총선 결과에 대해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 전원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조선일보는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정부·여당 수뇌부의 줄사퇴가 이어지는 등 여권에선 당분간 후폭풍이 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은 한 총리와 이관섭 비서실장, 한오섭(정무)·이도운(홍보) 수석 교체를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리와 비서실장 등 후임자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며 “일부 인사에 대한 교체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조선일보 2024년 4월12일자 1면

동아일보는 1면 기사 <尹, 총리-비서실장-정무수석 등 교체 가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 한오섭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이도운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 등의 사의를 수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11일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여당의 4·10총선 참패로 식물 정부, 레임덕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총선 패배에 책임을 지는 의미의 쇄신을 통해 국정 기조 전환에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후임 국무총리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4·10총선에서 각각 6선, 5선 고지에 오른 국민의힘 주호영 권영세 의원, 김병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내린다고 전했다.

 

재의요구권 행사도 쉽지 않다…대통령 탈당 요구 가능성

동아일보는 “범야권의 압승으로 윤 대통령이 야당 입법권을 견제하는 데 활용했던 재의요구권(거부권)마저도 여당 의원 일부가 이탈할 경우엔 행사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윤 대통령의 여당 장악력은 점점 더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인사나 예산권까지도 국회 동의가 필요한 경우 야당의 뜻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노동·교육·연금 개혁, 민생토론회에서 쏟아낸 각종 약속,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 개혁 문제도 강경 드라이브만을 고수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봤다.

경향신문은 4면 기사 <‘영남당’ 못 벗은 여당, 참패 수습하려 대통령 탈당 재요구할 수도>에서 한 여권 인사가 “공천도 끝났는데 의원들이 대통령 눈치를 보겠나”라며 “오히려 대통령실발 위기가 계속되면 당에서 대통령에게 탈당하라는 요구가 다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고 썼다. 여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거국 내각 구성 등 여소야대를 타개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고도 했다.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이르면 다음 주 중 ‘총선 당선자 총회’를 열어 전당대회 등 당의 미래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며 “당내에도 총선 참패의 첫번째 원인으로 윤 대통령을 지목하는 의견이 많아, 재정비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나 당정 관계 재정립 등을 두고 진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국일보도 “실질적인 변화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남은 임기 3년 내내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에 시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출구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레임덕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야당의 압승으로) 윤 대통령이 ‘레임덕’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여권 내부 “총선 제1책임은 한동훈”

여당 지도부도 속속 사퇴의사를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 당을 대표해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국민의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저부터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한 위원장은 “저는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며 “어떻게 해야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는지도 고민하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총선 패배에 대통령실과 공동 책임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제 책임”이라며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이고, 그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장동혁 사무총장, 박정하 수석대변인, 박은식·윤도현·장서정 비대위원 등도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한동훈 비대위는 3개월만에 막을 내렸다.

조선일보는 2면 기사 <고개 숙인 韓 “민심은 늘 옳다, 국민 사랑 되찾을 방법 고민”>에서 공천 과정에서 한 위원장과 갈등을 쌓은 친윤 그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총선 패배의 제1 책임은 한 위원장”이라는 반응이 나온다면서 ‘원톱’으로 총선을 진두지휘한 만큼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중동 “윤 대통령 본인부터 바뀌어야”… 인적쇄신 야당과 소통

조선일보는 사설 <尹 “국민 뜻 받들어 국정 쇄신”, 대통령이 바뀌어야>에서 그동안 윤석열 정부 인사를 두고 “검찰 출신이 요직 곳곳에 진출하면서 ‘검찰 공화국’이란 비판을 들었고, 서울대 출신 50대 남성들이 중용되며 ‘서오남’ 인사라는 지적도 받았다”며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내 편, 우리 편’만 찾은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국정쇄신의 시작은 윤 대통령 본인이라고도 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이 취임 석 달 만에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자 ‘국민의 뜻을 헤아리겠다’고 했고,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했을 때도 “국민은 늘 옳다”고 했다면서 “그래 놓고 민심에 역행하다 총선 참패를 당했다. 대통령부터 바뀌는 것이 국정 쇄신의 시작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윤 대통령은 우선 성난 국민의 마음을 보듬는 것에서부터 국정 쇄신의 동력을 찾아야 한다”며 “먼저 ‘나는 옳다’며 일방통행 리더십을 보인 것이나 공정과 상식에 대한 국민 눈높이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 것 등에 대해 진솔한 사과와 소회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동아일보는 “권위적 방식의 대국민 담화가 아니라 기자회견을 열어 답하기 힘든 질문도 받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밝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선일보 2024년 4월12일자 사설

동아일보는 “국무총리를 바꾸고 참모진을 바꾼다고 해도 대통령이 그대로면 새 인물들에게도 운신의 자유가 없다”며 “대통령이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하고, 참기보다 역정을 내기 십상이면 고언과 이견은 설 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협치의 성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윤 대통령의 변신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야당과 협조를 두고 중앙일보는 “취임 후 한 번도 없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도 이제는 적극 추진해 달라”며 “여·야·정 정책협의체도 상설기구로 가동하면서 야당의 아이디어도 수용할 것은 적극적으로 수용하자”고 제안했다. 후임 총리 인선을 아예 민주당의 의사를 물어 연립정부형 인사를 총리로 지명하거나 능력 있는 야당 인사를 장관에 기용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경향신문 “협치하려면 윤 대통령 사과 채상병 특검법 수용해야”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윤 대통령이 국정을 온전히 운영하려면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적”이라며 야당 협조를 구하려면 대국민 사과와 가족 및 각종 의혹 관련 특검법 수용을 제시했다. 경향신문은 첫째,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 퇴행과 권력사유화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국정운영 방식을 바꾸겠다고 약속해야 하며, 둘째, 윤 대통령과 가족 등 권력 중심부의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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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들어 경향신문은 “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해 국정 쇄신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남은 임기 3년을 야당과의 무한 정쟁 속에서 ‘식물대통령’으로 보낼지, 야당과의 협치로 국정 운영 성과를 낼지는 오롯이 윤 대통령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주문했다.

한겨레도 사설에서 “집권세력을 심판하며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윤 대통령의 실질적 변화”라며 “22대 총선 결과는 윤 대통령이 지난 2년처럼 남은 임기를 수행해선 안 된다는 단호한 메시지”라고 밝혔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해법을 두고 “그간 무시해 온 야당과의 협치 틀을 만들어내는 일”이라며 “기자회견 등을 통해 대통령실에 갇힌 불통과 오만한 권력 이미지를 씻는 것도 국민의 신뢰 회복에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세계일보도 사설에서 “여권이 민심을 다시 얻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 본인부터 변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 변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가장 시급한 것은 야당과의 소통과 대화”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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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엄한 정권심판‥여당 참패, 야권 압승



 

[지역구] 민주 161, 국힘 90, 진보 1, 개혁 1, 새미래 1

[비례] 민주연합 14 국민미래 18, 조국 12, 개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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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총선, 주권자인 국민은 정부‧여당에 철퇴를 내렸다. 개표율 99.8% 현재 국민의힘은 지역구 254석 중 90석, 비례 18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현 114석조차 지켜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161석을 차지했다. 이재명 대표는 54.1%를 받아 낙승했다. 비례는 14석을 이미 확보했다.

정권 심판의 돌풍을 일으켰던 조국혁신당은 비례 12번까지 국회에 입성한다. 조국 대표는 비례 2번이다.

민주당과 야권단일화를 성사한 진보당은 울산 북구에서 당선자를 냈다. 비례 2명을 포함 국회의원 3명의 원내 정당이 됐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화성을에서 신승했고, 비례도 2석을 확보한 상태다.

새진보연합은 용혜인 대표를 비롯해 2명의 당선자를 냈다.

새로운미래는 광주에 출마한 이낙연 대표가 낙선한 대신 세종을에 출마한 김종민 후보가 당선했다.

녹색정의당은 심상정 의원마저 낙선하면서 원외 정당으로 전락했다.

 

국민의힘, 패배 책임과 당권 경쟁

정권 심판의 태풍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었다.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내 건 ‘이조 심판론’은 패착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패배에 대한 한 위원장의 책임론은 불가피하다.

당장 한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도 불투명해 보인다. 더구나 당 대표를 노리는 안철수, 나경원 후보가 예상을 엎고 당선되면서 당권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장차관‧대통령실 출신의 초라한 성적표

정권 심판 민심은 윤석열 정부 장‧차관 출신 후보를 직격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박민식 보훈부 장관, 방문규 산업통상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신범철 국방부 차관, 김완섭 기획재정부 2차관 등이 줄줄이 낙선했다. 권영세(용산) 통일부 장관을 제외하면 모두 영남 텃밭에 출마한 후보들만 살아 남았다.

대통령실 출신 후보들도 성난 민심을 피해가지 못했다. 전희경 정무1비서관, 장성민 정책조정기획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서승우 자치행정비서관 등이 고배를 마셨다. 일명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 중에서 분당을 김은혜 후보를 제외하면 당선자는 대부분 영남권에서 나왔다.

한편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서 출마한 이상민, 김영주 후보는 낙선했고, 반대로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출마한 이언주 후보는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야권후보단일화와 조국 돌풍

야권의 압승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성난 민심의 반영이라는 분석에 이견이 있을 리 없다. 다만 야권후보단일화와 조국 돌풍이 ‘정권 심판’ 민심에 기름을 부었던 것도 사실이다.

정권 심판론이 가장 강했던 곳은 역시 수도권이었다. 수도권에서 민주당은 서울 48곳 중 37곳, 경기 60곳 중 53곳, 인천 14곳 중 12곳을 확보했다. 수도권 전체 122석 중 102석을 싹쓸이한 것이다.

더불어민주연합을 비롯 진보당과 민주당과의 야권후보단일화가 잡음없이 진행되면서 정권 심판론은 더욱 힘을 받았다. 특히 조국혁신당의 출현은 이번 선거 최대 변수로 작동했다.

‘조국 돌풍’ 덕분에 조국혁신당은 비례 12번까지 국회에 입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했던 진보당은 울산 북구 윤종오 후보가 55.1%로 낙승했다. 비례에 출마한 3명 중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정혜경, 보건의료 노동자 전종덕 후보가 국회 문턱을 넘었다. 또한 총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제주시 아라동을 선거구에 출마한 양영수 후보가 당선됐고, 이종문 후보가 부천시의원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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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석 얻은 다음날 대검찰청에서 "김건희 소환" 외친 조국



"검찰 조사 없다면 '김건희 종합특검' 추진... 거부권 행사하면 또다시 국민 심판"

24.04.11 15:37l최종 업데이트 24.04.12 06:57l

글: 류승연(syryou)

사진: 이정민(gayon)

 

▲ 조국혁신당 당선자들, 김건희 여사 소환 및 조사 촉구!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당선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 백 수수 의혹에 대한 김 여사 소환 및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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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혁신당이 4·10 총선 바로 다음날부터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조기종식'이라는 당의 홍보 슬로건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행보에 돌입했다.

 

조국 대표는 11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총선 후 첫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즉각 소환해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22대 국회 개원 즉시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엄포도 뒤따랐다.

 

검찰 향해 "김건희 즉각 소환" 외친 조국

 

▲ 조국혁신당 당선자들, 김건희 여사 소환 및 조사 촉구!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당선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 백 수수 의혹에 대한 김 여사 소환 및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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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는 이날 오후 2시께,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지지자들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총선 결과로 국회 입성이 확정된 후보자들과도 함께였다.

조 대표가 이날 회견 장소로 국회가 아닌 '대검찰청 앞'을 고른 건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윤석열 검찰독재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기 위함"이라는 게 그의 이야기다.

 

조 대표는 곧장 논점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즉각 소환, 조사"에 맞췄다. 그는 "검찰도,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뜨거운 심판이 자신들과 무관하지 않은 점을 잘 알 것이다, 두려운 민심을 확인했을 것"이라며 "국민들께서는 검찰이 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지 않느냐고 꾸짖고 계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즉각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해야 한다"며 "이원석 검찰총장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김 여사를 소환해야 하는 이유와 관련해 조 대표는 "검찰은 이미,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해 23억 원의 수익을 거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의 공범들은 모두 처벌받았는데 검찰은 왜 김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지 않냐"고 역질문했다. "김 여사가 만약 무혐의라면, 국민과 언론의 눈을 피해 다니지 않도록 억울함을 풀어줘야 하지 않겠냐"는 말도 덧붙였다.

 

"검찰, 김건희 조사 안 하면 개원 즉시 '김건희 종합 특검법' 추진"

 

그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 언급했다. 조 대표는 "온 국민이 공개된 영상을 통해 김 여사가 명품백을 받는 장면을 보았다"며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냐, 백번 양보해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또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해 왜 명품백을 받았는지, 그 명품백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그 대가로 무엇을 약속했는지 등을 조사하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검찰을 향한 '당부 메시지'도 남겼다. 조 대표는 "검사의 자존심을 지키시길 바란다, 왜 검찰 출신 대통령과 검찰 지도부가 검찰 조직 전체를 망가뜨리는 꼴을 보고만 있냐"며 "소소한 저항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후 조 대표는 '검사들은 공익의 수호자라는 본분 명심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채 대검찰청에서 약 5분거리 떨어져 있는 서초역까지 행진했다. 다른 비례대표 후보자들은 '검사들 기개는 어디갔나', '소소한 저항이라도 하라', '김건희 여사 당장 소환하라!', '이원석 송경호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라', '검찰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등 서로 다른 메시지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대통령, 거부권 또 행사하면? "또 심판받을 것"

 

조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중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과 지난해 12월 국회 문턱을 통과했지만,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좌초된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과의 차이를 묻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기존 법안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내용만 들어있다, 특검법이 발의됐을 때는 주가조작만 문제가 됐기 때문인데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된 이후 두 가지 (의혹이) 더 추가됐다"며 "첫째는 명품백 수수 의혹이고 두번째는 양평 고속도로 건"이라고 짚었다.

 

조 대표는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에도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4월 10일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인지하고 또는 수용하는 대통령이라면 감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며 "그 민심을 거부하고 외면하고 무시하는 대통령이라면 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고, 그러면 국민은 다시 한번 심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4·10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은 24.25%의 비례정당 득표율을 기록하며 거대 양당을 제외한 '제3당'으로서의 입지를 드러냈다. 조국혁신당은 22대 총선에서 총 12석을 의석을 확보했고, 원내 입성이 확정된 후보들은 다음과 같다.

 

▲ 박은정 전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장 ▲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이해민 전 구글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 신장식 전 MBC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 김선민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 ▲ 김재원 바른음원협동조합 이사장 ▲ 황운하 21대 국회의원 ▲ 정춘생 전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여성가족비서관 ▲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장 ▲ 강경숙 원광대학교 중등특수교육과 교수 ▲ 서왕진 조국혁신당 정책위의장 등이다.

 

▲ 조국혁신당 당선자들, 김건희 여사 소환 및 조사 촉구!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당선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 백 수수 의혹에 대한 김 여사 소환 및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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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22대 총선 평가와 전망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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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4/04/12 08:16
  • 수정일
    2024/04/12 08:16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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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권연대 | 기사입력 2024/04/1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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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권연대가 11일 22대 총선 평가와 전망을 다룬 분석글을 발표하였다. 전문을 게재한다.

 

[분석] 22대 총선 평가와 전망

 

1. 국민의 대승, 윤석열 응징·심판 선거

 

모두의 관심 속에 22대 총선이 국민의 대승으로 끝났다. 

 

선거 결과 진보민주개혁세력이 189석(민주당·민주연합 175석, 조국혁신당 12석, 진보당과 새로운미래 각 1석), 적폐세력이 111석(국힘당·국민의미래 108석, 개혁신당 3석)을 얻었다. 

 

선거 직전 상황을 보면 진보민주개혁세력이 176석(민주당·민주연합 156석, 녹색정의당 6석, 새로운미래 5석, 진보당·조국혁신당 각 1석, 무소속 7석), 적폐세력이 120석(국힘당·국민의미래 114석, 개혁신당 4석, 자유통일당 1석, 무소속 1석)이었다. 

 

진보민주개혁세력의 의석수가 늘었고 특히 정의당이 사라지면서 질적으로도 야권의 구성이 좋아졌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라는 형식으로 관권선거를 하고 검찰과 언론도 국힘당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며 부정선거를 했지만 국민은 흔들리지 않고 맞서 싸워 대승을 이루었기에 더욱 값지다. 

 

189석은 굉장한 승리이지만 국민은 압승하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다. 

 

국민은 진보민주개혁세력의 200석을 바라고 있었으며 어느새 승리의 기준을 200석으로 잡고 있었다. 

 

사실 200석이라는 의석수는 도저히 실현할 수 없는 숫자 같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의 믿기지 않을 정도의 학정을 대하며 그에 비례해 국민의 분노, 기대, 열망, 의지도 커진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저 정도로 하는데 우리도 200석은 해야 상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똥배짱, 막무가내에 맞서 200석은 너무 당연한 민심이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다. 

 

2. 승리의 요인

 

1) 북풍이 불지 않았다

 

윤석열 정권은 총선을 앞두고도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배 째라 식 망나니짓을 했는데 그러면서도 선거에 이길 수 있다고 본 것은 북풍을 믿었기 때문이다. 

 

국지전을 벌이고 간첩단 사건을 일으키면 모든 것을 완전히 덮고 여론을 뒤집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 윤석열 정권의 상전인 미국과 일본도 하나로 움직여주었다. 

 

그러나 총선 직전의 결정적 시기, 가장 전쟁 위험성이 높았던 3월 한미연합훈련을 사상 유례없이 조용히 보냈다. 

 

북한의 강경책에 놀라 미국에서 ‘이러다 우리가 벼랑 끝에 몰린다’는 비명이 나올 정도로 한·미·일이 몰린 것이다. 

 

국지전을 통해 총선에서 승리하려던 구성은 이렇게 파탄 났다. 

 

또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과 촛불행동 등을 엮어 간첩 조작 사건을 일으키려다 불법 사찰이 들통나면서 간첩단을 통한 총선 승리 구상도 좌절당했다. 

 

결국 궁색한 처지에 몰린 윤석열 정권은 통일부를 통해 북한이 총선을 윤석열 심판의 날로 정했다는 발표로 북풍 몰이를 해보려 했는데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호기롭던 ‘선제타격’, ‘2~3배 응징’, ‘즉·강·끝’, ‘선조치 후보고’,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 등은 다 사라져 버리고 찌질한 발표로 북풍의 불씨를 살려보려는 옹졸한 모습을 통해 그들의 필승 카드인 북풍이 완전히 파산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 국민의 중단 없는 반윤석열 투쟁

 

이번 총선은 막판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의 촛불대행진이 계속되며 윤석열 탄핵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총선을 앞둔 4월 6일에도 서울에서는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84차 촛불대행진’에 연인원 5천여 명이 참가해 ‘윤석열 대파!’, ‘압승하여 탄핵’ 등의 구호를 외쳤다. 

 

▲     ©김영란 기자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지하철로 중간 지점까지 이동해 다시 모여서 행진하는 등 복잡한 방식으로 행진을 진행했지만 수천 명의 사람들이 주최 측의 지휘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행동하며 상당한 단합력을 보여주었다. 

 

또 행진을 지켜보는 시민들이 박수를 보내며 환호하는 등 뜨겁게 호응했다. 

 

촛불대행진은 유튜브 생중계 조회수도 높았는데 공식 채널인 촛불행동tv 조회수만 2만 3천 회를 기록했으며 ‘빨간아재’ 채널에서는 무려 13만 회나 나와 그 전주의 6만 9천 회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을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유튜브 댓글창은 사정상 촛불대행진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반드시 윤석열을 탄핵하자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또 대파와 디올 명품가방 등 윤석열 정권의 문제점을 꼬집는 소재들로 풍자 그림을 그려 올리고 소품을 만드는 게 유행이 될 정도로 범국민적 풍자 열풍이 불었는데 이 역시 윤석열 심판 민심을 반영한 것이다. 

 

선거법에 의해 개인의 정치참여가 제한되는 속에서도 윤석열 탄핵의 의지를 불태운 많은 국민들이 법에 허용된 가로·세로 25센티미터 크기의 선전물을 들고 육성으로 윤석열 탄핵을 외치며 개인 선거운동을 하기도 했다. 

 

선거운동 막판에 김활란 논란이 터지자 위축되지 않고 국민이 나서서 공세적으로 반격한 것도 새로운 모습이었다. 

 

이런 범국민적 의지와 투쟁이 모여 이번 총선의 승리를 이끌었다. 

 

3) 반윤석열 선거연합

 

승자 독식의 선거 구조에서 반윤석열세력의 선거연합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번 총선에서 진보당의 주도적 노력으로 민주당이 따라오며 반윤석열 선거연합을 성사한 게 총선 승리로 이어졌다. 

 

3% 이상 득표해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는 현행 선거법에 따라 정당투표 사표를 방지하기 위해 비례연합정당을 구성한 것은 물론 지역구에서 적폐세력과 일대일 구도를 만든 것은 승리의 중요 요인이다. 

 

반면 정의당은 선거연합을 거부해 국힘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주었다. 

 

서울 도봉구갑은 국힘당과 민주당의 표차가 1,098표에 불과해 녹색정의당 후보가 받은 2,882표보다 작았다.

 

서울 마포구갑 역시 조정훈 국힘당 후보가 겨우 599표 차이로 이겼는데 녹색정의당 후보가 2,033표를 차지했다. 

 

이처럼 국힘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준 정의당 세력은 이번에 완전히 민심의 버림을 받았으며 재기를 허용할 수 없는 세력임을 스스로가 증명했다. 

 

3. 아쉬움의 요인

 

1) 이재명 대표

 

총선이 다가오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그간의 ‘고구마’ 같은 모습에서 벗어나 윤석열 심판을 얘기하며 오랜만에 시원한 사이다의 모습을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데 선거 막판이 되자 “윤석열 정권에게 책임을 묻고 회초리로 경고를 해야 한다”라며 비판의 강도를 한참 낮추는 고구마 전략으로 돌아갔다. 

 

또 총선 전날 재판에 출석하며 “꼭 투표해 국민을 배신한 정치세력의 과반 의석을 반드시 막아달라”라고 하는 등 여러 기회에 총선 목표를 ‘민주당 과반’으로 이야기했다. 

 

국민은 200석 압승을 목표로 보고 있는데 역풍을 두려워하며 목표를 낮게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목표를 과반으로 잡은 것은 후퇴다. 

 

국민에게 이미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니 회초리가 마련됐다고 생각하고 굳이 결사적으로 투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일함을 준 셈이다. 

 

반면 한동훈은 야당이 200석이 되면 “무시무시한 신세계”가 펼쳐진다며 공포심을 조장해 국힘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오도록 유도했다. 

 

이번 총선 투표율이 67.0%로 지난 총선에 비해 0.8% 포인트 오른 요인을 여기서 찾을 수도 있다.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 염원을 받들어 ‘이런 무도한 정권을 응징하려면, 윤석열 망나니 폭주를 멈추기 위해서, 후퇴한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해서, 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라며 200석을 목표로 제기했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각성해서 200석을 만들려고 떨쳐 나서게 된다. 

 

또 국힘당 지지자에겐 200석이 눈앞에 온 듯 보이게 해서 ‘세상이 뒤집어지는구나. 덤볐다가는 큰일나겠구나’ 하는 역 공포심을 조장해 자포자기 심정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이처럼 이재명 대표는 그동안 보여왔던 고구마 짓을 다시 했다. 

 

선거 막판에 “(우리가) 북한보다 못한 200대 무역 적자 국가가 되고 말았다”라며 평화번영의 방향에도 맞지 않고 선거와도 동떨어진 엉뚱한 소리를 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들이 진보민주·평화번영세력들의 총궐기에 지장을 주었다. 

 

2) 문재인 전 대통령

 

대통령 퇴임 후 ‘잊히겠다’라며 정치에서 멀어졌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총선에 적극 참여하는 특이한 모습도 있었다. 

 

지난 대선 때 반문재인 여론이 워낙 강해 윤석열이 당선되었던 점을 돌이켜보면 문 전 대통령의 총선 개입은 국힘당에 힘을 실어줬을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은 부산·울산 등 이른바 ‘낙동강 벨트’의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 사격했다. 

 

그리고 낙동강 벨트에서 국힘당이 예상보다 선전하며 역전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정계 은퇴를 했다가 복귀한 임종석 전 비서실장, 신당을 만들어 정치에 뛰어든 조국 전 장관과 힘을 합쳐 친문세력의 재기와 친문세력으로의 차기 집권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모습이 부·울·경에 역풍을 일으키고 전국적 선거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 

 

4. 전망 

 

1) 윤석열과 국힘당

 

이들은 더 막장으로 갈 것이다. 

 

이번에 참패한 국힘당은 윤석열을 비판하는 등 내분이 심해질 것이다. 

 

미국, 일본 내에서는 윤석열 정권이 끝났다고 보고 용도 폐기 및 교체 의견들이 확산할 것이다.

 

완전히 심판당한 윤석열 일당은 미일에 더 달라붙는 것밖에 살길이 없다고 여기고 친미·친일·반북·반중·반러 방향으로 광란의 질주를 가속할 것이다. 

 

또 검찰독재를 앞세워 야당 당선자들을 대대적으로 탄압해 의원직 상실을 노릴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안보는 더 파국으로 가고 경제는 폭망하며 민생은 대참사가 나 나라 전체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2) 이재명과 조국

 

이재명 대표가 선거 기간에 안보, 경제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정책인 평화번영은 입도 뻥긋하지 않고 반북적인 언사를 늘어놓는 것은 미일과 조중동의 눈치를 보면서 바람보다도 먼저 눕는 비겁한 기회주의 속성을 드러낸 것이다.

 

조국 대표도 영입한 인재나 정책 공약을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과 조국은 어차피 이대로 가면 정권을 차지할 것이라 보고 부자 몸 사리듯이 고구마 짓을 할 것이다.

 

미국과 조중동은 정쟁 대신 협치, 민생을 강조할 텐데 여기에 넘어가서 국민 염원인 윤석열 탄핵에 거리를 둘 것이다. 

 

3) 국민은 윤석열 탄핵 기치 높이 중단 없이 투쟁해야 한다

 

윤석열 정권이 자행하는 광란의 폭주는 갈수록 심해질 것이며 총선 참패를 만회하기 위한 검찰독재의 칼이 야권을 난도질할 것이다. 

 

버스·지하철 등 교통비, 가스비, 전기세, 기름값 등등 그동안 총선 승리를 위해 억눌러온 물가가 대폭 오르고 부자 감세를 강화하면서 민생은 파탄 나고 경제는 폭망할 것이다. 

 

이에 따라 어느 때보다 국민의 윤석열 탄핵 열기가 치솟을 것이다. 

 

선거 대승을 이끈 것도 국민의 투쟁이었으며 200석 완승을 못 한 것도 국민의 투쟁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정치권에 기대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는 윤석열 탄핵을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조국 대표는 한동훈 특검을 1번으로 하겠다고 하며 ‘정권 조기 종식’을 말하면서도 탄핵이 아닌 다른 방식을 이야기한다.

 

역시 국민이 직접 나서야 한다.

 

윤석열 탄핵의 기치 높이 중단 없이 몰아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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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 가자 탄핵으로!

정민주 | 기사입력 2024/04/1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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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99.83%…민주 174~175석, 국힘 109석, 조국혁신당 12석

윤 정부, 헌정사상 첫 ‘임기 내내 여소야대’

기자임재우
  • 수정 2024-04-11 08:35
  • 등록 2024-04-10 22:2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연합뉴스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윤석열 정권 심판’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국민의힘을 훌쩍 뛰어넘는 승리를 거둘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야당에 의회 권력을 내준 윤석열 정부는 임기 후반부 국정 동력을 상당 부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개표율이 99.83%에 이른 11일 오전 8시10분을 기준으로, 지역구 254곳 중 1위를 달리는 지역이 더불어민주당은 161곳, 국민의힘 90곳, 개혁신당 1곳, 새로운미래 1곳, 진보당 1곳이다. 비례대표(전체 46석)는 같은 시각 득표율을 고려할 때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9석,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3~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1~2석으로 예상된다. 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을 합하면 174~175석,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를 합하면 109석이다. 녹색정의당은 0석으로 예상된다.

앞서 10일 저녁 6시에 발표된 지상파 3사(KBS·MBC·SBS)의 공동 출구조사에서는 범야권이 전체 300석(지역구 254석, 비례대표 46석) 중 200석 안팎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개표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승리하는 지역구가 적잖게 나타났다.

지역별 개표 결과(새벽 3시 기준)로는, 민주당은 수도권 122곳 중 99곳에서 앞섰다. 민주당은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는 충청권 28곳 중에서도 21곳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낙동강 벨트’ 등 격전지가 많았던 부산·울산·경남에서는 국민의힘이 40곳 중 34곳을 앞서는 등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22대 총선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10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서로 격려하고 있다. 같은 시각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굳은 표정으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총선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10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서로 격려하고 있다. 같은 시각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굳은 표정으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20대·21대·22대 총선에서 연이어 제1당을 차지하게 되면서, 막강한 입법 권력과 함께 국정운영의 무거운 책임감을 나눠 갖게 됐다.

이재명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국민들의 선택을 겸허한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선명한 정권 심판론’을 주도한 조국혁신당도 10석이 넘는 의석으로 범야권의 주요한 축으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제3지대에서는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승리를 거두면서 향후 역할이 주목된다.

민심의 직격탄을 맞은 정부·여당에는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임기 5년을 모두 ‘여소야대’로 보내는 정부가 된다. 범야권이 180석을 넘게 되면 21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야당 단독으로 법안 통과가 가능할 뿐 아니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등을 활용해 여당의 입법 저지에 맞설 수 있다. 200석에 이를 경우,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되고 개헌과 탄핵소추도 가능해진다. 다만 개표 결과 출구조사를 뒤집고 승리하는 후보들이 등장하면서 기대의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에 “민심의 뜻을 따르는 정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실망스럽다”며 “끝까지 개표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번 총선의 잠정 투표율은 67.0%로, 1992년 14대 총선(71.9%) 이후 32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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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엄한 정권심판‥여당 참패, 야권 압승



 

[지역구] 민주 161, 국힘 90, 진보 1, 개혁 1, 새미래 1

[비례] 민주연합 14, 국민미래 19, 조국 12, 개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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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총선, 주권자인 국민은 정부‧여당에 철퇴를 내렸다. 개표율 99.8% 현재 국민의힘은 지역구 254석 중 90석, 비례 19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현 114석조차 지켜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161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54.1%를 받아 낙승했다. 비례는 14석을 확보했다.

정권 심판의 돌풍을 일으켰던 조국혁신당은 비례 12번까지 국회에 입성한다. 조국 대표는 비례 2번이다.

민주당과의 야권단일화를 이룬 진보당은 울산 북구에서 당선자를 냈다. 비례 2명을 포함 국회의원 3명의 원내 정당이 됐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화성을에서 신승했고, 비례도 2명을 확보했다.

새진보연합은 용혜인 대표를 비롯해 2명의 당선자를 냈다.

새로운미래는 광주에 출마한 이낙연 대표가 낙선한 대신 세종을에 출마한 김종민 후보가 당선했다.

녹색정의당은 심상정 의원마저 낙선하면서 원외 정당으로 전락했다.

 

국민의힘, 패배 책임과 당권 경쟁

정권 심판의 태풍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었다.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내 건 ‘이조 심판론’은 패착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패배에 대한 한 위원장의 책임론은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한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도 불투명해 보인다. 더구나 당 대표를 노리는 안철수, 나경원 후보가 예상을 엎고 당선되면서 당권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장차관‧대통령실 출신의 초라한 성적표

정권 심판 민심은 윤석열 정부 장‧차관 출신 후보를 직격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박민식 보훈부 장관, 방문규 산업통상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신범철 국방부 차관, 김완섭 기획재정부 2차관 등이 줄줄이 낙선했다. 권영세(용산) 통일부 장관을 제외하면 모두 영남권에 출마한 후보들만 당선됐다.

대통령실 출신 후보들도 성난 민심을 피해가지 못했다. 전희경 정무1비서관, 장성민 정책조정기획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서승우 자치행정비서관 등이 고배를 마셨다. 일명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 중에서 분당을 김은혜 후보를 제외하면 당선자는 모두 영남권에 출마한 후보들이다.

 

야권후보단일화와 조국 돌풍

야권의 압승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성난 민심의 반영이라는 분석에 이견이 있을 리 없다. 다만 야권후보단일화와 조국 돌풍이 ‘정권 심판’ 민심에 기름을 부었던 것도 사실이다.

정권 심판론이 가장 강했던 곳은 역시 수도권이었다. 수도권에서 민주당은 서울 48곳 중 37곳, 경기 60곳 중 53곳, 인천 14곳 중 12곳을 확보했다. 수도권 전체 122석 중 102석을 싹쓸이한 것이다.

더불어민주연합을 비롯 진보당과 민주당과의 야권후보단일화가 잡음없이 진행되면서 정권 심판론은 더욱 힘을 받았다. 특히 조국혁신당의 출현은 이번 선거 최대 변수로 작동했다.

‘조국 돌풍’ 덕분에 조국혁신당은 비례 12번까지 국회에 입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했던 진보당은 울산 북구 윤종오 후보가 55.1%로 당선했다. 비례에 출마한 3명 중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정혜경, 보건의료 노동자 전종덕 후보가 국회 문턱을 넘었다. 또한 총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제주시 아라동을 선거구에 출마한 양영수 후보가 당선했고, 이종문 후보가 부천시의원에 당선했다

 

강호석 기자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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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사면초가'…초유의 '식물 대통령' 기로에



이재명·조국 '사법리스크' 압도한 '정권심판' 총선

임경구 기자 | 기사입력 2024.04.11. 02:58:34 최종수정 2024.04.11. 05:43:11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총선 참패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방송사 출구조사와 달리 일부 접전지에서의 결과가 유동적이지만, 범야권의 180석 확보는 확실시되고 있다. 출구조사 결과나 개표 진행 중 한때의 전망으로는 '야권 200석', 즉 대통령 탄핵과 개헌 저지선까지 무너진 초유의 여소야대 지형이 가시화되는 듯했다. 그나마 국민의힘이 일부 접전지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뒤엎고 승리하며 최악의 상황은 모면하게 됐으나, 윤 대통령과 여당 앞에 남겨진 과제는 녹록지 않다.

'사법 리스크'를 달고 있는 대표들이 이끈 야당에 '사당화' 등 공천 파동과 후보자들의 막말, 편법 대출 의혹이 크게 부각됐음에도, '묻지마 정권심판' 민심을 잠재우지 못했다. 민심이 선거로 표출한 정서적 탄핵이다.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3년간 정상적 국정운영을 장담하기 어려운 사면초가 상황에 내몰렸다.

전국 개표율이 90%를 넘어선 11일 오전 2시30분 현재,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위성정당 의석을 포함해 112~114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총선 패배가 확실시된다. 민주당은 단독 과반을 넘어 170석 안팎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이 12석가량을 비례대표 몫으로 할당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간평가 성격인 이번 총선에서 심판론의 화살과 책임은 오롯이 윤 대통령으로 향한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의 돌격형 정치 노선이 복수혈전을 방불케 하는 이재명·조국 대표의 맞대응에 자양분을 제공한 점이 뼈아프다. 여권이 "범죄자 연대"라고 몰아붙인 이·조 대표가 윤 대통령을 협공하는 야당의 카운트파트로 한꺼번에 부상했다.

이·조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맹렬할수록,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에 대한 잣대와 비교됐다. 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 "박절하게 대하기 어려웠다"며 감싼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윤 대통령이 약속한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고 법치의 기준이 형해화됐다.

김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순방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이번 총선을 지배한 '배우자 리스크'는 윤 대통령 남은 임기 내내 지속될 전망이다. 제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 임명 요구를 외면해온 윤 대통령의 조치가 시급해졌다.

무엇보다 취임 이후 한번도 회담을 갖지 않았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태도가 변화할지 주목된다. 여전한 사법 리스크에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입법부 실권자로 떠오른 이 대표와 정치적 적대가 지속될 경우, 여야 관계는 내전 수준으로 격앙될 전망된다.

국정운영 기조와 방향에 관한 전면적인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야당의 법안 단독 처리와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가 소모적인 힘겨루기 양상으로 반복됐던 교착 정국의 무게추가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기울었다. 윤 대통령이 여소야대를 편의적으로 우회한 시행령 정치도 구사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총선 정국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석연치 않은 행보가 의심을 키워 초미의 쟁점이 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윤 대통령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야당이 21대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고 윤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권 행사로 맞설 경우, 거부권조차 여의치 않아지는 22대 국회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쪽은 윤 대통령이다. 민주당은 총선 뒤 열리는 첫 본회의에서 특검법 처리를 예고했다.

윤 대통령이 24회에 걸친 민생토론회에서 내건 총선용 약속도 대부분 무위로 돌아갈 전망이다. 약 900조 예산이 투입되는 재정 정책에 야당이 입법적 뒷받침으로 호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전면적인 국정운영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진 만큼, 윤 대통령은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대통령실을 비롯해 강경 이념형 장관들이 다수 포진한 내각 개편이 방향 전환의 시험대다.

다만 가뜩이나 윤 대통령의 인사풀이 협소한 데다 총선 참패로 원심력이 커진 여권 내부 상황이 변수다.

'정권 2인자' 격인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조기 등판에도 총선 참패를 피하지 못한 후폭풍이 '당정 공동체' 붕괴로 가시화될 수도 있다.

총선 과정에서 언급됐던 윤 대통령의 출당 요구까지 본격화될 경우, 윤 대통령 스스로 "총선에서 여당이 다수당이 되지 못하면 거의 식물 대통령이 될 것"(2023년 1월 <조선일보> 인터뷰)이라고 했던 예고는 현실이 된다.

국정운영 주도권을 상실한 윤 대통령 앞에는 고물가와 의정 갈등을 비롯한 대내외적 당면 현안들도 즐비하다.

특히 총선 이후로 미뤄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문제를 놓고 의료계와 원만한 타협이 도출될지 불투명해졌다. 윤 대통령이 임기 동안 주력해온 한미 동맹 강화, 한미일 공조 일변도 외교노선도 연말 미국 대선과 맞물려 격랑이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도시주택공급 점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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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기자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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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尹대통령 오만” 중앙 “한동훈 셀카만” 동아 “용산 충격”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간신문, 여권 참패에 일제히 대통령실-한동훈 리더십 비판...정부 국정기조 전환 요구

기자명이재진 기자

  • 입력 2024.04.11 07:24

  • 수정 2024.04.11 07:25

 

  • 언론자유를 지키는 힘, 미디어오늘을 지지해 주세요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국회도서관 개표상황실에서 22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면서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국민의힘tv 영상 갈무리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11일 새벽 기준) 민주당 단독 과반에 범야권 170~180석이 예상된다. 정권심판이라는 민심을 확인하면서 정부 여당의 기조가 바뀔지 주목된다.

11일자 아침신문은 여권의 참패에 성난 민심을 확인한 결과를 전하면서 미묘하게 보도가 갈렸다. 조선일보 1면 제목은 <범야 기록적 대승, 국민의힘 참패>였는데 중앙일보는 <여당 압승...민심은 여당에 매서웠다>, 동아일보 <‘불통정권 심판’ 與 최악 참패...범야권 180석>이었다. 제목으로만 보면 동아일보가 가장 매섭게 질타한 모양새이고, 조선일보는 덤덤하게 결과 내용만 전달한 식이다.

 

동아 “정부에 대한 불신 커져”

동아일보는 11일 오전 3시 58분 기준(93.36%)으로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이 얻는 비례 의석을 합치면 범야권 의석은 187석으로 예상된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과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열린민주당이 얻었던 183석보다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집권 3년 차에 치러진 중간평가 성격의 총선에서 여당이 이런 격차로 참패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동아일보는 “정책 및 입법 주도권도 거야(巨野)가 쥐고 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조기 레임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라며 대통령실이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여권 참패 요인과 관련해선 “윤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리더십과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 오기와 독선에 따른 불통 논란에 중도층이 등을 돌린 것”이라고 지적하고 “고물가 속 민생고가 가중되고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는데도 정부가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져 야권의 정권심판론 바람을 막지 못했다”고 했다. 국정기조 전환과 인적개편, 특히 총선 참패 요인을 놓고 대통령실과 여당이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충돌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 동아일보 1면.

조선 “국민의힘에서 이탈표 10표만 나와도”

 

조선일보는 “사상 최대 격차의 여소야대(與小野大)로 나타난 총선 결과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민심의 엄중한 심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전반 2년뿐 아니라 남은 3년도 거야(巨野)와 함께해야 하는 만큼 국정 운영 스타일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전망했다.

조선일보 2면 <용산은 불통, 여당은 전략 부재… 보수 지지층도 등 돌렸다>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지적한 것도 주목된다.

“작년 말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등판할 때부터 상당수 의원은 ‘야당과 말싸움하며 존재감을 키운 한 위원장의 캐릭터상 중도 외연 확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지난 1월 ‘윤·한 갈등’ 이후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적극적인 차별화에 나서지 못했다는 평가다. 현역 의원들을 대거 그대로 공천하면서 인물 구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의 전략 실패라고 했지만 사실상 한동훈 위원장의 경쟁력과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한 내용이다.

▲ 조선일보 2면

조선일보는 이조(이재명 조국) 심판론 전략에 대해서도 “집권 여당으로서 비전 제시나 정책 프리미엄을 내놓지 않은 것은 중대 패인”이라며 “이러한 ‘집토끼 우선 전략’은 결국 지난 총선 수준의 수도권 참패와 함께 ‘미니 정당’ 규모의 ‘도로 영남당’ 성적표로 돌아왔다”고 비판했다.

선거 결과 예측을 놓고 줄곧 국민의힘 단독 과반을 예상했던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60대 이상 고령층에서조차 정권 심판 행렬에 상당수 동참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지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에서도 보수 진영의 표가 흔들렸다는 얘기다. 60대 이상 높은 투표율을 기대했던 여권 입장에선 정권심판 바람이 어디까지 불지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다.

3면 <범야 190석 안팎… 與서 이탈표 나오면 대통령 거부권도 무력화>에선 조선일보의 위기감이 묻어난다. 조선일보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22대 총선에서 190석 안팎의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민주당은 현 정권 내내 사실상 모든 입법 권력을 독점하게 됐다. 여기다 여권 분열로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10표 이상 나올 경우엔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은 무력화되고, 개헌은 물론 대통령 탄핵도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탈표라는 전제를 깔긴 했지만 심리적 저지선이 낮은 10여표라는 숫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는 “그동안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 가운데 김건희 특검법이나 간호법 같은 경우는 여당 내에서도 ‘거부권 행사가 지나치다’라는 의견이 있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언제든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우회적인 암시다.

개헌도 가능하다고 거론하면서 친명 의원의 말을 전했다. 그는 “4년 중임제를 도입하고, 대통령 권한을 대폭 축소하며 검찰 등 권력기관 개편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동안 누구나 대선 때 공약했으나 여당이 되면 나 몰라라 했었는데 지금이야말로 개헌의 최적의 기회”라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도 언급했지만 “범야권 의석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임기를 단축시키는 부칙을 삽입해 조기 대선을 치르는 방안에 대해선 “학계에선 헌법 개정 당시의 현임 대통령의 임기를 조정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반론도 많다”고 했다.

여권 참패 요인과 관련해 조선일보는 특별히 한꼭지를 할애해 김여사 리스크를 꼽기도 했다. 5면 <‘김여사 리스크’ 국민 눈높이 못 맞춘 대응… 與 전통 지지층 이탈>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11월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이 불거진 뒤로도 두 달여간 침묵하는 등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대응을 하면서 중도층뿐 아니라 전통적인 여권 지지층 이탈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중앙 “당장 바꿔라”

중앙일보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가 전면적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야당과 만나면서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의 제언을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2면에서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을 비중있게 실었다. 어느 정도로 충격에 빠졌는지 모습이 예상되는 내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참담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 핵심 참모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의 총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며 “결국 민생 악화에 따른 정권 심판 심리가 작동했다는 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중도층은 물론 보수층의 표심도 확실히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실 관계자가 “당장 여당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부터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는 대목은 의미가 적지 않다. 대통령 탈당이 여권에서 분출될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대통령실에서 직접 탈당을 언급한 것은 그만큼 위기감이 크다는 뜻이다.

중앙일보는 “여당의 총선 참패로 윤석열(얼굴) 정부는 출범 후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당장 패배 책임론이 대통령실을 향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문제,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과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발언 등으로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슈 자체도 문제였지만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대응이 논란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 중앙일보 3면

4면 <한동훈, 정계 입문 111일 만에 ‘최악 성적표’…미래 불확실>에선 여권 관계자의 말을 빌려 한동훈 위원장의 ‘능력’이 의심된다는 내용까지 꺼내들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선거 전략, 메시지, 정책이 전무했다. 전통적 지지층의 안간힘으로만 버틴 선거”라며 “처음에는 ‘한동훈 효과’를 기대했지만, 결국 한동훈 아닌 누가 했어도 이 정도는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 후보는 “막판에 한 위원장이 지역구에 한 번 더 온다고 하길래 완곡히 거절했다. 유세차 위에서 마이크를 또 잡아봤자…”라고도 말했다.

중앙일보는 “‘후보는 없고, 비대위원장만 있는 선거’라는 후보들의 볼멘소리가 이날 비극의 암시였다”며 “한 위원장이 릴레이 셀카 등으로 스타 효과를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주목도를 독식해 정작 지역구 후보 득표에는 실질적 도움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 오만과 불통 리더십 때문” 직격탄

중앙일보는 사설을 통해서는 국정기조 전환을 직접 요구했다. 사설 제목은 <참패한 집권여당, 협치·소통으로 국정기조 전면 혁신하라>이다. 중앙은 “총선 결과는 국정 기조의 전면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수직적 당정 관계나 야당과 대결로 일관해 온 지금까지의 방식 대신 소통과 대화, 공감 능력을 발휘해 협치에 나서야 한다”며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여당은 야당의 협조 없이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그런 만큼 먼저 대통령이 야당의 의견을 경청하고, 국정에 반영하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오만 불통 尹 민심이 심판, 남은 3년 국정 어떻게 되나>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매섭게 질타했다. 조선일보는 “심판론이 선거판을 흔든 것은 여권의 큰 정책 잘못이나 권력형 비리 때문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윤 대통령의 오만과 불통 리더십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은 윤 대통령이 사과하고 후속 조치를 했다면 이렇게 커질 일이 아니었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특검도 총선 후 실시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아무 조치 없이 사과도 않은 채 끝까지 침묵했다”고 비판했다.

이종섭 전 국방장관 호주 대사 임명 및 출국과 기자 회칼 테러 사건 발언 논란을 일으킨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문제에 대해서도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고집부리다 수렁에 빠졌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언론과 기자회견도 없었다. 불통의 제왕적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고 했지만 민심에 고집스럽게 역행했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 임기는 3년이나 남았다. 나라의 명운이 걸린 각종 개혁 과제를 추진해야 하지만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회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며 “국민을 직접 설득하기도 쉽지 않다. 윤 대통령은 이런 사면초가 상황에서 어떻게 국정을 해나갈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 조선일보 사설

경향신문은 “여권은 개헌·대통령 탄핵 저지선을 가까스로 지켰지만 윤석열 대통령 조기 레임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레임덕을 언급했다. 경향은 한동훈 위원장에 대해서도 “50대 초반의 젊은 엘리트 여당 대표가 중도층·수도권·청년층 등에 호소력을 발휘해 ‘꼴보수 영남당’ 이미지를 극복할 거란 기대와 정반대 결과가 나오면서 대선 주자로서 한 위원장의 확장성에 의문이 제기됨과 동시에 야당 심판에 치중한 총선 전략도 실패했다는 평가가 불가피해졌다”고 했다.

한겨레는 2면 <유권자에 ‘대파’ 당한 윤 대통령…김건희 리스크부터 이종섭까지>에서 여권 참패 요인으로 고물가에 대한 대처 방식을 꼽았다. 고물가에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한단 합리적 가격 발언이 겹치면서 “대파는 심판론의 상징이 되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물가와 금리가 급격히 올랐음에도, 정부는 잡지 못했다. 여기에 윤 대통령과 이 후보의 ‘대파 발언’까지 겹치면서 정권 심판론은 더욱 공고해졌다”고 말했다.

중도를 대표하는 한국일보는 사설 <민심은 정권을 무섭게 심판했다>에서 “유권자들이 보낸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금까지의 국정운영 방식으로 나라를 운영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들어 국정운영의 과감한 방향 전환을 조속히 실천해야 한다. 불통 이미지를 벗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남은 3년은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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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 대해선 “오만함을 경계해야 한다. 이번 선거 결과는 정부 여당의 실정에 따른 것이지 자신들이 잘했다고 오판해선 안 된다. 현 정부 임기 3년간 입법을 통한 국정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커진 만큼 동반책임을 진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조국혁신당 돌풍에 대해 “심각한 공천파동을 겪은 ‘이재명의 민주당’에 ‘교차투표’를 통한 ‘이중심판’ 성격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겼다. 정권을 응징하면서도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상당 부분 몰아줘 균형을 맞춘 점이 주목되기 때문”이라며 “비례대표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이야말로 정국의 핵으로 등장한 만큼 진중한 원내전략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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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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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같던 최악의 총선, 어느쪽 이기든 끝없는 전쟁 이어진다

[박해성의 여의대교] '여의도 아저씨'의 씁쓸한 총선 관전기

박해성 티브릿지 대표 | 기사입력 2024.04.10. 0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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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계절, 봄입니다. 제 사무실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건너편에 자리해 있습니다. 커다란 창으로 한강이 내다보이죠. 요즘 같은 계절엔 꽃들의 색이며 나무의 풍성함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바람에 자꾸만 한눈을 팔게 됩니다.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다 살풍경한 현실 세계로 돌아오기란 꽤 고역스럽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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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같았던 선거가 끝났습니다. 오늘 밤이면 여야의 운명이 갈립니다. 다들 사활을 걸고 덤볐던 만큼 승패가 드러난 여의도는 한동안 시끌벅적할 것 같습니다. 언론이며 선거 전문가들까지 가세해 결과를 놓고 이러쿵저러쿵 소란을 떨 겁니다. 유권자인 우리야 아무 일 없었던 듯 생업으로 돌아가면 되겠습니다만, 결과와 무관하게 무언가 찜찜한 저로서는 그간의 선거 과정을 차분히 돌아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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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 선거가 내내 못마땅했습니다. 말들이 넘쳐났지만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거의 없었습니다. 모두 화가 나 있어서 더 분노하는 사람이 더 정의로운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도저히 용서하기 어려운 과거의 막말과 잘못들을 감추다가, 들춰지면 어쩔 수 없이 해명하는 뻔뻔한 태도들에 아연실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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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없이 상대를 향해 저지르는 서슴없는 인격 살인에 아예 눈감아버리고 싶은 순간이 즐비했습니다. 차선(次善)도 사치였습니다. 덜 나쁜 쪽 고르기 시합 같은 이번 선거가 뭐라도 선택해야 하는 유권자로서 참 난감했습니다. 이런 당혹감이 어디서 비롯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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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통령선거는 '역대급 비호감' 선거로 불리며 우리를 참 피곤하게 했습니다. 0.73%포인트 차이의 결과마저 역대급이었습니다. 승자의 포용도, 패자의 승복도 없이 곧바로 무한대결의 정치가 펼쳐졌습니다. 야권은 국회 권력을 휘두르며 행정부 무력화를 시도했습니다. 집권에 성공한 윤석열 정부는 집요한 수사와 기소로 야당의 숨통을 조이는데 몰두했습니다. 우리 정치에는 오로지 응징과 복수의 의지만 남아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번 총선은 이런 대선의 연장전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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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정치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견제론이 민심 저변에 깔려 있던 시기였습니다.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릴 정도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조기 레임덕 방지를 위해 여대야소 국회가 절실한 여권은 구당(救黨)의 임무를 그에게 맡겼습니다. 지지층은 환호했죠. 젊음, 세련됨, 전투력을 두루 갖춘 보수진영의 새로운 리더로 그를 반겼습니다.

올해 2월, 더불어민주당이 비명횡사 등 공천을 둘러싸고 자중지란을 일으키자 그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공천은 지지자들에게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각종 여론조사 지표가 여론의 변화를 암시했습니다. 정권 심판론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고, 국민의힘은 총선 승리를 기대하기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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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집안싸움에 기댄 국민의힘의 부상(浮上)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공천을 끝낸 이재명 대표가 특유의 직진성으로 전열을 정비하고 나서자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한동훈 위원장은 급해졌고, 독해졌습니다. 쓰지 않겠다던 '여의도 사투리'가 그의 입에서 쏟아져나왔습니다. 야권을 '범죄자 집단'으로 규정하고 '응징에 나서자'고 부추겼습니다. 그러나 수세에 몰린 국면을 타개하기에는 현재까지 상황에서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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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한동훈 위원장은 검찰 권력을 앞세운 윤석열 정권의 행동대장이었습니다. 정치권에서 경험을 쌓고 역량을 기를 새가 없었습니다. 상상력은 빈곤하고 담대함은 모자랐습니다. 정치 철학은 부재하고 범죄자를 처단해야 한다는 검사로서의 소신만 가득했습니다. 그런 그가 집권당의 사령탑을 맡아 여권의 명운이 걸린 선거를 지휘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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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선거를, 한 위원장을 내내 힘겹게 만든 장본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가히 여권의 '엑스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정(醫政) 갈등과 이종섭(전 주호주 대사)·황상무(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사건 등이 결정적입니다. 본인의 생각과 고집에 갇혀 국민과 싸우겠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민감한 시기에 대통령이 나서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인 흔치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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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오릅니다. 상당한 화력에 개인적인 서사와 스타일까지 갖춘 인물입니다. 딱 맞는 타이밍에 선명한 기치를 내걸고 등장하자 민심은 크게 출렁였습니다. 민주·진보 진영 스피커로서의 영향력, 문재인 정부 시절 쌓은 정치적 경험, 정적(政敵)의 집권 후 사법적 수난으로 단련된 내공 등 한동훈 위원장은 조 대표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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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난감한 처지에 빠졌습니다. 당장 비례대표 선거 득표율에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같은 편이지만 경쟁해야 하는 이런 관계를 설정한 건 조국 대표였고, 그래서 주도권은 조국혁신당에 있었습니다. 지역구도 비례도 민주당을 선택해달라는 '몰빵론'은 이런 국면에서 나온 수세적 캠페인이었습니다. 이재명 원톱 야권 단일대오 구상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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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과정에서 당내를 평정한 이재명 대표가 마주한 또 다른 곤혹스러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참전입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함께 지지하는 문 전 대통령의 전면적 행보는 이 대표의 생각을 복잡하게 만들었을 겁니다. 선거 이후 국회 운영, 전당대회, 대선 경선 등을 앞둔 그로서는 '친문'의 구심력 확보는 경계해야 하는 일이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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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이재명, 조국. 화려한 면면의 야권 인사들이 저마다의 논리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고 나서자 선거전은 더 거칠어졌습니다. 주장이 선명하고 칼끝이 날카로울수록 지지층은 환호했습니다. 김건희·한동훈 특검법 발의가 새 국회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습니다. 대통령의 불법을 전제로 탄핵을 암시하는 발언까지. 야권의 기세는 거침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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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어디서도 민생을 돌보지 못한 지난 정치를 반성하고 더 좋은 정치를 약속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후보자의 공약을 들여다보며 비교하고 더 좋은 사람을 선택해달라는 뻔한 말조차 없었습니다. 서로 심판하자며 악다구니를 치는 통에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이 어떤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저는 도통 알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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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시대에서 땀의 시대를 지나 이제 눈물의 시대를 맞이했다." (이어령)

앞선 세대가 흘린 피와 땀 덕분에 우리는 비로소 위로하고 공감하며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갈 자격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지금의 정치 환경에서 우리는 서로를 증오하고 저주함으로써 존재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를 지켜보며 좋은 정치를 갖는다는 게 꿈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제가 응원하는 편의 승패와 무관하게, 그래서 저는 이번 선거가 내내 못마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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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 이기든 제22대 국회는 선거로는 끝나지 않은 전쟁을 이어갈 것입니다. 이긴 쪽은 국민의 뜻이 오로지 심판이라고 믿으며 더 강하게 더 철저하게 상대를 죽이려 나설 것입니다. 나의 한 표는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경고장을 사형 집행 명령쯤으로 왜곡하지나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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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바깥의 세상은 포근한 봄입니다만, 여의도의 동토는 도무지 풀릴 기미가 보이질 않고 날카로운 바람 소리로 가득합니다. 새 진용을 갖추게 될 우리 정치에 별다른 기대를 할 수 없어 서글픕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박해성 티브릿지 대표

박해성 티브릿지 대표는 여론조사 전문가이자 정치·선거, 빅데이터, 공공정책 분야의 컨설턴트입니다. 2019년부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2년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지역산업·경제분과위원장을 맡아 국가적 과제 해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직업인으로서, 비판적 시민으로서의 감수성과 현실을 직시하는 균형감각을 신념으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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