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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추도식 이재용 발언 '뉴삼성' 적극 해석한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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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1/10/26 10:11
  • 수정일
    2021/10/26 10:1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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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노지민 기자
  •  입력 2021.10.2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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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에 보수신문 ‘자화자찬’ 비판 집중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회에서 임기 마지막으로 내년도 예산안 시정 연설을 했다. “‘완전한 회복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년도 예산을 604조 4천억원 규모로 확장 편성했다”는 설명이다. 대부분의 신문이 아쉬운 지점을 지적한 가운데 일부 신문은 ‘자화자찬’이었다고 비판을 높였다.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의 한 축은 회복과 민생을 위한 확장 재정이다. 이와 관련해선 신문별 평가가 엇갈린다. 한겨레(문 대통령 “경제회복 재정 확대”…부동산엔 “개혁과제” 원론만)는 “이번 예산이 민생을 회복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고 하기엔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며 “올 3분기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위해 책정된 예산이 1조원인데, 올 4분기와 내년 손실보상을 위한 내년도 예산안엔 1조8천억원밖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반면 동아일보의 경우 사설(다음 정부에 빚만 잔뜩 떠넘긴 文 마지막 시정연설)에서 “현 정부 5년 만에 정부 지출이 50% 늘어 나랏빚은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게 됐다. 정부는 임기 내내 빚으로 선심성 복지·고용 예산을 증가시켜 왔다”며 “마지막 시정연설도 ‘돈을 써야 할 이유’만 잔뜩 담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누적된 재정부담은 차기 정부와 국민 몫으로 남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선 코로나 대응, 고용보험료, 공무원 인건비와 연금 등이 거론됐다.

▲10월 26일 주요 일간지 1면
▲10월 26일 주요 일간지 1면

부동산 관련 대목에 대한 평가들도 이어졌다. 서울신문은 관련 기사(文 “부동산 여전히 최고 민생 문제”…대장동 언급은 없었다)에서 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최고의 민생 문제이면서 개혁 과제”라고 표현했으나 “지난 5월 취임 4주년 기자회견 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비리 사태를 언급하며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 죽비를 맞은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던 것에 비하면 수위는 약했다”고 했다. “정색하고 언급하자니 ‘대장동 개발 의혹’을 건드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사설(文 국회 연설 99% 자화자찬, 부동산 참사엔 “개혁 과제” 말장난)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2022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온통 ‘국정 성과’를 자랑하면서 온 국민이 고통을 겪으며 분노하고 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최고의 민생 문제이면서 개혁 과제”라고 한마디 말장난으로 때웠다”고 평가했다.

공수처, 손준성 검사에 영장 청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임 당시 대검찰청의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사진)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향후 수사의 기로를 가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후 윤 전 총장 등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관심이 모인다.

경향신문 사설(고발 사주 의혹 손준성 공수처 ‘1호 구속영장’)은 “공수처가 손 검사에 대한 체포영장이 기각됐음에도 구속영장 청구로 직행한 데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초강수를 둔 배경을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혐의를 입증할 물증을 확보했거나 증거인멸 시도로 볼 만한 정황을 포착했을 수 있다”며 “공수처의 영장 청구 사유가 타당한지, 손 검사의 방어권 침해 주장이 타당한지는 26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결론날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 기사(공수처 “손준성, 의도적 출석 연기” 판단…전격 구속영장 청구)의 경우 “손 검사 측은 영장심사 20시간 전 영장 청구 사실을 통보한 것에 대해 ‘최소한의 절차도 준수하지 않은 채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반발했다”며 “강제수사가 필요한 경우 대상자의 권익침해 정도가 보다 낮은 수사 방법과 절차를 사용해야 한다는 공수처 사건사무규칙 제8조 제2항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기사(공수처 “손준성 출석 계속 미뤄”…손 “대선 운운하며 겁박”)는 “일각에선 공수처가 손 검사 조사와 상관 없이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할 물증을 확보했다는 판단 아래 승부수를 띄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며 “공수처가 손 검사와 함께 근무한 검사·수사관 등을 상대로 고발장 작성 경위 등에 대한 구체적 진술을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구속영장 기각 시엔 무리하게 신병 확보에 나섰다는 비판과 더불어 수사 동력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어준의 ‘이재명지지’ 발언에 ‘사퇴해야’ 지적도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로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방송인 김어준씨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회차에서 김씨는 “이재명은 혼자서 여기까지 왔다”며 “지금부터는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 “이재명이 우리 사회의 플랫폼이 될 자격이 있다” 등의 표현을 했다.

▲10월 26일자 중앙일보 기사
▲10월 26일자 중앙일보 기사

중앙일보(김어준 “이재명 좀 도와줘야: 공개지지, 여당 내서도 비판)는 관련 기사에서 김씨를 “친여 성향의 방송인”으로 규정하면서 “민주당 안팎에선 이 같은 김씨의 움직임이 이 후보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김어준씨가 지금 나서는 건 민주당 원팀 전략에 썩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서울신문 사설(특정 후보지지 김어준씨, 공영방송 진행 그만둬야)은 “김씨 자신이 특정 후보에 대해 지지 발언을 한 만큼 자진 사퇴하는 것이 수순이겠으나, 그러지 않는다면 서울시나 TBS가 직접 진행자를 교체해야 한다. 특히 김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높은 시청률을 이유로 서울시와 TBS가 교체를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이 신문은 “표현의 자유가 인정된 한국에서 1인 미디어인 유튜버가 특정 대선 주자를 지지할 수는 있다”면서도 “김씨는 교통방송(TBS) 라디오의 시사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방송인이다. 또 TBS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영방송이다. 이런 배경으로 TBS 시사프로 진행자인 김씨가 특정 정당의 특정 후보에 대해 지지 선언을 하는 것은 방송의 공정성 준수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원칙을 위배했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이재명 후보의 경기지사직 사퇴를 다룬 기사(이재명 “5000만명 삶 책임지는 일꾼 될 것” 지사직 사퇴)에서 김어준씨지지 발언과 관련해 이 후보가 “그분이 엄청 중요한 사람이냐.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 엄청 많다”고 선을 그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고 이건희 회장 1주기, 이재용 부회장 포부 전한 신문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이 25일 경기 수원시 가족 선영에서 진행됐다. 1주기 추도식은 유족의 뜻에 따라 대대적인 행사없이 간소하게 열렸다고 전해졌으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도식을 마치고 사장단에 전했다는 발언 내용이 상당수 신문에 올랐다.

관련 소식을 다룬 주요 신문 제목엔 대부분 이재용 부회장이 “새로운 삼성”을 위해 함께 나아가자면서 독려를 했다는 대목이 사용됐다.

동아일보는 “실제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끄는 ‘뉴 삼성’이 본격적인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이 부회장은 이제까지 신사업에 도전해 한 차원 높은 삼성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함)’를 강조해 왔다. 사업 성장뿐 아니라 시민사회 소통, 준법감시, 건전한 노사문화 등을 함께 일구는 삼성을 만들겠다고도 해 왔다”고 평가했다.

서울신문의 경우 “삼성 안팎에서는 이날 발언을 두고 상당한 무게감을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전했다. “그동안 정중동 행보를 보였던 이 부회장이 이번 1주기를 계기로 경영 보폭을 넓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은 “더불어 12월 초쯤 발표될 정기 인사와 조직 개편을 두고도 큰 폭의 변화를 점치는 시각도 적지 않다”며 “이 부회장은 26일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 1심 판결이 예정돼 있어 부담스러웠던 사법 리스크 가운데 하나를 일단락하고 경영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고 전망했다.

경향신문의 경우 ‘차분한 1주기’의 배경으로 “삼성이 이날 이 회장 1주기를 차분하게 맞이한 것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의 영향도 있지만 이 부회장이 가석방 후 취업제한에 걸려 있고, 2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하며 “이 부회장은 이튿날인 26일 프로포폴 불법 투약 1심 선고 재판, 28일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사건의 1심 공판에 참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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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 칼럼 가갸날과 한글날

 
승인 2021.10.25 15:07
 


가갸날과 한글날

 

    2021년 10월 2일 프리미어 리그에서 황희찬이 멀티 골을 넣었다그의 팀 울버햄튼의 노란 유니폼 백넘버 26’ 위로는 황희찬이란 이름이 보였그러나 다른 선수들처럼 영어가 아닌 유일한 한글로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얼마 전 부터는 프랑스의 대학생들 수 십 명이 모여서 이선희의 노래 인연을 우리말로 따라 부른다. BTS의 팬덤인 아미는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로 원곡을 따라 부른다블랙핑크의 팬들도 마찬가지이다유럽아시아중동미국중남미등 지구촌 어디라도 K-POP을 따라 부르려면 반드시 한글을 익혀야 한다.

한글이란 고유명사는 1928년이 되어서야 지어졌다한글의 호적명은 훈민정음(訓民正音)’으로 백성들을 측은하게 여기신 세종대왕께서 거의 혼자의 힘으로 만들어 널리 가르치신 바른 소리글이다훈민정음은 태어날 당시는 중국에 대한 무조건 사대주의에 빠진 조정 관리들과 지식인들에게 철저히 무시당하였다우리글임에도 시정의 속된 글이라고 언문(諺文), ‘완전하지 못한 글로 반절(反切), 아녀자들만 익히는 문자라고 암클이라고 불리었다또 가갸거겨……나냐너녀……” 하는 소리로 읽는다고 가갸글이라고도 놀리듯이 불렀다모두 상국인 중국의 글 한자(漢字)에 비하여 우리글이기에 턱없이 부족한 글자라고 지레 스스로 낮춰 부른 것이다

태생은 더없이 거룩했으나 쫓겨나 저잣거리에서 비루하게 자라났다세종대왕께서는 훈민정음을 창제하시고도 3년이 지난 1446년에야 세상에 반포하시었다모진 반대도 잠재우고 백성들에게 훈련시켜 그 효용 가치를 증명할 시간도 필요하셨을 것이다.

그보다 먼저 옛 조선의 3대 단군 가륵’ (BC 2181)께서 가림토(加臨土문자를 창제하셨다는 기록이 있다훈민정음의 전신으로 추정되는 총 38개인 가림토(가림다문자를 잘 익히면 사람으로 하여금 옳고 그름을 능히 가른다는 의미이다그보다 더 이전인 약 5900년 전배달국 거발한 환웅천제의 명을 받아 신지 혁덕이 사슴의 발자국을 본 따 녹도문을 만들었다는 기록도 있다.

한 나라의 문자는 그 나라의 정신이 깃들게 마련이다우리의 한글은 이미 날 때부터 천지인 합일정신의 원리에 따라 창제되었다그러므로 하늘(), (), 사람(), 즉 천지인이 하나 됨을 가장 중요시한 철학적 사유가 창제의 축이 된다모가 나서 못나 서로 찌르며 살아가는 모진 사람들이 수행을 통해 땅처럼 바른 네모 같이 어른이 되고결국 둥글고 원만한 하늘같은 어르신이 되는 것바로 인간완성의 소망 철학이 과학적으로 몸의 생리에 맞춰 만들어진 인류지성의 최고 걸작이 한글이다.

한글은 1910년대주시경(周時經)을 중심으로 한 국어 연구가들이 으뜸가는 글’, ‘하나 밖에 없는 글이라는 뜻으로 지었다측근들에게만 알음알음으로 전해졌지만 비로소 합당한 이름을 받게 되었다. 1928년 조선어연구회(朝鮮語硏究會현 한글학회)가 일제 강점기중에서 신음하는 민족에게 큰 용기를 주기위하여 목숨 걸고 한글날을 주창하였다결국 한글은 온갖 우여곡절을 견디고 본래의 모습을 찾아 지생(智生)을 갈고 닦아가는 인류 진화의 막대한 효용가치로 자리잡어 가고 있다.

세종대왕께서는 훈민정음’ 서문에 당신의 절실한 마음을 남겨놓으셨다. “나랏말씀이 중국의 말과 달라한자와 잘 통하지 아니하여 어리석은 백성이 자신의 뜻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이가 많으니라내 이를 불쌍히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노니 사람마다 쉽게 익혀 늘 씀에 편안하게 하고자 함이라.“ 이처럼 한글의 중심에는 한웅천제단군성조세종대왕을 관통하여 한민족의 정신으로 이어져 오는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신조가 입력되어 있다이제 영화노래음식드라마화장품게임 등등 k-예술과 k-문화를 통해 전 세계의 인류의 가슴에서 대량으로 한글의 깊은 철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한국인 뿐 아니라 한글을 사랑하는 전 세계의 그 누구라도 한글을 늘 쓰다 보면 마음속에서 절로 피어나는 참다운 인간선언문이 형성된다. “인간은 그 누구나 천지인이 하나로 녹아들은 거룩한 존재이다그런 만큼 그 누구나 차별 없이 정보를 손쉽게 공유하여 본래의 충만한 자유를 마음껏 누릴 지어다.” 스스로 한글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여한글을 더욱 정성껏 가다듬어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할 일이다!

 

                                                       글원암 장영주(사단법인 국학원 상임고문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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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교황 방북, 한반도 평화구축에 큰 기여" 기대

이인영 장관,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동행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1.10.25 11:24
  •  
  •  수정 2021.10.25 13:36
  •  
  •  댓글 0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25일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 방문을 계기로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한반도 평화구축에 큰 기여할 하게 될 것이라며, 논의가 진전될 경우 지원하겠다는 정부 입장을 밝혔다. [사진-정부 e브리핑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9일 유럽3개국 순방길 첫 일정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기로 해  교황 방북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교황 면담에 동행하고, 문 대통령에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교황을 만날 것으로 알려져 교황 방북을 계기로 '종전선언'에 대한 진전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도 교황 방북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25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교황청 방문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폭넓은 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하면서 "정부는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한반도 평화 구축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논의가 진전될 경우 방북이 성사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앞으로도 이러한 입장에 따라 계속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 의미에 대해서는 "정부는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이 한반도 문제에 깊은 관심을 표명해온 교황과 우리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폭넓게 대화하고 평화 증진을 위한 지혜를 나누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인영 장관이 교황 면담에 동행하는데 대해서는 "통일부 장관은 남북관계 주무장관으로서 이번 방문이 한반도 평화와 화해 증진의 계기가 되도록 뒷받침하고, 이번 방문의 성과를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양 방문은 지난 2018년 10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교황청을 공식 방문하면서 추진됐다

당시 문 대통령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받은 교황은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교황은 지난 7월 결장협착증 수술 뒤 회복 중에도 방북 일정을 다듬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에 앞서 교황의 방북을 지지하는 유흥식 대주교를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한 것도 교황의 방북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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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희망고문 그만하라'던 언론들, 반성 없나

[전국민 70% 접종완료 ③] 백신 보도는 그래도 달라야 했건만... 공동체에 해가 된 언론들

21.10.25 07:07l최종 업데이트 21.10.25 07:07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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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8월 16일자 사설 <백신 실패를 "희망 고문"으로 덮으려 하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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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고문이다. (...) 두 달 남짓 동안 약 2600만명의 접종을 완료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 (세계일보)
- "갑자기 불가능해 보이는 약속을 내놓고도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아 의문만 키우고 있다." (중앙일보)
- "이번 발언이 또 다른 희망 고문이 될 것이라는 비관론도 상당하다. 공교롭게도 문 대통령이 낙관론을 펼 때마다 상황은 악화한 바 있다." (한국일보)
- "'10월 70% 2차 접종'이 가능하려면 두 달 반 동안 매일 36만 명 이상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3분기 백신 수급이 크게 틀어져 현재로선 달성 가능성이 희박하다." (한국경제)
- "그러니 문 대통령이 제시한 방역 목표가 현실을 도외시한 수치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서울신문)


불과 두 달 전인 8월 16일~8월 17일 주요 언론의 신문 사설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에서 "10월이면 전 국민의 70%가 2차 접종까지 완료할 것이며, 목표 접종률을 더욱 높일 것입니다"라고 말한 것을 '희망고문'이라면서 비판하는 논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말은 현실에서 그대로 이루어졌다. 우려했던 모더나 백신 공급이 정상화됐고, 9월 셋째주에 1차 접종 70%가 완료되면서부터 언론은 더 이상 '10월 70% 접종완료'가 가능하냐는 물음을 던지지 않았다. "가당키나 한가"라며 자뭇 확신에 차서 훈계조로 외쳤던, 하지만 한 달도 안 돼 철회했던, 언론의 '의구심'은 과연 합리적이었던 것일까?
 

▲  한국일보 8월 16일자 사설 <"10월까지 국민 70% 접종, 과도한 낙관 아닌가>
ⓒ 한국일보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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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상황 살피지도 않고... 관성적이고 게으른 비판  물론 정부가 실제로 허언이나 희망고문을 일삼았다면 비판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정부는 백신 접종 계획에 있어서는 시종일관 비교적 현실적인 목표치를 세우고 이를 맞춰가려고 노력했다. 4월 300만 명, 6월 1300만 명, 9월 3600만 명 1차접종, 11월 3600만 명 2차접종 완료가 당초 정부의 목표였고, 각종 위기 속에서도 이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게다가 8월은 3~4월처럼 백신 수급 불안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신뢰도가 떨어진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다. 화이자 백신은 매주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었다. 당시 50대의 접종 참여율, 18~49세 예약률 역시 낮지 않았다. 유일한 문제는 모더나사의 물량 차질 정도였다. 하지만 정부가 대표단을 미국 모더나 본사에 파견해 항의하는 등 해결의지를 보이고 있었던 터였다.

국민들은 접종 의향이 높았고, 다행히 주요 선진국들의 접종이 활발하지 않아 백신 확보가 아주 어려운 조건은 아니었다. 한국의 백신 인프라 역시 하루에 100만 명 이상을 접종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전제 조건들을 언급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지적하는 정도의 비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해당 사설들은 그렇지 않았다.

당시 여준성 보건복지부장관 정책보좌관(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은 <오마이뉴스>를 통해 "언론이 정부를 비판하고 싶은 것은 이해하는데, 대통령의 말은 아주 면밀한 검토 끝에 근거를 갖고 나온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문제는, 언론의 이러한 행태가 백신 접종이 이뤄진 8개월 동안 매우 관성적으로 이루어져왔다는 점이다. 조금이라도 백신 접종에서 부정적 이슈가 생기면, 70% 접종은 물 건너갔다거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기사가 어김없이 등장했고 확대됐다. 공동체의 건강과 경제적 문제에 직결되는 백신 문제가 마치 안 풀리지 않기를 바라는 듯한 감정이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관련기사]
'접종률 70% 3년 걸린다'던 언론, 반성하고 있을까? http://omn.kr/1v8hk
한국경제 '모더나행 1600만원' 기사의 진실 http://omn.kr/1v3d3 ) 
백신 접종 99일째... 언론의 예측은 틀렸다 http://omn.kr/1toj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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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의 10월 21일자 기사 <"백신 맞고 디스크 파열"... 80여명 눈물의 호소>
ⓒ 연합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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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은 어디갔나... 해로운 공포마케팅

한국 언론의 백신 보도에 있어 또 다른 문제점은 의심과 공포감을 부추긴다는 점이다. 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해 SNS 글이나 국민청원 글을 검증 없이 곧바로 기사화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연합뉴스>는 <"백신 맞고 디스크 파열"…80여명 눈물의 호소[OK!제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허리 디스크가 파열됐다는 주장을 그대로 실었다. 방역당국이나 전문가들로부터 인과성에 대해 확인하지 않은 채 제보자들의 주장만 보도한 내용이다.

최근 '백신 이상반응'을 주장하는 접종자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쓰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국민청원 내용만 그대로 옮기는 '온라인 기사'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성인 90%가 넘는 4000만 명 넘게 접종을 경험한 상황에서, 접종 후에 발생한 질환 하나하나를 모두 백신 탓으로 돌리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백신 이상반응에 대해선 더더욱 검증과 취재가 필요한 이유다.

젋은층 접종자가 증가하면서 백신 접종 후 백혈병을 진단받거나 사망했다는 기사도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선 방역당국이 "코로나19 백신이 백혈병을 유발 또는 촉발한다는 근거는 없고 국내에서는 매년 약 3500명 정도의 백혈병 환자가 진단된다"며 "백신 접종 이후 수일에서 수개월 이후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지 않다"라고 직접 해명하기까지 했다.

김언경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소장은 언론의 백신 보도에 대해 "언론이 정치적으로 어떤 입장에 있든, 정부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든, 백신 접종은 국가적으로 필요한 일이고 잘 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지금까지 언론보도를 보면 비과학적이고 감정적이고, 불안이나 공포를 조장하는 내용들이 많았다. 실제로 그것이 국민들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게 유도한다면 그 자체로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어 "언론이 백신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나 고통 분담을 한 자영업자 지원 문제 등 현실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획 - 전국민 70% 접종완료] 
① 240일만의 쾌거... 비관주의 뚫고 팔 걷어붙인 국민들 http://omn.kr/1vok6 
② '집단면역 어렵지만... 70%는 변화 이끌 기준선 http://omn.kr/1vo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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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상임고문’ 맡아 이재명 돕기로, 민주당 ‘원팀’ 구성 본격 시작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10/25 09:45
  • 수정일
    2021/10/25 09:4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경선 불복’ 피켓 들고 현장 몰린 이낙연 지지자들, 앙금은 여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1.10.24.ⓒ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참여 요청을 승낙했다. 이 전 대표는 선대위 ‘상임고문’에 이름을 올려 이 후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당초 이 전 대표가 맡을 것으로 예견된 선대위원장 직위보단 선거 참여도나 적극성이 떨어지는 자리이지만, 이 후보의 최대 경선 경쟁자였던 이 전 대표의 참여로 민주당이 비로소 본선 대비 ‘원팀’ 체제 구성의 첫발을 뗐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에서 만나 30분간 회동했다. 지난 10일 경선 종료 뒤 첫 만남이다. 이 후보는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이 전 대표를 맞이했다. 찻집 문 앞에서 대면한 두 사람은 취재진을 바라보며 손을 맞잡고 짧은 포옹을 나눈 뒤 실내로 들어섰다.

이 전 대표는 공개 발언에서 이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며 “우리 모두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도록 그리고 누구든 마음에 남은 상처가 아물도록 당과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노력하자”고 했다.

이 후보는 “제가 일찍 찾아뵀어야 됐는데 (경기도) 국정감사 때문에 약간 늦어져서 송구스럽다”며 “민주당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과 미래를 위해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대표님의 많은 고견을 꼭 부탁드린다.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이어서 같은 DNA를 갖고 있는 하나의 팀원들”이라고 말했다.

이후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된 대화에서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에게 “선대위 참여”를 요청했다고 자리에 배석한 오영훈 의원이 회동 결과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오 의원은 경선 국면 ‘이낙연 캠프’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냈다.

오 의원은 “두 분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며 “협의한 결과 선대위 상임고문을 이 전 대표가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캠프에 참여했던 의원들도 참모들끼리 상의해 참여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이에 화답해 이 전 대표의 대선 주요 공약이었던 ‘신복지 정책’을 계승하겠단 의사를 밝혔다. 오 의원은 “이 후보는 이 전 대표 핵심 공약인 신복지 정책을 ‘이재명 후보 직속 선대위 제1위원회’를 구성해 그 공약을 직접 챙기겠단 말을 했다”고 언급했다.

오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상임고문 직책을 맡은 배경에 대해 “(이 후보가) 구체적 직책을 요청한 건 아니고 선대위 참여를 요청했다. 선대위 참여의 방법을 상임고문이란 직책으로 하는 게 맞겠다고 두 분이 의논한 결과”라고 부연했다. ‘상임고문이면 직접 현장에 나가기보단 외곽에서 지원하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오 의원은 “당에서 판단할 문제”라고만 말했다.

상임고문 공식 임명 등 향후 절차와 관련해선 “당이 아마 11월 초 정도에 (진행할 것으로) 이 후보는 전망하고 있다. 당에서 논의할 사안”이라고 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차담을 마친 뒤 회동 내용과 관련한 브리핑은 대변인에게 맡긴 채 손을 맞잡고 현장을 함께 빠져나갔다. 이후 추가 회동 일정은 잡지 않은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회동하기로 한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 앞에서 양측 지지자들이 모여 있다. 2021.10.24.ⓒ국회사진기자단

‘경선 후유증’ 깊게 남은 이낙연 지지자들
일부 현장 몰려와 양측 충돌, “회동 중지하라” 항의도

이날 현장은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를 보기 위해 몰린 양측 지지자로 인산인해였다. 특히 지난 14일 대선 캠프 해단식 이후 공개 행보를 멈춰 온 이 전 대표를 보기 위해 그의 지지자들이 상당수 참석했다. 이들은 경선 결과 불복을 시사하는 ‘사사오입 철회하라’, ‘결선 없이 원팀 없다’ 등 피켓을 들고 이를 구호로 외치기도 했다. 구호는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회동이 진행되는 시점에도 이어졌다.

경선 앙금이 채 가시지 않은 양측의 감정 싸움에 현장에선 내내 긴장감이 돌았다. 특히 이 전 대표와 이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을 땐 질서가 깨져 아수라장이 됐다. 현장 대응 과정에서 의견이 대립된 이 전 대표 측 일부 지지자는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몇몇은 “회동을 중지하라”고 항의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지지자 간 감정적 갈등이 봉합되는 덴 시간이 필요하단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이 후보 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은 브리핑에서 “지지자의 마음,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단 것에 대해 두 분이 인정했다”며 “지지자의 마음에 상처가 회복되고 함께하는 부분과 관련해선 기다려주고, 함께해주고, 안아주고 하는 부분이 필요하단 말씀을 나눴다”고 언급했다. 오 의원은 “(찻집 밖을) 같이 걸어 나간 것으로 모든 상황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전 대표는 공개 발언에서 지지자들을 향한 당부의 발언을 남겼다. 이 전 대표는 “당원과 지지자들께서 여러 생각을 가지실 수는 있지만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이어가야 한다는 대의를 버리지 마시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회동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1.10.24.ⓒ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1.10.24.ⓒ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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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 유동규 지목한 검찰, 특검 가자는 조선

  • 기자명 장슬기 기자
  •  입력 2021.10.25 07:31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2011년 대검 중수부 대장동 부실수사?…윤석열 검찰, 고발장에 등장한 유튜브 모니터링 정황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와 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그분’ 논란에 대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지목했다고 서울신문이 보도했다. 이에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기소하면서 앞서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등에게 받은 3억5200만원 뇌물 혐의 외에 부정처사 후 수뢰 약속 혐의도 적용했다. 

한겨레는 대검 중앙수사부가 2011년 대대적으로 수사했던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수사 시작 단계부터 남욱 변호사 등이 참여한 대장동 민간개발업체 대출 관련 자료제출을 요구한 사실이 검찰 수사기록에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대검 중수부가 추가 수사를 하지 않았는데 당시 부산저축은행 사건 주임검사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였고 대장동 업체 대출을 불법으로 알선한 조아무개씨에 대한 수사 초기 변호는 대검 중수부장 출신 박영수 변호사쪽이 맡았다고 알려졌다. 

윤석열 예비후보가 검찰총장 재직시절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윤 후보에게 적대적이던 유튜브 채널을 모니터링한 정황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파악했다. 한국일보는 공수처가 파악한 모니터링 대상 유튜브 채널 가운데 일부가 지난해 4월3일 국민의힘에 전달된 고발장에 포함된 사실을 파악하고 대검 차원의 조직적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 25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 25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검찰이 지목한 천화동인 1호 ‘그분’은 유동규 

서울신문은 정치면 톱기사 “유동규로 향하는 ‘그분’…김만배, 柳에 천화동인 1호 입단속 정황”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과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는 부인하지만 검찰이 확보한 녹음파일 속 대화내용과 핵심 피의자들 진술에서 유 전 본부장을 ‘그분’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를 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전담수사팀은 정영학 회계사 녹음파일에서 천화동인 1호 소유 주체를 두고 김만배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은행 돌아다니면서 쓸데없는 얘기를 해서 직원들이 많이 알더라”라며 “천화동인 1호가 네것이라는 걸 알고 있더라”라고 질타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누군가 내 몫으로 해놓은 것을 말하지 않은 이상 어떻게 알겠냐”며 자신이 말한 게 아니란 취지로 해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이 해당 녹음을 들려주자 “김씨가 준다고 말하니 현혹돼서 그렇게 말한 것이지 천화동인 1호는 김씨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 25일자 서울신문 정치면
▲ 25일자 서울신문 정치면

 

서울신문에 따르면 정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 성남도개공 투자사업팀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도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라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를 종합해 유 전 본부장을 기소하면서 대장동 사업에 앞서 남 변호사 등에게 받은 3억5200만원 뇌물 혐의와 부정처사 후 수뢰약속 혐의를 적용했다.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몰아주고 화천대유 측에서 700억원을 받기로 약속했다고 본 것이다. ‘수뢰 약속’ 혐의 관련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다시 청구할 예정이다. 

‘대장동 대출’ 조사하고도 덮은 대검 중수부

한겨레는 1면에서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검경 수사기록’을 보면 대장동 민간개발을 추진한 시행사 씨세븐의 이강길 전 대표는 2011년 3월 대검 중수부에서 부산저축은행 대출 관련 자료 제출 요청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부산저축은행 등 계열사는 2009~2010년 이 전 대표의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에 1155억원을 대출해줬는데 이 과정에서 박연호 당시 부산저축은행 회장 인척인 조씨가 알선료 10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처벌됐다. 조씨의 알선수재 혐의가 드러난 건 당시 중수부 수사가 아니라 2015년 수원지검 특수부 수사를 통해서다. 이 전 대표와 조씨는 경찰수사에서 2011년 대검 중수부에서 대장동 관련 진술이 있었다고 했다. 

당시 부산저축은행 사건 주임검사인 윤석열 후보 측은 한겨레에 “당시 청와대 수석 등 비호세력 로비 의혹을 수사하면서 수사 본류가 아닌 개별 법인들의 비리 확인에 매달린다면 직무유기”라며 “봐주기 수사를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조씨에 대한 수사 초기 변호를 맡은 박영수 변호사는 “불법대출 사건은 오래돼 기억이 없다”고 했다. 

▲ 25일자 한겨레 정치면 기사
▲ 25일자 한겨레 정치면 기사

 

한겨레 3면기사를 보면 검찰이 부실수사를 했다는 의혹은 더욱 커진다. 2015년 대장동 개발비리를 수사한 수원지검 특별수사부가 당시 로비 자금 전달자로 남욱 변호사가 지목됐는데 검찰은 남 변호사의 범죄사실을 배제했다. 남 변호사의 혐의는 LH가 대장동 사업에서 빠지도록 국회의원에게 로비 명목으로 이강길 전 대표에게 13억3000만원을 받았고(변호사법 위반), 자신이 법인 소유 토지를 담보로 25억원을 빌린 뒤 개인적으로 사용한(업무상 배임) 내용이다. 

당시 남 변호사를 변호했던 박영수 변호사, 수사팀을 지휘했던 강찬우 수원지검장은 모두 화천대유 고문을 지냈다고 한겨레는 지적했다. 

▲ 25일자 한겨레 만평
▲ 25일자 한겨레 만평

 

지금이라도 특검 가자는 조선일보

검찰이 대장동 개발의혹 핵심 피의자인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해 배임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다며 조선일보는 지금이라도 특검을 자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 “검찰, 지금이라도 수사 중단 특검 자청해야”에서 “특히 유씨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을 무시하고 일부 투기 세력에게 천문학적 수익을 보장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유씨 배임 혐의를 수사하지 않으면 대장동 개발 계획의 최종 결정권자였던 이재명 경기지사의 배임 혐의도 사실상 수사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검찰의 추락은 민망할 정도”라며 “경찰이 한나절 만에 찾아낸 핵심 피의자 휴대전화를 거짓 해명까지 하면서 열흘간 찾지 못했고, 수사 착수 20일이 지나도록 대장동 의혹의 중심점인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론에 밀려 성남시청 서버를 압수수색하면서도 이 지사의 이메일 기록은 포함시키지 않았다”며 “유씨의 ‘윗선’을 밝혀줄 유력한 통로를 일부러 피해가는 모습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많은 법조인들은 지금 검찰을 문재인 정권이 강행한 소위 ‘검찰개혁’의 현주소라고 한다”며 “최대 수혜자는 문 정권 인사들과 그 후계자들이고 최대 피해자는 국민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윤석열 대검, 고발장 등장한 유튜브 모니터링 

한국일보는 “공수처는 최근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을 잇따라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유튜브 S채널 등에 대한 모니터링 업무를 한 적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S채널은 지난해 초 윤석열 전 총장 처가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하던 친여 성향 유튜브”라고 보도했다. 

▲ 25일자 한국일보 정치면 기사
▲ 25일자 한국일보 정치면 기사

 

이 신문에 따르면 공수처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조성은씨에게 지난해 4월3일 전달한 고발장에 해당 채널이 등장한 점에 주목하고 모니터링 목적과 윗선의 존재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고발장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언유착’ 의혹 제보자인 지아무개씨를 변호한 적이 있었다는 내용과 “민병덕 스스로 2020년 3월 6월 유튜브 S채널 등에 출연해 자신이 제보자X 변호인이라고 설명함”이라고 적혀있다. 공수처는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S채널을 모니터링해 수집한 정보가 그대로 고발장에 옮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이 전달한 고발장에는 S채널 외에 지난해 4월2일 P채널에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출연해 발언한 내용 등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단순 뉴스 스크랩 업무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공수처는 곧 김 의원과 손준성 당시 수사정보정책관 등 사건 핵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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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우리말 사랑합시다”…‘순우리말 대사전’ 펴낸 채홍정 선생

새속담사전-신고사성어-익은말큰사전 이은 네 번째 역작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2021-10-25 07:4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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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아름답고 고운 순우리말이 점점 사장되고 잊히는 것이 너무 한스럽습니다.”

망구(望九)의 노익장을 자랑하는 시인이자 재야(在野) 국어학자인 대원(大元) 채홍정(蔡鴻政) 선생(81)이 ‘순우리말 대사전’(오늘의문학사)을 펴냈다.

 

2015년 ‘새속담사전’, 2017년 ‘신고사성어’, 2019년 ‘익은말 큰사전’에 이은 네 번째 국어 관련 역작으로 여기에는 각종 사전과 매스컴, 인터넷 등을 통해 생소한 어휘를 그때그때 수집하고 정리한 지난 17년의 세월이 녹아있다.

한국예술복지재단으로부터 발간비 일부를 지원받아 출간된 ‘순우리말 대사전’은 898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으로 2만 3000여 어휘의 뜻이 상세하게 풀이돼 있다. 부록으로 구름·바람·잠·비의 종류, 나이별 호칭, 24절기 등도 수록했다.

“그동안 여러 번 중동무이(하던 일이나 말을 끝맺지 못하고 중간에서 흐지부지 그만두거나 끊어 버림)했지만 ‘순간이 쌓여 역사가 된다’라는 말처럼 지금은 아리따운 추억의 오솔길에 마음이 머물러 마냥 흐뭇합니다.”

한글은 어느 나라 글자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탁월한 표현력에 뛰어난 독창력을 지녔다는 자부심으로, 우리 국민의 어휘력과 인식의 폭을 넓혀주고 싶다는 소망에서 채 선생은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대사전을 엮었다.

“우리 사회가 더 품격 있는 순우리말을 사용하도록 행정기관과 언론기관, 교육기관에서 앞장서 주길 바랍니다. 순우리말을 사랑하는 문학인도 더욱 많아져야 하고요.”

채홍정 선생©뉴스1

1940년 경북 문경에서 출생한 채홍정 선생은 1996년 한맥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등단했고, 현재 ㈔문학사랑협의회 운영이사, 한국시조협회 대전지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그간 시집 ‘거울 속 세상’, ‘푸르름은 더 푸르게’, ‘황홀한 반란’, ‘사랑하며 섬기며’, 시조집 ‘한여름 밤 그리움’ 등을 발표했고, 해정문학상, 한국인터넷문학상, 대전문학 공로상, 하이트진로문학상 작품상, ㈔문학사랑 문학발전공로상, 대전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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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발사하고 사라진 미확인 잠수함

[개벽예감 466] 미사일 발사하고 사라진 미확인 잠수함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1/10/2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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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저고도변칙기동능력 갖추고 동해에 출현한 ‘북극성’ 

2. 1발을 발사했나? 2발을 발사했나?

3. 제2탄 발사하고 어디론가 사라진 미확인 잠수함

4. 위성감시망 따돌린 8.24영웅함의 유인전술

5. 세계적인 잠수함강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조선

 

 

1. 저고도변칙기동능력 갖추고 동해에 출현한 ‘북극성’ 

 

2021년 10월 19일 조선국방과학원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 2021년 10월 20일 한국군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1년 10월 19일 오전 10시 17분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동해 상공으로 발사되었다고 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날 조선에서 발사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측면기동 및 활공도약기동을 비롯한 많은, 진화된 조종유도기술들이 도입된” 미사일이라고 한다. 위의 인용구에서 측면기동이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사일이 비행 중에 측면기동을 한다는 말은 조종유도에 따라 비행방향을 좌우로 이리저리 바꾸면서 날아간다는 뜻이다. 비행방향을 좌우로 이리저리 바꾸면서 날아가는 측면기동은 미사일의 수평비행단계에서만 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이번에 조선국방과학원이 신형 잠수함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과시한 새롭고 특이한 비행성능은 비행방향을 좌우로 이리저리 바꾸면서 수평비행을 하는 것이다. 

 

이번에 조선에서 발사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수평비행단계에서 좌우로 기동하면서 날아갈 때, 비행고도는 약 50km였다. 일반 단거리탄도미사일의 정점고도는 약 100km인데,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비행고도는 그것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조선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저고도기동력을 발휘한 것이다.    

 

또한 위의 인용구에 나오는 활공도약기동이라는 말은 미사일이 하강비행단계에서 연속적으로 활공비행과 도약비행을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이번에 조선국방과학원이 시험발사한 신형 잠수함탄도미사일은 하강비행단계에서 로켓엔진을 잠시 끄고 활공비행을 하다가 갑자기 로켓엔진을 다시 켜고 고도를 높였다가 타격대상을 향해 번개처럼 내려꽂히는 돌진락하비행을 하는 것이다. 

 

조선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수중사출심도에서 위로 솟구쳐 올라 해수면 밖으로 출수하여 약 50km 상공에서 비행방향을 좌우로 이리저리 바꾸면서 수평비행을 하다가 나중에는 비행방향을 위아래로 바꾸는 활공도약비행을 하는 저고도변칙기동미사일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8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북극성> 계렬의 수중발사탄도로케트들이 특유한 작전적 사명에 맞게 우리식으로 탄생”하였다고 언명하였는데, 이 언명은 비행방향을 좌우상하로 바꾸며 날아가는 저고도변칙기동미사일을 개발하였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 위의 사진은 2021년 10월 19일 2,000t급 잠수함인 8.24영웅함이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오전 10시 16분 또는 17분쯤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장면이다. 수중심도 10~15m에서 사출된 그 미사일이 해수면 위로 출수하여 공중으로 약 30m 튀어오르면서 로켓엔진이 점화되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다. 미사일이 출수하여 공중으로 튀어오르는 도약높이를 측정하면, 미사일의 추력이 얼마나 강한지 가늠할 수 있고, 출수하는 순간 해수면 위에 퍼져나가는 물보라의 크기를 봐도 미사일의 추력이 얼마나 강한지 가늠할 수 있다. 이런 두 가지 현상을 보면, 위의 사진에 나타난 조선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추력이 매우 강한 미사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의사진에 나타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하단부에는 평면꼬리날개 4개가 달렸다.  

 

조선의 저고도변칙기동미사일 시험발사는 미사일제조기술을 최첨단 수준으로 도약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조선이 철도기동미사일과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한 것도 대단한 성과인데, 거기에 더하여 저고도변칙기동미사일도 개발했으니, 참으로 대단한 성과이다. 

 

조선이 보유한 철도기동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저고도변칙기동미사일은 적의 방패(미사일방어망)을 번개처럼 뚫고 들어가는 예리한 세 가지 화살(최첨단미사일)이다. 한국군, 미국군, 일본자위대가 각각 운용하는 미사일방어망들은 포물선형 비행궤도를 타고 날아오는 일반 탄도미사일은 혹시 요격할 수도 있지만, 극초음속미사일과 저고도변칙기동미사일은 전혀 요격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한국군, 미국군, 일본자위대가 엄청난 비용을 들여 열심히 설치해놓은 화살막이 방패(미사일방어망)는 결국 무용지물로 되고 말았다. 어리둥절하는 사이에 그들의 화살막이 방패는 고철덩어리로 전락한 것이다. 

 

만일 전쟁이 일어나면, 조선인민군은 예리한 세 가지 화살들인 철도기동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저고도변칙기동미사일을 교전상대의 급소를 향해 기습적으로 발사할 것이고, 그로써 전쟁은 아주 싱겁게 끝날 것이다. 조선이 예리한 세 가지 화살을 준비해놓은 것은 전쟁을 순식간에 끝낼 작전능력을 완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1년 10월 19일 조선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은 피를 거의 흘리지 않고 순식간에 전쟁을 끝낼 속전속결능력을 과시한 행동으로 해석될 수 있다. 

 

2021년 10월 20일 조선국방과학원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8.24영웅함에서 수중발사되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서,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로 나아가 해수면 아래로 잠수한 8.24영웅함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이번 시험발사에 등장한 8.24영웅함은 2016년 8월 24일 북극성-1형 잠수함발사전략탄도미사일을 수중에서 시험발사했던 바로 그 잠수함이다. 북극성-1형 시험발사에 성공한 8월 24일을 기념하여 8.24영웅함이라는 칭호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한 미국군은 8.24영웅함을 고래급 잠수함 또는 신포급 잠수함이라고 제멋대로 불러왔다. 

 

 

2. 1발을 발사했나? 2발을 발사했나?

 

이번 시험발사와 관련하여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고, 일본 방위성은 조선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2021년 10월 19일 일본 정부 부대변인 이소자끼 요시히꼬(磯崎仁彦) 내각관방 부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조선이 10월 19일 오전 10시 15분과 10시 16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각각 1발씩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조선이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2발 중에서 1발은 50km 고도로 비행하여 발사점으로부터 약 600km 떨어진 동해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떨어졌고, 다른 1발에 대해서는 분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도 조선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각각 말했다. 

 

미국은 그날 8.25영웅함의 움직임을 위성감시망을 통해 추적하고 있었으므로, 조선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몇 발 발사했는지 알았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은 민감한 군사정보에 대해 말하지 않는 침묵관습을 지켰다. 

 

이번에 조선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과 관련하여 한국군 합참본부가 발표한 내용과 일본 방위성이 발표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군 합참본부 발표 - 2021년 오전 10시 17분경 조선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동해 상공 60km 고도에서 590km를 날아갔다.

 

일본 방위성 발표 - 2021년 오전 10시 15분과 16분 조선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2발을 각각 발사했다. 이 미사일들은 동해 상공 50km 고도에서 600km를 날아갔다.

 

위에 서술한 발표내용 가운데서 어느 것이 사실이고, 어느 것이 착오인가? 이 문제를 해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위의 사진은 2021년 10월 11일 평양에서 진행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 전시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촬영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서 그미사일을 확대한 것이다. 사진에 나타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탄체길이가 약5m, 탄체지름이 약 0.8m인 미사일이다. 이 사진에 나타난 것처럼, 이 미사일 하단부에는 격자형 날개 4개가 달려있다. 그런데 2021년 10월 19일 신포 앞바다에서 수중발사된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하단부에는 격자형 날개가 없고, 평면꼬리날개 4개가 달렸다. 조선에서 생산되기 시작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격자형 날개가 달린 미사일이다. 평면꼬리날개가 달린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이번 시험발사를 위해 날개를 변형한 1회용 미사일이다.  

 

1) 2012년 10월 19일 오후 2시경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에서 발사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60km 고도에서 430~450km를 날아갔다고 발표했다가, 같은 날 오후 3시 40분경에는 그 미사일이 60km 고도에서 590km를 날아갔다는 정정발표를 내놓았다. 한국군 합참본부가 이처럼 1시간 30분 만에 정정발표를 내놓으며 오락가락한 것은 그들의 발표내용을 과연 믿을 만한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2) 조선이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수중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50km 고도로 솟구쳐 오른 뒤에 거의 직선형으로 일본쪽을 향해 날아갔다. 그런데 지구 곡면은 조선에서 발사되어 일본쪽으로 날아가는 미사일의 비행궤적을 부분적으로 가리게 된다. 이를테면, 한국군은 조선이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궤적을 남쪽 방향에서 레이더로 탐지하는데, 한국군이 남쪽에서 북쪽을 향해 레이더전파를 쏘면, 미사일의 중간비행궤적은 탐지할 수 있지만, 상승비행궤적과 하강비행궤적은 지구 곡면에 가려져 탐지하기 힘들다. 

 

그와 달리, 일본자위대는 조선이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궤적을 동쪽방향에서 레이더로 탐지하는데, 일본자위대가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레이더전파를 쏘면, 미사일의 중간비행궤적과 하강비행궤적은 탐지할 수 있지만, 상승비행궤적은 지구 곡면에 가려져 탐지하기 힘들다.  

 

그런데 이번에 조선이 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100km 남짓한 높은 고도까지 올라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일반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50km 남짓한 낮은 고도까지만 올라가서 저고도변칙기동을 하는 특별한 미사일이다. 저고도에서 변칙기동을 하는 미사일을 레이더로 탐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특히 저고도변칙기동은 중간비행단계와 하강비행단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조선이 발사한 미사일의 중간비행궤적만 레이더로 탐지할 수 있는 한국군은 중간비행단계에서 나타나는 저고도변칙기동을 탐지하기 힘들다. 그래서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이 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저고도변칙기동을 탐지했다고 명확히 언급하지 않고, “정밀분석을 하는 중”이라고 얼버무렸다. 

 

그와 다르게, 조선이 발사한 미사일의 중간비행궤적과 하강비행궤적을 레이더로 탐지할 수 있는 일본자위대는 저고도변칙기동을 탐지하는 데서 한국군보다 유리하다. 그래서 일본 방위성은 조선이 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저고도변칙기동을 탐지했다고 발표했던 것이다. 

 

3) 조선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시각도 서로 다르게 발표했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오전 10시 17분쯤에 발사되었다고 발표했고, 일본 방위성은 오전 10시 16분에 제2탄이 마지막으로 발사되었다고 발표했다. 한국군 합참본부가 일본 방위성보다 발사시각을 약 1분 늦게 파악한 것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발사된 것을 모르고 있다가, 약 1분 뒤에 포착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하여 한국군 합참본부가 발표한 내용보다 일본 방위성이 발표한 내용이 사실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러므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1발이 발사되었다는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는 신빙성이 떨어지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2발이 1분 간격으로 연속발사되었다는 일본 방위성의 발표는 신빙성이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조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1발이 아니라 2발이 발사된 것이다. 

 

 

3. 제2탄 발사하고 어디론가 사라진 미확인 잠수함

 

2021년 10월 20일 조선의 언론매체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현장 인근에서 촬영된 사진 4장을 실었다. 이 사진들은 무인항공기가 공중에서 촬영한 것이 아니라, 관측선이 발사현장 인근에서 촬영한 것이다. 조선국방과학원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할 때마다 발사현장 인근에 관측선을 배치한다. 그렇게 해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출수, 도약, 공중점화, 상승비행 등을 정확히 관찰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조선의 언론매체에 실린 사진 4장 중에서 8.24영웅함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한 사진 1장이 눈길을 끈다.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임무를 수행한 8.24영웅함이 해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함교를 드러내는 장면이다. 그 사진을 유심히 관찰하면, 8.24영웅함 함교 상판에 미사일수직발사관 덮개 1개가 열려있는 것이 보인다. 미사일수직발사관 덮개가 1개만 보이는 것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1발만 탑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그날 시험발사된 2발 중에서 제2탄은 8.24영웅함이 아닌 다른 잠수함에서 발사된 것이 분명하다. 8.24영웅함이 해수면 아래서 제1탄을 발사한 때로부터 약 1분 뒤에 미확인 잠수함이 해수면 아래서 제2탄을 발사한 것이다. 

 

해수면 아래에 내려가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제2탄을 발사한 뒤에 어디론가 사라진 조선의 미확인 잠수함은 어떤 잠수함이었을까? 이 흥미로운 질문에 해답을 찾기 위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를 검토해보자.   

 

한국군 합참본부가 이전에 언론매체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8.24영웅함의 함체길이는 67m이고, 함체지름은 7m이며, 수중배수량은 2,000t이다. 8.24영웅함은 2,000t급 잠수함이다. 

 

만일 3,000t급 잠수함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 50m 이하 수심까지 잠수하여 미사일을 사출할 수 있지만, 8.24영웅함 같은 2,000t급 잠수함은 그처럼 깊이 잠수하여 미사일을 사출하지 못하고 얕은 수심에서 미사일을 사출한다. 

 

깊은 수심에서 발사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바닷물의 엄청난 수압을 뚫고 사출되어 위로 솟구쳐 올라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잠수함 내부에 설치된 미사일수직발사관 안에서 매우 강력한 고압가스를 분사해서 무거운 탄체를 위쪽으로 힘껏 밀어 올려야 한다. 그런데 8.24영웅함처럼 크기가 작은 2,000t급 잠수함 내부에서 강력한 고압가스를 분사하면, 함체가 흔들리거나 최악의 경우 함체가 아래로 내려앉을 수도 있다. 그래서 2016년 8월 24일 8.24영웅함은 수심 10~15m까지만 잠수하여 북극성-1형 잠수함발사전략탄도미사일을 사출했었다. 

 

수중사출심도가 10~15m밖에 되지 않는 2,000t급 잠수함은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해수면 가까이 부상할 때, 적의 해상초계기, 대잠헬기, 수상함에 발견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2,000t급 잠수함은 미사일을 발사하는 미사일공격잠수함이 아니라, 중어뢰를 발사하는 어뢰공격잠수함으로 운용된다. 수중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잠수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최소 3발 이상 탑재하는 3,000t급 이상의 잠수함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2,000t급 8.24영웅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사용되는 특수잠수함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위의 사진은 2021년 10월 19일 신포 앞바다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시험발사임무를 수행한 잠수함이 시험발사를 마친 직후 해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함교를드러내는 장면이다. 함교 한복판에는 824라는 식별번호가 새겨져 있다. 8.24영웅함이다. 이 잠수함의 함체길이는 67m이고, 함체지름은 7m이며, 수중배수량은 2,000t이다.위의 사진을 보면, 함교 상판에 있는 미사일수직발사관 덮개가 열려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이 잠수함에는 미사일수직발사관 1문이 설치되었다. 8.24영웅함은 2016년 8월 24일 북극성-1형 잠수함발사전략탄도미사일을 수중에서 시험발사했던 때와 다른 모습을하고 이번에 나타났다. 5년 전, 이 잠수함 함체는 청록색으로 도색되었는데, 이번에 나타난 그 잠수함 함체는 검은색이다. 함체를 검은색으로 도색한 것이 아니라, 잠수함 전체에 음향흡수타일을 부착한 것이다. 음향흡수타일은 가로 1m, 세로 1m, 두께 10cm이며,합성고무와 여러 화학물질들이 다층적으로 흡착된 것이다. 음향흡수타일은 검은색이다. 음향흡수타일을 잠수함 전체에 부착한 잠수함은 검은색으로 보인다. 음향흡수타일을 함체에 부착하면 잠수함이 기동할 때 발생하는 소음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8.24영웅함이 시험발사용 특수잠수함이라고 해서, 조선이 보유한 2,000t급 잠수함은 8.24영웅함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군이 2014년에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대외비 문건을 인용, 보도한 <신동아> 2020년 1월호 기사에 따르면, 미국 정찰위성이 함체길이가 67m인 조선의 신형 잠수함을 처음 포착한 때는 2014년 7월이었다고 한다. 조선이 보유한 2,000t급 잠수함의 함체길이가 67m이므로, 미국 정찰위성은 2014년 7월에 2,000t급 잠수함을 포착했던 것이 분명하다. 이것은 조선이 2014년 7월에 이미 2,000t급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신동아> 보도기사에 따르면, 조선은 잠수함을 해마다 1~2척씩 건조한다고 한다. 그런 건조속도라면 2014년 이후 지금까지 7년 동안 2,000t급 잠수함 약 10척을 건조하여 실전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이 방영한 기록영화 ‘위대한 령장(31) - 사랑과 믿음’에는 2,000t급 잠수함 5척이 나란히 정박되어 있는 잠수함기지를 보여주는 장면이 들어있다.   

 

그렇다면, 2021년 10월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미확인 잠수함은 8.24영웅함과 동급인 2,000t급 잠수함이었을까? 2,000t급 잠수함 2척이 함께 출동하여 1분 간격으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각각 1발씩 발사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2016년 8월 24일 8.24영웅함에서 시험발사된 북극성-1형의 함체지름은 약 1.2m이므로, 그 미사일이 발사된 수직발사관의 지름은 1.2m보다 약간 길다. 그런데 이번에 8.24영웅함에서 시험발사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함체지름은 약 0.8m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번에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8.24영웅함 수직발사관의 지름이 40cm 남짓 축소된 것이다. 

 

이번에 시험발사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서 그런 축소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2021년 10월 11일 평양에서 진행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 전시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하단부에는 격자형 날개(grid fin) 4개가 달려있었는데, 이번에 시험발사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하단부에는 격자형 날개가 없고 평면꼬리날개(planar tail fin) 4개가 달려있었다. 이런 정황을 보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들 중에 격자형 날개가 달린 미사일도 있고, 평면꼬리날개가 달린 미사일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날개를 달아놓은 것일까?

 

원래 조선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국방발전전람회에 전시된 것처럼 격자형 날개가 달린 미사일이다. 조선에서 생산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는 모두 격자형 날개가 달려있다. 그러므로 평면꼬리날개가 달려있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이번 시험발사를 위해 날개를 변형한 1회용 미사일이다. 다시 말해서, 8.24영웅함 수직발사관을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탄체지름에 맞춰 약 40cm 축소하는 과정에서 격자형 날개를 떼고 평면꼬리날개를 달아놓은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이번에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수중에서 발사하고 어디론가 사라진 미확인 잠수함은 8.24영웅함과 동급인 2,000t급 잠수함이 아니라 3,200t급 잠수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이 실전배치한 3,200t급 잠수함은 미사일수직발사관 6문과 533mm 중어뢰발사관 8문을 설치하여 무장력을 결정적으로 강화한 공격잠수함이다. 

 

 

4. 위성감시망 따돌린 8.24영웅함의 유인전술

 

익명의 소식통이 전한 말을 인용한 2021년 10월 21일 <중앙일보> 보도기사에 따르면, 미국 정찰위성은 8.24영웅함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신포의 잠수함기지에서 출항하여 바다로 나가는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신포의 잠수함기지는 함경남도 신포에 있는 신포조선소에서 마주보이는 큰 섬 마양도에 건설된 잠수함기지를 뜻한다. 마양도는 동해의 여러 섬들 가운데 울릉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큰 섬에는 큰 잠수함기지가 있기 마련이다. 마양도 잠수함기지는 해상잠수함기지와 지하잠수함기지로 구분되는데, 조선에서 규모가 가장 큰 잠수함기지다. 그래서 미국 정찰위성은 마양도 잠수함기지를 상시적으로 감시한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조선인민군 잠수함부대는 기만전술로 미국의 위성감시를 교란한다. 진짜 잠수함처럼 생긴 가짜 잠수함을 만들어 잠수함기지에 정박시켜놓고 주기적으로 위치를 바꾸는 기만전술이다. 이 기만전술에 걸려들면, 조선 잠수함이 출동한 이후에도 미국군은 가짜 잠수함들이 여전히 정박되어 있는 것을 보고 진짜 잠수함이 출동한 것을 모른다. 

 

한국군은 그런 기만전술을 당할 수 없다. 한국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2021년 10월 25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이 운용하는 저급한 위성은 조선인민군 잠수함부대가 만들어놓은 가짜 잠수함이 어느 것인지 식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선 잠수함의 입출항을 감시하는 일은 “전적으로” 미국 정찰위성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 정찰위성이 상시적으로 감시하기 때문에, 마양도 잠수함기지에서 출항하는 잠수함은 미국의 위성감시를 따돌리기 위해 지하잠수함기지 안에서 잠수하여 밖으로 나간다. 

 

▲ 위의 사진은 신포반도와 마양도를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이다. 마양도는 동해에서 울릉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마양도에는 조선에서 규모가 가장 큰 잠수함기지가 있다. 마양도 잠수함기지는 해상잠수함기지와 지하잠수함기지로 구분된다. 그래서 미국정찰위성은 마양도 잠수함기지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2021년 10월 19일 마양도잠수함기지를 출항한 8.24영웅함은 신포 앞바다로 나아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마치고 그날 저녁 신포조선소 정박장으로 복귀했다. 그 과정에서 8.24영웅함은 잠수항해와 부상항해를 교차적으로 반복하면서 자기 위치를 미국 정찰위성에 고의적으로 노출했고, 미국 정찰위성은 그런 8.24영웅함을 계속 미행, 감시했다. 이것은8.24영웅함이 미국 정찰위성의 미행과 감시를 자기에게 집중시키는 유인전술을 펼치고있었음을 보여준다. 8.24영웅함의 유인전술에 걸려든 미국 정찰위성이 그 잠수함을 열심히 추적하고 있을 때, 3,200t급 잠수함은 미국의 위성감시망을 뚫고 시험발사구역에당도하여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2021년 10월 19일 마양도 잠수함기지를 출항한 8.24영웅함은 미국 정찰위성에 자기 위치를 노출했다. 실수로 자기 위치를 노출한 것이 아니었다. 위에 인용한 <중앙일보> 보도기사에 나오는 익명의 소식통이 전한 말에 따르면, 2021년 10월 19일 8.24영웅함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마치고 그날 저녁 복귀했다고 한다. 2021년 10월 21일 미국의 온라인매체 <평행선 너머(Beyond Parallel)>에 실린 상업위성사진 분석기사에 따르면, 2021년 10월 19일 시험발사를 마친 8.24영웅함이 복귀한 곳은 마양도 잠수함기지가 아니라 신포조선소 정박장이었다고 한다. 

 

8.24영웅함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시각은 오전 10시 17분쯤이었고, 그 잠수함이 신포조선소 정박장으로 복귀한 때는 그날 저녁이었으므로, 8.24영웅함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다에 나가 있었던 것이다. 그날 8.24영웅함이 수행해야 할 임무는 시험발사였으므로, 오전에 시험발사를 마쳤으면 곧바로 복귀했어야 정상인데, 왜 저녁까지 바다를 돌아다녔을까?

 

주목되는 것은, 8.24영웅함이 아침에 마양도 잠수함기지에서 출항하여 시험발사임무를 수행하고 바다를 항해하다가 저녁에 신포조선소 정박장으로 복귀할 때까지 미국 정찰위성이 그 잠수함을 계속 미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미국 정찰위성이 자기를 미행,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8.24영웅함이 잠수항해와 부상항해를 교차적으로 반복하여 자기 위치를 고의적으로 노출하면서 바다에서 오랜 시간 동안 돌아다닌 것은, 위성감시가 자기에게 집중되도록 미국 정찰위성을 계속 유인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왜 그랬을까?

 

8.24영웅함이 자기 위치를 고의적으로 노출하여 미국 정찰위성을 유인한 것은, 위에 서술한 3,200t급 잠수함이 위성감시망을 회피하도록 도와준 엄호행동이었다. 다시 말해서, 8.24영웅함이 고의적인 부상항해로 미국 정찰위성을 유인하는 동안 미확인 잠수함은 잠수항해로 은밀히 시험발사구역에 당도할 수 있었고,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조선이 개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2,000t급 잠수함이 아니라 3,200t급 잠수함에 탑재되는 것이므로, 3,200t급 잠수함은 수중에서 그 신형 미사일을 쏘아올리는 시험발사를 반드시 실시해야 했는데, 이번에 미국 정찰위성을 감쪽같이 따돌리면서 수중시험발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미국군은 조선인민군 잠수함부대가 펼치는 기상천외한 기만전술, 유인전술, 매복전술을 당하지 못한다. 

 

 

5. 세계적인 잠수함강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조선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제7기 사업총화보고를 하면서 지난 5년 동안 “중형 잠수함 무장현대화 목표의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고 시범개조하여 해군의 현존 수중작전능력을 현저히 제고할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았다고 언명하였다. 김정은 총비서가 언명한 것처럼, 지금 조선에서는 기존 중형 잠수함의 수중작전능력을 현저히 제고시킬 목표 아래 중형 잠수함들을 개조하고, 현대화하는 대규모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어떤 잠수함을 어떻게 개조하고, 현대화하는 것일까? 조선에서 가장 현대적인 잠수함건조시설을 운영하는 신포조선소는 1,830t급 잠수함(로미오급 잠수함)들을 3,200t급 잠수함으로 개조했고, 현대화된 각종 잠수함 장비들을 3,200t급 잠수함에 장착, 설치했다. 2019년 7월 22일 김정은 총비서가 신포조선소 잠수함건조시설을 방문하여 살펴본 중형 잠수함이 바로 그 3,200t급 잠수함이다. 

 

2017년 9월 14일 일본 <도꾜신붕> 보도에 따르면, 조선에서는 1,830t급 함체를 3,200t급 함체로 확장, 개조한 것만이 아니라, 신형 고성능엔진을 장착했고, 신형 공기불요추진장치(air-independent propulsion)를 설치했다고 한다. 그와 더불어 3,200t급 잠수함에는 신형 항법장치와 신형 무선통신장비가 설치되었고, 수중소음억제장치와 미사일수직발사관 6문이 설치되었다. 다시 말해서, 1,830t급 잠수함을 확장, 개조하여 재생된 3,200t급 잠수함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6발을 탑재하고, 신형 고성능엔진을 장착하고, 신형 공기불요추진장치, 신형 항법장치, 신형 무선통신장비, 신형 수중소음억제장치 등을 설치한 최첨단잠수함으로 몰라보게 변모된 것이다. 

 

신형 고성능엔진을 장착했다는 말은 수중기동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뜻이고, 신형 공기불요추진장치를 설치했다는 말은 수중작전시간이 훨씬 길어져 28일 동안 해수면 위로 전혀 부상하지 않고 수중작전을 계속할 수 있다는 뜻이고,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했다는 말은 공격력이 대폭 증강되었다는 뜻이다.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6발이 3,200t급 잠수함에 탑재되었으므로, 조선인민군 잠수함대의 수중작전능력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폭 강화된 것이다. 

 

▲ 위의 사진은 2019년 7월 22일 김정은 총비서가 신포조선소 잠수함건조시설에서 개조, 현대화되고 있는 3,200t급 잠수함을 살펴보고 현지지도를 하는 장면이다. 이 잠수함은 1,830t급 잠수함을 개조한 것이다. 함체확장만 한 것이 아니라, 신형 고성능엔진을 장착했고, 신형 공기불요추진장치를 설치했으며, 신형 항법장치, 신형 무선통신장비,수중소음억제장치, 미사일수직발사관 6문을 설치했다. 그로써 수중기동속도가 더 빨라졌고, 수중작전시간이 28일로 늘어났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공격력을 갖추었다. 조선인민군 잠수함대의 수중작전능력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폭 강화되었다. 2014년부터 조선에서는 기존 1,830t급 잠수함을 연간 3척씩 3,200t급 잠수함으로 개조, 현대화하는 작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2021년 10월 현재 약 21척이 개조된 것으로 보인다.1,830t급 잠수함을 3,200t급 잠수함으로 개조, 현대화하는 작업이 완료되면, 조선은 현대화된 3,200t급 잠수함 32척을 보유하게 된다. 조선은 세계적인 잠수함강국의 지위를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매체 <38노스(North)>가 3,200t급으로 개조된 잠수함을 “정체를 알 수 없는 신형 잠수함”이라고 하면서 처음 보도한 때가 2014년 10월 20일이었으므로,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7년 동안 조선에서는 기존 1,830t급 잠수함을 3,200t급 잠수함으로 개조해온 것이다. 

 

그런데 잠수함을 건조하는 속도가 매우 빠른 조선에서 1,830t급 잠수함을 3,200t급 잠수함으로 개조하는 사업을 지난 7년 동안 추진해왔으면서도, 왜 아직 완료하지 못한 것일까? 그것은 조선이 개조해야 할 1,830t급 잠수함이 꽤 많기 때문이다. 

 

조선은 1973년부터 1975년까지 중국에서 1,830t급 잠수함 7척을 수입했고, 1976년부터 1995년까지 1,830t급 잠수함 26척을 자체로 건조했다. 1985년 조선의 1,830t급 잠수함 1척이 사고로 침몰했다. 미국의 온라인 군사전문지 <국방(National Defense)> 2008년 4월호 기사에 따르면, 조선은 1,830t급 잠수함 32척을 보유하였다고 한다. 

 

2020년 7월 19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신포조선소에 건설된 대규모 잠수함건조시설에서는 3,200t급 잠수함 3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다고 한다. 신포조선소에서 1,830t급 잠수함을 연간 3척씩 개조한다고 해도, 32척을 전부 개조하려면 11년이나 걸리는데, 그런 작업속도라면, 2021년 10월 현재 약 21척이 개조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8월 25일 당시 국방장관 정경두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조선이 1,830t급 잠수함을 3,200t급 잠수함으로 개조하는 사업과 동시에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선에서 건조되는 신형 잠수함은 어떤 잠수함일까?

 

한국군 당국의 정보를 인용한 2020년 9월 26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선에서 4,000~5,000t급 잠수함이 건조되고 있는 정황들이 포착돼 한국군 군사정보기관과 미국군 군사정보기관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2020년 10월 7일 서욱 국방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조선이 4,000~5,000t급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조선이 개발, 완성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들인 북극성-3형, 북극성-4형, 북극성-5형은 탄체길이는 각각 10m 남짓한 미사일들이다. 탄체길이가 10m 남짓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하려면, 함체지름을 그보다 약간 길게 설계해야 한다. 함체지름이 10m보다 약간 긴 잠수함은 7,000t급 핵추진잠수함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에서 4,000~5,000t급 신형 잠수함이 건조되고 있다는 한국군 당국의 판단은 오류다. 지금 조선에서는 7,000t급 핵추진잠수함이 건조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의 무기개발사업에 정통한 조선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2019년 11월 7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2009년 10월부터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몇 가지 부품들을 해외에서 수입해왔고, 북극성-5형을 탑재하는 핵추진잠수함을 2022년까지 건조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는 중이라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제7기 사업총화보고를 하면서 “새로운 핵잠수함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단계에 있다”고 밝히고,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을 당대회에 상정했다. 조선은 당대회 결정사항을 무조건 관철해야 하므로, 핵추진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하는 과업은 머지않은 장래에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0월 22일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폐막식 연설에서 박정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은 “이미 거둔 성과를 발판으로 하여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국방발전전략의 목표들을 최단기간 내에 점령”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이 앞으로 5년 안에 잠수함개조사업을 완료하여 최첨단 수중작전능력을 구비한 3,200t급 잠수함 32척을 보유하고, 거기에 더하여 7,000t급 신형 핵추진잠수함까지 보유하면, 조선은 세계적인 잠수함강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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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일만의 쾌거... 비관주의 뚫고 팔 걷어붙인 국민들

전국민 70% 접종완료 ①] 한 달 앞당겨 목표 달성... 결정적인 5가지 장면들

21.10.23 20:00l최종 업데이트 21.10.23 20:00l
정부가 새로운 방역지침을 발표한 15일 오전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직장인 등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  정부가 새로운 방역지침을 발표한 15일 오전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직장인 등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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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늦게 시작했지만, 가장 빠른 속도로 맞았다.

2021년 10월 23일 오후 2시, 드디어 국민 70%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접종 시작 240일만이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백신 접종 추적 시스템' 페이지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는 19번째, OECD 국가 중에는 10번째로 '접종완료율 70%' 국가가 됐다. 

OECD 국가 중 방역 상황이 좋은 국가들의 백신 접종 시작은 상대적으로 늦었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가장 늦게 접종을 시작했다. 그러나 70% 접종완료 달성에 199일이 걸린 아이슬란드(인구 약 34만 명), 236일이 걸린 포르투갈(인구 약 1016만 명)에 이어 OECD에서 세 번째 빠른 속도로 70% 고지에 도달했다. 인구수를 감안하면 한국의 접종 속도는 역대급이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은 접종 시작이 한국보다 두 달 이상 빨랐고 백신 수급도 원활했지만 아직 70% 접종완료에 도달하지 못했다.

"전국민 70% 접종 대단한 일" 
 
4월 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  4월 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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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국민들의 높은 접종 참여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이 확보 되는대로 바로바로 접종에 쓰였기 때문에, 전 국민 70%를 접종할 수 있었다"라며 "대단한 일이고, 이는 국민들 협조 덕택"이라고 강조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 역시 "정부도 열심히 노력했지만, 역시 국민들의 높은 참여율이 70% 접종완료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면서 "다른 나라들은 돈을 준다고 해도 안 맞는 사람도 많다"며 자발적으로 접종에 나선 국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외국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고육지책으로 백신을 서둘렀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하루 확진자 만 명이 넘어가거나, 의료 체계가 마비되는 수준의 대규모 유행이 없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백신 수급은 9월 이전까지 계속 불안했다. 초기 한국 접종 계획의 주력 백신이었던 아스트라제네카는 '희귀 혈전' 논란으로 접종이 중지되면서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다행인 것은 숱한 논란 속에서도 국민들이 백신을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체의 의지가 악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배경이었다.

240일 간의 '백신 대장정'. 결정적인 장면 5가지를 꼽아보았다.

[2월~4월 초] 접종 초기부터 암초를 만나다
 
2월 26일 오전 서울 금천구 보건소에서 노인요양센터 요양보호사 신정숙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회차 접종을 받고 있다.
▲  2월 26일 오전 서울 금천구 보건소에서 노인요양센터 요양보호사 신정숙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회차 접종을 받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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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6일, 한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늦게 접종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중심으로 접종 계획을 세웠지만, 임상시험과 승인이 지연되면서 접종이 늦어졌다. 이에 비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선구매량은 현저히 부족했다.  

출발 자체는 순조로웠지만, 이내 3월부터 암초를 만났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불안했고, '자국 우선주의'로 인해 수출 물량이 차단되기까지 했다. 접종 한 달만에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분을 1차 접종에 먼저 쓴다는 발표가 나왔다. 

아스트라제네카 신뢰가 흔들린 것도 큰 난관이었다. 접종 초기 고령층에 대한 임상시험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65세 미만만 접종에 들어갔지만, 유럽에서 '희귀 혈전' 논란이 일어나면서 접종을 중단하는 국가들이 늘어났다. 심지어 4월 초에는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이 보류됐다가 유럽의약품청(EMA)의 결정에 따라 접종은 재개하되 접종 대상을 '30세 이상'으로 조정해야했다. 

백신은 부족했고, 신뢰도는 떨어졌으며, 접종 속도가 붙지 않았다. '11월 집단면역(70% 접종완료)'이라는 정부의 목표가 불가능해졌다는 보도가 나오던 시점도 이때였다.

[4월 말] 1차 300만 달성... AZ→ 화이자로 백신 중심 축 이동 
 
 4월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항공사 승무원 등 항공업계 종사자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4월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항공사 승무원 등 항공업계 종사자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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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4월 말부터 속도전을 펼쳤다. 4월 19일부터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을 시작해, 하루 10만 명 이상 접종을 하면서 4월 말까지 국민 300만 명 접종이라는 정부의 1차 목표를 달성했다.

특히 정부는 이 시기 원활한 백신 수급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닦았다. 4월 24일 화이자사와 4000만 회 분을 구매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자 구매를 연내 2600만 회→연내 6600만 회로 늘리면서, 백신 접종계획의 중심 축이 아스트라제네카에서 화이자 등의 mRNA 백신으로 변화게 된다.

[5월~6월]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가 만들어낸 대반전
 
5월 27일 오후 1시부터 카카오, 네이버 포탈사이트 지도앱에서 코로나19 '잔여백신' 접종 현황을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서비스 시작 직후라서 '잔여백신 수량 0'으로 표시되어 있다.
▲  5월 27일 오후 1시부터 카카오, 네이버 포탈사이트 지도앱에서 코로나19 "잔여백신" 접종 현황을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서비스 시작 직후라서 "잔여백신 수량 0"으로 표시되어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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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까지 백신 접종 계획에 따라 1차 접종이 사실상 멈췄고, 60세 이상 접종률도 저조해 '상반기 1300만 명 접종' 달성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예약을 했지만 접종하러 오지 않거나, '최소 잔여형 주사기'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잔여백신 분의 폐기를 막기 위해 5월 27일에 시작한 '잔여 백신 예약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끈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앱을 통해 시작한 이 서비스로 백신을 접종했다고 인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국민들의 백신 접종 열기가 고조됐다. 결국 60~74세 접종 예약률도 80%를 넘겼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간 것은 덤이었다.

미국이 제공한 얀센 백신의 경우 18시간만에 90만 명의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이 예약, 하루만에 종료되는 일도 벌어졌다. 

263곳의 예방접종센터, 1만 4000여곳의 위탁의료기관이 운영되고, 하루 최대 87만 명 접종이 이뤄지는 가운데, 6월에 1500만명 1차 접종을 마칠 수 있었다. 당초 상반기 1300만명 접종을 목표로 잡았던 것을 감안하면, 200만 명이나 더 접종을 한 셈이다.

[7월~8월] 4차 대유행에 더해진 모더나 리스크 
 
만 55∼59세 (1962∼1966년생) 약 304만명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7월 26일 오전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서 의료진이 모더나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  만 55∼59세 (1962∼1966년생) 약 304만명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7월 26일 오전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서 의료진이 모더나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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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로 개편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안이 적용되며 방역 완화가 이뤄지기 직전,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확진자가 급증했다. 4차 대유행의 시작이었다. 갑자기 확진자 1000명이 넘어서면서, 감염과 전파를 막기 위한 빠른 백신 접종이 더 필요한 상황이 됐다. 더군다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1차 접종의 예방효과를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드러나면서, 빠른 접종완료 역시 중요한 과제가 됐다.

하지만 이때 '모더나 리스크'가 터졌다. 화이자에 비해 비교적 자체 생산 기반이 부족하고 안정적인 공급 및 관리 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던 모더나가 7월에 이어 8월에도 계획된 물량의 절반 이하 공급을 통보했다. 이 때문에 당초 4주였던 mRNA 백신 접종 간격이 6주로 늘어나면서 백신이 없어서 접종을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다행인 것은 정부 대표단이 모더나 사를 항의 방문한 끝에 9월 5일까지 701만회 분 공급을 약속받았고, 실제로 9월 7일까지 약속보다 많은 815만 2000회분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9월~10월] 1차 접종률 70% 돌파... 그제야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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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수급 문제, 이상반응에 대한 불안감 등을 부각시키며 70% 접종완료 달성을 비관하던 목소리에, 국민들은 조용히 팔을 걷어붙이고 접종 주사를 맞는 행동으로 답했다.

9월 17일, 접종 204일만에 1차 접종률 70%를 돌파했다. 현재는 접종률이 79%를 넘어섰고, 18세 이상 인구 접종률만 놓고보면 91.7%(20일 기준)에 이른다. 대다수 국민들이 코로나19 4차 대유행 위기를 극복하고, 앞으로의 유행을 방지하는 방안으로 백신을 선택한 것이다. 당초 18~49세 접종 예약률도 낮을 것으로 우려했으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40대 91.2%, 30대 87.6%, 18~29세 90%(20일 기준)가 접종에 동참했다.

1차 백신 접종률이 70%가 넘으면서, 더 이상 접종완료 70% 달성을 의심하는 정치인의 발언이나 언론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는 접종률을 최대치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부스터샷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백신에 대한 순응도가 높은데, 단순히 정부 말을 잘 듣는게 아니라 코로나19와 백신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나라보다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백신 접종의 효과 등이 빠르게 전파된 것도 주요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태그:#백신접종, #70%,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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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 24일 오후 경선 종료 14일 만에 만난다…'원팀' 손 잡을 듯

기사등록 :2021-10-24 07:00

"24일 오후 3시 만나 文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 협력 논의"
이낙연, 통합 선대위 참여 여부 관건…협력 모습 보일 듯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오후 3시 서울 안국동에 있는 찻집에서 경선이 마무리된 지 2주 만에 전격 회동할 예정이어서 부족했던 '원팀'을 이룰지 주목된다.

이재명 캠프 측은 24일 오후 3시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만나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도 같은 내용의 공지문을 배포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이날 만나 통합 선대위 구성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가 관례대로 통합 선대위의 공동 선대위원장 직을 수락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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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 2021.10.10 leehs@newspim.com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경선 내내 '네거티브 공방'과 대장동 특혜 의혹으로 격렬하게 맞붙었다. 이후 이 전 대표가 중도 사퇴 후보의 무효표 처리에 반발하면서 '경선 불복' 논란까지 이어졌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 당무위원회 결정이 나자 경선에 승복했지만, 이재명 후보는 경선 컨벤션(정치 이벤트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효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원팀을 이루지 못하면서 이 전 대표 지지층들이 이 후보 쪽으로 흡수되지 못한 때문으로 평가됐다.

이후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전화 통화를 두 차례 했지만, 직접 만나 원팀을 선언하지는 않았다. 이 상황에서 이 전 대표 측은 이 후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선대위에서 어떤 역할도 맡겠다"고 했다는 보도에 대해 '오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14일 만에 만나는 만큼 두 사람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는 이날 만남 이후 25일에는 경기도 지사 직에서 사퇴한 이후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해외 순방을 떠나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 역시 서두르는 등 민주당 대선후보로의 역할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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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美 대만문제 개입은 내정간섭..한반도 정세긴장 초래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1.10.23 08:28
  •  
  •  수정 2021.10.23 08:46
  •  
  •  댓글 0
 
대만해협을 항해하는 미 해군 구축함 [사진출처-미 태평양함대 홈페이지]
대만해협을 항해하는 미 해군 구축함 [사진출처-미 태평양함대 홈페이지]

북한은 최근 미국이 대만 독립을 빌미로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데, 이는 중국에 대한 노골적인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같은 미국의 행태는 '조선(한)반도'의 위태로운 정세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하면서 "각성을 가지고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2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담화에서 "미국이 겉으로는 '하나의 중국'정책을 견지한다고 하지만 실지로는 대만을 반중국 압박도구로, 유사시 중국을 제압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써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올해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구실로 각종 군함을 대만해협에 투입하고, 최근에는 대만 주변 수역에서 미국과 영국 항공모함 3개 전단 등 6개국 해군이 합동훈련을 벌여 군사적 긴장을 단계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에 7억 5,000만 달러 어치의 무기판매계획을 발표했으며, 미군 특수부대와 해병대 소수병력이 1년 동안 대만 현지에서 대만군을 훈련시켰다는 보도를 인용하기도 했다.

박 부상은 "중국 정부가 여러 기회에 미국이 '하나의 중국'원칙과 중국에 한 엄숙한 공약을 실제적인 행동으로 철저히 준수하고 대만과 그 어떤 형식의 정부급 내왕도 가지지 말며 대만의 분열주의 세력에게 그릇된 신호도 보내지 말고 대만해협 정세를 긴장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정당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국가주권과 영토완정을 수호하며 조국의 통일을 반드시 실현하려는 중국정부와 인민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문제에 대한 미국의 무분별한 간섭은 조선반도의 위태로운 정세 긴장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표시했다.

주한미군 병력과 기지가 대중국 압박에 이용되고 있으며, 대만주변에 집결하고 있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방대한 무역이 언제든지 북을 겨냥한 군사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부상은 벌써부터 북·중 두나라를 겨냥한 전방위적인 무력배치가 진행중이라고 하면서 "미국이 저들의 패권적 지위 유지를 위해 사회주의 국가들인 우리 나라(북)와 중국을 다같이 압살하려고 기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대만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패권주의적 행태를 조선반도 정세와의 연관속에 각성을 가지고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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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OUT"

[포토스케치] 코로나에 가려진 얼굴들

 

공공 의료 강화와 의료 인력 확대... 비정규직 차별 금지... 돌봄, 교육, 주택의 공공성 강화...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지금 노동계의 주장들이다. 누구나 차별 받지 않고, 일하다 죽지 않고, 쫓겨나지 않고, 고르게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말이다. 핵심어 하나 꼽자면 '평등', 다시 말하면 '불평등'이다.

 

10일 민주노총이 총파업 집회를 강행했다. 코로나 상황에서의 대규모 도심 집회였다는 점에서 여론의  비판은 클 수밖에 없었다. 비난을 감수하고 집회를 연 데는 그 만큼의 절박함이 있었던 것일까? 이들이 느끼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이란 어떤 것일까? 코로나에 가려 잘 보이지 않던 사람들의 얼굴을 사진에 담았다. 

 

▲ 20일 서울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민주노총의 총파업 집회가 강행됐다. ⓒ프레시안(최형락) 
 
▲ "공공 의료 강화와 의료 인력 확대" ⓒ프레시안(최형락) 
 
▲ 비정규직 차별 금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 청년 참가자들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의상을 입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은 양극화와 불평등이 뿌리 깊은 나라로 각인돼 있다. 우리 사회는 이 문제를 얼만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까? ⓒ프레시안(최형락)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02109051289421#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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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두환 밟고 봉하마을행... '노무현의 길' 강조

[현장] 22일 광주-봉하 연이어 참배... 권양숙 "노무현과 참 많이 닮은 사람"

21.10.22 17:08l최종 업데이트 21.10.22 17:40l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 이어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이재명 후보가 방명록에 남긴 글. "대통령님이 열어주신 길을 따라 지금까지 여기에 왔습니다. 그 길 따라 끝까지 가겠습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 이어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이재명 후보가 방명록에 남긴 글. "대통령님이 열어주신 길을 따라 지금까지 여기에 왔습니다. 그 길 따라 끝까지 가겠습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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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국정감사를 끝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행보의 첫 일정으로 5·18과 노무현을 선택했다. 이 후보는 22일 오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는 학살자 전두환씨를 신랄하게 비판했고,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서는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며 정권 재창출을 다짐했다.

이런 이 후보에게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노무현 대통령과 참 많이 닮은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봉하마을] 노무현 길, 정신계승 분명히
 
"대통령님이 열어주신 길을 따라 지금까지 여기에 왔습니다. 그 길 따라 끝까지 가겠습니다."

22일 오후 3시, 봉하마을을 방문한 이재명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묘소 방명록에 이렇게 적었다. 5개월 전인 지난 5월 방문 때 이 후보는 "함께 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사는 세상 공정한 세상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라고 글을 남겼지만, 이번엔 내용이 다소 달라졌다. 경선을 거쳐 민주당의 공식 대선 후보가 된 만큼 '노무현의 길'을 따라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날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와 같은 당의 박재호(부산 남구을) 의원,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 이상헌(울산 북구) 의원 등과 함께 묘역으로 들어섰다. 그는 헌화대에 분향하고, 바로 너럭바위로 자리를 옮겨 묵념했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한참 동안 고개를 숙였다.
 
참배를 마치고 나오는 이 후보를 향해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외쳤다. 한 지지자는 "반드시 당선해서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이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의 환호 속에 이 후보는 곧바로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봉하재단 이사장을 예방했다.

40여 분 뒤 옛 사저를 나와 취재진 앞에 선 이 후보는 방문의 의미를 묻는 말에 "광주 5·18의 진상을 알고 (저의)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면, 노무현 대통령께서 (변호사 시절) 사법연수원에 강연 오셔서 인권 변호사의 길을 만들어 주셨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구속 수배 상황을 거치면서도 참여정부의 정치개혁, 선거개혁을 통해 정치에 진출할 수 있었다는 점 역시 노무현의 길로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 이어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 이어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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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 이어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 이어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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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후보는 거듭 "집단지성을 믿는다"라고 했다. 그는 "일부의 왜곡 조작이나 선동이 있긴 하지만, 잠시 안개가 실상을 가려도 결국 걷히고 드러나는 법이기 때문에 국민은 제대로 판단하실 것"이라며 대장동 이야기를 꺼냈다.
 
"단순한 예를 들면, 대장동에 대해 이상한 소리를 하지만 그거 민간 개발해서 민간에 주자고 한 게 국민의힘이고, 공공개발 못하게 막은 게 국민의힘이다. 그나마 제가 억지로 민간개발 공공개발 섞어서 일부 30% 정도 이익을 줬더니, 그 30%를 같이 나눠 먹은 게 국민의힘인데 제가 마치 부정비리 한 것처럼 몰고 있다.

국민께서는 다른 곳에서 민간개발 허가하는데 성남시에서만 유독 억지로 5500억 원이라도 환수했구나, 애썼구나 인정하실 거라 본다. 그게 집단지성이다. 언제나 속일 순 없다."

 
봉하마을로 온 이 후보를 향해 권양숙 여사는 "노무현 대통령과 가장 많이 닮은 후보"라고 말했다. 예방 자리에 함께한 전재수 의원은 "어렵고 복잡한 이야기, 국민이 잘 알 수 있도록 간단명료하게 표현하는 것, 시원시원하게, 이거저거 재고 복선 깔고 이야기하는 게 아닌 간단명료한 메시지로 예를 들면서 (말하는 것이) 노 대통령과 참 많이 닮았다라고 했다"고 대화 내용을 전했다.

[광주] 전두환·윤석열 신랄하게 비판
  
이에 앞서 이재명 후보는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때 상징적 행동으로 주목을 받았다. 구묘역으로 입장하면서 전두환 비석을 밟고 지나가면서다. "(평소에도 전두환 비석을) 잊지 않고 밟는다. 피해 가기 어렵다"라고 했지만, 이날 이 후보의 행동은 최근 역사관 논란을 자초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비판하려는 의도로 이해됐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가 22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5·18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참배하기 위해 입장하며, 묘역 입구 땅에 박힌 전두환 비석을 밟고 서 있다. 이 후보는 주변에 "윤석열 후보도 여기 왔었느냐"고 물은 후 "왔어도 존경하는 분이니 (비석은) 못 밟았겠네"라고 말했다.
▲ "전두환 비석" 꾹 밟고 가는 이재명 후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가 22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5·18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참배하기 위해 입장하며, 묘역 입구 땅에 박힌 전두환 비석을 밟고 서 있다. 이 후보는 주변에 "윤석열 후보도 여기 왔었느냐"고 물은 후 "왔어도 존경하는 분이니 (비석은) 못 밟았겠네"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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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윤석열 후보는 부산 해운대갑 당협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런 분들이 꽤 있다"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말은 놀랍지도 않다. 민주주의는 어느 날 저절로 오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수많은 사람의 피땀으로 만들고 지켜왔다"라며 "이 속에서 혜택만 누리던 분이어서 전두환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그 엄혹함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대전 현충원 방문에 이어 국립 5·18민주묘지와 봉하마을까지 참배를 마치면서 앞으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르면 다음 주 내로 경기도지사직에서 사퇴할 계획이다.

그는 사퇴 관련 질문에 "이번 주에 정리하려 했지만 행정 절차상 다음 주에 처리할 일이 있어서 약간 미뤄지게 됐다"라면서 "빠른시간 내에 사퇴하게 될 것이다. 당이 원하는 바도 있고, 신속하게 선대위도 구성해야 하는 당의 입장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이재명, #봉하마을, #노무현, #광주, #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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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언어 = 주민 복지'로 여겨야 알기 쉽게 쓴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10/23 09:39
  • 수정일
    2021/10/23 09:3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공공언어 = 주민 복지'로 여겨야 알기 쉽게 쓴다
  •  김해수 김희곤 기자 (hskim@idomin.com)
  •  2021년 10월 22일 금요일
  •  댓글 0
 

경남에는 국어기본법을 근거로 지정된 국어책임관이 118명이나 됩니다. 하지만, 공공 기관의 우리말 바로 쓰기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도 무관심 속에 당사자조차 국어책임관인지 모르는 일도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국어책임관 역할과 제도 개선을 고민하고자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토론회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국어책임관이 제 역할을 하려면 '쉽고 바른 공공 언어 사용' 철학을 세우고, 예산·전문 인력 등 현실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하고 국어문화원연합회가 후원한 '공공 언어 바르게 쓰기 위한 국어책임관 역할 모색 토론회'가 18일 오후 2시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토론회는 유튜브 '경남도민일보' 채널에서 볼 수 있다.

박옥순 경남도의원과 김민국 경상국립대 국어문화원장이 발제자로, 김덕현 한글학회 경남지회장과 김태균 경남도교육청 국어책임관(홍보담당관), 조재영 경남도민일보 경제부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토론 좌장은 김정대 경남대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가 맡았다.

▲ 18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활성화를 위한 국어책임관 역할 모색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 18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활성화를 위한 국어책임관 역할 모색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김은주 인턴기자 kej@idomin.com

◇여건 마련 시급 = 공공 기관마다 지정된 국어책임관이 공공 언어 길잡이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김민국 원장은 이상적인 국어책임관 제도가 정착하려면 다섯 가지 전제를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쉽고 바른 공공 언어 바로 쓰기' 철학이다. 당위나 모범이 아닌 정보 접근 평등성, 국민과 원활한 의사소통, 업무 투명성과 효율성, 언어 약자와 소외계층 배려라는 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장기적 안목과 지속적 관심, 관리 △상향식 모델과 하향식 모델 조화 △협조 체계 구축 △국어 전문 인력 양성·충원 등을 제시했다.

김 원장은 "국어책임관 활동은 대개 직원 대상 공공 언어 개선 위탁 교육이나 관련 자료 제공에 머무르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독립 예산 확보를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어책임관 겸직 구조와 전문성 부족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국어전문관 제도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지난해 국어전문관을 법제화하고자 국어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불발됐다. 충북도는 이와 별도로 조례로 국어전문관 도입 근거를 마련했다.

국어책임관 독립 부서를 두는 방법도 있다. 도 단위 상위 행정기관에 독립 부서를 만들어 전담 인력을 두고 직접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행정 용어 통일, 수어 동영상 제작 등 여러 사업을 총괄 진행하는 방식이다.

김 원장은 "공공 언어를 쉽고 바르게 쓰기 위한 업무는 무궁무진한데 독립 부서에서 많은 일을 해 준다면 언어 복지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할 일 = 독립 예산, 독립 부서 모두 이상적이지만 현재 국어책임관 제도가 걸음마 수준인 단계에서는 꿈같은 일이다. 거시적인 중장기 방법과 함께 당장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김 원장은 지금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협조 체계를 제안했다. 정부 부처와 지자체 간 협조 체계, 국립국어원이나 지역 국어문화원과 협조 등 형태다.

또한 국어책임관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교육과 연수를 강화하거나 국어책임관을 포상, 승진 등에서 우대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어책임관뿐 아니라 공무원 국어 바르게 쓰기 능력을 높이는 방안도 소개됐다. 박옥순 도의원은 "공무원들에게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 토박이말을 살려 쓰면 일종의 혜택을 주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며 충북도 사례를 들었다. 충북도는 2010년부터 직원 대상으로 '국어능력 인증 가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6·7급은 국어능력인증시험 2급 이상 되면 가점을 0.5점 준다.

김태균 국어책임관도 "공무원 시험 필수 과목 중에 한국사는 있지만 한국어 관련 자격 검증은 없다"며 "지자체나 각 기관에서 승진 시험을 심사하다 보면 이런 부분이 등한시되는데 한국어능력시험에 가점을 준다든지 승진 때 기초 자격 요건을 두는 제도를 마련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어책임관 한계 = 국어책임관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이날 토론회에서도 다시 한 번 강조됐다.

'공공 기관 말글살이, 도민 소통의 시금석'을 주제로 발제한 박옥순 도의원은 보도자료를 분석한 내용을 소개했다. 박 의원은 "국어책임관 제도에 가장 흔한 수식어가 '유명무실'이다. 결국 문제는 의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루에 수만 자씩 쏟아지는 문서를 다른 업무가 있는 문화예술과장이 모두 세심히 살필 수는 없다"며 "자신도 전보 인사로 국어책임관이 됐는데 갑자기 과장이 됐다고 전문성이 갖춰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더 구체적으로 국어책임관 제도가 가진 한계를 △관련 예산 부족 △겸임 구조 △전문성과 권위라고 꼽았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도교육청 역시 다른 기관과 마찬가지로 국어책임관 업무를 독립적으로 떼놓지 않고 홍보담당관이 겸하고 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태균 국어책임관은 오전 6시 30분 출근한다. 가장 먼저 언론이 보도한 기사들을 확인하고 언론에 대응하는 일을 한다. 오전 내내 공보 업무를 보다 점심을 먹고 한숨 돌린다. 오후에는 도교육청 정책이나 소식을 뉴스로 제작해 누리집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각 부서에서 쏟아지는 보도자료를 들여다본다.

김 국어책임관은 "현실적으로 전체 일과 가운데 국어책임관으로서 역할은 5∼10%에 그친다"고 평가했다.

토론회를 참관한 정영철 경남도 국어책임관(문화예술과장)은 "여러 한계점이 있는데 첫째는 의식 문제, 둘째는 제도적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도에서 관심을 둘 부서가 문화예술과, 소통기획관실인데 부서에 한정하지 않고 전 직원이 함께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국어전문관 제도나 각종 교육 문제도 고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를 지켜본 김영진 경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은 도교육청이 발간한 책 <학교 내 일본어식 용어 이렇게 바꿔요> 활용을 물었다.

책 집필위원장이자 신월중학교 교장인 김덕현 지회장은 "지난 2월 학교별로 책자를 1차로 배포하고 더 많은 학생이 볼 수 있도록 벽에 붙일 수 있는 홍보지를 만들어 2차 배포했다"며 "변화가 일어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거로 생각했는데 '수학여행(문화체험여행)'이나 입학·졸업 '사정회(평가회)'와 같이 현장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감수 김정대 경남대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

 

 

 

 
김해수hskim@idomin.com

☞ 연락처 : 010-8560-8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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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묻지마 미국산’ 조기경보기 사업, 4조원 ‘퍼주기’…이번엔 달라질까?

미 보잉사, 추가구매·성능개량사업에 막대한 금액 요구... 미국산 위주 구매가 악순환 초래

우리 공군이 운용 중인 미국 보잉사의 E-737 조기경보기(항공통제기) (자료 사진)ⓒ뉴시스(자료 사진)

이미 예산 2조 원을 넘게 들여 미국에서 구매한 조기경보기 운용에 추가로 4조 원에 가까운 돈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국민 혈세인 예산을 ‘묻지마 미국산’ 무기업체에 ‘퍼주기’ 한다는 비난에서 이번에는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지난 6월 제128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를 통해 조기경보기(항공통제기) 2대 추가 구매 사업비로 1조 5천993억 원을 책정했다. 기존 4대만으로는 유사시 대비 24시간 감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방사청의 주장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설훈 국회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방사청이 당시 실시한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기존 조기경보기 판매 업체인 보잉사는 2대 공급 가격을 2조 3천52억 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방사청이 책정한 가격보다 무려 44%(7.059억 원)나 올린 금액이다.

보잉사는 지난 2011~2012년 수의계약을 통해 조기경보기인 E-737 피스아이 4대를 2조563억 원에 우리나라에 판매했다. 10년이 뒤 추가로 2대를 더 구매하겠다고 하니 기존 판매한 4대 값보다 더 많은 액수를 요구하는 것이다.

또 보잉사가 제시한 가격은 지난 2019년 영국의 동일기종 구매계약가와 비교해도 약 2배가 넘은 금액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이 내놓은 사업타당성 조사 자료를 보면 영국은 2019년 보잉사와 신규 3대 도입과 기존 2대 개량비를 포함해 모두 2조3천958억 원에 계약했다. 한국에 2배 이상을 요구하는 셈이다.

방사청은 이번에 추가 구매는 수의계약이 아니라 경쟁입찰 방식을 동원한 상업구매 방식으로 결정했다. 보잉사 외에 이스라엘의 엘타사(1조6천405억 원) 스웨덴의 사브사(1조5천491억 원)가 각각 보잉사보다 월등히 낮은 가격과 호혜적인 기술 이전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이 조기경보기 2대 추가 구매 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각 후보 업체들의 판매 제안 가격을 정리한 자료ⓒ방사청 자료(설훈 의원실 제공)

하지만 보잉사는 기존 조기경보기 판매사이고 현재 4대를 운용 중인 한국의 약점(?)을 이용해 기술 이전도 없이 천문학적인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공군이 요구하는 ROC(작전요구성능)는 보잉사만 만족시킬 수 있다. 방사청은 ROC 변경으로 경쟁입찰을 유도하려 했지만, 공군 측의 거부로 이것도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경쟁 방식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번 조기경보기 추가 구매 사업도 ‘묻지마 미국산’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과거에도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는 감시·전략 자산은 거의 전부가 미국산이 독식했다. 유럽 방산업계에 한국 방사청에 입찰을 해봤자 들러리 역할만 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이다. 경쟁입찰을 해도 결국은 군이 요구하는 ROC 기준 부적합으로 미국산 이외에는 전부 탈락한다. 간혹 ROC를 충족하는 유럽산 장비가 있더라도 이번에는 한미 연합 자산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내세워 탈락시킨다.

쉽게 말해 이미 도입된 장비들이 다 미국산이고 또 한미가 연합 군사작전 등 상호운용성이 중요한데, 유럽산 장비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일 한국이 유럽산을 도입한다면, 작전 정보 공유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미국의 엄포가 통하는 셈이다.

“4대 수리비에 3대 값 내라!” 슈퍼 갑질
민주당 설훈 의원, “국민 용납 못할 것”

이러한 악순환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사례는 조기경보기에 또 있다. 방사청은 추가 구매뿐만 아니라 기존에 도입한 보잉사 조기경보기 4대에 대한 성능개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역시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보잉사는 무려 1조6천398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도입가(2조563억 원)의 80%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기존에 구매한 4대를 수리하는 비용으로 3대 값 이상을 요구하는 갑질인 셈이다. 이는 기존에 보잉사 제품을 구매한 관계로 보잉사에서 성능도 개량하고 부품도 조달해야 하는 즉 수의계약일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묻지마 미국산’이라 수리비도 ‘부르는 게 값’이 돼버린 꼴이다. 결국, 조기경보기 추가구매와 성능개선에만 4조 원 가까운 국민 혈세를 써야 할 판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보잉사가 과다하게 요구한 금액에 대해 “해외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업체와 적극적 협상을 통해 최대한 비용을 절감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방사청이 칼자루를 가질 수 없지 않으냐는 지적에는 “보잉사가 조기경보기만 파는 것이 아니니, 최대한 절감 방안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했다.

조기경보기 성능개량 사업에 대해서도 방사청 관계자는 “방사청도 금액이 과도하다고 판단해서 현재 사업을 보류하고 사업분석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거듭 “이번에는 최선을 다해 보겠다”는 말로 곤혹감을 나타냈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외국 무기업체에 ‘국방예산 퍼주기’가 만연화되고 있다”면서 “국민 혈세인 몇천억, 몇조가 물 쓰듯이 순식간에 해외로 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설 의원은 “구매하는 우리가 ‘을’이 되고 외국업체가 ‘슈퍼 갑질’을 해 바가지를 쓰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설 의원은 또 “조기경보기 사업만 해도 몇조 원이 넘는 돈을 장병들이나 사람에게 먼저 투자한다면 장비 국산화 등 훨씬 더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기술 이전도 해주지 않겠다고 하는 보잉사에 이러한 엄청난 예산을 사용한다는 것은 국민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미국의 최대 무기 수출국 중 하나임에도 ‘글로벌 호구’라는 오명을 쓴지는 오래됐다. 조기경보기를 비롯해 올해부터 2023년까지 미국 보잉사 한 개 방산업체만 한국에서 받아갈 돈이 12조 원을 넘을 전망이다. 내년 전체 국방예산이 55조 원임을 감안하면 실로 막대한 금액이다.

방사청은 개청한 이후 15년동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경쟁입찰을 내세우며 미국 독식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해왔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미국 편중이 더 고착됐다. 팔면서, 수리하면서, 다시 신제품 팔 때도 미국이 갑이 되고 한국이 을이 되는 악순환을 이번 조기경보기 사업에서 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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