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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새 ‘정치방침’ 10년만에 결정...노동자 직접정치시대 연다

  •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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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9.1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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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서 압도적 찬성으로 정치·총선방침 가결

    직접정치·광장정치로 노동자 정치세력화

    노동중심 진보정당 건설 추진... 2024총선, 진보정당과 공동대응

    민주노총이 10년 만에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정치방침을 수립했다.

    민주노총의 정치방침 수립은 ‘노동자 직접 정치 선언’임과 동시에 ‘진보 집권’을 향한 조직적 결심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상당하다.

    ▲ 14일,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열린 민주노초 제77차 임시대의원대회. 이날 민주노총은 압도적 가결로 정치방침의 의결했다. ⓒ김준 기자

    민주노총은 정치방침에 따라 ‘노동자 집권과 사회변혁’을 목표로 직접정치, 광장정치를 통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추진한다. 또, 노동중심 진보정당 건설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내년 치러질 총선방침에선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진보정당과 함께 연합정당 건설에서부터 정책연대, 후보단일화, 공동 선거운동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공동 대응하며, 이를 위해 ▲진보정당과 공동 논의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다. 그리고 ▲총선평가를 기초로 2026년 지방선거까지 연합정당을 건설하는 것도 방침에 담았다.

    현장에서 뿜어낸 ‘노동자 정치세력화’ 의지.. 방침 수립 밑거름

    민주노총은 강령과 기본과제에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명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해 “역사와 생산의 주인인 노동자가 정치의 주인으로서 지위를 확고히 하고, 노동중심의 가치가 실현되는 정치, 사회적 체제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정치방침이 유실된 지난 10여 년, 민주노총은 몇 차례 시도에도 불구하고 정치방침 수립에 번번이 실패했다. 때문에, 이날 대의원대회에서 정치방침을 수립한 그 자체만으로도 의의가 크다.

    ▲ 회의장을 찾아 노동자정치세력화를 호소한 권영길 민주노총 초대위원장(현 지도위원) ⓒ김준 기자

    민주노총은 지난 2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정치방침·총선방침 수립을 통한 정치세력화 질적 도약’을 올해 사업 목표 중 하나로 정하고, 오늘(14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정치방침과 총선방침을 결정하기까지 지난한 토론을 벌여왔다.

    난관도 존재했다. ‘민주노총의 사회적 영향력과 정치적 힘이 아직은 미약하지 않느냐’, ‘다양한 진보정당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진보대연합이 가능하겠냐’ 등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조합원들의 호소는 멈추지 않았다.

    ▲반노동, 반민주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켜야 한다 ▲내년 총선에서 기득권 양당정치를 끝내야 한다 ▲민주노총이 갈라진 진보정치를 단결시켜 한다는 조합원들의 요구는 ‘현장 노동자 정치선언’으로 이어졌다. 짧은 기간 1만 5천명에 가까운 조합원이 선언에 참여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조합원의 열망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4월 임시대대에서 정치·총선방침에 대한 장시간 토론 끝에 안건을 의결하지 못한 민주노총. 이후 단일안 마련을 위한 TF 구성, 중앙집행위원회(중집)의 쉼 없는 토론을 거쳐 대대에 상정할 단일안이 마련됐다. 조합원들의 요구에 따라 마침내 ‘정치·총선방침 수립’이라는 결실을 맺었다고 볼 수 있다.

    중집위원들도 대의원대회 전 호소문을 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통해 불평등한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정치세력화를 위한 한 걸음을 힘차게 내딛자”고 강조했다.

    ▲ 민주노총은 윤석열 퇴진투쟁을 확대 강화할 것을 결의했다. ⓒ김준 기자

    더 강력한 윤석열 퇴진 투쟁

    보수양당체제 극복, 한국사회 체제전환 결의

    윤석열 퇴진 투쟁의 열기가 점차 고조되는 시기, 민주노총의 정치·총선방침 수립이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퇴진 투쟁을 뛰어넘어 보수양당체제 극복과 한국사회 대전환을 위한 투쟁이 전면화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세상을 바꾸는 노동운동”, “노동자 집권과 사회변혁” 등을 정치방침 안에 담고, 총선방침 1번 항으로 현시기 “윤석열정권 퇴진과 불평등체제 전환”을 위한 투쟁을 확대·강화하겠다고 정했다. 노동자 정치선언에 담긴 ‘반노동, 반민주 윤석열 정권 퇴진’이라는 조합원들의 의지가 반영된 방침이라 할 수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7월, ‘윤석열 퇴진’을 내건 2주간의 총파업을 통해 총파업의 정당성과 파급력을 스스로 증명했다. 당시 ‘총파업에 대한 지지율’은 상승한 반면, ‘윤석열 지지율’은 하락한 것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도 윤석열 퇴진과 정치세력화의 요구는 빗발쳤다.

    마트노동자 대의원은 “10년 전 노동자 투쟁으로 만든 ‘대형마트 일요일 의무휴업’이 대통령 하나 바뀌었다고 쓸모없는 법 취급을 받고 있다.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장악하면 마트노동자는 다시 연중무휴, 심야노동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그래서 정치방침이 절실하다. 현장에서만, 거리에서만 싸우지 말고 국회에서 싸우자. 노동자가 정치의 주인이 되는 세상, 같이 꿈꾸자”고 호소했다.

    ▲ 대의원대회 진행하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전종덕 사무총장. ⓒ김준 기자

    민주노총은 이날 결의한 정치방침대로 정권 퇴진을 위한 투쟁은 물론, 현장과 지역의 힘을 모아 한국 사회 체제 전환과 진보개혁을 위한 대중투쟁, 그리고 정치 개혁투쟁에 나선다.

    노조법 2·3조 개정이 아직 본회의를 통과하지도 않았는데,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거론되는 등 거대양당 정치 현실을 비추어 볼 때, 대리정치에 기대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 상황. 노동자 서민을 위한 정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민주노총이 수립한 정치방침은 노동자가 스스로 정치의 주인이 되어, 보수양당체제를 극복하고 위력적인 대안정치세력으로 도약해 반드시 집권하겠다는 포부의 다름 아니다.

    이번 총선방침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친자본 보수양당’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지지하는 조직적 결정이나 전·현직 간부의 지위를 이용한 지지행위를 금지’한 것에서도 그 의지가 반영돼 있다.

    ⓒ김준 기자

    새로운 정치부대 탄생 시동... 이제 진보정당의 시간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과제도 존재한다. 민주노총의 과제, 진보정당의 과제가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 자체 역량을 키워 힘 있는 정치부대로 거듭나야 한다. 노동자 정치선언에 참여한 1만 5천 명을 출발로 120만 조합원의 뜻과 의지를 하나로 모아 진보정당을 견인해야 한다.

    이날 대의원대회는 민주노총과 진보정당 등 ‘진보세력이 질적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인된 자리기도 했다.

    진보정당이 분열된 후 진보정치 1번지 울산지역에서 진보정당 후보로 출마해 봤다는 한 대의원은 진보세력의 단결을 호소했다. “후보 때 ‘제발 하나의 후보로 모아서 나와라’ 는 얘기도 많이 듣고, 조합원들의 싸늘한 시선도 느껴봤다. 안타깝고 부끄러웠다”고 회고하곤, “진보정당이 하나로 단결했을 때 국회의원, 구청장 모두 당선했고, 흩어졌을 때 모두가 당선되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낼 때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보 4당(노동당·녹색당·정의당·진보당)은 민주노총 정치·총선방침에 화답하듯, 대대가 열리기 하루 전(13일), 민주노총과 연석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2024년 총선에서 공동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발표한 합의문엔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2024년 총선에서 모든 진보세력과 단결하여 투쟁할 것”임을 밝히는 한편, 2024년 총선에서 “진보정치 세력의 연대연합 실현을 위해 ‘민주노총 총선방침을 존중하여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총선공동 대응논의를 진행할 것”이란 내용을 담았다.

    이제 진보정당의 시간이다. 정치세력화를 갈망하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이전처럼 ‘진보정당 중에 어느 곳이든 찍어라’는 게 아닌, “진보정치세력의 단결”과 “노동중심 진보정당 건설”로 향해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대의원들이 이를 먼저 결심했다.

    이제 진보정당들이 진보정당과 진보세력 단결을 요구하는 노동계급의 목소리를 무게 있게 받아들여야 할 시간이다. 하루빨리 논의기구를 구성해 총선에 대응하고, 진보정당 단결을 위해, 민주노총 정치방침이 담고 있는 ‘노동중심 진보정당 건설’을 위해 나서야 할 때이다.

    ▲ 민주노총은 이날 “윤석열정권 퇴진,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기치를 들고 힘차게 전진하자!”는 특별결의문도 채택했다. ⓒ김준 기자

    민주노총은 정치·총선방침을 수립함으로써 노동자의 생활과 투쟁, 그리고 정치의 공동체(조직)로 거듭나기 위한 또 한 번 역사를 썼다.

    곧 있을 2024년 총선, 2026년 지방선거에서 노동자 직접정치,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어떤 힘을 발휘하게 될지,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한국사회를 어떻게 바꿔나갈지 기대가 쏠린다.

    민주노총 정치방침

    1. 민주노총은 세상을 바꾸는 노동운동의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며 사회적 영향력을 높여 나감과 동시에 직접정치, 광장정치를 통해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추진한다.

    2. 민주노총은 진보정당을 포함하여 진보 정치세력들의 결집된 힘을 만들어 노동자 집권과 사회변혁을 목표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추진한다.

    3. 민주노총은 현장과 지역의 힘을 모아 내는 방식으로 한국 사회 체제 전환과 진보개혁을 위한 대중투쟁과 정치 개혁투쟁을 동반하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추진한다.

    4. 민주노총은 농민, 빈민 등 진보 민중세력 및 진보정당과 상호 존중하고 단결, 연대하여 노동중심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추진한다.

    5. 민주노총은 다양한 진보적 가치와 지향을 존중하며 진보정치세력의 연대연합 수준과 단결을 높여내고, 이를 토대로 노동중심 진보정당 건설을 추진한다.

    민주노총의 단결과 진보정치세력의 연대연합 실현을 위한 총선방침

    1. 민주노총은 2024년 총선에서 노동자 직접정치, 광장정치 구현을 위해 아래로부터 조직적 결의와 역량을 모아내고, 진보정치세력의 연대연합을 실현한다. 이를 토대로 윤석열정권 퇴진과 불평등체제 전환 투쟁을 확대·강화하고, 진보정치세력이 위력적인 대안정치세력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 민주노총은 조직 내외의 다양한 진보적 가치와 지향을 존중하며 진보정치세력의 연대연합 실현과 단결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진보정당과 신뢰와 합의로 연합정당 건설에서부터 정책연대, 후보단일화, 공동 선거운동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총선 공동 대응을 적극 추진한다.

    3. 민주노총은 현장과 지역에서 친자본 보수양당체제 타파를 위한 정치제도개혁 투쟁과 직접정치, 체제전환운동 대중화를 위한 정치사업을 전면화하고,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진보정당과 [한국사회대전환 민주노총·진보정당 총선공동대응기구]를 구성한다.

    4. 민주노총은 친자본 보수양당 지지를 위한 조직적 결정은 물론이고 전·현직 간부의 지위를 이용하여 친자본 보수양당을 지지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5. 민주노총은 총선평가에 기초하여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정치방침(안) 이행을 위해 진보정치세력과 공동 논의기구를 구성한다. 공동 논의기구는 신뢰와 합의로 운영하며 2026년 지방선거까지 연합정당 건설을 목표로 한다.

     

    [특별결의문]

    윤석열정권 퇴진,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기치를 들고 힘차게 전진하자!

    오늘 우리는 직접정치, 광장정치를 강화하여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실현하고 노동자집권과 사회변혁을 목표로 진보정치세력의 단결과 노동중심 진보정당 건설을 추진할 것을 결의했다.

    2024년 총선에서 윤석열정권 퇴진과 불평등체제 전환투쟁을 강화하여 보수양당체제를 타파하고 진보정치세력이 위력적인 대안정치세력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한국 노동계급이 해방 이후 수많은 희생과 피어린 투쟁으로 얻은 교훈이다.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없이는 자본의 착취와 정권의 탄압, 외세의 약탈을 막아내고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건설할 수 없다,

    윤석열정권은 물리적 탄압과 재정적 압박, 법제도개악과 이데올로기 공세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해 날뛰고 있다. 윤석열정권은 민중이 피로써 쟁취한 언론과 집회시위, 민주주의 기본권을 부정하고 제국주의에 항거한 민족해방운동의 역사마저 지우려 하고 있다.

    당면하게 노조법 2·3조 개정투쟁과 철도등 사회 공공성을 지키는 투쟁에 힘을 집중하자.

    노조법 2·3조 개정은 간접고용과 특수고용으로 배를 불려온 진짜사장에게 책임을 묻고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9부능선을 넘어선 노조법 개정투쟁에 마지막 힘을 집중하여 반드시 승리를 쟁취하자.

    철도 쪼개기 민영화반대, 공공성 강화투쟁은 시대적 과제에 역행하는 윤석열정권의 퇴행을 저지하기 위한 주요전선이다. 철도노조파업에 대한 지지여론을 확산하고 철도노동자 탄압에 맞서 연대하여 투쟁하자.

    외세와 재벌의 앞잡이로 전락한 윤석열정권의 퇴진 없이 노동자, 민중의 미래는 없다.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윤석열정권에 반대하고 정권의 폭정을 끝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굳건한 조직적 단결과 노동자 정치세력화로 민중의 기대에 부응하고 역사적 소명을 실현할 것이다.

    민주노조를 건설하고 지켜온 120만 조합원을 믿고 조합원의 힘을 발동하여 노동자 정치세력화, 진보정치운동의 도약을 실현하고 윤석열정권을 퇴진시키자!

    2023년 9월 14일

    민주노총 77차 임시대의원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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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국일보 “검찰이 언론 본령 재단하려 한다 우려”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3.09.15 07:49
  •  
  •  수정 2023.09.15 10:55
  •  
  •  댓글 3



 

검찰 뉴스타파·JTBC·기자 자택 압색에 “보도 문제삼은 동시다발 압색 전례없어”

철도노조 파업 비난하는 보수언론의 ‘경쟁체제’ 주장, 정말일까

검찰이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을 보도한 뉴스타파와 JTBC, 기자들의 집을 14일 압수수색했다. 지난 대선 때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허위 보도’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검찰이 특정 보도를 이유로 전례 없이 복수 언론사와 언론인을 상대로 동시다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다.

15일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언론사에 대한 강제수사 권력기관이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되기 어렵다는 점부터 검찰권 남용과 언론자유 위협 등 문제를 사설로 비판하는 한편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에 대한 책임은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은 14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 중구 뉴스타파 사무실과 서울 JTBC 본사 사무실, 뉴스타파 소속 한상진·봉지욱 기자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명예훼손의 피해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한국일보는 “배임수·증재 혐의로 앞서 입건된 김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에게도 같은 혐의가 추가 적용됐다”고 했다.

▲15일 경향신문

▲15일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이를 두고 1면에 “검찰이 언론 보도를 문제 삼아 복수의 언론사와 기자들을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검찰이 언론의 본령을 재단하려 한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검찰은 윤 대통령의 ‘수사 무마’ 의혹은 놔둔 채, 허위 보도를 공모한 배후세력이 있다는 대통령실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뉴스타파와 JTBC의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한 보도를 문제 삼고 있다. 신문들에 따르면 검찰은 뉴스타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신 전 위원장과 김만배 씨, 한 기자가 공모해 윤석열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허위 사실을 드러내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보도를 대선 직전 의도적으로 내보냈다는 것이다.

▲15일 한국일보

▲15일 한겨레

뉴스타파는 지난해 대선 직전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11년 대검 중수2과장 시절 대장동 자금 브로커 조우형씨에게 커피를 타주며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관련 사건을 무마해줬다는 인터뷰 내용이 검찰은 허위라고 보고 있다. JTBC도 남욱 변호사 인터뷰 등을 통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검찰이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한 의혹보도에 명예훼손죄를 적용한 데 입증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법원은 공인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보도에 일부 허위가 있더라도 공익성과 진실로 믿을만한 사정 등을 따진다는 것이다. 명예훼손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유죄판결을 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인데 권력자나 국가기관은 명예훼손 사건의 피해자가 되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

경향신문은 관련해 두 가지 판례를 제시했다. 이명박 정부 때 검찰이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보도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비판 보도에 대해 제작진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으나 법원은 3심에서 내리 무죄 선고했다. 2014년 박근혜 정부의 검찰이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칼럼으로 쓴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해 기소했지만 법원은 비방의 목적이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15일 한겨레

▲15일 경향신문

▲15일 한국일보

한국일보는 “수사는 단순한 자료 확보 차원을 넘어 취재 과정과 보도 경위를 밝히는 쪽으로 뻗어 나갈 것으로 보여, 검찰이 언론의 본령을 재단하려 한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며 “ 검찰이 언론 보도의 불법성(선거 개입)을 주장하려면 '비방 목적'과 '허위성'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인터뷰에서 말하는 ‘커피 대접이 허위인지’와 별개로 의혹의 몸통인 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은 여전한 상황에서 검찰이 영장에 ‘수사 무마가 없었다’고 단정했다고도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검찰은 윤 대통령이 수사 무마를 청탁받은 사실도, 수사를 무마한 정황도 없었다며 언론 보도로 윤 대통령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영장에 기재했다”며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은 ‘수사 무마가 없었다’고 단정했다”고 했다.

▲15일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커피 대접이 허위라는 이유로 언론사 보도 전체를 거짓으로 규정하고 대통령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려는 것은 검찰권 남용이자 언론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1년 당시 대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과정과 결과에 허점이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당시 처벌받지 않은 조씨의 변호인은 김만배씨가 소개하고 윤 대통령과도 막역한 박영수 전 특검이었다. 대장동 일당의 종잣돈과 ‘50억 클럽’ 시발점이 된 이 사건에서는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된 검찰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15일 경향신문

한겨레는 뉴스타파가 보도 경위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공개하는 상황에서 강제수사를 하면서도 명예훼손 혐의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대지 못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검찰이 이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범죄 단서로 제시한 것은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돈거래’뿐”이라며 “이것만으로는 뉴스타파가 범죄에 연루된 정황이라고 보긴 어렵다. 14일 언론브리핑에서도 검찰은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돈거래’ 외에 구체적 정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제수사는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여야 한다’고 형사소송법에 규정돼 있다. 그럼에도 검찰이 강제수사를 강행한 것은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을 압박하려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의 ‘수사 무마’ 의혹은 놔둔 채, 허위 보도를 공모한 배후세력이 있다는 대통령실의 ‘수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15일 한겨레

그 외 신문들은 검찰 관계자의 입장을 주로 보도하는 한편 뉴스타파와 시민사회단체, 언론단체의 반발을 덧붙여 전했다. 세계일보는 ‘가짜뉴스 근절 수사 불가피하나 언론자유 위축은 안 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검찰에 “수사를 통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선거에 영향을 끼칠 의도가 있었음이 드러난다면 상응하는 처벌이 당연히 뒤따라야 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진상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여권 고위 인사들이 관련 보도와 언론사에 대해 ‘사형에 처해야 할 만큼의 국가반영죄’ ‘폐간’ ‘원스크라이크아웃’을 거론하는 건 성급”하다고 했다.

▲15일 국민일보

▲15일 조선일보

▲15일 세계일보

보수언론 이구동성 “경쟁체제 필요”, 허울인 이유

14일 오전 9시 전국철도노동조합이 4년여 만에 파업에 나섰다. 핵심 요구는 수서행 KTX다. 지난 9월1일 열차 수는 한정됐는데 노선만 확대하면서 하루 4100석씩 좌석이 줄게 된 SR의 수서~부산 노선에 KTX를 투입하라는 것이다.

현재 한국 고속철도는 KTX와 SRT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SRT는 이명박 정부가 수서 고속철도를 민간에 넘기려다 무산된 뒤, 박근혜 정부가 ‘철도공사 출자회사’ 형태로 SR를 따로 설립해 개통했다. 정부는 철도 경쟁체제로 국민 편익을 증대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철도노조는 이것이 되려 시민 불편을 초래하고 비효율과 안전 문제를 불러온다고 반박한다. 철도를 분리해 운영하면서 SRT에 특혜를 몰아주는 것 자체가 민영화 추진이라고도 지적한다.

▲15일 국민일보

파업 돌입 이튿날인 15일 다수 신문들은 “경쟁체제”를 강조하는 정부 입장에 동조하는 논조를 보였다. 서울신문은 사설에서 ‘민영화 중단’ 요구를 두고 “가짜뉴스로 국민 발목 잡은 철도노조”라며 “수서역 KTX는 경쟁체제를 없애 과거로 돌아가자는 얘기나 진배없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수서행 KTX 신설요구도 결국 SRT와 KTX를 다시 통합해 경쟁 없는 독점 체제를 만들자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현재의 경쟁체제 속에서 국민들은 연간 1500억 원의 운임 할인 효과를 본다. SRT를 되돌리려는 시도는 간신히 정착된 경쟁구도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 ‘코레일, 1조 적자에도 파업’이라며 “정부는 2016년 SRT 출범 이후 KTX가 독점하던 고속철에 경쟁이 도입되면서 서비스 개선, 요금 차별과 등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지는 기사 제목은 ‘느닷없는 파업…SRT와 경쟁 피하고 노조 몸집 불리기’였다.

▲15일 조선일보

▲15일 조선일보

실상 KTX와 SRT의 운영 상황을 ‘경쟁체제’로 보기는 어렵다. 정부가 SRT에 알짜노선을 몰아주는 한편 철도공사를 통해 차량 헐값 임대하고 다수 업무를 철도공사가 대신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도공사는 SRT고속열차 32편성 중 22편성을 차량 구입비보다 싼값에 SR에 임대해주고 있으며 SR의 차량정비, 시설유지보수, 매표 등 업무를 대신 담당하고 있다.

또 이 같은 업무 중복비용으로 철도공사가 400억 넘는 돈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 철도노조 주장이다. 철도공사가 경쟁체제가 아닌 “기생”에 가까운 체제를 유지하고 비용을 떠안는 과정에서 철도 공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15일 국민일보

▲15일 한겨레

국민일보는 2면에서 “철도노조는 정부가 SR에 ‘알짜 노선’ 특혜를 몰아주며 우회적으로 ‘철도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게다가 고속철도는 코레일의 유일한 흑자 사업이라 SR 노선이 늘어날수록 무궁화호·새마을호 등 적자사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노조는 주장한다”고 전하면서도 머리기사 제목엔 철도노조 파업을 ‘툭하면 파업’이라고 규정했다. 한겨레는 “경직적 열차 운용으로 좌석이 감소한 상황은 고속철도 분리와 경쟁 체계가 낳은 부작용이라는 게 철도노조 쪽 주장”이라고 전했다.

 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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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모가지 따는 건 시간문제" 발언 신원식, 별다른 해명 없어

9.19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서는 "반드시 폐기해야"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3.09.15. 09:34:08

 

'막말'과 비민주적 역사 인식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신원식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바꿨음에도 '막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15일 육군회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난 신원식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시절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한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고 관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문재인 모가지 따는 건 시간문제" 라고 발언한 데 대해 해명이나 사과할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청문회장에서 입장을 밝히겠다"며 황급히 자리에서 이탈했다.

 

그는 지난 2019년 9월 21일 부산 광복동에서 열린 극우 세력의 집회에서 "우리는 태극기, 태극기가 헌법이고 정의"라며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을 파멸로 이끌었던 촛불은 거짓이다", "2016년 촛불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계속성을 파괴한 반역" 등의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한 바 있다.

 

신 후보자는 2019년 9월 유튜브 채널 '신인균의 국방TV'에 출연해 전두환 씨를 "애국심 있게 한 사람"으로, 12.12 군사 쿠데타를 "나라 구해야 되겠다고 나온 것"으로 표현하는 등 역사적 사안에 대한 비민주적인 발언을 한 데 대해 "제 말 앞뒤가 조금 편집이 돼서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대법원 확정 판결과 지금 정부의 역사적 평가를 100% 수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방송에서 12.12 군사 쿠데타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시는 그 공백기에 서울의 봄 일어나고 그래서 당시에 나라 구해야 되겠다고 나왔다고 본다"며 "그리고 실제로 우리가 3저 호황을 열었지 않느냐.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 후보자는 "물론 그 뒤로 권력을 잡는 과정에서 권력이 있다 보니까 돈에 대한 문제도 있고 있겠지만 지금 어떠냐, 몇 번을 털어서 다 했지 않느냐. 그런데 지금 또 광주에서 (헬기) 사격, 방문한 적도 없는 전 대통령을 불러서 광주에서 저 망신을 주는데 지금 누구 국민 하나 보호해 주는 사람이 있느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 후보자는 최근 국방부로부터 제기됐던 주요 논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우선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및 국방부 청사 앞에 위치한 흉상 철거, 해군 홍범도함 함명 개정 등에 대해 그는 "제가 (국방부 장관에) 취임하면 의견을 듣고 충분히 검토를 한 후에 방향을 국민들께 말씀올리겠다"며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지난 7월 호우로 인해 실종된 주민을 수색하다 숨진 해병대 채 상병 사건에 대해 신 후보자는 "국방부 장관으로서 어떤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고, 마찬가지 후보자로서도 지금 어떻게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청문회장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필요하다면 제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신 후보자는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9.19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 "개인적으로 9.19 군사합의는 우리 군사적 취약성을 확대하기 때문에 반드시 폐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왔다"면서도 "국방부 장관이 되면 국방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9.19 합의에 대한 군사적 취약성과 관련해 그동안 군에서 여러 가지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전반적으로 한 번 보고 추가적으로 보완할 것 있으면 최단 시간 내에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신 후보자는 과거 중대장 시절 훈련 중 '잘못 발사된' 포탄을 맞고 사망한 부대원의 사인을 '불발탄을 밟은 것'으로 조작·은폐했던 정황이 있다는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대해 "진상규명 내용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왜곡된 기억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7살의 중대장이 잘못을 감추기 위해 선배였던 당시 대대장님이나 사단, 헌병대 그리고 군의관까지 동원돼서 짧은 서너 시간 동안 조작을 했다는 것은 거의 소설"이라며 "상세한 것은 법적 투쟁을 하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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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파업 나선 철도노조, ‘수서행 KTX’와 무슨 상관이냐고요?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9/15 10:47
  • 수정일
    2023/09/15 10:4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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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들어간 14일 오전 부산역에 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 운행 중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14일 오전 9시 철도노동자들이 4년여 만에 파업에 나섰다. 18일 오전 9시까지 이뤄지는 이번 파업은 사실상 ‘경고 파업’ 성격을 띠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2차 총파업 가능성도 점쳐진다.

파업에 나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핵심 요구는 ‘수서행 KTX’다. 즉, 현재 서울역을 시·종착역으로 하는 KTX를 수서역에서도 달리게 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정부 정책을 명분으로 하는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몰아가지만, ‘수서행 KTX’는 철도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철도노조는 반박한다. 더욱이 ‘수서행 KTX’는 철도 공공성과 시민들의 편리한 철도 이용과도 직결되는 문제라, “자신들의 요구 사항 관철만을 위한 파업”이라는 정부의 공세와도 큰 차이가 있다.

 

 

‘철도 민영화’ 우려 이어지는 이유
고속철도는 왜 KTX와 SRT로 나뉘었나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6월 15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철도노동자 총력결의대회에서 민영화를 통한 경쟁 체제 폐기와 고속철도 운영 통합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6.15 ⓒ민중의소리


우리나라 고속철도는 서울역을 기점으로 하는 KTX와 서울 강남구의 수서역을 기점으로 하는 SRT(수서 고속철도)로 나뉘어 운영 중이다. 이명박 정부가 수서 고속철도를 민간에 넘기려다 철도노조와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치자, 2016년 박근혜 정부에서 ‘철도공사 출자회사’ 형태로 수서 고속철도 운영사(SR)를 설립해 SRT를 개통한 게 시초가 됐다. 당시 정부는 철도공사의 철도 독점 운영으로 적자 운영이 이어지고 있다며 철도 경쟁체제를 도입해 시민들의 편익을 높이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철도노조는 철도를 나눠 운영하는 것 자체가 철도 민영화를 위한 포석이라고 규정하며 맞서왔다.

철도는 분리됐지만 정부가 장담했던 유의미한 경쟁 효과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SR의 역 운영과 관제, 차량 정비, 시설 유지·보수, 사고 복구, 열차 내 승무 서비스, 고객센터, 차량·역 청소, 객실 설비 등 대부분의 업무가 철도공사에 위탁해서 이뤄지면서 오히려 통합 운영의 필요성만 재확인됐다. 또한 철도노조는 SR이 신규 도입하려는 차량의 정비와 고객센터 업무 등 철도공사에 위탁한 업무 일부를 민간에 이관하는 방식을 통해 우회적인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SRT 개통 직전 3년간 흑자를 기록했던 철도공사는 SRT 개통 직후인 2017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KTX 이용객 일부가 SRT로 분산되면서 나타난 결과 중 하나다.

철도에서 수익이 나는 노선은 고속철도가 유일하다. 여기서 나오는 영업이익으로 무궁화호나 새마을호와 같은 일반열차, 광역철도, 화물열차 등 공공성을 위해 필요한 적자 노선을 보조하는 방식이다. 수익 노선인 고속철도만 운영하는 SR은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SR의 확대는 철도공사의 영업이익 축소로 이어지고, 적자 노선에 대한 보전도 당연히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공공성을 이유로 유지해 왔던 적자 노선이 축소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공공성 후퇴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철도노조는 우려하고 있다.

철도공사와 SR이 철도 운영이라는 동일한 업무를 나눠 맡으면서 발생하게 된 중복비용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 자문기구가 인정한 중복 비용만 연 406억원에 달한다.

철도노조 김선욱 정책팀장은 현 상황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SR이 고속철도의 수입으로 철도 공공성에 어떠한 투자를 하느냐, 투자하는 게 없다. SR이 크면 클수록 철도의 공공성은 후퇴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SR 출범 당시 자본금을 투자했던 사학연금,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투자자들이 올해 6월 1천475억원 자본금을 회수해 가면서 이자 비용만 780억원을 챙겨갔다. SR이라는 회사의 존재는 이 재무적 투자자의 배를 불리기 위한 용도에 지나지 않고, 철도 공공성에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는다. 말은 민영화가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 우리가 민영화를 우려했던 그 효과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

철도노조는 정부가 도입한 철도 경쟁체제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철도 통합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직전 파업인 2019년 파업 당시에도 철도노조의 핵심 요구는 철도 통합이었다. 당장 철도 통합이 어렵다면 수서역에도 KTX를 투입하자고 주장한다. ‘철도 공공성 강화’를 공약한 문재인 정부에서 철도공사 SR 통합을 검토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했지만, 당시 철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됐고 이후 연구용역이 잠정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서야 발표된 연구용역 결과는 ‘코로나19 사태로 분석에 한계가 있다며 판단을 유보한다’는 허무한 결론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이 의견을 수용해 철도 경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수서행 KTX가 뭐길래? 본말 전도된 정부의 철도 경쟁체제

서울행 KTX에서 한 승무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철도노조는 14일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나흘간 1차 총파업에 들어간다. ⓒ뉴스1

철도노조가 이번 파업에서 ‘수서행 KTX’를 더욱 강조하게 된 배경은 철도 경쟁체제를 고수하는 정부의 정책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까지 초래됐기 때문이다.


발단은 SRT의 확대다. 정부는 올해 9월부터 경부선과 호남선에서만 운행됐던 SRT를 경전선(창원·진주), 전라선(순천·여수), 동해선(포항)으로 확대했다. 그런데 SR은 현재 신규 노선을 운행할 수 있는 열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기존에 운행하던 노선에서 열차를 빼서 신규 노선에 투입해야 한다. 이에 정부는 SRT의 주중(월요일~목요일) 경부선 운행 횟수를 줄이기로 했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주중 경부선 SRT가 축소되면서 하루 평균 4천334석의 좌석이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예매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서울~부산 구간의 KTX 운행을 하루 왕복 3회 더 늘렸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 강남권으로 이동할 경우,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한 뒤 다른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거나 도중에 SRT 정차역에서 하차해 환승해야 하기 때문이다.

KTX 종착지를 서울역이 아닌 수서역으로 바꾸면 쉽게 해결될 문제지만, 정부는 철도 경쟁체제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수서행 KTX’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국민 편익을 위해 경쟁체제를 도입한다고 해놓고 이제 와 경쟁체제를 유지해야 하므로 국민 편익을 확대할 수 없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철도 통합’과 ‘수서행 KTX’와 같은 현안들은 철도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도 관련된 문제다. 철도노조 이근조 정책기획실장은 “SR이 출범한 후 철도공사의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친 뒤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아주 단적으로 얘기하면, 2021년부터 경조사비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실장은 “(철도공사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추가 인력 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 정원보다 연간 1천400명 정도를 지속적으로 채용하지 않고 있는데 한국전력공사나 한국도로공사 등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은 수치”라며 “결국 현장의 인력 부족과 노동조건 악화로 이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철도 통합과 수서행 KTX 문제는 단순히 경영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우리의 노동조건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철도노조는 성실한 임금 교섭과 4조 2교대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철도공사와 철도노조는 파업을 하루 앞둔 전날 늦은 저녁까지 교섭을 진행했지만, 철도공사가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예정대로 1차 파업에 돌입한 철도노조는 서울과 부산, 대전, 영주, 호남 등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연다.

다만, 철도 업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필수유지업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파업 시에도 일정한 운행률을 유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조합원 9천300여명과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6천여명이 현장에서 근무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대체인력을 집중 투입해 광역전철 운행률은 평시 대비 75% 수준으로, KTX 운행률은 평시 대비 68% 수준으로 운행하겠다는 대책을 세웠다. 특히 이용 수요가 높은 출·퇴근 시간대에는 광역전철 운행률을 각각 90%, 80%로 운행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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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은-푸틴 정상회담 보도..'긴밀한 전략전술적 협동' 등 만족한 합의

강대한 국가건설 위해 모든 방면에서 협력..'북러 관계 최중대시'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9.14 08:41
  •  
  •  수정 2023.09.14 10:16
  •  
  •  댓글 0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3일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러시아대통령과 역사적인 상봉과 회담을 했다고 14일 공식매체를 통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3일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러시아대통령과 역사적인 상봉과 회담을 했다고 14일 공식매체를 통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 러시아 극동 북부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과 역사적인 상봉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신문은 4개면에 걸쳐 양 정상의 만남과 시설 참관, 회담과 연회 소식을 알리고 김 위원장이 다음 방문지로 출발했다는 소식까지 전했다.

신문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전통적이며 전략적인 조로친선과 협조, 선린우호관계를 새로운 높이에로 가일층 강화발전시키고 반제자주위업수행을 위한 정의의 투쟁을 힘있게 고무추동한 사변적 계기"라고 평가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신문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전통적이며 전략적인 조로친선과 협조, 선린우호관계를 새로운 높이에로 가일층 강화발전시키고 반제자주위업수행을 위한 정의의 투쟁을 힘있게 고무추동한 사변적 계기"라고 평가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신문은 "최고수뇌분들께서는 두 나라 사이의 고위급래왕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의 다방면적인 교류협력을 심화시켜 친선단결과 협조관계를 더욱 공고히 다지고 호상(상호)신뢰를 증진시켜 나갈 데 대하여 론의하였다"고 하면서 "회담에서는 호상 관심사로 되는 중요문제들에 대한 폭넓고 깊이있는 의견교환이 진행되였으며 공동의 노력으로 두 나라 인민들의 복리를 도모하고 종합적이며 건설적인 쌍무관계를 계속 확대해 나갈데 대하여 합의되였다"고 밝혔다.

또 "조로(북러)수뇌분들께서는 강대한 국가건설의 전략적목표들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 경제, 군사, 문화의 모든 방면에서 이룩되고 있는 괄목할 성과와 건설적인 협조경험, 국가부흥과 두 나라 인민들의 복리를 위한 앞으로 발전방향에 대한 심도있는 의견들을 나누었다"고 말했다.

특히 "인류의 자주성과 진부, 평화로운 삶을 침탈하려는 제국주의자들의 군사적 위협과 도발, 강권과 전횡을 짓부시기 위한 공동전선에서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전술적협동을 더욱 긴밀히 하고 강력히 지지련대하면서 힘을 합쳐 국가의 주권과 발전리익,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국제적 정의를 수호해나가는데서 나서는 중대한 문제들과 당면한 협조사항들을 허심탄회하게 토의하였으며 만족한 합의와 견해일치를 보았다"고 알렸다. 

신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창건 75돐과 로조(러시아-북) 외교관계 설정 75돐이 되는 뜻깊은 해에 김정은 동지가 로씨야를 또다시 방문한데 대해 열렬히 환영한다"고 하면서 "위스또츠느이(보스토치니) 우주발사장에서 김정은 동지와 상봉하게 된 기쁨"을 피력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회담에서 "조로(북러)관계를 최중대시하고 뿌리깊은 친선의 전통을 변함없이 발전시켜 나가려는 것은 우리 공화국정부의 일관한 립장"이라며 "이번 방문이 두 나라 사이의 협조관계를 새로운 높이에로 끌어올리는 의의깊은 계기가 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했다.

확대 회담에는 북측에서 최선희 외무상과 박정천 원수(당 군정지도부장), 강순남 국방상, 오수용·박태성 당 비서, 임천일 외무성 부상이 참가하고, 러시아측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장관, 제니스 만트로프 공업역부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장관,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정부부수상, 정부부수상인 유리 트루트네프 극동연방구 주재 대통령정권대표, 아라트 후스눌린 정부부수상, 대통령행정부 부책임자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관, 천연자연부장관인 알렉산드르 코즐포트 '조로 정부간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 러시아측 위원장', 위탈리 사벨리리예프 운수부장관을 비롯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 등이 참가했다.

보스토치니 우주발사장 운반로케트조립 및 시험종합체 건물앞에서 상봉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보스토치니 우주발사장을 참관하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앞서 김 위원장은 13일 오후 1시 전용열차편으로 보스토치니 우주발사장에 도착해 러시아측의 영접을 받은 후 상봉장소인 운반로케트조립 및 시험종합체 건물로 이동해 기다리고 있던 푸틴 대통령과 4년 5개월만에 인사를 나누었다.

신문은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동지께서 로조관계발전에서 뜻깊고 중대한 시기에 로씨야련방을 또다시 찾아준데 대하여 열렬히 환영하였"으며, 김 위원장은 "뿌찐대통령이 국가사업전반을 령도하는 바쁜 속에서도 따뜻이 초청해주고 맞이해주는데 대하여 사의를 표하면서 이번 상봉이 매우 특수하고 특색있는 환경속에서 진행되는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상봉 장면을 소개했다. 

이어진 보스토치니 우주발사장 참관은 러시아국영회사인 '로스코스모스의' 유리 보리소프 총사장과 니콜라이 네스체츄크 우주지상하부구조운영센터 소장의 안내로 진행되었으며,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함께 운반로케트 조립 및 시험종합체를 돌아보면서 '소유즈-2', '안가라'를 비롯한 운반로케트들의 구체적인 기술적 특성과 조립 및 발사과정에 대한 해설을 들었다.

또 소유즈-2 발사종합체와 운반로케트 '안가라' 발사종합체 건설장을 돌아보면서 운영 및 건설실태와 우주산업분야에서 러시아의 성과 경험, 발전전망 등에 대해 청취했다.

신문은 보스토치니 우주발사장에 대해 "각이한 용도의 우주기구 및 위성발사를 성과적으로 보장함으로써 우주개발분야에서의 괄목할만한 장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아무르주와 원동(극동)지역의 사회경제적 발전을 추동하는데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로씨야의 종합적인 우주발사기지"라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참관후 방명록에 '첫 우주정복자들을 낳은 로씨야의 영광은 불멸할 것이다. 김정은 2023.9.13'라고 썼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푸틴 대통령는 전용차에 김 위원장과 동승해 담화를 나누는 등 각별한 환대를 하고, 김 위원장은 참관후 방명록에 '첫 우주정복자들을 낳은 로씨야의 영광은 불멸할 것이다. 김정은 2023.9.13'라고 썼다.

13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참관-회담-연회가 진행됐다. [사진0노동신문 갈무리]
13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참관-회담-연회가 진행됐다. [사진0노동신문 갈무리]

참관과 회담에 이어 진행된 연회에서 푸틴 대통령은 "로조관계는 오늘도 변함없이 동지관계, 선린관계로 진행되고 있다"며 "두 나라 사이의 관계발전과 인민들의 복리와 번영을 위하여 일관한 노력을 기울일 로씨야정부의 드팀없는 의지를 확언"하였으며, 김 위원장은 "강력한 로씨야를 건설하며 국가의 전략적리익을 굳건히 수호하기 위한 력사적 위업수행에 떨쳐나선 전체 로씨야 인민에게 조선인민의 전투적경의와 따뜻한 형제적인사를 전하였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연회를 마친 후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편리한 시기에 북을 방문할 것을 초청했고 이에 푸틴 대통령은 쾌히 수락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다음 방문지로 출발하였다고 했는데 더 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신문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전통적이며 전략적인 조로친선과 협조, 선린우호관계를 새로운 높이에로 가일층 강화발전시키고 반제자주위업수행을 위한 정의의 투쟁을 힘있게 고무추동한 사변적 계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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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총파업”... 민영화 막는 철도총파업, 시민 지지 봇물

  • 정강산 기자
  •  
  •  승인 2023.09.13 18:46
  •  
  •  댓글 0



297개 시민단체 지지성명 연이어

KTX와 SRT, 분리할수록 민간매각 가능성 커져

철도 업무 분할 멈춰야...그리스 열차 충돌사고의 교훈

▲13일 오전 11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민영화 저지 공공성 확대 서울지역 공동대책위원회 결성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총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철도 파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가 철도노조 총파업을 지지하는 이유는 “철도 파업은 모두의 생명과 안전, 서민의 이동권, 공공성을 지키고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한 싸움”이기 때문. 이들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비용인상을 불러올 철도 민영화를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를 멈춰 세워야 한다”고 총파업에 힘을 실었다.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예고한 1차 총파업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승강장에서 코레일 직원이 승객을 안내하고 있다. ©뉴시스

13일 오전, 시민단체들은 ‘민영화 저지, 공공성 확대 서울지역 공동대책위원회(민영화 공대위)’를 결성했다. 민영화 공대위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여성연대(준), 고양시민회, 나라사랑청년회 등 297개 단체가 포함되며, 파업 진행에 따라 더욱 많은 시민단체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KTX와 SRT, 분리할수록 민간매각 가능성 커져

철도노조는 공공철도 확대와 4조 2교대 전면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공공철도 확대와 관련 △수서행 고속열차(KTX) 도입 △KTX와 수서발 고속열차(SRT) 연결 운행 및 운임차이 해소 △코레일과 에스알(SR) 통합 등이 중요 쟁점이다.

시민들이 철도 파업을 지지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정부의 민영화 정책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현재 윤석열 정부는 별도 운영 중인 KTX와 SRT를 더욱 분리하며 SRT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경전·전라·동해선에서 SRT 운행을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SRT 운영사인 에스알(SR) 지분을 민간에 팔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분리 강화 자체가 위장된 민영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에스알이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명목하에 코레일과 별도 회사로 설립된 만큼, 향후 민간매각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

또한 코레일은 흑자노선인 KTX의 수익으로 무궁화호, 새마을호 등 적자노선을 돕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에스알은 고속철도 운영만 하기에 적자노선에 대한 기여가 없다. 에스알이 성장할수록 고속철도 정차역 외 지역민의 철도 접근성은 축소된다는 말이다. 시민들이 공공성 확대를 요구하는 이유다.

▲13일 회견에서 의료연대노조 서울지부 최상덕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철도 업무 분할 멈춰야...그리스 열차 충돌사고의 교훈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철도산업발전기본법(철산법) 개정안도 문제다. 철산법 개정안은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를 코레일이 맡는다’는 조항을 삭제하여 민간 위탁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이는 결국 철도 운영과 시설기능이 분리되어, 차량정비와 시설유지보수 업무가 민영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민영화 공대위는 “철도는 설비와 차량이 유기적으로 운영되어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며 “운행과 유지보수, 역무 담당기관이 서로 달라지면 효율성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의 책임소재가 불명확해진다”고 지적했다.

▲13일 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열차 통합 퍼포먼스를 진행중이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KTX와 SRT 분리 운영을 비롯, 관제와 시설 업무 쪼개기의 결과는 요금 폭등과 위험 증가”라며 “이미 올해 초 그리스에서 민영화 철도 분할로 인해 열차가 정면충돌하여 57명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 정부의 철도 정책은 결코 시민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철도 분리 저지는 노동자뿐 아니라 철도 이용객과 시민의 문제”라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14일부터 나흘간 1차 총파업에 돌입하고, 국토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대응에 따라 2차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민영화를 막는 ‘철도하나로 운동본부’, ‘시민사회 공동행동’ 결성에 이어 서울지역 공대위까지. 철도 총파업을 지지하는 각계 선언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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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선택한 ‘유인촌’, MB정부 ‘문화장악 기술자’의 귀환

윤석열 대통령과 이번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지명된 유인촌 후보자. 사진은 지난 7월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유인촌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한 기념촬영 모습(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또다시 이명박 정부 출신 인사인 유인촌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13일 문화체육부 수장으로 지명됐다. 이동관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언론장악 논란을 일으키며 ‘방송장악 기술자’라는 비판까지 받는 인물이다. 유인촌 장관 지명자도 이에 못지않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3년 넘게 문체부 장관으로 일하며 이른바 ‘좌파예술인 척결’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목표를 성실히 이행하며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을 일으킨 주역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에 이어 유인촌을 다시 기용한 건 이른바 ‘좌파 문화예술인 척결’을 외쳤던 이명박 정부에서 일한 그의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2년 만에 돌아온 유인촌
드라마 ‘야망의 세월’에서
이명박 역할 맡으며 MB정권과 인연
이명박 서울시장·대통령과 함께 승승장구


사실 유인촌의 귀환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됐다. 올 1월 이명박 정부 문체부 장관 출신인 정병국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문체부가 추천위원을 꾸려 한국문화예술위 위원들을 추천하고, 위원들이 호선을 통해 정병국 위원장을 뽑은 것이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엔 윤석열 정권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당시 문체부는 유인촌을 추천위원으로 위촉한 바 있다. 당시 문화예술단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시대를 역행하는 부적절한 처사”라며 항의했다. 뒤이어 지난 7월엔 윤 대통령이 유인촌을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별보좌관으로 임명했고, 결국 문체부 장관 퇴임 12년 만에 그 자리에 돌아올 기회를 얻었다.

유인촌은 MBC에서 방영된 우리나라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1980~2002)에 출연하며 소박한 이미지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유명 배우다. 아울러 ‘역사스페셜’ 등 교양 프로그램 진행을 맡으며 대중들의 호감도 얻었다. 오랜 기간 연기자로 살아오던 그는 1990년 KBS 드라마 ‘야망의 세월’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이명박과 인연을 맺었다. 드라마 ‘야망의 세월’은 평사원으로 현대에 입사해 현대건설 회장에 오른 이명박의 삶을 소재로 만든 드라마였고, 유인촌은 드라마에서 이명박을 참고해 만든 인물인 ‘박형섭’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 ‘야망의 세월’은 대중적 인기를 끌면서 기업인 이명박을 정치인으로 변신시키고, 서울시장과 대통령까지 오르게 한 발판이 됐다.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이 발부된 2018년 3월 22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 전 대통령 자택 앞에 측근들이 모여있다. 사진 제일 오른쪽이 이번에 문체부 장관으로 지명된 유인촌 후보자, 사진 가운데가 최근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된 이동관 위원장이다. ⓒ민중의소리

드라마 출연을 계기로 만들어진 이명박과 유인촌의 인연은 이명박이 2002년 서울시장에 당선되면서 단순한 인연에서 정치적 관계로 발전된다. 그는 그해 이명박 서울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고, 2004년엔 서울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007년 이명박이 대선에 출마하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문화예술정책위원장 대행을 맡아 선거운동을 도왔고, 당선된 뒤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거쳐 이명박 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을 맡아 3년 넘게 일했다. 장관 퇴임 이후에도 대통령실 문화특별보좌관과 예술의 전당 이사장 등을 지내며 이명박 측근으로 오랫동안 함께했다.

 

 

 

유인촌 “예술을 정치적 도구로 삼는 건
공산국가에서나 하는 일”


유인촌의 귀환은 과연 문화예술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유인촌과 집권세력의 최근 발언과 유인촌의 과거 장관 재직 시절 행보를 짚어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우파 성향 문화예술인 단체 ‘문화자유행동’ 창립총회에 참석해 “최근 어떤 밴드 멤버가 오염처리수 방류 후 ‘지옥이 생각난다’고 이야기한 걸 들으며 개념 연예인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라고 말하며 밴드 자우림의 멤버 김윤아를 비난했다. “따돌림, 낙인찍기, 자기들끼리 이권 나눠먹기 카르텔” 등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탄압했던 일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도 나왔다.

유인촌은 지난 8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좌파 예술인들 몰아내려고 유인촌을 특보로 앉혔다는 말도 있다”는 질문에 대해 “호사가들 얘기다. 가장 자유로워야 할 문화계에서 이념 논쟁은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속칭 좌파 예술인들도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예술을 정치적 도구로 삼는 건 공산국가에서나 하는 일이다. 굳이 정치적 표현을 하고 싶다면 말릴 수 없다. 부모 말도 안 듣고 이 바닥에 나온 사람들이 누구 말을 듣겠나. 다만 정부 예산을 지원하라고 요구해선 안 된다. 나랏돈으로 국가 이익에 반하는 작품을 만드는 게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예술인 탄압을 부인했지만, 소위 좌파 예술인에게 국가 예산 지원이 없을 것이란 엄포를 놨다. “예술을 정치적 도구로 삼는 건 공산국가에서나 하는 일”이라며 반공을 강조해온 윤석열 정권의 입맛에 맞는 표현으로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만든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보고서’
“대중이 쉽게 접하고 무의식중에
좌파 메시지에 동조하게 만드는
좋은 수단인 영화를 중심으로
국민의식 좌경화 추진하고 있다”


유인촌은 이명박 정부 당시 벌어진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인촌은 여러 인터뷰에서 이러한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장관 재직 당시 벌어진 일들과 여러 정황은 그의 해명을 무색케 한다. 유인촌이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그해 8월 정부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실은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란 대외비 보고서를 만들었다.

당시 작성된 보고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기본계획서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구체적인 계획을 담고 있고, 내용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로 추진되었음이 검찰 수사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등에서 드러났다.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보고서는 “대중이 쉽게 접하고 무의식중에 좌파 메시지에 동조하게 만드는 좋은 수단인 영화를 중심으로 국민의식 좌경화 추진”을 하고 있다면서 “반미 및 정부의 무능을 부각시킨 ‘괴물’, 북한을 동지로 묘사한 ‘JSA’, 국가권력의 몰인정성을 비판한 ‘효자동 이발사’ 등을 지속적으로 제작·배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기자브리핑이 진행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진상조사위원장인 조영선 변호사가 2008년 8월 이명박 정부 당시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관련 청와대 내부 문건을 보여주며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이 문건에는 '좌파를 대신할 건전한 우파의 구심점을 신진 세력 중심으로 조직화', '의도적으로 자금을 우파 쪽으로만 배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문화예술인 전반이 우파로 전향하도록 추진' 등 ⓒ뉴시스

또 “좌파는 지난 10년간 정부의 조직적 지원 하에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중심으로 주도 세력으로 부상”했다고 진단하고, 전임 정부에서 만들어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등 민간위원회는 예산 지원을 민간 좌파 인사들이 주도하기 위해 구성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현실을 바꿀, 그들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균형화’를 위한 방향으로는 “단기간에 좌파 척결을 위한 전쟁을 하기보다는 좌파를 대신할 건전한 우파의 구심점을 신진세력 중심으로 조직화”하고, “대부분의 문화예술인들은 정부와 기업의 지원금에 의존하는 점을 고려, 의도적으로 자금을 우파 쪽으로만 배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문화예술인 전반이 우파로 전향하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청와대, 문화부, 기재부, 기업의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건엔 “9월 대통령 보고”라고 적혀 있어 해당 전략을 이명박이 직접 챙겼음을 알 수 있는 대목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 국정원
‘좌파 연예인 대응 TF’ 조직
블랙리스트로 문화예술인 탄압
화이트리스트로
이른바 ‘건전 예술인’ 지원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직접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조직해 문화예술인들을 탄압하고,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이른바 ‘건전 예술인’을 지원한 사실이 2017년 국정원 개혁발전위 조사와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당시 국정원이 만든 블랙리스트엔 이외수, 조정래 등 작가, 문성근, 명계남, 권해효, 김규리, 김명곤 등 배우, 김미화 김제동 등 방송인, 윤도현, 신해철, 안치환 등 가수, 이창동, 여균동, 박찬욱, 봉준호 등 영화인 등을 망라해 82명의 이름이 들어갔다.

이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활동이 진행된 사실이 드러난 문건도 발견됐다. 국정원이 2010년 1월 만든 ‘문화예술체육인 건전화 사업 계획’ 문건에는 방송인 김미화씨와 김제동씨 등을 퇴출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방송사 간부, 광고주 등에게 주지시켜 배제하도록 하고 그들의 비리를 적출해 사회적 공분을 유도해야 한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그해 8월 만든 ‘좌파 연예인 활동 실태 및 고려사항’ 문건에는 ‘포용 불가 연예인은 방송 차단 등 직접 제재 말고 무대응을 기본으로’, ‘각 부처나 지자체, 경제단체를 통해 대기업이 활용하지 않도록 유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정원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방송인들을 하차하도록 압박한 정황도 드러났다. 2011년 7월 국정원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4월 김미화, 7월 김여진 하차”, “후속 조치로 윤도현, 김규리 8월경 교체 예정”, “10월 가을개편 시 김어준 하차” 등의 내용이 등장하는데, 실제 윤도현은 9월 MBC 라디오 프로그램 ‘2시의 데이트’에서, 김어준은 10월에 ‘색다른 상담소’에서 각각 하차했다.

 

 

 

방송인 김미화와 황석영 작가가 2017년 9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빌딩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진상조사소위 김준현 위원(변호사)에게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 신청서를 전달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국정원이 ‘건전 성향’으로 분류된 연예인들을 육성하기 위해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의혹이 담긴 문건도 드러났다. 국정원은 2010년 11월 원세훈 원장 지시로 작성한 ‘진보성향 방송·연예인 순화·견제 활동 방향’ 보고서에서 좌파 연예인들에게 다양한 압박을 시행한 동시에 친정부 성향의 연예인을 인위적으로 육성하는 화이트리스트 방안도 거론했다. ‘화이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배우와 개그맨 등이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정부나 공공기관의 공익 광고 모델로 이른바 ‘건전 성향’ 연예인들을 우선적으로 섭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문화단체 기관장 물갈이에
앞장섰던 유인촌 장관
문화예술위 법적 소송 끝에
‘한지붕 두 위원장’이라는 촌극까지


유인촌은 이명박 정부 당시 문화단체 기관장 물갈이에 앞장서며 ‘좌파 문화예술인 척결’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그는 문체부 장관 임명 직후인 2008년 3월 12일 광화문 문화포럼이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개최한 제80회 아침공론에 참석해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나름의 철학과 이념을 가진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새 정권이 들어섰는데도 자리를 지키는 것은 지금껏 살아온 인생을 뒤집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가 보장된 문체부 산하 문화예술 단체장들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당시 문체부는 특정 문화예술단체에 장기간 감사를 진행하는 등 기관장 퇴임을 압박했고, 여의치 않으면 해임했다. 김정헌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김윤수 현대미술관장, 김철호 국립국악원 원장,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등이 잘려나갔다. 김정헌 위원장을 유인촌이 절차와 법을 무시한 채 해임하면서 소송이 벌어졌고, 2년간의 소송 끝에 해임무효 판결을 받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소송에서 이겨 위원장으로 복귀하면서 오광수 3대 문예위 위원장과 함께 ‘한지붕 두 위원장’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겪다 2개월 만에 물러났다. 김윤수 현대미술관장도 임기를 1년 남기고 해임됐고, 2년간 소송해 “채용계약 해지는 무효이므로 해지 이후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의 급여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으며 승소했다. 법원 판결을 통해 인사 전횡이 인정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유인촌 문체부 장관의 무리한 인사로 인해 김정헌 위원장의 해임이 법원 판결로 무효가 되면서 당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한지붕 두 위원장'이란 초유의 일을 겪고 말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김정헌 위원장(오른쪽)과 오광수 위원장이 2010년 2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밀어붙이기식 인사로 문화단체 기관장을 갈아치우면서 관련 문화단체에선 문화예술 지원사업과 관련해 잡음이 터지기도 했다. 2010년 1월 영화진흥위원회의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자 선정 심사결과를 두고 영화인들이 사업자 조작 선정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영화인들은 1차 심사에서 각각 차하위, 최하위를 받고 탈락했던 단체의 임원들이 2차 심사에서 버젓이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고, 이름만 바뀌었을 뿐 1차 때와 그 구성원과 추진세력이 동일한 신생 유령단체가 이들의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1차 심사에서 각각 최고점을 받았던 영상미디어센터의 기존 미디 액트 운영진과 독립영화전용관의 인디 포럼작가회의는 2차 심사에서 나란히 최저점수를 받고 탈락했다고 꼬집었다. 당시 ‘워낭소리’의 이충렬 감독,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 ‘반두비’의 신동일 감독 등 독립영화 감독 155인은 “불공정한 독립영화전용관 선정에 반대한다”면서 “불공정하게 선정된 독립영화상영관에서 작품을 상영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파문이 커졌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2010년 1월 한국문화예술위는 한국작가회의를 비롯한 여러 문화단체를 불법폭력시위 단체로 규정하고, 공문을 보내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일었던 지난 2008년 실제 불법폭력시위에 적극 가담하지 않았으며, 나중에 관련 사실이 확인되면 정부 보조금을 반환하겠다”는 확인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해 파문이 일었다. 당시 작가회의는 총회를 열고 확인서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저항의 글쓰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의하는 등 저항에 나선 바 있다.
 
2008년 10월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서 자신을 촬영하는 언론사 기자들을 향해 “사진 찍지마 X발, 찍지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XX 찍지마!”라고 고성을 지르며 욕설을 하는 유인촌 당시 문체부 장관. ⓒ방송 화면 캡쳐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문체부 주도로 파견한 연예인 응원단을 두고 예산 낭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국정감사에선 연예인 응원단이 비즈니스석을 사용해 베이징을 방문했고, 숙박비에만 1억 원을 쓰고, 경기장 표를 암표로 사고, 온천을 이용하는 등 개인적 용도로 예산을 쓴 사실이 드러나는 등 논란이 커졌다. 연예인 42명이 8개 경기를 응원하는데 문화부 예산 2억1,000여만 원이 쓰인 것이다. 당시 문화부 장관이던 유인촌은 “연예인 응원단의 취지는 좋았지만, 예산 졸속 집행이 지적된다면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사진 찍지마 X발”
“학부모를 왜 이렇게 세뇌를 시켰지?”
등 각종 막말 논란


이뿐만 아니라 유인촌은 장관 재직 당시 언론과 국민을 대하는 태도와 언행으로 논란을 빚은 인물이어서 공직자 자질과 관련한 의문도 나온다. 2008년 10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자신을 촬영하는 언론사 기자들을 향해 “사진 찍지마 X발, 찍지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XX 찍지마!”라고 고성을 지르며 욕설을 했다. 그가 흥분하며 욕설하는 장면은 자막과 함께 이른바 ‘짤’로 만들어져 그를 알지 못했던 10대와 20대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2009년 5월 22일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이론과 6개를 폐지하겠다는 문체부 감사 결과에 항의하기 위해 문체부 정문 앞에서 1인시위 중이던 한예종 학생에게 자전거를 타고 가며 “얼른 가서 공부해라, 뭐 하러 고생하고 있니, 다 해준다는데”라고 무시하는 반응을 보여 논란이 됐다. 비슷한 시기 같은 이유로 문체부 앞에서 1인시위를 하던 한예종 학부모가 “부모 입장에서 생각해 달라”고 하자 “학부모를 왜 이렇게 세뇌를 시켰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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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기자 "거대한 덫에 걸려들어" 조선일보 "뉴스타파, 피해자 행세"

  • 박재령 기자 
  •  
  •  입력 2023.09.14 07:37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뉴스타파 인용 KBS·MBC·SBS·JTBC·YTN 의견진술

경향 “수사 결과 나오기도 전에 보도 규제 처벌, 5공화국 언론지침 부활”

조선 “‘언론탄압’ 피해자 행세 뉴스타파, 정파성 탐사 전문 아닌가”

김정은 만난 푸틴, 사실상 허물어진 UN 제재에 동아 “러시아 무책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인용 보도 매체에 의견 진술을 듣기로 의결하자 경향신문이 “언론 탄압이 선을 넘었다”고 반발했다. 언론사는 각자 기준에 따라 인용 여부를 결정하기 마련인데 인용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극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한겨레는 뉴스타파 기자 칼럼을 지면에 실으며 ‘검찰 특활비 공개’ 등 불편한 보도로 검찰이 뉴스타파를 탄압한다고 주장했고 조선일보는 뉴스타파가 ‘언론탄압’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사이의 1억6500만 원 상당 ‘돈거래’가 밝혀지면서 정치권 공세가 연일 이어진다. 대통령실이 지난 5일 “김만배·신학림 거짓 인터뷰는 희대의 대선 정치 공작 사건”이라 규정한 데 이어 지난 7일 국민의힘이 뉴스타파 기자 1명, JTBC 전 기자 1명(현 뉴스타파 기자), MBC 기자 4명 등을 실명까지 공개하며 고발했고, 13일 김어준, 주진우, 최경영 등 시사프로그램 진행자까지 고발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등 잇따른 해촉으로 여당 다수로 바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지난 12일 뉴스타파 김만배 인터뷰를 인용 보도한 KBS·MBC·SBS·JTBC·YTN 5곳에 대해 제작진 의견진술을 듣기로 의결했다. 의견진술은 심의위원들이 중징계인 ‘법정제재’가 필요하다고 의결한 사안에 대해 해당 방송사 소명을 듣는 절차다. 야권 추천 위원들은 긴급 심의에 반대하며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여권 추천 위원 세 명은 의견진술에 전원 찬성했다.

[관련 기사 : 방통심의위, 뉴스타파 인터뷰 인용보도 모두 법정제재 예고]

 

뉴스타파 기자 칼럼 실은 한겨레, ‘피해자 행세’ 비판한 조선

▲ 14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14일 <‘인용 보도’까지 손보겠다는 방심위, 언론 탄압 선 넘었다> 사설을 내고 “방송 독립성과 공정성을 겁박하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문제는 인용 보도까지 손을 보겠다는 월권적 태도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할 콘텐츠가 보도되면 언론사는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추가·반론 취재를 하고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 그런데 인용 보도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고, 권력 감시나 중대 사안 보도를 통제하겠다는 발상과 다름없다. 전직 위원장을 쫓아내고 군사작전하듯 여당추천 위원들이 점령한 방통위·방심위가 민감한 정치 보도 사안을 놓고 이렇게 급속히 편파적으로 제재하겠다고 나선 것은 언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의 허위 인터뷰 의혹 수사는 아직 초기단계다. 어떤 내용이 오보·가짜뉴스인지, 어떤 의도를 갖고 보도했는지는 철저히 수사해 규명할 부분이다. 그 결과도 나오기 전에, 인용 보도를 규제·처벌부터 하겠다면 언론 자유를 훼손하고,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심각히 침해하는 행위가 된다. 제5공화국 때 입맛대로 완장 차고 특정 사안·표현 보도를 막은 언론지침 부활로도 비칠 수 있다. 방심위는 구시대적인 언론 탄압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했다.

▲ 14일자 한겨레 칼럼 '왜냐면'

한겨레는 이범준 뉴스타파 객원기자 칼럼을 실었다. 이범준 기자는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 보도는 내가 뉴스타파와 일하기 전에 나왔다. 이 보도 과정이나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면서도 “그렇지만 기자로서 검찰을 취재해왔고, 파트너로서 뉴스타파 곁에 있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가 뉴스타파를 탄압하는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뉴스타파는 권력이 통제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내게 각인시킨 보도가 셋 있다”며 △‘죄수와 검사’ 시리즈 △‘검찰 특활비 공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거짓말 의혹’ 등을 꼽은 이 기자는 “문재인 정부 검찰인지 윤석열 정부 검찰인지 가리지 않았다. 그러다 검찰 수장이 대통령이 되면서 뉴스타파가 한 검찰 비판은 국기 문란이 됐다”며 “옆에서 보는 뉴스타파는 허망해하면서 묵묵히 견디고 있다. 거대한 덫에 걸려들었다며 체념하는 분위기도 있다. 시민 응원이 없다면 밖에서 부수기 전에, 안에서 무너질 수도 있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없어지면 다음 표적은 댓글과 영상으로 발언하는 개인”이라고 했다.

▲ 14일자 조선일보 기자 칼럼.

반면, 조선일보는 뉴스타파가 ‘언론탄압’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의 시각’ 칼럼에서 박국희 조선일보 기자는 <대장동은 ‘커피 게이트’라더니>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대장동 브로커 조우형씨에게 커피를 타 준 사실이 없다고 지적하며 “검찰이 최근 김만배씨로부터 1억6500만원을 받고 뉴스타파에 보도된 인터뷰를 허위로 한 혐의로 신학림 뉴스타파 전문위원을 수사하지 않았다면 진실은 묻혔을 것이다. ‘윤석열 커피’를 주장하던 뉴스타파는 이제 와서 ‘커피는 핵심이 아니다’ ‘커피를 누가 타줬든 수사를 봐줬다는 게 본질’이라고 말을 바꿨지만, 윤석열 검사의 수사 무마 역시 드러난 게 없다”고 했다.

박 기자는 ”뉴스타파는 ‘윤석열 커피’ 허위 인터뷰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가짜 뉴스에 대한 반성보다는 ‘언론 탄압’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다. 자칭 ‘탐사 보도 전문’이라는 뉴스타파는 ‘윤석열 검찰=악(惡)’이라는 결론부터 정해놓고 취재하는 ‘정파성 탐사 전문’은 아닌지, 괴물을 잡겠다고 스스로 괴물이 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MB 정부 시즌2’ 유인촌 지명에 중앙 “인재풀이 이렇게 협소한가”

▲ 14일자 경향신문 2면 사진 기사.

▲ 14일자 경향신문 2면 기사.

윤석열 정부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 3개 부처 개각을 단행했다. 신임 국방부 장관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 여성가족부 장관에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각각 지명했다. 내정된 인문들이 강성 보수로 꼽히는 데다 이명박 정부 고위직 출신이 포함됐다는 점이 반복되면서 보수신문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신원식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 시절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간첩”이라며 “모가지를 따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됐고, 유인촌 문화체육특보는 이명박 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이던 2008년 10월 국회 국정감사 도중 기자들을 향해 삿대질하며 “사진 찍지마! XX. 찍지마!”라고 욕설 논란을 빚은 것이 대중 뇌리에 박혀 있다. 김행 장관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 초대 대변인 출신으로 1994년 중앙일보에서 여론조사 관련 전문기자로 활동했고, 온라인매체 ‘위키트리’를 공동창업한 이력이 있다. ‘여성 정책’ 관련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 14일자 중앙일보 사설.

특히, ‘채 상병’ 사망 사건 외압 논란 속 이종섭 국방장관이 ‘혐의자를 특정하지 말라’고 지시한 구체적 증거가 드러나면서 ‘꼬리자르기’용 인사라는 지적이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장관 자격이 없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는 외압에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는지도 밝혀줄 핵심 당사자다. 국방 수장 교체는 민주당이 이 장관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전날 사의를 표명한 뒤 하루 만에 이뤄졌다.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과 임기훈 국방비서관 동시 교체설도 나온다. 채 상병 사건 수사 보고라인을 모두 바꿔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자르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우려의 목소리는 보수 신문에서도 나온다. 중앙일보는 사설 <국방장관 탄핵 정쟁 속 쇄신 기대 못 미친 개각>에서 “이명박 정부에 이은 유인촌 후보자 재기용 인사는 인재풀이 이렇게 협소한가 하는 의문을 자아낸다. 참신한 인재를 발굴해 국정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유 후보자를 비롯해 이주호 교육부 장관(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전 통일비서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전 홍보수석) 등에 빗대어 ‘MB 정부 시즌2’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 14일자 한겨레 1면 기사.

▲ 14일자 한겨레 사설.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이 있는 유인촌 특보가 장관에 임명되면 언론장악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겨레는 <‘싸움꾼’ 전면 내세운 돌려막기, 개악된 개각> 사설에서 “지금 유인촌이어야 하는 이유가 뭔가. 그는 재임 당시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이 있고, 국회 국정감사 도중 기자들에게 욕설과 삿대질을 해 구설에 올랐다. 특히 문체부가 인터넷언론과 신문사 등을 대상으로 한 신문법 소관 부처인 만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투톱 체제’를 형성해 전방위적인 언론 옥죄기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강경파 장관을 ‘이념 전쟁’의 선봉장으로 삼겠다는 취지가 명백해 보인다”며 “세 후보자는 ‘강성’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고, 자신들이 왜 선택됐는지를 잘 알 것이다. 그러니 이들이 장관이 된다면 갈라치기, 야당과의 거친 충돌을 오히려 훈장처럼 내세울 게 뻔히 그려진다. 윤 대통령이 ‘싸우라’고 했고, 싸우는 데 적합한 전사들을 골랐다. 도대체 누구와 싸우겠단 말인가”라고 했다.

 

30분 일찍 도착해 김정은 환대한 푸틴, 핵무력 기술 지원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며 무기 거래 가능성을 시사했고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핵무력 기술 지원을 예고했다.

▲ 14일자 국민일보 1면 사진 기사.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과 만찬을 가졌다. 북·러 정상회담은 열린 것은 2019년 4월25일 이후 약 4년5개월 만이다. 푸틴 대통령은 30분 전 회담장에 나오는 등 김 위원장을 극진히 대접했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우주 기지를 둘러 보며 관계자들에 로켓 기술 관련 질문을 던졌다.

김 위원장은 만찬에서 “영웅적인 러시아 군대와 인민이 승리의 전통을 빛나게 계승해서 군사작전과 강국 건설의 두 전선에서 고귀한 존엄과 명예를 힘있게 떨치리라고 굳게 믿는다”고 했고, 모두발언에서 “앞으로도 언제나 반제자주 전선에서 내가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이라며 전쟁용 무기 지원 가능성을 암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는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는 우주 기술이 발전하는 데 아주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이곳을 보여드리자고 했다”고 했다.

▲ 14일자 동아일보 3면 기사.

유엔(UN) 제재가 사실상 허물어졌다는 평가다. 동아일보는 14일 사설에서 “회담에선 대북제재 완화는 물론이고 식량·에너지 수출, 북한 노동자 파견까지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회담은 북-러가 대놓고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연대하며 유엔 제재를 허물겠다는 대외적 선언이나 다름없다. 북한과의 무기 거래, 기술 이전, 노동력 제공은 모두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특히 러시아는 그런 제재 부과에 찬성했던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하나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5개국에 세계질서 유지를 위해 부여한 특별한 지위인데, 러시아는 그런 책임 따위는 안중에 없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그간 공들여 온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포기하고 러시아와 밀착한 행보를 보이면서 ‘한반도 긴장’을 우려하는 사설도 이어졌다. 경향신문은 사설 <김정은·푸틴 회담, 한반도의 신냉전 각축장화 안된다>에서 “러시아는 이미 중국과 함께 군사훈련을 하고 있고, 여기에 북한도 참여시킬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이것은 냉전 때도 없던 일”이라며 “한·중관계 관리에 더 노력하고, 러시아·북한과도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 14일자 조선일보 사설.

오히려 ‘강 대 강’으로 가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조선일보는 <푸틴 北에 무기기술 지원은 韓 직접 위협, 대가 치르게 해야> 사설을 냈다.

조선일보는 “만약 러시아가 북한 포탄을 받고 위성 발사만이 아니라 ICBM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을 넘긴다면 한반도를 넘어 국제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며 “러시아가 북한에 최신 전투기와 방공 시스템까지 제공한다면 이것은 한국민 안보를 직접 위협하는 것이다. 단순히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러 관계에서 결코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는 것이다. 그 경우 우리도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게도 여러 선택지가 있으며 그중에는 북한의 낡은 포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조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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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개혁안? MZ세대들에게 날벼락인 이유

[이게 이슈]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 얼마나 믿을만한가

23.09.14 06:48최종 업데이트 23.09.14 06:48

▲ 9일 오전 서울 중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에 한 시민이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연금법은 5년마다 한 번씩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실시하여 국민연금 보장성과 재정상태를 점검하고 바람직한 제도 개혁안을 제시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현 정부가 국민연금을 중요한 개혁과제로 내걸었는데 마침 올해가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이 실시되는 해여서 그에 따라 재정추계가 이루어지고, 그에 바탕을 둔 개혁안이 논의되어 지난 1일 공청회를 통해 발표되었다. 

그런데 재정계산위원회는 보장성 강화는 전혀 없이 보험료만 현재의 9%에서 12%, 15%, 18%로 올리는 세 개의 개혁안을 제출하였다. 이러한 개혁안을 도출한 것은 재정안정론자가 다수를 차지하도록 재정계산위원회를 구성한 것이 주요 원인이지만, 개혁안 논의에 앞서 제출된 재정추계 결과가 너무나 어두운 미래 전망을 그린 것이 전체 분위기를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기금은 2055년에 고갈되고 기금이 고갈된 후 고령인구 부양을 위해 미래세대는 30~34%에 육박하는 보험료를 내야 한다. 경제학자들이 이러한 전망을 내놓으니 누가 감히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러한 전망은 얼마나 믿을만한가?
  
초저출산이 70년간 지속된다는 가정은 문제
 

▲ 김용하 재정계산위원장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공청회에서 재정 안정화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엄밀함을 추구하는 경제학자들일지라도 미래 전망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미래 경제성장률을 전망할 때 세 개의 성장요인, 즉, 인구, 자본량, 생산성 전망치를 조합한다. 그런데 각 요인들의 전망치는 엄밀하게, 과학적으로 추계된 것인가?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  

첫째, 재정추계는 통계청의 출산율과 인구 전망을 사용했는데, 통계청은 2030년 중반에 출산율이 1.2정도가 되고 이후 1.2 출산율이 이 세기가 끝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치는 어떤 인과관계를 동원하여 도출한 결과는 아니다. 다른 국가들과 우리의 과거 출산율의 움직임에서 발견한 규칙성에 근거해서 도출한 것이다. 올해는 합계출산율이 0.6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정도로 현실의 출산율이 낮다 보니 1.2라는 수준도 희망에 불과할 정도로 높은 전망치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재정추계가 전망하는 것처럼 향후 70년 동안 만일 출산율이 1.2에 머문다면 그것은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소멸의 길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이러한 출산율 전망이라면 이번에 보험료율을 올린다고 해도 5년 후 다시 올리고 그 다음 5년 후 다시 올리는 일을 반복해야 한다. 즉, 출산율 1.2의 지속 하에서는 기금을 지키겠다는 것은 끊임없는 보험료 인상을 의미할 뿐이다. 그리고 국가가 사라져가는데 기금이 무슨 소용인가? 
이것은 인구 전망 방법론의 엄밀함과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이다. 개인의 결혼과 출산 결정이 사회시스템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을 생각해보면 국가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선진국 중 어떤 국가도 1.2라는 초저출산율이 70년간 지속되는 것을 그냥 지켜본 국가는 없다. 심지어 저출산·양극화로 경제의 활력을 잃었다고 얘기되는 일본도 출산율을 올리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고 1.2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심지어 프랑스는 1.8이라는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2021년 기준). 어쩔 수 없다고? 일단 프랑스처럼 가족복지 예산으로 GDP의 3%는 써보고 이야기하자.  
  
고령화에도 불구, 많은 여성 노동력을 그냥 놀릴 것인가? 

둘째, 재정추계의 문제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인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경활율)이 고령화가 심화되는 미래에도 여전히 매우 느린 속도로 OECD 평균에 접근해 간다고 가정하고 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조만간 사회 전 영역에서 일할 사람이 턱없이 부족해질 것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비현실적인 가정이다. 

아래 통계는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에서 생산가능인구의 경활율이 매우 높은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당연한 현상이다. 일본의 15~64세 인구의 경활율은 1990년대에 OECD 평균을, 2010년대에 주요 7개국(G7) 평균을 상회하였고 최근에는 80%에 육박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들과의 격차를 좁혀가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재정추계에서는 이러한 격차가 줄어들지만 미래 100여 년에 걸쳐 서서히 해소된다고 줄어든다고 가정하고 있다(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 2022년 9월 30일 제4차 회의 회의자료 노동투입 전망). 
 

▲ 주요 선진국 15~64세 경제활동참가율 ⓒ OECD Labor Statistics

 
우리나라의 경활율이 낮은 것은, 특히 여성의 경활율이 낮기 때문이다. 2019년에 30세~64세 남성의 경활률은 거의 90%에 육박하는데 여성은 60%대 전반에 머물러 있었다(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 여성의 경활율은 왜 이렇게 낮은가?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에서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원자료를 활용하여 연령, 학력, 가구주 여부, 혼인상태 등 개인 특성이 경활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하였는데 추정 결과 기혼 상태일 때 여성의 경활률이 낮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추정 결과는 우리나라 여성들이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는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다. 여성들이 일가정 양립하기 어려운 사회 시스템이 여성에게 일이냐 가정이냐를 선택하게 하고 그래서 출산율도 낮게 만들고 경활율도 낮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일할 사람이 부족해진다고 하는데 외국에서 이민을 받는 것을 고려하기보다 국내 여성들의 노동력 활용 방안을 먼저 찾아야 할 일이다. 가족복지 예산 확대와 더불어 양육과 일터에서 남녀평등이 강화되어야 할 일이다.  

로봇화에도 불구, 생산성과 자본축적은 크게 둔화할 것으로 가정

셋째, 인구와 함께 경제성장률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인 생산성과 자본축적에 대한 전망도 문제가 있다. 생산성 전망은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이루어졌는가? 그렇지 않다. 총요소생산성을 결정할 것으로 기대되는 요인들, 예를 들어 1인당 GDP, 무역자유도, 법제 및 재산권 보호, 금융, 노동, 기업활동 규제 등을 가지고 한국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설명하고자 회귀분석을 했을 때 유의미한 추정결과를 얻기 어려웠다(신석하·황수경·이준상·김성태(2013), <한국의 장기 거시경제변수 전망>, 한국개발연구원).

그래서 재정추계에서는 우리 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들었으므로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과거 실적치의 추세보다 낮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직관에 의존하기로 결정했다.

직관적인 방법론을 쓰지만 그래도 뭔가 근거는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재정추계에서는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낮은 경향이 있으며,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2011~2019년에 OECD 국가 중 하위 32.2%에 해당하므로 기준시나리오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OECD 상위 25%와 50% 사이의 값인 1%로 가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로봇과 인공지능(AI) 기술이 향후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아세모글루와 레스트레포((Acemoglu and Restrepo, 2017)가 고령화가 빠를수록 자동화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져 1인당 GDP가 높다는 실증분석 결과를 제출하였는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 아무래도 로봇화 투자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그럼 재정추계에서는 투자에 대해서 어떻게 가정하는가? 재정추계에서는 투자 이론에 기대어 미래의 자본 축적 경로를 전망하는데, 투자 이론에서 미래 노동공급의 감소와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둔화가 자본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본수요가 줄고 자본축적이 둔화된다고 가정한다. 결국 빠른 고령화 진행이 로봇화 투자를 요구할 것이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가정으로부터 투자를 전망하고 있다.

국민연금 재정추계 엄밀하지 않아... 근본적 문제 해결 우선돼야
 

▲ 노동·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공적연금강화국민운동(연금행동)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공청회에서 재정계산위를 규탄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재정계산위원회는 이날 공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 관련 보고서를 공개했다. 복지부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정부 개혁안이 담긴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10월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 연합뉴스


현재 국민연금 재정추계는 70년을 전망의 시간적 범위로 잡아서 인구 전망, 경제 전망, 국민연금 수입과 지출 전망, 보험료 전망 등을 하고 있지만 5년마다 한 번씩 하고 있는 전망이 매번 달라지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엄밀한 '과학적인 전망'이 아니다.

그런데도 재정추계보고서가 70년 후 전망을 매우 확실한 것처럼 발표하고 국민연금을 유지하기 위해서 당장 보험료를 얼마나 올려야 하는가를 보고함으로써 개혁안 논의를 '기금의 고갈', '유지를 위한 보험료 인상률 선택'이라는 매우 좁은 틀에 갇히게 만들었다.

그러나 미래가 재정추계가 그리는 대로 진행된다면 기금을 쌓는 것이 무의미해질 것이다. 노후가 불안하므로 건물을 사서 노후대책을 하고자 하는데 미래에 건물을 임대해서 임대료를 내 줄 세입자가 없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중요한 것은 미래를 결정하는 출산율, 경활률, 생산성, 투자 변수들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켜 갈 것인가이다.
  
따라서 고령화가 진행된다고 해서 당장 9% 보험료를 18%로 올리는 것은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니다. 만일 이러한 개혁안이 채택된다면 지금 생산가능인구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들이 그 대상이 될텐데 보장성 개선 혜택은 하나도 없이 앞으로 은퇴하기 전까지 대폭 오른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이는 미래세대, 즉 MZ세대의 자녀세대에게 부담을 덜 지우겠다는 이유로 MZ세대에게 큰 부담을 주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어나지도 않은 MZ세대의 미래세대를 위한다며 MZ세대의 가처분소득을 크게 줄이는 것이다. 

현재도 사는 것이 팍팍해서 많은 MZ세대들이 결혼도 출산도 못하는데, 충분한 노후를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면서 당장 두 배 더 높은 보험료를 내게 된다면 이들이 더욱 결혼과 출산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

지금도 기금은 쌓이고 있으므로 기금이 당장 큰 위기인 것도 아니다. 당장 해야 할 일은 가족복지와 일자리 정책을 강화해 여성과 고령계층의 경활율과 생산성을 올리고 사회 시스템을 일·가정 양립, 일·가정에서 양성평등을 실현하여 출산율을 OECD 평균까지는 끌어올리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보장성을 올리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제이다. 모두가 노후에 대해 국가로부터 기본적인 보장을 받아야 안심하고 결혼도 하고 출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래에는 현재보다 일하는 인구는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국민연금 재원 마련을 반드시 소수의 미래세대에게만 부담시킬 일은 아니다. 소득과 자산 양극화가 심해지고 은퇴 인구 중 여유있는 계층이 많아질 것을 생각하면 재원 마련의 부담을 나누어질 필요가 있다. 많은 국가들이 고령화 심화에 대응해 공적연금에 세수를 투입하고 있다. 보장성 강화 하나도 없이 보험료를 대폭 올리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 민간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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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푸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서 만나

북, 13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발사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3.09.13 14:55
  •  
  •  수정 2023.09.13 19:26
  •  
  •  댓글 0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난 북.러 정상. [사진 갈무리-타스통신]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난 북.러 정상. [사진 갈무리-타스통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3일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전했다.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톡에서 만난 이후 4년 5개월만이다.

이날 낮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기다리던 푸틴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린 김 위원장과 웃으며 악수했다. 그는 “친애하는 위원장, 러시아에서 당신을 다시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인사를 건넸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만남의 장소가 우주기지임을 지적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이 산업이 발전하는 방식이 자랑스럽다”면서 “나는 당신과 당신의 동료들 모두가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기자가 ‘러시아는 북한의 우주 위성 개발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고 묻자, 푸틴 대통령은 “그것이 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라며, “조선 지도자가 로켓기술에 강한 관심을 표현했다. 그들은 우주 탐사 능력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국방협력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고 모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에 따르면, 이날 환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오늘 회담에서 경제와 여러 가지 분야에 대한 협조를 토론하려고 한다. 그리고 조선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회담하면 좋겠다. 국무위원장이 내 초청에 응해 러시아에 온 것을 환영한다. 오늘 얘기할 게 많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중요한 시기에 우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단을 초청해주시고 방문 첫 시기부터 러시아 동지들의 진정을 느낄 수 있게 열정적으로 환대해준 데 대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해서 대통령 동지와 러시아 정부에 다시한번 감사를 드린다”고 화답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깊은 관심을 놀리시고 또 우주강국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우주강국의 심장과도 같은 발사장에서 특수한 이런 상봉의 기회를 마련해주시고 또 우주강국의 현 주소와 앞날에 대해서 우리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데 대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KBS]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러시아와의 전통친선을 잊지 않고 지금 시점에 조러관계를 우리 대외관계의 제1순위로 최중대시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조러 간 정치, 경제, 문화 비롯해서 관심 사안들, 두 나라 인민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두 나라가 협조할 분야가 많고 (...) 이 자리가 두 나라 관계를 더 새로운 높이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가 지금 패권주의세력에 맞서서 주권적 권리와 안전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정의의 위업을 벌리고 있는데, 우리는 시종일관 러시아 정부와 그리고 당신께서 취하시는 모든 결정과 조치에 전적인 지지를 표명해왔고 앞으로도 언제나 반제자주전선에서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임을 다시 이 기회를 빌어서 확언하는 바”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회담에 이어 공식만찬도 함께 할 예정이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고, 러시아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군사정찰위성 등 첨단 군사기술, 그리고 식량을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북한은 13일 낮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은 “우리 군은 오늘(9.13. 수) 11시 43분경부터 11시 53분경까지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하였다”고 발표했다. 두발 모두 650여 km를 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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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일방외교에 파탄날 판…‘철의 장막’과 30년 우호 위기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9/13 09:30
  • 수정일
    2023/09/13 09:3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등록 2023-09-13 05:00수정 2023-09-13 08:42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북한과 러시아가 임박한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군사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확인되면서, 1990년 수교 이후 30여년 동안 우호적 관계를 쌓아온 한-러 관계가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대북 제재 ‘이탈’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안보 상황 역시 크게 악화될 것이 불 보듯 뻔해졌다. 장기화된 전쟁 속에서 군사적 궁지에 몰린 러시아의 잘못된 판단과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4월 섣부른 인터뷰와 뒤를 이은 일방주의적 ‘가치 외교’가 상호작용을 일으켜 만든 거대한 참사로 해석된다.한국과 러시아는 1990년 9월 수교 이후 지난 30년 동안 줄곧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탈냉전이란 시대적 흐름을 잘 읽은 노태우 정부가 추진한 ‘북방정책’의 큰 성과였다. 이후 정부들도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철의 실크로드 구상’(김대중 정부), ‘한반도 평화 번영 및 동북아 시대 구상’(노무현 정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박근혜 정부), ‘신북방정책’(문재인 정부) 등을 통해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려 애썼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엔 양국 관계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하지만 양국 간 경제 협력 구상들은 사업 성공의 전제가 되는 ‘북핵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으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진 못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 루스키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 루스키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한-러 관계에 시련이 찾아온 것은 2022년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주도한 대러 제재에 동참한 한국은 지난해 3월7일 러시아가 공포한 ‘비우호국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구 선진국의 일원으로 국제사회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하면서도 한-러 관계를 관리할 수 있는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방문’을 앞둔 지난 4월 중순이었다. 윤 대통령은 4월19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등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무기를 제공할 수 있음을 강력히 암시한 언급이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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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러시아의 거센 경고가 쏟아졌다. 인터뷰가 나온 이튿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떤 무기 전달도 러시아에 대한 공개적인 적대 행위로 간주할 것”이라며 “한국이 이런 행동을 하면 한반도에 대한 우리 접근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한 러시아대사관도 같은 날 성명을 내어 “그런 조처(한국의 무기 공급)는 두 나라 국민들의 이익을 위해 지난 30년 동안 건설적으로 발전돼온 러-한 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1945년 8월 이후 한반도 현대사에 결정적 영향을 끼쳐왔다. 북한 건국(1948년)과 한국전쟁(1950~1953년)을 주도했고, 1961년 7월 이후엔 ‘조소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을 맺어 북한에의 안전을 보장해 왔다. 하지만 냉전 해체 뒤엔 한국과 협력을 중시하며 북한과는 상대적으로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후 한국이 정말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미국 언론들은 한국이 미국에 155㎜ 포탄을 제공하면 미국이 자신들의 여유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해왔다. 윤 대통령 역시 7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발표해 안보·인도·재건 분야의 지원을 약속했고, 10일엔 23억달러(약 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지원 계획을 내놨다. 결국 러시아는 모자라는 무기 보충을 위해 30여년 만에 북한과 다시 관계를 강화하는 선택을 내렸다. 윤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가치 외교’와 러시아의 무책임한 태도가 지역 정세를 악화시키는 큰 파국을 불러온 셈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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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연이은 비극…모로코 지진 이어 리비아 홍수

리비아, 통합 정부 없어 상황 파악 난항·2000명 사망 추정도…모로코 지진 사망자는 2862명으로 늘어

김효진 기자  |  기사입력 2023.09.12. 21:14:15

 

북아프리카 모로코 지진 사망자가 28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웃 국가 리비아에 지난 주말 폭풍과 홍수가 덮쳐 수천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통합 정부를 수립하지 못해 정확한 피해 상황 파악조차 어려운 상태다.

 

<AP>, <로이터> 통신을 보면 11일(현지시각) 리비아 동부를 통제하는 정권의 오사마 하마드 총리는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홍수 피해가 극심한 북동부 데르나 지역에서 2000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데르나의 "모든 가구가 주민들과 함께 물에 휩쓸려 사라졌다"며 이곳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고 말했다.

 

동부에 주둔하는 리비아 국민군(LNA) 대변인 아흐메드 미스마리는 댐 두 곳이 무너져 "주민들이 바다로 떠내려갔다"며 5000~6000명 가량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했다. 동부 정권의 잇삼 아부 제리바 내무장관도 데르나에서 5천 명 이상이 실종되고 상당수가 지중해로 떠내려 갔다며 "모든 지역 및 국제 단체의 도움"을 촉구했다. 

 

리비아에선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뒤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 서부 트리폴리 통합정부(GNU)와 리비아 국민군이 장악한 동부 정권이 대립하는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통합 정부 설립에 실패하며 도로 등 기반 시설 정비 및 건축 규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활동 중인 구호단체 적신월사의 카이스 파케리 대표는 <로이터>에 데르나 지역 사망자가 150~250명 가량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적신월사와 동부 정권 쪽 수치 모두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데르나 주민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참상을 전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을 보면 한 데르나 주민은 소셜미디어에 "해가 뜨고 거리로 나가 보니 거리가 없었다"고 황망한 심경을 토로했다. 대피한 데르나 주민 모하메드 자달라가 "가족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집도 잃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자달라는 10일 밤 집에 물이 들어차자 세 자녀를 데리고 급히 이 지역을 빠져 나왔다. 이후 데르나로 들어가는 길이 파괴되고 통신이 두절되며 형제자매들과의 연락이 끊긴 상태다. 그는 자신의 집이 떠내려가는 사진을 봤다며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홍수로 동부와 서부 정부 모두 3일 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언했다. 서부 정부는 이날 긴급 회의를 열고 피해 지역으로 구급차, 구조대, 의료진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외국 정부들도 지원 방침을 밝혔다. <AP>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는 리비아 동부에 인도주의적 지원과 수색 및 구조 인력을 보낼 예정이며 <로이터>는 카타르 또한 피해 지역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장 필요한 곳에 빠르게 지원하기 위해 유엔(UN) 및 리비아 당국과 긴밀히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통합 정부가 없는 상태에서 재난 대응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리비아 전문가인 유럽 싱크탱크 유럽외교관계협의회(ECFR) 선임 연구원 타렉 메그리시는 "이번 재앙은 엘리트들이 권력을 놓고 경쟁하며 라이벌 정부를 구성했지만 실질적 정부 운영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리비아 현재 정치 체계의 문제를 보여준다"며 "이러한 재앙의 결과는 정부 통치 실패로 인해 몇 배로 불어난다"고 지적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모로코 내무부가 11일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862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 수도 2562명으로 늘었다. 

 

<뉴욕타임스>는 11일엔 아틀라스 산맥 고지대에 위치한 아미즈미즈, 두아르 트니르 등 산간 마을에도 정부 구조의 손길이 닿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8일 밤 규모 6.8의 강진이 모로코를 덮친 뒤 생존자 구조의 골든 타임이라고 여겨지는 72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다. 두아르 트니르에 정부 구조대보다 먼저 도착해 취재를 이어오던 매체는 11일 오후 4시45분께 비로소 마을에 정부 인력과 스페인 수색구조팀이 국영 방송사 기자와 함께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3일 간 맨손과 삽 등으로 구조를 시도하며 지친 주민들이 "외국에서 상업용 비행기를 타고도 당신들보다 먼저 온 사람들이 있다"며 당국의 늦은 대응에 분노를 표출했다고 덧붙였다. 

 

긴박한 상황에서 모로코 쪽이 스페인, 카타르, 영국, 아랍에미리트 등 4개국의 지원만을 받아들인 데 대한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 등을 보면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은 프랑스 방송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지원 수용 여부는 "모로코의 주권적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원이 즉시 수락되지 않은 것이 서사하라 문제, 모로코 국민에 대한 비자 문제 등으로 모로코와의 관계가 최근 긴장된 탓이 아니라는 의미로 읽힌다. 독일 외무부도 "독일과 모로코 간 외교 관계는 좋다"며 지원이 수락되지 않은 것이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독일 구조팀 50명은 모로코의 정식 지원 요청을 받지 못하며 지난 10일 공항에서 해산하기도 했다. 

 

북아프리카 전문가인 스탠포드대 역사학 연구원 사미아 에라주키는 <워싱턴포스트>에 모로코 정부가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외국 구호 요원들이 재난 지역을 조사하는 것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제기하고자 했던 방어 불가능한, 위태로운 문제들이 조명"돼 국가가 통제력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각) 리비아 동부를 강타한 폭풍우의 영향으로 무너진 동북부 데르나 지역 해안 도로의 모습. ⓒAFP=연합뉴스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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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속전속결 KBS 사장 해임에 “무도한 정권”

  • 윤수현 기자 
  •  
  •  입력 2023.09.13 07:42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속전속결로 KBS 사장 해임제청·의결 이뤄져

한겨레 “거리낌 없이 과거 잘못 되풀이”… 한국 “상식적이라고 보기 어려워”

김정은 방러, 러시아와 무기거래 가능성 제기… 한국경제 ‘핵무장론’ 꺼내

대통령, 국무회의서 “가짜뉴스, 자유민주주의 위협”

KBS 이사회가 12일 김의철 사장의 해임 제청안을 의결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그 당일 이를 재가했다. KBS 이사진 간 의견이 엇갈렸음에도 윤 대통령이 하루 만에 KBS 사장을 해임한 것이다. 이번 해임 결정이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한 방송법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악습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겨레는 이번 정권을 ‘무도한 정권’이라고 표현하면서 “거리낌 없이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KBS 여권 측 이사 6명은 12일 이사회에서 김의철 사장 해임제청안을 의결했다. 야권 측 이사 5명이 반대했지만 표결을 강행한 것이다. 이들이 내세운 해임제청 사유는 △무능 방만 경영 △불공정 편파방송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직무유기와 리더십 상실 △편향된 인사로 인한 공적 책임 위반 △취임 당시 공약불이행 △임명동의 대상 확대 및 고용안정위원회 설치 등이다. 김 사장은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김의철 KBS 사장. 사진=대통령실, KBS

이에 대해 경향신문은 13일 1면 <여야 구도 바뀌자마자… KBS 이사회 ‘사장 해임 의결’·윤 대통령 바로 재가> 보도에서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MBC에서는 제동이 걸렸지만 KBS에서는 예상대로 진행됐다”며 “행정소송 본안 판결이 심급마다 길게는 1년 이상 소요되는 데다 3심제인 점을 고려하면 확정판결은 김 사장 임기가 지나서야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9월13일 중앙일보 4면.

중앙일보는 4면 <김의철 KBS 사장 해임… 후임엔 박민·이춘호·이강덕 거론> 보도에서 “통상 공모에 한 달가량 소요되는 걸 고려하면 10월 중 (후임 사장)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임 사장 후보로는 박민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KBS 내부 출신으론 이준안 전 해설국장을 비롯해 이춘호 해설위원, 이강덕 전 대외협력실장 등의 하마평이 돈다”고 했다.

▲9월13일 한겨레 1면.

한겨레는 1면 <김의철 KBS사장 해임 ‘속전속결’> 기사를 내고 “과거 이명박 정부 초기에 해임된 정연주 전 사장, 문재인 정부에서 해임된 고대영 전 사장은 이후 해임 무효 소송 등을 제기해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9월13일 한겨레 사설.

또 한겨레는 사설 <김의철 KBS 사장 해임, 잘못된 과거에서 뭘 배웠나>를 내고 “한국방송 사장이 정권 교체 뒤 임기를 못 채우고 해임된 것은 이명박 정부, 문재인 정부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한 방송법 취지를 형해화하는 악습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번 해임이 예상된 일이었다면서 “해임제청안 의결도 야권 이사들이 퇴장한 채, 서기석 이사장을 포함한 여권 이사 6명의 찬성으로 이뤄졌다. ‘답정너’가 따로 없다”고 했다.

한겨레는 “애초부터 목표가 분명히 정해져 있다 보니 해임 사유 따위는 중요할 리가 없다”며 “(해임 사유는) 하나같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주관적인 이유다. 특히 수신료 분리징수의 경우, 대통령실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사안인데 한국방송 사장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전혀 거리낌 없이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 무도한 정권”이라고 밝혔다.

▲9월13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 역시 사설 <반복되는 KBS사장 해임 사태, 공영방송 갈등 증폭 우려>를 내고 “법원 판례를 보면 해임 사유로 인정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인다”며 “정연주·고대영 전 사장은 대법원까지 가 해임 무효 판결을 받았지만 늦은 판결 때문에 KBS로 되돌아가지 못했다. 김 사장 해임도 이런 효과를 노렸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정부는 ‘공영방송 신뢰회복’ 등의 기치를 내걸고 경영진 교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방식은 혼란과 갈등만 증폭시킬 뿐”이라며 “‘편향적인 보도를 바로잡겠다’는 선언을 ‘보도 통제’ 예고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많다. 정치 세력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장이 되어버린 공영방송의 경영구조를 바꾸도록 법을 개정하는 게 근본적인 ‘신뢰 회복’의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기간에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4명의 방송기관장들을 해임하고, KBS 사장 해임까지 추진하는 현실이 상식적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2020년 4월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연합뉴스

김정은 방러에 ‘핵무장론’ 꺼내든 한국경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두만강 국경을 통과해 약 4년 만에 러시아로 갔다. 김 위원장은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러가 이번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무기 거래 등에 나설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12일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하기를 바란다”면서 “동맹 우방국과 협력하면서 전반적으로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고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9월13일 조선일보 3면.

조선일보는 3면 <안보리 제재 무력화하는 무기 거래 예고… 北·러, 국제질서 무너뜨려> 보도에서 “유엔으로 상징되는 다자질서에 기반했던 국제 정치가 중대 변곡점을 맞고 있다”며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한을 일방적으로 비호하고 도발 원인을 한미연합훈련에서 찾는 등 거부권을 무기로 규탄·제재 논의를 가로막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안보리의 존립 기반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했다.

▲9월13일 조선일보 3면.

또 조선일보는 같은 면 <北 정찰위성·핵잠수함·포탄 담당자도 갔다> 보도를 내고 “김정은과 동행하는 조춘룡·박태성·김명식은 모두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인 무기 거래와 관련해 주목받는 인물”이라고 했다.

▲9월13일 중앙일보 1면.

중앙일보는 1면 <김정은·푸틴 위험한 딜 ‘특단선택’ 몰리는 한국>에서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 등 무기를 지원하고 러시아가 북한에 핵·미사일 관련 첨단 군사기술 또는 개발 소요 자금을 제공한다면, 대 북한 및 러시아 추가 제재 외에 정부가 그동안 선을 그어왔던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기류가 정부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한국경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핵무장론’을 꺼내 들었다. 한국경제는 사설 <위험천만 北·러 무기거래…핵전력 등 모든 대응수단 강구해야>에서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본격화한 북한의 신형 잠수함 건조는 4년 만에 전술핵무기 탑재에 핵추진 모델까지 눈앞에 왔다”며 “수개월 연속 수중 작전이 가능한 신형 잠수함이 핵탄두를 싣고 동·서해를 드나드는 게 멀지 않은 현실이 됐다. 심해의 잠수함은 현행 방어무기 체제로는 찾아내기 어렵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했다.

▲9월13일 한국경제 사설.

그러면서 “해상 핵위협의 응징 전략이 시급해졌다. 국가 존망의 위협에 맞서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무모한 북·러 무기 빅딜은 다시 대한민국의 핵무장을 재촉하고 있다. 핵무기로 핵무기를 저지하는 ‘핵균형’으로 가도 책임은 전적으로 북에 있다. 세계 자유진영이 한뜻으로 나서 응징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 위협에 한국도 핵무장으로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9월13일 중앙일보 사설.

반면 중앙일보는 정부가 외교력을 통해 이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위험한 무기 거래 우려, 김정은·푸틴의 ‘잘못된 만남’>에서 “최근 미·중 갈등이 소강 국면을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을 일방적으로 두둔하지 않고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이런 타이밍에 윤 대통령이 제안한 한·중·일 정상회의가 연내에 성사되도록 외교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북·러 정상회담 대응에 정부의 모든 외교·안보 역량이 집중돼야 할 시간”이라고 했다.

▲9월13일 조선일보 1면.

윤석열 대통령 “가짜뉴스, 자유민주주의에 위협” 주장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 이야기를 꺼냈다. 가짜뉴스 확산을 방지하지 못한다면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고, 나아가 미래세대의 삶 역시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1면 <尹 “가짜뉴스 못막으면 자유민주주의에 위협”> 보도에서 “지난 대선을 사흘 앞두고 보도된 대장동 사건 주범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윤석열 커피’ 가짜 뉴스 등을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9월13일 중앙일보 4면.

중앙일보는 4면 <“한중일 정상회의 적극 추진” 윤 대통령, 3국협력 키 잡는다> 보도를 내고 “윤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에서 ‘순방 중 해외 각국 정상들도 자국의 가짜뉴스를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더라’며 ‘나도 국내 가짜뉴스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는 말을 전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최근 논란이 증폭된 뉴스타파의 지난해 대선 직전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녹음파일 공개 의혹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고 전망했다.

▲9월13일 한겨레 칼럼.

이춘재 한겨레 논설위원은 뉴스타파가 ‘대통령 일가’라는 역린을 건드린 것 아니냐고 봤다. 이 논설위원은 칼럼 <뉴스타파, ‘역린’을 건드린 죄?>에서 “윤 사단이 뉴스타파를 겨냥한 진짜 이유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일가의 ‘비리’ 의혹을 집요하게 추적 보도한 탓 아닐까”라면서 “뉴스타파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조금만 훑어봐도 이런 의심이 든다. 뉴스타파는 2019년 7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 ‘검사 윤석열’이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인물임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그와 호형호제하는 검찰 간부의 친형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준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아니요’를 반복하다, 청문회장에서 뉴스타파 기자와 과거에 통화했던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거짓말이 탄로 났다”고 설명했다.

이춘재 논설위원은 “지금은 적대적 관계가 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결단(!)이 없었다면,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후보자’로 남게 됐을지도 모를 일”이라며 “대통령 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대통령 장모의 부동산 관련 사기 행각도 뉴스타파의 보도를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국민 세금에서 지원하는 특별활동비 등을 기밀 수사 용도가 아닌 회식 등에 사용한 정황을 보도한 것도 뉴스타파”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사단의 눈에는 뉴스타파가 감히 ‘주군’의 역린을 자꾸 건드리는 것으로 보이는 건 아닐까. 대통령 지키기에 ‘올인’ 하는 검찰은 오히려 그 대통령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9월13일 한겨레 칼럼.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한겨레 칼럼 <프로파간다가 된 정부의 팩트체크>에서 정부가 팩트체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정부가 팩트체크에 관심을 쏟겠다니 반갑긴 하다. 그런데 팩트체크 방법론 전문가인 필자가 보기에 정부의 팩트체크는 국제적 규범에 비춰 볼 때 방법도 방향도 틀렸다”며 “무엇보다 정부는 팩트체킹의 대상이지 주체가 될 수는 없다. 정부가 정책을 ‘셀프 팩트체크’ 하고 반대하는 목소리를 ‘가짜뉴스’라고 낙인찍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같은 대통령 아니면 독재국가 지도자나 하는 일”이라고 했다.

김준일 대표는 방통위가 김만배 녹취록 기사 인용 보도와 관련 방송사의 ‘팩트체크 검증 시스템’ 실태조사에 나선 것을 두고 “전세계 자유민주주의 국가 어디에서도 개별 언론의 팩트체크 시스템을 검증하지 않는다. 방송 규제가 거의 없는 미국은 물론, 공영방송이 있는 유럽 주요 국가에서도 정책적 규제는 하지만 특정 보도에 대해 정부기관이 개입하지는 않는다”며 “방통위는 방송사의 특정 기사에 대해 검열을 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공산전체주의 국가가 주로 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 들어 팩트체크란 단어는 프로파간다(선전·선동)가 되어버렸다.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의 팩트체킹 원칙 1번은 ‘비정파성과 공정성’이다. 팩트체크는 언론과 시민 자율 참여에 맡기는 것이 국제 규범이자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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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탄핵 피해 도망치려는 이종섭 장관, 55만 장병들에게 안 부끄럽나?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2023.09.12 ⓒ뉴시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2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고 한다. 복수 보도에 따르면 장관직을 내려놓으려는 이유는 ‘정치권서 탄핵 얘기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안보 공백을 우려해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적어도 탄핵 말고 다른 이유를 댈 줄 알았는데, 솔직해도 너무 솔직해서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군인으로서 거짓말은 차마 못하겠다는 것일까.

사의가 수리되고 장관이 교체되면 야당이 추진하고 있는 탄핵 절차는 현실적으로 중단될 수밖에 없다. 이미 직을 내려놓은 상태이므로, 탄핵 절차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사라지게 되니 말이다.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더라도 헌법재판소로선 심판 대상이 없어 사건을 각하할 수밖에 없다.

참으로 노골적이고 비겁한 회피가 아닐 수 없다.

보수진영에서는 이 장관을 상대로 탄핵을 추진하는 것이 정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탄핵 절차로 얻을 수 있는 공익적 효과는 상당하다.
야당이 이 장관의 탄핵을 추진하려는 가장 큰 목적은 해병대 수사단(전 단장 박정훈 대령)이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한 주체로 지목되는 이 장관에 대한 헌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다.

탄핵 심판은 형사 처벌이 뒤따르는 것이 아니므로 형사재판 절차에 비해 사실관계 심리가 상대적으로 덜 구체적으로 이뤄질 순 있다. 그러나 외압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 절차가 언제, 어떤 기관을 통해 개시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정한 수준에서 사실관계를 규명해서 그에 따른 헌법적 책임을 묻는 탄핵 절차는 국민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알릴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었다.

탄핵 절차가 진행되면 피청구인인 이 장관뿐 아니라 외압 의혹의 최윗선으로 지목되는 용산 대통령실(국가안보실) 사람들, 국방부 차관 및 법무관리관, 윗선이 그렇게 무리해서라도 살리고자 했던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도 증인으로 헌법재판소 재판정에 소환된다. 특히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받으면 누가 사단장을 하려고 하겠느냐”는 윤석열 대통령의 말이 외압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재판정에서 다룰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이 직접 증인으로 재판정에 서는 것이 순리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위와 같은 윤 대통령 발언 의혹을 뭉개거나 부정하고 있는 대통령실 실장·수석급 인사들을 무더기로 재판정에 세울 수 있다는 건 상당한 의미가 있다.

결국 이 장관이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전에 스스로 옷 벗는다는 건 이러한 합당한 진실 규명 절차를 깡그리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고, 윤 대통령이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게 되면 그러한 비상식적인 상황을 용인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장관 주장대로 자신이 아무런 잘못이 없다면 정당하게 탄핵 심판대에 서서 무결함을 인정받으면 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왜 심판을 회피하는지 모르겠다.

군인복무기본법(구 군인복무규율) 5조 3은 “군인은 명예를 존중하고 투철한 충성심, 진정한 용기, 필승의 신념으로 책임을 완수하는 숭고한 애국애족의 정신을 굳게 지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심판을 피해 도망치는 건 명예를 존중하는 태도가 아니다. 명예롭지 않은 행위를 허락해달라고 대통령에게 요청하는 건 상관에게 부정한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므로 투철한 충성심에 위배된다. 명예와 충성심이 없는데 진정한 용기? 필승의 신념? 그걸 누가 인정하겠는가.

이 장관에게 진심으로 묻고 싶다. “55만 장병들에게 부끄럽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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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충주까지 8시간, 머리 깨지고 기절해도 변한 게 없다"

[인터뷰] 문경희 세종보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문경희 소장은 지난 1일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충주시장배 전국 보치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대전에서 충주로 이동할 일이 있었다.세종보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전국 특별교통수단 센터 통합해야"23.09.12 20:07l최종 업데이트 23.09.12 20:07l김선재(kemnjuias2)23.09.12 20:07l최종 업데이트 23.09.12 20:07l


전동휠체어 사용자인 문 소장이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일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는 일단 전동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는 특별교통수단 특장차로 이동할 계획을 세웠다. 우선 대전시에 운영하는 특장차로 오송역으로 간 후 다음 청주시에서 운영하는 특장차로 갈아타고 충주역까지 이동할 요량이었다.

일단은 계획대로 오송역까지는 도착했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청주에서 운영하는 특장차의 경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선 일주일 전 예약이 필요했다. 예약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던 문 소장은 당황했다. 급히 오송에서 충주역으로 가는 무궁화호 기차표를 찾았지만, 전동휠체어 좌석은 이미 매진이었다.

급한 마음에 수동 휠체어 좌석으로 예매했지만 기차를 탈 수 없었다. 법과 규정상 수동 휠체어 좌석에 전동휠체어가 탑승할 수 없어서다. 옥신각신 끝에 급기야 경찰까지 출동했고, 문 소장은 끌려 나오는 신세가 됐다.

"청주시 특장차는 청주 외 지역으로 가게 될 때 그 지역 기차역으로만 운행을 해요. 충주시가 운행하는 특장차는 충주 시내에서는 버스요금을 적용하지만, 충주 밖으로 나가게 되면 택시요금으로 적용해요.

충주 사는 어떤 분은 충주에서 오송역으로 오는데 거의 7만 원이 들었다고 했어요. 수입이 거의 없는 사람에게는 너무 큰 금액이에요. 만약에 시외버스를 탈 수 있거나 충주를 지나는 기차가 많았다면 절대 특장차는 안 탔을 거래요. 하지만 전동휠체어를 타는 본인에게는 충주 밖으로 나가려면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했어요.

비장애인들의 삶은 점차 간소화되고 편리해지는데, 중증 장애인들의 삶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너무 힘들고 복잡하고 어렵고 까다로워요."


비장애인의 경우 대전에서 충주까지 자동차로 2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앱을 통해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터치 몇 번에 가능하다. 하지만 문 소장은 온갖 우여곡절 끝에 이동하는 데만 8시간이 넘게 걸렸다. 도대체 무엇이 장애인들의 삶을 더 복잡하고 어렵고 까다롭게 만드는지 지난 4일 문 소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 들었다.

"버스 타다 머리 땅에 부딪혀 기절, 우리에겐 허다한 일"
 
세종보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문경희 소장
▲  세종보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문경희 소장
ⓒ 문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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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사람이다. 외출해야 사회생활을 할 수 있고, 친구를 만나야 교류를 할 수 있다. 교육, 연애, 결혼, 일 모두 외출해야 가능하다. 학교, 직장, 병원, 모임도 외출로부터 시작한다.

이동이 자유롭지 않다는 것은 장애인들에게 '그저 집에만 있어라'라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대중교통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가능해야 하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아직 먼 이야기다.

"제일 어려운 게 정류장 시설이 없는 곳에서 버스 탈 때예요. 저상버스는 리프트가 내려와서 연석에 걸쳐져야 완만한 경사가 되는데요. 그래야 전동휠체어를 타고 혼자 올라갈 수 있어요.

그런데 세종 읍면지역에는 정류장 시설이 없는 곳이 허다해요. 그러면 리프트가 땅바닥으로 떨어지게 되고 올라가기 힘든 급경사가 만들어져요. 얼마 전 우리 센터 회원 중 한 분이 버스를 타다가, 급경사에 전동휠체어가 뒤로 넘어진 적이 있었어요. 머리를 땅에 부딪혀 기절까지 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출발지에서 저상버스를 탈 때는 승객들이 타기 전에 먼저 탈 수 있어요. 기사님이 좌석을 접어주고 자리를 만들어 주는데요. 노선 중간에 버스를 탄다고 하면 그때는 비장애 승객들이 접이식 의자에 앉아 있어요. 승객들이 일어나고 의자를 접어줄 때 휠체어 장애인 분들은 고맙다고 인사해야 해요."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버스정류장에 있을 때, 여러 장애물에 가리는 경우도 많다. 사람이 서 있는 높이보다 낮기 때문이다. 버스정류장 주변의 변압기와 가로수를 피해 자신의 존재를 온몸으로 버스 기사에게 알려야 한다. 마치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바람 인형처럼 몸을 휘저어야 한다.

저상버스가 충분한 것도 아니다. 대전역에서 출발해 세종을 거쳐 오송역까지 가는 B1 버스가 있다. 직행좌석버스 승객수 기준으로 전국 2위에 이를 정도로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노선이다. 이 노선의 경우 전체 22대의 버스 중 저상버스는 단 2대에 불과하다. 하루 총 220회 운행 중에 저상버스는 20회 운행한다. 장애인이 B1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자신의 약속을 버스 운행 시간에 맞춰야 한다.

비장애인의 경우 시내버스에 탑승하다 뒤로 거꾸러져서 머리가 깨질 경우는 극히 드물다. 버스를 타기 위해 온몸을 흔들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도 생각하기 어렵다. 보통 자신의 시간에 맞춰 나가고 가장 빨리 오는 버스를 탄다. 시내버스 운행 시간에 맞춰 일정을 짜지 않는다. 장애와 비장애의 차이는 대중교통 이용에서 차별이 되고 만다.

장애인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 느낄 수 없다 
   
세종보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문경희 소장
▲  세종보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문경희 소장
ⓒ 문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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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포함해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을 교통약자라고 한다. 교통약자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에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2005년에 제정되어 시행 중이다. 문 소장이 이용한 특장차 역시 교통약자법에서 규정하는 '특별교통수단'이다.

특별교통수단이란 휠체어 탑승 설비 등이 장착된 차량이다. 휠체어를 탄 채로 차량에 탑승하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다. 법에 따라 국토교통부 장관은 특별교통수단 도입과 지역 간 연계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 확대에 대한 사항을 계획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

지자체장 역시 특별교통수단을 도입 확충하고, 광역적 이용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 방안 마련의 의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장애인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

"청주는 해피콜, 세종은 누리콜, 대전은 사랑나눔콜이에요. 일단 등록 절차가 너무 복잡해요. 청주와 세종은 등록하기 위해서 우선 전화로 콜센터에 상담을 해요. 그리고 팩스로 서류를 제출합니다.

그러면 3일에서 7일 정도 심사를 해요. 등록되면 이후에 앱으로 이용을 할 수 있어요. 심사신청서, 개인정보 이용 동의서, 복지카드를 제출서류로 내야 해요.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 아니면 팩스로 보내야 해요.

비장애인들은 택시를 이용하기 위해 회원 등록을 하거나 심사신청을 넣거나 하지 않잖아요. 아무리 민원을 제출해도 돌아오는 답변은 같아요. 차량은 적은데 이용 희망자는 많으니까 심사가 필요하다고.

사고가 났을 때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서 개인정보가 필요하다고도 해요. 복지카드에 내용이 다 나와 있으니 그것만 내도 되는데, 세종은 추가로 장애인 등록증까지 제출하라고 합니다. 장애인 증명서는 주민센터로 가든지 인터넷으로 뽑아야 해요.

우리 주변엔 인터넷을 못 하는 분도 있고, 외출이 어려운 분도 있어요. 그러면 증명서 하나 떼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야 하고 위임장을 써야 해요. 진짜 복잡해요."


전국 특별교통수단 센터 통합이 필요하다

장애인들이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관문이 아직 많다. 청주와 세종은 인터넷을 통한 등록 절차가 아직 구축되어 있지 않다. 오직 방문 접수나 팩스만 가능하다. 반면 서울의 경우 가입 절차가 많이 간소화된 편이다. 콜센터나 앱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제출서류는 복지 카드 하나 정도이다. 서류는 팩스나 문자전송 또는 앱을 통해 제출이 가능하다.

더 큰 문제가 또 있다. 특별교통수단으로 광역을 이동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점이다. 세종 누리콜은 세종시 전 지역을 다니고 추가로 청주, 대전, 천안, 공주를 갈 수 있다. 대전 사랑나눔콜은 대전과 계룡, 공주, 금산, 논산, 세종, 옥천, 청주에 갈 수 있다.

청주 해피콜은 신탄진, 조치원, 증평을 추가로 갈 수 있다.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하면, 그 외 지역은 갈 수 없다는 뜻이다. 문 소장이 난감한 상황을 겪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계속 전국의 특별교통수단 센터 통합을 요구하죠. 이용자들을 전국적으로 공유하는 게 필요합니다. 지금처럼 각 지역에서 따로 회원 가입하는 것은 해결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이게 중앙집중이 아니고, 지역사업이에요. 지역에서 특장차를 구매할 때 중앙예산과 지역예산 50:50입니다. 그런데 기사들 급여는 100% 지역 예산으로 합니다. 그러니까 지역에서 마음대로 운영하게 되고 지역 간 통합이 안 되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장애인은 다른 지역으로 가기 위해 몇 주 전부터 교통수단 준비를 해요. 내가 가는 지역의 특별교통수단은 얼마 전에 예약해야 하는지, 즉시콜인지 예약콜인지 알아봐야 해요. 비장애인들은 이런 걸 따지지 않잖아요. 일반적으로 택시를 불러서 타고 가요. 오히려 장거리를 가면 기사님이 좋아하실 수도 있죠. 특별교통수단은 특별하게 불편한 점들이 있어서 특별교통수단이 아닌가 싶어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전장연)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전장연 죽이기 마녀사냥 중단 촉구 버스행동'과 '장애인 권리예산·권리입법 쟁취를 위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단체 회원들은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정책 대안을 실현하라고 주장한다. 그동안 수십 년 투쟁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심지어 법에 명시된 조항을 잘 지키라고 요구해도 수십 년째 크게 변함없다고 말한다.

비장애인의 삶은 꾸준하게 편리해지고 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과 앱으로 못 하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장애인의 삶은 여전히 복잡하고 까다롭고 어렵다. 비장애인들이 겪지 못하는 상식 밖의 일들이 장애인에게는 수시로 벌어진다. 비장애인들은 택시를 타기 위해 신분을 증명하지 않는다. 회원에 등록할 필요도 없다.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장애와 비장애의 차이로 인해 장애인들이 분리, 제한, 배제, 거부당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차별이 된다.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이동권'을 위해 오늘도 장애인들은 차별철폐의 목소리를 높이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태그:#장애인, #인권, #이동권,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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