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4차 대유행 오나?...확진자 1200명 넘고 서울은 사상 최대...

서울·수도권 확진자 사상 최대...정부, 수도권 현 거리두기 일주일 연장

수도권 지역 발생 확진자는 사상 처음으로 900명을 넘었고, 서울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감염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사실상 '4차 대유행'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단 정부는 수도권에 현 거리두기 체계를 일주일 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12명이었다고 밝혔다.

 

전날(746명)보다 한꺼번에 무려 466명이 늘어나면서 하루 1000명선을 크게 넘어섰다.


 

이번 확진자 수는 작년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일일 기준 사상 최대 규모였던 작년 12월 25일 1240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당시가 3차 대유행의 정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대규모 감염 증가세는 새로운 유행이 진행되는 시기로도 볼 수 있다. 

 

수도권 확진자 급증세는 이날도 지속됐다. 특히 서울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총 신규 확진자 중 해외 유입 확진자 44명을 제외한 1168명이 국내 지역 발생 확진자였다.

 

이들의 84.8%인 990명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수도권 지역 발생 확진자가 900명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서울에서 577명, 경기에서 357명, 인천에서 56명이 각각 새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외 유입 확진자 6명을 포함한 서울의 전날 총 신규 확진자는 583명으로,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래 최대 규모로 확인됐다.


 

이전까지 최대 규모는 작년 12월 24일의 552명이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최근 한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약 636명으로, 새 거리두기 3단계(일평균 500명 이상)를 크게 넘었다.

 

수도권 확진자 비중이 오히려 이전보다 더 커졌으나, 확진자 절대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비수도권에서도 일부 지역의 확진자는 증가하는 양상이 보였다.


 

부산에서 33명, 대전에서 29명의 새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들 지역의 신규 확진자 규모도 서서히 커지고 있다.

 

제주에서 1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충남 16명, 경남 15명, 대구와 강원 각각 12명, 광주와 전남 각각 10명의 새 확진자가 보고됐다.
 

 

해외 유입 확진자는 총 44명으로, 이들 중 20명이 검역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24명은 지역 사회 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10명, 서울 6명, 경북 2명, 부산과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제주에서 각각 1명이 나왔다.


 

전날 기준 서울 마포구 음식점-수도권 영어학원 집단감염 확진자는 314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47명의 대규모 확진자가 나왔다.


 

이처럼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정부는 이날 예고했던 수도권 새 거리두기 체계를 다시금 일주일 추가 유지로 잡았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다시 한 번 일주일간 기존 거리두기 체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기간 "추가적인 방역 강화 조치를 통해 확산세 차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하며, 언제든 더 강력한 조치로 갈 준비를 하겠다고도 전했다.

 

김 총리는 "만일 2~3일 더 지켜보다가 그래도 이 상황이 안 잡힌다면 새로운 거리두기의 가장 강력한 단계까지 조치를 취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수도권에 현 거리두기 체계의 최고 단계인 4단계 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는 설명이다.

 

만일 4단계 거리두기 체계가 적용된다면, 수도권에서는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이 2명으로 제한된다.

 

오후 10시 이용 제한 대상이 되는 다중이용시설이 늘어나고, 클럽과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은 집합금지 대상이 된다.

 

또 제조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에 시차 출퇴근제, 재택근무 30% 권고 등이 적용되고, 1인 시위를 제외한 모든 시위와 행사가 금지된다.


 

국민의 기본권을 상당 부분 침해하는 수준의 강력한 조치다.


 

김 총리는 특히 이번 수도권 유행의 핵심으로 떠오른 젊은 세대를 향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김 총리는 "현재 수도권 코로나19 감염이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며 "여러분은 현재 증상이 없더라도 가까운 선별 검사소에서 진단검사를 받아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젊은세대는 설사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가벼운 증상만 앓거나, 증상을 자각하지 못해 코로나19를 더 널리 퍼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김 총리는 직장 내 모임 차단을 위해 "수도권 소재 직장은 재택근무를 확대해주시고, 회식 등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천200명을 넘어선 7일 오전 서울 노원구 노원보건소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노원구는 전날 800명대가 검사를 받았는데 이날 검사 시작 30분 만에 증상이 있거나 밀접접촉자를 제외하고 증상이 없이 재난문자만 받고 검사를 받으러 온 구민에게 나눠준 검사 번호표가 350명을 넘어 수천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70710051436913#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그냥 증세 아닌 '땅부자 증세', 필패 아닌 필승카드?

[이슈] 대선 국면에 떠오르는 증세론... 이재명·이낙연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한뜻 21.07.07 07:18l최종 업데이트 21.07.07 07:18l박소희(sost)

큰사진보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 문제는 미국 독립전쟁의 불을 당겼고, 11년 7개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시대의 막을 내리게 했다. 여기서 ○○에 들어갈 단어는?

정답은, 세금이다.

없던 세금을 만들거나 올리는 일, 불합리한 조세정책은 거센 저항을 부른다. 선거 국면에선 더욱 그렇다. 사실상 증세로 받아들여진 주택공시가격 인상은 여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는 주자들이 세금을 새로 만들거나 증세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증세'가 필패의 언어가 아니라 필승의 언어라고 한다. 바로 '땅부자 증세'다.  

[이재명] 꾸준히 증세 주장... "보유세 강화해 기본소득을"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부동산 시장법 제정' 국회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부동산 시장법 제정" 국회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오래 전부터 증세론자였다. 그는 2017년 대선 경선 때도 법인세와 소득세, 부동산 보유세, 상속·증여세 모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 재수생'인 현재는 좀더 목표를 명확히 했다. 이 지사 본인이 꾸준히 강조해온 기본소득의 재원을 마련함과 동시에 부동산 자산 불평등을 해결하고자 '기본소득 토지세'를 신설하자는 제안이다.  

이 지사는 6일 서울시 영등포구 글래드호텔 토론회 후 취재진을 만나서도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면) 비필수부동산에 강력한 부담과 제한을 부과해야 한다"며 "세금을 올려 제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국민들이 징벌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라며 "징벌이 아니라 사회 공동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그 혜택을 나도 받는다고 생각하게 되면 조세 저항이 매우 적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혜택'이 바로 기본소득이다. 이 지사는 "보유세를 일반회계로 다 써버리지 말고, 이런 특정한 목적의 조세(기본소득 토지세)는 온국민에게 공평하게 되돌려준다고 하면 기본소득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뮬레이션 결과, 가구단위로 볼 때 내가 (세금을) 내는 것보다 우리 가족이 받는 게 더 많은 사람이 90%에 육박했다"며 "저는 국민 수용성이 매우 높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땅부자 증세'엔 적극적... "균형발전·청년주거에 투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택지소유상한법과 개발이익환수법, 종합부동산세법 등 소위 토지공개념 3법 대표 발의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택지소유상한법과 개발이익환수법, 종합부동산세법 등 소위 토지공개념 3법 대표 발의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이낙연 의원은 원래 증세에 부정적이었다. 그는 당 대표 시절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신복지 구상을 두고 증세 논란이 불거지자 "벌써부터 증세를 이야기하는 것은 놀라운 상상력"이라고 반응했다. 

하지만 토지에 한해선 생각이 다르다. 이 의원은 6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토지공개념 3법' 공약을 발표하며 "땅 부자에 대한 증세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위 10개 법인이 가진 땅 규모는 2017년 기준 5억7000만 평으로 여의도의 650배, 서울의 3.1배 크기이고, 2019년 기준 (전국) 부동산 불로소득은 약 353조 원"이라고 짚었다. 

이어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자산 불평등을 해소해야 청년들이 중산층으로 진입하고 중산층은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다"며 "택지소유에 부담금을 부과하고, 개발이익 환수를 강화하며 유휴토지에 가산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역시 '목적세'를 구상하고 있다. 늘어난 부담금과 세부담의 절반은 국토균형발전에, 나머지 절반은 청년 주거복지사업과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쓰겠다는 생각이다.

[속도는] 이재명 "설득이 좀 필요" - 이낙연 "올해 법 통과"

부동산 불로소득을 고리 삼아 증세론을 펼치는 이재명과 이낙연 두 대선주자의 견해는 닮았다. 하지만 속도면에선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 토지세를) 지금 당장 도입하느냐? 사실 설득이 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주 나쁜 언론 환경이 있기 때문에, 세입 부분에서 '너는 뺏기는 거야, 무조건 반대해야 해'라고, 세출 부분에선 '가난한 사람 줘야지 부자를 왜 줘' 하니까 결국 정책저항이 생긴다"며 "증세를 의제로 내고 충분한 숙의를 거치면, 조세 부담율을 올려 저부담 저복지 국가에서 고부담 고복지 국가로 가는 데에 국민들이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낙연 의원은 '좀 더 빨리 성과를 내자'는 쪽이다. 그는 '토지공개념 3법을 언제 발의하냐'는 질문에 "내주쯤 발의하겠다"며 "늦어도 올해 정기 국회까지는 통과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증세도 증세이지만, 부동산 불평등 완화 해법인 만큼 '입법 저항'보다는 "국민들의 (토지공개념) 이해가 매우 높아져 있고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단계라 생각한다"며 찬성 여론이 더 높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관련 기사] 
"제1공약은 아니다"... 이재명의 기본소득 속도조절 http://omn.kr/1ua3s
'토지공개념 3법 부활' 이낙연 "땅부자 증세 불가피" http://omn.kr/1uc2j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한달 내 10만명’ 너무 높은 국민동의청원 문턱, 겨우 넘어도 국회는 ‘하세월’

“국회의원 당선 득표수보다 높은 동의 얻었는데, 청원인은 이후에도 단식하며 의견 전달”

국민동의청원ⓒ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30일 내 10만 명 이상.

입법 제안 제도인 ‘국민동의청원’을 위해 넘어야 할 최소한의 문턱이다. 이를 가까스로 넘더라도 청원에 그친다. 이 청원을 수용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국회의원의 손에 달렸다.

이처럼 국회 국민동의청원의 문턱이 너무 높은 탓에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취지에 맞게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동의청원 도입된 지 1년 반...달성된 건?

국민동의청원제도개선시민사회TF(4.16연대・민주노총・참여연대・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고영인·김용민·양경숙·정경태·조오섭·최혜영 의원은 6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제도 개선을 위한 시민사회 토론회’를 온라인으로 공동주최했다.

 

국민동의청원은 ‘의원소개청원’ 이외에 국회법 제123조 2에 따른 전자청원시스템을 이용해 전자적 방식으로 청원을 등록하고 국민의 동의를 받아 제출하는 형식을 말한다. 한마디로 국민들이 직접 입법안을 제안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1월 10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국회법과 국회규칙에 따르면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 등록된 청원서가 ‘30일 이내에 100명 이상’의 찬성을 받고 ‘청원 불수리사항’이 아닌 것으로 결정되면 일반에 공개된다. ‘청원 불수리사항’ 해당 여부는 국회의장이 해당 청원이 100명 이상의 찬성을 받은 날부터 일주일 이내에 판단해야 한다. 재판 간섭 내용, 국가기관 모독, 국가기밀 내용, 허위사실 등은 청원으로 접수되지 않는다.

이 절차를 거쳐 청원이 일반에 공개된 이후, 30일 이내에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공식적으로 접수된다. 접수된 청원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되고, 위원회에 구성돼 있는 청원심사소위원회에서 이를 심사한다.

이때 상임위원회는 청원을 본회의에 부의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는 기준은 규칙에 명시돼 있다. 청원 취지가 달성됐거나 실현 불가능한 경우, 타당성이 결여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위원회가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의결한 청원은 사유를 명시해 의장에게 보고하며, 해당 청원은 폐회 및 휴회기간을 제외한 7일 이내에 의원 30명 이상의 요구가 없으면 자동 폐기된다.

전진영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의 발제에 따르면 21대 국회 개원 이후 현재까지 접수된 국민동의청원은 총 18건이다. 그중 ▲4.16세월호참사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 기록물 공개 결의에 관한 청원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 입법에 일부 반영됐고 ▲여성가족부 폐지에 관한 청원은 해당 상임위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본회의에 올리지 않기로 결정됐다.

반면 접수 요건 자체를 충족시키지 못해 폐기된 청원은 현재까지 94건에 달한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청원으로 접수된 경우는 총 7건에 불과하고 미성립된 청원은 총 99건에 달했다. 접수된 청원 7건 가운데 5건은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10만 명이 참여한 국가보안법 폐지 국회 국민동의청원ⓒ사진 = 국회 국민동의청원 누리집 갈무리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지나치게 높은 달성 기준

이 같은 집계 결과는 그만큼 국민동의청원 달성률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국민동의청원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시민사회단체들은 ‘30일 이내 10만 명’이라는 기준이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최근 10만 명 동의로 달성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청원을 주도했던 시민사회단체인 차별금법제정연대 장예정 공동집행위원장은 “사실상 집회가 불가능한 코로나 시국에 많은 단위들(단체들)이 이슈파이팅을 위하여 국민동의청원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런데) 차별금지법 국민동의청원을 경험하면서 ‘달성’이 거대한 조직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고 밝혔다.

‘100만 조합원’을 자랑하는 민주노총도 국민동의청원 문턱이 높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9월 ▲모든 노동자가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 ▲노동자라면 누구라도 노동조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노조법 개정 ▲노동자가 죽지 않고 일 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담은 ‘전태일3법’ 국민동의청원을 접수해 ‘30일 이내 10만 명’의 동의를 달성한 바 있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100만 조합원’이라는 조직력이 있으니 그나마 사정이 나은 거지 10만 명의 동의를 얻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산별노조만 두고 봐도 10만 명 참여를 이끌어내는 건 어렵다”며 “‘전태일3법’도 서명은 한 달이 안 걸렸지만 준비부터 완료 시점까지는 반년이 더 걸렸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10만 명이라는 기준은 앞서 국민동의청원을 먼저 시작했던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가 벤치마킹한 영국과 독일에 비해서도 높은 기준이다.

손우정 성공회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에 따르면 영국은 5명의 지지 서명으로 청원이 공개될 수 있다. 100명의 서명을 요구하는 한국과 큰 차이다. 독일의 경우 연방의회 내 상임위원회인 청원위원회에서 자체 심의로 청원이 공개된다.

손 연구위원은 "더 심각한 문제는 서명 기간을 우리와 유사하게 4주로 제한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 5만명의 청원 동의 서명으로 안건에 회부하는 것에 반해, 한국은 10만 명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와 같이 10만 명의 동의 서명을 요구하고 있는 영국은 서명 기간이 6개월"이라고 덧붙였다.

인구대비 비율로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서명 기준이 가장 높다. 독일 기준을 적용하면 3만 명, 영국 기준을 적용하면 7만 명으로, 우리나라가 현재 적용하고 있는 10만 명보다 훨씬 적다.

국민동의청원 국가별 비교ⓒ손우정 성공회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

이미 사회적 목소리 낼 수 있는 기반 있는 집단만 국민동의청원 가능

이처럼 ‘청원 남발을 막아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기준을 지나치게 높일 경우 특정 집단만 참여할 수 있어 국민동의청원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위원장은 “10만을 모을 수 있는 이슈만, 10만을 모을 조직이 있는 의제만 청원 달성이 가능하다면 제도의 취지에 맞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뉴스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하였지만 누군가에게는 생업과 관련된 내용이 올라오기도 하고 아직 구체화된 법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취지의 법안의 제정을 논의해달라는 청원들도 보인다”며 의미 있는 많은 청원들이 ‘10만 명 동의’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가려져 있는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손 연구위원도 “청원의 남발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서명 기준을 지나치게 높일 경우, 다수의 서명을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종교단체나 시민사회단체, 이익집단 등 사회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러 경로를 이미 가지고 있는 집단만이 청원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역설이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개혁과 반대되는 ‘차별금지법 반대’ 국민동의청원이 종교집단 주도로 10만 명 동의를 얻은 바 있다.

손 연구위원은 “평범한 일반 국민이 입법과정에 의견을 제시한다는 청원의 취지를 살리자면, 공개 요건과 서명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동의 수에 미달한 청원 중에서도 의미 있는 제안을 발굴하는 시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안건 발의에 필요한 동의 서명은 3만~5만 명 수준으로 대폭 조정하고, 서명 기간도 3~6개월 이상으로 허용해 충분한 동의 확보 기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지방자치에서 조례의 제정·개정·폐지를 청구하는 경우 서명 기간은 광역의 경우 6개월, 시군구의 경우 3개월을 보장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4주의 기간은 지나치게 짧다”고 덧붙였다.

청원 가까스로 달성해도 입법은 결국 국회 몫

국민동의청원을 가까스로 달성한다고 해도 국회에서 이를 처리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이 정책실장은 “10만 명이면 웬만한 국회의원 당선 득표수를 훌쩍 넘는 인원이다. 소규모 선거구의 투표인 수도 넘는 숫자”라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입법 논의는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정책실장은 “이로 인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대표 청원인인 고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청원안을 논의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장 바깥 복도와 국회 본관 문밖에서 생사를 건 단식으로 의견을 전달했다”고 털어놨다.

손 연구위원은 “한 달 이내 10만 명 동의를 받아오라고 하면서 정작 국회는 5개월 동안 법안 심사조차 마치지 못하는 건 정치적 이유거나 민감하니 미뤄두고 싶다는 의사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국회가 청원인의 진술권 보장과 함께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복경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실행위원은 “현재 국회법상 국회 위원회 심의 단계에서 청원인 진술권은 보장되고 있지만 실재로는 위원회 의결로 대개 생략되고 있음”며 “일정 요건을 충족한 국민동의청원안의 경우 소위원회로 회부하기 이전 위원회 전체 회의 대체토론 단계에서 독자적인 안건으로 다룰 필요가 있으며, 해당 단계에서 청원인이나 청원인이 지정한 전문가의 진술과 위원들과의 질의응답 절차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절차는 국민동의청원에 참여한 시민들에 대한 국회의 절차적 존중의 의미를 담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본 심의 이전에 위원들이 청원안 내용을 보다 숙지할 수 있게 도움으로써 청원 취지에 어긋나는 법안이 만들어지는 결과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국회 위원회 의안심의절차에 따라 청원안이 대안처리과정에 포함되는 경우 국회는 일정 경과 기간마다 청원안의 처리과정 및 논의현황에 대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청원인 및 관심을 가진 일반 시민들의 정보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청원안 처리 절차가 늦어지는 이유를 대부분의 시민들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지연을 국회의 의무방기나 의지부족으로 이해하여 국회 불신이 높아지거나 국민동의청원제도에 대한 불신이 발생할 수 있고, 국회는 선제적으로 이런 우려를 해소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들통난 박형준 부산시장의 거짓말… 당선무효형 가능

 
 
‘4대강 사업 반대 인물 및 관리 방안’을 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
 
임병도 | 2021-07-07 08:52:2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박형준 부산시장이 청와대 홍보기획관 시절 국정원의 불법 사찰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고 지시까지 받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MBC>가 단독으로 입수한 국정원 문건을 보면 2009년 6월 국정원은 청와대의 요청으로 ‘4대강 살리기 현안대응 TF’를 구성했습니다.

7월 16일 국정원은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인사 20명을 특별 관리하겠다며 청와대 홍보기획관에게 보고합니다.

국정원 보고 나흘 뒤인 20일 당시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4대강 사업 반대 인물 및 관리 방안’을 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고 “보고서에 명기된 전체 인물을 잘 관리하라”는 지시도 받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정보기관의 불법 사찰을 직접 보고 받고 중지는커녕 한술 더 떠 지시까지 내린 셈입니다.

이 같은 내용은 2017년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의 권고로 시행된 감찰결과 보고서에 상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21대 국회 정보위원장과 일부 위원들이 국정원이 제출한 문건을 열람하면서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MBC가 단독입수한 문건을 보면 박형준 부산시장이 청와대 홍보기획관 시절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정원 불법 사찰을 직접 보고하고 지시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MBC 뉴스 캡처

그동안 박형준 부산시장은 ‘국정원 불법 사찰’ 개입 의혹에 대해 지시도 보고도 없었다며 끊임없이 부인으로 일관해왔습니다.

지난 3월에도 국정원이 불법 사찰한 환경단체들이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한 문건을 공개했지만, 박 시장은 “백 번을 묻는다 하더라도 저는 똑같이 대답할 겁니다. 불법 사찰, 지시한 적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시장이 후보 시절 거짓말을 계속하자 민주당은 “박 후보의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된 선거법 위반 행위가 당선 무효형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법률위원회의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단체가 공개한 문건에 이어 국회정보위원들이 열람한 국정원 문건을 보면 박형준 부산시장이 청와대 재직시절 불법 사찰을 지시하고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증거로 충분해 보입니다.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박 시장을 기소하고 재판까지 간다면 당선 무효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다만, 짧은 임기(내년 6월 지방선거)라서 빠른 기소와 재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333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조선일보의 대선 놀이, 놀아나는 정객‧논객들

[손석춘 칼럼]
 
 
 
 
 
 

 

 

해괴한 풍경이다. 여러 조사에서 가장 불신 받는 신문이 의도적으로 설정한 의제에 내로라하는 정객과 논객들이 줄줄 놀아나고 있다. 더욱이 그 신문 논설위원과 TV조선 앵커가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주필 송희영의 비리가 드러나자 돌연 방대한 윤리규범을 만들었다며 한국 언론의 품격을 높이겠노라 호들갑 떨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문제의 논설위원은 ‘윤석열 대변인’으로 직행도 했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다음날이다. 조선닷컴은 오전 11시에 “대한민국, 친일세력·美점령군 합작…깨끗하게 출발 못해” 제목으로 그의 발언을 큼직하게 머리로 올렸다. 기사는 그 발언으로 “대선 과정에서 역사 논쟁이 불거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그때까지 어떤 신문도 그 대목을 부각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딱히 기사 쓸 사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재명은 고향 안동의 이육사문학관을 방문해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 정부 수립 단계와는 좀 달라 친일 청산을 못하고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그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며 독립운동으로 옥사한 이육사 시인에 충분한 예우나 보상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방점은 ‘독립운동가 충분한 예우’에 있다.

▲ 조선일보 7월3일 1면
▲ 조선일보 7월3일 1면

조선닷컴에 이어 조선일보가 다음날 ‘친일·미 점령군이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제목을 1면에 내걸었다. ‘친일세력과 미 점령군이 합작해 지배체제를 유지했다’는 발언을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으로 깜냥껏 몰아갈 의도였다. 조선일보와 TV조선에 나오고 싶은 정객들이 너도나도 나섰다. 윤석열까지 등판했다. 이재명이 “상식을 파괴하는 세력”이자 “역사 단편만 부각해 맥락을 무시하는 세력”이란다. “용납할 수 없다”고 으름장 놓았다. 공안검사 뺨치는 천박한 인식이다.

뒤늦게 중앙일보도 “대선 역사전쟁”이라고 대서특필했다. 사설 제목도 “이재명의 위험한 인식이 촉발한 역사 논쟁”이다. 최장집 교수까지 끌어왔다. 인터뷰에서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가 “조야한 역사의식”과 함께 “현대사의 이데올로기적 갈등을 다시 불러들인 것은 진정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최 교수의 진의를 담지 못했으리라 믿으면서도 궁금하다. 대체 이데올로기적 갈등을 다시 불러들인 것이 이재명인가, 조선일보인가.

이참에 또박또박 묻는다.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 정부 수립 단계와는 좀 달라 친일 청산을 못하고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그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해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는 말에 문제가 무엇인가. 그 말에서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이라는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는가. 독립운동가 후손을 만나 제대로 예우하지 못했다며 배경을 설명하는 말이 “조야한 역사인식”이란 말인가.

▲ 7월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행사 ‘국민면접’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 7월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행사 ‘국민면접’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친일파가 미군정과 손잡고 지배체제를 유지했다는 역사적 진실을 누구 감히 부정하려는가. 다름 아닌 조선일보의 어제와 오늘이, 백범 김구의 암살이 생생한 증거다. 대체 누가 상식을 파괴하는가. 누가 단편적 지식으로 맥락 잃은 인식을 자랑하고 있는가. 누가 ‘극우 신문이 공직자의 사상을 검증’하는 놀이에 용춤 추는가. 오해 없도록 명토박아둔다. 이는 특정후보에 대한 찬반이나 호오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와 공론장 문제다. ‘과거 농단’은 과거 문제도 아니다. 미래 문제다.

깨끗하지 못했던 출발을 4월혁명, 5월 민중항쟁, 6월 항쟁, 촛불혁명으로 지며리 가꾸어 온 것이 대한민국 정통성이다.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친일반민족 언론’이던 신문의 불순한 의도에 들꾀어선 안 된다.

가장 불신 받는 언론이 작심하고 덤벼든 ‘대선 놀이’를 경계해야 할 섟에 되레 숱한 정객과 논객이 놀아나고 심지어 명망 있는 학자까지 동원하는 언론 행태는 단순히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살풍경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태경의 토지와 자유] 토지주택은행을 신설하자

정부의 역할을 심판에서 시장조정자로 확장해야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발행2021-07-06 07:12:07 수정2021-07-06 07:12:07
 

민주당의 대선경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내년 3월초에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이제 세간의 관심은 각 당의 대선후보 선출에 쏠릴 것이다.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경제, 그 중에서도 부동산이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14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대세상승이 아직 꺾이지 않았으며, 그로 인한 양극화 등 사회적 폐해가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극심하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승리하려는 후보와 당은 부동산 공약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심판에서 균형 잡힌 시장조정자로

건국 이래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조세, 금융, 택지공급, 청약 등의 정책수단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개입해 왔다. 그러다 보니 정부의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었고, 주기적인데다 진폭도 매우 큰 부동산 시장의 가격급등락에 대한 정부의 대응수단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젠 정부의 역할을 심판에서 균형잡힌 시장조정자로 확장할 때가 되었다. 가칭 토지주택은행(LHB)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할 것이다. 토지주택은행의 기본 아이디어는 정부 등의 공공이 출자하여 토지주택은행을 신설하고, 이 토지주택은행이 토지(예컨대 LH와 지방공사 등이 개발한 신도시 및 택지개발지구의 토지 등) 및 주택(예컨대 재건축 및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이 매각하려는 공동주택의 일반분양분)을 매수한 후 이를 매각·임대하여 부동산 유통시장의 안정적 관리 및 조절을 꾀하고 국민리츠 등을 통해 주주가 된 시민들의 자산 및 소득증대를 노리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는 시민들.ⓒ제공 : 뉴시스

물론 토지주택은행이 직접 토지 및 주택을 매수하여 소유자가 되는 방식도 있고, 리츠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토지 및 주택을 매수할 수도 있다. 시민들은 국민리츠의 주주가 되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토지주택은행에 탑승할 수 있다.

 

만약 토지주택은행이 설립된다면 가격 급등기에 토지주택은행 혹은 토지주택은행이 대주주인 리츠가 소유한 주택 등을 시장에 투사해 시장을 안정시키고, 경제쇼크 및 정부정책(예컨대 주임사 혜택 폐지로 인해 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 있는 매물들)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급락할 때 최후의 매수자 역할을 수행해 시장변동의 진폭을 줄이는 게 가능하다. 부동산과 금융과의 관계, 금융과 실물과의 관계를 감안할 때 토지주택은행은 경기조절 기능과 위기관리 기능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불로소득의 공유화 &
신도시 개발사업 및 정비사업의 대안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 속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의 구조적 불가피성을 전적으로 부인하는 건 난점이 있다. 관건은 가격 상승의 과실을 부동산 소유자가 독식하지 않고 전 국민이 고루 분배받는 것이다.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가 과세를 통해 부동산 불로소득을 전 국민이 기본소득의 형식으로 공유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토지주택은행은 모든 국민이 국민리츠의 주주가 됨으로써 부동산 불로소득을 배당의 형식으로 공유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또한 토지주택은행은 신도시 개발사업 및 정비사업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 동안 신도시는 택지를 분양받은 건설사와 수분양자가 천문학적 불로소득을 전유했다. 서울 등의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의 경우 분상제의 혜택을 일반 수분양자가 부동산 불로소득을 독식하는 구조다. 만약 토지주택은행이 직접 혹은 리츠를 통해 LH로부터 신도시의 택지를 매수해 임대 및 분양하고,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의 일반분양분을 조합과의 협상을 통해 일괄매수 후 시장가격으로 임대한다면, 신도시 개발 및 정비사업 시에 발생하는 천문학적 불로소득 중 상당부분을 사회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동시에 입지가 우월한 위치의 토지와 주택을 공공이 소유함으로써 시장에 마찰 없이 개입할 수 있는 지렛대를 확보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3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합동 tv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이낙연·추미애·김두관·이광재·최문순·정세균·이재명·양승조 후보. 2021.07.03ⓒ국회사진취재단

지금의 토지은행은 한계가 명백

물론 이미 대한민국에는 토지은행이 있다. 토지은행이란 2009년 ‘공공토지의 비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동법에 근거해 2010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내에 설치된 토지은행 계정을 말한다. 이러한 토지은행은 정부가 국가 기반시설인 도로나 철도의 건설계획을 하는 경우 높은 지가로 인해 천문학적인 건설비용이 발생하였는데 사전에 토지를 취득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입한 것이다.

하지만 토지은행이 비축하는 대상토지는 ①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에 필요한 토지, ②토지시장의 안정을 위한 수급조절용 토지, ③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에 따라 조성된 매립지 및 매립예정지, ④그밖에 토지비축위원회에서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토지에 불과하다. 또한 토지은행은 재정상의 한계가 뚜렷하다.

이미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곳곳에 존재하는 빈집, 빈터, 도심공동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지은행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모쪼록 이번 대선에 토지주택은행 신설을 약속하며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후보가 등장하기 바란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의 빗나간 예언... 당신도 속고 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07/06 10:55
  • 수정일
    2021/07/06 10:5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글로벌기획 - 가짜뉴스와 프로보커터가 지배하는 세상] 탈진실의 시대, 가짜뉴스 작동 방식

 
 
 21.07.06 07:06최종 업데이트 21.07.06 07:05
전 세계가 가짜뉴스와 프로보커터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들은 각종 사회 이슈부터 정치담론에 이르기까지, 왜곡과 소란을 일으키며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합니다. 세계 각국에서 맹위를 떨친 가짜뉴스와 프로보커터들의 활동을 조명하고, 이에 대한 각 나라의 고민과 대안을 소개합니다. 이와 함께 이 현상을 역사적으로 톺아봅니다.[편집자말]
 

▲ 소르본 대학 도서관. 14세기에 전 유럽에서 가장 많은 도서를 소장하고 있었는데, 장서가 고작 1300여 권이었습니다. ⓒ Vysotsky

 
정보의 역사는 크게 두 시대로 나뉩니다. '당신 이전' 시대와 '당신 이후' 시대. 이 글을 읽는 독자가 태어난 후 생산된 정보의 양이 그 전까지 인류가 생산한 모든 정보를 합한 것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14세기 초, 유럽 최대의 도서관은 파리의 소르본대학 도서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도서관에 소장된 도서 수는 고작 1300여 권이었습니다. 이는 지금 전 세계에서 하루 출간되는 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애서가 중에 이 정도의 책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도 드물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디지털 정보입니다. 이제 훨씬 많은 정보들이 디지털 문서나 영상 형태로 탄생하니까요.

 

정보생산의 주체도 바뀌었습니다. 이제 평범한 사람들이 전문가들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생산하니까요. 실감나지 않는다면, 인터넷에서 영화, 책, 전자제품, 식당 등에 대한 평을 검색해 보시면 됩니다. 십중팔구 일반인이 올린 글이나 영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런 탓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이미 2012년에 "(전문가가 주도하는) 전통적 마케팅은 종말을 고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시간에도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트위터, 카톡, 블로그, 위키, 팟캐스트를 통해 쉴 새 없이 정보가 쏟아져 나옵니다. 2021년 현재, 하루에 트위터에 올라오는 글이 5억 개가 넘고, 페이스북에 하루 3억 5천만 장의 사진이 올라오며, 유튜브에는 매일같이 72만 시간의 영상이 업로드 됩니다. 72만 시간이 얼마나 긴지 상상이 안 되지요? 잠도 안자고 24시간을 봐도 83년이 걸리는 분량입니다. 한국인 기대수명이 83년이 조금 넘으니, 유튜브 하루치만 봐도 한 평생이 걸리겠네요.

이처럼 정보량과 생산주체의 변화는 정보에 관한 논의 자체를 바꿔놓았습니다. 과거에 모든 이들의 관심사는 '어떻게 정보를 손에 넣느냐'였습니다. 정보가 귀하던 시절에는 정보 획득이 곧 힘과 돈의 원천이었기 때문이지요. 귀족이 읽고 쓰는 능력을 독점했던 까닭도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현대에 들어 이 논의는 '정보민주주의', 즉 '어떻게 평등하게 정보에 접근할 권리를 보장하느냐'로 바뀌었습니다.
 

▲ 정보는 더 이상 드물고 값진 희소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많아 문제지요. ⓒ elements.envato

 
하지만 정보는 더 이상 드물고 값진 희소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많아 문제지요. 따라서 이제 핵심 사안은 '정보로부터 어떻게 자신을 지킬 것인가'입니다. 지나치게 많은 정보는 사람을 압도하기 때문에 정보를 선택하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제 누구나 정보를 생산해서 유포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내용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확인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허위정보가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해당 주제에 대해 지식이 부족하거나 단순한 실수로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고, 더러는 정치적, 상업적 이익을 위해 일부러 사실을 비틀거나 존재하지도 않는 거짓을 꾸미기도 하지요. 이런 거짓 정보들이 그럴듯한 뉴스 형태로 유통되는 것을 '가짜뉴스'라고 부르지요. 사실 거짓 정보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고, 인류가 소통하기 시작한 이래 줄곧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최근 들어 논란이 되는 것일까요? 가짜뉴스는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을 현혹하고, 사람들은 어떻게 여기에 속아 넘어가는 것일까요?

'팩트체크'는 가짜뉴스를 이길 수 있을까

저는 디지털 매체를 연구하는 커뮤니케이션학자입니다. 사람들은 '정보' 하면, 흔히 사실을 알려주는 실용적 정보를 떠올립니다. 학자들은 이것을 ('깨닫게 한다'는 의미에서) '인지적(cognitive) 정보'라고 부르는데, 정보는 그 밖에도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 기쁨, 슬픔, 분노 등의 느낌을 전하는 '감정적(emotional) 정보'가 있고, 아름다움, 추함, 완결성 등에 대한 '미학적(aesthetic) 정보'가 있으며, 옳고 그름의 가치관에 대한 '도덕적(moral) 정보'도 있습니다. 정보는 흔히 이 네 가지가 혼합된 형태로 유포됩니다.

정치뉴스를 예로 들어볼까요? 먼저 가장 좋아하거나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을 한 명 떠올려 주십시오. 자, 방금 속보가 떴습니다. 그가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되었다고 합니다. 이 보도를 통해 독자는 사건에 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동시에(인지), 정치인이나 검찰의 행위를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게 되며(도덕), 그 결과 분노하거나 환호하게 되지요(감정). 여기서 정보가 의미와 효과를 발생시키는 데 있어 수용자의 입장과 역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황우석 줄기세포 사건을 거치며 한국에 널리 알려진 심리학 용어입니다. 사진은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조작과 관련해 대국민사과와 함께 서울대 교수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히는 동안 동행한 황 교수팀의 한 학생이 울먹이고 있는 장면. 2005.12.23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황우석 줄기세포 사건과 심형래 <디워> 사태를 거치며 한국에 널리 알려진 심리학 용어이지요. 사람들은 이미 습득한 지식과 가치관의 틀에 맞춰 세상을 바라보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존의 관점과 충돌하는 정보를 접할 때, 두 가지 선택안이 있습니다. 하나는 두 정보를 면밀히 저울질한 후 더 타당해 보이는 입장을 채택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 위해 새로운 정보를 무시하거나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첫 번째 대안이 더 합리적이지만, 사람의 판단과 인식이 작동하는 방식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새 정보를 받아들여 인식의 토대를 재설정하는 작업은 자신의 세계관이 흔들리는 '부조화'의 혼란과 불쾌감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사람들이 없지는 않습니다. 이런 분들은 사고가 유연하고, 뛰어난 지식 습득 능력과 겸손한 삶의 자세를 지닌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저 같은 학자들이 갖춰야 할 태도이지만, 부단히 노력하지 않는 한 이루기 어려운 경지라고 생각합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불편한 새 정보를 무시하고, 자신의 입장을 지지하는 정보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그 결과 기존의 관점은 화석처럼 굳어지고, 새로운 정보는 설 자리를 잃게 되지요. 이런 심리상태는 '가짜뉴스'가 지속적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유세 집회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QAnon'을 뜻하는 Q 사인을 들고 있는 트럼프 지지자. QAnon은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2018.8.2 ⓒ 연합뉴스

 
기존 입장이 얼마나 사실에 부합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식의 토대가 되는 지식이나 가치관은 그저 머릿속에 먼저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인식의 토대'라는 절대적 가치를 갖게 되니까요. 잘못된 뉴스에 대한 정정보도나 '사실 확인(팩트체크)'이 애초의 뉴스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허위정보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 깁니다. 하지만 절대다수가 자신의 이야기를 그럴듯한 형식의 글, 그림, 영상을 통해 구성하고 그것을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전송할 능력과 수단을 갖추게 된 것은 길어야 15년 안팎입니다. 읽고 쓰는 일은 공교육의 확대로 거의 모든 사람이 할 수 있게 됐지만, 정보를 작성하고 유포하기 위해 필요한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카톡 등 소셜미디어는 2005년에서 2010년 사이에 보편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빗나간 예언의 땅에서 벌어지는 혈투

1993년, 인터넷이 처음 대중에게 공개됐을 때 학자들은 웅대한 꿈을 꾸었습니다. 사람들이 무한한 '정보의 바다'에 뛰어들어 고른 정보를 섭취하고, 나와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토론하면서 개방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지요.

세계적 베스트셀러 <디지털이다>의 저자이며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였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는 "인터넷이 인류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1997년에는 "20년 뒤 우리 아이들은 '민족주의'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게 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지요. 세계의 인류가 국경 없는 인터넷에서 교류하게 될 터이기에, 속 좁은 국가주의는 설 자리가 없으리라는 판단이었습니다.
 

▲ 니콜라스 네그로폰테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디지털이다>의 저자이자, 매사추세츠공대 미디어랩의 공동설립자입니다. 그를 포함해, 다수 전문가들이 낙관했던 디지털 세계의 미래는 전혀 다른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 Gin Kai/Alfred A. Knopf

 
20여 년이 훌쩍 흐른 현재, 어떤 결과가 나타났는지는 여러분들께서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인터넷은 치열한 배타적 민족주의의 장이 되었지요. 민족주의뿐인가요. 같은 나라 안에서도 사람들은 정치적 견해에 따라 사방팔방으로 나뉘어 서로 맹렬히 비난하고 있습니다.

간혹 이성적인 토론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고, 인터넷 공간을 남을 돕는 이타적 도구나 폭력적 권력에 대항하는 저항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대다수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다준다거나, 온라인에서 토론자들이 다른 견해를 지닌 상대와 열린 태도로 대화하리라는 예언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어쩌면 인터넷에 대한 낙관론은 인터넷에 대한 오해보다 사람들의 보편적 심리와 태도를 오해한 데서 출발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대개 내 말에 반대하는 사람보다 '맞다'고 맞장구치는 사람을 좋아하고, 그들과 어울려 놀기 좋아합니다. 여기서 가장 친한 친구를 떠올려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내 말을 고개를 끄덕이며 잘 들어주는 사람이 아닌가요? 같은 이유로, 사람들에게 정보의 선택권을 주면, 내 견해와 충돌하는 정보보다 부합하고 지지하는 정보를 고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커뮤니케이션학자 다이애나 머츠는 <반대편에 귀 기울이기>라는 책에서 인터넷이 정치양극화의 온상이 된 이유를 '끼리끼리' 심리의 결과로 설명합니다. 누구든 자신의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사귀고 싶어 하니까요. 하지만 정치 진영 간의 갈등과 대결이 사람들의 보편적 심리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런 성향을 부추기고 증폭시켜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얻는 정치인, 뉴스매체, 유튜버, 논객에게도 책임이 돌아가야 합니다.

'무플보다 악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은 관심유발이지 정확성, 공정성, 균형이 아닙니다. 이목을 끌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방법은 민감한 주제를 골라 '우리 편'과 '적' 사이에 명확한 선을 가른 뒤에, 감정적 언어로 상대편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뜨거운 싸움판이 만들어지고, 사람들과 관심이 고조되었을 때 상대를 통쾌하게 '발라'버리면 금상첨화입니다.

이제 기성 정치인까지 '토론 배틀'이라는 말을 쓰더군요. 토론 '배틀'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이겼냐'는 결과이지, 토론 내용이 아닙니다. 승패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흥행인데, 그런 탓에 상대의 뼈를 꺾거나 심장에 칼을 꽂는 스펙터클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됩니다. 토론은 원탁에서 이뤄지지만, '토론 배틀'은 증오와 조롱의 함성이 가득한 원형 경기장을 무대 삼아 벌어집니다. 인터넷에서 논쟁을 즐기는 사람을 검객에 빗대 '논객'이나 '키보드 워리어'라고 부르는 게 우연이 아닌 셈입니다.

흥미롭게도 이 전사들은 '팩트'를 강조하는데, 이들이 제시하는 증거를 들여다보면 부분의 진실이나 맥락을 무시한 정보들을 짜 맞춰 놓은 경우가 허다합니다. 방대한 '정보의 바다'에서 특정 입장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정보들을 찾아 엮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까요.

위기감, 가짜뉴스의 토양
 

▲ '무플보다 악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은 관심유발이지 정확성, 공정성, 균형이 아닙니다. ⓒ Colin

 
다트머스 대학의 브렌든 나이한(Brendan Nyhan) 교수는 '가짜뉴스'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정치학자입니다. 그는 2020년 <워싱턴포스트>에 '허위정보에 대한 5가지 신화'라는 칼럼을 기고했습니다. 그가 지적한 오류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이 정체불명의 웹사이트에서 허위정보를 대량소비하고 있으리라는 추측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정치성향에 따라 매체를 선택하는 것은 분명하나, 대부분은 널리 알려진 매체에서 뉴스를 얻습니다.

미국의 경우, 사람들이 이용하는 뉴스 사이트 중에서 출처 불분명한 뉴스를 유통시키는 곳은 6퍼센트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곳을 주요 뉴스원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소수의 보수 성향 집단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물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카톡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얻고 있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용자들의 논평이나 주장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이한은 가짜뉴스에 의존하는 동기를 '소속감'과 '위기감'의 측면에서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이성적 존재로 보고 싶어 하지만, 사실은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집단을 이뤄 사는 것은 생존을 위해서인데, 이때 나와 비슷한 대상과 무리를 짓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무리를 이루고 나면, '내편'에 안정감을 느끼는 만큼 상대 집단에 긴장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속한 조직이 위태롭다고 느끼는 상황이 발생하면, 평상시 믿기 어려운 정보에도 쉽게 현혹됩니다.

"~가 대통령 되면 광화문에 인공기 휘날릴 것"
"~당의 집권 못 막으면 전쟁 날 것"
"우리가 선거에 못 이기면 나라 거덜 날 것"
"차별금지법 통과되면 에이즈 확산"


허위정보가 긴박한 위기감을 유발하며 찾아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위기의식을 심어야 터무니없는 정보가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 편'에 속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동일한 재력, 권력, 이해관계를 나누고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집단의식이나 소속감마저 허구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 사실은 사회심리학자 헨리 타이펠이 오래 전 실험으로 입증한 바 있습니다.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 사람들을 동전 던지기로 편을 갈라도 소속감을 느끼는 게 사람이니까요.

여기에 '상대편'과 긴장을 유발하는 정보가 유포되면 소속감은 쉽게 상대에 대한 적대감으로 바뀝니다. 그런 점에서, 허구적 소속감과 위기의식을 털어내는 것은 가짜뉴스에 속지 않는 첫 번째 비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믿기 어려운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한 구절을 기억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인간은 아무리 악당이라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순진하고 소박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우리 자신이 그런 것처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박지원, “프란치스코 교황 평양 방문 추진 중”

“김희중 대주교, 유에레브 교황대사와 함께 추진”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1.07.06 10:12
  •  
  •  수정 2021.07.06 10:13
  •  
  •  댓글 0
 

박지원 국가정보원(국정원) 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양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박지원 원장은 5일 전남 목포시 산정동성당에서 열린 준대성전 지정 감사 미사에 참석해 예정에 없던 축사에 나서 “오늘 여기에 특별히 온 것은 김희중 대주교님과 슈에레브 주한 교황대사님과 제가 함께 교황님의 평양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감사 미사는 김희중 대주교가 집전했으며, 주한 교황대사인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와 김영록 전남지사, 신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박지원 원장은 “여러분들이 많이 기도해주셔서 교황님께서 반드시 평양을 방문해서 우리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울 18일 교황궁 'tronetto 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교황 초청의사를 전달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울 18일 교황궁 'tronetto 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교황 초청의사를 전달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10월18일 이탈리아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한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했고, 당시 교황은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긍정적 입장을 보인 바 있다.

2019년 2월 금강산에서 열린 새해맞이 공동행사체 참석한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왼쪽)가 만찬장에서 강지영 조선가톨릭협회 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2019년 2월 금강산에서 열린 새해맞이 공동행사체 참석한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왼쪽)가 만찬장에서 강지영 조선가톨릭협회 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김희중 대주교는 2019년 2월 금강산에서 열린 새해맞이 공동행사에 참석해 <통일뉴스> 기자의 질문에 “올해 교황께서 11월에 일본 방문 일정이 예정돼 있다”며 “북한도 방문하셔서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과 함께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황의 일본 히로시마 방문은 성사됐지만 방북은 성사되지 못했다.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관구장을 역임한 윤종일 신부는 지난해 10월 4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 회칙 ‘모든 형제자매들(Fratelli Tutti)’을 발표하자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칙 ‘모든 형제들’은 인류화합을 위해 공동체적 형제애를 사회윤리로 제시한다”고 해석하고 “교황이 시진핑 주석을 방문하여 미국과의 화해를 중재하고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논의한다면 그 자체로 인류화합을 이룰 것”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맥아더 포고문 보고 또 봐도 ‘스스로 점령군’임을 표방”

박한균 기자 | 기사입력 2021/07/05 [21:13]
  •  
  •  
  • <a id="kakao-link-btn"></a>
  •  
  •  
  •  
  •  
 

© 미국, 불편한 진실

 

‘미 점령군’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광복회가 5일 “우리나라 정치인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역사의식’”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김원웅 광복회장은 지난 6월 21일 ‘친일 잔재 청산 프로젝트’ 활동에 참여한 경기도 고등학생들에게 맥아더 포고문을 있는 그대로 인용해 ‘미 점령군’ 사실을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난 7월 1일 경북 안동 이육사기념관을 찾아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 정부 수립 단계와는 좀 달라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사실 그 지배체제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느냐”라고 발언했다.

 

이에 보수 야권과 언론이 김원웅 회장, 이재명 경기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을 두고 ‘이념 공세’를 퍼부었다.

 

국힘당 유승민 전 의원은 “반미, 반일몰이로 표 얻으려는 계산”, 오세훈 서울시장은 “충격적인 역사관”이라고 공격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대한민국이 수치스럽고 더러운 탄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세력”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광복회는 이날 “맥아더는 포고문에서 스스로가 ‘점령군’임을 다음과 같이 분명히 강조했다”라며 “김원웅 광복회장은 이 포고문 내용을 사실 그대로 소개했다”라고 거듭 밝혔다.

 

한국인에게 고함

 

▲ 오늘 북위 38도선 이남의 한반도 지역을 점령한다.

▲ 본 부대의 점령목적이 일본의 항복문서를 이행하고

▲ 북위 38도선 이남의 지역 및 지역주민에 대해 군정을 실시한다. 따라서 점령에 관한 조건을 아래와 같이 포고한다.

▲ 점령군에 대한 반항 행동 또는 질서 보안을 교란하는 행위를 한 자는 엄벌에 처한다.

▲ 군정 기간 중 공식 언어는 영어로 한다.

 

1945년 9월 7일

미육군 원수 더글라스 맥아더

 

광복회는 “이 포고문은 굉장히 강압적이다. 해방에 대한 축하의 말은 한마디도 없고, ‘엄벌에 처하겠다’는 등 우리 국민의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는 강압적 표현으로 일관하고 있다. 짧은 포고문에 ‘점령’이란 단어를 4번이나 사용했다”라며 “두 번 세 번 다시 봐도 맥아더가 ‘스스로 점령군’임을 강조하여 표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확인시켰다.

 

이어 “이런 사실은 역사학계에서도 학술적으로 부정하지 않는다”라며 “제대로 된 국민이라면 ‘스스로 점령군’임을 내세운 맥아더의 포고문에 불쾌해야지 왜 이 역사적 진실을 말한 광복회장을 비난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광복회는 또 “친일세력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체제를 그때 유지했다’는 이재명 지사의 말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역사적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광복회는 “국사편찬위 자료에도 포고문은 실려 있다. 그렇다면 국사편찬위도 폐쇄하고, 포고문을 삭제해야 하는가? 철 지난 색깔론 제기하는 자, 스스로가 역사적 진실을 외면하는 것이다”라며 “맥아더는 미군정 실시와 동시에 국내의 여운형이 주도한 건국준비위원회를 강제 해산시켰고, 임시정부도 해체하도록 강요했다. 그리고 친일파들을 중용했다. ‘친일세력이 미 점령군과 합작’이란 이재명 지사의 표현은 역사적 진실을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친일 미청산과 분단극복에 대한 고뇌’가 없는 정치인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박영수 특검 파견 검사는 어떻게 수산업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게 됐나

유희곤 기자

박근혜·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팀을 이끈 박영수 특별검사(69·사법연수원 10기)가 검사, 경찰관, 언론인, 정치인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수산업자 김모씨(43·구속)를 이모 부장검사(48·33기)에게 소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특검은 특검팀에서 2번 파견근무를 한 이 부장검사가 검찰에 복귀해 경북 포항에서 근무하게 되자 해당 지역의 유력가 행세를 한 김씨를 연결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부장검사는 이후 김씨로부터 수천만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이 부장검사는 2019년 8월 서울남부지검에서 대구지검 포항지청 형사1부장으로 부임하기 전 박 특검을 찾아갔다. 박 특검은 이 부장검사의 인사발령 소식을 듣고 “내가 아는 지역 사람이 있다”면서 전화로 김모씨를 소개해줬다고 한다. 박 특검은 김씨와 수감생활에서 알게 된 언론인 출신 A씨(60)를 통해 김씨를 소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특검은 김씨에게 이 부장검사뿐 아니라 다른 법조계 인사들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검사는 2016~2017년 박영수 특검팀에 파견돼 최서원씨(65·구속)의 딸인 정유라씨(25)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 의혹 수사를 담당했다. 그는 입시 비리 의혹 수사가 어느정도 진행된 후 특검에 합류했다. 특검이 2017년 3월 공소유지 기능만 남긴 채 활동을 마치자 대부분의 파견검사들과 함께 검찰에 복귀했으나 재판을 맡고 있던 다른 검사가 해외연수로 자리를 비우면서 다시 특검에 파견됐다. 이 부장검사도 얼마 지나지 않아 해외연수를 가게 돼 다시 특검에서 검찰로 복귀했다. 당시 특검에 파견된 검사들은 박 특검, 특검보 4명, 수사팀장 중 한 명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이 발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검사는 본인이 특검 파견을 자원했다고 한다.

결국 이 부장검사가 수산업자 김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게 된 단초를 박 특검이 제공했고, 이 부장검사가 특검팀에서 일하며 박 특검과 인연을 맺은 것이 그 배경으로 작용한 셈이다. 국정농단 특검팀은 현직 대통령의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고 단죄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점에서 시민의 도덕적 기대 수준이 높았다.

박 특검과 김씨가 밀접한 관계였음을 보여주는 또다른 정황도 있다. 박 특검 측에 따르면, 박 특검은 지난 2월 아내에게 포르쉐 차량을 구입해주기 위해 김씨가 소유한 같은 모델의 차량을 시승용으로 4~5일 빌려 탔다. 박 특검 측 관계자는 “차량을 빌려탄 뒤 박 특검이 대구에서 김씨를 만나 시승비 250만원을 직접 지급했다. 동석자도 있었다”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부장검사는 김씨를 2번 정도 만난 사실은 인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생일이 있던 2020년 6월을 전후한 시기와 2020년 9월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열린 전별행사 때 다른 사람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고 한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김씨가 부하직원에게 시계를 사 오라고 한 문자메시지, 이 부장검사에게 수천만원대 시계를 전달했다는 김씨 부하직원의 진술 등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 부장검사는 시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김씨의 사무실과 자택,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시계는 확보하지 못했다. 이 부장검사는 김씨와의 금전거래 의혹도 받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자신의 중고차 매매를 중개해준 데 따른 대금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씨가 보낸 대게는 받았다고 인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장검사는 최근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지방 검찰청 지청의 부부장 검사로 좌천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월 110억원대 사기 혐의로 김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검찰에 송치되기 전인 4월 초쯤 경찰에 면담을 신청해 이 부장검사, 배모 총경(50),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51), 엄성섭 TV조선 앵커(47) 등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이 부장검사 등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실제 금품이 오갔는지, 대가성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씨의 휴대전화를 2차로 디지털포렌식한 경찰은 김씨가 박지원 국정원장 등 다른 정치인들과 언론인도 접촉한 사실을 확인했다. 박 원장 측 관계자는 “전직 국회의원의 소개를 받아 원장 취임 이전에 여러 사람과 함께 김씨를 만난 적이 있다”면서 “(김씨가) 선물을 집 앞에 두고 갔고, 고가이거나 특별한 선물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청탁금지법은 청탁 금지 대상자가 1회 100만원, 연간 300만원일 초과한 금품을 받을 경우 처벌받는다. 금액이 소액이면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경찰청. 김영민 기자"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national/incident/article/202107042021001#csidxa013b3a12186430a0543756f85d27fa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탈원전 때문에 올여름 블랙아웃?... 언론의 거짓말

[팩트체크] 전력공급 감소 아닌 수요 증가 탓... 산업부·전문가 "탈원전과 무관"

 
21.07.05 07:28최종 업데이트 21.07.05 09:44
 

▲ 지난 5월 29일 울산시 울주군 신고리 원전 4호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터빈이 정지했다. 신고리 4호기에서 연기가 퍼지는 모습 ⓒ 연합뉴스

 
[검증대상] 일부 언론 "탈원전 때문에 7월 말 '블랙아웃' 올 수 있다"

지난 1일 정부에서 '여름철 전력 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한 뒤 올 여름 전력수급 문제로 '블랙아웃(광범위한 지역에서 전력 공급이 중단돼 즉시 복구할 수 없는 대규모 정전 사태. 아래 대정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특히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은 그 책임을 현 정부의 탈원전(에너지전환) 정책에 돌렸다.

 

과연 탈원전 때문에 올 여름 '전력대란'이나 '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는지 검증했다.

[검증내용] 산업부 "전력수요 일시적 증가 영향... 탈원전과 무관"

산업통상자원부(아래 산업부)는 지난 1일 "이번 여름은 전력공급 능력이 작년과 유사한 수준이나,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산업생산 증가, 기상 영향으로 전력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전력예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현재 고장·정지 중인 발전소의 정비가 예정대로 완료되면 전력공급 능력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력예비율 하락에 대비한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하여 안정적 전력공급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올여름 전력수급 문제로 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그 원인을 탈원전 정책으로 돌렸다. 대표적인 언론 보도는 다음과 같다.
 

- <조선일보>, 대정전 가능성에도 원전 8기 가동중단(7월 2일)
- <매일경제>, 탈원전에…올 여름 전력수급 빨간불, 8년만에 경보 발령 위기(7월 1일)
- <문화일보>, 이달말 전력수급 비상 발령 가능성...탈원전發(발) 블랙아웃 우려(7월 1일)
- <한국경제>, [사설] 전력수급 벌써 불안한데 원전 세워놓고 석탄발전소 돌리다니(7월 2일)

 

▲ 조선일보는 7월 2일 '대정전 가능성에도 원전 8기 중단' 기사에서 정부의 탈원전 탈석탄 정책이 여름철 전력 수급 불안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조선>은 2일 기사에서 한 전문가의 말을 빌려 "정부가 탈원전·탈석탄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해 전력 수요를 낮춰 잡은 탓에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한경>도 2일 사설에서 "이달 넷째 주에 전력예비율이 4.2%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정부 공식 전망은 탈원전의 끝모를 폐해를 재확인시켜 준다"고 지적했다.

이들 언론이 올 여름 전력수급 문제가 탈원전 탓이라고 보는 근거는 ▲ 현재 국내 원전 24기 가운데 8기가 정비 중이라는 점과 ▲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 지연 등 크게 3가지다. 하지만 이 가운데 원전 8기 예방정비와 신한울1호기 운영허가 지연은 탈원전 정책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산업부는 2일 오후 설명 자료에서 "올 여름철 전력공급 예비율 하락은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산업생산 증가, 기상 영향으로 전력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하였기 때문이며, 탈원전 등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고장·정지 중인 발전소의 정비가 예정대로 완료되면 전력공급 능력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력예비율 하락에 대비한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하여 안정적 전력공급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산업부 자료를 보면, 올 여름 원전 설비용량은 24기 23.3GW(기가와트)로 지난해 여름과 동일하고, 전력 예비율이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한 7월 넷째주 전력공급능력 전망치도 97.158GW로 지난해 여름(2020년 8월 26일 실적 97.951GW)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최대전력수요가 지난해 여름 89.1GW보다 1~5GW 정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7월 넷째주 원전공급능력이 일시적으로 2GW 줄어든다. 하지만 이는 원전 정비 지연에 따른 것이고 최대전력수요가 예상되는 8월 둘째주에는 원전 공급량을 다시 회복할 전망이다.

산업부는 지난해(2020년) 여름 최대 전력수요가 발생했을 때 예비력은 8.9GW(예비율 9.9%)로 비교적 여유가 있었지만, 올 7월 넷째주 최대 전력수요는 89.3GW(기준 전망)에서 93.2GW(상한 전망)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5년 피크발생일 직전 72시간 평균기온'인 29.4℃를 적용한 '기준 전망'시 예비력은 7.9GW, 예비율은 8.8% 정도지만, '최근 30년 피크발생일 직전 72시간 평균기온의 상위 3번째 기온' 30.2℃를 적용한 '상한 전망'시에는 예비력은 4.0GW, 예비율은 4.2%다.

현재 예비전력이 5.5GW 밑으로 내려가면 전력수급 비상단계를 발령하는데, 4GW는 준비(5.5GW 미만)-관심(4.5GW)-주의(3.5GW)-경계(2.5GW)-심각(1.5GW) 등 5단계 가운데 두 번째 '관심' 단계에 해당한다. 예비력이 1.5GW 아래로 줄어 '심각' 단계에 이르면 '대정전'을 막기 위해 먼저 '순환 단전(부하 조정)'을 실시한다. 지난 2011년 9월 15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정전 사태도 순환 단전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예방정비 중인 화력발전소 발전기(부산복합 4호기, 고성하이 2호기) 시운전 일정을 조정하는 방법 등으로 추가 예비자원을 8.8GW 확보했다고 밝혀, '심각' 단계까지 이를 가능성도 높지 않다. 

전문가들 "관심 단계에서 '대정전' 가능성 낮고 탈원전 영향 없어" 

에너지 전문가들도 우리나라 전력 예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고, 설사 '관심' 단계에서 '심각' 단계로 넘어가 대용량 발전기가 갑자기 멈추는 극단적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예비 자원을 활용하거나, 부분적인 부하 차단(순환 단전)으로 대정전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임성희 녹색연합 에너지전환팀장은 2일 "대정전이 발생했던 국가의 전력 설비예비율은 평균 10%대인 반면 한국은 평균 20%대로 높은 편이고, 예비력이 부족해도 수요관리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일부 원전 가동을 중단한 것도 평소 진행하던 예방정비 작업 때문이기 때문에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대정전이 발생했던 호주, 대만의 평균 전력설비예비율은 2016년 기준 각각 15.5%였다. 그러나 한국은 19~22%로, 영국(25.6%) 미국(22.3%), 프랑스(21.3%)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에너지경제연구원, '주요국의 전력설비예비율 비교 연구', 2018년).

박종운 동국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도 이날 "현 정부 들어 신한울 1, 2호기를 예정대로 건설하는 등 탈원전 정책이 제대로 실행된 게 없어 현재 시점의 전력설비용량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면서 "월성1호기의 경우 조기 폐쇄하지 않았더라도 안전 문제로 지금 가동을 장담할 수 없고,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고리 1호기 폐쇄를 결정하지 않고 10년 더 연장했다면 지금 전력 수급에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다"라고 지적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19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안에 있는 고리원전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한 후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 연합뉴스

 
실제 한국수력원자력 통계에 따르면, 원전 설비용량은 2016년 23.1GW을 정점으로 2017년 22.5GW로 줄었지만, 2019년과 2020년 다시 23.3GW로 늘었다. 원자력 발전량도 2015년 16만4771GWh(기가와트시)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 13만3505GWh까지 감소했지만, 2019년 14만5910GWh, 2020년 16만184GWh로 다시 회복했다. 2020년 현재 원전이 전체 발전량에 차지하는 비중도 여전히 29.0%에 이른다.

오히려 박 교수는 "전력 수급 문제를 모두 탈원전 정책과 연결 짓는 보수 언론과 야당 주장도 맞지 않지만, 현 정부가 빌미를 준 측면도 있다"면서 "기약하기 어려운 60년 뒤 탈원전을 목표로 하기보다 당장 임기 5년 안에 할 수 있는 확실한 계획부터 실행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검증결과] "탈원전 발 블랙아웃" 언론 보도는 '거짓'

올 여름 정부가 예상하는 전력수급 문제 발생 원인은 전력공급량이 아닌 전력수요량 증가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원전 설비용량과 발전량은 2019년 이후 오히려 증가했다. 또한 7월 넷째주 예비력 최저치인 4.0GW까지 줄어들더라도 전력수급 비상단계 2단계인 '관심' 수준으로, 5단계인 '심각' 단계로 바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탈원전 정책 때문에 올 여름 대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는 '거짓'으로 판정한다.  
 

 
언론 보도

"탈원전 때문에 올 여름 '블랙아웃' 발생할 수 있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거짓
  • 주장일
    2021.07.02
  • 출처
    다수 언론 보도출처링크
  • 근거자료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올 여름철 안정적인 전력수급 관리에 총력'(2021.7.1)자료링크산업통상자원부 설명자료, '올 여름철 전력공급 예비율 하락은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무관하며,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수급 관리에 총력(조선일보, 7.2일자 보도 등에 대한 설명)자료링크에너지경제연구원, ‘주요국의 전력설비예비율 비교 연구’, 2018년자료링크한국전력거래소, 발전원별 발전설비와 발전용량 추이자료링크임성희 녹색연합 에너지전환팀장 인터뷰자료링크박종운 동국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 인터뷰자료링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재명과 윤석열 ‘점령군’ 논쟁에 조선-한겨레 보도 엇갈려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윤석열 전 총장 색깔 공세” 조선·중앙 “이재명 지사 운동권 사관”

점령군’ 발언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맞붙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 정부 수립 단계와는 좀 달리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하고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사실 그 지배체제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느냐”는 발언이 발단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라는 황당무게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유력 후보가 이어받았다”며 “(여권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재명 지사는 “구태 색깔공세”라며 반발했다. 

한겨레 “윤석열 전 총장 색깔 공세”
조선·중앙 “이재명 지사 운동권 사관”

5일 아침신문은 두 유력 대권주자의 ‘충돌’을 조명하면서도 다른 입장을 보였다. 우선,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 “악재 겹친 윤석열 ‘색깔론 불붙였다’”와 사설 “이재명 ‘미 점령군’ 발언에 ‘색깔론’ 공세 중단해야”를 통해 이 지사를 향한 윤 전 총장과 보수언론의 공격을 ‘색깔론 공세’로 규정했다.

▲ 5일 조선일보 1면 기사
▲ 5일 조선일보 1면 기사

한겨레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논리의 비약일 뿐 아니라 집권세력 전체에 딱지를 붙이려는 저열한 의도”라며 맥아더 사령부가 포고문에서 스스로를 ‘점령군’으로 규정한 데다 역사학계에서 보편적으로 쓰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윤 전 총장에게 “사실왜곡과 과격한 선동으로 점철된 구시대적 색깔 공세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했다.

반면 보수 언론은 윤 전 총장이 아닌 이재명 지사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맥아더 포고문에 따르면 ‘점령군’이라는 표현이 있는 건 맞다면서도 “‘조선 인민의 오랫동안의 노예 상태와 적당한 시기에 조선을 해방, 독립시키라는 연합국의 결심을 명심한다‘는 전제도 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적이 해방과 독립”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이 지사의 주장이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으로 표현한 과거 운동권 세력의 주장을 답습했다는 비판이 나왔다”며 야권과 전문가들을 인용해 “통진당식 역사왜곡” “1980년대 운동권 사관”이라며 반발했다. 중앙일보 역시 사설을 통해 “특정 정치집단을 공격하고 편 가르기 위해 현 정부가 빈번하게 동원해온 친일 프레임”이라고 비판했다.

▲ 5일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
▲ 5일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

즉, 한겨레는 ‘점령군’ 표현 자체가 틀리지 않았다고 본 반면 중앙일보는 당시 미군이 ‘점령군’ 표현을 쓴 건 맞지만 ‘조선의 해방과 독립’을 언급한 점을 부각한 것이다. 한겨레는 윤 총장의 지적을 ‘색깔 공세’로 규정했지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이재명 지사의 발언을 ‘갈등을 부추기는 운동권 프레임’으로 봤다. 

한국일보는 “미래 얘기해야 할 대선에 소모적인 점령군 논쟁” 사설을 내고 양측의 대립에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한국일보는 “(이 지사의 발언은) 친일 청산이 부족했음을 주장해 지지층의 반일 감정을 자극하려는 의도”라고 보면서도 “보수언론과 국민의힘 주자들이 일제히 비판을 쏟아낸 것 역시 보수층 결집을 겨냥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소모적 논쟁으로 검증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공동체를 위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이기는 길”이라고 했다. 

도마 위에 오른 ‘민주노총’ 집회 

지난 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기습 집회’가 논란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경찰이 집회 예정지인 서울 여의도 일대를 봉쇄하자 종로3가에서 기습적으로 노동자대회를 강행했다. 

주요 아침신문 다수는 이 집회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주말 최다 확진 쏟아진 날, 민노총 8000명 불법집회” 기사를 통해 “상당수 참가자들은 1미터 이내로 다닥다닥 모였다. 어깨를 맞단 채 큰소리로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불렀다”고 묘사했다. 서울신문은 “조합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나, 거리두기는 충분히 지켜지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 서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 민주노총 노동자대회를 다룬 조선일보와 경향신문 기사
▲ 민주노총 노동자대회를 다룬 조선일보와 경향신문 기사

보수 언론은 사설을 통해 정부가 지난해 보수단체 주도 광복절 집회 때는 반발하면서도 이번 집회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점을 ‘이중적’이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보수단체의 집회에 대해서는 살인마라고 비난했던 청와대가 이번에는 집회 자제 촉구조차 하지 않았다. 여당도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해 민주노총 눈치를 본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조선일보 역시 “확진자 75명 때의 작년 집회가 살인이라면 확진자 759명 상황에서 강행한 민노총의 불법 집회는 무언가. 청와대와 정부는 대답해보라”고 반문했다.

서울신문, 세계일보, 국민일보 역시 민주노총을 비판하는 사설을 냈다. 서울신문은 사설을 통해 이번 집회 참가자를 가리켜 “방역 정책을 비웃는 훼방꾼”이라고 했고, 국민일보는 “민주노총은 정부와 방역 당국 위에 존재하는 상급 단체인가”라고 꼬집었다.

이날 한겨레는 집회 사진 기사를 통해 집회 내용을 전달했을 뿐 방역 문제에는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경향신문은 “‘국민 생명권이 우선’ ‘공연 야구장은 풀어놓고 거리는 왜 막나’” 기사를 내고 양측의 입장을 전했다. 이 기사는 민주노총 측의 입장을 전하며 스포츠 관람과 대중문화 공연에 대한 규제는 풀어놓은 반면 헌법이 보장한 집회에 대한 규제를 유지하는 데 대한 비판도 다뤘다. 그러면서도 “(방역 전문가들은)이번 집회에 대체로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국일보 QR코드 연계 ‘중대재해 인터랙티브’ 제작

한국일보의 이날 1면 기사는 “중대재해법 시행돼도 70%는 처벌 못한다”다. ‘법 있어도 못 막는 중대재해’ 기획 기사의 일환이다. 한국일보가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고용노동부가 작성한 재해조사 의견서를 입수해 이를 중대재해법에 미리 적용한 ‘시뮬레이션’ 결과 558개 기업 가운데 법망을 피해가는 경우가 70%에 달했다. 

한국일보는 이와 함께 2020년 6월~2021년 5월 전국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사고 780건을 분석하고 데이터시각화 전문 스타트업 뉴스젤리와 함께 ‘체험형 인터랙티브 지도’를 제작했다. 지면에는 QR코드를 넣어 온라인 기사에 연계했다. 

▲ 5일 한국일보 1면 기사
▲ 5일 한국일보 1면 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나원준의 경제비평] 최저임금 1만원, 경제구조 대개혁의 시작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7/05 10:44
  • 수정일
    2021/07/05 10:4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9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중대재해 사망사고 대통령 책임 촉구 합동추모제’를 마친 후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21.06.19ⓒ정의철 기자

지난달 19일, 노동 존중 대한민국의 경찰은 민주노총이 주최한 중대재해 노동자 합동추모제에서 영정 344개의 행렬을 끝내 막아섰다. 행렬에는 작년 10월 스물일곱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대구의 쿠팡 노동자 故장덕준의 부모가 함께 했다. 그날 단 한 시간의 장례식을 성사시키기 위해 고인의 아버지는 경찰에 연행되기를 불사했다. “왜 맨날 우리는 이렇게 사정하고 부탁해야만 합니까. 왜 우리한테는 자꾸 기다리라고만 합니까.” 고인의 어머니가 토해낸 그 절규에 필자만 눈시울을 붉혔을까.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산재 사망자 수는 벌써 574명(질병 사망자 포함), 누더기 중대재해법을 비웃듯 산재 지표는 개선되지 않는다.

착취공화국 대한민국의 저임금 노동자가 마주하는 현실

죽음에 이르는 노동은 아니더라도, 가난하게 태어난 사람들의 이 땅에서의 삶은 대개 최저 수준의 생계를 겨우 유지하기 위한 고단한 노동으로 채워지고 만다. 방송 보도로 알려진 사실에 따르면 故김용균에게 생전에 마지막으로 지급된 2018년 11월 월급은 210만원이었다.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이 용역업체에 지급한 직접노무비 520만원에서 약 300만원이 줄어든 금액이었다. 그래도 따지고 보면 월 2백만 원도 적은 돈은 아니다. 사람값이 싼 이 나라에서는 용역이나 파견의 이름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 가운데 십년 넘게 일해도 실제 받는 월급이 백만 원을 겨우 넘거나 그것도 안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 한 가지 이유는, 원청이 노무비를 제대로 쳐줘도 인력공급업체의 바지 사장이 가만 놔두질 않아서다. 월급을 떼먹고 그러다가 위장폐업으로 체불임금을 남기고 야반도주하기도 한다. 물론 원청이 제값을 잘 쳐주는 것만도 아니다. 올해 5월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청업체의 44%는 여전히 원청의 단가 후려치기에 애로를 겪고 있다. 수많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은 그래서 최고임금이 된다. 우리 사회가 누리는 물질적 부와 풍요는 일정 부분 이와 같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고통을 밟고 그 위에 서 있다. 착취공화국 대한민국의 이 절망적인 현실을 우리는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2016년 6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고용보장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조조정과 임금체불의 시한폭탄을 들고 하청노동자들의 불안정한 모습을 퍼포먼스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문제는 최저임금이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을 가로막는 오늘의 경제구조

 

저임금 노동자들의 형벌과도 같은 삶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 숙명처럼 정당화시킬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최저임금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모순을 여실히 드러낸다. 지배계급과 그들을 대변하는 지배적인 정치세력들이 소상공인을 앞세워 최저임금 인상을 억누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들은 최저임금을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해 근본적인 개혁 요구의 압력을 낮추려고 한다. 최저임금이 영세한 소상공인과 저임금 노동자 사이에 을과 을의 대결이므로 그 인상 폭은 소상공인의 지불능력 범위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해마다 잊지 않고 반복된다. 얼마 전에는 노동 존중 문재인 정부의 집권여당 대표마저 최저임금 인상을 사과했다.

그러나 필자는 그런 주장을 지지할 수 없다. 그렇게 해서는 오늘 한국경제의 착취구조를 뜯어고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하고 도급금액이 최저임금에 연동되도록 하는 것, 상시 지속 업무의 직접고용 원칙을 민간 부문에 적용하고 파견 사유를 제한하는 것과 같은 제도화 노력에 한계가 뻔하다. 그렇게 해서는 파견 대가에 대한 용역업체의 부당한 착복을 앞으로도 못 막을 것이다. 영세소상공인과 저임금 노동자 간 대결이라는 잘못된 구도를 결국 바꿔내지 못할 것이다. 문제는 최저임금이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을 가로막는 오늘의 경제구조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회복에 실보다는 득이 될 수 있어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 결정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경제에서 최저임금은 노조가 조직되지 않은 사업장의 임금 수준을 사실상 정하는 역할을 하며 소득분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관련 연구에서는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이 분배 개선에 기여했음을, 그리고 2020년 낮은 인상률에 따른 최저임금의 사실상의 정체가 코로나 경제위기와 겹치면서 불평등 심화의 한 원인이 되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경제성장, 물가상승, 분배 개선 목표 등을 고려하지 않고 산입범위가 확대된 효과만 따져도 최소 8.9%의 인상률이 필요하다는 최근 분석 결과 역시 시사점이 있다. 그렇다면 위기로부터 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양극화 추세를 제어하기 위해서도 최저임금을 충분한 폭으로 인상하는 편이 바람직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일자리안정자금과 같은 보완책에 재정 투입을 아껴서는 안 되며 구조 개혁으로 지체 없이 나아가야 한다. 그럴 때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회복에 실보다는 득이 될 것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인근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하기 위해 도로로 나서고 있다. 2021.07.03ⓒ김철수 기자

최저임금의 충분한 인상으로 근본적인 경제구조 개혁의 물꼬를 트자

오늘 주류 정치세력들은 오직 권력의 교체나 유지에만 관심을 가지며 개혁 과제는 등한시한 채 노동자 민중보다는 실체를 알 길 없는 중도층을 끌어온다고 여념이 없다. 故장덕준 어머니의 외침처럼 노동자들이 개혁을 요구하면 그들은 기다리라고 한다. 거짓말이다. 그들에게는 노동자들보다 착취구조의 지배자들과의 관계가 훨씬 더 중요하다. 최저임금의 충분한 인상을 실현시켜 한국경제의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압박해낼 수 있는 것은 민주노조운동뿐이다. 민주노조운동은 불퇴전의 결의로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시켜야 한다. 최저임금 1만원의 목소리를, 구조개혁을 압박하는 힘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그리하여 새로 들어설 정부가 시민사회의 압력 속에 우리 경제의 대개혁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긴장된 정세 속에 나타난 정치군사동향

[개벽예감 451] 긴장된 정세 속에 나타난 정치군사동향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1/07/05 [08:13]
  •  
  •  
  •  
  •  
  •  
  •  
 

<차례>

1. 국회의원 76명이 발표한 엉터리 성명

2. 엉터리 성명에서 드러난 사실왜곡

3.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가 무의미한 까닭

4. 14억 중국 인민이 쌓아올린 강철의 만리장성

5.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증강개편되었다

 

 

1. 국회의원 76명이 발표한 엉터리 성명

 

2021년 7월 1일 국회의원 76명은 한미련합군사훈련을 오는 8월 하순에 강행하지 말고 연기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어떤 사람들은 국회의원들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날로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목소리를 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런 생각은 겉만 슬쩍 훑어본 것이다. 정세를 정확히 판단하는 사람들은 그런 엉터리 성명은 차라리 발표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혹평할 것이다. 그들이 모처럼 발표한 성명을 왜 엉터리라고 혹평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분석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성명에서 한미련합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촉구하지 않고, 연기하라고 촉구했다. 한미련합군사훈련은 일시적으로 연기되었다가 재개되는 것이 아니라, 영구히 중단되어야 하는데도, 그들은 연기하라고 촉구하는 엉터리 성명을 발표했다. 2021년 5월 18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한미련합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한미련합군사훈련을 영구히 중단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미국의 제국주의침략전쟁연습이기 때문이다. 미국군은 선제타격으로 조선인민군을 제압하고, 평양으로 진격하려는 작전계획에 따라 북침공격을 연습하면서도 자기들의 침략전쟁연습을 방어적인 군사훈련이라고 위장해놓았다. 위장을 벗겨내면, 태평양을 건너온 제국주의군대가 사회주의국가를 침략하려는 전쟁의 침략적 성격이 백일하에 드러난다. 작전통제권을 갖지 못한 한국군은 제국주의점령군 사령관의 작전통제에 따라 제국주의침략전쟁연습에 영문도 모른 채 끌려 나가는 것이 한미련합군사훈련의 위장 속에 은폐된 진상이다. 

 

그런데 만일 미국군이 자기 영토를 수호하기 위한 군사훈련을 자기 영토 안에서 자기들끼리 하고, 한국군도 미국군과 연합하지 않고 독자적인 군사훈련을 한다면, 누구도 그런 군사훈련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군이 태평양을 건너와 다른 나라 영토를 점령하고, 도발적인 핵공격연습을 벌이면서, 거기에 한국군을 끌어들이는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못할 평화파괴범죄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미국군이 한국군을 끌어들인 제국주의침략전쟁연습을 한 해에도 몇 차례씩 감행하면서 조선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위협해왔으므로, 조선인민군도 그에 대응하여 ‘남조선해방전쟁’을 연습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현실이 이처럼 험악해졌는데도, 국회의원 76명은 한미련합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촉구하지 않고, 그 훈련을 일시적으로 연기하라고 촉구했다. 만일 그들이 성명에서 한미련합군사훈련을 무기한 연기하라고 촉구했다면, 비판을 받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냥 연기하라고 촉구했으니 엉터리 성명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그보다 더 심한 것은, 국회의원 76명이 발표한 성명에 “훈련의 연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 규모라도 축소해야한다”고 서술되었다는 사실이다. 연기하라는 요구조건마저 뒤로 물리고, 규모를 축소하여 실시해도 좋다고 했으니, 이건 또 무슨 역겨운 소리인가. 그들이 규모를 축소하여 실시해도 괜찮다고 말하지 않아도, 한미련합군은 규모를 축소한 북침전쟁연습을 2018년부터 계속해오고 판이다. 국회의원 76명은 그런 사정도 모르고 북침전쟁연습의 규모라도 축소해야 한다고 횡설수설했으니 이처럼 무식한 소리가 또 어디에 있을까. 

 

▲ 이 사진은 2021년 7월 1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들이 한미련합군사훈련의 연기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장면이다. 그들은 성명에서 한미련합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촉구하지 않고 연기하라고 촉구했다. 한미련합군사훈련은 일시적으로 연기되었다가 재개되는 것이 아니라, 영구히 중단되어야 하는데도, 그들은 연기하라고 촉구하는 엉터리 성명을 발표했다. 7월 3일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한미련합군사훈련을 연기하라고 촉구한 그 성명을 거부하는 논평을 내놓았다. 2021년 8월 하순 미국은 한미련합군사훈련을 강행할 것이고, 그로써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정세는 더욱 험악하게 변모될 것이다.  


 

2. 엉터리 성명에서 드러난 사실왜곡

 

주목되는 것은, 국회의원 76명이 발표한 성명에서 사실왜곡이 드러난다는 사실이다. 엉터리 성명이 한 술 더 떠서 사실을 왜곡하기까지 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엉터리 성명에서 드러난 사실왜곡은 다음과 같다.    

 

1) 성명에는 2021년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진 합의가 “비핵화 협상에 대한 북한의 근본적인 의구심을 해소하고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올 커다란 명분을 제공한 것이라 할 만하다”고 서술되었다. 사실왜곡도 분수가 있지, 사실을 그 정도로 심하게 왜곡하면 괴담으로 된다. 

 

사실확인 - 나는 2021년 5월 24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대파국의 서막을 열어놓은 2021년 한미정상회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파국촉진회담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비판의 근거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이행해야 할 비핵화 의무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고, 조선의 핵억제력만 제거하려는 ‘강도적 요구’를 여전히 반복했다는 것이고, 그와 더불어 미국과 한국이 정책공조로 조선에 대한 압박강도를 더욱 높이려는 방도를 합의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21일에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이 그처럼 파국을 촉진하는 요인을 안고 있었는데도, 국회의원 76명은 한미정상회담 합의가 “비핵화 협상에 대한 북한의 근본적인 의구심을 해소하고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올 커다란 명분을 제공한 것이라 할 만하다”고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2) 성명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6월 초 대화와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 천명한 것”은 “한미정상회담 합의 이후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북한도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사실왜곡도 분수가 있지, 사실을 그 정도로 심하게 왜곡하면 괴담으로 된다.    

 

사실확인 -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6월 17일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제3일 회의에서 바이든 정부의 대조선정책동향을 “상세히 분석하시고 금후 대미관계에서 견지할 적중한 전략전술적 대응과 활동방향을 명시하시였”으며, “우리 국가의 존엄과 자주적인 발전리익을 수호하고 평화적 환경과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자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여 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되여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시였다”고 한다. 조미대화와 조미대결에 다 준비되어야 하며 특히 조미대결에 더욱 빈틈없는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는 김정은 총비서의 발언은 “대미관계에서 견지할 전략전술적 대응과 활동방향”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대미정책의 일반적인 원칙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언급한 대미관계의 전략전술과 활동방향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그런데 국회의원 76명은 대미정책의 일반적인 원칙에 관한 김정은 총비서의 언급을 “한미정상회담 합의 이후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북한도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하면서 사실을 왜곡했다.  

 

3) 성명에 따르면, 2019년 2월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오늘까지 남북관계가 “다시 대결의 시대로 돌아가지 않고 ‘불안한 평화’를 유지해온 이유는 한미가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법을 앞세우고, 북한의 격렬한 반발과 군사적 도발을 초래할 정치군사적 조치만큼은 극구 자제해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왜곡도 분수가 있지, 사실을 그 정도로 심하게 왜곡하면 괴담으로 된다.   

사실확인 - 한국과 미국이 조선의 “격렬한 반발과 군사적 도발을 초래할 정치군사적 조치를 극구 자제해왔다”는 말이 황당한 거짓말로 들리는 까닭은, 미국에서 공화당 정부가 민주당 정부로 교체된 것과 무관하게 대조선적대행동이 변함 없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2020년 9월 15일 미국에서 출판된, 저명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Robert U. Woodward)의 책 ‘격노(Rage)'에 따르면, 2017년 5월 미국 중앙정보국(CIA) 산하에 설립된 코리아임무쎈터(Korea Mission Center)는 미국 대통령의 승인에 따라 “조선의 지도자를 제거하기 위한 은밀한 행동을 계획했다”고 한다. 2017년 9월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은 주한미국군기지 안에 코리아임무쎈터 지부를 창설하고, 그 지부에 정보요원 수 십 명을 파견했다고 한다. 이런 정황은 미국 중앙정보국이 조선의 수뇌부를 제거하려는 이른바 ’참수작전‘을 은밀히 준비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것은, 문재인 정부도 미국의 ’참수작전준비‘를 추종하여 2017년 12월 1일 북의 수뇌부를 제거하려는 이른바 ’참수부대‘를 한국군 내부에 창설했다는 사실이다. 한미련합군은 미국 합참본부가 수립한, ’작전계획 5015‘라는 명칭으로 위장한 ’참수작전계획‘을 해마다 연습해오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험악해졌는데도, 국회의원 76명은 성명에서 한국과 미국이 조선의 “격렬한 반발과 군사적 도발을 초래할 정치군사적 조치를 극구 자제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사실왜곡을 괴담 수준으로 더 악화시킨 것이다.       

 

4) 성명에서 국회의원 76명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설 강력한 명분을 제공함과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중재력을 복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런 예상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환상이다. 

 

사실확인 -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처럼, 조선은 오랜 기간, 여러 차례에 걸쳐 미국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4대 선결조건을 언명해왔다. 조선이 미국에 제시한 4대 선결조건은 한미련합군사훈련이라는 위장명칭을 내걸고 감행하는 ‘참수작전연습’을 영구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는 것만이 아니다. 세 가지 선결조건이 더 있다. 그것은 조선의 사회주의체제를 뒤집어엎으려는 체제전복공작도 영구적으로 중단해야 하고, 조선의 국가경제를 붕괴시키려는 대조선제제조치도 전면적으로 중단해야 하고, 조선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비렬한 인권공세도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은 미국이 4대 선결조건을 해결하는 것을 가리켜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조선은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전에는 조미협상이 재개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부터 완전히 철회해야 한다는 조선의 견해는 2019년 이후 오늘까지 여덟 차례나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2019년 10월 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

2019년 11월 18일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담화

2019년 11월 18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 담화

2020년 6월 12일 리선권 외무상 담화

2020년 7월 4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담화

2020년 7월 10일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당시 직책) 담화

2021년 3월 17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담화

2021년 5월 2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담화 

 

이처럼 조선이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부터 철회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한 두 차례도 아니고 무려 여덟 차례나 반복적으로 밝혔는데도, 이번에 성명을 발표한 국회의원 76명은 말귀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한미련합군사훈련을 연기하는 것은 조선이 비핵화 협상에 나설 강력한 명분을 제공하고, 문재인 정부의 중재력을 복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느니 뭐니 하면서 헛소리를 늘어놓았다. 이런 허망한 예상은 국회의원들을 환상에 빠뜨리게 된다.

  

▲ 이 사진은 2021년 5월 21일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진행한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한미정상회담은 협상이 이미 파산된 조미관계를 더 심한 파국으로 몰아가는 위험한 요인을 안고있었다. 그런데도 이번에 국회의원 76명이 발표한 성명은 한미정상회담 합의가 비핵화 협상에 대한 조선의 근본적인 의구심을 해소하였다느니, 조선이 비핵화 협상에 나올 커다란 명분을 제공한 것이라느니 하면서 사실을 왜곡했다.  


 

3.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가 무의미한 까닭  

 

이번에 성명을 발표한 국회의원들만 현실을 잘못 인식하는 것이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도 현실을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최근 사례를 살펴보자. 

 

2021년 7월 2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21일에 진행된 한미정상회담 직전에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재개를 제의하는 친서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가 제의한 회담방식은 화상회담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친서는 차라리 보내지 않는 것이 더 낫다. 왜냐하면, 한 쪽에서는 북의 수뇌부를 제거하려는 ‘참수작전’을 연습하고, 다른 쪽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는 것은 정신분렬증에 걸린 행동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3월 15일과 3월 30일 김여정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발표한 담화를 쉽게 잊어버린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그 두 담화에서 김여정 부부장은 부정적인 대북발언을 늘어놓은 문재인 대통령을 “미국산 앵무새”라고 비난하면서, 임기말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려면,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되기 전에,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대북적대행동을 완전히 중단하고 친서를 보냈어야 마땅하다. 대북적대행동을 중단한다는 것은 북의 수뇌부를 제거하는 작전임무를 맡은 ‘참수부대’를 해체하고, 북침전쟁연습을 영구히 중단하고, 북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북의 거듭된 경고와 반대를 외면하면서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대북적대행동을 계속하였고, 그런 행동에 분노한 북은 2020년 6월 남북공동련락사무소를 폭파해버렸다. 그로써 남북관계는 사상 최악의 파국에 빠지고 말았다. 남북관계가 2018년처럼 회복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남북관계를 파국에 빠뜨린 대북적대행동을 중단할 의사도 능력도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런 그가 무턱대고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했으니, 북의 시각에서 보면 대북적대행동을 계속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재개를 제의한 것은 철면피하고 후안무치한 행태로 보일 것이다. 철면피하고 후안무치한 행태라는 표현은 2021년 3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행동을 비난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나오는 표현이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제의에 응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로 생각된다.  

  

▲ 이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풍산개 새끼들에게 젖병을 물려주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7월 3일 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에 공개했다. 2018년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에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풍산개 한 쌍을 선물했는데, 그 풍산개 암컷이 이번에 새끼 일곱 마리를 낳았다. 하지만 요즈음처럼 정세가 극도로 긴장하고, 남측 내부에서 온갖 사회정치적 혼란과 불안정이 격화되는 위기상황 속에서 대통령이 풍산개 새끼들을 돌보는 사진을 세상에 공개한 것은 시급하고 막중한임무를 외면하고 망중한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사람들의 눈쌀을 찌프리게 한다.  


 

4. 14억 중국 인민이 쌓아올린 강철의 만리장성

 

2021년 7월 1일 중국 베이징 텐안문광장에서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가 성대하게 진행되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는 광장에 운집한 70,000여 명 군중 앞에서 연설하였다. 역사적인 연설은 1시간 5분 동안 지속되었다. 시진핑 총서기의 연설에서 주목되는 것은, 대만해방전쟁과 중국의 완전통일을 실현하려는 중국공산당의 강렬한 의지다. 여기에 인용한 연설의 한 대목에서 그런 강렬한 의지를 느낄 수 있다.  

 

“대만문제를 해결하고, 조국의 완전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중국공산당의 초지일관한 역사적 임무이며, 중화민족 전체의 공동숙원이다. 우리는 그 어떤 대만독립계략도 분쇄할 것이다. 국가주권과 영토보전을 수호하려는 중국 인민의 굳은 결심과 의지와 능력을 누구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시진핑 총서기가 연설에서 대만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고 하지 않고, 대만문제를 해결한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는 대만문제를 비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대만문제를 비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대만해방전쟁을 의미한다. 또한 대만독립계략을 분쇄할 것이라는 강경한 어법도 대만해방전쟁을 의미하는 것이다. 시진핑 총서기는 대만해방전쟁에서 승리하여 중국의 완전통일을 실현하는 것이 중국공산당의 초지일관한 역사적 임무이며, 중화민족 전체의 공동숙원이라는 사실을 언명한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연설에서 시진핑 총서기는 국가주권과 영토보전을 수호하려는 중국 인민의 굳은 결심과 의지와 능력을 누구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대만해방전쟁준비가 완료되어 결정적 시기가 임박했다는 것을 자신 있게 천명한 것이다. 텐안먼광장에 모인 70,000여 명 군중은 시진핑 총서기가 위와 같이 말할 때, 그 발언을 지지하여 열렬한 박수로 화답했다. 이 극적인 장면은 14억 중국 인민이 중국공산당의 대만해방전쟁의지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시진핑 총서기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연설에서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일어나면 무력개입을 감행하려는 미국과 일본에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만일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에 무력개입을 감행하려는 망상을 품는다면, “14억 중국 인민이 피와 살로 쌓아올린 강철의 만리장성에 부딪쳐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를 보낸 것이다. 시진핑 총서기가 언급한 ‘철의 만리장성’이라는 상징어는 중국인민해방군이 대만해방전쟁준비를 완료하였음을 시사한다. 그것은 미일동맹군이 ‘강철의 만리장성’ 가까이 접근하려는 망상을 버리라는 엄중한 경고였다.  

 

그러나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가 베이징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바로 그 시각, 미국과 일본은 ‘강철의 만리장성’이 얼마나 강한지 시험해보려는 도발행동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2021년 7월 1일 일본 언론 <NHK>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육군과 일본 육상자위대는 일본렬도에 산재한 여러 군사기지들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한다. 그날 일본 육상자위대 막료장 요시다 요시히데(吉田圭秀)는 “중국에 강한 우려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런 정황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에 때를 맞춰 진행된 미일합동군사훈련의 목적이 중국의 내전(대만해방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그에 대한 무력개입을 준비하려는 것이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미일동맹군은 지난 6월 30일부터 ‘오리엔트 쉴드(Orient Shield)'라는 작전명칭을 내걸고 합동군사훈련을 계속해왔는데,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7월 1일에 맞춰 합동군사훈련의 규모를 사상 최대로 확대시킨 것이다. ’사상 최대 규모‘라는 말은 ’오리엔트 쉴드‘ 미일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된 1985년 이후 36년 만에 가장 큰 규모라는 뜻이다. 

 

일본 언론매체는 그날 실시된 미일합동군사훈련이 사상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지만, 실제로 군사훈련에 동원된 양측 병력은 3,000여 명에 불과했다. 미일동맹군은 중국이 구축한 ‘강철의 만리장성’ 앞에서 허세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한반도의 군사상황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 이 사진은 2021년 7월 1일 중국 베이징 텐안먼광장에서 70,000명 군중이운집한 가운데 성대히 진행된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역사적인 연설을 마치면서 주먹을 치켜들고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다. 그는 평소에 입던 양복이 아니라 중국혁명을 상징하는 닫긴옷을 입고 연단에나섰다. 이것은 중국혁명을 계승발전시키려는 중국공산당의 변함없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진핑 총서기는 연설에서 대만문제를 해결하고 중국의 완전통일을 실현하려는 중국공산당의 역사적 임무와 중화민족의 공동의 염원을 역설했다.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는 중국인민해방군 연합군악단이 세계혁명가인 인터내셔널가를 연주하는 것으로 끝났다. 중국에서 진행된 당과 국가의 공식행사에서 인터내셔널가가 연주된 것은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5.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증강개편되었다

 

2021년 7월 2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지난 7월 1일 연례적인 하기군사훈련을 시작했는데,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출판사가 발행한, ‘전쟁준비완성의 열풍을 세차게 일으켜 당의 승리적 전진을 무력으로 튼튼히 담보하자’라는 제목의 학습제강이 지난 6월 말 각 부대 정치부 선전원들에게 배포되었고, 그에 따라 지금 전군이 정치사상교양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배포된 학습제강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있다고 한다. 

 

“현 시기 조성된 대내외 정세 속에서 인민군대가 전쟁준비완성을 위한 훈련열풍을 일으켜 조선로동당의 승리적 전진을 무력으로 튼튼히 담보해야 할 무겁고도 영예로운 임무가 절박하게 제기되였다.”

 

“정세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의 무력통일관은 추호도 흔들릴 수 없다.”

 

“전쟁준비완성의 열풍을 일으켜 무력으로 적들을 쓸어버리고, 조국을 통일하는 것이 오늘 인민군대 앞에 나선 절박한 과업이다.”

 

“인민군 군인들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 제8차 당대회에서 인민군대 앞에 제시하신 전투적 과업을 높이 받들고 하루빨리 자체의 힘으로 최후결사전을 위한 전쟁준비완성에 계속 박차를 가함으로써 당과 혁명을 보위하는 전초병으로서의 본분을 다해나가야 할 것이다.”  

 

위의 인용문이 말해주는 것처럼, 지금 조선인민군은 ‘남조선해방전쟁준비’를 완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조선인민군이 ‘남조선해방전쟁준비’를 완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 그들의 앞장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나선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판단하는 까닭은 현대전의 승패가 미사일작전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완성단계에 이른 조선인민군의 ‘남조선해방전쟁준비’에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미사일작전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최고사령관의 친솔무력으로 되었다. 조선인민군의 다른 군종들은 최고사령부의 명령과 총참모부의 명령을 받지만,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총참모부의 명령을 받지 않고 오직 최고사령관의 명령만 받는다. 

 

그런 전략군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2021년 3월 19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전시연유(전시에 사용하려고 비축해놓은 휘발유와 경유)를 공급받고, “모든 기동 및 발사체를 전시체계로 유지하면서”, 최고사령관의 공격명령을 받으면 언제든지 실전에 돌입할 수 있도록 “전시상황을 가정한 최적의 발사장소에서 실전을 가상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 6월 29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지난 6월 11일에 진행된 확대회의에서 전략군사령부의 지휘체계를 서해지구와 동해지구로 나누고, 그에 따른 공격 및 방어전략을 일부 수정하기로 의결했다고 한다.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은 만일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일어나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는 경우, 서해지구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미국의 중국 공격을 익측에서 방어할 뿐 아니라, 대응타격으로 미국을 제압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의 “구체적인 지시”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에 내린 것이므로, 총참모부는 미국의 중국 공격을 익측에서 방어하고, 대응타격으로 미국을 제압하는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만일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일어나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게 되면, 서해지구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총참모부의 새로운 작전계획에 따라 미국의 중국 공격을 익측에서 방어하는 작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 원래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방어를 하지 않고 공격만 하는데, 그런 전략군이 미국의 중국 공격을 익측에서 방어하려면 군사편제를 개편해야 하고, 방어무기를 보충해야 한다. 위에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21년 6월 11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는 전략군을 개편하기로 의결했고, 그에 따라 조선인민군 육해공군이 각각 운용하던 미사일부대 가운데 일부를 전략군으로 이전하게 된다고 한다. 

 

이런 정황은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이 운용하는 최신형 반항공미사일 번개-6 요격미사일종합체 가운데 일부가 서해지구에 배치된 전략군으로 이전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번개-6은 2020년 10월 10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야간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되었는데, 세계 최고 수준의 로씨야산 반항공미사일 S-400에 버금가는 뛰어난 성능을 가졌다. 서해지구에 배치된 번개-6은 전시에 서해 상공으로 밀려드는 미국 해군의 미사일공격으로부터 조선의 서부지역과 중국의 동부지역을 방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조선인민군 육군이 운용하는 최신형 지대함순항미사일 금성-4 가운데 일부가 서해지구에 배치된 전략군으로 이전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2021년 3월 26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조선에서는 2020년 4월과 7월, 2021년 1월과 3월에 금성-4 지대함순항미사일 시험발사가 각각 실시되었다. 금성-4는 해수면밀착비행으로 적함의 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가는 최첨단 순항미사일이다.   

 

위의 보도에 따르면, 2021년 10월 말까지 다른 군종에 배치된 무기와 병력을 전략군으로 이전, 재배치하고, 이전-재배치정형을 11월에 검열한 후, 증강개편된 전략군은 오는 12월 1일에 시작되는 동기군사훈련에서 새로운 작전을 연습할 것이라고 한다. 

 

다른 한편, 대만해방전쟁을 앞둔 중국인민해방군도 당연히 방어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2018년 7월 27일 로씨야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로씨야에서 수입한 최신형 반항공미사일 S-400을 서해지구에 인접한 산둥반도에 배치였다고 한다. 산둥반도에 배치된 S-400은 전시에 서해 상공으로 밀려드는 미국 해군의 미사일공격으로부터 중국의 동부지역과 조선의 서부지역을 방어할 것이다. 

 

실전에서는 방어보다 공격이 훨씬 더 중요하다. 만일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일어나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게 되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총참모부의 새로운 작전계획에 따라 대응타격으로 미국을 제압하는 공격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 예상되는 공격전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고출력-고주파폭탄을 장착한 정밀타격미사일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하여 모든 주한미국군기지들의 무장장비와 군사시설을 순식간에 마비시키는 것이다. 고출력-고주파폭탄(High-Powered Microwave Bomb)은 인명살상이나 시설파괴를 전혀 하지 않고, 적진의 무장장비와 군사시설만 마비상태에 빠뜨리는 압도적인 공격무기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고출력-고주파폭탄으로 주한미국군기지들을 모두 마비상태에 빠뜨리면, 200,000명에 달하는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이 다종다양한 수송수단과 침투통로를 타고 진격하여 주한미국군기지들을 포위습격하고 미국군 장병 전원을 생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한편, 중국인민해방군도 전시에 미일동맹군을 공격하기 위한 작전력량을 부단히 증강해왔다. 예를 들면, 전시에 동중국해로 출동한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을 격침시키는 항모공격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한 것이다. 2021년 1월 21일 미국과학자련맹(Federation of American Scientists)이 펴낸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 로켓군은 중국 동부 산둥(山東)성 칭저우(靑州)기지에 둥펑(東風)-26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차 16대를 배치했다고 한다. 둥펑-26은 사거리가 5,000km에 이르는 항모공격 탄도미사일이다. 중국인민해방군 로켓군은 전시에 둥펑-26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미국의 서태평양 전략거점인 괌(Guam)을 타격할 수도 있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중국인민해방군의 대만해방전쟁준비가 완성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1년 7월 1일 중국공산당 창건 100주년을 맞이하여 김정은 총비서는 시진핑 총서기에게 축전을 보냈다. 김정은 총비서는 축전에서 “조선로동당과 중국공산당은 제국주의를 반대하고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오랜 투쟁과정에서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자랑스러운 친선의 력사를 수놓아온 진정한 동지이고 전우”라고 언명했다. 

 

1961년 7월 11일에 체결되어 오는 7월 11일 체결 60주년을 맞는 ‘조중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에는 “체약 일방이 어떤 한 개 국가 또는 몇 개 국가들의 련합으로부터 무력침공을 당함으로써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체약 상대방은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 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되었다.

 

▲ 이 사진은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하여 평양에서 성대히 진행된 야간열병식에 등장한 세계 최대의 탄도미사일을 촬영한 것이다.이 세계 최대의 탄도미사일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운용한다. 최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임박하였다는 판단에 따라 조선인민군 전략군을 증강개편하기로 의결하였다. 전략군을 증강개편하는 작업은 2021년 안으로완료될 것이다. 조선의 '남조선해방전쟁'도 중국의 대만해방전쟁과 마찬가지로 올해 안에 준비가 완료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어린이다움, 어른 말 잘 듣거나 값싼 노동력이거나

등록 :2021-07-03 17:47수정 :2021-07-03 17:53
 
 
[토요판] 이유리의 그림 속 권력
⑩ 어린이를 평가하는 이중잣대

아이를 ‘부족한 인간’으로 얕보지만
‘성장 중’인 특성은 고려하지 않고
어른들 편리한 대로 행동하기 요구
 
윌리엄 호가스, &lt;그레이엄 집안의 아이들&gt;, 1742년, 캔버스에 유채, 영국 내셔널 갤러리.
윌리엄 호가스, <그레이엄 집안의 아이들>, 1742년, 캔버스에 유채, 영국 내셔널 갤러리.
 

13살에 데뷔한 가수 보아가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소개했던 일화다. 데뷔 당시 인터뷰에서 리포터가 “티브이(TV)에 나오면 13살다운 생활은 잘 못 할 것 같다”고 질문하자 13살 보아는 “아쉽다”면서도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다. 한마리 토끼라도 잡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 이상 야무진 대답이 어디 있을까. 그런데 그게 바로 문제였다. ‘뭔 애가 말을 저렇게 하냐’, ‘애늙은이 같다’는 악성 댓글이 무수하게 달린 것이다. 33살의 보아는 과거의 영상을 보며 “욕을 많이 먹었다. 저 이후로 내 입으로 ‘두마리 토끼’를 이야기한 적이 없다. 상처받았을 어린 시절의 내게 약간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악플 테러 이후 그녀는 ‘보아답게’가 아닌 ‘어린이답게’ 행동해야 했다는 얘기다.

 

‘어린이답게’란 무엇일까? 어른이 정한 테두리에 있으라는 말이다. 어른들은 어린이에게 어수룩할 정도의 순진함을 기대하는데, 그 기대의 테두리를 넘어서면 당장 ‘어린이스럽지 않다’는 판결이 내려진다. 대체로 어른은 어린이를 독립 개체로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 어른 눈에 비친 어린이는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하기에는 미숙한 존재이고, 어른의 소유물이며, 과도기의 인간일 뿐이다. 아동문학평론가 김지은도 책 <어린이, 세번째 사람>에서 다음과 같이 짚었다. “어린이는 아직 성장을 완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율성과 독자적 정체성을 부정당하면서 ‘나중에’ 말하라거나 ‘가만히 있으라’는 요구를 받는다. 크면 다 해주겠다는 말, 다 할 수 있다는 말은 어린이의 힘을 유예시키고 창조적 도전을 저지하려는 순간에 만능 칼처럼 사용된다.” 이런 상황이니 ‘어린이답게’라는 말은 ‘부족한 인간’답게 행동하라는 말과 다름없지 않을까.

 

상류층 ‘그레이엄 집안의 아이들’
몸 압박하는 어른 옷 그대로 입혀
‘얌전히 있으라’고 한 관습 보여줘
 
아이의 몸을 ‘규율’한 코르셋과 슈트
 

새삼 놀라운 것은 ‘부족한 인간’이라며 어린이들을 얕보았던 어른들이, 정작 어린이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할 때는 어른이나 다름없게 대했다는 점이다. ‘성장 중의 인간’인 어린이는 모든 것이 어른 중심으로 맞춰진 사회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어른들은 자신이 편리한 대로 어린이들을 대해왔다. 가슴엔 순수한 동심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행동은 어른처럼 하기를 어린이에게 요구한 것이다. 사실 우리가 아는 ‘아동기’라는 개념도 탄생한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필리프 아리에스의 책 <아동의 탄생>에 따르면 사회적 제도로서의 아동기는 18세기에야 비로소 발전했다. 즉 핵가족과 근대 학교 교육이 확립되기 전, 아동기는 생애주기에서 성인 기간과 거의 구분되지 않았다. 당시 아이들의 복장은 그것을 명확히 입증해준다. 이 시절 아이들은 같은 신분의 성인 남성과 성인 여성처럼 옷을 입었다. 영국 화가 윌리엄 호가스(1697~1764)의 1742년 작 <그레이엄 집안의 아이들>에서 ‘아동복’ 개념이 없던 시절의 어린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속 아이들은 영국 왕 조지 2세의 전담 약사였던 대니얼 그레이엄의 네 자녀다. 가운데 두 딸은 당시 만 9살의 헨리에타 캐서린과 만 5살의 애나 마리아. 하지만 두 아이는 마치 성인 여성처럼 고래 뼈로 만든 딱딱한 코르셋을 입고 부풀린 치마 아래 뾰족한 구두를 신고 있다. 소년도 마찬가지다. 오른쪽에 버드 오르간(bird organ)을 가지고 놀고 있는 만 7살의 리처드 로버트는 조끼를 받친 꽉 끼는 슈트를 입고 스타킹을 신고 있다. 심지어 왼쪽에 황금빛 새 장식이 있는 유모차를 타고 있는 아기마저도 뻣뻣한 옷을 입고 있다. 아이들은 과연 이 차림으로 편하게 몸을 움직이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을까? 아니, 옷은 아이의 행동을 제한하고 통제하는 규율관 역할을 했다. 아이들에게 옷은 ‘얌전히 있으라’고 경고하는 어른의 목소리였다. 이 목소리에 따라 어른 옷을 입은 채 성장한 어린이들은 여러 부작용을 겪어야 했다. 옷이 몸을 압박해서 음식 소화에 어려움을 겪었고, 여아의 경우 코르셋 마찰로 피부에 상처를 입기도 했으며, 심한 경우 갈비뼈와 척추가 변형되었다. 이런 치명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어른 옷을 아이에게 입히는 관습은 상당히 오래 지속되었다. 왜냐하면 이 불편한 옷은 육체노동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를 내포한, 사회적 신분과 계급의 상징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레이엄 집안의 아이들>은 당대 영국 상류층이 아이들을 부와 성공을 과시하는 증표로 삼은 흔적인 셈이다.

 

‘버찌를 든 소년’ 가난한 주인공
설탕 도둑질 탄로나 세상 등졌지만
어머니는 아들 목맨 밧줄 팔 생각만
 
착취와 매질도 허용된 ‘작은 어른’
 

그렇다면 빈곤계층 아이의 삶은 어떠했을까. 그들은 ‘작은 어른’으로 여겨졌다. 어른처럼 한명의 인간으로 존중받았다는 게 아니라, 어른처럼 노동해야 했다는 의미다. 가난한 집 아이의 삶은 성인 노동자로 성장하기 위한 ‘도제살이’나 다름없었고, 아이도 스스로를 도제 단계를 거치게 될 미래의 어른으로 보았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노동 착취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1918년 소비에트 가족헌장은 이러한 폐해를 막기 위해 아예 입양금지 조항을 만들기도 했다. 러시아 농민들이 아이를 입양 형식으로 데려와서 노동력으로 가혹하게 부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산업혁명 시대 공장의 노동자로 취직한 아이들의 상황은 더 비참했다. 자본가들은 값싼 임금으로 부릴 수 있는 아동의 고용을 더욱 선호했고, 그 착취의 현장에서 학대는 빈번하게 일어났다. 당시 아이들은 심한 경우 하루 최대 19시간을 일해야 했지만, 식사 시간을 포함해 단 1시간만 쉴 수 있었다. 지각을 하면 일당이 4분의 1로 줄었으며, 매질도 견뎌내야 했다.

 

에두아르 마네, &lt;버찌를 든 소년&gt;, 1858년께, 캔버스에 유채, 포르투갈 굴벤키안 미술관.
에두아르 마네, <버찌를 든 소년>, 1858년께, 캔버스에 유채, 포르투갈 굴벤키안 미술관.
 

프랑스의 화가 에두아르 마네(1832~1883)의 그림 <버찌를 든 소년>에 등장하는 알렉상드르도 밥벌이에 나선 아이였다. 그림 속 알렉상드르는 체리 한 다발을 받아들고 돌담에 기대어 해맑게 미소 짓고 있지만, 실제 알렉상드르의 생활은 고단하기 이를 데 없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알렉상드르는 자신의 입을 덜기 위해 일을 해야만 하는 아이였다. 마침 마네의 화실이 집 근처에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알렉상드르는 마네의 일을 도우며 돈을 벌게 되었다. <버찌를 든 소년>의 모델이 되기도 하고 붓을 씻거나 심부름을 하던 알렉상드르는, 어느 날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부르주아였던 마네의 화실에 넘쳐나던 설탕과 음료수를 맛보고 싶은 유혹에 이기지 못하고 이를 몰래 훔친 것이다. 도둑질은 금세 탄로 났고, 마네에게 모질게 야단을 맞은 알렉상드르는 그만 수치심을 이기지 못하고 마네의 화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죄의식에 시달리며 주검을 끌어내려야 했던 마네는 경찰의 심문을 받은 후 알렉상드르의 가족에게 그 소식을 전했는데, 가족들의 반응이 예상과 너무도 달랐다. 알렉상드르의 어머니는 슬퍼하기보다는, 아이가 목을 매는 데 사용한 밧줄을 손안에 넣는 데 혈안이었다. 알고 보니 어머니는 ‘돈이 되는’ 이 밧줄을 여러개로 자른 다음, 이웃 사람들에게 비싸게 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의 목을 매단 밧줄은 행운을 가져온다’는 미신이 당시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알렉상드르의 어머니는 도대체 왜 그랬을까? 알렉상드르를 특별히 미워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 당시 빈곤계층 아이들은 가정에서 그 정도의 위치였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상당수 어린이가 성인이 되기 전 목숨을 잃었고, 부모는 이를 가슴 아파했지만 곧 다른 자식을 갖게 되면서 쉽게 잊곤 했다. ‘일종의 익명 상태’, 이것이 바로 당시 어린이가 맞닥뜨리는 현실이었다. 피터 스턴스의 책 <인류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했는가>에는 어른들이 주도하는 사회 속에서 어린이들의 지위가 얼마나 보잘것없었는지 촘촘히 기록돼 있다. 생산력이 떨어지는 사회에서 어린이들은 식량부족을 이유로 살해되거나 죽도록 방치됐고, 원거리 교역이나 대륙 간 교류가 확대되면서 노예로 팔려 나갔으며, 현대에 들어서는 소년병으로 분쟁지역에 동원되기도 했다. 성인(成人)이란 낱말부터가 ‘사람이 된다’는 의미이니 역으로 생각하면 성인이 되기 전 어린이는 온전한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니 오죽했을까.

 

아이를 왕처럼 키우는 지금은?
 

물론 요즘 어린이는 옛날 어린이의 처지와 같지 않다. 누군가 ‘어린이를 사람답게 대접하라’고 말한다면, 많은 이들이 코웃음 칠 것이다. 요새 아이들은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버르장머리가 없을 정도인데, 무슨 어이없는 말을 하느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당장 호가스, 마네의 그림 속 아이들과 요즘 아이들의 상황을 비교해봐도 그렇다. 현대의 아이들은 신체 발달에 맞춘 ‘아동복’을 입고 자라며, 만약 어른이 아이에게 힘든 노동을 시키면 바로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를 왕처럼 키운다’는 우리 사회에는 희한하게도 어린이를 비하하는 표현이 넘쳐난다. ‘잼민이’, ‘급식충’이라는 단어는 어린이를 업신여기는 전형적 표현이고, 초보자 혹은 입문자를 일컫는 ‘주린이’, ‘캠린이’ 등 ‘○린이’라는 표현은 어린이란 본래 어설프며 서투른, 덜된 존재라는 속뜻을 담고 있다. 심지어는 어린이의 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노키즈존’도 곳곳에 존재한다. 수심 깊은 수영장처럼 안전을 위해서 아이의 출입을 막는 게 아니라, 단지 어른들의 ‘기분권’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어린이의 출입을 통제한다. ‘노키즈존’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이미 ‘키즈(어린이)의 존재 자체가 민폐’라는 폭력적 시선이 읽힌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어린이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13살 보아는 비난받았는데, 또 ‘어린이스럽다’는 이유로 어린이는 문전박대당한다. 이런 상황에서 ‘요즘 어른들은 옛날과 달라서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있지’라고 하면 과연 그 말이 신빙성 있을까? 어쩌면 어른처럼 ‘되바라지지’ 않으면서도 어른처럼 ‘착하게 단정히 있는’ 아이들만 존중하겠다는 뜻은 아닐까.

 

작가 박선영은 책 <1밀리미터의 희망이라도>에서 아이를 기르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었다. “책임(감)을 뜻하는 영어 단어 ‘리스폰시빌리티’(Responsibility)가 응답(response)과 능력(ability)의 결합으로 이뤄진 합성어라는 사실은 절묘하다. 육아서에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단어가 ‘반응하는’(responsive)인 이유이기도 하다.” 박선영의 말처럼, 어른들은 아이에게 반응해야 한다. 단, 어른 중심의 잣대를 버리고, 아이의 관점에서 말이다. 왜냐하면 어린이는 어른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우주이지만, 아직 어른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린이가 잘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어른의 ‘책임’이라면, 이제 어른들이 먼저 ‘응답 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관용과 기다림을 자양분 삼아 괜찮은 어른으로 차츰차츰 자라날, 그런 ‘작은 인간’들의 목소리에.
▶ 이유리 작가. <화가의 출세작> <화가의 마지막 그림> 등 예술 분야의 책을 썼고, <한겨레> 토요판에 연재한 ‘이유리의 그림 속 여성’을 묶어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을 냈다. 이번엔 그림을 매개로 인간 사회에 작동하는 다양한 층위의 권력관계를 드러내고, 여기서 발생하는 부조리를 3주에 한번 다룬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01990.html?_fr=mt1#csidx6986bf5010236cb80bcea357244098c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