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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부동산 규제완화에 정색 혹은 반색

[아침신문 솎아보기] 슬금슬금 규제완화 선회… 조중동 재촉, 조선 오히려 “땜질식 완화”
가상화폐 불법행위 집중단속에 “근본 정책 없이 실효성?”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완화 등 부동산 규제 기조 선회를 시작했다. 4·7 재보궐 선거 패배 원인을 부동산 규제 정책의 실패로 보고 대응에 나선 것이다. 동아·조선·중앙일보를 비롯한 보수 신문들은 환영하거나 ‘근본적인 정책 변경’을 재촉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서울신문 등은 뚜렷한 대원칙 없는 정책 변화는 오히려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줘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고 우려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주택’인 1주택 가구 종부세 부과 기준을 ‘12억원 초과’로 상향하고 1주택 가구의 공제 항목과 한도를 늘리는 내용을 담은 종부세법·재산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민주당이 19일 출범한 부동산특별위원회는 종부세와 재산세 부과 대상 조정, LTV·DTI 완화를 논의할 계획이다.

▲21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21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20일 “종부세는 초고가주택을 보유한 부자들에 대한 부유세 개념으로 도입됐는데, 집값이 상승하면서 과세 범위가 너무 확대됐다”며 “6월 다주택자·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과세 상황을 보면서 면밀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재 의원도 “종부세 부과 기준 대폭 상향”을 주장했다.

여야는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종부세 완화를 집중 요구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공시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것을 다시 살펴보고 제자리 잡게 해주는 게 정부가 해야 할 대책”이라며 보유세 인하를 촉구했다. 홍 직무대행은 “투기 억제와 공급 확대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킨다는 정책 기조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어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21일 동아일보 5면
▲21일 동아일보 5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투기 방지를 위해 종부세율·공시가격 인상 등 보유세를 강화해온 데서 정책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다. 한국일보는 “그간 야당의 줄기찬 요구에도 꿈쩍하지 않았지만 보궐선거를 계기로 여당에 이어 정부 기류도 바뀌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겨레는 “지난해 10월 이낙연 대표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종부세에 손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보유세 강화를 강조하던 기존 태도와는 크게 달라졌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여당은 예상보다 더 적극적으로 세제 완화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드러난 수도권 유권자들의 세금 불만을 잠재우지 않으면 내년 대선은 물론이고 이어지는 지방선거까지 고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이런 움직임에 ‘세금 기준 완화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최종 결정은 다음 달 새 여당 지도부와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한 뒤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여러 언론이 여당의 ‘오락가락’ ‘슬금슬금’ 규제완화라며 비판했다. 한겨레는 “미세 조정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뚜렷한 원칙 없이 세제와 금융을 아우른 정책 변화를 가져올 경우 파장이 우려된다”고 했다. 정준호 강원대 교수(부동산학) 인터뷰로 “부동산 보유세 강화는 과세 형평성 제고와 주거 안정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추진할 과제”라며 “민주당이 정책을 뒤집는다면 마땅한 이유나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1일 한겨레 1면 머리기사
▲21일 한겨레 1면 머리기사

한겨레는 “일부 전문가는 지금은 집값을 하향안정화 시키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며 “익명을 요청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정부여당의 정책은 지금의 집값 수준을 기정사실화하려는 것 같다’”는 비판을 전했다. 또 최근 공시가격 논란은 사실 관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세금이나 각종 부담금은 과표나 부과 기준 등으로 충분히 조정할 수 있는데 마치 ‘공시가격 = 과세 기준’인 것으로 오인되고 있다는 얘기다.

경향신문도 “그동안 정부가 강조해온 정책 기조를 너무 쉽게 뒤집는다”며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전 국민 중 종부세 내는 사람이 지금도 2%가 안 되는데 대상을 축소하는 건 안 맞는다’면서 ‘집값 상승이 과한 게 문제인데 해결책으로 세금을 내리는 건 진단을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부동산 민심을 잡으려다 조세정책까지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재정을 통한 정부 복지의 중요성이 커지고 그러려면 고액자산가에 대한 과세가 불가피한데 여론에 따라 고액주택 과세를 줄이면 나중에 다시 늘리기는 힘들다”는 정준호 강원대 교수 말을 전했다.

▲21일 경향신문 4면
▲21일 경향신문 4면

서울신문은 사설을 내 “그것(부동산 정책을 손보는 것)이 기존 부동산 정책의 골간을 무분별하게 흔드는 것이어선 안 된다. 자칫 시장에 ‘역시 버티면 정부가 두손 들게 된다’는 잘못된 신모를 주면서 가까스로 진정되고 있는 집값 상승세가 다시 도질 수도 있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은 국민이 아파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세심하게 진단한 뒤 종합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부자 감세’ 기대만 키우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고가주택에 적용할 종부세 기준점을 오는 6월 시행도 해보기 전에 흔드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 보완으로 “차제에 세금을 주택 매도·상속 시에 내는 ‘과세이연제’도 적극 검토할 만하다”고 했다.

▲21일 서울신문 사설
▲21일 서울신문 사설
▲21일 경향신문 사설
▲21일 경향신문 사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사설을 내 환영했다. 중앙일보는 “여권발 보유세 경감 논의, 속도감 있게 결론내야” 제목의 사설에서 “적절한 판단이라고 본다”며 “4·7 재·보궐선거의 위력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중앙은 “관건은 속도감 있는 결론”이라며 “이와 함께 공시가격 산정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도 필요하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이 근본적 규제 완화를 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여당 지도부가 사실상 공백인 가운데 조율되지 않은 정책이 쏟아지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홍 직무대행 발언에 “부동산 정책을 보완하자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언제 어느 수준까지 완화할지 당정 간 조율이 안 됐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조선은 “우군인 시민 단체가 “개혁 후퇴”라며 반발하는 것도 변수”라고 했다.

▲21일 조선일보 5면
▲21일 조선일보 5면

가상화폐 불법행위 단속, “차라리 암호화폐 정보제공이 더 효과”

정부가 10개 부처 합동으로 6월까지 가상화폐(암호화폐)를 이용한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한다고 밝혔다. 너도나도 투기성 투자에 나서며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자금세탁과 사기 등 불법행위가 난무하자 정부가 특별 단속에 나선 것이다. 신문들은 이것이 ‘뒷북’ 처방이라며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고 했다. 마땅한 주무 부처도 꼽기 어려운 데다 규제책이 마련되지 않고, 가상화폐가 금융자산으로 인정되지 않아 시세조종을 비롯한 불공정 거래가 있어도 단속이 어려운 한계 등 때문이다.

국무조정실과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 10개 부처는 오는 6월까지 가상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과 불법 다단계, 투자 사기 등 불법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특별 단속을 벌이겠다고 20일 밝혔다. 정부 발표 뒤 암호화폐 가격은 비트코인이 8200만원을 넘나들다 일주일여 만에 6000만원대로 내려앉는 등 떨어졌다.

▲21일 한국일보 2면
▲21일 한국일보 2면

신문들은 정부 움직임이 뒤늦었다고 했다. 단속이 시장 과열을 해소하는 데에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도 내놨다. 한국일보는 “2018년 1월에도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은 ‘가상화폐거래소 폐쇄까지 목표로 하는 가상화폐 거래금지 특별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투자자들의 반발로 정부가 한발 물러선 뒤, 지금까지 이렇다 할 규제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외형상 가상화폐 주무부처는 국무조정실이지만, 4, 5년 전 ‘임시방편’으로 정해진 격이라 애매하다고도 했다. 한국일보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도 가상화폐 거래 과정에서 피해를 입을 경우 민원을 넣을 만한 부처가 없다”고 했다.

한겨레는 “정부 단속은 ‘거래 과정에서 불법행위와 불투명성을 막는다’는 기존 방침에 따른 것이지, 합법적인 거래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급팽창하고 있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격 급변동이 낳을 후유증을 예방하는 조처와도 거리가 멀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정부는 2018년 2월 암호화폐 단속에 반대하는 국민청원에 답하면서 거래 투명성 확보와 불법행위 차단을 정책 방향으로 잡았다. 거래 차익에 대해선 내년부터 과세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그러나 암호화폐를 화폐는 물론이고 금융자산으로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의 시세조종, 내부자거래, 허위 공시와 비슷한 불공정 거래가 있어도 단속·처벌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겨레는 “정부 정책의 불가피한 한계”라며 “암호화폐 거래자들은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익이 자신의 몫이듯, 손실도 누가 책임져주지 않는다”고 했다.

▲21일 한겨레 사설
▲21일 한겨레 사설
▲21일 서울신문 8면
▲21일 서울신문 8면

서울신문은 “업계와 학계 반응은 싸늘하다”며 “차라리 수백 개에 암호화폐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투자자에게 알리는 것이 피해 예방에 효과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에서 이미 가상자산으로 인정한 만큼 투자자를 보호할 법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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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 탈시설의 삶을…‘시설 폐쇄’로 호소하다

등록 :2021-04-20 04:59수정 :2021-04-20 07:09
 
 
옛 석암베데스다요양원 30일 폐쇄
2008년 탈시설운동 시발점 된 곳
‘마로니에 투쟁’ 나섰던 김동림씨
“우리에게 좋은 시설이란 불가능”
 
김동림씨(앞쪽부터)와 동료 한규선씨가 지난달 31일 시설폐쇄를 앞둔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양곡리 향유의집을 찾아 지역사회로 단독세대 주거이전을 마친 후배 시설인들이 남긴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김포/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김동림씨(앞쪽부터)와 동료 한규선씨가 지난달 31일 시설폐쇄를 앞둔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양곡리 향유의집을 찾아 지역사회로 단독세대 주거이전을 마친 후배 시설인들이 남긴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김포/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에 있는 옛 석암베데스다요양원, 현 향유의집이 오는 30일 문을 닫는다. 거주 장애인과 직원들이 시설의 비리와 횡포, 인권유린에 맞서 2008년 투쟁에 나서 장애인 탈시설운동의 시발점이 된 곳이다. 2009년 6월, 8명의 장애인이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62일간의 노숙 농성을 벌이고 시민사회가 함께 나서 당시 석암베데스다요양원은 진보적 인사들로 운영진을 교체하고 향유의 집으로 새롭게 거듭났다.

그러나 향유의집은 나아가 이젠 아예 시설 해체를 실행해 장애인들의 자립과 지역사회 통합을 지원하는 탈시설운동의 또 다른 역사를 쓰고 있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시설은 비장애인들과 분리돼 장애인들끼리만 거주하는 대규모 수용 시설처럼 운영돼 왔다.

 

김동림씨가 자신이 지내던 3층 방에 앉아 시설 안에서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포/이정아 기자
김동림씨가 자신이 지내던 3층 방에 앉아 시설 안에서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포/이정아 기자
 

“25살에 들어와 22년을 이곳에서 지냈어요. 이 방에서 5명이 함께 살았지요.” 2009년 ‘마로니에 8인’ 중 한 명인 김동림(58)씨가 지난달 31일, 시설폐쇄를 준비하는 향유의집을 다시 찾았다.

중학교 2학년 때 발병한 뇌위축증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김씨는 자신을 돌보느라 힘들어하는 가족을 위해 스스로 집을 떠나 이곳에 들어왔다. 그러나 석암베데스다에서 생활하면서 “‘좋은 시설’이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국고보조금 횡령·인권침해 등 석암재단 비리도 심각했지만, 그 때문만은 아니었다. 한 사람이 여러 명을 관리할 수밖에 없는 ‘시설’에서는 독립적인 생활도, 프라이버시도 없었다.

 

자신이 머물던 방을 찾은 한규선씨는 활동지원사에게 부탁해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포/이정아 기자
자신이 머물던 방을 찾은 한규선씨는 활동지원사에게 부탁해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포/이정아 기자
 

2009년 그들의 힘겨운 싸움 덕분에 운영자가 바뀌고 비리도 사라졌지만, 그는 다시 요양원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당첨된 임대아파트에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했다. 빠듯한 기초생활수급비로 생계를 이어가지만, ‘사랑하는 미경씨’를 만나 가정을 꾸렸다. 탈시설운동에 함께하는 동료들을 위해 틈틈이 모은 200만원을 지난달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에 기부했다. 시설을 나온 지난 12년 간 꿈꿨던 인생 소원들을 모두 성취했다. ‘아내와 해외여행’이라는 마지막 소원 하나만 남겨둔 채. 이날 전동휠체어를 타고 오랜만에 향유의집을 둘러본 그는 동료 한규선씨와 함께 아내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메뉴는 매운탕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누군가를 만나기, 때론 친구와 저녁 식사 함께 하기, 산책길 막 피어난 봄 꽃망울 만나기, 일상이 주는 기쁨을 그는 매일 만난다.

지난해 12월10일 세계인권선언기념일에 ‘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그러나 2021년 장애인의 날을 맞은 오늘(20일), 아직 국회 계류중이다.

 

향유의집 양쪽 방에 연결된 화장실 겸 욕실. 공간을 나눠쓰기 위해 설계됐으나 이용자가 사용하는 동안 반대쪽 문이 열리는 등 불편도 많았다. 김포/이정아 기자
향유의집 양쪽 방에 연결된 화장실 겸 욕실. 공간을 나눠쓰기 위해 설계됐으나 이용자가 사용하는 동안 반대쪽 문이 열리는 등 불편도 많았다. 김포/이정아 기자
 
향유의집에는 한때 120여명이 살았다. 그러나 최근 마지막 거주인 30명이 모두 지역사회로 단독세대 주거이전을 마쳐 이달 말 시설폐쇄를 앞두고 있다. 김포/이정아 기자
향유의집에는 한때 120여명이 살았다. 그러나 최근 마지막 거주인 30명이 모두 지역사회로 단독세대 주거이전을 마쳐 이달 말 시설폐쇄를 앞두고 있다. 김포/이정아 기자
 
한규선씨(앞)와 김동림씨가 지난달 31일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는 매화나무 아래 전동휠체어를 타고 김씨의 집으로 향하고 있다. 김포/이정아 기자
한규선씨(앞)와 김동림씨가 지난달 31일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는 매화나무 아래 전동휠체어를 타고 김씨의 집으로 향하고 있다. 김포/이정아 기자
 
김동림씨(맨왼쪽)의 집에서 한규선씨(왼쪽 둘째)가 함께 저녁식사를 나누고 있다. 김포/이정아 기자
김동림씨(맨왼쪽)의 집에서 한규선씨(왼쪽 둘째)가 함께 저녁식사를 나누고 있다. 김포/이정아 기자
 
김동림씨가 규선씨와 매운탕을 함께 먹으며 밝게 웃고 있다. 김포/이정아 기자
김동림씨가 규선씨와 매운탕을 함께 먹으며 밝게 웃고 있다. 김포/이정아 기자
 
마주보는 한규선씨 얼굴에도 환한 웃음이 퍼진다. 김포/이정아 기자
마주보는 한규선씨 얼굴에도 환한 웃음이 퍼진다. 김포/이정아 기자
 
동림씨와 미경씨 부부가 함께 사랑하며 살아온 고운 순간들이 자택 벽에 나란히 걸려 있다. 김포/이정아 기자
동림씨와 미경씨 부부가 함께 사랑하며 살아온 고운 순간들이 자택 벽에 나란히 걸려 있다. 김포/이정아 기자

김포/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관련기사: [토요판] 하상윤의 48시간

[장애인자립리포트] “우리 같이 살래요” 시설에선 꿈도 못 꿨던 사랑

[한겨레21] 포토스토리" 새장 밖 자유를 위하여

[홍은전 칼럼] 탈시설지원법을 제정하라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handicapped/991724.html?_fr=mt1#csidx11fd583731e76078f02a002706a3b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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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굴 숨은 아이의 눈, 미얀마 소수민족 '처참한 현실'

계속되는 군부 폭격에 난민 줄이어... 우기 맞은 밀림에서 의식주 상황마저 최악

21.04.19 20:02l최종 업데이트 21.04.19 20:02l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소수민족 거주지 공습이 계속돼 많은 난민이 발생했다. 사진은 미얀마 남부 소수민족 카렌족 아이들의 처참한 모습.
▲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소수민족 거주지 공습이 계속돼 많은 난민이 발생했다. 사진은 미얀마 남부 소수민족 카렌족 아이들의 처참한 모습.
ⓒ 페이스북 "Myanmar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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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한 가운데에 포탄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곳을 적진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미얀마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이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 말이다. 위 사진은 미얀마 남부 소수민족인 카렌족 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아이는 땅굴 밖으로 기어나와 총탄을 막기 위해 쌓아둔 흙포대 뒤에서 경계심 가득한 눈만 내놓고 있다. 쏟아지는 폭격에 근거지를 떠나 밀림을 떠돌고 있는 소수민족 난민들의 처참한 모습을 증명하는 사진이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특히 소수민족을 상대로 잔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쿠데타 세력은 군사시설이 아닌 민간인이 사는 지역을 전투기를 동원해 공습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거주 시설은 물론 학교와 의료시설 등 마을 전체가 처참히 파괴되는 중이다.

이에 소수민족 사람들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포탄을 피해 난민이 될 수밖에 없었고, 밀림에 숨거나 땅굴을 파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설상가상으로 우기까지 시작돼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군부는 왜 유독 소수민족에 잔혹할까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3월 27~30일 소수민족인 카렌족이 머물고 있는 카렌주를 공습했다. 카렌민족연합(KNU)는 4월 2일 성명을 통해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에 대한 공습으로 어린이와 학생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고 학교, 주택, 마을이 파괴됐다"며 "또한 공습으로 마을을 탈출한 1만 2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3월 27~30일 소수민족인 카렌족이 머물고 있는 카렌주를 공습했다. 카렌민족연합(KNU)는 4월 2일 성명을 통해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에 대한 공습으로 어린이와 학생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고 학교, 주택, 마을이 파괴됐다"며 "또한 공습으로 마을을 탈출한 1만 2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 페이스북 "Karen Unity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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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3월 27~30일 소수민족인 카렌족이 머물고 있는 카렌주를 공습했다. 카렌민족연합(KNU)는 4월 2일 성명을 통해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에 대한 공습으로 어린이와 학생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고 학교, 주택, 마을이 파괴됐다"며 "또한 공습으로 마을을 탈출한 1만 2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3월 27~30일 소수민족인 카렌족이 머물고 있는 카렌주를 공습했다. 카렌민족연합(KNU)는 4월 2일 성명을 통해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에 대한 공습으로 어린이와 학생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고 학교, 주택, 마을이 파괴됐다"며 "또한 공습으로 마을을 탈출한 1만 2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 페이스북 "Karen Unity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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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주요 도시에서 벌어지는 민주화운동에 대한 탄압도 끔찍하지만 소수민족이 거주하고 있는 미얀마 국토 외곽 지역의 피해 사례는 이미 전쟁 수준에 이르렀다. 폭격에 대한 인명·재산 피해는 집계조차 어려운 상황이고 난민 숫자도 수 만 명 이상이다. 

쿠데타 세력은 왜 소수민족에 유독 잔혹한 모습을 보이는 걸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미얀마 인구의 70%는 버마족이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역시 미얀마 주류인 버마족이고, 연방의회대표위원회(CRPH, Committee Represented Pyidaungsu Hluttaw)와 그들이 꾸린 국민통합정부(NUG, National Unity Government)처럼 민주화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세력 역시 버마족 중심이다. 군부 입장에선 소수민족 탄압을 결정하고, 이에 잔혹한 수단을 동원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인 셈이다.
 

큰사진보기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소수민족 거주지 공습이 계속돼 처참한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은 미얀마 북부 소수민족 카친족의 모습.
▲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소수민족 거주지 공습이 계속돼 처참한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은 미얀마 북부 소수민족 카친족의 모습.
ⓒ 페이스북 "Myanmar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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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소수민족 거주지 공습이 계속돼 처참한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은 미얀마 북부 소수민족 카친족의 모습.
▲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소수민족 거주지 공습이 계속돼 처참한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은 미얀마 북부 소수민족 카친족의 모습.
ⓒ 페이스북 "Myanmar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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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소수민족은 NUG가 갖고 있지 않는 것을 갖고 있다. 바로 군사력이다. 물론 쿠데타 세력에 의해 턱없이 부족한 전력이지만, 소수민족은 길게는 70년 동안 분리독립 내지는 자치권을 요구하며 자체 군사조직을 갖게 됐다. 현재 미얀마엔 크고 작은 30여 개 소수민족 무장조직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성패는 '명분'을 쥐고 있는 버마족 중심의 NUG와 '군사력'을 갖고 있는 소수민족이 얼마나 잘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 양측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NUG 결성 전 CRPH와 소수민족 측 모두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힘을 합치겠다는 메시지를 내왔고, 실제 NUG 내각에 버마족뿐만 아니라 소수민족 측 인사가 포함됐다. 버마족 청년들 중 스스로 소수민족 군대에 자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 세력 입장에선 이런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소수민족을 더욱 눈엣가시처럼 여기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때문에 군부는 전투기까지 동원한 폭격을 통해 소수민족에 공포감을 심고 그들에게 '저항하면 전쟁이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보내고 있다.

"사람 죽는 걸 지켜보는 국제사회"
 
 미얀마 소수민족인 카렌족의 무장조직 KNLA(Karen Nation Liberation Army)가 4월 10일 현지에서 직접 보내온 사진이다.
▲  미얀마 소수민족인 카렌족의 무장조직 KNLA(Karen Nation Liberation Army)가 4월 10일 현지에서 직접 보내온 사진이다.
ⓒ KN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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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소수민족 거주지 공습이 계속돼 처참한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은 미얀마 북부 소수민족 카친족의 모습.
▲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소수민족 거주지 공습이 계속돼 처참한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은 미얀마 북부 소수민족 카친족의 모습.
ⓒ 페이스북 "Myanmar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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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제 시작일 뿐이란 것이다. NUG의 활동이 본격화되고 쿠데타 세력과 소수민족 사이의 전투가 본격화된다면 탄압의 강도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가장 처참한 상황에 놓인 이들은 살던 곳을 떠나 국경 인근을 헤매고 있는 소수민족 난민들이다. 이들은 텐트, 식량, 이불, 옷 등 기본 생활을 위한 의식주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밀림을 헤매고 있는 처지다. 여러 단체를 통해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지만 이마저도 국경에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미얀마에 우기가 찾아오면서 난민들의 삶에 본격적인 위기가 닥쳤다. 동남아 우기의 밀림 생활은 우리로 치면 혹한을 산속에서 보내는 것처럼 힘든 일이라고 한다.

대나무와 야자수를 이용해 가까스로 만든 거주지는 비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는 중이고, 일부는 고육지책으로 땅굴을 파 머물 곳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 나무가 물에 젖어 불을 피우기도 어려워 추위를 피하거나 음식을 만들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높은 습기와 큰 일교차는 앞으로 각종 질병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이런 질병은 어린이나 노약자 등 취약계층을 상대로 더욱 치명적이다.

페이스북 그룹 '미얀마 투데이(Myanmar Today)'를 만들어 현지 상황을 전하고 있는 녜인 따진씨는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어 유엔(UN)의 군사적 개입 등이 어렵단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민들이 몸을 숨기거나 정치적 망명을 하도록 통로를 만들어주는 건 인도적 차원의 문제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경지대에 수많은 난민들이 몰리고 있는데 그들을 구제하는 문제는 국제정치의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다"며 "사람들이 죽어가는 걸 왜 지켜보고만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4월 17일 다웨이(Dawei)시에서 비가 오는 와중에도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4월 17일 다웨이(Dawei)시에서 비가 오는 와중에도 시위를 벌이고 있다.
ⓒ M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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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소모적으로 흐르는 ‘여자도 군대’ 논쟁

경향 “여권 오만 심판한 선거, 젠더문제로 원인 돌리는 행태에 아연실색”
특별한 행보 없어도 신문 등장하는 윤석열…김종인 ‘국민의힘과 거리둬야’

정치권에서 ‘여성 군복무제’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모병제 전환 및 남녀평등복무제 도입을 제안하면서 논쟁에 불을 붙였다. 공기업 승진평가에 군 경력 반영을 의무화(전용기 의원)하겠다거나,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 지자체 채용 시 군 경력 인정을 추진(김남국)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에선 하태경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이 ‘반페미니즘’ 정서를 자극해왔다.

한겨레(여성 군복무 다시 부각… “공론화 필요” vs “남성 표심잡기용”)는 “여성 징병제를 비롯한 여성 군복무 문제가 공론장에 본격적으로 오른 것은 1999년 헌법재판소가 군 가산점제에 위헌판결을 내리면서부터”라며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교수 시절인 2008년 쓴 논문(징병제의 여성참여:이스라엘과 스웨덴의 사례 연구를 중심으로)에서 ‘군 가산점제 폐지 이후 군필자 보상 문제가 성별 논쟁으로 진전되면서 여성 징병제는 남성들의 불만을 표출하는 출구가 되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일부 여성주의 학자나 활동가들 중에서도 여성 군복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다만 한겨레는 “여성 징병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노르웨이와 스웨덴 등 여성 징병제를 실시 중인 북유럽 국가 사례를 한국 현실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힘들다고 본다”며 “사회적으로 성평등 정도가 실현된 수준과 군내 인권 및 처우 문제에 있어서 이들 나라와 한국의 격차가 명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경우 2000년부터 2010년대까지 국방부 장관의 절반 이상이 여성일 정도로 군내 여성의 힘이 강력하며, 남녀의무복무제 시행 뒤 노르웨이 군에 복무한 여성의 90%가 만족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4월20일자 주요 일간지 1면 모음
▲4월20일자 주요 일간지 1면 모음

병역제도를 두고 “내가 다녀왔으니 너도 가라”는 식의 소모적 다툼을 부추겨선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향신문(군가산점·모병제…여, 맥 못 짚는 ‘이남자’ 구애)은 “병역자원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모병제 전환과 여성복무제 도입 등은 생산적 논의가 가능한 시점” 임에도 “보편적인 사회복무제 도입을 고민할 필요는 있지만, (박용진 의원처럼) ‘군사훈련’이 유일한 것처럼 제안한 것은 사려 깊은 방식이 아니다”라는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소장 의견을 전했다. “청년 문제의 또 다른 축인 ‘20대 여성’은 정치적인 고려 대상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향신문은 이어진 사설(군가산점 부활·남녀군사훈련이 ‘이남자’ 대책이라니)에서 “여권의 오만과 국정 독선 등을 심판한 선거 민심은 외면한 채 엉뚱하게 젠더 문제로 원인을 돌리는 행태에 아연실색할 지경”이라며 “20대 남성이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여권이 보인 불공정하고 오만한 행태 때문이었다. 따라서 민주당이 이 문제를 제대로 풀고자 한다면 먼저 그에 대해 성찰하고 청년·약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순리이다. 그런데 지금 모습은 여성과 남성의 문제로 갈라쳐 접근하는 방식과 다름없다. 선거 참패 후 쇄신과 반성을 외친 것이 과연 진심이었는지 의심케 한다”고 꼬집었다.

▲4월20일자 경향신문 4면
▲4월20일자 경향신문 4면

국민일보 사설(여성징병제, 정략적 접근이나 성 대결로 흘러선 안 된다)은 “안보와 직결된 병력 보충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렇다고 ‘여자는 왜 군대 안 가느냐’는 식의 성 대결적 접근법으로는 바람직한 해결책을 도출하기가 어렵다”며 “4·7 보궐선거에서 정부·여당에 등을 돌린 20대 남성의 환심을 사기 위한 정략이라면 더더욱 사회적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성별에 따라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민감한 사회 이슈라고 해서 논의 자체를 회피하는 것도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 이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토대는 마련됐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정부·청와대에 ‘집단면역 계획 재정비’ 요구

경찰·해양경찰·소방 등 사회필수인력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당초 6월에서 이번달 26일로 앞당겨졌다. 희귀 혈전증 발생 우려로 인해 30세 미만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되자 1차 접종자를 늘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사망 위험 높은 연령층에 우선 접종한다’는 원칙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백신 확보량 감안해 순서 바꿔 사회필수인력 먼저 ‘AZ 접종’)은 “코로나19 대응의 가장 큰 목표는 ‘사망 최소화’”라며 “현재 75세 이상 고령층은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65~74세 대상 AZ 백신 접종은 5월 시작된다. 접종 시기를 조정하려면 65~74세 연령층 접종을 앞당기는 게 우선순위일 테지만 방역당국은 30세 이상 사회필수인력에게 우선 접종하기로 했다”고 지적했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은 고령층이 494만명 정도라 1만여개 위탁의료기관이 동시에 문을 열 때 접종을 단기간에 시행할 계획이라며, 5~6월 AZ 백신 700만회분으로는 고령층 접종을 더 집중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선 혈전증 등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 접종률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나상훈 서울대 의대 교수는 서울신문 인터뷰(“AZ 안 맞으면 ‘AZ혈전’ 보다 사망률 10배 높아”)에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할 확률은 관련 혈전증 사망률과 비교해 10배 높다”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은 더욱 커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코로나 백신은 매우 드문 중증 부작용이 있고 백신에 대한 지나친 불안감으로 접종을 두려워하기보다 부작용에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청와대의 기모란 방역기획관 인사 논란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한국일보(기모란 앉혀 방역 강화한 靑… “백신 사령탑 만들었어야” 지적)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방역 컨트롤타워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며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위에 국무총리가 이끄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있는데, 방역기획관을 통해 청와대까지 끼어들 수 있다”는 비판을 전했다. “정부는 원래 해오던 업무 중 일부를 분리해서 명확히 한 것이라 설명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 시점에서 청와대에 코로나19 관련 자리를 만들려 했다면 방역보다는 백신이어야 했다고 지적한다”는 것이다.

▲4월20일자 중앙일보 1면
▲4월20일자 중앙일보 1면

중앙일보는 이날 “백신 접종률이 경제 성장률을 바꾼다”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를 통해 한국의 백신 접종률이 늦어지고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1차 접종률은 2.93%로 37개 OECD 회원국 중 35위다. 느린 접종 속도만큼 경제 회복, 일상 복귀 시점이 경쟁국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일본 등 백신 접종이 느린 국가를 ‘느림보(laggard)’라고 지칭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감염률과 사망률로 사치스러운 시간적 여유를 부렸고, 지금은 해외 개발·제조의 백신에 의존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 지연이 한국의 성공적인 방역 의미를 퇴색시키고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집단면역 계획을 사실상 새로 짜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사설(수급 차질에 인사 논란까지, 집단면역 계획 새로 짜라)을 통해 “정부가 그동안 ‘K주사기’라고 자랑했던 최소잔여형 주사기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대량 회수됐고, 이 사실이 한 달 이상 지나서야 드러나는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지난 16일 신설된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지난해 11월 ‘환자 발생 수준으로 봤을 때 (백신 구매가) 그렇게 급하지 않다’고 말한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임명돼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은 더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들이 적지 않다”며 “백신 수급 사정과 집단면역 형성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백신 확보 총력전도 기대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화이자 백신 5000만명분을 더 확보했다. 또 기모란 방역기획관 기용이 방역 성공의 한 수였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오늘도 신문에 등장한 윤석열

오늘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어김없이 신문에 등장했다. 다만 ‘국민의힘과 거리두기’를 권하는 듯한 논조의 기사들이 눈에 띈다. 한국일보(기성정치와 거리 둘수록 뜨거워지는 ‘윤석열 현상’)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윤석열’에 지지가 몰리는 현상은 기성정치에 대한 중도층의 실망이 만든 것이다. 4·7 재·보궐선거 이후에도 지지율이 꺾이지 않는 건 ‘민주당을 계속 심판하고 싶은 민심’과 ‘국민의힘은 여전히 아니라는 민심’이 윤 전 총장을 당장의 대안으로 보고 가산점을 준 결과”라며 “‘정치하지 않는 정치인’이라는 점이 현재 윤 전 총장의 매력 포인트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윤석열 현상’은 윤 전 총장이 제도권 정치와 손잡는 순간 꺼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4월20일자 한국일보 6면
▲4월20일자 한국일보 6면

경향신문은 “윤석열, 지금 국민의힘 들어가 흙탕물서 놀면 백조가 오리 되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인터뷰를 게재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지금 정돈되지도 않은 곳에 불쑥 들어가려 하겠나. 지금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흙탕물에서 같이 놀면 똑같은 사람이 되는 거다. 백조가 오리밭에 가면 오리가 돼버리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며 “특정 정당에 들어간다고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니다. 프랑스의 마크롱은 선거 한 번 치러본 적 없는 사람”이라고 ‘거리두기’를 거듭 강조했다.

이는 전날 중앙일보(“반기문 3주도 못버텼다”…야당이 윤석열 입당 믿는 구석)가 “대한민국 대선의 역사에서 돈 걱정 안 하던 대선 주자는 정주영 회장 부자밖에 없다”는 국민의힘 관계자 입을 빌려 윤 총장이 결국 국민의힘과 손을 잡을 거란 가능성을 제기한 것과 대비되는 입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 치르려면 100억, 200억원이 든다더라’는 경향신문 인터뷰 질문에 “우리나라는 15% 이상 득표하면 선거비용을 국가가 대주는 데 염려할 게 뭐 있냐”고 받아쳤다.

한편 백기철 한겨레 편집인은 이날 기명 칼럼(‘인싸’ 윤석열, ‘아싸’ 이재명)에서 “윤 전 총장은 정치를 할 거면 이제 외곽 돌기는 그만하고 링에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돕는다는 이들이 많지만 정치는 본인이 하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매일매일 사람과 정책으로 부대껴야 하는 정치 현장에서 어떤 실력을 보일지 궁금하다. 검사 출신인 그가 요즘 정치의 필수 덕목인 ‘에스엔에스 정치’를 제대로 해낼지도 미지수”라며 “대선 1년 전쯤의 구도가 계속 가기도 하지만 구도가 급변하는 경우도 많다. 정치인의 미래는 그가 살아온 과거와 밀접하게 닿아 있다. 아무리 재주가 뛰어나도 이전까지 삶의 이력에서 크게 벗어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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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패배하고 돌아간 제국들, 이번에는 미국 차례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4/20 08:15
  • 수정일
    2021/04/20 08:1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정혜연 기자 
발행2021-04-19 20:23:06 수정2021-04-19 20:34:57
 
<figcaption itemprop="caption description" style="box-sizing: border-box; text-size-adjust: none; margin: 10px 0px; padding: 0px; border: 0px; outline: 0px; color: rgb(153, 153, 153); font-family: "Apple SD Gothic Neo", "Malgun Gothic", "맑은 고딕", "Noto Sans", Dotum, 돋움,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75px;">파키스탄 시위대가 "아프가니스탄은 미국의 무덤이 될 것이다"라는 플랭카드를 들고 미국의 침공을 규탄하고 있다. (2001년 9월)ⓒ사진=인터넷 캡쳐</figcaption><figcaption itemprop="caption description" style="box-sizing: border-box; text-size-adjust: none; margin: 10px 0px; padding: 0px; border: 0px; outline: 0px; color: rgb(153, 153, 153); font-family: "Apple SD Gothic Neo", "Malgun Gothic", "맑은 고딕", "Noto Sans", Dotum, 돋움,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75px;">

캐나다 밴쿠버에서 한 아프가니스탄 택시 운전사가 카운터펀치 기자에게 이날이 올 것이라고 10년 전에 이미 말했었다. “우리는 18세기에 페르시아 제국, 19세기에 대영제국, 20세기에는 소련을 물리쳤다. 지금 21세기에 NATO와 붙었으니 28개국에 맞서 싸우고 있지만, 우리는 그들도 물리칠 것이다.” 제국들을 하나하나 꺾었던 자기 나라 역사가 자랑스럽지만 탈레반 소속이 아닌 것은 분명한 택시 운전사가 조용히 말했었다.

이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과거 제국들의 침공과 점령만큼이나 피비린내 나고 헛됐던 20년간의 전쟁을 마치고, 아프가니스탄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3500명의 미군과 NATO 동맹군이 퇴각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마치 미국이 목표했던 바를 달성해서, 그러니까 911테러를 자행했던 자들을 처단하고 아프가니스탄이 이후 미국에 대한 공격 기지로 활용되지 못하도록 하는데 성공해서 미군이 귀향하는 것처럼 미국의 퇴각을 묘사하려 한다. 바이든이 자기 입으로 “우리는 목표를 달성했다. 빈라덴은 죽었고 알카에다는 무용지물이 됐다. ‘끝나지 않는 전쟁’을 끝낼 때가 됐다”고 떠들어댄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바이든이 인정하지 않을 뿐, 미국과 그 동맹 세력은 그 많은 돈과 그 강력한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의 뿌리를 뽑지 못했다. 탈레반은 여전히 아프가니스탄의 절반 가량을 장악하고 있고, 휴전 합의가 없는 한 몇 달이면 더 많은 지역을 장악할 것이다. 또, 바이든이 인정하지 않을 뿐, 미국과 그 동맹 세력은 20년 동안 노력했지만 아프가니스탄에 유능한 군대도, 안정적이고 민주적이며 대중적인 정부를 세우지 못했다.

과거 소련이 그랬듯, 미국은 패배하고 퇴각하는 것이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아프가니스탄 국민과 2,488명의 미군에게 헛된 죽음을 안겨주고, 수조 달러를 낭비한 채 패배하고 퇴각하는 것이다.

 

게다가 더 황당한 점이 있다. 바이든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철수를 선언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탈레반과 협상 끝에 올해 5월 1일까지 철수하겠다고 합의한 것은 작년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그런데 바이든이 5월 1일부터 9월 11일까지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며 이를 4개월이나 늦춘 것이다. 다시 말해 바이든이 발표한 것은, 미국이 탈레반과의 약속을 깨겠다는 것뿐이다. 바이든이 호들갑을 떨며 자신이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방해하고 있는 일에 대해 칭찬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트럼프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책에 따라 겨우겨우 회복되는 경제를 자기 공인 양 포장하려 했던 것과 마찬가지의 일일 뿐이다. 정치인들이 매일 하는 짓이다.

그리고 이게 중요한 일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정말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손을 뗄 것인가 하는 문제다. 바이든의 미군 철수 연기 발표는 축하할 일이 아니다. 최악의 경우, 바이든은 자신이 부통령으로 있었던 오바마 정권을 포함해 미국의 수많은 과거 정권들이 했던 꼼수를 또 부릴 것이다. 정치적으로 점수를 따기 위해 겉으로는 전쟁을 끝낸다고 크게 떠들면서 뒤로는 어떻게 하면 이를 지속시킬까를 고민할거란 얘기다. (과거 정권들은 약속한 바의 실행을 계속 연기해서 이를 해냈다).

동남부 아프가니스탄의 칸다하르주에서 어떤 사람이 미군에게 학살 당한 마을 이웃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미군은 며칠 전 알코자이 마을에 와서 민간인을 향해 발포해 최소한 수십 명의 주민을 죽였다. 이날은 미군들이 다시 마을을 찾아 아직 수습되지 않은 시신 11구를 모아 불을 붙였다. 훼손된 시신 중에는 6세도 안 된 아이들이 4명 있었다고 한다. (2012년 3월 11일)ⓒ사진=인터넷 캡쳐

최악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걱정스럽다. 바이든은 당선 후 트럼프가 약속했던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철수를 질서정연하게 진행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최선의 경우, 바이든은 당선 후 밍기적거리며 잃어버렸던 3개월을 만회하기 위한 시간을 벌어놓고는,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미군 철수가 무산될 가능성을 높이게 될 것이다.

괜히 하는 얘기가 아니다. 미군 철수를 연기하는 것은 엄연히 미국이 탈레반과 했던 약속을 깨는 것이다. 탈레반은 이미 이에 항의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탈레반은 유엔의 중재로 4월 24일부터 터키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평화 협상 테이블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며, 약속했던 5월 1일이 지나면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있는 미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했다. 게다가 탈레반은 미군이 완전히 철수하기 전까지는 어떤 협상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아프가니스탄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던 요즘이다. 또, 탈레반이 전통적으로 대대적인 공세를 벌이는 봄이 왔다. 몇 주 후 5월이 되면 군사적 충돌이 증가하고 미군의 인적 피해도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는 트럼프와 탈레반의 합의를 깰 충분한 명분도 되고, 실제적으로 충분히 정당한 이유가 될 것이다.

바이든은 5월 1일부터 9월 11일 사이에 미군이 공격당하면 보복을 할 것이라고 이번에 분명하게 밝혔다. 바이든이 현재 최선의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양측의 보복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다시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별일 없이 9월 11일까지 미군 철수가 완료돼도 문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들’이 이미 기자들에게 ‘바이든이 미군을 정보요원, 특수부대, 그리고 민간 용병들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른 관계자들은 기자들에게 바이든 정권이 그후 아프가니스탄 주변국의 미군을 증강해 지금껏 북부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그랬듯 폭격과 드론을 통해 테러리스트들을 암살하는 게 계획이라고 했다고 한다. 미군이 철수는 했지만 계속 아프가니스탄을 공습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비밀공작을 벌인다면 그게 정말 전쟁을 끝내는 것인가?

지난 20년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8만 여개의 폭탄을 투하해 공개적인 전쟁도 벌였고, 특수부대와 CIA 요원들, 용병들과 아프가니스탄 내의 준군사조직을 동원해 비밀 전쟁도 벌였다. 이를 멈추는 것은 미군 철수 만큼이나 중요한 일일게다.

수십 년간의 전쟁과 지독한 고통을 겪은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다. 이들에게는 종전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들에게는 평화를 누릴 자격이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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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의 불뭉치 들고 대만해협 화약고에 다가서는 미국

[개벽예감 440] 자해의 불뭉치 들고 대만해협 화약고에 다가서는 미국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1/04/1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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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바이든, 미국 국방부에 임시특별기구 설치했다

2. 차츰 더 격화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력대치 

3. 대만해협위기가 대만통일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은 까닭

4. 미국 전략사령부가 예상한 조중미 3자전쟁씨나리오

 

 

1. 바이든, 미국 국방부에 임시특별기구 설치했다

 

2021년 4월 14일 미국 연방상원 정보위원회는 ‘세계적 범위의 위협(Worldwide Threats)’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청문회를 진행했다. 그 자리에 참석한 미국 국가정보국장(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 에이브릴 헤인스(Avril D. Haines)는 지금 중국이 여러 분야에서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은 중국문제를 “비할 바 없는 우선순위”에 두었다고 말했다. 그 자리에 동석한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크리스토퍼 뤠이(Christopher A. Wray)는 중국보다 더 심각한 위협을 미국에 안겨주는 나라는 없다고 하면서, 연방수사국은 중국 정부와 관련된 혐의가 있는 2,000건이 넘는 사건을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중국위협론이 거론되기 며칠 전인 2021년 4월 9일 미국 국가정보국장실은 ‘미국 정보계의 연간위협평가서(Annual Treat Assessment of the U.S. Intelligence Community)’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표했다. 그들은 이 평가서에서 미국을 위협하는 국가들이 중국, 로씨야, 이란 조선이라고 지목하면서, 특히 중국을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 보았다. 평가서에서 그들은 로씨야, 이란, 조선이 각각 ‘도발적인 행동’으로 미국을 위협한다고 서술한 데 비해, 중국은 ‘세계적인 강국 지위를 추구’함으로써 미국을 더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서술했다.  

 

미국 국가정보국장실이 위협평가서에서 서술한 것처럼, 지금 중국은 전방위적 도전으로 미국의 세계지배체제를 뒤흔들고 있으며, 미국은 전대미문의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그래서 백악관은 중국의 도전과 위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중이다. 조 바이든(Joseph R. Biden Jr.)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그에 대한 대책을 서둘렀고, 2021년 4월 16일에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를 첫 외국정상으로 백악관에 초청하여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도전과 위협에 어떻게 공동으로 대처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2021년 2월 10일 미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로이드 오스틴(Lloyd J. Austin III) 국방장관에게 다음과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1) 대중국군사전략을 검토할 중국문제실무단(task force)을 미국 국방부 산하 임시기구로 설치할 것. 

 

2) 미국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국방장관실, 각 전투사령부들, 국가정보기관에서 차출한 15명 전문관료들로 중국문제실무단을 구성하고, 오스틴 국방장관의 특별보좌관 엘리 래트너(Ely S. Ratner)를 책임자로 임명할 것. 

 

3) 중국문제실무단은 경제문제, 정치문제, 외교문제를 담당한 연방정부기관들과 의견을 조율하면서, 미중관계에 제기된 전략문제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4개월 안에 정책건의안을 작성하여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 

 

중국문제실무단이 2021년 2월 중순으로부터 4개월 안에 정책건의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려고 한다면, 그들은 5월 말에서 6월 초에 이르는 기간에 정책건의안을 완성할 것이다. 이런 추진일정을 보면, 중국문제실무단이 정책건의안을 작성하는 작업은 2021년 4월 하순 현재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위와 같은 지시를 내리기 하루 전인 2021년 2월 9일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호를 주축으로 편성된 제9항모전투단과 항공모함 니미츠호를 주축으로 편성된 제11항모전투단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다층적 군사훈련’을 진행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사실을 보면, 바이든 행정부가 군사전략을 중심에 두고 중국정책을 수립하고 있다는 것, 그에 따라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정치대결과 무력도발을 계속 감행하면서 중국과의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21년 2월 1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함께 회의실로 걸어가는 장면이다. 그날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문제실무단을 국방부 산하 임시기구로 설치할 것을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 중국문제실무단은 미중관계에 제기된 전략문제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4개월 안에 정책건의안을 작성하게 대통령에게 보고하게 된다. 지금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는 정치대결과 무력도발을 계속 감행하면서 중국과의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2. 차츰 더 격화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력대치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력대치상태는 점점 더 격화되고 있다. 아래에 서술한 상황일지는 2021년 3월 1일 이후 미국과 중국의 무력대치가 차츰 더 격화되어온 심각한 양상을 보여준다.   

 

3월 1일 

중국인민해방군은 서해,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가상적인 적국 함대와 교전하는 실탄사격훈련을 동시다발로 진행했다. 실탄사격훈련은 2~3일 동안 계속되었다. 

 

3월 7일 

미국군 무인정찰기가 사상 처음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출동하여 정찰비행을 했다. 미국군 무인정찰기의 해상정찰비행은 전시에 중국인민해방군 해군 함대를 공격하는 작전을 준비하기 위한 정찰활동으로 보인다. 무인정찰기를 출동시켜 적국 함대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야 반함선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다.   

 

3월 15일 

중국인민해방군 무인정찰기가 사상 처음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출동하여 정찰비행을 했다. 중국은 미국군 무인정찰기의 출동에 대응하여 이날 자국의 무인정찰기를 같은 해역 상공에 출동시켰다. 그러자 미국은 정찰비행강도를 높이면서 중국을 더 심하게 자극했다.  

 

3월 22일 

미국군 정찰기 RC-135U가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만과 마주한 중국 광둥성(廣東省)과 푸젠성(福建省) 인근의 영해선으로부터 47km 떨어진 상공까지 접근하여 정찰비행을 했다. RC-135U는 적국 레이더가 발신하는 전파를 탐지한다. 이전에 미국군 정찰기는 중국 본토 영해선으로부터 약 100km 떨어진 상공까지만 접근하여 정찰비행을 해왔는데, 그날은 47km 떨어진 상공까지 바짝 접근하여 도발적인 정찰비행을 감행한 것이다. 이런 정황을 보면, 미국군 정찰기가 중국 광둥성과 푸젠성에 있는 공군기지들과 방공기지들의 레이더전파망을 탐지하였음을 알 수 있다. 

 

3월 26일 

미국의 도발적인 정찰비행에서 심한 자극을 받은 중국은 대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공중타격전을 연습했다. 중국인민해방군 작전기 20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 대만 남부지역을 동남서 3면에서 포위하는 공중타격전을 연습한 것이다. 각종 작전기 20대가 한꺼번에 대만 해역으로 출동한 것은 당시로서는 최다 기록을 세운 것이다.  

 

3월 27일 

주일미해군 제7함대 소속 미사일구축함 커티스윌버가 동중국해에 출동했다. 

 

3월 28일부터 29일까지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주축으로 편성된 미국 해군 제9항모전투단이 인디아 해군 함선들과 함께 인디아양 동쪽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해상합동훈련을 진행했다. 

 

3월 29일 

미국-인디아 해상합동훈련에 자극을 받은 중국은 중국인민해방군 작전기 10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출동시켰다. 

 

3월 30일 

주일미해군 제7함대 지휘함인 블루리지호와 일본해상자위대 미사일구축함 곤고호가 동중국해에서 해상합동훈련을 진행했다. 그로써 미국은 미국-인디아 해상합동훈련과 미국-일본 해상합동훈련을 연속적으로 벌이며 중국을 심하게 자극한 것이다.

 

4월 3일 

주일미해군 제7함대 소속 미사일구축함 머스틴호가 중국 저장성(浙江省) 앞바다 저우산(舟山)군도에서 50km 떨어진 해역까지 접근했고, 그런 도발적 행동에 대응하여 중국은 랴오닝호 항모전투단을 동중국해로 출동시켰다. 

 

4월 5일부터 7일까지 

미국군, 일본군, 오스트레일리아군, 인디아군이 프랑스군을 참가시킨 가운데 인디아양 동쪽 해상에서 다국적 해상합동훈련을 진행하여 중국을 심히 자극했다. 

 

4월 5일 

미국의 주도로 진행된 다국적 해상합동훈련에서 자극을 받은 중국은 랴오닝호 항모전투단을 대만 동쪽 해역에 출동시켜 해상기동훈련을 했고, 작전기 15대를 대만 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출동시켰다. 

 

4월 7일 

주일미해군 제7함대 소속 미사일구축함 존 맥케인호가 대만해협을 통과하여 남하했다. 

 

4월 9일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주축으로 편성된 미국 해군 제9항모전투단은 40,000t급 상륙강습함 메이킨 아일랜드호와 함께 남중국해에 출동했고, 그런 도발적인 행동에 대응하여 중국은 작전기 11대를 대만 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출동시켰다. 

 

4월 10일 

중국은 랴오닝호 항모전투단을 남중국해에 출동시켰다. 그로써 중국 항모전투단과 미국 항모전투단이 남중국해에서 대치상태에 들어갔다. 

 

4월 12일 

중국인민해방군 작전기 25대가 대만 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출동했다. 각종 작전기 25대가 한꺼번에 대만 인근 해역에 출동한 것은 사상 최다출동기록을 갱신한 것이다. 

 

위에 서술한 상황일지가 보여주는 것처럼, 최근 대만 인근 해역과 남중국해에 하루가 멀다 하고 출동하는 중국인민해방군과 미국군은 출동회수를 차츰 증가시키고, 군사장비수량을 차츰 증가시키고, 상호접근거리를 차츰 더 가깝게 줄이는 첨예한 대결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양측이 우발적 충돌을 일으키면,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피하게 되었다.  

 

전쟁을 불사하는 첨예한 대결양상이 벌어진 2021년 4월 4일 미국 해군 정보실은 홈페이지에 이상한 사진을 실었다. 그 사진은 주일미해군 제7함대 소속 미사일구축함 머스틴호 함장 로벗 브릭스(Robert J. Briggs)와 부함장 리처드 슬라이(Richard D. Slye)가 각각 방역마스크를 착용한 채 머스틴호 함상에서 부근을 지나가는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호를 멀건이 바라보는 장면이다. 회전의자에 비스듬히 앉은 함장은 두 다리를 꼬아 앞의 난간에 올려놓았고, 부함장은 그 곁에 서 있는 장면이다. 만일 함장과 부함장의 손에 커피잔이 들렸더라면, 한가하게 휴가를 보내는 유람선 여행객을 찍은 장면처럼 보였을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위쪽 사진은 2021년 4월 4일 미국 해군 정보실이 홈페이지에 실은 사진이다.주일미해군 제7함대 미사일구축함 머스틴호 함장과 부함장이 함상에서 부근을 지나가는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호를 멀건이 바라보는 장면이다. 함장과 부함장은 마땅히 조타실 안에서 작전통제를 해야 하는데, 엉뚱하게도 함상관측병 배정석에서 쌍안경을 목에 걸고 중국 항공모함을 멀건이 구경한 것은 의도적인 연출장면이다. 아래쪽 사진은2020년 6월 4일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미국 해군 미사일구축함 럿셀호 조타실에서 해군 소위가 쌍안경으로 전방을 관측하는 장면이다. 2021년 4월 3일 상하이 앞바다에 살짝 들어갔다가 필리핀해 서북해역으로 도망쳐나온 머스킨호는 이튿날 랴오닝호 항모전투단으로부터 50km 이상 떨어진, 함포사거리 밖에서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랴오닝호 항모전투단을 감시하고 있었다. 문제의 사진은 바로 그런 정황 속에서 연출된장면을 담은 것이다.  


미국 해군 정보실이 그 사진을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퍼뜨리자, 무슨 영문인지 전혀 모르는 문외한들은 용맹한 미국 해군이 중국 항공모함을 깔보고 있다느니 뭐니 하면서 벅적 고아댔다. 하지만 진실은 전혀 다르다. 

 

문제의 사진은 머스틴호에 탑승한 미국 해군 정보실 소속 3급 대중통신전문가(Mass Communication Specialist) 아서 로즌(Arthur Rosen)이 촬영한 것이다. 해군 정보실의 임무들 가운데 하나는 미국 해군이 막강한 것처럼 보이는 장면을 촬영하여 대외선전을 하는 것이다. 그런 임무를 맡은 대중통신전문가가 촬영했으므로, 문제의 사진도 당연히 미군 해군이 막강한 것처럼 보이도록 연출한 장면을 찍은 것이다. 그런데 아서 로즌은 해군에 입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애송이 3급 대중통신전문가여서, 중학교 사진반 학생처럼 매우 어색한 장면을 연출했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문제의 사진은 머스틴호가 동중국해에서 벗어나 필리핀해를 항해하고 있었던 2021년 4월 4일에 촬영되었는데, 촬영시각은 당일 오전 8시 22분 58초다. 그보다 하루 앞선 2021년 4월 3일 머스틴호는 중국 저장성 앞바다 저우산군도에서 50km 떨어진 근접해역까지 들어갔고, 그런 도발적인 행동에 대응하여 중국은 랴오닝호 항모전투단을 동중국해로 출동시켰다. 상하이(上海) 남동쪽 앞바다에 있는 저우산군도에서 필리핀해 주변부 북서해역까지 직선거리는 800km이고, 머스틴호의 최고항해속도는 시간당 56km다. 그러므로 머스틴호는 저우산군도 앞바다에서 오랜 시간 머물면서 중국 해군과 대치한 게 아니라, 저우산군도 앞바다를 살짝 스쳐가면서 전속력으로 그곳을 벗어나 안전해역인 필리핀해 북서해역으로 달아나는 겁쟁이 모습을 보인던 것이다. 

 

그런데 랴오닝호 항모전투단이 대만 동쪽 해역으로 접근하기 위해 필리핀해 북서해역을 지나는 도중에 그곳으로 달아난 머스킨호와 조우하였다. 조우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머스킨호가 랴오닝호 항모전투단으로부터 50km 이상 떨어진, 함포사거리 밖에서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랴오닝호 항모전투단을 감시하고 있었다. 문제의 사진은 바로 그런 정황 속에서 촬영된 것이다.    

 

2) 문제의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머스틴호 함장은 쌍안경을 목에 걸고, 함상관측병 배정석에 나가 있는 모습이다. 함장과 부함장은 마땅히 조타실 안에서 작전통제를 해야 하는데, 엉뚱하게도 함상관측병 배정석으로 나가서 중국 항공모함을 멀건이 구경한 것이야말로 의도적인 연출장면이다. 더욱이 항모전투단이 머스틴호에 근접한 거리에서 항해하는 시각에 맞춰 문제의 사진을 찍었다. 중학교 사진반 학생이 연출한 것처럼 너무 어색한 장면이다. 좀 더 그럴듯하게 연출하려면, 함상관측병 배정석에 나가 회전의자에 앉아 멀건이 구경하는 모습이 아니라, 조타실 안에서 쌍안경을 손에 틀어쥐고 중국 항공모함을 노려보는 모습으로 연출했어야 한다. 만일 문제의 사진이 의도적으로 연출된 장면이 아니라면, 미국 해군사령부는 작전통제임무를 소홀히 한 함장과 부함장을 군기해이로 처벌해야 하며, 군기가 빠진 지휘관들의 모습을 담은 수치스러운 사진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3. 대만해협위기가 대만통일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은 까닭

 

중국이 대만을 해방하고 조국통일위업을 완수하지 못한 채 지난 72년의 세월을 지내온 근본원인은 대만통일전쟁준비를 완성하기까지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려야 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준비가 부족했다는 말은 두 가지 작전력량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에 무력개입을 감행하는 미국 항모타격단의 대만접근을 먼 거리에서 차단하는 강력한 작전력량, 그리고 대만을 사면에서 전격 포위하고 대만해안에 상륙하는 강력한 작전력량을 마련하기까지 70여년이 걸린 것이다. 

 

중국이 그런 두 가지 작전력량을 갖지 못하였음을 보여준 사례는 제3차 대만해협위기다. 제3차 대만해협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시기는 1996년 3월 8일부터 15일까지다. 대만통일전쟁에 필요한 두 가지 작전력량을 확보하는 절실한 과제를 중국에 가르쳐준 제3차 대만해협위기를 되돌아보자.    

 

1996년 1월에 선거로 집권한 리덩후이(李登輝)를 우두머리로 하는 대만의 국가분렬세력은 미국의 사촉을 받으며 국가분렬책동에 집요하게 매달렸다. 리덩후이는 일제의 대만강점기에 일본에서 유학하다가 일본군 육군 소위로 임명되어 일제의 침략전쟁에 가담한 친일파였으며, 일제가 패망한 뒤에는 미국에서 유학하고 친미파로 변신한 대표적인 반중인사였다. 그런 그가 정권을 잡았으니, 국가분렬세력이 더욱 광분하게 되었다. 대만의 국가분렬세력이 리덩후이의 집권으로 기세가 등등해져 광분하자 중국의 인내심은 한계에 이르렀다. 그래서 중국은 국가분렬세력의 준동을 억제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단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중국인민해방군은 ‘해협 961’이라는 작전명칭으로 불린 대규모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군사작전은 다음과 같이 전개되었다.  

 

‘해협 961’ 군사작전은 1996년 2월 4일 대만과 마주한 해안지대에 150,000명의 전투병력과 방대한 규모의 군사장비를 공격형으로 전진배치하는 포진으로 시작되었다. 중국인민해방군이 그처럼 방대한 규모의 무력을 대만과 마주한 해안지대에 집결시키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렸고, 미국군 정찰위성은 그들의 동향을 집중적으로 감시했다. 

 

대만해협에 전운이 감돌던 1996년 3월 8일 중국인민해방군 로켓군은 둥펑(東風)-15 탄도미사일 3발을 대만 앞바다로 발사했다. 3발을 연속발사한 위력시위사격이었다. 제1탄은 대만 남부의 주요항구도시 가오슝(高雄) 앞바다에 떨어졌다. 제2탄은 리덩후이가 있는 타이베이(臺北) 상공을 넘어가 타이베이에 인접한 대만 북부의 주요항구도시 지룽(基隆)에서 30km 떨어진 앞바다에 떨어졌다. 제3탄은 또 다시 가오슝 앞바다에 떨어졌다. 

 

둥펑-15는 중국인민해방군이 대만군 지하전쟁지휘소와 공군기지를 파괴할 때 사용하는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20킬로톤급 전술핵탄두를 장착하고 900km를 날아가며, 타격정밀도는 15~20m에 이른다. 만일 중국이 핵탄두를 장착한 둥펑-15를 대만 상공으로 쏘아올려 30km 고도에서 터뜨리면, 엄청난 핵전자기파(NEMP)가 대만 전역을 휩쓸며 모든 반도체와 전기장치를 파손시키고, 그에 따라 대만은 미증유의 마비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런 사정은 중국이 둥펑-15를 연속발사하는 선제타격으로 대만의 전쟁수행력을 30분 만에 제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이 연속발사한 둥펑-15 탄도미사일 3발이 대만 앞바다에 떨어졌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자, 대만은 전쟁공포에 빠져들었다. 해외로 대피하려는 엄청난 인파가 타오위안국제공항과 가오슝국제공항으로 밀려들었고, 대만의 고속도로는 안전지대로 대피하려는 엄청난 차량대렬로 마비되었다. 공포와 혼란은 대만의 전쟁의지를 꺾어놓았다. 대만군은 인명손실이나 군사시설피폭 같은 물리적 피해를 전혀 입지 않았는데도 정신적 공황에 빠진 대만주민들의 처절한 모습을 보면서 전투의지를 상실했다. 

 

미사일 3발로 대만을 공포와 혼란에 빠뜨린 중국은 1996년 3월 12일 대만과 마주한 둥산다오(東山島)와 난아오다오(南澳島)에서 실탄을 사용하는 기습작전을 연습했다. 또한 중국은 1996년 3월 18일부터 25일까지 대만과 마주한 푸젠성 핑탄해협(平潭海峽)과 대만에서 멀리 떨어진 하이난성(海南省)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육해공군무력을 동원하여 대만상륙을 상정한 실전급 상륙강습훈련을 각각 진행했다. 잠수함대, 구축함대, 수호이(Sukhoi)-27 전투기편대가 상륙강습훈련에 참가하였다. 중국이 대만에서 멀리 떨어진 하이난다오에서 상륙강습훈련을 진행한 까닭은 그 섬의 해안지형이 대만의 해안지형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1999년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인민해방군 열병식에 참가한둥펑-15 탄도미사일을 촬영한 것이다. 대만해협에 전운이 감돌던 1996년 3월 8일 중국인민해방군 로켓군은 바로 그 미사일 3발을 대만 앞바다로 연속발사했다. 둥펑-15탄도미사일 3발이 대만 앞바다에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만은 걷잡을 수 없이전쟁공포에 빠져들었다. 공포와 혼란은 대만의 전쟁의지를 꺾어놓았다. 대만군은 인명손실이나 군사시설피폭 같은 물리적 피해를 전혀 입지 않았는데도 정신적 공황에 빠진대만주민들의 처절한 모습을 보면서 전투의지를 상실했다.  

 

중국이 이처럼 대만통일전쟁을 상정한 대규모 실전훈련을 전개하고 있었던 급박한 상황에서 미국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1998년 6월 21일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장문의 보도기사가 당시 클린턴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부산한 움직임을 전해준다.  

 

대만 인근 해역에 일찌감치 들어가 중국인민해방군의 동향을 감시하던 미국 공군 RC-135 정찰기와 미국 해군 9,800t급 순양함 벙커힐호는 중국인민해방군이 발사한 둥펑-15 탄도미사일 3발이 대만 앞바다로 날아가는 비행궤적을 추적한 다음, 미국 합참본부 작전상황실에 즉각 보고했다. 1996년 3월 8일 아침, 당시 미국 국방장관 윌리엄 페리(William J. Perry)는 국방장관 회의실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윌리엄 페리를 위시하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레이크(William Anthony K. Lake), 국무장관 워런 크리스토퍼(Warren M. Christopher), 중앙정보국장 존 도이취(John M. Deutch), 합참의장 존 섈리캐쉬빌리(John M. Shalikashivili)가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했다. 합참의장 섈리캐쉬빌리가 대만해협의 군사동향에 관한 정보를 설명했다. 

 

회의에서 그들 5인방은 두 가지 대응조치를 결정했다. 대만에서 320km 떨어진 해역에 이미 배치된, 주일미해군 제7함대 소속 인디펜던스호 항모타격단을 대만 동쪽 앞바다로 진입시키기로 결정했고, 페르시아만에 배치된 항공모함 니미츠호 항모타격단을 전속력으로 항해하게 하여 대만 서쪽 대만해협에 진입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미국은 두 개의 항모타격단을 대만의 동쪽 바다와 서쪽 바다에 각각 출동시켜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을 예방적으로 억제하려고 했다. 

 

그러나 미국 항모타격단이 대만해역에 출동한 것은 다른 나라에 대한 내정간섭을 금지한 유엔헌장 제2조 7항을 위반한 불법적인 군사행동이었고, 분노한 중국을 더욱 자극하여 전면전을 일으킬 수 있는 무력도발이었다. 

 

미국의 무력도발을 두려워하여 뒤로 물러설 중국이 아니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미국의 두 개 항모타격단이 대만의 동서쪽 바다에 각각 진입한 상황에서 중국은 대규모 실탄사격훈련과 대규모 강습상륙훈련을 연속 진행하면서 미국의 무력도발에 정면으로 맞섰다.   

 

1998년 6월 21일 <워싱턴포스트> 보도기사에 따르면, 1996년 3월 8일 아침 미국 국방장관 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합참의장 섈리캐쉬빌리는 당시 중국 해군의 전투력이 대만에 상륙할 수준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중국의 실전훈련이 대만통일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회의참석자들을 안심시켰다고 한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1996년 당시 중국은 대만해방에 필요한 두 종의 전략자산을 아직 갖지 못했다. 대만상륙작전을 수행할 항공모함과 상륙강습함을 갖지 못했던 것이다. 

 

 

4. 미국 전략사령부가 예상한 3자전쟁씨나리오

 

그로부터 어느덧 25년 세월이 흘렀다. 리덩후이가 유학했던 바로 그 미국 대학교(코넬대학교)에서 유학하고, 친미반중세력의 대표자로 등장한 대만총통 차이잉원(蔡英文)은 25년 전 리덩후이가 그러했던 것처럼 국가분렬책동에 광분하는 중이다. 차이잉원이 이끄는 국가분렬세력의 준동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중국은 그들의 준동을 억제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전개하는 중이다. 

 

주목되는 것은, 제3차 대만해협위기에서 군사적 교훈을 찾은 중국이 지난 25년 동안 자기의 군사적 장점을 더욱 보강, 확대하고, 자기의 군사적 결점을 극복, 해소하는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사실이다. 그 노력은 다음과 같은 성과를 가져왔다. 

 

1) 1958년 8월 23일 제2차 대만해협위기가 조성되었던 때, 미국은 10~15킬로톤급 전술핵폭탄을 탑재한 함재기를 실은 항공모함을 중국 푸젠성 샤먼(廈門) 앞바다로 들이밀었다. 당시 미국 대통령 드와잇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는 미국 군부의 핵공격 건의를 수락하지 않았지만, 제2차 대만해협위기를 전후로 하여 미국은 중국에 대한 핵공격계획을 수립했고, 그에 따라 괌(Guam), 대만, 일본 오끼나와, 필리핀, 그리고 한국에 각종 전술핵탄을 다량배치하고 핵공격준비를 완료했다. 이런 경험은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을 수행하기 전에 미국의 핵공격을 예방할 핵억제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었는데, 1996년 제3차 대만해협위기 이후 중국은 미국의 핵공격을 원천봉쇄할 강력한 핵억제력을 보유했다.    

 

2) 중국은 2개 항모전투단을 보유했다. 중국 항모전투단은 항공모함 1척, 핵추진 잠수함 2척, 구축함 4척, 호위함 12척, 보급함 1척으로 편성되었다. 그에 비해, 미국 항모전투단은 항공모함 1척, 핵추진 잠수함 2척, 순양함 1척, 구축함 2척, 보급함 1척으로 편성되었다. 무력편성을 비교하면, 중국 항모타격단이 미국 항모타격단보다 우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의 2개 항모전투단은 전시에 대만을 포위하고, 미국 항모전투단의 대만접근을 차단할 것이다. <사진 4>    

  

▲ <사진 4> 중국은 2개 항모전투단을 보유했다. 위의 사진에 나타난 항공모함은 랴오닝호다. 중국 항모전투단은 항공모함 1척, 핵추진 잠수함 2척, 구축함 4척, 호위함 12척,보급함 1척으로 편성되었다. 미국 항모전투단은 항공모함 1척, 핵추진 잠수함 2척, 순양함 1척, 구축함 2척, 보급함 1척으로 편성되었다. 무력편성을 비교하면, 중국 항모타격단이 미국 항모타격단보다 우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만통일전쟁이 일어나면,중국의 2개 항모전투단은 대만을 포위하고, 미국 항모전투단의 대만접근을 차단할 것이다.  ©

 

3) 2021년 3월 5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 보도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전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해군력을 보유했다고 한다. 미국 해군 정보실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5년에 255척이었던 중국의 군함은 2020년 말까지 360척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미국의 군함건조기간은 3년인데, 중국의 군함건조기간은 6개월이므로, 군함건조속도에서 미국은 중국을 따라가지 못한다. 중국 해군력은 지난 20년 동안 3배나 장성했는데, 양적 증대만이 아니라 질적 발전도 이루어졌다. 이를테면, 중국 해군이 2020년에 실전배치한 13,000t급 055형 구축함은 미국 해군이 보유한 9,800t급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보다 화력타격력이 더 강하며, 스텔스기능, 미사일요격능력, 전자전능력, 대잠수함작전능력을 두루 갖췄다. 중국 해군력이 이처럼 급속히 증강된 것은 대만통일전쟁에 결정적으로 유리한 요인이다. 

 

4) 중국은 대만상륙에 필요한 각종 상륙함선을 다음과 같이 보유했다.

- 25,000t급 071형 상륙수송함 8척 

- 30,000t급 075형 강습상륙함 3척

- 4,000t급 072형 상륙함 3척 

- 4,800t급 072A형 상륙함 15척 (이 상륙함은 기존 130mm 함포를 떼어내고, 200mm 전자가속포[railgun]를 장착했다. 최첨단 무기인 전자가속포를 실전배치한 나라는 중국과 미국밖에 없다.)  

- 공기부양상륙정 50척

- 6,000t급 815형 전자정찰선 8척

 

5) 중국은 대만상륙전에 참가할 륙전대를 대폭 증강했다. 중국 륙전대는 지난 시기 2개 여단에 10,000명이었는데, 오늘에는 6개 독립려단에 35,000명으로 늘었다. 중국 륙전대는 100대의 작전헬기와 무인항공기를 장비했으며, 항공병려단과 공중돌격대대도 새로 편성했다. 중국의 상륙작전능력이 이처럼 증강된 것은 대만상륙준비가 완료되었음을 의미한다. 

 

6) 제3차 대만해협위기에서 중국이 절감한 것은, 중국인민해방군의 대만상륙을 가로막은 미국 항모전투단을 격침시킬 결정적인 타격수단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중국은 대만 인근 해역으로 접근하는 미국 항모전투단을 격침할 타격수단과 타격전법을 개발하는 데 힘썼다. 중국이 항모격침무기로 개발한 것은 사거리가 4,000km인 둥펑-26B 반함선탄도미사일과 사거리가 1,800km인 둥펑-21D 반함선탄도미사일이다. 중국은 2020년 8월 이 두 종의 지대함미사일을 시험발사하여 수 천 km 떨어진 남중국해에서 이동하는 표적선박을 한 방에 격침시키는 놀라운 타격력을 과시했다. 이 반함선탄도미사일은 구축함에 장착되어 미국 항모전투단의 대만접근을 차단하게 된다. 

 

2008년 5월 13일 미국의 핵무력분석가 핸스 크리스텐슨(Hans M. Kristensen)은 ‘대만위기 속의 핵무기(Nukes in the Taiwan Crisis)'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 논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 전략사령부가 1994년에 작성한 2개의 중국전쟁씨나리오다. 2개의 중국전쟁씨나리오 중에서 첫 번째 씨나리오는 미국이 중국과 조선을 동시에 상대하여 싸우는 조중미전쟁씨나리오이고, 두 번째 씨나리오는 미국이 중국만을 상대로 싸우는 중미전쟁씨나리오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이 중국과 조선을 동시에 상대하여 싸우는 3자전쟁씨나리오가 미국 전략사령부에서 작성되었다는 사실이다. 조중미 전쟁씨나리오를 조선과 중국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조선의 조국통일전쟁과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이 동시에 일어나는 2개 전쟁 씨나리오로 보인다. 

 

미국 전략사령부가 작성한 조중미 3자전쟁씨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3자전쟁씨나리오에 따르면, 미국은 조선에게 “적합하게 계획된 대응(adaptively planned response against NK)"을 하고, 중국에게 대규모 공격이 아닌(not a full scale attack against China)” 제한적인 공격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3자전쟁씨나리오에 따르면, 미국 전략사령부는 조중미 3자전쟁에서 전술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시 말해서, 미국 전략사령부는 조중미 3자전쟁에서 조선과 중국에게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고, 재래식 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미국 전략사령부가 조중미 3자전쟁에서 사용할 것으로 예정한 재래식 무기는 공중발사순항미사일과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이다.  

 

요즈음 중국과 미국이 대만문제를 놓고 무력대치국면을 차츰 격화시켜가고 있는 군사상황은, 중국의 대만통일전쟁과 조선의 조국통일전쟁이 동시에 일어날 것을 예고하는 뚜렷한 징후로 보인다. 미국 전략사령부도 조중미 3자전쟁씨나리오에서 그런 징후를 예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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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아버지 잃은 가족은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두 바퀴 배달 인생의 죽음] ③ 업무 인과관계보다 도로법 위반만 따지는 산업재해

[두 바퀴 배달 인생의 죽음] ① 배달원 남편의 사망, 비극은 멀고 현실은 가까웠다② 배달하다 사망한 아빠가 범죄자로 낙인 찍혔다

 

"화가 나는 건, 남편의 산업재해를 심의하는 위원들의 면면이었어요. 남편이 하는 배달 일을 하나도 모르더라고요. 그런데도 어떻게 심사를 하지 싶더라고요. 위원들은 의사 아니면 변호사들이었어요. 이들이 우리 같은 어려운 사람들 처지는 알까요?" 
 

 

김성연(가명, 44) 씨의 남편 이주성(가명, 당시 53) 씨는 오토바이로 배달 일을 하다 사망했다. 일하다 사망했으나 산업재해로 인정받지 못했다. 도로교통법 위반이 이유였다. 배달 중 불법으로 차선 변경을 하다 차량에 부딪혀 사망했다.

 

김 씨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였다. 불법 차선 변경이 사망의 직접적 원인일지는 모르나, 남편이 그렇게 불법을 할 수밖에 없는 배달업의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누가 자신이 죽을 줄 알고도 불법을 저지를까.

 

더구나 하루아침에 가장을 잃었다. 김 씨와 남편 사이에는 열일곱과 열아홉 딸이 있었다. 김 씨가 산업재해보상보험재삼사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한 이유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도로교통법 위반이 발목을 잡았다. 이에 굴하지 않고 김 씨는 재심사 청구까지 제기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프레시안(허환주)

어디까지를 '범죄행위'로 규정할 수 있나


 

산재보험은 일반적으로 '무과실책임주의'가 적용된다. 재해 발생에 있어 노동자나 사업주의 잘못이 있건 없건, 재해와 업무 간 인과관계가 있으면 산재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게 골자다. 노동자의 과실이나 부주의가 있더라도 보상을 해준다는 이야기다.


 

단, 예외조상을 두었다. 산재보험법 제37조 제2항에는 '근로자가 고의, 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 질병, 장해, 또는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라고 명시돼 있다.


 

즉, 일하다 사망해도 그 원인이 범죄행위일 경우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애매한 것은 어디까지를 '범죄행위'로 규정할 수 있느냐다.


 

일례로 산재보험법에는 '범죄행위' 이외에도 '고의, 자해행위'가 원인이 된 재해도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그렇지만 이들 '고의, 자해행위'로 사망한 노동자가 산재를 인정받지 못하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자살이 대표적이다. 자실은 대표적인 '고의, 자해행위'이나 예외로 '업무상 사유'와 연관이 있을 경우, 산재로 인정해준다. 업무상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앓다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괴로워하다가 자살한 경우 등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

 

마찬가지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근로복지공단에서는 불법차선 변경이나 신호등 위반 등의 가벼운 도로교통법 위반은 '범죄행위'로 판단하지 않았다. 이러한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사망한 배달 노동자들은 대부분 산재로 인정받았다. 업무상 인과관계를 '범죄행위'보다 우선해서 따져봤기 때문이다.


 

인과관계보다 도로법 위반만 따지는 산업재해


 

자료를 보면 이는 명확히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2017~2020년 퀵서비스(배달앱) 재해조사'를 보면 2017년 한 해 동안 총 3명의 사망 배달원이 산재를 신청했고, 이 중 2명이 산재 승인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이들 산재 승인 받은 두 명 모두 불법, 즉 도로교통법 위반을 하다 사망했다는 점이다.

 

A : 재해자는 배달을 위해 00면 소재지 방면에서 00군 방면으로 편도 1차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중앙선을 넘었고, 이때 반대 방향에서 진행하던 포터 차량과 충돌해 사망했다. 

B : 재해자는 배달을 완료한 후, 다른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던 중 직진신호에서 불법으로 좌회전을 하다가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버스와 충돌해 사망했다.


 

그런데 2020년으로 넘어오면서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온다. 2020년 한 해 동안 16명의 사망 배달원이 산재를 신청했는데, 이중 11명이 산재 승인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2017년과는 달리 산재 승인 받은 11명 중 단 한 명만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사망했다는 점이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도로교통법을 위반하다 사망했을 경우, 산재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의미도 된다. 실제 자료를 보면 2020년에 불승인된 5건 중 4건에서 도로교통법 위반 사실이 포함돼 있었다.(나머지 한 건도 무면허 내지는 헬멧 미착용 등으로 추정된다) 

불과 3년 만에 산재 불승인 요건으로 작용하는 '범죄행위' 분야에 '도로교통법 위반'이 포함된 셈이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고용노동부는 2019년 8월, '법령위반으로 발생한 사고의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지침)'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과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 위원장에게 보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2항에 규정된 '범죄행위' 관련해서 '별도의 규정이 없어 법령위반으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실무처리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며 도로교통법 위반을 '범죄행위'에 넣어서 산업재해 유무를 판단하라는 것이었다.


 

이후부터 산재 유무를 따질 때, 자살처럼 인과관계를 따지기 보다는 도로법 위반 여부만을 우선시해서 따지는 식이 된 셈이다. 

그에 따라 이 시기와 맞물려 산재 불승인 건도 대폭 증가했다. 배달앱 사망자 산재 관련, 2017년과 2018년에는 1건에 불과했던 불승인 건이 2019년에는 3건, 2020년에는 5건으로 늘어났다.


 

전체 배달앱 산재 신청 건수와 불승인 건수를 비교해보면, 이는 보다 확연히 드러난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11건과 8건이 불승인 됐으나 2019년에는 58건, 2020년에는 2배가 넘는 130건으로 증가했다.

 

▲ 배달앱 산재 통계 자료. ⓒ김주영 의원실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은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산재를 인정받지 못한 배달 노동자들은 자비로 병원비를 내야 할 뿐만 아니라, 다쳐서 쉬는 동안 수입은 제로가 된다.

다치기만 하면 다행이다. 사망할 경우엔 답이 없다. 하루아침에 남편을,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들은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한 푼이라도 있어야 아이들 대학교를 보내지 않겠어요? 남편이 그렇게 가고 나서 이렇게 뼈 빠지게 일해도 아이들 등록금은 못 대요. 절대로요. 그런 우리에게 아빠의 산재 보상금은 희망이었어요. 그래서 산재 재심의도 요청하고, 없는 돈에 변호사 비용까지 써가면서 소송까지 진행했죠. 남편이 죽고 저 혼자만 남았다면 이렇게 하지는 않았어요. 아이들은 아니지 않나요. 대학도 가야 하는데... 아이들이 꿈을 꾸지 못할까봐 그게 너무 싫었어요. 아이들에게 대학은 꼭 가야 한다고 했어요. 대학이 전부는 아니지만. 행여 꿈을 포기할까봐 걱정됐거든요. 만약 다른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것을 지지하고 끌어주고 싶어요. 무엇이든 아이들이 돈 때문에 포기하는 게 싫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막막하기만 해요."


 

오토바이 배달 사고로 남편을 잃은 김성연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남은 건 빚뿐이었다. 식당에서 하루 12시간 일하면서 한 달 230만 원 받는 게 수입의 전부다. 두 딸은 이제 20살, 22살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41819591109320#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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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출범 3개월 지났지만… '4월 수사' 착수 어려울 듯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04/19 07:55
  • 수정일
    2021/04/19 07:5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공수처, 인력 부족으로 수사 지연 불가피한 상황
수사1∼3부·공소부 등 총 4개 부로 구성돼
당분간 조직 정비하는데 주력할 것
부서구성·검사 교육 등 과제 산적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6일 정부과천청사&nbsp;공수처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명장 수여식에서 부장검사 2명, 평검사 11명 등 13명의 검사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6일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명장 수여식에서 부장검사 2명, 평검사 11명 등 13명의 검사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공식 출범한 지 3개월 만에 검사 임용 절차와 업무 분담 등 조직 정비를 마쳤다. 다만 정원 미달과 검사 교육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데다 기초적 수사 여건을 구성하고 얼마 되지 않아 ‘4월 수사’ 착수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수처는 김성문·최석규 부장검사를 각각 수사부장으로 임명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출신인 김 부장검사는 수사를 전담, 판사 출신인 최 부장검사는 수사부장에 공소부장을 겸임하는 구조다.

 

수사1∼3부·공소부 등 총 4개 부로 구성된 공수처는 이번 임용에서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해 임시 겸임 체제를 구성한 셈이다. 두 부장검사가 수사1∼3부 중 어느 곳의 부장을 맡는지는 추후 직제 편성 작업이 완료된 뒤 공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직 개편으로 수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대신 내부 조직 정비 등 외형상 수사 체계를 갖추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공수처가 ‘1호 수사’ 사건을 발굴해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공수처가 접수한 사건 중 검·경이 수사하기 적절하지 않은 사건을 선별해 돌파구를 찾는다는 것이다.

 

검·경과의 협의 과정에서 공수처법에 규정된 ‘사건이첩 요구권’을 발동해 다른 수사기관의 사건을 가져오면서까지 갈등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는 수사기관에 대한 구속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첩 기준 등을 정하기 위해 자문위 차원에서 공수처법 개정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공소권을 둘러싼 검찰과 신경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특혜 조사’ 등 논란이 계속돼 진통을 겪었다.

 

공수처가 접수한 고소·고발 사건은 지난 16일 기준으로 총 888건으로, 오는 19일 검사별로 배당해 공소시효 임박 사건부터 검토하기로 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이 유력한 1호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주요 피의자인 이규원 검사를 재판에 넘긴 상황이다.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유출’ 사건도 1호 사건 후보지만, 김진욱 공수처장은 이 사건 처리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두 사건 모두 공수처가 주도권을 잡지 못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공수처가 직접 선별한 사건이 아닐뿐만 아니라, 검찰을 거쳤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1호 수사’ 대상은 시민단체가 고발한 ‘부산 엘시티 특혜 분양 봐주기’ 수사 의혹과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술 접대를 받고도 불기소 처분된 검사 사건 등으로 좁혀진다. 경찰 관련 사건 중에는 골프 접대 의혹이 제기돼 경찰청 본청 감찰을 받고 있는 A치안감 사건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 착수 시기도 이목을 끈다. 김 처장은 본래 ‘4월 중 수사’를 공언했지만, 검사를 정원의 60%가량 확보한 데 그쳤고, 수사 경험이 있는 검찰 출신은 4명뿐이라 지연이 불가피하다. 

 

또 권력형 범죄 수사 경험이 있는 특수통 검사 출신도 전무해 비검찰 출신 9명에 대한 수사 실무 교육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 경기신문 = 김민기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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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한국 여성 가방에 불, 그 다음 생긴 뜻밖의 일

[깨는 여자들 ③] '매디캡' 띄운 매들린 박... "뉴스 보고 정말 화가 났다"

21.04.19 07:01l최종 업데이트 21.04.19 07:01l
행동으로 세상에 균열을 일으키는 여성들이 있다. 당연한 틀을 갈라지고 터지게 만든 그들의 용기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편집자말]

  "나와 같은 나이의 한국 여자 가방에 대낮에 불이 불었다는 기사를 보고는 더 불안해졌어요."

지난 3월 30일 오전 8시 35분(현지시간), 뉴욕 지하철역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한 남성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 여성 뒤로 다가가 그녀의 배낭에 불을 붙였다. 피해자는 지하철에 올라타 다른 승객들이 그 사실을 알려주기 전까지 자신의 배낭에 불이 붙은 줄도 몰랐다고 했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이 사건을 동양 여성에 대한 증오 범죄로 보도했다. 동시에 이 사건은 증오범죄에 노출된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택시비를 지원하는 '매디 캡'(Maddy Cab, 매디는 박씨의 애칭) 캠페인의 발단이 됐다.

이 캠페인을 시작한 매들린 박(29, 한국 이름 박나진)씨는 14일 <오마이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해당 뉴스를 접하고 화가 치밀었다고 했다. 

"정말 화가 났어요. 터무니없고 비논리적인 외국인 혐오증에서 비롯된 분별 없는 증오 범죄니까요."

행동
 

큰사진보기 매들린 박씨는, 증오범죄에 노출된 뉴욕 내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택시비를 지원해주는 '매디 캡'을 시작했다. 이틀 만에 1억 원이 넘는 후원금이 모였다.
▲  매들린 박씨는, 증오범죄에 노출된 뉴욕 내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택시비를 지원해주는 "매디 캡"을 시작했다. 이틀 만에 1억 원이 넘는 후원금이 모였다.
ⓒ 매들린 박 인스타그램(@cafemad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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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일어났던 증오 범죄 뉴스를 접하면서 박씨가 느꼈던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그는 "무서웠다"고 했다. "인종차별 증오범죄 뉴스가 많이 나오다 보니 지하철 탈 때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 자신과 같은 나이의 여성이 피해를 당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처음 들었던 생각 또한 "앞으로 지하철 대신 택시를 타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학생 시절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한다.  "학생 때 항상 돈을 아끼려고 지하철을 타고 걸어 다녔거든요. 이런 학생들이 많을 거 같아서 속상했어요. 택시 탈 돈만 있으면 (일단은) 안전할 수 있을 텐데..." 


그는 행동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카페 매디 캡' 계정을 개설했다. 그리고 필요할 경우 택시를 이용하고 자신에게 비용을 청구하라며 2000달러(약 223만원)을 내놓았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지하철을 이용해야 하는 뉴욕의 아시아계 여성, 노인, 성소수자들은 택시를 타고 비용을 청구하세요. 40달러(약 4만5천원)씩 택시비를 지원하겠습니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동참이 이어졌다. 지난 11일 기준 전국 각지에서 모인 돈은 12만 5435달러(약 1억 3983만원)에 이른다. 그 돈으로 1122명에게 택시비를 지급했다. 

지지
 
큰사진보기 매들린 박씨는, 인스타그램 계정(@cafemaddycab)을 통해 '매디 캡' 시작을 알렸다.
▲  매들린 박씨는, 인스타그램 계정(@cafemaddycab)을 통해 "매디 캡" 시작을 알렸다.
ⓒ 매디 캡 인스타그램(@cafemaddyc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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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자신의 행동에 많은 사람들이 뜻을 함께 한 것에 대해 "정말 놀랐다"고 했다. 

"(아시안 증오범죄) 뉴스 영상을 보면서 아무도 우리를 보호하지 않고 눈앞에서 폭행을 당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 것 같은 절망감을 느꼈어요.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지난 몇 달 동안 찾을 수 없었던 '희망'을 이 캠페인을 통해 봤습니다. 기부금이 쉬지 않고 들어오는 걸 보면서 우리가 안전했으면 좋겠는 사람이 참 많구나 느꼈어요. (이 캠페인으로) 모든 사람이 우리의 고통을 외면하는 방관자가 아니라는 것을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캠페인을 진행하며 박씨가 내 건 기치는 'We've got your back(걱정 마, 우리가 있잖아)'이었다.

"매디 캡은, 우리가 고통 속에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줘요. 사람들은 서로를 지지하기 위해 함께 모일 것입니다. 이것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생각해요." 

매디 캡 이용자들은 다종다양하다.

"병원에 매일 출퇴근하는 간호사분들도 많고요. 부모님을 병원에 모셔다드리고 싶은 사람, 밤에 나왔다가 안전하지 않은 것 같은 생각에 택시를 부른 사람, 코로나 백신을 맞으러 가는 사람, 지하철을 타려다 수상한 사람을 보고 뛰쳐나와서 택시를 탄 사람... 엄청 많은 거 같아요. 다들 밖에 나가면 불안한 심정이라고 하네요."

균열

15년 전 미국으로 이민 와 뉴욕에서 치과의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한국 사람이 많은 뉴저지 뉴욕에서 자라 요즘처럼 심한 인종차별은 겪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코로나는 작년에 시작했는데 왜 이제 와서 갑자기 아시안 증오범죄가 늘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에요. 어떤 사람은 (아시안 증오범죄는) 똑같이 많았는데 보도가 안됐을 뿐이라고 하는데, 몇 주 전 총기사건을 보면 심해지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을 거 같아요. 작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로 흑인 인종차별부터 이제는 아시안 인종차별까지... 너무 안 좋은 일로 이슈가 많이 된 만큼 이제 변화할 차례인데, 변화가 생기는지는 두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매디 캡을 통해 개인적 변화를 일궈낸 그녀의 최종 목표는 "매디 캡이 최대한 빨리 필요 없게 되는 것"에 있다.

"정부는 우리가 더 안전하게 느끼도록 돕기 위해 개입해야 합니다. 관리들과 정치인들은 아시아 증오 범죄와 외국인 혐오증을 정치적으로 비난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뉴욕에서 지하철 승강장과 거리가 더 안전하게 느끼도록 돕기 위한 시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필요할 때까지 계속 매디캡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뉴욕이 안전해져서) 더 이상 매디캡이 필요하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독립편집부 = 이주연·이정환 기자 facebook.com/ohmy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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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귀천의 일과 법] 노동인권교육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발행2021-04-18 17:01:31 수정2021-04-18 17: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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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차 방위비분담협정, 정부 발표의 기만을 폭로한다

거짓과 기만으로 점철된 11차 방위비분담협정(상)

21.04.17 19:43l최종 업데이트 21.04.17 19:43l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로버트 랩슨 주한미국대사 대리가 8일 외교부청사에서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문에 서명하고 있다
▲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로버트 랩슨 주한미국대사 대리가 8일 외교부청사에서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문에 서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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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8일, 정부는 미국과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아래 특별협정) 정식 서명을 마치고 13일,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서명 일시와 장소를 막바지까지 비밀에 부치는 모습에서 정부 스스로가 이번 제11차 특별협정에 대해 얼마나 당당함을 잃고 있는가를 여실히 엿볼 수 있었다.

정부 태도에서 보듯이 제11차 특별협정은 이전에 체결된 그 어느 특별협정보다도 미국의 한국 갈취를 보장하고 한국의 미국 퍼주기로 점철됐다. 이에 국회가 제11차 특별협정 비준 동의안을 부결시킴으로써 국민 기대에 부응하고 국익을 지킬 수 있길 바라면서 절박한 심정으로 제11차 특별협정에 담긴 거짓과 기만, 불법성을 밝히고자 한다.

3월 10일, 외교부는 제11차 특별협정 타결 결과를 발표하면서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총액은 2019년도 수준으로 동결한 1조389억 원"으로 2020년에 "미측에 선지급된 인건비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발생에 따라 특별법으로 근로자에게 지급된 생계지원금 일체(총 3144억 원)를 2020년도 분담금 총액에서 제외하고 실제 미측에 전달되는 2020년 방위비 총액은 7245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2021년도 (방위비분담금) 총액은 2020년 대비 13.9% 증가된 1조1833억 원"으로 13.9%는 "2020년도 국방비 증가율 7.4%와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확대에 따른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 6.5%를 더한 것으로, 13.9%라는 수치는 제도 개선에 따른 인건비 증액분을 감안한 예외적인 증가율이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발표엔 제11차 특별협정 타결 결과를 뒤집을 만큼의 결정적인 오류와 기만이 숨어 있다. 그리고 이는 바이든 정권의 갈취와 문재인 정권의 퍼주기를 위한 것으로, 국회가 제11차 비준 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할 이유기도 하다. 
  
첫째,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은 동결이 아니라 무려 41.5%↑
 
동결이 아닌 41%가 인상된 2020년 방위비분담금 정부 발표에는 4,307억원이 누락되어 있다
▲ 동결이 아닌 41%가 인상된 2020년 방위비분담금 정부 발표에는 4,307억원이 누락되어 있다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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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제11차 특별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협정 공백 상태에서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으로 이미 인건비 3144억 원과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명목의 4307억 원을 선지급했다. 이는 국방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이 1조389억 원으로 동결되기 위해서는 인건비 3144억 원만 제외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4307억 원도 제외하고 2938억 원만 미국에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정부 발표대로 7245억 원을 주게 되면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총액은 1조389억 원(3144억+7245억)이 아니라 1조4696억 원(3144억+4307억+7245억)이 되어 2019년도 대비 무려 41.5%나 인상해 주게 된다. 41.5%는 트럼프 정권이 요구했던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인상률 50%에 불과 8.5% 못 미치는 수치다.
 
2020년 선 지급된 4,307억원의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출처 : 국방부 홈페 정부는 2020년에 인건비뿐 아니라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도 집행했지만 이를 누락시키고 있다.
▲ 2020년 선 지급된 4,307억원의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출처 : 국방부 홈페 정부는 2020년에 인건비뿐 아니라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도 집행했지만 이를 누락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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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정부는 2020년에 이미 집행된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4307억 원은 제8차/9차 특별협정 제5조와 제10차 특별협정 제7조에 따른 지급이라고 해명한다(평통사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2021년 4월 7일자 국방부 답변). 제10차 특별협정 제7조는 "이 협정의 종료는 이 협정의 합의된 절차에 따라 매년 선정되었으나 이 협정 종료일에 완전하게 이행되지 않은 모든 군수비용 분담 지원분 또는 군사건설 사업의 이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8차/9차 특별협정 제5조도 동일한 내용이다.

그러나 이는 제10차 특별협정으로 지급된 비용 안에서의 계속 집행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10차 특별협정에서 책정된 비용을 넘어서서 사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제10차 특별협정 제7조에 따른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계속 집행은 2019년도 방위비분담금 중 2020년도로 이월된 액수 내에서만 가능하다. 2020년도로 이월된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는 각각 93억 원과 91억 원으로 총 184억 원(2021년 국방예산 설명자료)이며, 이 액수 내에서만 계속 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10차 특별협정 제7조는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로 4307억 원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로 되지 않는다.

한편 국방부는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로 4307억 원을 선지급한 비용의 재원을 미집행 방위비분담금으로 밝혔다(평통사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국방부 답변 2021.4.7).미집행(미지급) 방위비분담금이란 이전 특별협정 체결로 한국이 미국에 지급하기로 합의한 방위비분담금 중에서 지금까지 미국에 지급하지 않은 액수(2019년 말 현재, 군사건설비 9079억 원, 군수지원비 910억 원, 총 9989억 원, 평통사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국방부 답변 2020.10.11)를 말한다.

그러나 정부가 미집행 방위비분담금에서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로 4307억 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하더라도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총액과 인상률이 1조4696억 원, 2019년도 대비 41%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으며, 동결이라는 정부 발표가 거짓이었음을 정부 스스로 확인해 주는 것이다.
 
평통사의 정보공개청구 결과 미국에 추가지급한다는 7,245억 원에 누락된 4,307억 원
▲ 평통사의 정보공개청구 결과 미국에 추가지급한다는 7,245억 원에 누락된 4,307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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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종료된 제10차 특별협정과 그 이전 특별협정 기간에 발생한 미집행금으로 제11차 특별협정 기간의 방위비분담금을 지급하는 것이 정당하며, 합법인가? 그렇지 않다. 매 특별협정이 종료되어 효력이 상실되면 매 특별협정 기간에 발생한 미지급금지급 의무도 소멸된다. 그 이후 한국은 새롭게 체결된 특별협정에 따른 의무만 이행하면 된다.

이 때문에 제10차 특별협정 제7조처럼 특별협정이 종료되더라도 소멸하지 않을 방위비분담금을 이월금으로 특정해 그에 한정해 사업의 계속성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매 특별협정이 종료된 후에 동 기간의 미지급 방위비분담금을 계속 지급해야 한다면 한국은 새롭게 체결된 특별협정뿐만 아니라 이미 종료된 특별협정들에 의해서도 동시적으로 구속을 받게 된다. 이는 신법이 구법에 우선하는 법원칙에 어긋나며, 또한 2개, 3개의 특별협정에 의한 2중, 3중의 의무를 계속적, 동시적으로 지게 된다는 점에서도 타당성이 없으며, 결코 용인될 수 없다.

따라서 제10차 특별협정 또는 그 이전 특별협정 이행 과정에서 발생한 미지급금을 제10차 특별협정이 종료된 이후인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으로 지급할 수 없다. 실제로 거의 매년 감액 편성과 불용액에 따른 미지급금이 발생했지만 미국이 이의 지급을 공식 요청한 적이 없으며, 한국 정부가 이를 지급해 주기 위해 별도의 예산을 편성한 적도 없다. 정부가 2020년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로 지급한 4307억 원이 미지급금에서 지급한 것이라고 공식 밝힘으로써, 오로지 문재인 정권만 주지 않아도 되고 전례도 없는 미지급금까지 미국에 챙겨주는 한편 이를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총액에서 누락시켜 마치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이 동결된 것인 양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은 인상률(41%)과 인상액(4307억 원)에서 역대 단연 최고다.

둘째, 인상율 13.9% 중 인건비 인상률 6.5%는 거짓이다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최저배정비율을 75%에서 85%로 상향 조정하는 데 따른 6.5%, 675억 원(외교부 보도자료, 2021.3.10)의 2021년도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인이 발생하는지를 밝히기 위해서는 2020년도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총액과 한미 간 분담비율에 따른 한국 부담 액수(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총액의 75% 이상, 2019년도 89%),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배정액(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총액의 75~85%와 동일)과 집행액 등이 밝혀져야 한다.

그러나 2020년도는 특별협정 공백 기간이자 무급휴직 등으로 방위비분담금이 정상적으로 집행되지 못한 해다. 따라서 2021년도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인상률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배정액 등이 밝혀져야 하지만 국방부는 이 액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평통사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국방부 답변2020.10.30). 국방부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부는 정확한 근거 자료도 없이 6.5%, 675억 원이라는 2021년도 인건비 상승분을 산정해 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인건비 증가율 6.5%는 거짓 간단한 수식조차 틀리며 2배 이상 부풀린 인건비 인상률
▲ 인건비 증가율 6.5%는 거짓 간단한 수식조차 틀리며 2배 이상 부풀린 인건비 인상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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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정부가 주장하는 인건비 6.5%와 675억 원의 인상 요인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2020년도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총액이 6750억 원이 되어야 한다(6750×0.85-6750×0.75=675억 원). 그러나 6750억 원은 2019년도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총액 5641억 원('2019 연례집행보고서', 주한미군)의 1.2배로 1109억 원이나 부풀려진 액수이며, 2020년도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추정치 5707억 원(2019년보다 137명 줄어든 근로자 수, 평통사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국방부 답변, 2021.4.2.)와 2.8% 임금 인상률(주한미군 한국인 노조 확인)의 약 1.18배로 1043억 원이나 부풀려진 액수다.

그러나 정부는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총액 1조389억 원에 인건비 상승률 6.5%를 적용해 2021년도 인건비 상승분 675억 원을 산정했다. 이런 계산 방식은 인건비 인상률을 2배 이상 늘린다. 전체 방위비분담금 총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통상적으로 평균 40% 안팎(2019년도는 48%)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장하는 인건비 상승률 6.5%는 최소 2배 이상 부풀려진 것이다.
 
방위비분담금 구성항목 인건비는 통상 방위비분담금의 40%
▲ 방위비분담금 구성항목 인건비는 통상 방위비분담금의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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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미는 방위비분담금 총액을 소요에 기반해 산정하지 않는다. 한미 간 협상을 통해 총액에 먼저 합의한 후 그 총액을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로 배정한다. 따라서 인건비 인상률을 별도로 계산해 이를 전체 인상률에 덧붙이지 않는다. 이러한 인상률 산정 방식은 방위비분담금 역사상 처음 있는 이례적인 일이다. 인건비 최저 배정비율 상향 조정에 따라 한국 부담 액수와 비율이 늘어나 방위비분담금 중에서 인건비 배정 액수와 비중을 늘릴 필요가 발생하더라도 군사건설비나 군수지원비 배정 비중과 액수를 낮추면 방위비분담금 총액을 늘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정부가 주장하는 2021년 675억 원, 6.5%의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인상 요인은 객관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결국 675억 원의 인건비 상승은 트럼프 정권이 요구했던 50% 인상률을 맞추기 위해 역으로 꿰맞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2020년도에 근거 없이 올려준 4307억 원(41.5%)과 2021년도에 근거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올려주는 675억 원(6.5%)를 더하면 4982억 원으로 2019년도 방위비분담금 1조389억 원의 48%에 달한다. 제11차 특별협정 기간의 사실상 첫해인 2021년도에 맞춰 50%, 5195억 원에 약간 못 미치는 액수를 올려주는 것이다.

셋째, 결국 미국이 이중의 방위비분담금 인상 효과를 누리도록 하려는 것

6차 특별협정(2005년)은 인건비 배정비율 하한선을 71% 이하로, 9차 특별협정( 2009년)은 71% 이하에서 75% 이하로, 10차 특별협정(2019년)은 75%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 왔고, 그때마다 정부와 국회는 한국인 노동자 고용안정에 기여하게 되었다고 평가해 왔다. 그러나 2007년, 2014년, 2018년의 무급휴직 위협, 2020년의 최초 무급휴직 단행 사례에서 보듯이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이 한국인 노동자의 고용안정에 기여하게 되었다는 정부와 국회의 평가는 잘못이었음이 판명됐다.

한국인 노동자 고용안정을 가장 크게 위협했던 2020년 무급휴직이 인건비 배정비율 하한선을 75% 이상으로 올린 10차 특별협정 하에서, 특히 인건비 최저배정비율을 89%까지 최고로 올린 2019년 후 발생했다는 사실은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이 한국인 노동자의 고용안정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음을 잘 말해 준다.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하한선은 85%로 상향 조정한 후에도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과 관련한 상황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제11차 특별협정처럼 체결이 지연될 경우 주한미군은 또다시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15%의 재정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핑계를 대며 무급휴직 위협을 가하고 2020년 무급휴직 사례처럼 한국 정부가 선지급하고 나중에 보전받는 상황을 재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2020년 무급휴직 사례와 특별협정에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선지급을 명문화한 것은 오히려 미국이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지급에 관한 스스로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한국에 떠넘기고 한국 정부가 이를 떠안은 잘못된 선례를 정당화해 준 것이다.

한편 눈여겨보아야 할 지점은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이 미국의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부담을 크게 낮춘다는 사실이다. 2019년도에 한미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를 각각 88.7%와 11.3%로 분담했다. 2018년에 미국은 규정보다 많은 35%를 분담해 2010억 원을 부담했던 것을 2019년도에 11%로 미국의 분담비율을 낮춰 부담 액수를 637억 원으로 낮춤으로써 전년 대비 무려 1373억 원이나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었다(2018년/2019년 '방위비분담금 연례 집행보고서, 주한미군). 이는 2019년도 방위비분담금 인상액 787억 원의 1.7배가 넘는 큰 액수로 미국은 사실상 약 2160억 원, 22.5%의 방위비분담금의 인상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협정 서명식 규탄하는 평통사 회원들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서명이 열린 4월 8일, 외교부 정문에서 '거짓과 기만으로 점철된 11차 협정 서명을 멈춰라'라며 규탄
▲ 협정 서명식 규탄하는 평통사 회원들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서명이 열린 4월 8일, 외교부 정문에서 "거짓과 기만으로 점철된 11차 협정 서명을 멈춰라"라며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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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제11차 특별협정 기간(2020~2026년)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최근 10년 간 한국인 근로자 평균 수(8721명)와 평균 임금 인상률(1.84%)을 적용해 2021~2025년 기간의 인건비 총액을 계산하면 총 3조659억 원이다. 여기에 한국 부담비율 75%와 85%를 적용해 그 차액을 구하면 총 3066억 원(2021년 591억, 2022년 602억 원, 2023년 613억 원, 2024년 624억 원, 2025년 636억 원)으로, 이 액수만큼 미국은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부담 비용을 감축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동 기간에 한국이 제11차 특별협정에 따라 올려주어야 하는 액수는 총 4507억 원(2021년 1444억 원, 2022년 639억 원, 2023년 761억 원, 2024년 807억 원, 2025년 856억)의 약 68%에 달한다. 결국 인건비 배정 하한선 75%를 85%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주한미군은 제11차 특별협정에 따른 방위비분담금 인상액을 거의 2배 가까이 챙기는 셈이 된다. 그만큼 주한미군이 미 의회로부터 확보해야 할 예산을 줄여주거나 확보한 예산을 작전 분야 등으로 전용해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으로 방위비분담금 중 인건비 배정액이 늘어나 군사건설비나 군수지원비가 줄어들면 미국에는 같은 액수(방위비분담금 총액)가 쥐어지기 때문에 미국에 혜택이 간다고 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미국이 부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는 미 의회에서 주는 미국 예산으로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으로 미국 부담 예산이 줄면 그것은 미국 예산을 그만큼 줄여주는 효과를 낳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 절감 예산이 방위비분담금으로 환류되는 것도 아니다. 만약 환류된다면 미국이 방위비분담금의 일부를 내는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미국 예산과 방위비분담금은 명확히 구별되는 돈이다. 만약 미국이 방위비분담금 중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으로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가 줄어들어 부족하게 되면 미국은 2020년 사례처럼 방위비분담금 미지급금을 받아내거나 2021년 사례처럼 인건비 인상 명목의 방위비분담금 인상액을 더 받아내는 등 방위비분담금을 더 받아내려고 하지 미국 예산으로 방위비분담금을 충당해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로 사용할 가능성은 100% 없다. 설령 주한미군이 자체 예산을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로 사용하더라도 독자적으로 예산을 운용하지 이를 굳이 방위비분담금으로 편성해 한국의 협의 대상으로 만들고 그 용도를 제한받는 바보짓을 할 리 없다.

한편 주한미군이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가 부족한 경우는 결코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남아돌아 오랫동안 축적해 온 결과 총액 기준 1조 원 이상의 미지급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주한미군은 2020년에 이어 2021년과 그 이후에도 미지급금을 다시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앞서 설명한 대로 매 특별협정 기간에 발생한 미지급금을 매 특별협정이 종료된 후 청구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렇듯 제11차 특별협정의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과 무급휴직 시 한국의 선지급 명문화가 한국인 근로자 고용안정을 최종적으로 보장해 주지 못하는 반면에 미국의 재정적 이익을 2중으로 늘려주고 한국에게는 불필요하고 과도한 부담을 지게 한다는 점에서 이를 두고 제도 개선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에 방위비분담금 결정 방식을 소요 기반 방식으로 전환해 인건비를 포함해 모든 소요를 한국이 직접 심사/결정하고 한국 정부가 직접 계약자로 되어 계약을 집행하며 타당성이 없는 소요 제기에 대해서는 단 한 푼도 주지 않고 집행에 대한 사후 검증을 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의미의 제도 개선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넷째, 2021년 이후 인상률이 13.9%+α, 5.4+α%, 국방예산 증가율+α로 될 수도

국방부는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으로 선지급한 4307억 원의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를 미집행 방위비분담금에서 지급한 것이라고 공식 밝혔다. 그렇다면 한국이 제11차 특별협정 기간에 미지급 방위비분담금을 미국에 분할 지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그럴 경우 동 기간 방위비분담금 인상액과 인상률은 급증하게 된다.

이에 따라 국방부가 밝힌 2019년 말 기준 미지급 방위비분담금 9989억 원 중에서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으로 미국에 지급해 준 4307억 원을 제외한 약 5682억 원을 향후 5년에 걸쳐 매년 1000억 원씩 추가 지급해 준다고 가정하면 방위비분담금 인상 액수는 2021년도 1444억 원에서 2444억 원으로, 2022년도 639억 원에서 1639억 원으로, 2023년도 761억 원에서 1761억 원으로, 2024년도 807억 원에서 1807억 원으로, 2025년도 856억 원에서 1856억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인상률 또한 2021년도 13.9%에서 23.5%로, 2022년도 5.4%(2021년도 국방예산 증가율)에서 13.9%로, 2023년도 6.1%(국방중기계획 상 국방예산 증가율 추정치)에서 14.1%로, 2024년도 6.1%에서 13.7%로, 2025년도 6.1%에서 13.2%로 2배 이상 늘어난다. 만약 4,307억 원을 제외한 잔여 미집행금 5000여억 원을 미국에 지급해 준다면 제11차 특별협정에 따른 인상액 합계 4507억 원을 상회한다. 배꼽이 배보다 큰 형국이다.  
 
정부 논리대로 하면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은 두배로 폭증 정부가 미지급금을 마저 미국에 주겠다면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은 두배이상 폭증하게 되어 있다.
▲ 정부 논리대로 하면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은 두배로 폭증 정부가 미지급금을 마저 미국에 주겠다면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은 두배이상 폭증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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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불법부당한 대미 방위비분담금 퍼주기가 현실로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문재인 정권이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미국의 요구에 충실하고 미국의 요구를 선선히 들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기우가 현실로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로써 미국은 6년 동안 제11차 특별협정에 따라 한국으로부터 받게 될 총 7조6863억 원, 2021년도에 추가로 소급해 받게 될 2020년 방위비분담금 약 4307억 원의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인건비 배정 비율 하한선 상향 조정에 따른 최소 약 3066억 원의 비용 등 약 8조4236억 원을 챙기게 된다. 여기다가 제11차 특별협정 기간에 미국이 추가로 챙겨 갈 가능성이 있는 미지급금 방위비분담금 5000억 원까지 더하면 무려 약 8.9조 원에 달한다. 이는 연평균 1.5조 원이나 된다.

한국은 매년 방위비분담금 이외에도 미국에 각종의 직·간접 지원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그 액수는 방위비분담금 포함해 2015년 기준 5.4조 원(<국방백서 2018>), 2018년 기준 2.9조 원(<국방백서 2020>)이나 된다. 여기에는 탄약시설시지원비, 미군기지 환경오염정화비, 기지임대료 등이 빠져 있거나 저평가되어 있다. 이러한 액수를 정상화하면 한국은 매년 평균 약 4조 원을 상회하는 비용을 주한미군에 지원해 주고 있는 셈이다.

(다음 편 "전례없는 미국의 '갈취', 국회가 막아야 한다"로 이어집니다)

덧붙이는 글 | 평통사 월간 회원소식지 '평화누리통일누리'에도 게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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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종로경찰서는 일본 경찰인가?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4/1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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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대학생을 무자비하게 끌어내고 있다.     ©김영란 기자

 

▲ 대진연 학생을 가로막는 경찰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이 16일,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을 규탄하며 일본대사관 앞에서 긴급 농성에 들어갔다. 

 

국민들은 대학생들의 농성 소식에 “장하다”, “응원한다”, “국민을 대변한 대학생들을 적극 지지한다”라며 격려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종로경찰서가 도를 넘은 대응을 해 비판을 받고 있다. 

 

17일, 대진연의 농성장이 있는 일본대사관 앞으로 취재를 갔다. 

 

▲ 농성장 주변을 통제하는 종로경찰서  © 김영란 기자

 

▲ 경찰이 농성장 접근을 가로막아 차도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대학생들, 이마저도 학생들 앞에 도열해서 기자회견을 차단하는 경찰들.  © 김영란 기자

 

#1. 농성단을 고립하는 경찰들

 

농성장 주변은 한 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경찰은 다섯 명의 대학생이 있는 농성장 주변을 아무도 접근 못 하게 이중 삼중으로 가로막고 있었다. 

 

농성에 연대의사를 표하러 온 다른 대학생 단체가 기자회견을 하려 하자 경찰이 이를 저지하며 물리력을 행사했다. 

 

경찰은 6~7명이 마치 한 조처럼 움직이며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에워싸 끌어내고 있었다. 학생들이 왜 기자회견을 못 하게 하느냐는 질문에 아무 말도 안 하고 학생들을 한쪽 벽면으로 밀쳐내고 고립시켰다. 경찰은 진압작전을 벌이듯 그냥 막무가내로 끌어내고 밀치고 할 뿐이었다.

 

경찰 고위 간부는 방송으로 일선의 경찰의 과잉 행동을 선동하고 있었다.

 

“집시법 위반이다. 해산하라. 해산하지 않으면 체포하겠다. 모두 채증하라.”

“경찰에 저항하면 연행하라.”

 

경찰은 무수한 카메라를 들고서 대학생을 채증하고 항의하는 시민도 채증했다. 심지어 취재 하는 기자들도 무조건 자신들의 카메라에 담았다.

 

▲ 경찰들이 농성장 주변에서 촬영하는 모습.   © 김영란 기자

 

그리고 대학생들의 활동을 촬영하려 하면 이조차도 가로막았다. 경찰은 유튜버들의 촬영을 가로막으며 끌어내,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본 기자 역시 10명의 여경이 취재를 못 하게 끌어내려고 해 한동안 몸싸움을 해야만 했다.

 

경찰은 왜 농성장을 고립하려 하는가. 

 

#2. 농성단을 조롱하는 경찰들

 

경찰은 16일 밤부터 농성장에 물품 반입을 막았다. 시민이 경찰과 실랑이 끝에 넣어 준 얇은 돗자리에서 농성단은 밤을 보냈다.

 

17일 서울 날씨는 비가 오락가락하며 제법 추운 날씨였다. 비가 내리는 데 학생들은 비를 그냥 맞을 수밖에 없었다. 

 

마침 일본대사관 주위에서 1인시위를 하던 민중공동행동 회원들이 학생들에게 비에 물건이 젖지 않도록 무엇인가 넣어주려 했다. 경찰은 이 역시도 가로막았다.  

 

비가 내리자 경찰이 농성단에 “비가 내리니 경찰차에서 들어와 비 피해 쉬었다가 나오라, 추우니 여기서 식사도 하시라”는 방송을 해, 모든 사람을 아연실색게 만들었다. 

 

▲ 농성장 모습. 비닐로 비를 막고 있다.   © 자주시보


학생들은 비가 오는 상황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오랜 시간 벌여 탈진한 상태에서도 일본을 비판하는 육성연설을 하고 있었다. 한 명의 학생이 발언하다 너무 힘들어 잠시 큰 숨을 들이쉬며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이때 간부로 추정되는 경찰이 그 학생 앞에서 “자기도 웃긴가 보네”라는 식의 말을 했다. 

 

이에 다른 대학생이 항의하자 그 경찰은 자기 부하에게 한 말이라며, 자기는 말도 못 하냐는 식으로 변명을 하며 자리를 피했다. 경찰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16일 밤, 농성단에 깔개라도 넣어주려는 시민들에게 한 경찰은 건들건들 거리며 “얼어 죽으니까, 내일 아침에 와서 농성하라고 말해 달라”, “대진연이 윤미향 씨에게 장학금 받은 학생들이다”라는 말을 했다.

 

이에 학생들이 항의하자 문제의 발언을 한 경찰을 다른 경찰들이 내빼게 했다. 

 

▲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 저지 대학생 긴급 농성단.   © 김영란 기자

 

농성단은 “경찰이 폭력적으로 나오고 있다. 적반하장으로 나오면서 학생들을 자극하고 있다”라고 말을 했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 오히려 농성단을 조롱하고, 시민들에게 황당한 말을 하는 모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종로경찰서의 모습은 마치 일본이 ‘한국 따위’라는 말을 한 것처럼 국민을 ‘국민 따위’로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 

 

정부 당국은 종로경찰서의 행태에 대해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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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매파는 이란과 전쟁을 하고 싶다, 대화 말고

 

정혜연 기자 

발행2021-04-17 10:13:51 수정2021-04-17 17: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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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7년, 그 배는 녹이 슬고 따개비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포토스케치] 세월호 7주기, 목포신항의 세월호 선체와 팽목항의 풍경

배를 올려다보고 있자니 오래된 기억들이 떠올랐다. 7년 전의 잔인했던 팽목항과 숨막힐 듯 답답하고 혼란스러웠던 체육관이 떠올랐고, 추운 새벽 담요를 뒤집어쓰고 청와대 앞에 앉아 있던 유가족들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며 국회에서 노숙하던 이들의 목소리와, 광화문에 천막을 치고 숱하게 싸우던 가족들의 노란 옷들이 떠올랐다. 세월호 인양 때 바람 거세던 동거차도의 밤들이 기억났고, 아이의 빈 방을 열고 유품을 꺼내오던 부모들의 얼굴이 생각났다. 생일에 발견된 아이의 주검을 확인하던 엄마와 생일 케익에 불을 붙이던 아빠의 젖은 얼굴이 떠올랐다.

 

어떤 기억은 아픔까지 담고 있다. 그때의 감정들이 기억 속에 여전히 배어 있었다. 세월호 선체에 난 상처들은 아직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상처들처럼 아물지 못하고 여전히 그대로였다.


 

참사 7주기. 진도 목포신항에 있는 세월호 선체와 팽목항의 풍경을 담았다.


 

▲ 진도 팽목항. 부두에 서자 7년 전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혼잡하던 항구에서 답답한 가슴을 쥔 사람들은 바다만 바라봐야 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바람이 불자 노란 꽃들이 창문을 두드린다. 팽목항의 유가족 식당 컨테이너에 난 창문. ⓒ프레시안(최형락)
▲ 팽목을 홀로 지키는 고영환 씨. 고우재 학생의 아버지다. 그에게 팽목항은 특별하다. 이곳에 세월호를 기억하는 공간을 지으려고 애쓴다. ⓒ프레시안(최형락)
▲ 팽목항에서 유가족들이 사용하는 컨테이너 ⓒ프레시안(최형락)
▲ 7년. 생생하던 기억들이 조금씩 바래고 녹슬고 희미해지는 시간일지 모른다. ⓒ프레시안(최형락)
▲ 목포 신항만에 거치돼 있는 세월호 선체. ⓒ프레시안(최형락)
▲ 세월호 선체. 배를 보고 있으니 많은 기억들이 떠올랐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 배를 올려다보고 있으니 여러 기억들이 머리를 스쳤다. 마치 누가 창문 밖을 내다볼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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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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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찾지 못한 5명의 미수습자가 있었다. ⓒ프레시안(최형락)
▲ 세월호 참사는 304명의 희생자를 냈다. 그러나 단지 숫자로 말할 수 없을 만큼 큰 충격과 아픔을 우리 사회에 남겼다. ⓒ프레시안(최형락)
▲ 목포신항.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는 마음과 함께 묶였을 수많은 리본들. ⓒ프레시안(최형락)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41523562094950#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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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이철희, 미리 보는 정무수석

[取중眞담] 정무수석에 '쓴소리' 이철희 전 의원 발탁

 

21.04.16 16:44l최종 업데이트 21.04.16 16:44l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9년 10월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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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문재인 정부는 위기, 그것도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안팎의 전례가 말해주듯 대통령이나 정부의 위기는 지지율의 하락과 지지기반의 균열로 나타난다. 지지율 하락의 요인만 발생할 경우엔 수습이 가능하거나 쉽다. 그러나 이 하락이 균열과 결합되면 회복하기 어렵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그 기로에 서 있다." - 2020년 12월 21일자 <한겨레> 칼럼 '세상읽기'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으로 임명된 이철희 지식디자인연구소장(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불과 넉달 전 문재인 정부를 "위기, 그것도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진단은 4.7 재보궐선거 여당 참패라는 결과로 입증됐다. 

문 대통령이 주로 친문계를 참모로 기용해왔던 전례에 비춰봤을 때, 이철희 전 의원을 발탁한 것은 4.7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의 '쇄신' 요구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정무수석의 역할은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을 보좌하는 자리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공석일 때 비서실장 업무를 대리하는 '선임 수석'이다. 그만큼 대통령에게 '직언'을 해야 하는 중요한 위치다.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청와대 관계자' 중에선 '핵+핵심 관계자'라 할 수 있다. 


2019년 10월 15일 이철희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조국 사태로 여야가 무한정쟁을 벌였고 여당은 '조국 수호'로 뭉친 상황이었다. 바로 전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했다. 

이 의원은 블로그를 통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조국 얘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조국 얘기로 하루를 마감하는 국면이 67일 만에 끝났다", "그동안 우리 정치, 지독하게 모질고 매정했다", "야당만을 탓할 생각은 없다. 정치인 모두,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다. 부끄럽고 창피하다"라고 썼다. 또 "검찰은 가진 칼을 천지사방 마음껏 휘두른다. 제 눈의 들보는 외면하고 다른 이의 티끌엔 저승사자처럼 달려든다. 급기야 이제는 검찰이 정치적 이슈의 심판까지 자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도 했다. 

'재선'을 내던지면서 '자유발언권'을 얻은 이철희 정치평론가는 방송 활동 등을 통해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에 쓴소리를 내왔다. 내정 직전까지 SBS 라디오 '이철희 정치쇼'를 진행했다. 

SBS의 4.7 재보궐선거 개표방송에 출연한 이철희 정치평론가는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을 보고 찍은 것은 아니다, 민주당을 혼내느냐 마느냐가 핵심이었다"며 "이번에 회초리를 들 것이냐 말 것이냐가 유일한 잣대였는데, 이번만큼은 혼내야겠다는 것이 분명한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180석을 얻은 것이 어떻게 보면 표심을 많이 바꾼 기저요인이 될 수 있었다"며 "그동안은 '힘이 없어서 못했다'는 얘기를 할 수 있었는데, 180석을 가지고 나면 그 변명이 안 통한다. 민주당은 '과연 우리가 이 압도적인 의석을 가지고 국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따끔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이 정도 격차면 어떤 변명이나 핑계댈 것이 없다"며 "국민들이 따끔한 회초리를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어정쩡하는게 지는 것보다 아프게 지는게 더 약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철희 정치평론가를 정무수석으로 선택했다는 것은 선거 참패에 대한 생각이 이철희와 같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다음날인 8일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면서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부족했고, 실패한 것을 인정한 것이다. 

"유권자를 믿는 쪽이 이긴다"는 이철희를 선택한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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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평론가는 지난 12일 <현겨레> '세상읽기' 칼럼에 다음과 같이 썼다. 

"승리가 보이는 앞면이라면 보이지 않는 뒷면의 얼굴은 패배다. 여야가 선거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수용하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내년 대선의 승패가 결정될 것이다. 유권자는 차가운 현자다! 나라면 이를 믿고 뚝심 있게 실천하는 쪽에 걸겠다."

"유권자는 차가운 현자"라는 이철희를 발탁한 것은, 유권자를 믿고 뚝심 있게 실천하겠다는 다짐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실천할 것은 무엇인가. 같은 칼럼에 이철희 평론가의 해법이 이미 제시돼 있다. 

"지금의 위기는 '약하게 그리고 급하게' 뚫으려 해선 극복되기 어렵다. 의도적 고립에서 벗어나 국민과의 다층적 소통을 늘림으로써 서민적 감수성을 회복해야 한다. 지지기반의 균열을 막기 위해선 정치 프레임에서 사회경제적 프레임으로 바꾸고, 담대한 개혁에 나서야 한다. 어정쩡한 절충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남은 1년, 문 대통령은 이철희 정무수석과 함께 레임덕을 막고 정권 재창출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차가운 현자의 마음을 봄눈 녹듯 녹여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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