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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9 17: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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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철수 통일선봉대, 사드배치 강행 문재인정부 규탄한다 | ||||||||||||
| 기사입력: 2018/08/08 [16:32] 최종편집: ⓒ 자주시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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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철수 통일아라리’ 소속 통일선봉대 대원들이 8일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판문점 선언시대 미국의 눈치 보며 사드배치 강행하는 문재인 정부 규탄한다>는 제목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국민주권연대, 청년당(준)과 10대 청소년들로 구성된 20여 명의 통일아라리 대원들은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철수”의 구호로 외쳤다. 아울러 “판문점선언 역행하는 사드배치 철회하라. 사드배치 강행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며 목소리를 하나로 모았다.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이전 사드배치를 반대한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 당선 이후 달라졌다’며 한목소리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을 강하게 규탄했다.
사회를 본 권오민 통일아라리 부대장은 “사드 반대를 호언장담했던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눈치만 보고 사드배치를 강행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사드배치를 철회하고 한반도평화의 길로 나아갈 것을 촉구한다”고 성토했다.
정달성 부대장은 “한반도를 보면서 세계 인류의 평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2018년 이었다”며 “하지만 이곳 성주 소성리에 오면 대체 무슨 변화가 있었나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성토했다.
배주연 대원은 “우리는 미군이 우리 땅을 짓밟고 행패부리는 지역을 방문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고 있다”며 “2년 전 국민들의 외침에 귀를 막고 있는 정권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년 봄 기적처럼 정권이 바뀌고 성주에도 당연히 찾아오리라 믿었지만 성주에 달라진 게 있었습니까?”라고 성토했다. 이어 배 대원은 “우리는 또 뉴스를 국민들이 붙잡히고 눈물 흘리고 이들 앞으로 미국이 사드를 들고 들어오는 모습을 봐야했다”면서 “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김지영 부대장은 “평택에 매향리에 강정에 소성리에 의정부에 동두천에, (한반도) 어느 지역에 정말 피눈물 나지 않는 역사가 있었습니까”라며 “사람이 먼저라고 얘기했던 대통령이면 제발 사드철회 그리고 이 모든 땅에 미군철수가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발 노력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는 사드배치 철회에 나서지 않는 문재인 정부를 풍자하며 ‘사드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상징의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 여성참가자는 ‘성주 할머니들’과 비슷한 복장을 갖춰 입고 찌푸린 표정을 지으며 “대통령님, 사람이 먼저요? 사드가 먼저요? 참말로 답답하오”라고 적힌 손 선전물을 들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활동 중반을 맞은 통일아라리 대원들은 오는 12일까지 대구, 경산코발트, 수원, 평택, 서울 등을 찾아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철수’를 촉구하는 국민서명운동, 상징의식를 이어갈 예정이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아래------------------------------------------------
[판문점선언시대 미국의 눈치보며 사드배치 강행하는 문재인 정부 규탄한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 눈치 보지 말고 사드를 즉각 철수하라! 판문점선언 시대, 사드 배치 강행하는 문재인 정부 규탄한다!
남과 북은 올해 판문점선언 합의로 자주통일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만찬장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진심을 다해 대화했다. 마음이 통했다"며 "이제 이 강토에서 사는 그 누구도 전쟁으로 인한 불행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제 그 누구도 전쟁으로 인한 불행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문재인 정부는 정작 북한이 반발하는 사드 배치를 강행하고 있다.
남과 북이 판문점선언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합의한 마당에 문재인 정부는 사드 배치를 강행할 필요도 명분도 없다.
무엇보다 사드는 배치 장소인 성주의 주민들과 국민에게도 반발을 사고 있다.
사드는 한반도 군사 갈등을 고조시킬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평화와 건강에도 위협이 되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에게는 해롭고 평화를 위협하며 판문점선언에도 위배되는 사드 배치를 도대체 왜 강행한단 말인가!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것은 다름아니라 미국 때문이다.
사드가 한국이 아닌 미국을 위한 무기라는 것은 자명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016년 2월 12일 "사드 체계의 한국 배치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칼춤'"이라고 지적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또한 2017년 6월 26일 사드 배치는 "한미 동맹 차원에서 약속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사드 배치를 강행한 탓에 미국과 중국 사이의 군사 갈등 한복판으로 뛰어든 꼴이 되었다. 민감한 미중 갈등에 끼어들어 우리가 얻을 이익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사드 배치를 강행한 대가는 사드 보복으로 인한 10조원 이상의 경제 피해였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애꿎은 우리가 피해를 본 것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사드가 대한민국에 필요하다는 듯이 변명을 늘어놓으며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게는 국민의 뜻보다 미국의 이익이 중요하단 말인가.
판문점선언 시대, 자주통일과 평화번영 시대에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국민을 뜻을 따라야 한다.
미군철수 통일아라리는 문재인 정부에 요구한다.
미국 눈치 보며 국민을 배신하는 문재인 정권 규탄한다! 문재인 정부는 판문점선언 시대에 맞게 사드를 즉각 철거하라! 사드 배치 강요하는 주한미군 철수하라!
2018년 8월 8일 미군철수 통일아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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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현행 선거구제 폐해 및 대안

대통령·국회의장·야당 이구동성…수십년 과제, 화두로 부상
중선거구·연동형비례대표제 적용 땐 정의당 23석까지 늘어
한국당 “대표성 확대 방안 강구” 외형상 동참…민주당은 미적
선거구제 개혁 논의가 부상하고 있다. 대통령, 국회의장, 야 4당이 이구동성으로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승자독식 정치구조의 원흉으로 지목돼 왔다. 지역구도 탈피, 소수정당 진입, 적대적 정치문화 청산을 위해서는 선거구제 개편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관건은 거대 여야 정당의 결단이다.
■ 문제는 ‘승자독식 정치구조’
현행 선거구제는 1987년 6월항쟁이 낳은 산물로, 1998년 13대 총선부터 적용됐다. 소선거구제와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두 축이다. 소선거구제는 한 지역구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1명이 국회의원으로 선출되는 제도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득표수와 별개인 정당투표 득표율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이다. 13대 이후 국회의원 의석수만 미세하게 조정됐을 뿐 소선거구제는 유지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20대 총선의 경우 소선거구제로 지역구에서 253명, 정당득표율에 따른 비례대표 47명 등 총 300명이 선출됐다.
현행 제도의 폐해는 뚜렷하다. 일단 소선거구제가 갖는 표의 등가성 문제가 있다. 1표라도 더 얻으면 당선된다. 2위를 한 후보가 49.9%의 득표율을 올려도 모두 사표가 된다. 49.9% 시민의 뜻은 사라진다.
이런 선거구제는 필연적으로 승자독식의 정치구조를 만들어낸다. 거대 여야 정당만 생존하는 양당 구조를 고착화시킨다. 지역구도도 강화된다. 특히 소수정당의 진입이 어렵다. 이에 따라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목소리는 대변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선거구제 개혁 요구는 항상 있어 왔다. 17·18·19대 국회도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구성했지만 논의에 그쳤다. 각 정당의 이해관계가 달랐다. 여야 거대 정당이 현행 체제의 수혜자라는 모순적 상황도 장애물이었다.
다만 상황이 나아질 조짐은 있다. 무엇보다 야 4당의 선거구제 개편 의지가 강하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협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은 선거제도 개혁을 ‘협치의 조건’으로 내거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신임 정동영 평화당 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하면서 “저는 이미 몇 차례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고, 그 내용을 개헌안에 담았다”며 “정치개혁은 여야 합의가 관례이니 국회의 뜻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지난달 18일 “선거제도 개편이 따르지 않는 개헌은 의미가 없다”면서 “정치개혁의 요체는 오히려 선거제도 개편이 더 크다”고 했다.
■ 중대선거구제 등이 대안
개편 방향도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 있다. 일단 소선거구제의 경우 한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는 방안이 거론된다. 중대선거구제 개편안은 전국 모든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을 선출하는 ‘전면적 중선거구제’와 농촌지역은 소선거구제, 도시지역은 중선거구제로 하는 도농복합선거구제로 크게 나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목소리도 높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체 의석을 정당투표 득표율대로 나누고 각 정당은 지역구 당선자를 먼저 배정한 후 비례대표로 남은 의석을 채우는 제도이다. 다만 비례대표 명부를 전국 단위로 할지 아니면 권역별로 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실제로 중대선거구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양당 구조는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올해 2월 ‘중선거구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결합 시뮬레이션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해당 보고서는 현행 병립형 비례대표제에 도농복합선거구제와 전면적 중선거구제 등 2가지 경우를 적용해 의석수 변화를 추산했다. 그다음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2가지 중선거구제를 적용했다.
그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13~47석,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은 5~21석이 줄어들었다. 반면 당시 국민의당은 21~45석, 정의당은 2~17석이 늘어났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할 경우 정의당은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소병훈·김상희·박주민 의원과 민주평화당 박주현,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각각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 정개특위에서는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조만간 시작될 예정이다. 위원장은 선거구제 개혁 의지가 강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다.
최근 타계한 정의당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숙원도 선거구제 개혁이었다. 그는 2016년 국회 비교섭단체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 지지가 국회 의석에 정확히 반영되는 선거제도, 즉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이야말로 공정한 정치를 만드는 시작입니다. 그 토대 위에서 공정한 사회도 가능합니다.”
문제는 민주당과 한국당 등 거대 정당의 태도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8일 “국민 대표성과 비례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외형상 적극적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소선구제의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영남권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어 당론을 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선거구제 문제 등은) 정개특위에서 논의하면 될 뿐 그 이상은 없다”고만 했다. 현재의 고공 지지율이 유지된다면 현행 제도가 차기 총선에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선거구제 개편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의원정수 증원에 대한 따가운 여론도 넘어야 할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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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8 16: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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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살이'하는 삼양동 옆집에서 40대 사망... 박 시장 일정 취소하고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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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북구 삼양동 40대 남성 숨진채 발견 8일 숨진채 발견된 40대 남성의 집을 강북구 관계자가 소독하고 있다. | |
| ⓒ 신지수 | |
서울 강북구 삼양동 동네주민들이 A(41)씨의 죽음을 알게 된 것은 냄새였다. A씨의 집은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야 다다를 수 있지만 썩은내가 언덕 초입부터 코를 찔렀다. 공교롭게도 그가 죽은 곳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달 강북살이'를 하고 있는 옥탑방과 담을 맞대고 있는 단독주택이었다.
8일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서울 강북구 삼양동 주민이 "골목에서 냄새가 난다"라고 119에 신고를 했다. 소식을 접하고 출동한 경찰은 해당 골목 중간쯤 위치한 1층짜리 단독주택 안방에 A씨가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강북경찰서 관계자는 "발견 당시 부패가 심했다"라며 "사망한 지 3~4일쯤 지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그는 "타살 정황은 없다"라면서 "평소 A씨가 간질환과 알코올 중독 증세를 앓고 있었다는 유족들의 말에 따라 지병이 있는 상태에서 과음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7일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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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장병완 원내대표 등이 8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과 명패를 회의실에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평화당이 8일 국회 당 대표실에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국회 내 회의실에도 걸려 있다. 민주당과 평화당 회의실에 모두 두 전직 대통령의 사진이 붙은 것이다. 평화당이 정동영 신임 대표 취임 후 ‘진보 선명성’을 내세우면서 ‘진보경쟁’이 시작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장병완 원내대표 등이 8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진과 명패를 회의실에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장병완 원내대표 등이 8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대표는 지난 6일 당선 직후 “평화당을 존재감 있는 당으로 만들어갈 것”이라며 “현 정권이 먹고사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이 나라에서 국민이 평화당을 바라볼 때까지 전진해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정의당보다 더 정의롭게 가는 것이 평화당의 목표” “민주당의 우클릭을 지켜보고만 있지 않겠다”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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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종전선언이 필요하다(3/끝) |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면 북과 미국, 남과 북을 전쟁상태, 적대관계에 두고 있는 정전체제를 먼저 해체해야 한다. 6.15남북공동선언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대화와 협력, 화해와 교류, 통일과 평화의 시대가 열리자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해서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200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10.4선언에서는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합의하였다. 10.4선언 4항에서는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명시하였다. 그러나 이 합의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남측이 합의이행을 거부하여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이어 등장한 박근혜 정권은 극단적인 대결과 적대정책을 추구하였다. 미국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새 전쟁책동을 비롯한 대북 적대정책을 재개하였고, 이어 미국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는 적대정책을 고수하며 북의 붕괴를 추구하는 ‘전략적 인내정책’에 매달렸다. 2017년의 격렬한 군사적 대결을 거친 후 2018년 벽두부터 시작된 지금의 변화는 한반도에서의 북미간 힘의 균형이 달라진 결과물이다. 일부 사람들은 제재를 못 견뎌 북이 대화에 나왔다거나,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효과를 내서 북이 비핵화를 하게 되었다고 하지만 근거를 내놓지는 못한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조차 자기 말을 별로 신뢰하지 못하는 그저 자기 주장의 일관성을 위해서 또는 자기 합리화나 위로를 목적으로 하는 주장일 뿐이다. 물론 여기에는 한국에서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몰락 및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미국에서 주류정치를 부정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등 몇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어쨌던 현재의 변화가 한 세기에 걸친 우리 민족과 미국간의 대결이 결산되고 있는 역사적 흐름속에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지금의 변화는 미국에게는 ‘강요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낡은 체제와 질서의 힘은 결코 만만치 않다. 대북 적대정책을 추구해온 미국내 대결주의자와 호전세력의 반발과 준동은 거세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으로 물꼬를 튼 북미 관계정상화가 결실을 맺으려면 미국이 북을 적대적인 대상으로 삼는 입장부터 버리도록 해야 한다. 한국정부는 제재를 비롯한 미국의 대북정책 눈치를 보느라 교류와 협력 사업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다. 판문점선언의 이행도 더디게 진행하고 있다. 전쟁과 정전체제가 심어놓은 ‘주적이념’에 사로잡혀있는 군부 인사들과 정부 관료들은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도 취할 생각을 못하고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태롭게 하는 일을 벌이고 있다. 판문점선언이 차질없이 이행되려면 남과 북을 적대적 관계로 규정하고 있는 정전체제를 해체해야 한다. 판문점선언 이전에 종전선언을 추진한 것은 극단적인 군사적 대치를 완화하고 당면한 전쟁위기를 해소하자는 데 주된 목적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남북관계 특히 북미관계의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기 전에 종전선언을 하는 것은 분단을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았다. 또한 평화제체 수립 없는 정전체제 해체는 한반도의 불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진보진영과 통일운동은 종전선언보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미국도 제 나름의 이유 때문에 종전선언을 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그것은 첫째로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한국전쟁에서 패배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전쟁에서 강화협정이나 평화협정이 아닌 휴전협정의 방식을 선택한 것은 전쟁에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즉 패전했다는 평가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은 정전협상 당시 ‘명예로운 정전’이라는 엉뚱한 이름까지 붙이며 한국전쟁에서 실패한 사실을 가리려고 하였다. 이는 이후 정전협정 이행을 거부하거나 어기면서 북에 대한 적대정책과 적대적 입장을 고수한 것과 관련되어 있다. 미국이 종전선언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전쟁이 완전히 종료된 것으로 공인되면 북에 대해 적대적 행위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지는 등 적대정책을 추진할 동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쟁이 일시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큰 제약을 받지 않고 거리낌없이 북에 대한 전면전쟁 도발위협까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쟁을 끝내게 되면 미국은 이같은 행위를 하는데서 새로운 선전포고, 군사도발이라는 부담을 져야한다. 무엇보다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 근거로 삼고있는 정전체제에 의한 적대적 관계가 사라진다. 그런데 북과 미국이 2013∼2017년의 군사적 대결을 거치면서 정전선언에 대한 입장과 정전선언이 가진 의미가 달라졌다. 길게 보면 1989년 미국의 영변핵시설 의혹을 제기한 때로부터 오늘날까지 30년에 이르는 이 대결의 결과 북미관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것, 적대적 대결에서 우호관계를 수립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게 된 것이다. 또한 한반도에서 힘의 균형이 달라져 ‘전쟁이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가 미국에게도 결코 유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일시적 전쟁중단 상태에 있는 상대가 자기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보유했다는 사실이 미국 사람들에게 주는 공포와 불안감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종전선언, 정전체제 해체는 남북관계의 발전과 북미관계의 전환을 촉진시키는데서도 큰 역할을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과정에 거쳐야 하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종전선언은 북미공동성명, 북미관계의 전환을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사실로 확정하게 된다. 싱가포르에서 이루어진 북미정상의 합의를 파탄내려는 미국 내외의 대결주의자들의 책동을 무력화할 수 있는 유효한 방도이기도 하다. 종전선언은 한국내 반통일수구집단, 분단적폐를 청산하는데도 큰 힘이 된다. 한국전쟁이 완전히 끝났다는 것,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은 분단과 적대적 대결을 조장하는 집단의 발판을 허물게 된다. 또한 사람들이 분단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역사적 전환점으로 된다. 종전선언이 이루어지면 반통일수구집단과 통일애국세력간의 사회적 힘의 균형 변화는 더 촉진될 것이다. 당면해서는 판문점선언 이행을 방해하는 갖은 책동들이 동력을 상실할 것이다. 종전선언이 판문점선언 이행이다 한국전쟁 종전선언이 한국전쟁 휴전협정과 정전체제, 그리고 한반도 평화협정과 어떤 상관관계에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판문점시대에 종전선언이 어떤 의미를 가지며 무슨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찰해 보았다. 한국의 진보진영과 통일운동이 판문점선언 이행운동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한다. 하지만 이 운동을 무슨 내용으로, 어떤 구호를 가지고, 어떤 방식의 운동으로 펼칠 것인가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 연구에서는 ‘종전선언 이행을 대중적인 요구로 정착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운동’을 벌이는 것이 당면한 판문점선언 이행운동의 하나로 되어야 한다는 것을 결론으로 제출한다. 덧붙여 종전선언 이행운동을 펼치는 데서 유의해야 하는 점 몇 가지를 지적한다. 무엇보다 판문점선언시대에서 종전선언이 차지하는 위상과 의미를 잘 이해해야 한다. 종전선언이 가진 전략적 의의와 시대적 역할을 제대로 아는 것은 종전선언 이행운동이 구축할 사회적 힘의 크기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상호관계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종전선언은 한반도평화협정의 주요한 내용이자 그 전제이다. 하지만 평화협정 속에 용해되거나 평화협정의 일부는 아니다. 지금의 역사적 격변에서는 종전선언이 가지는 독자적인 지위와 위상을 제대로 알아야 이 운동을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 그리고 종전선언이 가지는 정치군사적 힘, 그것이 낳을 변화를 잘 이해 해야한다. 판문점선언의 시대는 격변의 시대이며 놀라운 창조의 시대이다. 모름지기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은 역사적 상상력이 풍부해야 하며, 과감하게 구상하고 높은 진취적인 기상을 가져야 한다. 종전선언이 한반도에 가져올 변화를 상상해보자. 판문점선언 이행에 속도를 높이고, 북미관계의 전환이 되돌릴 수 없게 되는 그 변화는 종전선언으로 더욱 확고한 현실로 될 것이다. 힌국전쟁 종전선언이 가지는 힘과 불러올 변화를 잘 알수록 종전선언 이행운동은 높은 활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 연구가 판문점선언 이행운동이 보다 실속있게 펼쳐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고 지지하는 운동으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안호국 시사평론가 minplusnews@gmail.com |
1. 종전 외교의 시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4월 1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시 한국전쟁의 종전에 관해서 "남북이 (정상회담 의제로) 종전을 논의하고 있으며, 어떻게 협의 되느냐에 달려있지만, 그들의 종전 논의는 나의 축복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열흘 후 4월 27일에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의 3항에는 "남과 북은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라며 종전과 관련한 문구가 들어갔다.
선언의 3항뿐만 아니라 선언문의 전문 (前文) 격에 해당하는 앞부분에도 "양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중략)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과 대결을 하루빨리 종식시키고"라는 문구가 포함돼있다.
이로부터 약 한 달 반 뒤에 열린 6월 12일(현지 시각)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싱가포르 선언문 3항에는 (북한 <노동신문>에 발표된 발표문)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2018년 4월 27일에 채택된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하여 노력할 것을 확약하였다"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한편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쉬운 길이 아니었다. 우리한테는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모두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도 정상회담 전후에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과거 전문가들의 비관론을 비판했고, 자신의 방식이 과거 방식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강조해 왔다. 과거의 관행과 편견에 발목을 잡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여기서 위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번 북핵 비핵화 과정은 (한반도 비핵화라고 쓰고 북핵 비핵화라고 읽는다) 종전 논의가 비핵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푸는 알렉산더의 칼 역할을 하였고, 미국 대통령이 거기에 힘을 실어주면서 비교적 순탄하게 미북 정상회담까지 협상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바로 그 종전 논의를 합의문에서 명확하게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이후 비핵화 과정이 이제 다시 과거의 편견과 관행으로 돌아가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위의 문구들에 나와 있듯이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기로만 되어 있을 뿐, 어떠한 조건 하에서 어떤 순서로, 또 어떤 형식으로 종전선언을 할 것인지, 그 선언이 3자 종전선언인지 4자 종전선언인지, 상징적 선언인지, 협정인지 등이 분명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다.
또한 종전선언 다음 단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회담도 남북미 3자인지 아니면 남북미중 4자인지 명확하게 되어 있지 않다.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문에도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한다고만 되어 있고, 종전선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사실 이러한 합의문은 좋은 합의문일 수도 있고 나쁜 합의문일 수도 있는데, 좋은 것은 정상의 축복 하에 큰 틀의 방향을 정해 놓고 실무진들이 일을 빨리 진행시킬 때이고, 나쁜 것은 정상이 국내 정치적인 이유로 합의를 강력하게 밀고 나가지 못할 때 신뢰부족과 합의문의 구체성 결여로 인하여 양쪽 모두 합의실행을 극히 조심스러워할 때이다.
이번 비핵화 과정은 정상이 처음부터 깊이 개입하였기 때문에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을 기대하였는데, 결국은 신뢰부족과 구체성부족을 극복하지 못하고 다시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스러운 지점에 와 있다.
▲ 지난 6월 12일(현지 시각)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2. 종전 외교의 문제점
그런데 여기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몇 가지 나타난다. 첫째, 종전 논의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푸는 칼이었다면, 가장 애지중지하고 역점을 기울여서 다루었어야 했던 것이 바로 그 종전선언을 어떠한 조건과 순서, 형식을 갖추고 언제 하느냐에 대한 남북미 간 합의였을 것이다.
또 종전선언이 왜 중요하고, 종전선언을 하면 왜 비핵화를 촉진시킬 수 있고, 종전선언에 대해서 미국이 왜 조심스러운지 등, "왜"와 관련된 질문에 서로 답을 공유하고 있었어야 했다. 즉 문제의식이 공유되어서 합의문이 나왔어야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과연 문제의식에 대한 협상실무진 간 공유가 있었는지 의문이 생긴다.
둘째, 만약 종전선언에 대한 문제의식, 그리고 조건, 순서, 형식에 대한 합의의 공유가 없었다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었다면 우리 당국자는 이를 위해 북한과 미국을 매우 분주하게, 그리고 전략적으로 뛰어 다니면서 종전선언의 조건과 순서, 형식, 시기에 대한 합의를 도출 했어야 했다. 즉 "종전선언 로드맵"을 만들어서 남북미 간에 공유할 수 있었어야 했다. 지금 와서 보면 그러한 전략이 과연 있었는지 의구심이 생긴다.
셋째, 요즘 종전선언의 조건으로 미국이 내세우는 "신고"라는 말이 (핵과 관련하여 어디까지 신고해야 하는지가 모호한) 미국 정부뿐만 아니라 워싱턴 D.C의 한반도 전문가들의 입에서 공통적으로, 일관되게 나오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비판한 소위 과거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미국정부가 받아들여 과거의 견해와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히 좋은 징조는 아니다. 이러한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신속하고 정교한 대응책이 있었는지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3. 선 신고, 후 선언의 문제점 : 비가역 대 가역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전략적 실수를 통탄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미국에게 종전선언이 왜 비핵화를 촉진하는지를 설득하고 설명하고, 원안대로 설득이 안 된다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과 북한은 아직 전쟁 상대국이다. 군사력으로 보면 훨씬 약세인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잠깐 방심하면 언제 군사적으로 당할지 모르는 전쟁 중에 있다. 물론 우리도 북한으로부터 언제 공격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한 전쟁 중에 만약 북한이 억지력의 관점에서 자신의 최고 핵심전력이자 방어무기인 핵과 관련된 모든 것을 일방적이고 투명하게 미국에 신고한다면, 적장에게 선제타격의 목표물을 알아서 넘기는 것이 된다. 영화에서 보면 적국 스파이나 할 짓이다.
만약 미국의 비확산 전문가나 한반도 전문가, 군수산업 관련 전문가들이 북한의 신고를 믿을 수 없는 신고라고 일제히 포문을 열면, 비핵화 협상은 다시 교착상태로 바뀌고 북한은 군사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될뿐만 아니라 매일 선제타격의 공포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북한의 신고는 매우 "비가역적"인 행위다. 그래서 아무리 독재국가이고, 권력기반이 안정되어 있고, 또 백두혈통의 김정은 위원장이라 하더라도 이제 전쟁이 끝났다는 종전선언 없이 선제타격의 목표물을 미국에 먼저 건네줄 수 없을 것이다. 북한 군부와 인민들의 저항에 부딪혀 권력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될 것이다.
반면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언급한 것과 달리 종전선언은 그렇게 비가역적이라고 볼 수 없다. 한번 선언하면 다시 원상복귀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 비가역적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종전선언을 취소할 상황이 발생하면 다시 이전의 현상유지로 돌아오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협정이 아니라 정치적 선언일 경우 더욱 그러하다.
한미동맹의 우산 속에서 북한을 다시 적대국으로 설정하고, 여태까지 해 오던 것을 그대로 할 수 있다. 북한을 다시 "악의 축"으로, "불량국가"로 규정할 수 있고 국가안보보고서나 핵 태세 보고서에서 확실한 위협으로 명확히 언급할 수도 있다.
북한에 대한 제재는 그대로 유지하고,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주한미군의 주둔을 설득할 명분도 충분하다. 상황에 따라 오히려 이전의 현상유지보다 더욱 더 강력해진 동맹과 주한미군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합동군사훈련도 재개되고, 전략자산도 다시 들어오고, 미사일 방어무기도 더욱 전격적으로 들어올 수 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종전선언과 핵 신고의 교환은 북한에게 매우 불리한 "비가역적 조치"와 비교적 "가역적인 선언"의 교환이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비핵화의 명분을 주어 군부와 인민을 끌고 갈 수 있게 하려면 종전선언이나 그에 준하는 미국의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종전선언 이후의 평화체제나 유엔사의 문제, 주한미군, 주일미군의 문제 등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북한의 붕괴를 포함하여) 비핵화가 되면 나올 문제들이다. 북한의 항복으로 종전이 되어도 나올 문제이고, 평화적으로 비핵화의 길을 가더라도 나올 문제이다. 이 문제가 골치아프다고 계속 뒤로 미룬다면, 이는 책임의 방기이거나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4. "종전의 시작"이라도 선언하자
필자는 종전선언이 어려우면 종전과정의 로드맵을 만들어 "종전의 시작"을 먼저 선언하고, 종전의 마무리와 함께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협상을 시작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물론 종전선언이 가능하다면 종전선언이 선행하고 핵 신고가 따르는 순서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게 어렵다면 전문가들의 머리를 빌어 지혜를 모아 대안을 찾아야 할 때이다.
어쩌면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들에 그 지혜가 담겨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비핵화의 끝장을 보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보다 정교하고 체계적인 전략수립 및 실행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시대적 요구가 있다. 임기응변적인 대응도 중요하지만, 전술과 전략을 정교하게 조화시키는 준비된 외교가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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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7 17: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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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모처럼 대통령의 환하게 웃는 사진을 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은산분리 완화를 발표하자 조선일보는 ‘18년 옥죈 은산분리 규제 IT기업에 한해 풀어줄 듯’이란 제목으로 1면에 화답했다.
조선일보는 4면에 ‘은산분리 완화’란 문패를 달고 한 면을 모두 털어 보도했다. 조선일보 4면 머리기사는 ‘문 대통령, 붉은 깃발법 언급하며 은산분리 완화 길 텄다’는 제목이었다. 대통령은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규제를 19세기 말 연국이 자동차산업으로부터 마차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붉은 깃발법’에 비유했다. 자동차 속도를 마차 속도에 맞추려고 자동차 앞에서 사람이 붉은 깃발을 흔들게 했고 그 결과 영국은 자동차산업에서 독일과 미국에 뒤처지고 말았다. 영국의 자동차산업처럼 인터넷 전문은행도 한국에선 규제가 발목을 잡아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것을 비유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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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4면에 실린 문재인 대통령 |
조선일보는 이 일화를 4면에 “마차 보호하려다 車산업 뒤처진 영국처럼 되면 곤란”이란 제목으로 달아 보도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인용한 제목이었다. 조선일보는 이날 행사장에서 QR코드를 이용한 결제기술을 체험하는 대통령의 환하게 웃는 사진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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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4면 |
반면 같은 내용을 한겨레는 8일 1면에 ‘문 대통령, 인터넷은행 규제 완화…은산분리 공약 훼손 논란’이란 부정적 제목을 달아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관련 내용을 1면 머리기사로 달아 한겨레보다 더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8일 1면 머리기사에 ‘원칙 꺾나…은산분리 규제완화 꺼낸 문 대통령’이란 제목으로 달았다.
식품대기업 SPC그룹도 오너 일가 일탈로 위기
SPC그룹(옛 삼립식품) 3세이자 허영인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41)이 마약 흡연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허희수 부사장은 2007년 SPC그룹 계열사 파리크라상 상무로 입사해 그룹 마케팅전략실장을 거쳐 2016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8일자 신문들은 이 소식을 사회면에 1~2단의 작은 기사로 보도했다. 매일경제신문은 29면에 1단 기사로, 동아일보는 12면에 2단 기사로, 경향신문은 10면에 2단 기사로 실었다. SPC그룹은 일감몰아주기, 부당내부거래, 역외탈세 등의 광범위한 혐의를 받아 지난달 26일 국세청의 대규모 세무조사를 받은 가운데 이번 사건이 불거졌다. 그룹은 입장문을 내고 “허 부사장을 경영에서 영구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오너 일가의 일탈에 다른 그룹보다 훨씬 발빠른 대응이었다. 그러나 경영에서 영구배제하겠다는 발표가 지켜질지는 상당한 시간을 두고 평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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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매경 29면, 동아일보 12면, 경향신문 10면 |
1921년 황해도 옹진반도에서 태어난 SPC그룹(옛 삼립식품) 창업자인 허창성 회장은 14살 때부터 빵집 점원으로 일했다. 10여 년 일하다 해방을 맞아 그동안 배운 기술로 1945년 10월 고향에서 ‘상미당’이란 작은 빵집을 차렸다. 48년 서울로 진출한 상미당은 방산시장에서 출발했다. 허창성 회장은 1961년 용산에 본사와 공장을 마련하면서 ‘삼립’이란 이름을 처음 내걸었다. 때마침 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가 혼분식 장려운동으로 밀가루 소비를 촉진한데다 바로 옆 미군기지에 군납업체로 선정돼 삼립빵은 급성장했다. 1967년 가리봉동 야산 일대에 큰 공장을 세웠고, 1969년엔 공장 옆에 신사옥까지 세워 본격적인 가리봉동 시대를 열었다. 1971년 시흥공장, 1978년 아이스크림 공장까지 전국에 여러 공장을 세워 호황을 누렸다.
허창성 회장은 1975년 기업공개에 이어 1977년 50대 중반에 일찍부터 서서히 경영에서 손을 뗐다. 큰 아들에겐 삼립식품의 여러 공장을, 차남에겐 성남의 샤니공장만 물려줬다. 큰 아들의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반대로 차남은 일찍부터 제빵에 전력투구해 승승장구했다. 차남은 형의 삼립식품을 인수하기에 이른다. 차남이 키운 기업은 오늘날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 베스킨라빈스31, 던킨도너츠를 거느린 식품대기업 SPC그룹이 됐다. 작은 빵 공장을 그룹으로 키운 차남이 바로 현 SPC그룹 허영인 회장이다. 형보다 나은 아우였다. 그런 회장의 차남이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룹의 명예에 먹칠을 했으니 SPC그룹으로선 당황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수많은 재벌 오너들의 일탈이 사회적 비난을 받는 속에 SPC그룹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청와대·여당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 진보진영에서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금융은 의료와 함께 재벌의 숙원 사업"이며 이를 수용한 정부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 뒤집기"라는 비판이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실과 정의당 정책위원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문제점 진단'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와 전성인 홍익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고, 토론자로는 백주선 민변 민생경제위원장(변호사), 김경율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회계사), 정명희 금융산업노조 정책실장 등이 참여했다.
전성인 교수는 발제에서 "대통령도 대선 공약에서 안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말 바꾸기'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선공약집 120쪽을 보면 '금융산업 구조 선진화 추진' 항목에 '인터넷전문은행 등 각 업권에서 현행법상 자격요건을 갖춘 후보가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라고 돼 있다"며 "업계가 로비를 했겠고, 반대 논거도 있었을 것이다. 표를 얻기 위해 그냥 다 들어주자며 만방 허용하겠다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게 아니라 '현행 제도 유지'를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나름대로 고민을 하다가 '이 정도 선이 우리 당과 새 정부가 취할 스탠스'라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또 "작년 7월의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작년 말의 '2018년 경제정책 방향', 올해 7월 18일의 '하반기 이후 경제여건 및 정책방향'에는 '인터넷은행'이나 '은산분리'라는 내용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며 "정부 문건에 존재하지도 않는 '유령 정책'을 대통령이 나서서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왜 지금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하느냐. 금융위 외의 다른 부서에서 이 얘기가 처음 나온 게 지난 6월 27일, '준비 부족'으로 몇 시간 전에 대통령이 취소한 규제혁신회의 때 처음 공식 어젠다로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전 교수는 문 대통령이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은산분리 완화, 이번에 되는 거죠"라고 말했다는 <머니투데이> 보도를 들며 "정책 방향을 다 정해놓고 무슨 토론을 하느냐. 그래 놓고 반대하는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불러서 설득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거나, 반대하는 의원 3명은 (금융위 관할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에서 내보내려고 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고 비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해당 보도에 대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그런 발언을 하신 기억이 없다"고 부인하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전 교수는 '말 바꾸기'라는 차원을 떠나,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 완화는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으로 이어갔다. 그는 "(이 정책을) 왜 하는지 정확하게 서술된 정부 공식 문건을 찾기가 어렵다. 언론 보도를 통해 관계자 말이라며 슬금슬금 뒷구멍으로 나오는게 3가지이고 최근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말한 게 1가지 더 있다"면서 "(관계자 말은) '첫째, 4차 산업혁명 활성화를 위해 인터넷은행이 활성화돼야 한다. 둘째, 고용이 는다. 셋째,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된다'는 것이고, 홍 원내대표 말은 '재벌의 사내유보금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전 교수는 하지만 "규제 완화를 한다고 천국이 오느냐"며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내세우는 근거마다 조목조목 반박했다. '4차 산업혁명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아닌, 시중)은행은 빅데이터 안 하고 블록체인 안 하느냐. 오히려 기존 은행의 IT 투자가 훨씬 어마어마하고, 은행이 가진 빅데이터는 온 나라가 탐내는 '깨끗한 정보'다. 4차 산업혁명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했다.
'고용이 는다'는 주장에는 "아무리 300인의 전사가 세상을 바꾼다고 하지만, 케이뱅크는 300명 정도의 회사다. 300인을 고용하는 회사가 고용 촉진의 첨병이 될 수 있느냐"고 지적하며, 또한 "작년처럼 모 은행이 '우리 이제 지점 다 없애고 인터넷은행 하겠다. 비대면 영업만 하겠다'며 사람들을 다 자를 가능성이 없겠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비대면 거래가 늘면 그 자체는 고용이 늘지 않지만 파급 효과로 고용이 늘어난다는 말도 있는데, 경제학의 기본은 1차 효과가 언제나 파생 효과보다 더 크고 강하다는 것이다. '파급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은 대부분 거짓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중금리 대출 활성화' 주장에 대해선 "지난 1~2년간 인터넷은행의 (대출 영업) 기록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대부분 드러났다"고 한 마디로 잘랐다. 마지막으로 '대기업 사내유보금 투자 유도' 부분에 대해 그는 "은산분리 완화를 해 주고 사내유보금을 받아쓰자는 것은 정말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며 "그게 갖다 쓸 수 있는 돈인지 없는지도 토론해봐야 하겠지만, 그 돈은 대부분 하청업체 기술 탈취나 납품가 후려치기로 조달됐을 확률이 높다. 그러면 쓰더라도 하청업체를 위해 써야지, 그게 왜 은산분리와 연결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전 교수는 이어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보완 장치'의 허구성에 대해 지적했다. 전 교수는 "대기업 대출, 산업자본 대출, 대주주 대출을 막았으니 사금고화 우려는 없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원래 소유 규제는 개별적 행위규제로 통제할 수 없을 때 사용하는 매우 뭉툭한 규제다.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유 규제를 완화하는 근거라며 '한두 개 막아놨으니 괜찮다'고 하는 것은 규제의 ABC를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했을 때의 장점은 단지 '급전 유통'에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은행이 가진 막대한 데이터와 예금통화를 찍어내는 능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재벌의 경제력 집중 완화 면에서도 "은행은 독과점 사업이고, 최근 선진국에 비해 총자산 대비 수익이 낮디고는 하지만 일정 궤도에 들어가면 수익이 매우 안정적"이라며 결국 재벌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 된다고 우려했다.
전 교수는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왜 문재인 정부가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하려 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며 △케이뱅크의 부실을 은폐하기 위해서이거나 △케이뱅크 대주주인 우리은행의 지주적격성 문제 해결을 위해서 △또는 정권교체 후 감사원 감사에서 케이뱅크 인허가에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리는 등 금융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해서가 아니겠느냐는 의심을 제기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 대해 "은산분리 완화 시도를 즉각 중지하고, 케이뱅크 인허가 및 은행법 시행령 삭제 연루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고 감사원 감사 판단에 영향력을 행사한 자가 있는지 조사하며, 케이뱅크는 예금자·직원의 정당한 이익이 침해되지 않는 방향으로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케이뱅크 '정리' 방안에 대해서는 KT의 반대를 무릅쓰고라도 우리은행이 100% 소유하는 자은행으로 인수하는 방안이 "유일하게 가능한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다른 발제자인 박상인 교수도 "문재인 정부 2년차에 이런 세미나를 하고 제가 발제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참담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박근혜 정부 때부터 추진했고,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논리적으로 전혀 말이 안 된다며 반대했는데 하루아침에 아무 논리적 설명 없이 입장을 바꿔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교수는 금융위원회가 시민단체의 질의에 대해 보낸 공식 답변에서 "은산분리의 기본 취지는 어떤 경우에도 존중받아야 한다. 은산분리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답변을 보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재벌들이 제조업에서의 경쟁력을 잃고 있으면서 눈독을 들이는 게 의료와 금융"이라며 "그 숙원 사업의 총대를 맨 것이 지난 정부(박근혜 정부)인데, 지난 정부도 못 한 것을 하겠다는 게 문재인 정부"라고 한탄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 규제 완화를 통해 낼 수 있다는 고용효과나 경쟁력 강화, 핀테크산업 등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자신이 있다면 언론을 통해 프로파간다만 하지 말고 금융위원장이나 경제부총리가 공개 토론을 하자"고 말했다. 그는 2013년 동양그룹 사태의 사례를 들며 "은산분리 완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없고, 사회적 비용은 매우 크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구체적으로 사례를 들어 "카카오뱅크는 가계신용대출에서 급속 성장했는데 케이뱅크는 뚜렷한 실적을 보여주지 못해 자본 확충에 실패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성공은 은산분리와 무관하다는 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사례에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또 "가장 핀테크 기술이 발전했고 인터넷전문은행을 가장 먼저 도입한 나라가 미국인데, 미국도 은산분리를 하고 있고 철저히 지키고 있는 나라"라며 "규제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직격탄을 쏘았다.
김경율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도 토론을 통해 "케이뱅크가 증자에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지분 비율에 비례해 기존 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대규모 자본을 필요로 하는 정부의 인허가 사업에서, 출범하자마자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은 애초의 심사과정이 졸속이었다는 것이다. 인가 시점으로부터 2년이 경과 되지 않아 전체가 삐걱거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케이뱅크의 유상증자 실패는 결국 케이뱅크가 은행업 인가 과정에서 자금조달 방안 적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제출했거나, 금융위원회가 심사를 부실하게 진행한 것"이라며 "(즉) 케이뱅크의 유상증자 실패는 은산분리 규제와 무관하고, 현재 금융위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 주장은 자신의 부실한 행정을 덮기 위함일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어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만났고 오늘은 은산분리 규제완화 당정협의가 진행된다고 하는데, '촛불' 이후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과 경제 정의마저 완화시키는게 아닌지 걱정하는 시선이 쏠린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권영준 경실련 공동대표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데, 최근 자꾸 너무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등록 :2018-08-07 11:35수정 :2018-08-07 13:04
덥다. 왜 더운 건지 설명을 듣는 것도 숨이 찬다. 우리만 더운 게 아니라니,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까? 북극권의 최고기온도 30도대에 들어선 터다.
밤 최저기온이 42.6도
올해 6월 시작된 불볕더위가 두 달여 세계를 휘감고 있다. 지구촌 북쪽 반구가 아주 뜨겁다. 폭염과 관련한 기존 기록이 속수무책으로 깨지고 있다. 6월28일 아라비아반도 남동부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 남쪽 바닷가 어촌 마을 쿠리야트에선 기이한 신기록이 세워졌다. 낮 최고기온이 높았던 게 아니라, 밤 최저기온이 42.6도를 기록한 게다. 세계기상기구(WMO)의 공인을 받진 않았지만, 관측 이래 최고 기록이다.
7월5일엔 알제리의 사하라사막 인근에 인구 19만 명이 사는 도시 우아르글라에서 낮 최고기온이 51.3도까지 치솟았다. 알제리는 물론 아프리카 대륙에서 관측 이래 최고치다. 현재까지 지구에서 기록된 낮 최고기온은 19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에서 측정된 56.7도다.
위도를 조금 높여보자.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 남부 코카서스 지방의 내륙국가인 아르메니아는 평균 고도가 해발 990m에 이르는 산악 지대다.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선 7월 들어 수은주가 42도까지 치솟는 등 일주일 동안 40도가 넘는 이상고온현상이 발생했다. 예레반의 예년 7월 평균기온은 26.4도에 그친다. 아르메니아에선 올해 2월(19.6도)과 3월(28도)에도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유럽은 5월 이후 최악의 가뭄과 폭염을 동시에 겪고 있다. 예년 6월 평균기온이 20도를 넘지 않는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선 6월28일 31.9도를 찍었다.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영국 정부는 북서부 지방 일대에 이른바 ‘호스 파이프 밴’(수도꼭지에 호스를 꽂아 세차하거나 식물에 물을 주는 등의 행위 금지) 조처를 내렸다.
가뭄으로 메마른 산과 들판은 ‘성냥갑’으로 변해간다. 스웨덴에선 7월 한 달 동안에만 산불이 60건 이상 났다. 이 가운데 10여 건이 북극권에서 났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시베리아 북부지역과 북극해 지역에서도 평년 기온을 4~5도 웃도는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7월엔 한때 최고기온이 32도를 넘기도 했다.
북아메리카도 상황은 엇비슷하다. 미국 서부 일대에서도 7월 한 달 크고 작은 산불이 끊이질 않고 이어졌다.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운 콜로라도주와 캘리포니아주에 피해가 집중됐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최고 48도에 이르는 폭염이 주 전역을 강타했다. 역시 기상관측 시작 이래 최고 기록이다.
밀 가격에 원전 가동까지 폭염의 공습
두 달 넘게 이어진 폭염과 가뭄이 불러온 사회·경제적 파장은 이미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 뉴스 매체 <블룸버그> 통신은 7월25일 “폭염과 가뭄으로 유럽 전역에서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해지면서, 밀 선물 가격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실제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에선 6년 만에 처음으로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프랑스와 독일 등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올해 1월16일 1t에 166.3유로였던 파리상품거래소 밀 선물값은 7월25일 198.8유로까지 올랐다. 밀값 폭등은 또 다른 파장을 부른다. 1억 명에 가까운 인구에게 정부가 빵값을 보조하는 이집트에선 식량값 폭등을 염려하고 있다.
전력 부문에서도 파문을 일으켰다. 프랑스 파리의 7월 평균기온은 지난 30년 평균치인 20도 안팎보다 5~10도나 높았다. 프랑스는 전력의 70%를 원자력발전소 58기에 의존하는 전력 수출국이다. 이상 고온에 따라 강물의 수온도 높아지면서, 이를 냉각수로 쓰는 원전 가동에도 차질이 빚어진다. 프랑스의 전력 생산량이 줄어들면 주변 전력 수입국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장기적인 폭염으로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공급 가격은 더욱 치솟을 수밖에 없다. 폭염의 연쇄반응이다.
북반구뿐이 아니다. 현재 겨울철인 남반구에서도 이상고온현상이 목격된다. 7월5일과 6일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 기온이 25도까지 치솟았다. 기상관측을 시작하고 159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이 이틀 연속 기록됐다. 사실 이상고온현상은 지난해부터 지구촌 차원에서 꾸준히 나타났다.
지난해 4월 최고기온이 50.2도를 기록한 파키스탄은 전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4월’을 보냈다. 5월엔 파키스탄 투르바트의 기온이 53.5도를 기록하며, ‘5월 지구촌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6월엔 이란 아흐바즈의 기온이 역시 역대 최고치인 53.7도를 찍었고, 7월엔 에스파냐 남부 코르도바에서 수은주가 46.9도까지 치솟았다. 또 10월엔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일대에서 기온이 42도까지 오르는 등 미국 전역에서 10월 최고기온 기록이 잇따라 바뀌었다. 또 지난해 11월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사흘이나 최고기온이 42도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금까지 가장 기온이 높았던 2016년의 폭염은 지구온난화와 함께 강력한 엘니뇨(지구에서 태양에너지 유입이 가장 많은 적도 부근 열대 동태평양과 중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상시보다 높은 상태로 몇 달씩 유지되는 현상)가 결합돼 생긴 현상이었다. 올해는 상대적으로 기온을 낮추는 라니냐(엘니뇨의 반대 현상)의 영향 아래 있음에도 예년 평균기온을 5도 이상 넘기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독일의 소리>(도이체벨레)는 7월18일 이렇게 전했다. 실제 세계기상기구 자료를 보면, 올해 전반기 6개월은 라니냐 현상이 발생한 해 가운데 역대 가장 기온이 높았다. 올해 말 라니냐가 물러가고 엘니뇨 현상이 시작되면, 내년엔 기온이 더욱 올라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앞서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7월13일치에서 마이클 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지구과학센터 소장의 말을 따 이렇게 경고했다.
엘니뇨 오면 내년 기온 더 오를 수도
“북반구 전역에 걸쳐 폭염이 발생한 것은 규모 면에서 분명 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일이다. 특정 지역의 최고기온이 높게 나온 게 문제가 아니라, 고온 현상이 이처럼 광활한 지역에서 관측된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누진제 1·2단계 구간 확대... 가구당 평균 19.5% 전기요금 인하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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