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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노동자의 온전한 권리를 쟁취할 것임을 선언한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10/04 10:39
  • 수정일
    2018/10/04 10:3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공무원노조, 11월 9일 연가투쟁 선포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8/10/04 [08:1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공무원노조가 해직자 복직과 노동3권 쟁취 등을 위한 연가투쟁에 나설 것임을 선언했다. (사진 : 공무원노조)     © 편집국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가 해직자 복직과 노동3권 쟁취를 위한 투쟁에 나선다.

 

공무원노조는 2일 오후 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해직자 원직복직노동3·정치기본권 쟁취전국공무원노동조합 11월 9일 연가투쟁 선포 200인 기자회견을 열고 “11월 9일 5천명의 연가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노동자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태도는 적폐정권의 관료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상호 신뢰를 견지해야할 대정부교섭 진행 중에도 정부는 5년 만에 가장 낮은사실상의 임금동결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고 지적했다나아가 공무원노조는 정부가 연금개악 도발을 했으며, “온갖 몽니를 부리며단체교섭까지도 교착상태에 빠트리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공무원노조는 우선 민주노조를 건설하다 희생된 136명의 해직자를 원직복직 시킬 것이라며 이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복직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표방했던 노동존중 사회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노조는 온전한 노동자의 지위를 얻기 위한 노동3권도 반드시 쟁취할 것이라며 단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단체교섭권에 대한 광범위한 제약단체행동권의 원천적 봉쇄로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은 노동3권이 아니라 0.5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공무원노조는 정권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앞세워 직무와 전혀 관련 없는 행위조차도 정치적인 잣대로 재단하고가혹한 형벌을 가했다며 공무 수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는 공무원도 국민의 권리인 정치기본권을 당연히 행사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자회견 후 <공무원 제단체 문재인 정부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참가자들.     © 편집국

 

기자회견 후 2시부터는 성과주의폐기 약속불이행일방적 임금안 결정불성실교섭’ <공무원 제단체 문재인 정부 규탄대회>가 열렸다공무원 노동자들은 요구가 무시될 경우 11월 9일 연가투쟁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투쟁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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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연가투쟁 선포 200인 기자회견문]

 

문재인 정부는 해직자 원직복직의 약속을 이행하고,

노동3권과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라!

 

공무원노조는 11월 9일 연가투쟁을 성사시켜

공무원 노동자의 온전한 권리를 쟁취할 것임을 선언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공직사회를 내부로부터 혁신함으로써 올바른 나라상식과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드는 데 주체가 될 것을 선언하며 창립하였다.

 

공무원노조는 그동안 끊임없이 공직사회 개혁과 공무원 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기본권을 확보하기 위해 투쟁해 왔다.

 

적폐정권을 몰아낸 촛불혁명 이후에도 공무원노조는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 등 민중의 명령을 완수하고 민중행정을 통해 공직사회를 개혁하여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건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110만 공무원을 대표하여 민주노조 건설과정에서 희생된 해직자의 원직복직공무원노동자로서 당연히 보장되어야할 노동3권 및 정치기본권을 위해 인내심을 갖고 문재인 정부와 협상에 임해왔다.

 

그러나 공무원노동자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태도는 적폐정권의 관료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상호 신뢰를 견지해야할 대정부교섭 진행 중에도 정부는 5년 만에 가장 낮은사실상의 임금동결을 기습적으로 발표했으며심지어 부총리는 공무원연금 같은 경우 이미 개혁했지만다시 제도개선 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연금개악을 도발하기도 했다그 와중에 정부는 온갖 몽니를 부리며단체교섭까지도 교착상태에 빠트리고 말았다.

 

14만 조합원의 인내심은 이제 한계에 달했다공무원노조는 대의원대회와 현장 조합원들의 의지를 담아 실질적 행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오늘 해직자 원직복직노동3권 및 정치기본권을 쟁취하기 위한 11월 9일 오천대오의 연가투쟁을 선포한다.

 

우선 민주노조를 건설하다 희생된 136명의 해직자를 원직복직 시킬 것이다이들이 명예를 회복하고 복직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표방했던 노동존중 사회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오로지 국민의 편에 서서국민의 이익에 맞는 행정을 추구하기 위한 공무원노조의 활동에 복무한 해직자가 명예회복을 하는 것은 매우 상식적인 정의이다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약속한 바대로 해직자 원직복직의 약속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

 

공무원이 온전한 노동자의 지위를 얻기 위한 노동3권도 반드시 쟁취할 것이다단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단체교섭권에 대한 광범위한 제약단체행동권의 원천적 봉쇄로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은 노동3권이 아니라 0.5권에 불과하다공무원의 노동삼권이 온전하게 회복되어야 공무원이 정권이 아닌 국민의 공무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기본권을 획득하여 공무원도 한 사람의 국민으로 자신의 입장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정정당당한 사회를 만들 것이다정권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앞세워 직무와 전혀 관련 없는 행위조차도 정치적인 잣대로 재단하고가혹한 형벌을 가했다공무 수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는 공무원도 국민의 권리인 정치기본권을 당연히 행사하여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원직복직의 약속을 이행하고, ILO협약 비준과 더불어 공무원의 온전한 노동3권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할 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우리는 119일 5천명의 연가투쟁을 선포한다.

 

정부는 알아야 한다우리의 요구가 무시될 경우 119 연가투쟁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투쟁의 시작이 될 것이며 그 투쟁의 파고는 끝없이 높아질 것이다.

 

2018년 10월 2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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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한반도 비핵화

<기고> 고승우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장
고승우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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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4  09: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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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2019년 이후 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는 이 협상은 미국이 새롭게 제시한 전략자산 전개 비용 분담 요구를 둘러싸고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나라는 얼마 전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절충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언론이 보도하고 있다.

한반도가 정전이후 60여년 만에 대 지각변동을 시작하고 세계가 이를 주시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한미 방위금 분담금 협상(이하 협상으로 표기)은 향후 한반도 상황은 물론 한국민의 혈세 사용과 관련해 주목 할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이 협상은 △남북한과 미국 등이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면서 평화체제 달성이후에도 주한미군 계속 주둔 등 한미동맹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미국이 한미연합 훈련 등을 계기로 한반도 및 그 주변으로 전략자산(핵추진 항공모함이나 원자력 잠수함, 장거리 전략 폭격기 B-1B와 B-52 등)을 전개하는 비용을 한국이 분담하라며 방위비분담 항목에 ‘작전지원’을 신설하고 그에 따라 분담액 증액을 요구해왔고 한국은 ‘방위비 분담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협상의 중요성을 살피기 위해 그 근거부터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이 협상은 미군사력을 한국에 배치하는 것을 미국의 ‘권리(right)’로 규정한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의 부속협정 성격인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하위법인 방위비분담금협정(SMA)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SMA의 성격은 그 상위법인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의 특성을 담고 있어 미국이 갑, 한국이 을인 한미동맹의 기울어진 운동장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한미동맹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핵심은 그 4조에 담겨 있다. 미국에 일방적인 특혜를 부여하는 조항인 4조는 “상호합의에 의하여 미합중국의 육군, 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내와 그 부근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이를 허여하고 미합중국은 이를 수락한다 ; The Republic of Korea grants, and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ccepts, the right to dispose United States land, air and sea forces in and about the territory of the Republic of Korea as determined by mutual agreement”로 되어 있다. 이 4조의 첫 부분 ‘상호합의에 의하여’는 SOFA에 의한 합의를 가리킨다. 이 조약은 무기한으로 유효하고 단지 어느 당사국이든지 타당사국에 통고한 후 1년 후에 본 조약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되어 있다. 협상이나 보완 등의 규정도 없고 폐기되지 않는 한 미국의 ‘권리’를 행사하는 조건에서 무기한 주둔이 가능하다.

한국전쟁 종전 직후 1953년에 만들어진 한미상호방위조약은 21세기 지구촌에서 찾아보기 힘든 불평등 조약으로 그 집행 과정에서 수반되는 주한미군 시설과 구역을 한국이 제공하기 위해 SOFA가 1967년 발효되었다. 이어 SOFA에 포함되지 않았던 주한미군 주둔에 필요한 경비를 한국이 일부 부담토록 예외조치로 SMA이 만들어졌다. SMA는 한국에 부담을 가중시키기 위해 서면협상도 가능하게 되어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는 SOFA, SMA 등을 통해 주한미군이 한국에서 특혜를 누릴 수 있는 핵심적인 법적 근거가 되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서의 군사적 ‘권리’를 행사하기 때문에 주한미군에 의한 환경오염 등에 대한 합당한 의무조차 지지 않으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도 매번 증액되어 한국은 2018년 현재 1조원 가까운 천문학적인 액수를 부담하고 있다.

SOFA의 정식 명칭은 ‘대한민국과 아메리카 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이다. 즉, 주한 미군이 한국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한국 정부가 정치, 경제, 사회적 편리를 제공하는 사항을 규정한 한·미 간의 협정이다. 당연히 미국이 슈퍼 갑이다. 평택 미군 기지가 세계 최대가 된 근거의 하나다.

SOFA는 한국이 시설과 부지를 무상으로 미국에 제공하고 미국은 주한미군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한미는 1991년 SMA를 만들어 미국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유지비용의 일부를 한국이 부담토록 해왔다. SMA는 SOFA 5조 1항(미측은 한측에 부담을 과하지 아니하고, 주한미군 유지에 따른 경비를 부담한다)의 예외적, 특별 조치를 규정한 협정이다.

SMA에 의해 2018년 한국의 방위비 분담액은 9천602억 원으로 책정돼 있다. 한미 두 나라는 1991년 제1차 협정을 시작으로 총 9차례 특별협정을 맺었으며 2014년 타결된 제9차 협정은 오는 12월31일로 마감되기에 2019년 이후분에 대해 연내에 타결을 봐야 한다. 미국과 SMA를 맺은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미국은 현재 진행 중인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서 ‘한반도 유사시 주한미군만 동원되는 게 아니라 미국 본토의 병력과 자산도 증원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하면서 미국의 전략자산전개 비용 등을 구조적으로 한국에 분담시키는 항목 신설을 수용토록 요구하면서 고 있다. 미국의 이런 요구는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에 규정된 ‘권리’를 근거로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은 SMA는 기본적으로 주한미군의 주둔에 관한 비용 문제이기 때문에 작전지원 항목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티고 있으나 법리적, 현실적 이유 등으로 미국의 요구 일부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와 SOFA, SMA에 이어 전시작전통제권을 주한미군 사령관이 행사하게 되면서 미국이 한국의 군사주권을 상당부분 대행하는 구조가 정착되었다. 미국이 대북 카드로 기회만 있으면 내미는 선제공격 카드도 미국의 한국에 대한 군사적 권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비를 100% 부담하라’고 한 발언도 한미동맹관계의 특수성을 근거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은 불평등한 군사동맹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앞세워 주한미군기지의 오염 책임을 인정하고 조치에 나선 적이 2009년 이후 없다. 이는 불평등한 SOFA,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 공동환경평가절차(JEAP) 때문이다. SOFA, LPP 등이 한국에서 볼 때 너무 불평등한 것은 이들 협정 등의 모법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불평등 때문이다. 용산미군기지 오염 문제를 규탄할 때 SOFA를 들먹이지만 사실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지적해야 한다.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50년대 말부터 전술핵무기를 남한에 배치하는 등 맘먹은 무기는 다 남한에 들여왔다 빼가는 일을 되풀이 하고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미군이 2017년 상반기 군산비행장에 배치한 무인폭격기 등이 그런 예다. 논란이 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국 배치도 미국이 이 조약 4조에 따른 ‘권리’를 행사하는 과정이었고 한국은 ‘허여’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한미 간에 사드 배치를 놓고 줄다리기를 했다는 언론보도나 정치권의 설명은 눈 가리고 아옹 하는 식의 기만적 언사에 불과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불평등성은 필리핀, 일본의 미국과의 군사동맹 내용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필리핀과 미국의 상호방위협정은 1991년, 1947년에 합의된 기지 협정이 폐기되면서 미군이 필리핀에서 전면 철수했다. 그러나 9.11사태이후 미국과 필리핀의 안보조약이 재건되어 2014년 두 나라는 조약이 아닌 협정의 형식으로 12개 항의 방위협력강화협정(ECDA)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필리핀에 영구적인 군 주재나 군사기지를 만들 수 없고 핵무기의 필리핀 진입은 금지된다. 미군은 이 협정에 따라 필리핀 정부가 허가하는 지역, 주로 필리핀군에 의해 소유, 통제되는 지역과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미군은 환경 보호 조치 등은 필리핀 법규 등을 준수해야 한다. 이 협정은 미국, 필리핀 두 나라가 태평양지역에서 외부로부터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두 나라 외무장관이 이 조약의 적용문제 등을 협의한다. 무력을 동원한 공격 등이 두 나라에 의해 취해졌을 경우 이를 유엔 안보리에 즉각 보고한다. 이 협정은 10년이 시한이며 어느 한 쪽이 종료의 의사를 통보한 뒤 1년이 지난 뒤 폐기될 때까지 유효하다.

국가 간 관계는, 서로 상대방의 손바닥 안에 있는 협상 카드를 확인하면서 벌리는 게임과 같다. 주한미군 문제의 경우 남측 정부가 트럼프와 미국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한반도 비핵화 추진의 큰 판이 깨질 것을 두려워하면서 과거 정부가 취했던 태도를 취할 수 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언론이나 통일운동권은 어떤가? 언론과 운동권은 정치권이 아니다. 정치권이 하지 못하는 논리를 펴야 한다. 그러면서 정치권을 리드라고 제어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처럼 주한미군에 대해 한국 정치권과 운동권, 언론이 침묵하는 것을 미국, 중국 등이 깔보면서 업신여길 것이라는 점을 상상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남북한 정상이 실질적 종전선언과 군축 조치에 대한 합의를 하자 주한미군은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 안정에 필수적이라며 평화체제가 합의된다 해도 그 철수는 절대 안 된다는 주장을 연일 내놓고 있다. 트럼프가 주한미군 감군 또는 철수 가능성을 내비치자 미 의회는 주한미군을 2만2천명 이하로 감축할 경우에 의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은 트럼프를 제외하고 여야나 전문가들이 하나 같이 한미동맹과 지속과 주한미군 계속 주둔을 합창하고 있다.

미국 조야가 주한미군을 결사적으로 챙기는 것은 그 전략적 중요성이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은 중국의 목을 겨누는 비수이면서 일본의 핵무장을 저지하고 한국군의 대북 군사행동을 억제하는 등 그 효용성이 엄청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점은 한미간에 진행되고 있는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반영되어 한국의 부담이 경감되어야 한다. 분담금 인상은 절대 불가하다.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 등의 우월적 지위와 한국 정부에 대한 통제력을 앞세워 한미군사훈련이나 대북선제 공격 카드를 대북협상 용으로 휘두르고 있다. 만약 한미동맹관계를 필리핀과 미국의 군사협정 관계 수준으로 정상화시킨다면 대북 선제공격 카드를 미국이 활용할 수 없게 되고 미국의 대북 협상 태도가 정상적이 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특히 미국은 이란핵합의에서 탈퇴하는 등 믿을 수 없는 군사대국으로 국제적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북한 비핵화 합의이후 이를 이행치 않는 등의 방식으로 한반도에서 군사적 불장난을 하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확보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한미군사동맹의 정상화다. 한미군사관계의 정상화는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급선무다. 중국은 한국 경제를 좌지우지할 능력을 지녔고 지금도 사드로 취했던 관광 제한을 다 풀지 않고 있다. 한국이 미국에 종속된 형식의 군사동맹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역행한다.

한미동맹 관계가 정상화되어야 할 필요성은 미국의 20세기 초 한반도 정책이었던 카스라-테프트밀약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이 1905년 7월 카스라-테프트밀약을 통해 일본의 한반도 강점을 묵인한 뒤 그해 11월 대한제국의 외교권과 국방권을 일제가 강탈한 ‘을사늑약’이 체결되었다. 미국은 1919년 3.1항일운동이 발생하자 미국 공관이 일제의 만행을 외면하고 미국 언론의 보도를 철저히 통제해 일제를 실질적으로 지원했다.

미국은 일제가 항복한 이후 체결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독도 문제를 제외함으로써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의 근거를 제공했다. 이는 미국이 한반도 정책에서 카스라-테프트밀약을 참고하거나 준수한 결과의 하나로 해석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현재와 같이 유지할 경우 미국은 그 특권을 양보하거나 포기할 것으로 생각키 어렵다. 정치권이 이를 외면한다 해도 언론, 통일운동진영은 반드시 그 문제점을 지적해 시정토록 견인해서 후환을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미국이 최근 남북한 관계개선에 대해 엇박자를 놓는 일이 벌어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는데 주한미군사령관이 장악하고 있는 유엔군사령부가 남북철도 및 도로 개설 작업에 제동을 거는 것과 같은 작태는 그냥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미국은 남북한 관계 개선이 진전된다 해도 한미군사동맹을 앞세워 그것을 무력화시킬 개연성이 적지 않다. 국가 간 관계에서 궁극적인 근거는 조약이나 협정이기 때문이다. 남북한이 군사적 충돌이나 전쟁 불가를 외친다 해도 미국이 한국에 대한 군사적인 ‘권리’를 행사하려 덤벼들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야 한다.

한미군사관계의 정상화는 사드 논란이 심했던 2016-17년에 그것을 추진할 수 있었던 절호의 찬스였지만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학계는 이를 놓쳐버렸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전후의 시기에도 한미군사동맹의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는데 최근의 사드 문제에 대한 대응에서 그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런 점에서 진보정치권, 시민단체, 학계가 적극 나서서 한미동맹 문제를 제기하고 국제적으로 여론화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노력해야 한다.

지금처럼 한국의 정치권이나 학계, 통일운동 진영 등이 한미군사동맹에 대해 그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는 모습은 19 세기 말 조선 시대보다 더 심각하다. 지금은 한국이 정보강국이라고 하는데 국제사회가 다 알고 있는 불평등한 한미군사관계에 대해 침묵하는 비정상은 시급히 정상화되어야 한다. 그래서 미군 철수를 주장할 때 미 대사관이 아닌 청와대 앞에서 하는 식으로 시각 교정을 해야 한다. 한미동맹관계의 폐기할 수 있는 권한이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지체해서는 때를 놓친다. 시급히 한미동맹을 정상화시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구축하고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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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톡] 자유한국당이 만든 ‘야식비 정국’

스스로 불리한 정국으로 바꾼 자유한국당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18-10-03 19:01:37
수정 2018-10-04 01: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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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심재철 의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지난 9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항의 방문을 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심재철 의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지난 9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항의 방문을 하고 있다.ⓒ뉴시스

"와인바가 아니고 24시간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 먹었으면 문제가 될 게 없죠!"

청와대가 밤 11시 넘어 사용한 업무추진비의 내역을 두고 발끈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야식계'에서 가장 뒷줄에 서있는, 삼각김밥까지 나왔습니다. 그야말로 점입가경입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비공개 정부 자료 불법 유출' 논란이 이제는 '야식'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사상 유례 없는 '야식비 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됐을까요?  

궁색한 폭로전의 실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빨랐다'
 

당초 비인가 자료 유출 경위를 둘러싼 기획재정부와 심 의원 간의 잡음으로 끝날 줄 알았던 이번 사태가 '야근' 논란으로까지 번지게 된 건, 심 의원의 '궁색한 폭로전' 때문이었습니다.

심 의원은 위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한국재정정보원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잇따라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확보 경로가 불법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허위 자료는 아닌 만큼 내용은 구체적이었습니다.

심 의원은 이를 토대로 청와대가 기획재정부의 예산집행지침에 맞지 않게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가뜩이나 국회와 정부기관의 특수활동비 등 '눈 먼 돈'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정국인 만큼, 심 의원의 폭로에 여론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곧 이어진 '팩트 체크'가 다시 여론을 환기시켰습니다. 청와대는 심 의원 못지 않게 구체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조목조목 반박했고, 그 결과 심 의원의 폭로전은 요란한 빈수레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심 의원은 '유흥업소', '최고급 식당 코스요리', '와인바'와 같은 다소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면서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사용이 마치 도덕적으로 크게 잘못된 것처럼 몰아 갔지만, 실제 내역을 확인한 여론의 반응은 냉담했던 것이죠.  

기재부 자료를 불법으로 다운 및 열람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재부 자료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재부 자료를 불법으로 다운 및 열람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재부 자료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심 의원은 저녁 기본 메뉴로 1인당 10만원 내외인 고급 음식점에서 업무추진비가 사용된 건수가 총 70건, 1197만3800원(1건당 평균 17만1054원)에 달했고, 고급 스시점에서 사용된 것도 473건, 6887만7960원(1건당 평균 14만5619원)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모두 청와대 인근에 위치합니다. 하지만 1인당 평균값으로 환산한다면 체감할 수 있는 가격대는 훨씬 더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심 의원은 "업무와 연관성이 없는 주점에서 사용되는 등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건들도 총 236건(3132만5900원, 1건당 평균 13만2700원)에 달했다"며 '호프', '펍', '주막', '이자카야', '와인바' 등이 포함된 상호명을 자체적으로 분석해 집계한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심 의원이 지목한 일부 주점을 여러 언론과 네티즌들이 잇따라 직접 찾아 가서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 일반 직장인들도 자주 찾을 만한 평범한 가게로 보인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면서 심 의원의 주장은 더 설득력을 잃게 됩니다. 

기자도 얼마 전 이들 중 한 곳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기자가 간 곳은 청와대 인근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작은 주점으로, 여러 종류의 수제맥주·외국맥주와 함께 1만원대의 돈가스, 떡볶이 등의 음식을 팝니다. 업종 분류도 '유흥주점'이 아닙니다. 이곳은 낮부터 자정까지 영업하는데, 일대 가게에 비하면 늦게까지 영업하는 편이라 청와대 직원들도 종종 찾는다고 합니다. 점심 식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도 볼 수 있습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3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여론 상으로 심 의원이 판정패를 받은 것으로 본다"라며 "우연히 (디브레인에) 들어가 봤는데 업무추진비와 관련해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항목들이 있더라, 이것에 대해 검증을 하라고 하면 되는데, 뭔가 뒤에 엄청난 게 있는 것처럼 얘기하니까 국민이 볼 때는 약간 짜증이 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됐다면, 심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더 이상의 섣부른 공세는 자제해야 했을 것 같습니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도 있죠. 청와대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한 상태인 만큼, 그 감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물러서면 그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자유한국당 홍지만 홍보본부장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재철 의원이 공개한 청와대 업무추진비 카드 사용 업소를 설명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지만 홍보본부장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재철 의원이 공개한 청와대 업무추진비 카드 사용 업소를 설명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주화입마에 빠진 듯한 자유한국당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버렸다'
 

하지만 여기서 끝날줄 알았던 자유한국당의 '궁색한 폭로전'은 마치 주화입마(走火入魔)에 빠진 듯 계속 이어집니다.  

때는 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심 의원이 '맞고발' 상대인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과 '소득 없는' 싸움을 벌인 뒤였습니다. 자유한국당 홍지만 홍보본부장이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폭로(?)에 나섰습니다.  

언론사 카메라 앞에 선 홍 본부장은 청와대의 업무추진비가 사용된 식당 등을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이 직접 가봤다며 이자카야, 와인바 등 식당 내부 사진들을 공개했습니다. 홍 본부장은 이를 토대로 '국정운영 업무 특성상 365일 24시간 업무', '불가피한 사유로 일반식당 영업 종료한 늦은 시간 간담회 등 업무 시 주점 사용' 등의 청와대 해명은 "거짓 해명"이라고 몰아 갔습니다. '직접 가보니 취객의 시끄러운 소리 등으로 간담회나 회의 개최 자체가 불가능했다', '장소도 협소하고 음악소리도 시끄러웠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홍 본부장은 정말 심야 근무가 끝난 후라면 주점이 아닌 주변의 '24시간 순대국밥집'을 이용하거나 청와대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먹으면 될 일이라고 강변했습니다. "어제 가본 업체에서 5분 거리에 24시간 운영하는 해장국집, 순대국밥집이 있었다"는 '깨알' 정보까지 제공하면서 말이죠.  

이러한 홍 본부장의 긴급 기자회견이 이미 불난 여론에 부채질을 한 것이었다면, 김성태 원내대표의 이어진 방송 출연은 여기에 기름을 끼얹은 것이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KBS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해 "직장인들 입장에서 보면, 야근하다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11시 넘어서 야근하면 사비로 사먹어야 하는 건가요?"라는 방송인 김제동 씨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요즘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24시간 편의점이 다 있는데 그런 편의점에 가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했으면 심 의원이 문제를 삼아도 국민들 보기에도 그렇다." 한 마디로, 한밤 중 야근으로 인해 업무추진비를 정 쓰고 싶으면 편의점에서 쓰면 된다는 주장입니다.

기재부 자료를 불법으로 다운 받고 열람·공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질문하고 있다.
기재부 자료를 불법으로 다운 받고 열람·공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질문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소득주도성장론에 총공세 펼치던 자유한국당, 
정작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선 '심재철 폭로전'이 핵심 이슈로 부상

다시 되돌아가봅시다. 사실 '야식비'는 이번 사태의 본질이 아니었습니다.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심 의원의 국회 사무실 보좌관이 디브레인에 접속해 자료를 다운로드 받다가 문제가 불거졌던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위법성 여부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다가 심 의원과 기재부가 검찰에 '맞고발'을 하게 된 상황입니다. 만약 여기서 그쳤더라면, 심 의원실 압수수색 등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정부를 향해 "국회 무시"라고 비난하는 것으로 논란이 일단 마무리됐을지도 모릅니다.

'야식비 정국'이 오기 전까지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기조인 소득주도성장론을 비판하고 여론전을 집중적으로 펼치면서 나름의 효과를 보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출산주도성장'이라는 대안을 꺼내들어 비판 여론을 불러 일으키긴 했지만 말이죠.  

그렇게 문재인 정부 경제 심판론을 키워가던 자유한국당은 지금 스스로 폭탄을 끌어안은 형국입니다. 심지어 정부가 긴장하고 있을 듯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경제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심 의원이 핵심 이슈가 됐으니,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아쉬운 목소리가 나올 법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계속 가느냐, 아니면 회군 하느냐. 과연 내일은 자유한국당이 어떤 길을 선택할까요? 


* ‘정치톡’은 정치팀 기자들이 여의도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이슈의 전말을 옆 사람에게 이야기하듯 풀어내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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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당겨진 북미회담에도 “북한에 넘어가면 안 돼”

[아침신문 솎아보기] 신문들 “북미 대화 분기점 될 가능성” 점쳐… 한겨레·한국일보 “미국 결단 필요해”

김예리 기자 ykim@mediatoday.co.kr  2018년 10월 04일 목요일

북미 협상 2라운드가 열린다.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오는 7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난다고 2일(현지시각) 밝혔다. 8월 말 4차 방북을 앞두고 취소한 이후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예상보다 방북이 일찍 이뤄진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11월6일 미국 중간선거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핵심 의제는 나와 있다. 북한의 비핵화 초기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 2차 북미 정상회담 등이다. 북한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과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 의사를 밝혔다. 이후 지난달 23일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 특정한 핵시설과 무기체계에 관해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겨레신문 3면
▲ 한겨레신문 3면

 

북미간 물밑조율도 이뤄졌으리라 예상된다. 한나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대화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우리는 거기로 가서 대화를 지속하기 위해 비행기에 오를 정도로 자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방북 전 김정은 위원장 면담 일정을 공개한 점은 이례적이다. 방북 앞뒤로 도쿄, 서울, 베이징을 방문하기로 한 것도 처음이다. 이번 방북이 ‘비핵화 진전이 충분하지 않다’며 지난 한 차례 취소한 이후 한 달여만에 성사됐다는 점에서도 이번 협상의 성과를 점칠 수 있다. 

4일 아침신문들은 7일 방북에서 북미 양측 간 협상이 진전하리라고 입을 모았다. 협상 방향을 두고는 견해가 갈렸다. 다수 신문이 양쪽에 유연성을 발휘하라고 요구한 반면, 조선일보는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4일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폼페이오, 7일 평양서 ‘비핵화 빅딜’ 시작” 

국민일보 “북‧미 ‘빅딜’ 접근… 중간선거 전 정상회담 가능성”

동아일보 “‘10말11초’로 당겨진 김정은-트럼프 회담” 

서울신문 “평화가 시작됐다” 

세계일보 “최순실 K스포츠재단 ‘버티기’로 41억 낭비” 

조선일보 “청년은 ‘알바 절벽’” 

중앙일보 “평창 온 유커 5887명 돈 벌러 눌러앉았다” 

한겨레 “폼페이오 7일 방북…‘빅딜’ 문턱까지 왔다” 

한국일보 “남북 지뢰 제거 시작… DMZ의 가을, 평화를 맞다”(사진)

침신문은 북미 양측의 협상 성과 의지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일정이 짧고 김정은과 면담도 예고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북한의 ‘선 비핵화 조치’를 강조해온 기존 입장과는 다소 달라진 기류”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영변 핵시설 폐기 및 사찰 수용과 종전선언 등 미국의 상응조치를 맞바꾸는 ‘빅딜’의 실마리를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양측 대화가 교착된 이후 미국과 북한은 각기 상대방의 요구와 기대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라고 했다. 

 

▲ 4일 동아일보 1면 머리기사
▲ 4일 동아일보 1면 머리기사

한국일보는 “북한이 미국에 더 파격적인 제안을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양측 간에 종전선언이 기정사실화한 만큼, 핵 신고가 다소 불완전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원하는 과감한 비핵화 조치들이 이뤄진다면 북한의 핵 신고나 초기 조치 여하에 따라 단계적으로 제재를 풀어준다는 조건부 약속 형태의 합의가 도출될 개연성이 있다”는 전문가 전망을 실었다. 

많은 신문이 양쪽의 ‘빅딜’을 위한 양보를 주문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미국이 ‘선 비핵화 없이는 아무것도 안 된다’는 압박적 태도를 풀고, 북한도 국제사회를 납득할 수준의 비핵화 조치를 함으로써 실효성 있는 ‘빅딜’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신문도 “(미국은) 제재 완화와 연락사무소 설치, 인도적 지원, 예술단 교류 같은 적대관계 해소의 상징적 행동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북한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내 강경파를 납득시킬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신문들은 나아가 미국의 결단도 요구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북한이 평양 공동선언과 트럼프 대통령를 향한 비공개 메시지를 전한 이상 “미국이 종전선언 및 제재 문제에서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으리라 본다”고 했다. 또 “두 지도자의 결단에 의한 톱다운 방식으로 진전을 이루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는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실험장 사찰과 영변 핵시설 폐기까지 거론하면서 상응조치를 요구한 이상, 미국이 호응하지 않는다면 방북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 4일 조선일보 사설
▲ 4일 조선일보 사설

반면 보수신문은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를 두고 선을 그었다. 동아일보는 “미국은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선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디테일의 악마’를 넘어서지 못하면 비핵화 협상의 동력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영변 이외의 핵무기‧물질‧시설까지 망라한 신고서를 받아내고 이것을 검증하는 게 핵심”이라며 “이것이 되면 비핵화이고 안 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향해 “미국이 11월 중간선거를 위해 단기 성과에 집착하면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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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과 국가보안법은 평화통일의 양대 장애물

주한미군과 국가보안법은 평화통일의 양대 장애물
 
주권연대, 호소문 통해 주장
 
문경환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8/10/03 [12:52]  최종편집: ⓒ 자주시보
 
 

국민주권연대(이하 주권연대)는 오늘(3일) 호소문을 발표해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에 모두 나설 것을 호소했다.

 

주권연대는 9월 평양정상회담을 통해 평화와 통일이 가까워오지만 두 가지 장애물이 있다고 지적했다.

 

두 가지는 바로 주한미군과 국가보안법이다. 

 

아래는 호소문 전문이다. 

 

▲9월 평양정상회담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호소문]모두 다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에 떨쳐나서자

 

온 국민에게 기쁨과 감동을 안겨준 9월 평양정상회담을 보며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자주통일의 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꼈다. 

 

이제 우리는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하나씩 제거하면서 힘차게 전진해야 한다. 

 

첫 번째 장애물은 바로 주한미군이다. 

 

이번 평양정상회담의 모든 과정을 볼 때 주한미군이 있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으며 오히려 통일에 방해만 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역사적인 4, 5월 판문점 정상회담이 있은지 반년도 안 돼 다시 정상회담을 하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4.27 판문점선언이 기대만큼 빠르게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판문점선언 이행을 가로막는 핵심 장애물은 주한미군이었다. 

 

주한미군은 유엔사를 앞세워 남북철도연결을 가로막고 대북제재를 운운하며 남북교류협력을 방해했다. 

 

오죽하면 평양정상회담 전날 있었던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핵폐기가 문제가 아니라 유엔사 해체가 문제라며 미국을 규탄했겠는가. 

 

유엔사는 유엔의 이름을 도용했을 뿐 실체를 들여다보면 주한미군사령관이 자동으로 유엔사령관을 겸직하는 등 주한미군과 전혀 다르지 않다. 

 

또 새로 지명된 주한미군사령관은 내년에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깨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한반도 전쟁 위기의 핵심이 바로 주한미군임은 세상이 다 알고 있다. 

 

만약 북한의 핵개발이 전쟁 위기의 원인이라면 북한이 핵개발을 하기 전에는 왜 전쟁 위기가 있었는가.

 

주한미군이 존재하고 대북전진기지로서 주한미군기지가 남아있는 한 한반도에는 전쟁 위기가 상존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통일을 가로막과 전쟁 위험을 부추기는 주한미군은 이 땅을 떠나야 한다. 

 

주한미군에 들어가는 혈세는 또 얼마인가. 

 

한국국방연구원의 2015년 분석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한 해 5조원 이상을 부담한다고 한다. 

 

이것도 모자라 미국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라, 전략무기 전개비용을 내놔라 요구하고 있다. 

 

연간 5조원이면 전국의 모든 대학생에게 반값등록금을 넘어 거의 무상교육을 실시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도 서민과 청년은 살림살이를 펴지 못하고 힘든 경제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서민경제 활성화와 국민복지에 쓰여야 할 예산이 주한미군에게 들어가고 있으니 이 얼마나 모순인가. 

 

주한미군이 그간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각종 범죄, 특히 성범죄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며, 이 땅을 얼마나 오염시켰는지는 굳이 열거할 필요조차 없을 지경이다. 

 

우리가 왜 이런 범죄집단, 환경파괴집단을 연간 5조원이나 줘가며 ‘모시고’ 살아야 하는가.

 

일각에서는 평화협정을 체결하더라도 주한미군은 동북아 평화유지군으로 전환해서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우리 국민이 고통을 계속 참아야 할 이유도 없을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로 동북아에 새로운 평화체제가 들어서는 마당에 멀리 태평양 건너 미국이 이 땅에 평화유지군을 보낼 이유도 없다. 

 

온 국민이 주한미군 철수 운동에 한 목소리로 떨쳐나서야 한다. 

 

미군철수를 위해 11월 3일 자주독립선언대회에 총궐기하자!

 

평화통일의 두 번째 장애물은 국가보안법이다. 

 

국가보안법은 국민의 눈과 귀, 입을 틀어막아 자유를 억압하는 반인권 악법, 정치활동을 제약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반민주 악법이다. 

 

하지만 국가보안법은 무엇보다 통일을 가로막는 반통일 악법이다.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모든 통일논의를 가로막으며 통일운동을 탄압하는 수단이 바로 국가보안법이다. 

 

자주통일의 시대, 국가보안법은 이미 휴지조각이 되었다. 

 

이번 평양정상회담을 보며 많은 국민들이 말로, 글로 이미 너무 많은 ‘고무찬양’을 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의 진심이 보였다”, “생중계로 보니 김정은 위원장 멋지더라”, “북한의 환대가 눈물겹다”, “북한 지도부들이 우리를 배려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북한의 성의에 우리도 화답해야겠다”, ...

 

만약 이런 말들을 만약 박근혜 정권 아래에서 했다면 당장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너도나도 ‘고무찬양’을 마음껏 하고 있어 도저히 국가보안법을 적용할 수 없다. 

 

정권에 따라 적용하고 말고를 마음대로 정하는 게 과연 민주사회에 있을 수 있는 법인가?

 

게다가 더 큰 문제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것도 국가보안법 위반인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과 국가보안법의 존재라는 이 모순을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이제 국가보안법의 수명은 끝났다. 

 

냉전시대의 유물, 독재의 잔재인 국가보안법을 과감히 폐지하여 평화와 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평양공동선언 이행하여 평화와 통일을 안아오자!

평화와 통일 가로막는 주한미군 철수하라!

평화와 통일의 걸림돌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2018년 10월 3일

국민주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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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트럼프가 사랑을 외친 진짜 이유는?"

[정세현의 정세토크] 북미 협상 재개되려면 북한에 희망줘야
2018.10.03 02:03:35
 

 

 

 

지난 9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개최되면서 북한과 미국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을 벗어나고 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실무접촉을 하자는 미국의 제안에 북한은 아직 답변을 하지 않았고, 10월 초로 예상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일정 역시 아직 잡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북한은 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구태여 이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선 문제를 전문으로 다룬다는 사람들이 60여 년 전에 이미 취했어야 할 조치를 두고 이제 와서 값을 매기면서 그 무슨 대가를 요구하는 광대극을 놀고있다"고 미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급진전을 볼 것 같던 북한의 대화가 소강국면을 맞은 이유는 무엇일까.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은 미국과 상응조치와 관련한 전망이 있어야 나갈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 교환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계속 일단 만나자고 고집을 부렸을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다 보니 북한은 어차피 협상에 나가봐야 미국이 이전과 똑같은 소리만 할 것 같으니, 일단 미국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식으로 버티고 있는 것 아닐까 싶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지난 9월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영변 핵 실험장 폐기까지 거론하면서 비핵화와 관련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상응 조치에 대해 북한 측에 별다른 약속을 해주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봐야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북한에 비핵화와 관련한 상응 조치를 약속해주지 않는 것일까? 정세현 전 장관은 "지난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쥐어 준 메시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아름다운 것이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폼페이오 장관 이하 실무진의 입장에서 볼 때는 북한이 그렇게까지 나온다면 이건 북한이 다급하다는 이야기이고, 그러니까 북한이 항복할 날이 머지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목을 졸라야겠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말한 것 역시 이러한 맥락으로 보인다. 가만히 보니까 북한이 급한 것 같으니, 여기서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종전선언을 해주고 제재도 일부 눈감아 주겠다든지,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5.24조치를 해제하는 것에 대해 미국이 시비를 걸지 않겠다든지 등 북한에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하면서 하나씩 이행하면 그에 따른 반대급부가 간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희망 없이 압박만 하면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한편 일부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일부를 북한 외부로 반출하는 조치를 통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추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중재자 또는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아이디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데 북한이 그 안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만약 자신들이 그렇게 하면 추가적으로 미국이 무엇인가를 또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북한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북한이 악질이기 때문이 아니라 약자이기 때문"이라며 "약자 입장에서는 강자와 약속했다가 그 강자가 변심하면 죽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일부 핵무기 반출을 그대로 받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는 2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지난 9월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북미 간 협상이 교착기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은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실무 협상도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2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종전선언과 비핵화를 바꾸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실제로 북미 간 협상에 진척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정세현 : 우선 빈에서 실무접촉을 하려면 사전에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우리에게 비핵화만 요구할 것인지, 아니면 상응조치에 대해 미국이 준비가 됐는지와 관련해 상황을 살펴보려고 할 것입니다.  

북한은 미국과 상응조치와 관련한 전망이 있어야 나갈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 교환을 했을 겁니다. 그런데 미국이 일단 만나자고 요구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북한은 어차피 협상에 나가봐야 미국이 이전과 똑같은 소리만 할 것 같으니, 일단 미국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식으로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빈에서의 접촉을 위한 물밑 작업 과정에서 북한이 받아들이기에 실망스러운 이야기가 미국 쪽에서 나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폼페이오 장관도 빈의 실무협상 결과를 가지고 평양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게 잘 안되니까 늦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부분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의 밑바탕에 흐르는 정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는 둥,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 역시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마음이 변할 것을 염려하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로 봐서 그 편지가 정말 아름다우려면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히 항복하겠다는 내용이 들어갔어야 했을텐데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의 마음이 변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것이죠. 말은 요란한데 실제 행동은 일어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다 보니 북한은 지금 협상에 나가는 것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프레시안 :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었던 6월까지의 일정을 돌아보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지난 4~6월과 비슷한데요. 그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실무선에서는 진전을 위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습니다. 

정세현 : 지난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쥐어 준 메시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아름다운 것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폼페이오 장관 이하 실무진의 입장에서 볼 때는 북한이 그렇게까지 나온다면 이건 북한이 다급하다는 이야기이고, 그러니까 북한이 항복할 날이 머지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목을 졸라야겠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실무자들은 북한에 반대급부를 주지 않고 일을 끝낼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만 더 버티면 공짜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한 것 역시 이러한 맥락으로 보입니다. 가만히 보니까 북한이 급한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서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29일(현지 시각)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가진 중간선거 지원 유세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면서 북한과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이런 판단에는 미국 외교의 전통적인 경향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겁니다. 미국 외교는 지금까지 상호주의가 아니라 일방주의적인 측면이 많았습니다. 이런 태도가 자연스러운 미 국무부 관리들이나 국방부 실무진들 생각에는 북한이 비핵화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특별히 겁날 것은 없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런데 종전선언을 하고 나면 미군 철수 주장이 나오고 한미 동맹이 이완되지 않겠냐는 것이 미국 실무자들의 생각일 겁니다. 

물론 김정은 위원장이 종전선언과 주한미군은 무관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믿지 않듯이 이 말도 믿기 어렵다는 정서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을 겁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가 지난 8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종전선언은 아직 이르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이건 워싱턴 내의 분위기를 종합해서 발언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이 말에 미국 실무 관료들의 대북관과 종전선언에 대한 생각이 들어있는 것이죠. 

아마 폼페이오가 빈 실무접촉을 건너뛰고 북한에 가더라도 미국은 북한에 종전선언을 해줄 수는 있지만, 대신 1대1 교환은 있을 수 없고 1대2, 1대3, 1대4 정도로 북한이 종전선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가능하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려면 하고 아니면 말아라 라는 식이죠.  

프레시안 : 교착 상태가 이어지다 보니 일부에서는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무기의 일부를 먼저 국외로 반출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핵 탄두나 ICBM을 미리 일부라도 먼저 외부로 반출하자는 것인데요. 가능할까요?

정세현 : 중재자 또는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아이디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데 문제는 북한이 그걸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은 만약 자신들이 그렇게 하면 추가적으로 미국이 무엇인가를 또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북한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북한이 악질이기 때문이 아니라 약자이기 때문입니다. 약자 입장에서는 강자와 약속했다가 그 강자가 변심하면 죽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일부 핵무기 반출을 그대로 받기가 어려운 겁니다.  

그런 두려움이 없다면 상대가 못 미더운 구석이 있어도 협상이 마음대로 안될 경우 '주먹으로 해결한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이렇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미국을 믿지 못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겁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영변 핵 시설 폐기는 앞으로 핵을 만들지 않겠다는 이야기이고, 이는 곧 사실상 미래핵의 포기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조치를 했음에도 미국이 북한의 이빨을 다 빼놓고 시작하자는 식으로 핵과 장거리 미사일 내놓으라고 조이고 들어가면 북한은 그렇게 하면 어떻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냐, 그런 식의 협상은 있을 수 없다면서 상호주의로 가자고 주장할 겁니다. 북한은 2005년 9.19 공동성명이 채택됐을 때부터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을 강조했고 이를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9월 29일(현지 시각)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유엔 총회 연설도 상호주의를 강조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자기들이 미래핵의 일부인 풍계리 핵 시험장을 파괴하고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해체를 시작했으면 미국이 제재 일부라도 좀 풀어줘야 하는데, 전혀 바뀌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나 일방적으로 핵을 내려놓지는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이는 끝까지 핵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 아니라, 조건이 맞으면 핵 무장을 해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미국 내 상당수 전문가들은 결국 북한이 핵을 숨겨놓고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미국은 인공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북한의 핵 활동을 감시했고, 그와 관련한 움직임이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랬는데 이제와서 북한이 핵을 숨기면 자기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요? 이건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입니다. 

물론 북한이 일부 핵무기나 ICBM의 반출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참모들이 다른 길이 없으니 그렇게 해서라도 일단 결심하라고 뒷받침을 해준다면 할 수도 있죠. 그러나 북한의 주요 참모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답방을 가는 문제를 가지고도 반대했던 사람들입니다. 핵무기나 ICBM을 미리 반출하는 식으로 가다가는 '아야' 소리도 못내고 죽는다고 보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김정은 위원장은 아무래도 기다리는 쪽을 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9월 29일(현지 시각)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 올해 안으로 가능할까  

프레시안 : 미국은 현재 핵을 먼저 내놓으라는 것이고 북한은 지금 이 단계에서 최소한 종전선언이나 경제 제재 완화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세현 :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발언은 북한이 종전선언 이후 제재가 조금이라도 완화되길 바라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종전선언을 해주고 제재도 일부 눈감아 주겠다든지,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5.24조치를 해제하는 것에 대해 미국이 시비를 걸지 않겠다든지 등 북한에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합니다.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하면서 하나씩 이행하면 그에 따른 반대급부가 간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희망 없이 압박만 하면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한국 정부가 5.24 조치를 해제하고 여기에 미국이 시비를 걸지 않는다고 한다면 다른 제재도 느슨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북중, 북러 간 교역도 일정 부분 회복될 수 있고요. 북한은 그 정도만 되도 좋다고 생각할 겁니다.  

종전선언과 관련해서 북한은 이미 확실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미국에서 종전선언이 미군 철수를 불러오는 걸로 전제하면서 비핵화 최종 단계에서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좀 더 확실하게 나가자는 생각으로 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나서서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철수는 별개라고까지 이야기했죠. 

그런데도 미국은 종전선언을 해주고 '플러스 알파'로 무엇인가를 더 받아내자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려면 자신들이 좀 더 기다리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습니다. 즉 북한이 좀 더 내놓기를 기다리면서 버티고 있는 형국으로 보입니다. 

프레시안 : 향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관건은 북미 간 실무 협상이 열릴 것이냐에 달려있는 것 같은데요.  

정세현 : 시작은 정상 간 합의로, 즉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이른바 '톱 다운' 방식으로 시작했지만, 구체적 협상으로 들어가면 결국 실무자가 만나야 합니다. 빈에서 실무협상을 하고 여기서 성과가 나와야 그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으로 이어지고, 이후 북미 정상회담의 얼개가 짜여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북한에게는 많은 행동을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아무런 확답을 주고 있지 않습니다. 비핵화 관련해서 실제 핵 무기 내놓고 파괴하라고 했고, 그래서 북한은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하면 파괴한다고 했는데도 미국은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9월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영변 핵 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걸 가지고 북한이 영변 외에 다른 곳에도 핵 시설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마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 시설의 90%는 여기에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영변 핵 시설의 폐기는 북한 입장에서 상당히 큰 행동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치가 무엇이 나올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가, 그거 말고 숨기고 있는 것 또 내놓으라고 하면 북한이 미국과 실무접촉에 나설 수 있을까요?  

프레시안 :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 의회 중간 선거 전에 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는데, 올해 안에 개최하는 것은 가능할까요?  

정세현 :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카드를 가지고 중간선거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정치 지형을 만들고 싶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게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극적 효과가 날 때까지는 북한을 쪼아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프레시안 : 그런가하면 최근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요. 이같은 상황이 북핵 문제 해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정세현 : 이 부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과 인성까지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미중 무역 갈등 문제에서 미국의 대중 압력 강도를 줄이기 위한 하나의 카드로 종전선언에 대해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러고 나니까 미국은 그건 그거고 이제 무역 문제를 본격적으로 따져보자고 하면서 여기에 남중국해 문제까지 끼워 넣고 있습니다. 

'말 타면 견마 잡히고 싶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종전선언과 관련해 미국의 입장을 편하게 해주니까 무역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압력을 넣으면서 거기서 큰 양보를 받아내려고 남중국해 문제를 격화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동아시아 상황이 신냉전과 같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요. 실제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해를 가지고 갈등을 보이고 있는 영국과 러시아 등의 신냉전이 재현되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그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은 중국이 유라시아의 주인이 되는 것을 막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배후에 위치하고 있는 북한을 자신들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일대일로'를 뒤에서 견제하려면 북한과 수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이죠. 만약 이렇게 되면 미국의 '엑스밴드 레이더'가 평양으로 올라갈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미국 실무자들의 생각은 이와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한반도에서 냉전 구조가 끝나면, 그래서 북미‧북일 수교까지 진행되면 미중 간 남중국해 쪽에서의 신냉전이 힘을 받지 못한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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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고통을 당하고 이렇게 사진으로 남게 됐다”

“분단 고통을 당하고 이렇게 사진으로 남게 됐다”정지윤 사진전 '귀향(歸向)-비전향 장기수 19인의 초상'
김재선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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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3  11: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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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송환을 희망하는 비전향 장기수 사진전이 2일 청운동에 있는 류가헌 갤러리에서 열렸다.[사진-통일뉴스 김재선 통신원]

2차 송환을 희망하는 비전향 장기수 사진전이 2일 오후 6시 청운동에 있는 류가헌 갤러리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지난 8월 4일 경향신문에 비전향 장기수에 관해 포토다큐 기사를 쓴 정지윤 기자의 사진전이다.

사진전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귀향(歸鄕)이 아닌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뜻의 귀향(歸向)으로 표현한 점이 이채롭다.

‘비전향.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는 말이다. 자신이 믿는 사상이나 이념을 그와 배치되는 방향으로 바꾸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회와 격리되어 감옥에 장기간 수감된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비전향 장기수라 부른다’라고 한다.

   
▲ 전시장을 찾은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김재선 통신원]
   
▲ 전시를 참관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재선 통신원]

‘류기진, 김동섭, 문일승, 김교영, 이두화,  서옥렬, 허찬형, 양원진, 최일헌, 박정덕, 박순자, 오기태, 박종린, 김영식, 강담, 박희성, 양희철, 이광근, 그리고 김동수. 

평균 나이 87세.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37년까지, 이 19명의 복역기간을 모두 합치면 384년이 된다’라는 설명이다.

이날 사진전에는 주인공 비전향 장기수, 학계 언론계 인사들, 관심 있는 시민들 그리고 양심수후원회 회원들이 참석했다. 비전향 장기수들은 자신들의 사진을 둘러보고 자칫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는 자신들을 위하여 사진전을 열어준 데 대하여 주최 측에 고마움을 표했다. 

전시된 사진을 보면 분단으로 인한 고통과 곡절 많은 평생의 삶이 묻어나 보이며 이들의 출생 연도와 출생지 그리고 오랜 복역 기간이 소개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 축사를 하고 있는 권오헌 양심수 명예회장. [사진-통일뉴스 김재선 통신원]

축사에서 권오헌 양심수 명예회장은 분단으로 이런 고통을 당하고 이렇게 사진으로 남게 됐다며 남북 관계가 잘 풀려서 신념의 고향으로 빨리 송환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서 한홍구 교수도 강제 전향의 부당성을 지적했으며, 양원진 선생도 일생을 내가 걸어온 길이 맞는다고 생각하고 양심에 따라 살아왔는데 우리들을 이해해 주는 분들이 많아서 고맙다고 했다.

경향신문 포토다큐 기사를 읽고 이들에게 1,900만원을 선뜻 기부한 실향민 이승화 선생도 분단의 아픔에 안타까움을 느꼈으며 당연한 일을 했다며 겸손해 하였다.

전시장에 참석한 비전향 장기수 박희성 선생은 단 하루를 살더라도 신념의 조국으로 돌아가 60년 가까이 떨어져 산 가족들과 함께 살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진전은 이달 14일까지 열린다.

   
▲ 행사 후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통일뉴스 김재선 통신원]
   
▲ [사진-통일뉴스 김재선 통신원]

 

   
▲ [사진-통일뉴스 김재선 통신원]
   
▲ [사진-통일뉴스 김재선 통신원]
   
▲ [사진-통일뉴스 김재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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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물고기? 이 세상에 '잡어'는 없다

무미(無味)·무취(無臭)인 '생선회'

 

 

 

등록 2018.10.03 11:25수정 2018.10.03 11:25
 
1991년 대학 2학년 때, 식품가공학과 전공 필수과목인 수산가공학 수업을 들었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몇 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그때 한참 '참치 캔' 선전을 할 때였다. 참치 캔에 든 DHA(물고기 기름 속에 존재하는 불포화 지방산)를 먹고 머리가 좋아지려면 하루에 한 트럭 분을 먹어야 효과가 있을까 말까 하다는 이야기와, 생선회는 무미(無味)·무취(無臭)라 구별하기 어렵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한 트럭 분의 참치 캔 이야기는 다들 웃어넘겼지만, 생선회가 무미·무취라는 것에는 다들 '에이, 설마' 하며 교수님의 말씀을 반신반의했다. 간장이나 초장이 그래서 필요하다는 말씀이었다. 다만, 근육 조직이 달라 자주 접하는 생선을 씹는 느낌으로는 구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교수님 말씀의 핵심이었다. 

지금이야 숙성한 회를 맛보기 쉽지만, 숙성회가 익숙하지 않았던 그 당시에 생선회를 맛있게 먹는 방법이 숙성이라고 한 가지 더 알려주었다. 단백질이 효소에 분해되면서 글루탐산 등 감칠맛 성분이 증가해야 제대로 생선회가 맛이 든다고 했다.

생선회를 눈 감고 먹는다면
 

▲ 생선회는 눈을 감고 먹는다면 어종 구별은 불가능에 가깝다. 눈으로 근육 모양새를 보고 판단할 수는 있어도 향과 맛으로는 구별이 힘들다. ⓒ 김진영

 
생선회는 눈을 감고 먹는다면 어종 구별은 불가능에 가깝다. 눈으로 근육 모양새를 보고 판단할 수는 있어도 향과 맛으로는 구별이 힘들다. 참돔, 민어, 농어 세 가지 회를 안주로 소주 한 잔 마신 적이 있다. 주인장의 설명을 들으며 회 모양새만 기억하면 세 가지를 구별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한잔 술이 두 잔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어려워진다. 물론 모양새로는 구별할 수 있지만 맛으로 절대 구별하기 어렵다. 초밥왕의 '쇼타'나 맛의 달인인 '지로' 정도가 돼야 구별하지 않을까 싶다. 

이름을, 혹은 모양새를 모른다면 세 가지 회의 맛은 구별하기 어렵다. 8월 말 세 어종의 가격 차이는 크다. 한여름에 수요가 달리는 민어가 가장 비싸고, 참돔이나 농어 가격은 비슷하다. 올해는 민어가 많이 잡혀 예년에 비해 가격이 내려갔지만, 낚시로 한 마리씩 잡아올린 건 그물로 잡은 것보다 가격이 몇 배나 비쌌다.

몇 주 전, 동해로 황열기(표준명 노란볼락) 낚시를 다녀왔다. 황열기는 볼락과의 생선으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우럭과 사촌지간이다. 우럭은 회유하지 않고 텃새처럼 태어난 바다를 벗어나지 않지만, 황열기는 수심이 깊은 바다에 살다가 산란 때는 낮은 바다로 올라온다. 

낮은 바다라고 해도 사는 곳이 동해안이다 보니 황열기가 잡히는 곳의 수심은 60~100m 정도다. 잡히는 때가 따로 정해져 있어 황열기는 고급 어종으로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30cm 조금 넘는 것이 몇만 원 할 정도로 우럭보다 몇 배 비싸다. 

그렇다면 '황열기가 우럭보다 비싼만큼 맛도 더 좋을까?'라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확실히 답할 수 있다. 몇 마리 잡은 황열기와 포획금지 크기를 겨우 넘긴 대구포를 떠서 전을 부쳤다.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하고 달걀 옷을 묻혀 부치고 나니 뭐가 뭔지 구별이 안 되었다. 질감으로 부드러운 건 대구, 약간 씹는 맛이 있는 건 황열기로 추측했다. 

담백한, 다시 말하자면 맛이 심심한 게 특징인 흰살생선은 회뿐만 아니라 조리해도 맛으로는 구별하기 어렵다. 혹시나 해서 조림이나 구이를 해봐도 식감의 차이가 조금 날 뿐이었다. 서해의 작은 포구로 출장 갔을 때 먹었던, 잡어 취급받는 노래미(놀래미) 구이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잡어 취급 받던 곰치, 물메기, 전어가 지금은
 

▲ 몇 주 전, 동해로 황열기(표준명 노란볼락) 낚시를 다녀왔다. 황열기는 볼락과의 생선으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우럭과 사촌지간이다. ⓒ 김진영

 
크기가 2m까지 자라는 돗돔을 말할 때 '전설'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어마어마한 크기에 상어도 잡아먹는다는 소문, 일 년에 몇 마리 잡히지 않는 희소성까지 더해져 전설의 물고기가 되었다. 1990년대까지 전라남도 신안의 작은 섬 가거도에는 돗돔잡이 배가 12척이나 있을 정도였으니 지금처럼 그렇게 전설 속의 물고기는 아니었다. 

일본에 출장갔을 때 다른 생선과 함께 돗돔을 맛볼 기회가 있었다. 한 접시에 다른 회와 같이 나왔는데 별반 맛이 뛰어나지는 않았다. 그냥 먹어왔던 생선회와 큰 차이를 못 느꼈다. 오히려 제철 맞은 전갱이가 내 입에는 더 착착 달라붙었다. 

돗돔을 다른 생선과 먹다보니 궁금증이 생겼다. '고급 생선과 잡어의 구분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다. 돌돔·참돔·감성돔과 자리돔, 민어와 조기에서 차이는 다른 것보다는 잘 잡히는 것과 덜 잡히는 것의 차이일 뿐, 맛의 관점에서는 큰 차이는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다. 

비싼 생선이 꼭 가장 맛있고 싼 생선이 맛없는 건 아니다. 생선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입맛에 맞느냐는 거다. 아무리 비싸도 내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맛없는 거다. 그것이 아무리 전설의 물고기일지라도. 세상에 잡어는 없다. 잡어 취급 받던 곰치나 물메기, 그리고 전어가 계절의 진미로 대접받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우리가 각각의 맛을 몰랐을 뿐, 잡어(雜魚)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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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합동훈련때 정보함 슬쩍 띄운 중국의 속셈

[윤석준의 차·밀] 불협화음 어떻게 나왔나
 
윤석준  | 등록:2018-10-03 09:00:53 | 최종:2018-10-03 09:31:2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러시아 국방부는 2017년 11월에 유럽에서 실시한 Zapad 2017(West 2017) 훈련에 이어 올해에는 시베리아 동부 연해주에서 중국과 몽골이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Vostok 2018(영어명: East 2018)’ 군사훈련을 9월 11일부터 14일 동안 실시했다.

[출처:신화망]

약 30만 명의 지상군, 1,000대의 전투기, 헬기와 무인기 그리고 약 80척의 전투함이 참가함으로써 러시아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군사훈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번 Vostok 2018 군사훈련에는 중국이 처음으로 참가하였다. 이는 미국 주도의 1강 군사대국 구도에 대응하여 러시아와 중국 양자 간 전략적 군사협력을 미국에 보내려는 묵시적 목표를 나타내고 있었다. 당시 중국은 약 3,500명의 지상군과 약 900대의 지상 차량과 전차 그리고 약 30대의 항공기 등을 참가시켰으며, 해군 함정 참가 여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불협화음 어떻게 나왔나

그런데 Vostok 2018 군사훈련에서의 중·러 간 전략적 군사협력 모양새가 좀 이상하게 되었다. 
  
러시아 주관하에 실시된 Vostok 2018 군사훈련 기간 중에 중국 해군이 훈련 지역과 인접된 해역에 Type 815A 동디아오(東調)급 정보수집함(AGI) CNS-856를 보내 훈련과 관련된 러시아군의 군사정보를 은밀히 수집하였기 때문이다.

[출처:신화망]

CNS-856은 중국 후동중화 조선소에서 건조된 가장 늦게 건조된 정보수집함으로 이전의 정보수집함 보다 공(功)을 더 많이 들인 군사정보 수집기능이 우수한 함정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우수한 정보수집함이 미국이 아닌 전략적 파트너십 국가인 러시아에 대해 활동한 것이다. 
  
그 동안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증진시키고 있었으며, 이를 지속적으로 미국에게 시현하여 미국을 견제하고자 하였다. 아마도 이번 중국의 Vostok 2018 훈련 참가도 같은 맥락이었을 것이다. 
  
특히 이번 훈련 기간 중에 블라디보스톡에서 러시아 주관 하에 개최된 『동방경제포럼(East Economy Forum)』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함께 참석해 중·러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미국에게 시현하고 있었다.

2018년 9월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참석 차 러시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출처:중앙포토]

그런데 지난 9월 17일자 『미 해군연구소 뉴스레터(USNI Newsletter)』가 미 해군 관계관을 인용하여 “중국 해군 동디아오급 Type 815A형 CNS-856 정보수집함이 러시아, 중국 그리고 몽골군 간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인접 해역인 한반도 동해에 나타나 각종 러시아군의 군사정보를 수집하였다”고 보도하여 중국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아마도 러시아는 이미 알고도 중·러 간 불화음을 보이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을 고려하여 일부러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며, 미국은 이를 활용하여 중·러 간 갈등을 유발시킬 목적으로 공개하였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문제는 중·러 간 Vostok 2018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가운데 갑자기 적국(敵國) 훈련을 대상으로 군사정보 수집 활동을 의미하는 중국 해군 CNS-856 정보수집함의 은밀한 활동이 미국에 의해 공개된 것이다. 만일 미국의 보도대로 중국 해군이 러시아의 Vostok 2018 훈련 중 발산되는 각종 군사정보를 수집하는 은밀한 스파이 활동을 실시하였다면, 이는 러시아 입장으로는 매우 불쾌한 행위이었을 것이며, 중국으로는 체면을 구긴 형국이 되었을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은 그 동안의 중·러 간 군사협력을 주로 러시아가 중국에게 첨단 군사과학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중국이 일방적으로 러시아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호의존적 관계로 저평가해 왔다. 실제 러시아는 중국군의 현대화에 필요한 각종 첨단 탄도 미사일 관련 항공우주기술, 함정용 X-band 레이더 등 탐지장비 완성품, 스텔스 전투기 엔진 및 전자전 장비 등을 제공하였으며, 중국은 다소 앞서 있는 무인기(UAV) 관련 일부 군사과학기술을 러시아에 제공할 수 있을 뿐으로 중·러 간 군사협력은 서로 상호보완성이 없는 일방통행(one-way)식의 군사과학기술 협력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출처:신화망]

특히 최근에 이르려 중·러 간 군사협력이 미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연합훈련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었는 바, 그 수준은 남중국해, 동해, 흑해, 지중해 그리고 발틱해에서의 중·러 간 해군협력으로 나타나 겨우 미 해군의 해양통제 기득권에 도전하는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 하에 Vostok 2018 중·러 군사훈련 기간 중에 중국 해군이 군사정보 수집 활동을 실시한 것은 그 동안 중러 군사협력 관계를 관찰해 왔던 군사전문가들에게 매우 예외적 사례로 인식되었다. 
  
그 동안 중국 해군이 미군 주도의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은밀한 스파이 활동을 마다하지 않았으나, 러시아에 대해서까지 스파이 활동을 실시한다고는 예측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2014년과 2016년 동안 중국과 러시아는 각기 미 해군 주도의 림팩훈련에 군사정보수집함을 보내 림팩훈련 참가국의 훈련 양상, 장비와 무기체계와 관련된 군사기술정보를 수집하였으며, 이는 당시 림팩훈련에 참가한 국가에게 매우 껄끄러운 장애 요인이었다. 
  
특히 공해상에서 작전하는 해군 군사정보수집함의 작전을 국제법으로 제재할 이유가 없었으며, 만일 훈련 중에 중국과 러시아 해군 정보수집함을 의식해 전파발사금지(EMCON)을 취하면 훈련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단지 훈련 참가 함정에 탑재된 각종 장비와 무기체계의 암호화와 주파수 변경 주기 등의 우수성을 보이는 것 외는 특별한 방안이 없었다. 
  
『미 해군연구소 뉴스레터(USNI Newsletter)』는 중국 해군이 2014년도 림팩훈련에 처음으로 참가할 시에 미 해군 항모타격단(CSG)이 훈련하는 해역에 동디아오급 정보수집함 CNS-851을 보내 군사정보 수집 활동을 실시하여 미 태평양사령부의 항의를 받았으며, 금년 림팩훈련에 초청을 받지 못하자, CNS-853을 보내 림팩훈련 참가국의 훈련 상황을 감사하면서 군사정보 수집 활동을 실시하였다고 보도하였다. 
  
러시아 역시 2016년 림팩훈련에 Project 1826 Bal'zam급 Pribaltika (SSV-80)을 보내 은밀히 군사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상호 합의 하에 교호로 은밀한 군사정보 수집 활동을 실시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미국을 견제하려는 의도하에서의 동일한 행위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의 군사정보 수집 능력

현재 중국군은 독자적 전술(戰術: warfare) 개발에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중국은 군 현대화에 의해 신형 전력을 확보하는데만 정신이 없었지, 이를 어디에 배치하여 어떻게 운용하여 상대국 또는 경쟁국과의 전투에서 승리를 보장하는가에 대해서는 소홀하였다. 2016년 국방개혁을 통해서야 비로서 중국군은 전투에서 승리를 위한 전술 개발 필요성을 인식하여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전술 개발에 있어서의 근원적 문제는 장비와 무기체계만 갖추었지 장비와 무기체계에 들어가야 할 소프트 웨어인 전술적 데이터와 전술 프로그램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실전 경험 부족이다. 중국군은 미군 보다 양적으로 우세하나, 실전 경험과 전술 및 교리 개발 사례가 미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였으며, 있었어도 1979년 중·월 국경전쟁과 1974년 1월의 남중국해 서사군도, 1988년 5월의 남사군도에서 베트남과 제한전에서의 재래식 전술이었다. 일부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정말 당시에 “개념없이 전투를 치렀다”고 자백하고 있다.
  
둘째, 상대방에 대한 정보수집이 거의 없었다. 전투는 적의 전술을 미리 파악하여 이에 대응하는 대응전술을 개발해 전장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근데 적의 자료가 없으면, 대응 전술을 개발할 수가 없으며, 이에 따른 장비와 무기체계를 개발할 수가 없다. 
  
특히 그 동안 중국군은 대부분의 장비와 무기체계를 러시아로부터 도입해 역설계하다 보니, 중국과 러시아를 잘 이해하는 미국 등의 서방 방산업체들이 개발한 장비와 무기체계와 비교 시 항상 한 수(數) 뒤에 처져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지난 1월 10∼11일 동안 발생한 일본 영해와 인접된 해역에서의 중국 해군 상(商)급 핵잠수함의 강제 수면위 부상(浮上)과 2009년 3월과 5월에 미 해군 해양조사함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수중음향 자료를 조사해 간 사례에서 나타났다.

[출처:봉황망]

셋째, 아무 도움없이 중국 혼자 해야 했다. 미국의 경우 동맹국 또는 뜻을 같이 하는 국가들과 협력하여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정보를 수집해 이를 융합함으로써 대응전술 개념을 정립하고 이에 따른 장비와 무기체계를 개발한다. 예를 들면 동아시아의 경우 일본, 호주, 싱가포르 및 인도의 E-2D, P-8A/I 및 각종 고고도 무인기(UAV) 운용과 유럽 나토의 E-8 공중조기정찰기 운용이었으며, 특히 러시아와 인접된 북유럽 3국의 군사정보 수집 수단과 협력하여 러시아의 군사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군은 겨우 KJ-1000, KJ-500 공중조기경보기 등을 운용하는 수준으로서 이를 함께 공유할 동맹국 또는 파트너십국가가 아직은 없다. 그러니 림팩훈련과 Vostok 2018에 중국 해군 정보수집함을 보내 독자적 군사정보를 수집함으로써 주최국의 항의를 받아 체면을 구기는 일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3가지 원인은 중국군이 얼마나 절박하게 미국, 동맹국 또는 경쟁국의 군사정보 수집과 데이터 축적을 필요로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 중국군은 독자적 전술 개발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정보수집 활동에 나서고 있으며, 중국 코앞인 동아시아에 전진 배치된 미군 전력만이 아닌,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도 무작위 정보수집에 나서고 있다. 최근 중국 해군 JB-9 해군정찰기는 한반도 주변 한국방공식별구역에 6회에 걸쳐 들어와 각종 군사정보를 수집하였다.  

중국의 러시아 군사정보 수집 범위와 수준

이 와중에 러시아 전술도 필요하였다. 즉 미국 전술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미국과 경쟁하는 러시아군의 전술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미국에 대응하여 개발한 장비와 무기체계들에 대한 정보는 바로 중국이 미국에 대응하는 장비와 무기체계에 대한 기본적 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는 중국군이 이번 Vostok 2018 훈련에 참가하면서, 군사훈련 기간 중에 발산되는 각종 러시아군의 군사정보를 수집한 목적이었다. 
  
이러한 의도 하에 중국 해군은 동디아오급 정보수집함을 가장 적합한 수단으로 인식하였다고 평가된다. 
  
이에 1999년 말에 이르려 6,000톤 규모로 원해에서 군사정보 수집이 가능한 Type 815G형 동디아오급 정보수집함 CNS851 1척을 중국 후동중화 조선소에서 최초로 확보하여 동해함대 사령부에 배치하였으나, 대부분은 정보수집 기능은 작동수 경험과 운용술에 의존하는 수동이자 수집수단도 파라볼라(parabolic) 안테나 수준이었다. 이것으로는 미국과 일본이 발산하는 신호정보를 수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를 개선하고자 2009년부터 2018년까지 같은 조선소에서 건조된 중국 해군 정보수집함은 함정 외면상으로 첨단 전자정보(ELINT), 통신정보(COMINT) 등의 신호정보(SIGINT) 및 암호수집(decrypt) 안테나 장비를 추가하였으며, 특히 수집된 군사정보를 실시간으로 육상지휘소에 전달하는 링크체계 구축을 위해 함교 신호갑판 위에 원통형 위성통신(INMARSAT) 체계를 추가로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중국 해군은 이러한 정보수집함을 이용하여 러시아군의 주요 군사정보를 수집하였을 것이다. 우선 과거에는 주로 통신감청(COMINT) 등에 의한 동향(動向) 파악이었는데, 이번 Vostok 2018 훈련 관련 러시아군의 각종 신호정보(SIGINT)에 포함되는 전자정보(EMINT)와 수중음향정보(ACUINT) 및 암호해독(decrypt) 등의 성능이었을 것이다. 
  
다음으로 신형 장비 군사정보이다. 이번 Vostok 2018 기간 중에 러시아는 각종 신형 장비와 무기체계들을 훈련 시나리오에 적용하였을 것이며, 중국 해군 정보수집함은 이점을 노렸을 것이다. 실제 러시아는 S-400 등 각종 신형 장비를 훈련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신화망]

이는 2017년 초반에 미 육군 사드(THAAD)의 한국 배치가 논의되자, 2017년 7월에 중국 해군이 정보수집함 CNS-854를 일본 쓰가루 해협을 통과해 알래스카와 인접된 베링해에 전개하여 미국의 탄도 미사일 방어체계 관련 정보를 수집한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중국 해군 정보수집함의 베링해 진입은 2015년 중국 해군 기동전투단이 베링해에 진입한 이후 정보수집함이 미 해군 작전구역에 진입한 최초 사례였다.
  
아울러 수집기간이 길어 상당한 분량의 군사정보를 수집하였을 것이다. 중국군이 Vostok 2018 군사훈련 기간 중에 공중 수단을 보내는 것은 정보수집 기간이 짧고 상대국에 의해 제한을 받아 위험하다. 그러나 해군 정보수집함은 러시아 영해 밖 공해 또는 국제수역에서의 군사정보 수집은 합법적이며, 항해의 자유 권리 보장에 의해 제한받지 않는다. 중국 해군 정보수집함의 경우 최소 6개월 이상의 수집기간을 갖고 있어 관련 해역에서 훈련 기간 이전/후 기간 동안 대기하면서 전자기 공간으로 발산되는 수많은 러시아 장비와 무기체계 관련 군사기술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출처:인민망]

결국 중국군은 이번 러시아 주관의 Vostok 2018 훈련에서 중국군이 보유한 러시아 모방형 장비와 무기체계 관련 전술 개발을 위한 소프트 웨어 역할을 할 러시아 군사정보를 축적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미국에 역대응하는 전술을 쉽게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군의 독자적 전술 개발 가능성

아마도 중국군은 해군 정보수집함에 의해 무작위로 수집한 러시아군의 각종 군사정보를 중국이 자신감 있어 하는 ‘빅데이터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분석기법’에 의해 정밀히 분류하여,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의 전술 시나리오(scenario)와 작전 절차(procedure)를 재구성함으로써 대응전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중국 해군은 미국이 동아시아에 전진 배치된 미군 첨단 전력과 기지에서 발산되는 전자기 스펙트럼을 무작위로 수집하여 이를 바탕으로 미군 전술을 어림짐작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금년 들어 한반도에 대한 중국 해군 JB-9 정찰기 활동이 6회에 이르고 향후 점차 더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는 평가에서 증명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해군은 상대국에 의해 제한을 받는 기존의 공중 수단에 추가해 해상에서의 장기간 합법적으로 정보수집 활동을 할 수 있는 해양 정보수집함을 지속적으로 건조하고 있으며, 현재 해양정보수집 함정 규모로는 세계 1위 수준이다. 해양정보 스집 활동은 공중 보다 정보수집 시간이 길고 상대국과의 갈등이 없으며, 국제법에 의한 항행의 자유 권리에 따라 영해로 진입하지 않는 한 무한정 정보수집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해군은 최근 6년 동안 Type 815G/A형 동디아오급 정보수집함을 같은 조선소에서 무려 6척(CNS852-859)을 지속적으로 건조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미 해군 주관의 림팩(RIMPAC) 훈련시에 중국 해군 Type 815A형 동디아오급 정부수집함이 미 해군 로날드 레이건 항모타격단이 훈련하는 인접 공해에서 정보수집을 하여 러시아군으로부터 수집한 군사정보와 함께 분석하여 대응전술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중국 해군 동다이오급 정보수집함이 주로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 지역, 미 해군 잠수함 주요 이동해역 그리고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한반도 주변 해역에 배치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중국 해군이 동디아오급 정보수집함을 주로 동해함대 사령부와 북해함대 사령부에 배치되는 주된 이유이다.

[출처:신화망]

궁극적으로 2001년 4월 1일에 남중국해 상공에서 발생된 미 해군 EP-3 정찰기가 중국 공군 J-8Ⅱ 간 충돌사고가 중국군에게 군사정보 수집의 중요성을 교훈으로 준 사건이었다면, 이번 Vostok 2018 군사훈련시에 중국 해군 정보수집함의 활동은 러시아에게 중국이 마냥 미국에 대응하는 전략적 파트너십 국가가 아님을 교훈으로 증명해 준 사건이었다.

글=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정리=차이나랩

윤석준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자, 예비역 해군대령이다. 2011년 12월31일 제대 이전까지 수상함 전투장교로 30년 이상 한국해군에 복무했으며, 252 편대장, 해본 정책분석과장, 원산함장, 해군본부 정책처장, 해본 교리발전처장 및 해군대학 해양전략연구부장 등을 역임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4659&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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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의병 사진으로 끝난 ‘미스터 션샤인’

유일한 의병 사진으로 끝난 ‘미스터 션샤인’

[아침신문 솎아보기] 영국 기자가 1907년 찍은 유일한 의병 사진, 조선일보, ‘무지개 카스텔라’ ‘치즈빵’ 200만개 팔렸다

이정호 기자 leejh67@mediatoday.co.kr  2018년 10월 02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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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광풍 잠재울 단 하나의 방법!

[좋은나라 이슈페이퍼] 국토보유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근본 처방

 

 

 

작금의 부동산 광풍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 박원순 시장 모두가 책임이 있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왜냐하면 정부 출범 후 이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기 때문이다. ‘부동산공화국’과 정면 대결을 벌인 참여정부의 계승자로서 마땅히 감당해야 할 역사적 책무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그저 단기 시장조절 정책과 주거복지 정책으로 일관하면서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은 등한히 했다.
 
이 글에서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차단·환수하여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근본정책 수단을 소개한다. 가장 이상적이면서도 조세저항 문제까지 해결할 방안은 현행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는 대신 국토보유세를 도입해서 세수 순증분을 전 국민에게 토지배당으로 똑같이 분배하는 것이다. 토지보유세와 기본소득을 결합하는 방안인데, 이는 전 국민이 국토에 대해 평등한 권리를 갖고 있음을 전제한다.  
 
국토보유세의 원리를 모든 특권으로 확장해서 특권과세를 강화하는 방법도 있다. 특권을 해체할 최선의 방안은 특권이익에 무겁게 과세하는 것이다. 동원 가능한 정책 수단으로는 국토보유세 도입, 재벌·대기업 법인세 중과, 누진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상속세·증여세 최고세율 인상, 자연자원 이용료와 환경오염세 정상화 등을 들 수 있다. 특권과세로 생기는 수입은 전액 기본소득 지급을 위해 사용할 수도 있고, 국가 소멸을 저지하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에 집중 투입할 수도 있다. (필자) 
 
부동산 광풍, 누구의 책임일까? 
 
지난 7월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에 불어 닥친 광풍이 누구의 책임인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9년 동안 줄기차게 밀어붙인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에 책임을 돌린다. 예컨대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의원은 9월 13일 국회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이명박 정권이 지방 부동산 띄우기 정책을 펼친 지 3년 만에 지방 부동산 시장에 광풍이 불었고, 박근혜 정권이 분양가 상한제 실질적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3년 유예, 재건축 조합원 분양주택 수 3채 허용 등 부동산 투기 조장책을 펼친 지 3년 만에 서울 부동산 시장에 광풍이 불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시절의 인위적 금리 인하도 한몫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과 수구 언론들은 집값 폭등의 원인으로 문재인 정부의 규제 일변도 수요억제 정책과 부서 간 정책 혼선을 꼽는다. 예를 들어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 같은 이는, 서울 아파트값이 박근혜 정권 50개월 동안 10.2% 상승한 데 반해 문재인 정부 16개월 동안 26%나 뛰었음을 지적하며, 노무현 정부 때와 똑같은 정책을 펼치는 문재인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과세·규제 강화를 포기하고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해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해야만 서울의 부동산 광풍을 잠재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맞는 것 같고, 저 말을 들으면 저 말도 맞는 것 같아서 헷갈리는 독자도 많을 성 싶다. 그래서 이 문제는 정확한 팩트 체크로 진실을 가릴 필요가 있다. 우선,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책임을 돌리는 박영선 식 견해부터 살펴보자. 이 견해는 양 정권이 실시한 부동산 경기부양책의 실상을 드러냄으로써 부동산 광풍의 역사적 배경을 밝힌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지만, 문재인 정부의 정책 오류에 완전히 눈을 감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부동산 정책의 효과가 3년 뒤에 나타난다고 한 것도 근거가 없는 이야기다. 
 
사실 문재인 정부에 면죄부를 주기에는 정책 오류가 적지 않고 또 크다. 대선 공약 발표 때부터 매년 10조 원, 5년간 50조 원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여 부동산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집권 후 내내 보유세 강화에 극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적당히 관리는 하겠지만 '부동산공화국'을 건드리는 근본 정책을 실시할 생각은 없음을 드러냈다. 부동산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의 이런 태도를 투기해도 괜찮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또 임대주택의 실태를 파악하고 임대료 상승을 억제한다는 명분으로 등록 임대주택에 과도한 혜택을 부여하여 투기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했고, 보유세 강화 없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시행하여 '똘똘한 한 채'로 투기 수요가 집중되게 만들기도 했다. 이에 더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여의도 통개발과 강북 개발 계획을 연이어 발표해서 강남 지역에 붙었던 불을 서울 전역으로 확산시켰다.  
 
다음으로, 문재인 정부에 책임을 돌리는 야당과 수구 언론의 견해에 대해 살펴보자. 이 견해는 정부의 정책 혼선과 이전 정부 때보다 훨씬 빠른 부동산 값 상승세를 지적한다는 점에서 타당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노골적인 부동산 경기부양을 시도했다는 명백한 사실과 박근혜 정권 때의 재건축 규제 완화와 금융 규제 완화가 강남 지역 부동산 광풍의 시발점이었다는 사실에 애써 눈을 감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재건축 규제 완화는 투기 광풍의 원인으로 작용했던 정책임에도 그것을 해법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논리적 결함도 심각하다. 
 
명백한 역사도 자꾸 반복해서 말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9년 동안 줄기차게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투기 억제 장치가 전면 해제된 상태에서 작금의 부동산 광풍이 불었다는 사실이 분명함에도, 자유한국당은 모른 척 오리발을 내밀고 있으니 말이다. 이명박 정권은 종합부동산세 무력화, 도심 내 공급을 중심으로 한 공급확대 추진, 금융 규제와 일부 재건축 규제 외의 모든 투기 억제용 규제 장치 철폐를 추진했다. 세계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은 수도권 시장을 움직이지는 못했지만, 지방 광역시에서는 2009년부터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지방의 부동산 투기 열풍은 2015년 내지 2017년까지 지속되었다.  
 
박근혜 정권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 폐지, 개발이익 환수 제도 무력화, 재건축 규제 완화, 금융 규제 완화 등의 투기 조장책을 펼쳤다. LTV(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활용한 금융 규제는 이명박 정권조차 감히 건드리지 못한 최후의 투기 억제 장치였음에도, 박근혜 정권은 그것마저 풀어버린 것이다. 이때 주역은 경제부총리를 맡고 있던 최경환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대대적인 부양책에도 꿈틀하지 않았던 서울 부동산시장은 2014년 하반기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바로 최경환이 펼친 '초이노믹스'의 영향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결론적으로 작금의 부동산 광풍은 누구의 책임인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 박원순 시장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왜냐하면 정부 출범 후 이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기 때문이다. 부동산공화국과 정면 대결을 벌인 참여정부의 계승자로서 마땅히 감당해야 할 역사적 책무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보유세 강화를 시종 일관 외면했고, 어떤 철학으로 정책을 펼치는지 한 번도 밝히지 않았다. 부동산 문제는 그저 단기 시장조절 정책과 주거복지 정책으로 대처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정책을 추진했다.  
 
6.13 지방선거 후 3개월 만에 대통령 지지율이 30퍼센트 포인트나 떨어지고 서울 아파트 시장의 매수우위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위기 상황이 발생하자 부랴부랴 발표한 9.13대책도 단기 시장조절 정책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고가주택과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핀셋증세', '찔끔증세'에 지나지 않아서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투기 열풍이 불고 부동산 값이 폭등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재테크를 잘하면 막대한 불로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번 부동산 광풍으로 고위 정책 담당자들의 주택 가격이 수 억 원씩 폭등했다는 뉴스가 언론에 보도돼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회사원이 월급을 아껴 쓰고 열심히 저축하더라도 평생 3억 원을 저축하기 어렵다. 그런데 단 몇 달 사이에 집값이 올라서 재산이 4억 원, 5억 원 불어난다고 하니, 억장이 무너질 일 아닌가?  
 
일반 국민들은 이런 소식에 분개하다가 마침내 자신들도 투기 대열에 합류한다. 수많은 국민이 투기 열풍에 휩쓸린 다음에 급기야 가격 거품이 꺼지면 뒤늦게 뛰어든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하우스푸어로 전락한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차단·환수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두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이런 일은 다시 일어난다. 수 십 년 동안 부동산 투기 때문에 골병이 든 이 나라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담대한 약속으로 집권에 성공한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불로소득 문제는 외면하고 '깔짝깔짝' 가격 조절에만 매달리고 있으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사실 작금의 부동산 광풍을 잠재울 단기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동안 시장에 잘못된 정책 신호를 줘서 부동산 광풍을 야기한 정책 책임자를 문책하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시장에 가장 확실한 신호로 작용할 것이다. 그와 함께 5년간 50조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도시재생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여 부동산 값 상승에 대한 기대를 꺾어야 한다. 9.21대책에서 발표한 수도권 신도시 개발 방침도 지금은 철회하는 것이 옳다. 조정대상지역에 한정한 임대사업자 혜택 조정은 전국적으로 또 기존 사업자까지 포함해서 시행해야 한다. 단, 일정 기간 시행을 유예해서 다주택자에게 보유 주택을 매각할 시간을 줄 필요는 있다. 개발 규제, 금융 규제, 거래 규제 등은 시장 상황에 맞춰 강도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 보유세는 일단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과 공시가격 현실화 및 형평성 제고를 통해 과표를 현실화하는 방법으로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토보유세, 부동산공화국을 해체할 근본정책 
 
하지만 단기 시장조절 정책을 논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은 아니다. 아래에서는 어떻게 하면 부동산공화국을 해체할 근본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진행하자. 
 
                                     <그림 1> 부동산공화국 해체를 위한 정책 개념도 
 
<그림 1>은 부동산공화국 해체를 위한 정책 개념도를 그려본 것이다. 부동산공화국 해체라는 궁극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첫째, 올바른 정책 철학을 갖추어야 하고, 둘째, 그 철학에 부합하는 근본 정책 수단을 도입해야 하며, 셋째, 정책 담당자들이 사익에 휘둘리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올바른 정책을 세울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과 부동산백지신탁제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국토보유세와 그 원리를 확대한 특권과세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기로 하자.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효과적으로 차단·환수하고 모든 국민에게 토지에 대한 권리를 평등에게 부여해야 한다. 그 목적에 가장 잘 부합하는 정책수단은 부동산보유세, 특히 토지보유세다. 토지보유세는 부동산 소유자가 차지하는 지대소득을 줄일 뿐만 아니라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자본이득(capital gain)을 줄인다. 게다가 올바로 설계할 경우 양도소득세의 결함인 동결효과나 조세전가를 유발하지도 않는다(양도소득세는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에 효과적일 것 같지만, 소유자로 하여금 매물을 내놓지 않도록 만들거나 가격 폭등기에 조세전가를 초래하는 결함이 있다). 중립성, 경제성, 투명성, 공평성 등의 조세원칙에 비추어서도 토지보유세는 최상의 평가를 받는다. 
 
그러므로 한국의 부동산 불로소득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보유세 강화에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인가이다. 정책 추진의 기본 방향과 목표, 그리고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보유세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비토 논리가 퍼져 있기도 하고 조세저항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경제 관료들이 추진하기를 기피하는 정책 과제이기도 하다.  
 
필자의 생각으로 가장 이상적이면서도 조세저항 문제까지 해결할 방안은 종부세를 폐지하는 대신 그보다 장점이 많은 국토보유세를 도입해서 세수를 충분히 확보하고, 그것을 전 국민에게 토지배당으로 똑같이 분배하는 것이다. 이는 토지보유세와 기본소득을 결합하는 방안으로, 전 국민이 국토에 대해 평등한 권리를 갖고 있음을 전제한다. 마치 주식회사의 주주들이 회사에 대해 보유 주식 수만큼 소유권과 배당받을 권리를 갖는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국토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이 똑같이 한 주씩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국토보유세는 종부세와 달리 토지에만 부과하고, 극소수의 부동산 과다보유자가 아니라 전체 토지보유자에게 부과한다. 건물에 과세하지 않는 것은 건물보유세가 건축 활동을 위축시키는 비효율을 낳기 때문이다. 조세저항 문제를 염려하겠지만 그것은 국토보유세 세수 순증분을 모든 국민에게 1인당 1/n씩 분배하는 토지배당으로 해결한다. 국토보유세는 현행 보유세 제도의 근본 문제로 지적되는 용도별 차등과세를 폐지하고 모든 토지를 인별 합산하여 누진과세한다. 토지보유세를 모든 토지에 동일한 방식으로 부과할 경우 조세의 중립성이 구현되지만 용도별 차등과세를 할 경우에는 토지 이용에 왜곡이 발생해서 효율성이 저해된다는 것은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다. 게다가 지금의 용도별 차등과세는 주택 따로, 별도합산 토지 따로, 종합합산 토지 따로 나누어 각 범주 내에서 인별 합산 과세하기 때문에, 여러 유형의 부동산을 두루 많이 보유한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국토보유세 도입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추진한다. 첫째, 현행 국세 보유세인 종부세를 폐지한다. 둘째, 지방세인 재산세는 현행대로 유지한다. 셋째, 재산세 납부액 중 토지분은 환급한다. 넷째, 전국에 소유하는 모든 토지를 용도 구분 없이 인별 합산해서 과세한다. 다섯째, 전체 토지 소유자를 대상으로 과세한다. 여섯째, 공시지가를 과세표준으로 삼는다. 일곱째, 비과세·감면은 원칙적으로 폐지한다. 여덟째, 국토보유세 도입에 따른 세수 순증분은 모든 국민에게 1/n씩 토지배당으로 분배한다.  
 
필자는 한신대 강남훈 교수와 공동 집필한 한 논문에서 국토보유세를 도입해서 세수를 15.5조 원 늘리고 이를 전 국민에게 1인당 연간 30만 원씩 토지배당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전강수·강남훈, 2018, '기본소득과 국토보유세', 김윤상 외, <헨리 조지와 지대개혁>, 경북대학교 출판부). 그 논문에서 우리는 이 방안을 시행할 경우 전체 가구의 94퍼센트가 순수혜 가구가 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제시했다. <표 1>은 종부세와 국토보유세를 비교한 표이다. 과세의 보편성, 조세원칙, 조세저항 완화 장치 내장(內藏) 여부, 제도의 지속 가능성 등 모든 측면에서 국토보유세는 종부세보다 뛰어난 세금임을 알 수 있다. 
 
                                       <표 1> 종부세와 국토보유세의 비교 

 

종부세

국토보유세

과세의 보편성

극소수 부동산 소유자 대상

모든 토지 소유자 대상

조세원칙에 따른 평가

가장 나쁜 세금 중 하나인 건물과세도 포함

가장 좋은 세금인 토지보유세만 부과

조세저항 완화 장치

없음

내장

제도의 지속 가능성

납세자와 수혜자 완전 불일치

납세자와 수혜자 일치

  
특히 국토보유세는 종부세와는 달리 조세저항을 완화할 수 있는 장치를 내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MF의 권고에 따라 현행 종부세와 재산세만으로 보유세를 GDP의 2퍼센트 수준으로 강화할 경우 심한 조세저항이 불가피하다. 반면 국토보유세 15.5조를 걷는 방안은 토지배당 지급으로 전체 가구의 94퍼센트에게 순수혜를 누리게 하므로, 과세 대상자의 절대 다수가 지지하여 소수의 부담자들이 펼칠 조세저항에 대해 강력한 방파제의 역할을 할 것이다. 즉, 종부세가 과세 대상자 전원의 저항을 유발하는 조세라면, 국토보유세는 과세 대상자의 94퍼센트가 지지할 조세이다.  
 
국토보유세 세수 순증분으로 지급하는 토지배당은 생애주기별 배당이나 특수배당 등 다른 기본소득과 결합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순수혜 가구 비율은 더 늘어나고 수혜액도 증가할 것이다. 토지배당을 비롯한 모든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그것은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국토보유세를 기본소득과 결합하여 도입할 경우 예상되는 사회경제적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토보유세 도입은 부동산 공화국과 부동산 특권에 직격탄이 될 것이다. 이 세금이 본격적인 효과를 발휘할 단계가 되면,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지대추구 경향이 줄어들 것이며 그만큼 생산적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다. 둘째,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보유하는 사람들은 필요 이상의 토지를 매각할 것이므로 토지 소유 불평등을 완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2000년대 후반 이후 토지 매입에 몰두해 온 재벌·대기업들도 더 이상 필요 이상의 토지를 처분할 것이고, 그만큼 생산적 투자가 증가할 것이다. 부동산 소유 불평등 완화는 소득 불평등 완화로 이어질 것이다. 셋째, 지가와 부동산 가격 하향 안정화로 주거비용과 창업 시 토지비용이 하락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임금 부담과 높은 토지비용 때문에 해외로 나갔던 기업들의 회귀 가능성도 높아진다. 넷째, 모든 국민이 토지배당을 받게 되면, 자신이 민주공화국의 실질적 주인이라는 의식이 고양될 것이다. 
 
특권과세 강화로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특권과세 강화는 국토보유세의 원리를 모든 종류의 특권으로 확장하는 방안이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오랜 세월에 걸쳐 사회 곳곳에 깊이 뿌리내린 특권들이 많다. 예를 들면 부동산 특권이 대표적이고, 교육특권, 일자리특권, 재벌·대기업이 누리는 독점이윤과 초과이윤, 세습자산, 환경 파괴와 자연자원 사용으로 누리는 특권 등 이루 헤아리기가 힘들다. 부동산 특권이 부동산 소유자에게 임대소득과 자본이득을 안겨주며 임대차 시장의 ‘힘의 비대칭’을 이용한 임차인 수탈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 사회 상위 1%가 획득하는 과도한 소득은 그들의 노력과 생산성에 상응하는 것이라기보다 그들과 그 가족들이 누리는 교육특권과 일자리특권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노력과 생산성의 차이 때문에 생기는 불평등이 아니라 특권이익으로 인한 불평등이 커지면, 그 사회는 계급사회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계층 사다리가 끊어지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진다. 일반 국민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땀을 흘려도 먹고살기가 힘들어진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점점 사라진다. 한국은 이미 이런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출산율이 극단적으로 떨어지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출산율의 극단적 저하는 국가가 소멸 과정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약 20년이 지나면 한국 지자체의 약 30%가 인구 감소로 기능 정지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 하니 이미 지방 소멸은 가시화되고 있고 봐야 한다. 특권을 해체해서 계층 사다리를 복원하고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지 않는 한, 이 과정을 되돌릴 길은 없어 보인다.  
 
특권을 해체하는 최선의 방안은 ‘특권이익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것을 과세의 제일 원칙으로 수립하여 실행하는 것이다.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으로는 국토보유세 도입, 재벌·대기업 법인세 중과, 누진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상속세·증여세 최고세율 인상, 자연자원 이용료와 환경오염세 정상화 등을 들 수 있다.  
 
특권과세로 생기는 수입은 국토보유세 수입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이 수입은 전액 기본소득 지급을 위해 사용할 수도 있고, 국가 소멸을 저지하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에 집중 투입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요람에서 대학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국가재건 프로젝트는 어떨까? 연간 30조원 정도를 투입하겠다는 담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아기사랑주택, 무상조리원, 무상탁아소, 무상어린이집, 무상유치원, 무상고등교육 등을 대거 공급하여 출산 때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다.  
 
요즘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데에는 주택문제와 일자리 문제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출산 직후 육아문제도 그에 못지않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복지를 확대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초대형 국가프로젝트이다. 이와 같이 특권 해체로 공정한 경쟁을 복원하고 '요람에서 대학까지' 국가가 책임짐으로써 희망을 복원할 수만 있다면,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일도 불가능한 꿈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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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 날' 국방부로 몰려간 태극기부대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10/02 09:06
  • 수정일
    2018/10/02 09:0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현장] "문재인 물러가라" 등 원색적인 비난 쏟아져

18.10.01 19:27l최종 업데이트 18.10.01 20:27l

 

국군의 날 국방부 앞 찾은 태극기부대 국군의 날 국방부 앞 찾은 태극기부대
▲ 국군의 날 국방부 앞 찾은 태극기부대 국군의 날 국방부 앞 찾은 태극기부대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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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6시 20분 국군의 날 행사가 진행될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행사 2시간 전인 오후 4시 30분에도 전쟁기념관 앞은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정복을 입은 채 행사를 기다리는 군인 수십 명이 비표 분배소 근처에 서있었다.

그 뒤로는 대형 무대의 뒷모습이 보이고 마이크에서는 가수 싸이의 노래가 연신 흘러나왔다. 전쟁기념관 위로 풍선 하나가 둥둥 떠다니기도 했다. 이처럼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전쟁기념관 맞은편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대열이 "이게 국군의 날 행사냐"라고 외쳤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이하 국본)는 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민원실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당초 집회 신고는 국방부 정문 앞 오후 3시였으나 실제 집회는 오후 4시 30분쯤 국방부 민원실 건물 앞에서 열렸다. 이날도 집회 참가자들은 여느 집회와 마찬가지로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들거나 온 몸에 둘렀다. 간간이 이스라엘 국기도 보였다.

 

이들은 지난 평양선언은 '항복 선언'이고 남북군사합의는 '국군 무장해제 합의'이며 국가해체 작업이라고 주장하며 "문재인은 물러가라"라고 외쳤다. 이와 함께 이들은 70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국군의 날 행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6시 20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렸다. 예전과 달리 퍼레이드가 생략되고 야간행사로 진행되는 것이 '북한 눈치보기' 아니냐는 것.

이에 대해 청와대는 국군의 날이 평일이라 많은 국민이 기념식을 직접 시청할 수 있도록 예년과 달리 오후 시간대에 행사를 진행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국군의 날 관련 행사만 이날 세 개를 소화했다.
 
태극기집회 참여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태극기집회 참여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 태극기집회 참여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태극기집회 참여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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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태극기집회는 원색적인 비판을 이어나갔다. 민중홍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은 마이크에 대고 소리쳤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하지 않고 전쟁기념관 구석에서 몰래 행사 치르듯이 국군의 날 행사하는 것에 비분 분통을 금치 못한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 같은 주장에 목소리를 보탰다. 김 의원은 "아주 잘 차려입고 좋은 건물에 들어가 앉아서 가수를 불러다 공연을 관람한다고 한다"라며 "이게 국군의 날 행사냐"라고 되물었다.

태극기 집회에 항상 참가한다는 한 시민(85)은 "슬픈 날이다"라고 심정을 표현했다. 그는 "국군의 날은 국군이 38선을 다시 넘어간 것을 기념하는 것이다"라며 "군인들의 사기를 올려주지는 못할망정 어디서 하는지도 모르게 똥뚜간(변소) 같은 데서 하면서 국군의 날을 없애려고 하고 있다"라고 했다. 청와대와 국군의 해명에 대해서도 "듣고 싶지도 않다"라고 말을 끊었다.

자신을 우익 시민이라고 밝힌 또 다른 집회 참가자는 "올해는 70주년으로 의미있는 날이다"라며 "군대가 퍼레이드 등을 통해 자주국방의 의지를 드러내 국민에게 안심을 줘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실내에 들어가서 쇼를 한다고 한다"라며 "이게 말이 되냐"라고 했다.
 
국방부 정문 앞 시위 벌인 군에서 자식 잃은 유족들 국방부 정문 앞에서는 군에서 자식을 잃은 유족들이 고인이 된 아들의 사진을 목에 건 채 "책임자 처벌 촉구", "제대로 된 수사"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 국방부 정문 앞 시위 벌인 군에서 자식 잃은 유족들 국방부 정문 앞에서는 군에서 자식을 잃은 유족들이 고인이 된 아들의 사진을 목에 건 채 "책임자 처벌 촉구", "제대로 된 수사"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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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방부 정문 앞에서는 군에서 자식을 잃은 유족들이 고인이 된 아들의 사진을 목에 건 채 "책임자 처벌 촉구", "제대로 된 수사"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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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당 배제한 남북 정당교류 무슨 의미?

민중당 배제한 남북 정당교류 무슨 의미?
 
 
 
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18/10/02 [01:2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민중당과 조선사회민주당이 지난 20~21일 중국 심양에서 실무회담을 진행했다. [사진출처-민중당 홈페이지]     ©

 

오는 10월 4일부터 6일까지 ‘10.4선언 11주년 남북공동행사가 평양에서 열린다.

 

이번 ‘10.4선언 11주년 남북공동행사는 최근 변화하는 한반도 정세에 맞춰 열리는 행사라 참으로 의미가 크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615 남측위가 참여하기로 결정해 민과 관이 함께 10.4 선언을 기념하기로 한 것은 뜻 깊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남측에서 참가하는 정당의 면모이다.

 

통일뉴스 보도에 의하면 이번 ‘10.4선언 11주년 남북공동행사에 참가하는 남측 정당 대표단 20명의 명단이 확정되었는데 더불어민주당 11민주평화당 3정의당 3무소속 1국회출입기자 2명으로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그리고 구체적인 인물 명단을 보면 더 의아스럽다.

 

2000년 이후남북관계가 좋을 때남측에서 너나 할 것 없이 북과 이야기하려 했었다.

당시에는 누구나 북을 방문하려 애썼다솔직히 이번 정당 대표단 명단은 딱 그 모양이다정당을 대표하는 20명 중에서 평상시 통일에 대해 얼마나 많은 활동을 했는지 의심스럽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이 방북을 안하니 구색 맞추기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솔직히 남북의 정당 간 교류에서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민중당과 북의 조선사회민주당과의 교류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지난 민주당 신임 지도부 선출 이후에도 조선사회민주당은 축하 서신을 보냈으며지난 7월 실무회담에서 두 당은 여러 가지 정당 간 교류를 합의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번 ‘10.4선언 11주년 남북공동행사의 당 교류 명단에 민중당은 없다남북의 정당 간 교류에서 가장 앞장서서 교류를 하고 있는 정당을 배제해놓고 남북 간의 정당교류가 어떠한 의미가 있을 것인가.

 

단 1석의 국회의원이 있더라도혹은 의원이 없더라도 지난 기간 남북 정당 간의 교류를 위해 애썼던 정당을 먼저 앞세우는 것이 옳지 않은가.

 

진짜 남북의 정당 간 교류를 하려고 한다면 남측의 이런 소인배적 행태부터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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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정부가 적폐 정부들과 비슷한 작태, 용납 못해”

전쟁반대국민행동, ‘욱일승천기’ 단 일본군함 국제관함식 참석 규탄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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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1  15: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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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은 1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욱일승천기를 단 일본군함의 국제관함식 참석을 규탄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일본의 군함은 욱일승천기를 달든 안달든 침략전쟁 범죄국가로서 아무런 사과와 책임도 없이 한국 땅에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은 1일 오후 1시 주한 일본대사관이 있는 서울 율곡로 트윈트리타워 앞에서 ‘욱일승천기를 단 일본군함의 국제관함식 참석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은 그 어떤 군사적 무기도 앞세우고 한국 땅에 오면 안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제주 강정 해군기지에서 10~14일 열리는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행사에 15개국 해군 함정이 참가할 예정이며, 우리 해군은 참가국들에 자국 국기와 태극기를 함께 달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일본은 자국 국기 대신 일본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달고 입항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 참가자들은 욱일승천기를 '전범기'라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참가자들은 예수살기 최헌국 목사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침략전쟁의 상징인 전범기 욱일승천기를 달고 어떻게 한국땅에 올 수 있는지 상상이 안 간다”며 “일본은 침략전쟁과 그로 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그 어떤 사과조차 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한국 정부도 국민의 분노가 이러한데 ‘협조’니, ‘공문’이니 하지 말고 적극 나서야 한다”며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 국민의 분노는 보지 못한 채 공문으로 협조만 하는 수준인가”라고 반문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지난달 28일 “자위대 함대기의 게양은 국내법으로 의무화돼 있고, 유엔 해양법 상으로도 군대 선박의 국적을 나타내는 외부표기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며 욱일승천기 게양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더구나 <아사히신문>은 익명의 방위성 관계자를 인용, “비상식적 요구다. 내리는 게 조건이라면 관함식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일 국회 답변과정에서 “관함식에 자위대 함정이 오는 것은 합당하다”고 전제하고 “다만 식민지배의 아픔을 기억하는 한국인의 마음에 욱일기가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는 일본도 섬세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완곡하게 일본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 엄미경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엄미경 위원장, 최헌국 예수살기 목사, 박행덕 전농 의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엄미경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우리 민족에게는 치떨리는 이 깃발은 상처이며, 고통”이라며 “태평양 일대를 총칼로 짓밟을 때 앞세워 들고왔던 전범기”라고 규정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10월 10일, 11일, 1박2일 제주도로 총력 집중해서 이걸 막는 투쟁을 전개해나가겠다”며 “많은 시민사회 연대단체들과 어깨를 걸고 진정한 평화의 나라로 나가기 위해서 일제식민지 역사부터 청산하는 투쟁에 당당히 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선경 청년민중당 대표는 “욱일기를, 이 전범기를 일본 해군의, 자위대의 상징으로 달고 있는 것이 비상식이고 몰염치이고 예의없는 것 아니냐”며 “일본 대사관은 이 발언 즉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정부에서 적극 막아나설 것을 요구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다시 제주 강정의 해군기지 앞으로 온 국민이 달려가 싸울 것이다. 민중당, 국민들의 분노에 함께 행동하고 연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은 “전농에서는 그같은 부랑무식한 자들을 절대로 입항시켜서도 안 되고, 정부에 요구하기를 그들과 외교를 단절하는 한이 있어도 그들을 입국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대한민국이 국교를 수립하고 소통하고 왕래하고 있는 국가는 평화국가인 일본국이다. 전범국가인 일본제국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욱일기라고 쓰는 거 앞으로 전범기로 다시 이름을 바로세우는 정명(正名)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이 무례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정부가 자초한 것 아니냐”며 “미국 항공모함이 들어온 것도 모자라서 전범국가인 일본 자위대가 왜 들어오느냐. 그런 국제관함식 안 해야 한다. 차제에 이번 기회에 국제관함식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국민적 투쟁이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아예 강정을 말그대로 평화의 항구로 만들기 위한 국민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촉구한다”면서 “촛불 정부가 적폐 정부들과 비슷한 작태를 보이는 것 용납할 수 없다.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함께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 기자회견은 욱일승천기를 칼로 베는 퍼포먼스로 마무리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와 박행덕 전농 의장 등이 욱일승천기를 베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욱일승천기를 칼로 베는 퍼포먼스를 갖고 욱일승천기를 단 일본 자위대 군함의 제주 강정 국제관함식 참석을 반대하는 의사를 강하게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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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의 ‘양비론’이 위험한 이유

언론이 객관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말은 충분히 사건을 취재해야 한다는 의미
 
임병도 | 2018-10-01 08:39:3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사설] ‘심재철 논란’, 정쟁화 말고 차분히 진위 가려야

진보 신문으로 분류되는 한겨레신문의 9월 29일 사설 제목입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심재철 의원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취득한 비공개 예산 정보 공개 사건을 철저하게 양비론으로 다룹니다.

사설을 보면 청와대의 해명이 이해된다고 하면서도 심재철 의원 사무실의 압수수색이 사태를 키운 측면이 있다는 이도 저도 아닌 얘기가 나옵니다.

한겨레는 ‘더 이상의 소모적 논란은 국가적 낭비인 만큼 양쪽은 정쟁을 자제하고 차분히 진위와 적법성을 가리는 게 낫다.’라며 이 사건을 ‘소모적 논란’, ‘ 정쟁’이라고 부릅니다.

한겨레 사설을 보면 별거 아닌 그냥 일상적인 정치적인 공방처럼 느껴집니다. 과연 그럴까요?


9단계 뚫고 190여 차례 내려받았는데.. 이 모든 게 우연?

▲9월 29일 한겨레 사설은 심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이 사태를 키운 측면도 있다고 했지만, 10월 1일 한겨레 보도를 보면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자료 취득에 문제가 있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심재철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이 사태를 키웠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10월 1일 한겨레 보도 내용을 보면 압수수색은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습니다.

심 의원은 예산 정보에 우연히 접속했다고 주장하지만,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확률로 따지면 무한대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심 의원의 주장을 보면 불법으로 자료를 획득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합니다. 이 상황에서 심 의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당연하면서도 빠르게 진행됐어야 할 정상적인 절차였습니다.

야당 국회의원이 내부고발자와 제보 등에 의해 자료를 공개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불법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취득하는 것은 그 자체가 처벌받아야 할 사안입니다. 그러나 한겨레는 자꾸만 ‘쟁점’ 등이라는 단어를 통해 서로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몰고 갑니다.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언론이 사실을 알려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하는 셈입니다.


불법이 아니라고 단정 짓는 언론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자료 공개 관련 노컷뉴스 기사(좌) 이정렬 전 판사의 2017년 위법성 조각 사유 칼럼(우)

9월 30일 노컷뉴스는 ‘[뒤끝작렬]심재철 사태와 헐리우드 액션’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법조인의 말을 인용해서 심 의원의 공개가 불법이 아니며, 오히려 기재부의 고발 조치가 야당의 공격을 봉쇄하기 위한 정략적 대응이라고 보도합니다.

판사 출신의 한 법조인은 “업무추진비는 공익차원에서 공개해도 위법성이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청와대 납품 내역도 국가적으로 큰 위해가 된다고 보기 쉽지 않다”고 했다. 그렇다면 기재부의 고발 조치가 야당의 공격을 봉쇄하기 위한 정략적 대응으로 읽힐 여지가 다분하다. 노컷뉴스 ‘[뒤끝작렬]심재철 사태와 헐리우드 액션’ 기사 중에서

그런데 기사 내용을 보면 진짜 법조인의 말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 있습니다. 바로 ‘위법성이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라는 문장입니다.

2017년 10월 11일 이정렬 전 부장판사는 ‘[야! 한국 사회] 위법성 조각 사유’라는 제목으로 한겨레에 칼럼을 기고합니다. 칼럼을 보면 이정렬 전 판사는 위법성이 제거되는 것을 ‘위법성 조각 사유’라며 ‘기각’이라는 말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법조인이라면 위법성이 기각된다고 하지 않고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말을 사용합니다. 기자가 법조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 썼던지, 아니면 ‘정략적 대응’이라는 말을 뒷받침하기 위해 갖다 붙였는지 둘 중의 하나로 풀이됩니다.

CBS 정영철 기자도 한겨레 사설처럼 ‘여야가 치열하게 아전인수격 여론전을 펼치고 있고, 국민 여론은 답 없는 국회라며 여의도의 먼지가 하루빨리 가라앉길 바란다’라며 정치적 다툼 정도로 이번 사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언론과 정치권이 물타기에 즐겨 사용하는 ‘양비론’

양비론의 위험은 이런 형식적 공정성에 있다. ‘큰 잘못’과 ‘작은 허물’에 대등한 책임의 비중을 부여함으로써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그러니 둘 다 문제”라는 식의 결론으로 유도한다. 그래서 언론과 정치권이 ‘물타기’에 양비론을 즐겨 사용하는 것이다. 한국일보 ‘양비론의 교활함’

양쪽의 주장을 모두 비판하는 ‘양비론’을 가리켜 언론이 객관성을 위해 취해야 할 방식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양비론은 언론과 정치권이 물타기 때 주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여야가 대립할 때 언론은 ‘여야가 정쟁을 벌이고 있다’, ‘타협할 줄 모르는 정치’, ‘ 민생은 뒷전’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언론의 이런 보도 방식은 공정성이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에게 ‘다 똑같은 놈들이다’라며 정치적 혐오를 불러일으키거나 진실을 훼손하여 가치 판단을 흐리게 합니다.

언론이 객관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말은 충분히 사건을 취재해야 한다는 의미이지, 기계적인 중립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언론이 사건을 보도할 때 우선해야 할 것은 ‘모두가 나쁜 놈이다’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더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려주는 일이 돼야 합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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