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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공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빅데이터 분석

세월호참사 2배..이재명, 安제치고 2위..JTBC 1위, 고발뉴스 4위 ‘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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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뉴스팀  |  balnews21@gmail.com

 

※ 편집자주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최순실’, ‘박근혜’, ‘정유라’, ‘우병우’를 키워드로 지난 10월24일부터 11월6일까지 뉴스, 트위터, 블로그, 커뮤니티 557만 3362건을 분석한 결과를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의 허락을 구해 고발뉴스가 독점 공개한다.

 

   

 

■ ‘박-최 게이트’ 언급량 추이(10월24일~11월6일, 557만3362건)

   

• JTBC가 특종보도를 한 이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언급량은 557만3362건을 기록 빅데이터 단일사건 관측 이래 최다 언급량 기록.

• 이전의 가장 큰 사건이었던 세월호 참사 당시의 언급량보다 두 배 가량 많음.

• 10월25일 언급량이 67만8716건이었는데, 이는 2014년 4월17일 세월호 참사 이튿날 언급량 40여만 건을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임.

• 관련 키워드가 광화문 시위 등 다른 것으로 이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30만건 가까운 언급량을 기록하고 있음.

• 통상 하루 3만건 이상이면 주요 언론 톱뉴스, 10만건 이상이면 매우 지배적인 이슈가 되는 것에 비추어볼 때 사건의 크기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음.

• 이에 따른 국민적 분노와 슬픔, 수치심 등이 표현되고 있으며 이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한 각종 패러디와 음모론도 확산되고 있는 추세임.

 

■ 빅데이터로 본 정국수습방안(10월24일~11월6일)

   

• 이번 사건으로 촉발된 국민들의 분노는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음. 현재 제기된 4개의 해법에 대한 언급량을 조사한 결과임.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함께 언급된 대통령 거취에 대해서는 하야가 44.1%로 가장 많았고, 탄핵이 26.2%, 퇴진이 17.7%로 뒤를 이음.

• 일각에서 제기된 거국중립내각 혹은 여야합의총리는 12.0%를 기록했음.

• 국민들은 이번 게이트의 몸통을 박근혜 대통령으로 지목하고 88% 가량이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

• 이는 소셜 미디어가 주로 20~40층이 많이 이용한다는 점에 미루어볼 때 최근 잇따른 여론조사들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음.

 

■ ‘박-최 게이트’ 관련 인물 언급량 순위(10월24일~11월6일)

   

• 인물 연관어를 보면 최순실이 박근혜보다 더 많은 언급량을 기록해 이 사건에 대한 영향력을 입증함.

• 박근혜 대통령이 뒤를 이었고 이어 최태민이 언급돼 최태민 때부터 계속된 구조적 사건이라는 인식을 보여줌.

• 이 사건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하나인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뒤를 이었고 최태민의 딸 정유라도 많은 언급량을 기록함.

• 김병준 총리지명자는 후반부 관심인물로 떠오르며 6위에 올랐고 안종범, 차은택, 고영태가 뒤를 이음.

 

■ ‘박-최 게이트’ 단체연관어(10월24일~11월6일)

   

• 단체연관어를 보면 당연히 청와대가 가장 많이 언급됐고, 새누리당이 그 뒤를 이음.

• 이화여대가 3위에 오른 것은 딸 정유라의 부정입학과 성적조작 등이 이 사건의 도화선이 되었음을 방증함.

• 가장 공정해야 할 입학과 성적에서 부정을 저지른 일이 폭로되면서 게이트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으로 보임.

• k스포츠재단, 검찰, 문체부, 미르재단, 국정원 등이 뒤를 이었으며 삼성도 순위 안에 오름.

• 이 사건은 청와대와 정부관료, 공무원, 대학, 재벌 등이 총동원돼 해괴한 사적집단의 이익을 실현한 전대미문의 게이트라는 사건의 성격을 보여줌.

 

■ ‘박-최 게이트’ 심리연관어(10월24일~11월6일)

   

• 시민들은 이 사건을 ‘국정농단’ ‘국기문란’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음.

• 수많은 의혹과 그들의 범죄행위에 커다란 분노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고 이 분노가 하야, 탄핵, 퇴진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됨.

• 최순실의 31시간, 우병우의 귀가조치 등을 보며 국민들은 증거인멸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현하고 있음.

• 미치다, 충격 등의 키워드에서 보듯이 지금 국민들은 스트레스 수준의 강한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음.

• 국민적 분노를 해결하려면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형성돼 있음.

 

■ ‘박-최 게이트’ 정국 대선주자 언급량 순위(10월24일~11월6일)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여야 대선후보들의 언급량은 어땠을까?

• 야권 1위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의 언급량이 25만9236건으로 1위 기록. 뚜렷한 입장 표명하지 않은 것이 긍부정 언급량을 동시에 끌어올림.

• 2위는 이 정국에서 지지율이 급상승중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차지함. 사건초기부터 하야와 탄핵을 주장한 것이 젊은 층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됨.

• 최근 박근혜 퇴진 서명운동을 벌이며 강철수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3위를 차지.

• 최근 촛불시위 참가 등 강력한 대응을 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4위에 올랐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5위에 머무름.

• 반면 여권의 잠룡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느낌임. 김무성, 유승민이 뒤늦게 사태수습과 관련해 언급량을 끌어올림.

• 남경필, 안희정, 김부겸은 박최게이트 정국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됨.

 

■ ‘박-최 게이트’ 언론 연관어 순위(10월24일~11월6일)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자체가 JTBC 언론보도로 시작된 만큼 미디어 뉴스 지형도 크게 요동침.

• JTBC는 ‘박최게이트’와 함께 언급된 미디어 연관어에서 34만5273건을 기록해 압도적 1위에 오름.

• 연이은 특종을 터뜨린 TV조선이 2위에 올랐고 조선일보가 그 뒤를 이어 존재감을 보여줌.

• 최순실 검찰출석 때 검찰직원에 대한 이상호 기자의 저돌적인 취재가 회자되면서 고발뉴스가 유수의 언론사를 제치고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함.

• 최순실 현지 인터뷰 논란으로 세계일보가 5위에, 방송사들과는 다른 각도의 특종을 터뜨린 한겨레가 6위에 이름을 올림.

• 기존의 방송3사는 존재감이 급격히 약화되었는데 SBS가 9위, KBS가 11위, MBC가 15위에 랭크됨.

 

결론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소셜 빅데이터 관측사상 최대 규모(세월호 참사 2배 규모)를 기록해 이번 사건을 대하는 국민들의 분노가 극점에 달했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보여줌. 사건 이후 14일 동안 550만건이 언급됐고 25일 하루에만 70만건에 육박하는 언급량 기록. 최근에도 30만건 내외의 고강도 언급량을 기록, 사건의 파장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줌.

•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은 이 사건의 몸통을 박근혜 대통령으로 인식하고 압도적인 다수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탄핵, 퇴진을 요구하고 있음. 거국중립내각을 이야기한 비율은 12%에 그침.

• 최순실 언급량이 박근혜 대통령보다 많아 항간에 떠도는 권력순위의 역전현상을 언급량으로 보여주었으며, 인물-단체연관어에서 이 사건이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 정부관료, 검찰, 재벌대기업, 공무원 등이 최순실의 사적 이익실현을 위해 총동원된 국가범죄사건이라는 사실을 방증함. 특히 검찰수사에 대한 우려와 재벌의 부패 문제를 제기하는 언급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이 부분에 대한 대응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 심리연관어에는 국정농단, 국기문란 등 사건의 성격을 규정한 키워드가 상위권에 올랐고 분노, 충격 등 국민들의 초현실적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단어들이 대거 포진됨.

• 부패한 헌법파괴 정권과 분노한 국민들이 맞대면하는 가운데 정치의 역할은 매우 축소됨. 청와대권력이 무력화된 가운데 광장의 시민권력이 약화된 의회권력을 압도하는 양상임. 여야의 대선주자들도 상대적으로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됨. 게이트정국의 언급량을 보면 문재인이 1위를 차지했고 다크호스 이재명이 2위로 뛰어오름. 강철수 이미지를 구축한 안철수가 3위에, 적극적 행동에 나선 박원순이 4위를 기록함. 반면 여권의 잠룡들은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채 정치력의 한계를 노정함.

• 초대형 정치스캔들이 벌어진 상황에서 미디어 뉴스권력의 이동현상도 뚜렷하게 포착됨. 여론을 주도한 JTBC가 압도적 1위에 올랐고 손석희 키워드도 높은 언급량을 기록함. 연속 특종으로 박근혜 정권과 날을 세운 TV조선과 조선일보가 2,3위를 차지했고 기존의 방송3사는 10위권 언저리에 겨우 이름을 올림.

• 이후 12일 국민총궐기대회까지 정치일정에 따라 박‧최게이트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으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둘러싼 부패권력과 국민의 힘겨루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 또 다른 선출권력인 여야 정당과 국회가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면서 어떤 정치력을 발휘할지도 주목됨. 이 분석을 통해 사상 최악의 정치스캔들이 어느 정도 크기로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강타했는지 짐작할 수 있으며, 기저에서 표현되는 국민여론의 흐름을 민감하게 감지하고 분석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임.

• 국민적 분노와 불안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사라진’ 정치권이 해결정국의 중심으로 나서야 한다. 정치권이 국정붕괴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용기있는 결단과 수습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는 것만이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빠르게 수습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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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말고 즉각퇴진, 조기대선으로!


[칼럼]이정훈의 ‘여명의 눈동자’(14)
▲ 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두번째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출처 청와대홈페이지]

대통령의 두 번째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11월 5일 광화문 광장과 전국에서 30만 명이 모여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국민들의 분노와 박근혜 퇴진 투쟁은 오히려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제까지 대통령 하야와 장외투쟁에 선을 긋던 야당들도, 지난주부터 국민의 분노와 저항에 놀라 대통령 퇴진투쟁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정의당을 시작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이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추상적 구호였던 ‘대통령하야’ 문제 또는 ‘대통령 직무정지’ 문제는 이제 분노한 국민들의 가장 절박한 요구이자 정치권 현안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 10월말부터 시작된 비상시국이 3주째로 접어들면서, 야당과 진보세력은 중요한 정치적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과연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민대중이 원하는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일까? 아니면 또 섣부른 악수 일까? 현재 국민대중의 요구를 가장 바르게 실현시킬 방도는 무엇일까? 이 글은 주관적 추론이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추론해본다.

1 10월 사태, 11월 비상시국의 본질

필자는 지난 글에서, 언론의 최순실 국정 농단 폭로 사태로 형성된 비상시국의 본질과 정체를 먼저 진단했다. 이 시국이 민중들과 언론매체의 민주화 회복을 위한 지난한 투쟁의 성과라는 근본적 측면과 함께, 정권교체를 앞둔 일종의 수구보수 내부의 주도세력의 교체 단행 과정이라는 측면을 동시에 봐야한다고 진단했다. 이들 새로운 주도세력(이 글에서는 ‘신보수’라 부른다)이 지속가능성 없고 수명이 다한 친박계 중심의 차기 재집권 전략을 보수진영 내부에서 폐기하고, 새로운 차기 보수정권을 재창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신보수’가 벌이는 계획의 최종 목적지는 ‘새로운 수구 보수정권의 중심’을 다시 재구성하는 것이라 진단했다. 미국의 개입정도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이 흐름을 반대하고 있지 않고 동조하고 있으며, 조선일보는 이들 신보수의 전위부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명의 눈동자 13 참조 – 아래 관련기사) 이들은 적당한 시기에 새누리당을 용도 폐기할 것이며, 비박계와 친이계를 중심으로 외연을 크게 확대하여 이른바 ‘합리적 보수’를 표방하고, 개헌을 주장하는 유력 야당 인사들을 포괄하는 ‘보수연합정당’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2 대중의 진출과 폭로전의 위험요소

이들 ‘신보수’의 목적은 대통령 박근혜를 정치적으로 제거하고 새로운 보수를 중심으로 차기 보수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다. 이들은 언론을 통해, 권력비리 폭로라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일보는 이미 총선이후부터 청와대의 가장 약한 고리인 우병우와 최순실 주변을 건드렸다. 문제의 jtbc 방송의 태블릿 pc의 출처는 아직도 명확치 않다. 문제는 폭로전이 양날의 칼이라는 점이다. ‘적’도 제거하지만 자신들도 다칠 수 있다. 그들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위기’와 ‘비상사태’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위험요소는 국민 대중의 급진적 정치적 진출 가능성이다.

조선일보와 신보수는 평화적 촛불시위와 대규모 집회정도는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활용하고 있으며 통제가능하다고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 사태가 민주정부를 요구하는 ‘혁명적 분위기와 항쟁’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한다면 이들의 시도는 완전한 실패로 돌아갈 위험성이 있다. 이들의 일차적 목표는 대통령 하야 없는 식물 박근혜 대통령 유지와 ‘새로운 여당주도’로 정국을 조기에 수습하는 것이다. 이들 이 벌이는 수습책의 궁극적 목적은 대중의 분노와 열망을 새로운 보수정치 재편의 방향으로 재 흡수하는 것이다.

3 새누리당의 1차 응급수습책

현재 새누리당은 충격과 함께 내분 중이다. 누구에 의해 어떤 목적으로 이 사태가 진행되는 것인지를 분주히 파악하며 두려워하고 있다. 첫 과정은 친박과 비박의 즉자적 내분으로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나며 친박계는 급격히 소멸할 것이고, 비박계와 친이계는 결집할 것이다. 이들의 계획은 재창당수준이 아니라 새누리당 해산과 합리적 보수를 표방하는 신당창당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친박과 비박의 드러난 싸움은 이미 대세가 정해져있다. 버티던 이정현도 결국 사퇴할 것이다.

현재의 국민대중의 분노와 시위열기로 보아 한광옥 비서실장과 김병준 총리 지명을 진행한 응급조치도, 대통령 2차 사과도 전혀 효과가 없어 보인다. 이 응급조처는 언론의 추측대로 친박 잔여세력 우병우와 김기춘등 7인회가 고립무원의 박근혜에게 주는 마지막 계획으로 보인다. 마지막 기획마저 추잡하고 인색하기 그지없다. 언론의 초점이었던 책임총리제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었다. 이번 주 대통령이 ‘2선 후퇴’ ‘총리권한 보장’을 선언 할 것이라는 추측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대중이 진출 할수록 친박계는 급속히 무너져가고 있다.

4 민주당의 단계적 퇴진론은 야합

11월3일 여러 보도에 의하면, 야당들과 새누리당 비박계가 국회 내에서 '비상시국회의' 구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 리더십이 무너진 비상시국에 국회만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만큼 국회에서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공동으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민병두 더민주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박계를 제외한 모든 정치 세력을 하나로 묶어 국회가 추천하는 거국내각 구성을 위한 원탁회의를 가동하자”고 제안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 중진들과 새누리당 비박간 비상시국회의 구성 논의와 관련, "비박 의원들과 저도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당이 새누리당 비박계와 협의를 하며, 11월 첫 주에 주장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별도특검, 국회 국정조사, 김병준 총리 내정자 철회 및 국회추천 총리 수용과 2선 퇴진이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정권퇴진 운동에 돌입하겠다는 '조건부 단계적 퇴진론'을 공식화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내건 4가지 조건은 △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 지명 철회 △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 △ 3당 대표와 회담을 통해 총리 합의로 거국 중립 내각 구성 △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고 별도의 특검을 수용하는 것이다. 이들 야당의 요구사항은 국민의 요구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비박계가 수용 가능한 것들이며 비박계의 차후 수습 계획의 범주이기도 하다.

5 야당의 동요, 사이비 거국내각의 포로

민주당이 의총에서 결정한 이른바 ‘단계적 퇴진론‘ 이나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 대표가 주장하는 ’4대조건‘ 이 국민이 요구하는 대통령 즉각 하야와는 다른 절충적 타협안 이라는 것이다. 만약 이것을 야당이 합의할 경우, 민주정부수립의 기회는 더 멀어져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대통령수사, 국회청문회, 별도 특검은, 야당의 힘만 모아도 가능한 것이며, 김병준 총리카드는 야당의 반대로 실현 불가능한 원래 버리는 카드였다. 대통령 ‘2선 후퇴’는 이번 주 발표 예정이라는 보도가 있으니, 남은 것은 ‘국회주도’ 여야합의로 책임총리를 정하는 문제만 남아있는 셈이다. 책임총리를 정해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고 여기서 차기 대선과 헌법 개정문제 등을 논한다는 것이다. 이 책임총리로 다시 김종인, 손학규 등이 거론될 수도 있다.

이재명 시장을 제외하면, 야당과 주요 대선후보들은 대중의 급격한 분노와 진출에 놀라 대통령 퇴진을 외치기 시작했으나, 이들의 주 관심은 누적된 적폐를 일소하고 새로운 민주공화국의 재구성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주 관심은 여전히 차기 대선 득표와 주도권잡기이다. 주요 정치인들이 아직도 광장과 국민대중의 힘을 발동하여 부패한 대통령과 관련된 부역자들을 끌어내리는, 항쟁과 투쟁의 방식으로 새로운 한국을 만들 의지가 아직 없다.

6 사이비 거국내각과 과도내각

지금은 여야 모두가 이른바 ‘중립적 거국내각’을 주장해서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다양한 거국내각의 종류와 분질을 간단히 정리해보자. 새누리당은 김병준 총리 같은 자를 내세워 책임총리를 맡기는 것을 중립적 거국내각 이라고 한다. 이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주장하는 거국내각은 국회가 추천하고 합의하는 ‘여야합의’ 책임총리제이다. 문제는 이 제안이 몰락하는 새누리당 친박계는 거부하지만, 비박계 혹은 새로운 ‘신보수’가 계획하는 거국중립내각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이 내각은 박근혜를 식물대통령으로 그대로 1년4개월 이상 그대로 유지시킬 수 있는 안이다. 물론 이 내각이 차기 대선을 관리하지만, 국민의 기대와는 다르게 조기 개헌을 시도할 수도 있다.

다음은 정의당과 진보진영에서 주장하는 ‘과도내각’ 성격의 거국내각이다. 즉 이 안은 즉각 박근혜를 하야시키고, 2개월에서 6개월 이내에 조기대선을 실시하는 내각을 구성하자는 제안이다. 말 그대로 과도적으로 대통령 선거를 관리하는 내각이자 박근혜-최순실 사건을 진사 조사를 처리하는 내각이다. 길어야 6개월의 임무를 마치고 권력을 이양하면 된다. 진보진영에서 주장하는 ‘국민(민중)과도내각’ 도 이와 비슷하나 새누리당과 같은 수구보수세력을 원천적으로 합의와 내각에서 배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러한 국민 과도내각은 국민적 차원의 지속적 대중투쟁 열기가 식는다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7 신보수의 플랜 B, 박근혜 탄핵플랜

만약 국민대중이 이러한 야당의 야합도 거부하여, 즉각 박근혜 하야를 주장하면 이들 신보수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11월12일과 그 이후에도 100만 명 이상이 계속 모여 즉각 박근혜하야와 정권 퇴진투쟁을 완강히 벌인다면 이들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들은 국민과 무력으로 대립할 것인가? 계엄을 선포할 것인가? 인위적 비상사태를 유도할 것인가? 이들이 국민과 대립하면 승산이 있나? 현재 계엄은 국회동의를 받아야하는데 여소야대라 불가능하며, 새누리당 조차 합의하지 못할 것이다. 이들이 합법적 시위를 유혈사태로 유도하여 인위적 비상사태를 유도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이것이야 말로 분노한 대중을 혁명적 진출로 유발시키는 가장 위험한 길로 현 정국에서 현실적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신보수의 목적은 박근혜의 권한을 유지하거나 차후에 부활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용도 폐기한 대통령 박근혜를 어떻게 대중의 진출을 저지하는데 최대한 적절히 활용하는가 하는 것이 주 관심사이다. 이들은 대중의 박정권 퇴진요구와 진출이 더욱 통제 밖으로 거세질 경우 탄핵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주도적으로 쓸 수밖에 없다. 그것이 신보수가 수용하고 여야가 합의하는 박근혜 탄핵안이다. 그런데 설사 이들이 탄핵카드를 여야합의로 수용한다고 해도 우리들의 판단과는 다르게 이들에게 불리한 것은 사실 없다. 아니 역으로 이들에게 유리한 국면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8 탄핵, 승리인가 제2의 6.29 인가?

야당과 비박계의 합의로 국회 위원 2/3 통과로 탄핵이 가결되었다고 생각해보자. 이후 흐름은 어떻게 될 것인가? 국민들은 박근혜 탄핵을 일단 국민승리로 받아들이고, 정치권 처리를 기다리려할 것이다. 대중의 열기는 광장으로부터 정치권으로 넘어가 서서히 가라 않게 되고, 공은 헌제로 넘어간다. 180일 이내에 헌법재판소에서는 판결을 내려야 하지만, 이는 임의 규정으로 그 이상 시간을 끌 수도 있다. 물론 통합진보당 해산사건에서 보듯 헌제가 탄핵안을 부결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설사 이들이 1년을 끌다 여론에 못 이겨 탄핵을 가결해도 그것은 정치적으로 이미 지나간 승리이다. 우리는 더 중요한 국민의 열기를 발동하고 모으는 시민혁명의 시간(타이밍)과 계기를 모두 놓치는 싸움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 탄핵이 이루어지면, 대통령은 진행되는 현 국정에 아무런 책임이 없게 되어 현재의 비난과 책임으로부터 일단 1년 이상 벗어날 수 있다. 또 헌재의 판결이 날 때 까지 주요 정치일정은 보류된다. 심판을 하려해도 기다려야하며 이는 사실상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합법적 면책기간을 주는 셈이다. 동시에 새누리당은 위기를 모면하며 숨 돌릴 여유를 갖게 된다. 비빅계와 친이계를 중심으로 유력 인사를 포괄하여 합리적 보수를 표방한 신당을 창당하여, 개헌이나 대선을 통해 새로운 주류정치세력의 하나로 재등장하기 충분하다. 이들에게는 숨 돌릴 시간이 지금 절박하게 필요하다. 탄핵은 그들에게 재앙이 아니라 유리한 퇴로이며 또 다른 선물이 될 수 있다.

9 보수체제의 재정비와 차기 대선

탄핵안이 여야합의로 또는 야당과 진보진영의 주요한 요구로 제도 정치권에서 해결의 가닥을 잡으면, 대중의 분노와 요구는 분산될 것이다. 박근혜를 사퇴시키는 현실적 정치권 대안이라는 탄핵안 합의로 국민은 일단 환호 할 것이다. 이후 대중투쟁의 열기는 정치권에 의한 처리기대로, 대중의 직접진출이아니라 대기심리로 전환 될 수 있다. 만약 차후 1년이 넘은 시점에서 탄핵을 처리하면 대중의 열기가 식은 후이며 차기 대선이 주요한 이슈는 바뀌게 된다. 최순실 사태는 이미 에너지가 빠진 지나간 주제로 될 수 있다. 새롭게 변신하고 외연을 넓힌 새누리당 의 후속신당이 이 대선을 치루더라도 진보 민주세력이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탄핵안 합의로 박근혜 퇴진 국면이 대통령 선거 국면으로 전환되는 것을 생각해보자. 1년 후 차기 대선이 단일화하지 못하고, 3자구도 또는 다자구도로 갈 가능성이 있다. 가령 민주당, 새로운 보수신당, 국민의당, 정의당, 민중후보등으로 갈릴 경우이다. 이 경우 선거승리를 반드시 장담할 수 없다. 이미 개헌은 대세이고, 대선 후에도 여야가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신보수는 최악의 경우 설사 정권을 못 잡아도 제1야당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게 되며, 후일 개헌을 통해 보수대연정 구도로 넘어가면 된다. 결국 이들은 보수체제는 안정적으로 재정비되어 유지될 수 있다.

10 탄핵아닌 즉각 하야, 조기대선 실시!

무엇을 할 것인가? 현재까지 진보진영에서 나온 제안 중 가장 현실적인 제안은 정의당의 ‘박근혜 하야 로드맵’ 안이다. 그러나 정의당의 제안도 탄핵문제에 대해서는 안이한 판단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정의당의 주장에서 탄핵을 빼고, 즉각 박근혜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통한 정국주도권을 확보한다면, 그것이 가장 빠른 민주정부 수립의 첫 단계가 될 것이다. 민주진보 세력은 여야 합의에 의한 거국내각이나 탄핵안에 기댈 것이 아니라, 모든 진보적 정당과 대중단체가 연합하고 하나로 단결하여 직접 민중진출과 즉각 국민주도 개혁프로그램을 가동하여야한다. 광장의 국민과 광장을 지지하는 국민대중의 힘을 현실적으로 즉각 조직화하여 ‘제2권력’과 ‘대안권력’으로 만들어야 이 11월 항쟁은 성공할 수 있다.

그래서 선거 이전에 박근혜-최순실 사건으로 드러났고, 새누리당이 망친 이 나라의 실체를 철저히 규명하고 그 책임자들을 엄벌해야 한다. 11월 민중투쟁과 시민혁명의 열기를 계속 확대하며 이어나가야 이 투쟁은 성공한다. 야당들의 동요를 제어하고, 민주항쟁과 광장을 지지하는 새로운 국민 권력시대를 열 각오를 가져야, 비로소 국민이 그토록 바라는 한국 민주주의의 새 시대가 열린다. 퇴진문제를 제도 정치권에 맡기고 기다리는 순간 국민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고 주도권을 잃으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오로지 즉각 퇴진, 조기대선 실시, 광장권력의 창조와 유지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유일한 길이다.

이정훈  wequiw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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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이 꿀꺽한 재산, 환수될 수 있을까

 

'박근혜·최순실 부정축재 재산 환수 특별법' 제정이 필요한 까닭

16.11.08 09:51l최종 업데이트 16.11.08 09:51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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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당은 11월 7일 서울 논현동 미르재단 건물 앞에서 ‘박근혜·최순실 부정축재 재산 몰수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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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일가의 재산이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를 넘어선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최씨 일가의 천문학적인 재산은 독재자 박정희 시기까지 소급하는 군사독재정권의 불법 부당한 권력 행사에 뿌리가 닿아 있다는 점은 대중에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하루하루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노동자, 서민의 가슴은 무너진다. 그런데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최씨 일가가 그렇게 불법으로 축적한 재산을 사회에 귀속시키는 일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 

국가권력을 사유화해 국가 재정을 착복하고, 재벌들과 결탁해 뒷돈으로 챙긴 돈을 국가가 환수할 수 없다고? 물론 형법 41조는 국가가 부과할 형벌의 종류로 몰수형을 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몰수형은 유죄가 확정돼야 하고, 대상 재산의 형성과 범죄 행위 사이에 명확한 인과관계가 설정돼야 한다.

사실관계와 법리를 확정할 주체는 검찰이다. 그런데 중대범죄 피의자 최씨의 귀국 사실을 알고 수사대를 공항에 파견하고도 체포하지 않고 최 씨에게 31시간의 수사 준비시간을 베풀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검찰이 과연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 

검찰은 과연 최순실 불법재산을 환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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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범 및 사기 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최순실씨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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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금 검찰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적용한 직권남용 혐의로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모금 행위에 대한 유죄 판결을 받는 일도 마냥 쉽지 않아 보인다. 직권남용죄에 대한 대법원 판례는 범인에게 '일반적 직무 권한'을 요구하는데,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인사들의 재벌들에 대한 모금 참여가 직무 권한의 범위에 드는지도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의 고발에는 전혀 수사를 진행하지 않다가 박근혜 게이트의 전모가 드러나자 마지못해 수사에 들어간 검찰이, 입증이 쉽고 형량도 무거운 뇌물죄 적용을 아예 배제하는 선에서 직권남용 혐의로 몰아가고 있다는 의혹은 충분한 설득력을 가진다.

문제는 최씨에게 어떤 명목으로든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그가 불법 축적한 재산을 몰수하는 일이 상당히 어렵다는 점이다. 검찰에게 부정축재한 최씨 재산을 환수할 의지가 있다면 당장 미르·K스포츠재단의 재산, 강남 일대의 부동산 등 최씨 일가 소유의 재산에 대한 압류 시도를 통해 최씨가 재산을 빼돌리는 일부터 막아야 하는데,  검찰이 그런 일을 한다는 소식은 전혀 없다. 그리고 검찰이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일단 한 번 개인의 소유권이 설정된 재산을 몰수하는 일은 법리의 제약과 권리관계의 경합으로 인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재산 범죄의 목적은 재산이다. 따라서 불법으로 재산을 획득한 범인에 대한 인적인 처벌이 이뤄지더라도 범행의 목적인 재산이 범인의 수중에 남아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인적 처벌을 각오하고라도 범행에 참여하려 할 것이다. "한 5년 감옥에 있을 각오로" 재산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를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접하지 않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 사건이다. 시민단체의 고발로 인해 이건희 총수 등에 대한 배임죄 유죄 판결이 최종 내려졌지만, 그들이 취득한 주식에 대한 몰수는 없었다. 그 결과 1999년 헐값인 230억 원에 BW를 인수한 이재용 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남매와 총수일가의 측근인 김학수, 이인주 등은 2015년 삼성SDS 상장과 함께 지분가치 이익 약 5조5800억 원을 실현했다. 그 결과 세금을 내지 않고 이재용 부회장으로 삼성그룹의 경영권과 총수 일가의 재산을 넘기는 이 재산 범죄의 목적은 실현되고 말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똑같은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비상한 수단이 필요하다. 노동당은 11월 7일 강남 논현동 미르재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최순실 부정축재 재산 환수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부패 기득권 동맹의 일원인 검찰의 짜 맞추기 부실수사 의혹과 현행 법리를 뛰어넘어 이들의 범죄를 실질적으로 단죄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특별법을 제정해서 이들의 부정축재 재산을 몰수해야 한다는 것이 노동당의 핵심 요구사항이다.

재산 범죄의 목적인 재산을 몰수해야 진짜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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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당 당원들이 미르재단 건물에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에 따른 ‘국민 몰수보전 명령서’를 발부하고 압류 딱지를 붙였다.
ⓒ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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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이번 '박근혜 게이트'는 군사독재정권 박정희가 민간인의 재산을 불법 찬탈한 것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영남대학교와 정수장학회가 대표적이다. 박근혜 일가가 지배하는 재산을 최태민과 최순실이 관리하고 운영해 왔다는 증거가 충분히 제시된 상황이다.

박근혜 퇴진과 구속을 요구하며 11월 7일 자로 8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갑용 노동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가권력을 사유화해 재산을 축적한 행위에 대해서는 범행 시기와 법리를 뛰어넘어 반드시 역사적 단죄가 필요하다"라면서 "박근혜·최순실 부정축재 재산 환수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국회와 국민들께 촉구하고 제안한다"라고 말했다.

노동당은 이날 최씨 일가의 불법 축적 재산에 대한 환수 의지가 없는 검찰을 대신해 '국민 몰수보전 명령서'를 발부하고, 이 명령서에 따른 조치로 미르재단 건물에 상징적으로 압류 딱지를 붙였다.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에 따르면, 법원은 검사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공무원 범죄에 연루된 특정한 재산에 대한 몰수보전명령을 취할 수 있다. 박근혜·최순실 부정축재 재산을 검찰이 환수할 의지가 없다면, 결국 국민이 나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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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다, '강남임시정부' 최순실 무리의 반격이...

 

초등학생도 아우성 "너 순실이 같아"... 대한민국 자체가 정치 교과서

16.11.07 11:48l최종 업데이트 16.11.07 11:48l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선생님, 오늘 수업 시간에 정치 이야기 좀 하면 안 돼요?"

교실로 가고 있던 민서(가명)가 말했다. 며칠 전 수업하러 복도를 걸어가는 중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랑 최순실씨 때문에 그런 거지?"
"네."


초등학생 사이에서도 회자되는 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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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장실질심사 마친 최순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범 및 사기 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최순실씨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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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주장하는 글 읽기' 단원을 공부하고 있었다. 교실에서 거리로 나선 이들의 주장과 근거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하야'와 '퇴진'과 '탄핵', '무당'과 '교주'와 '언니, 동생' 같은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이들은 '비선'을 통한 '국정 농단'이 국가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고 있었다.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현 사태를 어떻게 끌고 갈지를 놓고 한두 마디씩 내놓았다.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었다.
 
"아빠, 요새 최순실씨가 왜 이렇게 난리예요?"

그 며칠 전 저녁 식사 자리에서 초등학교 5학년 딸이 물었다.

"너희들도 최순실씨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러니?"
"응. 얘들이 반에서 말썽 부리고 말 안 듣는 아이들을 '순실이 같다'고 그래요."


딸에게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간추려 설명해줬다. '충격'에 빠질 것 같아 단어 선택과 어조에 유의했다. 말을 듣고 나더니 이렇게 말했다.

"참 나빴네."

아이들 사이에 퍼진 '참 나쁜 대통령' 정서는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교무실에서였다. 점심 식사를 마친 선생님들이 테이블 주변에서 담소를 나눴다. 최근 사태에 대한 각자 나름의 '해석'과 '평가'의 말들이 나왔다. 김 선생님(가명)이 이런 말을 꺼냈다.

"'독일임시정부'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나는 양치질 준비를 하면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갑작스레 나온 '독일임시정부'라는 말이 낯설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최순실씨가 독일에 있으면서도 국정을 좌지우지했을 거 아니에요."

수만의 장삼이사가 말한다... "박근혜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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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발표 지난 4일 오전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 장면이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생중계 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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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최순실게이트'가 온 나라 사람을 하나로 만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덕분에 너도나도 좋은 '정치 공부' 할 기회를 갖고 있다. 온 나라가 '정치 교과서'가 됐다. 뉴스를 보거나 밥을 먹으면서 자발적으로 '정치 수업'을 한다.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이들이야말로 가장 생생하게 각자의 '정치 활동'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1980년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총궐기'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장삼이사들의 입에서 "박근혜는 하야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같은 강성 구호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정원 대선 개입 문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놓고 '박근혜 퇴진'이라는 말이 현실적으로 의미가 있는지 논쟁이 벌어졌던 몇 년 전이 떠올랐다.

나는 '촛불'과 '궐기'가 '반박근혜 반보수 이데올로기' 실천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그것은 가족을 위해 하루하루 성실히 일하고 세금 내는 평범한 주권자 시민 모두를 위한 것이다. 박 대통령을 포함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자들이 1%라면 그들은 99%다. 진보와 보수를 불문할 것이다.

촛불이 꺼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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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한 시민들 "박근혜 퇴진"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수만명의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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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나는 '촛불' 꺼진 뒤가 두렵다. 어느 카톡방에서 "솔직히 요즘 가장 짜증나고 경멸스런 사람의 유형은 잘 먹고 잘살면서 '나는 정치에 관심 없어서 그런 거 몰라요'라고 아주 착한 얼굴로 얌전히 말하는 국민이다"라고 쓴 글을 보았다. 5만, 10만 명이 거리로 나왔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그들만의 일상을 살고 있다. 시민과 정권이 맞붙으며 소란스러워질 때 그들 '착한 국민'들은 국가를 걱정하며 더욱 성실히 자기 일에 몰두할 것이다.

한국 현대사의 '유신 괴물' 박정희가 20년 가까이 권력을 차지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향해 총탄을 발사했을 때, 차지철 실장은 '주군'을 버려두고 화장실로 도망쳤다. 총격을 받은 박정희를 부축한 것은 이른바 '대행사'(박정희 대통령의 비밀 술자리를 가리키는 말. 중앙정보부장, 비서실장, 경호실장 등 최측근과 두어 명의 여성이 함께하면서 술과 여흥을 즐겼다고 함) 진행요원이던 가수 심수봉과 여대생 신재순 두 사람이었다. 박정희 장기 독재 권력의 비법이 부하들의 '충성'은 아닌 것 같다.

김재규의 항소심을 변호한 강신옥 변호사는 1980년 1월 21일 자로 '사건일기'를 남겼다. 그 중 한 대목에 '괴물' 박정희의 장기 독재 비결이 나와 있다.

"유신독재를 비판하면서 감옥에 들락거리는 국민은 전체 국민의 숫자에서 별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자유민주주의가 실종된 체제 속에서도 저항만 하지 않으면 큰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다. 게다가 지금 한국 사회는 물질적 풍요를 가장 큰 가치로 생각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그것은 박정희의 개발독재가 심은 가치관이다. 독재가 나쁜 줄은 알지만 5·16 이후부터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가치관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고 살아왔다. 박정희의 국장이 치러질 때 목놓아 울던 국민들은 박정희가 오랫동안 자유민주주의를 실종시킨 독재자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었다." - 문영심(2013), <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 시사IN북, 262쪽.

여기저기 '괴물'들이 출몰하고 있다. 익숙한 스테레오 타입이다. 통제되지 않은 권력, 무소불위와 불통의 통치자, 국정을 농단하는 비선 라인, 추잡한 공모자들의 돈놀이와 협잡. 그 '괴물'들을 키운 것은 "박정희의 국장이 처리질 때 목놓아 울던" 순진하고 인간적인 국민들, 바로 그 '평범한 괴물'들이 아니었을까.

미국 정치가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이 말했다. 인류는 세 부류로 나뉜다.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 움직이는 사람들. 어떤 사람인가. '독일임시정부'를 버리고 검찰청이 있는 서울 서초동에 '강남임시정부'를 차렸을지 모를 최순실 무리의 반격이 언제 시작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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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짱’ 우병우 손 모은 檢.. “누가 검사고, 누가 피의자?”

 

허재현 기자 “檢 소환 아닌 홈커밍데이?…선배님 힘내세요! 분위기”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 가족회사 '정강' 공금 유용 등 각종 비위 의혹이 제기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검찰 소환 당시 ‘가족회사 자금을 유용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취재기자를 노려보는 태도를 보여 비난을 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 조사과정에서도 팔짱을 낀 채 웃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황제 소환’이라는 비판을 일고 있다.

<조선일보> 7일자 1면에 실린 ‘우병우를 대하는 검찰의 자세’라는 제목의 사진 기사에는 6일 밤 9시 25분쯤 서울중앙지검 11층에서 감찰 조사를 받는 우병우 전 수석의 모습이 담겨있다.

해당사진에는 우 전 수석이 자신을 조사한 김석우 특수2부장실(1108호)옆에 딸린 부속실에서 점퍼의 지퍼를 반쯤 내린 채 팔짱을 끼고 여유 있는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과, 옆쪽 창문으로 검찰 직원으로 추정되는 두 사람이 일어서서 앞으로 손을 모은 채 우 전 수석의 얘기를 듣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조선>은 해당사진에 “검찰을 쥐락펴락했던 우 전 수석의 ‘위세’를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6일 우 전 수석은 서울중앙지검 김석우 특수 2부장에게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고, 오늘(7일) 새벽 귀가했다. <조선>은 “우 전 수석은 조사 도중 간간이 휴식을 취하면서 검찰 직원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하며, 또한 “본격적으로 조사를 받기 전 수사팀장인 윤갑근 고검장실에 들러 차 대접을 받았다. 야당에서 ‘황제 소환’이라는 비판이 나왔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팔짱! 누가 검사이고 누가 피의자인가?”라며 “구속하라는 밤샘 천막농성도 우병우의 퇴청을 막지는 못했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우병우, 팔짱낀 채 검찰을 혼내고 있나?”라며 “이보다 더 강할 수는 없다. 검찰 소환 당하면서 고개를 숙이지 않은 유일한 사람. 질문하는 기자를 쏘아보는 유일한 사람. 저 여유로운 자세, 누가 누구를 조사하는가?”라고 개탄했다.

   

<뉴스타파> 최승호 피디는 “그럴 줄 알았지만 검찰이 하는 짓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우병우의 대부분 의혹에 무혐의 처분 내릴 거랍니다. ‘최순실과 상관없는 조사’라고 한 것으로 봐서 그 쪽은 물어보지도 않은 것 같네요”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의 자세는 언제나처럼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다”며 “‘아무리 그래봐라. 칼자루는 우리가 잡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겨레> 허재현 기자는 “검찰 소환된 게 아니라 홈커밍데이였구나. 선배님 힘내세요, 이런 분위기네”라고 비꼬았다.

   

방송인 김용민 씨는 “특검으로 가야할 이유를 조선일보가 1면 사진으로써 힘주어 강조하네요”라고 <조선>의 보도를 전했다.

   

그런가하면,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검찰 출석 당시 질문하는 취재기자를 노려본 우 전 수석의 태도와 관련해 “국정농단과 권력의 사유화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거나, 아무리 좋게 봐줘도 이를 막아내지 아니한 직무유기의 책임이 있는 자로서 국민들께 조금이나마 미안한 생각이 있었더라면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기자에게 저런 ‘눈알부라림’은 할 수 없을텐데”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갑우의 ‘어이순실’ 시리즈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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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왜 박근혜의 몰락위험을 방관하였는가?

<개벽예감 226>백악관은 왜 박근혜의 몰락위험을 방관하였는가?
 
 
 
한호석 통일학연구소장 
기사입력: 2016/11/07 [07:25]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한미관계와 무관하지 않은 박근혜-최순실 사건
2. 박근혜-최순실 사건 폭로조짐 방치한 주한미국대사관
3. 박근혜-오바마의 유별난 친밀관계에서 발생한 난기류
4. 사상 초유의 대격변 예고하는 박근혜퇴진투쟁

▲ <사진 1> 이 사진은 1976년 어느 날 유신독재자 박정희가 박근혜와 함께 대한구국선교단 야간진료센터를 찾아가 대한구국선교단 총재 최태민을 만나 환담하는 장면이다. 당시 박근혜는 대한구국선교단 명예총재였다. 그 무렵 기독교 목사로 행세하며 청와대와 밀착하여 사리사욕을 채운 최태민의 범죄는 그로부터 40여 년 뒤에 터져 나온 박근혜-최순실 사건의 뿌리이다. 박정희-박근혜 부녀와 최태민-최순실 부녀가 2대에 걸쳐 저질러온 범죄가 오늘 박근혜-최순실 사건에 응집되어 있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한미관계와 무관하지 않은 박근혜-최순실 사건

 

지금 한국에서는 괴기소설보다 더 괴기소설 같은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니, 그것은 세간에 박근혜-최순실 사건으로 알려진 괴기사건이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1970년대 중반 기독교 목사로 행세하며 청와대와 밀착하여 사리사욕을 채운 최태민의 범죄는 그로부터 40여 년 뒤에 터져 나온 박근혜-최순실 사건의 뿌리이다. 다시 말해서, 박정희-박근혜 부녀와 최태민-최순실 부녀가 2대에 걸쳐 저질러온 범죄가 오늘 박근혜-최순실 사건에 응집되어 있는 것이다. 그 응집된 범죄는 정치적으로 문란하고 부정비리로 부패한 친미독재자가 국민대중이 염원하는 민주주의를 정치문란행위로 파괴하고, 근로대중이 피땀 흘려 창조한 천문학적 규모의 사회적 재부를 부정비리로 갈취한 중세기적 만행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그러므로 박근혜-최순실 사건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이 공모한 범죄사건으로만 인식하는 것은 절반의 진실밖에 알지 못하는 것으로 된다. 정치문란과 부정부패를 일삼았던 친미독재자 박정희의 범죄적 유산을 청산하지 않고 방치해온 구조적 모순이 40여 년 동안 누적, 심화되어오다가 결국 폭발한 사건으로 박근혜-최순실 사건을 인식할 때, 나머지 절반의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다.


그런데 얼핏 보면, 박근혜-최순실 사건은 한미관계와 무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숨겨진 연결고리를 파헤쳐보면 그런 게 아니다. 더욱이 박근혜-오바마 집권기간 두 정상의 관계가 유별나게 친근해졌음을 생각하면, 박근혜-최순실 사건과 한미관계가 어떤 형태로든 연관되었음을 감지할 수 있다.


2013년 5월 8일 제1차 박근혜-오바마 정상회담이 진행되었고, 2016년 9월 6일 마지막으로 제6차 박근혜-오바마 정상회담이 진행되었다. 두 정상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약 3년 동안 무려 여섯 차례나 정상회담을 계속 진행한 것이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자기들의 친밀한 관계를 국제사회에 과시하곤 하였다. 


그런데 3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과 여섯 차례나 정상회담을 진행할 정도로 백악관과 유별난 밀착관계를 맺은 박근혜 대통령이 박근혜-최순실 사건이 폭로되어 몰락위험에 차츰 빠져들고 있었던 때, 주한미국대사관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였을까?


장장 68년에 이르는 한미관계사의 이면을 파헤쳐보면, 한국의 정치판을 흔드는 대형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백악관이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깊숙이 개입해왔으며, 심지어는 백악관이 직접 나서서 한국의 정치판을 갈아엎는 대형사건을 기획, 실행한 적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백악관이나 그 현지집행자인 주한미국대사관이 박근혜 정권의 몰락위험을 몰아오는 박근혜-최순실 사건이 폭로되었을 때, 그 폭로조짐을 초기에 제거하기 위해 은밀히 개입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파헤치려면, 박근혜-최순실 사건의 폭로조짐이 언론에 나타나면서 매우 불길한 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던 지난 8월의 초기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박근혜-최순실 사건을 최초로 폭로한 특종보도를 따낸 언론매체는 <TV조선>이다. 2016년 7월 26일 <TV조선>은 ‘청와대 안종범 수석, 문화재단 미르 500억 모금 지원’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방영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었던 안종범을 2014년 6월 청와대로 불러들여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임명했으며, 2016년 5월에는 그에게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중책을 맡겼다. 그런데 한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이 막후에서 조종하여 문화재단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급조할 때, 재벌총수들을 총동원하여 설립자금 770억원을 불법적으로 모금하였는데, 안종범을 그 범죄의 실행자로 앞에 내세웠다고 한다. 문화재단 미르는 2015년 10월 27일에 설립되었고, K스포츠재단은 2016년 1월 13일에 설립되었다.

▲ <사진 2> 이 사진은 <TV조선>이 박근혜-최순실 사건을 최초로 폭로한 2016년 7월 26일 특종보도장면이다. 이 특종보도 이후 더 밝혀진 바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이 막후에서 조종하여 문화재단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급조할 때, 재벌총수들을 총동원하여 설립자금 770억원을 불법적으로 모금하였는데, 안종범을 그 범죄의 실행자로 앞에 내세웠다고 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지난 8월 문화재단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특대형 비리의혹이 언론에 보도되는 바람에 검찰의 수사와 청와대 특별감찰관의 감찰이 시작되었다. 만일 지난 8월 검찰과 청와대 특별감찰관이 그 비리의혹을 제대로 수사, 감찰하였다면, 안종범-최순실-박근혜로 이어진 범죄인맥의 연결고리가 드러나게 될 판이었다.


위험조짐을 감지한 박근혜 대통령은 문화재단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의 비리의혹에 대한 검찰수사를 중단시켰고, 2016년 8월 29일 이석수 청와대 특별감찰관을 사직시켰으며, 9월 3일 자기의 공범인 최순실을 독일로 긴급히 도피시켜 안종범-최순실-박근혜로 이어진 범죄인맥의 연결고리를 끊어놓으려는 비상대책을 취했다.


그러나 그런 미봉책으로는 박근혜-최순실 사건이 세상에 폭로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결정적인 폭로의 시각이 다가오고 있었다. 마침내 2016년 9월 20일 일간지 <한겨레>가 ‘권력의 냄새 스멀...실세는 정윤회가 아니라 최순실’이라는 제목의 폭로기사를 내보내면서 상황은 돌변하기 시작하였고, 10월에 들어와 박근혜-최순실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중세기적 만행이 언론보도를 통해 속속 드러나 세상을 경악과 충격에 빠뜨렸다.


지금 박근혜-최순실 사건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린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고 몰락하였고, 이 땅의 통치체계는 대혼란에 빠져 사실상 마비되고 말았다. 박근혜-최순실 사건을 보고 격분한 각계각층 대중은 거리와 광장에 집결하여 박근혜퇴진투쟁을 벌이고 있고, 국제사회는 박근혜 정권이 몰락하는 과정을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은 분노한 국민대중의 퇴진요구를 외면하면서 자기 임기를 채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때는 너무 늦었다. 박근혜 대통령을 몰락의 소용돌이에서 구원해줄 사람은 없으며, 민심이 등을 돌린 그에게 다가오는 것은 파국적 결말뿐이다. 

 

 

2. 박근혜-최순실 사건 폭로조짐 방치한 주한미국대사관

 

한국의 정치판에 깊숙이 개입하여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오는 백악관은 지난 8월 문화재단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비리의혹을 제기한 언론보도가 나오기 전에 이미 청와대 도청공작으로 박근혜-최순실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보는 논거는 미국의 보도전문매체 <CNN>이 2013년 10월 26일에 방영한 보도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하여 35개 친미추종국 국가수반들의 전화통화를 24시간 도청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미국 국가안보국이 박근혜-최순실의 도청자료를 확보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박근혜-최순실 도청자료를 통해 백악관은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박근혜-최순실 사건의 전개과정까지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 <사진 3> 미국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국가안보국은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하여 35개 친미추종국 국가수반들의 전화통화를 24시간 도청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미국 국가안보국이 박근혜-최순실의 도청자료를 확보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박근혜-최순실 도청자료를 통해 백악관은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박근혜-최순실 사건의 전개과정까지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백악관은 지난여름 문화재단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비리의혹이 언론보도를 통해 처음 제기되었을 때, 그런 언론보도가 확대되는 경우 박근혜-최순실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것을 예감하였을 것이며, 따라서 주한미국대사관에 지령을 내려 비리의혹보도를 초기에 얼마든지 가라앉힐 수 있었다. 한국 언론계 안에 거미줄처럼 엮어놓은 친미비선들을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주한미국대사관 정치참사에게 그까짓 언론통제는 ‘식은 죽 먹기’처럼 쉬운 일이다. <위킬릭스(Wikileaks)>의 폭로를 통해 드러난 것처럼, 주한미국대사관이 작성하여 자기네 상급기관들에 보낸 수많은 비밀전문들은 주한미국대사관이 한국의 언론계, 정치권, 관료집단, 선거판 등을 어떻게 주물러왔는지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은 지난 3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과 무려 여섯 차례나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끈끈한 친밀관계를 유지해온 박근혜 대통령에게 박근혜-최순실 사건의 폭로조짐이 얼마나 큰 위험을 불러오게 될는지를 간파하였으면서도, 그 폭로조짐을 초기에 제거하여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주기는커녕 모르는 척 방치해버렸다. 그것만이 아니라, 박근혜-최순실 사건이 폭로되어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생명이 끊어지는 위급한 상황이 닥쳐왔어도 여전히 무관심한 척하면서 수수방관하였다. 이를테면, 2016년 11월 1일 조슈아 어니스트(Joshua R. H. Earnest) 백악관 대변인은 백악관 출입기자가 박근혜-최순실 사건에 관해 질문하자 이상한 답변을 꺼내놓았다. 그 이상한 답변내용 중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을 발췌, 번역하면 이렇다.


“나는 당신들이 작성한 언론보도자료들 가운데서 그 소식(박근혜-최순실 사건을 뜻함-옮긴이)을 읽어보았다. 나는 (오마바) 대통령에게 그 소식에 관해 보고하지 않았다. (줄임) 그것(박근혜-최순실 사건을 뜻함-옮긴이)은 남한 내부의 정치상황에 결부된 것이므로, 남한 국민이 토론하고 논쟁할 문제이며, 내가 끼어들고 싶지 않은 일이다. (that's something that I won't weigh in on)”


오바마 대통령과 끈끈한 친밀관계를 유지해온 박근혜 대통령이 박근혜-최순실 사건에 휘말려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았는데, 명색이 백악관 대변인이라는 사람이 공식정보자료를 통해 그 사건을 파악한 게 아니라, 백악관 출입기자단이 일상적으로 작성하는 비공식보도자료를 통해 그 사건을 파악하였다니, 이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았다는 충격적인 정보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하지도 않고 보도자료만 대충 읽어보고 그만두었다면, 11월 1일까지만 해도 오마바 대통령이 박근혜-최순실 사건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말인데, 이건 또 무슨 낮도깨비같은 횡설수설인가?


만일 오마마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끈끈한 친밀관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다면, 그 날 백악관 대변인은 이 정도의 발언수위로 답변했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 사건에 관한 보고를 이미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백악관은 미국이 중시하는 우방국에서 정치혼란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한국 정부와 국민이 정치혼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기 바란다.”


그러나 백악관은 뜻밖에도 너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는 오바마 대통령이 제임스 클래퍼(James R. Clapper) 국가정보국장의 매일독대보고를 통해 박근혜-최순실 사건의 전개상황에 관해 수시로 보고받았고, 사태가 심각해지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대책을 논의하였던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도, 그 날 백악관 대변인은 마치 오바마 대통령이 박근혜-최순실 사건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관심조차 없는 것처럼 거짓말을 늘어놓았던 것이다.

▲ <사진 4> 이 사진은 조슈아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이 백악관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정례회견을 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그는 지난 11월 1일 백악관 출입기자가 박근혜-최순실 사건에 관해 질문하였을 때, 오바마 대통령이 그 사건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관심조차 없는 것처럼 답변하였다. 이것은 거짓말이다. 또한 그는 지난 11월 4일 백악관 출입기자가 박근혜-최순실 사건에 관해 질문하였을 때,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도 한미동맹은 정상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식으로 답변하였다. 이것은 백악관이 박근혜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그가 몰락하도록 수수방관해왔음을 말해주는 결정적인 증거가 아닐 수 없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박근혜 대통령의 몰락위험에 대한 백악관의 더욱 싸늘한 반응은 그로부터 사흘이 지난 11월 4일에 나왔다. 그 날 조슈아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과 백악관 출입기자 사이에 오간 질의응답 중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을 발췌, 번역하면 이렇다.


질문 - 그(오바마 대통령)는 남한의 박 대통령과 대화하였나? 그 두 사람은 지난날 매우 가까웠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는 그녀가 대통령직을 유지하기 바라는가? 아니면 (박근혜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고 하는가?


답변 - 강한 동맹이 지니는 특징들 가운데 하나는 다른 사람, 다른 인물이 나라를 이끌게 되어도 동맹은 존속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동맹관계에 있는) 두 나라 정부와 국민이 동맹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다. (줄임) 명백하게도, 그녀(박근혜 대통령을 뜻함-옮긴이)는 어려운 국내정치상황에 직면하였는데, 그 문제는 내가 끼어들고 싶지 않은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개적으로나 사적으로 그 문제에 끼어들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우리가 아시아에서 돌아온 직후 (9월 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정상회의 도중 별도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 이후라는 뜻-옮긴이) 오바마 대통령은 그녀와 대화한 적이 없지만, 한미동맹의 다른 요소들은 모두 정상적이다. (줄임)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도 한미동맹은 정상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식으로 언명한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은, 최근 백악관이 박근혜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그가 몰락하도록 수수방관해왔음을 말해주는 결정적인 증거가 아닐 수 없다.


백악관은 왜 박근혜 대통령의 몰락위험을 방관한 것일까? 거기에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어떤 비밀스런 사연이 있는 게 아닐까? 박근혜-최순실 사건의 폭로조짐이 언론에 나타나기 시작한 2016년 8월 이전 한미관계에서 은밀히 일어났던 움직임을 파헤쳐보면, 박근혜-오바마의 유별난 친밀관계가 갑자기 냉각될 수밖에 없었던 소설 같은 이야기가 드러난다.

 

 

3. 박근혜-오바마의 유별난 친밀관계에서 발생한 난기류

 

박근혜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2016년 9월 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정상회의 중에 별도로 진행된 제6차 박근혜-오바마 정상회담이다. 그보다 앞서 제5차 박근혜-오바마 정상회담은 2016년 3월 31일 미국 워싱턴 디씨에서 열린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 중에 진행된 바 있다.


지난 9월 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진행된 제6차 박근혜-오바마 정상회담은 자신에게 위험이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을 독일로 긴급히 대피시킨 날로부터 불과 사흘 뒤에 진행되었다. 그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불길한 예감을 느꼈을 박근혜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자기에게 확실한 지지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해주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을 진행한 직후 현장에서 공동언론발표문을 내놓으면 좋겠다는 뜻을 백악관에 미리 전했다. 청와대가 제6차 박근혜-오바마 정상회담 직후 현장에서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회담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당시 한국 언론보도에서 그런 사실이 확인된다. 제3국에서 열린 다자정상회의 중에 양자정상회담이 별도로 진행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다자정상회의 중에 별도로 진행된 양자정상회담에서 공동언론발표문이 나오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 <사진 5> 이 사진은 2016년 9월 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정상회의 중에 별도로 진행된 제6차 박근혜-오바마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직전 장면이다. 사진 속에서 그들은 웃고 있지만, 이 정상회담은 자신에게 위험이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을 독일로 긴급히 대피시킨 날로부터 불과 사흘 뒤에 진행되었다. 불길한 예감을 느꼈을 박근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기에게 확실한 지지의사를 표명해주기를 갈망하였고, 그래서 정상회담 직후 현장에서 공동언론발표문을 내놓으면 좋겠다는 뜻을 백악관에 미리 전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의 절박한 요청을 거절하였다. 이것은 유별나게 밀착되었던 두 정상의 관계에 난기류가 발생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박근혜-최순실 사건이 폭로되면서 궁지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은 백악관에게 공동언론발표를 요청했지만, 정작 정상회담 현장에서는 그가 간절히 기대하였던 공동언론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한 것이다.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마지막 정상회담이 다소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며, 그 이전까지만 해도 정상회담을 무려 다섯 차례나 진행할 정도로 유별나게 밀착되었던 두 정상의 관계에 난기류가 발생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다소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마지막 정상회담을 진행하기 넉 달 전인 2016년 5월 4일 청와대의 문을 열고 들어선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결정에 따라 미국 대통령의 밀사로 청와대에 급파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이었다. 그 날 청와대 비밀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한 클래퍼의 입에서는 한미관계에서 공식적인 사용이 시종 폐절되어온 ‘평화협정’이라는 금기어가 줄줄 흘러나왔다.


나는 2016년 10월 17일 <자주시보>에 실린 ‘밀사의 청와대 비밀회동과 조선의 전략핵압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아니 그로서는 종내 생각하기 싫은 평화협정문제가 미국 대통령 밀사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충격적인 장면”이라고만 서술하였을 뿐, 그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서술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평화협정문제가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의 입에서 흘러나왔을 때 거부의사를 밝히며 조건반사적으로 반발하였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미국 대통령 밀사가 비밀회동에서 제시한 평화협정문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반발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진지하게 검토되고 채택된 평화협정문제를 정면으로 거부하였다는 뜻이다. 통속적으로 표현하면, 그 이전까지만 해도 백악관의 결정을 100% 지지하고 따랐던 박근혜 대통령이 갑자기 백악관을 향해 반기를 치켜드는 난기류가 발생한 것이다.


2016년 5월 4일 박근혜-클래퍼 비밀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반발이 그런 난기류를 발생시켰으므로, 지난 6월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발언강도가 극언수준으로 갑자기 높아진 이상현상이 나타났던 것이고, 지난 9월 6일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만난 비엔티엔 정상회담이 뜻밖에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이상현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통속적으로 표현하면, 백악관은 자기 밑에 있다고 여기는 박근혜 대통령이 자기들의 고심어린 결정에 대해 감히 반발한 것을 보고 그와 맺었던 친밀관계를 냉각관계로 전환시켰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올해 들어 조선이 날로 가중시키는 전략핵압박을 회피하기 위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조선이 핵시험과 장거리미사일발사를 유예하는 경우 그에 상응하여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는 고육지책을 격론 끝에 어렵사리 채택하였다는 것이 나의 분석인데, 박근혜 대통령이 그런 고육지책을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으니 박근혜-오바마의 친밀관계가 냉각관계로 뒤바뀐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4. 사상 초유의 대격변 예고하는 박근혜퇴진투쟁

 

박근혜 대통령의 몰락이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지금, 정세분석가들이 그의 몰락으로 일어날 대격변씨나리오를 예상하는 것은 응당한 일이다. 소설적 상상이 아니라 과학적인 분석으로 대격변씨나리오를 얼마나 치밀하게 예상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다.


내가 예상하는 대격변씨나리오의 첫 장면은, 박근혜 대통령이 민심의 버림을 받고, 미국으로부터도 외면당했으면서도 경향 각지에서 들불처럼 타오르는 국민대중의 퇴진요구를 거부하면서 끝까지 버티려고 하는 모습을 비춰주는 장면이다. 체면치레식 사과담화를 두 차례 발표하고, 제멋대로 국면전환용 개각을 발표하면서 국민대중에게 실망과 분노를 더해준 그의 행동은 그가 얼마나 맹목적으로 권좌에 집착하고 있는지를 잘 말해준다. 국민대중의 정당한 퇴진요구를 거부하면서 끝까지 버텨보려는 고집스런 행동은 세계정치사를 어지럽힌 친미독재자들이 집권말기에 보여준 전형적인 자해행위인데, 박근혜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대중의 정당한 퇴진요구를 거부할수록 각계각층 대중의 퇴진투쟁은 더욱 확대, 격화될 것이다. 부패한 친미독재정권과 분노한 국민대중 사이에서 타협을 배제한 적대적 모순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 <사진 6> <AP통신>에 나온 이 보도사진은 2016년 11월 5일 저녁 광화문 광장과 그 일대에 구름처럼 모여든 성난 시위군중 20만명이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는 장면이다. 부패한 친미독재정권과 분노한 국민대중 사이에서 타협을 배제한 적대적 모순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국민대중을 경악과 공분으로 몰아넣은 박근혜-최순실 사건은 민중항쟁을 불러일으킬 결정적인 폭발계기로 작용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주목되는 것은, 56년 전에 청년계층이 주도했던 4.19 민중항쟁을 폭발시킨 사회경제적 조건이 오늘 고도로 성숙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청년실업대란, 살인적인 저임금노동, 불안정한 취업상태, 경제적 궁핍으로 가장 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헬조선’의 20~30대 청년계층에게 누적되어온 집단적 불만과 분노가 불꽃 한 점만 튕겨도 대폭발을 일으킬 정도로 위급한 오늘의 현실은 4.19 민중항쟁이 폭발하였던 1960년 당시의 사회경제적 현실을 아주 방불케한다. 하지만 오늘 이 땅에서 민중항쟁을 폭발시킬 사회경제적 조건이 그처럼 고도로 성숙되었는데도 민중항쟁이 폭발하지 않았던 까닭은, 뇌관역할을 하는 결정적인 폭발계기가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근혜-최순실 사건은 민중항쟁을 불러일으킬 결정적인 폭발계기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 20~30대 청년들은 물론 10대 청소년들까지 거리와 광장에 쏟아져나와 대중적 공분을 급속히 확산시키는 추세를 보면, 그런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1960년에 이승만 친미독재정권이 저지른 3.15 부정선거가 폭로되자 그것이 결정적인 폭발계기로 작용하여 4.19 민중항쟁이 일어났고, 1987년에 전두환 친미독재정권이 저지른 박종철 열사 고문살인만행이 폭로되자 그것이 결정적인 폭발계기로 작용하여 6월 민중항쟁이 일어났던 것처럼, 오늘에는 박근혜-최순실 사건이 결정적인 폭발계기로 작용하여 민중항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박근혜 친미독재정권과 분노한 국민대중이 정면충돌상태에 들어가면, 시위군중의 평화적인 퇴진투쟁이 민중항쟁양상으로 격화되면서 시위투쟁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게 될 것인데, 그것이 바로 청와대진격투쟁이다. 성난 시위군중이 청와대진격투쟁에 돌입하는 경우, 다급해진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폭력진압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성난 시위군중의 청와대진격투쟁, 그리고 그것을 저지하려는 경찰의 폭력진압은 유혈사태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그런데 민중항쟁이라는 대격변이 북에서 말하는 통일대전(reunification megawar)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동아일보> 2013년 8월 22일부 보도기사를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북은 2004년에 제정된 ‘전시사업세칙’을 2012년 9월에 개정하면서 ‘전시선포시기’를 새로 첨부했는데, 북이 전시로 규정하는 세 가지 조건이 명시되었다고 한다.


전후문맥을 정확히 이해하면, ‘전시사업세칙’에 나오는 ‘전시선포’라는 말은 선전포고라는 뜻이 아니라, 선전포고 없이 전격적으로 통일대전에 돌입한다는 뜻임을 알 수 있다. 만일 북이 정부성명을 통해 전시선포를 하고 나서 통일대전을 개전하면, 미국이 북을 먼저 선제타격할 것이므로, 북은 전시선포를 하지 않고 최고사령관의 총공격명령이 하달되는 시각에 전격적인 선제기습타격으로 통일대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견된다.


위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북은 ‘전시사업세칙’에서 통일대전에 돌입할 세 가지 조건을 열거하면서 그 가운데 한 가지 조건을 “남조선 애국력량의 지원요구가 있거나 국내외에서 통일에 유리한 국면이 마련될 경우”라고 명시하였다고 한다. 인용구에 나오는 “남조선 애국력량의 지원요구”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남측 민중세력이 북에게 무엇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할 때 북이 통일대전에 돌입한다는 뜻으로는 해석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남과 북을 격폐시킨 분단체제에서 남측 민중세력이 북에게 무엇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한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인 상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용구에 나오는 “남조선 애국력량의 지원요구”라는 말은, 남측 시위군중의 정권퇴진투쟁이 민중항쟁양상으로 격화되었으나 친미독재정권의 무차별 폭력진압으로 좌절될 때, 북이 통일대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되어야 옳다.


위와 같은 맥락을 이해하면, 북의 ‘전시사업세칙’에 나오는 전시규정은 지금 날로 고조되고 있는 박근혜퇴진투쟁이 민중항쟁양상으로 격화되어 청와대진격투쟁이 벌어졌으나 경찰의 무차별 폭력진압으로 좌절되는 때, 북이 통일대전에 돌입할 것임을 명시한 것으로 이해된다. 다시 말해서, ‘72시간 통일대전’은 박근혜퇴진투쟁이 격화되어 일어난 청와대진격투쟁이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좌절되는 유혈사태와 거의 동시에 일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예상을 뒷받침하는 논거는 2016년 11월 4일 북측 언론보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 언론보도는 2016년 11월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를 시찰한 소식을 전하였는데, 시찰소식 보도기사에서 두 가지 사실을 읽을 수 있다.

▲ <사진 7> 이 사진은 2016년 11월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를 시찰한 가운데 전투원들이 모형헬기를 타고 적진에 침투하여 공중강습훈련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남측에서 박근혜퇴진투쟁의 불길이 타오르는 긴장된 시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특수작전대대를 시찰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남측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북의 <전시사업세칙>을 다시 읽어보면, 박근혜퇴진투쟁이 격화되면서 마지막 단계에서 벌어질 청와대진격투쟁이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좌절되는 유혈사태가 일어날 때, 북은 특수작전대대의 청와대습격전투로 '72시간 통일대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상상을 초월하는 대격변씨나리오가 실제로 전개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그 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시찰을 수행한 군사지휘관들은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총참모장,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총국장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위급 군사지휘관 3명을 모두 대동하고 시찰한 것이다. 대연합부대 지휘부나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이 아니라 대대급 부대를 시찰하였는데도, 최고사령관이 최고위급 군사지휘관 3명을 모두 대동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북측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 특수작전대대를 직접 조직하였고, “특별히 중시하며 제일 믿는 전투단위”이고, 대대병영을 최상의 수준에서 현대화하는 특별조치를 취해주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그 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왜 최고위급 군사지휘관 3명을 모두 대동하고 특별시찰을 하였는지 알 수 있다.


둘째, <연합뉴스> 2016년 11월 4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에 시찰한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는 총참모부 작전국 직속 특수작전대대라고 한다. 북측 언론보도에 나온 표현을 그대로 인용하면, 그 특수작전대대는 “유사시 적구에서 자유자재로 활동하면서 정찰, 침투, 습격, 파괴 등 적후투쟁을 해야 하는 전투원들”로 편성되었는데, 최고사령관의 명령을 받으면 “단숨에 원쑤의 아성인 서울에 돌입하여 청와대와 괴뢰정부, 군부요직에 틀고 앉아 천추에 용서 못할 만고대역죄를 저지르고 있는 인간추물들을 제거해버리는 것을 기본전투임무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두 가지 사실을 살펴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수작전대대 특별시찰은 달빛 없는 깊은 밤에 방공레이더망을 감쪽같이 뚫고 들어가는 초저공 습격기(AN-2)의 무월광무소음활공비행으로 서울에 침투하려는 청와대습격전준비를 완료하고 대기 중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세상에 공개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박근혜퇴진투쟁이 격화되면서 마지막 단계에서 벌어질 청와대진격투쟁이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좌절되는 유혈사태가 일어날 때, 북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직속 특수작전대대의 청와대습격전투로 ‘72시간 통일대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날로 확대, 격화되는 박근혜퇴진투쟁 → 성난 시위군중의 청와대진격투쟁 → 청와대진격투쟁을 좌절시킬 친미독재정권의 폭력진압 → 조선인민군 특수부대의 청와대습격전투 → 통일대전 돌입으로 이어질 전율적인 급변사태의 연속전개과정은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 정보자료들을 분석한 데 기초하여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대격변씨나리오이다. 


물론 지금쯤 주한미국대사관은 박근혜퇴진투쟁이 고조되는 양상을 면밀히 감시, 분석하면서 그 투쟁이 민중항쟁양상으로 격화될 위험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긴박한 정황을 살펴보면, 박근혜퇴진투쟁이 민중항쟁양상으로 격화될 조짐이 보이는 경우 백악관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압력을 가해 그를 하야시킬 것으로 예견할 수 있다. 4.19 민중항쟁이 격화되자 백악관이 이승만에게 압력을 가해 그를 하야시켰고, 6월 민중항쟁이 격화되자 백악관이 전두환에게 압력을 가해 그를 하야시켰던 과거사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백악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압력을 넣어 그를 하야시키는 것은, 그들이 북의 ‘72시간 통일대전’을 예방할 유일한 방책인 것이다. 


백악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는 경우 그 뒤를 이을 새로운 대통령을 이미 예비해둔 것으로 생각된다. 새로운 대통령이 누구인지 이 글에서 밝히는 것은 너무 성급한 일이지만, 백악관이 한국의 대선예비주자들 가운데 미국에게 가장 순종적인 대선예비주자를 한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이미 간택해두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 땅에서 되풀이된 것은, 민중항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백악관의 압력으로 이승만이 하야하자 장면이 등장하였고, 백악관의 압력으로 전두환이 하야하자 노태우가 등장하였던 불행한 과거사였다. 자주성을 확립하지 못하여 미국의 불법적인 내정간섭을 허용하는 한,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은 이 땅의 민중항쟁사가 가르쳐주는 피의 교훈이다. “박근혜 퇴진, 한나라당 해체”를 외치며 거리와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이 땅의 국민대중은 백악관의 불법적인 내정간섭으로 부패한 친미독재정권을 청산하지 못한 불행한 과거사가 되풀이되는 것을 올겨울에 또 다시 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자주의식화되고, 행동조직화된 선진대중의 정의로운 투쟁만이 그런 불행한 과거사의 족쇄를 끊어버리고 참된 민주주의를 향한 사회역사발전을 힘있게 추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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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경의 중국어선에 대한 기관총 발사는 이성을 상실한 병적인 광기

한국해경의 중국어선에 대한 기관총 발사는 이성을 상실한 병적인 광기
<번역> 환구시보 사설/강정구 번역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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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06  13: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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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韩海警机枪扫射我渔船是丧心病狂(환구시보 사설)
출처: http://opinion.huanqiu.com/editorial/2016-11/9624548.html(2016-11-02 14:09:00环球时报 分享 8115参与)
역자: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한국해경은 1일 M60기관총을 사용해 그들 말로 경계를 넘어 물고기를 잡던 중국어선에 대해 약 6-7백 개의 실탄을 발사했다. 한국의 KBS 텔레비전 방송의 비디오 화면을 보면 한국해경은 중국어선의 선체를 겨냥해 사격했고, 경고사격조차 없었다. 방송된 동영상 소리 중에 어떤 한 사람이 선실을 향해 쏘아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어민 중 사상자가 발생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국해경의 태도를 보건데 그들은 일단 중국어민에 사상자가 생겼더라도 조금도 애석해 하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이런 태도는 한국여론의 지지까지 받고 있다.

반드시 지적하건데 이는 한국해경의 엄청난 조폭행위이고, 어업분규 관련 처리규정에 대한 국제법을 엄중 짓밟은 행위이다. 만약 중국어민이 이번 사건 발생 중 사상자가 생겼더라면 이는 곧바로 한국해경의 범죄행위이다. 우리는 중국정부에게 한국정부와 엄정하게 교섭해 한국정부가 중국어민에 대해 야만적인 방식으로 대하는 것을 저지하는 단호한 행동을 취할 것을 호소한다.

우리는 어떤 중국어민이 한국 관할해역에 진입해 물고기를 잡고 있다는 정황을 알고 있고, 또 중국정부와 사회는 이에 대해 모두 찬성하지 않는다. 그렇다하더라도 사건의 정확한 성격은 객관과 이성을 갖춰야 한다. 당년의 중국과 한국은 황해의 경계 짓기와 관련해 아주 복잡한 문제를 갖고 있다. 전통어장의 법률적 경계 짓기는 더욱 복잡하다. 몇몇 중국어민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한국 관할해역의 범위로 보여 지는 곳에까지 나아가 고기잡이를 하는 모험을 하게 된다. 그들 어민은 모두 약소한 집단에 속하며, 단지 돈벌이에만, 곧 먹고 사는 문제만 생각하는 사람일 뿐이다.

한국인이 그들 국가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이해할만 하다. 그렇지만 그들의 국가이익을 위해 중국어민의 생명을 보잘 것 없는 초개처럼 보아서는 안 된다. 한국 해경들의 법 집행(중국어선 단속에서) 인원이 생명 위협을 당했는지 확인되지 않을 시, 한국해경이 중국어민에 조준사격을 실시할 권한은 없다. 이는 인도주의 도의의 마지노선을 제멋대로 짓밟은 짓일 뿐 아니라 민사 분규의 처리 기본원칙에 관한 국제법을 엄중 위배한 짓이기도 하다.

한국은 얼마 전에 신규정을 만들었다. 곧, 한국해경에게 그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는 중국어선에 포격을 실시할 수 있음을 허용한 것이다. 현재 한국해경은 이 규정을 신속히 실시해 기관총으로 중국어선을 조준 사격한 것이다. 이는 이성을 잃은 병적인 미친 행위이다. 이런 일이 계속되면 한국해경에서 중국어선에 대한 포격까지도 정말로 멀지 않을 것이다.

어느 날에 가서는 한국이 중국어선에 대해 해군까지 사용하지 않겠는가? 그들 주변의 물고기를 보위하기 위해 의뢰포탄까지도 사용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한국이 그들의 이른바 주권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위해 생명을 도륙하는 길 위를 멀리 달릴 수 있을지 잘 모른다.

놀라운 것은 한국의 주류 언론매체들이 한국해경의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해 중국어민을 굴복시키는 것에 대해 곧바로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줄곧 그들은 한국해경이 ‘충분히 모질지 않게’일을 한다고 의심을 해왔다. 이런 모양의 여론은 전 인류가 아끼는 생명의 공동가치를 완전히 위배하는 것으로 이성 잃은 병적인 광기와 다름없다. 만약 한국해경이 기관총과 화포를 사용해 중국어민을 살육했다면 한국여론이 함께 박수치며 만족스러워 할 것인가? 그런 한국은 장차 아주 두려운 존재가 바로 되고 말 것이다. 민족주의에 의해 히스테리 국가가 될 것이다.

우리는 한국 전 사회가 냉정해져서 범세계적으로 어업분규를 통상 처리하는 정상적인 태도와 방식으로 중국과 한국 사이에 놓여진 해상어업의 성가신 일들을 처리하기를 호소한다. 그리고 이들 분규를 두 나라사이가 대립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 전 세계적으로 어업분규는 많기도 하다. 그러나 중한관계가 만약 세계 각지에서 하도 자주 일어나 익숙해진 종류의 성가신 일들처럼 특수하게 불붙게 되면, 이는 해서도 안 되는 일이고 기괴한 일이다.

한국의 여론은 줄곧 매우 화가 나고, 마음속에 의분이 가득찬 모양이다. 이런 종류의 감정은 이성에 의해 스스로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 그들 중국어민은 바로 기층 서민이다. 그들의 월경 고기잡이는 국가의 어떠한 지지도 받지 않는다. 설사 그들이 위법을 했다 하더라도 이는 중국이 한국을 모멸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전 사회도 모두 어민이 월경해 고기잡이 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 특히 어민이 타국의 해경이 법을 집행할 때를 만날 때 폭력으로 반항하는 것에 반대한다. 한국해경도 약세인 중국어민을 대할 때 ‘죽이는 것’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마지노선은 어떠한 상황 하에서도 응당 엄수돼야 한다.

만약 그 사람들이 한국인이라면 어떠한 잘못을 저질렀든지 간에 한국해경은 기관총을 그들에게 발사할 수 있을까? 설마 당시의 그 어민들이 중국인이었기 때문에 한국해경의 인도주의가 ‘야수주의’로 바뀐 것은 아니겠죠? 중국 어민이 법을 위배하고 잘못을 저질렀지만, 소수의 민간인이라는 사정을 생각한다면, 한국해경이 야만적 수단을 취하는 것은 바로 국가 전체의 불의(不义)이고 한국법률의 비애이다.

한국에게 합당한 행동거지를 잊지 말기를 부탁드린다. 만약 중국어민이 ‘물고기 몇 마리를 도둑질했기’때문에 한국해경에 의한 대규모 살육을 당한다면 중국인민은 이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중국정부에 한국에 대해 맹렬한 보복을 실시할 것을 강력 요구할 것이다. 만약 이 때문에 중한관계가 철저히 훼손된다면 한국정부는 응당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社评:韩海警机枪扫射我渔船是丧心病狂
http://opinion.huanqiu.com/editorial/2016-11/9624548.html
2016-11-02 14:09:00环球时报 分享 11294参与


韩国海警1日用M60机关枪对其宣称越界捕鱼的中国渔船实施扫射,打出600-700发子弹。从韩国KBS电视台播出的视频画面看,韩海警朝着中国渔船的船体射击,而非鸣枪示警。播出的同期声中有一个人说:朝着船舱射。目前是否有中国渔民伤亡尚不清楚,不过从韩国海警的态度看,他们对一旦有中国渔民伤亡是在所不惜的,而且这种态度得到了韩国舆论的支持。

必须指出,这是韩国海警十分粗暴的行为,严重践踏了国际法对处理渔业纠纷的相关规定。如果中国渔民在这起事件中出现伤亡,就是韩国海警的犯罪行为。我们呼吁中国政府与韩方严正交涉,采取坚决行动阻止韩国方面以野蛮方式对待中国渔民。

我们知道有中国渔民进入韩国管辖海域捕鱼的情况,中国政府及社会对此都不赞成。然而对事情的定性需要客观、理性。中韩当年有关黄海的划界是个非常复杂的问题,对传统渔场的法律切割更为复杂,致使一些中国渔民为了生计不得不冒险前往被视为韩国管辖海域的范围捕捞。那些渔民都属于弱势群体,他们考虑的只是挣钱、吃饭。

韩国人把他们的国家利益放在首位,这可以理解,但是不能为了他们的国家利益就视中国渔民的生命如草芥。在没有确认他们的执法人员受到生命威胁时,韩国海警没有权力对中国渔民实施瞄准射击,这既是肆意践踏人道主义的道义底线,也是严重违反国际法关于处理民事纠纷的基本原则。

首尔不久前做出新规定,允许韩海警在他们认为必要的时候对中国渔船实施炮击。现在韩海警迅速落实该规定,用机关枪瞄准扫射中国渔船。这是丧心病狂的行为,这样下去,离韩国海警炮击中国渔船就真的不远了。

是不是有一天韩国还要对中国渔民动用海军呢,是不是为了保卫他们那边的几条鱼,可以连鱼雷导弹都使用呢?我们不知道韩国方面为了宣示他们的所谓“主权”,能在杀戮生命的道路上走多远。

令人吃惊的是,韩国主流媒体对韩国海警用极端手段制服中国渔民一直予以鼓动,总嫌韩国海警出手“不够狠”。这样的舆论完全背离了全人类珍惜生命的共同价值,同样是丧心病狂的。如果韩国海警使用机关枪和火炮杀戮了中国渔民,韩国舆论一起拍手称快,那么韩国就将成为一个可怕的、被民族主义搞得歇斯底里的国家。

我们呼吁韩国全社会冷静下来,以全球通常处理渔业纠纷的正常态度和方式处理中韩之间的海上渔业麻烦,而不是把这些纠纷往两国社会的对立方向推。全世界渔业纠纷那么多,但如果中韩关系被这种全球各地司空见惯的麻烦很特殊地点燃了,那就是不应该的、奇怪的。

韩国舆论一直气鼓鼓、义愤填膺的,这种情绪需要理性地自我浇灭。那些中国渔民就是底层老百姓,他们越界捕鱼没有受到任何来自国家的支持。即使他们违法了,也不是“中国”在“欺负”韩国。中国全社会都不支持渔民强行越界捕鱼,尤其反对渔民在遇到他国海警执法时暴力抵制。韩国海警对待弱势的中国渔民不能有“杀”的念头,这样的底线在任何情况下都应恪守。

如果那些渔民是韩国人,无论他们犯了什么错,韩国海警可以用机关枪扫射他们吗?难道当那些渔民是中国人时,韩国海警的人道主义就能变成“兽道主义”吗?中国渔民犯错违法,是民间少数人的事情,韩国海警如果采取野蛮手段就是整个国家的不义,是韩国法律的悲哀。

请韩国不要忘乎所以。如果中国渔民因为“偷了几条鱼”,就遭到韩国海警的大规模杀戮,中国人民决不会答应。我们一定会强烈要求中国政府对韩国实施猛烈报复。如果因此彻底毁了中韩关系,韩国政府应承担全部责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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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 특별기고] 민중의 함성이 곧 헌법이다

 
등록 :2016-11-07 07:49수정 :2016-11-07 08:46
 
릴레이 특별기고 도올 김용옥 
민중은 루비콘강을 건넜다…결론은 단 하나, 하야!
겨울이 오고 있다. 아니, 봄이 오고 있다. 아니, 혁명이 오고 있다. 우리 민족 최초의 진실한 혁명! 잔인한 4월보다 더 잔인한 달이 다가오고 있다.

 

나는 너무 슬프다. 우리 조선의 민중이 너무 가슴아파한다. 내가 왜 이렇게 갑자기 먹구름 낀 죽음의 계곡에 갇히어 절망의 탄성을 발하고 있는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묵시문학이 말하는 아비규환과도 같은 혼돈 속에서, 나는 기묘하게도 <도올의 로마인서강해>라는 희한한 성서주석서를 집필하고 있었다. 너무도 슬프기에, 너무도 깊은 슬픔을 이겨낼 수 없었기에 나는 유대인 바울이라는 인물의 심정의 심연에 기대어 나의 슬픔을 극복하고자 했다. 로마인에게 보낸 이 바울의 서한은 예수라는 인물이 죽은 지 불과 25년 만에 쓰인 것이며, 그 서한이 완성된 후 15년 만에 예루살렘 성전은 파괴된다. 다시 말해서 유대인의 국가는 멸망해버렸고 유대인은 흩어져 향후 2천년 동안 디아스포라의 서글픈 망명 생활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바울의 <로마인서>에 새겨진 장엄한 논리는 기독교를 탄생시켰고, 예루살렘 성전을 멸망시킨 로마제국을 굴복시켰다. 향후 2천년 동안의 찬란한 서구문명의 도덕적 뼈대를 이루었던 것이다. <로마인서>는 인간혁명의 매니페스토였다. 나는 이 조선 역사의 가장 심오하게 슬픈 이 시점에서 바울의 매니페스토를 뛰어넘는 우리 민중의 매니페스토를 선포하고자 했다. 함석헌 선생이 “뜻으로 본 역사”라고 말한 그 뜻을 새롭게 밝히고자 했다.

 

지난 금요일 아침 박근혜 대통령의 두번째 사과 담화를 들었다. 그 담화는 전혀 사과가 아니었다. 오히려 첫번째 사과 담화보다도 더 사악하게 짜인 자기정당화의 변명일 뿐이었다. 자기 행위의 도덕적 정당성을 변명하는 구질구질한 언사였다. 그 담화를 가장 가소롭게 들었을 사람은 다름 아닌 박근령과 박지만이었을 것이다. 가족을 자기 죄악의 유일한 근원으로 공표하는 박근혜는 무의식적으로 최순실을 비호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는 최태민의 사교에 빠진 적이 없다고 말하지만 국민들은 박근혜의 언행 전부를 사교로 간주하고 있다.

 

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향하는 종로 일대 행진에 도올 김용옥이 시민·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 통나무출판사 제공
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향하는 종로 일대 행진에 도올 김용옥이 시민·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 통나무출판사 제공

 

금요일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는 대국민 담화가 아니었다. 그것은 자기의 은밀한 지지세력에게 “나는 아직 건재하며 굳건하게 버틸 것”이라는 사인을 보내는 일종의 암호였다. 이미 자기의 지지세력이 사라졌다는 것도 판단하지 못하는 무지한 영혼이었다. 하다못해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의 내정을 둘러싼 절차상의 하자에 관하여 일말의 반성도 언급하지 않았다. 김병준은 제대로 된 학인이라 말할 수 없다. 생각해보라! 제대로 된 사람이라고 한다면 로고스적 상황 판단이 있어야 하고, 절차적 논리가 있어야 하며, 주어진 상황의 역사성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현 상황에서 그러한 제안이 들어왔을 때는, 누구라도 이성적 판단력이 있다면, “여야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라고 한마디 했어야 했다. 그렇게 현명한 자세를 취했더라면 그는 이 난국을 타개하는 정석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정석이 아닌 사석(捨石)이다. 그는 입 뻥끗할 때마다 여유가 있어 보이고 단호한 듯이 보인다. 한마디로 고수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권력의 기회를 탐하기만 하는 갈욕의 노예일 뿐이다. 자진사퇴 있을 수 없다구? 잘해보시게나!

 

 

박근혜의 대통령직 유지는 국가 혼란과 부도덕성 증가시킬 뿐

 

바울은 이렇게 외친다. “나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선포하노라.” 나는 바울이 말하는 “십자가”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피눈물을 쏟았다. 그리고 원고지 위에 펜을 옮기고 있었다. 그때 홀연히 내가 집필하는 서재의 작은 창문으로 노도와 같은 민중의 함성이 들려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어느샌가 민중의 틈바구니에 끼어 종로 한복판을 걸어가고 있었다. 충격이었다! 그것은 진실로 거역할 수 없는 거대한 역사의 쓰나미였다. 종로 대로로부터 광화문 네거리 주변을 꽉 메운 인파는 1만·2만으로 셀 수 있는 그런 풍류가 아니었다. 20만·30만의 인파가 외치는 함성은, 순간 나의 의식의 장에 저 바이칼호로부터 대흥안령을 거쳐 백두·두륜에 이르는 거대한 광야의 지맥을 연상시켰다. 최근 나는 동북3성의 고구려·발해성을 답사하여 <나의 살던 고향은>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다.

 

맞았다! 그래! 맞았다! 이게 바로 내가 살던 고향이었어! 자동차가 사라진 텅 빈 종로와 질풍노도와 같은 인파의 홍류는 해방된 고조선의 영고·동맹제와도 같았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그곳은 억압도, 착취도, 사기도 없었단다! 조그만 밭뙈기 하나 있으면 못살 일도 없었고, 잘살게 해준다고 꼬시는 사람도 없었단다! 내 주목을 크게 끈 천 명 가까운 한 시위대는 바로 중고생 집단이었다. “중고생이 일어났다! 중고생이 분노했다! 박근혜는 물러가라! 사과 말고 사퇴하라! 새누리도 공범이다! 재벌기업 해체하라!”

 

내가 중고생 시위대 앞에서 같이 종로를 활보하자, 내 주변으로 엄청난 인파가 모이기 시작했다. “선생님! 저 기억 못하세요? 고대 농악대 82학번 아무개예요. 저 선생님하고 같이 길거리 데모하면서 최루탄도 무척 함께 뒤집어썼잖아요!” “그래그래 맞다! 너 아무개 아니냐?” 이렇게 저렇게 나는 또다시 30년 전 6월항쟁의 열풍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당시 “왕정이냐? 민주냐?”라는 글을 발표하고 단식에 돌입했다. 대학생 박종철군의 고문살인 조작·은폐로 시작하여 이한열군의 사망에 이르기까지 “군부독재타도·호헌철폐”를 외치던 민중의 민주화를 향한 절규는 드디어 100만 인파를 이루어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향하는 노제의 장엄한 광경을 노정했다.

 

그러나 1987년 6월항쟁과 현금의 11월항쟁은 매우 성격이 다르다. 6월항쟁은 투쟁 목표가 폭압적 무단정치의 타도였으며 그 대상은 절대악으로 보이는 선명한 개체였다. 다시 말해서 투쟁 목표가 민중 밖에 치립하고 있었다. 그것은 외재적 혁명이었다. 그러나 11월항쟁은 투쟁 목표가 가냘픈 여인허수아비를 둘러싸고 놀아난 행정·입법·사법·언론·문화·체육·국방 전반의 국가체제의 부패요, 괴멸이요, 야비한 기만성이다. 그 대상도 절대악으로 보이는 선명한 개체가 없다. 최순실이 대상이 아니라, 그 야비하고 비열하고 저속한 이를 국가 최고의 실세로 만들어 놓은 장기간에 걸친 국가권력체제의 농간이요 농단이요 농권(弄權)이다! 투쟁 목표가 민중 안에 거미줄처럼 들어와 있다. 그것은 내재적 혁명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은 민중의 자발적 각성의 힘에 의하여 민중 스스로를 개혁하고 개벽하는 어려운 혁명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험로의 종착역은 눈앞에 다가와 있다! 종착이야말로 진정한 시발인 것이다!

 

광화문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무대 위로 아주 평범하게 보이는, 말도 아주 소박하게 하는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 한 분이 올라왔다. 그녀는 말했다. “하야라는 말은 할 수가 없어요. ‘하야’라는 말은 위엄 있는 대통령 인격체를 전제로 해서만 가능한 말이잖아요? 그러나 박근혜는 이미 대통령이 아니에요. 대통령으로서의 위엄과 위신과 인격과 국정수행 능력을 다 상실했잖아요. 박근혜는 대통령이 아닙니다. 박근혜는 불쌍하고 외로운 병자일 뿐이에요. 박근혜는 빨리 청와대를 걸어 나와서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빨리 박근혜를 입원시켜줍시다.”

 

 

11월 항쟁의 투쟁 대상은 국가체제 부패와 야비한 기만성

 

거대한 찬사의 함성이 일시에 폭발했다. 나는 순간 직감했다. 우리 민중은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 바스티유 감옥은 이미 터졌다! 노론-친일파-친미·반공 세력의 강고한 족쇄는 이미 풀렸다!

 

나는 민중의 한 사람으로서 무대 앞에 앉아 있었다. 나는 민중에 의하여 발견되었고, 민중의 함성에 떠밀려 무대 위에 설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그대들은 왜 이 자리에 나와 있습니까? 박근혜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서입니까? 최순실-최태민이라는 터무니없는 인간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서입니까? 이 순간 여러분께서 단상에 서 있는 도올을 바라보는 그 가슴에 뭉클거리는 감정, 그리고 뇌리에 떠오르는 모든 일치된 언어, 그것은 바로 하늘의 소리입니다. 그것이 바로 이 시대의 철학이요, 이 시대의 정언명령이며, 이 시대의 헌법입니다. 헌법은 조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로지 투쟁으로만 획득되는 민중의 양심이며 양식이며 끊임없이 변하는 괘상(卦象)과도 같은 것입니다. 나는 말합니다. 그 분노의 불길로 우리 스스로의 존재 그 자체를 불살라야 합니다. 우리 존재를 얽매고 있는 모든 체제의 압박을 불살라야 합니다. 우리의 혁명은 정권의 변화를 뛰어넘는 우리 의식의 혁명이며, 제도의 혁명이며, 가치관의 혁명이며, 새로운 사회를 갈망하는 소망의 혁명입니다. 우리 모두 헌 인간을 십자가에 못 박고 새로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이러한 혁명은 어떠한 정치적 술수나 타협으로도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오직 순결한 민중의 순결한 의지의 표출로써만 가능한 혁명입니다. 어떠한 감언이설의 교사에도 속지 마십시오. 명(命)이 혁(革)파될 때까지 조금도 행진을 늦추지 마십시오. 혁명 완수의 그날까지 행진! 행진! 행진!”

 

이것은 과연 무슨 말인가?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기 이전에 이미 청와대가 환관으로 득실거리게 될 것이라는 말로써 이 난국을 예언한 것도 나 도올이었고,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 처음으로 대통령의 “하야”를 운위한 것도 나 도올이었다(<한겨레> 2014년 5월3일치 1면 세월호 참사 특별기고). 그런데 나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터진 직후에 <시비에스>(CBS) 김현정 앵커와 한 대담에서, 모든 사람이 대통령의 하야를 자유롭게 논하고 있는 분위기에서도, 나는 “하야”에는 반대한다는 역설적 논리를 폈다. 그러나 그 역설적 논리의 진의는, 쉽게 하야하고 나면 그만큼 박근혜는 쉽게 면죄부를 획득할 것이며, 또한 더욱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박근혜라는 허상을 조장해온 정계, 관계, 재벌, 보수언론, 보수여론주도층이 다 같이 쉽게 면죄부를 획득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오늘의 사태의 죄악은 모두 박근혜·최순실과 그 주변의 사기집단 몇 명으로만 귀결되고 우리 민족의 역사는 반성의 기회를 유실하고 만다. 비록 지지부진하고 더러운 변명의 추태가 계속된다 할지라도 그 과정을 존속시키는 것이 오히려 박정희-박근혜 패러다임의 실상을 폭로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역설의 논리는 지금 박근혜의 두번의 사과와 독선적인 신임 총리 지명 사태만으로도 설 자리를 잃었다. 박근혜는 이미 대통령의 직무수행이 불가능한 금치산자와도 같은 인물이 되어버렸고,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는 도덕적 근거인 민심이 완벽하게 이반되어버렸다. 이러한 사태에서 우리가 직면하게 되는 선택은 많지가 않다. 박근혜의 대통령직 유지는 국가의 혼란과 국민의 분노와 정계의 부도덕성을 증가시킬 뿐이다.

 

지금 정가에서 나도는 해법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1)하야 (2)탄핵 (3)거국내각. 우선 우리 국민은 하야와 탄핵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탄핵은 현행 법질서 내에서 이루어지는 정당 간의 합의에 의한 정치적 프로세스이다. 그러나 하야는 정치적 프로세스가 아닌 초법적인 도덕적 선택이다. 이 도덕적 선택의 일차적 주체는 박근혜라는 자연인이다. 그러나 이 자연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이러한 도덕적 선택을 자발적으로 내릴 수 있는 인격체가 아니다. 그러한 인격체라면 어찌 최순실 게이트의 사태에까지 당도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니까 탄핵의 주체가 정당이라고 한다면, 하야의 주체는 국민이 된다. 하야를 하게 만드는 사역자가 국민이라는 뜻이다. 이 국민은 반드시 혁명의 열기를 누그러뜨리지 않는 각성된 국민이어야만 한다.

 

그런데 탄핵은 문제가 많다. 정당 간의 합의도 어렵고, 최종적으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거쳐야 하는데, 이 전 과정은 장기화될 것이며 박근혜는 면죄와 휴식과 도덕적 마비를 얻는다. 그리고 헌재의 판결은 국민이 바라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강하다. 국민의 소망이 물거품이 되고 마는 것이다. 기실 탄핵은 국민의 입장에서는 헛수고일 뿐이다.

 

 

하야라는 평화로운 사태 국민의 명령이다

 

그렇다면 거국내각이란 무엇인가? 국민들이 이 말의 함의를 정확히 깨닫기에는 너무도 많은 역사적 언어가 필요하다. 그 핵심을 말하자면 거국내각이란 국회가 국체의 전권을 쥔다는 이야기인데, 이것이 정의롭게 이루어지려면 대통령이 소속 정당을 탈당해야 하고, 일체 정무에서 손을 떼야만 가능한 것이며, 특검도 거국내각이 구성한 엄정한 수사기관이 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실상 거국내각은 이루어지기가 어려우며, 그 실제 내용으로 말하자면 하야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의 최종 결론은 단 하나만 남는다! 하야! 하야! 하야! 그리고 또 하야!

 

하야를 강행하는 주체는 국민이다. 다시 말하자면 지금 이 시점에서 하야라는 평화로운 사태를 유발할 수 있는 힘은 정객에게 있지를 않다. 국민이 국민의 힘으로 국민을 위하여 국민의 역사를 새로 써야 한다. 여기 내가 말하는 “평화로운 사태”라는 말의 함의에 모두가 주목해주기를 바란다. 지금 집권자들은 국민의 분노나 항거나 시위를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도 있다. 집권의 야욕을 허심하게 내려놓지 않는다면, 또다시 북한의 위협을 도발시키거나, 혹은 계엄사태를 구상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국민은 더 이상 이렇게 케케묵은 수법에 농락당하지 말아야 한다. 군대도 이러한 사태에 대해서는 명령이 아닌, 자체의 이성적 판단을 따라야 할 것이다. 군대는 국가의 군대이며, 국민의 군대이다. 경찰, 군대 모두 폭력적 사태를 유발하는 일체의 경거망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박근혜의 지지율은 제로다!

 

언론도 국민의 열기를 파생시킬 수 있는 불확정한 사태에 대하여 정의로운 판단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미 보수와 진보, 야당과 여당, 지배자와 피지배자,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오직 불행한 사태의 저지를 위하여 박근혜의 하야에 총력을 모아야 한다. 그러고 나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이 사태의 죄악을 죄악으로서 깨끗하게 종결시켜야만 한다. 오늘 이 위대한 혁명의 국면에, 대인의 우환을 지닌 모든 동포들은 민주의 제물로서 모든 아집을 버리고 혁명의 완수를 위해 전진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규탄하는 ‘2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규탄하는 ‘2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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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박근혜 퇴진 시위 주최측 추산 20만 명 운집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6/11/06 17:10
  • 수정일
    2016/11/06 17:1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광화문 일대에서 “박근혜 퇴진!” “비밀정부 국가내란” 구호와 노래
 
뉴스프로 | 2016-11-06 10:32:0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영국 BBC, 박근혜 퇴진 시위  주최측 추산 20만 명 운집
– 광화문 일대에 주최측 추산 20만 명 운집, “박근혜 퇴진!” “비밀정부 국가내란” 구호와 노래
– 박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서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 인정
– 분노한 시민 인터뷰, “아이가 최순실이 진짜 대통령이냐고 물어, 이런 나라를 내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없어 집회에 나와”

5일, 주최측 추산 20만 명의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행진과 촛불집회를 연 가운데 영국 BBC가 이를 발 빠르게 세계로 타전했다.

박근혜의 제2차 대국민 사과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더없이 차갑기만 하다. 사과는 필요 없고 내려오라며 시민들은 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퇴진 요구를 동시에 폭발하고 있다. BBC는 이러한 분노한 대중들의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서울과 지방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서울에서는 그 숫자가 주최측 추산 20만 명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BBC는 시위대를 막기 위해 약 2만 명의 경찰 병력이 버스와 트럭으로 도로를 차단했다고 집회현장 분위기를 전하며 그러나 시위 군중은 광화문 광장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쳤다고 말했다.

또한 AP 통신을 인용, “나는 오늘 이런 나라를 내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 이곳에 왔다. 내 아이들이 최순실이 누구냐며 최순실이 진짜 대통령이냐고 물었고 나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는 한 시민의 인터뷰를 전하기도 했다.

BBC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역대 최저치인 5퍼센트로 추락했으며 이에 야당은 박 대통령의 사퇴 또는 국회가 정한 국무총리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하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다음은 뉴스프로가 번역한 BBC 기사 전문이다.
번역 감수 : 임옥

기사 바로가기 ☞ http://bbc.in/2fmDvml

South Korea’s Park Geun-hye faces large protest calling for her to quit

한국 박근혜 퇴진 요구 대규모 시위 열려

Protest organisers claimed 200,000 people turned out in Seoul
시위 주최측은 서울에서 20만 명의 시민이 모였다고 말했다.

Tens of thousands of South Koreans have protested in the capital, Seoul, to demand the resignation of President Park Geun-hye over a corruption row.

수만 명의 한국인들이 부패 스캔들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수도 서울에서 시위를 벌였다.

A long-time friend, the daughter of a cult leader, is accused of undue influence over the president.

사이비 종교 지도자의 딸인 오랜 친구가 대통령에 대해 적절치 못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Choi Soon-Sil is alleged to have pushed businesses to donate millions of dollars to foundations she controlled, helped choose presidential aides, and even picked the president’s clothes.

최순실은 자신이 운영한 재단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하도록 기업에 압력을 가하고 대통령의 비서관 채용을 도왔으며 심지어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까지도 골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Ms Park apologised on TV on Friday.

박 대통령은 금요일 TV를 통해 사과했다.

Ms Park was close to tears as she addressed the nation, and said the scandal involving her confidante Ms Choi was “all my fault”.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하며 울먹였고 자신의 친구 최순실 씨가 연루된 스캔들은 “모두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The president admitted that she had let Ms Choi edit her speeches.

박 대통령은 최 씨가 자신의 연설문을 수정하도록 허용했음을 인정했다.

Ms Choi was arrested on Thursday and charged with fraud and abuse of power.

최 씨는 목요일 체포되어 사기 및 직권남용으로 기소되었다.

Masses of protesters gathered in Gwanghwamun square in central Seoul on Saturday, chanting, singing and holding banners reading “Park Geun-hye out” and “Treason by a secret government”.

토요일 시위 군중이 서울 도심의 광화문 광장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박근혜 퇴진”과 “비밀 정부 국가내란”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Police estimated the size of the crowd at about 45,000, although protest organisers put the figure closer to 200,000.

경찰은 시위 군중의 규모를 4만5천 명이라 추산했지만 시위 주최측에서는 20만 명에 가깝다고 말했다.

Candles spell out “President Park Geun-hye Step Down”
촛불로 “하야”라고 썼다.

Protesters chanted, sang and held banners
시위 군중은 구로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고 피켓을 들었다.

Some 20,000 police officers were deployed, blocking off some routes with buses and trucks.

약 2만 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되어 일부 도로를 버스와 트럭으로 차단했다.

Demonstrator Choi Kyung-ha told Associated Press: “I came out today because this is not the country I want to pass on to my children. My kids have asked me who Choi Soon-sil was and whether she’s the real president, and I couldn’t provide an answer.”

집회 참가자 최경하 씨는 AP 통신에 “나는 오늘 이런 나라를 내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 이곳에 왔다. 내 아이들이 최순실이 누구냐며 최순실이 진짜 대통령이냐고 물었고 나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Smaller protests were held in other cities, including the southern city of Gwangju, where 3,000 gathered.

3천 명이 모인 남부 지방의 광주시를 비롯 작은 규모의 시위가 타도시에서도 열렸다.

Students were blocked by police as they marched towards the presidential house
학생들이 청와대로 행진하자 경찰이 막아섰다.

The president has denied media speculation that she took part in “shamanist rituals” at the Blue House, and promised to accept an investigation into her actions. The affair has left Ms Park with an approval rating of just 5%, the lowest ever for a sitting South Korean president.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굿”을 벌였다는 언론의 추측을 부인하고 자신의 행위에 대해 조사를 받겠다고 약속했다. 이 스캔들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최저치인 5%로 추락시켰다.

The opposition has demanded that she either resign, or accept a prime minister chosen by parliament as her number two.

야당은 박 대통령이 사퇴하거나 2인자로 물러나 국회가 선택한 국무총리를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President Park Geun-hye apologised to the nation in a TV address
박근혜 대통령이 TV 연설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Lawmakers from the ruling South Korean Saenuri Party bow in a show of apology at the National Assembly building in Seoul
한국의 집권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사과의 표시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9&table=c_sangchu&uid=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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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제 혁명을 해야 박근혜 무릎 꿇도록 행진"

 

[영상] 도올 김용옥, 5일 광화문 현장서 발언

16.11.06 11:47l최종 업데이트 16.11.06 12:08l

 

▲ 도올 김용옥 "박근혜 무릎 꿇도록 끊임없이 행진해야" 도올 김용옥 교수(한신대 석좌교수)는 "오늘의 집회는 새로운 삶과 학문을 위한 자리"라며 "박근혜가 무릎 꿇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행진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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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도올 김용옥 교수(한신대 석좌교수)는 "오늘의 집회는 새로운 삶과 학문을 위한 자리"라며 "박근혜가 무릎 꿇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행진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영상은 김 교수의 발언 전체를 담고 있다.

 

(영상 : 정현덕, 조민웅, 홍성민 기자, 편집 : 박소영 기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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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 이재명 돌풍 일 것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 이재명 돌풍 일 것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11/06 [03:02]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 하루 10여편의 기사를 홀로 매일 써 내느라 입술이 성한 곳이 없었다.   © 자주시보, 이창기 기자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하루에 10여 편의 기사를 써내는 엄청난 필력의 언론인이다. 물론 다른 언론사들의 기사를 소개하는 형식 많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도 10여편 씩 매일 꼬박꼬박 써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사의한 일이다. 거기다가 직접 취재하고 분석해서 쓴 기사도 적지 않다.

 

특히 그는 박근혜 정부 내내 최태민,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비리, 박정희 대통령의 더러운 치정관계, 여배우 상시적 성폭행만행 등 민감한 문제를 집요하게 파헤쳐왔으며 용감하게 보도해왔다.

 

5일 광화문 집회가 끝난 후 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태민, 최순실이 무당이라는 점을 서울의소리에서는 집중적으로 파헤쳐왔습니다. 지금 그것이 사실로 드러나 온 국민에게 충격을 주고 있고 기독교계까지 다 박근혜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 동생 박근령이 전두환 대통령에게 ‘우리 언니에게서 최태민 좀 떼어주세요’라는 편지 등 많은 진실들이 그 전에 드러났지만 박근혜가 대선 후보로 되자 마자부터 언론들이 이를 거의 회피해왔는데 그것이 지금 나라를 이렇게 망치고 있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그래서 서울의소리는 외롭지만 집요하게 이를 파고 들었다고 한다. 특히 미국의 일요뉴스의 도움도 컸다고 했다.

 

그러는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고발 등으로 두 번이나 감옥을 드나들어야 했다. 법원에서도 언론자유 탄압 비난이 두려웠던지 3개월 정도씩 총 6개월 정도 감옥 생활을 했었다고 한다.

 

 

지금도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재판이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태국대사관 차량 파손 사건으로 경찰조사를 받아 또 기소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했다.

 

“일본 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관련 반일 시위를 하고 있는데 대사 차가 들어오기에 갑자기 분기가 잃어 일본 대사관 차인 줄 알고 공중부양해서 밟아버렸는데 알고 보니 태국대사관 차였습니다. 태국대사관에 미안하다고 전하면서 손해배상하겠다고 했는데 그쪽에서는 손해배상 하지 않아도 된다며 오히려 태국에 대한 한국인들의 감정이 나빠질까 걱정이라고 말해서 잘 해결된 사안인데 경찰이 태국 대사관을 일부러 찾아가 피해 사실을 일일이 파악한 후 기소하려고 나를 경찰서로 불러 조사를 한 것입니다.
태국 대사관에서는 고발할 뜻이 전혀 없다고 하는데도 이렇게 설치는 경찰을 보면 나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겁박하여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것 같은데 그런 수작에 겁먹을 서울의소리가 아닙니다.”

 

백은종 대표는 감옥에서도 계속 기사를 써서 밖으로 내보내 보도를 이어왔는데 앞으로 잡혀가도 감옥에서 계속 기사를 써서 내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백은종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담배세 인상에 저항하기 위해 바로 담배도 끊어버렸다고 했다.

 

 

향후 정국에 대한 질문에 백은종 대표는 앞으로 이재명 후보가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내다보았다.

 

“신자유주의 확산으로 빈부의 격차가 극심해져 대다수 사람들이 극심한 궁핍과 어려움에 처해있습니다. 확 다 엎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는 것이죠.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강하고 용감한 주장이 먹힙니다. 필리핀의 두테르테, 미국의 트럼프 등만 봐도 그렇습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그런 돌풍을 일으킬 정치인은 이재명 후보라고 봅니다.
난 이재명 후보가 미국 방문 강연에서 햇볕정책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찡했습니다. ‘미국에게는 한반도가 북핵을 제거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켜 많은 사람이 죽어도 별로 신경 쓸 거 없는 지역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7,500만 한민족이 소중한 꿈을 안고 살고 있습니다. 하기에 전쟁은 절대 안 됩니다.’라며 대화를 통한 핵문제해결을 소리높여 강조한 정치인은 이재명 말고 누가 있었습니까. 그것도 미국 심장부에서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하여 능력있고 참신한 정치인이 나서서 나라를 되 살리 수 있게 하는 것이 그래도 그간 죄를 조금이라도 더는 길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퇴진을 촉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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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1%…‘헬조선’ 청춘들은 왜 박대통령에게 등 돌렸나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6/11/06 16:17
  • 수정일
    2016/11/06 16:1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등록 :2016-11-06 15:30수정 :2016-11-0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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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최순실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최순실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국정농단’ 이것이 민심이다
대선때 2030 득표율 30%→‘최순실 게이트’에 지지율 ‘제로’
절망적 사회 겪어온 청년들이 말하는 ‘박 대통령 하야’ 민심
새벽 5시, 서울 관악구의 한 편의점에 신문 묶음 더미가 배달된다. 아르바이트생 엄아무개(25)씨의 손이 분주해진다. 모든 신문을 제호가 잘 보이도록 거치대에 꽂는다. 엄씨가 그동안 눈길도 잘 주지 않던 신문 기사들을 본격적으로 읽게 된 건, 두어 달 전쯤부터 신문 찾는 손님이 늘었기 때문이다. 엄씨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때문에 평소와 달리 신문이 불티나게 팔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뭔 일인가 싶어서 1면에 실린 기사를 읽게 됐죠”라고 말했다.

 

평일 자정부터 아침 8시까지 편의점에서 일하는 그는 취업 공부에 바빠 정치·사회 문제에 무관심했다. 하지만 ‘국정농단’의 주범인 박 대통령과 최씨 관련 보도를 찾아보면서 충격을 넘어 허탈감에 빠졌다고 했다. 엄씨는 “출근하는 손님 중 편의점에 허겁지겁 들어와 삼각 김밥이나,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려고 2+1 상품을 사는 손님들이 많다. 그런데 최씨는 불공정한 과정으로 재산을 수십억 불린 걸 보니,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국민이 측은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헬조선’이라 불리는 절망적인 사회를 살아온 청년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무섭게 등을 돌리고 있다. 지난 4일 여론 조사 전문 기관인 한국갤럽이 발표한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저치인 5%까지 내려갔다. 이중 20·30세대의 지지율은 1%였다. 사실상 ‘제로’라는 뜻이다. 2012년 대선 때 20·30세대 박근혜 후보 득표율은 약 30%였다. 지난 5일 전국 99개 대학의 대학생들은 ‘박근혜 정권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깃발 아래 모여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고, 전국적 시위의 선두에 서 있다.

 

엄씨가 퇴근을 하는 아침 8시면,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이지연(29)씨가 경기도 화성시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탄다. 이씨는 고등학교 졸업 뒤 가정 형편에 보탬이 되려고 일찍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중소기업에서 사무직으로 일한다. 국정농단 사태는 이씨와 동료들이 점심시간에 나누는 대화 소재를 바꿨다. 이씨는 “사회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최순실씨 한 사람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씨가 바라보기엔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에 참여한 기업들도 한통속 같다. 그는 최씨에게 푼돈을 쥐여주고, 정부의 특혜를 얻으려고 했던 기업들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씨는 “당장 한두 사람 처벌하고 한다고 해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이런 사단을 만든 건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고, 박 대통령을 뽑은 국민이다.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서울지역 대학생들의 ‘박근혜 정권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에는 1000여명의 대학생들이 참석했다. 박수진 기자
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서울지역 대학생들의 ‘박근혜 정권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에는 1000여명의 대학생들이 참석했다. 박수진 기자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57개 대학 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박근혜 정권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구성을 선포하고 있다. 김경호선임 기자 jijae@hani.co.kr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57개 대학 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박근혜 정권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구성을 선포하고 있다. 김경호선임 기자 jijae@hani.co.kr
박 대통령이 지난 4일 두 번째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검찰 수사도 받겠다’고 밝혔지만, 로스쿨생 육이은(34)씨는 등 돌린 청년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엔 부족하다고 평했다. 육씨는 “법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법보다 탈법이 앞서고, 사적 권력이 현실을 좌지우지했던 현실을 보게 되니 ‘법을 공부해서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육씨는 “더 늦기 전에 여러 의혹이 세상에 알려져 개선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검찰에 대한 불신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검찰은 마치 정치권에 일정 지분을 가진 것처럼 정치인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그동안 일부 정치 세력과 검찰이 최순실씨의 편의를 봐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체육인을 꿈꾸는 수험생들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겼다. 3년째 체육대학 입시생을 가르치고 있는 박수현(32)씨는 늦은 오후, 피곤한 얼굴로 체육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고교 3학년인 입시생들을 맞는다. 오는 17일, 수능 시험을 앞둔 학생들은 낮에는 수능 공부, 밤에는 운동, 이렇게 병행하고 있다. 박씨는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예민해 깊은 얘기는 못 나눴지만,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이화여대에 입학했다는 걸 학생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도 체대 입시를 준비했던 경험이 있어, 입시생들이 느끼는 허탈감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입시와 병역 문제는 건드려서는 안 될 선이다. 학생들이 ‘공부하면 뭐 하나. 운동하면 뭐하나’ 우스갯소리로 물어볼 때마다 어떻게 대답해줘야 할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과는 별개로 박씨에게 이번 사태는 아이엠에프(IMF) 경제 위기 때만큼 충격적이었다. 그는 “부모 세대들이 피와 땀으로 일궈 놓은 민주주의가 한순간에 무너졌고, 같이 무너진 박 대통령을 보니까 이대로 괜찮은 건가 싶다”면서 “이 지경까지 왔는데 야당 국회의원들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것 같다. 국민이 목소리를 내서 국회가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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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뛰쳐나온 30만 군중…강력한 ‘박근혜 퇴진’ 민심 확인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종합, 오후 10시 50분

거리로 뛰쳐나온 30만 군중…강력한 ‘박근혜 퇴진’ 민심 확인

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20만여명의 대규모 인파가 몰려들었다. 시민들은 시종일관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이날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집회에 집결한 20만여명은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인파였다. 주최 측은 최대 10만여명이 모일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부산과 대전 등 전국 도심에 나온 인파를 모두 합하면 30만여명에 달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벌어진 대규모 도심 집회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이번 대규모 집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거부한다’는 정권 출범 이후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분명하게 표출됐다. 참가자들의 구호와 손피켓 글귀는 ‘박근혜 퇴진’, ‘박근혜 하야’로 일관됐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대통령 퇴진’ 구호가 이처럼 일관되게 울려퍼진 건 처음이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에서 참가자들이 피켓과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에서 참가자들이 피켓과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통합진보당 해산 국면, ‘성완종 리스트’로 나타난 대규모 정권 실세 비리, 국정원 도감청 의혹,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등으로 위기를 겪던 이 정권을 향한 민심은 작년 연말 민중총궐기 대회를 기점으로 ‘반독재’ 수준으로 추락했다가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퇴진 요구’로 종지부를 찍은 모습이다.

조직된 시위 대오가 아닌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가 확연히 눈에 띄었던 집회였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부부터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들, 머리가 희끗한 노인들까지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왔다.

일산에서 광화문까지 아들과 함께 집회 참여를 위해 찾아왔다는 채승윤(40)씨는 “아들에게 민주주의의 참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라도 안 올 수 없었다”며 “아들에게 사람들이 분노하면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를 다니는 이지영(17·여)씨는 “세월호도 그렇고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들에 최순실이 개입됐다고 하니 화가난다”며 “그간 모든 게 시나리오대로 진행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들끓는 민심과는 달리 전체적인 집회 분위기는 밝았다. 생각보다 많은 인파가 모임에 따라 집회 참가자들의 표정은 대체로 상기돼 있었다. 대규모 행진 대오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고, 자동차들도 경적을 울리며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당초 경찰의 행진 금지통고로 인해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다행히 법원의 금지통고 취소 결정에 의해 행진은 물리적 충돌 없이 무난하게 마무리됐다. 경찰 역시 기존의 ‘금지’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행진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내부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집회를 주도한 민중 진영의 자신감도 높아졌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여론도 급격히 확산되면서 다음 주말에 있을 민중총궐기 대회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모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하라 촛불을 밝히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하라 촛불을 밝히고 있다.ⓒ김철수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가 박근혜 퇴진 가면을 쓰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가 박근혜 퇴진 가면을 쓰고 있다.ⓒ김철수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고 종로를 돌아 서울시청을 통해 광화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고 종로를 돌아 서울시청을 통해 광화문으로 이동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에서 참가자들이 피켓과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에서 참가자들이 피켓과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9신, 오후 9시 30분

20만으로 늘어난 대규모 인파 “박근혜는 하야하라”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에 전국민적 비판 여론이 일면서 5일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20만여명을 넘어섰다.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2부 집회는 오후 9시께 마무리됐다.

집회에 모인 인파는 1부 5만여명에서 10만여명, 마지막엔 20만여명까지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시민들은 “이게 나라냐. 껍데기는 가라”로 시작되는 무대 화면에 띄워진 ‘대국민 박근혜정권 퇴진 국민명령 선언’을 다함께 큰 소리로 외쳤다.

이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권력의 주인으로서 선언한다.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또 “썩은 권력을 몰아내고 낡은 체제를 쓰러뜨리는 모든 일들을 우리 국민의 힘으로 반드시 이루자”며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날 발언한 도올 김용옥 선생은 “사상가로서 오늘 이 자리에 참여하지 않으면 내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 생각해 나왔다”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외쳐 박근혜가 국민 앞에 무릎 꿇을 수 있도록 행진을 멈추지 말자”고 독려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이하 전농) 의장은 “국민의 명령이니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11월12일까지 꼭 사퇴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민중총궐기에 모인 수십만의 시민이 당신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범국민행동이 끝난 후 시민들은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자유발언을 이어가며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4시20분께 시작된 2차 범국민행동은 인파가 점점 늘어나면서 집회가 끝나는 시점에는 총 20만여명의 시민이 광장에 모였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에서 참가자들이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에서 참가자들이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양지웅 기자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종로쪽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종로쪽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종로쪽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종로쪽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행진에 나선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행진에 나선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양지웅 기자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8신, 오후 6시 30분

분노한 10만 시민들, “박근혜 정권 퇴진” 도심행진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시민 10만여명이 5일 저녁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치며 도심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종각역과 을지로, 서울광장을 거쳐 다시 광장으로 돌아오는 행렬과 종로3가를 지나 종로5가 방향으로 가는 행렬로 나눠졌다.

시민들은 “대통령은 하야하라”, “정권 퇴진” 등 구호를 외쳤고, 반대 방향을 달리던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며 이에 호응했다.

당초 주최 측의 도심 행진 신고가 경찰에 의해 금지통고됐으나, 참여연대가 법원에 집회 금지통고 처분 취소와 집행정지 신청을 내 받아들여졌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종로쪽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종로쪽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7신, 오후 6시 00분

광장에 울려퍼진 10만 함성, “박근혜 퇴진하라”

광화문 광장 일대가 10만이 훌쩍 넘는 국민들의 분노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집결한 시민들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그 일련의 과정에 대해 분개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준비위원회’ 주최로 5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집회에는 10만명이 훌쩍 넘는 시민들이 참석했다. 가족 단위, 교복을 입고 온 중고등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 박원순 시장 등 정치권 인사들도 대거 모였다.

사회자가 “국가의 주인이 누구인가, 우리가 주인이다. 범죄자 박근혜는 퇴진하라”라고 발언하자, 시민들은 일제히 “퇴진하라”를 외쳤다. 이들의 함성 소리에 광화문 일대가 들썩였다.

집회에 참여한 인원들은 저마다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다양한 피켓 등을 준비했다. ‘박근혜는 물러나라’라고 쓰인 스티커, ‘박근혜 퇴진!’ 레드카드 피켓 등 그 외에도 ‘박근혜는 하야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도 공범이다’ 등의 각양각색의 피켓과 촛불을 들었다. 군중들은 문화제에 나온 각계각층의 발언에도 뜨거운 호응과 박수를 보내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일산에서 광화문까지 아들과 함께 집회 참여를 위해 찾아왔다는 채승윤(40)씨는 “아들에게 민주주의의 참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라도 안 올 수 없었다”며 “아들에게 사람들이 분노하면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문화제의 첫 발언자는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이 나섰다. 전 위원장은 “그렇게 국민들이 ‘하야’를 외쳤는데, 박근혜는 그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며 “권력과 부도덕함으로 대한민국 안전을 위협하는 이 정권의 대통령은 더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이제는 행동하고 나서야 할 때”라며 “우리의 국민의 손으로, 우리 후손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고, 돈과 권력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세월호가 제대로 인양돼 진상규명하고 반드시 책임자를 처벌해 안전사회 만드는 그날까지 세월호 유가족들의 행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과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등 대학생 대표자들도 무대 위에 올라 ‘박근혜 퇴진’ 발언을 이어갔다.

최은혜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이화여대에서 정유라 부정입학과 학사 특혜 논란으로 결국 총장이 사퇴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박근혜 정권은 국민주권과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있었다”고 성토했다. 이어 “박근혜는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없다”며 “우리들의 빼앗긴 권력을 되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종교계에서는 박근혜퇴진기독교운동본부 김경호 목사가 나섰다. 김 목사는 “국가가 자기 국민(고 백남기 농민)을 살해하고도 사과하지 않았다”며 “이는 공권력이 자기 주인을 물어뜯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백남기 농민은 불의한 권력에 뭉개진 모든 국민을 대표한다”며 “그의 주검은 당신들의 존재가치는 이제 잃었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양지웅 기자

이날 집회에는 친구들과 함께 참여한 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부, 머리가 초로한 노점상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세대가 참여했다.

청량리 노점상을 운영하다는 이종완(64)씨는 “가장 화가나는 것은 최순실이 대기업에게 돈을 받아서 딸에게 10억짜리 말을 사준 것”이라며 “우리 딸도 독일에서 공부하는데, 매일 알바를 한다”고 분노했다. 그는 “어떤 이는 부모 잘 만나 10억짜리 말을 타고, 600만원짜리 주사를 맞는다”며 “그런데 우리 딸은... 아주 뚜겅이 열린다”라고 토로했다.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를 다니는 이지영(17·여)씨는 “세월호도 그렇고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들에 최순실이 개입됐다고 하니 화가난다”며 “그간 모든 게 시나리오대로 진행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씨와 함께 집회에 참여한 강지원(17·여)씨는 “요즘 학교 분위기도 애들이 모이면 다 최순실-박근혜 이야기를 한다”며 “‘어제 뉴스를 봤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고, ‘박근혜 하야’ 분위기도 많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범국민행동 1부는 오후 5시40분경 끝났다. 이후 종로와 을지로 일대를 행진하고 광화문으로 다시 돌아 온 후 2부 행사를 진행했다. 앞서 고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치러지기도 했다.

6신, 오후 4시 20분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10만여명 광화문 집결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에 전국민적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5일 시민 10만여명이 서울 도심에 집결했다.

이날 오후 4시 20분께부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됐다.

2시부터 진행된 故백남기 농민 영결식 때부터 광장에 자리잡은 인파가 순식간에 늘어나 광장 밖 차도와 세종문화회관 계단까지 꽉 들어찼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고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열린 가운데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고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열린 가운데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양지웅 기자

경찰은 세종대왕상과 광화문 도로를 사이에 두고 3중 차벽을 쌓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 시간여 가량 범국민행동 1부가 진행되고 난 뒤 도심 행진과 대회 2부가 이어질 계획이다.

경찰이 안국동을 거쳐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가는 행진 코스를 불허한 데 따라 경찰과 시민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국현 부장판사)는 참여연대가 청구한 행진 금지통고 집행정지 신청을 4일 오후 받아들였다. 법원이 인용한 행진 코스는 광화문 광장에서 종각역, 종로3가, 을지로를 거쳐 다시 광장 방향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종로쪽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종로쪽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 (자료 사진)
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 (자료 사진)ⓒ양지웅 기자
5신, 오후 3시 30분

故백남기 농민 영결식 광화문 광장서 엄수

“아빠 사랑해요”

5일 고(故)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엄수된 광화문 광장에서 큰딸 백도라지씨는 “마지막으로 아버지께 한 말씀 드리고 마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도라지씨는 “저희 가족과 투쟁본부는 책임자가 처벌받고 재발 방지 조치와 적절한 사과를 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 물대포에 맞아 숨진 고(故)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엄수됐다.

오후 2시께 진행된 영결식에는 야권 정치인들과 시민 1만5천여명(경찰 추산)여명이 참가해 백 농민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시민들은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살인정권 퇴진!’라고 적힌 검은색 근조와 ‘박근혜는 물러가라’ 등의 초록색 근조를 달고 엄숙하게 영결식을 지켜봤다. 정계에서는 야 3당 지도부,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 등 야권 대권주자들도 영결식을 찾아 애도의 뜻을 전했다. 무소속 김종훈·윤종오 의원도 함께했다.

이날 유가족들은 “아버지를 보낼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면서도 아직까지 남아있는 책임자 처벌 등을 위해 계속 싸워가겠다고 다짐했다. 도라지씨는 “언제 치를지 알 수 없던 장례식이었는데, 이렇게 영결식에서 인사하게 됐다. 이 감사함은 인간 언어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어 “저희에게는 여러 숙제가 남았다”며 “기소조차 되지 않는 살인범 경찰들을 꼭 처벌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의 약속처럼 꼭 특검이 실시돼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이하 살인 경찰들이 법의 신판을 받기 원한다”고 호소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서 특검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만장들이 보이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서 특검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만장들이 보이고 있다.ⓒ양지웅 기자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이날 영결식에 참석한 야 3당 의원들은 유가족들이 원하는 특검에 힘쓸 것을 강조하고, 최순실 사태로 국정농단을 일으킨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할 것을 경고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가 정치적 민주화를 쟁취한 지 30년이 돼 가지만 아직도 이 땅에서 공권력에 의한 죽음이 사라지지 않았다”며 “반드시 특검으로 고 백남기 선생님의 사인을 밝혀야 하고 그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대표는 “백남기 농민님 아직도 해맑은 미소로 우리를 지켜보는 당신의 영정 앞에 우리는 죄인”이라며 “고인을 보내드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슴에 묻겠다”고 애도했다.

이어 추 대표는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새누리당과 대통령은 국민과 야당이 요구하는 별도의 특검과 국정조사를 주저 없이 받아드려야 할 것”이라며 “민심에 반하는 국무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를 수용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속 국민의 뜻을 거역한다면 저와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정권 퇴진 운동에 들어갈 것을 재차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고 백남기 선생님께 죄송스럽고 또 백남기 선생님 유족분들께 죄송스럽고 또 이 땅의 모든 농민께 죄송스러운 그런 심정”이라고 애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불의에 맞서고 싸우고, 누구보다 먼저 행동했던 선량한 국민인 백남기 농민을 우리는 이렇게 처절하게 보낸다”며 “이것은 국가의 이름과 공권력 이름으로 자행된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그 어떤 경우도 경찰이 국민의 정당한 평화적 집회를 진압 목적으로 사용하는 소방수 사용은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에 많은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에 많은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영결식은 오후 4시께 마무리됐으며 곧바로 ‘박근혜 정권 퇴진’ 등을 요구하는 2차 범국민행동 집회가 진행됐다.

고인은 이날 밤 고향인 전남 보성으로 옮겨지고, 6일 보성과 광주에서 노제를 거쳐 광주 망월동 5·18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5일 오전 서울 종로1가 거리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노제를 진행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노제를 마친 뒤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
5일 오전 서울 종로1가 거리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노제를 진행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노제를 마친 뒤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4신, 오후 1시 00분

‘생명과 평화의 일꾼’ 故백남기 농민 쓰러진 거리에서 치러진 제사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서울 종로구 르메이르 빌딩 앞 거리에서 5일 오전 11시 30분 노제가 진행됐다.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며 고인이 지켜왔던 ‘생명과 평화’의 정신을 이어받자는 취지다.

참가자들은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추모하는 묵념 후 다함께 ‘님을 향한 행진곡’을 불렀다.

소리꾼 정유승의 곡으로 노제가 시작됐다. 소리꾼은 유가족과 시민 앞에서 “하늘과 땅을 섬겼던 한 농부는 이렇게 떠납니다”라는 말과 함께 한쪽 손에 든 종을 울리며 목 놓아 고인의 추모곡을 불렀다.

유족들은 입을 꾹 다문 채 서로를 바라보며 고인의 죽음을 추모했다.

생존의 땅 푸른 카펫 위에는 죽음을 상징하는 국화와 생명을 상징하는 붉은 장미꽃이 놓여졌다. 그 위로 무용가 이삼헌씨가 백남기 농민이 경찰 살인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그날을 몸짓으로 재현했다.

푸른 카펫 위로 물대포에 맞는 듯이 좌우로 몸이 흔들렸고, 양손에 국화꽃을 가득 쥔 채 바닥에 쓰러지거나 엎드리며 그 날의 고통스러웠던 백씨의 모습을 춤으로 표현했다.

이에 백씨의 장녀 도라지씨는 차마 춤을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고, 차녀 민주화씨는 두손을 얼굴로 가리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무용가는 투혼을 상징하듯 다시 일어나 붉은 장미를 두 손에 쥐고 꽃상여로 다가가 그 위에 올려두었다.

5일 오전 서울 종로1가 거리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노제가 열리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노제를 마친 뒤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
5일 오전 서울 종로1가 거리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노제가 열리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노제를 마친 뒤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박석운 상임 백남기 장례위원장은 조사를 통해 “선배님께서는 박정희 유신독재와 전두환 일당의 군사 쿠데타 피의 5.16을 온몸으로 살아내신 민주화 운동가다. 또한 신자유주의 정부의 농촌포기 정책에 맞서 싸운 농민운동가이며, 우리밀과 우리 농업을 살리기 위해 평생을 바치신 생명과 평화의 일꾼”이라며 고인의 생전 업적을 기렸다.

또 “선배님의 고귀한 삶 바로 그 자체가 ‘우리가 백남기다’, ‘책임자를 반드시 벌하자’며 일깨워줬다”며 “317일 간의 길고도 끈질기게 진행됐던 농성을 끝까지 지킬 수 있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의 고귀한 삶이 굳은 신념과 힘찬 투쟁이 저희 뿐 아니라 모든 국민을 또 다른 백남기로 일으켜 세워 지금의 위대한 항쟁의 길을 열어주신 것”이라면서 “살아있는 우리들이 선배님께서 물려주신 유산을 계승하여 살인정권을 몰아내고 책임자들의 처벌하고 이 땅의 민주주의와 정의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위원장도 “우리 아이들에 이어 또다시 국가폭력 희생자가 되신 백남기 어르신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기 위해 모였다”며 “우리는 세월호 참사 뿐 아니라 국가폭력의 주범들을 처벌하는 그날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는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라고 부여 받은 힘을 악용하여 한평생을 선하게 이 땅과 이웃을 위해 살아오신 분을 살해한 것”이라며 “더 이상 나라의 주인은 대통령과 그의 친구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 국민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늘에서 우리 아이들을 만나시면 꼭 안아주시고, 어르신의 가족들의 곁에는 우리가 있겠다”라면서 “우리 남겨진 이들이 당신들을 희생시킨 폭력에 맞서겠다. 민주주의와 농민의 생존권, 국민 모두가 안전하게 행복하게 살 권리를 우리가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일 오전 서울 종로1가 거리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노제를 진행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노제를 마친 뒤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
5일 오전 서울 종로1가 거리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노제를 진행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노제를 마친 뒤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5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의 장례미사를 마친 뒤 운구행렬이 종로 1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곳에서 열리는 노제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 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
5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의 장례미사를 마친 뒤 운구행렬이 종로 1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곳에서 열리는 노제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 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3신, 오전 11시 50분

‘생명평화일꾼 백남기’와 함께하는 1천여 운구행렬

5일 오전 10시30분께부터 고 백남기 농민 노제를 위한 운구행진이 시작됐다. 600여명으로 시작한 운구행렬은 종로구청 사거리에 다다르자 1천여명으로 불었다. 운구행렬이 이어지는 종로 거리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운구행렬을 지켜봤다.

이날 장례행렬은 명동성당을 출발해 354일 전 백남기 농민이 쓰러졌던 종로구청 4거리를 향했다.

운구행진은 고 백남기 농민이 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을 실은 차량과 운구리무진이 선두에 섰다. 그 뒤를 붉은 바탕에 ‘생명평화일꾼백남기’라고 쓰인 명정이, 농민 20여명이 짊어진 꽃상여가 따랐다.

꽃상여 뒤로 100여명의 공동상주단과 유가족, 장례위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장녀 백도라지씨와 차녀 백민주화씨 등 유가족과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 김영호 전농 회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윤소하 정의당 의원 등 공동상주단이 함께했다.

5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의 장례미사를 마친 뒤 운구행렬이 종로 1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곳에서 열리는 노제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 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
5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의 장례미사를 마친 뒤 운구행렬이 종로 1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곳에서 열리는 노제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 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故 백남기 농민의 손자 모넌 지오군(3) 또한 어머니 백민주화씨의 손을 잡고 행렬을 따랐다. 지오군의 한쪽 손에는 오레오 과자를 꼭 쥐고 있었다. 지오군은 1시간이 넘는 행진에 지쳐서 백민주화씨의 등에 업히기도 다시 걷기도 하며 끝까지 행렬과 함께했다.

장례위원 바로 뒤로는 고 백남기 농민의 정신이 부활하기를 기원하는 ‘부활도’와 풍물패의 소리가 종로 거리를 가득 채웠다.

행진의 끝에는 ‘국가폭력 끝장내자’, ‘살인정권 물러나라’라고 쓰인 80여개의 만장과 시민들의 행렬인 장례행진 본대오가 이어졌다. 본대오에는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표창원 의원, 로만칼라를 한 신부와 수녀 그리고 시민들이 뒤따랐다. 명동성당 출발 시 300여명이었던 본대오는 종로거리에서 지켜보던 시민들의 합류로 700여명으로 불었다.

장례는 종로구청 4거리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 영결식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고(故) 백남기 농민의 장례미사가 5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봉행되고 있다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
고(故) 백남기 농민의 장례미사가 5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봉행되고 있다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2신, 오전 10시 30분

故백남기 농민 장례 미사 거행, 엄숙한 분위기 속 죽음 애도

5일 오전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故백남기 농민(세례명 임마누엘)의 장례미사가 진행됐다. 미사에는 사제·수도자·평신도·시민, 정치계 인사 등 800여명이 참석해 엄숙한 분위기 속에 백 농민의 죽음을 애도했다.

오전 9시께 시작된 미사에는 고인의 관이 성당 안으로 모셔졌고 영정사진을 든 큰 아들 백두산 씨와 아내 박경숙 씨와 딸 백도라지·백민주화 씨가 제대 앞으로 고인과 함께 이동했다.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추기경은 미사를 시작하며 “백남기 형제가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기도한다”며 “특히 사랑하는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형제님의 유족에게 하느님의 위로가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기도했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강론을 맡은 김희중 대주교는 “우리나라의 보다 성숙한 민주화를 위하고 우리 농촌을 살리는 생명 산업 주역인 농민이 대접받을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을 때 백남기 형제의 육체는 우리를 떠나지만 그분의 정신은 우리 가운데 살아 있을 것”이라며 “백 농민의 인생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 나서기를 바라고 기다린다”고 말했다.

고인의 큰 딸 백도라지씨는 “참석해주신 시민들께 감사하고 아버지 가시는 길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감사를 표했다.

장례미사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정계 인사들도 참여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미사가 시작되기 전 “백남기 선생님과 유족분들, 그리고 농민들께 그저 죄송스러운 심정이다”며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 미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종걸 의원.
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 미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종걸 의원.ⓒ김철수 기자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1신, 오전 08시30분

“영면을 기원합니다” 故백남기 농민 발인

작년 민중총궐기 대회 당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의 발인식이 5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서울학교 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발인식에는 유가족과 백남기 투쟁본부가 함께 자리했다. 안치실에는 신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약 5분간의 발인 미사가 이뤄졌다.

고 백남기 농민 발인식 현장.
고 백남기 농민 발인식 현장.ⓒ뉴시스

고인의 시신이 안치실 밖으로 나오자 유가족들은 서로의 손을 꽉 잡은 채 고인을 따라갔다.

고인의 아들 두산씨가 앞에서 고인의 영정을 들고 부인과 장녀 도라지씨, 차녀 민주화씨와 손자, 신부들과 투쟁본부가 뒤를 이어갔다.

이날 하늘이 흐린 가운데 고인의 발인에 참석한 사람들의 표정은 침통했다.

8시 5분께 고인이 운구차량에 실리자 가족들은 눈물을 참으며 서로를 위로했다.

운구차량은 8시 14분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떠나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백남기 농민은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의식을 잃은 지 317일 만인 지난 9월 25일 끝내 숨을 거뒀다. 이후 계속된 경찰의 부검시도로 인해 장례가 늦춰지다 41일 만에 발인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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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박근혜 대통령은 퇴진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박근혜·최순실 국정문란 사태에 관한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에는 지난달 25일 박 대통령의 사과 발표보다 일부 진전되었다고 평가할 만한 대목이 있다. 그때 박 대통령은 진심이 담기지 않은 형식적 사과, 사안의 심각성을 반영하지 못한 거짓 해명, 궁색한 변명과 회피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번 담화문에서는 국정문란 사태가 “저를 믿고 국정을 맡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돌이키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준 중대한 문제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박 대통령 자신에게 잘못과 그에 따른 책임이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또 “검찰은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을 강조했다. 특별검사의 수사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여전히 이 나라를 흔들고 있는 국정문란 사태가 단지 자신의 선의가 잘못 전달된 결과,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을 위해 쓰여져야 할 국가권력을 개인의 재산 축적을 위해 동원하고, 공동체에 필요한 일을 하도록 맡겨진 국가관료 조직을 사병처럼 부리고, 기업과 대학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함부로 훼손한 행위는 선의였다고 해서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의라는 것도 과연 존재했는지 믿기 어렵다. 장관 및 참모들과는 머리를 맞대고 국정을 논하지 않았던 대통령이 재벌 총수와 만나서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일군 기업의 부를 자신의 측근을 위해 쓰도록 강요한 일은 결코 선의의 영역에 포함될 수 없는 것이다.

지금 나라를 파탄 지경으로 만든 사람을 한 명만 고른다면 바로 박 대통령이다. 그러므로 최순실씨를 사법처리해서 국정에 간여하지 못하게 막는다 해서 끝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박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이 모든 것을 최씨 개인 비리로 치부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계속 국정을 이끌 수 있겠다고 믿어서 그런 것 같다. 만일 이번 사태가 박 대통령의 선의와 다른 것이었거나, 불가피한 실수였다면 박 대통령 기대대로 그런 기회가 올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국정문란은 우발적인 것도, 남의 잘못인데 대통령이 뒤집어쓰게 된 것도, 예외적인 현상도 아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무위원과 청와대 참모를 마다하고, 집권당과의 협력도 포기한 채 1인 통치, 그것도 최씨의 조언과 지침에 충실히 의존한 1인 통치를 했다. 그 결과 정치는 전쟁터로 변질되고, 경제는 바닥에서 헤매고, 사회는 분열과 갈등으로 갈라지고, 안보는 불안해지고, 시민의 삶은 어려워졌다. 박 대통령의 3년9개월 재임 기간은 시민, 지식인, 언론, 시민단체, 정치인들이 이런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국정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대통령에게 호소하고 건의하고 항의한 세월이기도 했다. 

한국이라는 공동체가 이런 정도의 사회적 합의를 이루었으면 대통령은 국정 전환의 기회, 성공적 국정의 계기로 삼을 만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일방통행을 계속함으로써 기회를 잃었다. 지난 총선에서는 시민들이 집권당에 큰 패배를 안겨주는 것으로 박 대통령에게 경고하며 다시 기회를 주었다. 시민들은 야당과의 대화와 협치를 요구했지만, 박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면서 이 두 번째 기회도 놓쳤다. 시민과 야당이 반대하는 갈등 현안을 그대로 밀어붙이며 대화 정치를 거부했다.

지난달 최씨 국정농단이 처음 드러났을 때도 박 대통령은 그것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 그때 진정한 사과, 즉 자신의 잘못을 소상히 밝히고, 용서를 구하면서 근본 대책을 세우고 대화정치 전환, 국정 쇄신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는 대신 개헌 제안으로 시민의 시선을 딴 데로 돌려놓으려는 정치적 기교를 부렸다. 세 번째 기회를 버린 것이다. 그런 권모술수는 결국 역풍을 불러왔다. 이럴 때는 더 이상 상황을 호도하는 잔재주를 부리지 말아야 했다. 그러나 그는 거짓 해명과 성의 없는 의례적 사과로 대응했다. 네 번째 기회를 찬 것이다. 이제는 시민과 야당, 시민단체는 물론 여당까지 그런 접근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런 국면이면, 대통령은 국정 일선에서 물러나고 국회에 내각 구성을 위임하라는 다수의 의사를 무조건 따라야 한다. 그러나 “외롭게 지내왔습니다” “홀로 살면서”와 같은 동정여론을 자극하는 말로 여전히 본질을 가리려 했고, 자신의 거취, 향후 국정 안정화 방안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이런 위험한 통치는 사실 취임 이후 일관된 것이었다. 이번의 특수한 사정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고, 일시 조성된 난국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다. 지금 박 대통령에게 닥친 위기는 새로운 것이 아닌, 3년9개월간 축적된 결과이자 그 연장선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위기에 처할 때마다 미끼를 던져 시민이 물어주기를 바라는, 모욕적인 수법을 구사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금까지 실수와 실패를 반복해왔는데 앞으로는 그렇지 않으리라 믿을 근거가 없다. 우리는 이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박 대통령에게 더 기회를 줄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판단을 할때 고려해야 할 것은 최근 두드러진 박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 부재다. 그는 위기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위기를 증폭시키는 요인이기도 했다. 그가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 위기는 잦아들지 않을 것이며 난국은 계속될 것이다. 나아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런 조건에서는 시민들의 안전과 삶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불편한 진실 앞에 솔직해져야 한다. 정당들, 정치인, 대선주자들은 이 길을 피하고 싶어 했다. 박 대통령도 이 길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시민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옳고 그름을 말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중대 범죄혐의를 받고 있는, 검찰의 수사 대상자다. 헌법에 따르면 국회는 대통령 탄핵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탄핵이 어느 정파에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떠나 그는 이제 탄핵 대상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는 것은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금 주권자인 시민은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재충전하고 복구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통치의 원천이 고갈되었고 대통령은 권력을 행사할 정당성을 완전히 잃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박 대통령이 국정을 이끌어가기를 시민이 원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게 중요하다. 그는 여야, 국회, 시민을 설득하고 이끌 수 있는 정치적 지도력을 상실했다. 국가 지도자로서의 도덕적 권위도 땅에 떨어졌다. 대통령은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기도 하다. 통치권을 행사할 방법이 없다. 이런 상태를 1년3개월 지속하겠다는 것은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 것이다. 박 대통령이 국정책임을 맡는다는 전제하의 막후 통치, 수렴청정, 총리 내치·대통령 외치의 실험은 매우 위험하기도 하고 현실적이지도 않다. 대통령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면 누굴 내세우든 대통령 대리인에 불과하고 대리인으로는 국정을 책임 있게 이끌 수 없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 엄연한 현실을 받아들여 즉시 사임을 선언해야 한다. 

정부 수립 이래 혁명이나 쿠데타가 아닌 상황에서 대통령 사임은 처음이라 낯설고 또한 두려운 일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벼랑 끝을 향해 달려가는 차를 멈추는 일이 우선이다. 차를 멈춰 세운 다음 시민, 여야, 지식인들이 지혜를 모으면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다. 일단 대통령이 사임을 선언하더라도 실제 사임은 국정 안정을 위한 과도 기간을 고려해 미뤄둘 필요가 있다. 국회가 잠정적인 기간 동안 거국적 중립내각을 구성, 대통령의 실질 권한을 위임받아 국정을 주도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대통령은 상징적 존재로만 남아 있어야 한다. 내각은 당연히 중립적이어야 하므로 대통령은 탈당하고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대통령을 대신해서 국정 안정을 꾀하고 공정한 대선이 이루어지도록 관리해야 한다. 중립정부는 또한 여야 간 대립하는 현안의 집행을 유보하고 여야 합의가 가능한 사항만 다뤄야 할 것이다.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에 참담하고 두렵기도 하지만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의 열정, 정치인의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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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신부 "100만 명 광장에 모여 활화산이 되자"

 
[이 사람, 10만인] 길 위의 신부 문정현

16.11.04 21:33 | 글:김병기쪽지보내기|영상:정대희쪽지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탄핵'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인 문정현 ‘길 위의 신부’를 만나서 현 시국에 대한 말씀을 영상에 담았다. [편집자말]


"활화산이 되어야 합니다. 광화문 광장이 미어터져야 합니다. 10만, 20만으로 되겠어요? 100만 인파가 되어야 합니다. 헌법은 유린됐습니다. 정권을 끌어내려야 합니다, 끌어내려야 헌법도 살아납니다."

제주 강정마을을 지키는 문정현 '길 위의 신부'는 요즘 설렌다고 했다. "박근혜 정권의 거짓에 분노해서 광장에 모이는 촛불 시민들이 반갑다"고 했다. 

지난 1일 만난 문 신부는 "진실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지금 진실의 힘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 스스로 물러나는 게 아니라 광장의 촛불로 끌어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헌정중단을 우려해 거국내각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데, 이건 속임수일 뿐"이라며 "그동안 최순실이 대통령을 대행한 것도 헌법 위반이며, 지금 대통령의 말도 안먹히는 상황이기에 이미 헌정 중단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광장에 모이는 국민들의 힘밖에 기댈 곳이 없다"면서 "우리 모두가 먼저 숨겨진 진실을 밝히고 드높이는 활화산이 되어 새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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