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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협상 패턴 5단계

[정세현의 정세토크] '포괄적 패키지' 표현에 담긴 美의 속내 : "캠벨 발언의 이중성, 퇴로 열기 위한 첫걸음"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리언 시걸 박사가 미국의 대북협상 패턴을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이 도발적인 행동을 하면 미국은 처음에는 'denial' 거부를 하고, 그래서 북한이 더 강수를 두면 미국은 'anger' 분노를 합니다. 그러다가 북한이 더 강하게 나가면 결국은 'bargaining' 협상으로 들어가는데, 북한이 또 말을 안 듣고 계속 강수를 두면 미국은 'depression' 좌절을 하고, 그러다가 막판에 가서는 국제정치적 고려나 국내정치적 이유 때문에 결국은 북한이 해달라는 것을 다 수용하는 'acceptance'가 나타났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도 이 다섯 단계를 그동안 두세 바퀴 돌아 봤어요. 오바마 정부 출범해서는 그동안 'denial'과 'anger' 단계를 거쳐서 캠벨의 동북아 순방을 계기로 다시 'bargaining' 협상으로 들어가려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데 협상에 들어가도 'depression' 좌절하는 단계가 또 올 겁니다. 그러나 결국엔 'acceptance'로 갈 수밖에 없을 거예요.

 

왜? 미국은 내년 5월에 NPT 검토회의를 주도해야 합니다. 그에 앞서 3월에는 핵보유국 정상회의를 하려고 합니다. 이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봐서, 러시아를 겨냥해 폴란드·체코에 구축하려던 MD(미사일 방어망)를 지금 전면 재검토하고 있어요. 사실상 포기했다는 거죠.

 

또 미·러간에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도 협상을 시작했지, 오바마가 말하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서....이러는 마당에 미국이 퇴로를 찾지 않을 수 있겠어요? 북한을 놔두고 그게 됩니까? 이란을 컨트롤하는 데는 러시아의 힘을 빌리고, 북한을 컨트롤하는 데는 중국의 힘을 빌리려고 하는데, 그럼 이제 미국이 사인을 내놔야 합니다. '포괄적 패키지'가 구체적으로 나오면 중국도 움직일 수 있을 겁니다.

 

황준호 기자(정리) / 프레시안 기사입력 2009-07-21 오전 9:24:22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090721000941&section=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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