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사람들 - 천양희

 

사람들

 

천양희

 

논둑길 걷다 누군가 무르팍을 툭, 친다 풀잎이다 풀잎 속 풀무치다 풀무치 눈이 퍼렇다 풀 탓이다 풀물 든 눈으로 세상을 본다 세상에는 풀보다 더 시퍼런 칼날이 있다 풀 베듯 베이는 사람이 있다

 

세종로 지나다 누가 머리통을 텅, 친다 종각이다 종각 속 종이다 종이 울지 않는다 세상 탓이다 종치듯 세상을 치고 싶다 세상에는 종소리보다 더 소리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절필한 종소리 재창하고 싶은 날들이 있다 종소리 울리듯 절창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