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퍼옴]점보롤에 대하여

점보롤에 대하여

"휴지통의 말이 옳다. 난 일주일이나 뒤집어져 있었다오. 다 아주머니 때문이라오. 본좌를 벽쪽으로 걸어놓지 않았겠소. 통재라. 벽만 쳐다보고 있는 답답한 심정. 그대들은 모를꺼요"


뚫어뻥이 정색을 하며 가로되,

"점보공이 케이스속에만 계셔서 우린 몰랐다오. 미안하오.
그러나 점보공을 거는 것은 다 취향의 문제 아니겠소, 새술은 새푸대에, 이해하시오" 


휴지통 다시 나와 버럭 가로되,

"허허. 이런 답답한 양반을 봤나. 점보공의 옷 자락 방향을 보면 모르오? 관심이 없음 없다고 말하시오. 본좌는 너무 말하고 싶었으나 휴지가 너무 쌓이는 바람에 말할 수 조차 없었소. 본좌가 왜 이렇게 과잉노동에 시달리고 있는지 아시오? 자기쪽으로 당기는데 익숙해진 4층 인간들이 여전히 개념 없이 점보공을 잡아댕기기 때문이오. 존내 주르륵 주르륵 풀려진다는 얘기요"


세정제가 새파랗게 질려 이르되,

"그건 습관의 문제요. 힘을 조절하면 되는 일이오. 그리고 벽쪽으로 걸려 있는 것이 미관상 훨씬 보기 좋쏘. 게다가 점보공을  더 아껴쓸 수 있쏘. 일단 손으로 잡고 끊어야 하니깐. 그것도 귀찮아서 자기쪽으로 걸어달라는 인간들은 좀 맞아야 하오"   


이젠 점보공 케이스까지 나서서,

"세정제 공이 변기 안에 갇혀 지내셔서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 점보공은 그저 잡아당기는 맛이라오. 두툼한 원형체가 돌아가면서 팽팽히 당겨지는 그 감칠맛. 은퇴하신 두루마리 휴지 공의 느낌과는 전혀 다르오"


세정제 대성일갈을 하되

"변태요?"


점보케이스공이 한대 칠 기세로 달려들며,

"뭐요? 해 보자는 거요?"


- 후략


연대: 미상
작자: 우울씨
형식: 한글 수필
성격: 교훈적, 논쟁적, 풍자적, 우화적
표현: 의인법, 풍유법
문체: 싸움체
주제: 휴지는 벽쪽으로 걸어야 하는가. 사용자쪽으로 걸어야 하는가
의의: 공학원4층 인간들 중 최초 문제제기. 피디수첩 줄기제보와 쌍벽을 이룬다.
줄거리: 평화로운 해우소. 4층 용역 아주머니가 로테이션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서로에게 원망과 질투를 늘어놓다가 끝내 싸움판으로 변한다.

이해와 감상 포인트:  1. 4층 아주머니의 취향을 인정할 것인가?

                     2. 휴지는 어느쪽으로 걸어야 하는가?
               
                    3. 꼴통들과 대화 하는 방법
           
                    4. 노동초과와 산업재해
                

관련 자료:



by 꽁치보일드 | 2006-01-12 12:05 | H-izm
 
 
 
================================================================================
 
너무 웃겨서 그냥 주르륵 퍼왔다. 아, 나도 이렇게 재미있게 썼으면^^;;; 푸하하
 
우울선배의 유쾌한 블로그질에 항상 감탄한답니다.ㅋㅋㅋ
이 글은 특별히 마음에 들어 제 블로그에 퍼왔습니다.
나중에 수업에 써먹으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