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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의 추억

오래전 과메기를 첫 대면할 적에 "이런 썩은 괴길 왜 먹냐"고 항변을 했었다. 언제인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물기가 적고 약간 꼬들한 꼬랑지부터 먹어보라고 권하길래 먹으보니 맛이 있어 본격적으로 먹었다.

 

포항에 있을 땐, 과메기 한줄사서 부엌 천장에 매달아두고 먹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그렇게 해서 나와 과메기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어제(9일), 포항 근처 구룡포가 고향이라는 동무가 마침 고향에 있다 하길래 "과메기 사와라" 했드니 저녁 무렵에 받았다. 간만에 소주 한잔 걸쳤다. 술 끊은지 1년쯤 되는 데 간간히 먹은 것이 두 서너차례...

 

거울을 보니 술이라는 술은 내가 다 먹은것처럼 벌겋다. 익은 사과처럼 빨갛다고 해야할까. 급히 준비된 과메기라, 미역도 마늘도 없이 그냥 슈퍼에서 산 초고추장과 맛김, 뒤늦게 잔파를 사서 그럭저럭 먹었다. 나름대로 맛은 괜챦은 편, 원래 구룡포 과메기가 알아주는 데 요즘은 통으로 하지 않고 반쪼가리 쪼개서 말리는 것아서 옛 맛과 멋이 안 느껴진다.

 

지금 이때, 포항은 과메기 천국일 것이다. 기름이 잘잘 흐르는 꽁치 과메기(?)....옛날엔 청어로 했다는 데 요즘 꽁치가 아니라는 말도 있고 해서...도통 모르겠다. 헷갈리지만 겨울철이 되면 과메기가 먹고 싶은 것. 예전의 기억때문일까.

 

따분하고 지저분한 이 겨울철,

과메기 한 접시와 쐬주 한잔. 먹으야 하지 않을까. 과메기하고 쐬주하고 먹으면 잘 안취한다는 속설이 있다. 그런데 마이 먹으니 취하더라,는 술꾼의 야그가 있다.

 

끊은 술, 이런 안주빨 땜에 망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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