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당신 앞에 앉아서
- 신길수 10주기를 맞아서
10년의 세월동안
우리들의 삶에 생활에 투쟁에
당신의 모습을
뜨겁게 살아 있는 동지로
지키고 싶었습니다
우리들의 머리에 가슴에 온 몸에
당신의 모습을
지울수 없는 흑백사진으로
남기려 했습니다
10년의 세월동안
당신의 억센손에 남았던 따스한 온기도
슬금 슬금 빠져 나가고
당신의 순진한 웃음 속에 남았던 여유도
푸슬푸슬 사그라 들고
당신의 넓은 가슴속에 남았던 희망도
때 늦은 가을비처럼 식어가고 있습니다
10년의 세월동안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은
여전히 힘겨운 삶에 지쳐가고
당신이 처절하게 외첬던 희망은
더 큰 절망으로 바뀌고 있고
당신이 목숨과 바꿨던 세상은
약육강식과 아비규환의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10년의 세월동안
당신과 달리 우리들은
나약함에 쉽게 물들어 갔고
나를 버리는데 점점 인색해졌고
함께 살고, 함께 싸우는 일을
멀리해 왔습니다
다시 당신 앞에 앉아서
당신이 가졌던
온기와 여유와 희망에
이제 새로운 불씨를 지피려 합니다
다시 당신 앞에 앉아서
더 큰 사랑과 희망과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떳떳하게 말하려 합니다
<2008. 05.08.>
신길수도 죽은지 10년이 지났다네... 세월이 빠른건지 세상이 무심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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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신길수 10주기...
Tracked from 2008/05/26 17:48 delete산오리님의 [[산오리]다시 당신 앞에 앉아서-신길수 10기를 맞아] 에 관련된 글. 10년이 지나도 항상 그자리에서 만나는 볼수 있는 사람들을 볼수 있다는 것. 10년이 길다지만, 별로달라지지 않는 모습들에 안도해야 하는 것인지, 어쨌든, 살아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죽지 말자....
예, 벌써 10년입니다....10주기 추모제를 기일(23일?)을 전후해서 하겠죠? 올해는 가볼 수 있으려나...
서울역 광장에서 추도식할 때 목놓아 울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벌써 10년이라니.....ㅠ.ㅠ
감비/글쎄요, 언제 한다고 날자도 안정했는 모양이네요.
연부/그 추도식에도 계셨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