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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05
    또 여행(2)
    수진감자
  2. 2007/10/25
    소주(7)
    수진감자
  3. 2007/10/24
    찌지리 주막..(2)
    수진감자
  4. 2007/10/08
    기억나지 않는 나의 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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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7/10/01
    공개수배^^(6)
    수진감자
  6. 2007/09/29
    2007/09/29
    수진감자
  7. 2007/09/12
    나도 근황..(3)
    수진감자
  8. 2007/09/09
    익숙했던 불편??(1)
    수진감자
  9. 2007/09/05
    이웃집 아저씨의 죽음(3)
    수진감자
  10. 2007/08/29
    이게 얼마만인겨~~~(4)
    수진감자

또 여행

올 가을 생각지도 않게 여행이 잦다.

지난 주말 부안을 거쳐, 전주, 과천, 서울 그리고 다시 괴산으로
2박 3일간 다른 도시에서 시간을 보냈다.

1. 부안에 갔다. 계화도에 들렸다. 지난주에 돌아가신 용석이 형의 어머니를 뵈었다.
우린 서로 말없이 붉어지는 눈시울에 짧은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용석이형이 뿌려
졌다는 언덕에 올라 계화간척지를 보며 시원스레 상큼한 바람을 만났다. 담배 한개피와
술한잔 나누고, 함께 오른 은식형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2. 계화도는 요즘 생합잡이가 한창이다. 계화도에 도착했을 때, 바다에서 나오는 경운기
는 오랫만에 계화의 활기를 불러들인듯 하다. 최근 물이 자주 드나들어 백합이 꽤나 많이
나온다고 한다. 대신에 값이 형편없어서 수입이 그닥 높진 않다고는 하나 바다에 나간다는
것 만으로도 이들의 얼굴엔 생기가 다시 도는 것 같았다.

3. 은식이형과 오래된 수다를 나눴다. 바다얘기말고 사는얘기 나눈게
얼마만인지 아주 따뜻했다. 형의 일상을 만나게 된것도 나의 일상을 나누게 된것도 아주
재밌는 일이였다.

4. 정우형을 만났다. 내가 새만금을 알게 되었을 때 이 양반을 보고 많이 감동먹었던 이...
그간 많이 아팠고, 지금도 여전히 투병중이다. 그동안 이분이 몸을 치료하면서 그리고 스스로
그걸 이겨내가면서 경험했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간 걷기운동을 해왔는데, 자신이
걸으면서 만난 새로운 세상에 대해 2-3시간동안 이야기를 하셨다. 마치 한편의 수필을 읽어내려
가듯 말하는 음성과 감동적인 이야기 때문에 책을 낼것을 졸라댔지만 그저 웃음으로 넘기는
정우형.. 기도하고, 노동하고, 독서하기라는 3가지는 절대 놓지 말라는 농사꾼이자 계화주민
정우형. 거기에 한가지 더 걷기를 찬양하는 이.. 그래서 난 오늘 걸었다.

5. 은별이를 만났다. 우리가 처음 만난게 은별이가 초등학교 4학년, 그리고 그녀는 지금
고등학교 입학원서를 내야하는 중3.. 은별이 엄마가 떠나고 1년이 흘렀다. 그 사이 그녀는
외모로나 그 내적으로나 많이 성숙해 보인다. 그녀와 단 둘이서 하룻밤을 보냈다. 공부얘기,
사는얘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말이 그닥 많지 않은 그녀지만 과자와 주스 난 맥주를
마시며 계화도의 하룻밤을 보냈다.

6. 담날 전주의 결혼식.. 그리고 다시 과천으로..

7. 결혼식 대절버스를 타고 과천에 왔다. 옛날 지인들이 동호인 주택을 지어 살고 있는 용마
골이라는 마을.. 3동의 빌라.. 9가구가 옹기종기.. 그 중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은 6가구..
그중 한 집에서  조촐한 저녁식사와 거한 술자리가 벌어졌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 아이들까지 복작되는 가운데 오랫만에 즐거운 자리를 가졌다. 최교도 와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고구마 3박스를 풀고... 농사생색도 내고..ㅋㅋ 하룻밤 신세도 지고..

8. 내가 돌보던 한아이가 벌써 10살.. 그녀가 묻는다. '베짱인 무슨자리야?' '응..난 전갈자리..'
'그럼, 추리소설좋아해?' '아니 난 추리소설 별로 않좋아하는데, 대신 올 가을엔 일본소설보는
재미에 쏙 빠져있어.' '우리엄마가 전갈자린데 추리소설 좋아하더라구.' 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소설얘기와 책읽으면서 졸릴때 눈꺼풀 올려가며 본다는 얘기도 전한다. 울고 때쓰며 언제 클까
했던 아이들이 벌써 훌쩍 커져서 이런 얘기를 하게 되기까지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다.
10년이 지나도 이아이들을 만나 아주 편안히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길 바란다.

9. 또 결혼식.. 시즌은 시즌인가보다. 대학 졸업이후 처음 본 선배들.. 다들 아이들 하나씩
손잡고 나타났다. 그런데 외모들은  왜 달라진게 없는지.. 왠지 억울한 생각까지..

10. 집으로 돌아왔다. 긴긴 외출.. 진짜 너무너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와서 당분간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도 전혀 쓸쓸하지 않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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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일을 마치고 소주 한잔..

비내리는 오후..
동네 엿기름 공장에서 일하는 난..
오늘도 소주한잔 '크~~'

충청북도 소주이름은 '시원한 청풍명월'이다..
이름도 길기도 하지..

참이슬보다 순하면서도 톡쏘는 그맛..
처음엔 가계지출 줄이려고 소주를 고집했건만..
이내.. 맥주에서 소주로 주종을 바꾸고 말았다는..

얼마전 제주에 갔을때 제주소주 '한라산'에 완전 반했지만,
다시금 느끼는건 충북 '시원한 청풍명월'을 따라올게 없다는 것..ㅋㅋ

참 재밌다..
지역별로 술이름도 다르고 맛도 조금씩 다르고..
가끔 술과 지역느낌이 엮이기도 하는데...

내년도 나와 내짝꿍의 자전거 여행 코스는..
'동네 양조장 기행'이다.. 동네마다 만드는 막걸리 맛도 천차만별..
양조장 생김새도 가지각색.. 충북을 시작으로 전국을 떠돌며 양조장을
찾아다니며, 잔차타고 룰루랄라~~ 이보다 행복한 여행이 또있을까??
양조장 기행과 더불어 지역소주 수집놀이...
음냐~~ 생각만해도 행복이 불끈불끈..ㅋㅋ

여튼..
어쩌다보니..
난 오늘도 소주에 살짝 알딸딸..
비는 추적추적..
그리운 사람도 생각나고..

이 비가 그치면 진짜 겨울로 가는 가을이 되겠지??!!
라고 걱정도 하지만..
오늘은 아무생각 않고
그냥 이렇게
그냥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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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지리 주막..

어제 아침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계화도 용석이형의 부고 소식...

뒤이은 연락은..
2일장을 치른단다.
갈 수가 없었다.

저녁에 남편이 왔다.
그에게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나서 우린 소주잔 세잔을 내놓고
주막을 차렸다.

욕쟁이 서용석과 나눴던 여러 이야기들을 꺼내놓고,
그양반이 즐겨 마셨던 소주대병도 꺼내놓고,
추모를 빙자한 댄스 음악까지 겸비해서.. 완벽한 주막이 차려졌다.

나한잔, 최교한잔 그리고 용석이형꺼 한잔..
울다, 웃다, 춤을 추다가..

"형 바쁘겠다.. 사방에서 지금 오라고 난리지?? 한잔만 더 마셔.."
"형님, 잔 비었네, 한잔 더하셔야징?!"
하며 나와 최교는 허공에 말걸며 그렇게 주막의 분위기를 돋우었다.

찌지리.. 징한 인생..서용석은 찌지리라고 말하자,
최교가 그런다, 너도 찌지리고, 나도 찌지리고, 노무현도 찌지리고,
막스도 찌지리고 뭐 다~~ 세상 잘난 사람이 어딨나??
한참을 찌지리에 대해 얘기했다.

난 용석이형과 같은 찌지리를 만난것과 그를 알게 된건 정말 정말 행운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로부터 받은 사랑과 따스한 마음은 영원히 잊지 못한다는 것을...
어젯밤 다시한번 느꼈다.

서용석.. 잘가쇼~~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내 거기 가면 소주에 백합회?
오케이?? ^^ 그리고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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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지 않는 나의 꿈..

밭에서 일하다가 문뜩  내 꿈이 뭐였는지 떠올려봤다.
그런데 아무리 기억하려 하여도 그게 무엇이였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뭐가 되겠다고, 무언가를 이루겠다고 했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분명히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오랜 시간 기억을 더듬더듬.. 조금씩 떠오르고...

한참 교육문제에 푹 빠져있었을 때는 10년후에 학교를 세우겠다고 했었던 것 같다.
그 10년 후가  지금쯤이고.. 한참 미치기 시작했을때 난 교육과 관련한 60여권의 책을 쌓아놓고
2-3달 동안 읽어댔다. 신문이고, 잡지고, 책이고, 뉴스고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교육과
관련한 일이라면 미친듯이 들이댔었다. 누구누구 교수가 무슨무슨 잡지에 기고를 하면
당장 찾아가 만났을 정도였으니까..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고, 사람들의 생각을 마주했고,
토론하며 그랬던 것 같다. 나름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기도 했던 것 같다.
근데 이 꿈이 언제 사라진거지?? 관심분야가 삶의 중심에서 주변으로 옮겨가기 시작할 때, 어느
만큼 멀리 갈지 가늠할 수없는 사례인 듯..

내가 환경운동을 하는 몇몇 신기한 사람을 만났을 때 나의 꿈 혹은 원하는게 큰 틀에서
바뀌기 시작한것 같다. 그 때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거의 없었고, 매 순간을 최고로 즐겁고
의미있게 살아가는 거가 꿈이였던 것 같은데...내가 기댄 환경운동의 철학과 사상적 기초는
무지 약했던 걸로 기억한다.

어릴적에는 음.. 교사가 되고 싶어했던 것 같은데 매번 바뀌었고, 고등학교 때인가
어떤 드라마 보고 특수교사가 되어야지 했던 적도 있었고, 손끝에 나름 미적 감각이
있었을 적에는 디자인을 해보고 싶기도 했었다. 특히 건축.. 중고등학교 때 한옥의
곡선과 벽화같은데 나오는 구름 모양에 뽕 간적이 있었다. 그래서 건축 해볼려구 이과에
들어갔다가 중간에 꿈이 바꿔 아주 엉뚱하게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대충 대학에 들어갔던
것 같다. 중학교 때는 노래를 하는 사람, 초등학교 때는 흙만지는 사람 대충 조형쪽??아님
그릇같은거...

결국 기억을 더듬어 보니... 고등학교 이전까지는 뭔가 구체적이였던 것 같고..
20살이 넘으면서 오히려 꿈이란걸  구체화하는데 늘 실패했던 것 같다.
뭐냐?? 이렇게 과거를 더듬어야만 정리가 되는건 ㅠ.ㅠ

그리고 지금 난 농부다..
한번도 농부가 되어야지 하고 야무지게 꿈꿔본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농부다. 가을 하늘이 너무 높고 예뻐서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날씨에
1년 마무리인 거두기를 하고 있다. 뭐지?? 하고 내가 나에게 놀라며,
야 너 왜 여기있냐? 하고 내가 나에게 묻기도 하고... 아픈허리 펴고 먼 산 바라보며
내꿈이 뭐였더라? 왜 내가 여기있지? 하고 갑자기 허무버전 질문을 하게되고..
앞으로 펼쳐질 삶은 구체적이게 살게 될까? 아님 지금처럼 뭔가에 이끌려
혹은 휩쓸려 살아지게 될까?? 내참.. 갑자기 우울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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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수배^^

내가사는 곳은 충북 괴산과 경북 상주가 만나는 나름대로 산촌마을..

이곳엔 괴산에 속한 초등학교와 상주에 속한 분교가 하나 있습니다.
참고로 이 두개의 초등학교의 학생을 다합쳐도 50명 정도 될까??
여하튼 이두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마을에 있는 '꿈터'라는 공부방에
방과후에 다니고 있는데요, 최근 아이들내에 작은 바람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가 드럼을 치고, 초등학교 4,5,6학년 아이들이 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키보드와 보컬을 하면서 산골 마을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의 선생님은 기타를 치는 중학교 2학년 친구이고
여튼 오늘 이 친구들 연주 듣고 어찌나 놀랍던지...
(악기들은 여기저기서 기증받았고, 공부방에서 엠프와 드럼은 구입을 했다는~~)

악보도 없이 음악듣고 연주하는 아이들.. (물론 기타는 악보를 보는 것 같은데)
다른 것들은 그냥 카세트인지 MP3지를 들으며 소리를 하나하나 맞춰가고 있다고합니다..

해서~~~
갑자기 살살페인연으로 만난 수없이 많은 아티스트덜이 생각나더군요..
연주실력으로만 보자면 뭐 그냥 그럴수도 있는데 노력하는 열정이 너무나 아름다워서리~~
공개수배를 해볼까하구요..^^

공개수배 :

누구를? 요 아이들의 연주를 보고, 음악적 영감과 기술(?)을 조금이나마 전수해줄 수 있는 사람..

언제? 아무때나 시간될때

사실 제 바램은 일단 한번 이곳에 와서 아이들 연주보고,
그다음은 알아서 도움의 범위를 정하는게 좋지 않을까합니다.
단지 한번만 와주는 것도 좋아요..^^ 여튼 서로의 영감을 주고받는게 중요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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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9

오랫만에 ebs를 보다가
지식채널 e를 보았다.

시골서 가끔 아주 멍해지는 걸 느끼는데
그럴 때마다 내 머리를 톡 건드려주는게 있는것 같다.
'너지금 뭐하냐'며...

지식채널e - somewhere over the rain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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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근황..

아는 친구가 자신의 근황을 적어놨길래.. 나두 따라서 근황 몇가지..

1. 엿기름 공장 일
8시-6시.. 일당 3만원.. 한살림으로 납품하는 엿기름..
식혜도 만들고 하는 재료를 만드는일..
엄청 힘들지만 그럭저럭 하고 있음..  이돈 벌어 겨울에 동남아로 뜰 계획으로다가~~

2. 김장준비
배추를 밭에 옮겨심은지 3주정도?? 벌레도 잡고 풀도 메주고..
무 북돋아주기 등등 나름 열심^^

3. 이런저런 작물들 추수하기
참깨털기, 고추말리기에 완전 주력..
참깨는 내년 일년 볶은깨 먹을정도.. 고추는 고추장 담그고 한동안 먹을정도 마련된것 같음..뿌듯^^

4. 마지막 판매작물-고구마..
고구마를 이제나 캘까?? 저제나 캘까?? 고민중..
혹 원하는 사람은 댓글 팍팍!! 판매가능..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음.맛은 완전 보장

5.  베트남 새댁 한국어 공부 다시시작..
그녀가 임신했다.. 하던일 다 중단하고 공부하겠단다..
그간 2번의 배신??!! 이번에는 시부모께 확답받고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주 금요일부터 다시시작~~ 살짝 마음이 술렁거리나.. 다시 공부하기로~~

6. 친구의 결혼식 준비
울 동네로 이사올 친구가 울 동네에서 담달에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한다..
얼떨결에 준비에 나서긴 했는데.. 살짝 걱정이 되긴하지만.. 뭐 해보지..

7. 드뎌~~ 서울 나들이...
에코토피아 이후 동네밖 외출음 첨!!~~
우왕 설렌다.. 친구의 전시회도 가고 그리운 이들과의 하룻밤을 뽀지게 놀계획^^ 생각만해도 흥분..

적고보니 별것 아닌것 같은데..
내가 요즘 하고 있는것들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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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했던 불편??

시골에 온지 9개월..
나름 농부의 포지션으로 열심히 농사를 지었고..
사람들에게 조금씩 팔기도 했고.. 나눠먹기도 했고..
작물을 심고, 자라는거 지켜보고,
가뭄일 때는 가뭄대로, 장마때는 장마대로 농부의 마음을 아주아주 쬐끔은
헤아일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

하늘을 탓해야 하는지, 인간을 탓해야 하는지 여전히 헷깔리지만
자연에 겸허해져야 한다는 사실 또한 배운점 중 하나다..

요즘 엿기름 만드는 농장에서 잠시 알바를 뛰고 있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대부분은 귀농 혹은 유기농사를 짓는 이들이다..
근데 묘하게 어색하고, 살짝 무기력하고, 솔직히 지루하기 짝이없는 시간이라 느껴진다.

한동안 잊고 있었을까?
난 까막눈이 50%에 육박하는 마을에, 귀농자도 없고 젊은이도 없는 마을에
살면서 다른 세상을 살피게 되고 만나게 되고, 오래된 농부들의 얼굴과 마음결에
새록새록 감동을 받고 지내왔는데..

엿기름 공장을 가니 귀농자들이 많더라구.. 우리동네는 모두 농약치는 관행농 농부들인데
그곳에는 유기농짓는 농부들이 대다수...

근데 왜?? 공감이 더 갈것 같은 곳이면서도 그렇지 않는 이유는 뭘까??

1) 이들은 고민은 너무 복잡하다. 그래서 별로 행복해 보이질 않는다.
2) 자연이니, 땅이니 하는 말들이 너무도 관념적으로 들린다.
   (마치 생명평화, 화해와 상생이라는 말이 진부해진것과 같이.. 그저 진부하다.)
3) 관행농 짓는 농부들에 대해 천편일률적인 폄하 발언이 자꾸 거슬린다.
4) 이미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유대보다는 귀농자들끼리 끼리끼리.. 그래서 폐쇄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사람마다 감동의 정도가 다르고, 감동의 지점이 다르며, 삶의 원칙과 방향이 다르겠지만..
뭔가 그속에 끼어들어 불편함을 지속하고 싶지 않다는 내면의 욕구...

흠...

귀농이라는 큰테두리 안에 살아있는 다양성을 만나고 싶었던건가?? 하나같이 천편일률적인
성향에 조금은 지루해지려고 한다. 물론 뭐~~ 그냥 상관없이 살면되는건데..
맨날맨날 알바에서 만나니.. 당분간 이런 지루함이 지속되지 않을까?? 그안에서도 또다는
재미를 보게되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뱀발> 완전 소심하니깐.. 그만일하겠다고 말도 못하고..
(요건 내 고질병.. 부탁하는거 거절못하기><) 당분간 계속해야하는 엿기름 만들기..
2007 한*림 엿기름에는 내 손길이 모두 닿아있다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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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아저씨의 죽음

오늘은 울 동네 아저씨의 장례식...
고추다듬다 갑자기 뒤로 넘어가더니
이내 저세상으로 가셨다고 한다.

며칠전에도 자전거 타고 가다 뵈었는데...
"안녕하세요? 고추 많이 따셨어요?"하고
인사를 하고 그냥 아무말 없이 웃기만 하시던
양반이 돌아가셨다.

나의 슬픔은 마을 분들만큼 애닳거나 가슴저리진 않지만,
오늘하루 장례일 도와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어제까지 봤던 사람이 갑자기 상여에 실려가더니 땅속에 묻히고
마을에선 더이상 볼수 없는 이가 되었다는게 실감이 안난다.

그렇게 잘 알지도 못했고, 가깝지도 않았으며, 대화한번 제대로
해본적 없는 분이 돌아가셨는데 왜이리 마음 한구석이 휑한지 모르겠다.

올해 우리마을에서 4분이 돌아가셨다.
50대조차도 눈씻도 찾아볼래야 찾기 힘든 그런 시골마을...
그나마 젊다는 분들이 마을 일을 봐주셨다. 상여도 메고, 장지에서 음식도
나르고... 마을에 사람들이 하나둘 돌아가실때마다 마음이 점점 더 휑해질것 같다.
그렇담 나중엔 시골에 누가 남을까? 해가 뜨면 들에서 일하고 뼈가 다 삵고
주름이 패이다 못해 질긴 가죽으로 변하는 농촌의 농부들..
온몸은 만신창이 종합병원, 죽는날까지 농사일하다 가는 이분들을 행복하다고
해야할지, 불행하다고 해야할지....

사무치는 한으로 울다울다 뒤로 넘어가 쓰러지는 그분의 부인과 여동생을 보았다.
그분들 속에 차있는 한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런지...

하루종일 비가온다. 열흘 가까이 내리는 이 비가 오늘은 유난히도 얄밉고 속상하다.
농부는 죽고, 쉬지않고 오는 비는 남아있는 농부들의 마음을 더욱 쓰리게 하고
고추 딸걱정, 말릴 걱정, 배추심을 걱정, 심은 배추 녹을까봐 걱정..
하늘이 무심한건지, 사람이 욕심이 많은건지...

밖을 보니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지는 것 같다.
하늘은 무엇 땜에 노했을까? 그만 퍼부었으면 좋으련만...
농부의 가슴이 덜 메이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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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만인겨~~~

오랜만에 블질..
도대체 이게 얼마만인가...

8월의 절반+반의 반을 손님 맞이+폭염+정신없음으로 보내고..
이계절이 나에게 선물한것이
메뚜기 떼인지, 괴물떼인지, 폭탄 투하인지는 모르겠으나..
여튼 엄청 정신이 없었어..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은 모두들 돌아가고 짝꿍까지 집에 없으니...
동순이와 나 단둘..
이 얼마나 호젓하고 여유로운 나날들인가..ㅋㅋ

물론... 그제부터 쉬지않고 내리는 비로인해 울 집에
고추말리기 비상사태가 선포되었으나
아궁이에 릴레이 불떼기로 일단은 사태 수습에 이르렀으니..
이 또한 얼마나 다행인가..

해서... 난 그동안 블질을 할수 없었다..
나쁜 더위..나쁜 괴물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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