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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1/09
    프로크루스테스 침대
    별똥별
  2. 2006/03/28
    민주노총의 실력? 나의 실력!
    별똥별
  3. 2006/03/14
    바 람
    별똥별
  4. 2006/03/13
    꽃샘 바람
    별똥별
  5. 2006/02/28
    총파업 첫날 출근투쟁
    별똥별
  6. 2006/02/27
    고 백
    별똥별
  7. 2006/02/25
    내 삶의 네가지 - 세번에 나누어 한 숙제
    별똥별
  8. 2006/02/21
    술래 잡기에 지친 너를 위로하며(1)
    별똥별
  9. 2006/02/18
    약속
    별똥별
  10. 2006/02/18
    박항률의 그림을 만났다...
    별똥별

프로크루스테스 침대

시간이란 형틀에 놓이게 되는 순간

프로크루스테스 침대에 잡힌 나그네처럼 바둥대어 왔다.

 

케피소스 강가에 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잡고

자신의 쇠침대에 눕혀놓고는 길면 잘라내고,

짧으면 늘여서 침대의 크기에 맞춤했던 강도 프로크루스테스..

그렇게 폭압적인 것들은 빠져나갈 길을 처음부터 막아놓고 기다린다

 

손이 잘 닿지 않았던 지난 몇개월동안 과연 얼마나 발버둥쳤던가

그새 많은 눈물과 웃음이 교대로 지나쳐왔다.

 

새벽녘부터 보이지 않는 실로 짜놓은 거미줄은

해가 중천에 떠도 조용한 함정일 뿐... 날개짓 하는 작은 짐승들에게는

떼어낼 수 없는 고통과 회한의 시간이었을테다

 

번잡한 것들을 정리하고 새책 새연필 새공책을 꺼내서

새해의 바램들을 다짐해 적어가던 때의 순박함을 떠올린다.

얼마 가지 않아도 그 때의 순진한 욕심이

지금 품고 있는 서투른 욕정보다는 몇배 진실하지 않은가

 

세상 모든 죄를 정죄하게 하는 샘물이 있다해도

내가 지은 것들을 다 깨끗게 하지 못할 지니

침묵하고 또 침묵하는 것으로 더 깊은 무덤을 잠시라도 더디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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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의 실력? 나의 실력!


 

민주노총의 실력은 무엇인가?!

 

언제부터인가 싸우자는 목소리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

실력있으면 한번 해봐라 <-- 라고 말하는 핀잔들

보통 관료라 일컫는 이들이 장기전을 말하거나 후퇴를 이야기할 때 꺼내는 말들

 

정작 붙어야 할 때 우리는 헤메고 있다.

민주노총이란 이름이 허장성세였다는 것이 드러나는가

 

보수양당이 임시국회 개원 직후 4월 7일 경 제일 먼저 비정규법안을 처리한다고 밝혔지만

민주노총 중집은 금속연맹 말고는 파업에 들어갈 곳이 없다는 비참한 상황을 시인하더니

4월 10일이후 일주일 순환파업으로 4월 투쟁을 수정하였다.

 

비정규직법안 저지만 가지고도 모자르다고

노사관계로드맵에 무상의료, 무상교육, FTA저지등을 묶어 세상을 바꾸는 총파업을

말했지만... 세상은 커녕 우리 내부의 맘도 바꾸지 못하고 끝나는 것 아닌가!

 

비정규직동지들과 극심한 탄압에 시달리는 장기투쟁사업장 동지들은

고공으로, 철탑으로 목숨을 걸고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곰곰히 생각할 필요도 없이 전선을 펼쳐야 하지만 실력없는 자들의 아우성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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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람

바람

 

 


시린 하늘 비명지르며

푸른 조각으로 찟겨서는
골목 가득 어슬렁

 

망나니 추임새
산발한 머리채 거친 결로
바닥을 내리치더니


얼어 멈춘 땅 

더딘 발걸음 재촉하고


데드마스크처럼

지친 이들의 얼굴 

빠짐없이 어루만져

 

그래, 바람이야

 

따라오지 않을 사람

미련처럼 그리워

고개돌릴 때마다 부딛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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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 바람

꽃샘 바람

 

 

직접 겪지 않으면 그 부피도 무게도 온전히 모르듯

일주일전부터 예보된 꽃샘추위

겁 질린 채 만난 바람에 따스함이 배여있다.

간밤 새벽까지 분주히 일했던 이들의 무용담

어제부터 다그쳐 온 추위와 바람이 매서웠다 투덜대지만

당신 맘에 핀 꽃은 어떤 시샘에도 주눅들지 않고

그늘마다 지난 계절의 덫이 입벌린 채 숨었다 해도

봄볕이 깔아놓은 주단따라 설렘은 눈부시게 번진다

 

나도 당신따라 꽃이 되 흐드려지려면

단단한 껍질 뚫고 나올 새순의 결심을 이해해야지

가녀린 실뿌리 따라 녹아내릴 대지의 눈물도 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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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첫날 출근투쟁

보라.님의 [비정규 악법 날치기 통과] 에 관련된 글.

 

 

겁이 없다던 이들이 맨 먼저 도망쳤고

희망있다 외쳤던 기억으로 곱씹어온 절망들

올 것이 왔다 말하면서 분노하지 못하는 탓을

누구에게 돌린들 한 줌 위로라도 되겠나

 

머리띠를 찾고 붓을 들고 구호를 적어도

지금은 87년도 96년도 아닌 06년의 잔인한 계절

목소리 크고 팔뚝질 잘해 맨 앞에 서겠다던 그대의

세치혀 다 따라잡기에도 버겁지 않는가

 

육두문자를 써서 공갈을 쳐보시라

모음과 자음이 몸을 섞는 순간 더욱 싸늘해진 시선으로 되돌아 간다

빛나는 노동대중은 변덕이 심해보여도 날이 선 주판알로 셈을 헤아린다

그리고 급발진과 순간멈춤 거듭 되는 우회전은

지침이란 일방통행의 낙하산을 통해 통제되어 왔다

 

금번 국회내 미처리 합의라는 사기에 당하고

여당과 야당의 기가막힌 야합 날치기가 순식간에 이루어질 때

이제라도 '무엇을 할 것인가' 진지한 성찰을 시작하자는 이들의

손등위로 가슴으로 이마로 푸른 힘줄이 길게 그어진다

그놈들에게 속지 않을 테고, 그 알량한 정세판단은 더더욱 믿지 않으리

 

해넘기며 주문처럼 외워온 우리의 총파업투쟁전선은

오늘에서야 새벽안개만큼 흐리게도 넓게 바닥으로 깔린다

 

간 밤과 아침 뉴스도 보지 못하고 나선 출근 길 

바리케이트로 막아선 플랑과 피켓, 확성기 투쟁가는 혼자 바쁘고

무채색의 가면을 나누어 쓴 조합원들 길게 선 꽁무니 따라 

더딘 걸음으로 어쨋든 총파업 첫날은 시작되었다

 

 

 

 - 총파업 선언 첫날 출근투쟁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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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백

 

보도블럭을 깨던 이들

가슴팍도 산산히 부서져

꽃병 쥐고 뛰었던 그 거리

한켠 빗겨나 잿빛 숨을 몰아 쉰다

 

길에서 길을 되묻던 진지함은

몇번은 갈아 엎었을 아스팔트만큼

검디검게 단단해져서는

경멸했던 질서의 톱니바퀴가 되어 돈다

 

오로지 가엾은 것은

풋사랑 시절 다짐들의 순결함

 

새벽의 공포는 말과 몸의 부조리

핏줄에 차고 들 또 다른 거짓과

읇조림의 반성은 되풀이되고

 

내 나이 서른 다섯

봄날, 상처투성이 부끄러움

그토록 지워온 길을 헤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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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네가지 - 세번에 나누어 한 숙제

나는 숙제를 싫어하는데..

숙제내주는 것도 싫어하는데.. 된장.. ㅡㅡ;;;;;;;;;;

 

 

 

Four Jobs I’ve had in my life(일생에 가졌던 네 개의 직업)

 

- 다큐멘터리 감독   2년의 한편씩은 Tape에 담겨져 누군가가 돌려봤으니..

- 문화미디어 국장   3년안에 종지부를 찍어야 겠다. 점점 냉소적이된다

- 활동가                언제부터인가 운동하는 이들을 활동가라 부른다.

- 게으른 백수         백수일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게으른 건 똑같다.

 

 

I can watch over and over(몇 번이나 다시 볼 수 있는 네 가지 영화)

 

- 볼리바리안 혁명     어제 보고 또 울었다. ㅡㅡ;

- 일포스티노            마리오... 베아트리체 루소 그리고 메타뽀레

- 브루스브라더스      까메오와 엑스트라..

- 씨네마천국            순수함에 대한 동경

  

 

Four places I have lived(살았던 적이 있는 네 곳의 장소)

 

- 전주   기억나는 만큼 아련한 곳..

- 서울   짝사랑을 했던 곳.. 부모님이 계신 곳..

- 경주   무서운 것이 없을 만큼 활개치고 다녔던 곳..

- 울산   내가 살아가야 할 곳..

 

Four TV shows I love to watch(좋아하는 네 가지 TV 프로그램)

 

- 프렌즈  : 유쾌하니까..

- 케로로  : 귀여우니까..

- 희안하네 : 기발하니까..

- 이창호바둑 : 왠지 끌린다..

 

 

Four places I have been on vacation(휴가 중 갔었던 네 곳의 장소)

 

- 완도 옆 작은 섬의 명사십리

- 감은사 옛터와 이견대 그리고 문무대왕릉

- 해운대 겨울 바다

- 속초 앞 바다

 

 

Four websites I visit daily(매일 방문하는 네 개의 웹싸이트)

 

- 울산노동뉴스

-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 정보미디어공동체 "씨줄날줄"

- 내불로그

 

Four of my favorite foods(가장 좋아하는 네 가지 음식)

 

- 순대

- 초밥

- 김치찌게

- 라면 

 

Four places I would rather be right now(지금 있고 싶은 네 곳의 장소)

 

- 우리집 침대 또는 쇼파위

- 어릴적 뛰놀던 골목길과 학교 운동장

- 87년 한 여름의 남목고개

- 맨처음 마당극을 했던 녹야원과 탈춤을 추었던 교내 사거리

 

 

Four bloggers I’m tagging(태그를 넘기는 네 명의 블로거)

 

- 아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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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 잡기에 지친 너를 위로하며

 

 

그대는 날 찾아보라고

유혹하듯이 응원했다.

 

숨은그림찾기에도 수준이 있어서

스포츠신문의 심심풀이는

눈길 몇 번에도 제풀에 다 토해낸다.

 

하지만 그대는

살짝 답을 보여줄 꺼 같더니

오히려 숨어버렸다.

늘 술래가 집으로 돌아서야 나오는

어린 시절 동무처럼 얄밉다.

 

술래에게 들켜도 아니라고

고집스레 시치미를 떼면

내 앞의 길은 만갈래로 늘어난 교차로가 된다.

그위에서 수천만개의 번민을 시작한다.

 

믿지 못할 사랑은 의심을 먹구 자란다.

날이 서있는 일용할 양식은

허리 만치에서 제 몸을 동강 내고

머리도 흔적 없이 베더니 꽃을 피운다.

 

처연히 슬퍼서

흘린 피눈물은 새빨간 진달래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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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약  속

 


새벽이 다가오면
하나둘 꺼지는 가로등 불빛이
리듬이 되어 나를 깨우고
푸르른 포물선으로 넓게 퍼져간다.

 

단잠 지우고 나왔을 인부의
무거운 걸음 소리 그 뒤를 따르고

밤새 일 마치고 돌아가는 노동자의
피곤함도 조용히 자리 바꿔 앞장선다.

 

간밤의 어둠

골목 어귀 그림자로 쉬어들고 
수줍게 먼동 터 오면 
제자리 찾듯 

잿빛 소음들도 어김없다.

 

 

어제와 같은 풍경
겉모습은 그대로인 것 같아도

다시 먹은 맘은

날것의 내음 가득하다.

 

앞으로

나가자고 속삭인다.

"저 모든 더러운 것들을 묻고 나서라"


이제껏 욕심으로

꼭 쥐고 버리지 못한 꿈처럼,

마지막 남은

새벽별 되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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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률의 그림을 만났다...

박항률이란 화가를 인터넷를 오가면서 우연하게 발견하게 되었다.

평론가 김성희는 그를 "고요한 눈을 지닌 화가" 라고 말하고

정영목 교수는 그의 그림을 "성장의 멈춰버린 自我的 환상세계" 라 한다.

 

난 그의 홈페이지에 올려진 스케치와 그림목록을 훑으면서

그가 회화뿐 아니라 조각에도 능하다는 것을 느꼈고

침묵을 아는 이... 조용하게 읇조리는 법을 아는 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낮에 술이 덜깬 상태에서 읽어내리던 신문의 카피하나가 떠오른다.

늘 봤던 신문인데 처음 눈에 들어온 글은

"희망은 절망하는 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꿈꾸는 이와 함께한다"

어쩌면 가혹한 말이다. 절망하는 이에게 희망마저 건네지 않으면 어쩌랴.

하지만 냉혹하지만 근거없이 희망을 귀에 속삭인들 무엇하겠는가.

 

박항률의 그림 속에서는 작가 스스로도 말하는 '꿈'이 있다.

이를 몽환적인 것으로 폄하할 수 있을지 모르나

맑으면서도 차분한 꿈이 새로운 희망으로 열매 맺음을 어찌 부정할까

 

새로운 발견에 흐뭇하다. 낯선 세상으로의 한걸음이다.

눈이 부시다. 환한 봄볕이 동전보다도 작은 눈동자안으로 쏟아 들어온다.

 

박항률 홈페이지 바로 가기

 

 


 

 

나는 박항률님의 그림 앞에 서면 늘 침묵과 고요함을 느낀다.

그것은 이 소란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정신없이 뛰어가다가 어느 한순간,

담벼락 모퉁이에 홀로 피어 있는 백일홍을 보고

갑자기 걸음을 딱 멈추었을 때 느껴지는 고요함과 같다.

은행나무나 모과나무 가지에 달려 있던 열매들이

바람 부는 어느날 땅에 떨어져 말없이 침묵 가운데 이루는 고요함과도 같다

 

- 정호승이 쓴 '박항률의 그림' 中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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