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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30
    아파
    무화과
  2. 2008/03/29
    개막전 단상
    무화과
  3. 2008/03/29
    이제 슬슬 나올 때가 된 거 같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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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8/03/27
    별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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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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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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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8/02/26
    편지정리하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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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8/02/20
    강물
    무화과

아파

갑자기

이상하게

몸이 아프다

힘이 쭈욱 빠진다

왜 아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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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단상

아...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거짓말 조금만 더 보태면

출소하는 날보다 더 기다려왔던 프로야구 개막전이다.

비록 지난해 꼴지라서 대구가서 원정경기해야했지만

Tv에서 생중계해 준 덕에 집에서 편안하게 봤다.

 

확실히 작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잘던지던 배영수를, 그 배영수를

끌어내리고 역전에 성공했다.

비록 지긴 했지만 오승환은, 그 오승환을 상대로 끝까지 물고늘어져

정말이지 마지막 쓰리아웃이 잡힐 때까지 경기를 알수 없게 만들어갔다.

확실히 올해는 무언가 될 듯한 분위기다.

 

주요 선수들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

 

호세 리마

1회에 흔들리는 모습에 많이 불안했지만 점차로 컨디션을 잡아갔다.

결정구로 삼진을 잡는 스타일이 아니라 상대방을 압도하지는 못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것 같다.

특유의 과장된 제스쳐도 재미있고, 매너도 좋은 것 같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시범경기때도 지적 되었던 건데, 6회가 되니까

구위가 확 떨어져서 마구 얻어맞는다는 거.

 

이용규

이용규가 오늘 처럼 이종범놀이를 해준다면 기아는 올 시즌을 콧노래를

부를 것이다. 오승환을 상대로 2루타를 쳐낸 것도 그렇고

특히 첫번째 두번째 타석에서의 안타는 이용규의 안타 생산능력이 돋보이는 타구였다.

동점을 만들었던 5회의 홈대쉬도 인상깊었다. 솔직히 뛰면 안되는 타이밍이었다.

배영수가 홈으로 커버를 들어왔지만 이용규의 슬라이딩이 원체 좋았고 배영수가

이용규의 위치를 확인 못해서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암튼 맘은 졸이지만 그런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는 확실히 야구를 재미있게 한다.

 

장성호

역시 장성호다 세 타석을 연속으로 볼넷을 골라 걸어나가다니.

네번째 타석의 삼진은 내가 봐도 아까웠다.

분명 방망이가 돌아가지 않았는데 심판이 잘못 봤다.

 

나지완

안타는 하나도 못쳤지만, 적극적인 자세와 스윙이 인상깊었다.

개막전이라 긴장했을텐데, 나름 자기 스윙을 시원시원하게 하니 보기 좋았다.

힘이 있어서 타구도 외야로 뻗어나가고. 다만 시즌 내내 4번 타자를 하려면

시원시원한 스윙만 보여줘서는 안될듯.

 

최희섭

너무 무기력했다. 오늘의 워스크 플레이어다. 안타가 하나도 없는건 그럴수도 있지만

낮은 변화구에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했다. 이러면 안되는데...

 

김상훈

김상훈이 홈런칠 줄은 몰랐다. 배영수도 몰랐을거다.ㅋㅋ

 

삼성은 이기기는 했지만 오히려 불만이 많을것 같다. 안타를 12개나 쳐놓구 4점밖에

못뽑은 집중력도 문제지만 주루사, 견제사, 도루자를 기록하는 등 선동렬의 마음을 답답하게 했다. 다만 클린업트리오는 정말 무섭더라. 양준혁은 정말 늙지도 않는다. 대단한 선수라는 말 밖엔... 우리 종범성도 빨리 경기에 나오면 좋겠다.

 

내일은 석민어린이 선발이라. 적어도 작년처럼 석민어린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는 않을거 같다. 그럼 내일은 이기러 가볼까!!! 한기주도 구경좀해보자. 기아타자들 점수 너무 많이 내면 안되는데...

 

PS)타구장 기록들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정찬헌이 4이닝 무실점이었다니, 놓친 고기라 더욱 아까운 생각이 든다. 내일은 문학경기가 제일 재미있겠다. 봉미미와 김광현의 대결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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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나올 때가 된 거 같아.

이런 말하면 주위사람들이 뭐라고 그러겠지만,

네가 언제는 안그랬냐고 마구 마구 반발할것도 같지만,

수감시절부터 내 관심은 "나"였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의도적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고 했었고

내가 세상에서 어떤 위치인지 사실 성찰하지 않았고

내가 하는 여러가지 활동이 세상에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지 고민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내 내면으로 철저히 파고들어보고 싶었다.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어떤 이들은 나의 눈에서 장난꾸러기 초등학생을 읽어가고

어떤 이들은 나의 입에서 수다쟁이 뻥쟁이를 들어가고

어떤 이들은 나의 손에서 감수성풍부한 문학소년을 만나고가고

어떤 이들은 나의 발끝에서 까불까불 촐싹대는 가벼운 사람을 느끼고갔다.

 

그 어떤 모습은 내가 아닌 모습은 없고 또 그렇다고

딱 내모습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없다.

사실 나도 나를 잘 몰랐다.

 

'이용석'이라는 개인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는 개별적 존재에 대해서

그 심연까지 파고들고 싶었다. 그럴려면 실험체가 필요한데

뭐 빌리는데 돈도 안들고 마음대로 써먹을 수 있는 인간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나 자신. 물론 표본으로 삼기엔 부실한 부분이 많지만 어쨌든...

한 개인의 밑바닥에는 무엇이 있는지. 인간은 과연 무엇으로 살아가는지.

나에게 신념이라는게 있는지. 자존심은 있는지. 사람이 얼마나 비굴해지고

추잡해질수 있는지... 얼마나 착해질 수 있는지는 실험체의 특성상

연구하기가 불가능했다.

 

그런데 이제 슬슬 밖으로 나올 때가 되었다는 신호가 온다.

누가 어디서 보낸지 모르는 정체불명의 신호지만.

그동안 파고들어서성과가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은 없지만 대답할 말도 없다.

나를 좀 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그런 상투적인 말조차도 나에겐 버겁다.

어쨋든 좀 답답하고, 그리고 갈수록 성격이 망가져가는 것 같고,

외로움을 부쩍 느끼게되고 이러면 안되겠다 싶다.

 

그리고 갑자기 지나간 세월의 길이가 느껴지는 만큼

무언가 내 인생도 한 단계 도약이 필요한 것 같고

그 도약은 내면으로 파고들기만 해서는 어려울것 같다고 살짝쿵 생각해본다.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내면을 형성하고 있는지

너무 거기에만 몰두하다 보니까 이제는 정말 세상이 어떻게 서로 만나고 헤어지는지

나는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잘 감이 안온다.

다시 처음부터 배워가야하나보다. 조금 배우면 생각이 확 나겠지.

 

아무튼 그냥 좀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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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죽음

지식채널e에서 별의 죽음에 대해서 보면서 든 생각

 

별은 죽기전에 붉은빛을 낸다고 하는데,

붉은 별이 우리에게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어쩌면 우리의 인식으로는 불가능한 세월

지금 우리에게 보여지는 붉은 빛의 별은 어쩌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이미 죽어버린 별을 지금 우리는 걱정하고 있는지도.

 

사람들 사이의 관계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관계에 있어서 우리는 어느순간 빨간빛의 위험신호를 포착하게 된다.

하지만 그 위험신호가 나에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별의 죽음을 걱정하는 때에 이미 별이 죽어있을 수도 있는 것처럼

우리가 관계의 이상신호를 인식하고 걱정하고 있을 때

이미 관계는 끝나 있는것 일지도 모를 일이다.

 

슬픈일이다.

조금더 빨리 알아차릴 수 있는 지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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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말들에 대하여

달콤한 말들을 속삭여 본 적이 언제였더라?

내가 뱉은 말들은 혓바늘 돋힌 말들

너의 가슴팍을 찔러놓고 저 멀리 날아가버리고

귀찮아 쉽게 던진 내 한마디에 너는 내게서 멀어져가고

생각없이 뱉어버린 한마디에 노란 가로등 처량한 골목끝에서

너는 달빛처럼 울음을 터뜨렸고

 

진지한 삶을 웅변해 본 적이 언제였더라?

한숨처럼 새어 나오는 의미없는 농담들

열정은 소나기 내리는 아스팔트처럼 식어가고

아무때나 튀어나오는 척추에서 뽑아낸 말들이

가치있는 것들의 가치를 퇴색시키고

나는 또 헐거워지고, 또 헐거워지고

 

때로는 나의 말이 너의 반짝이는 눈망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이 너와 나 사이에 놓인 흔들리는 다리

홍수로 불어난 강가에 놓여있는 위태한 다리

모든 불행은 다 여기서 시작되었다

 

어느덧 사람들은 말하고 있는 나를 상상하고

어느덧 나는 사람들에게 하고 있는 말을 상상하고

내가 말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 나를 거느리고 있었다

 

모든 말들이 눈감고 달려가기를, 침묵으로 달려가기를

그저 노래하기를 귀를 열고 노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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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2

어쨌거나 봄날이다

날씨가 참 좋다. 포근하고 따듯하다

그런데 서울하늘은 너무 뿌옇다

과연 내가 이런 하늘 밑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싶다

비라도 내린 다음날이 아니면 맑은 하늘을 볼 수 없다

강변북로에선 63빌딩이 안보이고 올림픽대로에선 남산타워가 안보인다

 

날씨가 풀리니까 자전거타고 다니기 정말 좋다

너무 더워지면 땀나서 자전거타기가 꺼려지는데

일년중에 지금이 자전거타기는 가장 좋은 계절인거 같다

뭐 올해에는 아직까지는 황사가 제대로 온적은 없었으니...

 

진보블로거 자전거 번개하면서

4년만에 자전거를 처음으로 닦았다.

미안해 자전거야, 네 몸에서 그런 시꺼먼 눈물이 많이 나올 줄 몰랐어

눈이 많이 오면 계단이 각이 사라지고 그냥 경사로가 되듯이

기름때가 덕지덕지 붙어서 완만한 경사를 이룬 체인와 기어를

닦아내고 보니, 제법 예리한 돌출부위들이 짠!하고 나타나서

나를 깜짝놀래켰다.

 

자전거 타기의 장점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그래서 내가 자전거를 좀 더 열심히 타야지 하는 마음을 먹는 이유는 무수히 많겠지만

아주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교통비가 너무 무서워 자전거를 더 많이 타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일주일에 3일만 자전거로 출퇴근하면 6천원이 저약되고 한달이면 2만5천원정도의 돈이 아껴지는 것이다.

게다가 자전거타고 다니면 술먹는 일도 자연히 줄어들어 술값도 아끼고

택시비도 아끼고 여러모로 돈이 절약될 줄 알았다.

 

그런데 자전거 타다 보니까 배가 너무 고프다ㅠㅠ

집에서 자전거를 끌고 나가면 미처 양화대교도 못가서 배가 너무 고프다

밥먹고 바로 출발해도 그렇다. 그래서 한 번은 한강변의 매점에서

무언가 사먹으려고 가보니까 세상에 지리산 산장도 아닌것이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는 것들이 뭘 그리 비싸게 받아먹는지...

암튼 교통비 천원 아끼려다가 배채우는 돈이 더 들어가게 생겼다.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간식을 싸가지고 다니면서 중간에 먹어야하나?

봄, 자전거와 함께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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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기다려왔건만 생각지도 못하고 있는 사이

시간은 어느새 봄날의 한 가운데 와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으로 봄을 기다릴것이다.

겨울을 좋아하지만 나 또한 언제나 봄을 기다린다.

특히나 마음이 추울때는 와버린 봄조차 다시 오기 기다리게 된다.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내가 봄을 기다리는 가장 큰 이유!!!

 

프로야구 시즌 개막!!!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야구의 시즌이 돌아왔다.

잔뜩 기대했다가 한달만에 절망했던 작년의 아픔을 되새기며

올 해는 너무 들뜨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건만

무릇 다짐이란 것들이 대체로 무의미하듯이 나의 다짐도

이미 산산이 무너진지 오래다.

 

컴퓨터를 켜면 메일 확인보다도, 진보블로그 눈팅 보다도

야구관련 기사 검색하기에 바쁘니ㅠㅠ

 

야구장에 빨리 가고 싶어라~

작년에 한 번도 못간거 올해 뽕을 뽑아야겠다.

그래서 드디어 23일 잠실로 뜬다.

기아 VS 엘지  시범경기라서 공짜다.

원래 엘지는 인기구단이고 90년대 명문구단이지만 기아에겐 밥이다.

 

23일날 비가 온다는 기상청발 소문이 있지만

그 동네 소문은 그야말로 언제나 소문일따름이고,

이번 23일날 관전 포인트는 새로운 선수들을 직접 보는거.

가장 기대가 되는 선수는 4번타자감으로 떠오른 나지완!!!

그리고 리마타임도 보고 싶고, 놓친 고기 정찬헌의 투구도 보고싶고

봉중근의 엎어치기도 기대해본다.(안경현처럼 호리호리한 선수 말고

최희섭이나 이대호 김동주 이런 덩치들을 엎어치기하면 좋겠다)

 

물론 프로야구만이 봄날의 전부는 아니지만

숨길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그리움 어이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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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꿈 이야기

친구가 감옥에 간 꿈을 꿨다고 한다.

감옥에가서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징벌을 받아서

징벌방에 수감되는 꿈을 꿨다고 한다.

뭐 그 친구가 벌금나온 걸 노역 살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 꿈에 나온것일수도 있지만,

나는 꿈이야기를 듣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그 꿈에 대한 문자를 얼핏봤을 때

나는 그 문자가 병역거부자 친구 중 하나가 보낸거라 생각했다.

군대 갔다온 사람들이 군대에 대한 악몽을 꾸듯이

징역에 대한 악몽을 꾸었나보다 했다.

 

사실 나도 출소하고 나서 몇 번 징역에 관련되는 꿈을 꾸었다.

어떨 때는 아주 사실적으로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가게

어떨 때는 환상적인 기법의 서사를 입힌 듯 한 영화같은 꿈을.

제일 기분 나쁜 꿈은 아직 가석방 기간이었을 때,

재수없게 다시 잡혀서 가석방 나온거 까지 다시 사는 꿈이었다.

그래도 난 징벌방에 가는 꿈은 안꿨다.

 

친구의 꿈이야기를 들으면서

모두가 감옥에 갇혀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감옥에 가 있는 동안, 내 몸이 억류되어 있는 동안 

우리 엄마 아빠 동생의 마음도 감옥에 있었겠구나.

내 친구들도 다들 감옥을 곁에 두고,

아니 감옥 한 구석에 마음을 두고 살아갔겠구나.

전쟁없는세상 친구들은 몇 년 째 감옥에서 살고 있는거구나.

나는 나 혼자만 감옥산 줄 알았는데,

결국 내 힘든것만 생각하고 살았는데,

모두들 편한 꿈 못꾸고 살고 있구나. 감옥에 갇혀 있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치소, 교도소, 징벌, 실형, 가석방, 만기출소 이런 말들이

너무나 이상하고 어색하고 다른 세상의 말처럼 느낄텐데

이런 말들이 너무 자연스럽고 익숙해져버린 사람들.

내 친구들이 오늘밤은 행복한 꿈을 꾸기를 바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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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정리하며

한동안 오예스를 계속 먹겠구나

그래도 우리는 짐 손이 부족해 조금 챙겨왔는데...

오예스 먹으면서 편지들을 정리하고 있다.

내가 떠나보낸 마음들을 내가 다시 만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더 미련없이 여러 마음들-서운함과 그리움과 지루함과 불안함과 기대감 들을

가감없이 내 보냈었던 건데...

 

편지들 정리하면서보니 정말 난 글씨를 너무 못쓴다ㅠㅠ

아무리 감동적인 내용이라도 이런 글씨라면 하나도 감동적이지 않음은 물론이고

나라면 끝까지 읽어보지도 않을것같다. 타이핑 치는데 못알아 볼 정도는 아니지만

신나기 보다는 짜증이 쌓여가는 글씨체라고나 할까.

 

그리고 또 새삼스럽게 알게되는 것 들.

그 안에 있을 때, 출소해서의 계획을 거의 세우지 않았다.

이것 저것 세워봤자 안지킬게 뻔해서. 그래서 안세우고 안세우고 해서

최소한으로 세운 계획들. 깜빡 잊고 지냈더랬다.

편지들을 보니까 내가 어떤 계획들을 세웠는지 적혀있다.

민망하다. 단 하나의 계획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몇가지 맛보기. 징역에서 읽었던 책들 중 인상깊었던거 다시 읽기.

도스도예프스키, 톨스토이, 보르헤스, 마르케스 읽기.

영어공부 꾸준히 하기. ㅠㅠ

 

그래도 편지 정리하면서

기억에 가물거리며 남았있던, 찾고 싶었던 시도 찾아냈다.

친구에게 써 보냈던 시.

 

 

 

옥창에 기대어                          김광섭

 

 

하늘로 하늘로

가는 마음

맑은 바람

타고 가면

흰 구름

눈물 씻는다

 

 

이 시를 보면서, 시인의 마음에 너무 너무 공감이 되었다.

좁다란 창살 사이로 내다보이는 하늘, 하늘위 구름과 바람과 내 마음

 

편지 타이핑하기 지겨워서 잠깐의 포스팅.

다시 일해야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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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강물                                                  박용하

 

 

얇게 얇게 생선회 저미듯

곱게 곱게 바람 접어 밀리는 물결

아무도 없었지요, 3월

강가에는 소원성취 초 꽂아놓고

누군가 빌다 갔더군요

물 보러 갔었어요

당신 생각이 문득 올라오더군요

올라와 물결 따라 한결같이

밀리는 걸 어쩌겠어요

견딜 수 없는 것들만

삶이 되겠지요

돌 던지던 짓도 그만두고

밀리는 물결따라 참 멀리 갔지요

나는 고통받는 자였던가요

고통하는 자였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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