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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7/07
    자라난 손톱
    무화과
  2. 2008/07/02
    이 세상에 나를 닮은 사람은 없네
    무화과
  3. 2008/06/24
    겁쟁이 기회주의자가 되어버렸다. (20)
    무화과
  4. 2008/06/23
    시 3편
    무화과
  5. 2008/06/23
    단편들(3)
    무화과
  6. 2008/06/22
    제 1회 인권캠프 "2박 3일"
    무화과
  7. 2008/06/21
    비폭력집적행동을 위하여 (7)
    무화과
  8. 2008/06/17
    잡설(1)
    무화과
  9. 2008/06/10
    제1회 인권캠프
    무화과
  10. 2008/06/10
    서울성벽
    무화과

자라난 손톱

시간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며칠 밤이 지났을까 문득 반달돌칼같은 손톱이 자라나 있었다

옛날 옛적 곡물을 베었을법한 둥근 모서리에

독이 올라도 한참 올랐나보다

내가 휘두른 돌칼에 오늘도 한 명 상처를 입고

나는 또 미안하고 미안하고 수백번을 미안해도

어느새 손톱은 자라나고

손톱밑에 시꺼먼 욕심이 끼어들고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손톱깎기로 아무리 다듬어 끝을 둥그스럼하게 해도

둥그런 모서리도 있다는 것을 몰랐던 거다

손톱이 자라난 시간을 몰랐던 거다

손톱밑의 검은 때를 보지 못한거다

손톱깎는 일조차 버거운 나날들을 지나가면서

반성조차 희미해져 또 누구를 할퀴고 갈것인가

봉숭아물 지쳐가는 계절엔 단풍에게 마음을 나눠졌던

그 아름다운 손톱은 어디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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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나를 닮은 사람은 없네

이 세상에 나같은 사람은 없네

동으로 거스르는 조용한 물결이 나에게 이야기하네

얼굴에 부딪히는 맞바람이 내 귀에 속삭이네

 

길을 따라 내려가던 두바퀴를 잠시 멈추고 강물을 마주했네

바람은 멈추고 시커먼 물살은 내얼굴이 비치치 않네

여기까지 함께 왔던 숨소리도 들지지 않았네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숨 한 번 차지도 않았지만

내 마음 언제나 다리밑을 서성이네

 

저쪽으로 가라고 일러주던 별빛들은 사라지고

저만치에서 나를 따라오던 그림자도 흩어졌네

건전지가 다 된 뒷등이 마지막처럼 깜박이네

 

이 세상에 나를 닮은 사람은 없네

 

 

 

 

 

문득 나는 조은과 다른다. 현지와 다르다. 여옥이와 다르다. 오리와 다르다......

새롭지도 않은 생각들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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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 기회주의자가 되어버렸다.

졸지에 겁쟁이 기회주의자가 되어 버렸다ㅋㅋ
지나가던 사람이 그냥 지나갈것이지 이런 답글을 달았다
 
지나가다  2008/06/23  
폭력을 사용하는 집회보다는 그렇지 않은 선전전 중심이나 집단퍼포먼스 따위를 하는 집회가 더 많은 참여를 보장할수있다는 주장이시라면 어느정도는 사실이라고 할수 있겠군요. 왜냐면 궁극적으로 국가권력과 대결하는 투쟁의 현장에서는 폭력이 두려워 꽁무늬를 빼는 기회주의자들은 설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폭력은 그 자체로서 선도 악도 아닙니다. 예컨대 우리가 칼을 들고 여성/남성을 협박하며 성폭행을 자행한다면 누군가는 아 저 칼이 나쁜것이다 이렇게 외치겠지만 칼로 음식을 만드는데 사용하여 굶주린자에게 준다면 그 때는 뭐라고 하겠습니까?

폭력은 도구일뿐 도덕적 가치를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중요한건 폭력을 사용하느냐 사용하지 않느냐 하는것보다는 어떤 집단/개인이 무엇을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이지요 폭력을 반대한다는 관념적인 견해는 현실에서는 국가의 폭력을 막지 못하면서 우리의 반격을 막는 추악한 논리에 불과합니다.
 
 
이 사람은 전혀 그런 의도는 없었겠지만 처음에는 살짝 기분이 나빴다.
뭐 이정도가지고... 훨씬 더 심한 욕들도 들어보았는데.
겁쟁이에 기회주의자에 추악한 논리를 펴는 자가 되었지만 나쁘지 않다.
 
난 그냥 겁쟁이 기회주의자가 좋다.
무서운거 안무서운척하고싶지 않다. 난 여전히 집회에 나가면 전경들이 무섭다.
이제는 그들이 나보다 한참 어린, 그래서 군복 벗겨놓으면 하나도 무섭지 않은
친구들인거 알지만 전경들과 대치하는 상황이 무섭다. 경찰들에게 맞을까봐 무섭고
내가 경찰들을 때리는 것도 무섭다. 예전에 동국대 후문에선가 내가 힘껏 던진 돌에
전경이 머리를 얻어맞고 휘청이는 것을 보았을 때, 그 때 예감했다. 나는 누군가에게 맞는 것이 너무도 싫지만 누군가를 때리는 것도 마찬가지로 너무 싫다고.
또 나는 연행되는 것이 싫다. 이제 유치장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고
구치소나 교도소도 사실 별거 아니라는거 알지만 그래도 무섭고 싫다.
구속되어서 사람들과 떨어져 있는것도 싫고 그 안에서 나의 추악한 모습들을 다시 마주하는 것이 무섭다.
인간은 누구나 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 않을까? 사실 전경들도 보면 지들도 겁나기 때문에 무작정 방패를 휘두르고 한다. 겁나지 않은척 하면서 사실은 겁먹어서 자신도 감당못할 폭력을 휘두르기 보다는 겁나는 것을, 내가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약한사람들끼리 두려움을 극복하는 노력을 하고싶을 뿐이다.
일단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용기있는 것이고 폭력을 안휘두르는 사람이 용기없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난 용기 없는 사람이어도 아무 상관없다.
어차피 하루 이틀 운동할 거 아닌데, 되도록 잡혀가지 말고 끈질기게 하는 것이 더 좋다. 그리고 나는 안다. 내가 폭력을 사용할 경우 연행되었을 때 난 떳떳하지 못하다. 내가 옳다고 생각한 나의 행위를 숨기거나 축소시켜서 조사를 받게된다. 물론 경찰들에게 일일히 다 말해줄 필요는 없지만 내가 나를 속이는 그 기분 참말로 더럽다. 내가 폭력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는 연행되는 것이 덜 두렵다. 나는 나의 행위들에 대해서 떳떳하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당신들이 틀렸고 내가 옳다고 경찰서와 법정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내가 폭력집회를 안좋아하는 이유를 위의 '지나가다'라는 분이 명확히 보여준다.
모두가 그런거는 아니지만 대체로 혁명은 절대로 폭력이 동반되어야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지나가다'라는 분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뭐 노동자들의 임단협이나 비정규직투쟁이 혁명인지 모르겠지만(그 투쟁들의 의미를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 투쟁들의 의미를 국가전복과 같은 무리한 욕심들에 껴맞추지말고 지금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으로 규정한다면 그게 혁명이지 않을까요? 물론 혁명에 대해서 사람들이 생각하는것이 한참씩 다르기는 하지만) 암튼 투쟁에서 꼭 폭력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나처럼 무서워서 폭력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을 겁쟁이라고 이야기한다. 혹은 나처럼 겁쟁이는 아니지만 다른 이유로 폭력 사용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배제될것이다. 혹은 장애인이나 여성들처럼 폭력적인 투쟁에서 많은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도 소외될 것이다. 저번 글에서 폭력으로 쟁취한 권력은 절대 평등하게 분배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권력을 국가로부터 빼앗기 이전에 이미 폭력에 적극 동참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는 혹은 못하는 사람들이 분리가 되고있다. 겁쟁이에 기회주의자라라는 이야기를 들어야한다. 나는 이따위 혁명은 관심도 없다. 그런 혁명된다고 해서 뭐가 바뀌는 건가? 여전히 나는 그 사회에서는 마이너일텐데. 지금처럼 나는 비국민이고 시민권을 박탈당한 계층일텐데. 난 그래서 폭력혁명 싫다. 폭력혁명이 성공할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성공해도 그 사회에서 내 살곳은 없다.
 
폭력을 폭력으로만 막을수 있다거나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나의 생각이 국가의 폭력은 막지도 못하면서 이편의 행동을 막아버리는 추악한 논리로 느껴지겠지만, 어차피 나는 국가폭력을 이길 생각이 없다. 폭력은 언제나 이기려고 하지만 나는 그저 승리하고 싶을 뿐이다. 국가폭력이 작동할 수 없도록 무력화 시키는 것이 내 관심사다.
 
난 그냥 폭력 안쓰고 끈질기게 싸우는 싸움을 하고 싶다.
끈질기게 싸우려면 지치면 안되니까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즐겁게 해야할 것이다. 난 폭력은 잘 못써도 그런건 잘 할 수 있다. 노래부르다 잡혀가고 춤추다 잡혀가고, 잡혀가는건 싫지만 꼭 잡혀가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그렇게 잡혀가고 싶다.
국가공권력을 혹은 전경 개인을 누를 폭력이나 힘도 나에겐 없지만 있어도 쓰고싶지 않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세상이 내 사는 동안 그다지 변하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고 내가 인간임을 잊지않고 인간이기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그냥 살면서 싸우고 죽을때까지 이러고 살고 싶다. 겁쟁이라 불러도 좋고 기회주의자라 불러도 좋다. 내가 가지고 싶은 용기는 다른 사람들 때리는 용기가 아니라 나처럼 가난하고 겁많은 사람들과 사회에서 겁쟁이라고 이상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용기이다. 같이 손가락질 받아가면서도 웃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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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3편

밤 미시령                                        -고형렬

 

 

저만큼 11시 불빛 저만큼

보이는 용대리 굽은 길가에 차를 세워

도어를 열고 나와 서서 달을 보다가

물소리 듣는다

다시 차를 타고 이 밤 딸그락,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전화를 걸듯

시동을 걸고

천천히 미시령으로 향하는

밤11시 내 몸의 불빛 두 줄기, 휘어지며

모든 차들 앞서 가게 하고

미시령에 올라서서

음, 기척을 내보지만

두려워하는 천불동 달처럼 복받친 마음

우리 무슨 특별한 약속은 없었지만

잠드는 속초 불빛을 보니

그는 가고 없구나

시의 행간은 얼마나 성성하게 가야 하는지

생수 한 통 다 마시고

허전하단 말도 허공에 주지 않을뿐더러

-그 사람 다시 생각지 않으리

-그 사람 미워 다시 오지 않으리

 

 

 

남해 금산                                                    - 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해와 달이 끌어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겨울노래                                            -오세영


산자락 덮고 잔들
산이겠느냐,
산그늘 지고 산들
산이겠는냐,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아침마다 우짖던 산까치도
간 데 없고
저녁마다 문살 긁던 다람쥐도
온 데 없다.
길 끝나 산에 들어섰기로
그들은 또 어디 갔단 말이냐,
어제는 온종일 진눈깨비 뿌리더니
오늘은 하루 종일 내리는 폭설暴雪
빈 하늘 빈 가지엔
홍시 하나 떨 뿐인데
어제는 온종일 란蘭을 치고
오늘은 하루 종일 물소리를 들었다.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시가 나에게로 왔다. 그 어두컴컴한 한 시절의 시멘트 뱃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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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들

1.31평의 좁은 방

화분은 시들어가고 바깥의 하늘은 너무나 멀어서

나는 하늘의 색깔을 알아챌수가 없고 화분의 본래 색깔도 기억나지 않고

그 넓디 넓은 우주에 혼자 남겨진 적막감

그 좁은 방에서 도대체 어디에 발을 두어야할지

저 넓은 바깥세상에서 내 자리는 도통 있을거 같지 않았고

그 감정들이 갑자기 뭉클 뭉클 떠오른다

아마도 다르지만 비슷한 느낌이어서일까?

저 넓은 광화문의 빽빽한 촛불들 사이에서도

이사준비로 짐들이 너져분한 발딛을틈 없는 사무실에서도

선뜻 내 자리를 찾을수 없는 느낌

이름을 남기고 싶은 허영심과 인정받고 싶은 욕심들

혹은 지구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고 싶지 않은 마음

두 마음 사이에서 어쩔줄 몰라 허우적거리는 느낌

나는 이 감정들을, 이 느낌들을, 멍하니 지나가는 시간들을

뭐라고 불러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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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 인권캠프 "2박 3일"


 

 

 

글씨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눈에 잘 안들어오는것이 단점

프로그램 소개를 짧고 하지만 자세히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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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집적행동을 위하여

오리님의 [] 에 관련된 글.

신기하다 토론하는 집회라니

노래하고 춤추고 그런 즐거운 집회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노래하고 춤추고 토론까지 하는 집회는 처음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논리적인 인간이 아니라서 토론이나 논쟁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건 개인적인 기호일뿐

더 많은 토론이 세상에는 존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요새 비폭력과 관련된논쟁들을 보면서

많은 공부를 하게 된다

역시 책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만

책 밖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책도 열심히 읽고 책밖에서도 열심히 배워야겠다

정리해놓지 않으면 까먹어버릴까봐

최근의 이야기들과 상황들을 보면서 든 생각들을 정리해봐야겠다

 

 

폭력을 직시해야 한다

 

폭력은 무엇일까? 우리는 이 물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폭력은 획일화되고 억압적인 권력의 작동 구조"다. 폭력의 세계는 이분법적이다. 내가 옳고 다른사람은 그르다. 대게의 경우 더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이 옳다. 절대적으로 옳은 내 편의 입장을 다른 편의 사람들에게 강요한다. 그 과정에서 물리적인 힘이 동원될 수도 있고 다른 방식으로 억압할 수도 있다. 옳고 그른 것이 절대적이고 고정적으로 존재하고 옳은 것이 그르다고 여기는 것들에 자신의 의견을 억압적으로 강요하는 방식이 폭력이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폭력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첫번째로 국가 지배권력의 폭력이다. 대표적인것이 명박산성일 것이다. 자신의 의견만이 절대적으로 옳고 국민들의 의견은 잘못된 의견이다. 그는 소통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우리에게 강요한다. 소통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의 상징인 명박산성은 그 외모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국가의 폭력의 속성을 드러내준다.

 

두번째로 공권력이라고 불리는 국가가 합법적인 물리적 폭력이 있다. 경찰들이 사람들을 떄리고 짓밟고 뭐 이런 행위들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야만적인 폭력이다.

 

세번째로 시위대가 전경에게 사용하는 폭력이 있다. 이 부분은 여러가지 이견들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철저히 나의 의견이다. 시위대가 전경에게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폭력이다. 시위대가 옳기 때문에 잘못된 힘을 사용하고 있는 공권력을 힘으로 이기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공권력VS시위대의 고도로만 보자면 권력관계에서 시위대가 전경들에게 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개개인의 전경들을 봤을 때는 그 권력관계는 충분히 역전될 수 있고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는 시위대의 전경에 대한 물리력 행사는 전경 개인에게 폭력이 될 수 있다. 전경들 개개인에게 위해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예컨대 전경차를 부수거나하는 것은 그것이 의미있는지를 논외로 하자면 나는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네번째 시위대 내부에서 작동하는 폭력이 있다. 집회 안에서 끊임없이 남성과 여성을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짓는 것은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폭력이다. 이를테면 여학생은 뒤로 빠지라던지 하는 말들은 여학생들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폭력이다. 또한 아주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는 촛불집회에서 자기와 다른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몰아붙이는 것도 폭력이다. 어느 누구의 의견도 절대적인 진리일 수 없다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특히 소수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매도하거나 몰아세우는 것은 굉장히 무서운 폭력이다.

 

폭력을 성찰해야 한다

 

국가가 우리에게 행사하는 다양한 폭력을 포함하여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폭력을 직시했다면 그 다음엔 우리는 폭력을 성찰해야 한다. 비폭력직접행동은 폭력에 대한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폭력에 대한 성찰이어야 한다. 한국의 진보진영은 그동안 폭력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적과 싸워가며 적과 닮아가게 되었던 것이다. 멕시코의 사파티스타 원주민들은 총을 들고 싸워야할 때(폭력을 투쟁방싱으로 채택할 때) 부족회의를 열어 만장일치가 되어야만 한다고 한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쉽게 국가폭력에 맞서는 저항폭력을 사용했다. 저항폭력 일반에 대해서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과연 우리는 우리가 사용한 폭력에 대해서 성찰하고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성찰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폭력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이다. 폭력은 굉장히 강력한 에너지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긴장하고 성찰하지 않으면 그 노예가 될 수 있다. 나도 예전에 사수대 같은거 나가면서 처음에는 무섭고 두려웠지만 어느 순간엔가 불필요한 물리적인 충돌이라도 꼭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었다. 돌던지고 화염병던지지 않으면, 폭력투쟁이 되지 않으면 왠지 싸운것 같지 않다는 느낌들... 지금 나의 생각으로는 우리가 아무리 물리적인 폭력을 사용한다고 해도 국가의 공권력을 이길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백번양보해서 이길 수 있다해도, 국가의 권력을 빼앗아 올 수 있다해도 그런 방식의 싸움은 결국 폭력이 가지는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없다. 특히 위에서 이야기했던 네번째의 시위대 내부의 폭력과 같은 문제들은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 폭력으로 획득된 권력은 아무래도 실질적인 물리력을 사용한 사람들에게 더 많이 돌아갈 것이다. 러시아 혁명의 뒷 끝이 안좋았던것은 레닌이 일찍 죽고 스탈린이 권력을 장악해서가 아니다. 폭력에 대한 성찰이 없었던 것이다.

 

비폭력직접행동

 

비폭력은 검은색의 반대가 흰색인것처럼 폭력의 반대말이 아니다. 단순히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비폭력은 아니다. 폭력이 작동되는 관계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비폭력이다. 비폭력은 폭력과 싸워 폭력을 이기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폭력을 무력하게 만드는 것이다. 폭력이 작동되는 관계를 단절하고 전혀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일이다. 한가지의 진실이 강요되는 관계를 거부하고 다양한 이이갸들이 소통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일이다. 때문에 비폭력 직접행동에서 중요한 것은 거대한 힘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상을 꿈꿀수 있는 상상력이 중요하다. 상상력을 몸으로 실현해내는 실천이 중요하다. 공권력에 맞서 힘으로 싸우는 것보다는 부당한 폭력이 작동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공권력에 폭력으로 맞선다면 공권력의 폭력이 작동하기 너무 좋은 텃밭을 만들어주는 것이지만, 우리가 비폭력으로 대항한다면 공권력의 폭력은 아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현저하게 줄어들고 마침내 무력하게 될 수 있다. 폭력을 쓸 수 없는 공권력은 빈껍데기이지만 폭력을 쓰지 않는 시위대는 다른 무한한 능력을 잠재하고 있다. 하지만 비폭력 직접행동은 무척 어려운 것이다. 폭력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서 훨씬 더디기 때문에 끈질긴 인내심이 필요하다. 또한 국가폭력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는 것도 결코 쉽자 않은 일이다. 비폭력 직접행동은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닐 것이다. 다만 폭력에 의존하는 투쟁방식보다는 좀 더 민주적이고 평등적이고 평화적이고 생태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시 아직 내공이 없어서 마지막 부분은 글이 잘 안맺어진다.

비폭력은 상상력이 핵심인데, 나는 상상력이 고갈된 느낌이다ㅠㅠ

촛불집회가 힘든 것은 체력적인 문제가 아니다. 뭐 그다지 열심히 참가하지도 않았으니..

그보다는 입으로는 비폭력 어쩌고 실컷 떠들어 놓고 막상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빈약한 상상력이 나를 힘들게 한다

전쟁없는세상에서 전경들의 선택적 병역거부(부당한 명령에 대한 거부)를 이야기하고 싶은데 어떤 식으로 이야기해야할지 모르겠다ㅠㅠ

 

사람들이 비폭력에 대한 많은 비판을 해주면 좋겠다 (다만 임박한 혁명의 시기에 종국에는 폭력 혁명이 될 수밖에 없다는 류의 주장들은 싫어요^^) 좀 더 공부가 되기 위해서...

아 원래는 인권캠프 웹자보 만드려고 컴퓨터 켰는데 또 이러고 있다ㅠㅠ

빨리 웹자보 만들고 오늘 저녁에는 촛불집회 간만에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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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비폭력의 상상력을 언제나 옹호하지만 내 자신은 상상력이 고갈된 듯하다

그냥 아무 생각도 안떠오른다

여옥이가 전경들의 선택적 병역거부에 대해서 무언가 해야하지 않겠냐고 하는데

구닥다리같은 방법들조차도 안떠오른다

뇌회로에 문제가 있거나 혈관에 문제가 있거나 가슴팍에 문제가 있거나

 

.우리동네에 플랭카드가 걸렸다

"경축! 괴안동 2통 뉴타운 선정"

그래서 주민총회한다고 한다. 이동네 9년째 살면서 주민총회하는거 처음이다

근데 뉴타운 선정되면 어떻게 되는거지? 집값이 오르는건가?

이사가야하는건가? 난 그냥 여기 그대로 있고 싶은데...

울엄마가 나를 쫓아내지만 않으면ㅋㅋ

 

.기아가 잘나가나 했더니 부상때문에 또 다시 비틀거린다

최희섭이야 포기한지 오래고 서재응은 돌아온줄 알았더니 다시 부상이란다

그래도 그래도 윤석민만 건강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올해도 4강은 힘들지 싶다

서재응하고 이대진만 부상안당하면 해볼만하다 싶었는데

 

.완전 바보짓했다 김완이 한홍구 선생님한테 원고를 부탁하고는 나에게 잘 꼬셔달라고했다 나름 열심히 꼬셔봤지만 실패하고 김완한테 "한홍구쌤 바빠서 도저히 불가능하시다네 분량짧다고 꼬시는데도 안넘어온다"고 문자를 보냈다 잠시후 답장이 왔는데

"그 교수 되게 튕긴다 그치 이모티콘"하고 왔는데 세상에 보낸사람이 한홍구다

무의식적으로 완이한테 보낸다는걸 한홍구쌤한테 보낸거다 쪽팔려ㅠㅠ

 

.사무실 이사간다고 생각하니 청소를 안하게 된다 이런 핑계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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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인권캠프

제1회 인권캠프 2박3일-출연진: 인권에 관심있는 20대 누구든지 주최: 인권캠프 준비팀 장소: 제부도 하네테마파크 일시 7월 16~18일(2박3일) 인권과 친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우리가 알고 있는 혹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인권을 만나는 그곳! 인권과 친해지고 싶은 20대들이여! 인권의 궁금함을 시원하게 씼겨줄 2박3일 인권캠프로 함께 떠나요 참가비:5만원 계좌번호:신한 05053994959 (예금주 김형수) 연락처:0505-399-4959 이메일:hrcamp11@gmail.com (참가신청은 이메일로만 받습니다) http://hrnet.jinbo.net/hrcamp 

 

 

인권캠프 웹자보  '1박2일'느낌이 나게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썩 맘에 들지 않는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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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벽

서울도시 한복판에 성(城)이 생겼다

이순신장군을 수문장으로 세워놓은 성은

들어가는 문도 나가는 문도 없다

성벽을 쌓은 하나하나가 저렇게 거대한 것을 나는 본적이 없다

무너진 남대문이 그리워서 였을까?

불도저처럼 밀어버린 옛 서울의 성곽들이 서글펐던 것일까?

저렇게 거대한 성 너머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동화속 예쁜 공주님이 누군가를 기다리며 곤히 잠을 자고 있을까?

저 성을 쌓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저리도 거대한 성을 21세기 자본주의 수도의 한복판에

하룻밤만에 뚝딱 쌓아버린 상상력이여

진시황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낸 분은 대체 어떤 분일까?

하룻밤만에 새로생긴 흉물스러 유적지에 대해서

역사학자들은 재빠르게 다양한 학설들을 제시해야한다

저 성벽들에 새겨진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

저 성벽의 용도와 만들어진 시기에 대해서,

저 성벽이 만리장성과 비교해서 어떤 역사적 의의가 있는지에 대해서

건축가들은 그 성의 양식에 대해 의견을 제출해야한다

세계 어느 대륙 어느 시대에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건축양식에 대해서

하룻밤만에 도심지에 뚝딱 성벽을 세운 가공할 건축기술에 대해서

예술가들은 그 성의 외모를 평가해야할 것이다

중세시대의 성벽보다도 더 무뚝뚝하게 생긴 저녀석의 낯짝에 대해서

직선의 추락과 우울한 색채, 그리고 더 불편한 육중함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모두 이야기해야한다

그 성벽에서 가로막힌 외침에 대해서

절망적인 단절과 소통불가에서 오는 좌절에 대해서

성벽을 쌓은 작자에 대한 짜증과 분노에 대해서

성벽이 막을 수 없는 유쾌한 상상력의 질주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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