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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30
    경선 전망(5)
    하늘소-1
  2. 2007/08/24
    지들 뒤는 구리지 않을까(2)
    하늘소-1
  3. 2007/08/22
    심란하다(3)
    하늘소-1
  4. 2007/06/04
    나는 보수주의자인가(3)
    하늘소-1
  5. 2007/05/10
    '위기'에 대한 고민들
    하늘소-1
  6. 2007/04/09
    악몽의 일주일(5)
    하늘소-1
  7. 2007/04/02
    퍼온 글(1)
    하늘소-1
  8. 2007/03/31
    원칙을 어긴다는 것(1)
    하늘소-1
  9. 2007/03/28
    놀랍습니다(2)
    하늘소-1
  10. 2007/03/23
    대전역에서
    하늘소-1

경선과정의 아쉬움

1차 경선이 끝나고 결선으로 들어간다.

노회찬 후보가 떨어지고 심상정 후보가 올라갔다.

그런데 앞서 결선에서 이기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떠올려 보면, 이길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그럼에도 이긴다면 그야말로 9회말 2아웃 잔루없는 상황에서

일어난 대역전극의 일대파란이 될 것이다.

어찌되었건 결과는 지켜보기로 하고.......

 

이번 경선과정은 과거에 비해 아쉬웠던 점이 몇 가지 있지만

그중 하나의 사례만 짚어 보자면,

지역 현장 투쟁의 목소리가 경선에 뭍혀 버렸다는 것이다.

 

후보들이 지역에 내려와도 표되는 곳만 찾아 다닌다 든가 아니면

아예 시당에는 연락도 하지 않고 선본관계자들 하고만 일정을 맞추어

왔다가는 식이었다.

 

물론 서울에서의 이랜드 투쟁이 전개되는 상황에 후보들이 결합을

하긴 했지만 지역 투쟁의 경우 도외시하는 경향이 많이 보였다.

방문하기 2, 3일 전에라도 시당과 논의를 했다면 최대한 지역의

이슈와 결합을 시키고 여론화하고 했을텐데.......

물론 이를 통해 후보의 인지도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대전에서야 노 후보와 심 후보의 방문 때 지역 이슈와 결합을 시킨바

있지만 권 후보의 경우 자기 선본 행사에만 삐죽 왔다 간 것이 전부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노 후보도 지역 선거 초반에 선본차원의 지역순회를

한 바 있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민중경선했으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한다.

글쎄, 과연 그랬을까? 그리고 민중경선제하면 할 것을 당원투표에서는

왜 하지 않았을까? 대상이 한정된 선거니까? 

아니다. 그렇게 해서는 당의 외연을 확장할 수도 없을 뿐더러 더 중요한 것은

당내 선거를 통해 현장의 이슈의 최대한 들추어내고 현장과 함께 하는

과정을 경험해야 한다. 그래야 민주노동당은 본 선거에서도 떳떳하게

'표를 주십시오. 동지의 표가 필요합니다. 함께 세상을 바꿔냅시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힘들고 어려운데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고, 자기들 일이 더 급하다고

외면하고 표되는 곳만 찾아다니면 한나라당하고 똑같은 부류로 전락해 버린다.

 

당내 선거라 하더라도 '당심'만 얻는 것이 아니라 '민심'을 함께 얻으면서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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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전망

오늘 대전충남 선출대회가 치러졌고,

권-심-노 순으로 득표를 했다.

 

권이 가장 많은 득표를 할 것이라는 것은 예견된 것이었지만

심의 약진은 놀라운 결과다. 특히, 대전의 결과가 그렇다.

반면 노는 다소 힘이 부치는 듯한 인상마저 들게 한다.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당권자 수를 고려하면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중반전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어떻게 진행될 지 흥미진진해 지기 시작한다.

 

어찌어찌해서 결선까지는 갈 것 같다.

노,  심 중 한 명이 올라 가겠지만 결선에서의 경우의 수를

한 번 그려 볼까한다.

 

첫째, 권이 45%이상을 받고 노/심이 30% 이하일 경우 - 권 승

둘째, 권이 45% 미만 ~ 40%이상을 받고 노/심이 30% 이하일 경우 - 권 승

셋째, 권이 45% 미만 ~ 40%이상을 받고 노/심이 30% 이상일 경우 - 노/심 승

넷째, 권이 40%미만을 받고 노/심이 30% 이상일 경우 - 노/심 승

 

요렇게 네가지 경우의 수를 상정해 볼 수 있겠다.

현재 스코어는 두번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 상황이 계속되면 결선을 가더라도 권의 승리가 예측된다.

그런데 대전충남의 결과는 앞으로 상당히 역동적인 선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살짝 해 본다.

즉, 노의 정체 속에 심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권의 불안정한 지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노/심이 승리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위에서 나열한

경우의 수에서 유추해 보면,

첫째, 노/심은 반드시 30% 이상으로 예선을 통과해야 한다. 그래야

역전 가능성을 안정감 있게 혹은 현실감 있게 당원들에게 호소할 수 있다.

둘째, 권이 45% 미만이 되어야 한다. 45%는 심리적 한계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결선에 오르는 후보간 표차가 10% 미만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세론에 밀릴 수 있다.

넷째, 결선투표율이 예선만큼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조직투표에서 밀린다.

 

이상의 조건이 모두 충족된다면 노/심이 반드시 대선후보로 선출된다.

즉 적어도 세번째 경우의 수 정도는 되어야 승리를 장담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최적의 조건이라는 것일뿐.......

현실적으로 이들 조건이 모두 충족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을 최대한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노/심측의 기획력이 발휘되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미 당원들은 오랜 선거기간으로 인해 경선에 대한 감동이 반감되어 있다.

그리고 각 후보자들의 이메일 홍보물이나 기자회견, 인터뷰 등에서 내맽는 말도

식상해 지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에서 당원들의 심장에 펌프질을 해댈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정도 전망이야 누구라도 다들 하겠지만, 나름대로 정리를 해 봤다.

선관위 역할을 하느라 오늘 하루 무척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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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들 뒤는 구리지 않을까

노회찬 후보에 대한 공격들 중 과거 꼬마민주당 경력을 문제삼는 글을 보았다.

정확히는 '통합민주당'이었는데 공격자들은 이를 줄여 '민주당'이라고 표현한다.

마치 2002년 '새천년민주당'을 떠올리려 하듯이....

 

그런데, 

NL쪽 사람들 치고 87년 대선부터 지난 02'대선, 04'총선에 이르기까지

"비판적 지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심지어 97년 대선때는 국민승리21에서 함께 선거운동 하던 사람들 중에

김선생 당선이 확정되자 환호성을 지르고 난리부르스를 춘 사람들도 있었다.

그 사람들 중 대부분은 후에 민주당으로 열린우리당으로 갔고

일부는 들어가지 않고 있다가 2002년 대선 이후 혹은 2004년 총선 이후

민주노동당에 입당한 사람들도 있다.

 

이 놈의 비지론은 생명력도 질겨서

2002년 대선때까지도 당원의 자격으로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비지론을 까발리고 다니던 사람도 있었다.

 

조직적 결정에 의해 대표자격으로 참여했던 사람과

끊임없이 비지론을 설파하며 진보정치의 발목을 잡고 늘어졌던 부류들의

후안무치한 행위.

 

심판을 받아야 할 쪽이 어느 쪽일지.

지들 꼬라지는 알고, 족보라도 알고 설쳐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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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란하다

민주노동당 경선 투표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당게에 난리가 났다.

이번 선거는 조용히 넘어가나 했더니

난데 없이 '진보정치' 정보공개 내용이 등장하면서

선거판이 참 거시기해져 버렸다.

 

마침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을 하던 차인데,

내친김에 확 결정을 해 버릴까하는 마음이 불쑥들었지만

25일까지만 참고, 돌아가는 모양새를 지켜보기로 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선거꼴이 아주 우습게 될 것 같다.

당원들은 모이지 않고,

당게는 아사리판이고,

이렇게 선거가 계속진행되다가는 혼탁, 과열양상에 100% 조직선거로 끝날 것 같다.

그렇게 될 경우 우승트로피의 주인은 이미 결정된 것이라 봐야하나?

 

오늘 시당주체로 각 선본의 지역책임자들을 불러 토론회를 했다.

가라 앉아 있는 지역 선거분위기를 띄워 보자는 취지로

시당 부위원장이 제안을 해 이루어지긴 했지만

완전 흥행 실패.......

참석자는 선본 관계자들, 시당 간부들 다~ 합쳐서 10명 내외였다.

각 선본에서도 조직을 전혀 하지 않은 모양이다.

자기 후보 지지자모임에는 100명 모였다고 자랑하더니만

오늘 같은 날에는 왜 한 명도 조직하지 않은 걸까

이미 판정리 끝났다는 생각에서일까

시당에서 하는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일까

 

선거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말,

이제는 필요없어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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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수주의자인가

민중참여경선제와 관련한 논쟁이 당게를 달구고 있다.

논쟁이라기 보다는 일방적 융단폭격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듯 하다.

찬성론자들의 의견이 더 많이 올라오는니까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현상적으로는 맞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과 찬성론자들의 글을 읽다가 보면

반대입장에 서 있는 나는

갑자기

(기존 제도에 안주하는) 보수주의자, (민주노동당 중심주의에 빠진) 기득권자가

되어 버린 것 같다.

 

나는 정말 보수기득권자인가?

아니면 (하나는 알고 둘을 모르는) 꽉 막힌 원칙론자인가?

 

언론에 의해 이루어지는

여론조작 혹은 대세몰이의 효과가 나에게도 미치는 것 같다.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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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대한 고민들

몇 일전 '대전시민아카데미'라는 단체의 회원 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인데

글로 완성하지 못하고 제목과 소재들만 나열했다.

시간이 되는 대로 글로 완성해 보고 싶다.

요지만 간략히 하면

진보, 개혁의 위기라고 하는데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 주체 혹은 담론의 수준에서-,

현 상황을 위기라고 보는데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이른바 '87년체제'가 남긴 것과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이며,

'post-87년체제'를 어떻게 만들것인가.......등인데

87년 이후 많은 것이 변했고 진영내 변화도 다양해졌고 수준 또한 달라졌지만

여전히 이에 대해 인식은 하면서도 '상대의 존재를 인정'은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임과 동시에 진보연대니 선거연대니 하면서도

정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지 않은 상태에서 반한나라당전선을 얘기하는 것은

현 상황에서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87년 체제는 민주화라는 사회전체의 변화를 가져 오긴 했지만

진영내 정치적 측면에서는 끊임없이 '단결'과 '통합'을 요구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발전을 저해하는 '질곡의 20년'이 되어 왔다.

따라서 일방의 전선을 설정하고 무조건 모여야 한다고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고 뭉치던 말던 하자는 것이며

여의치 않으면 각자 살길을 찾아 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람시는 위기를 옛 것이 갔음에도 새로운 것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라고 했지만

나는 옛 것이 갔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상태가 더 위험한 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진보, 개혁의 위기’를 논하기 위한 고민들


Ⅰ. 진보, 개혁

1. 주체의 측면

○ ‘진보(세력)’, ‘개혁(세력)’ : 구체 대상은 누구인가

○ 좌파 혹은 우파, NL/PD

○ 신자유주의 지지 vs. 반신자유주의

○ 자유주의자?

 

2. 담론의 측면

○ ‘진보’와 ‘개혁’을 가르는 선은?

○ 개혁 : 신자유주의적/자유주의적 개혁......

○ 진보 : 전통 맑시스트, 후기물질주의자들 → 상대적 개념



Ⅱ. ‘위기론’의 실체

1. 무엇이 위기인가

○ 노무현의 실패 ≠ 진보/개혁의 실패

 - (김대중)노무현세력의 한계 : 좌파 신자유주의

○ 민주노동당의 실험

 - 절반의 실패 : 진영내 정치대표체로서의 취약한 위상


2. 진영의 상황

○ 단일 투쟁전선체 구축 노력

 - 민중연대, 진보연대 : 상층중심 연대의 한계

○ 정치적 다원성 형성

 - 열린우리당류, 민주노동당류, 급진좌파류


 

Ⅲ. 진영의 재구성

1. 현실인식

○‘87년체제’가 남긴 것

- 형식적 민주주의 : 대통령선출직선제, 지방자치제

- 내용적 민주주의 : 시민사회운동의 세력화, 정치적 다양화

- 여전히 성장담론의 헤게모니 장악 : 경제성장 = 민주주의의 확대

 - 지역구도의 지속

 - RED COMPLEX의 완화 혹은 유보

○‘Post-87년체제’에 대한 고민

 - ‘헌법 개정’ ???

 - 심화되는 부익부빈익빈에 대한 대책


2. ‘흩어져서 살아 보자!’

○ ‘흩어지면 죽는다!’

 - 과연 그럴 것인가?

 - ‘흔들리면 죽는다!’

○ 진영의 다양성 확대

 - NL, PD 진영의 고착화

 - 시민운동세력의 독자성 확대

 - 탈물질주의세력의 등장

○ ‘87년체제’ = ‘질곡의 20년’

 - 정치 차원 : 후보단일화 논쟁, 비판적 지지

○ 단일전선체의 유효성

 - 단일 정치전선체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 가능한가

 - 반한나라당 연대 : 진영내 정치정체성의 명확화 필요



"좌파 10년 후 패배 준비하고 있다"
[인터뷰-김규항] "좌파진보와 우파개혁 차이 확실하게"
 
 
 

대선과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 밖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레디앙>은 민주노동당에 비판적이든, 지지를 보내든 '무관심하지는 않은' 민주노동당 밖의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기로 했다. 다양한 시선과 입장이 이 자리를 통해 유쾌하게 소통되기를 기대해본다.

개그맨 노정렬씨와 <딴지일보> 김어준씨에 이어 'B급 좌파' 또는 '8급 좌파'로 불리고 있는 김규항씨를 만나봤다. '개량주의'라며 민주노동당을 쳐주지 않는 운동권 좌파 '노동자의 힘' 회원인 그는 예상보다는 덜 쎄게 당을 비판했다. <편집자 주>

민주노동당보다 조금 더 왼쪽에 위치한 '8급' 좌파 김규항(44).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개량주의적' 성격 때문에 참여하지 않거나 비판적인 '노동자의 힘' 회원이자 '인민'이라는 단어를 즐겨 쓰는 김씨는 자신의 이름 앞에 'B급' 보다는 '8급'이 붙여지기를 더 선호한다.

이는 사람들이 그의 책 『B급 좌파』의 'B'를 '8'로 많이 읽는 것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9급인 완전 초짜에서 막 벗어났지만 아직 멀었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지난 17일 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인 그를 만났다. 그는 인터뷰 중간 중간에 "노동자의 힘 동지들이 나를 욕 할 텐데….(웃음)"라는 말을 자주 했다.  

   
  ▲ 김규항씨
 

그는 "계급적인 현실을 민족이라는 틀로 은폐하는 사람들은 진보운동 내 굉장히 위험한 사람들”이라며 "가능하면 ‘피해야 할 방법’이지만 최악의 경우 당이 쪼개진다고 해도 진보정당의 정체성과 활동 자체를 훼방하는 내부 세력을 온전시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당내 특정 정파와 좌파의 분리도 '불사'해야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좌파, 당내 특정 정파 딴살림도 불사해야

김씨는 또 우파개혁 세력과의 확실한 분리도 강조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의 세 후보는 우파개혁과 좌파진보의 ‘차이’를 누가 더 선명하게 보여주고 강력하게 말하는지 경쟁을 벌여야 한다"면서 범우파개혁 세력과 좌파 진보정치의 '분리'를 주문했다.

김씨는 또 진보 진영의 위기에 대해 "진보 진영이 (그들의) 자녀들을 우파진영과 똑같이 교육시키면서 자기 자식만은 노동자로 안 만들려고 발악을 한다"면서 “모두가 진보 운동의 위기를 논하지만, 사실 진보 진영은 (아이들이 성장한) 10년 후 패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김규항씨와의 일문일답.

-김규항씨가 ‘B급 좌파’라면 민주노동당은 무슨 급인가.

민주노동당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한국 제도 정당 내 가장 진보적인 정당이라는 것과 또 하나는 범좌파 운동을 통틀어 제도 공간에서 활동하는 좌파들이라는 거다. 민주노동당 전체가 그렇지는 않고 당내에서 계급을 위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기는 한데, 급을 나누기에는 패러다임이 달라 좀 애매하다.

또 무엇보다도 내가 감히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나 싶다. 그런 얘기를 할 때 좌파들이 가져야 하는 태도는 겸손이라고 생각한다. 안 그래도 좌파들은 죄가 많지 않은가?(웃음)

80년대 우리에게 공간과 기회가 주어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대의 변화를 잘 활용하지 못해 소위 부르주아 민주주의자들에게 밀렸다. 그럴 수밖에 없던 상황을 설명하거나 이유를 말하자면 충분히 말 할 수 있지만, 그러기에 앞서 어쨌든 좌파들이 제대로 못한 건 사실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나에게 B급 좌파라고 하는데, 그건 내가 한 말이 아니라 일전에 『B급 좌파』라는 책이 나왔었다. 근데, 사람들이 보기에 서체가 ‘B’가 아니라 ‘8’로 보여 ‘8급 좌파’라고 하는데, 난 그 말이 더 마음에 든다.(웃음) 뭐든지 9급에서 시작하는데, 8급은 완전 초짜는 아니고 그래도 어느 정도 도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내가 '인민'이라는 말을 즐겨 쓰는 이유

- 글을 쓸 때 '국민', '시민' 등의 단어 대신, '인민'을 쓰는 이유는.

국민이라는 말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냥 ‘피플’이라는 말을 쓸 뿐. 국민이라는 말은 나치나 파시즘 치하에서 쓰는 말이다. 시민이라는 말도 그냥 서울시에 살면 시민이라고 얘기하지만, 사실 시민이라는 말은 계급적 함의가 들어간 말이다.

시민의 권리나 지위를 전혀 확보하지 못한 하층민에 가까운 사람들이 스스로를 시민이라고 하는 건, 그들이 농락당하는 거다. 그에 반해, 인민이라는 말은 아주 광범위한 일반적인 말이다.

예전에는 금어였지만, 이제는 ‘인민’을 쓴다고 잡아가지도 않는데, 사람들이 지레 불편해 한다. 어느 나라나 피플이라는 말을 쓰는데, 이는 곧 인민을 말한다. 그리고 국민이라는 말은 우리가 거부해야 한다. 개인이 국가의 부속물이라는 뜻을 의미하는 나쁜 말이다.

- 댓글 등 부담스러운 요소가 많은데, 인터뷰에는 왜 응했나?

그냥. 특별히 크게 안 해야 된다는 이유가 없어서.(웃음) 또 인터뷰를 한다 해도 댓글은 안 본다. 기본적으로 인터넷의 댓글을 존중하지 않는다.

-김어준씨 기사의 댓글은 봤나?

안 봤다. 나는 사람과 사람이 소통 할 때는 최소한의 도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사귀고 어떤 일을 할 때, 어떤 사람이 뒤에서 뒷담화를 깐다고 하면 그 사람의 인격을 의심한다.

그런데, 인터넷 댓글은 뒷담화 형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인터넷 공간에서는 구어체처럼 쉽고,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파악할 수 있는 언어들과 논리들이 횡행한다. 물론 나 또한 글을 어렵게 쓰고 개념어를 쓰는 것은 싫어한다. 하지만 그것과 별도로 좌파 진영에서는 한 번 더 곰곰이 생각해보고 깨우쳐야 할 문제들이 많은데, 인터넷 공간에서는 그런 과정과 소통이 불가능하다.

인터넷 공간은 우파개혁 세력에게 유리

때문에 한국 사회의 온라인 공간은 진보 진영에게 활용되기에 불리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공간은 ‘조선일보=수구꼴통’이라는 단순 공식으로 모든 문제를 윤리적으로 치환해 '나쁜 놈'이라고 간단히 말하는 열린우리당 개혁파들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진보진영은 단순히 ‘나쁜 놈’을 말하려는 게 아니라 ‘어떤 계급과 어떤 사람들 편에 서는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좀 복잡한 얘기를 하는 거다. 그런 면에서 인터넷 언어는 개혁우파 자유주의자들에게 유리한 언어라고 생각한다.

-<레디앙>은 보나?

어쩌다 가끔 본다. 기존의 좌파 매체와 달리 부드럽게 읽을 톤의 기사들이 있고 좀 세련된 것 같다. 그렇다고 <레디앙>이 만족스럽다거나 훌륭하다는 얘기를 하는 건 전혀 아니다. 다만, 좌파 진영의 현실에서 볼 때 그나마 대중적이고 세련된 편이라고 본다.

저도 좌파 진영 내 어려운 개념어는 사용하지 말자는 입장이지만, 가끔 운동권 사투리에 대한 비판이 구경꾼의 논평 수준으로 존재하는 것에는 거부감이 있다. 현장 사람들이 대중과 소통하고 싶지 않아 그런 언어를 쓰는 게 아니고, 그들 또한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눈물 겨울만큼 애를 쓰고 있다.

또 요즘엔 20대 활동가들이 선배 활동가들과 달리 문화적으로 풍부한 지식과 식견을 갖고 있어 좌파가 좀더 부드럽고 재미있어졌다. 나는 그런 20대 활동가들의 모습이 긍정적이라고 보는데, <레디앙>의 언어는 바로 그런 진전의 일환으로 보인다.

- 최근 '민노, 너 안찍어' 시리즈 기사는 어떻게 봤나?

재미있게 봤다.(웃음) 현재 인민들의 의식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읽어보니 사람들이 '아마추어적이다', '집권 능력이 없다', '아직도 저런 사람이 있나?'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얘기의 패러다임이 잘 못 됐다는 것을 분명히 짚어주고 싶다.

이건 아마추어냐 프로냐의 그런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 민주노동당을 기반으로 삼아야 할 서민들이 삼성의 이건희, 세계의 자본과 이익을 지지하는 정권을 향해 운동권 출신의 아마추어리즘 때문에 우리를(서민을) 힘들게 한다고 말하는 건 어이없는 일이다.

노무현 정권의 혁혁한 공로

다시 한번 분명히 얘기하는데, 개혁은 진보가 아니다. 그런 맥락에서 확실하게 짚어줘야 한다. 기술이나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이 정권이 누구의 편이냐?'는 게 바로 문제의 핵심이다. 예를 들면, 일본을 위해 뛰는 일본 축구팀에게 한국 사람들이 '너네는 왜 기술이 그것 밖에 안 되냐?'고 말하며 실망하는 것과 같다. 즉, ‘번지수’가 틀린 거다.

일단은 우리를(서민) 지지하는 팀(정권)을 먼저 만들어 놓고, 그 다음 기술을 논하는 게 순서이다. 그런 면에서 노무현 정권은 정말 큰 공을 세웠다. 진보를 완전히 몽땅 다 갈아 엎어버렸다. 우리에게 노무현 정권은 치가 떨릴만큼 문제를 일으킨 정권인데, 우리가 기반으로 삼는 서민을 대변하지 않는 정권이 프로이고 집권 능력이 있으면 오히려 더 큰일날 일 아닌가?

문제는 노무현 정권 덕에 인민들이 ‘이젠 진보고 개혁이고 간에 다 필요 없다’라고 생각하는 거다. 우파 쪽에서 일부러 진보를 없애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도 노무현 정권만큼 그렇게 성공하지 못했을 거다.

-그런 면에서 열린우리당과 뚜렷한 차별을 보이지 못한 민주노동당의 책임도 거론되고 있는데.

민주노동당의 책임이 있다. 하지만 당위와 실제 책임을 묻는 것은 다르다.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채 무작정 민주노동당의 책임을 물으며 매도하는 건 안 된다. 지금까지는 완전히 노무현, 유시민 등이 지휘하는 개혁 우파의 단독 드라이브였다. 개혁 우파들이 몇십 년 동안의 민주화 성과를 몽땅 싸들고 신자유주의로 질주했다.

이러면 '노동자의 힘' 동지들이 욕할 텐데

바로 그러한 제도 정치에 온건한 좌파들이 들어갔는데, 그 상황에서 과연 뭘 할 수 있기를 기대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의원들 개개인이 특별히 무능하고 불성실한 모습을 보인 사람도 없다. 민주노동당은 노무현, 유시민 등의 우파 개혁주의가 준비한 무대에 대본도 없이 올라섰던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왜 쇼를 성공하지 못했느냐?’며 책임을 묻고 무능하다고 비난하는 것은 너무 야박하다.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무대 공간도 아니었으며, 의원들이 주류적 의견과 추세에 업혀가는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또 인민들의 반공 콤플렉스를 건드리면 안 되는 등 여러 가지 각종 제약과 불편함이 가해진 그런 환경이었다.

음... 내가 이러면 우리 '노동자의 힘' 동지들이 나를 욕할 텐데(웃음). 왜 내가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애써 이렇게 옹호해 주는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왜 그리 그들을 인색하게 평가하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좌파 진영이 제도권 정당에 들어가는 것이 진보운동을 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맥락이 다른 문제이다.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의 구실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에 실패한 건 맞다. 하지만 생각 있는 사람들은 이미 이 정도 수준일거라고 예측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다만 민주노동당이 지난 반세기 동안 우파가 만들어 놓은 제도 정치권 안에 들어갔는데, 좀더 정체성을 분명히 해 불온함의 경계를 가끔은 넘어서야 했다는 아쉬움은 있다.

꼭 그래야 된다거나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좌파 정치를 처음 인민들에게 각인시킬 때는 어느 정도 충격이 필연적이다. 의원들이 좌파의 언어가 아닌, 제도 정당권내에서 개혁우파의 언어를 빌려 쓰며 지나치게 인민들의 시선을 의식하다 보니 결국 조금 윤리적인 개혁우파들과 차별성을 드러내지 못한 채 소극적으로 보인 건 아쉬운 부분이다.

민족문제는 계급문제의 '체'로 걸러져야

-민주노동당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진보정당은 계급을 기반으로 둬야한다고 본다. 사회를 민족이나 국가로 나누기보다는 계급으로 나눠야 한다. 우파들은 대한민국이나 국익을 말하며, 한미 FTA도 국익 때문에 체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FTA를 해서 좋은 한국 사람도 있지만 싫은 한국 사람도 있다.

각각 상황에 따라 별 사람들이 다 있는 건데, 마치 모든 한국 사람의 국익이라고 말하는 것은 공상이고 실제가 아니다. 이렇듯 국익이나 민족은 실제하는 계급적 현실을 은폐하기 위해 우파가 만들어 놓은 단어인데, 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분들이 진보정당 내 있다는 것은 불행하다. 그것이 바로 민주노동당의 문제이다.

물론 민족 문제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활동하시는 분들은 존중한다. 하지만 민족도 계급 문제의 체로 걸러지지 않는다면 우파적인 것으로써 결코 진보적인 것이 아니다.

- 지난 해 "주사파가 문제인 건 그들이 남한인민도 북한인민도 아닌 북한정권을 무작정 따르기 때문이다...(중략)....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가장 큰 이유도 주사파 때문이다"라고 쓴 적이 있는데(http://gyuhang.net/archives/2006/11/#000983).

자주파 혹은 민족주의자를 모두 주사파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 구별짓지 않는다면 주파사의 맥락이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이미 이러한 지적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 지도 아주 오래 된 문제인데, 존중 할 수 있는 민족주의자들은 스스로 주사파의 활동과 구별해냈어야 한다.

근데, 사람들이 너무 착해서 같이 운동했던 사람들에게 매몰차게 그렇게 못한다. 그러나 진보운동은 자기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편들고 지지하는 계급을 위한 운동이다. 계급적인 현실을 민족이라는 틀로 자꾸 은폐하는 사람들을 동지라고 하는 건 진보 운동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물론 민주노동당의 지도부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분들에게는 이 문제가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일 것이다. 안 그래도 작은 세에 당을 쪼갤 수도 없고 또 인민들에게 (서로 싸우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게 거부감을 줄 수 있어 쉽게 풀기 어려운 문제이다.

당을 쪼갤 수도 있다는 얘기냐

-당을 쪼갤 수도 있다는 얘긴가.

   
  ▲ 김규항씨가 발행인인 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 그랬어>  
 
설사 손실이 있더라도 진보정당의 정체성과 활동 자체를 훼방하는 내부 세력을 온존시킨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가능하면 ‘피해야 할 방법’이지만 최악의 경우 당이 쪼개진다고 해도 그 방법밖에 없다면 그래야 된다. 또 이미 이런 문제가 내부에서 봉합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게 계속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이는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의 차이 같은 그런 수준이 아니다. 바로 그렇기에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독도에 무슨 군대를 파견해야 된다’는 등의 얘기를 하는 거다. 그때는 정말 창피해서 죽는 줄 알았다. 세계 진보 운동사에 아마 그런 예는 처음일거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개방형민중경선제' 를 놓고 논란이 있었는데.

상당히 기술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코멘트하기에는 주제넘은 일이다.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노총에서 활동을 하거나 기여한 것도 아닌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인민의 한 사람으로서는 어떻게 보나?

원론적인 차원에서는 당연히 여는 게 좋다. 하지만 여는 걸 주장하는 사람들과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맥락을 다 아울러 생각해 봤을 때 그렇게 단순히 말하고 책임지기엔 내 자격이 부족하다. 참 묘한 모양이다. 열자는 얘기는 너무나 옳은데, 그 뒤 맥락을 보면 쉽게 말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이는 마치 박근혜나 이명박하고 싸우는 것처럼 모양이 흉하기도 하고 좀 그렇다.

이번 대선 쉽지 않을 듯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

지금은 완전히 반동의 시기이다. 노무현 정권의 '혁혁한 성공'으로 이제 인민들은 대선에서 후보나 정당을 선택 할 때 이념, 정치, 생각, 성향 등 이런 것들은 전혀 보지 않는다. 오로지 ‘지금 내가 먹고 사는 데 누가 더 도움이 되나?' 라는 식의 무이념 시기이다.

민주노동당이 이번 대선이나 총선 공간에서 약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못 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얘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지금의 현실을 냉정하고 정확하게 봐가면서 뭔가를 기대하고 또 실망했으면 좋겠다.

-그런 상황적 한계를 돌파할 대안은 없나?

이번 시기를 놓고 볼 때는 어렵지 않나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짜 진보와 가짜 진보에 상관없이 진보 개혁이라는 말을 듣는 것조차 싫어한다. 진보에 관심을 갖고 호기심이 있는 상태에서 진보에 대해 얘기를 해도 넘어갈까 말까하는데, 듣기 싫은 얘기를 하는 게 쉽지 않다.

게다가 앞으로 인민들의 삶이 더 고단하고 힘들어질 텐데, 그럴수록 인민들은 ‘진보, 운동권 때문’이라며 더 화를 내고 환멸을 느낄거다. 게다가 인민들은 민주노동당이 활동하고 있는 제도 정치권 내 한정된 상황에 대한 이해나 고려 없이 보수 우파의 패러다임으로 민주노동당을 무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근데, 그런 평가를 좌파라는 놈들이 똑같이 하고 있는 걸 보면 화가 난다. 굳이 좌파가 안 해도 저쪽(우파)에서 이미 충분히 하고 있는데, 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안 하고 왜 그런 비판을 우파와 똑같이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다만, 개혁에 대해 비판적 지지를 하다가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우리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자산이 될 거다.

경선 흥행도 만만치 않을 것

-민주노동당 내 대선 후보 사이 첫 경선이 진행 중이다. 흥행 성공 조건은.

같은 맥락으로 크게 흥행이 될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들 서로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인민들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차별성에서도 변별력을 느끼기에 지쳐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인민들에게 이 세 후보의 현미경적 차이를 봐달라고 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

세 명이 서로를 향해 차이를 말하는 것 보다 범우파 개혁 세력인 열린우리당을 향해 그들과 좌파 진보의 차이를 강력하게 말해야 한다. 그것을 누가 더 선명하고 분명하게 말하느냐가 경쟁이 돼야 한다고 본다.

그들과 우리의 ‘차이’를 드러내, 인민들이 진보정치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 바로 민주노동당의 비전이다. 이러한 상황을 전제하고 세 후보가 거시적 차원에서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발언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세 후보 가운데, 누가 본선 경쟁력이 있는 것 같은가?

모르겠다.(웃음) 그건 도토리 키재기라. 글쎄, 난 오히려 심상정 후보 같다. 좀더 알맹이가 있다고 생각 한다. 알맹이가 있다는 것은 내 입장에서 보면 좀더 선명한 진보성을 띠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더 말을 하면 마치 심상정 후보를 지지하는 홍세화 선생님처럼 될 것 같은데(웃음).....

음.... 좀 더 선명한 진보성을 가진 것 같고 아직은 그 사람의 가치가 제일 덜 개발된 상태여서 앞으로 더 개발의 여지가 많아 보인다.

자긍심 있는 좌파로

또 여성이라는 것도 강점인 것 같고. 나는 경쟁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 오히려 누가 더 나은가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웃음) 셋 중 진보성이나 이념적으로 선명한 게 마음에 든다. 특히, 출마 선언 발표 할 때 뒤에 걸어놓은 걸개(가난한 사람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보면 인민들이 보기에는 꺼려지는 말일 수 있다.

근데, 우리한테는 우리의 자긍심이 있어야 한다. 현실에서는 계속 인민이나 우파의 눈치를 보며 인민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언어를 사용해야 된다는 강박이 있다. 물론 그런 부분도 전술적으로 필요하지만 거기에 자꾸 매달리면 곤란하다. 그래서 제가 볼 때 그런 모습이 예뻐보였다.

-집권 정당이 되기 위한 조건이 있다면?

인민들에게 어떤 정치가나 정당이 내 편을 들어주는지 알 수 있는 의식을 먼저 생기게 만들어 줘야한다. 이는 민주노동당 뿐 아니라 전체 진보 운동의 과제이다. 또 노무현 정권이 출발할 때 저 사람들은 진보가 아니라, 그들의 ‘개혁’은 사회를 반동시키기 위한 가장 세련된 방법이라는 걸 좀더 집중적으로 공세를 펼쳤어야했다.

그런 부분은 참 아쉽다. 이제야 그런 얘기가 최근 벌어진 진보 논쟁을 통해 나오는데, 노무현 정권 초부터 그 사람들이 진보 행세를 하기 전에 먼저 ‘가짜’라고 강하게 얘기 했어야 했다. 이제는 우리가 우리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우리의 이름표와 정체성을 열린우리당 우파개혁세력이 다 빼앗아 갔기 때문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파개혁과 좌파진보 정치가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면서 그들이 빼앗은 진보 명찰을 다시 가져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사민주이자이든, 사회주의자이든, 트로츠키주의자이든, 다함께이든 간에 이젠 그런 구분 없이 전부 결집해야 될 문제이다. 여기서 더 밀리면 정말 끝장이다.

- 대선을 준비하는 민주노동당과 후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운동이 점점 천박화 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 의미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노동운동이 천박하게 돼가는 것에 대해 좀더 냉정하고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노동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이 사람으로서 해방되기 위해하는 것인데, 최근 근래의 몇 년을 뒤돌아보면 대공장 남성 정규직 노동자들 위주로 하는 임투가 주류 운동이 된 것 같다.

일련의 임투 과정이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그간 보여준 노동운동은 그 본질과 달리 똑같이 자본의 논리로 인간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제값받기 운동' 을 하며, 자본가와 같이 자본의 맥락으로 싸움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식 교육엔 좌우가 없더라

말을 하다 보니 선거에 도움이 되는 실무적인 얘기가 아닌 것 같은데, 사실 민주노동당이 얼마나 지지율을 얻고 표를 더 얻느냐는 진보 진영 내 위기의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은 물론 좌파 진영의 사람들이 우파와 똑같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도 모르는 새 뼛속까지 자본에 함몰돼 버린 것 같다. 돈이 모든 가치와 이념을 대변하는 시대인데, 좌파라면 오히려 그런 현실에 더 불안해야 한다.

빨간 띠를 두르고 제 아무리 힘들게 노동 운동을 하면 뭐 하나? 자기 자식만은 노동자로 안 만들려고 발악하는데. 그렇게 되면 자녀들이 성장한 10년 후 좌파 운동은 완전히 질 수 밖에 없다. 우파 자녀들과 똑같이 사교육 시장에 내몰리면서 자본의 가치관을 배우는데, 나중에 이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과연 좌파운동을 할 수 있을까?

좌파들도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어쩔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결국 우파 진영에 백기를 들고 투항하는 거다. 모두가 진보 운동의 위기를 논하면서 사실은 10년 후 패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것이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의 근본적인 위기이고 민주노동당이 아래로부터 대중의 힘을 공고히 받지 못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또 앞서 말한 진보정당 내 반진보주의자들의 문제에 대해서도 당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어 80년대에는 거대 담론에 매몰 된 진보 운동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꼭 필요한 거대 담론이 너무 결핍된 게 문제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세 후보가 지엽적이고 정치적인 기술적 문제 혹은 제 각각의 차이에 집착하기보다는, 진보운동 전반이 가진 역사적 위기와 상황을 직시하고 그에 따른 거시적 안목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그분들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특별히 그런 건 없고 다들 나름대로 고생하고 있는데, 서로 너무 쉽게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 온건한 좌파와 조금 급진적인 좌파가 서로의 차이로 반목하고 까칠하게 비판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리 그래도 우파보다 못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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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일주일

거의 일주일 동안 사경을 헤매다가 이제야 조금 제정신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지난 한주 내내 병실에 콕 처박혀 지내고 나니 벚꽃이며, 개나리, 목련은 벌써

꽃잎을 하나씩 떨어 뜨리려 한다.

예상치도 못했던 사건이 터진 덕분이다.

 

난치병 혹은 불치병, 직립보행 동물에게만 나타난다는 그 무시무시한

'치질'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들.....

지난 화요일에 그저 항문에 뭐가 났기에 병원에 들러 주사 한대 맞고

약이나 타 먹어야겠다고 했던 것이

수술하자는 의사의 말 한마디에 뭐라 대꾸도 못하고

눈깜짝할 사이에 수술하고 거의 일주일을 병원에서 보내야 했던 지난 한 주.

 

더 괴로웠던 건 정작 수술보다 마취제 때문에 아직도 머리가 띵한 상태라는 거.

수술하고 이틀만에 심한 어지럼증에 구토까지, 그 상태가 연 이틀 계속되었다.

일어나 앉지도 못하고 밥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 빼고는 계속 병상에 허리를

붙이고 있어야 했다. 악몽의 일주일이었다.

 

그래도 일주일만에 다시 찾은 대화동 복지관에는

올해도 여전히 이름모를 보라색 꽃과 노란 민들레가 다정히 피어 있었다.

그런데 올해 민들레는 유난히 키가 작다. 땅에 딱 붙어 버렸네.

 

예쁜 민들레 감상하시며 모두들 건강하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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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글

 오마이뉴스 대전충남 2007.04.02
기형 배추에서 발견한 한미FTA의 진실
사라진 토종 배추씨... 한미FTA의 재앙은 손익계산서가 아니다
텍스트만보기   송성영(sosuyong) 기자   
 
 
▲ 종묘상 배추씨를 심어 2대째 배추씨에서 나온 쭉쟁이 배추. 산발한 머리처럼 정신이 없다. 한미FTA가 체결되어 미국의 자본에 종속되면 우리는 쭉쟁이 배추를 면치 못할 것이다.
ⓒ 송성영
 

지난 늦가을에 씨뿌려 놓았던 배추가 온갖 벌레들의 습격과 겨울을 이겨내고 올 봄 꽃을 피우고 있다. 올해 다시 배추씨를 받게 되면 4대째다.

1대 배추씨는 종묘상회에서 사온 것이었다. 1대 배추는 발아율 80% 이상. 건강하게 잘 자라 김장김치로서 제 역할을 다 했다. 과연 건강한 배추였을까? 적어도 겉보기에는 그랬다. 하지만 그 배추씨는 더 이상 배추씨가 아니었다.

그 해 씨앗을 받기 위해 몇 포기 남겨 두었고 그 씨앗을 받아 400포기의 배추모종을 만들었다. 모종은 멀쩡했다. 하지만 밭에 옮겨진 모종은 자랄수록 배추도 아닌 것이 무도 아닌 것으로 이상야릇한 채소로 돌변했다.

보통 배추처럼 속이 차지도 않았다. 산발한 머리처럼 잎사귀만 무성했다. 뿌리 또한 배추 뿌리와는 전혀 다르게 굵었다. 그렇다고 무처럼 굵은 상태도 아니었다. 김장 배추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쭉쟁이 배추가 탄생한 것이었다.

식물이라서 그런지 그런대로 봐줄 만 했다. 하지만 동물로 치자면 아주 흉측한 기형이나 다름없었다. 이것이 동물이라면 아무리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일지라도 그 모습을 보게 되면 절대로 입에 대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일회성으로 끝나야 하는 생명력이 아니던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생명은 더 이상 생명이라고 할 수 없다. 결국 종묘상에서 사온 배추씨의 겉모습은 멀쩡해 보였지만 속은 기형이나 다름없었던 것이었다.

배추도 아니고 무도 아닌 이상야릇한 식물

 
▲ 지난해 봄 쭉쟁이 배추들 중에서 비교적 멀쩡한 3대 배추씨를 받았다.
ⓒ 송성영
 
우리는 그런 생명력 없는 기형의 배추를 아무 생각 없이 먹어왔고 또한 지금도 여전히 먹고 있는 것이었다. 거대 자본, 종묘상들이 더 이상 배추를 재생 하지 못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재생 가능한 씨앗을 내놓았다가는 장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 생명력을 잃고 자본이라는 '흉측한 씨앗'에 종속되어 가고 있는 것이 어디 배추씨뿐이겠는가?

돼지나 소는 근수를 더 나가게 하기 위해 불알을 발라내기도 한다. 아예 씨를 말리는 것이다. 사람들 역시 자본화가 가속될수록 좀 더 자본의 풍요로움을 누리기 위해 스스로 애낳기를 거부한다.

자본 앞에서는 생명의 가치는 축소된다. 자본의 막강한 힘은 생명조차도 조작하고 땅속 깊은 곳, 바다 속 깊은 곳까지 후벼 파게 한다. 또한 자본이 될 만한 것이 있다면 더 이상 재생 불가능할 때까지 죄다 후벼파 먹는다.

지구상에서 '자본' 만한 끔직한 '기생충'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욕망을 끊임없이 퍼 올려 온갖 생명들을 재생 불능으로 만들어 놓는 게 바로 자본이다. 자본에 의해 모든 것이 좌우되는 한미FTA의 위험한 진실은 바로 거기에 있다.

어떤 사람들은 한미FTA를 놓고 누가 이익이니 손해니 손익계산서를 따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손익계산서로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그러나 한미FTA 협상에 숨겨져 있는 가장 큰 재앙은 손익계산서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자본을 앞세워 온갖 생명들을 말살시키는 데 있다. 생명의 씨를 말리는 데 있다.

우리를 파먹고 있는 기생충

 
▲ 지난 가을 온갖 벌레들에 시달렸던 3대째 배추. 씨를 받기 위해 이 중 몇 포기를 남겼다.
ⓒ 송성영
자본주의가 그래왔듯이 한미FTA가 체결되면 풍요로운 삶을 앞세워 온갖 교묘한 방법을 동원해 이 땅에 살아가는 온갖 생명들을 착취하고 학살하게 될 것이다. 거기에 사람 또한 예외는 아니다.

한미FTA가 체결되면, 우리가 이익을 보든 손해를 보든 어떤 식이로든 끊임없이 사람들의 욕망을 부채질하게 될 것이다. 지금보다도 더한 먹히고 먹는 자본의 세상이 건설 될 것이다. 지구 저 편에서 굶어죽어 가는 사람들은 그저 자연도태의 현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가방끈 긴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는 인간들은 아이들을 박 터지는 입시경쟁의 전쟁터로 몰아내기 위해 벌써부터 게거품을 물고 있다. 그들에게는 자식들의 인간성이 되먹든 말든 상관없다. 자본에 의해 먹고 먹히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다. 불알 발린 소돼지나 일회성 배추 씨앗에 담겨 있는 진실이 그러하듯 오로지 자본의 살을 찌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의 70%에 달했던 '흥농종묘' '중앙종묘' '서울 종묘'는 이미 10년 전 미국의 거대 자본가들에게 차례로 넘어갔다. 우리 동네에 토종 배추씨앗이 사라진 것도 바로 그 무렵이었다. 우리는 이제 그들이 제시하는 가격에 군소리 없이 배추씨를 구입해야 한다. 그것도 씨알머리 없는 배추씨를 구입해야 한다.

노무현 정권이 바라는 대로 한미FTA가 순조롭게 체결되면 눈에 보이는 국익이 돌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꼬박꼬박 미국의 거대 자본가들이 조작한 배추 씨앗을 구입해야 하는 것처럼 결국 국익은 고사하고 미국의 자본가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자국민들의 고혈을 짜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거대 자본에 종속되어 우리의 배추 토종 씨앗들이 사라졌듯이 그렇게 우리는 그들의 일회성 배추씨 없이는 옴싹달싹 못하는 쭉쟁이 배추 신세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하지만 여전히 희망은 있다.

배추 농사를 망쳤던 그해, 종묘상에서 구한 일회성 배추씨로 400포기를 심어 겨우 40포기 정도를 건졌다. 거대 자본에 도전했다가 몰매를 맞은 기분이었다. 꼼짝 없이 당해야 한다는 것에 화가 났다. 오기가 생겼다.

"000들! 농사 끝나는 그 날까지 어디 한번 해보자!"

'자본'에 도전장을 던졌다. 쭉쟁이들 중에서도 그나마 우성으로 자란 몇 포기의 배추를 남겨 두었다가 작년 겨울 다시 씨를 뿌렸다. 그리고 올 봄 그 3대째 씨앗들이 잘 자라고 있다. 꽃을 피우고 있다. 2대 씨앗들에 비해 쭉쟁이들이 훨씬 많이 줄어들었다.

2대째에는 쭉쟁이가 아닌 멀쩡한 배추가 10분의 1에 불과했다면 3대째는 2분의 1 수준이었다. 여기서 다시 우성인 씨앗들을 모아 올 가을에 다시 파종할 것이다.

배추씨는 다른 씨앗에 비해 몇 배가 더 비싸다. 이번 실험 재배가 성공한다면 더 이상 비싼 씨앗을, 그것도 생명력없는 씨앗을 구입하지 않아도 될 것이었다. 일회성 농사가 아닌, 생명을 살려나가는 배추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본에서 멀어져야 한다. 적게 먹을 각오로 자본에 의해 먹고 먹히는 세상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야 한다. 뒤로 물러서는 만큼 생명과 평화의 세상이 보인다. 노무현 정권은 지금 저 썩어빠진 자본가들과 함께 '한미FTA'라는 생명이 아닌 죽음의 가속 폐달을 밟고 있는 것이다.

 
▲ 3대째 씨에서 자란 배추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이 씨를 받아 다시 심을 것이다.
ⓒ 송성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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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을 어긴다는 것

프랑스 공산당이 심각한 재정난으로 당 소유 부동산을 매각하고 당원수도 급감해 1981년 70만명에 육박하던 당원이 현재는 10만여명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프롤레타리아 독재 개념을 포기한 1976년 제22차 당대회 후 30년만에 프랑스 공산당이 처한 현실이다.

당시 당서기장이었던 조르주 마르쉐는 유로코뮤니즘의 유행을 따라 프롤레타리아 독재 개념을 포기하고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의 길을 선택했지만 오늘날에와서 집권은 커녕 존립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발리바르는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무엇인가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이들의 행위를 강력히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대선을 앞두고 개방형 경선제를 두고 논란을 벌이더니 그것이 좌절되자 또 다른 우회로를 선택하자는 목소리들이 여전히 당을 흔들어 놓고 있다. 비정규직 조직이 시급하면 현장활동을 통해 노동조합을 만들게 하고 노동자로서의 자기정체성을 확인하고 정치적 고양을 이루어내야 한다. 입당원서 쓰고 5천원 낸다고 해서 계급적 정치의식이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원재목은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관하여'이고

1990년 '연구사'에서 중판이 출간된 바 있지만

지금은 절판되어 새책을 구하기는 어렵다.

나는 이책을 인터넷 헌책방을 통해 구입했다.]

 

민주노동당.

이번 대선, 총선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면 조급해 할 이유가 없다. 지난 4년간 '잃어버린 세월'을 단 몇 개월만에 찾을 수는 없다. 이번 대선, 총선은 '민주노동당의 잃어 버린 4년'에 대해 대중들로부터 심판받겠다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 한미FTA 투쟁으로 그 4년이 만회되지는 않는다. 이제와서 비정규직 조직해야 하니까 당비도 낮추고 당권요건도 낮추자는 식은 아니다. 한 번쯤 무너져 보는 것도 당의 장기발전을 위해 나쁘지 않다. 그렇게 해서 교훈의 역사를 만들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다.



 <프랑스 공산당 극심한 재정난으로 위기>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 프랑스 공산당(PCF)이 재정난으로 인해 직원들을 해고하고 유서 깊은 소유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일간지 르 파리지앵이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때 공산주의 지식인들이 모여든 곳인 파리 8구의 오귀스트-블랑키 거리에 있는 유서깊은 건물이 공산당에 의해 건축업자에 매각돼, 현재 이 자리에는 아파트 분양 광고가 내걸려 있다.

   마르크스주의 연구소, 도서관, 귀중한 문헌들이 들어있던 이 역사적인 건물의 매각은 프랑스 공산당의 쇠퇴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공산당은 이밖에 파리 교외 에손 도(道)에 있는 당 중앙학원을 포함한 18건의 부동산을 매각했거나 팔려고 내놓았다.

   피카소의 작품으로 알려진 콜로넬-파비앵 광장의 중앙당사는 소문과 달리 저당 잡히지는 않았고, 대신 지난해 11월 역사적 건축물로 지정돼 개ㆍ보수 때 국가로부터 비용의 50%를 보조받을 수 있게 됐다.

   프랑스 공산당의 어려움은 직원 감축에서도 드러난다. 공산당은 2002년 선거에서 실패한 이래 85명이었던 상근 직원을 52명으로 줄였다.

   2002년 선거 이래 의회 의석수가 줄면서 국가 보조금도 42% 감소했다. 전체 당원 수도 10만여 명으로 크게 줄었다. 1981년의 당원 수는 지금의 7배 였다.

 

 

 

   당 대선 주자인 마리-조르주 뷔페 당수의 지지율도 2% 선에 머물러 있다.

   이런 이유로 공산당은 대선 보다는 6월 총선과 내년 지방의회 선거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공산당은 전통적으로 의회 의원들로부터 받는 기부금에 많이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공산당은 또 거대 업체들의 노동조합에 소속된 정치 조직들을 활성화하는 노력을 통한 재정난 해소와 이념적인 영향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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