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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동갑내기인 한 남자는,
아마 일당 얼마에 사측의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용역이었을 거다.
운전을 할 줄 아는 건강한 몸뚱아리는 그렇게 팔려왔을 거다, 돌이키고 싶은 그 순간으로.
참을 수 없이 더웠을까? 달려드는 노동자들이 위협적으로 느껴졌을까? 그저 짜증이 났을까? 당황했던 걸까? 단지 우발적이었던 걸까?
무엇이었건 그는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고,
부당함에 맞서 싸우던 한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아내와 어린 딸만 세상에 남았다.
나와 동갑내기인 그 남자,
27세 최모씨는,
사람을 죽이고 말았다.
그는 질긴 목숨 원망하며 '죽은' 삶을 살게 될 거다.
이제 분노를 느낀다.
죽은 자와 죽인 자, 그 둘 모두를 비극으로 몰아넣은 자들에게.
비극은 둘의 몫이어서는 안 된다.
돌려주어야 한다. 반드시.
너, 자본에.
너, 신자유주의에.
다시 한 번,
p.s 사람이 죽었습니다, 기계를 멈추세요, 라던 한 노동자의 절규가 떠오른다. 어느 다큐였던가.. 사람이 죽었는데, 세상은 너무나 태연하고, 나는 이제야 가쁜 숨 몰아쉬며 몇 글자 끄적인다. 지금까지도 많은 죽음을 보아왔다. 간접적일 뿐이었지만, 그럼에도 매번 먹먹함을 느낀다. 그들의 얼굴, 인간의 얼굴. 사라져버린..
p.s 레미콘이 사람을 치고 지나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떠올린 건 팔레스타인에서 활동하던 레이첼 코리라는 20대 초반 활동가의 죽음이었다. 그녀는 불도저를 막아서고 있다가 그 아래 깔려 죽었다. 몇 해 지나 그런 사실을 접하고 경악했더랬는데, 이런 어처구니 없는 폭력은 국경과 상관없는 일이다.
p.s 한국노총 방송국에 올라온 영상을 참세상에도 올렸다. 촬영한 사람도 고통스러웠겠지만 편집한 사람도 만만치 않게 고통스러웠을 거다. 어느 시점에서 끝을 낼 것인가. 열사의 죽음에 누를 끼치기 않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인다. 이 영상을 대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그랬으면 좋겠다. 스펙터클로 소비하는 사람이 혹시라도 있을까 걱정스럽다. 고인과 유가족에 자그마한 누라도 끼치게 된다면, 참세상에 올리자고 했던 결정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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