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분류 전체보기

13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2/01/13
    오로라를 찾아서 #2
    hongsili
  2. 2012/01/13
    오로라를 찾아서 #1.(1)
    hongsili
  3. 2011/11/16
    여행 회고(1)
    hongsili
  4. 2011/10/02
    양평 나들이
    hongsili
  5. 2011/08/15
    여름 풍광들...
    hongsili
  6. 2011/04/20
    봄나들이 기록(2)
    hongsili
  7. 2011/01/02
    지리산 3대 사찰 기행..(6)
    hongsili
  8. 2010/07/02
    시애틀 나들이(2)
    hongsili
  9. 2010/01/27
    깊은 산 이야기 마지막.(4)
    hongsili
  10. 2010/01/26
    깊은 산 이야기 3.(5)
    hongsili

박사원정대 #3

hongsili님의 [박사원정대 ] 에 관련된 글.

 

여행보다 여행 기록 정리하는게 더 힘들다.... ㅡ.ㅡ

 

@ day4

 

크루즈에서 내린 우리는 곧바로 The Divide 로 달렸다. 이름이 웃기지만, 문자 그대로 갈림길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단다. 여기에서 우리는 그 유명하다는 Routeburn tract 트래킹에 올랐다. 물론 여기도 풀코스로 걸으려면 나흘 정도 걸린다고 하지만, 우리는 해발 약 8백미터 정도 되는 Key Summit 까지만 다녀오기로 했다. 왕복 세시간 코스이니 할 만 했다.  

차를 가급적 나무 그늘 밑에 세워놓고 싶었지만, 마땅한 공간이 없었고 세울만한 딱 한 군데가 있기는 했는데 작지 않은 크기의 돌덩이가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지라... 어쩌지? 하면서 망설였다. 에이, 힘 놔뒀다 뭐하냐.... 저걸 치우자... 우리 지시를 받고 뒷자리의 미운콩이 문을 열고 나서는 찰라, 곤히 잠들어있던 햇박사가 눈을 번쩍 뜨더니만 마치 몽유병 환자차럼 걸어나갔다. 그러더니 우리 앞에서 그 무거운 돌뎅이를 번쩍 들어올려 옮기는데... 과연 두눈 뜨고 보았지만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저 자는 호연지기를 운동에너지로 승화시키는 특별한 능력이 있나보다.....ㅡ.ㅡ

 

올라가는 길은 그다지 가파르지 않았고, 햇볕은 따갑고 바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시원했다.

정경은.... 그냥 말 안할래... 이제 입, 아니 손가락이 아플 지경....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껏 연출된 포즈를 잡고 있는 햇박사, 아래 표지는 적진에 매복 침투하고 있는 나와 미운콩 (둘 다 조난당하면 절대 구조되기 어려운 보호색 입고 등반 중 ㅜ.ㅜ), 타조알을 연상케하는 미운콩의 머리...

그나저나 미운콩의 습속은 참으로 특이한 것이.. 낯선 장소에만 가면 들짐승처럼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기이한 항태를 보임.... 라벤더가 만개한 목초지를 가로질러 달리던 도로 노변에서,  천하절경이라는 루트번 트랙의 으슥한 나무들 뒤에서.....  10여년 전 승봉도 해변에서 보였던 말도 안 되는 형태가 평생 한 번 있을까말까 하는 예외적 사건인 줄 알았건만 그게 아니더라구.... ㅜ.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 시간을 정상에서 간식도 먹고 수다도 떨면서 한가롭게 노닐다 내려와  Milford Sound Lodge 로 이동...

드라이버 박박사 탈진하여 어제의 과속은 잊고 시속 삼십으로 운전대에 매달려 감 ㅋㅋ

Lodge 에 도착해서 숙소 배정받고 씻으려 했더니만, 타월이 모두 떨어졌다는 비보.... 빨래를 맡겼는데 사흘 뒤에나 돌아온다고.... 어이없어라....  할 수 없이 비상 수건, 손수건 등을 총동원해서 씻고, 밑반찬에 저녁 맛나게 먹음... 잠깐 산장 뒤 계곡에 산책 나갔는데, 물은 얼음장이고 모기는 밀림 수준.... 

건물이 나무로 지어졌고, 복도로 연결되어 있는데다 우리 숙소 근처에 샤워장이 위치해 있어 밤새도록 저벅저벅 등산화 발자국 소리가 끊이지 않음.... 피곤해서 그냥 잤음. 다행히 어제 크루즈와 달리 이층침대 난간은 있더라구 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 day5

 

아침에 일어나 또 아침 거하게 챙겨먹고 짐 챙긴 후에 Milford Sound 1/2 day guided tour 에 나섬...

배타고 Sandfly 로 이동하여, 거기에서 생태와 주변환경 설명들으면서 한 나절 걷는 프로그램...

가이드가 말할 수 없이 시크함.... 설명하다 중간에 막 가버림 ㅋㅋ "~~~~ so" 하길래 귀를 쫑긋 기울이고 있었는데 끄트머리 쫓아오던 멤버가 도착하니까 바로 자리를 떠버림....  그런데 이 시크한 분이 미운콩의 아웃웨어를 만져보며 도대체 이건 뭐냐고 물어봐서 깜놀...  그러지 않아도 우리도 이건 뭐 텐트 천으로 만든거냐, 도대체 이런 건 어디서 샀냐 놀러먹었는데, 다종다양한 전세계 아웃도어 제품을 다 구경해봤을 가이드마저 그 옷의 정체가 궁금하기는 했던 모양...  미운콩은 대단히 풀이 죽었음 ㅋㅋ

 

그리고 경치는 또 말해봐야 잔소리.... ㅋㅋ

뉴질랜드는 포식자들이 없기 때문에 새의 천국이라고... 또 청정도를 반영하는 지표식물인 이끼 종류가 온 숲에 덮여있어 신비로운 느낌이 강하게 드는 곳... 중간에 작은 구름다리가 있었는데, 예전부터 특이한 고소공포증으로 유명한 햇박사가 못 건넌다고 난리 피워서 손잡고 건네주다 손에 쥐나는 줄 알았음... 바위 들던 악력으로 내 손을.... ㅜ.ㅜ 나중에 어깨를 잡힌 미운콩은 맹금류에 낚이는 토끼의 심정을 이해했다고 토로하기도 했음...

박박사는 사진 욕심이 과하심....  온갖 사진 어느 구석에선가 꼭 보임.... 여고괴담인 줄 알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중에 트레일 마치고 돌아와 배에서 내리다 넘어져 무릎 깨지는 경미한 사고도 발생... 배에서 내려 뛰어내린 곳에 마침 돌멩이들이 무너져내리면서 patella 정통으로 박음... ㅜ.ㅜ 깨진 줄 알았는데 다행이 멍드는 수준에서 끝남.. ㅡ.ㅡ

 

돌아와서 숙소에서 간단히 컵라면으로 점심먹고... 이제 정든 Milford Sound 를 뒤로 한 채 Te Anau 로 돌아옴...

무슨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더라니....  크리스마스 연휴가 되면 슈퍼가 문을 닫는데다, 다음 날 이동하게 될 Mt Cook 근처에는 장을 볼 수 있는 곳이 전혀 없다고 하여 산더미처럼 먹을 것을 사들임... 다행히 크리스마스 휴무 때문에 신선식품을 대 떨이 판매하고 있어서, 쇠고기 등심 이런거 3천원에 구매함 ....  뭘 축하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축하의 샴페인도 마시고 맛난 딸기치즈케익도 디저트로 먹고...

유리알 체력인 박박사는 주무시고, 나머지는 저녁에 나가서 또 산책..... 여기가 무릉도원인가.... 

 

근데...햇박사는 나에게 사진을 너무 강요함... ㅡ.ㅡ

한껏 연출된 포즈를 잡으면서, 내가 스냅샷으로 우연히 자신의 그런 포즈를 잡아낸 것처럼 해달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해괴한 요구를 남발함.... 심지어 남의 집 산책나온 개를 자기 개인 것처럼 함께 찍어달라고까지 함.... 햇박사 축하 여행이라 내가 참았지.... 나는 인격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to be continued....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박사원정대 #2

hongsili님의 [박사원정대 ] 에 관련된 글.

 

여럿이 여행 다니면, 자칫 사이가 더 나빠질 수도 있다. 힘들고 예기치 못한 어려움 앞에서 미처 감추지 못하는 약점들이 드러나기 마련이고, 평상시에 몰랐던 까탈스러움이 발견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서로의 주력 분야를 더욱 분명하게 확인하고 인정하는 가운데 부딪힐만한 일들이 거의 없었다. P 박사 - 폰트 전환이 귀찮으니 그냥 박박사라고 부르자 - 와 나는 운전을 맡아서 하루씩 돌아가며 성실하게 운전을 했고, 미운콩 박사는 일정계획에서부터 숙소, 프로그램 예약, 뱅기표 예약, 차량 렌트까지 온갖 행정적인 일을 도맡았다. 그리고 햇박사는 우리의 먹거리와 회계를 책임졌다. 다들 각자의 분야에서 최소 10년 이상의 머슴 내공을 키워왔던지라, 일처리는 더이상 깔끔할 수 없었다...   ㅡ.ㅡ

여행으로 끝내기 아까운지라, 공동 사업을 해보면 어떨까 하여 뉴질랜드에서 할 만한 사업 아이템을 골라보기도 했다. 샌드플라이가 출몰하는 서안 지역에서 전기파리채 수입판매를 해보면 어떨까 했는데, 도심 마트에 가니까 역시 있었어... ㅜ.ㅜ  그다음으로 생각해낸 건 방충망 사업.... 한국에서 인기있는 롤러식 현관 방충망을 비롯하여 창틀 방충망 사업이 유망해보이더라니.... 누가 자금 투자 좀.................

 

운전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사실 첨에는 좀 걱정을 했다. 운전 방향이 달라서 위험하지 않을까....

그런데, 따로 고속도로가 없고 모두 한국의 국도같은 형태인데다 (근데 속도는 시속 1백 킬로), 왕복 2차선 도로....

심지어 내비를 켜면, "Continue 120 km, then turn left" 이런 메시지가 출현...

첨에는 다들 120미터를 잘못 들은 줄 알았는데, 정말 120 킬로미터 가서 좌회전 ㅋㅋ

딱 두 차선 도로 이외에 도로 양쪽은 모두 목초지나 산, 아니면 호수....

그래서 내비 화면에는 그냥 직선 줄 하나 쳐져 있는, 흡사 정지화면.......

주구장창 직진만 하면 됨... 나중에는 40km 앞 좌회전 메시지 뜨면 다들 "어이쿠, 얼마 안 가 좌회전이네, 조심해야겠어" 이런 덕담을 나눌 수준 ㅋㅋㅋ

 

먹거리 또한 여행의 엣센스라고 할 수 있었는데, 정말 값싸고 푸짐하게 잘 먹은 여행으로 기억될 것 같다.

햇박사가 한국에서 정성스레 준비해온 밑반찬을 기본으로 깔고, 뉴질랜드에서 값싼 쇠고기 양고기 연어 등등에, 매일 저녁 헐값에 pinot noir 반주.... 손맛 최고의 햇박사는 부엌을 신성한 자신의 영역으로 여기며 우리를 들어오지 못하게 했기 때문에 나머지는 손하나 까딱 안 하고 먹어주기만 하면 되는 이상적 (!) 상황....

더욱 놀라운 것은, 게눈 감추듯이 차려낸 것을 모두 먹어치우는 우리를 엄마미소로 바라보던 햇박사의 발언... "내가 차린 걸 이렇게 맛있게 먹어주니 너무 좋아요" ..... 이게 뭐람??? 우리는 전생에 지구를 구했나???

 

@ day3

 

아침 일찍 Te Anau 를 떠나 Milford Sound 로 이동...

이제는 아름답다고 말하기조차 거추장스러운 하늘, 초원, 호수와 강들을 벗하며 계속 달렸음...

중간에 이동하는 양 떼 만나 깜놀하기도 하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거울처럼 맑고 고요한 수면으로 주변을 비추는 Mirror Lake,  (가보진 못했지만 원령공주의 배경인 야쿠시마 숲 같은) Lake Gunn 의 한 시간짜리 트레일 코스도 걷고... 또 이름모를 그냥 라벤더 계곡에서 광년이처럼 뛰어 다니기도 하고.....  느무느무 아름답고, 마냥 즐거웠음...

이 와중에 모기매력지수 백점의 미운콩은 샌드플라이 주요 출몰지역인 Lake Gunn 의 간이 화장실에 들렀다가 혼비백산하여 옷도 못 추스리고 뛰어나오는 불상사도 발생.... 우리는 바깥에서 라벤더 찍는다고 정신이 팔려있는데, 뭐가 화장실 쪽에서 비명소리와 우당탕..... 화장실 구조물 넘어졌으면 아주 볼만했을 듯 ㅋ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Milford Sound 를 앞두고 마지막 관문인 Homer Tunnel 전후의 광경 또한 장대함...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터널은 왕복 1차선이고, 그래서 신호등을 두고 양쪽에서 대기해야 할뿐 아니라 터널 안 조명도 어두침침하기 그지 없음.. 기상이 악화된 날에는 아예 이동이 차단된다고 함...

고도도 높은데다 길도 가파르고 좁아 운전하기 쉬운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도심보다는 이곳이 편하다는 생각이... ㅡ.ㅡ

밑의 사진은 햇박사가 찍은 파노라마 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Milford Sound 에 도착해서는 그동네 유일한 카페인 Blue Duck cafe 에서 점심거리를 사서, 편안한 노천 탁자 놔두고 찜통같은 차안에서 몹시도 불편하게 밥을 먹음.... 모기매력녀인 미운콩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음.. ㅡ.ㅡ

 

이어서 우리는 Wanderer 라고 이름 붙은 overnight cruise 탑승....

크루즈라고 하니까 타이타닉호처럼 갑판에 수영장있고, 현악이 연주되는 가운데 드레스 입고 춤추며 밥먹는 곳을 상상할 수도 있겠지만, 오래된 작은 범선을 개조하여 오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Milford Sound 를 둘러보는 소박한 여정임....  총 36인승인데 손님은 우리를 포함 12명밖에 안 되서 몹시 조용하고 호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음.... 작은 모터보트로 옮겨타 "언니 달려~" 를 외치기도 함 ㅋㅋ

빙하에 의해 형성된 아름다운 Fjiord 지형, 크고작은 폭포들, 물개와 새들...

감탄사를 내지르는 데에 한도가 없음을 새삼 깨달음 ㅋㅋ

이제 다들 고만 감동할 때도 되었는데, 새록새록 아름다운 풍광 때문에 좀처럼 멈출 수가 없더라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또 어디인가....  멍......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루즈는 승무원들도 친절하고, 음식도 푸짐하고 맛나고, 공동시설인 화장실이나 샤워시설도 다 소박하지만 깨끗하기 이를데 없어서 모두 만족스러웠는데....

침실이 후덜덜.....

갑판 아래쪽이 침실인데, 난간도 없는 2층 침대....  심지어 난 그렇게 고도 높은 2층은 첨 봤음.. ㅜ.ㅜ

컴컴한 방에서 나는 이미 누웠는데, 반대편 아래칸의 햇박사가 나보구 왜 안 눕냐고 해서 모두들 잠시 급 정적 호러에 빠짐.... 알고보니 천장에 매달린 등이 내 머리인 줄 알았다고... ㅡ.ㅡ

나는 자다가 선창으로 내비친 달빛이 얼굴에 정면으로 들면서 한번 깨고,

일어나다가는 머리 한 번 가비얍게 천장에 부딪혀주시고...

미운콩 코고는 소리에 박박사 놀라 일어나 때아닌 노트북 작업.. 타닥타닥.....ㅋㅋ

아우성의 하룻밤이었음.... 

 

기대하던 일출은 산에 가려 보지 못했으나, 이른 아침 눈부신 망망대해와 폭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이 사람들, 어찌나 의심이 많은지,

하필 이 시점에 저 물개들은 저 바위에서 우리를 맞이하나.... 시간 맞춰 풀어놓은 거 아니냐,

하필 이 시점에 저 구름이 절벽 중간에 걸려 있을게 뭐냐... 관광객 일정 맞춰 풀어놓은 (?) 거 아니냐...

진짜 거짓말처럼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 돌아감.... ㅡ.ㅡ

심지어 밀포드 사운드는 1년 중 360일 비가 온다던데... 우리가 머무는 내내 너무 화창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는.... 

 

뭔가 우리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가 있다고 생각하며 또 자리를 옮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박사원정대 #1

본인은 친구라고 하지만, 나머지는  "그냥 아는 사이"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일군의 패거리가 있다. ㅋㅋ

친구 없는 그녀의 '강제된' 친구들로서 그네의 박사학위 취득을 기념하는 여행을 기획한 것이 어언 3년 전의 일이다.

사실, 박사라는 것이 쉽게 끝내는 사람도 있고 (나같은 날나리 박사 ㅡ.ㅡ) 또 남유달리 곡절이 많은 이들도 있는 법인데, 이 자는 장장 10여년에 걸쳐서 겨우 박사를 따게 되었고, 그것이 단지 주제를 제대로 못 정하거나 논문 쓰는 과정의 우여곡절 때문만은 아니었다. 논문은 오히려 쉽게 쓴 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호들갑스러운 논문신공에 주변에서 유탄맞은 나같은 피해자도 있다!). 문제는 논문을 쓰러 복귀하기까지의 파란만장했던 인생사였다.

여기에 쓰기도 뭣한 일들, 주변에서 쉽게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그네에게 일어났고, 지켜보는 사람도 기가 막힌 고난의 행군이 이어졌더랬다. 어쩌면 박사원정대라는 괴이한 프로젝트는 그 힘든 시기를 견뎌냈음에 대한 일종의 축하 의식이자, 빨리 논문을 쓰도록 독려하는 일종의 당근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논문은 시작도 하기 전부터, 북해도를 거쳐 (그런데 일본 지진 때문에 꽝), 안나푸르나에 막히고 (험한 지형 회피하는 자들), 스위스 알프스에서 다시 좌절 (비용이 넘 비싸 ㅜ.ㅜ).... 을 거듭한 끝에 뉴질랜드 남섬으로 최종 여정을 결정했다. 프로도가 절대반지를 들고 떠났던 모르도르 산에, 우리는 박사학위를 들고 가리라... 

 

epidmiology, health economics, biostatistics..... 전공분야만 들으면 뭔가 화려할 것 같지만, 이런 고급 학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드라이빙 스킬, 요리 스킬, 가이드 스킬을 시전하며 박사 네 명이 원정대 길에 올랐다. 출장이 아닌, 비교적 장기간의 해외여행이 처음인 따끈따끈 햇박사님께서는 집결한 공항에서부터 한국에 돌아오기까지 조증 상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프로도를 따르는 샘의 마음으로 그 모든 소란을 묵묵히 견뎌냈다 ㅋㅋ

 

@ day 0

 

환승을 위해 지체한 싱가포르 공항에서 길을 잃은 박사원정대....

학위가 다 무슨 소용인가 한숨을 쉬며 정처없이 헤메이다 발견한 생명의 코코넛...

이렇게 열심히 긁어먹을 수가 없더란 말이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day1

 

Christchurch 도착했으나, 비용절감차 밑반찬을 잔뜩 챙겨온 햇박사가 검역에 걸려 고초를 당함 ㅋㅋ

차를 렌트하여 겁없는 P 박사가 먼저 운전하심. 운전석이 오른쪽이고 깜빡이/와이퍼 방향도 다르고, 무엇보다 우회전에 유념해야 했기에, 우회전만 나오면 모든 사람이 합창으로 "크게크게 오른쪽"을 외치는 바람에 운전자 괴로워함 .... 길에 진입하거나 회전할 때마다 차 안이 떠나가도록 사람들이 소리를 지름.. 그래서인지 (?) 여행 내내 한 번도 사고가 난 적이 없었음 ㅋㅋ 

시내 슈퍼에서 저녁 먹거리 장을 보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시내를 빠져나가 드넓은 목초지와 양떼들을 바라보면서 여행 실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첫 기착지는 Lake Tekapo....

갖가지 색깔의 라벤더들과 목초지들, 저멀리 설산이 보이는 도로를 한참이나 달려

믿을 수없이 불쑥 파란 색으로 나타난 호수에 모두들 괴성을 지름..  물론 단연 햇박사의 목청이 우렁찼음.

호수에 연접한 숙소에 짐을 풀고, 전속 셰프 햇박사가 해준 램스테이크를 먹은 후 본격적 경치 감상...

일부는 온천으로, 일부는 호수로 산책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날 밤에는 별관측 투어..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반사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는 MOA 천문관측대에 가서 쏟아지는 별들을 보면서 따뜻한 코코아 한 잔... 나는 막연히 북반구 별들이 안 보일 것으로 생각하고 StarWalk 에서 오리온 자리가 보이길래 앱이 위치를 잘못 파악하고 있는 줄로 착각... 하지만 그게 아니었지.. ㅡ.ㅡ

오리온 자리는 물론 잘 보이고, 남반구에서 북극성 대신 이정표로 사용되는 남십자성을 새로이 알게 되었음. 별자리에는 나만 관심있어하고 나머지는 안내하는 이의 초강력 레이저포인터에 더욱 관심을 드러냄 ㅋㅋ p 는 당장이라도 홈쇼핑에 주문할 기세였음... ㅋㅋㅋㅋ 망원경에 비친 달의 표면은 너무나 밝았고, 산꼭대기 천문대까지 전조등도 끄고 버스를 몰아가는 할배 운전자한테 우리는 경의를 표함....

다 좋은데... 두시가 넘어서 관측이 끝나고 새벽 세 시에야 겨우 잠에 들 수 있었음.. 

인천공항 떠난지 30시간이 넘어서 겨우 잠자리에 들고... 다들 괴로워 미치려 함.... ㅡ.ㅡ

 

@ day2

 

Lake Tekapo 를 떠나 Te Anau 로 이동..

숙소를 출발한지 얼마 안 되 나타난 Lake Pukaki에 또한번 모두들 깜놀...

어떻게 저런 물빛이 나올 수 있냐며 토론하던 끝에, 혹시 관광객 나타날 일정에 맞춰 안료를 뿌리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됨.... 정말 믿을 수 없는 색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과일 산지로 유명하다는 Cromwell 을 지나면서, 

간식으로 먹을 과일들을 좀 사고, mixed berry icecream 시식.... 이건 세상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환상의 맛.....

반지원정대인가, 식신원정대인가......ㅡ.ㅡ

 

이윽고 Queenstown 들어섰는데, 한적한 국도만 지나온 우리에게 여긴 너무 혼잡한 대도시....

마침 내가 운전중이었는데, 일행들이 우왕좌왕 주소 찾고 이전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무려 신호등 때문에 패닉에 빠져 소리를 지르는 통에 나는 정신이 쏙 빠짐.. ㅡ.ㅡ

어찌어찌 차를 세우고 유명하다는 Fergburger 에서 버거를 맛나게 먹은 후 곤돌라 타고 산에 오름...

그곳에서 또 아름다운 Lake Wakatipu 목격.....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곳에서 Te Anau 로 이동하는 길도 천상의 코스...

정말 여행 마무리에 생각한 것이지만, 자연경관은 정말 뉴질랜드가 갑이라는 생각....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이동하는 와중에 커피가 마시고 싶으면 아름다운 장소에 차를 세우고

셰프 햇박사가 쪼그리고 앉아 보온병에 담아온 물로 커피를 드립해주심 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드디어 Te Anau 도착...

가장 수심이 깊은 호수라고 함...

역시 풍경이 아름다움... 말할 필요가 없음.. ㅡ.ㅡ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모두들 배가 고파 실신 일보 직전...

차 안에서 미리 고기 양념을 해서 도착해 바로 구워먹자는 막말까지 출현.... 

쾌적한 숙소에서 값싼 쇠고기 스테이크 구워서 샐러드에 지역 특산 pinot noir 곁들여 포식....

그리고는 산책.......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게 여행의 전반부가 저물어감......

 

to be continued....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5월 나들이 기록

5월이 정말 어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물론 다음 주까지는 계속 일이 많지만, 그래도 폭풍같았던 5월만 하랴 싶다...

또 그러면 안 돼... ㅡ.ㅡ

 

그 와중에 부석사에 사과꽃 보러 다녀오고, 오대산 숲길도 걷고 왔다. 

오가는 차 안에서는 완전한 유체이탈 상태였다.

하마터면, 목 꺾일 뻔했어... 여행용 목베개 하나 장만해야 할까봐... ㅡ.ㅡ

 

#. 부석사와 무섬마을

 

사람 많은 때 피하다보니, 부석사 사과꽃 노래를 부르면서도 정작 사과꽃이 만개한 적은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더랬다. 지난 5월에는 큰맘먹고 피크 시즌에 다녀왔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지라 오가는 길이 별로 힘들지 않았다.

 

올 봄 꽃들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제멋대로 피었던지라

내심 걱정도 했는데... '완전' 만개는 아니지만 소담스러운 사과꽃들을 실컷 보았다.

사실, 과수원 앞에서 사과꽃 근접촬영 좀 해볼까 했는데 송충이랑 눈마주쳐서 화들짝.. ㅜ.ㅜ

 

부석사는 뭐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는 아름다운 곳.....

출가하고 싶어....... 새벽 예불만 없다면...... 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어서 찾아간 무섬마을은 낙안읍성보다는 훨씬 작은 규모의 민속 마을...

훨씬 고즈넉...

큰 다리를 건너 도달한 마을과 모래강변은 피안과 같은 인상....

 

말 그대로 외나무 다리는, 생각보다 훨씬 후덜덜...

다리가 높은 건 아닌데, 바로 발 아래 일렁이는 물 때문에 완전 어질어질...

오도가도 못해서 다리 위에 사람들 대 정체 현상이 발생하기도 함 ㅋㅋ

안내 해주신 분도 예전에 빠진 적이 있어서 이제 다시는 안 건넌다고...

 

나는 말고... 친구가 이런 데 집한채 있음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같이 간 도끼는 내 말에 콧방귀도 안 끼더라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상원사와  월정사.. 그리고 오대산 숲길

 

예기치 않은 소나기 때문에 9km 에 이른다는 숲길 전체를 다 걷지 못하고 중도에 차를 타고 내려왔지만,

그 짧은 길만으로도 너무너무 좋았음.....

딱 좋은 오솔길....

아기자기한 나무들 사이로 한 사람 겨우 걸어서 지나고,

중간중간 개울들 건너고...

 

걷기 시작하자마자 도시락을 까먹는 바람에 나중에 빗속에서도 허기질 일은 없었다는 것이 또한 포인트 ㅋㅋ

바람처럼 흩날리는 유부초밥의 밥알들 주워 먹느라 사실 고생은 좀 했지 ㅎㅎ

나도 거의 밥 네 공기를 꾹꾹 눌러 초밥을 만들어갔는데,

도끼도 '이른바' 후식용 과일을 무슨 본행사만큼 싸왔어....  

이제와 생각해보니 정말 둘다 정신나간 식탐녀들... ㅡ.ㅡ

 

상원사는 세조 관련 자질구레한 전설들이 많은데,

뭐 왕후장상에 씨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린아이를 죽음에 몰아넣은 거야 잘못이지만,

꼭 특정 핏줄만 왕 하라는 법있나???

 

월정사는 첨 가봤는데, 생각보다 절의 규모가 커서 완전 깜놀했음...

마침 초파일 전날이라 그런지, 각종 행사시설에 기와불사에 정신이 없더라니...

그래도 단기 출가 수행자들의 모습을 보니, 또 부러웠다네...

내년에 장기 휴가받으면 정말 출가를 해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 달에 한번씩은 꼭 나들이 가야겠다는 올해 초 계획은 차근차근 지켜지고 있어!!!

기특해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오로라를 찾아서 #4

hongsili님의 [오로라를 찾아서 ] 에 관련된 글.

 

#. 그래도 살아간다, 혹은 그저 살고 있다...

 

유콘 야생동물 보호공원에 갔더랬다.

면적이 엄청나게 넓어서 차를 타거나 걸어다니면서 돌아볼 수 있는데,

울타리 주변에 먹이를 배치해두어 운이 좋으면 먹을 것 찾아 내려온 동물들을 볼 수 있다.

 

우리가 갔던 날은 눈보라가 끝장.... ㅡ.ㅡ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

그러다보니 동물들이 먹이를 찾아 모두 울타리 쪽으로 자연스레 이동...

 

 

사용자 삽입 이미지

 

카메라 줌과 망원경은 인류의 대 발명품....

 

북극 여우는 사막여우만큼이나 신비롭고 귀여웠으며, 우드바이슨 (미국에서는 버팔로)은 육중했다.

좀처럼 보기 어렵다는 무스도 운좋게 만났는데, 돌아서는 그의 모습이 매력적이었지... 흠....

양과 사슴, 순록, 염소들은 웬지 친근했지만, 그들도 그리 생각했는지는 확실치 않고 ㅋㅋ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캐나다 시라소니는 어울리지 않는 복실복실하고 토실토실한 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긴털을 휘날리며 고독하게 그 거센 눈보라를 온몸으로 맞고 있던 사향들소....
그건 일종의 '숭고함'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눈보라 속에서 저 멀리 가까워지는 것은 숲을 달리는 사람....

You Win!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해가 질 무렵, 우리는 공원에서 가까운 노천 온천으로 이동했다.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그고, 눈길은 앞사람 얼굴도 보이지 않을만큼 흩날리는 눈보라 속 하늘을 응시하면서...

뜬금없이 든 생각은 후지산의 일본원숭이 ㅡ.ㅡ;;;

그리고 시원한 맥주 한 잔!!!


 

 

#. 숭고함


사실 이번 여행의 첫번째 키워드는 숭고함이었다.
압도적인 자연의 힘과 소박함, 정적... 이런 몇가지 단어로는 형용할 수 없는....

감당할 수 없는 것만 같은 추위 속에서 내가 본 것은
눈으로 뒤덮인 숲, 별들이 쏟아지는 검푸른 밤하늘,

그리고, 북쪽 하늘에서 일렁이는 초록빛....

 

하지만, 이 경험을 그대로 사진에 담아올 수는 없었다.

(구매 당시!) 지상 최고의 똑딱이라는 내 파인픽스는 빠른 셔터스피드와 ISO 12800, dynamic range 지원이라는 엄청난 사양을 갖고 있었지만.....  '느림'에는 완전 무방비...

최대 노출 시간 옵션이 8초에 불과하다는 것은 나는 이번에 알았다네... ㅜ.ㅜ

ISO 라도 높여보려했더니만 manual mode의 overriding 도 너무 제한적......

결국 증거로 가져온 것은 기괴한 분위기의 심령사진.... 흑.....

엑스파일의 멀더와 스컬리가 이런 심정이었을까... 

내가 본 그것을 오로지 내 마음 속에만 담아와야 하다니....

 

마음의 눈을 뜬 자에게는 보일지어다... 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로라를 만나지 못한 밤에는 ... 그저 '맨' 하늘이라도.....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너무 아름답고 쏟아지는 별빛이 황홀해서 아쉬움이 없을 정도...

달과 목성은 여한 없이 얼굴을 보여주었고,

최대 노출 1분(!)의 위용을 자랑하는 도끼의 카메라로는 오리온, 북두칠성과 베가, 드뇌브 까지 담아낼 수 있었다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모든 것,

눈보라 속의 사향들소, 손으로 받아야할만큼 쏟아져내리던 별빛,

2011년 마지막 순간, 황량한 숲 모닥불 옆에서 기울이던 차가운 샴페인 한 잔...

검푸른 숲 너머 멀리서 일렁이며 솟아오르던 초록빛의 일렁임

 

이 모든 것은 삶을 돌아보게 한다네.......

 

# 티벳 사자의 서

삶의 여행이었지만,

내가 들고 간 책은 사자의 서...

책의 전반부 반 이상이 해설.... ㅜ.ㅜ  번역자부터 구스타프 융까지....

 

티벳 사자의 서
티벳 사자의 서
파드마삼바바
정신세계사, 1995

 

모든 것은 자신으로부터 비롯되는 환영...

카르마와 경험에 기반한 판단은, 그렇게 잡아주려 해도 자꾸만 빛으로부터 벗어나려 하네

죽음의 길과 삶의 길은 다르지 않아서,

이성과 지혜의 눈은 여기에서도 필요하지..

익숙한 것에 이끌리지 않기, 두려움 없이 꿰뚧어보기...

나를 상처입힐 수 있는 것은 없다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오로라를 찾아서 #3

hongsili님의 [오로라를 찾아서 ] 에 관련된 글.

 

# 눈의 도시, 어쩌면 겨울 행성

 

르귄의 <Left hand of darkness> 배경이 되는 Winter 행성....

Estravan 이 경험한 것을 내가 경험했다고 말하면 심하게 뻥이겠지만,

그/녀가 무엇을 느꼈을지 나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면 완전 뻥은 아닐 것이다...

금광을 찾아 여기까지 이주했던 이들이 처음 겪었을 겨울은 어땠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콘의 화이트호스 시는 북위 60도...

날씨는 말할 수 없이 춥고, 눈길이 닿는 곳 어디나 눈으로 덮혀 있었다...

2012년의 첫 새벽, 동해 일출을 보러 한국에서는 150만 명이 이동했다지만,

유콘 준주의 전체 인구는 달랑 3만 명....  그리고 면적은 한국 30배..... ㅡ.ㅡ;;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늑대가 4천 5백마리....  흠.....

 

고즈넉함... 한가로움.... 하지만 혹독함을 견뎌낼 줄 아는 강인함...  그런 이미지의 도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주 초기 광산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거주했다는 주거시설.... 과연 몇 명이나 겨울을 무사히 보내고 봄을 맞았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낮게 나는 커다란 까마귀 (raven)는 '불운'의 상징이 아니라 선주민들에게 지혜를 알려주던 상서로운 존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어붙은 유콘 강변, 끝없는 눈길과 하루 종일 황혼인 듯 낮게 걸려있는 태양....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to be continued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오로라를 찾아서 #2

hongsili님의 [오로라를 찾아서 ] 에 관련된 글.

 

#. 바보짓, 하지만 결국 찾아낸 인류학 박물관...

 

지도의 축적도 확인해보지 않고 한 30분 걸어가면 되겠다고 지레 단정해버린 바보같은 여행자들... ㅡ.ㅡ

과연 죽기 전에 볼 수는 있는겐가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빗길을 헤메인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네...

 

많은 사람들이 강추한 인류학 박물관 (MOA, Museum of Anthropology)

 

전시물 자체도 좋았지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박물관의 구조와 조경 또한 너무너무 맘에 들었고,

무엇보다, 전시물을 알뜰하게 보여주는 아이디어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우리는 바람같이 열었다가 닫아버리는 간송미술관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관리의 어려움을 감히 짐작이야 한다만.. 이렇게 친절하게 모두, 공간은 빡빡하지만 가급적 많이, 알뜰하게 보여준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신나는 모험의 세계, Capitolino Suspension Bridge

 

내가 좋아하는 나무들, 계곡.. 그리고 약간의 모험...

어디 기어올라가고 아슬아슬한 다리 건너는 게 은근 내 취향인 것 같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와중에 낙서하지 말라는 안내.....

"빡쎄" 라는 한국어의 위엄 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의 힘을 보여준다. 

15년, 25년, 50년 동안 떨어진 물방울들이 돌에 남긴 흔적....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to be continued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오로라를 찾아서 #1.

몇 년 전 캐나다 오타와에 출장을 가서 우연히 보게 된 어떤 자료에

캐나다에서도 겨울이면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글이 실려 있었다.

전기가 찌릿......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책 <여행의 기술>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 또 가계에 파탄을 일으킬 정도로 돈이 많이 드는 긴 여행이 열대의 바람에 살짝 기울어진 야자나무 사진 한장으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

 

오로라를 실제로 볼 수도 있다는, 이전에 생각조차 못했던 것을, 그 우연히 마주친 짧은 문장들을 통해 이제 소망하게 된 것이었다.... ㅋㅋ

 

2012년이면 지구가 은하계에 안녕을 고할 것이라는 믿거나 말거나 예언에 근거해보자면,

이제 이 기획이 실행에 옮겨질 수 있는 것은 2011년이 마지막... 

여행은 구체적으로 소망되고, 본격적으로 기획되었다.

 

#. 비에 젖은 조용한 해안도시, 뱅쿠버

 

캐나다의 관문이랄 수 있는 뱅쿠버는 일종의 '우기' 였다.

여름에 청명한 날씨로 명성이 드높은 곳이지만, 겨울은 매일매일 비.... 

딱히 춥지는 않지만, 관절이 쑤시는 그런 으슬으슬한 날씨의 연속....

 

하지만, 고즈넉하고 축축한 분위기는 지구종말을 기다리는 자들의 여행에 아주 걸맞았다. ㅋㅋ

 

쇼핑 거리 일부를 제외하면 관광객도 드물었다...

 
첫날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나서자마자, 공원 입구에서 자전거 사고를 당한 현지인을 구조하기도 하고,

평화로운 듯했지만 나름 파란만장한 도시 투어였다.

가두리 양식장인 줄 알았던 것이 수상비행기 주차장이었다는 점이 가장 충격인 도시 ㅋㅋ (해상 주유소도 있어!!!)

심지어, 2010 동계올림픽 기념 조형물을 보고, 나는 담배꽁초를, 도끼는 클립톤 행성을 떠올렸다. 

우리는 예술적 감각이 없나봐.... ㅡ.ㅡ

그래도 canadian icon 이라고 나름 자랑인 해변의 구조물들이, 세빛둥둥섬보다는 실용적이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만일 환생한다면 뱅쿠버의 개로....

 

스탠리 공원은 너무 아름다웠다.

버스 아저씨의 말로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도심 숲이란다. 그 중에서도 365일 24시간 개방되는 것으로는 유일하다고....

우리 맘대로 이름을 붙인 공원 입구 스탠리 박 선생님은, 모든 피부색과 종족, 관습을 가진 이들이 언제나 이 공원을 이용하고 즐길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토록 평화로운 공원을 뛰어다니며 좋아 어쩔 줄 모르는 개들을 보고 있노라니,

(별로 원하지는 않지만) 만일 환생을 하게 된다면 뱅쿠버의 개로 태어나면 좋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닐스의 모험에 등장했던, 거위는 어떻냐는 도끼의 의견도 있었지만, 나는 반댈세...

사냥 시즌이면 총상입고 죽을 수도 있고, 맹수한테 잡아먹힐 수도 있잖아.. 그런 죽음은 슬퍼.. 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람들이 다니는 길에서 불과 5분만 들어가면, 오로지 하늘밖에 안 보이는 울창한 수림....

도끼는 나의 꼬임에 빠져 숲에서 길을 잃을까 내심 걱정도 했다... ㅋㅋ

온통 나무들 뿐인 공간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보온병 커피를 마시며, 귓속에는 Sigur Ros 의 음악 ...

한 구비만 지나면 작은 호수, 또 다른 한 구비를 지나면 태평양....

지상 낙원이 여기인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to be continued...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여행 회고

벌써 2주 전이라니....

 

미친듯한 일정 속에 다녀왔고, 다녀와서도 완전 정신줄 가출....

하지만, 여행을 다녀오지 않았다고 해서 여유 있을 생활은 아니었어...

놀 때는 다 잊고 놀아야 여한이 없는 법... 비록 나중에 타죽는 한이 있어도... ㅡ.ㅡ;;

 

도착한 밤에, 나후가 2인승 SUV로 3인을 손님으로 모시겠다고 공항에 나왔다.

두 명은 짐칸에 장판깔고 앉아서 꼬불꼬불 밤길을 달렸다네 ㅋㅋ

 

본격 여행 첫날,

우리끼리 맘대로 이름붙이 두바이 다리 ㅋㅋ

숙소에서 외돌개 가는 길에 동네 슈퍼 아자씨가 '꼭' 가봐야 한다고 해서 들렀음...

이건 영락없는 두바이 버즈 뭐시기 7성급 호텔과 똑같이 생겼음 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외돌개...  를 포함하는 올레길 7코스는 정말 아름다웠다.

몽고군이 분장한 (?) 외돌개 바위가 무서워 못 쳐들어왔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도 정겹고...

산삼으로 깍두기 담가드시는지 올레길을 누비고 다니는 어르신 무리도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코스는 생각보다는 약간 험했다...  하지만 적당하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준....

나는 무상무념....... 저무는 가을 속에서 호연지기가 모락모락....

 

마지막은 비를 만나면서 뜻하지 아니하게 '강정마을'에서 마무리...

투쟁단 천막에서 서명하고 긴~ 설명도 듣고, 귤과 차도 얻어먹고...

사실 우리한테 긴 설명 안 하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중간에 말을 끊을 수가 없어서리..... ㅡ.ㅡ

우리는 저 해안 건너편 한참 떨어진 곳에서 크레인 무리만 보고 그곳이 강정인 줄 짐작했더랬다..

참 안어울렸다...  그 아름다운 풍광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녁은 제주시내에서 '밤에 피는 장미'를 만나 거하게 제주 흑돼지로 배를 채웠다

형은 우리 일행을 부끄러워하며 미친듯이 수다를 떨었다. 여자들이 너무 걸신들린 것 같다구 비난하면서 ㅋㅋ

나는 양쪽 다 창피했다 ㅋㅋㅋㅋㅋㅋ

 

본격 여행 이틀째

 

영실코스로 윗새오름에 올랐다.

아침에 약간 이슬비가 내리고 기온이 떨어져서 인지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고즈넉이란 이런 때를 위해 만들어둔 말일 것이다.

키작은 대나무로 덮인 중턱을 지나, 비폭포와 병풍바위를 마주했을 때 호연지기 급상승...

그리고 험난한 (?) 계단을 기어올라, 비 때문에 생긴 작은 징검다리들을 건너뛰어

마침내 탁트인 고원에 이르렀을 때 또한번 호연지기 대상승...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려올 때는 어리목을 통해서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는 고등학생  수학여행 일당 3백명과 같이 하산....

조용하게 키웠던 호연지기가 정신사나와서 다 날아가버리는 경험.. ㅡ.ㅡ

 

 내려와서는 제주도립 박물관에서 가이드 투어했는데, 우리팀 때문에 가이드 샘이 몇 차례 당황...

서울로 과거보러 가다가, 부친상이 나서 상경하다가... 그러다가 표류해서 중국으로 흘러가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얼마나 황당한가 말여...  완전 날벼락이지... 근데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이야기를 듣더라구 ㅜ.ㅜ

 

저녁은 다시 나후와 맛난 제철 방어회로 배부르게....

그리고는 담날 아침에 상경하여 사무실로 출근.... 우리는 성실한 직장인...

 

주먹밥 싸가지고 돌아다니고, 숙소도 알음알음 싸게... 저녁은 계속 얻어먹고...

결국 3박 4일 동안 여행 경비는 총 4만 2천원 ㅋㅋ (뱅기도 마일리지로...)

가장 사치를 부렸던 일은 까페에 가서 4천원짜리 커피와 빵을 사먹었던 일....

 

알뜰하고도, 즐겁고, 행복했던 발걸음..

오랜만에 만난 나후와 밤에 피는 장미 모두 반가웠어요... (고깃집 사장으로 오인받았던 장미 형 부인한테도 감사 ㅋㅋ)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양평 나들이

날씨도 화창한 올해의 '마지막' 연휴 사흘 내내 일을 해야 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가혹한 처사....

 

그래서 양평 국수리에 살고 있는 L의 가정 방문을 하고 왔다.

지하철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아무도 안 일어났고 (ㅜ.ㅜ), 

마침 읽고 있던 9백 페이지짜리 책 (이렇게 두꺼운 줄 모르고 대출신청했어!!!)은 손모가지를 꺾어놓는 듯했다.

 

그래도, 그녀와 돗자리에 삶은 밤, 식혜, 사과, 막걸리 등속을 챙겨 구둔역사 철길 옆, 은행나무 밑에 

돗자리 깔고 누워 고 정은임 아나운서의 FM 영화음악을 팟캐스트로 들으며 

책도 읽고 수다도 떨고....

마침 팟캐스트는 2003년 10월 어느 날의 것이라, 바로 오늘 이야기라 했어도 다르지 않았을 듯...

 

 

해질녘 구둔 역사....  요즘 좀처럼 보기 힘든 옛날 그 모습...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루에 상행선, 하행선 모두 합쳐 예닐곱 차례밖에 없단다.. 

우리가 머물던 중 지나간 그 귀한 열차....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노을로 물들어가는 먼 하늘....  한쪽 구석에는 손톱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행복한 하루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