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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02/07
    이집트 여행_03
    hongsili
  2. 2009/02/06
    이집트 여행_02(13)
    hongsili
  3. 2009/02/02
    이집트 여행_01(9)
    hongsili
  4. 2008/09/11
    스코틀랜드 방문기(3)
    hongsili
  5. 2008/05/09
    사진 업데 남해 여행기(7)
    hongsili
  6. 2007/10/07
    직지사 나들이(5)
    hongsili
  7. 2007/09/11
    출장길에 만난 기인(6)
    hongsili
  8. 2007/07/26
    7번국도의 로망 (?)(4)
    hongsili
  9. 2007/06/07
    백양사 나들이(9)
    hongsili
  10. 2007/03/24
    짧은 여행(2)
    hongsili

봄나들이

이집트 여행기 나머지 반은 기약없이 멀어져가고... ㅡ.ㅡ 심지어 사진 정리도 안 했는디... 그래도 좀 쉬운 최근 기록부터 남겨본다 # 다시 찾은 백양사... 아마도 3주전쯤 (?)으로 기억되는데,그냥 별 계획없이 훌쩍 백양사에 다녀왔다. 그 유명하다는 벚꽃은 아직 실마리조차 찾아볼 수 없었으나, 하늘은 더할나위없이 푸르고, 나무에는 막 물이 오르며 생기가 돌기 시작하고 있었다. 백양사를 찾을 때마다 항상 그랬듯, 들어가는 길과 절집 마당은 고즈넉하기 그지 없었고 뒷산에서는 신비로운 포스가 ㅎㅎ 대웅전 뒷마당 탑 앞에 자그맣게 놓인 동자상... 돌받침 위에 나뭇잎 한장 놓아준 이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그 좋다는 단풍철과 벚꽃철을 피해가는 것이 쪼금 아쉽기는 해도, 창문넓은 무궁화호 덜컹거리는 객차, 그 한가로운 절집 정경과, 역시 또 한가로운 백양사 역, 장성호를 끼고 도는 그 한적한 버스길... 이 모든 것이 주는 위안은 쫌 많이 소중하다 ... 마음을 어루만져준다고나 할까... 이번 여행에서 추가로 알게 된 것은, 백양사 앞 '사거리'가 네 거리이기도 하지만 행정구역 이름도 사거리라는 사실 ㅎㅎㅎ


# 통영 국제 음악제 출석 점검? 아마도 음악제는 세번째, 출장 겸 나들이까지 포함하면 아마도 다섯번째쯤 되는 것 같다. 이제 나름 익숙한 곳들도 생겨서, 같이 간 동행인들이 나에게 현지인을 사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괴한 비난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ㅎㅎㅎ 지난 번 음악제 때는 엄청 난해한 현대음악을 듣다가 잠시 정신줄을 놓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었으나, 이번에는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로비 라카토시 [집시 바이올린]이라는 공연... 장대리께서 현지에서 표를 구하느라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다행히도 성공하여 공연도 따로 또 같이 즐기고, 주먹도끼를 꼬셔 음반까지 장만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ㅎㅎ 리더 아자씨와 바이올린 이주자 빼놓고는 모두 20대의 젊은 피 프로젝트팀이라는데, 20년 연주했다는 늙수그레 아자씨와 20대 주자를 구분하기 어려운 그 외모란 ㅎㅎㅎ 유쾌함과 애잔함이 공존하는 집시 음악에 완전 매혹되었다. 그 현란한 손놀림들!!! 도대체 얼마나 연습들을 한 거야.... 난 항상 연주자들에게 경의를!!!

달아공원은 마지막 갔을 때와 달리 완전 '정비'를 하고, 휴게소도 커다랗게 짓고 있었는데 예전같은 고독한 맛은 좀 줄어들은 것 같아 아쉬웠다. 정자에 앉아 충무김밥 게걸스럽게 뜯어먹던 여인들에게, '고독'이란 안 어울리는 단어이기는 하다만... 다음 주 (즉 이번주!)에 벚꽃 축제가 열린다했으니, 당시에는 막 꽃들이 기지개를 켜던 시점..... 음악회 끝나고 시민문화회관 언덕에서 몇 장... 꽃들 너머로 보이는 통영항의 모습은, 나에게 있지도 않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참...이번에는 충무김밥, 도다리 탕수와 짬뽕, 굴국밥 - 이렇게 3종의 맛난 끼니를 즐겼다. 일정이 충분치 못해 도다리 쑥국, 장어, 꿀빵 등은 아쉽게도....ㅡ.ㅡ * 뱀발.... 이런 거 블로그에 자꾸 올리니까 사람들이 나를 한량으로 아는 경향이 있다. 백퍼센트 틀리다고는 못하겠으나, 그런말 들으면 살짝 억울한 감정이 드는 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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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_08

#14. 초현실주의는 결코 초(!) 현실이 아니었다. 사막에는 모래만 있는게 아니다. 사막에 들어서 온갖 기괴한 암석과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선명한 원색을 보았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달리의 그림을 떠올렸다. 그림이 자연의 재현물임을 고려할 때, 자연 앞에서 '와 그림같네'라고 말하는 건 사실 쫌 웃긴 일이다. 하지만 그림에서 보았던 것들이 먼저 뇌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지라,그닥 터무니없는 현상이라고 할 수도 없는게 현실이다. 백사막은 아름답고도 신비했다.

 

#15. 두번째, 그리고 마지막 밤... 사막에서의 겨우(!) 두번째이자 어쩌면 평생의 마지막 밤이 다가왔다. 손톱같은 달이 떠오르며 주변은 또 놀라운 적막에 잠기기 시작했는데, 어제와 달리 저 멀리 드문드문 다른 여행객들의 텐트를 볼 수 있었다.

 


 

우 리가 묵은 근처에, 모하메드의 친구인 파더(이름이 파더!)가 이끄는 팀이 머물렀다. 모하메드는 참하고 일솜씨도 좋은데, 왜 친구는 그 모양인지... 어찌나 빼먹고 다니는 물건들이 많은지 주구장창 우리텐트에 와서 뭐 빌려가고, 수다도 장난 아니라, 우리는 은근 그를 미워했다... 거기다, 밤이 되니 모하메드와 오사마를 불러내 언덕 너머 다른 텐트로 놀러가자고 꼬셔대는.... 결국, 이 둘은 밤에 놀러가고 JK 와 나 단 둘이 남았다. 모닥불 옆 노천에 깔개를 깔고, 쏟아지는 별을 온몸으로 맞으며 시시덕거렸다. 별똥별을 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해서 다종다양한 소원들을 준비하고 있었건만, 떨어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 '아, 저기 별똥별'하면 벌써 지나가버린 후... ㅎㅎ 그래서, 그토록 무수한 별똥별을 봤지만 제대로 소원한번 빌어보지 못했다. 밤늦게까지 놀다온 두 총각은 아침에 일어날 줄을 모르고, 할 수 없이 우리 둘이 새벽에 일어나 불을 지폈다. JK 는 현지 영어도 잘 하더니만 모닥불 지피는 실력이 모하메드보다 완전 한 수 위... 물론 나더러, 땔감 구해오라고 쪼아대는 것이 다소 불만이기는 했으나, 아침 쌀쌀한 기운에 따뜻한 모닥불을 쬐며 차를 마시는 기쁨에 그깟 불만이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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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그리고 나머지 여정.. 아침을 역시 또 거하게 먹은 뒤, 우리는 백사막의 나머지 부분과 흑사막쪽으로 이동했다. 이토록 아름다운 모습.... 떠나는 아쉬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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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크리스틴과의 조우... 그리고 다시 도시로... 우리는 점심시간이 지날 무렵 마을로 돌아와 크리스틴을 만났다. 그리고 그녀가 차려준 맛난 점심상을 또 게눈감추듯이 치워버렸다. 그녀는 독일 출신이다. 사막에 여행왔다가 지금의 남편과 눈이 맞아 이 사막의 오아시스 마을에 10년째 살고 있는 중이다. 대/단/하/다... 나보구, 이 지역에 의사가 너무 부족하니 눌러앉아 살면 어떻겠냐고 한다. 글쎄... 친구들이 항상 이야기하던 '너는 사막에 던져놔도 잘 살거다'라는 덕담(?)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몸소 확인하기는 했으나, 눌러앉는 건 좀 다른 문제... 그녀의 대담함이 살짝 부러웠더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는 미니버스를 타고 카이로로 이동했다. 이 날은 12월 31일.... 우리는 카이로에에서 비행기를 타고 밤에 아스완으로 이동하게 되어 있었다. 2009년 새해 첫 해돋이를 아부심벨의 사원에서 보기로 했던 것....

 

*    사진... 디카의 전원이 사망한 후, 휴대전화로 이것저것 찍어보았다. 의외로 화질이 괜찮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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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_07

#10. 첫 날 사진 몇 장 더... 사실... 구구한 말이 필요없다. 압도하는 풍광 그 자체가 주는 울림 앞에서...


#11. 발자국.... 아침에 눈을 떠 텐트문을 열고 하늘을 빼꼼 내다보았다. 아직 해는 보이지 않지만, 여명.... 우리는 여명 속에 있었다. 우리는 새벽 댓바람에 또 한번 광년이 세리모니를 벌이며 사막을 뛰어다녔다. 그러다 문득.... 텐트 근처를 맴도는 수상한 발자국을 발견했다... 나중에 모하메드에게 물어보니 여우 발자국이란다.... 여우? 어린왕자에게 나를 길들여달라고 말했던 바로 그여우? 정말, 그날 밤 우리가 모닥불가에 앉아 베두인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 바로 그 은빛, 너무나도 귀여운 여우가 우리 옆을 지나쳐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나를 길들여달라는 말 따위는 남기지 않은채, 아주 무심한 표정으로... 믿을 수 없었다.... # 12. 밥! 밥! 밥! 언제나 그렇듯, 우리는 배가 고팠다. 모하메드와 오사마는 잠이 참 많았고 (ㅜ.ㅜ) 우리가 아침 내내 그리 광년이처럼 뛰어다니며 텐트 주변에서 부산을 떨어도 좀처럼 텐트에서 나오질 않았다. 그리고 느즈막히 일어나서는 또 씻고 기도... 하루에 다섯 번씩 정성들여 기도하는 모습은 뭐랄까... 쫌 감동적인 측면이 없지않아 있었다. 아래는 우리들 텐트 모습... 무료하게 아침을 기다리는 JK 의 모습.... 빵과 치즈, 쨈, 크래커, 진한 밀크티와 커피가 함께 한 아침은 엄청 맛있었다. 밀크티에는 우유가 없어서, 분말프림을 넣었는데, 과연 여기에 멜라민이 들어있을까 없을까 잠시 의미없는 논쟁을 벌이다 아주 맛나게 먹었다 ㅎㅎㅎ # 13. 출발.. 또다른 사막 속으로... 아침 식사가 끝난 후 우리는 또 달렸다. 이 사막 한 가운데, 저 까맣고 반짝이는 작은 돌들은 과연 어디에서 온 것일까? 혹시 외계에서 날아온 운석의 파편??? 나의 이런 고차원적 호기심을, 모하메드는 풀어주지 못했다 ㅡ.ㅡ 로마시대의 유적이라는 무덤... 사막 한 가운데에... 우리 맘대로 이름 붙인 '거북바위' ㅎㅎㅎ 저 멀리, 오아시스 (일명 매직 스프링)을 향해 달려가는 모하메드의 차... 정말 신기하기는 했다. 도대체 이 물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깊은 모래 속 그 어디에선가 나일강과 연결되어 있늘걸까??? 주변은 역시 끝도 없는 모래의 향연... 오아시스 근처 언덕에 앉아 잠깐 쉬노라니, 멀리서 모여드는 여행자들의 모습이 하나둘 눈에 띄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사막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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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_06

#7. 사막에 지는 태양.... 알랭 드 보통은, 워즈워드를 떠올리며 압도적인 자연이 주는 힘과 감동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사막이 주는 감동은, 바로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워즈워드의 감수성과 알랭의 글솜씨를 갖지 못한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무한의 공간이 가진 힘, 수만년 자연의 손길, 고독과 적막... 이라는 판에 박힌 몇몇 단어 쪼가리....


우리는 4륜구동 랜드로버로 사막을 가로질렀고, 모하메드는 푹푹 빠지는 모래밭을 능숙하게 헤쳐나갔다. 차 안에는, 우리의 사흘간 식량과 텐트, 각종 가재도구 들이 실려 있었다. 사막에는 해가 지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시야 안에는, 끝없는 모래밭과 바위, 하늘, 그리고 우리밖에 없었다. 우리는 신발을 벗고 고운 모래를 밟으며 광년이처럼 뛰어다녔다....ㅡ.ㅡ;; # 8. 춥고 배고픈 밤.... 지평선에 걸쳐 있던 오리온 자리가 하늘로 솟아오르고 은하수의 별들이 쏟아져내릴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풍광도 역시 배고픔 앞에서는 한낱 물거품과 같은 것......... 모하메드와 오사마는 아까부터 꼼지락 거리면서 저녁상을 차리기 시작하는데 두 시간이 지나도록 기별이 없다. 기껏 두 시간 지난 다음에 '이제 수프 좀 먹을래?" 하더니 그 때부터야 모닥불에 닭을 굽기 시작한다. ㅜ.ㅜ 저 닭은 언제 익혀서 먹냐고......... 우리 등가죽과 뱃가죽이 조우한 것도 이미 오래전의 일이었다. ㅜ.ㅜ 어쨌든, 오밤중이 되어서야 우리는 맛난 파스타와 빵, 구운 닭을 먹을 수 있었다. 시장이 반찬이기도 했지만, 모하메드의 요리솜씨는 장난은 아니었다. 우리 멋대로, 그의 죄를 사해주었다. ㅎㅎ 닭다리를 뜯으며, 맥주 안 챙겨 온 것을 몹시 후회했다. 사카라 골드 한 병만 있었으면..... 사막의 밤은 추웠다. ㅜ.ㅜ 일교차가 심해서 밤이면 제법 쌀쌀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제법 쌀쌀한' 수준이 아니었다. 엄청나게 추웠다. 우리는 가져온 옷들을 엄청나게 껴입고, 텐트 침낭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세수 따위는 우리에게 사치!!! # 9. 카메라와 휴대전화...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10년 묵은 디카와 작별을 고하고 나후의 자문을 얻어 finepix f100d 를 할부로 장만했더랬다. 지상 최고의 똑딱이라는..... 그 할부는 이번 달에 끝이 났다. 사실, 비행기 타러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 디카 충전기를 챙기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가슴이 무너져내렸으나, 대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수소문하다 연정이한테 삼성 디카 충전기를 빌렸다. 보니까 크기와 규격이 똑같았다. 하지만, 사막으로 떠나기 전날 호텔에서 체크해본 결과..... 충전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어찌 버티겠거니 했는디.... 사막 첫날... 디카 전원이 사망해버렸다 ㅜ.ㅜ 정말 인생무상이라고...... 이 때부터 JK 에게 사진기 한번만 써보자는 나의 굽신거림이 시작되었다. 나중에 남들이 DSLR 들고 관광지에서 폼잡고 있을 때 나는 한국의 IT 기술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휴대폰을 들고 찰칵 찰칵.... ㅡ.ㅡ 그런데 또 신기한 것은... 사막에서 휴대폰이 어찌나 잘 터지는지.... 해외출장 가도 절대 로밍같은 거 안해가는데, 현재 전화기에 '자동로밍'기능이 있어서 전원만 켜면 그냥 연결이 되는데다, 사막에 장애물이 없다보니 완전 사통팔달이다. 근데 이게 또 좀 웃긴게, 엄청난 가격의 옴니아 폰을 장만해서 들고온 JK의 경우, sk telecome의 현지 서비스네트워크가 좋지 않아 거의 터지질 않았다. 뭐든 맘먹고 준비해오면 안 된다는 엄청난 진실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 예상치 않게 휴대폰이 잘 터지는 바람에, 무려 한 통화에 300원인 문자로 국내에 자랑질 문자를 엄청 날려댔다. 국내 지인들의 반응은 따가웠다. ㅡ.ㅡ 욕설 안 날아온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정도... 야경 잘 찍어보려고 사진기 매뉴얼 정독에 무거운 삼각대까지 챙겨갔는데... 부질없는 짓이 되어버렸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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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_05

#6. 사막으로... 드디어 사막이다. 사실, 사막이 새로울 것은 없었다. 기자의 피라미드도, 사카라와 멤피스도 모두 나일강의 서안, 사막지대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밤이면 머리위로 쏟아지는 별들을 온몸으로 맞을 수 있는 미지의 끊없는 무한 공간 사막은 그와 달랐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 정보를 처음 얻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집트 행을 경심하면서 당연히 사막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러프가이드에 소개된 현지 가이드에게 다짜고짜 메일을 보냈었다. 일정과 비용은 순조롭게 정해졌고, 출국하기 일주일전, 나는 최종 점검차 확인 메일을 보냈다. 그런데 답이 없었다........ 황당했다. 이거 뭐냐....


다행히, 출국 이틀 전엔가 온 메일에는, 이집트 인터넷망의 해저 메인 케이블이 끊어져 온 나라가 지난 며칠간 인터넷 불통이었다는 소식과 함께, 카이로에서 확인 전화 한 번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우리는 시외버스를 타고 약 5시간 쯤 달려서 Baharya라는 오아시스 도시로 가야하고, 그쪽 터미널에서 크리스틴을 만나기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당연히(!) 사람들이 모두 사막투어를 떠나는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호텔이나 택시 기사나 baharya 로 가는 시외버스를 언제, 어디에서 타야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바하리야와 비슷한 이름의 다른 도시가 있다며 우리 행선지를 거듭 묻기도 했다. ㅡ.ㅡ 물론, 이 때 믿을 것은 역시 러프가이드!!! 카이로 시내 여러 개의 터미널 중 사막 지대로 가는 버스를 타는 곳과 대략의 시간표가 나와있었다. 하지만 시간표는 현지에서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호텔 프런트에서 알아온 전화번호로 터미널에 전화를 했다. 나의 소박한 전화 한통으로 터미널이 일대 아수라장에 빠진 것을 나는 직감할 수 있었다. 전화 받으신 이나, 주변에 있는 이들이 모두 영어를 못 하는 상황이었다. 누구 영어할 줄 아는 사람 있냐는 것으로 짐작되는 요란한 고함소리와 한 대여섯 사람이 각자의 짧은 영어로 시간표를 설명하는 그 대혼란이 10여분간 지속되었다. ㅡ.ㅡ 결국, 눈치코치로 출발 시간은 겨우 이해했으나 (역시 책과는 달랐다), 내 등짝에는 땀이 흥건하게 고여버렸다. ㅜ.ㅜ 나도 같이 소리지르느라...... 담날 아침, 호텔에서 체크아웃하면서 우리는 아라비아 문자로 우리의 행선지, 출발시간을 적어달라고 했다. 만일을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그리고 그 전날 밤에 열심히 아라빅 숫자를 외웠다. 아라비아 숫자가 이쪽 지역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실제 이들이 쓰는 숫자는 우리가 아는 그 숫자가 아니다. ㅜ.ㅜ 아침 일찍, Hamja 아빠의 택시가 우리를 픽업하러 왔는데, 황당하게도 터미널을 잘못 내려주셨다. 말하자면 고속버스 터미널이 아닌 마이크로 버스 (전세승합차) 정류장에 데려다 준것이다. 신기한 것은, 그 곳이 내가 어제 통화했던 바로 그 터미널이었고 우리가 나타나자마자 매표구에 있던 아자씨가 우리를 보며 '바하리야!'하고 반갑게 맞아주시더라는.... 하지만, 그리고나서 우리를 끌고 어디론가 가면서 뭐라 손짓발짓 설명을 하는데 당최 알아먹을 수가 있어야지.... 주변에 영어 쓰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고...... 심지어 어떤 이들이 자기네가 데려다주겠다며 우리를 마이크로버스에 막 태우려고 해서, 이건 무슨 백주 납치극이냐 하면서 완전 신경질까지 냈는데...... 결국 나중에 알고 보니, 버스터미널은 길 건너편에 있었고, 이 양반들은 우리를 거기까지 데려다주겠다는 거였다. ㅜ.ㅜ 우쨌든 우여곡절끝에... 터미널에 도착해 적어온 종이 보여주고 표 두장 산 다음 버스를 기둘렸다. 역시... 제 시간에 나타나지는 않았다. 고속버스 인줄 알았더니만 (우리는 일반일까 우등일까 토론을 벌였는데), 나타난 것은 시외버스.... 좌석이 참..... 심지어 서서 가는 승객들까지 있었다. 버스는 시내를 빠져나가 곧바로 황량한 사맘 도로를 달려 남서쪽으로 이동했다. 나는 교통수단에만 올라타면 곧바로 잠이 드는 편인데,머리의 무게를 잘 감당하지 못해 옆으로 '쓰러지는' 경우가 흔하다. 기차나 비행기 통로쪽에 앉아 있다가 승무원의 진로를 방해해서 친구들이 부끄러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통로를 가로질러 반대편 좌석까지 쓰러져 있는 나를 JK가 구해주었다. 인양작업 중 잠이 깨면서 JK와 눈이 마주쳐 깜딱 놀랐다 ㅎㅎㅎ 무려 다섯 시간을 달리는데, 중간에 휴게소 비스무레한 것이 하나 있었다. 진짜 허허 벌판에 가건물 하나 덜렁.... 나름 매점도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크리스틴의 남편인 에히야가 우리를 맡아줄 가이드 모하메드와 함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본격적인 출발에 앞서 크리스틴 아줌마 옆집(?)에서 점심을 함께 먹었다. 빵과 양고기카레, 계란후라이, 그리고 로얄젤리 (?벌집 자른 것)... 차까지 마시고, 우리는 드디어 출발했다. 일정을 도와줄거라며 오사마 (한 열 서너살?)가 함께 따라나섰다. 드디어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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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_04

여행 다녀온지 두어달이 다 되가고, 거기서 퍼온 호연지기는 이미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 얼마 전에 싱가포르에 출장간다는 주먹도끼한테 '야, 완전 부러워'했다가 엄청 구박받았다. 이집트 다녀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딴 소리냐고.... 그러게나... ㅡ.ㅡ 기억도 가물가물하여... 과연 여행기를 마칠 수 있을랑가 모르겠다... #5. 사카라, 멤피스... 피라미드의 도시들... 기자의 피라미드, 특히 쿠푸왕의 것이 최고 기술의 결정체라면, 그 이전의 모습들은 좀 아랫동네에서 볼 수 있다. 멤피스는 고왕국의 수도였고, 사카라 (Saqqara)는 전통적인 묘역.... (왕족과 귀족 뿐 아니라 동물과 새까지 묻는...) 이집트 대표 맥주 상표가 '사카라 골드'인 걸 첫날 호텔에서 확인한 후 우리는 이 지역의 역사적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 바 있다 ㅎㅎㅎ '서쪽'이 갖는 의미를 돌아보면 자연에 대한 인간의 이해가 문화마다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피라미드들이 모두 나일강 서쪽에 위치한 것은, 해가 떠서 지고, 죽은 이들이 떠나는 곳이 바로 서쪽이기 때문이다. 동쪽은 인간의 땅, 저 나일강 너머 서쪽은 망자의 땅.....불교에서 '서방정토' 개념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기독교의 '요단강 건너'도 서쪽인가??? 하여간 나일강의 서안을 따라 남쪽으로 따라 내려오면 사카라에 도달하고,그곳에서 초기의 계단형 피라미드 (건축 기술의 한계 때문에 지을 때부터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는)와 피라미드 건축의 아버지(?) 임호텝을 기념한 박물관을 만나고, 남쪽으로 더 내려오면 멤피스에 이른다.


사카라의 피라미드 유적지... 이 일대가 이집트에서 가장 거대한 유적 발굴지라 하던데, 관리를 하기는 하는 건지... 영 허술 방치.... 근데 하여간 이렇게 큰 발굴 현장은 첨 보는 거라 신기하기는 했다. 임호텝 박물관은, 소박하고 조용했다. 까페테리아에서 모처럼 지친 다리를 쉬며 커피도 한 잔... 돌아보니.... 중간중간 우리에게 몸과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준 커피와 따뜻한 차가 없었으면, 여행이 몹시도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멤피스에 가면, 거대한 람세스 2세의 석상이 누워있다. 뭐 그닥 남의 나라 왕한테 애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정복왕'이자 '자기애'의 현신인 이 양반한테 특별한 관심이 있는 건 아니었으나, 조각상의 위엄과 규모가 대단하기는 하였다. 근데... 사람들은 왜 그렇게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걸까? 세상으로부터 잊혀지는 것, 기억의 소멸이 그토록 애절하게 안타까운 걸까? 멤피스에서도 우리는 따뜻한 베두인 민트 차를 한잔 즐겨주었다. 첨에는 너무 진해서 부담스럽더니 (더구나 나는 치약맛이 떠올라 민트 정말 싫어했음) 자꾸 먹어보니 은근히 정감이.... ㅎㅎㅎ 차마시고, 기념품점에 들어가 '파피루스' 제작하는 것을 봤다. 사실 이집트 전역에 걸쳐, 특히 관광지에 가면 papyrus museum, papyrus institute 등 파피루스와 관련된 '기관'이 무진장 많다. 하지만 이거 다 기념품 가게다 ㅎㅎㅎ 최수철 씨도 책에서 박물관인줄 알고 끌려간 상점 이야기를 언급했을 정도... 이 곳 사람들 뻥은 정말 대단해서, 기념품 가게 이름이 'ministry of tourism'인 곳도 있다. information center 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상점도 있고, 그럴 듯한 공무원(?) 유사 패찰을 달고 관광지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이들도 부지기수... 하지만, 이 모든것을 미리 알고 있는(!!!) 러프가이드의 후예인 우리들... 어디 쉽게 당할쏘냐... 열심히 설명해준 이 양반의 성의는 고맙지만... 결국 아무 것도 사지는 않았다. 우리는 먼 길을 마치고 일찍 숙소로 돌아와 저녁(과 함께 역시 사카라 골드)을 먹고, 내일부터 시작될 사막여행 최종 점검을 시작했다.... 쉬운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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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_03

* 박물관 단상 추가... 처음 대영박물관에 갔을 때, 그 엄청난 전시물에 허거덕했더랬다. 도대체 저렇게 다 뜯어오고 나면 원래 장소에는 뭐가 남아있기나 한 걸까 걱정이 마구 들었던 것이다. 이런 황당함과 걱정은 나중에 뉴욕의 메트로폴리탄과 베를린의 페라가몬을 방문했을 때도 반복되었다. 징하게도 뜯어왔구나.... ㅜ.ㅜ 하지만, 몇 년 전 멕시코시티의 고고학 박물관에 가보고 '오리지널'의 힘을 실감했었다. 있어야 할 곳에 있는 전시물들, 그리고 박물관의 엄청난 규모와 세심한 고려에 상당한 감동을 받았었다. 그런데... 여기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을 보고 나서는, 위험하게도... 이럴 거면 차라리... 하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다. 워낙 지금의 공간이 협소하여 조만간 새 박물관을 지어 옮길 예정이라니 다행이기는 하지만, 이 소중한 자산이 자기네들 것만은 아닐진데 어쩜 그리도 허술하게 관리하는데다 설명은 그리도 부실한지... 조상 덕에 날로 먹으면서 이 인간들 너무한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었다. 그리고... 깃발 든 단체 관광객은 한/중/일에나 있는 줄 알았는데, 유럽 관광객들이 깃발 아래 떼로 몰려다니는 광경도 좀 신기하기는 했다. 어쨌든, 각국에서 온 깃발 관광단에 떠밀려 다니느라 우리같은 독립여행자들은 많이 힘들었다. ㅜ.ㅜ #4. 기자의 피라미드 피라미드 하면 조건반사처럼 떠오르는 세계 7대 불가사의와 고대문명 신비론 ㅎㅎㅎ

한 때 내가 열광했던 그레이엄 핸콕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인류 문명이 기원전 3천년 전이 아닌, 1만 2천년 전에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인이 대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읽다보면 외계인 문명 전파설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이야기는 자가증식하여 마침내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라는 상상도 못할 조합의 영화가 나타나기도 했으니, 고대 문명의 신비에 호기심을 표하는 사람이 많기는 한 것 같다. (영화가 아주 후지지는 않았다. 프레데터 은근 멋지게 나옴 ㅎㅎ)

서론이 길었다....


최수철은 그들을 만날 마음의 준비도 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동하는 길에 기자의 피라미드를 지나쳐 본 것에 대해 무척이나 가슴아프게 써놓았다. 작가의 감수성을 지니지는 못했지만, 우리도 조금 놀라기는 했다. 첫날 숙소 가는 길에 택시 바깔은 내다보니 떡하니 마을 뒤로 피라미드가 보이는게 아닌가.... 저게 진짜 그 피라미드??? 싱겁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ㅎㅎㅎ 어쨌든 카이로의 세 번째 날, 우리는 아침 일찍 택시를 타고 기자로 향했다. 쿠푸왕의 피라미드 내부에 들어가보려면 선착순 150등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단체 관광객들이 표를 싹쓸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미리 가서 줄을 서야 한단다. 아침 일찍 떠나기 괴로워하는 Hamja 를 쪼아대서 일찌감치 피라미드에 도착하니 이제 겨우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택시로 지나가며 볼 때와 달리, 가까이서 보니 실로 피라미드는 장대하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하도 거대하고, 사막의 먼지가 자욱하여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사진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ㅡ.ㅡ 예전에는 피라미드 외벽을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했었다는데 요즘에는 금지하고 있고, 내부 공개도 훼손 방지를 위해 인원제한에 사진 촬영도 막고 있다. 기자의 피라미드는 쿠푸, 카프레, 멘카우레의 것이며, 그 배열은 북극성을 향하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셋 중 쿠푸왕의 피라미드가 가장 큰데, 내부를 둘러보려면 100 이집트 파운드, 우리돈으로 약 2만 5천원을 내야 한다. 기껏해야 1백미터 남짓이니 어렵지는 않았으나, 좁고 가파르고, 덥기까지 해서 폐소공포를 자아내기에 충분할만 했다. 막상 그렇게 둘러본 내실에는 덩그마니 석관 이외에 아무 것도 없었다. 각 방의 용도와 통로 설계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른단다. 좁은 통로를 지나 열린 그 높은 천장의 방, 어두운 석실의 정체는 과연 무엇??? 피라미드를 지나 정문쪽으로 다가오면 그 유명한 스핑크스가 다소곳이 앉아 있다. 수천년 동안 모래 속에 묻혀 있다 발견되기를 반복했던, 그래서 지금까지 남아있다는... 오히려 직접 보니까 더 실감이 안 나더라 ㅎㅎㅎ 우리는 스핑크스 주변에 눌러앉아 담소를 나누다가 남쪽 멤피스로 이동하기 위해 Hamja 를 만나러 갔다. 약속장소인 KFC 에는, 피라미드 관광지답게, 할아버지 대신 옛 복장의 고대인이 지키고 있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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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_02

정말 기나긴 이틀이었다.... 진이 다 빠져버렸네.... 너무 피곤하니까 잠이 안 온다... 원고는 도저히 못 쓰겠고, 여행기나 틈틈이... #3. 카이로 - 혼돈과 먼지의 기억 아침을 호텔에서 해결하고 간식거리를 주섬주섬 싸들고, 시내로 나갔다. 어제 저녁 호텔 안내에 물어보니 지하철 타고 도저히 못 간다고 해서 택시를 불렀는데, 막상 가보니까 그닥 못갈만한 상황도 아니더만... ㅡ.ㅡ 지하철은 러프가이드가 칭찬한 대로, 꽤 괜찮았다. 물론 차 안에 그려진 노선, 바깥 안내도가 가끔 일치하지 않는다는 소소한(?)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 가격도 엄청 저렴해서 카이로 시내에서 이동할 때에는 강추할만하다. 아래 사진은 지하철 승강장 모습...


카이로 시내의 인상은 그야말로 혼돈과 먼지로 요약될 수 있다. 예전에 라틴 아메리카 공해 3종세트 (멕시코시티, 상파울루, 아바나)와 멕시코시티의 무법천지 자동차행렬에 깜딱 놀란 적이 있었지만, 카이로 앞에서는 한낱 아이들 장난에 불과하다는 걸 알았다. 생산연도가 궁금한 푸조 택시에서부터, 최신형 렉서스에 이르기까지 차들이 완전 다양했는데 특히나 택시들은, 과감한 깻잎 운전을 위해 사이드미러를 아예 뜯어버린 차들이 적지 않았다. (차간 간격이 깻잎이라는 건 절대 과장 아님 ㅜ.ㅜ) 항상 뿌연 공기는 그러지 않아도 항상 더러운 내 안경의 성능을 자꾸만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안 써본 황사마스크를 그리워했더랬다. 실제로, 이집트에 머무는 내내 쿠피에 (아랍식 두건? 스카프)를 뒤집어 쓰고 다닌 건, 우리의 미모(!)를 치한들로부터 감추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바로 이 먼지와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위한 필사의 몸부림이었다. (물론, 아침저녁 찬바람을 막을 수 있다는 엄청난 기능도 가지고 있다 ㅎㅎ) 우리는 시내 거리를 살짝 돌아본 후 서둘러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을 방문했다. 이후에 모든 관광지에서 절감한 것이지만, 이 나라는 '안내판'에 참으로 인색하다. 사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할 때에도, 도대체 입국심사를 어디서 하는지, 작성할 서류가 있는지 없는지 가르쳐주질 않아 대강 눈치로 해결했는데, 가장 크다는 박물관에도 역시 변변한 안내판 하나 없다. 실컷 줄 서서 표사고, 또 줄서서 검색대 통과해 들어가려니 카메라 바깥에 맡기고 오란다. 그럼 전시물에는 뭐가 잘 표시되어 있냐 하면 그것도 절대 아니다. 대개는 아무 것도(!) 안 써 있다. 제목만 달랑 써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나중에 피라미드에서는 입구 표시도 안 되어 있었음 ㅎㅎㅎ) 물론, 오디오가이드가 있기는 한데, 번호와 내용의 불일치가 있다는 러프가이드의 정보에 따라 우리는 그냥 러프가이드를 들고 다니며 구경했다. 미이라며 석관이며 하도 많으니까 이건 뭐 좀 널부러져 있다는 느낌.... ㅎㅎ 투탕카멘의 관이랑 가면도 직접 보고 그 유명한 서기상이며 온갖 기이한 것들은 다 봤는데, 어찌나 사람도 많고 전시장 환경이 열악한지 (천장 유리가 다 깨졌 있음 ㅡ.ㅡ) 감상이고 뭐고 얼릉 가고 싶다는 생각이... 보고 나와서 박물관 마당에서 도시락 까먹고 있는데, 학교에서 단체로 왔는지 초등학생 쯤 되어보이는 여학생들이 떼로 몰려 다니고 있었다. 이 아이들이 신기한지, 우리가 쪼그리고 앉아 빵 부스러기 주워먹는 모습을 막 사진을 찍고... ㅜ.ㅜ 얘네들 도망다니느라 힘들었다... 점심을 먹고는 지하철 타고 Khan el-Khalili 시장에 갔다. 나중에 다른 도시까지 전부 둘러보고 실감한 건데, 이 시장이 말하자면 한국의 남대문 같은... 가장 싸고 규모도 크면서 중앙 역할을 하는 그런 곳이었다. 가는 길은 물론 쉽지 않았다. 지하철에서 내려 한 30분을 걸어야 했는데... 관광객은 하나도 안 보이고 현지 주민들이 엄청나게 바쁘게 움직이는 데다, 길은 너무 좁았다. 이슬람 지구 중심과 연결되다보니, 카이로 시내와 다르게 '부르카'를 쓴 여자들의 모습도 눈에 많이 띄었다. 다행히 지하철에서 친절한 아자씨를 만나 시장을 찾는 데는 성공했다. 시장은 하도 북새통에, 호객행위가 엄청나서 사진이고 뭐고 찍을 겨를이 없었다. 어쨌든 여기서 파피루스를 몇 장 사기는 했다. 나름 질도 괜찮은 듯... 아래 사진은 시장 출입구에서 바라본 이슬람 사원.... 카이로에 머무는 동안 한번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일정상 그리 못했다. 좀 아쉬움... 아마도 최근의 트렌드인것 같은데, 한국사회에서 교회 십자가에 빨간 네온을 다는 것처럼, 모스크에 형형색색의 네온 사인 장식이 넘쳐나고 있었다. 어째 영 안 어울리더라는... ㅡ.ㅡ 오후 늦게, 택시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올드 카이로 구역의 'coptic museum'에 들렀다. 최수철의 책과 러프가이드가 강추한 곳이다. 참, 가는 길에 또 귀인을 만난 것이... J가 지하철 티켓을 잃어버렸는데, 웬 현지 아자씨 한 분이 자기 걸로 체크해줘서 내릴 수 있었다 ㅎㅎ 우리는 친절을 부르는 얼굴을 가졌더란 말인가!!! 아님 동정심 유발 외모??? 러프 가이드에 보면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모두 사막에서 시작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자연의 시련과 인간의 왜소함... 절대자의 권능에 기댈수밖에 없는 환경들이 곧 종교의 탄생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흔히 이슬람 사회로 알려져 있지만, 이집트는 콥트 기독교가 꽤나 번성한 곳 중 하나다. 그러다보니 박물관 전시물은 꽤나 충실했고, 또 무엇보다 그 고즈넉한 분위기가 무척 맘에 들었다. 섬이랄까??? 바깥은 난리가 났는데, 그 안에서는 완전한 평화... 건물 자체가 전시물을 위해 설계된 듯했고, 첨에는 작은 듯 보였지만 규모 자체도 상당했다. 당최 사진을 못 찍게 해서 내부 사진은 하나도 없고, 바깥에 성벽 유적과 박물관 모습 일부.... 정말 긴 하루를 마치고, 박물관 앞에서 간단한 저녁과 차를 마신 후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날은 드디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는 기자의 피라미드와 사카라, 멤피스를 돌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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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_01

2007년 새해 계획을 세우면서, 2008년의 일출을 이집트에서 맞겠다 결심했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나름 시련에 해당하는) 여러 건들의 사건이 있어서 유야무야되었더랬다. 2008년에 다시 한 번 계획을 세웠다. 2009년의 일출은 반드시... 역시 2008년 막바지에도 그 전해와 상당히 유사한 조건에 처해졌으나, 어쨌든 떠나겠다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불투명한 미래를 걸고, 이 여행을 또다시 유예하지 않았던 것은 결과적으로 괜찮은 선택이었다. # 0. 왜 떠나는가 알 수 없다. 한 때는 7대 불가사의 이런 거에 심취하여 그래이험 핸콕의 [신의 지문] 같은 책도 열심히 읽었다. 물론 그 호기심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처음으로 이집트에 갈 생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람세스 2세 류의 소설도 강원도 파견 근무 중에 재밌게는 읽었지만 본디 왕족, 궁중다툼, 정복 이런 거에 관심이 없는지라 이것이 동력이 되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사막에 대한 로망의 기원은 짐작조차 안 간다... 어쩌면 생택쥐베리의 [야간비행] [인간의 대지] 때문??? 언제 어떻게 생겨났는지 짐작키 어려운 로망도, 자가증식하면서 필생의 꿈이 되어가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리라... 어쨌든,이번에 확인해보니 1996년(!)에 발행된 최수철의 [사막에 묻힌 태양] 앞쪽에 나의 결연한 의지가 담긴 후기가 몇 자 적혀 있었다. 디테일은 생각나지 않았지만, 내가 기억하는 그의 여행기는 우울의 정조로 점철되어 있었다. 책을 읽고나면 여행에서 돌아온 듯 몸과 마음의 피곤함이 몰려온달까...



하지만, 여행은 의외로 밝고 즐거웠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이 작가는 왜 이렇게 멜랑콜리했을까 의문이 들만큼 '재미'가 있었다. 오랜만에 아무런 일거리도 없이, 이방인이 되어 친구랑 맘대로 돌아다니고, 밤이면 쓰러져 죽은듯이 자고... 이런 생활 자체가 해방감을 주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에겐 초강력 안내자 Rough Guide가 있었다. 이것과 함께라면 진정 두려울 것이 없었다. 어긋나는 일정, 돌발상황, 껄떡대는 이집트 남자들... 이런 것쯤이야 우리에게 가소로운 문제 ㅎㅎㅎ

# 1. 카이로 도착 도하에서 몇 시간을 기다린 끝에 우리는 카이로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택시와 흥정하는 것부터가 적지 않은 부담이긴 했다. 하도 어렵다고들 하니... 그래도 어설프게 배워간 '슈크란' (감사합니다) 한 마디와 막장 영어 대화(친구 JK는 아랍식 현지 영어에 유달리 강했다!!!) 로 흥정은 어찌 해결했는데, 택시가.... 시동이 안 걸린다. 다른 택시 기사 몇 명이 와서 밀고 나서야 겨우 택시는 출발했다. 가다 서버리지 않을까 의심도 들었으나, 그건 기우였다. 숙소로 이동하는 동안 우리는 90도 정좌 자세로 문고리에 매달려있어야만 했다. 안전벨트 따위는 있지도 않았고 총알같은 속도와 깻잎 차간 간격은 어지간한 총알택시에 단련된 우리를 공포에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숙소는.... 뜻하지 아니하게 호화로운 복층형 룸이었다. 적응이 안 된 우리는 물건 찾으러, 화장실 다니러 쉴새없이 아래위를 오르락거리며 스스로 진을 다 빼버렸다. 저녁은 레바논 스타일 정식... 다음 날 시내까지 오가는 택시를 예약해두고 이른 잠을 청했다. 드디어 여기까지 왔다니... 라고 흥분하기에는 택시에서 시달린 고통이 너무나 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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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방문기

학회 전에 사흘 동안은 에딘버러와 인버네스-하이랜드 구경을 했다. 여름 휴가를 이걸로 보낸 셈이다... 생전에 두 번 다시 못 갈 것 같은 곳을 의외로 두 번 이상 가고 있다. ㅡ.ㅡ 쿠바도 그렇게 브라질도 그렇고... 2002년도인가... 영국 에섹스에서 열렸던 통계워크샵 기간 중 주말에 잠깐 에딘버러 구경간 적이 있었다. 한창 에딘버러 축제를 준비하느라 부산한 모습이었는데, 아.. 축제기간에 볼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했더랬다. 이번에... 바로 그 축제기간이었다 ㅎㅎ 에딘버러 성 쪽으로 가는 길 맥주 양조장의 대형 광고판... 처음에는 Assembly 라고 되어 있어서 시의회인 줄 착각했음 ㅎㅎ 에딘버러 성에서 바라본 Calton Hill의 모습... Hill 에 직접 올라가서 바라본 모습... 날씨가 어찌나 좋던지... 축제 중이라 여기저기 작은 공연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찌그러진 솥뚜껑으로 리듬이 아닌, 멜로디를 연주하는게 진짜 신기했는데 차마 나서기 어려운 몸매로 Scotland 민속의상인 Kilt 입어주신 관람객의 센스와 용기(!)에 우리 깜놀! 꼬불꼬불 골목길에서 내려다본 풍경... 기차타고 하이랜드로 올라가는 길... 날씨가 정말 예술이었음... 푸른 초원과 양떼, 소떼... 광우병 사태 터지고 나서 이렇게 예전 방식의 방목으로 돌아온 거란다. 그래서 식당에 가면 'British Beef'라고 자랑스럽게 써 있다. 월래스와 그로밋에 나오는 얼굴 까만 양들 원없이 봤다. 인버네스 기차역... Ness River 가 흐르는 숙소 앞길.... 그 한적함이라니... 세번째 사진은 밤의 모습... 예전에 에딘버러 구경갔을 때 소원 중 하나가 Loch Ness에 가보는 거였는데, 이번에 다녀왔다. 인버네스에서 버스타면 한 시간이 채 안 걸린다. 경치가 정말 예술인데다, 크기도 장난이 아니라서 정말 괴물 나온다 해도 믿겠더라 ㅎㅎ 근데 카메라 앵글에 도저히 담아지지가 않음. 이건 파노라마 샷으로 찍어야 하는디... 방문자 센터 선물가게에서 파는 '네스호의 괴물' 모형... 나름 귀여워서 작은 사이즈로 하나 샀다. 여행의 대미는 Skye 섬이었다. 인버네스에서도 기차타고 두어시간, 거기다 버스까지 더 타야 했다. 사진은 섬 입구 터미널에 있는 '역전 식당' ㅎㅎㅎ 말하자면 시골밥상이 나왔는데 아주 푸짐하게 맛나게 먹었더랬다. 섬을 찾아가는 여정과 섬의 경관은 말 그대로 beyond description!!! 그 황량함과 고적함은 가히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 것이었다. 그런 곳에 한 달만 살면, 문학작품이 절로 쏟아져나올 것 같았다. 호연지기 60갑자 상승, 아니면 치명적 우울증... 그런데... 역시, 미천한 디카로는 그 아우라의 흔저조차 담기가 어렵구나... 그냥 허접한 산골마을 풍경처럼 나왔다... ㅜ.ㅜ 벌써 이 곳에 다녀온 것이 백만년 전 일인 것 같지만, TV 위에서 꼼지락거리고 있는 Ness 호의 괴물과 지금 옆에서 김을 모락모락 내고 있는 따뜻한 British Tea를 보니, 현실감이 급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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