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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4/09/21
    남아공 방문기 #2
    hongsili
  2. 2004/09/21
    남아공 방문기 #1
    hongsili

오타와 출장

무진장 춥다........

 

다행히 눈은 어제로 그쳤나본데...

길에 나가니까 밀어놓은 눈더미가 산을 이루고 있다. ㅠ.ㅠ

사진이라도 좀 찍으려다가....

장갑을 호텔에 두고 나와서 포기....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더라... 영하 17도라는데 체감 기온은 영하 22도 쯤 된다고...

내일 일기예보 보니까 낮 최고(!) 기온 영하 9도.....

 

연방 보건부를 찾아가는데...

완전 어처구니 없어서....

 

담당자가 Jeanne Mance Building at Tunney's Pasture 라고 주소를 알려줬는데

google map 에도 mapquest 에도 그런 주소는 나오지가 않는다.

호텔 직원한테 물어보니 모르겠단다.

연방 건물이라서 사람들이 척하고 다 알 줄 알았더니 이게 웬 황당한....

홈피에 아무리 찾아봐도 찾아오는 방법은 없고 떡하니 사서함 주소만 적혀 있다.

담당자는 계속 자리에 없고.. 휴대폰은 받지도 않고.... (내가 세상에 제일 싫어하는게 전화하기, 특히 영어로 전화하기 인데 그나마 그것도 안 받다니....)

 

할 수 없이 비싼 돈 주고 택시를 불렀는데...

다행히도 택시기사 아저씨가 잘 알고 있었다.

막상 가보니....... 진짜 아연 실색....

 

엄청 넓은 허허벌판 (그래서 pasture?)에 보건부 관련 건물들이 열 댓 개가 띄엄띄엄 대학 캠퍼스처럼 흩어져 있다. 그 동네 일대를 그냥 총칭해서 Tunney's Pasture 라고 부른단다.

아니, 그래도 street name 이랑 번지 수가 있는데 어쩜 사람들이 이렇게.......

찾는 데 힘들었다고 이야기하니, 직원들 왈... 

"맞아요. 사람들마다 고생하죠...." ㅜ.ㅜ

 

옛날에 충주 건대병원에 출장을 갔는데, 쫓아가던 표지판이 갑자기 없어져서 이리저리 헤맨 적이 있는데, 그 동네 사람 왈, 동네 사람은 다 알고 있어서 표지판 필요 없단다. 

아는 사람 심심할 때 보라고 표지판 만들어놓나?

 

볼 일 보구, 저녁에 먹을 맥주를 사려고 돌아보았는데 도대체 술을 파는 데가 없다.

날도 추운데 정말 미쳐...........

보니까 호텔 가까운데 맥주집이 있기는 한데,

영화에 보면 낯선 도시에 여행 온 여자가 혼자 술 마시러 가면 꼭 뭔 일이 생기던게 생각나서 포기하고.....

다행히 와인셀러를 하나 발견해서 미니어처 아이스와인 셋트를 하나 샀다 .

 

아우.... 날은 무진장 춥고.....     

호텔에 들어오니 얼굴 화끈화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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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구경 2

바람이..... ㅜ.ㅜ

 

보스턴 강추위에 웬만큼 단련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결코 코스모스 계열이 아닌 내가) 몸이 밀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완전 당황했다. 

 

 

 

네오는 어제 오늘 오랜만에,

그리고 너무 많이 (!) 수다를 떨어서 지금 목이 잠길 지경이란다.

 

한국 남자들 과묵하다는 건 다 옛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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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구경 1

네오를 만나 주구장창 싸돌아 다니고 있음.

같은 세대(?)일 줄 몰랐음 ㅎㅎㅎ

 

날씨는 굿. 조금 쌀쌀한 거 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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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가을날, 단풍

엊그제 뉴욕에서 찾아온 손님들을 모시고(?) 뉴햄프셔 Lake Sunapee 지역으로 단풍 구경을 갔더랬다.

그 전날 비가 많이 와서 홍수가 난 지역도 있다고 했는데, 다행히 가는 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정도였고 오히려 물안개 가득한 아름다운 호수를 볼 수 있었다.

9월에도 날씨가 지나치게 따뜻해서 단풍이 안 들었다고 사람들이 난리였는데, 비와 함께 쌀쌀한 날씨가 사나흘 지속되더니 어느새 훌쩍.........

 

모처럼... 침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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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방문

이번 주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연정이를 위해 큰 맘 먹구 대처 구경을 나갔더랬다.

주** 선생님 가족들한테 살짝 얹혀서....

 

사실, 나는 뉴욕이 별루 맘에 안 든다. 도심 한복판에 떨어진 시골쥐의 심정이랄까...

난생 처음 제국빌딩 (Empire States Building)에도 올라가보구, 몇 년만에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도 가보구... 자연사 박물관에 가서 공룡 해골들도 무지하게 봤다.

자유의 여신상을 보기 위한 페리 여행에는 살짝 빠져서 사과나무님을 만나러 갔었다.

다음 달 참세상 연재 쓰려구 이것저것 이민자 운동과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 물어보구 왔다. 김치 불고기에 칡냉면, 거기다 제과점(?) 가서 다방식 커피까지 한 잔 얻어먹구.... 영 민폐가...

가을에 이쪽으로 단풍놀이 초대를 했으니, 그 때 거하게 답례해야지. 

 

어쨌든 미국 온지 1년만에 첨으로 해물된장찌게도 맛보구, 불고기에 냉면, 삼겹살에 산채비빔밥까지 정말 1박 2일 동안 배가 터지도록 먹어제꼈다. 주구장창 얻어먹으려니 참으로 민망하기는 하였으나, 뭐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는게 변명 아닌 변명.... ㅡ.ㅡ;

 

근데...

뉴욕에서 연정의 반응은 좀 놀라운 구석이 있었다.

 

- "언니, 선생님이 미국은 선진국이라 시민들이 공중도덕을 잘 지킨다고 했는데 왜 이렇게 드러워? 운전도 막해~ "  "야, 누가 그런 헛소리하냐? 공중도덕을 잘 지켜서 맨날 총질하고 남의 나라 쳐들어가구 그런다냐?"

 

- "언니, 이런 거 막 가지고 오면 이집트 사람들은 가만히 있어?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이집트 전시관에서)" "그러게나 말이다. 월매나 기가 막히겄냐?"

 

- "언니, 왜 그림 중에 흑인은 없어?"    "..."

 

- "원래 여자 화가는 없는 거야?"    "그게 있잖아... 어쩌구 저쩌구.. 예를 들면 까미유 끌로델이 어쩌구 저쩌구..."

 

흑인과 여성에 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생활에서 나온 듯 싶다. 동네 YMCA에서 친한 친구 3명이 우연히도 모두 흑인이었으니...  어쨌든 가끔씩 보이는 예리한 관찰과 따끔한 지적들 (이틀테면 미국인의 쓰레기 분리수거 문제, 쇼핑 중독증)을 보면, 대한민국 초딩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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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에서 뉴욕

1. 센터에서 지원해준다고 하길래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인구학회(PAA)에 구경 다녀왔다. 발표도 없이 룰루랄라 구경삼아 가니까 참  좋더라 ^^

인구학이라는 이름 아래 참으로 다양한 주제들이 발표되었는데, 주로 건강 불평등에 관한 세션과 최근 한국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저출산 문제를 다루는 세션들에 들어가보았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 여기도 역시 유전체 연구의 광풍에서 자유롭지 않더라는 사실.. 전통적으로 사회학과 경제학의 영역이었던 이 곳에 부쩍 유전자를 다룬 연구들이 눈에 띄었고 이를 강조하는 경향

 

* 저출산률 해결을 위해 그동안 유럽에서는 안 해본 정책이 없단다. 살아있는 실험 현장이라고까지 표현... 한국에 있을 때 번역이 도대체 맘에 안 들어 첫 챕터만 읽고 포기했던 율리히 벡의 위험 사회에 이런 표현이 나온단다. "ultimate market society is a childless society - unless the children grow up with mobile, single, fathers and mothers 극단적인 시장 중심사회는 아이 없는 사회 " (Beck 1992: 116). 우리사회의 문제도 결국 이것 아닌가? 그렇담 1,2,3 운동 같은 뻘짓 하지 말고 유럽의 사회정책들을 검토해보는 것이 좋을 듯.... 이를테면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보육휴가 강제, 공교육 방안 등...

 

* 미국 내 각종 국립 연구소들이 독립 부스를 마련하여 그동안 확보한 각종 전문 조사자료들을 선보이고 시연하면서 활용을 홍보하는 모습이 매우 부러웠다. 세금으로 시행한 조사들, 이렇게 연구자에게 널리 공개하고 자꾸 분석하고 활용되는게 당연하다. 비싼 세금 걷어 시행한 조사결과를 가지고 마치 자신들의 재산이라도 되는 양 위세를 부리거나 비싼 돈을 받고 연구자들에게 판매하는 몇몇 기관들의 악행이 떠올랐다. (사진은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부스)

 


 

2.필라델피아에서...

 

보스턴과 더불어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이라 말하기는 부끄러운 역사)하는 곳이다. 독립선언서가 낭독된 곳이자, 자유의 종이 울렸던 곳이며 벤자민 플랭클린의 업적이 빛나는 곳이다...  몇몇 대표적인 마천루들이 눈에 띄면서 한편으로는 오래된 교회건물들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아래 사진에서는호텔 창문의 안전망 때문에 화질이 좀 후지다..)

 

 




이 도시에는 각종 조형물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 웃겼던 것은... 시내 중심에 시청 건물이 있는데 옛날 시장이 그 꼭대기에 자기 동상을 설치한 것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떤 건물도 이것보다 높게 지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나.. 거만한 표정(멀어서 사실 표정은 안 보이지만 자세가 그렇다는 뜻 ㅡ.ㅡ)의 시장 동상, 재수 없다.

 


 

한편 그 맞은 편 건물은 주민에게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청 부속건물 같은 곳인데... 여기에는 또 색다른 시장 동상이 서 있다. 이 인물은 최근 인물이다. 앞의 동상과는 대조적으로 높은 곳이 아닌 평지에 위치해있는데다 나름대로 친근한 몸동작을 취하고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북쪽 수령(?)의 모습을 닮은데다 재수없게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게 하고들 싶었을까?


 

미국 전체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든다는 흑인 역사 박물관에 갔다. 원 참.. 빈약하기도 하여라... 사진은 흑인 민권 운동에 활용되었던 각종 팜플렛, 소식지들...

 



 

3. 뉴저지에 가서 점심을...

센터 동료인 Sangeetha의 집이 뉴저지의 에디슨이라는 곳에 위치해 있는데, 차로 한 시간이 좀 넘는 거리에 있다. 거기에 가서 전통 인도 요리로 맛난 점심을 먹었다. 이 집은 전통적인 채식주의자 집안이란다. 뭐 걱정하지도 않았지만 음식들은 역시 입에 잘 맞았다. (사실 입에 안 맞는 음식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

 

4. 기차 타고 뉴욕 가서 사과나무와 상봉한 후 둘째날 미국 현대미술관(MoMA) 관람...

빌딩 숲 속에 역시 거대한 구조물로 서 있는 미술관.... 돈으로만 살 수 있는 값비싼 근현대 미술품들이 박제처럼 걸려 있는 곳이다.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인상주의, 초현실주의, 큐비즘 작품들(유럽의)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미국 작가들인 에드워드 호퍼나 프랜시스 베이컨 등의 작품들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실망...

빌딩 숲을 배경으로 서 있는 로댕의 발자크 동상... 뉴욕 한복판에서 웬 고생인가 싶다... ㅜ.ㅜ

 


 

보스턴으로 돌아오는 길에 기차를 탔다. 이 구간이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고 했는데.... 우려했듯... 타자마자 잠 들어버려 경치고 뭐고 그냥 피로만 풀어버렸다. 에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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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눈이 옵니다

어제 저녁부터 간간이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오늘도 하루 종일....

아직도 가는 눈발이 날린다.

 

오늘 토끼님 가족들한테 밥풀처럼 붙어서 애팔레치아 산맥(오호....)의

아주 눈꼽만큼을 돌아보고 왔다.

눈이 어찌나 많이 쌓여 있는지 snow shoe를 신고 가는데도 발이 푹푹 빠져서 모래주머니를 차고 걸어가는 느낌이었다. 밟았을 때 쑤~욱 하며 몸이 빨려들어가는 느낌... 예상한 깊이에서 바닥이 나오지 않을 때, 눈 속 허공에서 발이 자유롭게 움직일 때의 그 당혹스러움이란.....

 

넘어진 횟수는 헤아릴 수도 없다. 눈 신발에 적응이 안 되다보니 발이 꼬여서 넘어지기도 하고, 눈 바닥이 너무 깊어 훌러덩 뒤집히고 하고... 비스듬 오르막길에서 눈이 자꾸 무너져내려 옆의 나뭇가지들을 잡고 필사의 사투를 벌이느라 고생했는데, 남들이 보면 진짜 웃겼을거다. 별것도 아닌 오르막에서 혼자 계속 굴러떨어지며 엄한 나뭇가지들만 다 부러뜨리고.... ㅡ.ㅡ

 

마지막에는 토끼님 사진찍다가 크게 한 판 했다. 

어디 계곡에서 떨어지기라도? 

그럴리가 있나.

사진 찍는다고 맨 손에 사진기 들고 후진하다 뒤로 넘어져서 손도 꼬이고 발도 꼬이고..

토끼님이 구해주지 않았으면 눈 속에 꽈배기처럼 파묻혀서 얼어 죽을 뻔했다 ㅡ.ㅡ

 

아래 사진은 늠름한(?) 토끼님의 모습... 여기까지만 늠름이다. 조금 있으면 체력이 바닥나서  헥헥.. 

 


 

도시락으로 김밥을 싸갔다. 김치까지... 애팔레치아 산맥에서 김밥에 김치 펴놓고 한국인의 기개(흐엑)를 과시했다. 뿌뜻해하는 토끼님 모습....


 

알고 보니, 우리가 갔던 길이 원래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갈쳐준 등산로가 아니라 난이도 엄청 높은 크로스 컨트리 스키 코스란다. 그럼 그렇지... ㅎㅎㅎ

 

오는 길에 눈꽃도 무지 예쁘고, 경관도 예술이었는데 다리도 아프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허리까지 쑤셔서 다른 사진은 거의 찍지 못했다. 그나저나 사진기 들고 넘어질 때 케이스가 날아가면서 그 안에 여벌로 담아놓았던 32M 메모리가 없어졌다. 한국 가면 김가한테 뺐어야지.

 

대략 산에 대한 정보를 파악했으니, 내년 겨울에는 진짜로 한 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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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방문기 #2


인디언 거주 지역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인도 이외에 인디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남아공이라고 하더군요. 같은 식민모국을 둔 덕분이랄까.... 그들은 플랜테이션에서 일하기 위해 끌려왔고, 남아공의 민주화 투쟁 동안 역시 "유색인"으로서 함께 투쟁을 해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간디의 비폭력 평화 사상은 남아공의 투쟁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네요.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세 과목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수학, 문학.. 그리고 lifeskill... 도대체 이건 뭐냐 물었더니만... 자기 몸의 소중함, 영양, 에이즈, 다른 인종 혹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 평등과 민주주의... 이런 걸 배우는 과목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초등학교 선생님은 고개를 숙여서 동양식으로 우리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바로 이런 걸 배우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고.... 저는 이런 걸 배운 적도, 학교에서 가르칠 거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학교 운영은 물론 각종 지원금 유치나 결연을 통해 어린이들의 생활 문제를 해결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나라 경제는 어렵지만 기본 교육 12년은 무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새삼... 중요한 것은 가치.... 비록 남아공이 지금 경제적으로 어렵고, 과거의 불행한 유산으로 인해 커다란 교통을 겪고 있지만 그 어느 곳보다 인간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아공의 주요 종족은 줄루 족입니다. 11개의 언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고 있을 만큼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줄루 킹덤이 가장 강하고 아직도 국가 중대사는 정부 관계자가 국왕이나 족장들과  협의를 하고 자문을 구한다고 하더군요. 사진은 이들의 전통 청혼 의식입니다. 일부다처제 사회인데, 경제력이 되는 한 부인을 맞이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소 열 마리 이상을 주고 신부를 데려온다고 합니다. 제가 방문한 곳은 일종의 민속촌 같은 곳이었는데 단지 보여주기만 하는게 아니라 실제 거주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 아이 엄마는 남자친구가 돈이 없어서 아직 결혼을 못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줄루족 마을 바로 옆에 악어와 뱀 농장이 있었습니다. 제 평생 이렇게 가까이서 악어를 본 적은 첨.... 손만 뻗으면 만질 수도 있었는데, 엄청 무섭더만요 -_- 안내원 총각(?)이 어찌 해박한지 악어의 종류, 습성, 그리고 뱀의 경우 cytotoxic, neurotoxic toxin에 이르기까지 정말 재밌고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악어가 90살이 넘어서까지도 몸이 계속 자란다는 거 모르셨죠? 부화 온도에 따라 성별이 달라진다는... 퀴즈 프로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가물가물....

지역 공공병원의 소아과 대기실 풍경입니다. 이곳의 의료 체계는 이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단 민간의료보험제도에 의해 많은 부분이 이루어지고... 6세 미만의 어린이, 임산부, 실업자, 장애인, 노인 등은 조세에 의한 완전 무상의료 혜택을 받고 있었습니다. 좀 부끄럽더군요. 도덕적 해이니, 재정 파탄이니.... 교육 사례에서 보았듯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보호해야 할 핵심인지 잘 알고 있는 사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방문한 기관은 낡기는 했지만 상당히 큰 규모에 괜찮은 시설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보수를 했다더군요. 부유층이 모여있는 주택가에는 민간 클리닉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의대는 엄청 인기가 있다고 하네요. 문제는 고급인력들이 자꾸 해외로 유출되는 것이고, 농촌 지역일수록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더번 시 ANC 지부 사무실을 방문했었습니다. 이전 혁명 동지들의 기념 사진과 선거 포스터가 어지럽게 붙어있었습니다. 현재 움베키 대통령에 대한 인기가 이전 만델라만큼은 못하지만 지난 선거에서 90% 이상의 의석을 차지할만큼 민중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습니다. 물론 코사투와 SACP(남아공 공산당)의 연합 전술 덕분이었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말 노력하고 있구나... 그리고 가치와 철학을 중시하는 정치 문화, 사무치는 평등과 연대의 정신, 그리고 놀라운 민중들의 평화 존중... 이 모든 것에서 남아공의 밝은 미래를 보았습니다. HIV 유병률 22%, 실업률 40%라는 이 사회가 세계화, 신자유주의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자신의 힘을 잃지 않고 빠른 시일 내에 더욱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유인물 한 장.. 열추적 미사일에 발각될 수 있으니 작전 지역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자는 피델 카스트로의 메시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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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방문기 #1



난생 처음 본 남반구의 일출입니다.
묵고 있는 호텔에서 걸어나와 1분만 걸어가면 바로 이 해변. 한가롭기 그지없는 풍경이지만, 막상 은행에라도 갈라치면 호텔 경비원과 함께 동행해서, 한 명씩만 들어갈 수 있는 통제된 출입구를 지나야 하죠. 보건대학원의 한 선생님은 이 멋진 해변에 신발을 벗어놓고 달리기를 한 후 신발을 잃어버리셨습니다. 남아공판 선녀와 나뭇꾼?



지역 사회 청소년 교육 기관인 Love Life Y center 입니다. 이곳에서는 에이즈에 대한 직접적 교육은 물론 컴퓨터, 자아 개발, 스포츠, 방송 활동 등 폭넓은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정체성과 자기 몸의 중요성을 깨닫고 그들 스스로가 교육자가 되어 지역 내 다른 청소년들의 리더가 되도록 하는 곳입니다.

아프리카식 저녁 만찬에서 한 남아공 흑인 여성이 자신의 살아온 삶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남아공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영어가 짧아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감동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이 곳이 흑인들이 사는 곳이었습니다. 처음 보면 정말 어리둥절하죠. 도심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산비탈에 허름하게 모여있는 판잣집들...동사무소, 학교, 하다못해 교회 하나 보이지 않는.. 도대체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었을까요? 지금은 새마을 운동과 같은 주택 건설운동이 한참 진행되면서 일부는 철거되고 일부는 건설 노동자들이 임시로 묵기도 하고, 또 여전히 주민들이 살고 있기도 했습니다.   

이 곳이 주택사업에 의해 새로 건설되고 있는 단지입니다. 무슨 창고같기는 하지만, 아직 전기나 수도 설비가 미비해서 많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살 곳이 없던 이들에게 정말 소중한 보금자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업이 진행되기까지 불만없이 차근차근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남아공 민중들의 인내에 사실... 놀랐습니다.

차를 타고 20분 이상 도심을 빠져나가면, 코엑스 몰 만큼이나 큰 대형 쇼핑 센터가 있습니다. 가는 길 또한 어디 미국의 부유한 도시를 지나는 듯 했습니다. 아름다운 대저택들과 놀라운 조명들....  남아공의 백인들은 다 어디 있나 했더니 이 쇼핑몰에 다 와있더군요 (^^). 물론 공식적으로 흑인이 입장금지된 것은 아닙니다만... 굳이 금지시키지 않아도 돈도 없고, 차도 없어서 들어갈 수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또래들과 뛰어다니며 장난치는 백인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지만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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