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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03
    지금은 없는 이야기?
    hongsili
  2. 2012/01/18
    모르면 좋을까?
    hongsili
  3. 2012/01/14
    오로라를 찾아서 #4
    hongsili
  4. 2012/01/14
    오로라를 찾아서 #3
    hongsili
  5. 2012/01/13
    오로라를 찾아서 #2
    hongsili
  6. 2012/01/13
    오로라를 찾아서 #1.(1)
    hongsili
  7. 2012/01/10
    약간 모자라지만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speculative fiction
    hongsili
  8. 2012/01/08
    참세상 연재글 모아두기
    hongsili
  9. 2012/01/07
    프롤레타리아여 안녕, 안녕...(5)
    hongsili
  10. 2011/11/16
    여행 회고(1)
    hongsili

유연성과 원칙 사이

기본적인 원칙을 강건하게 지켜나가는 가운데,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전진'에 대한 목표를 잊지 않는다면,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가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그런데 현실 세계 속에서 이 문제는 좀처럼 분명하지도, 간단하지도 않다.

또, 거대담론으로서의 진보와 일상 정치에서의 진보가 항상 함께 가는 것도 아니다.

 

현실성, 유연성을 이유로 들면서

일상의 가부장과 권위에 순응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결코 버릴 수 없는 가치일텐데 그것을 전술적으로 잠시 접어둘수도 있는 것인양 취급하는 모습을 요즘 많이 본다. 

 

김동원 감독의 '송환'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더랬다.

"그깟" 전향서 한 장의 무게가 무엇이길래, 저들은 그 고통을 감내했던 것일까?

 

엊그제 일본어 수업 중에 선생님께서 예전에 아들 출생신고를 하면서  '소화@@년' 이 아니라 '서기@@년'이라고 쓰기 위해 공무원과 얼마나 실랑이를 벌였는지 말씀하시는 걸 들으며 또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싸움에 져서 '소화'로 표기했던 일이 아직도 속상하시단다..ㅡ.ㅡ

나도 주민등록증을 안 쓰려고 필요할 때마다 여권을 제출하고 들고 다니면서 실랑이를 벌이고 불필요한 설명을 하느라 고샘했던 기억, 국기에 대한 경례를 안 하면서 뒤통수가 따가웠던 소소한 기억들이 있는지라, 그 심정이 십분 이해가 갔다.

 

그런데....

대개는, 고루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처럼 비춰지겠지만,

그래도 짧지 않은 (?) 인생 돌아보건데, 유연성보다는 원칙이 우선인 것 같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네가 하면 불륜이라는 것도 우습다. 

 

물론, 하늘에 한점 부끄럼 없는 원칙적인 삶이라는 게 가능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겠지만,

그나마 최대값을 지향해야, 최소값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런 삶은, 사실 많~이 피곤하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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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단상

요즘처럼 정치판이 어지럽고 엉망진창인 시기는, 철들고 나서도 처음 보는 것 같다.

혹시 해방 정국이 이랬을까나??? ㅜ.ㅜ

 

도대체 인지부조화 때문에 정신사납기가 그지없다.. 

 

공천을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면, 새삼 원칙이 뭔가 하는 의문이 든다.

마치 새인물을 공천해야 개혁이고, 기존 의원들을 재공천하면 구태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이 참 우습다.

무슨 최신 휴대폰 세일즈 하는 것도 아니고... ㅡ.ㅡ

 

거기에다 모바일 투표하고 국민경선해야 '민주적'인 것이고, 당원들만 후보 추천에 참여하면 그건 구악이다

진보정당에서 '진성당원' 제도를 자랑으로 내세웠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건 도대체 뭔가 모르겠다.

정당이고 뭐고 다 해체하고, 방송국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그냥 모바일 투표로 다 결정해버림 어떨까 싶다.

 

현재의 경제상황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에서 출마한 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자기와는 무관한 일인양 이야기하고

실질적으로 현 정권의 정책과 그리 다르지도 않았던 이전 정권 사람들은 모두 집단 기억상실증에라도 걸린 듯 싶다.

 

통합진보당, 진보신당은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문제를 두고 한창 신경전인데

민주노총 전직 간부들은 민주당에 개선장군처럼 입당....

닭쫒던 개라는 표현은 딱 이럴 때 쓰는 거 아닐까....

 

진보신당에 대한 기대를 어느 정도 접었던 상황에서

또 사람들이 비장한 각오로 한걸음씩 옮기는 걸 보니 차마 모른 척 못하겠고...

 

이번 총선과 대선을 지나고 나면 '일단' 87년 체제는 문을 닫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모두 안녕 이라고나 할까...

물론 역사에 단절이야 없다지만

좀더 차분하게 새로운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포맷 (!) 상태'에는 이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당장 선거에서 진보신당이 '공식적으로' 소멸될 것이 거의 분명해보이지만 (ㅜ.ㅜ)

그 이후를 웬지 기대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은 든다.

 

모두들 장렬하게 '산화'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그저,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라고 생각하며 조금만 숨을 고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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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로운 간단 원칙

뭐 하찮은 소생의 도움을 갈구하는 곳이 많은 건 아니지만,

활동의 총량을 늘릴 수 없다는 점에서 원칙을 준비해두는 건 필요하겠다.

 

몇 가지 예전부터 생각해두었던 건데, 잠깐 메모로 정리해두자

 

1. 각종 '자문'

뭘 안다고 어디 자문하러 다니겠냐마는

의외로 면피용/정당화용 외부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는 곳이 적지 않아 종종 불려다닌다.

 

이 때 참여 원칙은 세 가지

 

첫째, 정부(관련)기관의 경우 내용적인 측면에서 국가단위 서베이/조사 같은 기초자료를 만드는 과정에는 사회역학 연구자로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다.

 

둘째, 그밖의 정부(관련)기관의 자문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이러한 원칙은 에드워드 사이드 할배의 co-optation 에 대한 지적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또한 추상적인 자문일수록 실제 내용보다는 구색갖추기나 면피용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경험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또한 나 말고도 도와줄 사람이 수두룩하다.

 

셋째, 사회운동 진영의 자문이나 도움 요청은 시간을 낼 수 있고, 전문성으로서 자신이 있는 분야라면 성실히 응한다. 하지만 문어발식 영역 확장이나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에 이름 올리는 것은 하지 않는다

 

 

2. 토론회나 발표

 

첫째, 독립적인 (?) 학술 행사에는 연구자로서 열심히 (?) 참가한다.

 

둘째, 사회적/정치적 성격의 토론회, 학술행사에는 개인이 아닌 조직의 이름으로 참가한다.

 

 

3. 프로젝트

 

첫째, 정부의 정책용역에는 가급적 참여하지 않는다. (비교적 독립성 보장되는 연구재단이나 기금과제는 오케이)

근데 이 경우 가끔 생계형 일자리로 연루될 때가 있어서 고민이여... ㅡ.ㅡ

 

둘째, 시민사회 진영의 프로젝트성 과제는 시간이 나고 전문성이 있는 영역이라면 기꺼이 참여한다. 마찬가지로 마구잡이 참여는 절대 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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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생각나는 거 있음 나중에 추가하자...

쓰고 보니 어디에서 대단한 러브콜이라도 받는 사람 같네 ㅋㅋ

아무도 찾지 않는데 혼자서 막 복잡한 원칙을 만들고 있는 꼴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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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의 정치...

지난 1년, 아니 민주노동당의 분당 이래로 '안정'의 시기는 없었던 것 같다.

무언가 항상 유동적이고 잠정적이었으며, 그래서 확신은 점점 더 작아져만 갔다.

 

돌아보면,

생애 처음으로 당원이 되고, 또 당의 이름으로 이런저런 활동을 함께 하면서,

항상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지만 대체로 뿌듯했었다.

가슴벅찬 순간들도 적지 않았다.

대중강연이나 포럼 등에서 당의 이름으로 발표를 하고,

청중들로부터 비판과 격려, 혹은 하소연이나 부탁을 들으면서

당이 나에게 부여하지도 않은 괜한 (?) 책임감마저 느끼곤 했었더랬다.

 

사회운동에는 여러 영역과 층위가 존재하지만,

운동과 제도를 매개하는 고리이자 현실정치 수단으로서 "결국은" 당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정치적인 정체성을 당과 동일시하려고 했다.

별도의 정치서클이나 정파조직에 가담되어 있지 않은데다 내가 활동하는 단체들은 특정 부문에 집중하고 있는 터라

정치성과 관련해서라면 나에게 당이 유일하고 우선적인 귀속단체였다.

 

그러나 지난 통합과 독자생존을 둘러싼 논쟁의 과정은 피로 그 자체였다.

민주노동당에서 분당할 때와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는지 모르겠는데,

사람들은 기어이 다시 합쳐야 한다고 했다. 그리할 수밖에 없는 정세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그런 판단을 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석연찮기는 하지만 통합이 되면 어쨌든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통합안이 부결되었다.

그 과정 또한 석연치 않아서 '다행이다'라는 표현을 쓸 수도 없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독자적인 생존 노력을 해야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일부가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탈당해버렸다. 그럴 거면 투표는 왜 했나 싶었다.

심지어 민주노동당이 국참당이라는 자유주의 세력과 합쳐지는 걸 막아야 한다던 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국참당과도 통합을 이루어냈다.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했다고는 하지만, 유시민은 사회 정책 영역에서 박근혜보다 더욱 오른쪽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라크 파병, 의료급여 제도 등을 둘러싸고 보여준 그의 행태, 민주노동당 사표론 등등은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선거 때 전술로서 '비판적 지지'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유시민이라는 인물, 또 그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 세력이 포진한 정당에 내가 귀속되어야 할 필요는 없을 듯 싶다. 

 

그렇다고 소위 독자파들이 보여준 당내 정치의 모습도 가히 아름답지는 않았다. 

더구나 당내 게시판의 정신병적 상태는 정말 환멸이라는 단어로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다.

이도 저도 다 보기싫어 탈당하려 했지만, 미적거리던 와중에 홍세화 선생이 대표로 출마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만감이 교차했다.

"오르고 싶지 않은 무대에 오르는" 그의 심정을 듣고서도 탈당할 만큼 매정하지는 못했다. 

 감정은 그러했지만 피로는 가중되었고, 모든 것에 심드렁해져갔다.

물론 당 때문만은 아니다.

노동자들은 먹고 살기가 그리도 힘들다는데,

출마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그 어떤 선거보다 정치가 아닌 정치 공학이 만개 중이다. 

또다시 온 국민이 정치평론가가 되었고, 내놓는 정책들만 봐서는 정당들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짐작할 재간이 없어졌다. 소위 새인물들이 소용돌이처럼 정치판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는데, 그야말로 빨려 들어갈 뿐 흐름이 바뀌지는 않고 있다.

나는 그저, 내 손으로 탈당계라는 비수를 꽂고 싶지 않을 뿐,

4월 선거가 지나면 진보신당이 자연스럽게 해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물론 지금도 냉정하게 이 예측이 틀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홍세화 대표의 때늦은 신년 인사글 때문에 마음이 무척 무겁다.

 

 

척탄병이 되기에는 회의주의가 너무나 강렬하고, 

눈감아 버리기에는 아직 사그라들지 않은 내면의 불꽃이 불편한 충동질을 해대는 판국이다.    

누구도 시지프스의 삶을 살고 싶지는 않지만,

그것이 정말로 필요한 일이라면, 하기 싫어도 그리 해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21세기 한국사회에서 자기기만과 자만심이 아닌,

자존감으로 정당활동을 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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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난 거 메모..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못하겠는데,

예전부터 한번 의견을 정리해보고 싶었던 것...

 

왜 멀쩡한 성인 여성들이 혀짧은 소리를 하는가..... ㅡ.ㅡ

모든 여성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예전에 본과 2학년 (말하자면 4학년) 여학생이 토론수업 중에

'그래서여~~~' 하면서 혀짧은소리로 대대대대' 하는 거 보고 식겁했는데

공적 자리에서 그런 말투를 쓰는 여학생과 심지어 직장인 (?)이 의외로 많더라는....

 

중딩인 조카 토끼도 이런 현상을 지적하는 걸 보면, 하나의 사회적 현상아닐까 싶기도....

 

이건 변종 가와이 문화인가???

 

시간 날 때 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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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에 대한 이야기?

#1. 강준만 <강남좌파>

 

 

강남 좌파 - 민주화 이후의 엘리트주의
강남 좌파 - 민주화 이후의 엘리트주의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11

 

작년에 출판된 이래, 구립도서관에는 줄곧 대출상태라 볼 수가 없었는데,

이제 읽을 사람은 다 읽었는지 책을 빌릴 수 있었다.

 '조국 붐'이 한창 뜨겁던 시점에 나온 책인데다, 롤러코스터 같은 한국사회에서 무려 1년이라는 '장구한' 시간이 지났으니 몇몇 내용들은 시의성이 좀 떨어지지만, 문제의식 자체는 새겨들을 만하다.

강남좌파의 문제가 결국 민주화 이후에 여전하고 어쩌면 점점 더 강해져가고 있는 엘리트주의, 특히 한국사회 학벌주의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길게까지 쓸 필요는 있었나 싶다.

엘리트주의의 문제가 심층적으로 논의된다기보다, 진보-보수 양측의 주요 정치적 아이콘들의 엘리트주의적 속성을 인물평 중심으로 기술하다보니, 어떤 이야기들은 굳이 이것이 엘리트주의라는 맥락에서 기술될 필요가 있나 싶은 것들도 적지 않다. 저자 스스로 한국사회의 인물 중심주의 문화에서는 이상적인 정치적 논의와 토론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으면서도, 기저의 흐름보다 개별 인물들의 특징에 지나치게 집중한게 아닌가 싶다.

강남좌파로 지칭되는 진보적 (?) 엘리트들에 대한 비판이라 보기도 뭐하고, 소위 '강남좌파' 담론이 소비되는 한국사회의 지형 분석이라 보기도 뭐하고.....  마지막 장에서는 가장 치열한 계급투쟁의 장이 입시전쟁이라고 했는데, 앞의 개별 정치인들에 대한 분석과 연결점을 찾기가 힘들다.. ㅡ.ㅡ

지속적으로 새로운 엘리트들을 갈구하는 대중적 정서를 '새것신드롬'으로 명명한 것에는 공감이 되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구조적 분석이 없다는 점도 좀 거시기...

 

저자의 구체적 지적 중에 가장 공감하는 것은,

최장집 교수의 '오래된 인연'에 기반한 손학규 지지와 대학교수/지식인들의 각종 지지서명에 대한 비판이다.

그리고 "적에게 가혹할수록 친구에게 잘하는 법이다. 적에게 관대한 사람은 친구에게도 헌신하지 않는다"는 문장..

 

나보고 엘리트주의 사례를 하나 더 추가하라고 하면, 각종 언론사에 '선배/형' 호칭 써가면서 기고하는 교수들의 해괴한 행태를 꼽았을텐데..... 전화하던가 이메일 보내서 할 이야기를 왜 언론에 공개적으로 쓰는지??? 이렇게 애틋한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당신에게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는 걸 강조하는 레토릭인 건 알겠는데, 소위 지잡대 출신들이 그리 글쓰는 걸 본적은 없다는 점에서 그것이 '말할 기회를 가진' 엘리트들 사이의 기회 남용이라는 걸 인식이나 하고 있는지....

예전에는 '염치'라도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걸 점점 잃어가는 듯...

내가 잘나서 명문대학 나왔으니 굳이 감출 필요도 없고, 꼭 우리 동문이래서가 아니라 능력이 출중한 사람을 찾다보니 마침 우리 동문이네... 이런 식?

최근에 참여한 몇몇 모임 - 진보적 성향의 연구 모임과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모두 특정대학 동문들로만 구성된 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일부러 타대 출신을 배제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뭐 그 따위 연구모임 자체야 대단한 권력은 아니지만, 학연, 사회적 자본이란 것이 이렇게 투명하게 은밀하게 모든 사회적 권력위계에 영향을 미칠 것을 생각하니 새삼 오싹.....

    

존재가 의식을 규졍한다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 의식이 존재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면 인간으로서 너무 서글픈 삶 아닌가?

그나저나, 나도 다음 주에 사당동으로 이사가면, 한강 이남이니 강남좌파가 되는 겐가???

 

 

#2. 제이슨 델 간디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수사학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수사학
제이슨 델 간디오
동녘, 2011

 

책 본문보다 하종강 선생님의 추천글이 더 기억에 남는 책... ㅡ.ㅡ;;

 

저자의 '내공'이 그리 깊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고, 

미디어와 메시지란 분리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급진주의에 대한 저자의 시각이 약간 불편한 부분이 있었음.

 

레토릭과 관련해서라면, 다분히 상식적인 이야기들이라 그닥 새겨들을 만한 것이 많지 않았음.

하지만, 그냥 혼자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사회운동 활동가들이 함께 읽고 워크샵 방식으로 구체적인 사례들을 만들고 연습하는 기회를 만든다면 상당히 좋은 교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성찰적인 책이라기보다 구체적인 매뉴얼에 가까운 책....  

그래서 이 책이 나쁘다기보다는 쓰임새가 좀더 적절했으면 좋겠다는 사사로운 의견...

 

저자의 급진주의는 미국의 유구한 (?) 아나키 전통을 따르고 있는데, 

중심없는 네트워크, 자율주의...  오직 이런 것들만이 저자의 시야에 포착되고 있다는 느낌.

치아파스의 사파티스타 운동에 대해서도 이후 여러가지 비판적 성찰들이 이어지고 있음에 비해,

그들의 "스타일"과 운동방식에 너무 집착한다는 인상....

 

이는 전에 읽었던 <글로벌 슬럼프>에서 무대 이면의 조직화된 노동의 역할을 강조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시각.

 

사회적/문화적 변혁의 일환으로 이러한 중심없는 운동, 자발적 네트워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미국의 현실이 보여주듯, 이러한 운동들이 조직노동이나 정당정치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 대개 휘발되 버리고, 특히나 계급정당/급진정당이 없는 상황에서 운동이 어떤 성과로 수렴되지 못하고 영원히 '운동'과 '캠페인'으로만 남아버리는 현실에 대한 이해는 별로 드러나지 않음...

활동가들의 헌신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가 이 책에서 그리고 있는 급진주의자의 모습은 히피 같은 차림새에,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 가난을 즐기며, 하지만 공정한 소비를 하면서, 사회이슈가 터지는 곳마다 달려가는 젊은이?  글쎄 뭐 이렇게 사는게 딱히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현실에 오직 이런 운동만 존재한다면 과연 세상에 변화가 오기는 올까??? 

 

저자는 하워드 진 할배의 스타일을 상당히 높이 평가했지만, 할배의 고갱이는 잘 포착하지 못하고 있는 듯 싶다.

물론 책의 초점이 운동의 내용 그 자체보다 수사학에 있다는 점에서 이런 것들이 치명적인 문제는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딴 소리이기는 하지만, 책에서 급진주의자들이 좀더 친화적이고 정서적 울림을 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그토록 강조하고 있는데 비해 (즉, 급진주의의 언어라고 꼭 과격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한국사회에서는  '씨바' '쫄지마'로 상징되는 마초계 언어가 진보 (?)의 언어로 사람들에게 먹혀들고 있다는 현실이 참으로 난해...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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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없는 이야기?

 

#1. 최규석 <지금은 없는 이야기>

 

지금은 없는 이야기 - 최규석 우화
지금은 없는 이야기 - 최규석 우화
최규석
사계절출판사, 2011

실은 작년 말에 읽은 책...

최규석의 작품이라면 일단 읽어줘야 함...

 

이것은 우화....

재미나고 교훈적인 어린이용 옛이야기로만 알고 있던 그림형제의 동화들이 실제로는 잔혹하고도 비정함으로 가득차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우화'란 무엇인가 다시 생각하게 되었지... 

최규석의 이야기들도 그의 바램처럼, 몇 개라도 작자 미상의 우화가 되어 먼훗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길...

 

 

#2. 데이비드 맥닐리 <글로벌 슬럼프 >

 

 

글로벌 슬럼프 - 위기와 저항의 글로벌 정치경제 이야기
글로벌 슬럼프 - 위기와 저항의 글로벌 정치경제 이야기
데이비드 맥낼리
그린비, 2011

 

 

1996년 동아출판사에서 출판되었던 필립 암스트롱의 <1945년 이후의 자본주의>, 1997년 외환위기가 폭발하기 직전 절묘하게 출판되었던 <세계화의 덫>과 시리즈로 읽는다면 아주아주 좋을 책...

여기에다가 밀턴 프리드먼의 <Capitalism & Freedom>, 미국공영방송 PBS 에서 방영되었던 <Commanding Heights> 까지 함께 본다면 금상첨화...

 

"위기와 저항의 글러벌 정치경제 이야기"라는 부제가 시사하듯, 

단순한 경제동향 분석서이기보다 자본주의 경기순환과 계급투쟁의 역동학을 잘 보여주는 책.

 

*

한국이 1997/98년에 경험한 외환위기에 대해

장하준 교수가 국가와 재벌에 의한 민족경제/관리경제 체계의 붕괴를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다면

 <세계화의 덫>은 실물경제와 무관하게 유동하는 투기적 금융자본에서 근원을 찾으려했고,

이 책은 후자의 의견에 덧붙여 내재적인 '평균 이윤율 하락'이 주요 동기였음을 지적한다.

또한 금융자본에 대한 규제완화가 몰락을 가져왔다기보다,

이러한 규제완화가 이미 다양한 우회경로를 통해 (다양한 역외은행들... ㅡ.ㅡ)  맘대로 돌아다니는 금융자본을 다시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니... 그럴 법도 하군....

 

*

현재 미국이 경험하고 있는 경제위기의 차별적 성격에 대한 실증자료들은 아무리 봐도 적응이 안 됨...

2006년 자기 집을 구입한 흑인 중 56%가 집을 압류당했다느니,

미국 어린이의 50%가 유년기에 어느 한 시기는 푸드스탬프에 의존하고, 흑인 어린이는 그 비율이 90%라는...

이게 나라여???

 

*

새로운 저항을 역설하면서, 오늘날에는 급진주의조차 스타일리쉬한 패션코드로 자리매김한 현상을 지적한 것에 깊이 공감.... ㅡ.ㅡ

이는 신자유주의적 소비문화의 쿨함이 사회변혁 운동에도 침투한 것....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한심한 세태에 장탄식을 늘어놓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례들을 소개하고 긍정적 변화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

볼리비아, Guadalupe, Oaxaca 에서 일어난 가슴벅찬 투쟁과 (완전하지는 않지만) 승리의 사례들,

그리고 이런 경험을 가진 라틴아메리카 출신 이주노동자들을 통해 미국으로 확산되는 투쟁들...

물론, 하워드 진 할배의 이야기만한 가슴떨림은 없었지만 (이 책의 문장들은 극도로 건조 ㅋㅋ)

내용 자체가 주는 울림과 벅참은 그래도 상당함...

뒷부분에 부록으로 실린 저자 인터뷰에서 조지오웰의 <Homage to Catalonia>를 권하며 "누군가가 기존의 잘못된 것에 저항을 하고, 또 다른 이들이 자연스럽게 같이 나서고, 그래서 집단적인 움직임으로 융화될 때 비로소 집단적 트라우마도 치유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에는 웬지 동지적 의식마저 ㅋㅋ  그려... 이 책은 필독서지....

 

*

로자 룩셈부르크를 인용하며 '개혁이냐 혁명이냐'가 아니라

"사회혁명이 목표라면 개혁을 위한 투쟁은 그 수단이라"는 지적에 완전 공감!!!

한국 사회에서 한 동안 은'개혁'을 이야기하면 개량 취급을 받았지만,

요사이는 '개혁' 그 너머를 이야기하면 분열주의자, 고립주의자, 심지어 수구적 좌파로 낙인.... ㅡ.ㅡ

현실성 혹은 실현가능성이 모든 것의 잣대가 되어 버리면서,

선거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가장 중요하고, 프로그램에서도 재원조달 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림....

우리는 어쩌다 이리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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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가 은연중에 강제하는 기억상실증을 극복하고 역사적 기억을 회복하는 일이란, 쉽지도 않지만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풀뿌리에 근거를 둔 소규모의 급진적 운동을 통해 상대적으로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이라면 제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놓치지 말고 꼼꼼히 정리하면 된다" 는 저자의 말에 또 십분 공감...

역사는 기억하는 자, 기록하는 자의 것....

잠시 flight of idea로, 그래서 노건연 기관지 <노동과 건강> 이 중요하다고 생각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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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곳이든 공통적인 경험과 딜레마가 있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은,

소위 새롭고 발랄한 대중투쟁을 칭송하면서 조직노동운동은 전형적이고 고리타분한 것으로 폄훼하는 문화에 대한 지적... ㅡ.ㅡ

저자는, 외견상 폭발적으로 전개된 광범위한 대중투쟁, 새로운 방식의 투쟁 이면에,

수년 동안 꾸준한 조직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전략을 개발해왔던 이들의 땀방울이 있었음을 다시금 되새겨준다.

어쩌면 이리도 한국의 상황과 비슷한 걸까...

희망버스는 좋은 운동이지만 민주노총의 운동은 틀려먹었고,

멋지게 찍어올린 1인시위 인증샷은 참신하지만, 투쟁구호 외치고 노숙하는 건 구질구질한 것으로 비춰지는 현실.... ㅡ.ㅡ

또한 노동조합의 활동가들이 경제적 노조주의 하에서 '실무자'가 되어버린 현실을 개탄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이구.... 이러면서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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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한 그람시의 말처럼 "낡은 것이 죽어가는데도 아직 새로운 것이 탄생하지 않았다는 사실 속에 위기가 존재한다. 바로 이 공백 기간이야말로 실로 다양한 병적 징후들이 출현하는 때다". 이 시기는 자칫 위험한 반동의 시기가 될 수도 있고, 또 급진주의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지금 한국사회는 과연 전자에 가까울까, 후자에 가까울까?

아마도 소위 진보진영의 모든 명망가들과 노동/시민사회 단체의 주요 인력들이 진공청소기처럼 선거판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는 현실은 후자의 낙관을 반영하는 것이리라..... 

그리 되면 좋겠지만.... 나는 확신이 없다.

 

아.. 시작은 안 그랬는데... 마지막을 정리하다보니 급 어두워지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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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좋을까?

위중한 건강문제에 직면한 후배에게 몸보신을 시켜주겠다는 일념으로 저녁에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

사실, 그깟 쇠고기 덩어리가 몸보신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없다.

내 지갑에는 확실히 해가 되었지만... ㅜ.ㅜ

 

결말을 차라리 모르면 좋을 것인가.....

나도 알고, 그도 알지만... 굳이 입밖에 내고 싶지는 않았다.

 

어쨌든 담담하게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담담함이 얼마나 견고한 것인지 짐작할 수 없었기에 나는 태연한 척 말할 수 없었다. 

초조하게 진단을 기다리던 시기보다 오히려 진단을 받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곧이어 진단받고 바로 회사로 돌아가 병가를 처리하며 그토록 울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를 어쩌니 울고 불 수도 없고,

무턱대고 다 잘 될 거야라고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

 

인구집단 위험 확률과 개인의 경험이 다르고,

또 median survival 으로 예후를 측정한다는 것 자체가 skewed distribution을 전제하는 바... 얼마든지 꼬리 쪽에 있을 수 있는게지....

 

질병에 대해서 모르고, 상황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면...

근거없는 희망으로 견대낼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살고자 하는 열망과 의지가 그의 건강을 되돌려주길,

다른 한편으로, 종말점이 언제일지 모를 그의 삶에 여한이 없기를 함께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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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를 찾아서 #4

hongsili님의 [오로라를 찾아서 ] 에 관련된 글.

 

#. 그래도 살아간다, 혹은 그저 살고 있다...

 

유콘 야생동물 보호공원에 갔더랬다.

면적이 엄청나게 넓어서 차를 타거나 걸어다니면서 돌아볼 수 있는데,

울타리 주변에 먹이를 배치해두어 운이 좋으면 먹을 것 찾아 내려온 동물들을 볼 수 있다.

 

우리가 갔던 날은 눈보라가 끝장.... ㅡ.ㅡ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

그러다보니 동물들이 먹이를 찾아 모두 울타리 쪽으로 자연스레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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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줌과 망원경은 인류의 대 발명품....

 

북극 여우는 사막여우만큼이나 신비롭고 귀여웠으며, 우드바이슨 (미국에서는 버팔로)은 육중했다.

좀처럼 보기 어렵다는 무스도 운좋게 만났는데, 돌아서는 그의 모습이 매력적이었지... 흠....

양과 사슴, 순록, 염소들은 웬지 친근했지만, 그들도 그리 생각했는지는 확실치 않고 ㅋㅋ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캐나다 시라소니는 어울리지 않는 복실복실하고 토실토실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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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긴털을 휘날리며 고독하게 그 거센 눈보라를 온몸으로 맞고 있던 사향들소....
그건 일종의 '숭고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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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보라 속에서 저 멀리 가까워지는 것은 숲을 달리는 사람....

You 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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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질 무렵, 우리는 공원에서 가까운 노천 온천으로 이동했다.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그고, 눈길은 앞사람 얼굴도 보이지 않을만큼 흩날리는 눈보라 속 하늘을 응시하면서...

뜬금없이 든 생각은 후지산의 일본원숭이 ㅡ.ㅡ;;;

그리고 시원한 맥주 한 잔!!!


 

 

#. 숭고함


사실 이번 여행의 첫번째 키워드는 숭고함이었다.
압도적인 자연의 힘과 소박함, 정적... 이런 몇가지 단어로는 형용할 수 없는....

감당할 수 없는 것만 같은 추위 속에서 내가 본 것은
눈으로 뒤덮인 숲, 별들이 쏟아지는 검푸른 밤하늘,

그리고, 북쪽 하늘에서 일렁이는 초록빛....

 

하지만, 이 경험을 그대로 사진에 담아올 수는 없었다.

(구매 당시!) 지상 최고의 똑딱이라는 내 파인픽스는 빠른 셔터스피드와 ISO 12800, dynamic range 지원이라는 엄청난 사양을 갖고 있었지만.....  '느림'에는 완전 무방비...

최대 노출 시간 옵션이 8초에 불과하다는 것은 나는 이번에 알았다네... ㅜ.ㅜ

ISO 라도 높여보려했더니만 manual mode의 overriding 도 너무 제한적......

결국 증거로 가져온 것은 기괴한 분위기의 심령사진.... 흑.....

엑스파일의 멀더와 스컬리가 이런 심정이었을까... 

내가 본 그것을 오로지 내 마음 속에만 담아와야 하다니....

 

마음의 눈을 뜬 자에게는 보일지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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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를 만나지 못한 밤에는 ... 그저 '맨' 하늘이라도.....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너무 아름답고 쏟아지는 별빛이 황홀해서 아쉬움이 없을 정도...

달과 목성은 여한 없이 얼굴을 보여주었고,

최대 노출 1분(!)의 위용을 자랑하는 도끼의 카메라로는 오리온, 북두칠성과 베가, 드뇌브 까지 담아낼 수 있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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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

눈보라 속의 사향들소, 손으로 받아야할만큼 쏟아져내리던 별빛,

2011년 마지막 순간, 황량한 숲 모닥불 옆에서 기울이던 차가운 샴페인 한 잔...

검푸른 숲 너머 멀리서 일렁이며 솟아오르던 초록빛의 일렁임

 

이 모든 것은 삶을 돌아보게 한다네.......

 

# 티벳 사자의 서

삶의 여행이었지만,

내가 들고 간 책은 사자의 서...

책의 전반부 반 이상이 해설.... ㅜ.ㅜ  번역자부터 구스타프 융까지....

 

티벳 사자의 서
티벳 사자의 서
파드마삼바바
정신세계사, 1995

 

모든 것은 자신으로부터 비롯되는 환영...

카르마와 경험에 기반한 판단은, 그렇게 잡아주려 해도 자꾸만 빛으로부터 벗어나려 하네

죽음의 길과 삶의 길은 다르지 않아서,

이성과 지혜의 눈은 여기에서도 필요하지..

익숙한 것에 이끌리지 않기, 두려움 없이 꿰뚧어보기...

나를 상처입힐 수 있는 것은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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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를 찾아서 #3

hongsili님의 [오로라를 찾아서 ] 에 관련된 글.

 

# 눈의 도시, 어쩌면 겨울 행성

 

르귄의 <Left hand of darkness> 배경이 되는 Winter 행성....

Estravan 이 경험한 것을 내가 경험했다고 말하면 심하게 뻥이겠지만,

그/녀가 무엇을 느꼈을지 나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면 완전 뻥은 아닐 것이다...

금광을 찾아 여기까지 이주했던 이들이 처음 겪었을 겨울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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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콘의 화이트호스 시는 북위 60도...

날씨는 말할 수 없이 춥고, 눈길이 닿는 곳 어디나 눈으로 덮혀 있었다...

2012년의 첫 새벽, 동해 일출을 보러 한국에서는 150만 명이 이동했다지만,

유콘 준주의 전체 인구는 달랑 3만 명....  그리고 면적은 한국 30배..... ㅡ.ㅡ;;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늑대가 4천 5백마리....  흠.....

 

고즈넉함... 한가로움.... 하지만 혹독함을 견뎌낼 줄 아는 강인함...  그런 이미지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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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초기 광산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거주했다는 주거시설.... 과연 몇 명이나 겨울을 무사히 보내고 봄을 맞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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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게 나는 커다란 까마귀 (raven)는 '불운'의 상징이 아니라 선주민들에게 지혜를 알려주던 상서로운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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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유콘 강변, 끝없는 눈길과 하루 종일 황혼인 듯 낮게 걸려있는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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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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