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6/12/28 15:05

2007년 예산이 나왔다.

 

원래 매년 있던 보육시설 종사자들에 대한 인건비 예산 항목이 '사회서비스 일자리'에 관한 예산으로 편입되어있더라.

그리고 저소득층이나 두자녀 이상 등의 보육료 지원은 '바우처제도'라는 이름으로 묶였다.

 

정부가 요즘 '사회서비스', '바우처' 라는 말에 지대로 필 꽃혔나 보다.-_-;;;


정부 사업 중 두가지로 편입시킬 수 있는 복지사업들은 죄다 끼워맞추기가 되어 있다.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

 

정부가 말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라는 게,

정부는 돈 주고 관심 끊고,
민간이든 단체든 상관없이 다들 파견업체처럼 사람 모아 적당히 교육시키고 해당 서비스 제공자에게 파견시켜
서비스당, 시간당 돈 받게 하는 것 아닌가?
책정된 예산에서 창출된 일자리의 인건비도 최저임금 간신히 넘는 수준으로 맞춰져있다.


보육시설 관련 인건비는 원래 주던 거라 기존 기준이 있어 당분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곧 다른 일자리와 형평성 맞춘다느니,

몇년 주다가 사업 실효성(일자리 창출 효과가 없다)이 없다고 판단되면

하루 아침에 홀라당 날라가버릴 지도 모르겠다.

 

젠장~ 코딱지만큼 주면서,

이젠 고용 뿐 아니라 예산도 유연화시키네.



[바우처제도]

 

사회서비스 일자리 늘리는 방식의 일환으로 바우처제도가 연동되어 있다.
딴에 서비스 수요자 중심주의 실현이라고 보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하루에 3시간만 아이돌보미가 필요하면 3시간어치의 쿠폰을 정부에서 발급받아
돌보미사업하는 업체에 3시간짜리 보육노동자 파견을 요청하는 거다.

 

이런 서비스가 필요없다는 게 아니다.

문제는 이 서비스 종사자들의 고용 안정이 보장되지 않으면 서비스 질은 애초에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고, 이는 부메랑이 되어 서비스 수요자에게 꽂히게 된다.

심지어 비정규직보다도 더 황당할 특수고용직이 될 수도 있다.

 

최근 관련된 간병(의료), 자활 조합원등과 논의한 결과
다양해지는 서비스의 제공 방식을 질 높게 유지하려면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과 생계 유지를 위한 적정임금, 노동조건 등이 중요하다고 동의하였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정부, 지자체의 직접고용을 통한 고용 안정성 보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부는 복지에 대해 민간 기업에게까지 문호를 활짝 열고

노동자는 시간제로 근무하든 최저임금을 받든 신경쓰지 않겠다 이거지? 불끈!

 

이제 우리 진짜로

'사회서비스'와 '바우처'를 복지라 부르는 나라에 살게 되었다.

 

 

* 사족 : 바우처제도에 대한 저들의 설명


- 우선 바우처 제도 개념을 협의와 광의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협의로는 정부가 일정한 자격기준을 만족하는 계층에게 쿠폰이나 카드의 형태로 특정한 재화 및 서비스에 대한 구매권을 부여하고, 공급자에 대해서는 사후지불을 보증해 주는 제도임. 과거 우리나라에서 시행한 노인승차권 지급이나 미국의 식품 바우처 등을 예로 들 수 있음.
   광의로는 직접적인 바우처 제공이 없더라도 소비자의 서비스 선택권이 어느정도 보장되고 지정된 서비스 유형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으며,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부가 후불하는 형태로 소비자에게 지원하는 제도임. 현재 우리나라의 무상보육제도를 예로 들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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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8 15:05 2006/12/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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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6/12/28 06:08

홍석현은 중앙일보 회장으로 복귀할 예정이라 하고,

 

여성가족부는 마치 '까까줄테니 하지마'라는 식으로 성매매 안하면 돈 주다고하고,

(앗, 아동을 비하하려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동을 그렇게 파악하고 이렇게 대할 수 밖에 없는 어른들의 유치하고 얄팍함에 대한 비하라 할 수 있습죠)

 

고려대 총장은 제자와 외국 책 베꼈느니 마니 하고,

 

대만 강진으로 4,50명 죽어도 외국은행 업무 마비가 메인 기사로 나오고,

 

통합연맹은 알 수 없는 작업(?)들 속에 무산의 위기를 맞고 있고...

 



인천 보육노동자들은 인천시를 상대로 하루 12시간을 일하게 만드는 평가인증제 강제 시행을 철회시켰고,

 

서울 은평구의 국공립 은아새 보육노동자들은 1년짜리 계약직에서 정규직을 쟁취했고,

 

2007년도 보육사업지침은 노동조합의 요구가 반영된 만큼 보육노동자와 보육을 위해 좀더 나아진 수정판어 나올 것이다.

 

비록 정부의 비정규악법 통과로 노조의 요구 중 가장 중요한 정규직 채용 명시는 날라갔을 지라도...-_-;;;

 

예전에 쭌모님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단결투쟁가 가사 중의 '너희는 조금씩 갉아먹지만 우리는 한꺼번에 되찾으리라'.
하지만 돌아가는 거 보면,
'우리가 조금씩 되찾으면  저들이 한꺼번에 거둬가는 것 같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길을 걸어야 할 것 같다.

아니, 어쩌면 향후 비정규 철폐가 핵심이 될 운동의 흐름은
한편으론 조금씩조금씩 되찾고
한편으론 한꺼번에 잃지 않기위한 운동일지도 모르겠다.

 


* 사족이라면 또한 그러할...

뭐...
살짝 더 바라는 게 있다면,
그냥 좀

산별노조들이 저런 조근조근한 성과와 수확에 눈 뜨고 이를 기반으로 크게 얻는 것들로 나아갈 힘과 정신의 이루면 좋을 것 같고,

생산적 복지 환상 좀 깨고 제대로 '행복한' 복지해봤으면 하고,

노무현도 퇴진하고,

내년 한나라당 집권 실패하는 정도면 꽤 괜찮을 2007.

 

(아래 두가지는 내년 '사회'에 대한 타로점 보니 그렇게 나오더라...옹홍홍~~

다들 마음 속으로 외치고 마음밖으로도 외치는 거야! 이루어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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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8 06:08 2006/12/2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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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6/12/26 23:44

오늘,

공공서비스노조 대의원대회, 운수노조 대의원대회, 통합연맹 출범대의원대회가 있던 날이다.

헉헉헉.... 쓴 것만 봐도 숨 차네.

 

一喜

공공서비스노조 내 업종을 뛰어넘고 지역 중심 지부에 함께 하고자 하는 전 단위노조들이 함께 모여

대의원대회 와중 틈틈이 논의에 열을 올렸다.

1월 안에 꽤 많은 업종의 노동자들이 공공노조 안에서 지역 기반 지부 만드는 데 함께 할 것 같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기운이 확~~!

 

一悲

통합연맹 출범 대의원대회. 6시쯤 떠서 7시반인가? 생중계 보는데... 헉!

정족수 모자라 안건 하나도 처리 못하고 끝난 모양이다.

대의원들, 다 어디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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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6 23:44 2006/12/26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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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캄보디아_2006 - 2006/12/26 23:29

베트남은 '꽤 살기 좋은 곳이구나'라고 느꼈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집이다.

베트남은 집을 국가에서 임대받아 쓰는 데, 거의 집을 산다는 생각으로 임대받는다.

그도 그럴 것이 세금만 제대로 내면 자식에게도 물려줄 수 있는 것이다.

원래 집의 사이즈가 모두 정해져있는데(요즘은 조금 넓어졌다고...)

앞뒤로 길게 만든단다.

 

보통 집을 지을 때 집의 틀과 전기배선, 수도배선 등 기본적인 걸 해놓고

후분양을 한단다.

그렇게 하고나서 집이 팔리면 집주인이 자기가 원하는 색으로 칠하고, 벽지를 선택해서 꾸민다고...

보통 집 사이즈가 정해져있다하면 천편일률적 집을 생각하게 되는데,

베트남의 집들은 꽤 화려하고 주인들의 특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색이 화려하면 다소 촌스러울 것 같지만 적당한 자연과 어우러져 한층 아름답다.

 

베트남은 나무 베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대도시 도로 확장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맘에 든다.

하지만 요즘 개방 물결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걸 보니 언제쯤 깨질 지 살짝 걱정되기도 한다.

 


 



좁고 길게 만들어서 1층은 보통 장사할 가게를 차리고 1층 뒤쪽에 조그마한 뜰을 만들거나 오토바이를 세울 주차장을 만들거나...

2층 이상은 가정집을 꾸리는데, 베트남은 대가족제도라 보통 3대가 같이 산다고.


 


 


 

 

 

요즘은 돈 있는 부자들이 많아지면서 집을 꽤 크게 만드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사람들의 아침 출근. 오~~ 무서울 정도로 빽빽한 오토바이 천국이다. 속도도 꽤 낸다~!

 

 

정말 맛있었던 과일들.


 

 


 

 


 

지나가다 대나무 다듬는 사람이 보여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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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6 23:29 2006/12/26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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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캄보디아_2006 - 2006/12/26 23:13

밀린 숙제하는 기분.

아... 게으름 떨다보니 이제야 또다시 올리네...-_-;;;

 

앙코르 와트 사원은 사원들 중에서도 보존상태도 그렇고 규모도 그렇고 단연 으뜸인 사원.

하지만 워낙 거대할 거라는 기대가 커서 그런지 실제 봤을 때는 그닥 감동이 오지는 않았다.

그리고 사실은 꽤 오랜 기간 황금 비율의 구조와 수많은 이야기들을 마음 속에 새기며 보았어야 할 것을

패키지로 잠깐 보고 만 탓에 아쉬움이 정말 크다. 언젠간 다시 한번!

그래도 확실히 사원의 가장 중앙,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천상계에 섰을 땐 왠지 익숙하면서도 기가 충만해지는 평온한 느낌을 받았다.... 음... 공기가 좋아서 그랬나?

 



사원 자체가 아래부터 위까지 미물계 - 현상계 - 천상계로 구성이 되어 있댄다.

사원을 가기 위해선 겹겹이 거칠 곳이 많지만 사원 바로 앞 길은

'우유젖기'에 나오는 뱀신 나가의 몸통이 쫘~~악.

그런데 혹시 보이시는지? 우리가 앙코르와트사원에 들어가는 날, 하늘에선 무지개가 떴다 이 말씀! (사소한 것에 감동받는 ...ㅋㅋㅋ)


 

1층의 미물계엔 천상 - 현상 - 지옥계의 3단으로 된 벽 부조가 있다.

현상계엔 7명의 신이 있는데 49제를 의미한다고...

부조 끝엔 양쪽에 9개의 팔이 달린 야마신이 있다.

 

야마신에게 가기 전엔 판결 대리자가 사람들을 지옥이나 천국에 보내는 역할을 한다.


 

우유젖기 모습.


 

우유젓기를 하면서 바다의 물고기들이 갈갈이 찢겨나가는 모습.

 

 

2층은 현상계를 뜻한다는 데, 승려들이 수도하던 곳이라 정신 산란해질까봐 아무것도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불상들은 있었는데, 폴포트 시절에 목을 모두 잘랐다고...

 

3층은 천상계를 나타내는 동시에 왕과 제사장(만 치사하게) 목욕을 하던 목욕탕이 있다. 이 3층은 신이 기거하는 곳이므로 바로 허리를 세우고 올라갈 수 있는 게 아니라 계단을 가파르게 만들어 기어올라가도록 만들어 놓았다.

(왕도 저 계단으로 올라갔었냐고 물어봤더니 왕은 서쪽에 완만하게 올라오는 길이 있었다네. 그럴 줄 알았어)


 

천상계에 올라가면 아래 보이는 탑을 중심으로 정사각형 네모난 4곳의 판판한 곳이 있다. 4개의 목욕탕인 셈.

 


3층 천상계에 있던 여신상의 모습


 

 


 

재미있게 본 조각 중 하나.


 

뱀 신 나가는 목이 7개 달린 뱀의 형상.

캄보디아는 뱀이 건국설화에부터 나오고,

왕들 또한 뱀족의 여자와 결혼하여 뱀족의 모계 혈통을 가지고 있어야 왕권 취득 자격이 주어졌으므로 굉장히 중요한 동물이다.

정말 어디 가나 매우 신성하게 떠받들어지는 뱀 상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원숭이왕 가루다가 받치고 있는 모습


 

 


 

나갈 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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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6 23:13 2006/12/26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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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6/12/24 22:20

딴 나라는 잘 모르겠으나 요즘 미국에선(사실은 이 나라도 잘 몰라),

Merry Christmas 란게 특정 종교의 교주(^^;;;)에 대한 명시가 들어가 있어서

Merry Christmas 대신 Happy Holiday 를 쓰는 경우가 많이 늘었다던데?

 

그래서 happy holiday 이미지를 찾다가 불여우가 잡혔다.

근데 이 불여우 이미지를 보니 새삼 궁금해진다.

불여우가 감싸고 있는 건 ......... 지구?

 

상자에 무더기로 담긴 걸 보니 Happy~~ 어쩌구 저쩌구가 아니라

어딘가로 마구 던져야 할 것 같은 느낌이...헉!

 




 

* 참고 : 영국의 Jon Hicks 가 만들었다는 불여우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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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4 22:20 2006/12/2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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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6/12/22 14:18

집 대문에 붙여놨었는데, 누군가 찢어버렸다.

 

누굴까?

주인집?

배달의 청소년녀들?

이도 저도 아니면 신흥종교집단의 번성을 두려워한 종교조직?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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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2 14:18 2006/12/2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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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6/12/20 22:59

우연히 다시 보고만 [The Five Star Stories] 1권.

인터넷에서 급검색한 결과 현재(아직까지) 11권...-_-;;

 

87년에 처음 나왔고, 우리나라에 1권 번역되어나온건 97년인 듯싶은데

03년 이후 작가가 또 손놓고 있나보다.

 

너무 오래 전에 봐서 가물가물하지만

5000년을 왔다갔다하면서 메카닉을 가장한 사랑 타령을 하는 듯해도

그놈의 메카닉 대잔치의 포스에 압도당함은 어쩔 수 없는 일.

 

순간 11권 세트 판을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엄청 고민된다.

당췌 읽으려면 손에 쥐어야 하겠고,

일단 손에 쥐면 일이고 뭐고 전폐하고 5000년 속을 헤집고 다닐 판이다.

 

나가노 마모루가 그랬다지?

'난 이 만화를 죽을때까지 그리겠노라'고.

그래, 다 죽었어~!

 

* 참고로

인터넷서점에 붙은 펌글 중에 -여러가지면에서- 다소 리얼한 내용이 있더만.

궁금하면 '계속보기'함 꾸~~욱 눌러보삼.ㅋㅋ




언젠가 나이가 먹어 벽에 똥칠을 하면서 방바닥을 죽죽 기어 댕길때쯤에..

이미 장성한 나의 손자가 정신이 혼미해진 나의 손을 붙잡고 한마디 하겠지.

 

"할아버지!! 파이브스타 스토리 21권 나왔습니다. 마도대전이 끝났어요..이제 새로운 에피소드
입니다 마모루 나가노jr가 이번달은 특별히 6페이지나 그렸네요"

 

그럼 갑자기 정신을 차린 난 조용히 만화책을 읽고 편안하게 눈을 감으면서 한마디 하겠지.


"설정 또 바꿨네 개색히"

 

-DCINSIDE 만화갤러리 스네이크님

 

* 알라딘(http://www.aladdin.co.kr)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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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0 22:59 2006/12/20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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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6/12/18 20:17

옛날 옛날, 20C초라하니 한 100년쯤 전,

설치 미술의 원조격인 다다이스트 쿠르트 쉬비터스가 'Merzbau'(Merz's Room)라는 설치작업을 하였다는데...

21C 상당 최근,

이 이름을 본 따 설치와 영상매체가 어느덧 주류가 된 현대미술의 모습을 관조해보는 전시회에 다녀오다.

 

19C, 사진기앞에서 미술의 진정한 의미를 번민하던 화가들이 있었다면,

21C, 뉴미디어 시대 각종 technology 의 표현력과 확장성 앞에 경악해마지않을 화가들은 좀더 다른 차원의 고민이 배가되었으리라.

그들이 보고 있는 미술의 풍경, 사회의 풍경, 세상의 풍경은 어떤 것일까?

 

데비한의 [생각하는 비너스]

왠지 '비너스'라는 이미지에 전혀 어울리지 않게 당당히 선 것이 아니라 쭈그려 앉은 비너스.

여성성의 대명사인 '비너스'가 남성미와 지성미를 두루 갖춘 '생각하는 사람'의 오마주를 어설프게 뒤집어 썼을 때 우리가 갖게 되는 당혹감이란,

남성과 여성이라는 단순하기 짝이 없는 이분법에 잘도 길들여진 우리의 머리 속을 투명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느낌과도 같다.




 

문경원의 [passage:cityscape - Seoul & Pyongyang]

두 개의 스크린에 비친 서울과 평양, 두 도시의 풍경. 그러나 어느새 두 스크린을 관통하며 다니는 차들이 생겨나고 차가 지나다닐때마다 화면은 총 천연색으로 덧칠되어진다.

결국 사라지는 구분들, 심지어 나중엔 어느 쪽이 어느 도시였는지 구분조차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정진아의 [분예기]

수많은 예쁜 똥들.^^

대체로 두번 다시 쳐다보고 싶지 않아야 할 것을 다시 돌아보고 미소짓게 만드는 작품이다.

화장실에 갔더니 온통 '똥'마크가~

 

 

 

이희명의 [변형식물시리즈]는

사람의 신체들을 하나씩 분절해서 심어놓은 화분 모양을 하고 있다.

귀동냥해서 들은 바로는, 작가는 특히 여성이 갖는 육체에 대한 두려움과 낯설음을 표현한거라고.

 

 

 

 

조은경의 [emptiness]는

여성용품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투명한 속옷 전시대에 화려한 분위기의 여자 속옷들이 걸려있다.

속옷들은 모두 여성의 그것들이며,

실제 몸을 따뜻하게, 몸을 보호하는 기능보다는

남성중심 사회에서 대상화된 여성이 이 사회에 존재하기 위해 추구해야 하는 것들을 알려주고 있는 듯하다.

 

이민호의 [휴대용 풍경 : 우리가 사는 이곳]은

꽤 알기 쉬운 주제를 가지고 있다.

벽에 걸린 스크린 속에선 공장 굴뚝에서 끊임없이 매연이 뿜어져나오고, 그 아래 작고 검은 상자안에는 하얀 꼿들이 가득하다.

우리 스스로에게 보내는 추모의 꽃들.

 

김지윤의 [Red Applause]

전시관이 옛 벨기에영사관 건물이었던 관계로 고풍스러운 벽난로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

작가는 벽난로 안에 연극 무대를 마친 후 박수 갈채받는 배우들의 장면만 모아 영상을 비췄다. 마치 작은 사람들이 펼치는 작은 연극 무대에 온 기분이다.

 

데비한은 비너스를 가지고 한 작품이 꽤 많은데, [미의 조건II]의 경우 입술, 코, 바라보는 각도, 눈 등이 서로 다른 비너스 두상들을 살펴볼 수 있다.

과연 美의 조건은 무엇일까? 美에 조건이 있긴 한 걸까?

 

 

이배경의 [Video Chapel]

벽면 하나 가득 넘실대는 파도가 세로로 조각난 영상프레임에 담겨있다.

내가 발을 움직이면 바닥에 붙은 센서를 통해 화면이 변형된다.

아주아주 예전, 광주비엔날레에서 천정과 바닥에 거울이 붙어 무한한 공간감을 느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작품도 만약 사방에 설치되었다면 격정적인 바다 속에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싶다.

 

데비한의 [적자생존시리즈]는 수술대 오르기 바로 직전과 같이 비너스 얼굴에 성형수술 시 사용하는 싸인펜 자국이 그려져있다.

 

 

최수앙의 [The Test Mice]는

햄스터 키울 때 쓰는 아크릴 통 안에 톱밥이 잔뜩 깔려있는데,

그 안에 있는 건 인간의 형상에 쥐의 꼬리를 한 것들이다.

어떤 것은 아픈 듯 축 늘어져있고, 어떤 것은 밖을 향해 외치고 있다.

 

한효석의 [불평등의 균형]과 [Uncanny]도 최수앙의 작품과 비슷한데,

인간 얼굴에 돼지몸, 배가 갈려 곧 죽을 듯 한 모습이라던가, 살코기로 구성된 인간의 얼굴을 표현한 것 등이 그러하다.

 

 

한효석은 [인간은 생각해야 한다는 저주를 받았다.]는 작품에서,

거대한 목석 위에 앞뒤로 얼굴인 사람의 목을 걸어놓았는데,

이러한 모습- 특히 동물과 치환된 모습-을 통해

인간은 죽음, 죽임, 존재에 대해 사고해야한다는 점에서 과연 저주를 받았다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게 만드는 한효석과 최수앙의 작품은 다소 끔찍하지만,

바로 우리들이 매일 저지르는 일들이다.



* 사진 출처 

데비한 그림 출처
http://www.debbiehan.net/
http://cafe24.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43X5&fldid=3wq7&contentval=000Uzzzzzzzzzzzzzzzzzzzzzzzzzz&nenc=RP5gYe6kqIPO7ggBUQLz_Q00&dataid=1921&fenc=Zx.nje4_rX50&docid=CDe1Hf4D


이희명 그림 출처
http://blog.naver.com/wpffldlsej/70006530706
http://blog.naver.com/11track/90011621456

 

정진아 그림 출처
http://blog.naver.com/bodmin422/120015723259


 

*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에서 (안타깝게도) 17일까지 있었다.

연장할 지 않할 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가봤는데 아담, 깔끔.

 

한참 내린 눈에 즉석해서 생긴 눈사람 작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12/18 20:17 2006/12/1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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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6/12/17 21:10

피에로님의 [스캐너 다클리] 에 관련된 글.

 

프랑스, 벨기에, 영국에서 합작한 애니메이션 [르네상스]와

헐리우드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스캐너 다클리].

근거리의 미래를 다룬 SF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은 무척 비슷하다.

그러다보니 두 영화를 서로 비교하게 되었는데,

처음엔 [르네상스]의 압승이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독특한 영상미에 취해 내용을 살짝 간과해버린 면이 없지 않다.

 

뭐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르네상스]가 괜찮다고 생각한다.

(내용에 흥미를 못느껴서 그런지 일단 화면빨에 집중이...-.-;;)

2%씩 모자라며 나를 헷갈리게 만들었지만 오랜만에 만난 흥미로운 형식의 애니메이션들.

 


 



[르네상스]

 

100% 흑백화면이다.

마치 흑백영화를 연상하여 소박하고 아련한 추억에 잠길만한, 다소 빗물 흐르는 화면을 연상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어떻게 흑백만으로 3차원의 공간감과 박진감을 잘 살릴 수 있었는 지 감탄이 절로 난다.

정말 이 영화는 공간감각 뛰어난 영상만으로도 볼만한 영화다.

 

똑똑하고 사회봉사에도 열심인 어떤 젊은 학자의 갑작스런 납치.

알고보니 오래전 영생의 비밀을 발견하였으나 숨기고 있던 늙은 학자의 비밀을 알고나서 다국적 회사와 손잡고 상용화하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저 한 학자의 납치 사건인 줄 알고 있던 형사는,

자신과 애인의 목숨마저 위협받는 상태에서 젊은 학자를 발견하고,

애인의 동생이기도 한 이 젊은 학자를 구할지, 미래를 위해 늙은 학자 말대로 죽일 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 영화에서 결정적으로 아쉬운 점은 '죽음'을 통한 존재감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죽음에 대해 - 인간에게 있어서 한때의 두려움이긴 하지만 -
이를 통해 완성되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보존한다는 매우 상투적인 메시지만 남아있다.

결국 이 영화는 사람은 왜 죽어야 하는지 - 또는 왜 영생하면 안되는지-에 대한 중대한 존재론적 논의를 - 담을 수 있었으나- 빼먹어버렸다.

덕분에 스토리상으론 헐리우드 영화 한편 본 거나 다름없는 셈이 되어버렸다.

 

 


[스캐너 다클리]

 

실제 키아누리브스, 위노나 라이더 등 쟁쟁한 배우들의 실사 촬영 후 애니메이션적으로 덧입혔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 화면 자체가 실사에 선을 약간 단순화시켜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솔직히 너무 가까운 미래였나?

[르네상스]보다 훨씬 다양한 칼라를 사용했으나 훨씬 지루한 화면을 가지고 있다.

뭔가 극적인 반전의 상황에도 오히려 화면의 톤이나 인물의 역동성이 떨어져 긴장감이나 해소감을 느끼기 어렵다.


 

 

마약단속반 형사인 키아누 리브스.

실제 단속을 위해 마약을 하고, 마약을 유통하는 조직에 함께 하게 된다.

그가 손 댄 서브스탠스D라는 마약은 궁극엔 좌뇌와 우뇌를 분리시키면서 뇌의 손상을 초래시키는 매우 위험한 마약.

약에 취하기 시작하면서 그는 원래 자신의 캐릭터가 어떠한 생활을 했었는지, 새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진짜 자신인지, 과연 자신이 누구인지 모든 이들과 모든 상황, 결정적으로 자기 자신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만다.

결국 단속자는 마약중독자로 변하였지만, 정부가 이 형사에게 원하는 개인의 희생은 그 이상이었다.

 

영화 속 인물들의 현란한 수사 또는 이어지지 않는 대화의 흐름들은 이 영화가 Philip K. Dick라는 소설가의의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을 알게 해주지만,
동시에 빈약 내지는 끝나지 않은 것 같은 결말에 아쉬워해야하는 것은 소설의 느긋한 심리 유도를 영화가 담아내지 못한 탓일라나?

당장 키아누리브스는 자신을 상징하는 두 개의 인물이 둘다 진짜 자신인지, 그중 하나만이 자신인지, 과연 자신이 누군지 혼동하고 있다고 관객이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걸 표현하는 화면은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

 

만약 내가 미국인이었다면,

저 앞뒤 서로 연결되지 않는 - 대화 아닌 - 대화들, 그리고 그 대화를 통해 이어져가는 사실같지 않은 사실로 영화가 진행되고 있는 힘과, 그 뒤에 숨어있는 뉘앙스나 문화를 좀 더 깊이 이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사진 출처 : 르네상스 웹사이트(http://www.renaissance-lefilm.com/accueil.htm )와

한겨레(http://www.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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