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생각_펌 - 2004/11/24 18:07

어제 공공연맹 사무실에 갔다가 건대입구역에서 거리 선전전한 이야기를 들었다.


"오히려 고등학생은 받는데, 대학생들은 관심이 없어!"
"거기 크게 [총파업]이라고 쓴 거보더니 내민 손 다시 거두더라고..."

 

이런 모습에 기운이 빠지다보면,
'그래 모두들 비정규직이 되어봐야, 지금보다 더 고생해봐야, 그래야 일어나지'하는 나름대로 사악한 생각이 떠오를 수도 있다.



총파업!

 

노조에게 있어서 최고이자 최종 무기.
그만큼 얼마나 험난한 길이던지?

아무리 세월이 좋아져도 파업하면 간부는 감옥행, 노조는 손배가압류의 위협이 닥쳐온다.
만인를 위한 구호라고 적어놔도 언론이 '임단투'라고 한마디로 정리해버린다.
같은 현장의 노동자에게 외면당하기도 하고, 일반인의 무관심에 치가 떨리기도 한다.
잘못하면 선배의 자랑찬 노동운동의 길을 쇠퇴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엄청난 희생과 모험심이 동반되는 행동, 그러나 조합원의 단합된 결의가 반영되는 그 행동.
그리하여 노동조합의 조합원이라면 '총파업'이라는 단어에 가슴 벅차하지 않을 수 없을거다.


 

내가 실업자라면?

 

한편 내가 실업고생이거나 대학교 4학년생이거나 청년실업자라면 어떨까?

 

'총파업? 좋겠다, 누구는.. 파업할 직장도 있고...'

 

공공연맹이 사심없이 내민 총파업 선전물에 담긴 의미는
졸업후 평균 2.5년을 놀아야 하는 청년실업자에게도 진심으로 전달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들에겐 무심코 던진 돌이 되진 않을까?

 

선전물 위로 '비정규직 확산막는 비정규직 보호하는'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차라리 더 선정적이고 누구에게나 실질적인 문구는 어떨까?
'정부는 고용창출 보장하라'
'비정규직 없애자'
'비정규직 인건비를 정규직 인건비보다 높여라'
(음... 역시 난 카피맨은 안돼. 누가 멋지게 꾸며줘봐요~!)

 

그 선전물, 노조원의 심금을 울릴 수 있으되 일반인의 심금을 울릴 수 있을런지, 거리 선전이라는 방식이 유효했는지, 의문이 든다.

 

사람을 보고 사람에게 하는 선전,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지 고민한 다음 그에 맞게 하는 선전,

촌스러워도 사람을 움직일 선전,

그리하여 총파업 이라는 붉은 글씨의 뜻이 무너지지 않을 선전...
어렵다....... (_-_)


누구나 고개 끄덕일 구호

 

때론 두루두루 살펴보고 그에 맞는 선전의 방식을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누구나 함께 나아갈 수 있었던 구호, 함께 외칠 수 있었던 구호를 통해 대동단결하는 것이 정석 아닐까 싶다.

 

새삼 87년 '인간답게 살고 싶다'라는 구호의 힘이 느껴진다.

한편으론 여전히 유효한 구호 같기도 하다.

대한민국이 곧 선진국될 거라고 뻥치는 사회에,

인간적 대접을 하는 양하면서 절대 인간 대우 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다시한번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외치면서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것.

 

나름대로 운동한다는 노조 역시 자신의 틀을 뛰어넘고, 단위노조의 이해를 뛰어넘어, 하나의 '민중'으로서 고민하고 실천하는 생각주머니를 가져보고 싶다.

 

* 이글은 아래의 미참 기사보다가 쓰게 되었죠.^^

-"이거받아가셔야 합니다" (http://media.jinbo.net/news/view.php?board=news&id=3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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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4 18:07 2004/11/2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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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4/11/22 20:36

* 이 글은 아규/娥奎님의 [즐거움-보육노조건설을위한일일호프] 에 관련된 글입니다.

주점 끝나고 나면 포스트에 쓸 내용이 많을 줄 알았다.

'무쟈게 감사'하고

'엄청시리 많이 와줘서 기쁘'고

기타 -항상 빠지지 않는- '앞으로도 보육노조 잘 지켜봐주시'고 등등...

하하... 몇줄로 인사치레 끝났나봐 ^^;;



노조 안의 사정은 어떠했냐하면,

 

정세 하 수상하여 표는 어이 나갈 줄을 모르고,

함께 도모할 자 쉬이 나서지 아니하니

이 거사를 어찌 이룰까 걱정만이 쌓이도다.

 

childcare 님의 뻔뻔함(첨 본 사람에게 표 내밀 수 있음)과

쭌모님의 애교(목소리 들으면 그냥! 녹음)와

jineeya의 어리숙함과

회원들의 열성으로도 저조한 티켓 판매율은 극복되지 못한채...

 

주점 이틀전부터 새로운 국면...

당일 행사를 준비하면서 나름대로 원기 회복하게 되었는데...

childcare 님 개사하고, 쭌모님 온갖 주문서/전표/도표 등을 그려가며 나름대로 계산에 열중.

그동안 jineeya는 동네 동요와 민가의 바다에 풍덩~!

 

그리고 당일. 상황 더 좋아짐...

안 구해지던 자활가도 빠방하게 와줬고, 무엇보다 지인들이 많이 와줬다.

진보블로거들에 진보넷을 비롯한 다양한 단체들, 옆동네 노조들, 오랜동안 잊고 살았던 친구들...

 

이런 시끌벅적거림이 얼마만일까? 시끌벅적거림 속에서 행복을 찾게 된 것이 또 얼마만일까?

'난 세상에 이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구나, 함께 하고 있구나.'

 

모두에겐 좀 미안하지만 이때만큼은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도 잠시 가져본다. 자신감 충전 100%~!

 

솔직히 장사 잘해서 미천 많이 모아 힘든 내년 잘 메꿔가고 싶은 생각도 굴뚝같지만,

이렇게 어리버리 아름아름 준비하고, 동네잔치하듯 모여주고, 오랜만에 만나 기쁜 티 팍팍 내주는 자리.

 

이 분야만큼은 전문가가 되고 싶지 않다.

언제나 지금처럼 소박하고 유치 찬란하게~!

 

[사족]------------------------------------------

(돈 좀 남았어요~! 걱정 마세요~~~~~!)

 

아~~ 진짜 2차 가서 노래 불러주려고 했는데~~~!

또 담 기회가 있겠지요~!(있어야해~)

 

사실 진보블로거 모임이 그날의 가장 감동이었답니다.

다들 토끼눈이 되어 이 아이디, 저 아이디를 확인하고 기뻐하는 모습~!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싶었는데...T_T

그날 부로 완전 뽀록난 쭌모님과 childcare님. 잘 지내고 있습죠.

다들 반가웠어요~! 와줘서 너무 행복했고요. 꼭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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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2 20:36 2004/11/2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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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4/11/18 11:14
드디어 내일, 보육노조(준) 하루주점!

여러분~! 드디어 내일입니다~!
보육노조 건설 기금 마련을 위한 하루주점에서 얼굴 뵈요~!


보육노동자는 열악한 노동현장에 내동댕이쳐져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린이집과 놀이방의 보육노동자들은 공공연한 정원 초과, 당연시 여기는 초과근무, 빼앗긴 연월차 휴가, 임금 체불과 불법적 퇴직금 정산에 눈물짓고 있습니다.
이제 전국보육노동조합 준비위원회가 전국의 8만 보육노동자와 함께 노동조건 개선과 보육 현장 개혁에 앞장서겠습니다.

보육의 질은 보육노동자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
보육노동자가 건강하면 아이들도 건강합니다. 보육노동자가 웃으면 아이들도 웃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신나고 부모가 즐거운 보육 시설을 만드는 꿈, 인권보육 실현의 꿈, 그 꿈의 실현을 위해 전국보육노동조합 준비위원회가 보육의 공공성 쟁취에 앞장서겠습니다.

보육노동자의 대부분은 여성, 비정규직, 소규모 사업장!
최악의 노동현장으로 꼽히는 여성 중심, 비정규직 다수, 소규모 사업장. 바로 보육노동현장의 현주소입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열광적인 참여만이 보육노동현장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전국보육노조 설립기금 마련을 위한 하루주점에 초대합니다!
여러분의 작은 보탬이 보육노조의 미래가 됩니다!

- 일시 : 2004.11.19 늦은 5시부터 늦은 11시까지
- 장소
: 종각역 파노라마(3번출구 또는 지하도 7번출구)
연락처
주소 : 서울 중구 장충동1가 38-84 여성평화의집 3층
전화 : 02-2268-3954
팩스 : 02-2275-8506
http://kcwu.nodong.org
E-mail : kcwu@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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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8 11:14 2004/11/1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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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4/11/16 14:31

사람은 참 간사한지라... 보육노조(준)의 하루주점 광고 실린 것이 기뻐 [일터]를 잡고 훑어보고 있다. 그 중에서 영화 이야기가 있길래 눈길이 멈췄는데, 영화 [귀신이 산다]를 보고 쓰여진 칼럼이었다.


귀신이 나오면서도 호러가 아닌 코미디라는 건 예고편만 봐도 알듯. 그리고 몇몇 관람자들의 "너무 지겨웠다"라는 감상평과 평론가가 준 모자란 별 개수를 세고 나면 이 영화와의 인연은 영원히 바이바이~!

 

그러나 [일터]의 칼럼이 들려준 영화이야기는 일반인이나 평론가가 들려주는 영화평과 전혀 다른 것이었다. 그 영화에는 10년을 벌어도 빚을 져야 겨우 섬 귀퉁이 집 한 채를 얻을 수 있는 대한민국 주택 문제의 현실과, 떠돌아다니는 귀신을 통해 해마다 수많은 인명이 죽어나가는 죽음과 골병의 조선소 노동자들의 현실이 담겨져 있다. 덤으로 현재 조선소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직업병 요양 투쟁의 단편까지도...

 

비정한 세상에 태어나 산 목숨이 아닌 죽은 자의 모습으로 영화의 조연이라는 자리에 잠시 얼굴 비춘 그들을, 바로 [일터]가 발견했다. 언제나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고민하고 살펴보는 자만이 볼 수 있는 한결같고도 참신한 시선.
이러한 시선이 존재하기에 건강을 잃고 직장을 잃고 가족을 잃고 목숨을 잃었던 자들의 의문이 밝혀지고 해결될 수 있다.



귀신이 산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편집위원 신상도



“차승원은 역시 웃겼다. 하지만 영화는 정말 너무 한심해서 웃음이 나왔다. 처음에 괜찮다 싶던 영화가 되도 않는 설정에 기가 막히고 2시간 남짓한 시간이었는데 시간 더럽게 안 갔다. 너무 지겨웠다. 빨리 끝나기만을 바랬다. 정말 초등학생용이었다.” (ID: kwave12, naver 영화게시판에서)

영화 <귀신이 산다>를 보고 나온 네티즌들의 비평은 험담에 가까웠다. 아마도 코믹영화가 갖는 근본적인 한계인 과도한 설정, 인위적인 해프닝, 현실을 도외시한 결론 등 다양한 문제들이 영화 비평가들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네티즌들에게는 조잡하게 보였을 수 있다. 그러나 <귀신이 산다>는 영화 기획사의 엄청난 광고와 홍보 덕택인지는 몰라도 1달 동안 267만 명이 관람함으로써 흥행에 성공하였다. 비록 유치한 코믹 영화이지만 <귀신이 산다>가 담고 있는 비교적 진솔한 우리 사회의 문제인 ‘주택문제 (내 집 갖기)’를 배경으로,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사랑, 더 나아가 귀신이 된 이후까지 이어지는 ‘사랑과 영혼’류의 사랑문제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거나, 한국 코믹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해 온 배우 ‘차승원’의 효과일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비평가들의 목소리와 일반 관객의 즐거움 사이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어 보인다.

3대를 이어온 셋방살이 설움에 ‘네 집을 가져’라는 아버지 유언을 인생 목표로 사는 박필기(차승원 역). 그는 낮엔 조선소 기사로, 밤엔 대리운전으로 일하는 소위 ‘투 잡스(two jobs)’를 뛰면서 결국 사회생활 10년 만에 대출에 융자까지 보태 거제도 바닷가에 이층집을 사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이승에서 다하지 못한 사랑 때문에 그 집에 주인 행세를 하고 있던 귀신(장서희 역)이 집을 내놓으라며 싸우게 되는 것이 전체적인 영화의 줄거리이다. 물론 이런 코믹한 설정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사회적인 문제들(예를 들어 내 집을 갖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박필기가 소유하고 있는 집을 재개발하려는 자본가의 탄압과 불법행위 등)은 우리 사회가 현재형으로 가지고 있는 소위 ‘불평등 사회구조’를 고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단순 코믹 영화로만 바라보기 어려운 점도 있을 것이다.

영화 평론가도 아니고 영화 매니아도 아닌 데다 1년에 영화 한두 편 보는 게 고작인 나로서, 영화에 대한 평을 한다거나 네티즌들의 영화평에 토를 단다는 게 어불성설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순간 놀라고, 당황했던 점은 주인공 박필기가 일하고 있던 공장이 “죽음과 골병의 조선소”였기 때문이다. 박필기는 거제도 조선소에서 인정받는 현장 노동자이며, 영화 장면으로 추정해 보건대 아마 ‘탑재’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런데 영화의 중간중간에는 작업현장에서 추락하여 죽은 노동자가 귀신이 되어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매일 출근하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심지어 저녁 일과 후에는 조선소 근처 선술집에 나타나 생전에 같이 일하던 동료와 술잔을 같이 하는 등, 죽은 조선소 노동자의 귀신 생활이 평범하지 않게 나에게 다가왔다.

죽음과 골병의 공장 조선소!! 지난 1999년, 우연한 기획에 나는 마산창원거제지역의 9개 사업장에서 재해로 인해 사망한 노동자들에 관한 연구를 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거제도에 있는 굴지의 조선소 노동자들의 사망재해 자료 역시 노동조합의 도움으로 접할 수 있었는데, 당시 전체 연구 대상 25개 사망사례 중 15개 사례가 이 조선소 노동자들이었다. 압착, 추락, 폭발 등 잔혹한 형태로 사망했던 당시 사례들을 연구하면서, “한 척의 대형 배를 만들려면 억울하게 죽어간 노동자의 원혼이 필요하다”라는 현장 노동운동가의 피맺힌 토로를 잊을 수 없었다.

지금은 곳곳의 사업장에서 근골격계 직업병 유해요인조사가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지만, 불과 2년 전만 하여도 이 조선소 노동자들은 근골격계 직업병 요양을 위하여 노동조합의 핵심 간부들이 구속되어야 했다. 근골격계 직업병 요양이 정당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하여 거제도에서 멀리 서울 본사 앞까지 올라와 항의농성을 벌이고, 국회 안에서 항의 투쟁을 전개하다가 구속되고...
최근에 이 회사는 근골격계 직업병 요양자들의 요양기간이 적절치 않다는 가정 아래, 전문가에게 적정요양기간에 대한 연구를 의뢰하여 노동계의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직업병 노동자들이 적절한 요양기간을 넘어, 장시간 회사를 쉬게 되는 이유가 일하지 않고 놀고 먹으려는 노동자들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라는 논리로 직업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 세계에서 최고의 조선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매년 내놓라하는 기업들이나 국가가 배를 만들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어느 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소위 ‘신화창조’의 기업인 셈이다.
그러나 이 조선소에서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추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영화에서처럼 코믹한 귀신으로 둔갑하여 2시간짜리 영화의 조연은 될지 몰라도, 개인의 목숨을 앗아가고 집안을 풍비박산으로 만드는 노동재해의 피해자들이 매년 집단적으로 양산되고 있다는 사실은 모른다. 아니, 알고 있다고 하여도 불가피한 것으로 우리 사회는 받아들인다.

영화 <귀신이 산다>를 보러 아내와 함께 극장 안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새집을 산 어느 덜떨어진 놈과 귀신의 사투가 이 영화의 줄거리인 줄로 알고 있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거제도의 아름다운 바닷가가 나타나고 장승포 뒷골목 선술집들이 화면에 보이면서, 조선소 노동자가 이 영화의 주인공임을 알았다. 10년 전 일하다가 떨어진 귀신 노동자가 매일 작업복을 입고 출근하는 모습과, 저녁에 동료들의 술자리를 기웃거린다는 극의 설정이 너무나도 슬프고 고통스러운 현실이라는 점을, 이 영화를 보는 그 누가 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사실 병원에서 근무하는 나로서는 조선소 노동자가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죽어가는 지 깊이 있게 알지 못한다. 그러나 울산이나 거제도의 조선소에서 베테랑 노동자들이 재해로 죽어간다는 노동안전보건 뉴스가 가십거리로 보수언론의 귀퉁이에 일 년 내내 끊이지 않고 연재된다는 점이나,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되면 노동환경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대책마련을 추궁하는 거들먹거림을 반복한다는 점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노동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배를 만들고 있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반영한다. 어떻게 보면 영화감독이 거제도를 배경으로 극을 구성할 때, 조선소 늙은 노동자 귀신을 등장시키는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영화에 따르면, 사람이 죽으면 모두 이승을 떠나는 게 기본인데 원한이 사무치면 죽은 장소를 떠나지 못한단다. 그렇다면, 평생 육신을 바쳐 일한 노동현장에서 재해로 죽은 노동자들이야말로 이승을 벗어나지 못하고 죽은 그 자리를 맴도는 원혼이 되는 게 필연일 것이다.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이 조선소야말로 억울하게 죽은 귀신이 들끓는 귀신 공장일지도 모른다. 김상진 감독의 코미디가 이것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나는 제목을 바꾸어 달고 싶다.

“거제도 조선소에는 정말 귀신이 산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http://kils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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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6 14:31 2004/11/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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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4/11/15 14:40

* 이번에도 글 다 써놓고 뒤늦게 레니님의 [열 전도체] 에 트랙백

 

보육노조(준)도 전야제 부스나 하나 꾸려볼까하는 마음으로 기획팀회의에 참석했는데, 왠걸?
빠방한 문화부스들 기획서를 보면서 "우리도 해도 되나요?"라고 한번 물어봤으나, 해도 된다길래 덥썩 하겠다고 해버렸다.

 

그리고나서 12일에야 겨우 전야제 장소 파악~! 당일 오후 5시에 부스 설치용 땅따먹기 한판~!
13일은 우리보다 훨 발빠른 노점상과의 한판승부에서 승리하기 위해 오전 7시부터 자리지킴 T___T
게다가 동국대와 논의가 제대로 안되었는지 10시부터 12시까지는 동국대 축구부와 실업팀의 친선경기까지 구경...^^;

개인적으로는 노동자대회 당일보다 전야제를 위한 체력 소모가 너무 컸다...-_-;;;

 

어떻든 13일에는 전야제 장소에서만 15시간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노동판에 몇년 굴러먹고 있었던 중이라면 "에이쒸..*&^%$$^" 하며 욕나왔겠지만,

 

초짜에 소심녀라 옆 부스의 이주노동자들과도 친해지고
이래저래 행사 준비,진행되는 모양새도 알게 되고
부스 준비하면서 미진한 부분도 눈에 들어오고
저녁때 그럭저럭 모인 보육노조 식구들의 엄청난(?) 율동도 감상하고
남들이 생각한 만큼 운 나쁜 날은 아니었다.



더이상의 추위에 견디지 못하고 정작 전야제 구경하지 못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그 전까지는 리허설도 보고 무대 설치도 간간히 보게 되었는데 정말 뚝딱뚝딱 잘도 만들더라.

행사차량이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중앙무대부터 설치하는데 어찌나 손빠르게 움직이던지, 감동감동.


그리고 거대한 걸개 그림 보면서 옆의 동료, "보육노조도 지금부터 걸개그림이나 준비해볼까?" 하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그 걸개그림... 멋지긴 멋진데... 그중에 여자 캐릭터는 하나밖에 없더라.

그러고보니 이주, 장애 캐릭터는 아예 없었지...
참 기억에 남두만.
사소한데 이런거 보면서 들어온 판에 대한 고민이 증폭된단 말이지.

 

* 사진 출처 : 미디어 참세상 http://media.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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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5 14:40 2004/11/1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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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풍경관람기 - 2004/11/14 19:52

오늘 12시부터 종각사거리에서 결성식이 열렸죠.

다들 오랜만에 보기도 하고, 야외에서 보는 거라 방가방가...^__^




저희 위원장님이시죠..^^

 

참석자들 모습이랍니다.

 

부산에서 탄생한 보육노조 최초의 문선대 [할때까지]!

 

퍼포먼스하는 모습이랍니다.  남의 컨셉 잠시 빌려... 역시 사람들 계속 놀고 싶어하대요.



미경쓰의 작품~! 보육노조 깃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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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4 19:52 2004/11/1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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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4/11/12 11:42

19일까지 서울 정동 배재빌딩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전시실에서 있다네요.



♪ 전태일 34주기 기념전시회 ♪



전태일은 생활속에 스며들어 열사로 남아있어

전태일 34주기 기념전시회 11월 19일까지

 

전태일 34주기 기념전시회 '우리들의 전태일' 전이 오는 11월19일 금요일까지 서울 정동 배재빌딩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애초 15일까지로 계획했던 일정에서 나흘 더 연장되는 이번 전시회는 전태일의 정신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하여 시민대중 속으로 확산하고 전태일기념관 건립 재정 마련을 위해 열리고 있다고 한다.

정이인숙 전태일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대표는 "우리의 노동역사를 후손들에게 알리기 위해 전태일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고, 이번 전시회는 그 기금 마련을 위한 사업 중 하나로 준비되었다"고 말했다.

민족미술 작가 50여명의 평면회화, 조각, 시와 판화 등이 전시 판매되고 있는 이번 행사 출품작들의 특징은 분신 노동자 전태일의 삶에서 쉽게 떠올리는 어두운 노동현실을 다룬 작품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전태일의 인간해방 사상을 문화적으로 재해석하여 다양한 기법과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대중적으로 친숙하면서 생활속에서 볼 수 있는 친근한 표정들을 실감나게 그려낸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전시관을 찾은 주부 임영희씨는 "전태일이 분신을 했기 때문에 전시 작품들도 처절한 노동현실을 다룬 작품일걸로 생각했는데 생활속에 스며들어 있는 열사로서 남아있는 것 같다"고 관람 소감을 밝혔다.

전시회 출품작들의 면면에서 볼 수 있는 대중적이면서 세련된 이미지들 속에서도 한편으로 자신을 바쳐 시대의 어둠을 환하게 밝힌 불꽃이 된 전태일의 정신을 보여주는 작품들도 상당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우리가 기억하는 노동자 전태일의 삶과 정신을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서게 하려는 문화예술적 시도란 점에서 젊은세대들에게 쉽게 공감을 얻고 있기도 한다.

대학원생 김영일씨는 "다양한 노동자들의 삶을 형상화한 작품들이 많아 좋은 경험이었던것 같다"고 말했다.

깊어가는 가을에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남은 전태일을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금 새겨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관람문의: 02 744 7456

 

출처 :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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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2 11:42 2004/11/1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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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4/11/10 00:11

아는 후배는 A 어린이집 교사.
A 어린이집은 A 노조가 사측과 단체협상 결과 얻어낸 소중한 성과중 하나이다.
노동자의 복리후생 증진을 위한 직장보육시설.



직장보육시설, 바라보기

 

직장보육시설은 주로 여건 좋은 회사에서 복지차원으로 행하고 재정지원도 담보되는 경우가 많아,
다른 보육시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육환경이 좋은 편이다.

또한 직장환경에 맞춘 보육서비스 제공도 가능할터이니 노동자입장에서는 일반 보육시설보다 엄청나게 구미가 당길 거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최대 탁아 난제는 근무시간의 유동성과 보육시설과의 거리일텐데,
시간 또는 거리 조건이 맞지 않아

여건 좋은 국공립시설이 있어도 못보내는 부모도 꽤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장보육시설이라면 직장의 특성에 맞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당연할텐데,
예를 들어 3교대하는 병원 간호사라면 어린이집 역시 시스템을 3교대로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보육시설이지만, 그 안에서 일하는 보육노동자들에게는 좀 버거운 시스템이기도 하다.
이상하게도 보육은 가끔 왕따라는 느낌이 들때도 있는데,
회사가 만들든 노조가 만들든 개인이든 정부든(국민이겠지)간에
그 시설안의 노동자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과 고민이 박하다싶다.

 

하루 8시간 일한 당신이 회사안에 붙어있는 어린이집에서 당신의 아이를 데려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단 1분이라도,
당신이 아이를 데려간후 바로 어린이집 문을 닫고 모두 퇴근한다하더라도,
어린이집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은 '8시간 + 1분'의 계산이 나온다.
그리고 물론 보육시설 노동자들의 '일'에는 아이들 귀가지도뿐 아니라 부모와의 대화, 귀가후 청소, 장부/물품 정리, 내일을 위한 교육/보육 준비 +@ 역시 포함된다.

 

분명 당신이 8시간을 근무한다면, 혹시나 당연한듯 야근을 밥먹듯 하고 있다면,
그러한 때에라도 당신의 아이는 안전하게 보호받고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동시에 보육노동자 역시 당신이 원하는 하루 8시간 근무 쟁취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보육노동자들의 8시간 근무 쟁취, 교대제 근무 쟁취를 위한 함성은 평생 그칠 날이 없을 거다.

 

 

정규직화, 동일임금 동일노동(환경/시간)의 매력

 

누군가에게서 들었는데 항상 자신이 별볼일 없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특징중 하나가
"그래도 옆 직장 사람들보다 여기 대우가 훨씬 좋아!"란다.

 

A어린이집 교사인 후배가  말한다.
"그래도 여긴 민간시설보다 훨씬 좋아요."
에휴, 그래 안다, 알아.

 

오늘 발전노조 이야기를 듣다가 거기엔 보통 정규직보다 임금을 더 많이 받는 비정규직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있긴 있구나...)
실제 이들의 정규직화를 놓고 노조에서 투쟁을 전개해도 걔중엔 반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는데, 2년마다 재고용 갱신의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상대적인) 고임금이 좋나보다.
그리고 자세히는 모릊만 이러저러한 유착등으로 인한 해고 위험률 저하도 영향이 있는듯 하고...

 

보육이 워낙 저임금, 고노동강도라서 하는 말... 이기도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규직화를 통한 고용안정성 확보와 동일 노동조건 확보는 올바른 길 아닐까?

앞으로 세워질 많은 직장보육시설에서 정규직과 동일한 노동조건의 쟁취 요구를 절대 빼먹지 못할 것 같다.

 

혹시 주변에 어린이집이나 놀이방이 보이면, 들여다보면서 저 사람들의 근무시간과 노동의 강도를 잠시 상상해주시라.

해답으로 가는 길의 출발은 그곳이 시작 아닐까?

보육노동자를 바라보는 당신의 시선 변화가 8만 보육인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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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0 00:11 2004/11/1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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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풍경관람기 - 2004/11/09 14:23
어느날 지하철 타고 가다가 한장 찰칵~!^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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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9 14:23 2004/11/0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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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4/11/09 10:13

[광고포스트]

당분간 맨 위에 계속 떠있을 것 같아요. 아래 새로쓴 포스트가 있을지도 모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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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알엠님의 [방문히트 대 이벤트 결산~!!]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대형 이벤트 자리옆에는 노점상이 들어서듯~!(앗? 요즘은 단속 땜시 사라졌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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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입금후 이 포스트 덧글에 예금주명 "***"로 입금했음을 알린다.

3. jineeya 에게서 티켓 번호를 부여받는다. (메일로 보내드립죠!)

4. 11월 19일 하루주점 방문하여 카운터에서 티켓 받는다. 끝~!

 

 

참고참고~~~~~~~~~~~~~~~~~~~~~~~~~~~~~~~~

하루주점 홈피 -> http://kcwu.nodong.org/support

 

 

보육노조 홈피 -> http://kcwu.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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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9 10:13 2004/11/0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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