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MB이 대통령에 당선 됐을 때도 그랬겠지요만. 그래도 그땐 딱히 기대를 걸만한 이가 없어 충격은 덜했을 겁니다. 그저 뚜벅뚜벅 갈 길을 가면 되지 했었거든요. 하지만 올 대선은 조금 달랐습니다.
 
물론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누가 되도 결국은 다시 시작해야 하는 가다, 마음 다잡았지만. 5년간 이어졌던 절망이 또 이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또 박원순을 보고 있으려니 그래도 그네보단 낫겠지, 란 생각에. 마지막엔 유례없이 높은 투표율에 어쩜, 내심 기대를 했었던 건 아니었나.
 
선거 이후 뉴스도 인터넷도 모두 끊고, 글도 안 쓰고. 누가 보면 열렬 운동원이나 됐었던 것 마냥 며칠을 멍한 채로 지냈더랬습니다. 그리고는 고작 자조적으로 욕을 해대며 중얼거리는 짓이나 하고 있으니. 물론 그렇다고 어느 동네 수도, 가스, 전기 싹 다 민영화해달라며 울분을 터뜨리고. 뚝뚝 떨어져가는 아파트 값만치나 피눈물도 뚝뚝 떨어질 거라 저주를 퍼붓는 게 옳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총체적 부실이라는 4대강 사업 감사원 결과가 나와도. 탈법과 편법을 관례라고 항변하는 헌재소장 후보 얘기가 나와도. 결국 구느름만 하고 있어서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아니 누가 뭐라 해도 깡그리 무시할 거라는 것. 지난 5년 동안 수도 없이 겪었지 않았더랬습니까.
 
그러니요. 이제 광장에서, 거리에서 촛불 들고 외치는 이들을 두고. 이제 그만하지,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나, 손가락질 하진 않았으면 합니다. 다음 5년 후 투표소에서 보자라는 허황된 다짐이나 맹세 따윈 더 이상 하지 말잔 말입니다.   
 
구느름: 자조적으로 욕을 해대며 중얼거리는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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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4 20:25 2013/01/24 20:25
주말에 재미난 일이 있었지요. ‘Orange’이후 잠잠했던 전 국민 영어 공부시간이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안 그래도 미국이라면 껌뻑 죽는 이들인데 ‘TIME’에 후보 얼굴이 나왔으니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야말로 덮어놓고 떠벌인 건데. 끝나고 보니 이건  본전도 못 찾은 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정희가’가 ‘김정일’이랑 동급이란 걸 광고한 셈이니. 대체 ‘강력한 지도자’가 뭐랍니까. 설마하니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 몰입교육 시키는 나라에서 그 정도 단어 뜻도 모를 거라 생각했을 건 아닐 테고. 주변에 ‘어뢴지’, ‘어뢴지’하는 사람들만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닐 터인데. 게다가 기사는 꼼꼼히 읽어보기나 한 건지. 아니 이도저도 다 제쳐놓고. 많고 많은 사진들 가운데 쌍클한 얼굴을 표지로 쓴 것만 봐도 딱 답이 나와 있는 걸. 어쩌자고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아무튼 덕분에 전세계적으로다 망신 한 번 또 톡톡히 당했으니. 재미난 일이라고 웃어넘기기엔 좀, 아니 많이 창피합니다.  
 
쌍클하다 : 매우 못마땅하여 성난 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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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0 12:58 2012/12/10 12:58
태국까지 가서 억지를 부리는 모습을 보니 어이가 없는 게 다 뭡니까. 이젠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불과 엊그제까지만 해도 죽은 물고기가 떼 지어 떠올랐다는 걸 못 봐서 하는 소리인지. 올 여름 유행어 중 하나가 ‘녹조라떼’라는 걸 못 들어서 하는 얘긴지. 4대강 본류엔 삽질하기 전부터 홍수 났단 말 들은 지 오래됐다는 걸 모르고 하는 말인지. 여든대는 것도 한 두 번이고, 자화자찬도 유분수지요. 4대강을 안했다면 나라 전체가 물난리가 났을 거라구요? 대체 제 눈으로 치적 확인하고 싶어 틈만 나면 나가보는 곳은 어디랍니까? 도시 사람들 멀리 차 끌고 와 타고 다니라고 만든 자전거도로 위랍니까, 쓰지도 못하는 물만 잔뜩 담아 두고 있는 거대한 보(洑) 위랍니까. 22조원이나 퍼부었는데도 여기저기서 예견한 일들이 , 예기치 않은 일들이 터져 나오는데도. 안에서나 밖에서나 잘했다고 떼만 쓰고 있고, 억지만 부리고 있으니. 정말 4대강엔 가보고나 일을 한 건지, 일 끝나고 가보기나 한 건지. 그가 보는 4대강과 우리가 보는 4대강이 다른 강들이나 한 건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여든대다 : 떼를 쓰다. 억지를 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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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3 07:21 2012/11/13 07:21
핵발전소가 또 멈췄다지요. 올 해에만 벌써 몇 번째인가요.
 
전문가들 말로는 다음 번 사고는 한국이 될 거라고들 하던데. 꼭 그 말이 아니라도 재활용 부품을 섰다는 얘기가 있질 않나, 납품 비리가 터지질 않나, 사고를 은폐했다고도 하고. 
 
IAEA에서 특별점검까지 나오는 등 부산을 떠는데도 이리 자꾸 고장이 나니. 조마조마하고 두렵고 염려스럽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발전소 부지 선정에만 열을 올리고 있고. 못해도 수십만 명 이상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을 지도 모르는데 이렇게들 잠잠하기만 할까요.
 
가만 생각해보면 자동차 하나에도 수백 개나 되는 부품이 들어가고 그 중 하나만 잘못 되도 자칫 큰 사고로도 이어지는 게 당연한 일이고.
 
그렇게 따져본다면야 발전소에 들어가는 부품이라는 게 대체 얼마나 될까요. 부품 하나당 불량률이 0.001%라 해도 감히 핵발전소가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야 있겠습니까.
 
그저 ‘녹색’이라는 포장에 다 깜빡들 속고 있는 거겠구, 어찌어찌하다보면 큰 사고야 나겠나, 싶으며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거겠지요.
 
그러니  옆 나라 일본처럼 된 통 크게 당하고 나서야 “아이고 그때 왜 나서지 않았을까나”, 뒷북이나 치는 건 아닐까, 바잡은 마음은 어느새 울화통으로 화합니다.
 
바잡다: 조마조마하고 두렵고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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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7 14:16 2012/10/07 14:16

민주노총이 결국 통합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네요. 대선에서 독자 후보를 낼 수도 있다고 하던데. 애당초 어중이 떠중이의 실속 없는 무리들에 기댔던 것에 대해선 아무 소리도 없더군요. 물론 창당 때부터 함께 해왔던 진보정당이 갈라진데다. 2MB이 하도 기가 찰 일들만 해서 통진당을 선택했다고는 하지만. 사과조차 않았던 신자유주의 세력과 손잡았던 일, 야권연대라는 이름으로 조합원들을 투표소로 내몰았던 일에 대해 말이 없는 건. 제대로 된 평가나 반성이 없었다는 얘기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엉성하고 덜된 일은 한번 흩어지기만 하면 재결합이 어렵다는 걸 생각한다면 말이지요. 민주노총이 보이는 지금 모습으론. 아무래도 조합원들을 다시 한 곳으로 모으기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선떡부스러기: ① 어중이 떠중이의 실속 없는 무리. ② 엉성하고 덜된 일은 한번 흩어지기만 하면 재결합이 어려움을 비유한 말.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안이 부결되자 후폭풍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심상정, 유시민, 노회찬 등 신당권파는 새로 당을 만들겠다고 나섰고. 민주노총은 통합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습니다. 결국 선떡부스러기들은 흩어지는 모양새고, 닭 쫓던 개는 지붕 쳐다보는 꼴입니다. 하지만 가만 보건데. 이번 일이 불거지지 않았더라면 어쨌을까, 싶으니. 정치세력화라는 이름 아래 조합원들을 팔아먹었던 이들은 얼굴 빛 하나 바뀌질 않네요. 그러니 적과 싸우면서 적과 닮아간다는 말이 이럴 때도 떠오르는 건, 맞습니다. 조합원들과 동떨어진 채 비판과 견제로부터 멀어졌던 당이나 총연맹.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된 셈입니다. 그런데도 야권연대라는 이름으로 선떡부스러기들을 지지했던 일은 반성조차 않으니. 또 똑같은 길을 되풀이 하겠다는 건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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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1 12:35 2012/08/21 1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