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동의안이 상정되기 전에도 말들이 많았지요. 이번엔 꼭 특권을 없애겠다, 다짐도 많았고 호언도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법률을 개정하겠다고 했고. 어떤 당에선 특권포기와 쇄신을 위해 TF까지 만들었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한 목소리로 외치니. 한편으론 솔까 기대도 했을 겁니다. 그리고 국회에서 이런 논의가 이어지면 당연 이에 못지않은 지방의회에서도 변화가 있을 거란 생각에. 일이 어떻게 돌아가나 무척이나 궁금했을 겁니다. 하지만 국회 개원과 함께 이런 기대가 싹 다 날아갔습니다. 체포동의안은 부결됐고, 쇄신안은 지지부진. 이제 어찌될 지 아무도 모릅니다. 결국 처음에는 제법하다 딴전을 부릴 거라는 진짜 예상이 적중한 셈인데요. 뻔뻔하게도 “포기할 방법을 마련해놓고 포기하는 게 순서”라는 말까지 나오니. 적반하장도 이만저만해야지요. 게다가 이 와중에도 다들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이번에도 또 안 될 것 같은 분위깁니다. 
 
괘장: 처음에는 제법하다 딴전을 부림.
괘장(을) 부치다: ① 찬성한 일에 갑자기 딴전을 부리다. ② 생급스럽게 그럴 듯한 말로 일이 안 되게 하다. (생급스럽다 - 하는 말이나 짓이 뜻밖이고 갑작스럽다.)
 
국회가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당연 통과될 거라고들 생각했을 겁니다. 여간 요란스럽게 떠들어 놨어야지요. 물론 국민들이 성화를 하니 표를 얻으려 했던 것이었겠지만. 제법 뭔가 하려는 듯 보였으니 요란한 것도 봐줄만했습니다. 하지만 제 버릇 남 못준다는 말처럼. 또 괘장 부치는 꼴을 보고 있으니 아직 멀었구나, 싶기도 하고. 오죽했으면 지방의회에서도 서로 의장단이 되겠다고 난리를 치고, 그 와중에 자살 사건까지 발생하는 마당이니. 그 동안 누려왔던 그 많은 권력과 특혜를 어찌 다 내려놓을 수 있을까, 이해도(?) 됩니다. 멀쩡한 사람도 완장 채우면 목에 힘들어가고 목소리 커지는 나라에서 살고 있으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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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5 08:30 2012/07/15 08:30
22조원입니다. 2천억도 아니고 2조원도 아닌, 22조원이란 말입니다. 무상급식에 화들짝 놀라 보육비 지원하겠다고선 이제와 돈 없다며, 포퓰리즘이니 뭐니 난리들 대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젊은 사람들 홀려 호탕하게 반값등록금을 얘기했다 이제와 배 째라며, 복지병이니 뭐니 생떼 쓰는 사람 취급도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십시오. 나지도 않는 홍수 예방 한답시고 퍼 부운 돈. 가뭄으로 타 들어가는 땅이 어딘지도 모르고 쏟아 부운 돈. 그 돈 22조원이면 뭔들 못하겠습니까. 그런데도 또 염치없고 뻔뻔스럽게도 死대강 사업을 예찬하고 나선 장로님. 어찌해서 그렇게도 자기 주장만 하는 건지요. 대체 보는 눈이 없는 것도 아닐 터이고, 들리는 귀가 없는 것도 아닐 터인데 말입니다. 제발이지 말입니다. 지도 펴놓고 말이지요. 그동안 홍수피해가 났던 곳이 어디였는지. 작년 비 피해로 재난지역으로까지 내몰린 곳들은 어딘지. 또 올 들어 가뭄으로 한 해 농사를 망친 농부들이 어디에 사는지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제발 땅 투기 하는 데만 골몰하지 마시란 말입니다.
 
발막하다: 염치없고 뻔뻔스럽다. 자기 주장만 하며 건방지다.
 
여기저기서 가뭄 피해 얘깁니다. '10년 만의 가뭄'이니, '34년 만에 최악'이니란 말들까지 나오는 걸 보니. 이거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닌 것 같긴 한데 말입니다. 바짝 타들어가는 논바닥을 보면서도 “여름철마다 반복돼온 고질적인 비 피해가 거의 사라졌다”는 말을 하는 2MB을 보고 있자니. 이런 상황마저 치적 쌓기에 이용하려고 애쓰는. 무슨 얘기만 했다하면 자화자찬으로 시작해서 끝내려는. 대체 이처럼 발막하기 그지없는 사람이 또 어디에 있을까 싶습니다. 벼는 익으면 고개를 숙입니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감에 자신을 낮춰야 하지요. 그것이 자연의 섭리요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자세입니다. 하기야, 낮은 곳으로 흘러야 할 강물을 보로 막아 세우는 일을 하는 사람이니. 어찌 자연의 섭리를 알겠으리요. 입만 열면 자기 자랑에 열을 올리는 사람이니. 어찌 또 삶을 살아가는 자세를 알겠습니까. 그저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말아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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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4 14:00 2012/06/14 14:00

일본이 핵발전소를 모두 세웠다고 합니다. 54기나 되는 걸 다 멈췄다고 하니 여름 전력 수요는커녕 당장 쓸 전기도 모자랄 터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조용하기만 한 게 도통 이상합니다. 아니 조용한 걸 넘어 담담하고 차분한 일본 사회를 보고 있으니 이건 뭐, 당체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다시 가동하려는 정부나 전력회사들이 되레 불안을 조장할 수도 있고. 기업들은 공장을 돌릴 수 없다고 아우성을 칠 수도 있는데 말이지요. 하기사 남들은 핵발전 포기에 대해 시비 선악을 가리어서 결정한 마당인데. 무슨 거꾸로 타는 보일러도 아니고, 르네상스를 열어젖히고 있는 나라에 살고 있으니. 이해가 되질 않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값싼 전기 펑펑 써가며 매년 수 조원씩 돈 남는 장사하는 재벌들이 떵떵거리고 있는 나라에서 살고 있으니, 이런 게 뭐 기삿거리나 되겠습니까. 하지만 말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요.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데도 그저 우스갯소리로. “국산화율 100%면 납품되는 거 전부다 단물 빨아 먹겠네”라는 말이 나도는 마당인데. 무신 거창하게 ‘원전 기술 자립’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착공식을 하는 건 뭐랍니까.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되겠지만. 아무래도 늘어만 가는 핵발전소를 보고 있으려니. 이구동성으로 다음 차례는 우리가 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 말을 제쳐놓더라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차라리 말입니다.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고 있으려니 말입니다. 제발 전기 좀 적게 쓰자 징징대는 꼴을 보고 있는 게 낫지, 싶습니다.

 
판때리다 : 시비 선악을 가리어서 결정하다.
 
일본이 핵발전소 가동을 모두 정지시켰습니다. 하지만 독일이나, 벨기에, 스웨덴, 스위스처럼 당장에 탈핵을 선언하지는 않을 겁니다. 핵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데다, 가동 중지로 인해 발생하는 전력난을 다른 에너지로 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중동에 수출되는 핵발전소에 대해 핵무기 제조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들과 후쿠시마 발전소에 핵무기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의혹들이 제기되는 걸 보건데. 상황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며 재가동할 틈만 노리고 있을 뿐이지 결코 핵무장 정책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란 얘깁니다. 물론 당장에 대체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보급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우리가 생각하는 거보다도 이미 많은 양의 전기를 쓰지 않고 있는 마당에 더 절전할 수 있는 여유가 없기도 하고. 또 핵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가 모두 핵무기를 갖고 있거나 개발, 제조할 생각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 역시 성급한 일반화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금 상황에서 섣불리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가사키와 히로시마로부터 핵폭탄의 공포를 체험했던 일본 사회가 한 세대도 채 지나기 전에 프랑스와 미국 다음으로 핵발전 강국이 된 것이나. 그로부터 또 불과 두 세대가 채 지나기도 전에 또다시 후쿠시마 폭발을 경험했음에도 핵발전에 대해 판때리기를 하지 않는 걸 보면. 뭔가 다른 속셈이 있는 건 아닌가, 의심하는 건 다소 억지스러운 일일까요. 거기다 일본 다음으로 많은 핵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이제는 ‘황금알’ 낳는 수출 주력 산업으로 대통령까지 나서는 우리나라까지 덧붙인다면. 그래요, 망상이라면 참말로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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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1 13:34 2012/05/11 13:34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이사를 했습니다. 내심 9월에나 발령이 나길 바랐지만. 그래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도 타고 산티아고 길도 걷고. 전세금 빼서 재미나게 한 6개월 걷기만 하자 마음먹었지만. 사람 일, 참 맘대로 되질 않더군요. 연수 때부터 왠지 아슬아슬하다 싶었는데. 결국 막차를 타고 말았던 듯. 그래도 혹여 동해안 쪽으로 나지 않았을까, 란 마음도 있었지만. 그것도 한 순간 꿈. 춘천하곤 정말 먼. 기차타고 지나만 갔을 뿐 둘 다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 태백.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사 준비하느라 왔다 갔다 한 이 주일 동안 이틀인가 해가 나온. 처음느낌이라곤 눅눅함과 잔뜩 찌푸림이지만. 또 몸도 마음도, 미리 갖추어 차리는 준비도 없이 왔지만. 푸근한 인심과 환한 얼굴들이, 곧 정붙이고 잘살만한 곳이겠구나 싶고. 춘천만큼이나 차타기가 쉽진 않지만 여기저기 볼 것도 많고 가볼 곳도 많으니. 함 재미나게 살아봐야지요.
 
차비없이 : 미리 갖추어 차리는 준비도 없이
 
방 빼기 무섭게 방 구하고. 방 구하자마자 도배며 장판하고. 도배, 장판하고 나서 서둘러 이삿짐 꾸려 옮겨왔지만. 비싼 월세도 아니면서 전세도 아닌. 좀 작다 싶긴 하지만 베란다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좋은. 어차피 버스는 포기하고 택시타고 다녀야 하니 학교랑 먼 거는 상관없고. 바로 앞에 산책길이며 체육관에 도서관도 있으니. 차비없이 한 이사치곤 꽤 잘한 듯싶습니다. 다만 너무 빨리 난 발령 때문에 놀질 못했고. 의정부랑 서울이랑 더 멀어졌고. 나이가 먹어가면서 낯선 곳으로 가는 게 선뜻 내키질 않아. 또 물갈이를 하지나 않을런지 걱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왕 왔으니, 또 정붙이고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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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30 20:27 2012/03/30 20:27
곽노현 교육감이 풀려났습니다. 뭐 애당초 어떤 이유에서였건 잡아넣기만 하면 된다는 쪽에선 땅을 치고 분할 일이겠지만. 또 그래서 ‘화성인 판결’이니 뭐니 해대며 분개할 만도 하겠지만. 처음 일이 터졌을 때부터 다짜고짜 어울려 비난을 퍼붓던 진중권 교수가 다시 등장한 건 대체 뭐랍니까. 듣기에도 진부하고 고리타분한 진보진영의 ‘정의’와 ‘도덕’을 다시 강의하려는 건가요. 솔직히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진교수 입장은 그저 곽노현 교육감이 처음부터 끝까지 몹시 인정머리 없고 매정스런 태도로 일관했어야 옳았다고 얘기하고 싶은 건가, 싶은 정도인데 말입니다. 뭐, 남이 뭐라 생각하던 자기 방식의 ‘정의’와 ‘도덕’을 끝 간 데까지 밀고 가기로 작정한 거라면 달리 할 말도 없지만. 이젠 속상한 걸 넘어 대체 그가 생각하는 고매한 ‘도덕’과 ‘정의’가 뭔지 알고 싶을 정돕니다. 그러니 이제 진중권 교수가 진중하게 말해줬으면 합니다. ‘정의란 무엇인가’요? 
 
냉갈령: 몰인정하고 쌀쌀한 태도. 몹시 인정머리 없고 매정스러운 태도. _____부리다.
 
처음부터 당사자들 얘긴 들어볼 필요 없다고 한 사람들이 있었지요. 잡아넣으려는 쪽은 당연지사. 한편이라고 여겼던 사람들마저 그랬습니다. 그 가운데엔 ‘도덕’과 ‘정의’를 훈계하던 사람도 있었지요. 한마디로 곽교육감이 박명기 교수를 냉갈령하게 내쳤어야 했단 얘깁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오얏나무 아래 갓끈 고쳐 매지 말라’식 ‘정의’와 ‘도덕’이 무슨 ‘도덕’과 ‘정의’랍니까. 누군 ‘화성인 판결’이라고도 하더군요. 188쪽에 달한다는 법원 판결문. 그 안에 모든 진실이 담겨 있다고는 생각지도 않습니다. 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당사자들이 어떤 생각이었는지도 다 있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곽노현 교육감이 생각하는 ‘정의’와 ‘도덕’이, 강경선 교수가 말하는 ‘도덕’과 정의‘가 무엇인지도 조금은 있겠지요. 그래서 말입니다. 조금 많긴 하지만. 싸 잡이 옳으니, 그르니 하기 전에. 그 판결문을 한번이라도 봤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진중권 교수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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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7 12:39 2012/02/07 1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