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493일 흐리고 비
불길물속꿈 - 일어나 샤워 - 아침 신라면조리함 - 나와 티켓예매시도 - 오페라하우스 - 로시니오페라예매 - 브야나사원가기 - 아줌마 가르쳐줌 - 교회앞 - 가이드 오스트리아인들 - 버스기다려 탔는데 종점까지감 - 소피아 변두리 풍경 - 돌아와 스테디움 옆 내림 - 소비에트상징기념비 - 공사중 - 중국식당 소고기요리 - 연극 느끼기 - 숙소로 오면서 야경 - 작은 위스키 사서 숙소
2.
- 요즘 꿈을 자주 꾼다. 먼저 기억나는 꿈은 거의 영화의 한장면이다. 화염이 몰아쳐올때 물에 뛰어들어 입을 뻐끔뻐끔하며 물위의 화염을 보는 꿈이다. 또 하나 기억난다. 내 이빨이 거울처럼 빛나고 반사된다. 이건 이유가 있다. 며칠전 소피아에서 화이트닝 성분함유 치약을 사서 쓰고 있다. 이건 과장기대꿈이다.
- 아침으로 하나남은 컵 신라면을 끓여먹었다. 귀한것이니 야체버섯햄을 썰어넣고 달걀도 하나 넣어 근사하게 만들어 밥과 함께 먹었다. 오늘 날씨는 어제보다 더 흐리고 곧 비가 내릴것 같다. 오늘은 좀이 쑤시다. 나가서 공연표를 예매해야 겠다. 전에 봐둔 극장에 갔다. 스케줄 팜플렛은 전혀 읽을 수 없다. 가이드북 뒤에있는 몇개 단어를 가지고 직원과 대화를 하는데 내일 공연이 있고 코미디장르 연극이란다. 이건 좀 무리다. 더 걸어가는데 오페라극장을 발견했다. 4월 스케줄포스터에 영어로도 표기가 되어있다. 내일 로시니오페라 시베리아의 이발사인가를 한다. 적당한 좌석을 10레바주고 예매했다. 6천원짜리 오페라다.
- 여기서 8키로 떨어지있는 언덕에 브야나교회가 볼만하단다. 길에서 사람들에게 가는 버스 묻는데 영어 거의 안통한다. 한 아줌마 자길 따라오란다. 같이 큰 트랩기차 타고 내렸다. 여기서 21번 타란다. 버스를 타고 교회에 도착했다. 같은 시간대에 입장한 오스트리아 남자 넷에 여기 직원아저씨 돈좀 주면 가이드하겠단다. 나는 뒤에 껴서 설명을 들었다. 작은 교회인데 11세기부터 지어져 두차례 지진을 맞고 19세기까지 복원된 교회란다. 큰 열쇠로 두개의 방을 연다. 벽에 가득 성화들이 그려져있다. 에수 마리아 성인들 만찬그림인데 정교하고 아름다운 그림들이다. 가이드 아저씨 너무 나서서 정작 감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 한참을 기다려 21번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데 내리는 곳을 놓쳤다. 한참을 더가더니 종점 에 봉고차 선다. 이른바 소피아 변두리다. 분위기가 삭막하고 중심지와는 사뭇 다르다. 회색빛의 아파트와 맨션들 가게들도 거의 없다. 하기나 얼마나 이쁘게 해놓은 도심 한복판에 살수 있을까. 다들 이렇게 산다. 다시 출발하는 운전사에게 지도를 보여 겨우 내가 알만한 스테디움 근처에 내렸다.
- 여기도 큰 기념비가 있다. 이른바 노동자 병사 소비에트의 상징이다. 한때는 폼이 났을거 같다. 총을 치켜든 남성이 전면에 있고 그뒤로 여려명이 붙어 힘을 잔뜩 주고있다. 이 군상들은 높은 탑위에 그 옆 부조로 앞쪽 두군데에 걸쳐 엉켜들있다. 날도 흐리고 사람들도 썰령하니 조각물도 을씬년스러워보인다. 게다가 한쪽은 공사로 파헤쳐져있다. 중국건설기업으로 보인다.
- 아까 예매한 연극입장시간이 한시간 남았다. 그럴듯해 보이는 중국식당에서 소고기야체볶음을 시켰는데 600그람이 나온다. 4천원도 안하는데 소고기버섯만 배터지게 골라먹었다. 연극 시간이 되었다. 내용도 모르고 당연히 말도 알아들을 수가 없다. 어머니와 남매 한 남자 해설자 총 5명의 출연진이다. 처음엔 어머니의 힘있는 연기의 에너지가 느껴지더니 점점 중심이 아들로 남자로 딸로 이동한다. 비중이 적절한 연극이다.
- 큰 골격은 촌에서 자신을 표현할줄 모르는 한 여성이 주변을 영향을 받으면 변신한다는 줄거리다. 변신을 옷으로 표현하는데 원피스 옷을 갈아입을때 뒷 나신을 다 보여준다. 2시간의 연극을 보면서 저 무대위만 연기자가 아니라 이 관객석도 나에게는 다 연기하는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극장이라는 가상현실에 들어온 관찰자이다. 어디나 오바해서 박수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연극의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도 한다. 대사의 향연이라는 연극에서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앞으로는 음악쪽으로 무게를 실어야겠다.
3.
1레바 = 600원
잠/ 시스터스 돔 12
이동/ 보야냐 왕복 버스 3
입장/ 연극 6 보야나 교회 2
식사/ 저녁 중국레스토랑 11
간식/ 위스키 2.4
총 21900원 = 36.4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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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04/05 20:29 Delete Reply Permalink
터키에서 실종되셨던 분, 골든 혼 해협에서 숨진채 발견됐다네요.. 시신이 오늘 한국에 도착했답니다.. 뉴스보고 조금 울었어요. 배낭여행을 체감하고 나서인지 남의 일같지가 않더군요. 부디 몸조심하세요..
aibi
2006/04/05 23:21 Delete Reply Permalink
수정/나도 그 기사 봤답니다. 포털사이트에서도 가장 많이 읽은 글로 나오더군요. 나도 고인의 배낭과 하루밤 자고 꿈까지 꿨으니 더욱 남의 일 같이 않겠지요. 그래요. 조심하면서 다니렵니다.